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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아리랑 뮤지컬로 대중ㆍ세계화

    강원 정선군이 산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소리인 정선아리랑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박차를 가한다. ‘아라리’라는 이름으로 전해 내려온 정선아리랑은 한반도 전역에 퍼져 있는 아리랑 중에서 역사가 가장 길어 아리랑의 원류로 불린다. 군은 정선아리랑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아리아라리’와 ‘뗏꾼’을 이달부터 11월까지 정선아리랑센터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한다고 31일 밝혔다. 아리아라리는 정선 5일장이 서는 날(끝자리 2·7일), 뗏꾼은 매주 토요일 각각 열린다. 아리아라리는 정선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조선 시대 아우라지 처녀, 총각의 사랑 이야기를 연극과 음악, 무용, 영상으로 풀어내 오감을 자극한다. 정선아리랑에 전통 타악과 안무를 결합한 뗏꾼은 과거 뗏목을 타고 남한강으로 나무를 운반하던 정선 사람들의 삶을 해학적으로 그려낸다. 아리아라리와 뗏꾼은 국내를 넘어 해외 무대도 누빈다.아리아라리는 10월 슬로베니아, 뗏꾼은 8월 카자흐스탄과 11월 베트남에서 감동을 선사한다. 아리아라리는 2024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공영방송사인 BBC로부터 호평받았고, 2023년 호주 애들레이드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나무위키·가드닝·수목의학… 기후변화 중심에 선 ‘나무’를 읽다

    나무위키·가드닝·수목의학… 기후변화 중심에 선 ‘나무’를 읽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는 요즘 나무와 숲은 더욱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다. 그러나 식목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과거와 달리 나무 심기 행사를 보기는 쉽지 않다. 식목일을 앞두고 나무를 다룬 책이 잇따라 출간됐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책은 ‘고규홍의 나무’다. 1300쪽이나 되는 압도적인 두께를 자랑하는 벽돌책이다. 자칭 나무 칼럼니스트이자 나무 인문학자인 고규홍 작가가 쓴 이 책은 4억년 전 나무의 출현을 중심으로 생명의 탄생, 인류와 나무의 관계를 집대성한 나무 백과사전, 그야말로 진짜 ‘나무위키’다. 백과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처럼 이 책도 목차를 보고 눈길이 가는 부분을 필요할 때마다 읽으면 된다. 저자가 시종일관 강조하는 것은 나무란 단순히 생물학적 가치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숱하게 많은 사람살이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이다. ‘숲으로 출근합니다’는 한국 최초 민간 수목원이자 아시아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됐던 천리포수목원에서 일하는 나무의사가 쓴 책이다. 바쁘고 정신없는 도시에서 직장인으로 지내다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수목원에 입사해 두 번의 사계절을 겪으며 느낀 점과 수목원에 있는 1만 7000 분류군의 식물 중 33종을 계절별로 소개한 가드닝 소개서다. 책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벚나무, 소나무, 무궁화 같은 식물은 물론 산딸나무, 태산목, 야고, 큐슈곤약 등 일부러 찾지 않으면 만나기 어려운 종들도 포함돼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앞선 책들과 달리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조경수목관리’는 나무 키우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무서에 가깝다. 이 책은 나무 키우기는 단순히 감각이 아니라 과학과 수목의학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머지않아 병충해 판독, 농약 처방, 관수량, 시비량 결정까지 인공지능(AI)이 대신해 주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그럴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식물을 생명으로 이해하고, 식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 “벚꽃부터 겹벚꽃까지”…서울 근교 봄꽃 산책 명소 ‘미사경정공원’ [여니의 시선]

    “벚꽃부터 겹벚꽃까지”…서울 근교 봄꽃 산책 명소 ‘미사경정공원’ [여니의 시선]

    서울 곳곳에서 벚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하며 봄꽃 나들이 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서울 근교에서 봄꽃 산책 명소를 찾고 있다면 경기 하남 미사경정공원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벚꽃이 먼저 피고, 이후 겹벚꽃이 이어지며 비교적 긴 기간 봄꽃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미사경정공원은 한강과 맞닿아 있는 넓은 공원으로 잔디광장과 산책로, 자전거길이 함께 조성돼 있다. 봄철이 되면 공원 곳곳에 벚나무가 꽃을 피우며 시민들의 산책 명소로 변한다. 특히 일반 벚꽃이 진 뒤에는 겹벚꽃이 이어서 개화해 늦봄까지 꽃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벚꽃이 지면 이어지는 겹벚꽃 풍경 겹벚꽃은 일반 벚꽃보다 개화 시기가 1~2주 늦다. 꽃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 풍성하게 피는 것이 특징이며, 몽글몽글한 꽃 형태 때문에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꽃잎 수가 많아 쉽게 흩날리지 않고 비교적 오래 꽃을 유지하는 점도 특징이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겹벚꽃은 대부분 일본 ‘야에자쿠라’ 계열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꽃잎이 많아 씨앗을 맺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 번식보다는 조경용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미사경정공원에서는 산책로를 따라 겹벚꽃 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어 늦봄에도 화사한 꽃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한강과 함께 즐기는 봄꽃 산책 공원은 한강을 따라 넓은 잔디광장과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도 적합하다.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거나 자전거를 타며 봄 풍경을 즐기는 시민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벚꽃이 먼저 피고 겹벚꽃이 이어서 개화하면서 비교적 긴 기간 봄꽃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서울에서 차로 30분 내외 거리라는 접근성도 좋아 봄철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나들이 장소로 꼽힌다. 벚꽃이 시작된 지금, 봄꽃을 조금 더 길게 즐기고 싶다면 미사경정공원 산책길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 [기고] 한불 140년 잇는 타케의 제주 벚나무

