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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막말은 계산된 ‘정치 거래’

    트럼프의 막말은 계산된 ‘정치 거래’

    거래의 기술/도널드 트럼프 지음/이재호 옮김/살림/448쪽/2만 2000원 막말을 일삼는 허세 가득한 사기꾼일까 아니면 치밀하고 대담한 협상가일까.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고, 연말이면 미국 백악관의 주인이 될지도 모르는 남자. 바로 부동산 재벌에서 사실상 미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입지를 굳힌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얘기다. 그는 유세마다 “무슬림 입국을 전면 통제하겠다”, “중국이 미국(경제)을 성폭행하고 있다”, “나랏빚은 달러로 찍어 갚으면 된다”, “한국은 방위비를 100% 부담해야 한다” 등의 폭탄 발언을 쏟아내며 친정인 공화당을 전전긍긍하게 만들었다. 정작 트럼프 본인은 “단지 제안일 뿐”이라고 쿨하게 말을 바꾼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미국 역사상 마지막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쏟아져 나올까. 그는 인종차별과 고립주의 발언 등으로 격렬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미국 내에서도 기이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트럼프 현상’(Trumpism)을 이어가고 있다. 재미있는 건 지지자들조차 트럼프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뉜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그를 민주당 버니 샌더스 후보만큼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지지 세력인 ‘앵그리 화이트’들은 그를 주류 백인의 대변자로 치켜세운다. 영어 원제와 같은 ‘거래의 기술’이라는 제목에 ‘트럼프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한국식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트럼프가 1987년에 쓴 자서전이다. 30년이나 묵은 회고록이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트럼프의 대선 전략과 실체를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지목하면서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은 트럼프가 막말을 던지며 좌충우돌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가 야비할 정도로 냉정하고, 사려 깊으며 철저히 계산된 전략으로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트럼프는 삶과 거래의 지침으로 삼아온 11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크게 생각하라”, “항상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라”,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 “발로 뛰면서 시장을 조사하라”, “지렛대를 사용하라”, “입지보다 전략에 주력하라”, “언론을 이용하라”, “신념을 위해 저항하라”,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라”, “희망은 크게, 비용은 적당히”, “사업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라” 등이 그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크게 생각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다. 실제로 그가 지은 트럼프타워 등 건물들은 화려하고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그는 사람들이 ‘장관’(spectacle)에 매혹되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그는 “환상을 팔고 있다”고 말한다. ‘크게 생각하기’와 기삿거리에 굶주린 언론을 철저히 이용하며 화제의 중심에 서는 비법은 막말이다. 그의 막말은 연극 무대에서 자신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의도된 연출 같다는 점이다. 신시내티 촌사람인 그가 뉴욕 맨해튼에 그랜드 하이엇 호텔을 세우고, 출입구와 내부를 황금색으로 치장한 68층짜리 주상복합 트럼프타워를 짓고, 카지노 사업으로 부를 거머쥐기까지 그는 거래마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먹잇감을 낚아채는 뛰어난 전략가 자질을 드러낸다. 이 책을 보다 보면 치밀하고 냉정하며 세상 물정에 해박하면서 정치적 내공이 상당한 트럼프의 본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트럼프는 책 제일 마지막 구절에 “나는 다시 거래, 큰 거래를 할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것도 불철주야로”라고 썼다. 30년 전부터 이미 대선 출마라는 인생 최대의 거래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나랏빚 갚으려 분투한 선조들 후손의 세계적인 자랑이 되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나랏빚 갚으려 분투한 선조들 후손의 세계적인 자랑이 되다

