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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진 “文, 국민을 어찌 보고…김정숙 인도 방문은 ‘셀프 초청’”

    배현진 “文, 국민을 어찌 보고…김정숙 인도 방문은 ‘셀프 초청’”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고 한 것과 관련, “국민을 어찌 보고 능청맞게 웬 흰소리인가”라고 했다. 배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제가 국정감사를 통해 외교부가 김 여사를 초청해달라고 인도 측에 먼저 의사를 타진한 ‘셀프 초청’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급히 예비비를 편성해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으면 달 수 없는 대통령 휘장을 대통령 1호기에 버젓이 걸고 대통령인 듯 인도를 다녀온 것을 모두 밝혔다”며 “게다가 일정표에 없던 타지마할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했다. 배 의원은 2022년 국정감사에도 해당 문제를 거론했다. 당시 배 의원에 따르면 인도 관광차관이 원래 초청한 대상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는 인도 측에 ‘영부인이 함께 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의사를 전달했고, 인도 측이 김 여사를 초청한다는 내용의 인도 총리 명의 초청장을 보내왔다. 이에 문체부는 기획재정부에 출장 예비비 4억원을 신청했고,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신청 사흘 만에 배정됐다. 이후 김정숙 여사는 2018년 11월 5일부터 3박 4일간 인도를 단독으로 방문해 타지마할 등을 둘러봤다. 국민의힘은 해당 사안을 문제 삼으며 감사원의 감사를 요구하는 등 정치 쟁점화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공개된 자신의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김 여사의 인도 방문 논란에 대해 “아내가 나랏돈으로 관광 여행을 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퇴임 2주년을 맞아 회고록을 출간했다. 외교·안보 분야에 초점을 맞춘 이 회고록은 2017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재임 중 3번의 남북정상회담, 58번의 순방 외교 등을 담고 있다.
  • [사설] 불안한 경제상황, 예산 퍼주기 안 될 말이다

    [사설] 불안한 경제상황, 예산 퍼주기 안 될 말이다

    며칠 뒤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만남을 앞두고 두 사람이 논의할 의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 대표가 주요 의제로 제시하겠다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카드가 무엇보다 논란거리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총선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을 13조원 추경 편성으로 처리하자고 총선 전부터 정부ㆍ여당에 요구했다. 불요불급한 현금 지급 공약이 어렵사리 복원되려는 소통 정치의 성패를 가른다면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이번 만남을 ‘민생 회담’으로 의미를 매기고 있으나 생각의 차이는 크다. 이 대표는 민생 해결의 구체적 방안으로 현금 지원에 무게를 뒀지만 윤 대통령은 “무분별한 현금 지원은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반박했을 만큼 부정적이다. 양측 입장 차이를 떠나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현금 살포가 과연 민생 회복에 실질적 도움이 될지 냉정히 따져 봐야 한다. “소고기 사 먹고 좋았잖나”라는 이 대표의 농담이 통할 현실이 아니다. 불가항력의 재난이었던 코로나 때와 달라서 현금 퍼주기는 반짝 경기부양은 할지 몰라도 다시 고물가를 부추겨 민생을 더 팍팍하게 내몰 뿐이다. 이 대표가 총선 압승에 고무돼 나랏돈으로 ‘한턱 쏘는’ 분별 없는 정치인으로 오해받지 않길 바란다. 고물가의 생활고에 시달리는 저소득층, 영세 소상공인 핀셋 지원이 정책 효과를 훨씬 더 키울 수 있다. 중동발 위기까지 겹쳐 환율, 유가 급등에 정부가 연일 비상인 마당에 정치권이 선심 정책으로 물가를 자극하는 패착은 없어야 한다. 지난해 국가채무가 1126조원이 넘었고 올해 1분기에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빌려 쓴 돈이 이미 역대 최대다. 미래세대에 짐을 떠넘기는 줄 알면서 빚내서 전 국민 현금 잔치를 하자는 걸 민심으로 볼 순 없는 일이다.
  • 무기력한 교사들 “커터칼 꺼내도 못 말려요… ‘금쪽이’라서”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무기력한 교사들 “커터칼 꺼내도 못 말려요… ‘금쪽이’라서”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파국 막기 위한 ‘학교의 파행’수업 중 고함치고 책상 던져도분리 조치했다간 차별·학대 항의할 수 있는 건 다른 학생들 대피‘특별 배려’ 해 달라는 부모들“하루 한 번 칭찬” “마음 안 다치게” 폭행에 안경 부서지면 “렌즈 끼지” 무조건 수용해 달라니 속수무책 교권침해의 가해자로는 주로 학부모가 꼽힌다. 피해자 격인 교사들이 “아이들의 잘못을 바로잡고 가르치는 일은 직업이자 사명이지만 학부모로부터 과도한 민원 요구를 받거나 모욕적 언사를 들을 때는 참기 힘들다”는 심정을 여러 차례 토로했기 때문이다. 실제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개한 침해 사례는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자녀의 준비물을 물어본다며 한밤중에 전화하거나 교사에게 “선생님, 하는 일이 뭐예요? 공무원이 나랏돈 처먹고 뭐하는 거예요?”라는 식의 무례를 자행하는 사례가 매년 반복된다고 교총 측은 25일 설명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학교와 교사를 불신하는 태도에 나름의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여긴다. 어떤 학교에 다녔든 ‘미친개 교사’나 ‘제물포 교사’ 한 명쯤은 만난 경험이 있을 테니 말이다. ‘미친개’는 자신의 감정에 따라 체벌을 일삼던 교사를 뜻하고, ‘쟤 때문에 물상을 포기했다’를 줄인 말인 ‘제물포’는 교과 지도 노력을 게을리한 교사들을 지목하는 별명이다. 요즘 교사는 그때와 다르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내가 겪어 봐서 안다’는 학부모의 강한 불신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게다가 학부모의 입김은 어느 때보다 세졌다. 교원평가, 아동학대 고발, 민원 제기 시스템, 내신 성적의 중요도 하락 등이 학부모에게 힘을 실어 줬다. 그렇더라도 ‘최종 발사 버튼’은 아이가 개입될 때 누르게 된다. 특히 아이의 정서·행동 문제가 주된 요인이 됐을 때 양측의 대립은 첨예해진다.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대립하기에 앞서 이미 아이와의 관계에서 소진과 무기력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이의 정서·행동 문제로 인해 대립하게 되는 교사와 학부모의 입장을 각각 정리했다.학교나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문제행동을 일삼는 아이들을 이른바 ‘금쪽이’라고 부른다. TV 프로그램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동을 금처럼 소중한 아이라는 말로 지칭한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교사들의 대체적인 견해는 아직 미성년인 학생들이 미숙한 사회성이나 정서·행동 문제를 보이는 것은 큰일이 아니라는 쪽이다. 문제는 금쪽이들의 행동을 무조건 수용하고 주변이 맞춰야 한다는 양육 트렌드라고 지적한다. 잘못된 행동을 어릴 때 고치지 못하면 정서·행동 문제를 개선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초등학교 입학 시기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적기를 놓칠 경우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 등이 동반되는 등 이상행동의 수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올해 21년차인 한 초등교사는 25일 “과거 고학년에서 비행 문제가 많았다면 요즘은 저학년에서 이상행동 문제가 심각하다”며 “정서·행동 문제 연령이 내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1학년 2학기가 돼도 수업 시간에 앉아 있는 게 익숙하지 않아 운동장으로 나가 버리는 아이가 한 반에 평균 두세 명은 있고, 수업이 시작되면 5분도 집중하지 못해 교실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거나 보건실이나 화장실에 가겠다고 들썩거리는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 아이들은 점점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교사와 친구로부터 우호적이지 못한 반응을 받을 때가 많아지고 학교에 다니는 것을 싫어하게 된다.지난달 26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신문이 60여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불응·무시·반항 사례 조사’에서도 “정신적 문제가 있는 학생이 수업 중 고함을 지르고 책상을 던지면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학생들을 복도로 대피시키는 것”이라는 한탄이 나왔다. 책상을 던지는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가는 차별대우나 아동학대라는 항의를 들을 가능성이 높으니 다수의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조치를 취한다는 얘기다. 다른 교사는 방과후수업 중 수업 방해를 하는 아이 때문에 강좌 2개가 폐지된 사례를 들려줬다. 마찬가지로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를 해당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할 경우 아동학대가 될 수 있는 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해 한 교육 관료가 정서적 문제가 있는 자신의 자녀를 배려해 줄 것을 담임교사에게 요구하며 ‘왕의 DNA를 지닌 아이’라고 지칭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정작 교사들은 자녀에 대해 특별 취급을 요구하는 학부모는 더이상 생경한 존재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앞서 지난해 민원스쿨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집한 ‘초등학교 학부모 교권침해 민원 사례 2077건’에는 학부모들이 “선생님, 하루에 칭찬 한 번씩 꼭 해 주세요”라거나 “심부름은 우리 아이만 시켜 주세요”라고 교사에게 요구하는 내용이 나온다. 우유를 바닥에 뿌리거나 책상이나 의자를 던지며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를 교장실로 보내 교장 선생님이 지도하게 하자 부모가 교장실로 찾아가 “우리 아이를 분리시켜 아이의 수업권을 침해했다”고 항의한 사례도 있다. 한 아이에게 안경이 부서질 정도로 폭행당한 교사를 향해 되레 “콘택트렌즈를 끼지 왜 안경을 끼느냐”고 말한 부모, 교사에게 “애들이 보고 사 달라고 하니 선생님이 아이폰을 쓰지 말아 달라”고 한 부모, 받아쓰기 채점 결과를 받아 본 뒤 “아이 마음이 다치니 틀린 문제에 빗금을 치지 말라”고 요구한 부모도 있었다. 규칙을 따르는 다수의 아이와 교사의 권리를 희생시키되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학생에게 맞춰 주는 ‘학교의 파행’은 교실 내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파국’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행동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교사의 노력 또한 한계에 다다르는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몇 년 전 같은 반 친구인 두 아동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는 상황을 지켜봤던 한 초등교사는 “한 명이 가위를 들고 와 찌르려고 하자 다른 아이가 커터칼을 꺼내 오고, 한 명이 의자를 던지고 책상 위로 올라가면 다른 아이가 그 책상을 발로 차 버리는 식으로 한계 없는 다툼이 벌어졌는데 그 순간 누구도 말리지 못했다”며 “그게 1학년의 싸움이었다”고 털어놨다.
  • [씨줄날줄] 정당 보조금

