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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협동조합 비즈니스 전략(장종익 지음, 동하 펴냄) ‘오래된 대안적 경제조직’인 협동조합을 정색하고 다룬 연구서다. 협동조합은 현재 지구상에서 70여만개가 운영 중이고 이 땅에도 2012년 이후 1년 반 새 4000개가 넘게 설립됐지만 여전히 널리 익숙해지지 않은 영역. 빈부 격차와 실업 등 만연한 경제 그늘 속에서 폭발적으로 관심이 늘고 있는 협동조합의 알파와 오메가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저자는 2003년 한국협동조합연구소를 설립한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 현장과 이론에 모두 밝은 전문가답게 협동조합을 세밀하게 해부해 알기 쉽게 정리했다. . 324쪽. 2만원. 명화남녀(이혜정·한기일 지음, 생각정원 펴냄) ‘미술은 어렵고 영화는 만만하다’. 일반인이 미술과 영화에 대해 흔히 갖는 보편적인 인식이다. ‘명화남녀’는 미술과 영화의 간극을 좁혀 소통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책이다. 각각 미술과 영화 마니아인 남녀가 의기투합해 일궈 낸 보기 드문 작업. 두 사람이 지난 한 해 진행한 같은 이름의 팟캐스트 방송을 모아 재구성했다. 영화의 역사는 100년 남짓, 미술의 역사는 2만 5000여년이라 한다. 두 장르는 시각적 언어를 쓴다는 공통점을 가져 다양하게 소통하지만 일반인은 잘 모르기 일쑤다. 책은 미술과 영화의 교집합을 찾아 영화는 좀 더 풍부하고 깊이 있게, 미술은 좀 더 흥미롭고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을 알기 쉽게 찾아 준다. 344쪽. 1만 8000원. 궁궐의 우리나무(박상진 지음, 눌와 펴냄) 도심의 잘 가꿔진 숲인 궁궐 속 나무들에 천착한 독특한 책. 2001년 발간돼 13년 만에 다시 나온 개정판이다. 내용과 사진을 대폭 바꾸고 첨가해 분량이 100쪽 이상 늘어난 만큼 사실상 새 책이나 다름없다. 기본적으로 궁궐의 다양한 나무를 소개한 식물도감. 한국의 1000종 가운데 궁궐 속 114종을 바탕으로 각각의 궁궐 나무에 얹혀 소개된 것까지 모두 300여종의 나무가 상세히 소개된다. 그러면서 그 나무들에 얽힌 공간과 인물, 사건들을 버무렸다. 나무 문화재 연구가인 저자가 ‘조선왕조실록’, ‘일성록’, ‘동의보감’ 같은 고서에서 건져 내 전하는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538쪽. 3만원. 자본의 승리인가 자본의 위기인가(올리케 헤르만 지음, 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슈퍼 거품은 30년 전부터 점점 부풀어 있고 거의 터질 지경에 이르렀다’. 헤지펀드 매니저 조지 소로스의 말을 들추지 않더라도 지구촌 경제위기는 심각하다. 그 측면에서 고대 로마부터 지금 유로 위기까지 자본주의 작동 과정을 정리한 책. 자본과 자본주의, 그리고 시장 개념을 풀면서 그것들의 충돌과 병행이 부른 순·역기능을 정리했다. 자본주의의 위기는 한 곳이나 주변부만의 위기가 아니며 그 문제를 만드는 사람들의 탐욕적 문화에 주목하라고 지적한다. 352쪽. 1만 7000원.
  • 나만 위해 우는 팍팍한 세상… 아픈 이 치유하는 ‘작은 선물’

    나만 위해 우는 팍팍한 세상… 아픈 이 치유하는 ‘작은 선물’

    “하루도 죽음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다. 죽음을 묵상하는 게 삶을 아름답고 간절하고 뜨겁게 하는 계기가 된다.” 2008년 대장암을 이겨 내고 새 삶을 얻은 이해인(70) 수녀는 매일 ‘작은 죽음’을 연습한다. 이해받지 못하거나 오해로 마음이 아플 때도, 화가 날 때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내려놓는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내려놓는 삶’이 역설적으로 사랑과 위안으로 가득한 시를 낳는 힘이 되는 듯하다. 항암 투병기를 담은 2010년 ‘희망은 깨어 있네’ 이후 4년 만에 나온 신작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마음산책)도 예외가 아니다.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따뜻하게 감싸 준다. 이 수녀도 “몸이든 마음이든 아픈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아픔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작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시집엔 시 100편과 시에 덧붙이는 메모 성격의 일기 100편이 실렸다. 곳곳에 아픔과 치유가 녹아 있다. ‘마음이 아플 땐 누구를 원망하면 상처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가만히 가만히 내가 나를 다독이며 기다리다 보면 조금씩 치유가 되고’(마음이 아플 때), ‘아파도 아프다고 소리치지 않고 슬퍼도 슬프다고 눈물 흘리지 않고 그렇게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견디는 그만큼 내가 서 있는 세월이 행복했다.’(나무가 나에게) 이 수녀는 ‘젊어서는 나를 위해 많이 울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남을 위해 더 많이 우는 나를 본다’(눈물 예찬)고 했다. “다른 사람의 아픈 얘기를 많이 듣고 도와주려 하다 보니 나를 위해 울 시간이 없었다. 교황께서도 이 시대는 무자비해서 남을 위해 우는 법을 잃어버렸다고 했는데 공감이 간다. 다들 자기 연민에 빠져 자기를 위해 울지 남을 위해 울지 않아 세상이 메마르고 팍팍해진 것 같다.” 타인을 위해 눈물을 흘리기에 그가 말하는 사랑과 용서는 심금을 울린다. ‘사랑과 용서는/어쩌다 마음 내키면 하는/그런 것이 아니야//아침에 눈을 뜨고/저녁에 눈을 감을 때까지/하루의 모든 순간에//사랑이 필요하고/용서가 필요하고/화해가 필요하다.’(매일의 다짐) 사선을 넘나들어서였을까. 한 줌의 햇볕도 고맙기만 하다. ‘해 뜨기 전 하늘이 먼저 붉게 물들면 벌써부터 가슴이 마구 뛰고’(해 뜰 무렵·해를 보는 기쁨), ‘오늘도 한 줄기 햇빛이 고맙고 고마운 위로가 된다.’(햇빛 일기) 그는 “암환자라 추위를 많이 타는 것도 있지만 한 줄기 햇빛이 주는 따뜻한 고마움을 전에 없이 많이 느낀다”고 했다. 이 수녀는 ‘한 송이 꽃이 돼 하느님의 나라에 도착하고 싶다’(마지막 편지)는 편지도 썼고, 지난해 12월엔 ‘엄숙하게 친필로 꾹꾹 눌러’(유언장을 쓰며) 유언장도 썼다. “수녀들 중에 갑자기 쓰러져 아무 준비도 없이 가는 분이 있다. 나도 언제 예측불허의 상황이 닥칠지 몰라 의식이 있을 때 정리해 놓는 게 좋겠다 싶어 법원 공증을 받아 썼다.” 유언장엔 지금껏 나온 출판물이나 사후 나올 미발표 작품들, 재출간 작품들 등의 소유권을 공동체에 귀속한다는 것과 다른 사람들처럼 수도원 관습대로 간소하게 장례를 치러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 수녀는 요즘 미열도 자주 나고 아프다. 건강이 예전 같지 않다. 생의 끝에서 동백꽃을 만났다. ‘반세기를 동고동락하며 이젠 한 송이 동백꽃이 돼 행복하고’(동백꽃과 함께), ‘새해에는 동백꽃처럼 더 밝게 더 싱싱하게 더 새롭게 환한 웃음을 꽃피우겠다’(새해에는 동백꽃처럼)고 다짐도 한다. “필 때도 질 때도 아름답고 고운 동백꽃처럼 살다 가고 싶다. 너무 고통스러워 동백꽃과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겠지만 미련 없이 깨끗하게 선종하고 싶다. 한결같은 평상심으로 살면서 그 평범함 속에 하늘빛의 평화와 기쁨이 피어나는 날들을 보내다 여생을 마치고 싶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 ‘불법 벌목’ 현장 가보니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 ‘불법 벌목’ 현장 가보니

    울창한 나무들이 잘라져 검게 드러난 숲의 민낯은 회색빛 겨울 하늘과 딱히 경계가 없었다. 공사현장 비탈에는 거친 나이테를 드러낸 소나무 밑동만 남아 있었다. 수십년 된 소나무와 신갈나무가 군락을 이루던 이곳에는 시공업체인 대림산업이 훼손된 산림을 복구한다며 급하게 심은 100원짜리 동전 굵기의 앙상한 자작나무만이 거센 바람과 맞서고 있었다. 지난 25일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스포츠지구(대관령면 용산리)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경기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시공업체에 의해 훼손된 숲 대부분은 녹지자연도 8등급(1~10등급 중 높을수록 자연 원형에 가까운 상태)에 해당하며 나무의 성장이 정점에 이른 곳이다. ●굵직한 나무 잘라내고 묘목 심고 복원 주장 평창올림픽 관련 공사과정에서 환경파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슬라이딩센터 건설 현장에서 대림산업과 하청업체들이 5부능선 이하의 원형보전지역 산림 5000㎡가량을 불법 훼손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5부능선 이상은 산지관리법 개정 등의 이유로 벌목 허가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무들이 베어졌다. 애초 슬라이딩센터 건설 공사로 6016그루의 나무가 훼손될 예정이었지만, 현장에서는 그 몇 배 이상의 나무가 잘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는 방안도 주먹구구식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 14일 현장을 적발한 뒤 ‘12월 15일까지 훼손 지역에 대한 복구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지난 15~16일 5부능선 이하의 불법 벌목 지역에 자작나무 400주를 덜렁 심었다. 벌목 이전에 지름 40~80㎝의 굵직한 나무들이 있던 자리에 지름 2~6㎝밖에 되지 않는 묘목을 심어 놓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이에 대해 정규석 녹색연합 국장은 “해당 지역은 소나무, 신갈나무 등이 있던 곳인데 땜질식으로 자작나무를 심었다”며 “벌목을 하면 나무만 훼손되는 게 아니라 그 지역에 살던 동물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가면서 전체 생태계와 토양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무주 덕유산 전철 밟을라” 우려 커져 환경전문가들은 시간에 쫓겨 생태계 훼손과 복구 방안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공사를 진행한 후유증을 평창 또한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 활강경기가 열린 전북 무주 덕유산 설천봉 일대는 17년이나 지났지만 잡목만 무성한 채 방치되고 있다. 1999년 용평 동계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발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갈아엎어 용평리조트를 만들었다. 원시림의 보고로 알려진 정선군 가리왕산은 평창올림픽 스키 활강 경기장 건설로 훼손된 상황이다.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에 따라 대회가 끝난 뒤 생태복원에 나서기로 했지만 어떻게 복원할지는 불투명하다. 국립수목원 오승환 박사는 “‘평창올림픽특별법’을 제정해 애초 개발이 불가능한 보존구역도 환경영향평가 등이 간소화되다보니 문제가 발생한다”며 “복원 계획이 정밀하게 논의돼야 하지만 예산도 제대로 세워지지 않고 여론도 집중이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대 산림과학부 윤여창 교수는 “올림픽 뒤 나무를 다시 옮겨심고 생태계를 복원하면 된다며 개발을 강행하지만 한번 죽은 생명을 되살릴 수 없는 것처럼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게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평창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남 순천시