    [기고] 한불 140년 잇는 타케의 제주 벚나무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40주년이 되는 해다.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0여년 전 식물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 한 프랑스인을 떠올리게 된다. 프랑스 출신 선교사 에밀 타케(1873∼1952), 한국 이름 엄택기 신부다. 타케 신부는 1898년 조선에 도착해 55년 동안 한국에 머물며 부산, 진주, 대구, 목포 등지에서 선교와 교육 활동에 헌신했다. 그가 식물 분야에 큰 족적을 남긴 시기는 1902년부터 1915년까지 제주 서귀포 홍로본당에서 사목하던 시절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던 선교사 포리 신부의 영향을 받아 시작한 식물 채집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서귀포 중문과 산방산 일대까지 폭넓게 이뤄졌다. 그가 채집한 우리나라 식물 표본은 약 1600종, 1만 점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좀갈매나무, 한라부추 등 특산식물을 비롯해 여러 한반도 식물의 학명에 그의 이름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것만도 58종에 이른다. 타케 신부가 수집한 표본들은 유럽과 북미의 연구기관으로 보내져 제주의 식물을 세계 학계에 알렸고, 한반도 식물 연구의 중요한 기록으로 남게 됐다. 오늘날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알려진 구상나무도 그의 채집에서 학문적 연구가 시작됐다. 타케 신부가 1909년 한라산 해발 약 1400m 지점에서 채집한 표본은 1920년 미국 하버드대 아널드수목원의 식물학자 윌슨이 구상나무 신종을 발표할 때 포함됐다. 지금 구상나무는 기후변화로 한라산 정상부에서 빠르게 고사하고 있다. 타케 신부가 과거에 표본을 채집했던 지역은 100년이 지난 지금 기후변화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으며, 그가 남긴 기록은 오늘날 구상나무 복원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식물은 제주왕벚나무다. 타케 신부는 1908년 제주 서귀포 해발 약 600m 지점에서 채집한 벚나무 표본을 독일 식물학자 쾨네에게 보냈고, 쾨네는 이를 왕벚나무의 새로운 변종으로 학계에 보고했다. 제주왕벚나무는 왕벚나무와 달리 자연 상태에서 교잡으로 형성된 우리 자생식물로, 한반도 식물의 진화와 생물지리적 역사를 보여 주는 중요한 식물이다. 타케 신부는 식물학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삶에도 흔적을 남겼다. 1911년 포리 신부로부터 받은 온주밀감 14그루를 제주에 시험 재배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제주 감귤 산업의 시작이 됐다. 선교 활동 속에서 주민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그의 관심이 결국 지역의 먹거리와 산업으로 이어진 셈이다. 55년을 한국에서 보낸 그는 1952년 1월, 78세를 일기로 대구에서 선종했다. 평생을 이름 없이 산을 오르고, 표본을 정리하고, 씨앗을 심었던 한 사람의 조용한 마지막이었다. 그가 떠난 자리에 남긴 것들은 지금도 제주의 땅과 숲속에 그리고 전 세계 연구기관에 표본으로 남아 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우리는 벚꽃이 피기를 기다린다. 국립수목원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올해 식목일을 기념해 제주에서 분양받은 제주왕벚나무 35그루를 전시원에 식재할 예정이다. 이는 100여년 전 한 식물의 발견을 기념하는 일이자 자연과 식물을 통해 이어진 한국과 프랑스의 인연을 되새기는 작은 상징이 될 것이다. 벚꽃이 피어나는 그 공간이 식물이 이어 준 한국과 프랑스의 140년 인연을 기억하며, 자연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외교 상징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임영석 산림청 국립수목원장
  • 대한전선, 당진서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

    대한전선, 당진서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

    대한전선은 지난 27일 충남 당진시가 개최한 ‘제81회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에 참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황침현 당진시 부시장을 비롯해 시 관계자와 지역 주민, 대한전선 임직원 20명 등 총 20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당진시가 산림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참여형 나무심기 활동을 통해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여자들은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일원 2.9ha(약 8800평) 면적에 대기 정화와 생태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편백나무 4500본을 식재하고 주변 환경을 정비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식목일을 계기로 지역사회와 함께 환경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실천할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친환경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며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공터에 꾸민 세계 정원… 한·영·일 테마 한자리서 만나요

    공터에 꾸민 세계 정원… 한·영·일 테마 한자리서 만나요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영국과 일본 등 세계의 정원 양식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풍납동 세계 정원’이 문을 연다. 송파구는 풍납토성 보존관리구역 일대 보상 완료 부지에 풍납·한국·영국·일본 정원 등 4개 테마의 정원을 조성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조성을 시작해 다음 달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구는 2027년까지 이탈리아, 프랑스, 한국(근·현대) 정원 등을 추가해 총 7개의 ‘세계 정원’을 완성할 계획이다. 풍납정원(풍납동 237-1 일대, 492㎡)은 토성 능선을 따라 구목(區木)인 소나무를 배치해 풍납토성 진입부에 구의 상징성을 나타냈다. 한국정원(풍납동 280 일대, 1416㎡)은 조선 시대 경치 좋은 위치에 자연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지었던 집과 정원을 뜻하는 ‘별서정원’에서 착안했다. 매화, 배롱나무, 청단풍 등 전통 수종과 다양한 화초류를 통해 사계절을 감상하고, 산책로를 거닐며 한국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4개 정원 중 규모가 가장 큰 영국정원(풍납동 290 일대, 3054㎡)은 영국 가정집 정원 스타일인 ‘코티지 양식’과 자연풍경식 미학에 중점을 뒀다. 정원 중앙에 탁 트인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그라스, 화초류, 장미원을 구성해 동화 속 정원에 온 듯한 경관을 조성했다. 일본정원(풍납동 124 일대, 828㎡)은 특유의 정교한 조경미를 감상하며 차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수형이 수려한 소나무, 왕벚나무, 공작단풍으로 계절감을 살리고 오엽송(잣나무) 분재 등으로 낮고 단정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구는 가락시장 교차로 일대의 가로변 정원과 석촌호수, 성내천의 수변감성 정원 등 36곳을 추가 조성해 ‘정원도시, 송파’를 만드는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풍납동 세계 정원은 수년간 공터 등으로 사용되던 땅을 아름다운 경관이 어우러진 쉼터로 재생하여 지역 주민에게 되돌려주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호반그룹 식목일 나무심기 봉사

    호반그룹 식목일 나무심기 봉사

    호반그룹은 지난 20일 충북 제천 포레스트 리솜 일대에서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활동에는 호반그룹의 긍정적인 조직문화 형성과 차세대 리더 그룹 육성을 위해 구성된 ‘주니어보드’ 3기 20여명이 참가했다. 포레스트 리솜 일대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군수물자 확보를 위해 송진이 채취돼 상처가 남은 소나무들이 현재까지 보존돼 있다. 주니어보드 3기 구성원들은 해당 소나무들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의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연과 역사의 가치를 되새겼다. 이후 리조트 내 지정 구역에 총 20그루의 나무를 식재하며 산림 생태계 회복과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했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이번 활동이 자연과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고 일상 속 실천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축령산 편백향에 마음 비움… 시나브로 걸으며 나를 채움

