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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생생리포트] “명령이란 뜻 아냐”…일본, 연호 ‘레이와’ 외국에 해명 진땀

    [특파원 생생리포트] “명령이란 뜻 아냐”…일본, 연호 ‘레이와’ 외국에 해명 진땀

    지난 1일 나루히토 국왕의 취임과 함께 왕의 재위기간을 기준으로 시대를 구분하는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됐다. 서기와 별도로 연호를 사용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하다. 30년 만에 바뀐 일본의 연호에 대해 한국, 중국 등 같은 한자 문화권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 등에서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레이와’의 의미가 ‘명령’이나 ‘지시’를 뜻하는 고압적인 뜻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외교당국이나 재외공관에서 해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3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지난달 1일 새 연호의 확정과 동시에 세계 각국과 유엔 등 국제기구에 이를 통보했다. 일본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154개 국가에 팩스를 보냈고, 각국에 있는 재외공관들도 해당지역 정부에 새 연호를 통보했다. 일본 정부는 ‘레이와’가 각국 정부에 ‘beautiful harmony’(아름다운 조화)로 알려지기를 원했다. 그러나 초기 대응이 한발 늦어지면서 혼란을 자초했다. 각국 정부 등에 ‘The new Japanese Era be called Reiwa.’(새로운 일본의 연호는 레이와입니다)라고만 했을 뿐 ‘令和’라는 한자표기도 없었고 그 의미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특히 발표 당일 오후 아베 신조 총리가 기자회견을 통해 ‘레이와’의 뜻을 소개했지만, 총리 담화의 영어번역은 당일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본국 언론에 ‘레이와’의 의미를 전해야 하는 외신기자들 사이에 혼선이 생겼다. ‘和’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명령’(命令) 등에 쓰이는 ‘令’의 의미가 일본 정부 입장에서 부담스럽게 번역돼 기사화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11시 40분 발표 직후 가장 빨리 보도한 편인 영국 BBC는 ‘令’과 ‘和’를 각각 ‘order’(명령)와 ‘peace·harmony’(평화·조화)로 번역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令’에 대해 ‘auspicious’(상서로운)에 더해 ‘order’, ‘command’(명령)를 병기했다. 일본정부 내에서 “각국에서 ‘명령’이라는 의미가 강조되면 아베 정권이 강권적이라는 이미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외무성은 고노 다로 외무상 명의로 각국 재외공관에 “레이와의 의미를 ‘beautiful harmony’라고 설명하라”고 긴급지시를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국인 기자들에게는 ‘令’이 일반적으로 배운 ‘명령’이 아니라 자주 사용되지 않은 ‘아름다움’이라는 의미로 와닿지 않았다. 이에 더해 ‘레이와’의 출전이 일본의 고전시가집 ‘만요슈’라는 점에 대해서도 중국과 외교적으로 불편할 수 있는 외신들의 분석이 잇따랐다. 영국 신문 더타임스는 “중국 고전에서 연호를 채택해 온 그동안의 전통을 깬 것은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등에 대한 대응을 중시하는 아베 총리의 뜻을 따른 것”이라고 썼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은 “(중국고전이 아닌 일본고전을 연호의 출전으로 삼은 것은)내셔널리즘을 향한 상징적인 일보(一步)”라고 풀이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나루히토, 6개월간 왕위계승 행사… 국사·공무 수행

    나루히토, 6개월간 왕위계승 행사… 국사·공무 수행

    4일 국민 첫 만남… 10월 즉위례 정전의식 11월 가장 중요한 종교의식 ‘다이조사이’ 국내외 인사 2500명에 초청장 보낼 예정 새 일왕 자리잡기까지 3년 시간 필요할 듯나루히토(59) 일왕의 즉위로 ‘레이와’(令和·연호) 시대가 열린 일본에서는 앞으로 6개월여에 걸쳐 왕위계승 절차가 계속된다. 일본 국민들은 이 과정에서 ‘잃어버린 20년’, ‘동일본대지진’ 등으로 상징되는 ‘헤이세이’(平成)의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새로운 내일을 찾으려는 희망에 들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이 1일 오전 ‘삼종신기’라고 불리는 왕가의 상징물을 건네받는 행위를 통해 왕위에 올랐지만 즉위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오는 4일 일반 국민들과의 상견례격인 ‘잇판산가’ (一般參賀)가 예정돼 있다. 일왕 부부가 왕궁 발코니에 나와 광장에 모인 국민들의 축하인사를 받는 행사로, 일본 경시청은 15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위식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즉위례 정전의식’은 10월 22일 치러진다. 일본 정부는 195개 수교국 국가원수 등 국내외 인사 2500명에게 초청장을 보낼 예정이다. 일왕 부부가 오픈카를 타고 왕궁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카페레이드도 펼쳐진다. 이어 11월 14~15일에는 가장 중요한 종교의식인 ‘다이조사이’가 예정돼 있다. 앞으로 나루히토 일왕은 크게 ‘국사(國事) 행위’와 ‘공적 행위’의 2가지를 수행해야 한다. 국사 행위는 총리 임명과 국회 소집 등 헌법에 규정된 업무들이다. 공적 업무는 국내외 각종 행사 참석과 외국원수 접견 등이다. 이런 가운데 레이와 시대 개막에 맞춰 일본의 국가적 과제와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일본은 70대 이상이 인구의 5분의1을 차지하는 심각한 고령화 속에 경제구조 변화에 따라 빈부격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생직장’으로 대표되는 고용 안정성은 약해지고 비정규직 차별 문제가 사회 전면에 등장한 지 오래다. 그 이면에 최악의 ‘일손 부족’이라는 역설적 상황이 교차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에 의한 헌법 개정 추진과 안보법제 강화, 전쟁책임 회피와 교과서 왜곡 등 과거사 부정은 향후 일본의 행보를 우려스럽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나루히토 일왕이 전쟁을 경험한 세대로 경륜이나 연령에서 위엄을 갖췄던 아버지만큼의 카리스마를 아베 총리에게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새 일왕이 자리를 잡기까지 3년 정도 시간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가 “세계평화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힌 첫날 발언에 부합하는 모습을 얼마나 빠르게 구체화시킬지 관심을 모은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와 함께 왕실의 남성 부족에 따른 후계 논의도 가열될 전망이다. 현재 일본 왕실에서는 여성의 왕위 계승권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나루히토의 동생으로 왕세제인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53·왕위계승 서열 1위)와 그의 아들인 히사히토(13·3위), 작은 아버지인 히타치노미야 마사히토(83·3위) 등 왕위계승권이 있는 성년 남자는 단 3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여성에게도 왕위 계승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즉위예식에 마사코 왕비를 포함한 여성의 참석이 철저히 배제된 데서 알 수 있듯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전범기업 국내 압류재산 ‘현금화’ 시작

