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나무가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353
  • 도심서 즐기는 숲속 봄나들이

    도심서 즐기는 숲속 봄나들이

    일요일, 가족·친구·동료들과 함께 인근 숲을 찾아 봄기운을 만끽해 볼 요량이라면 이왕이면 숲해설가와 함께 하는 숲속여행을 미리 신청해 보자. 서울시 푸른도시국에서는 4월부터 11월까지 첫째·셋째주 일요일에는 ▲남산▲관악산▲아차산▲대모산▲청계산에서 ‘즐거운 숲속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둘째·넷째주 일요일에는 ▲인왕산▲안산▲수락산▲호암산▲앵봉산▲서울대공원 에서 ‘…숲속여행’을 운영한다. ●숲 별로 참가자 매주 60명 안팎 모집 숲마다 매주 60명 내외의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숲해설가와 함께 2∼3㎞의 숲길을 걸으며 산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 또 나무·꽃·곤충·조류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나 숲속여행 홈페이지(san.seoul.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또 해당구청(공원녹지과)이나 사업소(남산, 서울대공원)에 직접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최용호 시 푸른도시국장은 “11개 숲마다 특징이 있다.”면서 “숲은 항상 상쾌한 곳이지만 숲 해설가와 함께 한다면 더 유쾌·상쾌한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1山 11色’알아보기 남산에서는 이 곳의 상징이기도 한 소나무 숲을 즐기고 감상할 수 있다. 소나무 숲은 다른 곳에도 있지만 남산 소나무는 애국가에도 등장할 정도로 의미가 남다르며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더 울창하다. 관악산에는 고려시대의 명장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낙성대·안국사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참나무 숲, 사시나무 군락지 등이 있다.아차산에서는 곳곳에 남겨진 고구려 온달장군의 전설을 숲해설가로부터 들을 수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에 걸쳐 있는 대모산은 서울시내 유일한 황토산으로 이곳에서 건강맨발걷기 체험도 할 수 있다.청계산에서는 소나무와 잣나무 구분하기, 호박꽃의 암수 구분 등을 배울 수 있으며, 계곡 물 속의 도롱뇽·개구리 등 수서생물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직공원에서 출발해 단군성전, 황학정,101·103초소 앞을 지나 인왕천 약수터까지 약 2㎞ 코스인 인왕산에서는 확학정에서 국궁회원들의 시범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안산에는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 남아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안산의 유래와 주변에 얽힌 역사를 배운다. 서울 노원구와 의정부시, 남양주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락산에서는 노원골 계곡을 중심으로 수양버들·도롱뇽·개구리·송사리 등을 관찰하고, 박새·곤줄박이·딱따구리 등의 봄맞이 모습을 볼 수 있다. 호암산에서는 사마귀·무당벌레 등 겨울을 난 곤충들을 관찰할 수 있고, 국수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키작은 나무의 종류와 특성을 알아보고, 식물을 이용한 조상들의 지혜를 들어보게 된다. 규암지대가 넓게 분포된 앵봉산에서는 규암의 생성과 용도에 대해 들어보고 맨발로 걷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숲속여행 코스가 대공원 내에 있기 때문에 유일하게 입장료를 내야 하는 서울대공원은 총 4㎞코스로 가장 길며, 숲속탐방 외에도 동물원과 식물원을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봄을 심자…물오른 묘목판매장

    봄을 심자…물오른 묘목판매장

    “아버지, 올해엔 복분자 나무를 심어 복분자주를 직접 담가 볼까요?” 앞마당에 심을 나무를 고르기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나무전시판매장에 나온 김성혜(35·여)씨는 “이곳에 나오니 일반 화원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다.”며 “식목일에는 정원에 특이한 나무를 심어 가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남대로에서 성남방향으로 차를 타고 가다 염곡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200∼300평에 나무들이 빼곡히 심어져 있는 나무전시판매장이 나온다. 양재동 화훼시장 한 편에 마련된 이곳에서는 150여종,40만 그루의 나무가 전시·판매되고 있다. ●산림조합 판매장 시중보다 20~30% 저렴 “조합원들이 직접 재배한 나무들을 중간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시중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산림조합 박용훈팀장은 “크기가 작은 꽃나무부터 큰 유실수까지 다양한 나무들이 있는 덕분에 나무심을 공간이 좁은 가정의 소비자들도 적당한 나무를 골라서 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곳에서 소비자들에게 나무를 선택하고 심는 방법, 기르는 방법까지 상담해주는 ‘임업기술지도원’ 역할을 겸하고 있다. 나무를 한번도 심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여기에 오면 박씨와 같은 기술자들에게 친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나무의 가격은 한 그루에 대부분 1만원을 넘지 않고, 비싸도 5만원이면 충분히 살 수 있다. 반송 1만∼2만 5000원, 매실나무 5만원, 복분자나무 2000원, 은행 접목 5000원, 민두릅 3000∼4000원, 자두나무 4000원, 밤나무 3000원, 동백나무 2만원, 상왕대추나무 7000원 정도. 전시돼 있는 나무 앞에 가격 표시판이 꽂혀 있어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금방 얼마인지 알아볼 수 있다. ●아파트엔 분재·키 작은 꽃나무 어울려 박 팀장은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가격이 떨어진 편이지만, 동해의 피해를 입은 감나무와 사과나무는 생산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약간 올랐다.”며 “감나무는 한그루에 5000원, 사과나무는 70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이 있는 가정은 대추·감·모과·살구·자두 등 열매가 열리는 유실수를 심으면 열매를 따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풍나무·느티나무·둥근 소나무 등 관상수와 장미·철쭉·매화·목련 등 꽃나무를 심어도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꽃사과·소사나무·단풍나무 등 분재로 키울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철쭉·매화·자산홍·동백 등 크기가 작은 꽃나무를 작은 화분에 심어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에 내놓으면 쉽게 키울 수 있다. 한편 산림조합은 식목일을 맞아 오는 4월2일 탑골공원, 보라매공원 등지에서 1인당 3그루씩, 모두 2만 그루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잔뿌리 많고 가지 고른 것 묘목은 잔뿌리가 많고 가지가 사방으로 고루 뻗어 있으며 묘목의 눈이 큰 것이 좋다. 병해충의 피해가 적고 상처가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 꽃나무는 꽃봉오리가 탐스러우면서 봉오리수가 적게 달린 것이 병충해에 강하고 꽃도 잘 핀다. 밤나무와 호두나무 등 유실수는 품종 계통이 확실한 것이 좋으며, 상록수는 잎 색깔이 짙을수록 영양 상태가 좋은 것이다. 가지에 흠집이 있는 것은 병충해의 피해를 입은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 접목묘의 경우 접목 부위를 흔들어 보았을 때 단단하게 고정돼 있는지 확인하고, 넓게 펴져 있으면서 잔뿌리도 많은 것을 구입해야,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새싹들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다.‘푸름’을 좀더 가까이서 만끽하고 싶다면, 집안의 정원이나 아파트 베란다에 나무를 심어보는 것은 어떨까. 산림조합중앙회는 다음달 24일까지 전국 133개소에서 ‘나무전시판매장’을 운영한다. 유실수와 관상수, 꽃나무 등 150여종의 나무를 시중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1만원 정도만 들여도 몇개월 후 싱싱하고 푸른 잎과 열매가 흐벅지게 달린 나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봄볕이 따스했던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나무시장을 찾았다. ■ 나무 눈 트기전에 심어야 다 자란 나무를 고를 때는 이식하기 위해 뽑아낸 다음 장기간 보관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뿌리에 흙덩이가 많이 붙어 있거나 뿌리와 분리되지 않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 나무를 심는 시기는 수종과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이른 봄 얼었던 땅이 풀리면 될 수 있는 대로 나무의 눈이 트기 전에 심는 것이 좋다. 옮겨 심었을 때는 3∼4일에 한번씩 양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부어줘야 뿌리가 안착할 수 있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이밖에 나무를 심는 자세한 방법과 관리 요령은 산림조합 홈페이지(www.nfcf.or.kr)를 참조하면 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대구 팔공산

    [조용섭의 산으路] 대구 팔공산

    쥐똥나무, 그 작고 여린 연록색 이파리에 파릇파릇 생기가 도는 것을 보면 춘설과 꽃샘 추위를 비집고 봄은 벌써 우리 주위에 와 있었나 보다. 이제 곧 산자락을 뒤덮을 생강나무, 제비꽃, 양지꽃 등 노랑 꽃들의 재잘거림이 시작되는 이즈음,‘봄마중 산행’으로 대구의 진산 팔공산(1192m)을 찾았다. 산길은 대중교통 접근이 쉬운 동화사입구 야영장에서 시작, 스카이라인 능선(남릉)으로 동봉에 오른 뒤, 주능선 암릉길을 거쳐 조암능선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야영장에서 스카이라인(케이블카)종점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너른 산길은 아주 잘 나 있다. 케이블카 매점을 지나 전망바위에 서면 주능선 봉우리들과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공산은 수많은 상처를 입고 신음하는 산이다. 동남쪽(오른쪽) 주능선 바로 아래 들어선 골프장은 눈길두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산자락이 망가져 있는데, 이를 방치했다는 생각에 대구의 산악인들은 무척이나 부끄러워 한다. 주능선에서 뻗어 내린 이 능선 오름길은 바위와 마사토가 많고,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이 특징.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다만 수태골·염불암 갈림길을 만난 후, 주능선쪽 깔딱고개를 오를 때는 제법 가쁜 숨을 쉬어야 한다. 갈림길을 지나 급경사 계단길을 두 차례 오르면 산자락이 넓어지며 주능선 길과 만난다. 왼쪽길은 오도재∼서봉∼파계재∼한티재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동봉으로 올라 관봉까지 길게 이어진다. 비로봉에는 통신시설이 들어서 있어 갈 수가 없다. 헬기장 끝의 마애불상을 지나며 동봉으로 오른다. 동봉으로 올라서는 길은 언제나 북새통을 이룬다. 계단길을 천천히 오르면 거대한 암괴로 이루어진 동봉에 닿는다. 동북쪽 보현산의 모습과 남쪽 멀리 영남알프스 산군도 아스라이 보인다. 팔공산의 산길은 주능선에서 뻗어내리는 지능선과 계곡으로 매우 잘 나 있어 시간계획을 잘 세우면 아주 다양하게 코스를 택할 수 있다. 관봉까지 능선산행 후 갓바위로 하산하는 코스도 권할 만하다.(전체 9시간 소요) 동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고 북사면쪽으로 우회하며 등산로가 잘 나 있는데, 위험해 보이는 암릉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리 힘들지는 않으나 암릉산행을 할 경우 경험이 많은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 염불암으로 하산하는 안부를 지나 하산 시작점인 조암능선 초입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된다. 조암은 2개의 바위가 마치 새 부리 모습과 흡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조암 능선길은 다른 길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지만 의외로 부드럽게 잘 열려 있고 능선 초입 바위지대에는 휴식하기 좋은 공간이 여러 곳 있다. 주능선 방향 왼쪽의 거대한 바위는 바로 대구·경북 산악인들의 요람인 병풍바위다. 능선을 내려서다보면 주능선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공간이 나오는데, 특이한 조암의 모습은 이 곳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오른쪽(서쪽) 계곡 깊숙한 곳에 있는 암자는 양진암이다.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인 내원암으로 내려서서 도로를 따라 내려와 산행을 마친다. 매표소 입구까지 약 1시간30분 소요. 철도나 고속버스편으로 동대구로 이동.105번 버스로(파티마병원 정류소) 동화사로 가면 된다. 동대구역∼동화사의 택시요금 2만원이다. 동화사에 내리면 집단시설지구 내에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 잘 갖추어져 있다. ●해빙기 산행시 주의사항 해빙기의 산악기상은 예측할 수 없다. 겨울과 봄이 공존한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겨울장비와 여벌의 옷 등을 챙겨야 한다(방수방풍의·보온복·여벌옷·보온장갑·여벌양말·아이젠·스패츠 등).
  • 행정도시 예정지에 자고나면 논밭에 나무가 ‘빽빽’

