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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희 이혼클리닉] 열쇠 3개 바라는 예비 시어머니

    [김영희 이혼클리닉] 열쇠 3개 바라는 예비 시어머니

    9월에 결혼할 예비신부입니다.저는 음악대학을 졸업했고 아버지는 조그만 중소기업을 경영합니다.4개월 전 중매로 만나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남편감은 종합병원 이비인후과 의사예요.그래서인지 시어머니는 “혼수와 예물을 충분히 준비해라.병원을 차리려면 지참금이 필요하다.”며 이것저것 많이 요구합니다.며칠 전에는 전셋집보다 아파트를 사는 게 좋겠다고 은근히 압력을 가하네요.전세금으로 아버지,어머니가 5000만원이나 보탰는데도 말입니다.불쾌하고 자존심도 상하고….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했더니 어머니는 남들 보기 창피하다며 그냥 진행하자고 하는데.어쩌면 좋을까요? -양소연- 양소연씨.행복한 결혼을 눈앞에 두고 혼수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물질 만능시대라고는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성스러워야 할 결혼에서 혼수·예물 주고받는 것을 마치 시장에서 물건 흥정하듯 하려는 경우도 있어 참으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인륜지대사인 결혼을,그것도 내 자식과 평생을 같이 할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사람 됨됨이보다는 부모의 재력이나,명예를 따져보며 며느리,사윗감을 저울질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은 것이 우리사회의 현실입니다. 몇 년전 미국에 살고 있는 제 아들이 결혼을 했습니다.결혼 예물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 전화로 결혼 반지 말을 꺼냈다가 아들에게 무안을 당했습니다.결혼 반지는 이미 14k 금반지를 마련해 뒀다며 어머니가 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군요.아들 결혼식인데….나는 작은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만이라도 해주고 싶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해준 비싼 다이아몬드 반지보다,제가 벌어서 저축한 것으로 해주는 결혼 반지가 캐롤(미국며느리)에게 더 의미가 있을 거예요.저를 이 만큼 훌륭하게 키워주신 것만으로 모든 걸 다 하신 겁니다.”라고 하더군요.대견스럽기도 하고,섭섭하기도 하고…. 그래도 그냥 넘길 수 없다며 꼭 하나만 하자고 사정(?)을 했더니,그럼 옥반지 한쌍만 사달라고 했습니다.그것도 비싸면 그만두라면서요.몇년전 아들이 한국에 다니러 왔을 때 백화점 진열대에서 옥으로 만든 쌍가락지를 봤는데 그 빛깔과 모양이 너무도 아름답고 신비스러워 이 다음 아내 될 여자에게 꼭 사주고 싶었다고 했습니다.제가 외아들 결혼 때 해준 것이라고는 옥 쌍가락지,귀고리,팔찌로 80만원 들었고,딸 결혼 선물로는 미화 1000달러를 예금통장에 넣어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부모에게 바라지 않아서 그런다고 말들 하는데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요.각자 의식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우리나라의 젊은이들도 건실한 결혼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일류 호텔의 사치스러운 결혼식,호화스러운 신혼여행이 가져다 준 행복은 며칠이면 끝나고 말지요. 소연씨.시어머니 되실 분이 지나친 혼수를 요구하고 있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많은 사람들이 결혼해서 살 집은 신랑측에서,시부모님을 비롯해 일가친척 예물,신접살림에 필요한 가구며 가전제품,생활용품까지를 신부쪽에서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수십년 쓸 물건을 결혼할 때 다 가져가야 하는지….그래서 ‘딸 셋 결혼시키고 나면,집안 기둥뿌리만 남는다.’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이제는 우리 사회도 이런 관습과 관념을 과감히 깨뜨려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혼수문제로 생긴 불화가 고부갈등으로 이어져 이혼하는 부부가 많습니다.소연씨 경우,예비 시어머니가 과다한 혼수를 요구하고 이젠 아파트까지 사오라고 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요구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소연씨 부모는 결혼이 깨지면 일가친척들과 주위사람들에게 망신스럽다는 생각으로 그 쪽 요구를 들어주고라도 결혼을 강행할 생각인 것 같은데….시작도 안한 결혼생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들의 체면이 딸의 인생보다 앞설 수 없지요.체면은 한 순간일 뿐이지만,당신이 살아갈 날은,길고도 깁니다.소연씨.결혼할 배우자와 솔직한 의논을 해본 다음,그 사람도 시어머니 될 분과 같은 생각이라면,마음의 결단을 내리는 게 좋겠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초선의원들 “돈 가뭄에 목탄다”

    ‘돈 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여야 초선의원들이 탈출구 모색에 혈안이다.후원회 조직에 온 신경을 쓰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지난 20일 600여만원의 두번째 세비를 받았지만,적자인 살림살이가 나아질 전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A의원은 “의원들이 둘만 모이면 돈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고 소개한 뒤 “특히 교수출신 의원들은 ‘이럴 줄 알았으면 교수나 하고 있을 걸’이라며 후회와 푸념을 늘어놓는다.”고 전했다.국회의원의 세비가 사립대 교수의 월급과 비슷하거나 적은데,교수 때와 달리 씀씀이는 엄청나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비교적 여유가 있다고 알려진 한나라당 비례대표 나경원 의원은 “두달째 개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면서 “후원회를 빨리 꾸려야 하는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나라당 한선교(경기도 용인) 의원은 “세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후원회는 가을에 발족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개인 돈을 털어서 지역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벌써 2000만원 이상은 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백원우(경기 시흥갑) 의원의 6월 수입·지출 명세서를 살펴봤다.총 수입 1311만 9350원,총 지출 1702만 7074원으로 390만 7724원이 적자였다.지출부문에서 비중이 큰 의원활동비와 가계생활비는 백 의원의 ‘공개거부’로 제외했는데도,역시 ‘마이너스’였다.때문에 그는 지난 6월 500만원씩 두 번,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백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총선 선거비용을 70% 밖에 보전받지 못해 미변제 선거비용으로 현재 1700만원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고(故) 제정구 의원 추모사업회’를 꾸리려는 그에게 돈 문제는 이처럼 골칫거리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최근 5000만원을 대출했다.”면서 “초선 의원들 중 은행대출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렇게 적자가 누적된다면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그는 지난 4년 간 원외지구당위원장 시절 1500만원 가량의 빚이 있었는데,국회의원이 되고서는 5000만원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B의원은 “한달에 포장마차에서 3번 정도 술을 마시면 ‘파산’”이라고 한다.또 C의원은 “선관위가 금하고 있기도 하지만,국회의원이 된 뒤 밥값을 계산한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새로운 모색’은 회원 30명 중 절반이 연회비 100만원을 내지 못하고 있다.우상호 의원은 “과거에 국회의원이 100만원이 없다고 하면 믿지 않았겠지만,이제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초선 의원들이 1개월째부터 ‘빚’을 지고 있는 데는 우선 중앙선관위가 법정 선거비용을 전액 보조해주지 않고,일괄해서 70% 수준으로 깎아 지급했기 때문이라는 볼멘소리들이 나온다.우 의원은 “대출 5000만원 중 2000만원은 선거비용을 변제했다.”고 말했다.까닭에 백원우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 19명은 선관위에 선거비용을 전액보전하지 않는 법적 근거를 요청하는 항의성 질의를 보내기도 했다. 두번째는 초선들이 후원회 조직을 아직 꾸리지 못해,재선 이상보다 안정적으로 정치자금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다.재선 의원인 김부겸 의원이 “후원금 모으기가 어렵다.”면서 “후원금을 은행계좌로 직접 넣어야 하기 때문에 후원회 모임을 할 때보다 5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그는 “오세훈 전 의원이 자신은 정치를 더이상 안한다고 너무 이상적인 법안을 만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나마 지역구 관리가 필요없는 비례대표나,남편이 있는 여성의원들은 비교적 형편이 낫다.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은 “맞벌이할 때 가계에 내던 생활비를 돈 쓸 일이 많은 국회의원이 된 후로는 면제받았다.”고 소개했다. ‘적자 초선의원’들은 그래서 세비 인상이나,후원회 활성화에 목을 메고 있다.그러나 세비 인상문제는 반론이 만만찮아 그런 마음을 입 밖에 내지도 못하고 있다.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세비를 왜 올리나요?”라며 “초선들이 수입에 지출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대신 후원회비 상한액을 늘리는 등의 정치자금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당직자 출신의 김희정 의원은 “(당직자때)월급이 넉달 동안 안나온 적도 있었는데,20일마다 나오는 세비는 엄청난 호사”라면서 “좋은 차,비싼 음식을 피한다면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원우 의원도 “모든 국민이 불경기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세비 인상은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정치자금법을 현실적으로 개정해,초선들이 부정부패에 빠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정병국의원등 8명 강진서 1박2일 농활체험

