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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중앙·지방정부와 공공기관 채무백서 만들라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지방정부의 재정 및 채무관리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 자산이 얼마이며, 나갈 돈과 들어올 돈을 꼼꼼히 챙기는 것은 가계의 기본이다. 중앙이나 지방정부의 살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국가의 자산과 채권·채무는 국민의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민은 나라의 자산이 어느 정도이고 받을 돈과 줄 돈이 얼마인지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자산과 채권·부채 등을 제대로 관리하도록 감시하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하겠다. 올해 국가부채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것을 합쳐 407조원이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부채와 국가가 관리하는 연기금 준비금도 국가채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광의의 국가부채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공공기관 부채 446조원과 가변적이긴 하나 현재 기준으로 연금책임준비금 부족액 640조원도 나라의 빚이다. 결국 국가의 채무는 1500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중앙·지방정부, 공공기관이 소유한 토지·건물 등 자산을 고려하면 아직은 부채를 감당할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부채가 급증해 국가부채에 대한 종합적·체계적인 위험관리가 시급하다. 성남시 등 일부 지자체들이 호화청사를 지어 예산을 낭비하고, 툭하면 지방채 발행을 남발하는 악순환은 감시·관리체계의 부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지자체들이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부채절감과 예산절약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국가 및 공공기관의 부채를 지금처럼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나누어 산발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정부가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에 앞서 신용도를 세분화하고 ‘미래 위험도’를 반영하며, 공공기관 부채를 국가재정법에 따라 통제하겠다지만 이 또한 미봉책일 뿐이다. 그보다는 국가 및 공공기관의 채무에 대해선 기관별 상환계획을 일목요연하게 담은 백서를 만들어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가 및 공공기관의 자산과 채권·채무를 통합 관장하는 청(廳)의 신설도 검토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오렌지카운티·유바리시·성남시/김성곤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오렌지카운티·유바리시·성남시/김성곤 정책뉴스부장

    그들은 공무원 수를 절반으로 줄였고, 살아남은 공무원도 급여가 반 토막 났다. 시간외 수당은 꿈도 꾸지 못했다. 빚을 갚기 위해 지역 명망가가 시에 기증한 자수정 등 광물 40여점까지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나중에는 파산한 도시라는 점을 관광상품으로 내세우기까지 했다.(일본 홋카이도 유바리시) 또 다른 도시는 공무원 2000여명을 해고하고, 공영 버스제를 폐지했다. 각종 복지 서비스도 줄줄이 중단했다.(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경기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급 유예) 선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갚을 능력이 있는데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은 정치쇼’라는 주장에서부터 ‘미래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용기 있는 행위’라는 찬사까지 평가는 극단으로 나뉜다. 앞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해양부 등에 내야 할 5200억원의 판교특별회계 전입금에 대해 지급유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 돈을 일시에 갚을 경우 일반사업이 불가능한 만큼 2014년까지 나눠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는 성남시민은 물론 국민과 다른 지자체에 충격을 던져 주었다. 가뜩이나 3200억원이 넘는 매머드 청사를 건립, 호화청사 논란을 빚었던 성남시이기에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 논란을 떠나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그동안 과도한 개발정책과 방만한 행정으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우리 지자체들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려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각 지자체가 빚 단속에 들어가고, 중앙정부도 지방 재정상태와 지방정부의 과도한 차입경영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다른 지자체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이어지는 파국을 막기 위한 지방행정에 ‘백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성남시의 재정상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만큼 어려운가.’ ‘그렇게 상황이 악화될 때까지 성남시와 시의회, 공무원들은 무엇을 했나.’ 하는 의문은 떠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가장 궁금한 것은 ‘빚이 그렇게 많으면 먼저 허리띠부터 졸라매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앞서 유바리시나 오렌지 카운티를 예로 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유바리시는 탄광산업이 사양화한 이후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호텔 등 관광 인프라에 과잉투자를 했다가 재정상태가 파탄 나면서 2006년 360억엔의 빚을 안고 파산을 선언했다. 오렌지 카운티는 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16억 5000만달러의 손실을 입고 파산을 선언했다. 두 도시가 파산하게 된 배경은 달랐지만 처방은 모두 같았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긴축경영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금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빚을 갚고 있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성남시라고 해서 이들과 다른 해법이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성남시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부채상환 계획을 내놨지만 그 어디에도 유바리시나 오렌지 카운티 같은 뼈를 깎는 노력은 엿보이지 않는다. 개인도 빚에 몰리면 살림살이를 줄인다. 집도 줄여 가고, 씀씀이도 줄인다. 팔 것은 모두 내다 판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되면 파산선언을 하거나 밤봇짐을 싼다. 기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식구도 줄인다. 지자체라고 이런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전임자로부터 초래된 것이라 하더라도 상황이 그렇게 급박하다면 모라토리엄 선언과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도 보여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정치쇼로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바뀐 단체장은 영광만 승계하는 게 아니다. 부채도 승계하고, 책임도 승계한다. 전임자의 일이기 때문에 책임은 내게 없다고 부인해서도 안 되고, 부인할 수도 없다. 이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다. sunggone@seoul.co.kr
  • 한국 경제규모 15위… 2년째 ‘제자리’

    한국 경제규모 15위… 2년째 ‘제자리’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 순위가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도 2년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나마 물가가 안정된 덕분에 ‘구매력지수(PPP)’ 기준으로 따진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GNI 순위는 명목 기준보다 조금씩 높았다. 세계은행이 지난 1일 발표한 세계개발지표(World Development Indicator)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명목 GNI는 1만 9830달러로 세계 54위를 기록했다. 2008년(49위)보다 5계단 뒷걸음질친 셈이다. 세계은행의 수치는 한국은행이 내놓은 지난해 1인당 GNI(1만 7175달러)보다 조금 많았다. 한은은 그해 원·달러 평균 환율을 적용한 데 비해 세계은행은 직전 3년간 평균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환율 급변동으로 현실과 다르게 국민소득이 평가받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명목 GDP는 8325억달러로 15위를 기록했다. 2년째 제자리다. 우리나라의 달러표시 명목 GDP 순위는 2003년 11위에서 2004년 12위, 2005년 13위, 2006년 14위로 뒷걸음쳤다. 반면 나라마다 다른 물가 사정을 계산에 넣어 소비자의 실제 구매력을 따져본 PPP 기준으로는 우리나라의 GDP가 세계 13위, 1인당 GNI는 세계 48위로 명목 기준보다 조금 높았다.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비싼 편이지만, 다른 나라보다 물가가 안정된 덕에 소득에 비해 살림살이는 팍팍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편 GDP 순위 변동을 보면 유럽 국가들의 하락세와 자원 부국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GDP 상위 50위권 국가 중 2008년과 비교해 순위가 하락한 국가는 15개국. 이중 8개국이 유럽 국가였다.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나라들이다. 반면 브라질(10위→8위)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연합(10계단)과 이란(4계단) 등 중동 산유국들은 순위를 끌어올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엄마와 딸들 세대차이 극심하다

    엄마와 딸들 세대차이 극심하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여성 가구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이혼에 대해 ‘어머니와 딸들’은 세대간 극명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통계청은 4일 ‘201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 여성의 역할을 재조명했다. 올해는 특히 여성 가구주의 특징과 여성의 세대차이를 분석해 여성의 실상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우리나라의 여성 가구주는 매년 늘고 있으나 생활 만족도나 질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우리나라의 총 1715만가구 중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는 380만가구로 전체의 22.2%를 차지했다. 이들 대부분은 넉넉지 못한 살림을 꾸리고 있었다. 60세 이상 여성 가구주 중 본인 및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율은 40.6%에 불과했다. 자녀 또는 친척의 지원이 40%에 달했다. 지난해 여성 가구주 10명 가운데 한 명은 지난 1년 동안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며,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43.5%)을 꼽았다. 모녀간 세대 차이도 심각했다. 여성의 연령을 ‘20~30대’와 ‘50대 이상’으로 나눠 어머니와 딸 세대 간 의식차이를 조사한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50대 이상은 36.7%에 이른 반면, 20~30대는 9.9%에 그쳤다. 이혼에 대해서도 50대 이상은 ‘어떤 이유라도 이혼해서는 안 된다.’(30.5%), ‘이유가 있더라도 가급적 이혼해서는 안 된다’(44.1%) 등 부정적 답변이 74.6%에 달했지만 20~30대의 부정적 답변은 39.6%로 집계됐다. 여성의 의료인력 및 공직사회 진출, 대학 진학률은 계속 늘고 있다. 2008년에 실시한 조사에서 주요 의료인력 중 여성 비율은 21.6%, 한의사 15.7%, 약사 64.3%로 나타났다. 같은 해 여성 공무원의 비율은 40.8%였다. 지난달 당선된 지방의원 가운데 여성 의원은 23%로 2006년의 14.5%보다 크게 증가했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지난해 82.4%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남성의 대학 진학률(81.6%)을 넘어섰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관가 포커스] 정부청사에 YS 친필 휘호 ‘松栢長靑’ 눈길