    행정도시 예정지인 충남 연기·공주지역에 보상금을 노린 나무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3일 공주시 장기면 당암리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사이 이 마을에 있는 1000여평의 논에 키 2m 정도의 배나무 수천그루가 심어졌다. 굴착기까지 동원돼 심어진 이들 나무는 간격이 20∼30㎝밖에 안될 정도로 지나치게 촘촘해 수확보다는 보상을 받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민 이모(56)씨는 “땅주인은 외지 사람인데 그동안 벼농사만 짓던 논에 배나무를 심은 건 보상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기군 남면 갈운리에서도 밭 400여평에 배나무가 심어졌다. 이 마을 주민 최모(64)씨는 “지난주 말 외지에 살고 있는 땅주인이 찾아와 심었다.”면서 “땅주인의 말로는 ‘밭을 놀렸더니 벌금이 나와 뭐라도 심어야 한다.’고 했지만 지난해에 산 토지에 무슨 벌금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같은 면 나성리에서도 그동안 벼농사만 짓던 1만여평의 논에 최근 향나무와 무궁화·느티나무 등 각종 나무 2만여 그루가 심어졌다. 이밖에도 행정도시 예정지 중심인 남면 진의·양화·종촌리 논과 밭에도 최근 며칠간 보상을 노린 나무심기가 판치고 있다.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임야의 수종 변경은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쌀이나 채소 재배가 목적인 논·밭의 나무심기는 받지 못한다.”며 “항공사진 등도 보상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4일 행정도시 예정 및 주변지역 경계공람이 공고되면 토지형질변경, 토석채취 등 개발행위 및 건축행위가 금지되고 보상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여성들 ‘春情’ 근거 있을까

    여성들 ‘春情’ 근거 있을까

    봄을 가리켜 ‘여성의 계절’이라고 한다. 옛 말에도 봄을 맞아 설레는 여성의 마음을 표현한 것들이 많다.‘봄바람은 처녀바람이고 가을바람은 총각바람’이라는 속담도 봄엔 처녀 가슴이 설레고, 가을철엔 총각들이 들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여성과 봄바람은 실제로 관계가 있을까. ●봄은 여성의 계절 사람과 자연현상이나 사물을 연결짓는 사고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을 중시하는 동양적 인식에서 출발한다. 음양오행에서 여자는 나무(木)에 속하고 봄은 나무에 새생명을 불어넣는 계절로 풀이된다. 서정범 경희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선조들은 봄을 ‘번식의 계절’,‘여성의 계절’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봄은 식물로 보면 나무(木), 색깔은 청(靑), 방향은 동(東)으로 봄 춘(春)자는 태양이 밑에서 싹을 키우는 모습”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봄바람이란 곧 여성의 생산능력이 왕성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봄XX’가 쇠젓가락을 녹이고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가을X’이 쇠판을 뚫는다.’등 다소 점잖지 못한 속담도 선조들의 사고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춘정(春情), 춘심(春心), 춘풍(春風) 등 봄과 관련된 단어들은 봄을 맞은 여성의 바람기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봄바람은 자연스러운 것” 역술인들은 봄이 ‘여성의 계절’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G철학원 엄창용(71)씨는 “역학적으로 여자는 버드나무에 비유되는데, 버드나무는 생명력이 강하고 물가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면서 “봄이 되면 나무가 물을 만나 파란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처럼 여성 역시 봄이 되면 만개한다.”고 밝혔다. 인간 역시 삼라만상의 하나로 봄 기운의 영향은 다른 동·식물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K철학원 김정희(51)씨도 “인(음력 1월), 묘(음력 2월), 진(음력 3월)달에 해당하는 봄은 양기가 강한 시기”라면서 “따라서 봄에는 음양이 조화가 이루어져 여성이 활발해지고 화장도 잘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은 땅(土)에 비유되기도 한다. 봄은 씨앗을 뿌리는 시기인 만큼 많은 남자들이 모여든다는 것이다. 김씨는 “나무가 봄기운을 만나서 꽃을 피워 아름다워지면 나비가 달려들게 마련”이라면서 “아름다움으로 시선이 집중되면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만큼 봄이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봄이 여성의 계절인 것 만은 사실이지만 개인차가 있는 만큼 섣부른 일반화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역술인도 있다.S사 만월(58) 스님은 “남성이면서도 여성의 기운을 가진 사람이 있고, 여성이면서도 남성의 기운을 가진 사람이 있는 만큼 세세히 따져 봐야 한다.”면서 “40% 정도는 이런 부류에 해당하는데, 봄을 맞는 반응이 역술적인 해석과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몬 증가와 심리변화가 원인” 의학계에서는 일조량이 늘어나는데 따른 신체변화와 봄이 주는 심리변화가 ‘설레임’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봄이 되어 일조량이 늘어나면 뇌에서 멜라토닌의 분비가 증가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것이다. 뇌의 송과선에서 밤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나오는 멜라토닌은 일종의 신경전달 호르몬으로 인간의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하규섭 분당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일부 호르몬은 햇볕을 받으면 분비되는 특성이 있는데 멜라토닌이 대표적”이라면서 “일조량이 늘어나면 호르몬 분비도 왕성해져 기분이 좋아지고 활동량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제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이나 겨울이면 우울증세를 유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심리적인 변화도 적지않다. 정신분석학적 측면에서도 만물이 깨어나는 봄이 되면 성적인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생명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사람도 활동적이 되고,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봄을 느끼는데 여성과 남성이 차이가 날까. 아직 검증된 정답은 없다고 한다. 이동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아직은 남녀간 뇌영역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추측할 뿐”이라면서 “남성보다 감성적으로 발달한 여성은 멜라토닌의 분비량 등 변화에 더 민감해 심리적인 반응의 폭이 크다는 것이 의학계의 통설”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그렇지만 현재까지 정신과적 측면에서 가정한 유력한 학설일 뿐 단정하기는 곤란하다.”면서 “특히 남녀의 차이를 명확히 정의내리기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개인 간 차이도 크다.”고 밝혔다. 유영규 박지윤기자 whoami@seoul.co.kr ■ 속담속의 여성 이미지 김소자(51)씨는 똑부러진 성격으로 살림을 알뜰하게 잘한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어른들은 “여자가 주장이 강하면 집안 일이 되지 않는다.”고 타일렀다. 하지만 요즘 김씨는 주변에서 ‘여자가 나서야 집안이 흥하는’ 대표적 사례로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 속담에서 여성은 흔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표현되곤 했다. 언어학자 김수진(35·경남대 강사) 박사는 “한국속담에서 여성은 대부분 남성보다 열등하게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속담 속에서도 여성이 동물에 비유될 때 더욱 폄하되곤 했다는 것이다. ‘사나운 암캐같이 앙앙 하지 말라.’는 여자는 온순해야 한다는 뜻으로 기가 센 여성을 개에 비유하고 있다. 여성을 닭에 견주면서 비웃는 듯한 표현도 적지 않다.‘양지마당의 씨암탉 걸음’이나 ‘노류장화는 사람마다 꺾으려니와 산닭 길들이기는 사람마다 어렵다.’에서 여성은 각각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씨암탉이나, 자유분방하여 다루기 힘든 산닭으로 비유됐다. 여성을 닭으로 비유한 속담에는 가부장적인 의식이 엿보이는 것도 있다.‘암탉이 울어서 날 새는 일 없고, 장닭이 울어서 안 새는 날 없다.’는 여성과 남성을 각각 암탉과 장닭에 견주어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그린다. ‘여자는 사흘을 안 때리면 여우가 된다.’는 여성을 교활한 특성을 지닌 존재로 그린다.‘여자 속은 뱀창자’라거나 ‘여편네 벌이는 쥐벌이’에서도 여성을 음흉하게 표현하거나 여성의 경제력을 무시한다. 여성의 정조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까마귀 학이 되랴.’가 있다. 부정한 여성은 피부색이 검은 까마귀로, 정숙한 여성은 피부색이 하얀 학으로 상징된다. 방운규(47) 평택대 국문과 교수는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속담이 남아있다.”며 ‘여자팔자는 시집을 가봐야 안다.’와 ‘여자와 쌀은 칠수록 좋다.’를 예로 들었다.‘여자와 쌀은 칠수록 좋다.’는 속담은 여자는 가꿀수록 보기 좋아진다는 뜻이다. 진민자(61) 청년여성문화원 이사장은 “유교시대에는 여성을 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속담이 이용됐지만 이제는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여성의 지위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여성비하적인 속담은 설자리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종화 고려대 영문과 명예교수는 “속담은 전통사회에서는 하나의 지침이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을 낮추는 속담들은 더 이상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나는 생각한다. 고로 독신이다.’라는 신세대 격언처럼 여성은 이제 속담에서 남성과 비교되는 존재로 언급되는 것 조차 혐오하고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서초 867살 향나무 23일 ‘목욕’

