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나라 살림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단원고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그림책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영빈관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배터리팩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08
  • [사설] 자기 돈으로 생각하고 예산 알뜰히 짜라

    지난해 나라 살림을 결산해 보니 재정건전성 판단 기준인 관리재정수지가 29조 5000억원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43조 2000억원 적자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라고 한다.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 부채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국가 부채는 93조원 늘어 12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지난해 결산안과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을 의결했다. 정부는 재원 배분의 합리성 제고 등의 3대 전략을 제시하면서 국고보조 사업부터 줄이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나라 살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 불황으로 세수 부족은 만성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11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는데 2012년 이후 3년 연속이다. 올해도 결손이 예상된다고 하니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전임 현오석 경제팀은 재정건전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긴축 정책을 폈지만 최경환 경제팀은 확장 정책으로 전환했다. 그러다 보니 국채 발행 등을 통해 국가 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하려니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경기를 살리자니 재정이 나빠지는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확대는 때에 따라 필요한 정책이기는 하지만 방만한 재정 운용은 나라 경제를 큰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확장 정책을 쓰더라도 덮어 놓고 예산을 불필요한 곳에 마구 쓰라는 뜻은 아니다. 재정 확대를 외치던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긴축 재정을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 부총리의 말대로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는 성과가 미흡하거나 관행적인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만들어 놓고 보면 활용도가 떨어지는 도로와 철도 등의 대형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꼼꼼히 따져 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예산 철이 되면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나라 살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푼이라도 더 예산을 받아 내려고 ‘예산 부풀리기’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한다. 이런 무분별한 예산 타내기 경쟁은 더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 점점 더 악화되는 정부 재정의 현실을 인식하고 각 부처와 지자체는 자기 집의 가계부를 쓴다는 심정으로 허튼 예산을 요구하는 일을 삼가기 바란다. 기획재정부도 철저한 비용 효과 분석을 통해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국고보조 사업은 눈먼 돈으로 인식돼 예산이 줄줄 새 나가는 구멍이 되고 있다. 엉터리 사업, 선심성 사업으로 혈세를 남의 돈처럼 날리는 지자체에는 국고 지원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의 ‘벌칙’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 복지 예산의 증가 등 돈 쓸 곳은 산적해 있다. 정부 재정이 단기간에 좋아지리라는 희망을 찾기도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지자체는 예산을 꼭 필요한 사업에만 알뜰하게 편성해 낭비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야 경제 불황기에 찾아오는 예산의 ‘춘궁기’를 이겨 낼 수 있다. 더불어 언급할 것은 지난해 국가 부채 증가액의 절반을 차지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개혁이다.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정해진 기간 안에 개혁안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 [재정 누수 막기 비상] 최경환 내년 ‘재정 개혁’ 선언…자원개발 예산 등 고강도 조정

    [재정 누수 막기 비상] 최경환 내년 ‘재정 개혁’ 선언…자원개발 예산 등 고강도 조정

    정부가 내년부터 해외 자원 개발 등 성과가 작거나 관행화된 사업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아예 없애기로 했다. 3년 연속 세수 펑크로 나라 살림을 꾸리기가 어려워지자 강도 높은 재정 구조조정을 실시해 복지, 일자리 사업 등에 쓸 실탄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정책자문회의 민간위원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16년 예산 편성 방향을 논의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다시는 재정이 눈먼 돈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개혁하겠다”면서 “2016년 예산 편성 때 제로 베이스 예산 방식과 보조금 일몰제를 엄격히 적용해 성과가 미흡하거나 관행화된 예산 사업을 과감히 폐지하거나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해외 자원 개발, 장기 계속 연구·개발(R&D),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을 지목했다. 기재부는 보조금을 부당하게 받는 행위를 뿌리 뽑고 600개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재정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돈은 경제 활성화 등 국정 과제 추진과 복지, 고용 프로그램 확충에 쓴다. 최 부총리는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아직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8%를 하향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부채비율 400% 넘는 지방공기업 퇴출 가닥

    부채비율 400% 넘는 지방공기업 퇴출 가닥

    2001년 설립된 강원 태백관광개발공사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2008년 오투리조트를 완공했다. 하지만 잘못된 수요예측에 따른 경영악화로 2013년 말 부채 3413억원(부채비율 1만 6627%)으로 청산명령을 받았다. 차입금 중 1823억원의 지급보증을 한 해당 지방자치단체마저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다. 2년 내 사업비 1조 1245억의 98.7%를 회수한다는 타당성 용역을 바탕으로 추진된 강원도개발공사의 알펜시아 리조트엔 1조 5498억원을 더 쏟아붓고도 5년을 넘긴 지난해 말 현재 회수율이 15.3%(4074억원)에 머물렀다. 과도한 부채와 방만한 경영 등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부실 덩어리란 오명을 안게 된 지방공기업에 대해 앞으로는 설립 요건은 까다롭게 하고 청산절차는 신속하게 하도록 바뀐다. 행정자치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합혁신방안을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으론 민간경제를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수익사업을 막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경영평가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행자부가 혁신 방안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설립 요건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는 독립된 전담기관을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지방공기업은 지자체에서 지정한 기관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상위 기관(광역지자체의 경우 행자부, 기초지자체의 경우 광역지자체)과 협의를 거치면 조례 제정을 통해 설립할 수 있다. 하지만 설립 자치단체에서 타당성 검토 기관을 지정함에 따라 지자체장의 의도대로 타당성 검토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사업실명제를 도입해 일정 규모(광역지자체의 경우 총사업비 200억원 이상, 기초지자체의 경우 100억원 이상)의 사업을 추진할 때는 지자체 및 지방공기업 담당자를 실명으로 명시하고 사업추진 배경, 사업내용, 사업진행 상황을 공개해 책임성을 높인다. 설립 타당성 검토와 마찬가지로 신규사업 타당성 검토 전담기관을 행자부에서 지정 관리하고, 검토 결과를 공개한다. 타당성 검토의 예측결과가 현저히 부정확하거나 중대하고 명백한 오류를 일으킨 검토기관 및 용역 수행자는 일정 기간 용역에서 배제한다. 아울러 청산명령 대상의 요건과 청산 절차를 구체적으로 법령에 못 박는다. 이로써 부실이 우려되는 공기업의 경우 자구노력을 통한 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다. 청산이 불가피하면 신속하게 절차를 밟는다. 행자부는 2017년까지 부채비율을 120%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청산 기준으로는 부채비율(부채/자본) 400% 이상,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50% 미만 등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방공기업의 존재 이유는 적자를 줄이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공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개방형 이사를 늘리고 시민들이 경영과 경영평가에 직접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지금도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행자부 소관”이라면서 “행자부가 부실 사례로 강조하는 강원개발공사 역시 설립허가와 평가 모두 행자부가 했다”고 꼬집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42년 만의 최악 가뭄] “가뭄 대응 조직·매뉴얼·경보 전혀 없어… 2년 연속 가뭄 닥치면 버텨내기 힘들어”