    [씨줄날줄] 정당 보조금

    우리나라 정당은 매년 분기마다 나랏돈을 지원받는다. 정당 운영에 필요한 경비에 사용하라고 국민 세금으로 나눠 주는 국고보조금(경상보조금)이다. 선거가 있는 해엔 추가로 선거보조금도 받는다. 선거가 없었던 지난해 정당 7곳에 지급된 국고보조금 총액은 476억원이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실시됐던 2022년엔 142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정치자금법상 선거보조금과 별개로 공직선거법의 선거비용공영제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을 득표한 정당과 후보자는 선거비용도 보전받으니 ‘꿩 먹고 알 먹고’다. 국고보조금은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 체제에서 도입됐다. 선거보조금은 1991년부터다. 정당 보조금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제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이 2021년 발간한 ‘각국의 정당·정치자금제도 비교 연구’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중 이탈리아를 제외한 36개국이 국고보조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국고보조금은 의원 20석 이상 교섭단체에 총액의 50%를 우선 균등 배분한다. 이어 5석 이상 정당에 총액의 5%를 배분하고, 5석 미만 또는 의석이 없는 정당 중 최근 선거에서 득표수 비율 요건을 충족한 정당에 총액의 2%를 지급한다. 거대 양당 기득권 위주의 배분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온갖 꼼수를 일삼는 소수 정당의 행태도 문제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정숙 의원의 전격 입당으로 ‘보조금 뻥튀기’ 의혹을 자초했던 개혁신당이 새로운 미래 이낙연 대표와의 결별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개혁신당은 양 의원의 합류로 5석을 채워 지난 15일 보조금 6억 6000만원을 받았지만 통합이 깨지면서 의석수가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 선관위가 보조금을 돌려받을 법적 절차가 없다고 한다. 국회 의석수가 ‘0’인 원외 정당 민생당이 올 1분기 보조금으로 2억 5000만원을 지급받은 것도 논란이다. 민생당은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보조금 지급 기준인 득표율 2%를 넘겼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정당 활동은 하지 않고 보조금만 타는 ‘유령 정당’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2대 국회가 합당한 대안을 찾는 데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이순녀 논설위원
  • ‘의원실 허위 인턴’ 윤건영 벌금 500만원

    ‘의원실 허위 인턴’ 윤건영 벌금 500만원

    국회의원실에 인턴을 허위 등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벌금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부장 노태헌)은 31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한국미래발전연구원 기획실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8월 회계 담당 직원 김하니씨를 당시 백원우 민주당 의원실에 인턴으로 허위 등록하고 5개월여간 국회사무처로부터 급여 약 545만원을 받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가 이를 제보하자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윤 의원과 백 전 의원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당초 검찰은 2021년 11월 윤 의원과 백 전 의원을 각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이보다 금액을 높여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백 전 의원은 벌금 500만원 형을 받아들였지만, 윤 의원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윤 의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사적 단체의 운영비 등을 마치 국회 인턴에게 지급하는 것처럼 허위 등록해 나랏돈을 편취한 사안”이라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윤 의원은 “인턴 채용 과정에서 제가 한 일은 의원실의 추천을 받아 김씨에게 (일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본 게 전부”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윤 의원은 실형을 피해 의원직을 지키게 됐다. 현직 의원은 공직선거법상 형사사건에서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 ‘인턴 허위 등록’ 윤건영 민주당 의원 벌금 500만원

    ‘인턴 허위 등록’ 윤건영 민주당 의원 벌금 500만원

    국회의원실에 인턴을 허위 등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벌금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부장 노태헌)은 31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한국미래발전연구원 기획실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8월 회계 담당 직원 김하니씨를 당시 백원우 민주당 의원실에 인턴으로 허위 등록하고 5개월여간 국회 사무처로부터 급여 약 545만원을 받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가 이를 제보하자,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가 윤 의원과 백 전 의원을 사기 등 혐의로 고발했다. 당초 검찰은 2021년 11월 윤 의원과 백 전 의원을 각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이보다 금액을 높여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백 전 의원은 벌금 500만원형을 받아들였지만, 윤 의원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윤 의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사적 단체의 운영비 등을 마치 국회 인턴에게 지급하는 것처럼 허위 등록해 나랏돈을 편취한 사안”이라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윤 의원은 “인턴 채용 과정에서 제가 한 일은 의원실의 추천을 받아 김씨에게 (일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본 게 전부”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윤 의원은 실형을 피해 의원직을 지키게 됐다. 현직 의원은 공직선거법상 형사사건에서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 [사설] 금투세 폐지, 방향 옳지만 세수 확보책도 있어야

    [사설] 금투세 폐지, 방향 옳지만 세수 확보책도 있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내년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거두면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분 25%)를 내는 세금이다. 2023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2022년 여야 합의로 시행을 2025년으로 미뤘다. 금투세 폐지는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이다. 금투세는 도입 당시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과세 가능성으로 반대에 부딪혔었다. 올해부터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이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상향된 터라 대주주와의 과세 형평성도 불거졌다. 금융투자시장이 윤 대통령의 언급처럼 ‘국민의 자산 축적을 지원하는 기회의 사다리’라는 측면에서 금투세 폐지는 옳은 방향이다. 문제는 재정 여건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금투세 도입으로 인한 세수 증대가 1조 7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올해 예산 656조 6000억원에 견줘 작다고 볼 수도 있으나 가볍게 볼 일도 아니다. 나랏빚(1196조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51.0%다. 기업과 가계의 빚은 사상 최대 기록을 쓰고 있다. 최근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지난해 같은 세수 부족(59조원)도 우려된다. 정부가 경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재정당국은 성과가 미흡하거나 집행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사업들은 과감히 구조조정해야 한다. 세무당국은 변하는 경제환경을 악용한 탈세가 발생하지 않도록 징세 그물망을 더욱 바짝 조이기 바란다. 새로운 세원 발굴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나랏돈 들어가는 공약은 자제해야 한다.
  • “청년 일자리 초토화시킨 사람을 국회의원 뽑아준다고?”...前경제수석의 일침