    [新국토기행] 전남 순천시

    <볼거리> 물과 숲으로 둘러싸인 전남 순천은 남도의 부드러운 대지의 기운을 받아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조상들의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고풍이 간직돼 있어 곳곳이 힐링의 명소다. 교통이 편리하고, 도심에도 유명 관광지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순천은 다양한 문화재를 종류별로 보유한 유일한 도시다. 순천만, 선암사, 승선교, 송광사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 ‘미슐랭’으로부터 최고 점수인 별 세 개를 받았다. [낙안읍성] 조선시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실제로 사람이 사는 마을이다. 1983년 민속마을(사적)로 지정됐다. 성곽 높이 4m, 둘레 1410m 안에 초가 108가구가 정겹게 살아간다. 500여년 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어 한국 영화,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한국의 옛 삶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짚으로 만든 짚물공예체험,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열매·잎·풀과 황토로 하는 천연염색, 대장간 체험 등이 있다. 외국인에게 가장 한국적인 관광명소다. [송광사] 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해 16국사를 배출한 한국 삼보 사찰 중 하나다. 목조삼존불감 등 희귀 불교 문화재가 많다. 우리나라 대표 불교박물관인 성보박물관이 있다. 부속 암자인 천자암에는 천연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된 곱향나무 두 그루 쌍향수와 사찰에서 국재를 모실 때 몰려든 대중에게 나눠 주려고 밥을 저장했던 목조 용기인 바사리 구시 등이 있다. 송광사는 평생 무소유로 살다 가신 법정 스님과도 인연이 깊다. 산속 암자 불일암은 1975년부터 법정 스님이 혼자 지내면서 수많은 글을 집필한 곳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다. [선암사] 신라 말기인 서기 875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 무지개 모양의 보물 400호 승선교와 강선루에 이르는 숲길 양옆에는 참나무, 삼나무 등의 많은 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아름다운 사찰의 옛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최고의 산사로 꼽을 정도다. 선암사는 매화 피는 봄철이 으뜸이다. 선암매로 불리는 매화 50여 그루는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선암사에는 꼭 봐야 할 세 가지로 철불, 보탑, 부도가 있다. 산비탈에 있는 녹차 야생차밭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귀한 차로 대접받는다. [순천 드라마 촬영장] 3만 9600㎡(약 1만 2000평) 부지에 200여채가 들어선 대규모 오픈 세트장이다. 1960년대 순천읍내, 1970년대 서울 변두리, 1980년대 변두리 번화가 등을 지었다.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으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준다. 이웃과 따뜻하게 숨 쉬는 모습이 담겨 있어 갈수록 인기다. SBS ‘사랑과 야망’, KBS ‘제빵왕 김탁구’ 등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주무대로 주목받는다. [순천만] 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에서는 순천만을 이렇게 표현했다. 순천만 갈대는 4계절 색깔이 다르다. 봄은 보리색, 여름은 초록색, 가을은 은빛이다. 겨울은 앙상하게 남은 누런 갈대들이 색다른 아름다움을 준다. 용이 누워 있는 모양을 한 용산의 전망대는 필수 코스. 순천만의 유명한 S자 수로와 낙조, 수많은 철새를 볼 수 있다. 매년 8만~12만 마리의 철새가 온다. 흑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30종과 먹황새·뜸부기 등 희귀 조류의 천국이다. 순천만을 30분간 돌아보는 생태체험선 ‘에코피아’는 예약해야 탈 수 있다. [순천만정원] ② 지난해 440만명이 찾아와 성공한 대회로 평가받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이 지난 4월 순천만정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순천시가 미래 100년을 만들어갈 새로운 도약으로 삼고 있다. 개장 6개월 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111만 2000㎡ 규모의 정원이 주는 편안함과 싱그러움 덕에 최고의 힐링 장소가 됐다. 봄에는 튤립, 철쭉동산, 유채꽃, 꽃양귀비, 여름에는 물놀이체험, 호수정원, 가을에는 억새, 겨울에는 눈꽃 얼음 등 계절별 맞춤형 테마로 운영된다. 2~5m 높이로 설치된 국내 유일의 무인궤도차를 타면 순천만 인근과 동천 등을 볼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소요시간은 20여분.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전남 순천은 연중 풍성한 농작물을 수확해 좋은 음식을 만들기에 최고 적합한 조건을 지닌 고장이다. 남도의 건강한 토양에서 재배되는 각양각색의 농산물은 훌륭한 식재료로 손색이 없다. 한정식과 백반은 나오는 반찬의 가짓수에 놀라고, 그 맛에 한번 더 놀라고, 마지막으로 값을 치를 때 또 한번 놀란다. 임금님이 순천 한정식을 맛봤더라면 수라상을 거절하고, 순천의 음식을 택했을 것이라는 약간의 과장 섞인 이야기도 흔히 나오는 말이다. [순천한정식] 남도 맛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보통 토하젓·정어리젓·새우젓 등 각종 젓갈을 비롯해 음식 가짓수도 15개가 넘는다. 한끼 6000~7000원 하는 기사식당만 해도 고등어조림, 김치찌개 등 15개 이상 반찬이 나온다. 정통 한정식집 대원식당은 4인 기준 한상에 8만~10만원이지만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 상다리가 휠 정도의 20여 가지 음식에 눈이 동그래진다. 이 식당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순천을 찾을 정도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직원이 재료와 먹는 방법을 알려줘 고향의 어머니가 주는 느낌을 받는다. 1966년부터 장천동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시 찾은 손님은 몇 년이 지나도 단번에 기억하는 주인 이혜숙(64)씨의 눈썰미에도 놀란다. [짱뚱어탕] 순천만은 썰물 때 광활하게 펼쳐지는 갯벌이 아름답다. 바로 이곳에 청정한 갯벌을 상징하는 짱뚱어가 산다. 도마뱀처럼 잽싸게 갯벌 바닥을 돌아다닌다. 색깔도 거무튀튀한 게 메기를 닮았다. 무척 영리해서 그물을 피해 다닌다. 솜씨 좋은 낚시꾼들이 홀치기 낚시로 한 마리씩 잡을 뿐이고, 양식도 어려워 그 수가 많지 않다. 짱뚱어는 봄부터 가을까지 잡히지만 겨울잠을 자기 전에 영양분을 비축하는 가을에 가장 맛이 좋다. 짱뚱어를 100마리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일찍부터 순천에선 보양음식이었다. 1980년대 언론에 소개되면서부터 순천의 별미가 됐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한 달을 사는 짱뚱어의 특징 때문에 스태미너 음식으로 알려졌다. 청정 갯벌이 줄어들면서 순천만을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짱뚱어는 전골로 끓이거나 그냥 구워 먹는다. 순천에서는 탕으로 즐겨 먹었다. 추어탕처럼 삶아 체에 곱게 거른 뒤 육수에 된장을 풀어내 시래기, 우거지, 무 등과 함께 걸쭉하게 끓여낸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 순천만 인근 식당들은 짱뚱어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댄다. [화월당] 순천에는 1928년부터 3대째 이어오는 전통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빵집이 있다. 찹쌀떡과 볼 카스텔라 딱 두 종류만 판매한다. 택배로 주문하면 사나흘 만에야 올 정도로 제품이 달린다. 매장으로 찾아가더라도 오후 늦은 시간엔 빵이 동난다. 화월당은 1920년 현재의 자리에 일본인이 문을 열었다. 1928년부터 점원으로 일하던 조병연씨의 아버지가 광복 때 인수했다. 특히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레시피를 고수한다. 화월당 찹쌀떡은 크기가 프랜차이즈 제과점 등에서 파는 것보다 50% 이상 더 크다. 피가 얇고 대신 팥소의 양이 많다. 하얀 떡살이 물렁물렁하면서 씹히는 게 부드럽다. 볼 카스텔라는 테니스 볼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반죽을 얇게 펴 카스텔라를 만든 뒤 팥소를 넣고 말아 공 모양으로 빚는다. 방부제는 물론 떡이 딱딱해지는 걸 막는 첨가제도 넣지 않는다. [웃장 국밥] 순천 웃장 하면 국밥이다. 먼 곳에서 먹으러 오는 이들도 많다. 순천 웃장 국밥은 맛도 있지만 다른 곳과 차별화돼 있다. 국밥보다 먼저 수육이 나온다. 6000원짜리 국밥 두 그릇 이상 주문하면 1만원 상당의 수육이 공짜로 나온다. 100년 된 동외동 순천 웃장에 있는 국밥골목에는 가게가 15개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만 쓴다. 냉동실에 들어가지 않은 돼지머리 고기, 콩나물, 야채 등의 싱싱한 재료만을 사용한다. 일반 국밥과는 달리 돼지 창자인 곱창을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삶은 돼지머리에서 발라낸 살코기만 쓴다. 국물 맛이 깔끔하고, 뒷맛이 개운한 게 특징이다. 순흥식당은 35년, 상원·신화식당은 30년 됐으며 대부분 10~20년 이상 된 식당들로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주말이면 대형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기고] 투명 망토의 가능성 연 ‘발상의 전환’/김류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사업화단장