    日전범기업 국내 압류재산 ‘현금화’ 시작

    日기업 매각 적법성 이의제기 가능성일본에서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며 ‘레이와’ 시대가 열린 1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대법원 확정판결로 압류됐던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매각해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냈다. 이미 압류한 자산을 현금화해 피해자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한 마지막 절차다. 일본제철(신일철주금) 및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단은 이날 “신일철주금과 후지코시로부터 압류한 자산의 매각명령신청을 법원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30일 일본 기업에 대해 강제징용 피해자 1인당 1억원씩 배상하라고 확정 판결한 지 6개월 만에 현금화에 착수한 것이다. 이날은 19년 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근로자의 날을 맞아 국내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처음 제기한 날이기도 하다. 대리인단은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과 울산지방법원에 각각 신일철주금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회사 PNR 주식 19만 4794주(9억 7400만원 상당)와 후지코시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회사 대성나찌유압공업 주식 7만 6500주(7억 6500만원 상당)에 대해 매각명령신청을 냈다. 이번 매각 신청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어서 법원은 곧바로 받아들일 전망이다. 다만, 총 소요 기간은 한국 법원이 매각명령서를 신일철주금 등 일본 기업에 송달하는 기간을 포함해 3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또 매각 대상이 비상장 주식이어서 약 2개월간 감정가를 판정해야 한다. 이후 일본 기업이 법원에 매각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법원에서 다시 적법성을 따질 수도 있다. 일본 측은 그간 일본 기업에 대한 자산 매각 강제집행이 현실화되는 등 직접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상응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마지노선에 온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해법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이라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전후세대 첫 일왕 나루히토 “세계평화 진심으로 희망”

    전후세대 첫 일왕 나루히토 “세계평화 진심으로 희망”

    왕가 상징물인 ‘삼종신기’ 넘겨받아 文대통령 “평화행보 이어가길” 축전“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 평화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전쟁으로 점철된 근대 이후 일본에서 전쟁을 겪어 보지 않은 첫 번째 전후세대 일왕 나루히토(59)는 1일 즉위 일성으로 세계 평화를 말했다. ‘레이와’(令和)를 새 연호로 선택한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도쿄 지요다 왕궁 내 영빈관인 ‘마쓰노마’에서 즉위 의식을 가졌다. 의식은 청동검과 청동거울, 곱은 옥 등 ‘삼종신기’로 불리는 일본 왕가의 상징물을 넘겨받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어 오전 11시 10분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3부 요인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300여명과 상견례를 갖고 즉위의 변을 밝혔다. 그는 “항상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에 다가서며, 헌법에 따라 일본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서약한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이 ‘자위대 명기’를 규정한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첫 발언에 포함될지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헌법 수호’는 언급되지 않았다. 아버지 아키히토는 1989년 1월 9일 즉위하면서 “여러분과 함께 헌법을 지키고 평화와 복지 증진을 희망한다”고 호헌 의지를 분명히 밝혔었다. 나루히토는 그동안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헌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민대표로 읽은 인사말을 통해 “평화롭고 희망이 넘쳐나며, 자랑스러운 일본의 빛나는 미래와 사람들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함께하는 가운데 문화가 피어나는 시대를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1960년 2월생인 나루히토는 이날 59세 2개월로 역대 두 번째 고령 즉위를 기록했다. 고대 나라시대에 60세 11개월로 즉위했던 49대 고닌(재위 770∼781년) 이후 약 1250년 만에 가장 늦은 나이의 즉위다. 역대 세 번째는 아버지 아키히토(1989년 즉위 당시 55세)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루히토 일왕에게 축전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외교부는 “문 대통령은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축하하고 퇴위한 아키히토 일왕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평화를 위한 굳건한 행보를 이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새로운 ‘레이와’ 시대를 맞이해 레이와가 의미하는 ‘아름다운 조화’가 한국과 일본, 동북아 및 전 세계에서도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축전을 보냈다. 문 의장은 즉위 이후 적절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며 나루히토 일왕의 초청 의사도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사설] 레이와 시대 개막, 경색된 한일 관계부터 풀어야