    [42년 만의 최악 가뭄] “가뭄 대응 조직·매뉴얼·경보 전혀 없어… 2년 연속 가뭄 닥치면 버텨내기 힘들어”

    “현재 중부지방의 가뭄은 관측 이래 ‘최악’입니다. 특히 개성과 강화도의 상황이 매우 극심해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절대적인 양도, 평년과 비교한 상대적인 양도 ‘최소’입니다.” 변희룡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29일 이번 가뭄을 ‘관측 이래 최악’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변 교수가 고안한 계산법으로, 현재 남아 있는 물의 양을 계산하는 ‘유효강수량’과 남아 있는 물의 양이 평균보다 얼마나 모자란지를 가늠하는 ‘유효가뭄지수’(EDI)가 모두 역대 ‘최소’라는 것이다. 가뭄의 원인이 ‘지난해 여름의 마른장마’ 때문이라는 일부 의견에 대해 변 교수는 “그건 여러 이유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변 교수는 그보다 지난겨울 엘니뇨 때문에 남풍이 약해진 것이 더욱 주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겨울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화됐고, 이에 저기압의 경로가 남편향되고 약화됐다”며 “남풍이 약해 지리산을 넘지 못한 수증기가 남쪽에만 비를 뿌리는 반면, 그 위로는 올라가지 못하는 ‘비그늘 효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가뭄주기설’을 주장하고 있다. 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 등에 남아 있는 가뭄 기록을 분석한 결과 6년, 12년, 38년, 124년의 주기가 있다는 것이다. 변 교수는 “2015년은 38년을 주기로 한 가뭄기의 정점이자 124년을 주기로 하는 극대 가뭄기의 시작점이 되는 중요한 해”라고 경고했다. 향후 기상 전망도 어둡게 내다봤다. 변 교수는 “2025년을 정점으로 해서 올해부터 그때까지 해마다 가뭄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물 살림이 한 해 가뭄은 견디지만, 연속 두 해까지는 버텨 내기 힘든 실정이라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가뭄 대책과 관련해서는 “가뭄이 발생하면 대응하는 조직이 있어야 하는데, 조직도 없고 매뉴얼도 없으며 기상청은 가뭄 경보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서 “‘가뭄대책반’ 같은 조직의 일원화, 정책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늘 말씀하셨죠, 사법권은 썩지 않았다고…”

    “늘 말씀하셨죠, 사법권은 썩지 않았다고…”

    “돌아보니 참 행복한 삶이었다.” 1965년 3월 16일. 아침부터 진눈깨비가 내리던 봄날 훗날 ‘사형수들의 아버지’, ‘사도법관’으로 기억될 김홍섭 판사는 50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20년 넘게 남편을 뒷바라지해 온 아내 김자선씨와 당시 대학생이던 맏딸 철효씨가 간암으로 시름하던 김 판사의 임종을 지켰다. 욕심 없이 살아온 삶처럼 그는 가는 길에도 특별한 당부의 말을 남기지 않았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철효씨는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차츰 흐려져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 중 하나를 꺼냈다. 예전에는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보따리를 싸들고 집에 찾아오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김 판사는 작은 물건도 결코 받지 않았다. 사람들이 슬그머니 보따리를 놓고 돌아가면 재빨리 뒤따라가 물건을 돌려주는 일은 자녀들 몫이었다. 철효씨는 “아버지의 이런 평소 모습이 산교육이 됐다”고 회상했다. 김 판사는 자상하면서도 엄했다. 자녀들이 아플 때면 밤을 새워 간호했지만 잘못했을 때는 준엄하게 꾸짖었다. 하지만 회초리를 드는 법은 없었다. 소년부에 자원해 재판할 때도 미성년자인 아이들을 성인 범죄자와 같은 방식으로 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벌을 주기보다는 타일러 교화하려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년 범죄에 대한 형벌이나 규칙은 성인 범죄와 크게 구별이 없어서 이를 시정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하다.” 1950년 한 일간지에 연재한 글에서는 이 같은 그의 철학이 오롯이 드러난다. 자녀들에게는 일기 쓰기를 강조했다. 하루 동안 한 일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반성하는 기회를 만들기를 바랐다. 여덟 남매를 둔 아버지였지만 김 판사는 더 많은 아이들을 마음으로 보듬고자 했고, 틈나는 대로 고아원을 찾아가 아이들을 위로했다. 1915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김 판사는 21살이 되던 해 전주의 한 변호사사무실에서 일하다 전주지원 군산지청 서기시험에 합격했다. 1940년에는 18명이 합격한 조선변호사시험에 붙었고 이듬해 가인 김병로(초대 대법원장) 선생의 사무실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지검 검사, 서울지법 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전주지법원장을 거쳐 1964년 서울고법원장에 올랐다. 판사로 재직하면서 늘 값싼 중고 양복에 검정 고무신을 신었다. 점심은 언제나 아내가 싸준 무짠지 반찬 도시락이었다. 많지 않던 봉급 중 일부는 사형수들에게 보내 줄 책과 영치금에 썼다. 가족조차도 외면한 그들이 묻힐 묘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피고인들에게 판결을 내리면서도 늘 자신을 되돌아보며 법관이기 이전에 인간이 되고자 다짐했던 김 판사는 수시로 사형수들을 찾아가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가톨릭에 귀의한 뒤에는 사형수들의 대부가 되길 자처했다. 그들과 주고받은 수백 통의 편지는 현재 190여통이 전한다. 한 사형수는 “인간으로서는 하지 못할 죄악을 범하고 지금은 최고형이 확정된 보잘것없는 저에게 친히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는 영감님의 뜻 대단히 감사히 생각합니다. 영감님의 따뜻한 손길에 감화받아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참삶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라고 썼다. 베푸는 삶을 살았기에 가정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했지만 가족들은 가난을 불평하지 않았다. 철효씨는 “오히려 ‘사법권만은 절대로 썩지 않았다’고 누누이 하시던 말씀에 자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김 판사가 세상을 떠난 뒤 집안 살림은 더욱 어려워졌지만 부인은 이후에도 수십년간 교도소를 찾으며 남편의 뜻을 이어 갔다. 서울고법은 제10대 서울고법원장을 지낸 김 판사 탄생 100주년, 서거 50주기를 맞아 16일 추념식을 연다. 가족들을 비롯해 양승태 대법원장,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법조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법조인으로 구성된 법조 관현악단이 기념 연주를 하고 ‘어느 법관의 삶-사도가 된 법관 김홍섭’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최종고 서울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도 이어진다. ‘사도법관 김홍섭 회고전’은 오는 18일까지 계속된다. 김 판사가 생전에 남긴 자작시, 스케치, 사진, 사형수들과 주고받은 편지, 그가 입었던 법복 등 유품이 전시된다. 현직 법관들과 생전 지인들이 말하는 김 판사에 대한 기억과 그가 맡았던 주요 사건의 판결, 신문 등에 기고한 논문 등을 실은 자료집도 발간된다. 글 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최경환 “구조개혁 고통분담을”… 재계 “규제나 더 풀라” 난색