    20일 아침 용산역에서 KTX(한국고속철도)를 타고 목포로 출발했다.대전까지는 1시간쯤 걸렸지만 대전에서 목포까지는 속도가 새마을호 수준으로 떨어져 1시간50분이 걸렸다.이런 것도 호남인들이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는 원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 8명의 의원은 강진군에서 가장 작은 면인 옴천면에서 농촌활동을 하기로 돼 있었다.우리가 머문 영산리 계원마을 50여 가구 중 20여 가구는 독거 노인의 집이었다.젊은이들이 떠나버린 농촌의 현실을 한 눈에 확인했다. ●농민들 쌀 개방 앞두고 불안 “정말 놀랍소.감사하요.이렇게 많은 국회의원들이 한꺼번에 우리 마을을 찾은 것은 처음이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소.” 주민들의 환대를 받자 출발 전에 가졌던 우려가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만나본 농민들은 내년 쌀 개방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정부의 대책에 대해 거의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정부는 향후 10년간 119조원을 투ㆍ융자하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농촌의 수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라고 했다.쌀 개방을 앞둔 그들은 우려를 넘어 절망하고 있었다.주민들은 대부분 벼농사를 지었고 더러는 강진 특산 한우인 맥우를 사육하거나 민물 새우인 토하를 키우는 집도 있었다.나는 토하 양식과 벼농사를 하는 조경철씨 댁으로 배정됐다. 우리는 잡초를 뽑고 풀베기를 하면서 농촌 현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주민들은 “1만여평 가까이 농사를 지어도 살림살이가 빠듯하고,애들 공부시키기도 힘들다.”고 했다. ●“의정활동도 모범 보여주세요” 저녁을 먹고는 마을 회관에서 기탄 없는 간담회를 가졌다. 한 분은 “전라도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찾아줘서 기분이 좋다.이제 당을 떠나서 농촌을 체험하고 배우려는 사람들은 누구나 환영한다.”고 했다.다른 분은 “잘 왔다.이런 인연으로 영호남이 가까워지고 정치권이 농업 문제를 피부로 인식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진심으로 바란다.서울로 올라가면 무책임한 질책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정활동의 모범을 세워줬으면 좋겠다.”는 충고도 해줬다. ●지역벽 허물고 의형제 緣 맺어 간담회를 마치고 농민들과 새벽 2시까지 술자리를 함께 했다.이 순간만은 의원이라는 신분을 떠나고 싶었다.우리는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들을 털어놓았다.올해 62세 되는 농가의 주인을 형님으로 모시면서 의형제의 연을 맺은 건 더없는 기쁨이었다. 비록 1박2일의 짧은 체험이었지만 지역주민과 너무나 큰 친밀감을 느꼈고,여기에서는 더 이상 호남의 벽,지역 감정은 우리에게 없는 듯했다.돌아오는 길 주민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선배 정치인의 구태를 벗고,호남인이 아닌 국민으로서 우리를 대해주길 바란다.”는 한 주민의 진심어린 충고가 귓전을 맴돌고 있었다.
  • “한나라와 通하니 행복하십니까?”

    그동안 민주노동당을 ‘우군’으로 보고 공격을 자제해온 열린우리당이 21일 민주노농당을 작심하고 가격했다.민노당이 최근 일부 현안을 놓고 한나라당과 공조를 취한 데 대한 비판이었다. 열린우리당 김형식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과 통하며 내세우는 명분은 예결특위 상임위화 문제,카드대란 국회 청문회 추진,기금관리기본법 개정인데 이들 문제는 국회개혁특위와 상임위에서 논의하면 된다.”며 “원내 신생 정당이 의회정치의 기본은 배우려 들지 않고,정략의 정치에만 빠져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노당 권영길 의원의 유행어에 빗대 “한나라당과 통(通)하니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는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고 비꼬았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한·노 공조’를 방치할 경우 국회에서 야(野)4당에 포위돼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고 보고,이참에 지지기반이 겹치는 민노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복안인 듯하다. 열린우리당은 17대 총선 이전에도 당시 경쟁관계였던 민주당에 대해 ‘한·민 공조’ 공세를 펼쳐 톡톡히 재미를 본 적이 있다. 김 부대변인은 특히 “의원 수 면에서 민주노동당과 차이가 없는 민주당은 언론 보도와 정국의 영향력 면에서 민주노동당에 비해 열배 스무배 소외돼 있다.그만큼 민주노동당이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라며 민노당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민노당 지도부는 이날 중요현안에 대해 명확한 견해차를 드러내며 설전을 벌여 열린우리당측을 머쓱하게 했다. 민노당 김혜경 대표가 박근혜 대표를 예방해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와 노동계 파업 지지를 호소했으나,박 대표는 반대입장을 밝힌 것이다. 전광삼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28)