    축령산 편백향에 마음 비움… 시나브로 걸으며 나를 채움

    계절마다 다른 편백나무의 향연1150㏊ 국내 최대 상록수 조림지‘피톤치드 보고’이자 인생샷 명소스트레스 감소·심폐 강화에 제격걷는 동안 진정한 나를 발견하다4~9㎞ 길이·체력별로 골라서 걷기무장애 산책로, 노약자도 안성맞춤100억 투입… 체류형 휴양 거점 조성 봄꽃 피는 소식들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봄바람이 부드러워지면서 어디로든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요즘, 쉼 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오롯이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 있다. 전남 장성군 축령산 편백숲이다. 이곳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비움’과 ‘채움’을 줄 수 있는 편안한 삶의 휴식처다. 축령산 편백숲이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숲으로 거듭나고 있다. ●‘춘원’의 집념이 만들어 낸 위대한 유산 지금의 축령산 명성을 만든 건 ‘편백나무’다. 장성과 전북 고창의 경계를 이루며 펼쳐져 있는 1150ha 규모의 상록수 숲은 국내 최대 규모의 조림지로 손꼽힌다. 이 웅장한 숲에는 춘원 임종국(1913~1987) 선생의 헌신적인 삶이 녹아 있다. 그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황폐해진 민둥산에 30여 년에 걸쳐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었다. 가뭄이 들면 물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내렸던 그의 지독한 나무 사랑은 반세기가 지나 우리에게 거대한 초록색 숲의 유산을 남겼다. 산림청은 2000년 축령산 편백숲을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했다. 오늘날 축령산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피톤치드의 보고’로 자리매김했다. 축령산은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특히 봄 풍경은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어슴푸레 밝아오는 편백숲의 아침과 파릇파릇 이파리가 돋아난 숲의 고요함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커다란 거인들이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듯한 숲길, 그 압도적인 감흥은 축령산을 찾는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혜다. 진정한 쉼을 찾는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인생샷’의 명소, 힐링 성지로 떠오르며 사계절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등산로 4개, 대덕·금곡영화마을 추천 축령산 등산로는 크게 4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어 여행자가 체력 여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먼저 1구간은 모암마을에서 금곡영화마을까지 이어지는 9㎞ 코스다. 숲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긴 코스로, 완주하는 데만 3시간 정도 소요된다. 2구간은 금곡영화마을에서 시작해 괴정마을까지 연결된 6.3㎞ 구간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변하는 풍경에 지루할 새가 없다. 괴정마을에서 대덕마을 분기점까지 가는 3구간은 난이도가 적당하고 소요 시간도 길지 않아 운동 삼아 숲을 찾은 이들에게 알맞다. 4.5㎞ 거리로 넉넉잡아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가장 짧은 구간인 4코스는 대덕마을 분기점에서 모암마을까지 이어진다. 3.8㎞ 거리로 경사가 완만해서 가족 단위로 걷기 좋다. 축령산을 처음 찾는다면 대덕마을 분기점이나 금곡영화마을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조금 더 특별한 시선을 원한다면 ‘하늘숲길(서삼면 추암리 669)’을 추천한다. 하늘숲길은 관람 편의성과 색다른 관광 아이템을 갖춘 ‘무장애 목조 산책로’다. 경사가 완만하고 계단이 없어 노약자나 어린이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일부 구간은 지상으로부터 최대 10m 높이에 설치돼 있어 걷는 동안 숲의 웅장한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숲 위로 길게 뻗은 데크길을 걷다 보면 편백나무의 꼭대기를 눈높이에서 마주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또 숲속 독서 공간에서 잠시 책장을 넘기며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도 있다. 목교와 전망대, 쉼터 등이 설치돼 있고 총길이는 860m다. ●축령산 자연휴양림 조성사업 추진 장성군은 축령산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체류형 산림 휴양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군은 올해부터 ‘축령산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숙박·편익·위생·체험·교육 시설을 조성해 방문객들이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치유관광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다. 서삼면 모암리 군유지 31만 3356㎡에 도비 포함 100억원을 투입한다. 군은 현재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시행 중이다. 본격적인 휴양림 조성은 용역이 마무리되는 2027년부터 시작한다. 휴양관, 트리하우스 등 숲속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오롯이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숙박시설과 풍욕장, 등산로, 레포츠 시설 등 온 가족 힐링 시설을 다양하게 마련할 예정이다. 2028년 완공이 목표다. 축령산 여행의 목적은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아니다. 정상을 향해 숲길을 걷는 동안 ‘정상화’된 나 자신을 찾는 것이다. 편백 향을 맡으며 걷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 생각들이 정리되고 무거웠던 마음의 짐이 가볍게 느껴진다. 봄이 다 가기 전, 축령산으로 떠나보는 것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움으로써 다시 채워지는 힐링과 여유로움, 그 시작은 축령산의 푸른 숲속 그늘에 있다.
  • 멍멍이도 설레는 벚꽃의 계절

    멍멍이도 설레는 벚꽃의 계절

    국내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지난 27일 개막한 가운데 29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벚꽃길에서 한 관광객이 만개한 연분홍빛 벚꽃을 배경으로 반려견을 촬영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에 공식적으로 벚꽃이 피었다고 밝혔다.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앞마당 왕벚나무 한 가지에서 세 송이 이상 벚꽃이 피면 서울 벚꽃 개화로 인정된다. 올해는 지난해(4월 4일 개화)보다 6일, 평년(4월 8일)보다는 10일 일찍 폈다. 진해 연합뉴스
  • [천태만컷] 풍파가 빚은 곡선

    [천태만컷] 풍파가 빚은 곡선

    저마다의 인생을 대변하듯 세월의 무게를 이겨 내며 때로는 곧게, 때로는 유연하게 자신만의 곡선을 지켜온 소나무들의 모습에서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지난해 우리가 겪은 산불은 분명한 경고였다. 2025년 한 해 산불 발생 건수는 459건으로 최근 10년 평균(529건)보다 적었다. 그러나 피해 면적은 10만㏊로 10년 평균 대비 7배를 웃돌았다. 단 6건의 대형 산불이 전체 피해의 99%를 차지하며 대형 산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 ‘얼마나 자주 불이 나는가’가 아니라 ‘단 한 번의 불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가’로 주요 지표가 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불은 더이상 나무만 태우는 자연재해로 끝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건조한 날씨가 길어지고 순간 강풍이 잦아지면서 산불이 일상화, 대형화하고 있다. 불길이 예측하기 어려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대형화된 산불은 숲을 태우는 것을 넘어 송전망을 끊고 통신 기지국을 집어삼키며 주거 단지를 초토화했다. 더욱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국가 핵심 기반 시설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산불은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이 됐다. 2025년 산불 발생의 68%는 산림 외부, ‘산림 인접지’에서 시작됐다. 산불이 숲 안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 영역에서 발생해 숲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재난의 시작점이 구시대적 ‘관행’에 자리하고 있다. 입산자 실화와 쓰레기 및 논·밭두렁 소각이 여전히 산불의 주된 원인이다. “내 땅에서 내 쓰레기를 태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안일한 고집과 농산 폐기물 소각이라는 악습이 국가적 재난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관용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고의적인 방화뿐 아니라 부주의로 인한 실화도 공동체 안전을 파괴한 대가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에 준하는 책임을 물어 ‘소각 행위는 곧 범죄’라는 인식을 사회에 각인시켜야 할 때다. 행정적 권한의 ‘사각지대’도 해결이 시급하다. 현행 규정에 산림청은 산림 내부만 관리할 수 있어 산불의 ‘입구’가 되는 산림 인접지 주택가나 농경지에 대한 예방 조치에 한계가 있다. 산불이 자주 산림 밖에서 유입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산림청의 예방 및 관리 권한을 산림 인접지까지 확대·강화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절실하다. 불이 난 뒤 헬기를 띄우는 대응보다 불이 나지 않도록 인접 지역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예방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화’는 사회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에서 살인·강도·성폭행과 함께 4대 강력 범죄에 포함된다. 산불 위험 시기에 산림 인접지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을 다루는 행위를 ‘준방화’ 행위로 규정해 강력히 제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술적 대응 역시 병행돼야 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산불 감지 시스템과 위성 및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 고도화된 기상 예측 정보의 활용 등은 초기 대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형 산불 시대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한다. 산불 예방은 정부 역할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국민 개개인이 공포에 가까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건조한 봄철 산림 인접지에서의 소각 금지는 불편함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의무다. 우리는 지난해 값비싼 교훈을 얻은 바 있다. 산불은 ‘안전과 안보’의 문제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백 년의 숲과 이웃이 삶터를 잃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강제와 국민적 절제가 맞물리는 강력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더이상 불타는 산림을 보고 싶지 않다. 김동현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왕사남’ 단종 유배길, ‘케데헌’ 누빈 성곽길… 시간 품은 길[서울 로드]