    [관가 포커스] 정부청사에 YS 친필 휘호 ‘松栢長靑’ 눈길

    ‘송백장청(松栢長靑)’. 28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1층 로비에 걸린 휘호 문구다. 휘호의 주인공은 김영삼 전 대통령. 김 전 대통령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요청으로 특별히 휘호를 써 행안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백장청’… 공무원 청렴 강조 휘호에 쓰인 네 글자 송백장청은 ‘소나무와 잣나무는 오래도록 푸르다.’는 의미로 김 전 대통령은 이 문구를 2005년 서울 서예 비엔날레에 출품했으며, 올해 신년 휘호로도 제시하는 등 평소 좋아하는 문구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휘호를 전달하면서 “행안부는 나라 살림의 중추부서로서 업무를 꼼꼼히 챙겨 국민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가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맹 장관도 “공직자들이 늘 한결같고 청렴한 자세로 국민을 향한 봉사에 정진하기를 바라는 국가원로의 마음이 담겨 있다.”면서 김 전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맹 장관은 1996년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고, 최근까지도 주요 현안에 대해서 의견을 구하는 등 왕래가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시 전시후 다른 장소 옮길 것” 하지만 공무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몇몇 공무원은 “좋은 내용으로 공무원의 복무자세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고 의미를 부여하는가 하면 “공무원의 자세가 문구 하나에 좌우될 일이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휘호의 도착을 알리기 위해 잠시 전시하고 있다.”면서 “추후 적절한 장소를 찾아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사설] 흥청망청 지자체 교부금 불이익 꼭 주라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 출범을 앞두고 단체장들의 서울 나들이가 잦아졌다고 한다. 내년도 예산계획을 짜는 시기여서 중앙부처의 관계자들을 만나 국비(國費)를 조금이라도 더 따내야 하기 때문이다. 단체장들이 당적과 인맥을 총동원해서 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역주민을 위한 공익사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도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특히 단체장 개인의 당적이나 영향력과는 무관하게 사업의 공익성과 타당성 등을 공정하게 따진 뒤 국비를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낙후지역을 배려해 지역균형발전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정부가 지자체에 주는 교부금 가운데 ‘특별교부금’은 늘 논란이 되었다. 한 해에 1조원에 이르는 특별교부금은 지자체에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을 때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돈은 실제로 정권 실세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례가 많았다. 야당 출신이거나 중앙에 인맥이 약한 단체장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던 셈이다. 더구나 중앙정부가 특별교부금을 당근 삼아 지자체를 길들이는 악습을 이젠 털어내야 한다. 국가나 지자체의 재정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지자체들은 수입 테두리에서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정자립도가 20%도 안 되는 지자체들이 호화청사나 짓고 과도한 축제를 벌이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일부 기초단체들이 수백억~수천억원을 들여 호화청사를 지었다가 재정이 거덜나자 빚을 내서 공무원 월급을 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4년전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리시는 관광산업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파산했다. 최근 미국 LA 인근의 메이우드시는 재정파탄으로 행정담당관, 검사, 선출직 공무원만 빼고 나머지 공무원 전원을 해고했다.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우리 지자체들도 흥청망청하다가는 머잖아 그런 꼴을 당할 수 있다. 정부는 단체장의 치적용 사업은 물론이고 호화·낭비성 지역행사를 철저히 가려내서 규제해야 한다. 지자체 감사와 경영평가 등을 엄정하게 시행해서 예산낭비 지자체엔 반드시 교부금에 불이익을 주도록 제도화하기 바란다. 국민이 언제까지나 지자체의 혈세낭비에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 우즈베크 동포 등친 고려인의 이중생활

    서울 영등포에 있는 무역회사 사장 최모(46)씨는 이웃들에게 성공한 사업가로 통했다. 서울 평창동에 있는 16억원대의 198㎡(60평) 고급아파트에 살면서 1억 5000여만원짜리 최고급 벤츠 승용차를 몰고 다녔다. 고려인 3세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최씨는 우리말도 잘했다. 2008년 귀화를 신청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했다. 1996년 처음 방한한 최씨는 쉽게 자리를 잡았고 9년이 지난 2005년 우즈베크인 부인과 세 자녀를 우리나라로 불러들였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큰아들은 몇 년 후 유명 사립대에 외국인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 살림도 넉넉했다. 하지만 최씨는 용서할 수 없는 사기범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산업연수생으로 일하던 9400여명의 우즈베크인들이 “먹을 것, 입을 것 아껴 가면서 먼 나라에서 힘들게 일해 번 돈”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가로챘다. 최씨는 2003년 4월 당시 우즈베크 노동부장관, 해외이주청장 등과 짜고 ‘우즈베크 노동사회복지부 한국지사’라는 유령 단체의 대표를 맡았다. 최씨는 정부에서 공식 임명된 것처럼 행사하면서 산업연수생들에게 “매월 30만원씩을 본국으로 송금해 연금 등에 가입하겠다.”고 속여 월급에서 원천징수했다. 최씨의 사기행각에 넘어간 산업연수생이 사기당한 돈은 300억원에 달한다. 최씨는 이 가운데 40억원을 홍콩에 개설한 차명계좌를 이용해 따로 관리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을 울린 파렴치한 범죄가 영원히 묻힐 수는 없었다. 그 나라 장관까지 연루된 그의 사기행각은 2007년 고용허가제가 시작되고, 산업연수생 제도가 없어지면서 고국으로 돌아간 우즈베크 연수생들이 “그동안 불입한 연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면서 들통 났다. 직무를 이용한 비위사실이 적발된 우즈베크 노동부장관은 2007년 파면됐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던 해외이주청장은 제3국으로 도망쳐 현재 수배 중이다. 공범들이 체포되는 등 범행 사실이 드러나자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면서까지 추적을 피했던 최씨도 우즈베크 당국이 인터폴에 적색수배자로 등록, 공조수사를 요청하면서 끝내 꼬리가 잡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씨는 올 4월 이중국적으로 판명돼 우리나라 국적까지 상실했다. 귀화 후 ‘우즈베크 국적 포기 사실확인서’를 내야 했지만 사기행각으로 우즈베크 대사관을 갈 수 없어 확인서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청 외사국 외사수사과는 24일 최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최씨의 은닉계좌 추적을 통해 피해금 환수에 나서는 한편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산업연수생 관리를 위탁 받은 업체 3곳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토요 포커스] 공무원 프리미어리그를 아시나요