    [기고] 투명 망토의 가능성 연 ‘발상의 전환’/김류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사업화단장

    소설과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 망토. 누구나 상상해 왔던 것이지만 그 누구도 가능할 것이라고 엄두조차 내지 못한 상상 속의 물건일 뿐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투명화 기술을 구현한 장비 ‘로체스터의 망토’가 등장해 세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상상 속의 물건을 현실화한 것은 다름 아닌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값싼 렌즈였다. ‘로체스터의 망토’는 빛의 굴절을 이용해 손, 얼굴, 자 등을 시야에서 사라지도록 할 수 있다. 이 기술의 핵심 원리인 빛의 굴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것이지만 3차원 투명화 기술까지 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직은 작은 렌즈로 손, 얼굴 등 신체나 물체의 일부분을 가리는 수준만 가능하지만 앞으로 이 기술은 의료용에서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쉽게 해결할 수 없었던 부분, 또는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분야에서 의외로 쉽고 상식적인 기술을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빛을 발하곤 한다. 천재성 있는 특별한 사람만이 혁신적인 것을 개발해 내고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풍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창조성과 아이디어는 선천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후천적인 것이다. ‘로체스터의 망토’가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렌즈로 개발된 것처럼 누구나 ‘발상의 전환’으로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한 발짝 떨어져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태도가 해답이다. 최근 각광받는 융합형 창의 인재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이 요구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인문학적 소양은 나무가 아닌 광범위한 숲, 즉 생각의 범위를 넓혀 준다.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그 기술이 활용되는 모습을 그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 자체를 넘어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회와 대중을 모두 이해할 때 비로소 아이디어의 완성을 이뤄 낼 수 있다. 앞으로는 로봇 또는 기계가 인간의 단순 노동력을 대체해 가면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창조성의 중요성이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또한 소비 성향의 개인화, 3D 프린팅 등 제조기법의 혁신과 기본 인프라 비용 절감으로 벤처기업 등이 증가할 것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디어 경쟁은 더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2009년부터 전 세계 각국의 창의융합형 인재들을 초청해 독특한 콘셉트의 강연과 시연을 펼치는 ‘테크플러스’를 추진해 왔다. 올해는 ‘로체스터의 망토’를 개발한 조지프 최 등이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기술들을 국내에 처음 선보일 계획이다. 기술자·기업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만한 창의융합형 인재가 될 수 있다. ‘테크플러스’를 통해 먼 곳이 아닌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는 ‘창조적 혁신’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일상에서도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어 가길 바란다.
  • 50대 주부, 가정불화를 잘못된 쾌락으로 풀다가…

    가정불화에 시달리던 서울 강남의 50대 주부가 있었다. 약 10년 전부터 남편과의 불화 등으로 조울증을 앓아 약물을 복용했다. 이 여인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고 마는데….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방화 등 혐의로 정모(53·여)씨를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 사이 서울 강남구 일원동 대모산 중턱 등에서 6차례에 걸쳐 30여곳에 불을 붙여 임야 1300여㎡(약 400평)와 나무 250여 그루를 태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소나무 틈에 신문지를 말아 넣고 라이터로 불을 지르거나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모아 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경찰은 자칫 대형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대모산은 하루 평균 2000여명의 등산객이 찾는 곳이다. 경찰 관계자는 “낙엽이 두껍게 깔려있고 곳곳에 벌목된 나무가 쌓여 있어 순식간에 불이 번질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 “특히 대모산 기슭에는 화재에 취약한 판자촌인 구룡마을이 있고, 아파트촌도 인접해 있어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새벽과 낮, 밤을 가리지 않고 대모산에 불을 질렀고 지난 9일에는 낮과 밤에 걸쳐 하루 두 차례나 불을 지르는 등 범행의 강도와 빈도가 점차 대담해지고 잦아지는 추세를 보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등산객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장소에서 불이 났고 발화점이 여럿인 점 등을 근거로 고의적 방화로 판단한 뒤 현장에 남은 증거물에서 DNA를 채취하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지난 12일 정씨를 일원동 집에서 검거했다. 정씨는 경찰에서 “약 10년 전부터 남편과의 불화 등으로 조울증을 앓아 약물을 복용해 왔고, 나무 등에 불을 붙여 불꽃이 오르는 것을 보면 기분이 짜릿해져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북 완주군

    [新국토기행] 전북 완주군

    산과 들, 강이 어우러진 전북 완주군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단순히 눈으로 보고 스쳐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지친 심신을 달래고 치유하는 힐링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근교 관광지여서 도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변에 편익시설이 풍부하고 관광산업도 발달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대둔산 대둔산은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1977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전북 쪽은 기암절벽이고 충남 쪽은 숲과 계곡이 아름답다. 산세가 수려하고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가을이면 기암 협곡과 붉게 물든 단풍이 환상적인 장관을 이룬다. 오색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한 가을 경치는 병풍처럼 둘러선 바위와 황홀한 조화를 이룬다.원효대사가 대둔산을 거닐다 발길을 돌릴 수 없어 사흘을 머물렀다는 동심바위, 대둔산의 명물 금강구름다리가 유명하다. 금강구름다리는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하는 높이 81m, 길이 50m의 교량이다. 마왕문, 신선바위, 넓적바위, 장군봉, 남근바위 등 기암과 칠성봉, 금강봉, 첨봉 등이 경승지를 이룬다. 주요 사찰로 안심사, 약사, 화암사가 있다. 길이 50m, 127계단으로 이뤄진 삼선구름다리를 지날 때는 대둔산의 오묘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전북을 지킨 격전지로 달이산성, 성봉산성, 농성 등 산성과 묵산리 성터가 있다. 모악산 모악산은 호남평야에 우뚝 솟은 산으로 예부터 미륵신앙의 본거지였다. 1971년 2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해발 793m로 완주군과 김제시에 걸쳐 있다. 전주시 남서쪽 12㎞ 지점에 있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찾아온 등산객들로 붐빈다. 정상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전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남으로는 내장산, 서쪽으로는 변산반도까지 바라다보인다. 호남평야가 발아래 펼쳐지는 경관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난리를 피할 수 있는 피난처이자 각종 무속신앙의 본거지로 널리 알려졌다. 신라 불교 오교구산의 하나로 599년에 창건된 금산사를 비롯해 귀신사, 대원사 등 유명 사찰이 있다. 동학농민운동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큰 소나무는 불에 타거나 베어졌지만 4월에 피는 철쭉꽃과 느티나무 군락이 유명하다. 호남평야의 젖줄 구실을 하는 구이저수지, 금평저수지, 안덕저수지, 불선제, 중인제, 갈마제 등의 물이 모두 모악산에서 발원한다. 동쪽 자락에 전북도립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다. 완주군이 조성한 대규모 주차장과 공원, 상가 등 편익시설도 풍부하다. 상관 편백숲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에 조성된 70만㎡의 편백나무 숲이다. 옥녀봉(578m)과 한오봉(570m) 자락에 둘러싸인 마을 뒤편에 하늘을 찌를 듯이 곧게 자란 편백나무가 부챗살처럼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1976년 박정희 정부가 산림녹화사업의 하나로 조성했다. 40년생 10만여 그루의 편백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2009년부터 관광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편백나무숲이 내뿜는 피톤치드는 치유 기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주말이면 2000여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편백숲에 들어서면 낮에도 어둑어둑할 정도로 그늘을 이룬다. 편백숲 산책길은 4개 코스 8㎞다. 등산로를 따라 옥녀봉과 한오봉까지 오르는 길과 산책로인 임도를 따라 걷는 코스로 나뉜다. 주민들이 유황온천을 개발하기 위해 굴착했던 샘을 족욕탕으로 만들었다. 족욕탕은 산책로와 오솔길을 걷는 탐방객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절찬리에 상영됐던 영화 ‘최종병기 활’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삼례문화예술촌 일제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농협창고를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창조했다. 미디어아트 갤러리, 책공방 북아트센터, 디자인 뮤지엄, 목공소, 책 박물관, 야외 공연무대 등으로 구성됐다. 미디어아트 갤러리에서는 시각미디어, 입체 부문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분기별로 기획전시를 열고 미디어아트를 주제로 한 세미나, 포럼 등을 개최한다. ‘나를 찾는 미술여행’이라는 테마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창의인성 교육을 실시한다. 문화카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하는 문화휴식공간이다. 로컬푸드를 활용한 음식과 특산품 전시·판매도 한다. 책공방 북아트센터는 전시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인쇄와 제본 등 책을 제작하는 전 과정을 체험하고 견학할 수 있다. 디자인 뮤지엄에선 다양한 산업디자인 제품 전시, 세계적 대표성 디자인, 역사성 디자인, 모자 디자인 전시 및 론칭, 졸업작품 전시 등 디자인을 통한 창의력 교육이 진행된다. 목공소는 책과 관련된 다양한 목가구 전시 및 제작 체험 공간이다. 가구 제작 도구와 공구를 전시하고 목수학교와 목공교실을 운영한다. 전문 목수를 양성하고 다양한 목공예품 제작을 체험할 수 있다. 책 박물관은 시대별, 주제별로 4개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된다. 어린 학생에게는 흥미를, 전문 연구자에게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전시를 연출한다.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향초창업 양키캔들, 소이캔들 전문점 캔들나무, ‘미녀의 탄생’ 향초 협찬

