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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포폴 중독, 유아인 문제” 대리 처방 의사, 1심서 ‘집유’ 왜?

    “프로포폴 중독, 유아인 문제” 대리 처방 의사, 1심서 ‘집유’ 왜?

    배우 유아인(39·본명 엄홍식)씨에게 타인 명의로 수면제를 처방하고, 스스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25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의사 신모(51)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과 27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유 판사는 “피고인은 의사로서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의약품) 사용에 관한 사항을 장기간 마약류 통합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병원에서 1년 넘는 기간 동안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대량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유 판사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그 밖의 나이, 성행 등의 정상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사건을 떠나 의사로서 프로포폴을 직접 투약했다는 점을 안 좋은 양형 사유로 정했다”고 부연했다. 신씨는 유씨에게 총 17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관련 내용을 식약처에 보고하지 않고, 자신도 프로포폴을 ‘셀프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신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추징금 27만원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재판 과정에서 신씨 측은 불법 처방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프로포폴이 향정신성 의약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신씨의 변호인은 “전 세계적으로 (프로포폴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한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미국 가수 마이클 잭슨이 투약 과정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식약처가 포퓰리즘성으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피고인(신씨)의 문제가 아닌 유아인씨의 문제였다”며 “피고인은 프로포폴에 중독된 상태가 아니고, 투약 횟수도 많지 않은 점을 참작해달라”고 항변했다. 한편, 유씨에게 수면제를 타인 명의로 처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다른 의사들도 벌금형과 징역형 집행유예 등을 받아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 울산, 궁도 메카 만든다

    울산, 궁도 메카 만든다

    울산시와 대한궁도협회가 울산을 궁도 메카로 만든다. 김두겸 울산시장과 김창순 대한궁도협회장은 25일 울산시립 문수궁도장에서 궁도 역량 강화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시는 선사시대 활쏘기 그림이 남아있는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를 활의 시원으로 국내에 알리고, 가칭 ‘대한민국 궁도(활쏘기)센터’ 건립과 ‘반구천의 암각화 활쏘기 세계대회’ 등을 열어 울산을 궁도의 메카로 만들 계획이다. 협약에 따라 시는 궁도협회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궁도센터 건립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궁도협회는 센터 건립이 완료되면 협회를 울산으로 옮긴다. 또 시와 궁도협회는 반구천의 암각화 활쏘기 세계대회 개최에 협력하고, 우리나라 궁도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인력 상호 교류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궁도는 고구려 무용총의 ‘수렵도’와 삼국지의 ‘위지동이전’을 비롯한 고대 자료에 등장하는 한반도의 전통 무예다.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142호로 지정됐다. 시는 활쏘기 그림이 남아 있는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함께 민족 고유의 무형유산인 궁도를 계승하고 국제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시는 울산이 한반도 활쏘기의 기원으로 위상과 가치를 정립하고, 활쏘기 세계대회 개최 등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연구하려고 5월부터 ‘궁도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시작할 계획이다.
  • 북유럽서 ‘호평’, 한국 현대 도예전 ‘자가처방_한국도예’··· 국내 앙코르 전시

    북유럽서 ‘호평’, 한국 현대 도예전 ‘자가처방_한국도예’··· 국내 앙코르 전시

    제 4회 2023 라트비아 도자비엔날레 국가초대전의 국내 앙코르 전시 4월 25일부터 6월 30일까지(이천 경기도자미술관)한국도자재단이 4월 25일부터 6월 30일까지 이천 경기도자미술관에서 2024 경기도자미술관 특별전 ‘자가처방_한국도예(Self Medication_Korean Ceramic Art)’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제4회 2023 라트비아 도자비엔날레의 국가초대전으로 선보여 1만여 명의 관람객을 기록한 한국 현대 도예 순회전의 귀국전이다. 4월 25일 경기도자미술관의 재개관을 기념하기 위한 앙코르 전시로 마련됐다. 전시의 제목인 ‘자가처방_한국도예’는 전통문화로 굳어진 보수적인 도자의 개념을 넘어 한국 도예의 기원과 잠재력을 살펴보고 전 세계 도예계가 함께 나아갈 현대 도예의 미래 방향성을 모색해보고자 기획됐다. 전시에는 한국 현대 도예가 16명이 참여해 총 51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는 ‘잇다’, ‘구하다’, ‘말하다’ 등 총 3부로 구성된다. ‘잇다’는 전통 기법과 형식에 대한 해석 및 연구, 전통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 나가는 김익영, 김정옥, 오향종, 이동하, 이수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구하다’는 도예의 재료와 기법, 제작 과정 전반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박종진, 배세진, 백진, 여병욱, 윤정훈, 이능호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말하다’에서는 작품을 통해 사회와 문화적 현상, 현대 도예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에 관해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소리 낼 것을 제안하는 김정범, 유의정, 오제성, 정관, 한애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재단은 그동안 해외 유수 문화예술 기관과 다양한 국제 교류 전시를 추진해왔다. 이번 특별전은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세계에서 인정받은 우리나라 현대 도예 작품들을 새롭게 단장한 경기도자미술관에서 만나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학폭으로 장애 판정” 남이 먼저였던 30대…5명에 생명 주고 떠나