    [토요 포커스] 공무원 프리미어리그를 아시나요

    월드컵 때문에 온 나라가 뜨겁다. 엄격한 질서, 딱딱한 복장이 떠오르는 공직사회도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공무원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캡틴박’과 ‘블루드래곤’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고, 중요한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스코어 맞히기로 점심내기를 벌이기도 한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빛나는 눈으로 월드컵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축구팀 동호회원들이다. 직접 운동장에서 몸을 부딪치고 땀을 흘리면서 공을 차는 만큼 축구에 대한 열의도 남다르다. ●매년 5·11월 두차례 대회 매주 토요일 아침 이들은 운동장으로 ‘소집’된다. 경기 시흥, 광명, 파주 등 수도권에 있는 운동장에서 해당 지자체 축구팀, 아마추어 클럽팀과 연습경기를 갖는다. 행정안전부 축구팀 회장을 맡고 있는 김상인(54) 대변인은 “평소에 꾸준히 실력을 다져 놓지 않으면 다른 부처와의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연습도 중요하지만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중앙부처 간 축구대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5월 국무총리배와 11월 대한축구협회장배로 열리는 부처 간 축구대회는 1·2부로 나뉘어 엄격하게 운영된다. 일명 ‘프리미어리그 방식’이다. 보통 32개 부처가 참가하며 리그별 16개 팀을 4개조로 나누어 조별 리그를 치른다. 조별 최하위는 2부리그로 강등되고, 2부리그 4강팀은 다음 대회에서는 1부로 승격된다. 한번 떨어지면 사기저하는 물론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명예회복이 가능한 만큼 모든 팀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친다. 2000년대 초반 우승을 휩쓴 전통의 강호 행안부도 2008년 11월 대회에서 2부로 강등됐다가 절치부심 끝에 바로 다음 대회에서 1부로 복귀했다. ●올 5월 대회선 지경부 우승 올해 5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지식경제부는 신·구 조화가 강점이다. 젊은 인재들이 꾸준히 유입돼 35~37세의 평균연령을 유지한다. 40대 이상이 주축인 다른 부처들에 비해 순발력이 좋다. 권종헌(45) 사무관은 “비고시출신이 주요전력인 다른 팀에 비해 우리 팀은 고시출신이 40%나 된다.”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자체 부처장관배 경기로 경쟁력을 다지는 국토해양부도 강팀으로 꼽힌다. 김성수(52) 사무관은 “중앙부처대회가 프리미어리그라면 자체 장관배는 FA컵쯤 된다.”면서 “평소 만날 기회가 없는 공사, 공단 직원들과 얼굴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대회에서 국토부는 정종환 장관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이 총출동해 응원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경부를 제외한 대부분 팀들은 세대교체가 당면과제다. ●축구사랑 어느때보다 뜨거워 김성수 사무관은 “월드컵 시청에만 열광하기보다는 직접 땀을 흘리며 경기를 즐기는 젊은 공무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김상인 대변인도 “전통을 이어나갈 젊은 인재들의 유입이 절실하다.”고 아쉬워했다. 이를 의식한 때문인지 대부분의 선수는 스스로 체력관리를 하는 한편 영양보충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행안부의 ‘대표팀 살림꾼’인 정재영(45) 주무관은 대회가 있을 때마다 사비를 털어 훈제오리고기나 집에서 기른 쑥갓과 상추 등을 가져와 팀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가족들의 성원도 큰 힘이 된다. 지난해 송년회에서 가족 참여상을 받은 윤문형(40) 주무관은 “채영이, 라영이 두 딸에게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뛴다.”면서 웃었다. 김 대변인은 “공무원의 축구사랑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면서 “아르헨티나전 패배를 딛고 대한민국 대표팀이 꼭 16강에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밴쿠버 氣 받고 16강 꿈★ 이루세요

    밴쿠버 氣 받고 16강 꿈★ 이루세요

    ●김관규 스피드스케이팅 감독 “許감독님, 선수들 100% 믿고 맡기세요” 큰 경기를 앞두고 월드컵대표팀이 많이 떨릴 것 같다. 나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긴장되고 떨려서 밤잠을 설쳤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이 된다. 지도자들은 모두가 다 같은 맘이니까. 특히 월드컵은 동계올림픽보다 국민들의 관심도 뜨겁고, 기대도 커서 더욱 부담스러울 것 같다. 물론 조급한 마음이 앞서겠지만, 선수들을 믿고 잘할 거라고 믿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목표는 분명히 이뤄진다. 선수들을 믿고, 모든 걸 선수들에게 맡기는 게 노하우다. 감독님은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감독님이 긴장하고 잠 못 잔다고 해서 선수들이 잘하는 게 절대 아니다. 선수들을 100% 믿어주면 된다. 하긴, 나도 올림픽이 끝났으니 말이지 그때는 참 어려웠다. 허 감독님은 워낙 명장이니까 알아서 잘 하실 거라 믿는다. 월드컵팀 출정식이었던 에콰도르전 때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갔었다. 이승렬이 두 번째 골을 넣었는데, 참 잘하더라.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빙속 3인방’이 어린 나이에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듯 이승렬도 큰일을 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개인적으론 이승렬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박지성·박주영·이청용 셋 중에 첫 골이 터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 아무 선수나 넣었으면 좋겠다. 우리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도 여름에 빙상 훈련이 지겨울 땐 축구를 종종 한다. 요즘 애들은 어려서부터 스케이트를 타서 공이랑 접할 일이 없다. 그래서 발기술들이 예전 선배들만 못하다. 다들 ‘발치’다. 하하. 그리스전은 저녁에 있으니까 선수들 훈련이 끝난 시간이다. 아직 어디서 응원할지 정하진 못했지만 어디서든 집중해서 경기를 볼 예정이다. 국민들이 올림픽 때 성원해주신 만큼 나도 또 다른 태극전사들을 열심히 응원하겠다. ●이규혁(스피드스케이팅) “11명이 서로 긴장 풀어줬으면” 해주고 싶은 말은 ‘부담없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것뿐이다. 아무래도 큰 경기니까 긴장이 많이 될 것 같다. 지켜보는 사람도 많고, 신경 쓸 것도 많아서 심리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나도 올림픽을 앞두고 필요 이상으로 긴장한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너무 간절하고, 너무 원했기 때문에 오히려 압박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축구는 혼자 하는게 아니라 11명이 단체로 뛰기 때문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 당일 분명히 떨고 위축되는 선수들이 있을 텐데, 다른 선수들이 차분하게 긴장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서로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도와줘서 잘했으면 좋겠다. 축구의 월드컵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치자면 올림픽이잖느냐. 그렇게 생각하니까 확 와 닿는다. 한 방을 보여주기 위해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내가 만약 축구선수라면 이 대회에서 뭔가 보여주려고 이를 악물고 뛸 것 같다. 언론과 주변에서 ‘16강, 16강’하는데 사실 16강은 참 어려운 거다. 선수들이 아등바등 너무 16강에 신경 쓰기보다는 마음을 편하게 가졌으면 좋겠다. 여유 있게 보여줄 거 보여주다 보면, 거기에 약간의 운까지 겹친다면 바라는 대로 될 수 있다. 자꾸만 옆에서 부추기면 할 것도 못 하니까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련다. ●강광배(봅슬레이) “마음 비우고 한뜻으로 뛰어라” 종목은 다르지만, 큰 대회를 앞두고 기다리는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절대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팀 경기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골을 넣겠다는 의지는 있어야겠지만, 너무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어려워진다. 마음을 비우고 공을 차면, 반드시 찬스가 생기고 그러다 결국 골이 터질 거다. 개인플레이가 과하게 되면 전체 팀워크가 깨지고 선수들의 불만이 쌓인다. 개개인이 마음을 비우자는 생각으로 임하면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다음은 팀워크를 부탁하고 싶다. 한마음 한뜻으로 목표를 향해 같이 가는 것. 봅슬레이가 파일럿·브레이크맨·푸시맨이 있듯 축구대표팀도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고, 한마음 한뜻이 된다면 기량의 120%를 발휘할 수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했을까. 숱한 축구선수 가운데 23명의 국가대표가 됐다는 자체가 성공이다. 또 세계에서 딱 32개 나라가 출전하는 월드컵 무대에 나간다는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다. 벌써 8번째 본선무대라고 들었다. 꼭 16강을 가야지만 성공은 아니다. 즐기면서 뛰어야 한다. 선수들은 이기려고 해야겠지만, 혹시나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다고 크게 실망할 필요도 없다. 그런 과정을 토대로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으니까. 국민들도 너무 높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으면 한다. 이기려고 나가지, 지려고 나가는 선수는 없다. 봅슬레이팀도 100분의 1초라도 줄이기 위해 일년 내내 구슬땀을 흘렸다. 태극전사들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뛸 것이다. 스포츠가 갖고 있는 매력인 ‘불확실성’, 그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다. ●최흥철(스키점프) “상대팀 팬마저 내 편으로 만들길” 생소했던 스키점프 종목이 지난해 영화 ‘국가대표’로 모든 국민이 아는 스포츠가 됐다. 관심이 뜨거울 때 좋은 성적을 보여줘 인기와 관심을 이어가고 싶었는데, 잘 안 됐다. 밴쿠버 올림픽 때 성적이 좋지 않아 방황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제 강원도에서 다시 날고 있다. 당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여유롭게 하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TV로 생중계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신경도 많이 쓰였다. 원래 하던 대로 해야 했는데 잘하려고 했던 맘이 오히려 일을 그르쳤던 것 같다. 워낙 불우한(?) 역사가 있어서인지 축구대표팀에서도 관심을 못 받는 선수들이 더 끌린다. 팀에 꼭 필요한 존재면서도 그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선수들을 좋아한다. 이영표나 김정우 같은 선수들. 물론 이 선수들도 많은 관심을 받긴 하지만 박지성이나 이청용, 박주영에 가는 관심에 비해 덜한 것 같다. 살림꾼 같은 선수들, 감춰져 있는 선수들이 잘했으면 좋겠다. 골도 의외의 인물이 넣는다면 더 짜릿할 것 같다. 수비수들이 넣어도 좋겠다. 3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는 안정환에게는 기대가 크다. 12년 만에 꿈을 이룬 이동국도, 그동안 운이 없었던 것 같아서 측은한 맘이 있었다. 이런 선수들이 해결했으면 좋겠다. 스키점프 강국인 북유럽 대회에 나가면 응원소리가 대단하다. 하얀 눈밭 위에 딸랑딸랑 종을 울리면서 서 있는 관객들을 보면 숨이 턱 막힐 때도 있다. 나를 응원하는 소리가 아니더라도 즐겨야 한다. 남아공월드컵에 얼마나 많은 팬이 찾을지 모르겠지만, 상대팀의 팬마저 내 편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뛰었으면 좋겠다. 승패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있는 실력만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국가대표, 파이팅!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 “지금까지 흘린 땀을 믿으세요” 솔직히 나는 축구·야구·농구·배구 같은 종목들에 별 관심이 없다. 어려서부터 40초 안에 끝나는 종목을 계속 타다 보니 10분이 넘어가는 종목은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내내 집중해서 보는 편이 못된다. 스피드 스케이팅도 월드컵 시리즈가 있는데 사람들이 월드컵이라고 하면 당연히 축구인 줄 알아서 서운했던 기억도 있다. 그래도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붉은 옷을 입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응원하기도 했다. 요즘 월드컵 광고도 많이 나오고,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다 보니 덩달아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다. 2005년 11월 한국체육기자연맹이 주최한 ‘자황컵 체육대상’에서 박주영과 나란히 상을 받았다. 난 그해 3월 월드컵 500m에서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세웠고, 주영오빠는 프로축구에 혜성처럼 등장해 축구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난 당시 ‘축구천재’와 테이블 옆자리에 앉았었다. 분명히 나도 선수였는데, 너무 어려서 그랬는지 축구선수가 마냥 신기했다. 주영오빠가 지금까지 그 일을 기억하고 있을지, 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모습을 봤을지 정말 궁금하다. 다음에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다. 주변에서 들어보니까 주영오빠가 대표팀의 해결사라고 하던데 나도 괜히 기대가 된다. 꼭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이청용이다. 잘생겨서 좋다. 나도 올림픽 때는 많이 떨렸지만, 그래도 내가 그동안 해온 것을 믿었다. 내가 흘린 땀과 노력을 믿고 겁 없이 달렸다. 평소 하던 대로 하면서,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 강팀들이라고 못 이길 이유가 없다. 흘린 땀을 믿고 파이팅!.
  • “4대강이 생업 막았다” 낙동강 골재업자 자살