    최경환 “구조개혁 고통분담을”… 재계 “규제나 더 풀라” 난색

    정부가 ‘46조원+α’의 정책 패키지 등 각종 경기 부양책을 쏟아 냈는데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자 ‘임금 인상’ 카드까지 빼들었지만 또다시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수출 실적이 떨어지는 등 경영 상태가 좋지 못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임금을 올리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대를 하고 나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 5단체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가급적 적정 수준의 임금을 인상해 소비가 회복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3년 연속 세수 펑크로 나라살림이 쪼그라들면서 경기 부양에 쓸 실탄이 없는 상황에서 소비를 살리려면 기업들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가 추진 중인 30조원 규모의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과 민간투자사업에 적극 참여해 달라”면서 “3월까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제계에서도 양보하고 고통을 분담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단체장들의 반응은 첫 만남이 있었던 지난해 7월처럼 미지근했다. 지난해에도 최 부총리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계에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부탁했지만 기업인들은 사내유보금 과세를 신중히 판단해 달라는 요구를 전했다. 이날 단체장들은 소비 촉진도 중요하지만 한국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내수 시장이 작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금을 올릴 경우 소비가 살아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져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 경제에 미칠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 체감 경기가 여전히 어렵고, 정부가 지난 2년간 7차례에 걸쳐 발표한 투자활성화 계획을 대부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등 단체장들은 법인세 인상 논의에 대해 세계 주요 국가들이 법인세를 내리거나 동결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법인세를 올려도 세금이 크게 늘지 않고 오히려 경기에 악영향을 준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동조한 것이다. 한편 단체장들은 최 부총리에게 골프 회동을 제안했다. 최 부총리는 위축된 서비스업을 활성화해 달라는 재계의 요구에 조만간 적당한 시기에 골프 회동을 갖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아이핀만 폐지하면 끝? 주민번호 대책 찾기 ‘험로’

    최근 공공 아이핀(I-PIN) 75만건 유출 사건으로 따가운 비판을 받았던 행정자치부가 아이핀 폐지까지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해 주목된다. ‘시스템 결함’만 강조하며 아이핀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던 것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비판에 귀를 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행자부에서는 일단 학계와 외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자문단의 문호를 넓힌 뒤 상반기까지 개편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종섭 장관 “아이핀 폐지 등 모든 대책 강구” 행자부 관계자는 13일 “정종섭 장관이 간부들과 회의를 하면서 ‘아이핀 폐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행자부가 지난 2일 처음 아이핀 정보 유출을 인지한 지 열흘이 지나 아이핀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인정보보호정책을 되돌아보게 된 셈이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처음 시행하던 1968년 11월 “아담하게 잘 만들었다”며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110101-100001’이 찍힌 주민등록증을 보여줄 당시만 해도 상황이 지금처럼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지금 주민등록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기반으로 한 아이핀·마이핀(오프라인용 아이핀)은 이번 대량 유출 사건으로 행자부에 큰 부담이 돼 버렸다. 우리나라에서 주민등록번호는 사실상 만능열쇠나 다름없다.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온갖 개인정보를 다 확인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애초 개인식별번호로 출발한 주민등록번호를 공공 정보는 물론 금융 거래나 인터넷 사이트 회원 가입을 위한 암호처럼 사용하게 되면서 비롯된 문제다. 이로 인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자 행자부가 내놓은 게 아이핀과 마이핀이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모래성일 뿐이라는 점이 이번 대량 유출 사건에서 입증됐다. 결국 이는 아이핀 무용론을 자초하는 계기가 됐다. 국민 여론이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따른 사회적 비용보다 유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지만 주무 부처인 행자부로선 수십년을 이어 온 정책을 한번에 바꾼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지금껏 해 온 정책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정보인권운동을 해 온 진보네트워크센터 오병일 활동가는 “인터넷 실명제에서 보듯 국가가 개개인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에서 이 모든 문제가 비롯된다”고 꼬집는다. 그는 “개인정보 보호 권한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넘겨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정책 잘못될수록 결국 국민들만 피해 정책연구자들은 어떤 정책이든 한번 시작하고 나면 여간해선 되돌리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정책 리콜이 힘든 원인을 ‘경로의존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국가나 사회가 일단 어떤 경로를 택하게 되면 다른 경로로 전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 때문에 그 경로에서 이탈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19세기 자판기에서 출발해 컴퓨터나 스마트폰 자판기에서 주로 쓰이는 쿼티(QWERTY) 자판기다. 도로명주소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10여년 전 도로명주소사업 초창기에 행자부 책임자가 ‘이 사업이 얼마나 가겠느냐. 금방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던 적이 있다”면서 “결국 잘못된 정책을 사전에 막거나 제때 바로잡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국제여성평화운동가, 한반도 여성 평화 걷기 제창