    대구시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기념공원 내에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1129㎡ 규모의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대구의 자랑인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 관심 분야나 의미를 찾는 여행이 늘어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채보상운동은 대한제국이 일본에 진 빚 1300만원을 국민성금으로 갚자는 ‘나라 빚 갚기 운동’을 말한다. 1907년 1월 29일 항일구국지로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의 대구지사원인 대구 광문출판사 김광제 사장과 부사장 서상돈의 발의로 시작됐다. 이들을 중심으로 대구의 유력 인사들이 ‘담배를 끊어 국채를 갚고 주권을 회복하자’며 모금운동에 나섰다. 당시 일제는 군수품을 들여오면서 담배도 함께 도입, 대구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됐으며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일제의 담배 유통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이후 이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대구시는 서상돈 선생이 살았던 대구 중구 서성로 6-1 고택을 복원하고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를 설립하는 등 국채보상운동 발원지인 대구의 위상을 재정립했다. 대구시는 또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록물들은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수장고에 35점을 보관하고 있으며, 안동국학진흥원, 서울 금융사박물관, 독립기념관, 국가기록원, 서울대 규장각 등에도 있다. 개인이 소장 중인 자료도 있다. 이들 기록물 가운데 등재 신청하는 자료는 모두 2472건이다. 이 가운데 국채보상운동 참여를 호소하기 위해 그 과정과 목적 등을 담은 발기문과 취지문이 12건이다. 각 지역 연락문, 보상소 규약, 기부자 명단, 기부 영수증 등 국채보상운동 확산 과정이 담긴 문서는 75건이다. 누가 얼마의 성금을 냈는지를 기록하고 있어 당시 국채보상운동이 전 국민의 관심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었음을 증명한다. 일제가 국채보상운동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주고받은 보고서와 명령서도 121건 있다. 국채보상운동 전개상황이 기록된 언론 기록물은 2264건이다. 기록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김광제·서상돈 선생이 발표한 ‘국채 1300만원 보상취지’(대한매일신보 1907년 2월)이다. ‘지금 우리의 국채 1300만원은 대한의 존망이 달린 일이라, 지금 국고로는 갚기가 어려운 형편인즉 장차 삼천리강토는 우리나라의 소유도, 우리 국민의 소유도 되지 못할 것이라, (중략) 2000만 동포가 석 달만 담배를 끊어 한 사람이 한 달에 20전씩만 모은다면 거의 1300만원이 될 것이니’라는 글이다. 1907년 3월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경고 아 부인동포’라는 글에는 ‘정운갑 모 서씨 은지환 일불 두 냥쭝, 서병규 처 정씨 은장도 일개 두 냥쭝, 정운하 처 김씨 은지환 일불 한 냥 구동쭝, 서학규 처 정씨 은지환 일불 두 냥쭝…’ 등의 내용이 꼼꼼하게 적혀 있어 여성들이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위해 지난해 5월 8일 추진위원회 발대식과 선포식을 가졌다. 등재추진위를 161명으로 꾸렸다. 또 시민에게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는 취지를 소개하고 결의문을 선포했다. 10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해 지금까지 18만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같은 달 20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세계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국회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8월에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대회와 학회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국립대구박물관에서 국채보상운동 자료전시회를 열었다. 등재 위한 보고회도 9월 개최했다. 이 같은 노력 결과 지난해 11월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목록에 선정됐다. 문화재청이 대국민 공모를 통해 접수된 13건의 기록물을 대상으로 심의한 결과 등재 신청 목록을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최근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유네스코 등재는 내년에 열릴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의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대구시는 등재가 결정될 때까지 지속적인 노력을 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을 추가로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전국에는 수십만점의 관련 기록물이 있다고 판단하고 최대한 자료를 모을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이 유네스코 등재 결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록물은 물론 국채보상운동 자체에 대한 연구를 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는 대구이지만 이 운동이 확산돼 당시 전국 230여개 시·군에서 모두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확보된 국채보상운동 기념물 전시회를 전국을 순회하면서 하기로 했다. 오는 9월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대전, 부산 등지에서 전시회를 연다는 일정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국채보상운동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들의 공통적인 현안이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기념물을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해 누구나 접속해 볼 수 있도록 국채보상운동기념관 홈페이지(www.gukchae.com )에 올린다는 전략이다. 책자와 팸플릿 등도 외국어판을 만들기로 했다. 등재 결정을 직접 판단하는 국제자문위원회 심사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심사위원은 14명으로 이들에게 자료를 보내거나 특강 등의 명목으로 국내에 초청한다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애국심과 외국자본 경계의 뜻을 담은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신청은 지역을 넘어 국내외 사람들이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대구뿐 아니라 국내 모든 사람들이 함께 힘써 달라”고 말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는 지난해 10월 현재 107개국에서 347건이 등재돼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것은 조선왕조실록, 훈민정음,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 하권,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조선왕조 의궤, 동의보감, 일성록,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 새마을운동 기록물, 난중일기, 유교책판,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등 모두 13건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또다시 떠오른 ‘양적완화’… 靑 “日과 같은 묻지마식 아니다”

    또다시 떠오른 ‘양적완화’… 靑 “日과 같은 묻지마식 아니다”

    산은 직접 출자하려면 한은법 개정 필요야권 부정적이라 개정안 통과 쉽지 않아 여당의 총선 참패로 가라앉았던 ‘한국판 양적완화’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6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양적완화 방법은 한은이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인수하는 방법이 있고, 한은이 직접 출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두 가지 방법을 같이 하는 방향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어 “일본이 하는 양적완화는 금리가 더 낮아질 수 없는 상황에서 무차별적으로 하는 ‘묻지마’ 양적완화지만 우리가 하려는 것은 특수 목적을 가지고 선별적으로, 구조조정이라는 필요에 의해 하는 양적완화”라고 설명했다. 한은법상 한은은 산은에 출자할 수 없다. 한은은 영리 기업의 소유 또는 운영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에 대한 출자는 한은법 이후 제정된 수출입은행법에 한은법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즉 한은이 산은에 출자하려면 산은법이나 한은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야권이 한국판 양적완화에 부정적이라 개정안 통과가 쉽지 않다. 현재 한은은 수은의 지분 13.1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수은의 자본 확충이 결정되면 한은은 주주로서 참여할 의무가 있다. 한은 측은 구체적인 요청이 오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인 2000년 수은에 20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자본 확충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 진행 추이나 과정 등을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단계에선 말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수은의 납입자본금은 8조 8781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10.0%), 부실 채권 규모 등에 비춰 조 단위의 확충이 필요할 거라고 보고 있다. 한은이 산금채나 주택금융공사의 채권을 인수하려면 정부 보증이 필요하다. 이 경우 나랏빚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이에 대해서도 야당은 부정적이다. 특히 산금채의 경우 우량 채권이라 시장에서 원활히 유통되고 있어 한은이 인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일본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것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통화정책국의 김보성 통화신용연구팀 과장 등은 이날 ‘주요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운영 현황’ 보고서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국가 중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등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자국의 통화가치가 상승하자 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린 경우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재정건전화특별법] “40년 후 나랏빚 60%대 우려”… 고갈위기 사회보험 손본다