    ‘왕사남’ 단종 유배길, ‘케데헌’ 누빈 성곽길… 시간 품은 길[서울 로드]

    태조 때 쌓은 18.6㎞ 중 13.7㎞ 남아총 6개 코스 작년 방문객 5580만명처음 찾는다면 평탄한 숭례문 구간백악 구간 경사 가팔라 난이도 최상인왕 구간은 서울 명품 야경 한눈에‘길에는 주인이 없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신경준은 ‘도로고(道路考)’에 이렇게 썼다. 소설가 김훈은 ‘허송세월’에서 ’“길은 소통의 통로란 의미”라고 풀었다. 오래 전부터 길을 중심으로 사람과 재화, 서비스가 움직이고 건물이 들어섰다. 이처럼 길은 도시의 경쟁력이자 풍경이며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600여년 역사의 서울에는 많은 길이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쫓겨갔던 유배길부터 3·1 운동과 4·19 혁명, 6월 민주항쟁, 2002년 월드컵, 두 번의 탄핵 촛불까지, 역사의 변곡점마다 길이 있었다. ‘서울 로드’에서 길에 스며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풀어보려 한다. 태조 이성계는 1392년 조선을 건국하고 3년 뒤 수도를 개경(개성)에서 한양(서울)으로 옮기면서 가장 먼저 도성을 쌓았다. 전국에서 차출된 19만 7400여명이 98일 만에 총길이 18.6㎞의 성곽을 축조했다. 북악산과 낙산, 인왕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한양도성은 500여년 동안 서울의 울타리로 소임을 다했다. 하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시나브로 모습을 잃어갔다. 1899년 도성 안팎을 연결하는 전차 개통과 함께 기능을 상당 부분 상실했고, 1907년 일본 왕세자 방문을 앞두고 길을 넓힌다는 이유로 숭례문 좌우 성벽이 철거됐다. 1908년 평지의 성벽 대부분이 헐렸다. 1925년에는 일제가 남산에 조선신궁, 흥인지문(동대문) 옆에 경성운동장을 지으면서 성벽을 헐어 석재로 썼고, 민간에서도 집을 짓기 위해 훼손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1968년 북한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 습격을 목적으로 침투한 ‘김신조 사건’(1·21 사태)을 계기로 숙정문 주변부터 복원이 시작됐다. 문화유적으로 정체성 변화에 맞춰 서울성곽이란 이름을 쓰다가 2011년부터 한양도성이란 공식명칭을 얻었다. 전체 구간의 70%인 13.7㎞ 구간이 남아 있다. 총 8개의 문(4대문·4소문) 중 숙정문(북대문)과 창의문(북소문)을 제외한 나머지는 헐리거나 소실돼 새롭게 복원(서대문·서소문 제외)됐다. 조선시대에도 한양도성을 따라 걸으면서 풍경을 감상하는 여행을 ‘순성(巡城)’이라 부르며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 덕분에 낙산공원 성곽길 코스가 유명세를 탔지만, 지금도 한양도성은 전체 구간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지난해 한양도성을 찾은 국내외 방문객은 총 580만명에 이른다. 한양도성을 처음 접한다면 숭례문(남대문) 구간이 제격이다. 강북삼성병원이 있는 돈의문 터에서 남산 입구 백범광장까지 도심을 가로질러 평지로 이동하는 구간이다. 남아 있는 성벽은 없지만 서울역사박물관과 덕수궁 돌담길 등을 지날 수 있어 서울을 처음 찾은 관광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백범광장에서 남산을 타고 장충체육관으로 이어지는 목멱산 구간은 다산 성곽길로 불린다. 당시 공사를 담당했던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각자성석(刻字城石)’도 볼 수 있다. 성곽길 곳곳에 숨겨진 맛집과 카페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흥인지문에서 장충체육관으로 이어지는 흥인지문 구간 역시 성벽은 없어졌지만 한양도성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한양도성박물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이 있어 필수 코스로 넣을 만하다.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1457년 6월 노산군으로 강등된 뒤 강원도 영월까지 쫓겨가는 700리(280㎞) 유배길에도 흥인지문은 등장한다. 야사에서는 창덕궁에서 출발한 단종이 흥인지문을 나와 청계천 영도교에서 정순왕후와 작별한 것으로 전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광희문(남소문)으로 나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체가 나가는 문이라는 뜻의 ‘시구문(屍口門)’으로도 불린 광희문은 한양에서 죽은 시신을 한양 밖으로 옮길 때 통과하는 문이었다. 시신은 모두 사대문 밖으로 옮겨 묻어야 했는데 광희문이 당시 묘지가 많았던 수철리(현 금호동)의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흥인지문 북쪽으로는 케데헌 성지순례 코스인 낙산 구간이 나온다. 산이 있는 구간 중 가장 완만하고 길게 뻗은 도성에 설치된 조명 덕분에 밤에는 로맨틱한 풍경을 연출한다. 오래된 집을 유지하며 건물 외벽 그림 등을 볼 수 있는 장수마을과 이화마을도 이곳에 있다. 한양도성의 북쪽인 백악산과 인왕산을 연결하는 백악·인왕산 구간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혜화문에서 창의문으로 이어지는 4.7㎞ 백악 구간은 도성에서 가장 높은 백악마루(해발 342m)를 포함한다. 경사가 가팔라 한양도성 6개 코스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 백악마루에서 청운대로 내려가는 길에는 15발의 총탄이 박힌 소나무에서 김신조 일당과 군경이 총격전을 벌인 흔적을 찾을 수도 있다. 창의문에서 돈의문 터로 이어지는 4.0㎞의 인왕 구간에서는 서울의 명품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출발해 90분쯤 올라가면 인왕산 정상에서 사대문 안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 질 무렵 올라가면 낮의 풍경과 야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도 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모든 흔들리는 눈망울 위에(김주대 지음, 걷는사람) 봄밤 나무를 도륙한 자는/ 나무의 잘린 목에서 해마다 피어나는/ 영혼 같은 저 꽃이 얼마나 두렵겠는가?/ 아직까지/ 봄을 이겼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인간의 연약함과 존엄을 동시에 비추는 시집. 1990년대 최루탄을 마시며 시를 배운 까닭에 김주대 작가의 시는 언제나 흔들리는 존재들 곁에 서 있다. 가난한 사람들, 노동자들, 병든 아이와 그 곁을 지키는 보호자, 그리고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진 사람들까지. 시인은 그들의 눈망울을 오래 바라보며 우리가 쉽게 지나쳐 온 삶의 장면들을 시로 기록한다. 144쪽, 1만 2000원. 페이백 - 슬픔마저도(민도연 지음, 북레시피) 얼마 뒤 악마가 잡혔다. 민지를 으슥한 창고로 데리고 들어가는 그 악마의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혀 있었던 것이다. 딸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렸지만, 법이 그 악마를 단죄해 주리라 믿었다.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돈과 권력 앞에 무너진 정의와 처절한 사적 제재를 다룬 장편 스릴러. 피해자가 겪은 육체적 고통을 가해자에게 되돌려주는 고전적인 복수극의 공식을 넘어 남겨진 자가 감내해야 했던 지독한 슬픔과 상실감까지 그대로 되돌려주는 내용을 담았다. 흔히 복수는 답이 아니라고 하는데, 주인공의 복수는 슬픔을 잊는 답이 됐을까. 416쪽, 2만원. 나 안 할래(이현아 지음, 차야다 그림, 책읽는곰) “난 안 할래.” 하우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에요. 조금이라도 어려워 보이거나 잘할 자신이 없으면 어김없이 그렇게 말하지요. 노래 부르기 시간에는 억지로 기침하고요. 글쓰기 시간에는요. 화장실에서 꾸물꾸물 한참이나 있다 와요. 그러고는 시간이 모자란다고 핑계를 대지요. “나 안 할래!”에서 “나도 해 볼래!”로 어린이의 ‘자기효능감’을 키워 주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어렵고 재미없는 건 쉽게 포기하는 주인공 하우의 사례를 통해 실패에도 무너지지 않고 새로이 도전하게 하는 ‘회복 탄력성’에 관한 이야기도 담았다. 문해력 교육가인 최나야 서울대 교수의 알찬 지침도 수록했다. 68쪽, 1만 1000원.
  • 세상을 바라보며 사랑에 빠지는 것… 시인의 전부인 걸