    유림 132 에는 ‘臨渴掘井(임할 림,목마를 갈,팔 굴,우물 정)’이라는 成語(성어)가 나온다. ‘臨’의 본래 뜻은 ‘높은 위치에서 몸을 구부려 아래쪽의 물건을 내려다보는’ 것으로,臥(와)와 品(품)이 합쳐진 글자이다.‘臣’의 본래 뜻은 ‘구부리고 앉아 있는 사람’이며,‘臥’는 무엇에 기대 앉아 쉬는 상태를 나타낸다.‘品(품)’의 원래 뜻은 세 사람의 입,즉 ‘여러 사람’을 나타낸다. 臨자의 用例(용례)는 형편에 따라 적절한 수단을 강구한다는 臨機應變(임기응변),시기가 닥쳐온다는 ‘臨迫(임박)’,부모가 돌아가실 때 곁에서 지키는 ‘臨終(임종)’이 있다. ‘渴’은 ‘水’와 ‘曷(어찌 갈)’이 합쳐진 글자로 본래의 ‘물이 다 마르다.’라는 뜻에서 ‘목마르다.’는 의미와 ‘급하다.’는 뜻이 派生(파생)했고,‘渴求(갈구)’‘渴望(갈망)’‘枯渴(고갈)’ 등에 渴자가 쓰인다.‘掘(굴)’은 ‘才(手)’와 ‘屈(굴)’을 합쳐 ‘손에 기구를 잡고 땅을 판다.’는 뜻이 됐다.‘掘起(굴기)’‘發掘(발굴)’‘採掘(채굴)’ 등에서처럼. ‘井(정)’은 물을 긷기 위한 설비에 오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싸놓은 木柵(목책)에서 유래한 글자다.井자의 용례로는 살림살이의 수고로움을 뜻하는 ‘井臼之役(우물 정,절구 구,어조사 지,일 역)’‘井底之蛙(우물 정,밑 저,어조사 지,개구리 와)’‘市井(시정)’ 등이 있다. 臨渴掘井은 ‘晏子春秋(안자춘추)’의 齊(제)나라 景公(경공)과 망명객인 魯(노)나라 昭公(소공) 사이에 오간 이야기에서 유래했다.소공이 왕위에서 쫓겨난 것은 결국 충직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자,경공은 지난날의 過誤(지날 과,잘못 오)를 깊이 인식하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어진 君主(군주)로 거듭날 것이라고 위로한다. 그러나 곁에 있던 재상 晏(안영)은 ‘위급함에 처해야 서둘러 무기를 만들고,목이 말라야 우물을 파는 것과 같아서,아무리 재빨리 무기를 만들고 우물을 파더라도 이미 늦은 일일 뿐’이라며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여기서 臨渴掘井은 ‘평소에 준비 없이 있다가 일을 당해 허둥지둥 서두름’을 이르게 됐다.渴而穿井(갈이천정),臨陣磨槍(임진마창),鬪而鑄兵(투이주병)도 이와 유사한 말이다. 반면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로 ‘有備無患(있을 유,갖출 비,없을 무,근심 환)’이 있다. ‘尙書’ 說命편에는 傅說(부열)이라는 어진 재상이 殷(은)나라의 高宗(고종)에게 ‘판단이 옳다면 이를 행동으로 옮기되,그 행동은 時宜(시의)에 맞도록 해야 합니다.자신의 능함을 자랑하다가는 공을 잃고 마는 법.오직 모든 일에 있어서는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하니,준비가 있으면 훗날의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라고 進言(진언)하는 기록이 보인다. 또 ‘春秋左傳(춘추좌전)’에는 晉(진)이 鄭(정)을 服屬(복속)하자 정나라가 보내온 화친의 선물 중 절반을 魏絳(위강)에게 보낸다. 위강은 정나라 공략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 사람이다.위강은 ‘편안할 때는 위태로움을 생각하라는 말이 있으니,위태로움을 생각한다면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며,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근심할 것이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왕의 선물을 거절한다.장마가 계속되고 있다.큰 災難(재난)을 당하고 나서 臨渴掘井의 수선을 피우기보다 有備無患의 자세로 꼼꼼히 살피는 注意力(주의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석제 반월정보산업고 교사(철학박사)˝
  • [국정현안 이렇게 풀자](1)국가경쟁력 키우자-대담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치 사회 경제 각 부문별로 개혁이 본격화되면서 해결해야 할 국민적 현안과 이에 대한 이해집단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이해가 상충되는 집단이나 계층간 갈등을 어떻게 조정해야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민생의 안정을 꾀할 수 있을까.18일로 창간 100주년을 맞는 서울신문은 5대 국정 현안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 대담을 통해 해법을 모색해본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처음 달성했다.그 후 10년.국민소득은 여전히 1만달러를 맴돌고 있다.‘잃어버린 10년’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그렇다고 조만간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노인인구는 늘어나고,신생아는 급감하는데 신(新)성장동력은 손에 잡히지 않는 까닭이다.민·관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만이 돌파구”라고 입을 모았다.그런데 방법론의 우선순위는 달랐다. 경제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재정경제부 박병원 차관보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느끼는 한,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은 요원하다.”며 시장경제를 수용하는 국민인식의 과감한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고 꼽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내년부터 매년 6%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장담한다.그러나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경기가 이미 꼭지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지난 5월을 기점으로 경기 풍향계가 ‘하향’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상반기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일각에서 더블딥(짧은 회복 뒤의 재침체)을 제기하지만 아예 추세적으로 경기흐름이 꺾인 것으로 보인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 동의하기 어렵다.실사지수라는 것이 대부분 서베이지수,즉 여론지수이다.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심리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5월에는 국제유가가 급등하고,미국의 금리인상 위험이 본격화되는 등 악재가 많았다.하반기에는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 개선되고,신용불량자 증가세도 떨어질 것으로 보여 실물지표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 적어도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우리 경제가 중병까지는 아니더라도 순환기적 장애를 앓고 있다는 점이다.일각에서는 체질은 튼실하니,일시적 경기조절 정책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병인(病因)을 찾아서 근본적인 치유를 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살아나기 힘들다. 지난 6년동안 기업 구조조정을 열심히 했지만 아직도 상장기업의 30%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다.또 시중에 돈이 충분한데도 신용경색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금융기관들이 160조원의 공적자금을 받고도 제대로 중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 옳은 지적이다.전통적인 거시경제정책으로 지금의 문제점을 치유하기는 힘들다.소비만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국내에서 충족이 안돼 해외로 옮겨간 수요 또한 적지 않다.골프니,병 치료니,자녀유학이니 해서 외국에 갖다 바친 돈이 얼마인가.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공장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심각하게 걱정하면서 서비스 수요가 빠져나가는 데는 둔감하다.정 전무만 해도 벌써 주장의 바탕에 제조업 중심의 사고가 깔려 있다. 정 (웃음)서비스산업이 취약해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는 동의한다.문제는 활성화 방법이다.한려수도나 제주도 등을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면 수조원의 돈이 들어간다.이 돈을 어떻게 동원할 것인가.해외자본을 유치하는 데는 제약이 많다.국내에서 이같은 자본력을 갖춘 곳은 제조업밖에 없다.제조업도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 박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게 뭐가 있나.없다. 정 왜 없나.출자총액제한제만 해도 투자를 가로막고 있지 않는가. 박 출자총액제한제는 얘기가 안된다.솔직히 예외규정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놨나.출자총액제한제 때문에 투자못한다는 주장은 무리다.그리고 핵심은 ‘자본 동원’이 아니라고 본다.문제는 국민의식이다.우리나라 국민들은 누가 아파트를 짓는 것은 봐줘도 아파트를 지어서 돈을 남기는 것은 못본다.다른 사람한테 제대로 된 사업기회를 주는 것을 특혜로 여긴다.국민들이 의식개혁을 하지 않으면 경제도약은 불가능하다. 구체적으로 국민의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인가. 박 시장경제를 수용하고,그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하다못해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지방에 들어가려고 해도 기를 쓰고 막는 게 우리 국민이다.당장 동네 구멍가게가 죽는다는 이유에서다.그러나 멀리 내다보면 대형 유통시설이 생겨야 고용도 훨씬 많이 창출되고 기존 영세 자영업자의 입점 기회도 생긴다.외국병원 유치도 마찬가지다. 정 수출과 내수의 선순환 고리를 다시 잇기 위해서는 가계와 기업의 투자여력 확대도 중요하다고 본다.가계만 하더라도 과다한 부채에 눌려 소비할 엄두를 못내고 있지 않은가.개인소득세를 과감히 깎아줄 필요가 있다.기업 법인세도 더 내려야 한다.정부도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경기조절 수단을 지금까지의 재정지출 위주에서 세제로 바꿔야 한다. 급격한 고령화와 출산율 급감을 감안할 때,성장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 그래서 정부가 10대 신성장동력을 제시하지 않았는가.여기에 농업과 서비스업을 추가해야 한다.정부관료들도 제조업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신성장동력에서 농업과 서비스업을 빠뜨렸다.경북 구미의 한 원예공단은 2만 5000평짜리 온실에서 한 종류의 튤립만 생산해 100명의 고용을 창출했다.2만 5000평이면 여섯 농가가 겨우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다. 정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모든 게 비슷한데도 농업생산성은 10배나 차이가 난다.원인은 누구한테 식민통치를 받았느냐에 있었다.산업혁명을 통해 대규모 생산을 경험한 영국이 말레이시아를,세금으로 노동력을 단순히 착취했던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지배했다.우리나라에서도 농업의 규모화,기업화가 시도된 적이 있다.현대그룹의 서산간척지가 그 예다.그런데 최근 들어 이 땅을 거꾸로 쪼개팔고 있어 안타깝다. 약해진 체질은 어떻게 개선하나. 정 외환위기 이후에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던 개혁정책,예컨대 부채비율·자기자본비율 규제 등을 지금쯤 되돌아보고 걸러줘야 한다.제2금융권 자금의 과다한 축소 등 일방적 규제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아울러 구조조정을 더 해야 한다.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과거 대기업 때처럼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인지,아니면 금융기관에 맡겨야 할 것인지 방법론의 고민은 남아 있지만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더 미룰 수는 없다. 박 동의한다.정부가 얼마전 중소기업 퇴출기준을 발표한 것도 그래서다. 정부가 성장을 의식해 구조조정을 다소 늦추고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박 구조조정의 개념부터 다시 정립해야 한다.흔히 자생력없는 기업을 퇴출시키는 것만이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좀 더 적극적인 구조조정은 업종 전환을 유도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게 해주는 것이다.시장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도 구조조정이요,개혁이다.대표적 사례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인데 일부 국민들은 이에 반대한다.국민의식이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의식전환을 계속 주장하는데 정부의 역할은 없나. 박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그런 시대는 이제 갔다. 정 그 부분은 견해가 다르다.영미식 시장경제를 아시아 국가,특히 한국에 그대로 접목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탠리 피셔 씨티그룹 부회장 등 외환위기때 한국경제를 영미식으로 바꾸라고 앞장서 외쳤던 사람들이 지금은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한국 경제는 스티글리츠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의 제안대로 ‘정부와 시장이 함께 주도하는 모델’로 가야 한다.즉,정부가 시장친화적 방식으로 마켓 메이커(시장 조성자)로서의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60∼70년대식 개발경제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 않겠는가. 정 그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시장이 독자적 힘으로 신사업을 창출할 능력이 있는 미국에서도 정부가 마켓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2006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TV에 디지털TV 리시버를 내장하도록 법제화시킨 것이 좋은 예다. 박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할 문제가 교육,즉 인적개발이다.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려면 양보다 질,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그러자면 교육의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그런데 정부 안에서조차 고부가가치는 괜찮지만 고급화는 곤란하다는 ‘모순된’ 발상이 있다. 정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쯤에서 성장과 분배 얘기를 안꺼낼 수가 없다. 박 성장이 먼저니,분배가 먼저니 하는 논쟁은 헛발질에 불과하다.조화의 문제이지,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정 20세기를 통해서 그 논쟁은 대충 끝이 났다. 행정수도를 옮기면 국가경쟁력이 더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는데. 정 행정수도 이전 자체로 국가 경쟁력이 약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다만,행정기능 분리 이후의 수도권 개발모델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국가경쟁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정부가 아직까지 이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해 속단하기는 이르다. 박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분명 살 길은 있다.전 국토의 5.6%에 불과한 토지이용률을 일본 수준(7.8%)으로만 끌어올려도 기회는 생긴다. 안미현 박지윤기자 hyun@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책속에 길이 있다]잊지못할 가족여행지 48/여행작가 12명