    국제여성평화운동가, 한반도 여성 평화 걷기 제창

    세계적인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여성평화걷기’ 행사를 제안했다. 여성 평화운동가들은 제59차 UN 여성지위위원회(CSW) 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5월로 예정된 행사에 대해 발표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애비게일 디즈니, 앤 라이트, 수지 김, 크리스타인 안, 정현경 등 기자회견에 참여한 여성 평화운동가들은 오는 5월 남한과 북한의 여성 지도자들과 만나 한국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기 위한 평화정착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서명운동과 함께 1953년 휴전협정 당사국을 대상으로 정전을 영구적인 평화협정으로 교체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국제여성평화걷기 대표단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매어리드 맥과이어(북아일랜드)와 레이마 그보위(라이베리아)를 포함해 한국전쟁 참전국 다수를 포함한 12개국 여성 지도자들이 참여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정문자 공동대표, 조영숙 국제연대 센터장,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오경진 사무국장 등 제59차 UN CSW-NGO 포럼에 참가한 여성연합 대표단 전원이 함께 참여했다. 김금옥 상임대표는 이 행사에 대한 지지와 함께 뜻 깊은 이 행사가 꼭 성사되길 바란다는 연대발언을 했다. 미국의 저명한 저술가이자 국제대표단의 공동 명예회장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DMZ(비무장지대)에 처음 방문했을 때 멈춰선 기차를 보고 이렇게 친밀한 것을 갈라놓은 풍경이 미친 짓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반도의 분단을 여성들의 힘으로 잠깐이라도 치유할 수 있다면, 여성들이 북아일랜드나 라이베리아에서 전쟁 중에 평화를 이끌어낸 것과 같은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다. 북아일랜드에서 여성들은 종교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 이제 ‘더 이상은 안돼’라고 말했다. 수 세대 동안 분단은 불가항력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여성들은 분단을 넘어섰고 아일랜드는 이제 평화로운 나라가 되었다”고 말했다. 수지 김 러트거스대 한국사 교수는 “역사학자로서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위험이 있으니 평화협정 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영화제작자이자 자선사업가인 애비게일 디즈니(디즈니사 창업주의 손녀)는 “미국 여성들이 한반도 평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모국 미국이라는 나라가 한반도에 분단의 선을 긋고 분단체제를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외교관으로 활동하다 부시 정권의 이라크 전쟁 참가 때 전쟁을 반대하며 사직한 퇴역 미육군대령 앤 라이트는 “남북 분단 극복에 미국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평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의 조직위원 대표인 크리스틴 안은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분단으로 인해 비극적으로 서로 헤어진 이산가족들을 위해서 정부의 투자를 군사비가 아니라 사람, 특히 여성, 아동, 노인 복지를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걷는다”고 말했다. 정현경 교수는 리퍼드 대사 피습 사건에 유감을 표하고 비폭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아일랜드 사례처럼 여성들이 평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전쟁에서 400만 명 이상의 남북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그래서 터널 증후군을 앓고 있다. 분단이 사람도 분단시켰다. 이것은 인공적인 것이다. 분단이 사람들의 성격을 특수하게 만들고 그 후우증이 심각하다. 종북 프레임 속에서 대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평화는 마음과 마음이 닿는 것이다 강조하고 그것은 살림의 심성을 갖고 있는 여성들이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금융정책 신뢰도 더 나빠졌다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졌다. 경기침체로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금융정책에 대한 신뢰도도 추락하고 있다. 다만 금융회사 고객 서비스나 종사자에 대한 신뢰도는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1일 ‘2015년 상반기 금융신뢰지수 결과 보고’를 통해 올해 상반기 금융신뢰지수가 86.2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금융신뢰지수(89.5)에 비해 3.3점 하락한 수준이다. 금융신뢰지수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9일부터 13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전화로 설문조사해 이를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긍적적 답변이, 100 이하면 부정적 답변이 더 많다는 의미다. 9개 항목 중 특히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신뢰도가 55.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68.9점에 비해 13.5점이나 떨어졌다. 조사항목 중 가장 큰 낙폭이다. 개인 경제사정에 대한 점수도 85.6점에서 79.7점으로 떨어졌다. 금융정책 적정성에 대한 신뢰 점수는 지난해 하반기 76.1에서 66.5로 떨어졌다. ‘금융감독기관 효율성’ 점수도 같은 기간 61.3에서 60.9점으로 하락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권에 대한 전반적 신뢰도는 6개월 전과 유사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도 “세부 항목별로 보면 국내 경제상황(-13.5점), 금융정책(-9.6), 개인 경제사정(-5.9점)에 대한 신뢰가 현격하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의 고객 서비스’와 ‘금융 종사자에 대한 신뢰’는 각각 96.6점, 90.5점으로 2회 연속 90점을 넘었다. 서 연구위원은 “설문 응답 비율을 환산한 점수가 기준점인 100점 아래인 만큼 꾸준한 노력을 통해 신뢰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열린세상] 백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백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얼마 전 한 국회의원이 여군을 ‘아가씨’라 칭하고 군대 내 성폭력 문제를 ‘외박 부족’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정부와 국회에서 최고위직에 있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여성을 성추행하는 일까지 일어나 대중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런 참담하기 그지없는 일들을 이 땅의 중장년층 남성들만 벌이는 것은 아니다. 젊은 남성들 중에서도 태반이 그런 황당무계한 일을 아무 생각 없이 되풀이하는 듯하다. 유명 사립대학에서 교수를 하는 친구를 만나 친구 학교 근처 술집에 들렀다. 옆자리에 젊은 남학생들이 낄낄거리면서 큰 소리로 떠들기에 본의 아니게 대화를 엿듣게 되었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 그들 대화는 모두 여학생들의 외모와 신체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섹시하다’라는 단어가 쉴 새 없이 그들 입에서 튀어나왔다. 박경리의 ‘토지’에는 개화기 때 경남 평사리에 사는 여성들의 삶의 애환이 그려지고 있다. 아이가 없는 ‘강청댁’은 남편 ‘이용’이 ‘임이네’와 부정을 저지르고 두 집 살림을 하지만 강짜 한 번 부리지 못하고 그것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그 이유는 임이네가 대를 이을 자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평사리 마을 사람들도 이용의 행위를 당연지사로 여기는데, 가부장제하에서 여성의 본분 중 하나가 대를 잇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에 발표된 신예 작가 주지영의 ‘인간의 구역’을 보면 역시 불임의 여성이 등장한다. 강남 부유층 아파트에 사는 이 여성은 물려받은 재산도 많고 예술적 재능도 뛰어난데, 단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으로부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다가 버림받는다. 여주인공은 남편의 아이를 돈을 주고 사서라도 빼앗아 와서 자신의 가정을 지키려고 발버둥친다. 피눈물을 토하면서 불임을 저주하는 주인공을 통해 2010년대의 한국 사회에서도 여전히 여성은 아이 낳는 도구로 취급되고 있음을 뼈저리게 절감할 수 있다. 중장년 남성이나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남성 대부분이 소설 속의 남성 인물들처럼 여성은 집안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남편 수발 잘 들면서 아이 낳아 대를 잇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여성에게 남성의 ‘하녀’ 내지 ‘몸종’이라는 멍에를 메우는 폐습이 여러 제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100년 전 개화기 때나 지금이나 전혀 변하지 않고 한국 남성의 무의식 속에 오롯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여성의 사회 진출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기업에서 신입 사원을 공채할 때, 남녀 구분 없이 뽑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서류 심사나 면접을 할 때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할 수 없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한 상태에서 업무 능력과 인간적 품성 등 다양한 능력을 검토한다면, 남녀의 취업 비율이 과연 지금처럼 심각한 불균형을 이룰까? 또 드라마 ‘미생’에서처럼 여성을 월급만 축내는 쓰잘머리 없는 직원으로 여겨 눈을 부라리면서 사사건건 호통치는 남성 상사가 회사에 버젓이 자리 잡고 있을 수 있을까? 남녀 차별 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모든 것이 그동안 이루어졌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자신의 능력을 백분 발휘해 우리 사회를 훨씬 인간다운 사회로 만들었을 것이다. 지난 8일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하여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이 땅에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여성이 더이상 차별받고 억압받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여성을 남성의 수단 내지 도구로 여기는 생각을 이제는 정말 버려야 한다.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인격적 존재이자 사회적 존재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제도를 뜯어고치고 뭘 한다 한들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군을 ‘아가씨’라 부르고 아무 데서나 여성을 성희롱하는 어처구니없는 중년 남자나, 술자리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비하하는 정신 나간 젊은 남자 같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이들을 언제까지 봐야만 하는가. 대학 4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서도 남녀 차별로 인해 취직을 못한 채 이 봄날 도서관에 틀어박혀 초췌한 모습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제자들을 떠올리노라면 가슴이 아린다.
  • [힘 얻는 금리인하론] “금리 인하부터 시작… 임금인상·추경 등 패키지 정책 내놔라”