    세상을 바라보며 사랑에 빠지는 것… 시인의 전부인 걸

    인류 지탱하는 인류 밖의 ‘그것’우리가 세상을 복속시켰단 오만정치는 ‘인간의 나라’ 탈출하는 것새와 산과 강은 그저 거기 있을 뿐세상 향한 사랑, 영원하단 믿음은지쳐도 포기 말자는 시인의 외침 시인(詩人)이 별건가. 세상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그러다 세상과 사랑에 빠지는 게 전부다. 그러다 보면 시가 시인에게 온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78)의 새 시집 ‘그날의 초록빛’은 우리에게 단순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새와 산과 강은 그저 ‘거기에’ 있다. 그들에게는 아무 이유가 없다.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날아와 앉은/ 뽕나무 실가지 끝에/ 이슬 몇개가 달려 있다/ 그것은, 그렇다! 바로 저것이다!/ 저 가지는 올해 여기서 저기까지 길어져갔다/ 놀랍다! 우리가 확인할 수 없는 그것이 위대하다/ ‘그것’이 인류를 지탱한다”(‘이슬과 새의 무게와 그 시적인 순간에 대한 필연적 관계 설명’ 부분) 시인은 ‘그것’이 인류를 지탱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나’와 ‘너’가 아닌 어떤 것이다. 우리, 즉 인류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다. 실로 그렇다. 세상에 관한 지식을 쌓은 인류는 제멋대로 거기에 체계를 부여했다. 그리고 최상의 자리에 자기 자신을 위치시켰다.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며 세상의 모든 ‘그것’을 자기의 발밑에 복속시켰다. 시인의 말대로 ‘그것’이 인류를 지탱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오만’이 영원히 이어질 수 없음을, 우리는 일상에서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온전하기 싫어/ 온존은 질색이야/ 나는 나를 죽이는 관료적인 인격을 쌓기 싫어/ 해탈하지 않을 거야/ 나의 정치는/ 인간의 나라에서/ 나가고 싶어/ 이러다가 나도 불필요한 인간으로/ 지구에서, 죽이면서 죽을 것 같아/ 정말로/ 나의/ 시는/ 날마다 이렇게 시를 이기지 못한/ 난투극이야”(‘시적인 순간에서 사적인 순간으로’ 부분) 돌려서 말하기에는 사태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걸까. 문명을 비판하는 시인의 문장은 꽤 직설적이다. 김용택의 ‘정치’는 ‘인간의 나라’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인간이 집요하게 쌓아 올려왔던 걸 거부하는 일이다. “지구에서, 죽이면서 죽을 것 같아”라고 말하는 시인의 진단은 평이하지만 적실하다. 죽고 죽이기를 반복하는 인간의 정치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의로움에 시달려라 희망이 보일 것이다 그러나/ 질서의 균열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시작되어/ 간격을 넓혀간다/ 그 틈에서 찾은 내장은 예전과 다른 물질일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시의 뜻대로 된 것은 없다/ 우리는 이미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진입했다/ 피 흘리는 전쟁은 끝났다 전쟁을 시켜놓고/ 오른발 왼발 까딱거리며 유튜브나 검색할 것인가”(‘시를 읽는 시간’ 부분) “그때나 지금이나 시의 뜻대로 된 것은 없다”고 토로한 것처럼 시는 무력하다. 싸우지 말자고, 평화를 사랑하자고 그리도 오래 노래해 왔건만 세상은 시의 뜻에는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포착이 그 앞에 나온다. ‘질서의 균열’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점점 크기를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만이 유일한 가치의 척도였던 세계에 금이 가고 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랑한다. 내가 사는 곳이 나는 좋다. 그 세상 속에 네가 있다. 허구를 두려워하라. 인류가 사랑해왔던 세상보다 더 많은 세상을 너는 사랑하라. 세상을 향한 사랑만이 흥망성쇠를 모른다. 여한이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그래도 여한이 없는 사랑은 있다. 그 사랑은 끝을 모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되살아나 자신을 지배한다.”(‘조용하게, 강으로, 그러다 흐르라’ 부분) 세상을 향한 사랑만이 영원하다는 믿음. 돌이켜 보면 적대와 전쟁만큼 사랑과 평화도 있었다. 사랑 역시 세상을 움직여 온 힘이다. 조금 지칠 순 있어도 포기하지 말자고 노(老)시인은 제안한다. 이 외침은 얼마나 많은 이에게 가닿을 수 있을까. 시인의 말엔 이렇게 적었다. “시? 시는 착오들의 율동, 저 별이/ 여기 이 별로 오는 그 무수한 수, 그러니까/ 어디에서 쉬고 있는 나비와 바람과 사랑의/ 서사(敍事),/ 그것은 신비로운 약속!”
  • 낙조에 흘려보낸 못난 마음… 그래서 당신은 잘 지냈나요[박상준의 문장 여행]