    혼자 혹은 친구와 길을 나서서 좋은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저절로 이런 말이 나온다.“아,나중에 가족들이랑 꼭 다시 와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역마살’ 끼어 홀로 이곳저곳 다니는 여행작가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최근 독특한 색깔을 가진 작가 12인이 이를 증명이라도 해보이듯 ‘잊지 못할 가족여행지 48’을 펴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드라이브,섬,기차,레저,효도 등 12개의 다양한 테마로 구성돼 있다는 것.가족 취향에 맞는 장소를 고르기 쉽다.또 각 주제는 계절 감각에 맞게 구성해 다시 한번 선택의 폭을 좁혀줬다. 여름 휴가로 선호하는 곳은 뭐니뭐니 해도 바다.‘해(海)’ 테마를 맡은 홍순율씨는 거문도·백도,제주 서부의 애월-한림 해안,강원 삼척 동해안 등 4곳을 추천했다. 이중 영동고속도로 개통으로 찾아가는 길이 수월해진 ‘강원도 주문진 소돌해안’이 눈에 띈다.주문진 해수욕장은 이미 누구나 다 아는 명소 중의 명소.파란색 하늘과 바다가 구분이 되지 않는 아득함과 단순해 오히려 경쾌함을 주는 해안선이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여기에 자식없는 부부들이 아들을 얻을 수 있다는 전설의 ‘아들바위’를 비롯한 주변의 아기자기한 기암(奇岩)절경도 즐길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주문진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남애~인구~하조대에 이르는 16㎞의 드라이브 코스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보다 활동적인 가족여행을 원한다면 레저쪽에 눈을 돌려봄직하다.‘우리 주말에 뭘하고 놀까’로 잘 알려진 작가 허시명은 가장 매력있는 여름 레포츠로 카약을 추천했다.그는 대개 카약하면 전문가의 레포츠로 생각하지만 일주일만 배우면 누구나 그 묘미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인제 내린천이 카약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카약 기본기를 배우고 싶다면 청파 카누학교(www.canoeschool.co.kr)등에 문의하면 된다.살림.1만 2000원.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책속에 길이 있다]잊지못할 가족여행지 48/여행작가 12명

    혼자 혹은 친구와 길을 나서서 좋은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저절로 이런 말이 나온다.“아,나중에 가족들이랑 꼭 다시 와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역마살’ 끼어 홀로 이곳저곳 다니는 여행작가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최근 독특한 색깔을 가진 작가 12인이 이를 증명이라도 해보이듯 ‘잊지 못할 가족여행지 48’을 펴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드라이브,섬,기차,레저,효도 등 12개의 다양한 테마로 구성돼 있다는 것.가족 취향에 맞는 장소를 고르기 쉽다.또 각 주제는 계절 감각에 맞게 구성해 다시 한번 선택의 폭을 좁혀줬다. 여름 휴가로 선호하는 곳은 뭐니뭐니 해도 바다.‘해(海)’ 테마를 맡은 홍순율씨는 거문도·백도,제주 서부의 애월-한림 해안,강원 삼척 동해안 등 4곳을 추천했다. 이중 영동고속도로 개통으로 찾아가는 길이 수월해진 ‘강원도 주문진 소돌해안’이 눈에 띈다.주문진 해수욕장은 이미 누구나 다 아는 명소 중의 명소.파란색 하늘과 바다가 구분이 되지 않는 아득함과 단순해 오히려 경쾌함을 주는 해안선이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여기에 자식없는 부부들이 아들을 얻을 수 있다는 전설의 ‘아들바위’를 비롯한 주변의 아기자기한 기암(奇岩)절경도 즐길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주문진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남애~인구~하조대에 이르는 16㎞의 드라이브 코스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보다 활동적인 가족여행을 원한다면 레저쪽에 눈을 돌려봄직하다.‘우리 주말에 뭘하고 놀까’로 잘 알려진 작가 허시명은 가장 매력있는 여름 레포츠로 카약을 추천했다.그는 대개 카약하면 전문가의 레포츠로 생각하지만 일주일만 배우면 누구나 그 묘미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인제 내린천이 카약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카약 기본기를 배우고 싶다면 청파 카누학교(www.canoeschool.co.kr)등에 문의하면 된다.살림.1만 2000원.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아테네 화필기행](4) 조각가 김봉준씨가 본 피레네의 샘

    발칸반도 남단의 그리스는 에게해 서쪽 이오니아 섬에서 동쪽의 터키까지 길게 늘어선 2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강렬한 햇빛이 그대로 내리꽂히는 그리스는 역시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서광(瑞光)의 땅’이라고 할까.양기가 뻗은 언덕이나 곶에는 으레 신전들이 세워져 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바닷바람을 타고 수니온 곶에 내려와 물을 넘봤다.하늘과 땅을 다스린 제우스는 신과 인간의 지배권을 장악했으니,벌겋게 물든 핏빛 영웅주의 신화가 완성됐다.지금 남아 있는 신화는 바로 이 제우스가 천하를 제패한 영웅시대의 신화다.가이아,데메테르,칼리스토,메데이아,아리아드네 등 숱한 여신들은 모두 남근주의 제우스 신에 무릎을 끓었다. 신화의 나라 그리스.눈에 보이는 세상은 지중해처럼 맑고 하얀 집들처럼 평화롭지만,보이지 않는 세계는 전쟁과 권력다툼으로 얼룩진 비극의 땅.그리스는 내게 그런 두 겹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리스 조각은 신들보다 위대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나는 그 완미한 그리스 조각의 세계에 푹 빠졌다.질 좋은 대리석이 많은 것도 여간 부럽지 않았다.어쩌면 2500년 전에 그처럼 완벽한 조각양식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페르시아나 로마제국의 침략만 없었어도 지금보다 수백,수천 배의 조각상들이 더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니 경외감이 앞섰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문화는 영웅신화보다 위대하다.서양의 미술사는 고대 그리스에서 이미 절정을 이뤘다.그리스 조각에는 절제미가 있다.완숙한 경지에 이른 장인의 미덕이 살아 숨쉰다.그러나 그 완벽함의 이면에는 조금 ‘이상한’ 데가 있다.합리적인 신체 비례와 숭고미 일변도의 신상에서 나는 너무나도 아폴론적 이성주의의 흔적을 보았다.크레타의 자유분방함,디오니소스적인 미적 스파크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유럽의 조각사에서는 생명력 넘치는 동물조각,정령이 깃든 자연물이 사라졌다.신의 이름으로 숭고한 아름다움만 좇은 게 아닐까. 고대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옛 도시 코린토스를 찾았다.그곳에 있는 ‘피레네의 샘’을 보기 위해서다.신화에 따르면 강의 신 아소보스의 딸 피레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의 사이에 두 명의 아들을 낳았다.그러나 이들은 전장에 나가 모두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피레네는 너무 슬퍼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마침내 그 눈물이 모여 샘이 됐다.샘물은 지금도 흘러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일설에 의하면 피레네의 샘은 시신(詩神) 뮤즈가 타는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가 말발굽으로 대지를 치자 솟은 것이라고도 한다.어머니의 극진한 사랑이 녹아 있는 ‘모성의 우물’이기에 피레네의 샘은 영원한 감동을 자아낸다. ●그리스 신화에 숨은 여신들의 역사 그리스 신화는 남성적인 영웅담이 주를 이루지만 이처럼 가끔 여성성 혹은 모성이 감도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용감하고 착한 페라이 왕국의 아드메토스 왕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죽겠다고 나선 아내 알케스티스 신화는 빼놓고 갈 수 없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왕을 대신해 죽음을 택한 왕비 알케스티스를 참사랑의 표본으로 간주했다.이것은 플라톤이 위대한 예술가 오르페우스를 한갓 ‘겁쟁이 악사’로 본 것과 퍽 대조적이다.우악스러운 영웅 이야기와 애증,복수가 판치는 그리스 신화의 갈피를 헤쳐보면 이처럼 모성과 자애의 여신들이 고이 잠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나 여기 ‘피레네의 우는 여인’과 ‘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라는 두 점의 조각상을 빚어 바치노니 여신이여! 온전히 가져가소서. ●母神의 재발견… 평화 살림의 신전에 모실것 아테네 화필기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며 나는 다짐했다.앞으로 몇 년이 걸려도 좋다.고대 인간족들의 신화에 감춰진 모신(母神).자애의 신,대지의 신,생산의 신,정령의 신들을 찾아 신전의 역사를 새로 만들어가리라.‘데메테르신과 그 딸’‘피레네의 우는 여인’‘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신시에 앉아 계신 마고 할멈과 할배’‘두꺼비­업둥이,달의 정령’‘소­광명의 신 미트라,디오니소스 자신,또는 동방의 성물’….올 여름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릴 ‘아테네 신화 화필기행’전에 우선 내놓을 작품 목록들이다.나는 그것들을 모두 내가 구상하는 ‘평화살림 신전’의 가족으로 맞아들이고 싶다.이 패악한 ‘테러의 시대’,올림픽의 땅 그리스, 아니 세계 만방에 평화가 가득 깃들기를 기원해 본다.˝
  • [아테네 화필기행](4) 조각가 김봉준씨가 본 피레네의 샘