    일본이 오늘 새 일왕 나루히토 즉위와 함께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 시대’를 맞았다. 어제 퇴위한 아키히토 일왕은 과거 일본 군국주의가 촉발한 전쟁을 반성하고 역사서를 토대로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해 왔다. 왕위를 이어받은 나루히토 왕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인 1960년에 태어난 전후세대다. 과거사 관련 부채 의식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한일의 문제를 직시해 더 융통성 있는 역사관을 지닐 것을 기대한다. 실제로 나루히토 일왕은 ‘올바른 역사인식’에 바탕을 둔 평화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수시로 밝혀 왔다. ‘아름다운 화합’의 의미를 담고 있는 ‘레이와’ 작명에서도 그 의도가 드러난다. 최근 한일 관계는 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화했다. 양국의 위안부 합의가 파기됐고, 대법원은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정을 내려 첨예한 대립을 이어 가고 있다. 여기에 초계기 마찰도 안보 분야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게 하고 있다. 양국 간 경제인 교류가 단절되고 한국 소비재 상품의 일본 내 판매가 직격탄을 맞는 등 경제 분야 피해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만일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압류된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집행되고 일본 정부가 보복 조치를 발동하면 한일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 새로운 일왕의 즉위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복원되기를 바란다. 때마침 ‘지일파’인 이낙연 국무총리도 어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일 양국이 새로운 우호협력 관계를 구축하도록 지도자들이 함께 노력하자”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가 미국과 중국 등 주변 강대국 외교에 치중하며 한국을 외면하지만, 악화일로에 있는 한일 관계를 방치할 수는 없다. 양국은 과거사 문제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외면할 수 없는 지정학적 숙명을 안고 있다. 북한 비핵화 문제와 동북아 안보, 경제 교류에서도 양국은 불가분의 관계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와 새 연호 사용, 다음달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정부도 일본과 미래 지향적 관계를 모색하길 바란다.
  • 日과거사 양심 발언… 평화 사랑했던 아키히토

    日과거사 양심 발언… 평화 사랑했던 아키히토

    30년 재위 동안 보수우파엔 불만의 대상 백제 무령왕 자손 등 한국과 인연도 강조30일 퇴위와 함께 ‘상왕’(일본 호칭은 상황)이 된 아키히토(86) 전 일왕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줄곧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현행 헌법을 개정해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임을 선포하려는 아베 총리의 보수 우경화 행보에 아키히토는 깊은 우려를 나타내 왔다. 지난해 8월 15일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에 열린 희생자 추도식에서 “과거를 돌이켜 보며 깊은 반성을 한다”고 말해 아베 총리와 상반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아키히토는 1989년 1월 7일 아버지 히로히토 일왕의 사망으로 56세에 왕위에 오른 이후 국내적으로는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가난한 사람과 지진·태풍 등 재난 피해자들의 고통을 어루만지고, 대외적으로 과거사를 반성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면모를 보이는 데 주력해 왔다. 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그의 언행은 왕실의 위엄을 중시하는 보수우파 세력들에게 불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한일 월드컵에 즈음한 2001년 기자회견과 2011년 생일 기자회견에서는 ‘헤이안 시대 간무 일왕의 생모는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는 ‘속일본기’의 내용을 인용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그는 1992년 중국, 2006년 싱가포르·태국, 2009년 하와이 등 과거 일본이 저지른 전쟁으로 피해를 본 나라를 두루 방문해 위령비에 참배했다. 2005년 사이판의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에 참배했고 2007년에는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지하철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을 구하다가 숨진 의인 이수현씨 추모영화 시사회에도 참석했다. 아들인 나루히토(59) 일왕은 1991년 31세 생일을 맞아 왕세자에 책봉됐다. 그는 왕세자가 된 이후에도 자신의 모교인 가쿠슈인대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1993년 당시 외교관이었던 마사코(56)와 결혼했다. 등산과 조깅을 즐기며 비올라 연주도 수준급이어서 2004년 7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 우호특별기념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로 나선 정명훈과 협연을 하기도 했다. 오와다 히사시(87) 전 국제사법재판소(ICJ) 소장의 장녀인 마사코 왕비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귀국해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일각에서는 마사코가 왕비로서 활동을 본격화하면 과거 외교관 경험을 살려 한일 관계 개선에 모종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나루히토 일왕 즉위… ‘레이와 시대’ 열렸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 ‘레이와 시대’ 열렸다

    일본에 나루히토(59) 일왕 시대가 1일 개막했다. 아키히토(86) 일왕이 스스로 물러난 데 따른 것으로, 일본의 연호도 1일 0시를 기해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됐다. ●퇴위 아키히토 “새 시대 많은 결실 기대” 아키히토는 30일 도쿄 지요다의 왕궁 내 영빈관에서 예식을 갖고 공식 퇴위했다. 2016년 8월 고령을 이유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지 2년 9개월 만이다. 사망이 아닌 본인 의사에 따른 일왕의 생전 퇴위는 202년 만이다. 그는 퇴위예식에서 “새로운 레이와의 시대가 평화롭고 많은 결실을 보게 되기를 왕비와 함께 진심으로 바라며, 우리나라와 전 세계 사람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1일 오전 10시 30분 즉위예식을 갖고 제126대 일왕의 자리에 오른다. 많은 일본 국민들은 일왕 및 연호 교체를 들뜬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다. ‘잃어버린 20년’, ‘동일본 대지진’, ‘옴진리교 사린가스 테러’ 등으로 대표되는 헤이세이 시대의 어두운 기억들을 떨쳐내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 군비 확장, 과거사 부정, 교과서 왜곡 등 행보가 한층 가속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왕위 대물림을 계기로 ‘천황제’(일왕제)의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천황제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은 30일 도쿄 신주쿠에서 “퇴위로 천황제를 끝내자”며 집회를 가졌다. 새 일왕 즉위 당일에도 왕궁 근처 긴자에서 관련 집회 및 거리 행진이 있을 예정이다. ●文 “양국관계 발전 기여에 감사” 서한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아키히토 일왕에게 재위 기간 중 한일 관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데 사의를 표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전쟁 경험 없는 새 일왕… ‘아베 우경화’ 맞서 목소리 낼까