    낙조에 흘려보낸 못난 마음… 그래서 당신은 잘 지냈나요[박상준의 문장 여행]

    한 편의 영화 같은 봄날‘파반느’ 스크린에 비친 도시고가 아래 이화달팽이길가로등 불빛 아래 나눈 진심용기와 희망을 품은 동네한 줄의 사랑 담은 책방방산종합상가 A동 132호빛나지 않는 존재들의 반짝임서로가 서로를 발견하는 곳그래서, 그곳 이름이 ‘그래서’“사람들이 말하는 꿈같은 일이란 실은 별다른 일이 아니야. … 그냥 살아가듯이 그냥 사랑하는 거야. 기적 같은 사랑이란 그런 거라구. 보잘것없는 인간이 보잘것없는 인간과 더불어…누구에게 보이지도, 보여줄 수도 없는 사랑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나가는 거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박민규) 中 외롭고 막막하여 단단한 벽, 자꾸만 세상의 바깥으로 떠미는 원심의 힘. 이데올로기가 된 외모와 그마저 수정 가능한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소설 속 요한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구심은 사랑을 상상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향한 맹목의 사랑은 애당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므로. 거친 숨을 내쉬며 낙산의 계단을 오르다가, 가쁜 숨들이 오가는 시장을 거닐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면 나를 닮은 그들이 있다. ●사뿐사뿐 이화동 영화 ‘파반느’를 보고 원작 소설을 다시 꺼내 읽는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위즈덤하우스)는 못생긴 ‘그녀’, 상처를 가진 ‘나’ 그리고 요한의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박민규 작가는 “아주 못생겼어도 나를 사랑했겠느냐”라는 아내의 질문을 받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 품 안에 못생긴 상처 하나씩을 안고 살아간다. 소설 속 그녀를 연기한 고아성 배우의 말을 빌리면, 아름다워야만 한다는 세상의 묵시와 그러므로 더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의 이면에는 우리 각자의 “사랑할 자신이 없는 못난 마음”이 있다. 영화 ‘파반느’는 영상에 익숙한 오늘의 세대와 같이 도시 속을 거닐며 그 상상을 조금 더 익숙한 언어로 풀어놓는다. 소설 속 그 무대는 1980년대의 서울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 도시가 정확히 어디인지, 어느 시대를 살아가는지 말하지 않는다. 대신 많은 장면을 서울에서 촬영했다. 이종필 감독은 오늘의 서울에서 용기와 희망이 되는 장소들을 찾아 카메라에 담는다. 이화동, 방산시장, 신촌의 창전동 골목, 주인공들이 배드민턴을 치던 연희동 궁동공원, 신수동 도프레코드 같은 쌈지의 장소는 오래도록 변하지 않은 서울의 동네다. 그래서 영화가 그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도시는 노란색 조명처럼 따뜻하다. 그 가운데 이화동은 나(영화 속 경록)와 그녀(영화 속 미정)의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으로 인해, 가장 밝게 빛난다. 영화 속 미정의 집은 이화달팽이길 위쪽 골목이다. 이화달팽이길은 그 모양이 달팽이 집 문양과 비슷해 달팽이길이다. 높은 옹벽을 마주한 채 다리 아래에서 위로 나선을 그리며 오른다. 경록과 미정이 가로등 불빛 아래, 봄 햇살 같은 진심을 주고받던 장소는 이화달팽이길 위쪽의 충신4나길과 낙산성곽서길 사이 콘크리트 계단 앞이다. 그리고 다음 날, 미정은 나비처럼 손끝을 팔랑거리며 이화동 계단을 경쾌하게 내려온다. 찬란한 하루의 시작, 그때 미정은 처음으로 고개를 든 채 걷는다. ●한양도성 그리고 고궁을 걷는 길 미정의 집에서 조금 더 오르면 낙산성곽서길이다. 서울 한양도성 가운데 비교적 걷기가 편하고 전망이 빼어나며 쉼터가 많은 구간이다. 영화가 담지 못한 장면의 바깥에서, 미정과 경록은 한양도성을 동무 삼아 낙산 정상과 한양도성박물관 사이를 반복해 오래 걷지 않았을까.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으며 내 사는 도시의 전경을 곁에 두고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길은, 막 사랑에 빠진 이들이 서로를 곁눈질하고 발을 맞추기에 알맞다. 또 해 질 녘에는 서로의 수줍은 마음을 붉게 물든 노을 속에 숨길 수 있다. 그 길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놓지 못하는 인간들은, 그래서 서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현실의 연인들은 낙산 정상에서 곧장 창신동 쪽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낙산5길의 채석장전망대 카페 낙타는 옛 채석장 산기슭에 기댄 ‘十’자 모양의 건물이다. 카페 낙타의 ‘一’자에 해당하는 내부에서는 창신동과 숭인동 군락과 동망봉이 보인다. 동망봉(東望峰)은 슬픈 역사가 깃든 장소다. 그 이름은 동쪽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동쪽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도 나오는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를 가리킨다. 단종의 비 정순왕후는 82세까지 동망봉 정업원(청룡사)에서 지내며 단종을 그리워했다. 동망봉 반대편은 옛 한양의 압도적인 풍경이 금세 그 쓸쓸함을 지운다. 성곽을 곁에 두고 걷기에는 이화동 낙산성곽서길이 좋지만 한양도성을 포함한 전망은 한양도성 일대보다 낙산5길이 낫다. 한양도성과 남산 위 N서울타워와 시가지 전경은 들뜬 마음을 한껏 더 부풀게 한다. 그래서 주변의 카페나 식당은 하나같이 그 전망을 품고 있다. 옥상 전망대, 테라스의 난간, 실내의 통창, 주택을 개조한 자그마한 방 등 형태가 다양해 선호대로 택할 수 있다. 영화 ‘파반느’가 이화동에서 사랑을 시작했다면,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택한 장소는 고궁이다. ‘가고 싶은 곳 없어요?’라는 나의 말에 그녀는 얼마간 머뭇거리다 ‘고궁’이라고 답한다. ‘어느 한가한 도서관을 열 배는 확장’시켜 놓은 옛 궁궐을, 두 사람은 자주 찾는다. 그때 고궁을 걷는 그녀의 마음은 사랑에 대한 믿음과 상실에 대한 두려움, 왕녀와 시녀 중 어느 쪽에 속했을까. 소설에 고궁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고궁을 나와서는 화랑에 들렀고 드립 커피를 마셨다고만 쓰여 있다. 궁궐을 따라 걷는 코스는 정동길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는 사간동 일대가 운치 있다. 그러나 소설의 두 사람에게는 사람이 적어 한적한 창덕궁 서쪽 원서동이 적당하다.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서동빨래터까지 700m 남짓한 거리는 북촌에서도 가장 고즈넉한 골목이다. 곧 창덕궁 후원의 숲과 맞닿아 푸르고 길이 끝날 즈음에는 종로구립 고희동미술관이 반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이 40여 년간 머문 옛집에는, 고희동 화백과 동료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군방자재(群芳自在)’는 고희동 외 일곱 명의 작가가 같이 그린 작품이다. 매화와 국화와 수선화가 계절과 무관하게 한데 피어 있어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한다. 봄날에는 창덕궁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고궁의 봄은 어디든 아름답지만 봄꽃으로만 치자면 단연 창덕궁이다. 특히 성정각 담을 낀 후원의 입구는 매화의 천국이다. 겹겹이 붉은 자시문 앞 만첩홍매를 시작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낙선재 쪽으로 가지를 드리운 수양벚나무는 이르지만 여느 꽃들은 3월 하순이면 활짝 피어난다. 그즈음 성정각 안쪽에서는 담 위로 높게 자란 살구꽃이 곱다. ●그래서 책방, 방산시장의 숨은 발견 영화와 소설에는 세 사람이 근무하는 백화점 ‘유토피아’와, 멀지 않은 단골 술집 ‘켄터키HOPE’가 자주 등장한다. 영화는 유토피아를 나와서 희망(HOPE)을 찾아가는 길로 방산종합시장을 택한다. 어느 날 경록은 사람을 상대하는 것보다 비를 상대하는 게 쉽다는 미정 쪽으로 제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우산을 기울이며 걷는다. 그 또한 방산종합시장 동남쪽 오거리에서 촬영한 장면이다. 방산종합시장은 6·25 전쟁을 전후해 미군의 식료품이 거래되는 ‘양키시장’이었으나 1976년 옛 방산국민학교 터에 시장이 개설되며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지류와 인쇄, 포장 재료가 주를 이루고 판촉물 가게가 여럿이다. 다른 존재를 빛나게 하는, 주연보다 조연들의 시장인 셈이다. 이종필 감독이 방산시장을 택한 건 그런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빛나지 않는 존재들의 반짝임. 그리고 시장 안에는 정말 그런 장소가 숨어 있다. 박민규 작가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요한의 입을 빌려 “인간은 하나의 극을 가진 전선 같은 존재”라고 썼다. 그러므로 서로가 서로의 영혼에 불을 밝히고 서로를 발견해야 한다고. 방산종합상가 A동 2층 132호에 있는 책방 ‘그래서’는 방산시장의 발견이다. 상가는 무뚝뚝한 복도를 사이에 두고 라벨, 인쇄, 포장 자재를 다루는 사무실과 작업실이 마주한다. 그 틈에 뿌리내려 7년을 살아낸 책방은 낯설어 진귀하다. 이현행, 오주현 씨는 책방 안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자꾸만 묻는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지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사는지, 어떤 꿈을 꾸는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그래서, 책방의 이름이 ‘그래서’다. 작고 사소한 존재들을 응원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책방에 그치지 않는다. 전시하는 쇼룸과, 워크숍이 이뤄지는 워크룸까지 포함한다. 때로는 방산시장에서 남은 자투리 종이처럼, 쓸모를 다한 것들을 지역 예술가와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하는데, 이는 전시로, 워크숍으로 그리고 다시 기록으로 남겨져 순환한다. 그렇게 책방과 연을 맺은 작가들이 방산시장 안에 하나둘 자리를 잡고 연대한다. 아직은 대여섯 곳에 불과하지만 첫 프로젝트로 6월 서울국제도서전 기간에 맞춰 ‘서울자체도서전’을 열 계획이다. ●두릅과 귀여운 할머니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좋은 여름)’를 쓴 하정 작가의 여름맨션(A동 3층 78호)도 그중 한 곳이다. 작가의 작업실이지만 책이나 굿즈를 파는 곳이기도 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는 작가가 여행 중에 덴마크 모녀를 만나 빚은 추억의 기록이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서로의 삶을 밝히는 이야기라 좋다. 그렇게 방산시장을 오가다 보면 간판 하나, 상자 하나, 라벨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작은 것들의 반짝임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주인공 그녀는 스스로를 오래전 “마음속에서... 얼굴을 도려낸 여자”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인간은 서로를 사랑하는 한 “스스로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동물”이다. 그녀 또한 사랑을 추억하므로 소설의 바깥에서 귀여운 할머니로 늙어가고 있지는 않을까. 방산시장을 나와서는 ‘희망’으로 옮겨간다. 퇴계로 방면으로 10여 분 거리에는 두릅이라는 술집이 있다. 영화 ‘파반느’에서 세 사람의 단골 술집 켄터키HOPE의 외관이 두릅을 빌려왔다. 켄터키HOPE의 간판이 빛나던 자리에는 다시 두릅의 한자인 ‘吻頭(문두)’가 걸려 있다. 김도현 씨는 작은 선술집을 내고 싶어 주류 도매업체와 기획사에서 일하며 두릅을 준비했다. 두릅 하면 자연스레 나물이 떠오르는데 실은 이유 없이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로마자 표기는 Dureup에서 ‘eu’(이유)가 없는 Durp다. 영화 ‘파반느’에서는 호프(HOP)에 ‘E’가 붙어 희망(HOPE)이 되었던가. 자신의 가게에 ‘세월이 묻는 게 좋다’는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파반느’의 두 주인공이 즐겨 찾기에는 힙(hip)한 술집이기는 하다. 글·사진 박상준 여행작가
  • 유명 여배우 “36년간 금욕 생활” 충격 고백…이유 들어보니 [핫이슈]