    [아테네 화필기행](4) 조각가 김봉준씨가 본 피레네의 샘

    발칸반도 남단의 그리스는 에게해 서쪽 이오니아 섬에서 동쪽의 터키까지 길게 늘어선 2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강렬한 햇빛이 그대로 내리꽂히는 그리스는 역시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서광(瑞光)의 땅’이라고 할까.양기가 뻗은 언덕이나 곶에는 으레 신전들이 세워져 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바닷바람을 타고 수니온 곶에 내려와 물을 넘봤다.하늘과 땅을 다스린 제우스는 신과 인간의 지배권을 장악했으니,벌겋게 물든 핏빛 영웅주의 신화가 완성됐다.지금 남아 있는 신화는 바로 이 제우스가 천하를 제패한 영웅시대의 신화다.가이아,데메테르,칼리스토,메데이아,아리아드네 등 숱한 여신들은 모두 남근주의 제우스 신에 무릎을 끓었다. 신화의 나라 그리스.눈에 보이는 세상은 지중해처럼 맑고 하얀 집들처럼 평화롭지만,보이지 않는 세계는 전쟁과 권력다툼으로 얼룩진 비극의 땅.그리스는 내게 그런 두 겹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리스 조각은 신들보다 위대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나는 그 완미한 그리스 조각의 세계에 푹 빠졌다.질 좋은 대리석이 많은 것도 여간 부럽지 않았다.어쩌면 2500년 전에 그처럼 완벽한 조각양식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페르시아나 로마제국의 침략만 없었어도 지금보다 수백,수천 배의 조각상들이 더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니 경외감이 앞섰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문화는 영웅신화보다 위대하다.서양의 미술사는 고대 그리스에서 이미 절정을 이뤘다.그리스 조각에는 절제미가 있다.완숙한 경지에 이른 장인의 미덕이 살아 숨쉰다.그러나 그 완벽함의 이면에는 조금 ‘이상한’ 데가 있다.합리적인 신체 비례와 숭고미 일변도의 신상에서 나는 너무나도 아폴론적 이성주의의 흔적을 보았다.크레타의 자유분방함,디오니소스적인 미적 스파크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유럽의 조각사에서는 생명력 넘치는 동물조각,정령이 깃든 자연물이 사라졌다.신의 이름으로 숭고한 아름다움만 좇은 게 아닐까. 고대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옛 도시 코린토스를 찾았다.그곳에 있는 ‘피레네의 샘’을 보기 위해서다.신화에 따르면 강의 신 아소보스의 딸 피레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의 사이에 두 명의 아들을 낳았다.그러나 이들은 전장에 나가 모두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피레네는 너무 슬퍼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마침내 그 눈물이 모여 샘이 됐다.샘물은 지금도 흘러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일설에 의하면 피레네의 샘은 시신(詩神) 뮤즈가 타는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가 말발굽으로 대지를 치자 솟은 것이라고도 한다.어머니의 극진한 사랑이 녹아 있는 ‘모성의 우물’이기에 피레네의 샘은 영원한 감동을 자아낸다. ●그리스 신화에 숨은 여신들의 역사 그리스 신화는 남성적인 영웅담이 주를 이루지만 이처럼 가끔 여성성 혹은 모성이 감도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용감하고 착한 페라이 왕국의 아드메토스 왕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죽겠다고 나선 아내 알케스티스 신화는 빼놓고 갈 수 없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왕을 대신해 죽음을 택한 왕비 알케스티스를 참사랑의 표본으로 간주했다.이것은 플라톤이 위대한 예술가 오르페우스를 한갓 ‘겁쟁이 악사’로 본 것과 퍽 대조적이다.우악스러운 영웅 이야기와 애증,복수가 판치는 그리스 신화의 갈피를 헤쳐보면 이처럼 모성과 자애의 여신들이 고이 잠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나 여기 ‘피레네의 우는 여인’과 ‘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라는 두 점의 조각상을 빚어 바치노니 여신이여! 온전히 가져가소서. ●母神의 재발견… 평화 살림의 신전에 모실것 아테네 화필기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며 나는 다짐했다.앞으로 몇 년이 걸려도 좋다.고대 인간족들의 신화에 감춰진 모신(母神).자애의 신,대지의 신,생산의 신,정령의 신들을 찾아 신전의 역사를 새로 만들어가리라.‘데메테르신과 그 딸’‘피레네의 우는 여인’‘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신시에 앉아 계신 마고 할멈과 할배’‘두꺼비­업둥이,달의 정령’‘소­광명의 신 미트라,디오니소스 자신,또는 동방의 성물’….올 여름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릴 ‘아테네 신화 화필기행’전에 우선 내놓을 작품 목록들이다.나는 그것들을 모두 내가 구상하는 ‘평화살림 신전’의 가족으로 맞아들이고 싶다.이 패악한 ‘테러의 시대’,올림픽의 땅 그리스, 아니 세계 만방에 평화가 가득 깃들기를 기원해 본다.
  • [열린세상] 경제 살찌우는 나라살림 되자면/송종국 과학기술정책硏 연구위원

    얼마 전 집사람이 깨알처럼 가계부를 적는 것을 보면서 어릴 적 어머님의 가계부가 떠올라 만감이 교차했었다.내 기억으로는 가장 많이 눈에 띈 내역이 콩나물,조기,신발 등등 생활필수품과 책값,수업료,전기료,곗돈 등이었던 것 같다.요즈음 우리 집의 지출은 아이들 교육비,연금 및 보험료,외식비,휴대전화를 비롯한 통신비의 지출과 노후대책 등이 꼭대기에 올라서 있어 그때와는 지출구조가 확연히 변했다.나라경제가 커진 만큼 가계소득의 규모도 커졌겠지만 생활양식도 변한 것이다.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은 가족 구성원의 미래성장에 대한 투자인 것 같다.어떤 형태로든 자식교육에 대한 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이것이 바로 우리 가계,나아가선 국가경제가 성장하는 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지난주 월요일 기획예산처가 향후 5년간의 나라살림살이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사회통합과 혁신을 통해서 우리경제의 재도약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참여정부의 국정과제를 앞으로 어떻게 수행할지 풀어 놓은 살림 보따리인 셈이다.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달라진 국정운용의 기조를 반영하기 위해서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그런데 과연 나라살림살이의 지출내역이 경제 활성화와 민생복리를 뒷받침하는가를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우리 가계가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곳에 지출을 크게 해 왔듯이 정부예산도 경제를 살찌울 수 있는 곳으로 지출을 늘려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재정여건을 볼 때 성장잠재력의 확충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중기재정계획의 목표가 달성이 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우선 10여년 이상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사회복지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왔고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므로,이 부문에 대한 재정지출의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다.국방도 최근 미군감축 등과 관련하여 부담이 늘어나리라 예상할 수 있다. 더구나 공적자금 상환,신행정수도 건설,지방균형발전 등 대선공약사업에 대한 재정부담은 재정지출의 탄력성을 더욱 제약시킬 것이 뻔하다.결국 산업지원이나 SOC 및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경제사업 부문의 지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실제로 5년 후엔 이 부문의 지출이 약 3.7% 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계획이 잡혀있다. 결국 정부는 줄어든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경제사업 내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다.다행스럽게도 정부는 미래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R&D에 대한 지출을 재정의 증가율보다 2∼3% 정도 더 늘리겠다고 한다.과거와는 달리 산업지원을 위한 재정융자지출은 크게 줄이고,R&D 등 기술개발을 위한 지출은 증대시키겠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재정지출계획은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폴 크루그먼이나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경제석학들이 지적한 대로 우리 경제는 이제 과거처럼 요소투입에 의존해서는 성장할 수 없으며 지식기반에 의한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그러자면 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확충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R&D부문의 재정지출은 기초·원천기술개발이나 인력양성 등 민간기업에서 할 수 없는 부문에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차세대 성장동력개발도 단기간에 제품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실패할 것이다.5년 후 기술개발에 성공해서 기업화가 가능할 아이템이라면 이미 기업이 하고 있을 것이다.연구개발은 오랜 기간을 거쳐서 실패와 성공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그 역량이 축적되고 결과도 나오는 것이다.기본원리가 발명되고 제품화에 응용되어서 시장을 창출하여 성공한 기업이 탄생하고,수많은 혁신을 통해 주력산업으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의 과정은 불확실성과 위험의 연속이다. 정부는 더 많은 위험을 가진 부문에 투자를 해서 시장의 실패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정부의 R&D를 수행하는 핵심 주체인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적어도 최고의 인력을 스카우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혁신해야 할 것이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硏 연구위원˝
  • 부처예산 잉여금 30%이상 국채원리금 상환 의무화