    전쟁 경험 없는 새 일왕… ‘아베 우경화’ 맞서 목소리 낼까

    일본 내 한국에 대한 반감 고조 상태 나루히토 일왕 우호적 발언 어려울 듯 4년 전 아버지와 동일한 역사관 드러내 즉위 초기 우경화 억지력·메시지 중요 ‘헌법 개정 숙원’ 아베 7월 참의원 선거 일왕 즉위·새 연호 정치적 활용 가능성30년간 지속돼온 아키히토 일왕의 ‘헤이세이’(平成·연호) 시대가 막을 내리고 1일부터 나루히토 일왕의 ‘레이와’(令和) 시대가 개막되면서 향후 일본 사회에 나타날 변화와 한일 관계의 영향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왕은 제2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상징적인 존재’로 규정돼 정치 행위 등이 금지돼 있는 만큼 이번 일왕 교대로 한일 관계에 특별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한국에 대한 일본 내 반감이 고조돼 있는 점도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한 일왕의 역할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본 내 대체적인 분위기다. 실제로 그동안 아키히토 일왕이 했던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들은 당시의 한일 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토 고타로 캐논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아키히토 천황(일왕)이 과거 백제 왕족과의 연관설 등 발언을 했을 때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모두 한국과 관계가 좋았던 시기임을 알 수 있다”면서 “현재와 같이 한일 관계가 얼어붙어 있고 일본 내 한국에 대한 정서가 나쁜 상태라면 나루히토 천황도 우호적인 취지의 발언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에 대한 공세적인 태도를 한껏 강화해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점도 이번 일왕 대물림이 한일 관계에 특별한 변화 요인이 되기는 어려운 요인이다. 아베 총리는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과 개별회담을 추진하지 않는 방향을 검토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루히토 새 일왕이 즉위 초기에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아버지와 달리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전후세대다. 아키히토 일왕이 상징적 존재로서의 한계 속에도 아베 총리의 우경화 흐름에 대해 일정 수준 억지력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갖고 있는 철학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정부와 여당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우선 한국 식민지배에 대해 아버지가 언급했던 반성의 태도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1990년 5월 노태우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일본에 의해 초래된 불행한 시기에 한국 국민들이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면 ‘통석(痛惜)의 염(念)’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94년과 1998년 각각 일본을 방문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에게도 ‘한반도의 여러분들에게 다대(多大)한 고난을 안겼다’, ‘이에 대한 깊은 슬픔’ 등 전향적인 표현을 썼다. 나루히토 일왕은 2015년 55세 생일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는 오늘날 겸허하게 과거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중략) 전쟁의 비참한 체험이나 일본이 걸어온 역사를 정확하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아버지와 동일한 생각을 드러냈다. 개헌에 대해서도 “지금의 일본은 전후 헌법을 기초로 삼아 쌓아 올렸고 평화와 번영을 향유하고 있다”고 말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향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아베 총리가 새 일왕 즉위와 새 연호 선포 분위기를 이용해 ‘강한 일본’을 앞세운 자신의 행보를 가속화·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숙원인 헌법 개정에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 이번 왕위 대물림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일 연호를 ‘레이와’로 결정한 배경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업적 홍보에 주력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는 일본 고전인 ‘만요슈’를 출전으로 하는 ‘레이와’가 연호로 채택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새 일왕 즉위를 겨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새로운 시대 1호 국빈’으로 초청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상징적인 존재로 헌법에 명시돼 있는 일왕을 정치적으로 한껏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도들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일본 언론들의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 1일 연호 발표 이후 5% 포인트 정도씩 상승했다. 도쿄신문은 “다른 나라의 전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 해석 변경을 비롯해 안보 법제 정비, 사실상의 항공모함 보유, 적 기지 공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 배치 등 아베 정권이 계속해서 내놓는 정책은 ‘평화주의’를 흔들고 있다”고 우려하는 사설을 헤이세이의 마지막 날인 30일 게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포토] 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식에 포착된 왕족

    [포토] 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식에 포착된 왕족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식이 열린 1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 규덴(宮殿) 내의 마쓰노마(松の間)에서 국민대표를 처음 만나는 행사인 ‘조현 의식(朝見の儀)’이 진행됐다. 이날 마사코 왕비와 새 왕자인 아키시노 등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은 함께 등장한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 오른쪽은 왕세제가 된 후미히토 왕자의 딸 마코. 교도·EPA·AP·AFP 연합뉴스연합뉴스
  • 남편 나루히토의 일왕 즉위를 참관 못한 왕비… 교복 차림의 공주