    “청년 일자리 초토화시킨 사람을 국회의원 뽑아준다고?”...前경제수석의 일침

    “생업으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 세상에 ‘공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 이런저런 법으로 청년 일자리를 초토화시킨 사람,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입법을 한 사람에겐 4월 총선에서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박병원(72)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시대’를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린 가장 큰 이유로 ‘나쁜 정치’를 들었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경제정책 수립의 중책을 담당했고 우리금융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민간부문 수장으로도 오랜 관록을 지닌 그는 당대의 경제 지략가로 통한다. 서울신문은 한국경제의 심박동을 끌어올릴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박 이사장과 편집국장 신년 대담을 가졌다.서울 종로구의 사무실 한 켠에 야생화 사진으로 만든 2024년 달력이 걸려 있었다. 지난 여름 보름 남짓 일정으로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로 트레킹을 다녀왔다는 그는 “백두대간에는 알프스처럼 케이블카, 등반열차를 설치할 수도 없고 (대피소가 아닌) 제대로 된 산장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이 불필요하게 많은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원으로 지정해 달라고 국가에 요청한 결과입니다. 그래야 도로 등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국립공원이 되면 규제에 묶여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은 지자체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풀어달라고 해야 할 상황입니다.”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 놓쳐 -(김태균 편집국장)자연스럽게 규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 혁신이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박 이사장)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법이 왜 나왔나. 택시업계가 반대하니까 국회가 앞장서서 입법을 했다. 공인중개사 표를 얻으려고 국회의원들이 ‘직방(부동산 중개서비스)금지법’도 발의했다. 택시기사를 위하고 공인중개사를 위한다는 것인데, 정작 국민 전체를 위하는 의원은 없다. 문재인 정부 때 반도체산업육성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하다가 질질 끌었는데 여당 의원 중 한 명이 ‘삼성전자에 이익이 될 테니 못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 논리면 우리는 구멍가게밖에 할 수 없다. 정권과 정치권이 경제 논리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 버는 게 죄가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경제가 잘 되겠는가. 지금도 국회는 끊임없이 규제법안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덫에 갇혀 있다.” -4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민들의 선택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재임 중 어떤 나쁜 법안을 만들었고, 어떤 낭비성 예산을 통과시키는 데 참여했는지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에 들어갈 돈이 6조~7조원이라고 한다.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을 만든 의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새만금과 무안·양양·울진·가덕도 공항에 헛된 돈을 쓰고, 저출산으로 소멸할 위기에 처한 나라를 만들어놓은 정치인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 나랏돈을 잘 썼으면 인구 위기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국회도 문제지만 정부 정책이 국가경쟁력을 잠식했다는 비판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한답시고 교육, 의료, 교통, 통신비를 최대한 억눌러 소비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들이 돈을 쓸 여유를 만들어주겠다 했다. 서비스업을 일자리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고, 싼값에만 공급하려고 했다. 애초 가능한 일인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공)교육을 만들어놓고 더 좋은 교육은 학원, 해외로 가라고 해놓은 격이니 교육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의료 산업도 마찬가지다. 있는 사람들은 병을 고치러 해외로 나간다. 말도 안 되는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을 얼마나 놓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국민은 돈을 쓸 각오가 돼 있는데 국가는 그럴 생각이 없다. 정부마다 새로 출범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통신비 인하, 카드 수수료 삭감이다. 도무지 돈을 벌 수 있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모두에게 고만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건데 이게 과연 국민이 원하는 걸까. 이래 서야 우리 서비스 산업이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대 정부가 예외 없이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싼값에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다.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거짓말이다. 국민 누구도 ‘남보다 더 나은 교육’, ‘남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는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 의료에서 유출되는 막대한 외화를 우리 대학, 우리 병원으로 돌릴 수 있다면 등록금과 보험 수가를 덜 올리고도 교육의 질을 높이고 병원 적자를 줄일 수 있다.”대한민국은 ‘정치의 덫’에 갇혔다‘타다·직방 금지법’ 기득권 표심용‘예타 면제법’도 수십조 예산 낭비위기 내몬 정치인 왜 책임 안 지나싼값에 고급 서비스? 미션 임파서블!누구도 만족 못 할 공교육·공공의료그러니 사교육이나 해외로 눈 돌려제조업처럼 외국시장과 경쟁해야인구감소 흐름 ‘뉴 노멀’ 되어선 안 돼태어난 아이도 대학 전액 지원 등파괴적 출산 대책 나랏돈 쏟아야청년고용 안정 위한 노동 개혁도●산업 개방 안 하면 목숨 걸고 안 뛰어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서비스업을 제조업처럼 하면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 제조업은 걸음마 단계부터 수출을 했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자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태껏 시장을 개방해서 해당 분야의 산업이 몰락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개방을 안 한 산업만 성장을 못 했다. 대표적인 게 의료, 교육, 통신, 교통 같은 서비스업이다. 개방을 안 하니까 목숨 걸고 뛰지 않는다. 전부 규제산업이기도 하다. 규제를 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원과 보호를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 -규제 혁파나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외치고는 있는데도 현실에서는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비싼 땅값·노동시장 경직, 투자하겠나 “투자가 안 이뤄지면 우리 경제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 연구개발(R&D)이나 인적 자원 모두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는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에 의해 생긴다. 물론 투자는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의 치명적인 결함은 땅값은 너무 비싸고 노동시장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주는 세제 혜택을 안 주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어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겠는가. 가뜩이나 투자하기에 별 볼 일 없는 나라인데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은 더 미약해졌다. 투자가 늘어나야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는데 그게 안 되니 ‘편의점 알바’ 자리밖에 안 생긴다. 2002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각각 동북아와 중동의 금융허브를 만들겠다고 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부처의 뿌리 깊은 규제 신봉과 행정 일선의 낡은 관행도 문제 아닌가. “총리실 규제개혁 자문위원을 1년째 하고 있는데 답답한 게 많다. 일선 공무원들이 책임지기 싫으니까 안 움직이려고 한다. 국회까지 가지 않고 조례나 시행령만 고쳐도 되는 일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의대 정원 증원만 해도 국회에 안 가도 되는 사안이다. 의사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증원에 반대하면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경제의 ‘암적인 요소’가 토지 공급 부족이라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때 재개발 재건축을 금지시킨 게 치명적이었다. 토지 공급 루트는 재개발·재건축 밖에 없는데 그때 완전히 끊겼다. 인재(人災)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폭등도 토지 공급이 끊어진 데서 비롯됐다. 지금 풀고는 있지만 효과는 4~5년 후에 나타난다. 땅값이 비싸니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렵다. LG필립스가 20년 전 파주 2000만평 부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수도권 인구 집중, 군사시설,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도저히 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안 해 주면 중국 간다고 하는데 어떡하나’라고 주변을 설득해 결단을 내렸다.” -농사를 안 지을 사람은 농지를 못 사게 해놓은 현행법도 손볼 때 된 것 아닌가. “한국 농지가 미국 농지보다 30배는 비싸다. 누가 농사 짓겠다고 그 큰돈을 내겠는가. 규제 풀어주면 난개발이 이뤄진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규제를 없앤다고 해서 설악산, 관악산 꼭대기에 공장을 짓겠나, 만경평야 한복판에 집을 짓겠나. 규제를 풀어도 투자와 개발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규제를 풀어주어도 정작 수요가 없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구 위기 때문에 ‘소멸’이 화두로 떠올랐다.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인구가 증가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보다 100배 이상 힘들다. 일부에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뉴’도 ‘노멀’도 아닌 극히 비정상적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인구대책이 경제정책의 제1조가 돼야 한다. 인구 감소는 무조건 반전시켜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낭비되는 재원을 탈탈 털어 출산 장려에 써야 한다. ” -정부는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380조원을 썼다고 한다. 지방정부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선 380조원을 썼다는 얘기부터 짚어봐야 한다. 덩치 큰 청년임대주택 예산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억지로 짜맞춘 수치다. 가공의 숫자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인구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예산을 ‘하나의 주머니’에 담는 것이다. 부처별로 실시하고 있는 것들 다 집어치우고 한데로 끌어모아야 한다. 돈은 뭉쳐야 힘이 있다. 위원회 같은 형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든 기획재정부든 어느 한 부처에서 확실하게 틀어쥐고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출산하는 아이들은 물론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대학 학비를 다 지원한다는 식으로 해야 한다. 국가·지방재정 따질 것 없이 끌어모아 파괴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야 한다.” ●국가 발전 위해 엘리트 이민 허용해야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선은 외국에서 우수한 노동력과 두뇌를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할 텐데. “마지못해 ‘이민을 허용한다’는 식의 미지근한 자세로는 안 된다. 육체노동 수요 중심의 발상도 깨뜨려야 한다. 국가발전을 위해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그걸 못 하면 수렁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다.” -우리 청년들이 아이 낳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역시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아닐까. “노동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취직한 사람한테 이로운 일은 그 어떤 것도 아직 취직하지 못한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 된다. 대표적인 게 정년 연장이다. 정년은 해고 제한의 반사적 거울이고, 호봉제의 폐해다. 해고가 자유롭거나 연봉제 같은 탄력적 임금체계가 확립되면 정년이 필요 없다. 정년은 회사가 계속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다. 신입사원 3명분의 임금을 가져가는 사람들 때문에 청년들이 희생당하는 제도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유연성 제고라지만, 해고를 쉽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 “당장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양대 노총 눈치를 보는 정치권 때문에 그들의 기득권을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에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 노동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테면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만큼은 연봉제와 성과급, 직무급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호봉제는 젊은 시절에는 저임금, 나이 들어서는 고임금을 받는 구조다. 평생직장이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다. 모든 노동자가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왜 그들이 다른 조건으로 취업하는 것을 가로막나.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대표들도 다 교체해야 한다. 실제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주고받는 사용자·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 박병원 이사장은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입직한 뒤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재경부 1차관을 끝으로 30여년 공직생활을 접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명박 정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과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단법인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제2의 윤미향’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의 후원금, 지원을 받는 법인, 비영리기관이 수만 곳인데 제대로 평가하는 기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규제 혁파 막는 건 ‘나쁜 정치’…대기업이 돈 벌면 죄 되는 나라, 이런 법 만든 이들 또 뽑겠나