    낙동강 골재 채취업자가 4대강 사업으로 사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1일 대구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5시쯤 대구 대명동 D산업 사무실에서 이 회사 대표 H(72)씨가 농약을 마시고 신음 중인 것을 친구 이모(70)씨가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30시간여 만에 숨졌다. 발견 당시 H씨 주변에서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 H씨는 유서에서 “정부가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 사업을 추진해서 원망스럽다. 생업을 못하게 돼 힘들다. 이렇게 무자비하게 보상금 한 푼 없이 내쫓는 식으로 (기업을) 버리는 나라살림이 또 있느냐. 앞으로 반성하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대구 달성군 옥포면 낙동강변에서 20여년간 골재 채취업을 해온 H씨가 3~4년 전부터 경영난을 겪어오다 4대강 사업으로 더 이상 골재 채취를 할 수 없게 되자 괴로워했다.’는 유족들의 말과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H씨가 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서울 구의회들 ‘독주’ 힘들 듯

    서울 구의회들 ‘독주’ 힘들 듯

    서울시내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 간 견제와 감시라는 관점에서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민들의 선택은 절묘했다. 민선 5기에서는 수적 우위를 기초로 독주하는 여당과 반대로 무기력한 야당의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구청장과 당적이 같은 이른바 ‘지역 여당 의원’이 전체의 과반인 곳은 11곳에 불과하고 이 중 5곳은 지역 여당 의원이 다른 당 의원보다 고작 1명 많아 아슬아슬한 수적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나머지 14곳에서는 구청장과 당적이 다른 ‘지역 야당 의원’이 전체 의원의 절반 또는 과반수를 차지했다. 8일 서울시내 자치구 등에 따르면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은 서초구의회 의원 15명 중 10명, 강남구의회는 21명 중 13명, 송파구의회는 26명 중 14명을 각각 차지했다. 이들 3곳의 구청장 당적은 모두 한나라당으로, ‘여대야소(與大野小)’가 이뤄졌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된 금천·성동·강서구에서도 민주당 소속 의원이 각각 10명 중 6명, 14명 중 8명, 20명 중 11명이다. 또 중·종로·중랑·서대문·동작구 등 5곳에서도 구청장과 당적이 같은 의원이 다른 당 의원보다 1명 많았다. 그러나 구청장 당선자의 당적이 민주당인 광진·동대문·성북·도봉·노원·은평·양천·강동구 등 8곳에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전체 의석을 절반씩 나눠 가져갔다. 지역 현안이나 정당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사안 등을 놓고 표대결을 펼칠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강북구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석 수가 같은 상황에서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각 1개씩의 의석을 확보해 ‘캐스팅 보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소속 의원 1명이 배출된 영등포구도 같은 상황이다. 또 용산구는 구청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 의원이 전체 13명 중 5명에 불과해 ‘여소야대’ 형국이다. 구로구와 마포구도 각각 1석을 얻은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의 도움을 얻어야 지역 야당 격인 한나라당 의원들과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와 함께 관악구의 경우 전체 22석을 민주당 11석, 한나라당 9석, 민주노동당·진보신당 각 1석 등으로 나눠 가져 정당별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현행 민선 4기에서는 자치구 집행부와 의원간 당적이 같아 일정 부분 밀월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운영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지역살림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구·시·도 금고 어느 은행으로?

    은행권이 6·2 지방선거의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에 야권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구·시·도의 금고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915년 이후 96년째 21조원 규모의 서울시 금고를 관리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오세훈 시장의 재선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기존 시정이 연장되는 만큼 시금고 공개입찰에서 무리 없이 재계약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9일부터 11일까지 시금고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오 시장은 이달 중순쯤 금고지정심의위원회가 작성한 심의·평가결과를 토대로 금고 관리자를 최종 지정한다. 시금고는 우리은행이 수성할 가능성이 높지만 구금고는 얘기가 다르다. 지금까지 기초자치단체인 구는 관례상 서울시의 금고 은행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21개 구에서 구청장을 당선시켰다. 4년 전 한나라당이 전체 25개 구청장 자리를 싹쓸이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시장’과 ‘민주당 구청장’이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방재정법 제77조에 따라 구청장은 구 금고를 직접 지정할 권한을 가진다. 구청장이 기부금을 출연하거나 자치사업에 도움을 주는 등 구 살림에 보탬이 되는 은행을 금고로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강남·서초·송파·중랑 등 4개 구를 제외한 21개구의 금고 은행이 바뀐다면 모두 6조 1700억원의 구 예산이 대거 이동하게 된다. 시중은행 기관금융 담당자는 “새로 바뀐 구청장들이 관행을 버리고 이해득실을 따져 금고를 선정하려 한다면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말 시금고 재계약에 들어가는 인천시도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은행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송 후보가 강조한 구도심 재생사업 등 주요 공약에 부합하는 금융지원 방안을 입찰제안서에 담기 위해서다. 인천 시금고를 관리하는 신한은행은 4년 전에는 안상수 현 시장의 주요 공약이었던 아시안게임 유치 지원금 10억원을 입찰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씨줄날줄] ‘코아비타시옹’ /함혜리 논설위원