    남편 나루히토의 일왕 즉위를 참관 못한 왕비… 교복 차림의 공주

    왕위 계승서열 2위 왕자, ‘미성년자’여서 불참‘성인 남성 왕족만 참석한다’는 왕실전범 규정 ‘여성 덴노 도입 논란 피하려는 의도’ 분석도‘레이와’(令和)’를 새로운 연호로 채택한 나루히토(德仁·59) 새 일왕이 1일 오전 즉위했지만 그의 즉위 모습을 부인 마사코(雅子·55) 새 왕비와 외동딸 아이코(愛子·18) 공주는 직접 지켜보지 못했다. 성인 남성 왕족만 참석한다는 일본 왕실의 전범에 따른 것으로, 여성은 일본 왕이 될 수도 없게 돼 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도 불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루히토 새 일왕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도쿄에 있는 거처 고쿄(皇居) 내 접견실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개최된 승계의식인 ‘겐지토 쇼케이노 기’에서 일본 왕실의 상징물인 삼종신기(三種神器) 등을 넘겨 받았다. 의식은 총 7분여에 걸쳐 진행됐다.나루히토 일왕은 연미복 차림으로 연단에 서서 삼종신기 가운데 청동검과 굽은 구슬, 그리고 국가의 상징인 국새와 일왕의 도장인 옥새가 인계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굽은구슬만 원래 물건이고, 검(劍)은 대체품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검은 나고야시의 아쓰타(熱田)신궁에, 이날 의식에 등장하지 않은 거울은 미에(三重)현의 이세(伊勢)신궁에 보관돼 있다. 연단 양쪽 옆에는 나루히토 일왕의 작은아버지이이자 왕위 계승서열 3위 마사히토(正仁·83)와 계승서열 1순위인 왕세제가 된 후미히토(文仁·53)가 그리고 연단을 마주본 자리에는 아베 신조총리(安倍晋三) 등 각료가 참석했다.  이같은 모습을 부인인 마사코 왕비와 딸인 아이코 공주는 보이지 않았다. ‘왕위 계승 자격을 갖춘 성인 남성 왕족만 참석한다’는 전례가 있어서다. 후미히토의 아들이자 왕위계승 서열 2위인 히사히토(悠仁·13)는 미성년이어서 불참했다. 그동안 이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나루히토 일왕이 즉위 후 첫 공개발언을 한 자리에서 “헌법에 따라 일본 국가 및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서약한다”면서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왕비도 참석했다. 교복 차림의 아이코 공주의 모습이 사진으로 포착됐다. 아이코 공주는 전날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식에도 같은 옷차림으로 참석했다. 여성 왕족 참여가 배제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른바 ‘여성 덴노(天皇)제’ 도입 논란을 피하고자 하는 보수 정부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일본 왕실전범은 남자만이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개정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남성만 왕이 된다는 왕실 전범에 따라 마사코 왕비는 왕세자빈 시절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시달렸다. 마사코 왕비는 1993년 결혼 이후 2001년 딸 아이코 공주를 낳았지만 아들을 낳지 못했다. 이후 ‘아들 압박’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해져 2006년 궁내청은 그가 ‘적응 장애’를 앓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즉위한 나루히토 새 일왕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외교부는 “문 대통령은 나루히토 천황의 즉위를 축하하고, 퇴위한 아키히토 천황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평화를 위한 굳건한 행보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나루히토 천황이 한일관계의 우호적 발전을 위해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나루히토 새 일왕 “세계 평화 희망” 일성…아베 반응은

    나루히토 새 일왕 “세계 평화 희망” 일성…아베 반응은

    일왕, 아베식 ‘평화헌법’ 관련 언급은 피해 아베 “일본의 빛나는 미래 만들겠다는 결의”제126대 나루히토(德仁·59) 새 일왕은 1일 즉위 후 첫 일성으로 “(일본)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현행 일본 헌법에 대한 수호 의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결의”라고 해석했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현행 일본 헌법은 태평양전쟁 종전 후인 1946년 11월 공포됐다. 된 현행 헌법 9조1, 2항은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육해공군과 그 밖의 전력을 갖지 않는다고 명기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이끄는 현 일본 정부와 여당은 ‘정상국가화’를 내세우며 전력으로서의 자위대 조항을 넣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전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 대신(장관)과 지방단체장 등 국민대표들을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밝힌 즉위 소감을 통해 부친인 아키히토 전 일왕과 역대 일왕들의 행보를 생각하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 국가 및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서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퇴위한 아키히토 전 일왕이 1989년 1월 9일 즉위 후 첫 소감으로 “헌법을 지키고 평화와 복지 증진을 희망한다”며 헌법 수호의 메시지를 던진 것과는 비교된다.아베 총리는 이날 국민대표로 한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덴노 헤이카(天皇陛下·나루히토 새 일왕을 지칭)를 국가 및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우러러본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평화롭고, 희망 넘치고, 자부심 있는 일본의 빛나는 미래를, (그리고)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모으는 가운데 문화가 태어나고 자라는 (레이와)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결의”라고 강조했다. ‘조현 의식’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 10분부터 10분가량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쿄 지요다구 고쿄 내의 규덴에서 열렸다. 이에 앞서 ‘레이와’(令和)를 연호로 선택한 나루히토 새 일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겐지토 쇼케이노 기’로 불리는 첫 즉위 행사를 치렀다. 약 10분간 진행된 이 의식은 청동검과 청동거울, 굽은구슬 등 이른바 ‘삼종신기’로 불리는 일본 왕가 상징물 중 일부를 새 일왕이 넘겨받는 행사다. 이 가운데 굽은구슬만 원래 물건이고 검은 대체품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검은 나고야시의 아쓰타신궁에, 이날 의식에 등장하지 않은 거울은 미에현의 이세 신궁에 보관돼 있다.이 의식에는 나루히토 새 일왕 동생으로 이날부터 왕세제가 된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53), 작은 할아버지인 히타치노미야(常陸宮) 마사히토(正仁·83·왕위계승 서열 3위) 등 왕위계승권이 있는 성년 남자만 참석했고, 여성 왕족은 배제됐다. 후미히토의 아들이자 왕위계승 서열 2위인 히사히토(悠仁·13)는 미성년이어서 불참했다. 여성 왕족 참여가 배제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른바 ‘여성 덴노(天皇)제’ 도입 논란을 피하고자 하는 보수 정부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 일본 왕실전범은 남자만이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즉위 후 첫 일반 국민의 축하 인사를 받는 ‘잇판산가’ 행사를 오는 4일 치르고, 8일에는 고쿄 내 신전 3곳인 규추산덴을 참배한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올 10월 22일 새 일왕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는 피로 의식을 열고, 이날부터 10월 31일까지 대규모 축하 향연을 4차례에 걸쳐 마련한다. 아베 총리 부부가 주재하는 축하 만찬 행사는 10월 23일 5성급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별도로 열린다. 10월 22일 도쿄 도심(고쿄~아카사카)에서는 새 일왕 부부의 카퍼레이드 행사가 펼쳐진다.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 관련 의식은 올 11월 14∼15일 일본 전통종교인 신도 성격의 추수 감사 의식인 ‘다이조사이’를 올리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포토] 나루히토 새 일왕가의 입장