    규제 혁파 막는 건 ‘나쁜 정치’…대기업이 돈 벌면 죄 되는 나라, 이런 법 만든 이들 또 뽑겠나

    “생업으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 세상에 ‘공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 이런저런 법으로 청년 일자리를 초토화시킨 사람,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입법을 한 사람에겐 4월 총선에서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박병원(72)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시대’를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린 가장 큰 이유로 ‘나쁜 정치’를 들었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경제정책 수립의 중책을 담당했고 우리금융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민간부문 수장으로도 오랜 관록을 지닌 그는 당대의 경제 지략가로 통한다. 서울신문은 한국경제의 심박동을 끌어올릴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박 이사장과 편집국장 신년 대담을 가졌다.서울 종로구의 사무실 한 켠에 야생화 사진으로 만든 2024년 달력이 걸려 있었다. 지난 여름 보름 남짓 일정으로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로 트레킹을 다녀왔다는 그는 “백두대간에는 알프스처럼 케이블카, 등반열차를 설치할 수도 없고 (대피소가 아닌) 제대로 된 산장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이 불필요하게 많은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원으로 지정해 달라고 국가에 요청한 결과입니다. 그래야 도로 등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국립공원이 되면 규제에 묶여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은 지자체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풀어달라고 해야 할 상황입니다.”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 놓쳐 -(김태균 편집국장)자연스럽게 규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 혁신이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박 이사장)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법이 왜 나왔나. 택시업계가 반대하니까 국회가 앞장서서 입법을 했다. 공인중개사 표를 얻으려고 국회의원들이 ‘직방(부동산 중개서비스)금지법’도 발의했다. 택시기사를 위하고 공인중개사를 위한다는 것인데, 정작 국민 전체를 위하는 의원은 없다. 문재인 정부 때 반도체산업육성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하다가 질질 끌었는데 여당 의원 중 한 명이 ‘삼성전자에 이익이 될 테니 못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 논리면 우리는 구멍가게밖에 할 수 없다. 정권과 정치권이 경제 논리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 버는 게 죄가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경제가 잘 되겠는가. 지금도 국회는 끊임없이 규제법안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덫에 갇혀 있다.” -4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민들의 선택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재임 중 어떤 나쁜 법안을 만들었고, 어떤 낭비성 예산을 통과시키는 데 참여했는지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에 들어갈 돈이 6조~7조원이라고 한다.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을 만든 의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새만금과 무안·양양·울진·가덕도 공항에 헛된 돈을 쓰고, 저출산으로 소멸할 위기에 처한 나라를 만들어놓은 정치인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 나랏돈을 잘 썼으면 인구 위기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국회도 문제지만 정부 정책이 국가경쟁력을 잠식했다는 비판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한답시고 교육, 의료, 교통, 통신비를 최대한 억눌러 소비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들이 돈을 쓸 여유를 만들어주겠다 했다. 서비스업을 일자리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고, 싼값에만 공급하려고 했다. 애초 가능한 일인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공)교육을 만들어놓고 더 좋은 교육은 학원, 해외로 가라고 해놓은 격이니 교육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의료 산업도 마찬가지다. 있는 사람들은 병을 고치러 해외로 나간다. 말도 안 되는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을 얼마나 놓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국민은 돈을 쓸 각오가 돼 있는데 국가는 그럴 생각이 없다. 정부마다 새로 출범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통신비 인하, 카드 수수료 삭감이다. 도무지 돈을 벌 수 있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모두에게 고만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건데 이게 과연 국민이 원하는 걸까. 이래 서야 우리 서비스 산업이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대 정부가 예외 없이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싼값에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다.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거짓말이다. 국민 누구도 ‘남보다 더 나은 교육’, ‘남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는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 의료에서 유출되는 막대한 외화를 우리 대학, 우리 병원으로 돌릴 수 있다면 등록금과 보험 수가를 덜 올리고도 교육의 질을 높이고 병원 적자를 줄일 수 있다.”대한민국은 ‘정치의 덫’에 갇혔다‘타다·직방 금지법’ 기득권 표심용‘예타 면제법’도 수십조 예산 낭비위기 내몬 정치인 왜 책임 안 지나싼값에 고급 서비스? 미션 임파서블!누구도 만족 못 할 공교육·공공의료그러니 사교육이나 해외로 눈 돌려제조업처럼 외국시장과 경쟁해야인구감소 흐름 ‘뉴 노멀’ 되어선 안 돼태어난 아이도 대학 전액 지원 등파괴적 출산 대책 나랏돈 쏟아야청년고용 안정 위한 노동 개혁도●산업 개방 안 하면 목숨 걸고 안 뛰어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서비스업을 제조업처럼 하면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 제조업은 걸음마 단계부터 수출을 했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자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태껏 시장을 개방해서 해당 분야의 산업이 몰락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개방을 안 한 산업만 성장을 못 했다. 대표적인 게 의료, 교육, 통신, 교통 같은 서비스업이다. 개방을 안 하니까 목숨 걸고 뛰지 않는다. 전부 규제산업이기도 하다. 규제를 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원과 보호를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 -규제 혁파나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외치고는 있는데도 현실에서는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비싼 땅값·노동시장 경직, 투자하겠나 “투자가 안 이뤄지면 우리 경제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 연구개발(R&D)이나 인적 자원 모두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는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에 의해 생긴다. 물론 투자는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의 치명적인 결함은 땅값은 너무 비싸고 노동시장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주는 세제 혜택을 안 주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어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겠는가. 가뜩이나 투자하기에 별 볼 일 없는 나라인데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은 더 미약해졌다. 투자가 늘어나야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는데 그게 안 되니 ‘편의점 알바’ 자리밖에 안 생긴다. 2002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각각 동북아와 중동의 금융허브를 만들겠다고 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부처의 뿌리 깊은 규제 신봉과 행정 일선의 낡은 관행도 문제 아닌가. “총리실 규제개혁 자문위원을 1년째 하고 있는데 답답한 게 많다. 일선 공무원들이 책임지기 싫으니까 안 움직이려고 한다. 국회까지 가지 않고 조례나 시행령만 고쳐도 되는 일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의대 정원 증원만 해도 국회에 안 가도 되는 사안이다. 의사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증원에 반대하면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경제의 ‘암적인 요소’가 토지 공급 부족이라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때 재개발 재건축을 금지시킨 게 치명적이었다. 토지 공급 루트는 재개발·재건축 밖에 없는데 그때 완전히 끊겼다. 인재(人災)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폭등도 토지 공급이 끊어진 데서 비롯됐다. 지금 풀고는 있지만 효과는 4~5년 후에 나타난다. 땅값이 비싸니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렵다. LG필립스가 20년 전 파주 2000만평 부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수도권 인구 집중, 군사시설,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도저히 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안 해 주면 중국 간다고 하는데 어떡하나’라고 주변을 설득해 결단을 내렸다.” -농사를 안 지을 사람은 농지를 못 사게 해놓은 현행법도 손볼 때 된 것 아닌가. “한국 농지가 미국 농지보다 30배는 비싸다. 누가 농사 짓겠다고 그 큰돈을 내겠는가. 규제 풀어주면 난개발이 이뤄진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규제를 없앤다고 해서 설악산, 관악산 꼭대기에 공장을 짓겠나, 만경평야 한복판에 집을 짓겠나. 규제를 풀어도 투자와 개발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규제를 풀어주어도 정작 수요가 없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구 위기 때문에 ‘소멸’이 화두로 떠올랐다.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인구가 증가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보다 100배 이상 힘들다. 일부에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뉴’도 ‘노멀’도 아닌 극히 비정상적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인구대책이 경제정책의 제1조가 돼야 한다. 인구 감소는 무조건 반전시켜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낭비되는 재원을 탈탈 털어 출산 장려에 써야 한다. ” -정부는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380조원을 썼다고 한다. 지방정부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선 380조원을 썼다는 얘기부터 짚어봐야 한다. 덩치 큰 청년임대주택 예산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억지로 짜맞춘 수치다. 가공의 숫자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인구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예산을 ‘하나의 주머니’에 담는 것이다. 부처별로 실시하고 있는 것들 다 집어치우고 한데로 끌어모아야 한다. 돈은 뭉쳐야 힘이 있다. 위원회 같은 형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든 기획재정부든 어느 한 부처에서 확실하게 틀어쥐고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출산하는 아이들은 물론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대학 학비를 다 지원한다는 식으로 해야 한다. 국가·지방재정 따질 것 없이 끌어모아 파괴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야 한다.” ●국가 발전 위해 엘리트 이민 허용해야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선은 외국에서 우수한 노동력과 두뇌를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할 텐데. “마지못해 ‘이민을 허용한다’는 식의 미지근한 자세로는 안 된다. 육체노동 수요 중심의 발상도 깨뜨려야 한다. 국가발전을 위해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그걸 못 하면 수렁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다.” -우리 청년들이 아이 낳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역시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아닐까. “노동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취직한 사람한테 이로운 일은 그 어떤 것도 아직 취직하지 못한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 된다. 대표적인 게 정년 연장이다. 정년은 해고 제한의 반사적 거울이고, 호봉제의 폐해다. 해고가 자유롭거나 연봉제 같은 탄력적 임금체계가 확립되면 정년이 필요 없다. 정년은 회사가 계속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다. 신입사원 3명분의 임금을 가져가는 사람들 때문에 청년들이 희생당하는 제도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유연성 제고라지만, 해고를 쉽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 “당장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양대 노총 눈치를 보는 정치권 때문에 그들의 기득권을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에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 노동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테면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만큼은 연봉제와 성과급, 직무급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호봉제는 젊은 시절에는 저임금, 나이 들어서는 고임금을 받는 구조다. 평생직장이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다. 모든 노동자가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왜 그들이 다른 조건으로 취업하는 것을 가로막나.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대표들도 다 교체해야 한다. 실제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주고받는 사용자·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 박병원 이사장은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입직한 뒤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재경부 1차관을 끝으로 30여년 공직생활을 접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명박 정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과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단법인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제2의 윤미향’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의 후원금, 지원을 받는 법인, 비영리기관이 수만 곳인데 제대로 평가하는 기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단독] ‘실적 0’ 공수처, 혈세로 황제급 처우