    코아비타시옹(cohabitation)이란 프랑스어로 동거를 뜻한다. 정치에서는 서로 다른 정파가 연합해 정부를 구성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프랑스에서 좌우 동거정부가 탄생한 것은 1986년 좌파인 사회당 소속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우파인 공화국연합(RPR )의 자크 시라크 당수를 총리로 지명하면서다. 미테랑은 우파 출신 대통령들로 점철된 제5공화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좌파 정권을 창출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심화, 실업자 증가, 대외수지 악화 등 경제정책에서 실패함에 따라 사회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약화됐다. 결국 1986년 3월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다수당이 되면서 좌파 대통령과 우파 행정부의 공존체제가 시작됐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돼 있지만 좌우동거체제에서 대통령의 권한은 축소되고 정부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됐다. 사회주의 대통령이 보수파와 공존해야 하는 이 체제는 1988년 5월 미테랑이 대통령에 재선될 때까지 계속된다. 1993년 하원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압승하면서 미테랑은 RPR 소속 에두아르 발라뒤르를 총리로 지명해 제 2차 동거정부가 성립된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 재임 중인 1997년 6월 치러진 총선에서 사회당이 승리하면서 시라크 대통령과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함께 이끄는 제3차 동거정부 체제가 들어서게 된다. 코아비타시옹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다른 데다, 권력 집중을 견제하려는 유권자들의 민의가 빚어 낸 어쩔 수 없는 정치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권력의 상호견제보다는 정치적 갈등을 유발하고 대통령과 총리, 혹은 내각과 대통령의 잦은 충돌로 국력을 낭비하는 역효과가 너무 컸다. 정책에 대한 책임소재도 불분명해지는 등의 부작용도 많았다. 비싼 수업료를 치른 프랑스는 비효율적인 동거정부 출현을 방지하기 위해 2000년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고 대통령과 의원의 임기를 맞춰 양대선거를 같은 해에 치르도록 했다. 6·2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선전하면서 여·야 동거형 지방정부가 탄생하게 됐다. 서울의 경우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시장은 21명이나 되는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과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서울 살림을 꾸려나가야 한다. 이념이 다르고 정치적 이해가 다르니 갈등의 씨앗을 품고 사는 셈이다. 하지만 모두가 다 한마음으로 시민들에게 봉사한다는 자세로만 임한다면 때로 견제하고, 때로 포용하면서 조화로운 동거체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국회의원 출신 노현송 강서구청장 당선자 “교육·복지중심 행정 펼칠것”

    국회의원 출신 노현송 강서구청장 당선자 “교육·복지중심 행정 펼칠것”

    “서민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구청장, 청렴하고 겸손한 구청장, 구민주권을 실현하는 구청장이 되겠다.” 노현송 강서구청장 당선자는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노 후보는 국회에 입성했다가 구 살림을 책임지겠다며 지자체장 선거에 도전해 서울 강서구청장에 당선됐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현직 구청장인 한나라당 김재현 구청장의 재선을 잠재웠다. 노 당선자는 민선 2기 강서구청장을 지낸 뒤 17대 국회에 입성했다가 이번에 다시 구청장 선거에 뛰어들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번 선거가 “국민을 무시하고 기만하며 일방통행식의 정치와 행정을 일삼는 MB정권 2년에 대한 심판이었다.”면서 “부자감세와 토목, 건설사업 등으로 가진 자의 배만 불리고 전시행정만 일삼는 현정부와 서울시, 그리고 강서구 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천안함 사태를 정부에서 선거에 악용하면서 불어온 북풍을 이겨내는 것이었다.”면서 “북풍에 휘둘리지 않고 이명박정권 심판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준 주민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다음달 1일 취임포부와 관련, 민선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고루 거친 행정경험을 살려 구정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노 당선자는 “우리 강서를 발전시키려면 국회의원보다 구청장의 역할이 더욱 크다.”면서 “예산의 적재적소 원칙과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지역 개발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 중심의 행정, 즉 교육과 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는 지역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투자하고, 외롭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사는 주민을 돕고 그들이 희망을 찾아 자활할 수 있도록 복지정책을 펴겠다는 의미다. 다양한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을 늘려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노 당선자는 “복지와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면서 “강서구에 사는 것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자라는 학생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선 사업으로는 친환경 무상급식, 보육시설 확충과 무상보육의 단계적 실시, 어르신을 위한 돌봄 체계 구축과 일자리 마련 등의 교육·복지 사업과 마곡지구를 첨단과학연구도시로 개발하는 것을 손꼽았다. 노 당선자는 “앞으로 말로만 일하는 말꾼이 아니라, 일로써 보답하는 믿음직한 일꾼이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설] 2일은 4년간 600조 맡길 지역일꾼 뽑는 날

    오늘은 다섯번째 동시 지방선거의 날이다. 유권자들은 오늘 투표를 통해 광역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광역·기초의회 비례대표, 교육감, 교육의원 등 모두 8명을 뽑는다. 4년 동안 모두 600조원의 예산을 맡길 지역일꾼들이다. 올해 국가재정이 292조 8000억원인데 이중 47.8%인 139조 9000억원을 지방정부가 쓴다. 매년 통상적인 예산증가율을 고려하면 오늘 뽑을 일꾼들은 4년간 무려 600조원의 거대한 예산을 관리한다. 한 표 행사는 그만큼 중요하다. 이제 남은 것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뿐이다. 정당과 후보자들은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지금까지 동시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40~60% 선으로 낮은 편이었다. 오늘도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안 된다. 낮은 투표율로는 정확한 민의 파악이 불가능하다. 투표율이 낮으면 선출직 공무원의 대표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특히 지방선거는 우리의 지역살림과 직접 연결되는 선거다. 그 무게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 투표는 유권자의 권리이자 지역민, 국민으로서의 신성한 의무이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않는 것은 그 지역의, 나라의 주인으로서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다. 유권자들은 신성한 주권 행사로 민주시민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선거에 참여하지 않아 무능한 사람이 뽑힌 뒤 후회하면 소용없다. 투표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세대를 후보들은 두려워한다. 20~30대 젊은이들은 투표를 통해 청년실업 등을 해결해줄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세계경제 위기가 끝나지 않고, 남북관계가 불안정한 현 시기는 더욱 더 정확한 민의 표출이 중요하다. 후보자, 유권자 모두 선거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 선거국면에서 촉발된 지역 간, 계층 간 갈등 요인들은 시급히 봉합해야 한다.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건설사 구조조정 등으로 선거 이후 경제운용에 긴장해야 한다. 확장형 경제정책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출구전략을 시행할 시기도 잘 살펴야 한다. 경제에 불필요한 거품을 만들면 체질을 허약하게 한다. 시한폭탄 격인 주택대출도 경계해야 한다. 물가도 심상치 않다. 유럽 재정위기, 천안함 안보 리스크 장기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 [싱글 라이프] 쇼핑고수 싱글들의 노하우 엿보기