    [포토] 나루히토 새 일왕가의 입장

    1일 나루히토(맨 앞) 새 일왕이 즉위 후 마사코 왕비와 함께 도쿄 지요다구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 규덴(宮殿) 내의 마쓰노마(松の間)에서 국민대표를 처음 만나는 행사인 ‘조현 의식(朝見の儀)’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조현 의식은 새 일왕이 즉위 후 국민대표를 처음 만나는 행사다. EPA·AP·AFP 연합뉴스
  • 이낙연, 페북에 “천황님”이라 불렀다가 달린 댓글 보니

    이낙연, 페북에 “천황님”이라 불렀다가 달린 댓글 보니

    일본에서는 1일부터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렸다. 지난달 30일 아키히토(明仁)가 퇴위하고, 그의 맏아들 나루히토(德仁)가 즉위했다. 정부가 이들을 공식적으로 ‘천황’이라고 부른 글에 댓글들이 예사롭지 않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0일 자신의 SNS 계정에 “내일 일본이 ‘헤이세이’ 시대를 마치고, ‘레이와’ 시대를 엽니다. 한일관계를 중시하셨던 아키히토 천황님께 감사드립니다. 즉위하실 나루히토 천황님께서는 작년 3월 브라질리아 물포럼에서 뵙고 꽤 깊은 말씀을 나누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레이와’ 시대, 한일 양국이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새로운 우호협력관계를 구축하기 바랍니다. 일본국민께 인사드립니다.”는 글을 남겼다.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설왕설래가 계속됐다. 한 네티즌은 “정부 공식명칭이니 천황이라고 하는게 당연한건 맞는데 문제는 친일몰이, 반일선동 하면서 이러니까 어이없는것뿐이지. 자유한국당에서 누가 이렇게 말했으면 토착왜구, 친일파라고 하면서 하루종일 깠을걸”이라고 포스팅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천황은 고유명사입니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중국사 황제들도 다 왕으로 격하시켜서 부를까요? 역사책 다 뜯어고쳐야겠군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총리님께서 남기신 글에 찬물을 끼얹는 댓글들이 보여 안타깝습니다.”는 글을 남겼다. 또다른 네티즌은 “홍준표나 황교안 나경원이 천황이라는 표현을 써도 지금처럼 말씀하셨을건가”라고 비꼰 반면 다른 네티즌은 “항일투사들도 천황이라는 고유명사를 그대로 사용했지요. 백범일지에서도 확인된다”는 포스팅을 올렸다.한편 천황은 1998년부터 한국 정부가 일본의 군주를 칭하는 공식 명칭이다. 1998년 9월 고 김대중 대통령이 “‘천황’이라고 표현하고 앞으로 정부는 천황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부터다. 이후 대일 문서는 물론 정부의 공문서에서도 공식적인 명칭은 ‘천황’이다. 중국과 대만 역시 ‘천황’을 사용하며, 영미권 국가 역시 황제를 뜻하는 ‘엠퍼러(Emperor)’라 부른다는 점에서 ‘천황’을 일본의 왕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보자는 뜻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종합] 사나, 일왕 퇴위 소식에 대한 심경글 논란..삭제된 다현 영상

    [종합] 사나, 일왕 퇴위 소식에 대한 심경글 논란..삭제된 다현 영상

    트와이스 사나가 일왕 퇴위 소식에 대한 자신의 심경글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30일 사나는 트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셀카 사진과 함께 일본어로 된 글을 올렸다. 사나는 “헤이세이 출생으로 헤이세이가 끝나는 건 왠지 모르게 쓸쓸하지만 헤이세이 수고했다. 레이와라는 새로운 시작을 향해 헤이세이의 마지막인 오늘은 산뜻한 하루로 보내라”는 글을 게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나가 글을 올린 4월 30일은 일본 제125대 아카히토 일왕의 마지막 퇴위 의식이 열린 날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30년 3개월 만에 퇴위했으며, 뒤를 이어 나루히토 일왕이 오늘(1일) 즉위한다. 사나가 올린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일부는 일왕의 이름을 딴 연호 자체가 일본 국수주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의미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비약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트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에 사나의 글 이후 다현이 올린 일상 영상이 삭제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외교부 “文대통령, 아키히토 천황에 한일관계 기여 사의” 서한