    [단독] ‘실적 0’ 공수처, 혈세로 황제급 처우

    영장 발부 0건… 유죄 사건도 0건직원 힐링 예산에 2000만원 편성처장 후보자 사무실 ‘강남’ 고집청문 예산 85% 늘려 6400만원공수처 “악성 민원에 치유 필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년에 민원실 등 ‘격무부서’를 위한 힐링(치유) 프로그램을 신설한다며 2000만원의 예산을 받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지명될 차기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위한 예산은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6400여만원이다. 임대료가 비싼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마련하겠다며 비용을 뽑은 탓이다. 또 지난해와 올해엔 텀블러 기념품을 만들고 사무실에 둘 화분을 들이는 데 각각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쓰기도 했다. 2021년 출범 이후 구속영장 발부 ‘0건’, 직접 수사해 유죄를 받아 낸 사건도 ‘0건’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 공수처가 나랏돈으로 각종 처우 개선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국회 등에 따르면 내년도 공수처 예산은 올해보다 16.9% 늘어난 206억 8010만원으로 확정됐다. 서울신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안 검토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중에는 격무부서 힐링 프로그램 신설을 위한 2000만원이 신규 예산으로 포함됐다. 민원이나 수사 업무로 스트레스 관리 등이 필요한 직원을 위해 감정노동 스트레스 관리와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명목이다. 공수처는 연간 10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주기적으로 치유하고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수처 실적에 비해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성희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 “사업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사업관리도 면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수처가 차기 공수처장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 예산으로 6396만원을 책정받았는데, 3년 전 전임 후보자 시절 집행된 금액(3457만원)보다 85%가량 늘어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수처는 김진욱 처장의 임기가 다음달 20일 만료됨에 따라 후보자 인선에 들어간 상태다.예산이 대폭 증가한 데는 청문회 준비단 기간이 과거보다 한 달 더 늘어난 까닭도 있지만 사무실을 강남 지역으로 특정해 산정한 영향이 컸다. 공수처는 “주요 기관과의 접근성, 임대 사무실 확보의 용이성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문회 준비단 예산에서 순수 사무실 임대료는 3400만원(2개월 기준)으로 월 1700만원에 달한다. 앞서 2020년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의 경우 광화문에 사무실을 마련했는데 월 800만원이었다. 정 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국가기관 또는 공공기관 시설 중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공수처 위원회 회의를 위한 외부회의장 임대료 예산도 국회에서 지적을 받고 일부 삭감됐다. 공수처는 내년도 예산에서 수사심의위원회 등 수사 관련 6개 위원회와 공소심의위원회 회의를 위해 서울에 있는 회의장을 빌리겠다며 총 900만원을 요구했다. 외부위원의 회의 참석을 독려하려면 서울에서 회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사위 예산안 보고서는 “공수처는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해 회의장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따르면 회의장과 행사장은 공공시설을 우선 활용하고 호텔 등 호화로운 장소를 빌리는 건 지양토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수처 자문위원회와 수사자문단은 지난해 7월과 8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결국 공수처의 내년도 외부회의장 임차료는 요구안보다 200만원 삭감됐다. 최근 공수처는 내년 예산안에 소속 검사 ‘스피치’(언어능력) 교육 비용으로 2240만원(1인당 140만원)을 편성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 예산은 더불어민주당이 전액 삭감에 반대하면서 840만원만 깎이고 1400만원으로 확정됐다. 공수처가 출범 이후 쓴 예산 내역서 중에서도 석연치 않은 대목들이 발견됐다. 서울신문이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지출 내역서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해 10월 CI(상징물)를 새긴 기념품 텀블러 구매를 위해 1345만 9000원을 썼다. 또 근무 환경을 개선한다며 화분과 미술품 대여에 각각 1056만원과 800만원을 지출했다. 공수처는 힐링 프로그램 신설과 관련해선 “한 해 민원 접수 건수가 2500 ~2800건으로 민원인들의 폭언이나 폭력에 노출되는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수사 부서 근무자들의 수사 과정 중 역할 분담, 권한 차이 등에서 오는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 등도 있다”고 밝혔다.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예산에 대해선 “3년 전에 비해 임대료가 많이 올랐다”면서 “기준을 일단 강남 지역으로 한 것으로 지역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를 뿌리 뽑겠다며 2021년 출범한 공수처는 투입된 예산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계속 받아 왔다. 지금까지 3년간 직접 공소 제기한 사건은 3건,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한 사건은 5건에 그친다. 더욱이 직접 기소한 3건 가운데 ‘1호’였던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 윤모 전 부산지검 검사의 공문서위조 사건은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구속영장 청구조차 5차례 모두 기각되면서 ‘5전 5패’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의 문제는 권한이 큰 데 비해 조직은 작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집행과 관련해선 국회에서 견제하는 수밖에 없는데 (공수처를 지지하는) 거대 야당 상황에서 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정감사 때 국회의 견제가 더 필요하다”면서 “다만 미미한 사법 처리 실적과 관련해서는 공수처가 비대해지는 것을 우려해 조직을 축소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단독] ‘실적0’ 공수처, 혈세로 황제급 처우

    [단독] ‘실적0’ 공수처, 혈세로 황제급 처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년에 민원실 등 ‘격무부서’를 위한 힐링(치유) 프로그램을 신설한다며 2000만원의 예산을 받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지명될 차기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위한 예산은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6400여만원이다. 임대료가 비싼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마련하겠다며 비용을 뽑은 탓이다. 또 지난해와 올해엔 텀블러 기념품을 만들고 사무실에 둘 화분을 들이는 데 각각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쓰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구속영장 발부 ‘0건’, 직접 수사해 유죄를 받아낸 사건도 ‘0건’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 공수처가 나랏돈으로 각종 처우 개선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국회 등에 따르면 내년도 공수처 예산은 올해보다 16.9% 늘어난 206억 8010만원으로 확정됐다. 서울신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안 검토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중에는 격무부서 힐링프로그램 신설을 위한 2000만원이 신규 예산으로 포함됐다. 민원이나 수사업무로 스트레스 관리 등이 필요한 직원을 위해 감정노동 스트레스 관리와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명목이다. 공수처는 연간 10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주기적으로 치유하고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수처 실적에 비해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성희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 “사업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사업관리도 면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수처가 차기 공수처장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 예산으로 6396만원을 책정받았는데, 3년 전 전임 후보자 시절 집행된 금액(3457만원)보다 85%가량 늘어난 것도 논란이다. 공수처는 김진욱 처장이 다음달 20일 임기가 만료돼 후보자 인선에 들어간 상태다. 예산이 대폭 늘어난 데는 청문회 준비단 기간이 과거보다 한달 더 늘어난 까닭도 있지만 사무실을 강남지역으로 특정해 산정한 영향이 컸다. 공수처는 “주요 기관과의 접근성, 임대 사무실 확보의 용이성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문회 준비단 예산에서 순수 사무실 임대료는 3400만원(2개월 기준)으로 월 1700만원에 달한다. 앞서 2020년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의 경우 광화문에 사무실을 마련했는데 월 800만원이었다. 정 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국가기관 또는 공공기관 시설 중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기관 등의 시설 이용이 불가능하더라도 굳이 서울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강남에 사무실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은 적다며 여의도 등 다른 지역을 검토해 볼 것을 권유했다. 공수처 위원회 회의를 위한 외부회의장 임대료 예산도 국회에서 지적을 받고 일부 삭감됐다. 공수처는 내년도 예산에서 수사심의위원회 등 수사 관련 6개 위원회와 공소심의위원회 회의를 위해 서울에 있는 회의장을 빌리겠다며 총 900만원을 요구했다. 외부위원의 회의 참석을 독려하려면 서울에서 회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사위 예산안 보고서는 “공수처는 수도권에 소재한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해 회의장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따르면 회의장과 행사장은 공공시설을 우선 활용하고 호텔 등 호화로운 장소를 빌리는 건 지양토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수처 자문위원회와 수사자문단은 지난해 7월과 8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결국 공수처의 내년도 외부회의장 임차료는 요구안보다 200만원 삭감됐다. 최근 공수처는 내년 예산안에 소속 검사 ‘스피치’(언어능력) 교육 비용으로 2240만원(1인당 140만원)을 편성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 예산은 더불어민주당이 전액 삭감에 반대하면서 840만원만 깎이고 1400만원으로 확정됐다. 공수처가 출범 이후 쓴 예산 내역서 중에서도 석연치 않은 대목들이 발견됐다. 서울신문이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지출 내역서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해 10월 CI(상징물)를 새긴 기념품 텀블러 구매를 위해 1345만 9000원을 썼다. 근무 환경을 개선한다며 화분과 미술품 대여에 각각 1056만원과 800만원을 지출했다. 공수처는 힐링프로그램 신설과 관련해선 “한해 민원 접수 건수가 2500~2800건으로 민원인들의 폭언이나 폭력에 노출되는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면서 “수사 부서 근무자들이 수사 과정에서 역할 분담, 권한 차이 등에서 오는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 등도 있다”고 밝혔다.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예산에 대해선 “3년 전에 비해 임대료가 많이 올랐다”면서 “기준을 일단 강남 지역으로 한 것으로 지역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를 뿌리 뽑겠다며 2021년 출범한 공수처는 투입된 예산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계속 받아 왔다. 지금까지 3년간 직접 공소 제기한 사건은 3건,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한 사건은 5건에 그친다. 더욱이 직접 기소한 3건 가운데 ‘1호’였던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 윤모 전 부산지검 검사의 공문서위조 사건은 모두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구속영장 청구조차 5차례 모두 기각되면서 ‘5전 5패’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의 문제는 권한이 큰 데 비해 조직은 작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면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방만 경영을 이어 간다니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집행과 관련해선 국회에서 견제하는 수밖에 없는데 (공수처를 지지하는) 거대 야당 상황에서 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정감사 때 국회의 견제가 더 필요하다”면서 “다만 미미한 사법처리 실적과 관련해서는 공수처가 비대해지는 것을 우려해 조직을 축소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나랏돈으로 표심 잡으려는 국회… 총선 노린 ‘예타 패싱법’ 92조원