    [재정건전화특별법] “40년 후 나랏빚 60%대 우려”… 고갈위기 사회보험 손본다

    국민연금 2060년·건보 2025년 바닥… 7대보험 ‘적정부담-적정급여’ 전환 정부가 재정건전화특별법 제정 추진 등 재정개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것은 현재 상황을 방치하면 수십년내에 국가재정이 위기에 봉착하고 미래 세대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실시한 ‘2060년 장기재정전망’ 결과, 인구감소와 잠재성장률의 하락, 복지수요 증가로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대인 국가채무가 60%대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지제도를 신설하고 저성장리스크까지 현실이 되면 국가채무는 94.6%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연금은 2060년이면 고갈되고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도 각각 2025년, 2028년이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측됐다. 사회보험을 포함한 재정운용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인 셈이다. 정부가 선택한 재정운용방향의 핵심은 국가채무·재정지출 한도를 법제화하고 연금을 개혁하는 등 스웨덴식 재정개혁이다. 약 20년 전 현재의 한국이 직면한 상황과 비슷한 처지에서 단기 부양에 급급하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밟는 대신 강력한 재정준칙 도입과 연금개혁, 일자리 중심의 복지로 다시 성장세를 탈 수 있었던 스웨덴을 따라 가겠다는 뜻이다. 1990년 장기침체의 초입에 들어섰던 스웨덴은 강력한 개혁을 통해 국가채무 비율을 낮추고, 15년만에 GDP를 6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었다. 반면 같은 시기 근본적 개혁을 미뤘던 일본은 국가채무 비율이 4배 가까이 늘었고, GDP는 30%도 늘지 않는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우리 정부가 실시한 2060년 장기재정전망 결과도 이와 비슷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22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선 중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특별법으로 법제화하는 재정준칙은 국가부채, 재정적자 한도를 법으로 정해 준수하도록 강제하겠다는 뜻이다. 또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을 ‘적정부담-적정급여’로 바꾸기 위한 관리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또 2~5년 주기로 제각각인 7대 보험의 재정전망 주기와 재정 추계 방식을 통일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각 사회보험이 장기적으로 재정을 안정시킬 방안을 세워 목표치도 제시하도록 했다. 목표를 얼마나 잘 지켰는지는 정부가 점검·평가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도 지속적인 지출 구조조정과 총지출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겠다는 선언을 반복했다. 2016~2020년 5년 동안의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총지출 증가율은 총수입 증가율을 4년 연속 웃돌았다. 지난해는 총수입이 4.3% 늘어나는 동안 총지출은 6.9% 증가했다. 올해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이뤄지면 5년 연속 총지출이 총수입 증가율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현재 경기상황과 대내외여건 등을 고려할 때 중기재정운용계획을 짤 때 책정한 2017년 지출증가율 2.7%를 미세 조정할 계획”이라면서 “규모를 아직 정하지는 않았지만 총지출 증가율이 당초 제시한 수준보다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미래세대 부담덜기… ‘스웨덴식 재정개혁’

    국가채무·재정지출 한도 법제화… 100억 이상 비보조사업 사전심사 정부가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재정건전화특별법’(가칭)을 만든다. 나랏빚이 올해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제적 재정 건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22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재정건전화특별법 제정안을 올 하반기 정기국회 이전까지 만들어 제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중장기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재정개혁안을 확정했다. 특별법에는 기존에 예산편성을 앞두고 정부 발표나 지침 형식으로 일선에 전달됐던 재정준칙이 명문화된다. 기획재정부는 다양한 재정지출 유형을 검토해 우리 실정에 맞는 준칙의 법제화 작업에 착수했다. 대표적으로 GDP 대비 중앙정부 채무 한도를 설정해 관리하는 ‘채무준칙’, 총수입 증가율 범위 내에서 총지출 증가율을 관리하는 ‘지출준칙’ 등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재정지출이 필요한 법률을 만들 때 재원 조달 방안도 함께 수립하도록 하는 ‘페이고’(pay-go) 제도가 작동할 수 있게 관련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방교육청에 지급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교육세 재원을 분리한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매년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지방교육청의 예산편성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또 재정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국민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등 4대 공적연금의 재정 추계 전망 주기와 방식을 하나로 통합하고 이를 재정전략협의회와 연계해 전망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재정이 지출되는 사업의 진행 단계에서 ‘새는 돈’을 막기 위해 100억원 이상 비보조사업의 경우 추진에 앞서 적격성을 따져 보는 사전심사를 도입하고 보조사업은 내년부터 사전심사를 실시한다. 또 비효율·낭비 사업을 관계 부처와 재정 당국이 직접 살펴보는 ‘집행현장조사제’를 도입한다.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20년 전 스웨덴과 일본이 현재 우리의 상황과 비슷했는데 일본은 소모적 경기 부양과 복지 지출 증가, 구조조정 지연으로 국가 채무가 급증하고 성장이 정체됐다”면서 “반면 스웨덴은 구조조정과 재정지출 통제를 잘했고, 그 결과 성장률을 되살려 재정과 경제가 안정적 궤도를 찾았다. 일본을 반면교사로 스웨덴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구조개혁 통해 내수 살려야… 정치권 ‘협치의 묘수’ 찾아라