    향초창업 양키캔들, 소이캔들 전문점 캔들나무, ‘미녀의 탄생’ 향초 협찬

    멀티 향초샵인 캔들나무가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드라마 ‘미녀의 탄생’에 캔들나무 향초, 디퓨저 협찬을 진행했다. 드라마 ‘미녀의 탄생’은 살을 빼고 인생이 달라진 한 여인의 삶을 그린 이야기이다. 캔들나무의 프리미엄 소이캔들 라인 제품과 디퓨저 라인을 드라마 ‘미녀의 탄생’에 협찬해 드라마의 격을 한층 높였다. 양키캔들 판매점 캔들나무는 이번 협찬을 통해 서카홈 캔들, 팍스런던, 오피시나 디퓨저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여성창업 아이템으로도 인기인 ‘캔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밀착형 아이템이다. 1인창업으로도 손색이 없어 캔들나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도 창업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제품들은 모두 천연왁스와 천연에센셜 오일로 만들어진 소이캔들 라인으로 우수한 발향력을 지녔으며, 특히 극중 한예슬(사라 분) 방에 배치되어 있는 오피시나 디퓨저는 인테리어 효과까지 더해져 인테리어의 부드러움을 더했다. 최근 캔들 성분을 따져보며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집들이 선물이나 수험생 선물로 파라핀 캔들 보다는 천연 소이캔들을 많이 구매하는 추세이다. 멀티 향초샵인 캔들나무는 양키캔들, 퀸비캔들의 비즈캔들, 각종 소이캔들 라인 등 해외 명품 향초 브랜드 10여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캔들나무 관계자는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면서 포근하고 따뜻한 향을 찾는 고객들에게 머스크향계열과 라벤더향 계열을 추천해드린다” 라고 전했다. 한편, 성황리에 종료된 캔들나무 모델 콘테스트 온라인투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이며, 자세한 사항은 공지사항 (http://www.캔들나무.kr/) 을 참조하면 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가을 끝자락길 번뇌 내려놓길 마음 쉬어가길

    가을 끝자락길 번뇌 내려놓길 마음 쉬어가길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했다. 봄엔 신록이 아름다운 마곡사를, 가을엔 단풍이 고운 갑사를 찾으라는 뜻이다. 개창 시기가 삼국시대까지 올라가는 고찰을 어찌 풍경으로만 찾으랴. 조붓한 숲길 여기저기에 숱한 가르침이 배어 있을 터. 한데 범부로선 당최 그 뜻을 헤아릴 수가 없으니, 하릴없이 절집 구경만 해야 할 판이다. 꼭 가을이 아니라도, 갑사는 한번은 가봐야 할 절집이다. 이름부터 도저하지 않은가. ‘하늘과 땅과 사람 가운데서 으뜸(甲)’이라니 말이다. ●420년 백제시대 창건… 탱화 등 문화재도 가득 충남 공주의 계룡산 자락에 깃든 갑사는 420년(백제 구이신왕 원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556년 혜명대사가 중건했으나, 1597년 정유재란(선조 30년) 당시 1000여 칸에 이르렀다는 당우가 죄다 불타 사라졌다. 현재 모습은 전란 이후 중창 불사를 통해 새로 세워진 것이다. 오랜 연혁만큼이나 문화재도 많다. 국보인 갑사 삼신불괘불탱화(국보 제298호)와 보물 다섯 점, 도 유형문화재 일곱 점 등이 남아 있다. 특히 철당간과 지주는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다. ●초입엔 노오란 눈 흩날리는 은행나무길 일반적인 인식이 그렇듯, 갑사는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먼저 은행나무가 이방인의 시선을 잡아끈다. 공주에서 갑사로 드는 길목 양편에 늙은 은행나무들이 400~500m 남짓 터널을 이뤘다. 혈기방장했던 시절, 위로만 솟구치려 했던 나무는 나이 든 지금 옆으로 넓게 가지를 펼쳤는데, 그 가지마다 노란 이파리가 한가득이다. 꼭 노란색 눈 폭탄을 맞은 듯하다. 무엇보다 매표소부터 갑사에 이르는 이른바 ‘오리숲길’의 오색단풍이 일품이다. 인위적으로 전나무나 소나무를 일렬로 심어 놓은 절집들과 달리 참나무 등의 활엽수와 단풍나무가 그야말로 다채롭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특히 팽나무와 느티나무는 수백년은 족히 넘은 자세로 이방인을 맞고 있다. 겨울을 앞두고 몸 안에서 물을 모두 빼낸 나무의 이파리는 단풍으로 물든 뒤 낙엽이 돼 떨어진다. 이런저런 낙엽들이 쌓여 만든 푹신한 길을 걷는 맛도 각별하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라면 갑사에서 출발해 용문폭포, 금잔디고개를 지나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의 단풍도 놓칠 수 없다. 이름난 절집으로 난 길은 들머리부터 시끌벅적하다. 승속의 경계를 지나는 느낌이다.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면 소음은 멀어지고, 그제야 새소리, 물소리가 가까이 다가온다. 오리숲길은 갑사로 가는 길에 소나무와 느티나무 숲이 약 2㎞(5리) 정도 이어져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리숲길 아래엔 힘을 다한 나뭇잎들이 그득하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스락바스락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절집까지는 세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살아온 세월을 가늠하기 어려운 느티나무들이 곁을 지키고 있는 일주문을 지나면 네 명의 사천왕이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천왕문이다. 숲은 사천왕문을 통과하면 한층 울울창창해진다. 경내로 들어서려면 해탈문을 지나야 한다. 말 그대로 부처의 세계로 드는 문이다. ●세 개의 문 지나면 승속 경계속으로 불자가 아니더라도 갑사의 자태는 누구나 감탄할 만하다. 단청은 퇴색됐다. 강당 등 일부 건물의 단청은 겨우 무늬의 흔적만 남아 있다. 그 위에 시간이 더께로 내려 앉았다. 대웅전 건물이 공사 중이어서 다소 아쉽지만 기교를 부리지 않은 건물들의 웅장함에 아쉬움은 저만큼 사라지고 만다. 갑사 위쪽의 계곡을 따라 걷는 맛도 각별하다. 이를 ‘갑사구곡’이라 부른다. 일제강점기 때 중추원 부의장과 경기도 관찰사를 역임했던 윤덕영이 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경치가 빼어난 곳마다 아홉 가지 이름을 붙여 놓은 것이다. 이름이 지어진 경위야 떨떠름하지만, 사람의 일로 풍경이 가려지는 법은 없다. ●빼어난 경치 9곳 갑사구곡서 신원사까지 계곡 초입의 한옥 건물이 인상적이다. 윤덕영의 별장 ‘간성장’으로 지어졌다가 훗날 ‘전통찻집’으로 쓰여진 건물이다. 사방에 유리창을 댄 한옥은 계곡의 물길과 어우러져 독특한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계곡을 굽어보는 문설주에 기대앉아 차 한 잔 마실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으나, 아쉽게도 출입이 통제돼 멀리서 입맛만 다실 수밖에 없다. 내친걸음 신원사까지는 돌아보는 게 좋겠다. 갑사에서 차로 20분 남짓 떨어져 있다. 신원사는 640년 백제 의자왕 때 보덕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신원사는 살아낸 세월에 견줘 소박하기 짝이 없다. 전각들의 단청은 흑백 사진처럼 낡았으되, 절집 마당에 깔린 잔디의 연초록 빛깔만큼은 여태 싱싱하고 영롱하다. 무엇보다 대웅전 오른쪽의 중악단 건물이 독특하다. 계룡산 산신에게 제사 지내던 산신각으로, 한때 명성황후(1851~1895)가 머물며 국운 융성을 기도했다는 곳이다. 중악단은 생김새부터 독특하다. 입구에 솟을대문을 세웠고, 사방을 둘러친 담장엔 아름다운 문양의 글귀를 새겨놓았다. 얼핏 규방을 보는 듯하다. 탱화 속 산신 또한 임금이 입는 용포를 걸쳤다. ‘이색적인 패션 감각’의 산신이다. 이 산신 덕에 평일에도 무속인들의 발걸음이 잦다고 한다. 글 사진 공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잘 곳:갑사 초입에 갑사 유스호스텔(856-4666)이 있다. 공주한옥마을(840-2763)은 단체가 묵기 좋다. 공주박물관 인근에 있다. 반포면의 동학산장(825-4301)도 깔끔하다. →맛집:초당칼국수(856-4331)는 담백한 칼국수가 일품이다. 인공의 맛으로 치장하지 않은 소박한 육수에 쫄깃한 면을 끓여 먹는다. 새이학가든(854-2030)은 공주국밥, 금강관(857-6700)은 깔끔한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동해원(852-3624)은 짬뽕 하나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집이다.
  •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고택 경주 수오재에 옮겨 짓기 20년 이재호 기행작가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고택 경주 수오재에 옮겨 짓기 20년 이재호 기행작가