    “학폭으로 장애 판정” 남이 먼저였던 30대…5명에 생명 주고 떠나

    학창 시절 학교폭력으로 인한 장애를 겪으면서도 사회복지사를 꿈꾸며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한 3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2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뇌사 상태였던 최성철(37)씨가 지난 2일 강동성심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 간장, 안구(좌·우)를 5명에게 기증했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저녁 집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기증을 통해 최씨가 다른 생명으로 피어나 새로운 것들을 보고, 밝은 세상을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서울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최씨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폭력으로 정신질환이 생겨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최씨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 사회복지사를 꿈꾸기도 했다. 가족들은 최씨가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해 늘 마음이 아팠지만, 최씨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가족을 챙겼다. 가족들은 이달 중 최씨가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경주로 가족 여행을 앞두고 있었기에 먼저 떠난 최씨에 안타까움이 더 크다고 한다. 최씨의 어머니 김정숙씨는 “성철아, 생전에 못 한 거 하늘나라에 가서 뭐든지 다 하길 바란다”며 “편히 잘 쉬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기억되어 떠나서 고마워. 내 아들 사랑한다”고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 2030청년 10명 중 4명 “가장 부담되는 지출은 주거비”

    2030청년 10명 중 4명 “가장 부담되는 지출은 주거비”

    2030 세대 청년 10명 중 4명이 월 소비 항목 중 ‘주거비’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 해결을 위한 여러 대책들이 등장하고 있다. 25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은 지난 11~17일 자사 앱을 이용하는 20~30대 15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0.2%가 월 소비 항목 중 가장 부담되는 지출 항목으로 ‘주거비’를 지목했다고 밝혔다. 이어 ‘식료품 구입’(19.4%), ‘쇼핑 및 외식비’(13.2%), ‘연금·보험·저축’(6.6%), ‘교통·통신비’(4.8%) 순이었다. 주거비 부담 체감도 질문에는 34%가 ‘높다’, 16.9%가 ‘매우 높다’고 답했으며 34.9%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특히 전세 거주자의 경우 27.3%가 ‘높다’고 답한 반면, 월세 거주자는 41.9%가 ‘높다’고 답해 월세 거주 청년이 느끼는 주거비 체감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거주 청년들 가운데 주거비 체감이 ‘매우 높다’고 응답한 비율도 20.3%에 달했다.주거비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31.2%가 ‘현재보다 저렴한 주거지로 이사 계획’을 선택했다. 이어 ‘마땅한 대안 없음’(22%), ‘부업·아르바이트 등 추가 소득 마련’(21.5%), ‘전월세 전환’(12.3%), ‘부모님 지원’(4.8%), ‘생활비 대출’(3.7%) 순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거주지 형태는 월세(51.8%)가 전세(24.9%)보다 두 배가량 높았으며, 거주 형태는 원룸(40.1%), 투룸(25.5%), 쓰리룸 이상(11.9%) 순이었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 실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 2030 세대 청년이 주거비 지출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며, 특히 월세 거주 청년들의 주거비 체감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층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많은 만큼 이사, 전월세 전환 등의 주거비 부담 완화 방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2030 세대 청년들의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지자체, ‘만원주택’ 등 대책 이러한 상황에 주거비 부담이 큰 청년들을 위한 ‘만원 주택’도 등장했다. 동작구는 오는 30일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 해결을 위해 서울시 최초로 탄생시킨 만원 주택 ‘양녕 청년 주택(상도동 275)’의 개소식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양녕 청년 주택’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월 임대료가 기존 공공임대주택 대비 약 10% 보다 저렴한 1만원으로 화제가 됐다. 보증금도 기존 1400만원에서 절반가량의 금액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입주 대상은 월평균 소득 50% 이하인 19~39세 무주택 청년이다. 지난해 구는 모집 공고를 실시해 올해 2월 입주선정자를 발표하고 공개 추첨을 통해 호실 배정을 완료했다. 입주는 24일부터 6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구는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동작구가 직접 공급 및 운영하는 공공임대주택을 대상으로 관련 제도 등을 마련해 만원주택 사업을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나섰다. 지난 11일 국토교통부는 기존 보증금 5000만원 이하, 월세 70만원 이하 주택에 거주하는 청년만 지원했던 정책을 폐지하고 보증금과 월세 규모에 상관없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보증금과 월세의 규모에 상관없이 많은 청년들이 월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거주 요건 폐지 이후 신규 지원 희망자는 12일부터 2025년 2월 25일까지 수시로 신청이 가능하다. 이후 지자체에서 소득·재산 요건 검증을 거쳐 월세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청년월세 특별지원 사업이 독립하는 청년의 걱정을 하나라도 덜었으면 한다”며 “거주 요건 폐지와 더불어 지원 기간도 연장하고자 하니 청년분들의 많은 신청을 바란다”고 전했다.
  • 수출 효자 ‘K(경기)-선인장’, 신품종 4종 개발