    구조개혁 통해 내수 살려야… 정치권 ‘협치의 묘수’ 찾아라

    설비투자 전망치 3.8%→ 0.9%로 ‘폭삭’ 상품수출도 2.2%→ 0.8%로 대폭 하향 내수·수출 부진에 ‘구조적 저성장’ 위기 우리 경제의 성장능력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2%대 저성장’의 덫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구조로 인해 ‘다이내믹 코리아’가 경제에는 더이상 맞지 않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내수, 특히 내수의 중심인 청년층을 위한 대책 마련과 구조개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의 총선 참패라는 정치지형의 변화와는 관계없이 정치권도 경제개혁을 위해서는 갈등 구도에서 벗어나 협치(協治)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 수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설비투자다. 지난 1월에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석달 만에 -1.1%로 폭삭 내려앉았다. 하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서도 올 한 해 증가율이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서영경 부총재보는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급격히 감소했다”면서 “특히 반도체, 철강, 화학, 조선업종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은 정부가 정한 5대 구조조정 업종에 속한다. 구조조정 대상에 설비투자를 해야 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구조조정마저 지지부진하다는 것도 문제다. 상품수출도 지난 1월에는 올 한 해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번에는 0.8%로 내렸다. 올 상반기 전망은 아예 1.9% 증가에서 0.3% 감소다. 수출이 줄어들고 있으니 기업의 투자 계획도 위축되는 등 수출이 이제 경제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내수, 수출이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이 연말까지 불과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만큼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정책의 패러다임이 정부에서 시장으로 옮겨 가고는 있지만 아직 시장이 구조조정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규제개혁, 구조개혁, 서비스 시장 육성을 통해 내수 활력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은 나랏빚을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은 “성장 능력 자체가 떨어졌는데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재정을 투입하다가 일본이 거의 8년 만에 나랏빚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0%에서 100%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를 확대시키기 위한 정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영국에서 실시 중인 생활임금 등을 예로 제시했다. 19대 국회가 임시국회를 열어 경제활성화 관련 법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실천 여부는 불투명한 만큼 20대 국회에 장기적인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이 좋은 일자리를 갖고 저렴한 주거비로 집을 구하고 결혼하고 아기도 낳으면 인구문제가 해결된다”면서 “청년층이 활발하게 움직여 줘야 기업구조, 산업구조가 역동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설] 한국의 미래, 유권자 손에 달렸다

    오늘은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역량이 적지 않게 축적돼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300명 국회의원 전원을 교체하는 총선 당일이라고 해서 유권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특별히 당부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 그럴수록 달아올랐던 선거운동의 열기 저편에서 확인한 유권자의 냉소에는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투표를 독려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것도 다행스럽기보다는 정치 불신에 따른 투표율 추락을 우려했기 때문은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그렇지 않아도 각 정당의 투표 캠페인 이면에는 세대별, 지역별로 자당(自黨)에 유리한 집단의 투표율만 높이고 싶다는 이기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총선은 제19대 국회를 심판하는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지난 국회는 4년 임기 동안 철저하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한 ‘식물 국회’로 일관했다. 젊은이들이 미래에 희망을 갖지 못할 만큼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도 여야는 시종일관 제도 탓이나 상대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했다. 무능 국회를 처절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보여 주어도 시원치 않았을 공천 과정에서는 한걸음 나아가 ‘막장 국회’의 모습마저 보여 준 것이 또한 정치권이다. 과거 총선에서는 ‘물갈이 공천’을 내세우며 스스로 개혁에 나서는 시늉이라도 냈다지만, 이번에는 누구도 공천 개혁을 입에 담지 못했다. 한편으로 지난 국회는 유권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당연히 유권자도 그 책임의 일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문제는 정책과 비전이 철저하게 실종된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더욱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정당이나 후보도 희망찬 미래의 모습을 그려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포퓰리즘이 고개를 드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자리 창출 약속만 해도 새누리당 545만개, 더불어민주당 270만개, 국민의당 85만개, 정의당 198만개에 이른다. 여야가 내놓은 경제·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최근 5년 동안 늘어난 나랏빚과 맞먹는 200조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돼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허황한 포퓰리즘이 먹히지 않자 진정성 없는 읍소 전략으로 선거운동을 마무리 지은 것이 여야다. 그렇다고 ‘새 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창당 이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새 정치의 비전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도 찾기 어렵다. 민주주의에 진전이 있었다지만 우리가 갈 길은 아직 멀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어쩌면 민주주의와 경제가 동반 성장해 풍요를 구가하는 선진국 국민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 비전을 갖지 못한 후보에 대한 실망감이 클수록 조금이라도 나은 정당과 후보를 선택하려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최선의 후보가 아니면 차선(次善), 차선이 아니면 차차선(次次善)이라도 국회에 보내야 한다. 최선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투표하지 않으면 최악의 후보가 선택될지도 모른다. 당장 선거구별 당락과 정당별 비례대표 배분의 향방이 윤곽을 드러낼 오늘 밤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미래가 내 한 표에 달렸다는 믿음으로 모두 투표에 참여하자.
  • [사설] 경제·복지 선거공약 공개토론 해보자

    20대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수뇌부가 전국을 순회하며 득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남과 호남 등 각자의 텃밭은 물론 중원, 수도권을 넘나드는 강행군 속에 연설과 악수를 하느라 목이 쉬고 손이 부르틀 정도다. 여당은 ‘야당이 승리하면 나라가 결딴난다’고, 제1야당은 ‘8년간의 배신의 경제를 심판해야 한다’고, 제2야당은 ‘거대 양당 철밥통을 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경쟁당의 공약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이라며 극단적인 비판에 나서는 것도 수뇌부 유세 현장의 공통된 풍경이다. 여야 각 당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민생과 밀접한 경제·복지 공약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어제도 중산층 복원을 위한 자영업 지원 공약을 중심으로 한 경제정책 5탄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삼성의 미래차 사업을 광주에 유치해 호남 지역에 2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의 ‘호남경제 살리기’ 공약을 내놓았다. 여야가 이처럼 경제·복지 공약에 집중하는 것은 대형 정치적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진영과 노선보다는 ‘먹고사는 문제’가 결국 총선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쏟아지는 여야 각 당의 공약을 유권자들이 꼼꼼하고 냉정하게 분석할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언론과 전문가들조차 좋은 공약과 나쁜 공약을 정확하게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문외한인 유권자로서는 그야말로 ‘깜깜이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돈을 더 풀겠다는 새누리당의 양적완화 공약에 대해 더민주는 “국제적으로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더민주의 노인 기초연금 30만원 균등지급 공약에 대해 새누리당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검증 없는 비판에 유권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약속한 일자리 창출 규모만 해도 새누리당은 545만개, 더민주는 270만개, 국민의당은 85만개, 정의당은 198만개에 이른다. 각자 나름대로 근거를 제시하지만 유권자들이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누가 실현 가능하고 현실성 있는 공약을 내놓았는지 알 도리가 없다. 나랏빚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데 여야가 내놓은 경제·복지 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추가로 최근 5년간 증가한 나랏빚과 맞먹는 200조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돼야 할 판이다. 유권자들은 어느 당이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면서 끊어진 경제의 숨통을 되살릴 수 있을지 알 권리가 있다. 유권자가 각 당의 정책공약 장단점을 제대로 판단해 소신 있는 투표를 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정책 선거가 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으로 자기 공약은 최선이고, 남 공약은 최악이라는 일방통행 유세로는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족할 수 없다. 최소한 경제·복지 공약만이라도 여야 4당이 모두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통해 상호 검증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때마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어제 비슷한 주장을 내놨다. 이런 게 공급자 아닌 수요자 중심의 진짜 정치다. 여야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
  • [사설] 나랏빚 1300조의 절반이나 되는 연금부채