    [싱글 라이프] 쇼핑고수 싱글들의 노하우 엿보기

    싱글들은 자신을 위한 쇼핑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부류다. 패션 용품부터 각종 생활 용품까지 자신만의 쇼핑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쇼핑 자체를 즐긴다. ‘아껴야 잘 산다.’는 짠돌이부터 온라인 장터를 누비는 싱글까지…. 싱글들의 쇼핑 노하우를 엿본다. g당 가격계산·중고애용 … 아끼고 보자형 직장인 5년차 성주현(30)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절약의 달인’이다. 출퇴근길 사이에 단골주유소를 정해 할인카드로만 결제하는 것은 물론 ‘차계부’도 잊지 않고 작성한다. 더 싸다고 먼 곳까지 찾아가는 것은 오히려 기름값을 낭비할 수 있다는 게 성씨의 지론이다. 대형마트에 갈 때에도 펜과 메모지, 장바구니는 필수 준비사항이다. 미리 사야 할 물건을 적어 놓고 충동구매를 자제한다.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 상품도 싸다고 무작정 구매하려 하기보다는 g당 가격을 계산해 보고 보너스 상품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성씨는 “장바구니만 잊지 않고 챙겨 가도 100~150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떨이 상품이나 파격세일 상품이 주로 판매되는 심야시간대를 노려 마트의 마감 시간에 임박해서야 장을 보러 나선다. 친구들은 ‘남자가 쩨쩨하게 아끼려 든다.’고 핀잔하지만 성씨는 이렇게 해서 모으는 돈도 만만찮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인다. 중고만 이용하는 알뜰족도 있다. 보험업계에서 근무하는 홍신영(31)씨는 아예 집안을 중고로 꽉채웠다. 자취생활을 시작하면서 구입한 TV며 옷장, 냉장고, 세탁기 등을 모두 근처 재활용마트에서 구입한 것. 홍씨는 “잘만 고르면 몇만 원 안 들이고도 새것 같은 중고 가전제품을 살 수 있다.”면서 “집 근처라 고장이 나도 수리가 쉬워 더 편하다.”고 말했다. 홍씨는 옷도 철 지난 브랜드를 고집한다. 기본 정장은 디자인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이월상품이라 대폭 할인된다. 아웃렛이나 백화점 이월 상품 코너 등을 잘 이용하면 오히려 질 좋은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다. 홍씨는 “재고처분을 위해 의류업체가 한시적으로 벌이는 염가 처분 기획행사도 잘 활용하면 평소 사 입고 싶었던 옷을 70~80%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다.”면서 “비싼 브랜드 제품도 약간 스크래치가 있거나 매장 진열상품으로 나왔던 것을 살 경우 20~30%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품 필요없이 비교구매…e마켓 예찬형 직장인 이민정(26·여)씨는 최근 1년 동안 백화점에 가 본 적이 없다. 길게는 3~4년간 백화점에서 무언가를 사 본 적도 없다. 그렇다고 쇼핑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매주 티셔츠 하나라도 사야 직성이 풀리는 이씨는 자칭타칭 ‘인터넷 쇼핑의 여왕’이다. 지마켓, 옥션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블라우스, 가방 등 패션용품과 드라이기, 제습제 등 각종 생활 용품을 구입한다. 그런 이씨를 ‘여왕’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하나를 사더라도 남들보다 저렴한 상품을 더 잘 찾아내기 때문. 얼마 전에도 최신 유행 바지를 9900원에 구입했다. 이씨가 처음부터 인터넷 쇼핑에 중독된 것은 아니었다. 대학을 마치고 일찍 취업한 이씨는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는 생활이 지루해 인터넷 쇼핑몰을 서핑하기 시작했다. 이씨가 저렴하고 질 좋은 상품을 잘 찾는 데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 무수한 ‘클릭질’이 그것이다. 이씨는 “백화점이나 시장에서 쇼핑할 때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처럼, 온라인 쇼핑에서는 열심히 ‘손품’을 팔아야 한다.”면서 “가만히 앉아서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으니 최고의 쇼핑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경기 수원 인근의 작은 중소기업에서 재무팀 직원으로 일하는 이희영(31·여)씨는 물건을 살 때 가능하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다. 저렴하기도 하고 물건을 배달해 주기 때문이다. 먹을거리나 생활용품을 사더라도 대형마트 쇼핑몰에서 구입하면 배달이 무료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집 컴퓨터에 있는 가계부에 제품 종류와 가격을 반드시 기록한다. 또 한 달에 하루 정도 날을 잡아 어떤 물건을 샀는지, 지출이 예전과 비교해 너무 많이 늘지는 않았는지 평가한다. 일종의 ‘온라인 가계부’인 셈이다. 결혼해서 살림 잘한다는 친구들도 그의 꼼꼼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씨는 “마트나 백화점에 가서 직접 구매하게 되면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면서 “텔레비전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온라인 마켓을 이용하는 게 힘·돈·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입시학원 강사로 일하는 최성은(29)씨도 온라인 쇼핑을 즐긴다. 운이 좋으면 시중 판매가격의 반 값에 상품을 건질 수도 있다. 최씨는 “심야 시간대나 평일 특정시간을 노리면 더 할인받는 경우도 있다. 옷이나 생활필수품도 인터넷에서 ‘게릴라 세일’ 등 깜짝 할인을 할 때를 놓치지 않는다.”면서 “적립금이나 포인트가 쌓이는 데다 보너스로 오는 상품도 제법 쓸만하다.”고 말했다. 또 친구들 생일선물도 주로 인터넷을 이용해 구매한다. 화장품이나 책, 향수 등을 고르면 예쁘게 포장까지 돼 도착하기 때문에 편하다는 게 장점. 최씨는 “매달 특정일 날 과감하게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정보도 잘 활용하면 돈을 아낄 수 있다. 발품을 팔 필요없이 편하게 원하는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며 예찬론을 펼쳤다. 취미·관심사 따라 구매…스타일 심취형 중학교 교사 채정희(29·여)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짠순이’로 유명했다. 떡볶이 하나를 사 먹더라도 더 싼 곳을 찾았고, 친구들이 비싼 커피숍이라도 갈라치면 그보다 저렴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음료를 마시자고 권했다. 대학 때도 마찬가지였다. 패밀리레스토랑보다는 피자체인점을, 스타벅스보다는 저렴한 커피전문점을 찾았다. 남들 다 갖고 있는 명품가방은커녕 브랜드 지갑도 사지 않았다. 그런 채씨가 최근 몇개월 새 확 변했다. 큰맘 먹고 명품 가방을 구입한 것. 친구들도 모두 의아해하기 시작했다. 변신의 이유는 간단했다. 남자친구가 생긴 것. 유지비가 ‘제로(0)’에 가까웠던 긴 생머리에서 파마 머리로 변신하는 등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신경써야 할 것은 한둘이 아니라 액세서리, 옷, 구두도 본격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했다. 채씨는 “그동안 아끼면서 모아둔 돈이 많아서 막상 쓰는 돈이 아깝지 않다.”면서 “여태까지 돈 쓰는 즐거움을 몰랐는데 앞으로는 저축도 하면서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김영록(31)씨는 카메라광이다. 김씨가 ‘사진’광이 아닌, ‘카메라’광인 이유는 카메라 장비 구입에 목을 매기 때문이다. 대학원생 신분이라 용돈이 넉넉하지 않은 김씨는 평소에 생활비를 아껴 3~4개월마다 카메라 장비를 마련한다. 렌즈, 필터 등 각종 장비가 새로 나올 때마다 바로 사야 직성이 풀린다. 사진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얻은 정보를 장비를 구입할 때마다 사용한다. 김씨가 최근 빠져 있는 것은 아이폰이다. 돈을 들여 구매하는 것이라고는 카메라뿐이었던 김씨에게 변화가 찾아온 것. 처음에는 아이폰에 관심도 없었지만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카메라를 제쳐 두고 아이폰에 심혈을 기울이자 김씨도 관심을 갖게 됐다. 아이폰을 구입한 후로는 각종 아이폰 액세서리와 앱을 구매하는 데 심취한 김씨. “이런 신세상이 있는 줄 몰랐어요. 제가 한번 뭔가에 빠지면 혹 하는데…, 한동안은 아이폰에 목 맬 것 같네요.” 쇼핑전엔 반드시 식사…욕구억제형 직장인 오영신(30·여)씨는 가능하면 친구들과 함께 쇼핑을 즐긴다. 친구들의 조언을 들으면 물건을 사기 전에 한두 번 더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혼자 갈 때보다 친구들의 예리한 평가가 곁들여지면 쇼핑하는 즐거움이 한층 배가된다는 생각이다. 또 쇼핑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식사를 하고 들어간다. 누군가 ‘모든 욕구는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식사를 하는 것이 충동구매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된다.’고 얘기해 준 뒤로는 반드시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발걸음을 옮긴다. 오씨는 “나만의 쇼핑 노하우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없는 것 같다.”면서 “좋은 물건을 충동구매하지 않고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최인호(31)씨는 주말만 되면 ‘쿠폰족’으로 변신한다. 아직 취업 전이라 쓸 돈이 넉넉지 않지만 쿠폰만 잘 이용하면 부담없이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 최씨는 “홍대 근처나 신촌 등 대학가 주변에 가면 한번 다녀가도 이메일로 식사권 할인 쿠폰을 보내주는 곳이 꽤 있다.”면서 “온라인 맛집 사이트 중에서 미리 예약하면 10~20% 할인해 주는 곳을 찾아 방문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정현용 백민경기자 min@seoul.co.kr
  • 재정·금융 건전성 확보 ‘0순위’