    수출 효자 ‘K(경기)-선인장’, 신품종 4종 개발

    경기도농기원, 수출용 접목선인장 비모란 3품종, 산취 1품종 개발경기도농업기술원이 수출용 접목선인장인 비모란 신품종 ‘레드문’, ‘옐로우문’, ‘핑크문’과 산취 신품종 ‘골든벨’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비모란 선인장 신품종 중 ‘레드문’은 아래위가 납작한 편원형 형태의 빨간 색 선인장과 갈색 가시를 갖고 있으며 접목번식에 사용되는 자구(둥근 형태의 선인장의 어린 가지)의 수가 20개로 많고 생장이 빠르다. ‘옐로우문’은 진한 노란색의 편원형이며 가시는 연갈색이고 자구 수가 20개로 많아 생산성이 우수하다. ‘핑크문’은 진한 분홍색의 편원형이고 가시는 갈색이며 자구는 18개가 고르게 착생한다. 산취 선인장 신품종 ‘골든벨’은 밝은 황색의 원기둥꼴이고 갈색과 백색이 섞어진 부드러운 가시를 가지고 있으며 줄기의 아랫부분에 6개 정도의 자구가 착생하는데, 식물체의 높이가 낮아 수출용 박스 포장 작업이 편리하다. 접목선인장은 엽록소 부족으로 녹색 대신 빨간색, 노란색, 분홍색 등 화려한 색상이 나타나는 선인장으로 엽록소가 충분한 삼각주 선인장에 접목해 생산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세계로 수출하고 있지만 접목 후 번식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고 품종의 수명이 짧은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농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는 매년 비모란과 산취 신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접목선인장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20여개 국가에 2023년 기준 344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는데, 경기도 비중이 절반이다. 성제훈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선인장은 우리나라 전체 화훼수출액의 37%를 차지할 만큼 수출기여도가 큰 화훼작목이어서 접목선인장 신품종 개발과 보급을 통해 수출 촉진과 농가 소득향상에 도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연금 기본목표는 노후소득 보장…수령액 줄이면 제도 의미는 퇴색”

    “연금 기본목표는 노후소득 보장…수령액 줄이면 제도 의미는 퇴색”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연금제도가 처음 도입된 독일 비스마르크 시대 때부터 노후소득 보장이 연금의 목표”라며 “재정 안정도 중요하지만 연금 수령액을 줄이면 제도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김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안을 지지했다. “연금개혁의 목표는 노후소득 보장 수준을 높이고 재정 안정성도 기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거다. 1차 공론조사 때는 재정 안정론을 주장하는 의견(44.8%)이 소득 보장론을 주장하는 의견(36.9%)보다 높았다. 그러나 자료를 주고 토론과 학습을 하니 소득 보장론은 56.0%, 재정 안정론 42.6%로 바뀌었다. 그간 재정 안정이 주류 담론이었는데 이게 오해였다는 의견이 많았다.” ―청년층은 20대와 30대의 입장이 갈렸다. “연금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던 20대가 오히려 소득 보장을 더 많이 선택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제도는 원래 사회적 연대에 의해 성립되는 것이다. 지금 보험료를 납부하는 세대가 은퇴한 세대를 부양하는 원리다. 이걸 거부한다면 각자 개인연금을 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대부분 스스로 노후를 해결할 수 없다.” ―여당은 재정 안정론을 주장하는데 어떻게 협상할 건가. “2007년 여야가 국민연금을 개혁할 때 민주당과 보수당(한나라당)이 각자 의견을 냈는데 지루한 논쟁 끝에 반쪽짜리 개혁을 했다. 이게 연금에 대한 국민 불안을 만들었다. 이번엔 연금특위가 2년 동안 전문가들에게 안을 만들도록 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국민 공론조사를 거쳐 어느 정도 컨센서스를 만들었다. 여야가 정치적 결단을 해서 합의하고 함께 입법하면 된다.” ―기금운용 수익률이 높아지면 연금 고갈 시점이 늦춰지지 않나. “기금운용 수익률이 높아지면 보험료를 덜 올려도 된다. 하지만 주된 원천(자금 유입)은 보험료 수입이다. 보험료가 기본적으로 낮고 연금 급여가 많이 나간다면 기금운용 수익률이 올라간다고 해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 ―21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을까.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변경은 반드시 21대 국회에서 마무리해야 한다. 64세로 의무 가입 연령을 올리는 문제, 퇴직연금을 공적연금처럼 운용하는 문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은 특위가 의견을 붙여 22대 국회에 넘겨 줘야 한다.”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해외 사무소를 환경산업 수출의 ‘전진기지’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해외 사무소를 환경산업 수출의 ‘전진기지’로