    서울 서초구는 23일 오전 10시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사거리 중앙분리대에 있는 867살짜리 향나무에 쌓인 먼지를 씻어내는 세척 작업을 실시한다. 공무원과 나무병원 관계자들은 이날 고가 사다리 지게차와 분무기 등을 동원, 세척을 마친 뒤 나무가 잘 자라도록 나뭇잎에 질산칼슘 등 비료를 주고, 나무줄기에 영양제 주사를 놓는다. 이 나무는 서울시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향나무로 높이 15.5m, 둘레 3.53m이며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 [녹색공간] 나무를 심은 사람/조연환 산림청장

    우수·경칩을 지나 얼었던 땅이 풀리면 나무를 심는 계절이 시작된다. 나무는 식목일에만 심는 것이 아니다. 구덩이를 팔 수 있다면 일찍 심는 것이 좋다. 어디를 둘러봐도 나무 한 그루 없는 붉은 산이었던 학창 시절, 봄이 되면 해마다 산으로 가서 나무를 심고 소나무 잎을 갉아 먹는 송충이를 일일이 잡아내고는 목청껏 노래부르면서 산을 내려오던 기억이 새롭다.‘산에 산에 산에다 나무를 심자/산에 산에 산에다 옷을 입히자/메아리가 살게 시리 나무를 심자.’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우리나라를 일제 36년간의 산림자원 수탈과 한국전쟁 등으로 완전히 황폐화된 땅에 나무를 심고 가꾸어 국토의 64%를 푸르게 만든 산림녹화 성공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이제는 어디를 둘러보아도 민둥산은 보이지 않는다. 나무가 너무 우거져서 산에 들어가기도 힘들다고 불평할 정도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산림청에서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알아본 결과 40∼50대 이상은 나무를 심어 산이 푸르게 됐다고 응답하는 반면 30대 이하 젊은 층은 산에 나무가 저절로 생겨나서 저절로 자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이런저런 과외에 시달리고 점수 한 점 더 얻기에 급급해 산에 나무를 심어 본 일이 없는 젊은이들로서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나무를 심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찌 그 많은 산에 그 많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수고를 알 수 있겠는가. 나무를 심는 계절이 오니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 생각난다. 이 책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무것도 살지 않는 황무지에다 매일 100알의 도토리를 심었다.10개 중 2개 정도가 싹이 나고 그나마도 들짐승에게 뜯어 먹히지만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도토리를 심었다.55세인 부피에는 “만일 30년 후에도 하느님이 내 생명을 허락하신다면 계속해서 나무를 심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말대로 89세까지 나무를 심다가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그동안 나무들이 자라서 황무지는 울창한 숲이 되고 들에는 꽃이 피고 계곡엔 물이 흘렀다. 떠났던 사람들도 돌아와 그곳은 전쟁을 모르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마을이 됐다. 황무지를 낙원으로 만드는 일은 바로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일로부터 시작됐다. 부피에처럼 한 평생 나무를 심고 가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다. 대표적인 분이 임종국씨다. 그는 1956년부터 전라남도 장성의 축령산 자락에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나무나 심고 있다고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그는 20여년간 150만평의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었다. 더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자 자식같이 키우던 나무들을 남에게 넘기고 72세로 타계하기까지 오직 나무만을 바라보며 사셨다. 지금도 전남 장성의 축령산 자락에는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그분의 뜻을 기리는 듯 하늘을 향해 올곧게 잘 자라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임씨를 ‘숲의 명예전당’에 모셔 그 뜻을 기리고 그가 조림한 산을 매입해 국유림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산림녹화 성공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헌신적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어 온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더 이상 나무를 심을 필요가 없어서 식목일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나무는 심지 않고 놀러 가는 날이 됐기 때문에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나무를 심고 가꾸어 온 사람들로서는 허탈감과 함께 서운함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되더라도 기념일로는 남게 되어 이제는 노는 날이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식목일은 나무 심는 날로 지켜질 것이다. 한 그루 나무를 심는 것은 생명을 심는 것이며 미래를 심는 것이다.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하는 나무의 양은 잣나무 500그루 분량이나 된다. 태어나면 누구나 500그루의 나무는 심어야 비로소 제 몫을 다 하는 것이다. 오늘 지구가 멸망한다 할지라도 한 그루 나무를 심겠다는 선인(先人)의 말이 실감나는 계절이 됐다. 올 봄에는 한 그루 나무를 심자. 이 땅의 엘제아르 부피에가 돼 보자. 그리고 나무를 심고 가꾸는 분들의 수고와 고마움을 생각해 보자. 조연환 산림청장
  • [日 독도주권 침해] 독도관광 어떻게

    이르면 23일부터 독도가 내외국인에게 사실상 전면개방된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독도 여행의 허가제를 폐지하고 신고제로 전환하기로 했다.”면서 “23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의 의결 절차 등을 거쳐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단순 관광 목적이라면 일본인까지 포함, 외국인들도 자유롭게 관광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단 허가없이 집회나 행사를 하면 제재를 받게 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문화재 개방과 제한·허가 조치 등을 규정하고 있는 문화재보호법 33조와 99년 6월 만들어진 독도천연보호구역 관리지침도 개정키로 했다. 이번 조치는 이날 일본 시마네현이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하는 조례안을 가결한 데 대해 정부가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청장도 이번 결정이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응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외교부와 협의했고 1주일 전쯤 NSC의 관계기관 회의 결과 독도를 개방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정부는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독도가 천연보호구역임을 내세워 독도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 왔다. 정부는 독도 관광이 전면 허용됨에 따라 입도 승인권을 경북도와 울릉군에 위임하고 이들 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예약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관광 허용에 따라 보호 관리의 중요성이 더해짐에 따라 직원을 파견하거나, 경북도나 울릉군에 위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러나 천연보호구역으로서의 보호 장치가 완전히 풀리는 것은 아니다. 접안시설 등 시설의 개보수 작업과 관련, 유 청장은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독도에는 500t급 미만의 배만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이 동도에 있고 화장실은 단 한개에 불과하다. 유 청장은 “독도는 외부에서 심은 나무가 못 살 정도여서 이끼 하나 풀 하나가 매우 소중한 섬”이라면서 “남해 해금강에도 보호차원에서 입도가 금지된 섬이 있는 만큼 이에 준하는 차원에서 독도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도의 한계수용력은 1회 47명,1일 141명,1년 5640명인 것으로 지난해 조사됐다. 이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교통과 기후, 식수 사정 등을 고려하면 독도 개방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입도를 신청한 사람은 183건,1955명이었고 입도허가를 받고 실제 입도한 사람은 124건,1673명이다. ●독도입도절차 독도천연보호구역 관리지침 5조는 독도 입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입도신청인원이 30인 이상일 경우 문화재청장,30일 이하일 경우 경북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1일 입도 인원은 70명이 상한선이다. 그나마도 학술연구나 국가행정, 혹은 어선의 긴급대피 등의 사유가 있을 때만 입도와 체류를 허가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소나무 부부사랑 배우세요”

    ‘이혼 만연 세태, 소나무에서 배우세요.’ ‘수나무’가 ‘암나무’를 안고 있는 독특한 형상으로 한그루처럼 얽혀 300년 풍상을 견딘 경기도 포천의 소나무가 ‘부부송(夫婦松)’으로 명명됐다. 포천시는 지난해 12월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된 군내면 직두리 산 191번지의 소나무명칭을 ‘포천 직두리 부부송’으로 명명,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포천시는 직두리 소나무 명칭을 시민들로부터 공모,28개의 응모작을 놓고 시정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이 소나무는 원래 문화재청에 의해 ‘포천 직두리 처진 소나무’로 명명됐으나 ‘처졌다’는 말이 어감상 부정적일 수 있다는 이유로 새 이름을 찾았다. 시 관계자는 “부부송은 이혼이 만연한 세태에 부부애의 중요성을 두 몸이 한몸이 된 모습으로 증거하게 될 것”이라며 새 이름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식목일 서울숲에 가족나무 심으세요”

    서울시는 새달 5일 식목일을 맞아 ‘뚝섬 서울숲 나무심기’행사에 참가할 가족을 모집한다. 시와 서울그린트러스트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가족나무심기’는 노루·고라니 등이 살게 될 ‘생태숲’공간 중 아직 나무가 심어지지 않은 약 6000평의 ‘바람의 언덕’구역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오는 6월 중순 개장을 앞둔 서울숲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며 “참여 가족들은 심은 나무를 지속적으로 가꿔나가면서 서울숲의 변모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가족단위 시민 2000여명은 나무를 심은 뒤 그림 등을 그린 가족이름표를 만들어 달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또 70m길이의 비닐로 만들어진 ‘바람기둥’에 소원을 써 붙이는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가족은 서울그린트러스트 홈페이지(www.sgt.or.kr)나 전화(02-3216-4242)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참가비는 가족당 나무 1그루를 기준으로 2만원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Zoom in 서울] 밤섬이 커진다