    [힘 얻는 금리인하론] “금리 인하부터 시작… 임금인상·추경 등 패키지 정책 내놔라”

    한국경제 상황을 디플레이션 초기로 진단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종합패키지 대책’이 연이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구조 개혁뿐 아니라 임금 인상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총수요 진작책을 함께 펼쳐야 디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개별 대책만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의미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8일 “한국은행이 여러 요인을 고민해 결정하겠지만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는 플러스가 된다”면서 “정부는 경제체질 개선과 구조개혁,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큰 걱정’이라는 발언도 사실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2일 열린다. 현재 2.00%인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1%대로 떨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은의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주문했다. 강 전 장관은 “기업 사정상 임금은 올리기가 쉽지 않고 추가적인 재정 정책은 나라 살림의 적자폭이 커져서 어렵다”고 전제한 뒤 “결국 한은이 앞장서서 수요를 끌어올리는 정책을 펼쳐야 하고 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도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의) 금리가 높다”면서 “한은이 금리 인하라는 직접적인 방법을 써서 물가가 더 떨어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총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은 기본”이라면서 “다만 이 정도로는 꽁꽁 얼어붙은 투자와 소비 심리를 풀지 못하니 정부가 더욱 과감한 대책을 ‘종합선물세트’처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부원장은 “한시적인 소비세와 거래세 인하, 규제 개혁,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융단 폭격과 같은 패키지 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디플레이션에 맞서 강력히 싸우겠다는 정책 당국의 의지를 보여 주는 차원에서 금리 정책을 우선 추진하고 이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소비 확대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와 가계부채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해야 부작용이 덜하다”고 조언했다. 강명헌(전 금통위원)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성장 저물가 시대를 인정하고 여기에 맞는 ‘뉴노멀’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며 “경제 기조가 완전히 바뀌어 저성장 저물가 시대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한은이 경기를 너무 순진하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디플레이션 현상이 고착화되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한은은 금리 인하보다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확대 등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두 번(8월, 10월)의 금리 인하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에다가 금리 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정병석의 경제산책] 다시 게을러지는 한국인?

    [정병석의 경제산책] 다시 게을러지는 한국인?