    유명 여배우 “36년간 금욕 생활” 충격 고백…이유 들어보니 [핫이슈]

    영국 출신의 여배우가 35년 동안 금욕 생활을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넷플릭스 히트작인 ‘베이비 레인디어’(2024)로 유명한 제시카 거닝(40)은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지금까지 누구와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살았고 외로움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내게는 부족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성적 관계나 로맨틱한 교류가 없었지만 충만한 삶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22년 동성애자와의 대화 도중 나의 성 정체성을 깨달았다. 그전까지는 금욕 생활을 했다”고 고백했다. 4년 전 커밍아웃을 한 그녀는 오랜 시간 배우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성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언제나 이질적인 느낌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 남들보다 몸집이 크다고 생각하고 살아왔고, 성적인 부분에서 느낀 이질감은 이러한 신체적 특징 때문일지 모른다고 고백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당시엔 ‘아직 연애를 할 때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서른 살이었다”면서 “그때까지 내게 부족한 한 가지는 오로지 성적 접촉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베이비 레인디어’는 거닝의 인생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작품에서 집착이 심한 스토커 ‘마사’ 역할을 소화한 거닝은 소름 돋으면서도 인간적인 면을 표현한 연기로 극찬을 받았다. 거닝은 탁월한 심리 묘사와 평범함 속의 불안감을 표현하는 데 강점인 배우로 유명하다. 캐릭터 몰입도가 높아 ‘실존 인물 같다’는 평가도 자주 나온다. ‘베이비 레인디어’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오른 거닝은 이번 주 영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더 매직 파어웨이 트리’로 복귀한다. 벤 그레거 감독의 이 작품은 판타지 장르로, 시골로 이사한 한 가족이 별난 주민들이 사는 마법의 나무를 발견하면서 맞닥뜨리는 소동을 그린다. 이 밖에도 영국 유명 작가 필립 커의 베스트셀러인 ‘베를린 누아르’를 원작으로 하는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에도 합류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또 ‘박철우 매직’… 우리카드, 2년 만에 PO 진출