    [Zoom in 서울] 밤섬이 커진다

    “밤섬이 커지고 있다.” ‘도심속 무인도’인 밤섬의 면적이 매년 1270평씩 넓어지고 있다. 서울시 첫번째 생태계 보전지역인 밤섬은 사람들의 출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됨에 따라 자연적인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년 넓어지는 밤섬 14일 서울시가 밤섬에 대한 항공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1985년 5372평이었던 면적이 2005년 3월 현재 7939평으로 48%나 늘었다. 섬의 높이도 매년 6㎝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섬은 1968년 여의도 개발 당시 윤중제 제방에 필요한 토사·석재를 이용하기 위해 폭파되면서 아랫밤섬·윗밤섬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퇴적현상이 계속되면서 2000년 아랫밤섬과 윗밤섬을 잇는 지형이 생기며 호수도 형성됐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문영모 과장은 “상류에서 흙·모래가 밀려오는 데다 밤섬의 버드나무가 성장·발아·군락 확장을 하면서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밤섬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98년 밤섬의 생태적 보전가치를 높게 평가해 최초의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퇴적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밤섬 찾는 새들도 늘어나 이에 따라 밤섬을 찾고 있는 철새들도 크게 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3년 동안 한강 밤섬에 대한 생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멸종 위기 야생종인 매와 천연 기념물인 원앙, 황조롱이, 솔부엉이 등 총 77종 9782마리가 관찰됐다. 또 194개의 번식둥지가 발견됐으며 봄·가을에 머물렀다 떠난 새들도 173종이나 관찰돼 번식지와 철새들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같은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한강 밤섬 하류 쪽을 낚시금지구역으로 정하는 등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죽은 버드나무나 환삼덩굴, 가시박, 연줄이나 낚싯줄 등 조류서식 위협 요인을 없애 새들이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중점 관리할 계획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특별시에 집성촌?서울 양원리등 10여곳 수십 가구씩 오순도순 유영규(42·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어려서 자신보다 나이는 적지만 항렬이 높아 아저씨뻘 되는 아이에게 ‘꿀밤’을 먹였다가 집안 어른들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다. 이어 눈을 피해 이 아이를 또 혼냈다가 들통이 나는 바람에 더 큰 야단을 맞기도 했다. 유씨로서는 어린 마음에 억울한 일이 줄을 이었다. 시골지역의 집성촌(集姓村)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에 아직도 ‘아랫집은 사촌 형님, 윗집은 숙부, 옆집은 조카, 앞집은 당숙’ 하는 식으로 친인척끼리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마을이 10여곳 있다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러한 집성촌들은 그린벨트로 묶이고, 세태의 변화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1동 259 일대에는 서울이라고는 얼른 떠올려지지 않는 ‘양원리’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동래 정씨들이 38가구나 모여 산다. ●조선 태조가 하사한 땅 이 마을 정수선(71·새마을금고 운영)씨는 “조상님들이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1394년보다도 3년 전에 이곳에 터를 잡아 살기 시작했으니 벌써 610년을 넘겼다.”고 말했다. 정씨 말대로 이성계가 고려 말 역성혁명에 성공하자마자 일등공신인 정구(鄭)에게 이 일대의 토지를 하사한 인연으로 지금까지 24대째를 내려오고 있다. 마을 이름도 태조와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태조가 자신이 묻힐 무덤자리를 보러 가는 길에 고개를 넘으면서 모든 근심을 잊었다고 해서 망우(忘憂), 고갯마루에서 쉬다가 마신 우물물의 맛이 너무 좋았다고 해 양원리(養源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아무래도 개발제한이 풀리면 집성촌 유지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마을사람들이 내놓는 대답은 ‘천만에’였다. ●사라져가는 집성촌 정씨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건물을 못 짓고, 땅값이 주변의 10분의1밖에 안되는 등 불이익(?)에 따른 불만도 불만이지만, 무엇보다 건물을 짓지 못하는 불편 때문에 후손들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고 허탈해했다. 개발이 늦어져 오래 모여 살아오기도 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세월에 떠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정수선씨는 또한 “집을 팔고 이사하는 바람에 다른 성씨가 10가구 들어와 집성촌이라는 명맥은 이어가지만 이미 순수혈통 마을에서는 약간 벗어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한 핏줄끼리 옹기종기 모여 산다는 자부심도 있긴 하지만….”이라며 씁쓸해했다. 정씨는 슬하에 7남매를 뒀다. 막내아들 민섭(28)씨를 빼면 모두 서울에 살고 있지만 집성촌에서 나와 사실상 ‘타향 살이’를 하고 있다. 민섭씨 또한 아버지의 마을금고 사업을 도와주려고 머무는 것이니 ‘동거’는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눈치다. ●“죄다 믿음이 간다오” 정씨의 집 앞에는 7촌 조카, 그리고 바로 옆에는 6촌 동생이 살고 있어 “이곳이 과연 집성촌이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러나 마을사람들에 따르면 망우동이 서울로 편입되기 전인 경기도 양주군 구리면(九里面)일때는 집성촌이 10개나 있었다. 현재 구리시로 한 단계 뛰어오른 구리면은 망우·상봉·중화·묵·신내·교문·토평·갈매·수택리 등 9개 마을로 이뤄졌는데, 바꿔 말하면 한 마을에 두 가지 성씨의 집성촌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마을에서 북부간선도로를 가로질러 자동차로 10분쯤 가면 구릉산 아래로 신내1동 산6 일대에 경주 임(林)씨 30여가구가 모여 사는 능말(큰 능이 있다고 해서 붙은 능마을의 준말)이 나타난다. 임씨 집성촌이 처음으로 들어선 것은 선조 36년인 1603년쯤이라는 기록이 전해진다.400년 남짓한 전통으로 정씨네 집안에는 ‘한끗발’ 뒤지지만 결코 녹록하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인 양원 마을과는 달리 전체의 절반인 15가구가 아직도 이 지역의 특산물인 ‘먹골배’를 생산하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종친회 총무 임현만(59)씨는 “하루 온종일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조상들의 묘를 지키며 오랫동안 ‘모여 사는 정’에 익숙해져 좀처럼 외지로 나가기가 힘들었다.”고 귀띔했다. 함께 사는 임씨의 아들 준성(29)씨도 “아무래도 집안 어르신들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예의범절이 절로 몸에 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의 범절 저절로 배워요” 강동구 강일동 ‘벌말’ 청송 심(沈)씨네는 50여가구가 모여 사는 서울에서 가장 큰 집성촌이다.410여년 전인 조선시대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 중에 충청도 예산에서 피란온 선조들의 후손이다. 벌말이란 벌판에 마을이 섰다고 할 정도로 너른 땅을 말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어 지명에는 평촌(坪村)이 있다. 벌말에서는 나이는 어려도 항렬이 높은 이에게 존칭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함부로 호칭하다가 혼이 나는 일도 적지 않다. 서로 새해인사를 하는 경우 나이는 자녀뻘이지만 항렬이 높은 이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강동구의회 의장을 지낸 25대손 심재풍(69)씨는 “10대 할아버지께서 정착한 이래, 마을 규범 때문에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성씨가 같아서인지 금방 화목을 되찾는다.”며 마을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어 “최근 다른 성씨들이 마을로 들어오고 10촌 이상 촌수가 벌어지면서, 명절이면 친척들이 모두 모여 집집이 옮겨다니며 차례를 지내는 데만 하루 종일 걸리는 옛 풍습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무슨 사연·어떤 자랑거리 있나 서울 시내엔 10여가구가 모여 작은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 모두 6곳이 있다. 도봉구 방학4동 ‘원당마을’에는 파평 윤(尹)씨, 강서구 외발산동 ‘광명마을’에는 경주 최(崔)씨, 강동구 강일동 ‘가래여울’(한강으로 흘러드는 두 여울이 갈라져 흐르는 곳이란 뜻)에는 남평 문(文)씨 집안이 있다. 또 창녕 조(曺)씨들이 대대로 일군 서초구 염곡동 ‘염통골’(마을 생김새가 염통 모양)과 경주 김씨의 내곡동 ‘능안마을’에다 아예 성씨를 따 ‘홍씨 마을’이라고 부르는 남양 홍씨 집성촌이 있다. 집성촌 속에는 깊은 역사만큼이나 자랑거리도 수두룩하다. 먼저 도봉구 방학동 원당마을에 있는 서울시의 보물덩어리가 된 830살짜리 은행나무가 손꼽힌다. 서울시 지정 보호수 1호다. 높이가 24m, 둘레는 9.6m나 된다. 관악구 신림동 산112의1에 있는 굴참나무(천연기념물 271호·수령 1010년)와 종로구 삼청동 106 총리공관 등나무(천연기념물 254호·수령 920년)에 이어 ‘수령’이 서울에서 세 번째다. 원당마을 은행나무는 옛날부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나라의 큰 변고를 알리는 등 신통을 지녔다고 전해지고 있다. 예컨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 이 나무에 까닭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나 소방차가 출동, 진화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2월 중순이면 이곳에 30여명씩 모여 떡과 술을 놓고 나라의 안녕을 비는 ‘행목대신제’(杏木大神祭)를 올리고 있다. 은행나무 옆에는 조선시대 비운의 임금인 연산군(1476∼1506년)의 묘가 있다. 이 무덤이 중종반정 이후 연산군의 유배지였던 강화도에서 옮겨오면서 파평 윤씨들이 뒤따라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록으로 찾아볼 수 없어 언뜻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원당마을 윤주현(71)씨는 “정치적으로 억울하게 죽은 연산군의 경우 3족이 멸문지화를 당했고, 연산군이 어머니 폐비 윤비(尹妃)에 대한 효성이 지극해 외척들이 돌봐야 한다고 여겨 이 곳으로 온 게 아니냐는 추측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곳엔 또 마을과 역사를 함께 해온 ‘원당천’이라는 우물이 있다. 태조가 물맛을 본 뒤 칭찬했다는 망우동 양원마을 우물과 비슷한 사례다. 피란민이 숨어들었을 정도로 외진 곳이어서 자연부락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 청송 심씨들의 마을에도 흥미 넘치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심재익(67)씨는 “옛날 한 백성이 산에서 도적을 만났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화를 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로 앞 바위의 모양이 호랑이와 똑같이 생겨 그 사건 이후에 그 바위가 마을을 지켜주는 산신령이라고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해마다 음력 7월 초하루에서 사흘 사이에 길일(吉日)을 가려 ‘큰말(벌말의 딴 이름으로, 큰 마을이란 뜻) 산신제’를 지낸다. 앞산 꼭대기에 올라 집집마다 추렴한 쌀로 떡과 술을 빚고 소머리를 제단에 올린다. 서울시내에서 행하는 유일한 산신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20년 ‘벚꽃전령사’ 진해 털개벚나무 고사

    육지의 벚꽃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던 진해의 ‘털개벚나무’가 고사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남 진해시 자은동 880의2 최말임(73·여)씨는 자신의 집 마당에 있던 털개벚나무가 고사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20여년간 한반도의 ‘벚꽃 전령사’로서 역할하던 벚나무가 관리소홀로 고사한 것이다. 최씨는 진해 군항제를 앞두고 벚꽃 개화소식을 전하기 위해 취재에 나선 기자들에게 “벚나무가 죽어 이제 꽃을 볼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 벚나무는 최씨가 지난 1977년 이 집에 이사오면서 수령 2년생 벚나무를 구입, 정원에 심었던 것으로 심은 지 2년 후부터 꽃을 피우면서 주목받았다.3년전 작고한 남편 임점택씨가 진해 임업시험장으로 벚꽃 취재를 나왔던 기자들에게 자신의 집에 심어진 벚나무가 훨씬 먼저 꽃을 피운다며 세상에 알렸다. 이후 매년 3월만 되면 최씨 부부는 신문·방송사 기자들은 물론 사진작가와 공무원 등으로 부터 개화여부를 묻는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꽃망울이 터지면 기자들의 취재요청에 외출도 못하고 손자들까지 모델로 대기시키고, 자신은 곱게 화장까지 하며 취재에 응할 정도였다. 그러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이후 가지가 무성하고 벌레가 들끓었으나 힘이 부쳐 제때 가지치기와 방제를 못해 나무를 죽게 만들었다. 최씨는 “지난해 마지막 남은 힘으로 꽃을 피웠던 것 같다.”며 “봄이 되면 남보다 먼저 벚꽃을 보면서 기자들을 맞는 것이 사는 재미였는데 이제는 틀렸다.”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진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도시 속의 나무/마르틴 셰리 지음