    나폴레옹 황제가 조선을 언급한 것은 평화를 사랑한다는 국민성에 대해서였다. 그가 세인트헬레나 섬에 귀양 가 있을 때 “이 세상에 남의 나라를 한 번도 쳐들어가지 않은 민족도 있다더냐? 천하를 통일한 다음에 그 조선이라는 나라를 찾아보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의 서해안과 남해안을 탐사한 영국의 해군장교를 1817년 만난 자리에서 조선이 평화를 사랑하여 한 번도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다는 설명을 들은 후에 한 말이다. 나폴레옹이 귀양지에서 세상을 떠남으로써 그 말은 실현되지 못했다.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거나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표현은 어찌 보면 국력이 약해서 다른 나라를 침략해 본 적이 없는 빈국이라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19세기 중반에 조선에 온 외국인들은 나라가 너무 가난하고 산물이 빈약하며 사람들이 게으르고 더럽다고 기록했다. 1832년 영국 동인도회사 소속 상선이 조선의 서해안 일대를 탐사했는데, 조선 주민들이 게으르며 불결하고 비참한 주거환경에서 진흙으로 빚은 조잡한 살림도구로 가난하게 살고 있다고 기록했다. 또한 토지가 비옥한데도 가난한 것은 주민들의 책임이 아니라 정부가 주민들을 열심히 일하도록 자극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즉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어 그렇게 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1885년 조선에 왔던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는 “조선인들이 가난하고 게으르고 무관심한 것은 그들이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산업을 일으킬 동기를 정부에서 빼앗아 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착취적인 지배계급 탓에 백성이 일할 의욕을 잃고 자본을 축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9세기 말 청·일전쟁 이후에 한국에 왔던 영국인 비숍 여사는 서울 마포 거리 혼잡한 군중 속에서 남성들이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며 배회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농부나 상인에게 돈이 생겼다고 소문나면 이를 착취하려고 억지로 트집을 잡고 빌려주지도 않은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며 이를 거절하면 엉뚱한 죄목으로 투옥하여 매를 치는 양반들의 착취 횡포를 비판했다. 이들 서양인은 왜 당시 조선인들이 가난하고 게으른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민족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제도의 문제였던 것이다. 이런 평가는 한국인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산업혁명을 완성하고 숨 가쁘게 살아가는 영국인들의 눈에 비친 19세기 중반의 독일인들은 게으르고 법질서도 지키지 않는 한심한 민족이었다. 20세기 초까지도 일본인들은 유럽인들로부터 게으르고 시간관념이 없는 민족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시장경제가 활발하게 작동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일 인센티브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돈을 벌 기회가 없고 축적한 재산이 보호받지 못하거나 신분 상승의 기회가 없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는가.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하다는 독일인이나 일본인조차 게을러 보이게 만들 정도로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한국인의 근면성이 20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취업이 어려워지고 그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청년들의 의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일할 직장이 없고 설사 취업이 된다고 해도 스트레스를 견뎌 내면서 모든 희생을 무릅쓰고 일해야 할 의욕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노력해 봐야 신분 상승의 기회가 없으니 차라리 남을 의식하지 않고 스트레스도 받지 말고 살자, 적게 벌어 적게 쓰면서 소시민적 삶을 살자는 인생관이다. 고도성장 과정에서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밤새워 일하면 성공의 기회가 많았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요새 청년들이 직면한 사회는 성공의 사다리가 갈수록 좁아져 일할 기회도 없고 그럴 의욕도 없으니 일상의 작은 행복에 안주하려는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근면한 국민성으로 바뀌었다가 성장이 정체되고 활력을 잃게 되자 다시 근면성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위기는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기를 살려주고 활력을 불러일으키며 열심히 일해서 신분 상승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체제를 바꾸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다.
  • [생명의 窓] 청년에게 양보할 때 모두에게 희망이 있다/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생명의 窓] 청년에게 양보할 때 모두에게 희망이 있다/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이 2014년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0년 8.0%, 2011년 7.6%, 2012년 7.5%로 상황이 조금씩 좋아지더니, 2013년 8.0%로 악화되다가 2014년에 9.0%로 최고점을 찍은 것이다. 청년 취업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젠 아예 취업을 포기한 청년 구직 단념자만도 5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요즘 청년은 원하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취업 재수와 삼수는 물론이고, 대학 졸업을 늦추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고등학교보다는 대학을 졸업하면 좀 더 나은 취업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다. 막상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대학등록금 대출금에 대한 상환도 부담이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신용불량자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연수, 봉사활동, 인턴경력, 외국어, 자격증 등 스펙 쌓기도 열심이다. 하지만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란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다. 취업 사정이 이렇게 되자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전문대학에서 기술을 습득하고 사회에 진출하려는 새로운 풍속도 감지된다. 전통적인 생각을 깬다는 점에서 바람직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청년 취업이 고통스러울 정도라면 이젠 청년들이 해결해야 할 청년만의 문제로 방치해선 안 된다. 청년은 미래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지금의 청년이 건강해야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다. 청년의 삶이 힘들어지면 나라 전체가 위기에 빠진다. 이웃 나라에서 보는 것처럼 고단한 청년은 우선 결혼을 기피하게 된다. 당연히 출산율은 떨어지고 경제는 활력을 잃게 된다. 고령사회로 진입해 복지 지출이 늘게 되면 부족한 경제활동 인구로는 나라 살림을 지탱할 수 없다. 청년에게 희생을 강요하지만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나라들에서 보는 것처럼 청년은 결국 나라를 버리게 된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나라 하나가 이렇게 절단 나는 데는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어떤 임계점이 있어 그 임계점만 지나게 되면 절벽처럼 상황이 나빠지면서 백약이 무효가 되는 상황이 있다. 세계 굴지의 기업이 몰락하는 과정에 빗대어 볼 때 그 임계점은 언제나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은 청년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관심이다. 무엇이건 청년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청년을 위한’ 것을 넘어 ‘우리 전체의 미래를 위한’ 확실한 준비라는 인식과 철학이 있어야 가능하다. 청년 취업 문제 역시 바로 이런 관점에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청년 취업은 청년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문제다. 지금도 늦진 않다. 청년 취업 문제 해결을 위한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선거에서의 표 계산과 같은 경박스러운 것이 논의의 핵심을 가려선 안 된다. 오로지 나라의 미래와 우리의 안위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대학등록금, 국가장학금, 등록금 대출, 학업 중에 취업하기, 취업 중 직장 업무로 학점 취득하기 등 청년이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과 청년 취업을 장려할 모든 것들이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 청년을 두둔하면 당장 세대 간 대결을 부추긴다고 한다. 아니다. 청년이 없는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니 세대 간 대결의 관점에서 청년 문제를 봐선 안 된다. 분명한 것은 청년에게 우선 양보할 때 비로소 모두에게 희망이 있다는 점이다. 청년의 활력이 온 나라를 뒤덮는 곳, 그것이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
  • [열린세상] 정치과잉 시대의 재정 운영/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열린세상] 정치과잉 시대의 재정 운영/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올해 예산안이 헌법이 정한 법정 시한 내에 국회를 통과한 것은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매년 말이면 국민들을 불안케 했던 구태가 없어졌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국회 협조 없이는 인사청문회는 물론이거니와 정부가 제출한 법안들이 제때 국회를 통과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재정 운영도 매한가지다. 의원 입법을 통해 특정 지역이나 특정 집단을 명시적으로 지원하는 입법으로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은 약화되고 있다. 십여년 전만 해도 0.5%를 넘지 않았던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수정 규모가 지금은 2%대에 달하고 있고 민원성 쪽지예산도 줄지 않고 있다. 국회가 행정부의 나라살림을 챙기고 감시하는 것은 헌법이 부여한 책무이니 탓할 일은 아니지만 권한에 비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있는 방법은 제한돼 있다. 행정부나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회는 책임 없는 권력으로 보일 수 있다. 국회의 권한은 급속히 커지는 데 비해 정치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정치과잉 속 정치빈곤 시대가 분명하다. 이런 정치 현상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증세·복지 논쟁에서 드러나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촉발된 복지논쟁은 근로소득세 연말정산, 담뱃값, 누리과정, 무상급식, 공무원연금 개혁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득수준, 복지수준, 복지지출 증가 속도, 복지수요(양극화·고령화 등)를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 못 본 채 덮어 두고 갈 수 있는 사안들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 준 정치권의 모습은 국민들의 기대와는 너무 다르다. 중지를 모아 해법을 찾고 국민을 설득하기는커녕 정치적 도그마에 빠져 도돌이표의 정치 구호만 외치고 있다. 증세·복지 논쟁은 나라살림인 재정 운영으로 귀착된다. 재정 운영은 희소자원(세입)을 누구로부터 어떻게 얼마나 확보해 배분(세출)할지 결정하는 정치 행위다. 미국 독립전쟁을 포함한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재정 운영을 둘러싼 갈등에서 촉발됐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란 말처럼 재정 운영은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들의 조세 부담이 늘거나 복지 혜택이 철회될 경우에는 국민적 저항과 사회적 갈등이 촉발될 수 있는 휘발성 큰 정치 이슈다. 불쑥 문제를 꺼냈다가 슬그머니 서랍 속으로 집어넣을 수 있는 사안들도 아니다. 재정 개혁은 미적거릴수록 이해 집단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적 갈등만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지금이라도 증세·복지 문제는 치밀한 전략하에 추진돼야 한다. 우선 정부는 재정 전반에 걸친 장기 재정 전망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특정 부문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는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나무뿐만 아니라 숲 전체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줘야 한다. 미국은 향후 70년간 재정 모습을 매년 국민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재정 개혁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자연스럽게 형성해 나가고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여야 정치권 및 행정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초당적 재정개혁위원회가 설치돼야 한다. 재정 개혁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공명정대하게 추진된다는 국민적 신뢰가 중요하다. 이번에 결정된 사안들은 정권과 무관하게 특별한 재정상의 여건 변동이 없는 한 유지된다는 정치권의 약속이 있어야 한다. 국회의 권한에 상응한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 향후 재정 상황을 감안할 때 국회의 예산심사도 상임위별 총액한도제를 적극 실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행정부의 총액한도제를 보강해 재정 운영에 대한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재정 지출의 효율성도 높이고 증세에 앞서 지금의 세출 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 등 재정 수요의 변화를 반영한 교부금제도를 개선하는 등 재정 운영의 경직성을 줄여야 한다. 정부의 경제적 지출은 줄이는 대신 민간자본 활용과 규제 완화를 통해 글로벌 시대에 우리 경제가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해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는 우(愚)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껍질뿐인 쭉정이 정치가 아니라 결실 있는 알토란 정치로 세금 내는 것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사설] 커지는 세수 결손… 월급쟁이만 쥐어짜나