    내년부터 정부부처들은 쓰고 남은 예산의 30% 이상을 국가채무 상환 등에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또 300조원대로 추정되는 57개 기금이 정부예산 차원에서 관리되며 재정경제부 장관은 매년 국채·차입금 상환실적과 상환계획 등이 포함된 국가채무관리계획을 수립,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기획예산처는 4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제정안을 마련,5일부터 입법예고한 뒤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나라 살림살이의 기본이 되는 예산회계법과 기금관리기본법이 국가재정법으로 통합되는 등 재정건전성 관리가 대폭 강화된다.각 부처는 재정지출이나 조세감면이 수반되는 법률안(의원입법 포함)을 만들 때 5년치 재정수지 자료와 재원조달 방안을 법률안에 의무적으로 첨부해 제출해야 한다. 정치권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곤 했던 추가경정예산의 편성요건도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는 현재의 포괄적 규정에서 ▲대규모 자연재해 발생 ▲경기침체 ▲국민생활 안정 등 구체적인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강화됐다.아울러 정부 부처들이 한해 예산에서 쓰고 남는 자금은 추경편성과 지방교부세 정산 등을 제외하고는 잉여금의 30% 이상을 국채 원리금 상환과 국가배상,기타 채무상환 등에 우선적으로 사용토록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화 조치도 마련됐다.행정자치부 장관은 매년 재경부·예산처 장관과 협의해 지방재정건전화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지자체의 재정건전화 노력을 평가해 특별교부세를 차등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의 결산일정도 2개월가량 당겨진다.결산제출 시한은 현재 매년 6월10일까지에서 4월20일까지로,결산검사보고서는 8월20일까지에서 6월10일까지로 단축됐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녹색공간] 우리 모두의 웰빙/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에너지·산업팀장

    2001년 여름에 박사과정을 마치고 나는 시민단체에서 상근 사무처장으로 일하게 되었다.내 역할 중의 하나는 가정주부들이나 학생들에게 물과 에너지와 관련된 주제의 강의를 담당하는 것이었다.살림살이를 담당하는 주부들이 내게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셔도 되느냐,어떤 물을 먹는 게 좋으냐 하는 것이었다.나는 다소 당황스러웠다.수돗물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고,그로 인해서 정수기 시장만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일단 나라에서 많은 돈을 들여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자 하니 기본적으로 믿으셔도 좋지만,오래된 수도관이 아직 충분히 교체되지 않고 있어서 당분간은 보리차를 끓여서 드시는 게 좋다고 알려드렸다. 그 이후,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알게 되면 십중팔구는 여전히 같은 질문을 한다.그러나 바야흐로 웰빙의 시대가 도래하고 사람들이 자신들의 건강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게 되자 나는 내 대답이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웰빙 바람을 부추기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우리가 마시는 물의 근원이 썩어가고 있는데 그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그저 나 혼자만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알려준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다시 말해서 소극적인 대처 방법만 알려주었지,적극적으로 우리 모두의 웰빙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이다.내 답변이 모든 이의 웰빙에 기여하려면 우리가 마시는 물의 원천이 지금 어떤 형편에 처해있는지 먼저 알려주어야 했던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서울이므로 서울 분들을 위해 우리가 마시는 한강 물의 상류가 지금 어떤 처지에 놓여있는지 알려드려야 할 것 같다.강원도 영월군 상동읍,남한강 최상류인 옥동천 옆에는 90년대 초 대한중석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버려진 폐 잿가루 1200만t이 두 개의 댐에 갇혀있다.이 잿가루는 납을 포함한 중금속 덩어리인데도 복토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바람부는 날에는 온 동네로 날아 들어가 주민들이 납중독에 시달리고 있다.또한 침출수 방지 공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비가 올 때마다 침출수가 옥동천으로 흘러들어간다.옥동천은 남한강으로 흘러들어가고 바로 그 물이 팔당으로 흘러들어온다. 좀 더 밑으로 내려와서 경기도 이천의 복하천 강변에는 20년 동안 매립해놓은 생활쓰레기,병원 폐기물 등이 5만t이 쌓여있다.여기도 침출수 대비 공사가 부실해서 온갖 오염물질이 복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이 복하천도 남한강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며 당연히 팔당으로 모여든다.지난 6월초에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강 상류 지천의 수질이 호소기준으로 평균 5등급 정도를 나타냈다고 한다.이것은 공업용수 정도로만 사용할 수 있는 수질이다. 서울시민들이 마시는 한강물의 상류가 지금 이런 지경에 처해있다.이렇게 상류가 썩어가고 있는데,하류 쪽에서 정수기를 쓰고 생수를 사먹고,보리차를 끓여먹는다고 해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제 누가 나에게 어떤 물을 먹는 것이 좋으냐고 질문하면,나는 이렇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어떤 물을 드셔도 상관없지만 지금 드시는 물의 근원이 썩어가고 있으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말이다.우리 모두의 웰빙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웰빙은 이기적인 욕심의 표현일 뿐이다.모두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웰빙의 첫 번째 조건은 모두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에너지·산업팀장˝
  • 국가도 회계장부 만든다

    2006년부터 국가도 일반기업처럼 회계장부를 해마다 만든다.장부가 만들어지면 개인이나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나랏빚과 자산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된다.나라 살림살이의 부실 정도를 감지할 수 있어 사전 위기 대응능력도 높일 수 있다.소모적인 ‘나랏빚’ 논쟁도 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선진국에서조차 일부 국가만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가 정착되려면 자산과 부채의 개념,즉 국가 회계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관건이다. 3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 회계보고서 의무작성과 회계기준 등에 관한 ‘국가회계법’을 새로 만들어 연내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6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따라서 첫 회계보고서는 2007년에 나오게 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금도 국가자산이나 부채를 따로따로 파악하고는 있지만 그때그때의 입출금 현황만 단면적으로 기록하는 가계부 수준(단식부기)”이라면서 “기업처럼 재무상태를 입체분석할 수 있는 대차대조표 작성(복식부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그러나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인 기업 회계와 달리 국가 회계는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면서 “어디까지 자산으로 보고,어디까지 빚으로 간주할지 기준마련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수익성이 전혀 없는 고궁 터(토지)를 ‘자산 항목’에 편입시킬 것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공적자금 투입분도 ‘부채 항목’에 편입시키되,회수율을 얼마로 산정하느냐에 따라 빚 규모가 달라진다.이렇듯 작업이 까다로워 미국 뉴질랜드 등 일부 선진국가에서만 시행하고 있다.이웃 일본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 국가 회계장부 제도가 시행되면 지방자치단체도 대차대조표 작성이 의무화된다.부도나는 지자체가 나올 수 있다.때문에 국가나 지자체도 기업처럼 ‘분식회계’의 소지가 있다.물론 정부는 국가 회계장부를 국회나 정부 홈페이지에 ‘공시’할 방침이다.하지만 선거 등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해에는 빚을 줄이는 등 분식회계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회와 시민단체 등의 감리(감독)가 요구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나라살림 규모 2008년 230조

    5년 후인 2008년의 국가재정 규모는 올해보다 28.6% 늘어난 2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국민부담률(세부담+연금부담)은 25%로 2003년(25.2%)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예산처는 28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일반회계의 지출규모를 5년간 연평균 7%대,통합재정(예산+기금)을 연평균 6%대 늘리는 내용의 시안을 발표했다.(서울신문 28일자 1면 보도 참조) 향후 5년간 일반회계와 통합재정의 연평균 증가율을 7.5%와 6.5%로 각각 전제하면,일반회계 규모는 올해 118조 4000억원에서 2008년 158조 2000억원으로 33.6%,통합재정은 178조 2000억원에서 229조 2000억원으로 28.6% 증가한다. 예산처는 앞으로 5년간 재정지출이 늘어나지만 국민의 세부담은 200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0.5%와 비슷한 19∼20%를 유지하기로 했다.세금에 국민연금 등을 포함한 국민부담률도 2003년 (25.2%)과 비슷한 25∼26%를 지킬 방침이다. 예산처는 이를 위해 지난해 16조 9000억원에 이른 비과세·감면의 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다.자영업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세원(稅源)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금영수증제 도입 등을 통해 과표양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또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4000만원에서 점차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중기적으로는 ‘세입내 세출’ 원칙을 지켜 무분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기로 했다. 한편 나라 빚은 올해 말 191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165조 7000억원보다 25조 6000억원(15.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국민 1인당 396만원씩 부담하는 셈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5년간 年5~6%성장…재정규모 6~7%씩 확대

    정부가 오는 2008년까지의 ‘국가재정운용계획’ 시안을 마련,중기적 관점의 나라살림 규모를 제시했다.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매년 5∼6%의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전제 아래 재정규모를 매년 6∼7%씩 늘린다는 것이 골자다.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말인 2008년부터는 균형재정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놓았다.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기대와 의지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전망 등 현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나라살림 어떻게 짜였나 27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90조원에 이르는 재정규모를 내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6∼7% 늘리기로 했다.10%대를 웃돌았던 과거 재정규모 증가율에 비춰 현격히 낮아진 수치다.예산처는 이에 대해 “국가적 우선순위를 감안한 전략적 재원배분을 통해 재정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조세부담률은 2003년 수준(GDP대비 20.5%)에서 묶되 대신 재정건전성은 조기에 달성한다는 복안이다.예산처 진영곤 재정기획총괄심의관은 “2008년부터 균형재정을 실현해 재정적자 보전 차원에서 발행한 (매년 3조원 규모의)국채발행도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정운용의 각론도 얼개가 잡혔다.교육·복지·환경 등 9개 분야로 나눠 ▲4세 이하 영아의 보육료·노인요양시설의 예산지원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확대 ▲올해 1만명 수준인 이공계 장학금 지원을 2만여명으로 확대 및 대학생 28만명에게 학자금 융자 실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불안한 밑그림,논란 예상 그러나 나라 살림살이가 정부 기대처럼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무엇보다 재정운용계획 수립의 바탕이 되는 경제성장률 전망이 정부 내에서조차 불안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서다.재정운용계획은 ‘2008년까지 매년 8%(명목GDP) 안팎 성장’을 전제로 짜여졌다.물가요인을 감안한 실질GDP로 환산하면 해마다 5∼6%씩 성장한다는 얘기다.이는 지난 7일 국회개원 연설에서 “(내년부터)임기 동안 매년 6% 이상 성장할 것”이란 노 대통령의 발언과는 다른 것으로,정부 스스로 ‘기대치’를 낮추었다고 볼 수 있다.예산처는 28일 민간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한 뒤 당정협의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중 정부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유기농·무농약재배… 차이가 뭐지?