    나랏돈으로 표심 잡으려는 국회… 총선 노린 ‘예타 패싱법’ 92조원

    올 들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받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규모는 18조원을 넘었고 현재 여야가 추진 중인 사업까지 포함하면 9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예타 면제’ 조항을 담은 특별법을 통과시키면 투입 비용 대비 국민 편익이 현저히 낮아 예산 낭비가 불 보듯 훤하더라도 재정당국이 손쓸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24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헌정 사상 최다인 여야 의원 261명이 공동 발의한 ‘달빛철도건설특별법’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8일 본회의를 남겨 놓았지만, 통과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여야는 21일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특별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가 영호남 화합의 계기가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기획재정부는 “달빛철도는 수익성이 없어 예산 낭비나 다름없다”며 추진을 반대했었다. 국토교통부가 2021년 3월 발표한 사전타당성조사 결과 달빛철도의 편익·비용(BC) 수치는 0.483으로 사업 추진 기준인 1.0을 크게 밑돌았다. 달빛철도 예산은 복선·고속철도로 지으면 11조원대, 복선·일반철도로는 8조원대, 단선·일반철도로는 6조원대 규모로 조사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텅 빈 열차를 하루 몇 편 운행하는 데 혈세 6조~8조원을 투입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제출된 예타 면제 특별법은 달빛철도사업뿐만이 아니다. 여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전철 1호선 등 도심 지상철도 지하화 특별법’도 지난 19일 국토위 교통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경인선·경부선·경의선·경원선·경춘선·중앙선 등 도심을 관통하는 지상철을 지하화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45조 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수원 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 특별법(김진표 국회의장 대표발의)도 11월에 제출됐다. 예산은 20조원으로 추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5호선 철도 김포 연장 사업’(사업비 3조원)의 예타 면제를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입법도 추진 중이다. 4월에 본회의를 통과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특별법(사업비 11조 4000억원)과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특별법(6조 7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올해 국회를 통과했거나 추진 중인 ‘예타 프리패스’ 규모는 총 92조원에 이른다. 예타는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을 진행해도 좋을지 미리 파악하기 위해 1999년 도입됐다.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 재정 지원 300억원 이상인 SOC 건설·정보화·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은 예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법령상 의무 추진 사업’은 예타를 건너뛰고 착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치권은 특별법 형태로 예타를 무력화하곤 한다. 여야가 SOC 사업에 대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이유는 의정활동 성과 및 선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혈세 낭비라는 재정당국의 호소는 지역 민심과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서기 쉽지 않다”면서 “특별법을 통한 예타 면제는 여야가 합심해 의석을 사는 매표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회의 예타 무력화는 총선을 앞두고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올해 ‘세수 펑크’가 60조원에 육박하고,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1195조 8000억원) 비율이 올해 50.4%에서 51.0%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 크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예타는 국가 재정 사업을 경제적 측면에서 미리 검토해 보자는 차원인데, 여야가 정치 이슈화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면서 “국회가 달빛철도특별법에 제동을 걸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의 특별법 추진에도 명분과 논리는 있다. 지역 균형발전 사업을 경제성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소멸하는 지방에 예타의 잣대를 들이대면 될 게 하나도 없다. 당장 이익이 안 난다고 안 하면 가난한 지역은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도권 외 지역 SOC에 예타를 적용할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 인프라를 확충해 인구 소멸을 막는 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라고 했다.
  • “나라가 결딴날 위기…기업이 패권전쟁 최전선서 싸우도록 도와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나라가 결딴날 위기…기업이 패권전쟁 최전선서 싸우도록 도와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관치의 화신’에서 ‘역사학자’로 변신한 김석동(70) 전 금융위원장이 뜻밖에도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다. “후배(경제관료)들에게 간섭으로 비칠 수 있다”며 역사 인터뷰만 고집하던 그가 웬일인가 싶었다. 만나 보니 궁금증이 풀렸다. 그는 “우리나라가 구한말 이래 가장 힘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전쟁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지식인들이 입을 열어야 할 때”라고 단호히 말했다. “나라가 결딴날 수 있는 위기”라는 말도 수차례 반복했다. 지난 21일 그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 인문사회연구소에서 만났다.-왜 전쟁이라는 건가. “지난 40년을 돌아보라. 돈을 엄청나게 퍼부었는데도 물가는 안 올랐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국경을 허물어뜨린 세계화 덕에 많은 나라가 저금리, 저물가를 누렸다. 우리나라는 고성장의 과실까지 따 먹었다. 그 시간, 한쪽에서는 폭탄이 차곡차곡 쌓여 갔다. 주가, 부동산, 코인 할 것 없이 무섭게 치솟지 않았나. 경제학을 흘깃 쳐다만 본 사람도 이 폭탄이 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안다.” -그사이에 외환위기도, 글로벌 금융위기도 있었다. 그때보다 지금이 더 위험하다는 건가. “알다시피 외환위기 때는 우리만 힘들었다. 거꾸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세계가 안 좋고 우리는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40년의 버블(거품)이 한국과 세계를 모두 강타하고 있다. 우리에게 더 안 좋은 것은 국제정세가 120년 전 을미사변과 을사조약 중간 때쯤으로 회귀해 있다는 점이다.” -열강에 포위된 것을 말하나. “맞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우리를 옥죄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은 결코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여전히 미국의 78% 수준이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 등을 끌어들여 세력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 세계화가 저물고 블록화 시대가 된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부활을 용인하고 있다. 우리 안으로 눈을 돌려 보자. 성장 잠재력은 떨어지고 일할 인구는 줄어들고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한마디로 ‘노 웨이 아웃’(No Way Out), 출구가 없다.” -지난 70년간 실질 GDP가 61배나 뛴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100m 달리기 속도로 1㎞를 뛰어 왔기 때문이다. 숨이 가쁜 건 당연하다. 그럼 잠시 멈춰 숨 고르기를 해야 하는데 하필 멈춰 선 곳이 터널 안이다. 잘못하면 숨이 막혀 죽을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 남 탓만 하고 있다. 전 정권, 현 정권, 기업가, 노동자, 남자, 여자, 청년, 노인….” -그럼 무엇부터 해야 하나. “그 질문에 답하려면 전쟁에 누가 나가 싸울 건지부터 답해야 한다.” -누가 싸워야 하나. “군대? 아니다. 정부? 아니다. 바로 기업이다. 패권전쟁의 최전선은 기업이 맡고 그 뒤를 국민이 받쳐 줘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전사의 목에 칼을 씌우고 손에 수갑을 채우고 있다. 최첨단 무기를 쥐여 주고 배불리 먹여 전장에 내보내도 모자랄 판에 말이다. 그래 놓고는 살아 돌아오라고, 반드시 이기라고 채근한다. 말이 되는가. 기업에 씌워진 규제를 과할 정도로 풀어 줘야 한다.” -고도 성장 시기에도 그런 논리를 펴지 않았나. 과실이 국민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기업을 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지식인의 역할이 필요한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기업은 결코 적이 아니다. 기업은 곧 국민이다. 기업을 옥죄는 것은 국민을 옥죄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나라 안팎에서 글로벌 기업과 싸워야 한다. 이 전쟁에서 지면 나라가 없어질 판인데 과실이 크네 작네 따질 때인가. 일단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해 주고 과실은 세금 등으로 거둬들이면 된다.” -‘노란봉투법’ 등을 두고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크게 갈리는데. “그래도 말을 해야 한다. 많은 지식인이 욕먹기 싫어 진영 뒤에서 침묵하고 있다. 그 침묵을 깨고 나와 한국 사회가 얼마나 위기인지,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동단결해 말해야 한다. 설사 평행선을 달리더라도 논쟁 과정에서 출구를 가리키는 방향을 찾게 될 것이다.” -양극화에는 부동산 문제도 크다. “부동산 대책반장을 여러 번 맡은 사람으로서 자신 있게 말하는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집은 공공재나 마찬가지다. 공공재는 정부가 책임지고 대 줘야 한다. 아파트 몇 채 분양해 봤자 해결되지 않는다. 국공유지를 개발해 분양하지 말고 영구임대주택으로 개인에게 줘야 한다. 임대료는 정기예금 이자 정도로 받으면 된다. 집과 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구 소멸 위기를 피할 수 없다.” -과거에 경기도를 없애자는 주장도 했는데. “지금의 메가서울과는 결이 다른 얘기다. 경기도와 서울을 합쳐 규제 프리(free) 지역을 만들자는 구상이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수도권에서 노동, 환경 등 모든 규제를 없애 주는 대신 여기서 번 돈은 지방 지원에 파격적으로 쓰는 거다.” -너무 과격한 주장 아닌가. “나라가 결딴날 위기인데 못 해 볼 시도가 어디 있나.” -서울대를 없애자는 주장도 그 맥락인가. “정확히 말하면 국립대 지원 방식을 바꾸자는 거다. 서울대 출신의 상당수가 의사, 변호사, 외교관이 된다. 왜 정부가 돈 잘 버는 의사와 변호사 배출을 지원해야 하는가. 나랏돈은 국가 미래를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기초과학이나 정부 지원이 없으면 유지가 어려운 인문학 분야 등에 쓰여야 한다. 이런 연구와 기능이 있는 대학만 국립대로 인정하고 지원도 하자는 소리다. 요즘 화두인 R&D(연구개발)이나 AI(인공지능) 인재 육성과 모두 연결되는 문제다. 또 하나, 중국의 부진에도 대비해야 한다.” -중국은 계획경제라 부동산 부실 등의 폭탄이 터질 가능성은 낮지 않은가. “물론 (폭탄이) 터지게 놔두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뇌관을 제거하느라 꽤 오랫동안 사투를 벌일 것이다. 한때 30%였던 한국의 중국 수출 의존도가 벌써 20%로 떨어졌다. 두고 봐라. 앞으로 더 떨어질 거다. 그것도 꽤 빠른 속도로.” -그럼 어디를 뚫어야 하나. “우크라이나다. 전쟁이 끝나면 1200조원 재건 시장이 열린다. 전쟁을 기회로 보라는 말이 아니고 ‘두 개의 전쟁’ 이후를 보라는 거다. 이란도 최근 10년간 국가재건 사업을 거의 못 해 수요가 상당하다. 동남아는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기회가 크게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빠르게 침투하고 있고 동남아 자체적으로 시장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강하기 때문이다.” -요즘 물가며 금리며 정부의 시장 개입이 지나치다는 논란이 적지 않다. ‘관치의 화신’으로서 어떻게 보나(웃음). “특정 사안을 언급하는 건 후배 관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베일 안에 있을 때가 정부의 힘이 가장 세다는 것이다. 베일 밖으로 나오는 순간 시장의 공포는 약해진다. 일단 나왔을 때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좌고우면하거나 밀리게 되면 시장은 완전히 망가진다. 지금 직면한 전쟁이 가장 힘든 싸움인 건 분명하지만 종국에는 이길 것이라고 장담한다.” -근거는. “우리에게는 한민족 DNA(유전자)가 있다. 끈질긴 생존 본능, 승부사 기질, ‘우리’라는 말로 상징되는 집단 의지, 세계로 나가는 개척자 정신이 그 DNA다. 이런 유전자를 가진 민족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1차관과 금융위원장 등을 지냈다. 금융실명제, 신용카드 대란, 저축은행 사태 등 고비 때마다 차출돼 별명이 ‘대책반장’이다. 카드 사태 때 했던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은 지금도 회자된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우리나라 고대사 복원에 심취해 국내외 답사에만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물이 2018년 펴낸 ‘한민족 DNA를 찾아서’다. 소문난 미식가로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한 끼 식사의 행복’을 펴내기도 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 정주영 현대 창업주 등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판 ‘플루타크 영웅전’도 준비 중이다.
  • [사설] 예타 면제 ‘신바람’, 피해는 국민 몫이다