    지난해 세수결손액이 사상 최대인 10조 9000억원에 이르렀다.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한 가운데 작년 결손액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경제가 좋지 않은 탓에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 법인세수는 42조 7000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2.7% 줄었다. 반면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수는 25조 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5%나 증가했다. 겉으로만 볼 때 정부는 세수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봉급생활자들의 주머니만 턴다는 불만이 나올 법하다. 경기가 나쁘면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어려울 때는 가계와 마찬가지로 정부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나라 살림을 빠듯하게 운영하기보다 오히려 지출을 늘리는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불황을 타개하고자 한다. 불황기의 적자재정은 어쩔 수 없지만 경제성장률과 세수 목표액을 지나치게 높게 잡아 과도한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족한 세수를 채우려고 지난해에만 20조 7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했다. 그러다 보니 나랏빚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전년보다 43조원 늘어난 57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5.7%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적정 수준을 넘어선 국가채무는 다음 정권과 후세에 부담으로 남는다. 적자재정이 불가피하더라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지난해 재정수지 적자는 33조 4000억원으로 GDP 대비 2.1%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후 가장 좋지 않다. 재정운용 계획과도 크게 어긋난다. 정부가 2018년에 이루겠다고 한 균형재정 달성은 점점 멀어져 가는 느낌이다. 근로소득세수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정부는 취업자가 증가했고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등 세법을 고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찌 됐든 감소한 법인세를 근로자들이 보충해 주고 있는 꼴이다. 기업 소득이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낙수 효과’를 보여 주는 노동소득분배율은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국 중에서 바닥권이다. 근로소득은 정체 상태인 반면 기업들은 돈을 재어 놓고 있는데 근로자에게서 세금을 더 많이 걷는 것은 불합리하다. 정부는 기업소득의 환류를 위한 3대 세제를 도입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빙빙 돌아가는 간접적 조세정책보다는 정공법을 쓰는 게 나을 수 있다. 법인세율을 올려서 저소득층의 복지 개선이나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식이다. 증세를 한다면 근로자들도 세금을 더 내야 한다. 그러나 현금을 두둑이 가진 기업은 놓아 두고 봉급생활자들만 쥐어짠다면 저항만 커질 것이다.
  • [뉴스 분석] 국세 11조 펑크… 길 잃은 국가재정

    [뉴스 분석] 국세 11조 펑크… 길 잃은 국가재정

    지난해 국세 수입이 약 11조원 펑크 났다. 사상 최대 규모다. 외환위기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1998년(8조 6000억원) 당시보다 더 많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적지 않다. 재정 균형을 찾기 위해 증세 논의를 본격적으로 하든, 복지 구조조정을 하든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해 보인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원론적인 얘기로는 더 이상 국가 재정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직면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2014년 회계연도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05조 5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10조 9000원 부족했다. 세수 결손은 2012년부터 3년째 계속됐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2012년 2조 7000억원, 2013년 8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경기 회복 지연으로 ‘4년 연속 펑크’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기재부는 나라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가 올해 3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채 남발로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일본을 답습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지금의 세수 결손 추세를 되돌리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올해도 세수가 10조원 가까이 펑크 난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는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증세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다. 그렇다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원론적인 해법 외에 구체적인 재원 확보 대책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불편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예정된 국세 수입이 11조원 가까이 구멍이 났다는 것은 국가 재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원론적인 이야기 대신 공약 가계부가 실제로 가능한지 이 기회에 점검해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증세를 (커다란) 링거 주사에 비유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한 것은 (조그만) 유리앰플 주사 격”이라면서 “기대했던 투자·고용 확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사내유보금만 늘어난 만큼 (증세보다 부담이 덜한 법인세 인하를)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법인세를 건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자본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그리스, 국채로 빚 맞교환 ‘채무 스와프’ 제안