    나라 살림살이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재정적자가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38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국가부채도 13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 정부가 발표한 ‘2015 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는 지난해 38조원으로 집계됐다. 국가재정을 살피는 대표적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 둬야 하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흑자를 뺀 것이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4%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특히 세수가 예상보다 2조 2000억원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11조 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적자 규모가 커졌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1.8%로 OECD 평균 115.2%와 비교하면 건전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문제는 재정적자 증가 추세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7.9%로 1년 만에 2.0% 포인트 늘었다. 올해 상황은 더 나쁘다. 연초부터 수출이 급감하고 내수도 심각한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이 국가부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지난해 국가부채 1284조 8000억원 가운데 연금충당부채가 전체의 51.1%인 659조 9000억원에 이른다. 연금충당부채는 2013년 569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60조 3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반쪽짜리 공무원연금 개혁 탓에 증가율이 뚝 떨어져 16조 3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아직 본격적인 논의도 하지 못한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개혁의 시급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우리 국민들의 해외 지출액이 26조 2722억원으로 전년보다 13.7%(3조 1593억원)나 급증한 점도 재정 상태를 악화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의 선거공약 가운데 복지, 고용과 관련된 장밋빛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은 여야 합쳐 200조원이 훌쩍 넘는다. 재정건전성은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는 전형적인 묻지마 공약이란 비판을 면할 길 없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와 국민 모두 비장한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정건전성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 공격적 경기 부양책에 38조 적자 그래도 재정건전성은 OECD 5등

    공격적 경기 부양책에 38조 적자 그래도 재정건전성은 OECD 5등

    2015년 국가부채와 채무가 각각 72조원, 57조원씩 늘어난 이유는 부진한 경기의 진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한 결과다. 담뱃세 인상과 부동산 거래 증가로 4년 만에 ‘세수 펑크’에서 벗어났고,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충당부채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저성장에 메르스 충격까지 겹치면서 재정적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세수확충 및 강력한 재정개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가 결산 결과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세수증가로 세입에서 세출과 이월액을 뺀 세계잉여금이 2조 8000억원으로 2011년 이후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부동산 거래 증가와 세법개정 등에 따른 2조 2000억원의 국세 수입 증가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또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매년 50조~160조원 늘어나던 연금충당부채의 증가 규모도 크게 줄었다. 연금의 미래지출 예상치인 연금충당부채는 지난해 공무원연금 8조원, 군인연금 8조 3000억원 등 16조 3000억원이 늘었다. 2012년 94조 8000억원, 2013년 159조 4000억원, 2014년 47조 3000억원에 비하면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기재부는 개혁 효과로 52조 5000억원의 충당부채 감소 효과가 발생했으나, 공무원 재직자 및 연금 수급자 증가에 따라 전체적인 연금충당부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정(관리재정수지)적자는 38조원으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2011년 13조 5000억원, 2012년 17조 4000억원, 2013년 21조 1000억원, 2014년 29조 5000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런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국가채무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590조 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조 3000억원이 늘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37.9%로 1년 전보다 2.0% 포인트 높아졌다. 정부 설명대로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다. 201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27개국 가운데 한국의 GDP 대비 일반 정부 부채 비율은 다섯 번째로 낮다. 한국은 41.8%로 에스토니아(10%), 룩셈부르크(23%), 뉴질랜드(31%), 멕시코(36%) 다음이다. OECD 평균치는 115.2%다. 하지만 고령화로 복지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국가채무 역시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지 지출은 한 번 늘어나면 되돌리기 어렵고,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세수확충 방안을 마련하지 않거나 재정개혁으로 지출을 줄이지 않을 경우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올해 예산을 짜면서 각 부처가 집행하는 보조사업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내년에는 아예 부처 재량지출을 10% 줄이라는 지침까지 내렸다. 또 사회보험 개혁, 지방·교육재정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조용만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지난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집행한 결과로 재정수지가 다소 악화됐다”면서도 “추경 당시 46조 5000억원 적자를 예상했던 것보다는 8조 6000억원가량 개선됐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작년 나랏빚 72조 늘었다