    인생을 살면서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해 벌어지는 일은 얼마나 많을까. 나를 오롯이 지켜 내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기나 할까.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에 ‘수오재’(守吾齋)에 대한 얘기가 등장한다. ‘수오재는 나의 큰형님 정약현께서 당신이 사시는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는 그런 이름을 붙인 데 대해 의심을 했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이후 홀로 지내면서 조용히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어렴풋이 그 이름의 의문점에 대해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스스로 말하였다. 대체적으로 천하의 물건은 모두 지킬 만한 것이 없고, 오직 마음만은 지켜야 한다. 나의 밭을 지고 도망갈 자가 있겠는가? 밭은 지킬 만한 것이 못 된다. 내 집을 이고 달아날 자가 있겠는가? 집은 지킬 만한 것이 못 된다. 나의 원림(園林)에 있는 꽃나무, 과일나무 등 여러 나무들을 뽑아 갈 수 있겠는가? 그 뿌리는 땅에 깊이 박혀 있다. (중략) 그런데 마음은 어떤가. 이익과 작록이 유혹하면 그리로 가고 위엄과 재화가 위협하면 그리로 간다. 유독 나의 큰형님만은 당신의 마음을 잃지 않고 수오재에 편안히 앉아 계시니 어찌 본디부터 지킴이 있어 마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이것이 큰형님께서 당신의 집 이름을 그렇게 붙인 까닭인 것이다.’ 그러면서 ‘나(吾)를 지키지 못해’ 자신이 귀양살이를 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다. 경북 경주시 배반동 효공왕릉 앞 한적한 동산 자락에 ‘수오재’라는 한옥 고택 4채가 있다. 수오재의 주인장은 이재호(57)씨다. 그는 기행작가이면서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 동국대 인문대 객원교수, 울산문화재연구원 이사, 반구대사랑시민연대, ‘경주길’ 대표 등의 직함도 가지고 있다. ‘천년고도를 걷는 즐거움’, ‘삼국유사를 걷는 즐거움’ 등의 책도 펴냈다. 그는 원래 서울에서 살았다. 1987년부터 유홍준 교수와 전국의 문화유산을 함께 오랫동안 답사했다. 그러던 중 1994년 사라져 가는 문화유산을 세상을 전하기 위해 경주에 터전을 마련했다. 경주를 택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저녁 노을을 볼 수 있는 곳, 둘째 주변에 문화유산이 있어야 할 것, 셋째 영원히 개발되지 않을 곳 등이다. 그래서 신라 52대 임금인 효공왕릉이 있는 곳으로 정했다. 그는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면서 전국을 돌아다녔다. 공단과 도로개발 등으로 방치된 한옥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살려 보자는 마음으로 그동안 경북(칠곡·영천·경주·마산·거창), 전남북(김제·영광·함평) 등지에서 13채의 한옥을 옮겨 왔다. 이 중에 4채를 원래대로 되살려 짓고 나머지 9채는 새로 짓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옥을 옮기는 방법은 방치된 한옥을 분리해 트럭에 싣고 수오재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 중에는 지은 지 200년이 된 김제의 만경고택, 마산의 황부자집은 거의 문화재급에 해당하는 소중한 것들이다. 옮겨 온 것들 중에 지을 돈이 없어 시간이 지나다 보니 썩어 버리는 것도 더러 있다. 고택 재현은 그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러저런 사연들로 수오재는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됐다. 국내 유명 인사들은 물론 터키 대사, 슬로바키아 대사 등 외국인들도 많이 다녀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을 한 채 짓고 나면 다시는 안 지으려고 합니다. 여윳돈이 많든 적든 대개가 인부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살아가면서 행하는 것들은 지나고 나면 실체가 없고 잔영과 추억만 남지만 집은 공간과 실체가 남는 최고의 공간예술이고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친 듯이 20년 동안 전국의 사라져 가는 고택을 옮겨 짓는 것은 그에게 어떤 필연적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남 의령에서 태어날 때부터 그는 고택 기와집에서 살았다. 자연스럽게 한옥의 따뜻한 구들방과 청마루 다용도 목적의 공간을 체험했던 것이다. 집 뒤에는 아주 큰 대밭이 있었고 밤나무밭은 그림처럼 산으로 연결돼 있었다. 청마루는 지금의 아파트 거실 역할을 했는데 밀폐된 아파트와 달리 자연과 얼마든지 교감이 가능했다. 앵두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마음이 울렁거렸고 연노란 감잎이 돋아나면 새로운 만물을 잉태하는 대자연의 순리를 체득할 수 있었다. “저의 집 마당은 온 하늘을 안고 온 눈비를 맞으며 온 바람과 색깔을 담은 거대한 우주의 그릇이었습니다. 아무리 춥고 지치고 고단해도 군불 지펴 등을 방바닥에 대고 드러누우면 참으로 따뜻한 행복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글을 쓰거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결국 어릴 때의 정서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 역시 어릴 때 한옥에서 자란 자양분이 제 인생의 나침판이 돼 30대부터 한옥을 옮겨 짓는 인연으로 연결된 것이지요.” 결국 한옥은 자신에게 따뜻한 정과 아늑한 휴식을 제공했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가는 지혜를 알게 했다고 추억한다. 다시 말해 몸과 마음이 한없이 편안하다는 것이 이씨를 한옥에 미치게 했다는 것이다. 하여 어른이 되면서 인생의 가치관, 즉 ‘세상에 감동을 주는 것’을 구체화하게 된다. 자연과 인간, 문화유산에서 감동을 받아 세상에 전해 주는 것이다. 사라져 가는 고택, 방치된 한옥을 다시 짓는 일도 그러하다. 이어 화제를 한옥의 수난사로 돌린다. “우리나라가 조국 근대화의 물결로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힐 때 흙과 나무의 천연재료로 지은 우리의 한옥들은 모진 수난을 겪게 됩니다. 특히 1971~1977년 사이에 초가집에서 슬레이트로 바뀐 집이 자그마치 240만채였습니다. 기와집도 예외는 아니지요. 시멘트에 포위돼 국적 불명의 어설픈 수리가 계속되면서 한옥도 아니고 양옥도 아닌 이상한 집들로 변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2000년대를 시점으로 서울의 북촌 등지에서 한옥 살리기 붐이 조성되면서 이제는 한옥에 사는 것이 하나의 로망으로 되는 현상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은 않는다. “거의 모두가 새 나무로 지어진 새 한옥이라 느낌이 없다. 새로 지어진 한옥촌, 한옥호텔 등을 보노라면 아무런 감흥이 오지 않는다”면서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업적인 머리를 쓰는 사람은 고택을 옮겨 짓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만약 자신이 고택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고택을 옮겨 짓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들어 자신이 하고 싶었던 꿈과 가치관을 실현하면서 현실에서 무릉도원을 만들고 싶은 열정이 갈수록 더 많이 생겨난다고 했다. “지금도 좋은 고택이 있다면 마음이 흥분되고 벌써 머리로 집을 다 지어 버립니다. 사라져 가는 한옥을 살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제가 살아 있는 당대에 고택의 맛을 즐기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욕심입니다. 고택은 최하 50년이 지나야 그 엷은 맛이 나려 하고, 100년은 지나야 고색의 맛이 풍기고, 150년은 지나야 고색창연한 깊은 향기가 풍겨 오는 것입니다.” 그의 철학은 수오재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옮겨 지은 전체 고택 한옥은 시멘트를 안 쓰고 천연재료로만 지었다. 그러다 보니 천장이 낮거나 반듯하지 못해 찾아오는 이들에게 미안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고택의 맛과 건강을 선사하기 위해 한결같이 흙을 고집해 왔다. “사람은 자기 식의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정말 원해서 그렇게 살기보다는 살기 위해서 그렇게 사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해도 근원적인 회귀본능은 자연입니다. 오히려 첨단화될수록 세상은 더 각박해져 자연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단원 김홍도의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를 예로 든다. 이 그림은 김홍도가 왼숙기에 들어선 57세에 그린 것으로 3정승과도 안 바꾼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이씨는 삼공불환도를 연상하면서 나름대로 수오재에 대한 정경을 읊조린다. ‘수목이 우거진 정원 속에 대나무가 청아한 바람을 일으키고, 별당아씨는 바람을 안고 그네를 타고, 선비는 담소하다 책을 읽고 누워 휴식을 취하네. 안채 마당에서는 베틀 위에서 베를 짜고 마당에서는 닭들이 한가롭개 노닐며 개들도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다. 여러 채의 기와집들은 저마다 아름다움을 주고받으며 주인과 손님의 품격을 살려 준다. 하늘은 고요한데 바람은 일렁이고 정경운 삶이 그저 한가롭다.’ 이씨는 언제부터인가 수오재 역시 3정승과도 절대 바꾸지 않겠다는 생각에 ‘삼공불환 수오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재호 기행작가는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민예총 창립 발기인이며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초대 총무로 1987년부터 유홍준 교수와 함께 전국의 문화유산을 답사하며 역사기행 문화를 선도했다. 또한 대곡댐 반대, 울산 병영성 살리기, 울산 옥현 유적지 보존, 가지산(석남사) 살리기, 석굴암 모형 반대 운동에도 앞장섰다. 1994년 서울에서 경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이후 각종 개발 등으로 전국에 방치된 고택 한옥을 경주 수오재에 옮겨다 짓고 있다. 현재 기행작가이면서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동국대 인문대 객원교수, 울산문화재연구원 이사, 반구대사랑시민연대, ‘경주길’ 대표 등의 직함도 가지고 있다. ‘천년고도를 걷는 즐거움’, ‘삼국유사를 걷는 즐거움’ 등의 책을 펴냈다. ■‘김문이 만난 사람’은 이 인터뷰로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 ‘놀이기구 아닙니다’ 나무 베려다 벌어진 사고 ‘아찔’

    ‘놀이기구 아닙니다’ 나무 베려다 벌어진 사고 ‘아찔’

    프랑스 타르브 지역에서 나무를 베던 남성들이 아찔한 사고를 당한 영상이 화제다. 9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나무를 베던 남성과 나무에 연결된 줄을 잡고 있던 또 다른 남성이 겪은 아찔한 사고 순간이 담긴 영상을 소개했다. 1분여 분량의 영상을 보면 커다란 나무 위에 한 남성이 올라가 나무를 베고 있다. 또 한 명의 남성은 비록 화면에는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나무 꼭대기에 묶인 줄을 잡고 있는데, 바로 나무가 넘어갈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그런데 잠시 후 나무가 뜻하지 않게 가옥이 있는 방향으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시커먼 물체가 나무 방향으로 나는 듯이 빠르게 움직인다. 다름 아닌 줄을 잡고 있던 남성. 해당 언론에 따르면 이 남성은 밧줄을 허리에 묶고 있다가 나무가 쓰러지면서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이 사고로 인해 남성은 팔이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유튜브,newsflar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산양이?’ 순식간에 튀어나오는 히말라야 산양떼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산양이?’ 순식간에 튀어나오는 히말라야 산양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숨어 있던 야생 타르(tahr·히말라야 산양)가 사냥꾼 총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순간이 포착돼 화제다. 지난 2009년 11월, 뉴질랜드 서쪽 해안의 가파른 산지. 눈으로 보기엔 풀들과 돌만 보이는듯하다. 자세히 보면 웅크리고 앉아 휴식을 취하는 타르가 4~5마리 정도 보인다. 잠시 뒤, 사냥꾼이 쏜 총알의 총성이 울린다. 빗나간 총알이 땅에 맞으며 연기가 인다. 풀숲 곳곳에 숨어 있던 야생 타르들이 총소리에 놀라 몰려나와 도망치기 시작한다. 엄청난 수의 타르 무리에 그저 놀랄 따름이다. 한편 타르는 양과 염소의 중간 동물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항상 가파르고 나무가 많은 고산 지역에 산다. 히말라야, 카슈미르, 네팔 등지에 분포하며 국제보호동물로 지정돼 보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coasthunter2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유품’과 착시 바로잡기