    불량만두 파동 이후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유기농산물 매출이 대략 30%가량 늘었다는 소식이다.이런 현상이 음식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씁쓸하나,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는 한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관심이 높아진다고는 하나,유기농산물을 어떻게 골라야 할지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고,유기농산물에 대한 편견도 여전하다.유기농산물이라 해서 무턱대고 장바구니에 담기보다 사전에 몇 가지 기준 정도는 알고 장을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먼저,주변에서 ‘유기 재배’와 ‘무농약 재배’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를 간혹 본다.이는 큰 차이가 있다.우리나라에서는 2001년부터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이에 따라 친환경 농산물을 ‘유기농’,‘전환기유기농’,‘무(無)농약농산물’,‘저(底)농약 농산물’ 등 4종류로 구분하고 있다.이러한 인증은 상품 겉 표면에 인증마크가 붙어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유기농산물은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농산물이다.윤구병씨가 ‘변산공동체’를 일굴 때,돕고 싶다며 마을 사람들이 닭똥을 가져다 주었는데,윤씨는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닭의 똥에는 사료에 들어있는 성장촉진제 등이 남아 있으므로 땅을 살릴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이렇듯 유기농산물은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살아 있는 땅’에서 건강하게 재배된 농산물을 말한다. 이에 못미치는 전환기 유기농산물은 1년 이상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한 것이며,무농약 농산물은 농약은 쓰지 않는 대신 화학비료를 권장 사용량의 3분의1 이하로 사용한 농산물을 말한다. 이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는 농림부 산하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한국유기농협회,흙살림 등 6개 민간기관에서 생산 여건과 품질관리를 검증해 인증한다.인증 후에도 수시로 농가에서 보관하거나 판매되는 농산물을 검사,조건에 맞지 않으면 퇴출시키고 있으니 이를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유기농산물을 잘 구입하는 쉽고 안전한 방법은 생활협동조합(생협)의 회원이 되는 것이다.한살림,경실련 정농생협,여성민우회 생협 등 대규모 조직도 있지만,요즘은 작아도 의미있고 특색 있는 조합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매장도 제법 늘어 직접 가까운 매장을 찾거나,전화로 필요한 품목을 주문하면 일주일에 한두 번씩 집에서 배달을 받을 수도 있다.그도 저도 아니라면 이팜,21세기 생협연대,62농닷컴,114마트 등 인터넷사이트를 이용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기농산물을 이용할 경우 실제 비용 부담은 얼마나 늘까? 어쩌면 가장 큰 관심사항일 것이다.예전에는 재배농가가 적어 제법 차이가 많이 났다.하지만 지금은 젊은 농부들을 중심으로 생산자가 많아지고 있어 점차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다.특히 야채는 시중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유정란이나 두부,콩나물도 친환경 농산물을 많이 판매하는 P사 제품의 가격과 비슷하거나,더러는 싼 것도 있다.광고 비용이나 중간 유통과정이 없는 직거래 방식이라 소비자로서는 질 좋은 상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그래도 지출이 부담된다면 가격차가 크지 않은 제품 위주로 생협을 이용하는 것도 지혜이다. 유기농산물은 벌레가 먹는 등 품질이 좋지 않다는 인식도 편견이다.농약을 사용하지 않지만,마늘즙,목초액 등 벌레를 없애는 친환경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도 결코 떨어지지 않고 품목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그렇다고 생협 제품이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생협에서도 가공식품은 되도록 구입하지 않거나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과자나 빵 역시 버터와 설탕이 들어가므로 이런 재료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제품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이런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밥상 뿐 아니라 우리의 땅을 되살리는 일이기도 하다.다음 세대를 위한 이 정도의 투자도 흔치 않을 것이다.˝
  • [삶과 경영 이야기](14) ‘제2 고리채 정리’ 나선 정대근 농협 회장