    작년 나랏빚 72조 늘었다

    지난해 담뱃세 인상 등에 따른 세수 증가와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불구하고 국가부채는 72조원이 늘어나 1300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재정적자가 38조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2015회계연도 국가결산’을 심의, 의결했다. 국가결산 결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합한 국가채무는 590조 5000억원으로 2014년보다 57조 3000억원이 늘었다. 중앙정부의 국채에다 주택청약저축, 공무원·군인 연금 충당 부채를 합한 넓은 의미의 국가부채는 1284조 8000억원으로 2014년보다 72조 1000억원이 늘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연금 충당 부채 증가 규모는 2014년 47조 3000억원에서 지난해는 16조 3000억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메르스 여파에 대응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지출을 늘리면서 재정적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과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 두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흑자를 뺀 것으로, 정부 살림살이의 대표적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38조원 적자로 2009년(43조 2000억원)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담뱃세 인상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국세수입이 2조 2000억원 늘었지만, 경기활성화를 위한 지출을 늘린 탓이다. 이런 재정적자로 인해 국가채무는 590조 5000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57조 3000억원이 증가했다. 조용만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결산 결과를 내년 예산편성 등 향후 재정운용에 활용해 지출 효율성을 높이는 등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국채보상운동 109주년 기념식… 오늘부터 대구서 기록물 전시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가 지원한 국채보상운동 109주년 기념식이 22일 대구 중구 동인동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대강당에서 열렸다. 대구시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개최한 기념식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등 지역 주요 기관단체장과 독립운동단체 회원,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가를 대신해 나랏빚을 갚기 위해 나선 선열들의 책임 정신을 되새기고 내년 하반기로 다가온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결의했다. 대구시는 또 23~28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국채보상운동 기념전시회를 연다. 국채보상운동 취지문과 당시의 영수증, 신문광고 등 사진자료 50점을 전시해 1907년 당시 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권 시장은 “국채보상운동은 국가적 어려움을 국민이 자발적으로 이겨 내려 한 숭고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서울신문이 지원한 국채보상운동 109주년 기념식 개최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가 지원한 국채보상운동 109주년 기념식이 22일 대구 중구 동인동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대강당에서 열렸다. 대구시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개최한 기념식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등 지역 주요 기관단체장과 독립운동단체 회원,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가를 대신해 나랏빚을 갚기 위해 나선 선열들의 책임정신을 되새기고 내년 하반기로 다가온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결의했다. 대구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지난해 5월 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등재 여부는 문화재청의 선정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결정될 예정이다. 대구시는 또 23~28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국채보상운동 기념전시회를 연다. 국채보상운동 취지문과 당시의 영수증, 신문광고 등 사진자료 50점을 전시해 1907년 당시 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국채보상운동은 표면적으로 일본에서 빌린 차관을 스스로 힘으로 갚자는 자강운동이었으나 사실 국권회복운동이었다. 대한매일신보 대구지사장을 지낸 서상돈(1850~1913) 선생 등은 1907년 2월 21일 대한매일신보에 가장 먼저 발기문을 냈고 이에 호응해 대한매일신보 설립자인 양기탁과 베델 등이 캠페인을 벌이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국채보상운동에는 고종은 물론 관료와 상인, 막노동자와 기생까지 참여해 활활 타오르는 애국·충정의식을 표출했다. 권 시장은 “국채보상운동은 국가적 어려움을 국민이 자발적으로 이겨 내려 한 숭고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低성장·高복지’ 지속땐 2060년 나라빚 GDP의 62.4%

    ‘低성장·高복지’ 지속땐 2060년 나라빚 GDP의 62.4%

    정부가 나랏빚에 대한 ‘우울한 미래’를 예고했다. 씀씀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62.4%로 치솟는다고 분석했다. 올해(41.3%)보다 21.1% 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재정건전성 악화는 더 심각하다. 2025년 건강보험부터 순차적으로 기금 고갈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는 4일 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주재의 재정전략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으로 2060년까지의 장기 재정 전망을 발표했다. 정부가 인구 변화와 장기성장률 추세 등을 반영해 45년짜리 장기 재정 전망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통계청은 2060년 우리나라 인구를 4396만명으로 추계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50년대 잠재성장률을 1% 초반으로 예측했다. 국가채무비율은 앞으로 ‘재량 지출’(정책 의지에 따라 조정 가능한 예산)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2060년 38.1~62.4%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재량지출이 경상성장률(성장률+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증가하면 국가채무비율은 62.4%까지 오른다. 신규로 의무 지출이 도입되거나 기존 복지 지출의 단가가 상승할 경우 88.8~99.2%까지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재량지출을 해마다 10%씩 줄이는 세출구조조정에 성공하면 지금보다 낮은 38.1%로 떨어진다. 지금으로서는 전자(前者) 가능성이 더 높다. 저출산 고령화로 성장률이 계속 하락하고 기초연금을 비롯한 각종 복지 지출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5.4%)보다는 낮지만 정부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그리스와 비슷한 168.9%로 예상했다. 사회보험은 하루빨리 ‘적정 부담’과 ‘적정 급여’ 체계로 바꾸지 않으면 기금 고갈로 지속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진단됐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건강보험 2025년·국민연금 2060년 고갈… 세출 구조조정 필수