    외교부 “文대통령, 아키히토 천황에 한일관계 기여 사의” 서한

    외교부 “천황, 정부에서 사용하는 호칭”퇴위 아키히토 “행복하고 감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퇴위하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서한에서 그를 천황으로 칭했고, 천황은 정부에서 사용하는 호칭이라고 외교부 관계자가 설명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님은 아키히토 천황이 재위 기간 중 평화의 소중함을 지켜나가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해 왔다고 하고, 한일관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퇴위 이후에도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힘써줄 것을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또 “정부는 나루히토(德仁) 천황의 즉위를 축하하고 앞으로도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신 천왕에 대한 축전 관련해서는 조만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외빈이 참석하는 즉위식은 10월에 있을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일정에 맞춰서 정부는 (사절단 파견을) 검토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이날 김 대변인은 천황과 일왕 표현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천황을 정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호칭이다”고 말했다. 일본 궁내청(왕실 담당 기관)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일왕의 처소인 고쿄(皇居·일본 왕궁) 내 규덴(宮殿)에서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를 대내외에 공표하는 ‘퇴위례(退位禮) 정전(正殿) 의식’을 거행했다.. 이날 퇴위 의식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2017년 6월 제정된 ‘왕실전범’(典範) 특례법에 따라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가 결정됐음을 알리고 일왕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뒤, 일왕이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행복했고, (일본) 국민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아키히토 일왕은 1989년 즉위한 이래 30년 3개월간 재임해왔다. 2차 대전을 직접 겪은 세대로서 재위기간 부친의 침략전쟁책임에 대해 반성하고 평화를 강조하면서 일본 정치권의 보수·우경화현상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5월 1일 오전 10시 고쿄에서 ‘3종 신기’를 상징하는 청동검·청동거울과 곡옥(曲玉)를 물려받음으로써 새 일왕에 공식 즉위하게 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포토] 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 하루 앞 ‘로열패밀리 표정’

    [포토] 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 하루 앞 ‘로열패밀리 표정’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식을 하루 앞둔 30일 로열패밀리의 모습이 포착됐다. 일본 연호는 5월 1일 0시를 기해 아키히토 일왕의 헤이세이(平成)에서 나루히토 새 일왕의 레이와(令和)로 바뀐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10분가량 ‘겐지토 쇼케이노 기’로 불리는 첫 즉위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연합뉴스
  • [2000자 인터뷰 7]이기태 “북일 정상회담 내년 가능성 더 커”

    [2000자 인터뷰 7]이기태 “북일 정상회담 내년 가능성 더 커”

    일본에서 아키히토 일왕이 4월 30일 퇴위하고 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새 일왕으로 즉위한다. 새 시대를 맞는 일본 열도는 그 어느 때보다 들떠 있다. 일본 전문가인 통일연구원 평화연구실의 이기태 연구위원에게 30일 일본을 둘러싼 여러 담론에 대해 물어봤다.  레이와 시대에 기대감 큰 일본  Q: 얼마 전 일본에 다녀왔다는데 레이와(令和·새 일왕의 연호) 시대를 맞는 일본 분위기는 어땠나.  A: 활기 넘치더라. 상점에 가봐도 레이와 세일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간 곳은 오카야마와 히로시마였다. 도쿄 분위기도 그렇다는데 지방에서도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넘쳤다.  Q: 헌법에 ‘상징’으로 명기돼 있는 일왕이어서 정치와는 획을 긋고 있지만, 일본인들이 레이와 시대에 거는 기대가 있을 텐데.  새 일왕도 평화 발신 지속할 것  A: 왕위를 물려준 아키히토 전 일왕이 워낙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했다. 태평양전쟁 피해국을 다니면서 지속적인 ‘위령(慰靈) 외교’를 펼쳤고, 국내에서도 재해·재난 지역에 가서 국민들과 마주했던 모습을 보였다. 새 시대에도 일왕이 평화를 발신하는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다. 일본의 경기회복이나 도쿄하계올림픽과 맞물려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日 납치문제 美 전면협력 얻어내  Q: 아베 신조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어떻게 평가하나.  A: 아베 총리가 가장 의욕을 보이는 게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정상회담이다. 아베는 북한의 비핵화, 일본인 납치문제에 있어서 트럼프와 의견 일치를 봤다. 특히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협력하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을 받아냈다. 아베 총리 자신이 다음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11년간 유럽연합(EU)과 함께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해온 북한 인권 결의안을 보류하는 결정을 했고, 외교청서(靑書)에서는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까지 높인다’는 표현도 삭제하는 등 북한에 ‘성의’를 보이고 있다.  Q: 북일 정상회담은 언제쯤 가능하다고 보는가.  A: 어려운 질문이다. 첫번째 변수는 국내 정치이다.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있는데 얼마전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패한 바 있다. 여권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서 북일 정상회담을 시도해볼 수 있으나, 두달 밖에 남지 않아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올해는 힘들 것 같고, 한다면 도쿄올림픽이 있는 내년이 더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 변수는 비핵화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일본에 제재완화를 요구할 것 같고, 제재완화 이후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금을 청구할 것이다. 북한은 제재완화 설득을 미국에 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미일 공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비핵화 이전에 섣불리 일본이 나서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Q: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을 두고 국내에서는 일본 훼방설이 돌았다. 일본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가.  A: 훼방이라는 표현은 안 맞지만,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우리와 다르다. 일본은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핵화를, 우리는 대화를 통한 점진적 북핵 해결이라는 입장이다. 그런 엇박자에 따른 불협화음이 아닌가. 우려되는 것은 박근혜 정부 때 한일 양국이 서로의 나쁜 점을 미국에 알리는 ‘고자질 외교’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한일관계 타개 위한 정상회담 시급  Q: 한일관계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해결책은 있는가.  A: 정상끼리 만나는 게 가장 좋다. 6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만나자고 일본에 제안했지만 일본은 부정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만나서 시각차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비공식 라인이 강화되어야 한다. 한일의원연맹, 한일 경제인회의는 물론, 청와대와 일본 총리 관저 사이의 채널이 복원되었으면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中정부 ‘퇴위 일왕’ 아키히토에 “중일관계 발전에 공헌”

    中정부 ‘퇴위 일왕’ 아키히토에 “중일관계 발전에 공헌”