    [사설] 예타 면제 ‘신바람’, 피해는 국민 몫이다

    숱한 논란과 반대에도 국회가 2021년 2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을 때 가장 큰 걱정은 신공항의 불투명한 경제성이 아니었다. 특별법으로 예비타당성(예타)조사를 면제받는 수법이 물꼬를 튼 만큼 제2, 제3 가덕도공항이 쏟아지는 것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예타 면제를 앞세운 선심성 특별법 발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나라살림 따위’ 안중에 없기는 여야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대표적인 게 11조 3000억원이 드는 대구ㆍ광주 달빛고속철도 사업이다. 비판이 커지자 일반고속철로 바꾼다는데 그래도 8조원 넘게 든다. 국가재정법상 나랏돈이 300억원 이상 지원되면 반드시 예타조사를 받게 돼 있다. 지역균형발전사업 등은 예외를 인정해 주는데 정치권이 이를 악용해 예타를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지하철 5호선을 경기 김포까지 연장하는 사업의 예타 면제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예타완박법’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하던 국민의힘도 인구 50만명 이상의 비수도권 도로 개선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 법안을 들고나왔다. 지방도로 개선까지 예타 면제 특혜를 주자는 것이다. 심지어 1호선 지하화, 동남권 광역철도 등의 사업은 소요 비용조차 밝히지 않은 채 예타 면제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렇게 추진 중인 사업만 올해 44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지역 표심을 잡으려는 선심성 사업이나 다름없다. 국회가 어제 예산결산위원회 소소위 가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산 심사에 들어갔다. 서로 “발목 잡지 말라”고 삿대질할 게 아니라 각자의 포퓰리즘 법안과 증액 경쟁을 냉철히 돌아보기 바란다. 내년 나랏빚은 12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일단 특별법이 통과되면 효용성과 관계없이 예산에 반영하게 돼 ‘나랏돈 블랙홀’이 될 공산이 높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세금으로 돌아온다. 결국 피해는 국민 몫인 셈이다. 특히 미래세대에 큰 짐을 지우게 된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표만 보는 특별법 폭주를 멈추기 바란다. 기획재정부는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나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답게 끝까지 여야 짬짜미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직은 이럴 때 걸라고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재정준칙 도입이 절실하지만 우선은 특별법 사업일지라도 사후 비용 편익 분석 등을 받도록 하는 최소한의 견제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 [사설] 횡재세에 달빛철도까지… 총선만 보고 내달리는 여야

    [사설] 횡재세에 달빛철도까지… 총선만 보고 내달리는 여야

    657조원의 내년 나라살림을 심의 중인 국회 행태를 보면 ‘역대급 짠물 예산’이라는 정부의 비장한 설명이 민망해진다. 급하지 않은 현금성 사업을 앞다퉈 늘리는가 하면 서로 상대가 힘주는 사업은 덮어 놓고 깎고 있다. 타당성이나 불요불급을 따지기보다는 내년 총선만 보고 내달리는 형국이다. 국회 17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어제까지 예산 심사를 마친 곳은 10곳이다. 그런데 정부안보다 벌써 8조원이나 늘었다. 국토위는 새만금 관련 예산 1400억여원을, 행안위는 지역화폐 예산 7000억원을 늘렸다. 원칙도 기준도 없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양평고속도로 등 정부와 여당이 힘주는 사업은 무조건 깎고 보자는 식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 증액은 절대 안 된다고 맞선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이해관계 앞에서는 여야 구분이 없다. 의원 보좌관 인건비를 43억원 늘리는 등 국회 관련 예산을 364억원이나 증액하는 데 의기투합했다. 여야가 추진 중인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은 더 기가 막힌다. 11조원이나 들어가는 광주~대구 고속철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도 건너뛰고 연내 처리하겠다고 한다. 이미 있는 광주~대구 고속도로도 한산한데 고속철이 왜 또 필요한지는 설명이 없다. 민주당은 은행 횡재세 도입 법안도 밀어붙이고 있다. 이중과세 논란이나 세금 실효성은 안중에 없다. 오직 표만 보일 뿐이다. 여당의 명절 반값 여객선, 타지 청년 체류비 지원 등도 마찬가지다. 내년은 장기 저성장이냐, 도약 발판을 마련하느냐의 중대 전환점이 되는 해다. 나랏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그 출발선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 막중한 책무를 곱씹는다면 국회가 저렇게 쉽게 가위질과 덧칠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지방시대] 의정비 인상보다 의정활동이 먼저다/남인우 전국부 기자

    [지방시대] 의정비 인상보다 의정활동이 먼저다/남인우 전국부 기자

    지방자치단체 감시와 견제는 지방의원의 책무다. 지방의원이 이를 외면하면 지방자치는 산으로 간다. 책무를 망각한 지방의원들이 도덕성까지 상실하면 지방의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최근 들어 연일 충북지역 핫뉴스를 지방의회가 장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A 청주시의원은 부적절한 사생활 논란으로 지난달 10일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국민의힘 소속 B 청주시의원은 지난달 26일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이들 선거구에서는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선거구당 1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선거비용은 모두 청주시가 부담한다. 지난달 30일 충북도의회는 다음달 중순 떠나는 유럽 연수 일정을 확정했다. 22명이 두 팀으로 나눠 간다. 지난 2월 해외연수 도중 발생한 일부 의원들 일탈로 해외연수를 중단한 지 10개월 만이다. 올해는 자숙 차원에서 관련 예산 반납을 기대했던 터라 올해를 10여일 남겨 두고 떠나는 연수가 좋게 보일 리 없다. 1인당 비용은 한 팀은 610만원, 다른 팀은 579만원이다. 의원들은 1인당 480만원을 지원받는다. 나머지는 자부담이다. 의회사무처 직원 9명도 동행한다. 이들은 1인당 최대 600만원을 받는다. 연수에 들어가는 나랏돈을 모두 따지니 약 1억 6000만원에 달한다. 이번 해외연수를 포기하면 내년도 민생사업에 쓸 수 있었던 돈이다. 지난 6일 진행된 충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도 논란이다. 오송지하차도 참사 시민대책위원회는 “국민의힘 도의원들이 충북도 감싸기로 방탄의회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도의회는 충북도와 청주시가 유가족 동의 없이 희생자 분향소를 철거했을 때도 민의를 대변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지방의원들에게 매달 지급되는 의정활동비의 인상이 추진된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8일 지자체에 제시한 최대 인상폭은 광역의원 50만원, 기초의원 40만원이다. 이 안에 따라 광역의원은 150만원에서 200만원 이내로, 기초의원은 110만원에서 150만원 이내로 오른다. 지방의원들은 하나같이 활동비가 20년간 동결됐다며 인상을 주장해 왔다.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의정활동 수준 역시 20년째 동결에 가깝지 않은가. 인재들의 의회 진출을 위해 활동비의 현실화를 강조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주민들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의 현실화 아닌가. 주민들의 삶을 챙기겠다며 당선된 사람들이 활동비와 해외연수 타령에 매진하며 자신들 삶을 더 챙기는 형국이다.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방의원들은 달라진 게 크게 없다. 개인적 일탈, 제 식구 감싸기, 무리한 해외연수가 반복되고 있다. 2021년 진행된 한 설문에서 ‘지방의원 의정활동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3%에 그쳤다. 의정활동 등을 평가해 급여를 주는 성과급제라도 도입해야 하는 걸까. 간곡하게 당부하고 싶다. 지방의원의 경쟁력이 바로 지역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 달라고.
  • [단독] “3만원 할인받고 5만원 더 내야”… 바가지요금 부른 ‘숙박 페스타’

    [단독] “3만원 할인받고 5만원 더 내야”… 바가지요금 부른 ‘숙박 페스타’

    정부가 전국 숙박업소를 예약할 때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를 진행하자 숙박업계가 덩달아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수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시작한 사업이 되레 바가지요금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숙박 물가는 오르고 소비자 심리는 떨어지는 형국이라 하반기 물가 안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국내 5만원 이상 숙박시설을 이용할 경우 3만원의 정부 지원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숙박 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기획재정부가 300억원을 투입해 숙박 할인쿠폰 100만장을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와 추석에 이어 남은 쿠폰 32만장을 이달 내 역대 최대 규모인 3만여개 숙박시설에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숙박 페스타를 명분으로 숙박업소들이 우후죽순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서울 중구의 A 호텔의 2박 3일 숙박 요금은 온라인 예약 플랫폼 기준 15만 5000원이었다. 그러나 12일 같은 조건으로 조회한 A호텔의 숙박 요금은 38만 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성수기 막바지였던 지난 9월 2박에 22만원이던 부산 서구의 B호텔 역시 2개월여 만에 4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10월 1박에 9만원이었던 서울 마포구의 C호텔은 현재 17만원을 내야 한다. 1년 중 관광 수요가 가장 적은 달인데도 숙박 페스타 영향으로 2배씩 뛴 것이다. 지난 5일 출장을 위해 인천공항 인근 숙소를 알아봤다는 양모(36)씨는 “지난해만 해도 5만원이면 비즈니스호텔 등 간단히 묵을 곳을 찾는 게 어렵지 않았는데 갑자기 전체적인 숙박 가격대가 기본 10만원이 돼 버려 깜짝 놀랐다”며 “정부가 3만원을 할인해 주니 숙박업소에서 5만원을 올리는 게 무슨 할인 정책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온라인상에도 “가격 올리고 세일하면 그게 세일인가”, “숙박업체만 나랏돈으로 요금 올려 받고 이익이지 사용자는 별 이익이 없다” 등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호텔 숙박료의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3.9% 올랐다. 성수기가 끝난 9월 전월 대비 11.4% 감소했다가 반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3%, 외식을 제외한 전체 개인서비스 물가는 0.5% 오르는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가격이 널뛴 셈이다. 반면 여행에 대한 소비자심리지수는 반비례했다. 10월 여행비 지출 전망 소비자태도지수(CSI)는 95로 7월(101)과 8월(99), 9월(97)에 이어 계속 하락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숙박 요금 인상을 100% 전수조사하기 어렵고 시장 가격이 실시간으로 달라져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며 “가격이 급격히 오른 숙박 상품을 걸러내고 숙박업소가 인상 경위를 소명하지 못하면 쿠폰 지원금을 정산하지 않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3만원 할인 받고 5만원 인상”···숙박 페스타 ‘바가지 요금’ 논란