    나랏빚은 ‘제시된 수치’보다 ‘늘어날 가능성’에서 더 암울하다. 정부는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8.1~62.4%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지만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추가 변수들을 감안하면 더 심각해진다. 기획재정부가 4일 발표한 장기 재정 전망에서 건전성 악화 요인에 대한 민감도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주는 기초연금액을 5년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 소득에 연계해 인상할 경우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99.2%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재영 기재부 재정기획국장은 “기초연금액의 적정 수준을 5년마다 평가해 이를 반영하는데 재정 부담이 가장 적은 것은 물가상승률 연계이고, 가장 큰 부담이 국민연금 가입자 소득에 연계하는 것”이라면서 “2019년 기초연금 평가에서 인상 기준을 국민연금 연계안으로 선택하면 재정 건전성은 더 빨리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이 2020년에 기초연금과 같은 10조원 상당의 재원이 소요되는 복지 정책을 새롭게 추진하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88.8%로 상승한다. 또 경제 구조개혁과 성장 잠재력 확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장률이 하락할 때도 국가채무비율은 94.6%로 껑충 뛴다. 이 중에 하나라도 실현된다면 나랏빚은 지금보다 2.5배가량 더 늘어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지출을 줄이는 세출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매년 재량지출액의 10%를 줄이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GDP 대비 40% 내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재원 확보 없이는 신규 지출을 도입할 수 없는 페이고(pay-go) 준칙이 서둘러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보험 개혁도 필요하다. 지금처럼 수급체계가 계속되면 조만간 보험료 인상과 복지 축소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보험료 인상으로 이를 해결한다면 2060년 국민부담률은 28.4%에서 39.8%로 11.4%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거꾸로 급여를 축소하면 2060년에는 가입자가 받는 혜택이 지금과 비교해 46% 수준으로 축소된다. 아직은 ‘받는 사람’보다 ‘내는 사람’이 많아 흑자를 유지하는 사회보험이 여럿 있지만 기금 고갈이 멀지 않았다. 올해 기금액이 500조원을 돌파한 국민연금은 2044년 첫 적자로 돌아선 뒤 2060년 완전히 고갈된다. 사학연금도 2027년 적자로 전환되고 기금액은 2042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추정됐다. 건강보험도 내년에 정점을 찍고 2022년부터 적자를 기록한다. 10년 뒤인 2025년에는 기금이 한 푼도 없게 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도 2024년 적자로 돌아서고 2028년 고갈될 전망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국민 세금을 무한정 투입하는 만성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사회보험은 지금과 같은 저부담·고급여 체계에서는 지속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면서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세대 간 형평 등을 고려해 제도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적정 부담·적정 급여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OECD “한국 재정 건전화 추가 조치 불필요”

    OECD “한국 재정 건전화 추가 조치 불필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나라 살림을 가장 잘 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나랏빚이 급증했지만 한국은 국가 채무와 재정 적자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OECD가 ‘재정상황 보고서 2015’를 발표하고 한국을 재정건전성 최우수 국가 중 하나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OECD에 따르면 31개 평가 대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수지는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 평균 -1.5%에서 2009년 -8.4%로 급속히 악화됐다. 지난해에도 -3.7%로 재정 적자가 큰 폭으로 개선되지 못했다. 적자가 쌓이면서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2007년 평균 80%에서 2009년 101%, 2013년 118%로 급증했다. 한국의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2007년 28.7%에서 2009년 31.2%, 지난해 35.9%로 7년 새 7.2%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OECD 회원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이다. OECD는 한국을 호주와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등 7개국과 함께 추가적인 재정 건전화 조치가 필요 없는 국가로 분류했다. 반면 한국도 최근 경제 활성화 예산 확대와 급증하는 복지 지출로 재정 적자와 국가 채무의 증가 속도가 빨라져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국가 채무는 645조 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600조원을 넘고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도 40%대에 진입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민株 방식 문화 SOC 투자 신청 ‘0’… 탁상행정 논란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시민 주주 방식으로 놀고 있는 국공유지에 야구장과 오페라극장 등 문화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하기로 했지만 단 한 건의 성과도 올리지 못했다. 현재 운영되는 야구장 등도 대부분 적자라 선뜻 나서려는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단체가 없어서다.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공유지에 시민주 방식으로 문화 SOC를 짓겠다고 신청한 지자체나 민간 단체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유휴 국공유지에 시민주 방식으로 문화 SOC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으로 SOC 사업을 추진하는 대신 시민들이 주식을 사서 투자한 돈으로 야구장 등을 짓고 수익이 나면 시민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나랏빚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SOC 예산을 늘리기가 부담스럽게 되자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SOC 투자를 늘리고 경기 회복을 꾀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책 설계 단계부터 정부 안에서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아이디어를 냈지만 지금 있는 야구장 등 문화 시설 대부분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 시민주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수익을 담보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었다”면서 “기재부가 밀어붙여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사업 실패의 책임을 문체부와 지자체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민주 방식으로 건설해 수익을 낼 만한 SOC 사업을 찾기가 쉽지 않지만 최근 대도시 일부 지역에서 야구장 등의 건설 수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문체부와 지자체, 민간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계획을 짜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일단 관련 제도를 정비한 뒤 사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현재 국유재산법에서 최대 20년으로 제한된 국공유지 유상 임대 기간을 올 연말까지 최대 50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최근 세수 증가는 반짝 효과”

    “최근 세수 증가는 반짝 효과”

    최근 세금(국세) 수입이 늘고 있지만, 국세청의 세무조사 강화 등 쥐어짜기식 세무행정과 부동산 및 주식 시장이 살아난 ‘반짝 효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2013년부터 ‘재정 확대→경기 회복→세수 증대’라는 선순환으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나랏돈 씀씀이만 늘면서 나랏빚이 급증해 근본적인 재원 조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12일 이런 내용의 ‘2016년 세입 예산안 분석 및 중기 총수입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예정처는 최근 국세 수입이 회복세에 있지만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정비 등 기존 대책만으로는 늘어나는 재정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중장기 재원 대책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세 수입은 지난해부터 나아지고 있다. 전년 대비 국세 수입 증가율은 2011년 10.1%에서 2013년 1.1%까지 떨어졌지만 2014년 3.8%로 반등했다. 올해는 6.1%까지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국세 수입의 기반이 되는 경상 경제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은 2012~2014년 3%대에 머물렀고 올해도 4.3%에 그칠 전망이다. 경기가 회복돼 세금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 아닌 셈이다. 예정처는 최근 세수 증가율의 소폭 반등은 세무조사 등 징세행정을 강화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자산시장 활성화도 원인이다. 2014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완화, 금리 인하 등으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가 늘어나 국세수입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도 한몫했다. 지난 1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4%였던 담배 반출량 감소폭이 8월에 29.5%까지 회복되면서 개별소비세 등 담뱃세가 늘었다. 예정처는 담배값 인상으로 증가할 세금이 정부 전망치(2조 8000억원)를 웃돌 것으로 봤다. 예정처는 보고서에서 “성장률 저하, 가계소득 둔화에 따른 소비 심리 회복세 미약 등 구조적인 세수 부진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경제와 재정 전망의 현실성을 높이고 보다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뉴스 분석] ‘한국경제 타국보다 견실’ 평가… 가계 소득 증대가 더 중요