    재정·금융 건전성 확보 ‘0순위’

    6·2 지방선거 이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지방선거의 ‘표심’을 의식해 가급적 자제했던 경제정책들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정책 집행자들은 이명박(MB)정부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인기 정책보다는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경제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욕을 먹더라도 우리경제의 체력을 강화하는 방향의 경제정책이 필요하며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10년 후 우리경제의 살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당국의 실행 최우선 순위는 재정·금융시장 건전성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건전성은 MB가 직접 챙기는 사안이다. 정부의 목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2013년까지 33%대로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장 내년 예산편성부터 불요불급한 예산은 10% 정도 줄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8월 발표될 세제개편안에 다양한 세수 확대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또 임시 투자세액 공제제도와 같은 한시적 조치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료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금융시장의 건전성은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 금융권, 기업 등 서로 연결돼 있는 경제 전반의 부실을 적극적으로 도려내고 정부 살림도 본격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의미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중소기업 대출, 프로젝트파이낸스(PF) 대출, 가계 부채, 은행 건전성 및 수익성, 재정건전성을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5대 이슈로 꼽았다. 뜨거운 이슈인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 하반기 내 매각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럼에도 정부가 고성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자칫 재정·금융 건전성에 치중할 경우 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성장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불안정한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기업 구조조정의 경우 당장 건설부문과 중소기업이 도마 위에 오른다. 건설사의 경우 시공능력 상위 300위권 건설사들에 대한 정밀한 신용위험평가가 이달 안에 마무리된다. 채권단은 평가 대상 기업들을 A~D등급으로 분류, C·D등급 업체에 대해서 가차없이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기업 개혁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그동안 정부가 군불을 지폈던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도 마무리한다는 방침으로, 다음달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가 ‘칼을 가는’ 대목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이다. 그동안 서비스업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공을 들였다가 선거를 앞두고 논의 자체가 중단됐지만 조만간 수면 위로 올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윤 장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리 의료법인 도입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함께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다시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강한 추진 의사를 피력했다. 오일만 이경주기자 oilman@seoul.co.kr
  • [지방선거 요점정리] 누가 적임자인지 꼼꼼히 따져보세요

    [지방선거 요점정리] 누가 적임자인지 꼼꼼히 따져보세요

    6·2지방선거는 1인8표 선거다. 선거사상 가장 많은 대표자를 뽑는 선거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선거로 선출되는 이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권한을 넘어서는 약속을 하는 후보는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서울신문은 이를 위해 기표순서대로 8개 선출직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소개한다. 유권자들이 이 지면을 직접 투표소에 들고가 8개 선거의 의미를 면밀히 살피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바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투표 용지는 서울 강남구의 부재자 투표용지 1차 투표 ■교육감 - 정책 총괄… 교육철학 주목 교육감을 일컬어 ‘교육대통령’이라고 한다. 지방자치의 큰 축인 교육자치의 수장이다. 교육감이 누구냐에 따라 학교와 학원을 총괄하는 교육정책 기조 자체가 바뀐다. 후보들의 상세한 공약도 눈여겨봐야 하지만 교육자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교육철학에도 주목해 보자. 교육감은 교육·학예 관련 예산 편성권, 교육규칙 제정권, 교원 인사 및 교장 임용권을 갖고 있다. 또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 등을 설립하거나 지정할 수 있다. 고교 신입생을 시험을 치러 선발하는 비평준화로 뽑을지, 무시험 추첨배정하는 평준화를 실시할지 여부도 교육감이 결정한다. 학교급식법은 급식경비 지원 대상자를 교육감이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곧 무상급식 실시 권한을 교육감이 쥐고 있다는 뜻이다. 학원의 설립, 수강료 등을 규제하는 권한도 교육감에게 있다. ■교육의원 - 교육·재정 정통한 전문가 교육의원은 예산을 비롯해 시·도의 교육, 학예와 관련해 중요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학교에 직접 투입되는 예산도 사실상 교육의원들이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 교육과 재정 모두에 정통한 전문가가 교육의원으로 선출돼야 한다. 각 시·도의회의 상임위원회 가운데 하나인 교육위원회는 시·도의회 의원과 교육의원으로 구성되는데, 교육위원회에서 의결한 것만으로도 시·도의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것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교육과 관련된 결정을 할 때 거치는 사실상 최종관문인 셈이다. 교육의원은 우선 초·중·고등학교 예산 등 교육과 관련된 예산을 심사·의결한다. 학교운영 및 교육과정의 운영방향 수립, 학교의 설치나 이전 및 폐지에 관한 사항도 교육의원들이 결정한다. 특히 특별부과금, 사용료, 수수료, 분담금과 가입금을 부과하고 징수하는 것도 교육의원 몫이다. ■지역구 광역의원 - 광역단체 철저한 견제·감시 광역의원은 광역단체를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광역단체의 예산은 많게는 수십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철저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 비판적 입장에서 광역단체가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행정을 펼치도록 유도하는 ‘회초리꾼’이 적임자다. 기본적으로 지방의원은 예산 심의·확정 및 결산 승인권을 갖는다. 지역의 법률인 조례를 제정·개정하거나 폐지하는 것도 광역의원의 몫이다. 중요재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할 때도, 공공시설을 설치·관리하거나 처분할 때도 시·도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금 설치·운용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의 중요한 업무는 행정사무감사다. 광역단체가 제대로 살림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인데, 이를 위해 현지확인을 하거나 서류도 제출받을 수 있다. 감사 또는 조사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광역단체장에 시정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지역구 기초의원 - 주민 대표자로 일할 인물 기초단체는 광역단체만큼 관할하는 예산이 많지는 않지만, 실제로 이를 집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선출직 가운데 기초단체장의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하다는 점은 기초의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하기보다는 주민의 대표자로서 일할 수 있는 깐깐한 ‘딴지꾼’이 필요하다. 기초의원의 권한은 기본적으로 광역의원과 똑같다. 예산·결산 및 조례 제·개정권을 갖고 있다. 기초의회는 매해 한두 차례씩 최장 7일 동안 기초단체에 대해 감사를 실시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사무 가운데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본회의 의결로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조사를 하게 할 수도 있다. 자치단체가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예산을 제외한 의무를 부담하거나 권리를 포기할 때도 지방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2차 투표 ■광역단체장 - 거시적 안목·통찰력 가져야 시·도지사는 지방행정의 큰 밑그림을 그린다. 거시적인 안목과 통찰력이 있는 인물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공공서비스가 시·도행정을 통해 제공된다. 광역단체장은 버스, 지하철 등 우리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과 관련된 정책을 펼친다. 버스중앙차로제가 대표적이다. 보육시설, 고아원, 노인정 등 사회복지시설을 설치·운영하는 권한도 갖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 물가안정, 일자리 창출도 시·도 단위에서 독자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정책이다. 지방 토목·건설사업의 인·허가권, 도시계획사업 시행권도 광역단체장에게 있다. 민선4기 광역 단체장 후보들이 너도나도 뉴타운 조성 공약을 들고 나왔던 이유다. 우리가 내는 세금 가운데 취득세, 면허세, 등록세와 지방교육세, 지역개발세 등이 광역단체로 흘러들어간다. 시·도지사는 이 예산을 어떻게 쓸지 계획해 기초자치단체에 배분하거나 직접 집행한다. ■기초단체장 - 살림꾼·청렴 행정가 뽑아야 구청장·시장·군수 등 기초단체장의 권한은 말 그대로 안방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종 인·허가권과 규제·단속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권과 관련된 유혹도 많이 받는다. 바람직한 기초단체장의 모델은 알뜰한 살림꾼, 청렴한 행정가라고 할 수 있다. 법이 정한 지방자치단체장의 본래 사무가 58개이고, 병역·호적·주민등록·지적·징수 등 국가사무도 일부 위임받고 있다. 토지형질이나 용도변경을 하려면 시·군·구청장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동네에 근린공원을 만들거나 주유소를 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안마시술소·노래방·오락실이나 음식점 등에 대한 규제, 불법 주정차 위반 단속도 기초단체장의 권한이다. 지방세 중에 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 농업소득세, 담배세, 주행세, 도시계획세 등이 기초자치단체로 간다. 광역단체장에게도 예산집행권이 있지만, 실제로 이를 ‘생활밀착형’으로 집행하는 것은 대부분 기초단체장이다. ■비례대표 광역의원 - 지방의회 대표성에 주안점 비례대표를 뽑는 목표는 지방의회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지지하는 지방의원 후보가 낙선해 ‘사표’가 되더라도 지지 정당에 대한 투표는 지방의회 구성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정당이 유권자에게서 직접 심판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의 책임성도 강해진다. 비례대표 광역의원의 역할도 지역구 광역의원과 똑같다. 예·결산 및 조례 제정에 관여하고, 광역단체의 행정사무를 감시한다. ■비례대표 기초의원 - 정당의 지역별 정책 체크 비례대표 지방의원을 뽑을 때는 정당이 내놓는 지역별 정책을 먼저 살펴보자. 비례대표는 지역구가 없기 때문에 통상 정당의 정책기조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게 된다. 비례대표 기초의원도 비례대표 광역의원 및 지역구 기초의원과 같은 권한을 갖고 있다. 크게 예산 심의와 행정감사 권한이다. 공무원 비리나 지방자치단체의 공권력 행사로 피해를 받은 민원인들의 청원을 심사하는 것도 지방의회 몫이다.
  • [지방선거 D-2]당신의 한표 중요한 이유… 영향력 비교해보니