    프랑스에서 17년전에 출간돼 꾸준히 읽혀온 ‘도시 속의 나무’(마르틴 셰리 지음, 김화영 옮김, 큰나 펴냄)는 한 눈에도 저력이 읽히는 그림동화다. 도시 한복판의 콘크리트를 뚫고 짓푸른 아름드리 나무가 자라나온다는 줄거리.‘도심’과 ‘자연’이라는 판이한 질감의 소재가 어깨를 걸고 자연스럽게 자연사랑의 메시지를 길어올린다. 일곱살 꼬마 클레망은 자연이 사라지고 없는 나라의 도시에서 산다. 그런데 어느날 밤 꿈같은 사건이 눈앞에 펼쳐진다. 침대 옆에서 밤나무 한 그루가 우지끈 방바닥을 뚫고 올라오는 게 아닌가. 밤마다 밤나무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들으며(물론 엄마아빠도 모르는 비밀이다) 클레망은 ‘밤나무를 늘 보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소망한다. 그 옛날 밤나무 숲에서는 청딱따구리가 놀고, 울새가 아주 고운 목청으로 노래하고, 성난 바람이 가지를 뒤흔들기도 했다는데…. 아무도 못 들어가게 방문을 꼭꼭 잠가놓지만 밤나무 덩치는 하루가 다르게 커간다. 그러자 하는 수 없이 클레망은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마을의 건설회사 사장 지노브씨가 도와줄 수 있을까. 밤나무에게 집을 내주는 대신 클레망네 가족이 이사갈 새 집을 지어야 하는데? 엄마아빠는 또 그 제안을 받아들이실까. 이야기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쪽으로 매듭을 짓는다. 삭막한 도심에 하늘을 가린 우람한 나무가 버티고 선 마지막 장면에 독자들의 눈이 한참 고정될 듯싶다. 싱그러운 잎새들이 금방이라도 종이 밖으로 팔랑팔랑 날아나올 것만 같으니까. 명쾌한 감상만큼이나 주제어도 명료하다.4세 이상.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천호동

    [우리동네 이야기] 천호동

    여름철이면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와 한강 푸른물에 멱감던 유원지가 지금의 강동구 천호동에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젊은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천호동 하면 ‘텍사스촌’을 먼저 떠올릴지 모른다. 하기는 현재 한강 시민공원에서도 가장 깨끗하기로 알려진 곳이 광나루 쪽인데 바로 광나루 유원지 이름을 내려받은 것이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은 옛날부터 수천가구(千戶)가 살 정도로 기름진 땅이라는 풍수지리설이 뒷받침한 데서 유래됐다. 수십년 전만 해도 수도권 주민들에게 먹을거리를 대주는 근교농업의 산실이었으며, 경기도 광주·하남·이천·여주 등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에 자리해 일찍이 상업이 번성했다. 천호동에 지금껏 전설처럼 내려온 이름 세 가지가 있다.‘곡교리’는 마을 앞에 굽은 다리가 놓여 있어서 굽은 다리, 또는 한자로 고쳐 불렀던 것이다. 근처에서도 큰 마을이어서 눈에 띈다는 뜻으로 ‘가운데 마을’로도 불렸다고 한다.‘당말’은 마을 뒤에 신당이 있어서였다. 한자로는 당촌이라고 한다.‘벽동말’은 큼지막한 벽오동 나무가 있어 줄여 붙인 이름이다. 아무튼 천호동에는 강원도 등으로 오가는 여행자들을 위한 버스터미널도 있었으나 사회의 급변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내다가 최근에야 헐렸다. 1980년대 송파권역 개발로 밀려났던 옛 서울 남동부 터줏대감 천호동은 요즈음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세태 덕분이다. 바로 옆에 한강을 껴안으면서, 몇 안 남은 청정구역으로 2·4동 41만 2807㎡(12만 4872평)는 뉴타운 개발지역으로 뽑혔다. 부지에 포함된 윤락가 ‘텍사스촌’은 한때 200여개 업소가 몰려 성업을 이뤘으나 현재 10여곳만 겨우 간판을 유지하고 있다. 뉴타운 개발로 한강 쪽 2동은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시내 쪽 4동은 현대화한 천호시장을 포함해 업무·상업시설 중심의 준주거지역으로 거듭난다. 이미 텍사스촌 옆으로, 구사거리와 천호대로와 만나는 신사거리를 잇는 300m 구간에 들어선 ‘로데오 거리’는 천호동의 앞날을 밝히듯 쇼핑과 문화의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1동과 3동도 ‘천호동 종합개발계획’에 따라 뉴타운 못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천호동의 명성이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3만 8440여가구에 인구 10만 2000여명을 헤아려 강동구 인구 48만여명의 20%를 넘는다는 데서도 엿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오목로·신월로 가로수 노선별 특화

    오목로·신월로 가로수 노선별 특화

    양천구의 거리가 다시 태어난다. 올해부터 2014년까지 양천구 모든 거리의 가로수가 이팝나무, 회화나무 등 다양한 수종으로 꾸며진다. 특히 신정중앙길 등 10개 노선은 지역의 특색에 맞는 가로수가 심어진다. 양천구는 지난 23일 이같은 내용의 ‘양천구 가로수 기본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양천구, 10년간 47곳 68.8㎞ 대상 획일적이고 단순한 가로수 나무를 다양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기존 가로수 밑에 더 많은 나무를 심어 푸른 녹지가 살아 숨쉬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거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천구 가로수 기본계획이 시행되는 것은 3월. 신정5동 신정중앙길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47개 노선 연장 68.8㎞에 이르는 양천구 가로수 전 노선이 대상이다. 모두 39억 87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대부분의 기존 수종은 양버즘나무와 은행나무. 양버즘나무는 덩치가 너무 커서 가지가 전선주에 영향을 미친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방제가 어려워 해충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곤 했다. 중국이 원산인 은행나무는 떨어진 뒤 밟힌 열매 냄새가 고약하다는 점이 지적되곤 했다. ●10곳은 ‘푸른 새 옷’ 갈아 입히기로 푸른 ‘꼬까옷’을 갈아입는 노선은 47개 중 10개. 양천구는 조경기술사와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맡겨 노선별 가로수 특화방안을 만들었다. 주민들의 의견도 참조한 결과 거리의 특성에 맞는 계획을 수립했다. 가장 먼저 변모하는 노선은 신정중앙길. 신정5동 872-1∼900-14 1.0㎞에 이른다. 차량 운행이 비교적 적어 산책로로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공사가 끝나는 오는 5월 이후 기존의 양버즘나무 대신 왕벚나무가 대거 들어서 여의도 윤중로 못지않은 벚꽃길로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신월로 복개도로에도 왕벚나무가 심어진다. 가로공원길에는 기존의 양버즘나무와 은행나무 대신 이팝나무가 새로 들어선다. 이팝나무의 특징은 봄이면 하얀 꽃을 피운다는 것. 타원형으로 자라면서 넓은 그늘을 만들어내 공원용 나무로 제격이다. 오목로에는 선비의 나무인 회화나무가 대거 뿌리를 내린다. 입시 학원들이 몰려 있는 거리의 특징을 살렸다. 목동동로에는 양천구 나무인 감나무가, 넓은 도로인 신월로는 느티나무와 백합나무 등 비교적 큰 크기의 가로수가 식재된다. ●37곳엔 키 작은 나무 심어 녹지량 확대 이밖에 나머지 37개 노선은 가로별 녹지량을 늘리기 위해 기존 가로수 아래에 철쭉 등 키 작은 나무들을 심기로 했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이번 계획은 주민들이 일상에서 자연과 함께 숨쉴 수 있는 ‘푸른 양천’을 만들겠다는 취지”라면서 “가로수 정비가 완료되면 양천의 거리들은 서울의 명물로 떠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儒林(294)-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간신히 암벽위로 올라섰지만 무덤으로 가는 길은 따로 만들어져 있지 않았으므로 나는 소나무가지를 헤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송림을 지나 무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비교적 양지바른 곳이라 무덤주위는 따뜻한 양광이 내리쬐고 있었다. 무덤 왼쪽에 묘비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검은 화강암으로 잘 깎아 만든 묘비는 다음과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杜香之墓” 그 묘비를 보자 나는 마침내 두향의 무덤에 도착하였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덤은 잘 정돈되어 있었다. 봉분과 곡장(曲墻) 역시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었고, 곱게 입힌 떼도 한겨울을 이겨내고 누렇게 변색한 채 봄볕에 한가롭게 졸고 있었다. 도대체 누가 두향의 무덤을 돌보고 있음일까. 미천한 기생의 몸으로 자식도 없이 연고도 없이 이곳에 묻힌 두향의 묘가 사후 5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처럼 연지곤지 찍은 생전의 모습 그대로 단장되고 있음은. 봉분 앞에는 무덤 앞에 제물을 차려놓는 돌상까지 차려져 있었다. 나는 봉분 앞에 서서 주위를 돌아보았다. 탁 트인 호수 저편으로 한눈에 이퇴계가 가장 좋아하였던 구담봉의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비록 강선대는 수몰되어 물에 잠겼다고는 하지만 바로 이곳, 이 자리가 퇴계가 두향과 더불어 노닐고 감흥에 젖어 시를 읊었던 로맨스의 현장이었을 것이다. 구담을 노래한 사람은 이퇴계 뿐이 아니다. 조선의 대학자로 이퇴계와 쌍벽을 이루던 이율곡도 구담봉을 지나며 다음과 같은 시를 남기지 않았던가. “땅을 울리는 듯 잇단 피리소리에 나그네 놀라 깨니/어지러이 떨어지는 가을잎이 창을 두드리는 소리라네/알지 못하겠구나. 밤이 새도록 찬강에 내리는 비가/수척이나 높은 구봉을 가벼이 넘나드니” 일찍이 명종 13년(1558년) 봄.22살의 청년 이율곡은 이미 안동의 도산서원에서 제자를 가르치며 은둔하고 있는 이퇴계를 만나서 사흘간의 짧은 기간동안이지만 가르침을 받는다. 이는 마치 도가를 창시한 노자와 유가를 창시한 공자의 만남처럼 세기적인 사건이다. 이때 이퇴계는 이미 58세의 노인. 비록 36살이나 차이 나는 노소의 만남이었지만 이 만남을 통해 이율곡은 개안하였으니, 눈을 뜨는 데는 천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보는 것(見)은 이처럼 찰나에 이루어지는 법이다. 따라서 이율곡이 구담봉을 지나면서 이 시를 읊은 것은 어쩌면 이퇴계를 방문하고 귀로에 오를 때였으니, 이율곡이 노래하였던 ‘알지 못하겠구나, 밤이 새도록 찬강에 내리는 비를(不知一夜寒江雨)’이라는 구절처럼 나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500년의 세월도 저 강 위에 내리는 한 방울의 빗줄기처럼 일말(一抹)의 거품인 것을, 그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을. “해변(海邊)의 묘지” 문득 내 머리 속으로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의 대표적인 시가 한 수 떠올랐다.20년간의 긴 침묵 끝에 태어난 순수시의 결정판. 해변의 묘지는 ‘나의 혼이여 죽음 없는 생을 구하지 말라’는 핀다로스의 말을 새겨서 20세기가 낳은 천재시인 발레리가 144행으로 삶과 죽음을 우주적인 시야에서 노래한 최고의 걸작인 것이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②-한솔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②-한솔그룹