    [문소영의 시시콜콜] ‘유품’과 착시 바로잡기

    아내의 오랜 투병으로 독거 노인처럼 살던 아버지가 수도권 아들 집 근처에서 옮기기로 하면서 가을에 붉은 감나무가 장관이던 청주집을 지난달 말 정리했다. 지난 4월 돌아가신 엄마의 유품 중 재봉틀을 갖겠다고 해 발구름판이 달린 스탠드형 재봉틀을 거실에 들이게 됐다.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엄마 생각을 하면서 독서용 책상처럼 쓸 요량이었다. 처녀 시절 양재학원 강사였던 엄마는 재능을 살려 손끝도 야물게 필요한 옷을 척척 만들었다. 언니·오빠의 중·고등학교 교복을 직접 만들어서 입혔다. 초등학교 시절에 입었던 화려한 꽃무늬의 원피스는 모두 엄마의 작품이었다. 재봉틀 바퀴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공단 자투리를 만지작거리거나 보들보들한 실크천을 몸에 감고 놀았던 기억이 또렷하다. 빨간 이불보로 포장해 놓은 재봉틀을 지난 주말 풀었다. 대략 난감했다. 40년 전 기억 속의 그 재봉틀이 아니었다. 단단하고 값비싼 원목으로 만들었다는 기억과 달리 장식용 합판을 얇게 댄 상판은 오랜 세월을 견디지 못한 채 두세 군데나 크게 벗겨졌다. 또 정면에 잡동사니를 넣어 두던 서랍이 떨어져 나가 재봉틀 내부가 흉하게 드러났다. 상표도 경제학 서적에 튼튼한 제품이 경영을 어떻게 망치는가를 보여 준 사례로 등장한다는 미국 싱거(Singer) 미싱이 아닌 싱싱(Singsing)이었다. 마치 영화 ‘건축학개론’의 게스(GUESS)의 짝퉁 티셔츠 게스(GEUSS)를 발견한 느낌이랄까. 평화로운 어린 시절의 젊고 재능 많던 엄마를 기억하려던 유품의 실체는 이렇게 흉물스러웠다. 세상사가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하지만 재봉틀 유품은 어느 쪽도 아니었다. 재봉틀에서 인간의 기억은 편의적으로 왜곡하고 얼마나 미화에 익숙한가를 깨닫는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애통해하던 중 판교 추락사가 추가돼 심한 멘탈 붕괴를 겪자 “안전 비용만 따지는 한국은 아직 후진국”이라는 국제전화가 왔다. “국가가 왜 이 모양이냐”며 통탄했더니 “여성 인신매매가 사라진 지 겨우 24년”이라며 누군가가 ‘위로’ 댓글을 달았다. 동남아나 중동에서 발생한 쿠데타 소식에 “미개하군” 하고 얕잡아 보는 마음이 생기지만, 1979년 신군부가 일으킨 12·12사태를 떠올리면 ‘쿠데타 없는 세상’은 겨우 35년 됐다. ‘선진 한국’, ‘세계 속의 한국’이란 잘난 이미지에 푹 빠져 살지만, 여러 적폐를 물려받은 한국에서 민주주의 성숙과 인권의 확대, 검열 없는 언론자유의 신장, 위험사회 극복 등에는 세월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감귤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감귤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은 과거엔 대중적 과일이 아니었다.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임금에게 바치는 대표적인 진상품이었을 정도로 비싼 과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생활 속 과일로 자리 잡았다. 감귤은 우리나라 제1의 과수인 동시에 비타민C, 플라보노이드 등의 함량이 많아 감기나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탁월하다. 여기에 여러 기능성 식품과 가공품의 재료로 쓰이면서 미래 바이오산업에도 활용되는 등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감귤은 인도 아삼 지방과 중국 남부가 원산지다. 귤과 같은 말이다. 감귤류는 밀감(Mandarin), 오렌지(Orange), 레몬(Lemon), 문단(Pummelo), 시트론(Citron), 금감과 탱자나무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 서로 간의 교잡을 통해 다양한 품종이 탄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요즘 인기 있는 한라봉이나 천혜향은 밀감과 오렌지를 교배해서 탄생시킨 품종들이다. 밀감류는 기원전 4000년쯤 중국으로 전파돼 다양한 품종으로 발달한 뒤 19세기 유럽과 북미로 퍼졌다. 오렌지는 동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지중해를 거쳐 유럽과 미국으로 전해졌다. 감귤은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등 현재의 주요 종교의식에서 빠지지 않고 쓰인다. 유대교에서 시트론은 초막절(이스라엘의 명절 중 하나로 임시 초막을 지어 광야 생활을 기억하는 행사)에 백성들을 향한 하느님의 은혜와 선의를 상징한다. 기독교에서는 오렌지나무를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했다. 네덜란드는 오렌지의 나라로 유명하다. 16세기 말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렌지공 윌리엄(William of Orange)에서 기원한다. 네덜란드 국가대표 축구팀의 별칭도 ‘오렌지 군단’이다. 우리 민족은 삼국시대부터 이미 감귤을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서 ‘탐라국왕세기’에 따르면 155년부터 탐라와 중국, 일본과의 토산물 교역에 귤이 포함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문헌에 따르면 35종 정도가 재래귤로 기록돼 있으나 현재는 당유자, 진귤(산귤), 병귤, 동정귤, 사두감, 감자, 홍귤, 청귤, 빈귤, 지각, 유자, 편귤 등 12종만 전해진다. 현재 제주도에는 100년 이상 된 재래귤나무가 185그루 남아 있다. 감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과일이다. 북아메리카에서는 바나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과일로 미국인들은 1년에 20.7㎏을 먹는다. 국내에서는 2012년 기준 67만t이 생산되고, 1인당 소비량도 15.4㎏으로 과일 중 소비량 1위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온주밀감이 재배된다. 감귤 중에서도 쉽게 껍질을 벗길 수 있는 종이다. 다른 감귤에는 없는 베타크립토키산틴이 들어 있어 항암 효과도 높다. 2000년대 들어서는 온주밀감 외에 맛과 향, 모양이 독특한 한라봉, 천혜향, 황금향 등 만감류도 많이 재배되고 있다. 감귤은 건강에도 좋은 과일이다. 예부터 서양에서 괴혈병이나 유행병 등이 발생하면 감귤이나 감귤 주스를 먹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감귤의 비타민C 함량은 사과의 8배, 파인애플의 4배 이상이다. 감귤 100g에는 비타민C가 36㎎이나 들어 있어 감귤 두 개만 먹어도 성인의 하루 비타민C 요구량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하늘이 내린 종합감기약’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비타민P는 과일 중에 감귤에만 들어 있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뇌졸중과 고혈압, 동맥경화 등에 효과가 있다. 귤 안쪽 껍질의 흰 부분과 알맹이를 싸고 있는 속껍질에는 식이섬유인 펙틴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변비 해소와 설사 억제에 탁월하다. 또한 항암, 성인병 발생 억제 등에 효과가 있는 카로티노이드와 지방대사 개선 등에 효과적인 나린진 등이 함유돼 있다. 한의학에서도 감귤은 중요한 약재다. 감초 다음으로 한방에서 많이 사용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감귤의 껍질(진피 등), 씨, 청귤 껍질 등이 약용으로 주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위장 장애, 천식, 가래, 식욕부진, 동맥경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감귤의 청피나 진피는 한약방에서 비싸게 팔린다. 전통 한의학에서는 인간의 신체를 오장육부로 분류하고, 그것을 5가지 색으로 구분한다. 노란색 감귤은 베타카로틴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암이나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베타카로틴은 체내로 흡수되면 비타민A로 변해 성 기능 향상과 면역 기능 강화, 상피세포 재생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귤은 최근엔 웰빙 가공식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감귤은 한 해 6만t 정도가 가공용으로 사용된다. 주로 주스 원액이나 농축액으로 활용된다. 농축액은 초콜릿 등 다른 가공품의 원료로 공급된다. 감귤 주스는 과립과즙음료로 출시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감귤 초콜릿, 감귤 아이스크림, 감귤 잼 등이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특히 감귤 초콜릿은 기존 초콜릿의 강한 코코넛 맛을 줄이고 천연 감귤 농축액을 사용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감귤 아이스크림은 감귤 함량이 60%로, 아이스크림 1개에 감귤 2개가 들어 있어 건강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밖에도 비만 억제와 고혈압 예방에 좋은 감귤 쌀, 2010년 한·중·일 정상회담 때 건배주로 사용됐던 감귤 농축액과 한라산 암반수로 만든 감귤 와인, 미성숙 과실의 과즙으로 만들어진 기능성 음료 등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욱 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 연구관 ■문의 douzirl@seoul.co.kr
  • 세월이 멎은 듯… 달도 숨다