    [뉴스 분석] ‘한국경제 타국보다 견실’ 평가… 가계 소득 증대가 더 중요

    경제지표는 아닌데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것일까.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5일 3년 만에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리면서 나오는 궁금증이다. 신용등급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견실하다는 ‘상대적 평가’이지 미래 발전에 대한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신용등급 상향과 별도로 정부의 경제체질 개선 정책은 여전히 절실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S&P의 이번 신용등급 상향이 ‘한국 경제가 세계 1등’이라는 평가는 아니다”라면서 “국가 신용등급은 학점으로 따지면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에 가까워 한국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성장률과 재정 건전성, 대외 건전성 등이 낫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가 신용등급은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에 대한 평가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국채를 AAA~D 총 22등급으로 나눠 평가한다. ‘BB+’ 이하는 투기 등급으로, ‘BBB-’ 이상은 투자 적격 등급이다. 국가 신용등급 평가 기준은 은행이 개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 매기는 신용등급과 비슷하다. 은행은 개인이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으로 소득과 자산을 본다. 국가의 소득은 경제성장률이고 자산은 재정건전성이다. 국가 신용등급은 달러로 발행하는 국채에 대한 평가여서 외환 보유고 등 대외 건전성이 평가 항목에 추가된다. S&P는 한국이 앞으로 3~5년 동안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연 3%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최근 수출이 부진하지만 다른 나라들보다 괜찮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재정건전성도 다른 선진국보다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GDP 대비 나랏빚이 내년에 40.1%로 처음 40%를 넘어서지만 올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14.6%의 3분의1 수준이다. 한국 정부와 금융권이 보유한 대외 유동자산이 갚아야 할 대외 채무보다 많은 순채권국으로 대외 건전성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뚝심’도 보태졌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S&P 평가단만 4번 만났다. 직접 신용등급 상향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무디스와 피치는 이미 ‘AA’ 등급으로 올렸는데 S&P만 꿈쩍하지 않고 있어서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이에 대해 “우리 경제의 견고한 기초 체력, 정부의 안정적인 경제 운용,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 노력, 한반도 고위급 회담 타결에 따른 남북 간 긴장 완화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18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기재부 출입 기자단 정책 세미나에서는 “다른 신용평가사를 보면 공기업 부채 감축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면서 “(가계부채에서는) 안심전환 대출 등 정부의 부채 관리가 신용등급 상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물론 신용평가사의 허점도 적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와 카드 사태 때 이들의 진면목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 S&P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8월 우리나라에 매긴 신용등급은 이번에 올린 것과 같은 ‘AA-’였다. S&P가 우리나라에 부여한 역대 최고 등급이다. 그러나 그해 10월부터 투기 등급으로 10계단(AA-→B+) 내려가는 데에는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카드 사태 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때 경제 관료 사이에서는 ‘무디스(신용평가 상향)로 일어난 자 무디스로 망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물밑 작업으로 국가 신용등급을 올렸지만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 한순간에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 신용등급 상향은 투자자가 한국 국채를 샀을 때 돈 떼일 가능성은 없다는 의미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 신용등급은 과거 경제 지표로 평가하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경제가 잘나갈 것이라는 보증수표는 아니다”면서 “가계와 기업, 나라의 빚에 의존해 성장하는 한국 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하려면 가계소득을 늘리고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15 국정감사] 野 “초이노믹스, 빚만 늘려” 정부 “세수 증가 선순환 과정”

    [2015 국정감사] 野 “초이노믹스, 빚만 늘려” 정부 “세수 증가 선순환 과정”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늘어나는 나랏빚과 공무원 임금피크제 등을 놓고 국회와 정부가 맞섰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재정 건전성을 걱정했다. 야당 의원들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 정책인 ‘초이노믹스’가 빚만 늘렸다며 실패작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경제가 살아나면 세수가 늘어난다며 지금은 그 선순환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야당인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막대한 빚으로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려는 경제 정책은 결국 국가와 가계 경제의 파탄을 이끌게 될 것”이라면서 “법인세 인상 없이는 균형재정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김광림 의원은 “채무의 절대 규모를 줄이는 노력보다 국내총생산(GDP)을 키워 채무의 상대적 가치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므로 재정건전성의 답은 성장밖에 없다”면서 “증세는 세법개정 효과가 확인되는 2017년 이후 검토해야 한다”고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활동에 있어 가계, 기업, 정부 등의 적정 수준 부채나 차입은 불가피하고 그게 경제 행위”라면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늘고 있고 가계는 (주택이라는) 가장 안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내용과 질적 수준으로 보면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제 활성화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최근 수출이 어렵지만 내수를 중심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영학자 201명이 초이노믹스에 C학점을 매겼다는 야당 의원의 비판에 “F학점이 아니라 (C학점이어서) 다행”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노동개혁과 관련해 “임금피크제는 공무원이 솔선수범해야 일반 국민도 수긍할 것”이라며 공무원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공무원은 이미 정년을 60세로 늘렸고 임금 체계에 임금피크제적 요소가 포함돼 있다”면서 “최고 호봉 도달자의 90% 이상이 55세 이상이어서 55세를 넘은 공무원은 임금이 동결되고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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