    한솔그룹은 삼성가(家)의 맏딸인 이인희(76) 고문이 일궈낸 기업이다. 아울러 ‘큰 소나무’란 뜻의 순 우리말 이름을 가진 국내 최초의 대기업이기도 하다. 1991년 삼성가로부터 전주제지(현 한솔제지)를 받아 ‘홀로서기’에 나선지 15년. 이 ‘큰 소나무’는 한때 1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서열 11위(자산규모 9조 3970억원)까지 올라 ‘리틀 삼성’으로 불렸다. 계열분리 당시 매출액은 3400억원에 불과했지만 금융과 정보통신, 제지의 3개 부문을 축으로 삼아 급성장하며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한솔도 생채기는 있었다.1998년 외환위기 파고에 휩싸이며 ‘곁가지’를 잘라내는 아픔을 겪은 것. 매출액은 1999년 4조 5000억원을 정점으로 2003년 2조 5000억원으로 떨어지며 한동안 자존심에 작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2002년 이후 3년 연속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온갖 풍상을 이겨낸 소나무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것처럼, 한솔은 올해 불혹(창사 40돌)을 맞아 한솔제지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다지고 있다. 구조조정에 나설 당시에 ‘어디까지나 내일의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일 뿐’이라는 이 고문의 약속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고 이병철 회장 “쟤가 아들이라면…” “이리 오세요.” 어두운 극장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던 나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맡겨둘 수밖에 없었다. 이인희 고문의 남편인 조운해(80) 전 강북삼성병원(옛 고려병원) 이사장이 회고록에서 밝힌 아내와의 첫 상견례 대목이다. 조 전 이사장은 1948년 이 고문과 첫 만남에서 발생한 ‘작은’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통 큰 여장부’와 ‘숫기 없는 남자’로 살아갈 운명을 예감했다고 한다. 조 전 이사장은 회고록에서 아내인 이 고문에 대해 “수완이 탁월할 뿐아니라 사업가적 재질이 뛰어난 전형적인 삼성가 출신”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꼬장꼬장한 자신과 달리 아내는 남자처럼 걸걸한 편이어서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뒤바뀐 부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고문의 경영자적 자질을 가장 아꼈던 사람은 부친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고 이 회장은 이 고문에 대해 “쟤가 아들이라면 내가 지금 무슨 근심 걱정이겠노.”라고 수시로 말했다고 한다. 당시 고 이 회장은 삼성의 후계자 문제로 골치를 썩을 때였다. 그래서인지 고 이 회장은 골프 라운딩을 할 때마다 맏딸인 이 고문을 데리고 다녔다. 이 고문에게 인사 교류의 폭을 넓혀주고, 경영에 관한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였다. 이 고문도 부친을 기쁘게 하기 위해 남모르게 골프 연습을 많이 했다. 그는 골프도 연구하는 자세로 임했다. 골프에 관한 노트가 수십권이나 된다. 고 이 회장의 메모하는 습관을 그대로 닮았다. 이 고문은 “라운딩할 때마다 아버지한테서 회사를 경영하는 기법이나 노하우를 많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 고문의 골프 스타일은 경영에서 그대로 묻어난다. 주도면밀하게 연구한 뒤 한번 결정하면 그대로 밀어붙인다. 이런 경영 스타일은 정보를 중요하게 여겼던 고 이 회장의 경영관과 다르지 않다. 이 고문은 “골프는 연습한 만큼, 그리고 노력한 만큼 거두는 운동이며 기업 경영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삼성에서 한솔이 분리된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적이 거의 없다. 대표이사를 할 때도 그의 직함은 ‘고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카리스마와 결단력은 고 이 회장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고 한다. 자식들의 무리한 공격 경영으로 한솔이 휘청거린 1998년, 그는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회사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놓았다. 그리고 나서 3남인 조동길(50)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었다. 고 이 회장이 경영능력이 뛰어난 3남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의 대권을 물려준 것과 같은 대목이다. 이 고문의 경영철학을 단적으로 드러낸 일화가 있다. 한솔은 1996년 종합레저산업에 진출하면서 오크밸리 건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됐다. 이 고문이 참석한 가운데 콘도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 신축 문제를 놓고 임원회의가 열렸다. 한 임원이 모델하우스의 시공은 실제 콘도의 객실보다 조금 크게 시공해서 고객의 호감을 얻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당시는 모든 건설사가 그런 관행을 따르고 있던 때였다. 이 고문은 “정직하지 못하면 그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실제와 하나도 다름없이 시공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이 고문은 벽지부터 손잡이에 이르기까지 2년 후에 개관될 콘도 자재를 긴급 구입해 실제 콘도 객실과 똑같은 모델하우스를 만들었다. 이 고문은 부친인 고 이 회장만큼이나 자존심이 강하다. 삼성가의 장녀로서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지녔다. 삼성에서 한솔이 분리될 무렵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은 “우리가 삼성에 들어왔지 전주제지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라는 직원들의 인식이었다. 이 고문은 이를 받아들여 직원들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복리후생을 제공했다. 특히 삼성가로부터 받은 삼성중공업의 일부 지분을 임직원에게 그냥 나눠준 것은 ‘한솔은 사람이다.’라는 경영 이념과 ‘통 큰 여장부’로서 기질을 잘 보여준 대목이다. 이 고문은 또 직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배려와 관심을 쏟았다. 공장을 방문하면 식당에 어떤 꽃을 갖다 놓으라든지, 직원 유니폼 선정 등을 일일이 챙길 정도다. 한번은 한 사원이 사옥 로비에서 인사를 드리자 이 고문은 사원 이름을 불러 감동을 주기도 했다. ●경북의 명문가 조씨 가문 조운해 전 이사장은 경상도 명문가인 한양조씨 일문인 조범석가(家)의 3남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인 조범석씨는 일찍이 금융계에 투신, 대구금융조합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조씨 가문은 경북 영양에서 의사와 학자, 판·검사를 두루 배출한 경북 일대의 명문 집안으로 유명했다. 해방 이후 박사만 14명이나 배출했다. 시인 조지훈(본명 조동탁)도 이 집안 인물이다. 조 전 이사장의 초등학교 동창인 김집 전 체육부 장관은 어린 시절 조 전 이사장의 집안에 대해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고 술회하곤 했다. 조 전 이사장은 1948년 11월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중매로 이 고문을 아내로 맞았다. 박 전 의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모친인 고 박두을 여사의 조카다. 박 여사는 맏딸인 이 고문의 배필을 박 전 의장에게 부탁했고, 박 전 의장은 경북중학교 1년 후배인 조 전 이사장을 추천한 것이다. 조 전 이사장은 경북대 의대(옛 대구의전)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원에서 소아과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영과 거리가 먼 서울대학교병원 근무를 시작으로 의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 고문은 이화여대 3학년 때 양가 집안의 합의로 결혼함으로써 이대 학칙상 학업을 끝내지 못했다. 그 후 이 고문은 이화여대를 위해 많은 공헌과 후원을 해왔으며, 특히 전문 여성 양성을 위한 두을장학회 초대 이사장을 맡아 우리나라 여성인력 육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정략 결혼은 ‘NO’ 한솔가의 2세(3남2녀)들은 정략 결혼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재벌가의 결혼이 ‘끼리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3남인 조동길 한솔 회장 아내인 안영주(48)씨의 집안이 그나마 좀 알려진 편이다. 안씨의 부친은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이다. 장남인 조동혁(55) 한솔 명예 회장은 이정남(54)씨와 신혼 살림을 차렸다. 조 명예 회장의 장녀인 연주(27)씨는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차녀인 희주(25)씨와 아들 현준(16)군은 학생이다. 차남인 조동만(52) 한솔아이글로브 회장은 대학시절 친구 소개로 부인 이미성(49)씨를 만났다. 장녀인 은정(25)씨와 차녀인 성진(19)양, 아들인 현승(15)군은 모두 학생이다. 3남인 조 회장은 부인 안씨를 만나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녀인 나영(23)씨는 현재 삼성전자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들 성민(18)군은 학생이다. 며느리 세 명이 모두 이화여대 출신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솔가의 막내딸인 조자형(33)씨는 타이완계 미국인 빈센트 추(36)와 국제결혼했다. 이 고문은 당시 “너희 둘이 좋다는데 국제결혼이면 어떠냐.”면서 결혼을 승낙했다는 것이다. 결혼식은 타이완에서 열려 가족들만 조용히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센트 추는 현재 중국에서 정보기술(IT)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양(6)과 경(3) 등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장녀인 조옥형(44)씨는 권대규(46) 한솔창업투자 부사장과 연애결혼했다. 권애영(17)양과 권이주(10)양 두 딸은 학생이다 ●‘3각 분권형’에서 조동길 회장 ‘단독 체제’ 한솔은 장남 조동혁 명예회장과 차남 조동만 한솔아이글로브 회장,3남 조동길 한솔 회장이 1997년부터 모두 부회장을 맡아 공동으로 그룹을 이끌었다. 장남은 금융을, 차남은 정보통신을,3남은 제지 부문을 맡았다.3형제가 각자의 관심과 능력에 따라 그룹 사업부문을 자연스럽게 떠안은 셈이었다. 