    세월이 멎은 듯… 달도 숨다

    단풍 하면 퍼뜩 떠오르는 곳이 내장산 국립공원이다. 우리나라 단풍 유람의 대표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한데 내장산 국립공원이 전북 정읍 쪽의 내장산뿐 아니라 전남 장성 쪽의 백암산과 입암산을 아우른다는 것을 아는 이는 뜻밖에 적다. 백양사가 깃든 백암산은 그나마 유명세를 얻은 편이다. 입암산을 아느냐 물으면 열에 아홉은 고개를 외로 꼬기 일쑤다. 내장산 국립공원의 한 축인 입암산 일대에 장성새재 옛길이 남아 있다. 세인의 시선에서 살짝 비켜 선 곳이니 한적함이야 더 말할 게 없을 터. 남도 사투리는 이를 ‘다붓한(한적한) 새름길(샛길)’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에 삼한시대 축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입암산성 가는 길을 덧붙이면 멋진 트레킹 코스가 완성된다. 길의 들머리는 남창계곡이다. 산성골, 새재골 등에서 흘러온 여섯 지류가 합류되는 곳이다. 예부터 ‘과실의 왕은 감이요, 감의 왕은 대봉’이라 상찬을 받아온 대봉감의 산지로도 이름났다. 전남대수련원 입구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 남경산기도원 왼쪽 흙길 임도로 들어선다. 넓고 완만한 길이다. 계속 직진해서 새재화장실을 지나면 곧 장성새재 갈림길이다. 전 구간을 통틀어 화장실은 이곳뿐이다. 미리 ‘해결’하고 가는 게 낫겠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장성새재를 거쳐 백암산과 백양사 또는 순창새재까지 갈 수 있는 길이다. 흔히 새재 하면 경북의 문경새재를 떠올리지만 장성에도 새재가 있다. 한데 이름의 어원은 다소 다르다. 문경새재는 새도 쉬어 넘는다는 조령(鳥嶺)의 순우리말 표현이다. 장성의 새재는 지름길 혹은 샛길의 의미가 강하다. 김채림 장성군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지역에 살던 선조들이 장을 보거나 과거를 보기 위해 정읍으로 넘어갈 때 지름길로 이용했던 길”이라며 “한양으로 가는 삼남대로인 갈재(노령)를 이용하기 곤란한 사람들도 관아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샛길로 장성새재를 이용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장성새재 옛길은 장성 쪽 남창계곡에서 전북 정읍 입암공원지킴터까지 5㎞ 남짓한 구간을 이른다. 한데 이 구간을 종주하면 원점회귀가 어려울 뿐 아니라 산행거리도 짧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따라서 옛길 정상인 장성새재까지 3㎞ 정도 걸은 뒤 되짚어 나와 입암산성까지 다녀오길 권한다. 이 경우 산행거리가 약 14㎞로 확 늘어난다. 하지만 경사가 완만해 오르는 데 별 어려움이 없고 볼거리가 많아 좀 더 발품 팔 이유는 충분하다. 장성새재 정상에서도 입암산성 북문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지만 현재는 폐쇄됐다. 김 해설사는 “조금이라도 거리를 줄여 보겠다고 이 코스로 올라붙었다가는 죽을 만큼 고생한다”고 경고했다. 오래전 장성새재 가는 길은 정감 넘치는 오솔길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에 군용도로로 쓰기 위해 폭을 넓히면서부터 주변 환경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1970년대 들어 차량 통행은 금지됐고 길은 다시 옛 정취를 되찾아가는 중이다. 옛길은 인적이 드물다. 산행 내내 사람 한 명 보기 어렵다. 그 덕에 길을 독차지하고 걷는 호사도 누린다. 길은 완만한 편. 길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위로는 산새들이 삐쭝대며 날아간다. 가을이 짙어지면서 단풍 빛깔도 한결 요염해졌다. 거리가 짧으니 숨이 찰 까닭도 없다. 산책하듯 ‘싸목싸목’ 걷다 보면 어느새 새재 정상이다. 선조들은 새재를 월은치(月隱峙)라고 불렀다. ‘달이 숨은 고개’란 뜻인데, 숲이 어찌나 깊든지 하늘에 뜬 달이 보이지 않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장성새재 갈림길까지 되짚어 내려온 뒤 입암산성 등산로로 접어든다. 갈림길에서 5분가량 올라가 다리를 건너면 숲 체험장이다. 전남대가 1960년대 조성한 삼나무 숲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삼나무가 수직의 세상을 펼쳐낸다.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나무의자도 여럿 놓여 있다. 삼나무 이파리 사이로 쏟아진 햇살이 빈 의자 위로 사뿐히 걸터앉는다. 삼나무 숲 끝자락은 계곡이다. 단풍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있다. 계곡 위로 놓인 다리를 건너면 잠시 가팔라졌다가 다시 완만해진다. 이렇게 몇 굽이를 돌면 은선동 삼거리다. 왼쪽 길은 갓바위(638m), 오른쪽은 입암산성 남문 방향이다. 어느 쪽으로 가도 입암산성을 돌아 원점회귀할 수 있다. 예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몇번의 된비알을 지나면 입암산성 남문이다. 오랜 시간을 버텨왔을 성벽이 어찌나 견고하든지 입에서 쉼 없이 탄식이 쏟아져 나올 지경이다. 입암산성은 호남 내륙의 자연과 선조들의 지혜가 어우러진 천혜의 요새다. 문화재청 홈페이지는 “전라도를 방어하는 데 중요한 곳으로 노령산맥에 이어져 전라북도 정읍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성이다. 높이 626m인 입암산의 계곡 능선을 따라 만든 포곡식(계곡을 감싼 형태의 성곽) 산성으로 3.2㎞ 정도 남아 있다”고 적고 있다. 축성 시기는 불분명하다. 다만 ‘고려사’ 등에 1256년 송군비 장군이 몽고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 고려시대 이전부터 성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향토 사학계에서는 삼한 시대에 처음 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백제 때는 견훤이 요새로 쓰기도 했단다. 과거 네 곳의 포루(砲樓)와 두 곳의 성문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남문만 공개되고 있다. 남문 성벽은 수직에 가깝다. 성 안에는 물이 솟는 곳이 예닐곱 곳에 달한다. 양식만 비축한다면 외적의 침입에도 오랜 시간 성을 지킬 수 있는 모양새다. 남문에서 북문 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도 곳곳에 옛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성내마을터가 특히 인상적이다. 1980년대까지도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성내마을터를 지나 북문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입암산이란 이름의 근원이 됐던 갓바위(笠岩)로 가는 길이다. 둥근 접시 모양의 갓바위는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갓이다. 갓바위 위는 최고의 전망대다. 드넓은 들녘 한가운데 입암저수지가 보이고 들판을 가로지르는 호남고속도로와 정읍 시가지, 두승산 등이 한눈에 잡힌다. 입암산성 최고의 망루다운 전망이다. 하산길은 어려울 게 없다. 노송들 사이로 능선길을 따라 20~30분 내려오면 은선동 삼거리다. 글 사진 장성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승용차는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으로 나와 백양사 방향으로 가다가 남창(입암산) 방향으로 들어가면 된다. 대중교통은 북이면 사거리까지 어떻게 가느냐가 관건이다. 기차는 사거리에 있는 백양사역에서 내리면 된다. 사거리터미널에서 남창 가는 군내버스는 오전 8시 20분, 10시, 오후 1시 50분, 4시 50분 네 차례 있다. 남창에서 나가는 시각은 여기에 30분을 더하면 된다. 사거리에서 남창계곡을 거쳐 백양사까지 가는 버스도 하루 다섯 차례 운행한다. 고속버스는 장성터미널, KTX는 장성역까지 각각 가야 한다. 장성 시내에서 사거리까지는 20~30분에 한 대꼴로 버스가 오간다. →맛집:장성호 인근의 호반가든(392-8692)은 메기찜이 맛있는 집이다. 시래기를 깔고 갓 잡은 메기를 올린 뒤 갖은 양념을 섞어 졸여낸다. 짭짜름하게 양념이 밴 시래기에 메기를 얹어 먹는 맛이 각별하다. 2인분 2만 5000원. 백련동 시골밥상(393-7077)은 유기농 식재료로 차린 열두 가지 반찬이 맛있는 집이다. 1만원. 청자연(394-9909)도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담백하고 정갈한 음식들이 일품이다. 두 집 모두 홍길동 테마파크 인근에 있다. →잘 곳:숲 속에서 아침을 맞고 싶다면 축령산자연휴양림(390-7770)이나 방장산자연휴양림(394-5523)이 좋겠다. 축령산은 편백나무 숲이 깊고 방장산은 고창과 서해 일대가 조망된다. 홍길동 테마파크(394-7240)에도 소규모 숙박시설과 오토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남창계곡에도 오토캠핑장이 있다. →주변 볼거리:주변에 단풍 명소가 많다. 그 가운데 백양사가 가장 가깝다. 장성호관광지에 임권택시네마테크가 조성돼 있다. 전망대에선 장성호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테마파크 인근의 금곡영화마을은 영화 ‘태백산맥’ 등의 배경이 됐던 산골마을이다. 필암서원도 지척이다.
  •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산양이?’ 숨어있던 히말라야 산양떼 화제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산양이?’ 숨어있던 히말라야 산양떼 화제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숨어 있던 야생 타르(tahr·히말라야 산양)가 사냥꾼 총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순간이 포착돼 화제다. 지난 2009년 11월, 뉴질랜드 서쪽 해안의 가파른 산지. 눈으로 보기엔 풀들과 돌만 보이는듯하다. 자세히 보면 웅크리고 앉아 휴식을 취하는 타르가 4~5마리 정도 보인다. 잠시 뒤, 사냥꾼이 쏜 총알의 총성이 울린다. 빗나간 총알이 땅에 맞으며 연기가 인다. 풀숲 곳곳에 숨어 있던 야생 타르들이 총소리에 놀라 몰려나와 도망치기 시작한다. 엄청난 수의 타르 무리에 그저 놀랄 따름이다. 한편 타르는 양과 염소의 중간 동물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항상 가파르고 나무가 많은 고산 지역에 산다. 히말라야, 카슈미르, 네팔 등지에 분포하며 국제보호동물로 지정돼 보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coasthunter2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왜 이 詩여야 했나… 시인들이 답하다