    정대근 회장은 헌칠한 키(180㎝)만큼이나 말하는 데에도 거침이 없다.60평생을 살면서 줄곧 지켜온 신념이 진솔하고 투명하게 사람과 일을 대하자는 것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정 회장은 “지금이 나의 30년 농협 활동에 있어 최대의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했다.안팎으로 처한 우리 농촌과 농업의 현실이 그만큼 위중하다는 얘기다.그는 ‘혁신’밖에는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농촌 고리채 정리가 반평생의 숙원 사업 세상 물정 몰랐던 서른 한 살에 처음 작은 시골 조합장이 됐다.내리 8번 연임을 하고,환갑이 된 지금 중앙회장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반평생을 농협에 바친 셈이다. 내 고향은 낙동강이 굽이치는 밀양시 삼랑진읍이다.마산과 부산이 갈라지는 곳으로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로 꼽혔던 곳이다.부친께서 3만평 정도의 농사를 지었으니 마을에서 꽤 큰 부자로 통했다. 초등학교 시절엔 수재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부산공고에 다닐 때에도 2등이라곤 몰랐다.부산상고와 더불어 부산공고도 명문 중 하나였다.부산공고 총학생회장 시절에 4·19혁명이 터졌다. 대구 경북고에서 시작된 학생운동은 부산에서도 요란했다.공부도 안 하고 학생운동한다고 돌아다녔다.부산시 학생회를 만든 뒤 부산의 한 대학에 들어갔지만 중간에 그만두었다.동네 사람들이 “저 친구 서울 명문대 갈 것”이라고 했는데 공부를 제대로 못했으니 나도 가족들도 참담한 심정이었다.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마침 부친이 돌아가시면서 집안 살림도 형편이 어려워졌다.무작정 고향으로 내려왔다. 동네 유지들이 나에게 농협 조합장을 맡으라고 권했다.똑똑했던 어릴 적 모습 때문이었다.조합이 뭔지는 몰랐지만 집에서 과수원도 했기 때문에 농산물에 대해서는 훤했다.1975년 삼랑진 조합장에 처음 당선됐다.“그래,우리 고장을 정말 아름답고 잘 사는 곳으로 만들어 보자.” 사실 그때에는 정치에도 마음이 있었다.물론 지금은 “흙에서 태어났으니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농협을 농민에게 돌려달라” 조합장을 하면서 나는 아침마다 일부러 부산까지 가는 통근열차를 탔다.그때 열차에는 통학생들과 함께 부산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탔다.기차에 오르면 승무원의 도움으로 안내방송 마이크를 잡았다.“○○공판장으로 가세요.그곳에 가면 좋은 값에 팔 수 있습니다.” 삼랑진 복숭아를 한 곳에 다 모아서 시세를 잘 받아 팔았다.지금으로 말하면 농산물 ‘계통출하(공동판매)’였던 셈이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었지만 그 길만이 조합원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어떤 때는 삼랑진 복숭아를 하루 동안 화물차 35대분을 실어 날랐다.토마토는 인천 공판장까지 싣고 가기도 했다.서울 공판장에도 발이 부르틀 정도로 돌아다녔다.그래서 공판장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입으로 웅얼웅얼대는 경매인의 눈빛만 봐도 “저 친구 어젯밤에 술 좀 마셨구나.”하고 알 수 있었다.소주를 몇병 먹었는지 안주를 잘 먹었는지 못 먹었는지조차 훤히 눈에 들어왔으니 그날 경매시세를 가늠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에는 한국 농협 대표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쌀시장 개방반대 운동을 했다.전국 농민대표로서 서울 여의도에서 최대 규모의 농민집회도 이끌었다.협동조합운동이든 농민운동이든 농민이 떳떳하게 잘 살도록 해 주는 게 진짜 운동이다.농민대표 노릇을 하며 외친 구호는 “농협을 민주화시키고 중앙회장 자리를 농민에게 돌려달라.”였다.결국 나는 2000년 1월 농협,축협,인삼협을 합친 통합 농협의 1기 민선 회장에 당선됐다. ●실익을 주고 믿을 수 있는 농협 지금까지 살면서 잊지 못하는 일이 있다.70년대 말 3선 조합장으로 일할 때 조합장실에 지팡이를 짚고 남루한 두루마기를 입은 할아버지 한 분이 찾아왔다.할아버지는 대뜸 “돈 50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다.워낙 큰 돈이어서 “어르신,왜 그러십니까.”하고 물었더니 할아버지는 “집사람이 일찍 죽고 혼자서 늦둥이 딸을 키웠는데 곧 딸이 시집간다.”면서 “죽기 전에 부모 노릇 좀 하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사정했다.나는 고심한 끝에 대출계 직원에게 50만원을 빌려 주라고 지시했으나 직원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양반에게 거액대출은 절대로 안 된다.”고 버텼다.3일을 설득해 내가 보증인이 돼 대출을 해 주었다. 몇년 뒤 나는 돌연 농림부로부터 감사(監査)를 받았다.이유를 캐보니까 도시에 사는 그 할아버지의 조카가 “정대근 조합장이 어리숙한 시골 노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고리를 뜯고 있다.”고 농림부에 투서를 했던 것이다.감사결과 대출금리 연 15%가 다른 조합과 똑같은 것이어서 혐의는 벗었지만 도시은행들의 연리 10%보다는 무척 높은 편이라는 게 마음에 걸렸다. 처음에 조카 말만 듣고 조합을 괘씸하게 여겼던 할아버지는 오해가 풀리자 담배 2보루를 들고 찾아왔다.그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뚝뚝 떨궜다.나는 그때 생각했다.“순박한 촌부가 나를 오해하면서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농민 대출의 높은 금리를 도시 은행들처럼 합리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길은 없을까.”결국 이때의 고민이 오늘 농민대출의 금리를 크게 내린 계기가 됐다. 아내는 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장인이 일본에서 의과대학을 나온 분이어서 아내는 유복한 집안의 딸로 자랐다.나는 1년에도 제사를 셀 수 없이 많이 지내야 하는 보수적인 집안의 장남이다.그런 아내가 젊은 나이에 돈벌이도 시원치 않고 선거판이나 돌아다니는 남편에게 시집 와서 고생했으니 돌이켜보면 참 몹쓸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아내는 평생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나를 내조했다.문밖 출입도 제대로 못한 채 살았다.그런 아내와 지난해 처음 제주도에 갔다.아내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우리나라에 있었느냐.”며 좋아했다.나를 믿고 따라준 사람들을 위해 나는 해야 할 일이 많다. 농협이 잘 돼야 농민이 산다.나는 반평생 조합장을 하면서 “사촌이 잘 사는 것보다 농협이 잘 되는 것이 여러분에게 낫습니다.”라고 말하곤 했다.농협이 잘 되면 돈을 얼마든지 빌릴 수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농협의 자립이 중요하다.자립할 수 있는 조합은 살아남고 농민에게 실익을 주지 못하는 부실조합은 어쩔 수 없이 도태될 것이다. 나의 경영철학은 정도(正道) 경영이다.기본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이다.사람을 바르게 대하고 올곧게 뜻을 펼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게 평생의 신조다.농민과 농협이 서로 협동하며 상생(相生)하고,농민과 도시민이 함께 잘 사는 게 내 꿈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중앙회가 단행한 일선 지역조합의 상호금융 대출금리 인하 조치는 농민도 도시민과 더불어 잘 살아보자는 것이다.‘제2의 농어촌 고리채 정리사업’이라고 부를 만한 일이다.농촌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현재의 농협은 61년 농업은행과 구 농업협동조합이 합쳐져서 탄생했다.72년부터 농림수산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보증 업무를 시작했다.그때는 촌에 사는 농민들은 편하게 돈 빌릴 곳이 없어 고리 사채에 손대기 일쑤였다.그러나 신용사업 덕분에 고리채가 없어졌다.농협이 최초로 농촌에서 고금리 사채를 몰아낸 것이다. 그로부터 3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그러는 사이 또다시 도시와 농협간 금리 차이가 생겼다.도시 은행들은 서로 경쟁을 하며 자연스럽게 금리를 낮췄지만 열악한 금융환경의 농촌에서는 이런 혜택을 누릴 수가 없었다.농민들은 또다시 비싼 이자를 물면서 대출받아 농사를 지었다.앞으로 통합 2기 농협은 고금리를 농촌에서 몰아낼 계획이다.전에는 농협도 신용조합 등과 마찬가지로 금리가 연 9∼10%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시중은행 수준인 8.5% 정도다. 전국 1320여개 지역조합 가운데 1218곳이 금리를 인하했다.중앙회 방침에 적극 호응해 준 지역조합에 고마움을 전한다.그러나 지역조합은 저금리 체제로 가면서 그만큼 생긴 이익감소를 자구책을 통해 메워야 한다.필요하다면 구조조정도 해야 할 것이다. 통합 2기 농협은 유통 대혁신에도 나설 것이다.농민은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에만 몰두하고 판매와 정산,수송은 농협이 책임지겠다는 것이다.또 농협을 지역사회의 문화복지 센터로 만들겠다.이것이 내가 반평생을 몸 담고 있는 농협을 위해 마지막으로 할 일이다. ■ 정대근 회장은 정대근(鄭大根·61) 농협중앙회장은 지난달 25일 통합농협(농협·축협·인삼협)의 2기 회장으로 재선됐다. 1999년 3월 전임자의 잔여임기를 넘겨받아 지금까지 5년여 동안 회장으로 있으면서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거뒀다.지역조합 예수금이 65조원(98년)에서 103조원(2003년)으로 늘었고,같은 기간 순이익도 1144억원에서 6448억원으로 증가했다.적자 조합은 106곳에서 26곳으로 줄었다.최근에는 은행·보험 등 금융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경기침체로 고통받는 농민들을 위해 올초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낮춰 환영받기도 했다. 바른 말과 거침없는 행동으로 유명한 정 회장이지만 부리부리한 눈에 눈물도 자주 고인다고 주변에서는 말한다.거세지는 농산물시장 개방압력과 내부환경 변화 등 안팎으로 대 전환기에 선 지금,정 회장의 ‘개혁적 공격경영’이 농협을 어떻게 변모시킬지 궁금하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국 올해·내년 5~6% 성장”

    한국이 지속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리기보다 외환보유액을 활용해야 한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8일(한국시각) 조언했다.노동과 기업·금융 부문 등의 강도높은 구조조정도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는 5∼6%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OECD는 이날 발표한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보고서는 “한국이 연간 5% 수준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거시정책과 함께 노동,기업,금융 부문의 강도높은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통화정책은 중기 인플레 목표(2.5%±1%) 달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제한 뒤 “(벌써 단기외채보다 3배나 많은)외환보유액 축적을 지양하고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해 환율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급격히 늘어 5월 말 현재 1665억달러를 넘어섰다. OECD는 “지난해 12월 주요 무역국가를 상대로 한 원화의 실제 가치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6% 하락했다.”면서 “원화가치 하락이 수출 호조에는 기여했으나 구매력을 떨어뜨려 내수를 약하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꼬집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었다.OECD는 또 고령화 및 통일비용에 대비해 2006년부터는 균형재정(나라살림의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것)을 유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정규직의 지나친 고용보호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개별 노사분쟁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개입을 지양하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전체적으로는 견조한 수출증가세가 기업투자와 민간소비 회복을 촉진시켜 올해 5.6%,내년 5.9%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6·5 재보선 결과-단체장 인터뷰·프로필] 김태환 제주지사

    “비록 2년의 짧은 재임기간이지만 도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태환(62·한나라당 당선자) 제주시장 당선자는 현안 중의 현안인 경제살리기를 위해 범도민대책기구를 만들어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첫 포부를 밝혔다.김 당선자는 “열린우리당과 진 후보의 공약과 정책들도 훌륭한 것은 받아들이는데 주저하지 않겠다.”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의 고견을 들어가며 상충되는 의견들은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등 도민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김 당선자가 꼽는 현안은 경제활성화,국제자유도시 추진,1차산업 회생,특별자치도 추진,관광산업 육성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토지비축제 도입,도민참여 개발사업 지원,IT(정보통신)산업 집중 육성 등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무원 인사와 관련,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을 인사위원회에 참여시키기로 했다.또 정무부지사,제주개발공사사장 등 주요 보직에 대한 공모제와 인사청문회제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선거와 관련한 논공행상식 인사는 단호히 배제할 뜻도 분명히 했다. 투표 직전까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었으나 2만 3308표 차이로 무난히 따돌린 데 대해 그는 “도민들이 믿어준 탓”이라며 도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전주고, 제주대 ▲남제주군수,제주도 행정부지사 ▲제주시장.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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