    “3만원 할인 받고 5만원 인상”···숙박 페스타 ‘바가지 요금’ 논란

    정부가 오는 24일까지 전국 숙박업소를 예약할 때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를 진행하고 있지만 숙박업계가 덩달아 가격을 올리면서 바가지요금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숙박 물가는 오르고 소비자 심리는 떨어지는 형국이라 하반기 물가 안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7일부터 국내 5만 원 이상 숙박시설을 이용할 경우 3만 원의 정부 지원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숙박 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발표된 내수활성화 대책이 일환으로 기획재정부는 300억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숙박 할인 쿠폰 100만 장을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와 추석에 이어 남은 쿠폰 32만 장을 이달 내 역대 최대 규모인 3만여 개의 숙박시설에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숙박 페스타를 명분으로 숙박업소들이 우후죽순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서울 중구의 A 호텔은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통해 2박 3일간 15만 5000원의 숙박 요금을 받았다. 그러나 12일 같은 조건으로 조회한 A 호텔의 숙박 요금은 38만 원으로 2배 이상 올라있었다. 성수기 막바지였던 지난 9월 2박에 22만 원이었던 부산 서구의 B 호텔 역시 2개월여만에 4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10월 1박에 9만 원이었던 서울 마포구의 C 호텔은 현재 17만 원을 내야 한다. 1년 중 관광 수요가 가장 적은 달인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숙박 페스타 영향으로 가격이 2배씩 뛴 것이다. 지난 5일 출장을 위해 인천공항 인근 숙소를 알아봤다는 양모(36)씨는 “지난해에만 해도 5만 원이면 비즈니스 호텔 등 간단히 묵을 곳을 찾는 게 어렵지 않았는데 갑자기 전체적인 숙박 가격대가 기본 10만 원이 돼버려 깜짝 놀랐다”며 “정부가 3만 원을 할인해주니 숙박업소에서 5만 원을 올리는 게 무슨 할인 정책이냐”고 토로했다. 온라인 상에도 “가격 올리고 세일하면 그게 세일인가”, “숙박업체만 나랏돈으로 요금 올려 받고 이익이지, 사용자는 별로 이익이 없다” 등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호텔숙박료의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3.9% 올랐다. 성수기가 끝난 9월 전월 대비 11.4% 감소했다가 다시 반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3%, 외식을 제외한 전체 개인서비스 물가는 0.5% 오르는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한달 만에 가격이 널뛴 것이다. 반면 여행에 대한 소비자심리지수는 반비례했다. 10월 여행비지출전망 소비자태도지수(CSI)는 95로 7월(101)과 8월(99), 9월(97)에 걸쳐 꾸준히 하락했다. CSI가 100보다 낮으면 전망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이 더 높다는 뜻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숙박 요금 인상을 100% 전수조사하기가 어렵고 성수기와 비수기, 주말과 평일 등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시장 가격이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자체 시스템과 소비자 제보를 통해 가격이 급격히 오른 숙박 상품을 걸러내고, 숙박업소가 인상 경위를 소명하지 못하면 쿠폰 지원금을 정산하지 않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설] 마약천국 될 판에 마약 수사비 깎겠다는 발상

    [사설] 마약천국 될 판에 마약 수사비 깎겠다는 발상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시작된 가운데 마약 수사 관련 예산을 가위질하겠다는 말이 야권에서 들린다. 나랏돈은 10원 한 장이라도 아껴야 하겠으나 마약 수사에 필수인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왜 전액 삭감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법무부가 요청한 내년도 예산 4조 5474억원 중 마약 수사 관련은 83억 1200만원으로 올해보다 71.1% 늘었다. 마약 수사 전담 조직, 첨단 마약 수사 장비, 국제 공조 등에 필요한 예산이라고 한다. 마약 관련 예산에서 수사 특활비는 2억 7500만원인데 더불어민주당이 이마저 전부 깎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 특활비는 범죄자 검거를 위한 위장 거래나 현장 근무에 필수불가결한 비용이다. 지난 1~9월 국내 마약 사범은 2만명을 넘어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이다. 10대 청소년들이 오가는 학원 거리에 마약이 등장했고 대학가에는 마약 광고가 나돌아 다닌다. 유명 연예인의 마약 투약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마약 청정국은 고사하고 온 사회를 마약이 실핏줄처럼 파고드는 판국이다. 아무리 검찰이 밉기로서니 어떻게 이런 발상이 가능한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하소연처럼 연간 마약 수사비가 겨우 2억원을 넘는 수준이라는 걸 놀라워해야 할 일이다. 이렇듯 상식 밖의 논란이 이어지니 민주당의 ‘기·승·전·한동훈 발목잡기’ 의심이 시중에서 자꾸만 커지는 것이다. 검찰이 마약 수사를 하면 신고하라 했고, 마약이 5년에 불과 5배 늘었는데 왜 마약과 전쟁을 벌이느냐고도 했다. 이런 해괴한 말들이 전부 민주당에서 나왔다. 민주당의 ‘검수완박’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 인력과 전담 부서가 와해된 후과를 혹독하게 겪는 마당이다. 특활비가 쌈짓돈이 되는 낭비는 막더라도 민생을 지키는 정책에 당략의 셈법이 개입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 [안미현 칼럼] 교체설 파다한 한국 경제 ‘F4’/수석논설위원

    [안미현 칼럼] 교체설 파다한 한국 경제 ‘F4’/수석논설위원

    ‘꽃보다 남자’라는 유명 드라마가 있다. 꽃보다 예쁜 네 명의 남자 주인공이 나온다. 그래서 붙은 애칭이 ‘F(Flower)4’다. 우리나라에도 ‘F4’가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일컫는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여기서의 ‘F’는 금융(Finance)이다. F4 탄생이 가능했던 것은 전적으로 이 총재 덕분이다. 한은 총재는 경제부총리를 만나는 것을 극도로 저어한다. 웬만해서는 대통령실에도 가지 않는다.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자존심을 의식해서다. 그런데 국제통인 이 총재는 정부 의견을 듣는 것과 한은의 의사 결정은 별개라며 개의치 않는다. 때로 이들 사이에는 긴장도 흘렀다. 발언과 행동이 상대의 영역을 침범해서다. 언론이 은근히 싸움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때마다 노련한 F4는 가수 양희은의 18번 대사처럼 “그럴 수 있어”를 외치며 흔들리지 않는 팀워크를 과시했다. 그 팀워크가 최근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복현 원장이 외국계 투자은행의 불법 공매도를 적발해 내면서 공매도 금지론이 재차 하늘을 찔렀다. 그전까지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김주현 위원장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기관과 외국인이 공매도 장난을 치기도, 장난을 치다 걸려도 빠져나가기 쉬운 우리나라의 공매도는 분명 설계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작업을 함에 있어 꼭 전면 금지라는 전신마취가 필요했는지는 의문이다. 코로나를 앞세웠지만 2020년 총선을 한 달 앞두고 공매도 금지를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모습이 겹친다. 대통령의 입을 통해 전해진 자영업자의 “종노릇” 발언으로 보듯 은행권에 대한 국민 반감도 거세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연일 취약계층 금융 지원책을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가계부채를 자극할 가능성이다. 앞서 한은 총재가 큰맘먹고 미국보다 일찍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실세’ 금감원장이 대출 금리 인하를 유도해 정책 엇박자가 발생한 전례가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금도 가계빚 급증세를 거푸 경고한다. 상생금융의 좋은 취지가 가계빚 억제라는 정책 방향과 상충되지 않게, ‘고통스럽게 빚을 줄이지 않아도 구제된다’는 잘못된 신호로 읽히지 않게 하는 것은 F4의 팀워크에 달렸다. 지금은 물가 때문에 경제부총리가 금리 인하 카드를 쳐다보고 있지 않지만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성장세가 계속 미약하면 경기 부양 유혹을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4월에는 총선이 있다. 대통령이 “정부 재정을 풀면 물가가 올라 서민 고통이 커진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해 나랏돈을 풀기는 쉽지 않다. 그러면 쳐다볼 곳은 한은뿐이다. 물가와 가계빚을 신경써야 하는 한은이 쉽게 동조하기는 힘들다. ‘재정이냐 금리냐’의 신경전이 한층 가열될 것이다. 이 와중에 멤버 교체설도 파다하다. 재선 의원인 추 부총리는 교체 가능성이 높다. F4에 종종 가세해 ‘F5’를 만드는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후임으로 매번 오르내린다. 이복현 원장도 본인 뜻과 무관하게 총선 차출설이 끊이지 않는다. 당사자들은 펄쩍 뛰겠지만 “마음들이 이미 콩밭에 가 있다”는 수군거림이 많다. 설사 그게 아니더라도 멤버가 바뀌면 다시 호흡을 맞춰야 한다. 우리 경제는 이대로 영영 주저앉느냐, 조금이라도 치고 올라갈 발판을 만드느냐의 중대 변곡점에 서 있다. 어느 자리, 어느 사람이 중요하지 않겠는가마는 F4는 그래서 특히 중요하다. 정치권과 거대 기득권층의 압력에 맞설 뚝심, 성장·물가·환율의 고차방정식을 풀어낼 능력, 개인 존재감보다 팀 공조를 앞세울 줄 아는 근성은 부분 교체든 전면 교체든 F4 2기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F4가 흔들리면 한국 경제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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