    왜 이 詩여야 했나… 시인들이 답하다

    문단을 대표하는 원로·중견·신진 시인들이 그들의 자작시 가운데 대표작을 직접 뽑았다. 한국작가회의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출간한 저서 ‘세 겹으로 만나다:왜 쓰는가’(삼인 펴냄)에서다. 수많은 시 중 딱 한 편을 대표작으로 고른다는 건 고역이다. 작가회의 관계자도 “시인들이 무척 어려워하고 민망해했다”고 귀띔했다. 시인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손수 고른 만큼 그 시에 얽힌 사연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강은교(69) 시인은 ‘아벨 서점’을 꼽았다. 아벨서점은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있는 헌책방이다. 시인은 “헌책방은 내 문학의 자궁 같은 곳이자 고향”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헌책방에서 문학을 시작했다.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많은 책을 읽었다. 서울 혜화동의 헌책방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곳 주인이 릴케의 시집을 선물해 릴케를 처음 알게 됐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릴케에 엘리엇까지 결합하면서 문학을 살찌웠다. 아벨 서점 다락방에서 강의를 하며 만난 사람들도 ‘아벨 서점’에 애착이 가게 했다. 그 사람들은 이 시대에 보기 드물 정도로 열정적이고 순수했기 때문이다. 천양희(72) 시인은 ‘직소포에 들다’를 제일로 쳤다. 그는 1979년 여름, 부안 내변산의 직소폭포를 찾았다. 삶이 힘들어 방황하다 세상을 등지려 찾아갔다. 폭포 소리가 우렁찼다. 그 소리가 ‘너는 죽을 만큼 잘 살았느냐’고 묻는 것 같았다. 순간 깨달음을 얻고 다시 돌아와 삶을 시작했다. 이후 13년 만에 시를 완성했다. 긴 고통과 정신의 수련 끝에 얻어진 시다. 시인은 “시가 안 쓰일 때면 가슴에 넣어 놨던 그 소리를 꺼내 다시 듣곤 한다”며 “나를 살린 폭포”라고 회고했다. 정호승(64) 시인은 ‘자작나무에게’를 우선순위에 올렸다. 여행지에서 받은 감명을 잊지 못해서다. 키르기스스탄의 거대한 호수 ‘이스쿨’을 찾았다가 자작나무 숲을 봤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생가로 가는 길에서도 자작나무 숲을 접했다. 두 곳에서 자작나무가 갖고 있는 영성·신성을 느꼈다. 시인은 “자작나무에게서 느낀 영성이 내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 계기가 됐고 이 나이에 무언가를 고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시 세계의 변화를 알리는 작품을 대표작으로 뽑기도 했다. ‘농무’를 꼽은 신경림(78) 시인은 “다른 모든 시에도 애착이 가지만 ‘농무’는 내가 시를 쓰기 시작한 이후 내 시가 예전 시와 달라진 전환점의 시”라고 말했다. ‘풀의 신경계’를 으뜸으로 든 나희덕(48) 시인도 “‘뿌리에게’로 대변되는 유기체적인 수목(樹木)적 상상력에서 풀의 자유분방하고 불규칙적이고 유동적인 운동성 쪽으로, 내 감각이나 상상력이 변화하는 새로운 지향점을 잘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시인 60명이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작, 대중이 가장 사랑하는 자신의 시, 낭독하기 좋은 시’에 대한 물음에 직접 3편씩 고른 180편의 시가 담겨 있다. 고은, 신경림 등 원로부터 이성복·정호승·황인숙·안도현 같은 중견 시인, 이설야·유병록·박준 등 신진 시인까지 다양한 성향의 시인들이 참여했다. 소설가 8명과 평론가 4명은 ‘왜 쓰는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나름의 답도 내놨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자식 도리 다하려 제사상에 올려… 나무 무늬 아름다워 가구 재료로

    감은 우리 전통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일이다. 감나무를 심어 봄에는 꽃을 보고, 여름에는 그늘을 즐기며, 가을에는 열매를 따서 먹는 등 사시사철 우리 곁에 있는 친근한 존재다. 조선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는 ‘속전시유칠절’(俗傳枾有七絶)’이라 하여 감나무의 7가지 덕(德)을 기록했다. 수명이 길고, 녹음이 짙고,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 벌레가 꼬이지 않고, 단풍이 아름다우며, 열매가 좋고, 낙엽이 거름이 된다 하여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좋은 나무라고 예찬했다. 감(또는 곶감)은 밤, 대추와 함께 삼실과(三實果)로서 명절이나 조상의 기일에 반드시 제상에 올리는 과일이다. 감은 교육의 중요성을 의미하며, 밤은 부모의 역할과 자식의 도리를 다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대추는 자식을 낳아 대를 이으라는 의미가 담겼다. 감나무의 오상(五常)도 자주 거론됐다. 감나무의 잎은 글을 쓰는 종이가 된다 하여 문(文),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쓰였다 하여 무(武), 과실의 겉과 속의 색깔이 같아 충(忠), 노인도 치아 없이 먹을 수 있어 효(孝), 서리가 내려도 늦게까지 나무에 매달려 있어 절(節)이라 했다. 감은 또 ‘좋은 결실’ 또는 ‘욕심’의 의미로 많이 쓰였으며, 이를 명심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의 속담이 많다. ‘감나무 밑에 누워도 삿갓 미사리를 대어라’, ‘꼭지가 물러야 감이 떨어진다’, ‘감나무 밑에서도 먹는 수업을 하여라’는 좋은 결실을 위해 노력하라는 뜻을 담은 속담이다. ‘호랑이도 곶감이 무서워 도망간다’와 ‘돌팔이 의원이 감을 보면 얼굴을 찡그린다’는 곶감의 맛과 약효를 강조했다. ‘진짜 술꾼은 감을 먹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 내려올 정도로 숙취에 감이 좋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먹감나무는 전통가구의 재료로 이용되기도 한다. 재질이 연하고 치밀한 감나무 중에 내부가 새카맣게 먹이 들거나 검은 무늬가 든 것을 먹감나무라 한다. 먹감나무의 산 무늬나 파도 무늬가 아름다워 장, 농, 문갑, 사방탁자, 연상 등의 판재로 이용된다. 감나무의 종류도 다양하다. 감과 고욤은 모두 감나무 속의 식물이나 감은 선명한 주황으로 익어 가는 반면, 고욤은 회색이나 흑색이 섞인 황색이다. 재래종 감들은 대부분 떫은 감이다. ‘동국여지승람’에 주산지가 합천, 하동, 청도, 거창, 의령 등 우리나라 남부라고 기록돼 있다. 감은 떫은맛의 유무에 따라 떫은 감과 단감으로 나눌 수 있는데 떫은맛 성분의 변화에 따라 다시 완전, 불완전으로 세분화된다. 단감은 종자 형성과 과육 내 갈색의 반점이 생기는 것과 관계없이 단감이 되면 완전단감, 반점이 있는 단감이 되면 불완전단감으로 나뉜다. 완전단감으로는 부유, 차랑, 대안단감, 상서조생 등이 대표적이다. 불완전단감의 종으로는 감백목, 서촌조생, 선사환, 조홍시 등이 꼽힌다. 떫은 감은 갈색반점이 없고 떫은맛이 있는 것은 완전, 종자가 있으며 갈반이 생기는 것은 불완전 떫은 감으로 구분한다. 완전 떫은 감은 상주둥시, 청도반시, 산청단성시, 함안물감 등이, 불완전 떫은 감에는 갑주백목, 평핵무, 도근조생 등이 해당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도로 양쪽 침엽수 심으면 자동차 소음 75% 감소

    도로 양쪽 침엽수 심으면 자동차 소음 75% 감소

    도시숲은 기후조절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도시가 숨을 쉴 수 있도록 해 주는 ‘허파’ 역할을 한다. 나무와 숲의 대기 정화 능력은 탁월하다. 30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무 1그루는 하루에 이산화탄소 1.7~3.3㎏를 흡수하고 1.2~2.4㎏의 산소를 방출한다. 사람 2~3명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호흡할 수 있는 양이다. 산소 생산비용으로 환산하면 2만~6만원에 이른다. 수목이 없는 도로에서는 공기 1ℓ당 1만~1만 2000개의 분진이 발생하지만 수목이 있는 경우는 분진량이 1000~3000개로 급감한다. 또 숲이 있으면 여름철 한낮 온도가 평균 3~7도 낮아지고, 습도는 평균 9~23% 높아진다. 높이 8m, 둘레 25㎝의 플라타너스 또는 느티나무 1그루는 하루 평균 150~300g의 수분을 방출한다. 에어컨 5대를 약 5시간 가동하는 효과다. 숲의 증산작용을 통해 도심의 ‘열섬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방음 효과도 뛰어나다. 도시숲에 큰 나무가 있으면 10㏈의 소음을 감소시킨다. 도로 양옆과 중앙분리대에 키가 큰 침엽수를 심으면 자동차 소음의 75%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학적인 분석이 없더라도 회색 도시에서 만나는 녹색의 숲은 시각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고,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아낙네들이 콩밭 매던 비탈진 충남 청양 대치면 개곡리 밭에는 밤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마을에 알밤이 떨어지면 껍질이 마르기 전 주워야 하기 때문에 농부는 아픈 것도 잊는다. 18가구가 모여 사는 개곡리에는 마을 이장이자 모든 행정업무를 도맡아 하는 마을의 막내아들 강인승씨가 있다. 정 많고 의욕 넘치는 이장님 댁의 마루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헬로 이방인(MBC 밤 11시 15분) 게스트하우스 주인장 배우 김광규가 이방인들의 한국 생활에 도움을 줄 깜짝 손님을 초대했다. 평소 한국어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 하는 이방인들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선 김광규는 프로그램 ‘우리말 나들이’를 진행하는 박연경 아나운서를 초대한다. 뛰어난 한국어실력으로 외국인이 맞는지 의심받아 왔던 이방인들의 진짜 실력이 공개된다. ■라비린스:미궁(AXN 밤 10시 50분) 중세 시간여행 미스터리 드라마. 1209년 십자군과의 전투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트랑카벨 자작은 십자군과 평화조약을 맺으려 한다. 이에 시몽 드 몽포르 백작은 평화조약의 대가로 카타르 교인들을 내놓으라고 하지만 자신의 시민을 포기할 수 없는 자작은 평화조약을 맺지 않겠다고 한다. 한편 2012년 앨리스는 폴의 부하들에게 쫓겨 도망치는 신세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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