이 고문은 경영 조언자로서 2선에서 자식들을 지원했다. 3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차남 조동만 회장이었다. 발이 넓은 조 회장은 1996년 개인휴대통신(PCS) 사업권을 따내며 물오른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룹이 PCS사업을 KT에 매각한 뒤 통신사업에서 손을 떼고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장남인 조 명예회장은 1994년 부친의 뒤를 이어 강북삼성병원을 경영하다가 1995년 한솔에 합류했다. 그는 한솔종금(당시 대아금고)과 한솔창투(동서창투) 등을 인수하며 한솔의 금융업 확대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한솔의 주력사업이 제지로 재편된 뒤인 2002년 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서 한발 비껴섰다. 그는 선이 굵고,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명예회장은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며 세계적인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넓히고 있다. 3남인 조 회장에게는 ‘실무를 아는 최고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형제들 가운데 가장 먼저 한솔에 합류해 ‘제지통’으로 성장했다. 삼성물산의 자금업무와 JP모건을 거친 만큼 재무 감각도 남다르다. 형들이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설 때 그는 조용히 한솔제지의 내실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신문용지 사업을 매각하고, 팬아시아페이퍼 합작법인을 주도해 모친인 이 고문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본 NHK방송은 한국기업의 모범적인 구조조정 사례로 한솔을 소개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솔은 금융·정보통신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의 주력사업을 제지로 전환함으로써 조 회장은 2002년 자연스럽게 한솔의 ‘대권’을 물려받게 됐다. ●한솔의 전문 경영인 선우영석(61) 한솔제지 부회장은 삼성출신 한솔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회장과는 동서지간이다. 그의 아내 안인숙씨는 조 회장의 부인인 안영주씨의 언니다. 선우 부회장은 1998년 합작사(한솔·캐나다 아비티비 콘솔리데이티드·노르웨이 노르스케 스코그)인 팬아시아페이퍼 대표이사를 맡아 매년 매출액을 10%씩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입장과 문화가 다른 세 회사를 조율하고 설득시키며 우량 회사로 발돋움시켰다. 이에 앞서 그는 한솔 상하이공장을 건립한 뒤, 공장을 가동하던 첫 해부터 흑자를 내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선우 부회장은 유창한 영어실력과 국제적인 경영감각, 추진력 등 최고경영자(CEO)로서 지녀야 할 덕목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제일모직에 입사,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1993년 한솔로 옮기기 전까지 삼성의 해외 부문과 기획업무를 맡았다. 신현정(56) 경영기획실장은 한솔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살림꾼이다. 신 실장은 삼성물산 총괄경영지원본부장과 제일모직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문주호(58) 한솔제지 영업·생산 부문 대표이사는 타고난 영업맨으로 매년 영업 사원들에게 직접 새 신발을 신겨주는 행사인 ‘착화식’을 갖고 ‘발로 뛰는 영업’을 강조한다. 유명근(58) 한솔홈데코 대표는 영업·생산·기획 등을 두루 거치면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최근 기후변화협약이 시행됨에 따라 탄소배출권 확보가 한층 중요해진 가운데 그는 90년대 초 이미 해외조림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인 식견있는 CEO다. 서울대 임학과를 나왔다. 지난해 취임한 권교택(57) 한솔케미칼 대표는 적자에 시달렸던 한솔케미칼을 단숨에 흑자로 전환시킨 능력있는 CEO다. 침착한 성격에 세심한 경영 스타일이다. 김근무(60) 한솔개발 대표는 고객서비스를 최고의 경쟁력으로 강조한다. 오크밸리는 4년 연속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한 서비스품질 최고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유재철(54) 한솔건설 대표는 삼성건설 총괄팀장과 공사지원팀장을 거친 정통 건설맨이다. 업계에서 치밀하고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서강호(56) 한솔CSN 대표의 경영철학은 ‘선택과 집중’. 그는 인천화물터미널과 한솔CS클럽을 매각하며 물류사업에 집중, 한솔CSN의 경영을 정상화시켰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40분에 주파하는 마라톤 마니아다. 한솔LCD를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키운 김치우(56) 대표는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CEO다. 정형근(55) 한솔EME 대표는 엔지니어링 전문가로 꼽힌다. 한솔텔레컴 유화석(53) 대표이사는 온라인게임과 인터넷 포털 등 적자사업을 정리해 경영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조동길회장 ‘테니스 경영’ 조동길 한솔 회장은 대단한 테니스 예찬론자다. 마니아 수준을 넘어 테니스를 경영에 접목시킬 정도다. 현재 한국테니스협회 회장이다. 그는 테니스와 경영의 공통점으로 ▲강인한 기초 체력 ▲요행수가 통하지 않는 실력주의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을 꼽는다. 조 회장의 남다른 점은 ‘테니스 경영이론’을 실제 비즈니스에도 적용한다는 것이다.9년째를 맞는 한솔-미국 앨라배마 펄프사간 친선 교류행사가 그 예이다. 이 행사는 테니스와 골프 두 종목으로 친선 경기가 이뤄지는데, 조 회장은 직접 테니스 선수로 뛴다. 또 매년 사내 테니스 대회를 열어 선수로 뛸 뿐 아니라 경기가 끝난 후에도 출전 선수와 격의없이 어울리곤 한다. 러시아의 ‘테니스 요정’인 마리아 샤라포바 초청 이벤트는 조 회장의 ‘테니스 경영’을 가장 잘 드러낸 대목이다. 한솔은 지난해 9월 개최한 제1회 ‘한솔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에 세계적인 스타 샤라포바를 초청, 이른바 ‘샤라포바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100억원이 넘는 홍보효과를 거뒀을 뿐 아니라 적자가 당연시되던 테니스 대회도 흑자가 가능하다는 값진 수확을 올렸다. 당시 조 회장의 ‘레이더’에 포착된 선수가 바로 샤라포바. 샤라포바는 그 때까지만 해도 기량보다 외모로 유명한 테니스 선수 중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조 회장측의 적극적인 설득에 어렵지 않게 구두 승낙을 얻어냈다. 특히 샤라포바가 세계 최고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를 우승하면서 조 회장이 빼든 ‘샤라포바 카드’는 그야말로 대박이 예견됐다. 하지만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였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된’ 샤라포바는 ‘작은 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각종 스케줄이 밀려 있어 방한할 수 없다고 강짜를 부리기 시작한 것. 이 때부터 기업인 최초로 한국협상협회에서 협상 대상을 받은 조 회장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조 회장은 “비즈니스는 신의가 최우선이다. 구두 약속도 계약서에 서명만 안했을 뿐이지 사실상 약속이다. 스타가 약속을 저버리기 시작하면 팬들은 당연히 돌아설 수밖에 없다. 약속을 지켜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샤라포바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유리 샤라포바를 집중 공략했다. 양측은 윔블던 우승 ‘프리미엄’을 약간 얹어주는 수준에서 최종 합의에 성공했다. ■ 이인희고문의 자식교육 이인희 한솔 고문도 자식 교육 만큼은 한국의 ‘보통 어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재계의 대표적인 여성 CEO(최고경영자)로서 한솔을 키우느라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자식을 잘되게 하기 위해 때로는 어머니로서의 냉정함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고문은 한솔이 삼성에서 분리된 이후 동혁, 동만, 동길 3형제와 한지붕 아래 같이 살면서 엄격하게 경영 수업을 시켰다. 3형제는 회사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어머니 대신 고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정도이다. 그만큼 어머니를 ‘경영 스승’으로서 깍듯하게 대한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며느리들도 한때 어머님 대신 고문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고문도 호칭에 대해 굳이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식들 앞에서 경영자로서의 위엄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다. 한솔의 공동 경영자로서 강한 ‘경영 마인드’를 심어주자는 깊은 뜻에서다. 그러나 마냥 엄한 어머니만은 아니었다. 장남인 조동혁 명예 회장이 미국 유학시절 크게 다치자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수주일 동안 직접 병수발을 들며 가슴 아파했을 만큼 자식 사랑이 끔찍했다. 다만 약한 어머니를 내보이지 않기 위해 이를 감췄을 뿐이었다. 이 고문은 자식들을 어릴 때부터 해외에 보내 외국어와 국제 감각을 익히도록 했다.3형제 모두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왔으며, 장남인 조 명예회장은 대학까지 미국에서 졸업했다. 또 이 고문 가족이 한동안 일본에서 생활한 덕분에 3형제 모두 일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이 고문은 자식들의 영어 테스트를 위해 수시로 영어 대화 시간을 갖곤 했다. 일반적인 대화가 아니라 경제와 정치, 사회문제 등을 주로 다뤄 자식들이 고급 영어를 쓸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고문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고문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다. 매년 겨울이면 그곳에서 건강을 돌보다가 3월쯤 한국에 돌아온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남도엔 파릇파릇 봄이…