    각국 환경 현안 해결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전진기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이 지난 3일 아프리카 가나에 해외사무소를 개설했다. 2011년 중국(북경)과 베트남(하노이)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자카르타), 콜롬비아(보고타)에 이어 5번째다. 각 사무소는 환경 분야 사업 발굴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발주처 섭외, 정보 수집, 우리 기업의 현지 마케팅, 기술 홍보 등을 지원한다. KEITI는 지난해 해외 사무소를 연계해 1744억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업무 영역을 광역화하고 기업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가나 사무소 개설로 아프리카 진출의 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가나는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협력국 중 하나이자 자원이 풍부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 KEITI는 올해 아프리카개발은행과 가나 섬유 폐기물 재이용·재활용시설 사전 타당성 조사 등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가나는 세계에서 중고 의류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아크라시의 칸타만토 시장은 세계 최대 중고 의류 시장 중 한 곳이다. 중고의류의 40%가 쓰레기로 버려지는 데 그 양이 하루 100t에 이른다. 버려진 헌 옷 탓에 인근 바다와 강으로 염료가 침출되고 미세섬유 조각들이 녹아들어가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킨다. KEITI는 가나의 의류 폐기물 관리시스템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자원 순환 및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정책 분석 등을 설계한다. 최흥진 원장은 “국제협력 프로그램과 연계해 가나 환경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역량 있는 현지 기업과 우리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국서부발전, 노사 협력해 저출산 해법 모색… 지역사회로 전파

    한국서부발전, 노사 협력해 저출산 해법 모색… 지역사회로 전파

    한국서부발전은 국가소멸 우려가 제기될 만큼 심각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 해소에 힘을 보태고자 최근 ‘노사 공동 아이 좋아! 아이사랑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노사 대표위원 60여명은 위원회 출범일인 지난 11일 ▲출산·육아지원 제도 개선 ▲출산장려 문화 내재화 ▲지역사회 공헌 등 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출산 직원의 재택근무 장려 등 유연근무제 확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출산 시 자동 육아휴직 부여 등 일·가정 양립을 돕기 위한 방안이 도출됐다. 직장 어린이집 안전관리 강화 계획, 긴급 아동 돌봄 서비스도 논의됐다. 또 난임 휴가 및 휴직 확대, 사내 커플 결혼 우대 서비스, 다자녀 직원의 복지제도 가점제도 운용 대책도 발굴했다. 지역사회로 출산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본사와 사업소 인근 출산가정에 출산용품을 지원하고, 오지에 있는 회사 특성을 고려해 지역 영유아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지자체와 협업해 다자녀 가구에 출산장려금을 지급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난임 지역주민에게 서부발전 연계 병원에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복지 인프라 공유 방안도 눈길을 끌었다. 서부발전은 이전에도 사회적 사업에 노사가 협력해 왔다. 2021년부터 노사 공동 탄소중립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에너지 전환 계획을 수립했고, 석탄화력 협력업체 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해 375명에 직무 전환 교육을 시행했다. 지난해 ‘탄소 숲’ 조성 사업을 통해 나무 3144그루를 심었고, 인근 초중고에 환경교육을 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을 벌였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 과제”라며 “노사가 협력해 출산장려 정책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한국수력원자력, i-SMR 활용한 ‘스마트 넷제로 시티’ 개발

    한국수력원자력, i-SMR 활용한 ‘스마트 넷제로 시티’ 개발

    한국수력원자력은 24일 부산 벡스코에 열린 2024 부산 국제 원자력에너지 산업전(INEX)에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탄소중립 해법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활용한 ‘스마트 넷제로 시티’(SSNC)를 제안했다. SSNC는 ‘혁신형 SMR’(i-SMR)을 중심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연계해 도시에 친환경 무탄소 에너지를 공급하는 도시 형태다. 한수원은 K-원전의 새로운 수출모델로 i-SMR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SSNC를 개발하고 있다. SSNC는 착공부터 형성, 확대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린다. 도시 성장에 맞춰 태양광과 풍력, i-SMR을 차례대로 건설해 도시에 필요한 에너지를 시기적절하게 공급한다. 경제적인 전원을 사용해 기존 도시보다 에너지 소비 비용은 최대 30% 적게 든다.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한 i-SMR은 도시 인근에도 건설이 가능하다. 탄력 운전 성능도 우수하다. 바람이 많이 불고 햇빛이 좋은 날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이 증가하면 실시간으로 i-SMR 출력이 줄어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우리나라는 2028년 i-SMR 표준설계 인허가를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개발단계부터 최초 호기 건설을 위한 민관 협력과 마케팅을 수행하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2030년대 초반 최초 호기 완공과 세계 SMR 시장 진출, SSNC 수출 성과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주호 사장은 “글로벌 탄소중립이라는 길고 험난한 여정에 앞서 도시의 탄소중립 달성을 통해 다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수원은 원전 산업계와 관련 연구기관, 학계와 힘을 모아 i-SMR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누구나 살고 싶은 미래도시 SSNC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한국가스안전공사, IT 기반의 예방적·디지털 중심 안전관리 역점