    아키히토 1992년 베이징 방문 지도자들 수차례 만나중국, 나루히토에 대해 “양국 좋은 관계 유지 바란다”중국 정부는 29일 퇴위를 앞둔 아키히토(明仁) 일왕에 대해 “중일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아키히토 일왕은 30일 오후 퇴위식을 갖고 물러난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겅솽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1992년 중국을 방문해 당과 지도자들을 수차례 만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 “日은 이성 외교·中은 능구렁이 외교… 한국, 다른 접근법 써야” 겅솽 대변인은 새 일왕으로 즉위하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에 대해서는 “중일관계는 올바른 방향으로 돌아서 긍정적인 발전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본이 현재 양국관계 좋은 모멘텀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 1992년 중일수교 20주년을 맞아 베이징을 방문, 과거 일본이 벌인 침략전쟁에 대해 ‘반성을 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필리핀 등 과거 전범 피해국을 방문해서도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식은 30일 오후 5시부터 주거지인 ‘황거(皇居)’ 진행될 예정이다. 그가 퇴위식에서 일왕으로 마지막으로 어떤 내용을 발언할지 주목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최장 10일 연휴… 새 일왕맞이 들뜬 열도

    최장 10일 연휴… 새 일왕맞이 들뜬 열도

    202년만에 생전 왕위 교체·긴 연휴에 축제 4일 첫 행사 앞두고 테러 경계 수위 높여 200여년 만의 국왕 생전 교체를 앞두고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새로운 ‘레이와’(令和·차기 일왕 시대의 연호) 시대에 대한 기대감 속에 사상 최장인 10일 연휴가 지난 27일 시작됐다. 일본 치안당국은 테러 가능성 등에 대비해 경계수위를 바짝 높이고 있다. 아키히토(86) 일왕이 30일 퇴위하고 다음날인 5월 1일 아들 나루히토(59) 왕세자가 왕위에 오른다. 이로써 1989년 1월 8월 시작된 ‘헤이세이’(平成·아키히토 일왕 시대의 연호) 시대는 30여년 만에 막을 내리고 레이와 시대가 열린다. 이로써 국왕 생전 교체는 202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 국민들의 관심은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 후 처음으로 밝힐 소감에 쏠리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은 즉위 후 첫 소감으로 “여러분과 함께 헌법을 지키고 평화와 복지 증진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실제로 그는 재위 기간 중 ‘전쟁 없는 일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15일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에 열린 희생자 추도식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달리 “과거를 돌이켜 보며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일본 열도는 전반적으로 들떠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은 일왕이 사망한 후에야 왕세자가 즉위했기 때문에 무거운 기운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양위를 통한 대물림이어서 사정이 다르다. 퇴위일·즉위일이 휴일로 지정돼 지난 2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10일을 쉬게 된 것도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대물림 행사를 앞두고 도쿄 지요다의 왕궁 주변은 경계 수위가 대폭 올라갔다. 일본 경찰은 나루히토 왕세자가 일왕으로서 일반 국민을 처음 만나는 5월 4일 행사에 15만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아키히토 일왕의 경우 즉위 관련 행사가 열렸던 1990년 ‘천황(일왕)제’ 반대 세력이 주도한 크고 작은 공격이 143차례나 일어났다. 아키히토 일왕 부부의 카퍼레이드가 벌어지는 길가에서 폭죽이 터지기도 했다. 이번에도 나루히토 왕세자의 조카인 히사히토(13) 왕자의 교실 책상에서 지난 26일 흉기가 발견됐다. 히사히토는 나루히토의 동생인 후미히토(54)의 외아들로 왕위계승 서열 2위가 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미일 정상, 워싱턴 인근서 4번째 ‘골프 회동‘…“무역·다른 주제 이야기”

    미일 정상, 워싱턴 인근서 4번째 ‘골프 회동‘…“무역·다른 주제 이야기”

    아베 방미 이틀째 일정… 트럼프, 트위터에 사진 게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골프 라운딩을 또 가졌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함께 골프를 치며 양국 현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소문난 ‘골프광’인 두 정상이 함께 만나 골프를 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골프회동은 아베 총리의 이틀 일정의 짧은 방미기간 이뤄져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베 총리와 골프장에서 함께 엄지를 치켜든 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일본 아베 총리와 훌륭한 날을 보냈다. 우리는 아름다운 포토맥 강변에서 골프를 빠르게 한 게임 치며 무역과 여러 다른 주제(Trade and many other subjects)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미일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이를 유지하기 위한 공동 결의를 논의했다고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가 이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주말에 자신 소유의 골프장을 자주 찾는다. 잭 니클라우스나 타이거 우즈와 같은 전·현직 유명 프로골프 선수들과 행정부나 의회 의원들, 지인 등 다양한 인사들과 골프를 쳐왔다. 특히 아베 총리와는 거의 만날 때마다 골프회동을 가졌다. 아베 총리는 지난 대선 직후인 2016년 11월 17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당시 당선자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골프채를 선물할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쌓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2월 아베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 뒤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함께 타고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로 이동해 5시간에 걸쳐 라운딩을 가졌다. 이어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기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지난해 4월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두 정상은 함께 골프를 즐겼다. 이틀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아베 총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어 저녁에는 아키에(昭惠) 여사와 함께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1시간 45분 동안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만찬은 멜라니아 여사의 49세 생일축하를 겸한 자리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회동을 한 직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5∼28일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일본을 국빈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방일 기간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을 예방하고, 일왕이 주최하는 궁중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8∼29일에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미일 두 정상은 3개월 사이에 3번 회동하게 된 것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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