    [지방선거 D-2]당신의 한표 중요한 이유… 영향력 비교해보니

    우리 국민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권한들은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갖고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6·2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포기하거나 잘못할 경우 우리 삶이 4년 내내 고달플 수 있다. 2010년 국가재정은 총 292조 8000억원인데, 이중 47.8%인 139조 9000억원을 지방정부가 쓴다. 내가 낸 세금의 절반 가까이를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이 주무른다고 보면 된다. 서울신문이 30일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교육감의 핵심 권한인 예산과 인사권을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 서울대 총장 등과 비교해 본 결과 이번에 뽑는 사람들이 우리 삶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장 - 年예산 21조… 총리는 4389억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총리출신이다. 서울시장은 1049만여명에 이르는 서울시민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한다. 국무총리는 장관 임명 제청권 등을 행사하지만 대통령 궐위 시를 제외하면 대부분 ‘보좌’ 역할에 머문다. 2010년 서울시 본청 예산만 21조 2853억원이다. 시장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비경직성 가용예산은 8조 2001억원이다. 반면 총리실은 본부와 23개 출연연구기관의 예산까지 합쳐도 4389억원에 불과하다. 서울시장은 본청, 29개 직속기관, 44개 사업소, 4개 공사 등에 포진한 3만 4691명의 인력을 수하에 두고 있다. 반면 총리실 공무원은 635명에 불과하다. 서울시의회에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없어 서울시장은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인사권을 휘두를 수 있다. 광역단체장 - 경남지사 5조 살림 주물럭 경남도지사직을 놓고 격돌하는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와 무소속 김두관 후보는 모두 지방자치단체를 감독하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다. 중앙정부의 ‘조정권’보다 지방정부의 ‘집행권’을 택한 셈이다. 경남도지사는 국토의 10.5%를 차지하는 1만 531㎢ 규모의 경남 지역 살림을 책임진다. 5조 6171억원의 예산을 운용하며 도청 소속 공무원 4302명, 20개 기초단체 소속 공무원 1만 7277명을 대표하고, 18개 직속기관의 인사권도 갖는다. 이에 비해 행정안전부 장관이 관장하는 공무원은 산하기관을 포함, 2838명에 불과하다. 행안부 예산은 31조 7200억원이지만 이중 지자체로 보내지는 교부금을 제외하면 장관은 2조 9527억원에 대해서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13조원의 예산을 다루는 경기지사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기초단체장 - 인사권·인허가권 등 막강 기초단체장은 지역의 ‘소통령’이다. 서울 강서구청장에 도전장을 낸 민주당 노현송 후보는 민선 2·3대 구청장을 역임한 뒤 17대 국회에 입성했다가 이번에 다시 구청장으로 ‘하향지원’했다. 재정자립도가 33%인 강서구의 한 해 예산은 3776억원이다. 구청장은 1300명에 이르는 구청 공무원의 인사권을 갖고, 20개동 574통 4390반을 관할한다. 관내 공사의 인·허가권과 사업 허가권, 음식점 위생검사, 불법 주·정차 단속도 구청장 권한이다. 국회의원은 법률 제정, 국가예산 심의 등 ‘국사 대사’를 다루지만, 직접 예산을 짜고 집행하거나 인사권을 행사하지는 못한다. 국회의원이 한 해 쓸 수 있는 돈은 세비, 의정활동비 등을 모두 합쳐 5억 4000여만원이다. 교육감 - 예산편성·평준화 여부 결정 많은 유권자들이 외면하고 있지만, 특히 중요한 게 바로 교육감 선거다. 이번에 뽑히는 시·도 교육감 16명은 대학 입시의 흐름을 좌우하는 서울대 총장이나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교육부장관보다 더 막강하다. 교육감은 해당 지역 교육의 예산 편성권, 교원 인사 및 교장 임용권은 물론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 등을 설립할 수 있다. 평준화 여부도 교육감이 결정한다. 교육감 중에서도 서울시교육감이 행사하는 예산은 6조 8974억원이나 된다. 서울대 총장은 서울대 입시제도 변화를 통해 공·사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 권한은 한 명의 국립대 총장에 머문다. 교과부 장관이 교육정책의 밑그림을 그린다지만 어떤 색을 칠할지는 전적으로 교육감 손에 달렸다. 이창구 홍성규 유지혜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지방선거 D-5 대구/경북 기초자치단체장 후보] 대구, 與 싹쓸이 관심… 현직 무소속 출마자가 변수

    [지방선거 D-5 대구/경북 기초자치단체장 후보] 대구, 與 싹쓸이 관심… 현직 무소속 출마자가 변수

    대구에서는 한나라당의 ‘싹쓸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변수는 무소속 후보들이다. 무소속 후보 중에는 현 단체장이 포함돼 있어 힘이 실리고 있다. 대구 8개 구·군 중 접전이 예상되는 곳은 수성구와 서구 그리고 달성군 등이다. ‘대구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에서는 한나라당 이진훈 후보와 현 구청장인 무소속 김형렬 후보 간의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김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공천이 취소되고 이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이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선 김 후보는 검찰이 공천 발표를 앞두고 오래된 사건을 수사한 것은 ‘친박’인 자신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시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이 후보는 정통 행정가를 내세워 ‘친박’ 탄압이라는 정치공방에서 한발 비켜섰다. 이 후보는 “수성구는 다른 지자체가 부러워할 정도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4년 동안 살림살이가 크게 위축됐다.”며 김 후보를 겨냥했다. 이들의 대립은 김 후보가 자신에게 탈세했다고 주장한 이 후보를 지난 18일 경찰에 고소하면서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한나라당 강성호 후보와 무소속 서중현 현 구청장이 맞붙은 서구는 ‘지역 발전 적임자’ 논란이 뜨겁다. 최연소 구의원과 두 번의 대구시의원을 지낸 강 후보는 40대의 강한 추진력을 내세우고 있다. 강 후보는 “낙후된 서구 발전을 위해서는 집권 여당의 힘 있는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 후보는 2008년 재보궐 선거에 당선된 뒤 2년 동안 서구 행정을 맡은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4년간 지역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서 후보는 10여년 이상 야당 정치생활을 하면서 다진 탄탄한 밑바닥 표심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어 한나라당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달성군은 이종진 현 군수의 불출마로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한나라당 이석원 후보에 무소속 단일화를 이룬 김문오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국민참여당 김건수 후보의 가세로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일부터 지역구에 상주하면서 무소속 바람이 수그러들었다고 자평했다. 특히 최근에는 이 군수가 지원의사까지 밝혀 승세를 굳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무소속 김 후보는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보고 무소속 바람을 일으키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후보는 “이종진 군수가 보이지 않는 압력에 의해 출마를 포기했다.”고 주장하며 이 군수의 출신지인 다사읍과 주민 수가 많은 화원읍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국민참여당 김 후보는 반 한나라당 정서와 무소속 바람을 잠재우는 데 몰두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대체로 한나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평가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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