    한국가스안전공사, IT 기반의 예방적·디지털 중심 안전관리 역점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사후적·인력 중심의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첨단 정보기술(IT)에 기반한 예방적·디지털 중심 안전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성장 우선 산업정책으로 우리나라의 가스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했으나, 안전 불감증에 따른 인명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1994년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 사고, 1995년 대구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 사고 등에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이에 가스안전공사는 도시가스 배관 시공감리제도과 대형 공사장 가스안전 영향평가제 등을 도입했다. 그 결과 1995년 577건에 달했던 가스 사고는 최근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공사는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 안전관리를 위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검사서류 데이터베이스 구축 ▲모바일 검사시스템 운영 ▲검사업무 전주기 알림톡 서비스 ▲온라인 검사서류 신청·접수시스템 ▲모바일 검사증명서 발급시스템 등이다. 검사서류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종이 문서로 보관 중인 검사서류를 모두 전자문서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서울권역 도시가스 시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했고, 올해 대상 범위를 확대한다. 가스 검사 관련 모든 업무를 휴대용 단말기로 처리하는 ‘KGS 스마트온’ 사업은 2021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검사 업무 후 사무실에 복귀해 정보를 입력하던 절차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업무 효율성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올해부터는 검사 신청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어 고객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공사는 또한 가스 사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가스사고관리시스템(GIMS)을 개발하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박경국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가스 안전관리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가스 안전 강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한국교통안전공단, 고령 운전자 이륜차 사고시 자동 신고 시스템 도입

    한국교통안전공단, 고령 운전자 이륜차 사고시 자동 신고 시스템 도입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고령운전자의 이륜차 사고 때 관할 소방서·경찰서에 자동 신고되는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고령운전자의 이륜차 사고 사망이 많은 이유는 농어촌 지역에서 이륜차를 몰고 가다가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신고가 제때 되지 않아 장시간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우리나라의 이륜차 고령운전자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3.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5명의 8배 가까이 된다. 시범 운영 중인 이륜차 사고자동신고 시스템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충격량과 기울기 등 센서가 반응함으로써 정확하고 신속한 구조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희망자에 한해 운전자의 혈액형 및 지병 등 건강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등록하고, 지인에게 문자 발송도 이뤄진다. 이번 사업의 일환으로 공단은 예산군청·소방서·경찰서와 협업해 이륜차 총 250대에 시스템을 설치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사고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공단은 안전한 이륜차 운행환경을 만들고자 정기 단속을 했고, 안전기준 위반 및 불법 개조를 한 자동차·이륜차 총 2만 5581대를 적발해 3만 8090건의 위반사항을 시정조치했다. 이륜차의 안전기준 위반은 불법 등화 설치(2578건)가 가장 많았고, 불법 개조 항목은 등화장치 임의 변경(1006건), 소음기 개조(494건) 순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또 공익제보단을 운영해 법규 위반 이륜차 26만 7916건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총 13억 5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됐다. 공익제보 건수는 신호 위반이 13만 829건(48.8%)으로 전체 신고 건수의 절반에 달했다.
  • SK에코플랜트, ‘순환공정역삼투막’으로 공업용수 ‘콸콸콸’

    SK에코플랜트, ‘순환공정역삼투막’으로 공업용수 ‘콸콸콸’

    CSRO(순차적 순환공정역삼투막) 기술에 대한 특허와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한 SK에코플랜트가 공업용수 부족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인다. CSRO는 역삼투막(필터)에 하수와 폐수를 정방향, 역방향으로 차례대로 전환해 농축수를 공정 내에서 재순환 시키는 기술이다. 이 공정으로 하수와 폐수가 정화된다. SK에코플랜트는 운영 중인 하수처리장에 CSRO를 적용해 실증 검사를 진행한 결과 역삼투막 공정에서 최대 하수·폐수 회수율 97%를 달성했다. 통상 회수율은 75% 수준이다. 이 기술로 하수와 폐수를 더 많이, 더 저렴하게 재이용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CSRO의 특허 취득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녹색기술인증도 받았다. 환경부 ‘제2차 물 재이용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5년 국내에서 하루 약 133만t의 공업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하수 재이용률은 2018년 기준 15.5%, 폐수는 9.1% 수준에 불과하다. 조재연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부문 대표는 “환경사업의 체질을 기술 기반으로 바꾸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씨줄날줄] 초소형 군집위성