    “그리스 시리자를 둘러싼 논쟁엔 복잡한 용어가 가득 차 있으나 본질은 전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다. 이 게임의 승패는 그리스가 과거의 실패한 연고주의 국가에서 대담한 반긴축국가로 거듭날 수 있느냐는 지점에서 갈릴 것이다.” 부채 재협상을 위해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는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의 행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내린 평가다. 반긴축을 내건 급진좌파정당답게 시리자는 집권과 함께 ‘채권단 트로이카’라 불리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을 맹비난하면서 양쪽이 충돌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태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유는 역시 파국의 위험이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이 끊기면 2~3달 안에 파산할 수밖에 없다. EU의 정치적 부담도 크다. FT는 “유럽 각국들이 부채 탕감은 안 된다는 점엔 동의하고 있으나 시리자 열풍이 스페인 포데모스 등 다른 나라로 번지는 건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며 “바루파키스 장관이 찾은 나라들이 놀라울 정도로 그리스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새로운 제안도 내놨다. FT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3150억 유로(약 391조 8000억원) 규모의 부채 탕감은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자를 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재정 흑자를 낸다는 약속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채무 스와프’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명목경제성장률 연동 채권을 만들어 구제금융과 교환하고, 무기한 채권을 발행해 ECB 보유 채권과 맞바꾸는 것이다. 돈은 다 갚되 긴축재정으로 쥐어짜내듯 갚는 게 아니라 살림살이에 여유가 생겼을 때 차근차근 갚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이 역시 쉬운 제안은 아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유럽 다른 나라들이 급진좌파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 또한 그리스 내부 개혁에 관심이 많다”며 “이달 말까지 구체적 개혁안을 내놓을 테니 꼭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지방재정 개혁은 세수 확보의 정공법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재정 개혁에 대해 언급했다. 그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세수는 부진한 반면 복지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국세가 늘면 교부금이 자동적으로 증가하는 현행 제도의 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말정산 파동의 와중에 나온 대통령의 발언은 부족한 복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우회적인 수단으로 지방재정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박 대통령의 지적은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다. 지방재정은 개혁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말한 대로 지방교부세는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 지방교부세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부족한 재정을 중앙정부가 메워 주는 형식이다. 서울처럼 세입이 많은 지자체는 교부세를 아예 받지 못하거나 적게 받는다. 열심히 세원을 발굴하고 탈세를 찾아내 세수를 늘린 지자체들은 도리어 교부세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세수 확보에 소극적인 지자체들이 교부세를 더 많이 받는 현행 제도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각각 내국세의 20%가량으로 법으로 정해진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유동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이 제도를 만든 취지는 안정적인 지방정부의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었다. 교부세와 교부금 비율이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어도 현재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는 50.3%로 199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자체들의 재정 상황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상당 부분을 복지 부문에 사용해야 하는 게 주요인이다. 지금도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에 갈등이 심한 마당에 교부금을 줄이려 하면 격렬하게 반발할 것은 뻔하다. 재정난 속에서도 선심성·전시성 사업으로 예산을 허비하는 지자체들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지방재정이 어려워진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 있다. 지방 또한 경제난으로 세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 와중에 ‘누리 과정’과 무상급식 등 복지 예산은 점점 규모가 커져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지방비가 투입되는 국고보조사업도 늘고 있다.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지방재정을 개혁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지만 그것으로 재정난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또한 중앙정부의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 교부세를 중앙정부가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면 지방자치제와 분권화도 퇴색할 우려가 있다. 가정에서 월급이 줄면 씀씀이도 줄여야 하듯이 나라 살림도 마찬가지다. 호전될 것 같지 않은 세수 부족과 팽창하는 복지 예산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중요도와 우선의 원칙에 따라 예산을 배분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당장 급하지 않은 예산 배정은 경제가 회복된 뒤로 미루는 도리 외엔 없다. 동시에 중앙이나 지방이나 예산 낭비가 없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둘째는 계속 제기되고 있는 증세다. 조세 저항이 두려워 증세를 계속 회피하다가는 국가 재정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지고 말 것이다. ‘증세 없는 복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확인됐다. 위기 때는 정공법을 써야 한다.
  • [지방재정으로 옮긴 증세논란] “법인세 등 감세 때문에 지방재정 악화…급격한 교부세 축소 땐 지자체 직격탄”

    [지방재정으로 옮긴 증세논란] “법인세 등 감세 때문에 지방재정 악화…급격한 교부세 축소 땐 지자체 직격탄”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재정조정제도 개혁을 언급하면서 정부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관련 안건들을 오는 3월까지 마무리 짓고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식 안건으로 확정하려는 분위기다. 정부가 속도전을 내는 반면 지방재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지방재정 문제의 핵심은 외면한 채 지방에 책임을 전가하는 쪽으로 논의를 이끄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방재정조정제도 개혁을 언급한 지 하루 만인 27일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지방재정혁신단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었다. 혁신단은 이 자리에서 지방교부세 배분기준 개선과 특별교부세 사전·사후 관리 강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통합 문제, 국고보조사업 정비, 지방세제 개편 등을 논의했다. 행자부와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지방재정 관련 정부부처들은 조만간 회의를 열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부처별로 본격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윤영진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교부세는 재정보전이 첫째 기능이고 지역 간 재정형평화가 둘째라고 할 수 있는데, 박 대통령이 세입 확대 노력과 교부세를 연동시키는 것은 교부세의 기능을 오해한 데 따른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법인세 등의 증세를 통해 세입을 늘리면 지방재정 위기는 자연히 풀릴 수 있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도 지방교부세만 자꾸 거론하는 것은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재정 전문가 A씨는 “박 대통령이 현재 지방재정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교부세 개혁 문제를 꺼낸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전제한 뒤 “지방재정 문제에 이렇게 단편적으로 접근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자기 발언을 주워 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지방교부세는 건드리지 못하고 지방교육재정만 삭감하는 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 B씨는 “실무적으로는 이상적인 모델이 있지만 제도가 급격하게 바뀌게 되면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교부세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하나씩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교부세 재원이 늘어난다면 개혁을 해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교부금이 줄어드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심각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권한과 책임을 모두 늘리는 틀 속에서 지방재정 개혁을 고민해야 하는데 정부가 너무 임시방편과 떠넘기기로 사안을 다루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재정 악화 원인을 세입 측면에서는 전액 지방에 지원하던 종합부동산세 급감과 소득세·법인세 감세에 따른 내국세 감소, 지방세 비과세 감면 급증에서 찾았다. 세출 측면에선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등 폭증하는 국고보조사업을 꼽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논란 커지는 ‘증세 없는 복지’] ‘2000억+α’ 출생·연금공제 소급 환급액

    정부와 여당이 연말정산 보완책을 소급 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출생·연금 공제’ 등으로 돌려받는 세금 규모가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표준세액공제와 자녀세액공제 상향 조정까지 고려하면 전체 환급액은 수천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올해 연말정산이 끝나면 바뀐 세법으로 더 걷게 된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이를 상한선으로 잡아서 총 환급액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공제율 수준이 확정된 뒤 추산해 봐야 하지만 소급 적용에 따른 환급액 규모가 2000억원까지 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설되는 출생·입양 공제액 규모는 1인당 3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출생·입양 소득공제 혜택을 받은 사람은 연간 20만명 안팎이다. 지난해 수혜자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산하면 대략 600억원이 추가 환급된다. 연금보험 공제액도 지난해 수준(6조원)을 가정하고 기존 정부 세법대로 12%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하면 7200억원가량 환급이 이뤄지게 된다. 그런데 당·정이 세액공제율을 15%로 올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1800억원가량 더 돌려줘야 할 수도 있다. 출생·입양공제 신설과 연금보험 공제율 상향에 따른 추가 환급분만 단순 합산해도 2400억원이다. 물론 개정 세법으로 더 걷게 된 세수 규모에 맞춰 공제혜택 수준을 조정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어서 구체적인 환급 규모는 다소 유동적이다. 원래 정부는 연말정산 개편을 통해 더 걷힐 추가 세수를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자녀장려세제(CTC) 및 근로장려세제(EITC) 등의 확대에 쓸 계획이었다. 올해 EITC와 CTC 예산 신규 증가분은 지난해 대비 1조 4000억원가량이다. 실제 연말정산을 해봐 올해 1조 4000억원의 세수가 더 걷히지 않는 한 소급적용에 따른 추가 환급액은 고스란히 정부 예산에서 추가로 지출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 살림에는 또 하나의 부담 요인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