    또 ‘박철우 매직’… 우리카드, 2년 만에 PO 진출

    ‘박철우 매직’이 봄 배구에서도 통했다. 이번 시즌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카드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완벽한 경기력으로 2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정규리그까지 포함해 박철우 감독대행 체제에서 승률이 무려 79%(15승 4패)다. 우리카드는 25일 경기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2025~2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에서 KB손해보험을 3-0(25-20 25-18 25-18)으로 꺾고 현대캐피탈이 기다리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1세트 중반까지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이후에는 일방적으로 우리카드가 압도한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대행 체제 팀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박 대행과 하현용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은 전임 감독이 물러난 뒤 지난해 12월 30일 나란히 임시 사령탑에 올랐다. 동병상련의 두 팀은 대행 체제에서 각각 14승 4패(우리카드), 9승 9패(KB손해보험)로 선전하며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리스크를 감수한 우리카드의 서브 전략이 통했다. 우리카드는 이날 26개의 범실이 나왔는데 서브 범실이 22개였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의 리시브가 크게 흔들리면서 우리카드에게 공격 기회가 자주 넘어갔다. KB손해보험은 리시브 효율이 우리카드(32.56%)의 반도 안 되는 15.38%에 그치며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김지한이 서브에이스 4개 포함 10점, 알리가 서브 에이스 3개 포함 18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 대행은 경기 후 “체력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었고 전략적인 부분에서도 선수들이 약속을 잘 지켜줘서 쉽게 흘러갔던 것 같다”면서 “서브도 선수들에게 자율권을 줬는데 잘됐다”고 말했다. 쓸쓸히 시즌을 마치게 된 하 대행은 “우리카드 선수들의 서브가 좋았다”면서 “여러 일이 많았던 시즌인데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과 오는 27일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3전2승제) 1차전을 갖는다.
  • 강북 가로수 가꿔줄 ‘나무돌보미’ 모집

    서울 강북구가 가로수와 녹지대를 입양해 자유롭게 가꾸는 ‘나무돌보미’를 상시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업은 주민 참여로 지속 가능한 녹지 관리 문화를 정착시키고, 공공녹지시설물에 관한 관심과 책임 의식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다. 나무돌보미는 가로수와 띠녹지(가로수 하부 화단) 등 공공 목적으로 식재된 수목을 입양해 실명으로 관리하는 자원봉사 활동이다. 참여자는 물 주기, 잡초 제거 등 일상적 관리부터 낙엽 수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시민 개인뿐 아니라 학교, 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 개인은 주로 거주지 또는 건물 인근 가로수를 맡아 관리하며 1인당 최대 5주의 가로수를 돌볼 수 있다. 단체는 동네숲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물 설치 공간이나 대로변 가로 구간을 담당하게 된다. 구는 참여자 중 희망자에게 청소용품과 집게 등 안전 물품을 지원하고, 봉사활동 시간도 제공할 계획이다. 봉사 시간은 평일 최대 2시간, 주말 및 공휴일 최대 4시간까지 부여된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나무돌보미 사업을 통해 구민이 직접 지역 환경을 가꾸는 데 참여할 수 있다”며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마포 “폭포 즐기며 월드컵천 걸어요”

    마포 “폭포 즐기며 월드컵천 걸어요”

    “월드컵천에 예쁜 폭포가 생겨서 너무 좋아요. 산책이 더 즐거워질 것 같아요.”(서울 마포구 성산동 주민 최모씨) 마포구는 성산동 월드컵천 성미다리 인근에 경관폭포를 조성하고 전날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단순히 ‘걷는 공간’에 머물렀던 하천 산책로를 휴식과 시각적 즐거움이 결합한 ‘수변 거점’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월드컵천 경관폭포는 성산시영아파트에서 월드컵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성미다리 하부에 높이 6.5m, 길이 40m로 조성됐다. 폭포 외관에 전국 각지에서 가져온 자연석을 활용하고, 소나무와 계절별 야생화를 조화롭게 배치했다. 특히 하천 산책로와 폭포를 연결해 주민들이 폭포 물줄기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폭포 물줄기에 다채로운 색을 더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설을 설치해 밤마다 화려한 빛의 향연을 연출한 점도 눈길을 끈다. 구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주변 온도를 약 2~3도 낮춰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4월 준공을 목표로 경관폭포 건너편에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수변 테라스 카페를 조성하고 있다. 폭포를 바라보며 커피와 차를 즐길 수 있는 이 공간은 월드컵천을 찾는 주민들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카페 운영 수익은 모두 ‘효도밥상’에 사용한다. 효도밥상은 소득에 상관없이 75세 이상에게 구가 무료로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앞서 구는 2024년 11월 월드컵천을 정비하면서 하천 양옆 1만 6980㎡에 청보리와 양귀비, 맥문동, 배롱나무 등 다양한 나무와 꽃을 심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월드컵천 경관폭포가 구민에게는 일상 속 쉼과 위로를 전하고, 방문객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특별한 기억을 선사하는 마포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하천을 중심으로 사계절 내내 머물고 싶은 품격 있는 수변 공간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 삼척 동해 비경 360도 파노라마 감상

    삼척 동해 비경 360도 파노라마 감상

    강원 삼척 새천년도로에 들어선 해상스카이워크가 25일 공식 개장했다. 삼척시는 이날 해상스카이워크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해상스카이워크는 절벽에서 바다로 길게 뻗어나간 U자 형태의 전망시설로 길이가 100m에 이른다. 시야가 탁 트여 동해 비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바닥은 투명유리여서 77m 아래에 있는 수면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입장료는 무료다. 해상스카이워크는 내진설계 1등급이 적용됐고 염분에 강한 자재로 이뤄져 지진과 해풍에 견딜 수 있다. 2021년부터 도비 포함 105억원이 투입됐다. 시는 방문객 편의를 위해 주차장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달 중 공사에 들어가 연내 완공한다. 해상스카이워크 근처에 있는 비치조각공원 내 산책로를 정비하고 나무를 심는 등 리모델링 공사도 추진한다. 김진석 시 관광개발과장은 “지난달 말 임시 개장한 뒤 한 달 동안 관광객이 대거 몰려왔다”며 “기존 공간으로는 부족해 주차장을 확충한다”고 설명했다. 해상스카이워크가 놓인 새천년도로는 삼척 해변에서 삼척항까지 4.6㎞를 잇는 해안도로로 2006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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