    [씨줄날줄] 초소형 군집위성

    1957년 구소련이 쏘아올린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는 지름 58㎝, 무게 86.6㎏의 초소형이었다. 당시 미국과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경쟁에서 크게 뒤져 있던 소련은 미국에 이길 만한 아이템을 찾는 게 시급했다. 이 임무를 부여받은 과학자 세르게이 코롤료프 연구팀은 로켓 기술을 이용해 지구궤도를 끊임없이 도는 위성을 쏘아올리는 걸 착안했고, 급히 개발에 나서 성공한 결과물이 스푸트니크다. 스푸트니크 발사 성공에 미국은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과 소련, 유럽의 인공위성 개발 경쟁이 본격화했다. 최초의 인공위성은 초소형이었지만 그 뒤로는 무게 500㎏ 이상의 중대형 위성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다양하고 높은 성능과 신뢰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위성은 크고 무거워졌고 개발 기간은 길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위성 개발 트렌드는 2000년대 들면서 비용 대비 효율적인 부품 선정과 신기술 도입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했다. 이른바 가성비가 중요해지면서 소형, 초소형 위성 개발이 본격화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초소형 위성이 군집을 이뤄 관측, 통신 등의 공통 목적을 갖고 지구궤도를 도는 군집위성 개발 증가세가 가파르다. 현재 발사되는 초소형 위성의 3분의2가 군집위성일 정도다. 초소형 군집위성의 선두는 단연 일론 머스크의 인터넷 위성 스타링크다. 2018년 2월 처음 쏘아올린 뒤 현재는 무려 6000여개가 군집을 이뤄 600㎞ 상공의 저궤도에서 지구를 돌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8일 합성개구레이더(SAR)를 탑재한 초소형 정찰위성 2호기를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어 우주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린 데 이어 어제는 뉴질랜드 마히아발사센터에서 우리나라 최초 초소형 군집위성 ‘네온샛’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렸다. 11대의 초소형 위성을 발사해 한반도와 인근 해역을 집중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할 첫 번째 위성이다. 과기정통부는 2026, 2027년에 각각 5기를 추가 발사해 군집위성을 완성할 계획이다. 11기가 전부 운영되면 하루 세 번 한반도 상공 위성 촬영이 가능해진다. 네온샛 2호부터는 우리나라 자체 발사체인 누리호에 실어 우주에 보낸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크다. 임창용 논설위원
  • [김천식의 통일직설] 세계질서와 담쌓은 한국 정치

    [김천식의 통일직설] 세계질서와 담쌓은 한국 정치

    세계질서의 격변이 휩쓸고 지나간 뒤엔 승자와 패자가 남는다. 세계 군사지정학의 핫스폿에 위치한 한반도는 세계질서의 흐름이 그 생존의 조건을 결정한다. 지난 100여년 동안 우리 민족이 겪은 망국과 식민, 해방과 분단, 전쟁과 휴전이 모두 국제정치의 작용이었다. 우리가 목도한 지난 30여년 동안에도 지구촌에서는 많은 전쟁이 있었다. 여러 나라가 망하고 갈라지고 합쳐지고 인종청소를 당하는 일이 많았다. 우리의 삶과 죽음이 국제정치 구조에서 결정된다는 얘기다. 지금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국제정치의 변곡점에 서 있다. 그러나 이번 4·10 총선은 세계 정세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상하고 한가한 일이다. 세상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미중 간 전략적 체제 경쟁, 진영의 재편과 규합, 군사동맹의 재구축, 공급망의 변화, 인공지능(AI)과 문명의 전환, 기후변화, 포퓰리즘과 민주주의 퇴행 등 전대미문의 변화는 미소 냉전이 시작되던 80년 전보다도, 탈냉전이 진행되던 35년 전보다도 더 근본적이고 거대하다. 탈냉전과 세계화 시기에 중국은 미국의 도움으로 세계 공장이 돼 국력을 키웠다. 중국은 커진 경제력과 영향력을 배경으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일대일로 구상, 신형대국관계, 대만 통일을 주창하며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바꾸고자 한다. 거기에 러시아가 가세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영토 변경을 추구한다. 이란도 반미를 표방하며 동조세력과 함께 중동 질서를 바꾸려 한다. 북한은 핵 무력을 고도화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핵 공격 가상훈련까지 하면서 우리를 위협한다. 권위주의 국가들의 강압과 팽창정책이 별개인 듯하지만 연계돼 있다. 규칙 기반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파괴하려는 것이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추구하는 세력이 제어되지 못한다면 세계는 난장판이 될 것이다. 오늘날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 것이며, 대만 유사 사태는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 아니라 발등의 불이 될 것이다. 탈냉전기 가치와 체제, 국경을 뛰어넘어 협력했던 세계화는 퇴조했다. 세계는 다시 가치와 핵무기, 진영과 동맹이 작동하는 냉전시대에 접어들었다. 미국이 수정주의 세력의 팽창을 저지하고자 중국과의 전략적 체제 경쟁을 선언했다.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이 군사동맹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수정주의 세력과 자유주의 세력 간 대치전선이 선명해지고 있다. 전략적 모호성은 통하지 않게 됐으며 위험하기까지 해졌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는가. 4차 산업혁명과 AI의 신문명 시대가 열렸다. 과거 냉전의 승패는 경제가 갈랐다. 신냉전에서도 승패는 첨단기술이 좌우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첨단기술 경제 네트워크는 가치의 네트워크, 군사동맹 네트워크와 일체화되고 있다. 첨단기술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서 공급망이 분리되고 있다. 우리는 탈냉전 시대에 서방 선진시장과의 협력을 통해 경제를 고도화하고 중국과의 수직적 분업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이제 한중 간에는 보완적 협력관계가 깨지고 세계적으로는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협력과 배제의 전선이 분명해지고 있다. 우리는 번영을 위해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가. 북한은 남북한이 동족임을 거부하면서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를 주장하고 핵선제 공격으로 우리를 초토화하겠다고 한다. 내부적 불안감도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가 만능 보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지도자가 인민들에게 먹을 것도 공급하지 못함을 실토할 정도로 민생이 파탄 났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 퍼지는 한류와 대남 동경 등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 동향은 정권의 불안감을 키우는 듯하다. 북한의 핵무력과 내부 불안정이 한반도의 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 우리는 안전과 통일을 위해 어떠한 정신적·물리적 준비를 해야 하는가.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전 통일부 차관
  • [문화마당] 매튜 본의 신화는 계속된다