    남도엔 파릇파릇 봄이…

    봄의 유혹이 시작됐다. 남도에는 ‘봄의 전령사’ 동백을 시작으로 벌써 춘색이 완연하다. 무채색 도화지에 형형색색의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는 갖가지 빛깔의 봄꽃들이 고혹스럽게 피었다. 훈훈한 봄바람은 새색시의 수줍음처럼 살포시 빰을 스친다. 산과 들녘을 수놓은 붉은 동백과 진녹색 새싹은 마치 고운 색동저고리를 차려입은 봄처녀의 거부할 수 없는 손짓으로 다가온다. 한발 앞서 봄이 찾아오는 곳 남도. 겨울의 체취를 털어버리고 봄의 설렘을 찾아 남도로 떠나보자. 가족과 함께 새생명이 움트는 그 곳에서 새 희망을 품어보자. ●봄향기에 취한 남도 “봄∼처녀 제∼오시네 새풀 옷을 입으셨네….” 진초록 보리밭과 고혹스럽게 핀 붉은 동백, 여기에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가 펼쳐진 남도로의 봄나들이는 봄노래의 흥얼거림으로 시작됐다. 봄을 맞으러 차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서울을 떠난 지 반나절 만에 땅끝마을 해남과 완도가 봄내음을 품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에 내리쬐는 따스한 봄볕과 뺨을 스치는 봄바람이 향긋한 미소로 다가왔다. 해남을 지나 완도대교를 건너자 201개의 섬으로 이뤄진 푸른섬 완도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완도(莞島)의 완(莞)자는 ‘빙그레 웃을 완’. 경치와 음식, 인심이 좋아 빙그레 미소짓는다는 섬이다. 완도는 사실상 우리나라 최남단. 얼마전 땅끝마을인 해남과 ‘신땅끝 논쟁’을 벌이기도 한 곳이다. “차를 타고 갈 수 없는 곳이 섬인데 완도는 다리로 이어진 지 40년이 넘은 육지”라는 게 완도 사람들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내륙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라는 말이다. 남도의 봄은 동백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던가. 가장 먼저 봄을 느끼게 해준 것은 완도의 동백이다. 굽이굽이 펼쳐진 푸른 산길을 따라 올라가자 모습을 드러낸 국내 최대 난대림 수목원인 완도수목원(061-552-1544)은 완연한 봄 그 자체였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다른 수목원과 달리 자연생태 원시림. 샛노란 꽃술과 진홍빛 꽃잎, 그리고 진초록의 잎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동백이 장시간 여행의 피곤함을 한 순간에 날려 버린다. 지난 91년 문을 연 수목원은 1050㏊(약 30만평)의 방대한 규모에 난대성 희귀식물 1400여종이 집단적으로 자생하고 있다.30분쯤 걸어 수목원 전망대에 오르자 온 산이 올록볼록 ‘엠보싱’을 해 놓은 듯하다. 이 곳에 가면 수백여종의 동백과 왕실에서 황금색 도금을 위한 색소로 사용했다는 황칠나무, 약용으로 쓰이는 후박나무 등을 볼 수 있다. ●해상왕의 숨결 따라 봄나들이 완도가 가장 자랑하는 인물은 단연 해상왕 장보고(790∼846)다. 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 바다를 주름잡던 해상왕 장보고 유적지를 따라 봄나들이를 하면 지루하지 않게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이 곳에는 장보고의 일생을 다룬 KBS드라마 ‘해신’의 세트장 두 곳이 있어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이 진행될 경우에는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데 촬영이 없는 날인 일∼수요일에는 일반에게 공개된다. 오는 5월말까지 드라마를 촬영할 예정이어서 재수좋으면 최수종(장보고역)과 채시라(자미부인역), 수애(정화역), 송일국(염장역) 등 연기자도 만날 수 있다. 먼저 완도대교를 건너 왼쪽 동부대로(13번 국도)를 따라 5㎞쯤 가면 불목리 세트장(신라방)을 만난다. 이 세트장은 중국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 세트장은 중국사람이 설계하고 중국에서 기와 등 자재를 가져와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붉게 칠한 외벽과 건물, 도로 등이 벽돌로 만들어져 마치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드라마가 끝난 뒤 영구보존을 위해 다른 곳과는 달리 플라스틱이 아닌 목자재를 사용했다. 또다른 세트장은 완도대교 오른쪽 서부대로(77번 국도)를 따라 10㎞가면 소세포세트장(청해포구)이 나온다. 1만 6000여평의 부지에는 부두와 선박, 저잣거리, 군영 막사, 망루 등 42동의 건물이 완공되어 있다. 앞 바다 풍경은 120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마치 장보고의 시대로 돌아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바다 멀리에는 보길도 등 섬이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해신 촬영지를 따라 돌다 보면 자연스레 완도의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우선 만나는 곳은 장보고가 본영인 청해진을 설치했던 장도 청해진 유적지(국가사적 308호). 물이 빠지면 본섬과 연결이 되는데 170m의 자갈길을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현재 고대 망루와 판측토성, 우물 등을 2009년까지 복원할 계획인데 현재도 관람이 가능하다. 장보고를 기리기 위해 세운 이 섬의 장좌리 굿당의 앞에 핀 동백이 일품이다. 이어 만나는 어촌민속전시관(550-5558)은 2002년 개관한 어촌의 민속 관련 박물관이다. 각종 어류 박제와 조개류, 희귀 산호 등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요금은 어른 1000원. 이렇게 다가온 완도의 봄은 봄처녀의 가슴을 울렁이기에 충분하다. ●봄비에 촉촉해진 남도 들녘 완도대교를 넘어 다시 해남으로 나오자 봄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서울에 영하의 혹한이 이어지고 강원도에 폭설이 내렸다는 말이 딴나라 이야기처럼 생각됐다. 해남군 마산면 산막리에 이르자 가학산을 배경으로 보리밭이 끝없이 펼쳐졌다. 청자빛 투명한 하늘 아래 펼쳐진 진초록 보리밭의 절경은 고향마을의 추억을 되새겨 보게 한다. 이어 봄비와 어울리는 곳 녹우당(사적 167호·530-5548)을 찾았다. 고산 윤선도(1587∼1671)의 고택인 녹우당은 이름 그대로 푸르름이 한창이다. 입구에는 수백년된 은행나무가, 뒷산에는 오백여년된 비자나무 숲(천연기념물 241호)이 반갑게 맞이한다. “앞바다에 안개걷고 뒷산에 해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녹우당에 들어서면 마치 고산의 어부사시사 봄노래의 읊조림이 들리는 듯했다. 기념관에는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산중신곡, 금쇄동기 원본, 고산의 친필로 쓴 여러 편지 등 고산의 유품 등을 볼 수 있으며, 고산의 4대 증손인 공제 윤두서의 화첩들과 해남 윤씨 부녀자들의 규방문집 등이 전시돼 있다. 현재 녹우당에는 고산의 14대 종손인 윤형식(72)씨 내외가 살고 있다. 남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맛. 어느 곳에 가도 청정해역을 낀 남도 앞바다에서 생산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완도는 우리나라 김과 다시마, 톳, 미역, 전복의 70%이상을 생산하는 곳이다. 완도대교를 지나면 바로 있는 산해진미식당(552-5466)의 신선한 가오리회인 간자미회(4인기준·2만원)와 간자미 무침(3만원)이 일품이다.청실회집(552-4559)에서는 완도에서 생산되는 전복회와 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또 해남의 땅끝기와집(534-2322)에서는 해남 특유의 해산물 정식(2만원)을 맛볼 수 있다. 꽃게찜과 매생이, 전복, 새우, 삼합 등 남도 음식 전부를 섭렵할 수 있다. 완도읍 선착장 인근 씨월드관광호텔(552-3005)의 해수탕은 바다 수면아래 있어 해수탕 안의 창문을 통해 파도가 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도로의 봄맞이는 승용차를 이용해도 크게 지루하지 않다. 여행 길 곳곳에서 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길가에 핀 꽃을 감상하고 보리밭에 들러 밝은 공기를 한껏 들이 마시며 쉬엄쉬엄 다녀오면 좋다.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목포IC로 나온 뒤 해남과 완도로 갈 수 있으며,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광주에서 강진을 거친다. 비행기나 철도는 광주나 목포에서 해남·완도행 시외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전라남도 관광진흥과 (061-607-3333), 완도군청 (550-5224), 해남군청 (530-5224). ■ 명소 베스트5 훈훈한 봄바람이 한 번 불어올 때마다 봄꽃들이 수선수선 눈을 뜬다. 동백과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유채 등 봄꽃들의 향연이 시작된 것. 남도에 가면 봄꽃과 봄내음에 취할 수 있다. ●섬진강 매화마을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일대는 3월이면 하얀 매화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섬진강을 따라 매화나무가 지천으로 심어져 있다.10만평의 매화단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산중턱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제일이다. 매화에는 청매와 홍매가 있는데 청매나무에는 푸른 빛이, 홍매나무에는 연분홍빛이 돌아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3월 12일부터 20일까지 매화마을에서 ‘매화축제’가 열린다. 광양시 문화홍보과 (061)797-3363. ●제주 대정들녘 야생 수선화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제주도 산방산 부근의 대정들녘에는 봄소식을 전하는 야생 수선화의 꽃향기가 그윽하다. 이 곳에서 9년 동안 귀양살이를 했던 추사 김정희가 수선화를 각별히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대정향교와 산방산 사이의 도로변과 송악산 해안도로변 등지에서 야생 수선화를 볼 수 있다. 남제주군 대정읍사무소 (064)794-2301.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충남 서천군 서해바다의 풍광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마량리 언덕배기에는 80여 그루의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약 400여년 전 서면 마량리 수군첨사가 험난한 바다를 안전하게 다니려면 이 곳에 제단을 세워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계시를 받고 이곳에 제단을 만들고 주변에 동백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그때의 나무가 자라서 오늘날의 명물인 동백나무숲을 이루고 있다. 서천군 문화공보실(041) 956-7868. ●여수 거문도 동백 전남 여수에서 배로 2시간 떨어진 거문도에서 붉은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거문도 등대를 보러 가는 산책 코스인 신선바위와 365계단, 목넘어 잔교를 지나 동백터널 숲이 있는데 온통 붉은 빛으로 깔려있는 그 길은 산행자의 발걸음을 잡아끄는 신비한 마력이 있다. 여수시청 관광홍보과 (061)690-2249. ●구례 산수유마을 예로부터 전남 구례군 산동면은 ‘산수유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우리나라 산수유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산수유나무가 많은 곳이다.3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이곳은 길가는 말할 것도 없고 산기슭과 골짜기, 논둑과 밭두렁 등 눈길 닿는 곳마다 온통 샛노란 꽃구름이 내려앉은 듯하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 780-2224. 남도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호남선 KTX도 80분 운행중단

    22일 오후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호남선 KTX 운행이 1시간 20분 가량 중단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0분쯤 대전시 서구 정림동 호남선 정림터널 입구 부근의 소나무(길이 15m, 직경 15㎝)가 바람에 부러지면서 KTX 송전선로 위에 쓰러져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목포발 용산행 제222호 KTX의 운행이 1시간 20분 가량 중단되고 뒤따르던 상·하행선 KTX 열차 4편도 10∼30분가량 연착했다. 이날 대전지역에는 초속 9m안팎의 강풍이 불어 정전과 입간판 추락사고가 잇따랐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