    [문화마당] 매튜 본의 신화는 계속된다

    대사 없이 춤만으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할까. 마임이나 연기를 섞어 표현한다고 해도 무용극을 동작만으로 풀어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공연 전에 해설을 곁들이기도 하고, 중간에 자막을 띄워 줄거리를 설명하기도 하지만 이런 부수적인 장치 말고 오직 극 안에서 스토리텔링에 성공한 비언어(non-verbal) 무용극은 매우 드물다. 그런데 이런 한계를 말끔히 극복하고 내놓는 작품마다 대성공을 거둔 이가 있으니 바로 영국이 자랑하는 안무가 매튜 본이다. 1960년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스물두 살이 될 때까지 무용을 배워 본 적이 없다. 거장으로 불리는 대부분의 무용가가 어린 나이에 무용을 시작하고 무용수의 길을 걷다가 안무가로 성장하는 것과는 크게 달랐다. 대신 BBC 기록보관소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봤고, 국립극장(NT)에서 안내원으로 일하면서 많은 공연예술을 접했다. 이러한 경험들이 최고의 스토리텔러가 되는 데 중요한 토양이 된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정통에서 벗어나 남들과 다른 길을 걸었기에 남들이 찾지 못한 예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다. 처음 그의 작품을 봤을 때가 기억난다. 1992년 영국 에든버러 축제에서 초연한 ‘호두까기 인형!’이 대성공을 거뒀다는 소식에 궁금했는데 우선 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 고전발레 제목 끝에 느낌표를 붙인 것을 보며 원작을 살짝 각색했을 정도라고 예측했는데 막상 보니 큰 줄거리부터 많이 달랐다. 중산층 가정 대신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고아원을 배경으로 했고, 꿈나라에서 펼치는 환상의 세계 대신 주인공 소녀의 첫사랑에 대한 열정을 담았다. 이런 각색보다 더 놀라운 것은 영화나 뮤지컬에 가까운 장면의 흡입력이었다. 무용 공연에서는 처음 보는 생동감 넘치는 구성으로 일명 ‘댄스컬’을 탄생시킨 것이다. 제목에 붙은 느낌표는 화려하고 흥겨운 무대에 대한 관객의 경이로움에서 나온 감탄사였다. ‘호두까기 인형!’은 이후 극장에서 실제 공연으로 보기도 했지만, 30년이 넘도록 즐겨 보는 최애 무용 영상으로 간직하고 있다. 무용에 대해 문외한이더라도 깃털 바지를 입은 남성 백조는 들어봤을 것이다. 매튜 본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안무가’이자 ‘무용계의 이단아’로 낙인찍은 작품은 1995년 발표한 ‘백조의 호수’다. 100년 넘게 지켜 온 ‘백조는 여성이다’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깼고 영국 왕실을 노골적으로 풍자한 파격적인 해석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신데렐라’, ‘카 맨’, ‘잠자는 숲속의 미녀’, ‘가위손’ 등 수많은 히트작 덕에 그는 올리비에 어워드 역대 최다(9번) 수상자가 됐다. 또 한 편의 전설적인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이 찾아온다(5월 8일~19일, LG아트센터 서울). 단순히 스토리를 뒤집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용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고 오늘을 사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개작하는 천재 안무가. 하나의 장르가 된 매튜 본의 ‘고전 뒤집기’를 한 편씩 감상하면서 지금의 시대상을 확인하지 않았던가. 원수 가문의 대립을 과감히 삭제하고 MZ세대의 고민을 부각시킨 2019년 최신작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떤 모습일지 ‘춤 역사상 가장 긴 키스’라는 수식어만큼이나 뜨거울 열정을 현장에서 느껴봐야겠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세종로의 아침]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은 없다

    [세종로의 아침]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은 없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의회가 통과시킨 안보 지원 예산에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이스라엘뿐 아니라 대만도 포함됐다. 총 950억 달러(약 131조원) 가운데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인태) 안보에 8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이나 우크라이나처럼 지금 중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지도 않은 대만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날 의회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돈뿐 아니라 중국산 동영상 플랫폼 틱톡 규제 법안도 통과시켰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계속 무기를 팔면서 제주도 면적 20배인 섬나라의 무장을 강화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처음 ‘해외군사금융지원’(FMF) 프로그램을 통해 대만에 8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무기를 파는 방식이 아니라 미국인들이 낸 세금으로 대만이 중국과 싸울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이번에 대만에 지원하는 81억 달러는 남중국해에 잠수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사용된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필리핀 등과 치열한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곳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이 지역에서 항해의 자유를 위해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의 안보협의체인 쿼드와 미국·영국·호주의 3국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 그리고 한국·미국·일본의 3자 프레임워크까지 모두 포괄해 협력할 것을 명시했다. 이 모든 안보협력체가 공통으로 경계하는 적은 중국이다.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바이든 대통령이 일관되게 공유하는 외교 정책이 있다면 바로 중동을 떠나 중국의 패권을 누르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보는 미국인들의 시각을 잠시 돌려놓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큰 흐름을 돌리지는 못할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중 관계를 관리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중국에 대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매튜 포팅어나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중국위원장과 같은 대중 매파가 주장하는 승리는 중국을 정상 국가로 만드는 것이며, 그 예는 대만이다. 매파들은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접근 방식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확신을 꺾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미국이 ‘디커플링’(탈동조화)에서 ‘디리스킹’(위험관리)으로 바꾼 대중 전략이 오히려 위험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낸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대만을 무장시키며 대중 압박을 강화하면 초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낀 대한민국에 대한 압박도 강화된다. 이미 인태 지역의 미국 육군을 총괄하는 찰스 플린 태평양 육군 사령관은 대만 유사시 “한국군이 동맹의 힘을 보여 준다면 기쁠 것”이라고 2주 전 한국 방문에서 말했다. 1945년 유엔이 창설됐을 때 회원국은 51개였지만 지금은 193개국으로 늘어났다. 국가도 태어났다 사라지는 생물에 가깝지만, 세계질서는 항상 강대국 위주로 흘렀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양자택일은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좋은 결과만은 없다.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는 지난 80년 가까이 세계 강대국 간의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금의 질서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 250년간 지속된 미국이 앞으로도 250년 동안 지금과 같은 힘을 유지하리란 보장도 없다. 우리는 우리만의 세계관과 목표로 생존과 번영을 모색해야 한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기후 인플레 대응, 농업인 정예화·스마트팜·새 작목 개발로 가야”[이순녀의 이사람]

    “기후 인플레 대응, 농업인 정예화·스마트팜·새 작목 개발로 가야”[이순녀의 이사람]

    ‘金사과’ 기상이변에 생산 급감 탓농업 고령화·노동력 부족도 요인재배면적 줄이고 과수원 문닫아수입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융·복합기상 조건 등 통제·조정 농업으로英佛獨 농업인 150만… 韓 145만명숫자 줄이고 혁신농업 유도 필요 금(金)사과, 대파 파동에 이어 양배추와 참외 등 과일·채소 값이 치솟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의 월평균 과일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6.9%로 주요 7개국(G7)과 유로존, 대만 가운데 가장 크게 올랐다. 채소류 상승률도 10.7%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농산물 가격 급등은 지난해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농업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도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어업분과위원장인 김한호(63)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를 지난 18일 만나 우리 농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었다.-사과 얘기부터 해야겠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사과 가격이 1년 전보다 88.2% 상승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배 가격도 87.8% 뛰었다. 왜 이렇게까지 올랐나. “지난해 봄 과일 개화기와 착과기에 냉해 피해가 있었고 여름에는 호우와 병해충 피해가 연달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주요 과일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사과는 2022년 55만t에서 지난해 39만t으로, 배는 25만t에서 19만t으로 각각 30%와 27% 감소했다. 기상 이변으로 공급 규모가 급격히 줄어서 생긴 수급 불균형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미리 대비할 수는 없었나.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상 과일을 한철 생산해서 일년 동안 소비하는 구조다. 그 덕분에 저장기술이 매우 발달했다. 사과와 배 등 명절 제수용·선물용 과일은 수확기에 저장했다가 추석, 설에 맞춰 시장에 내놓는 패턴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익숙하다. 지금까지는 이런 사이클을 잘 활용해서 수급을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작년처럼 생산량이 3분의1이나 급감하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사과를 수입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과일 등 농산물을 수입하려면 국제 협약과 국내법에 따른 과학적 검역 절차에서 아무런 위험 요소가 없다는 판정이 나야 한다. 수입 검역을 섣불리 풀었다가 외래 병해충이 유입될 경우 그 피해가 수백 년이 갈 수도 있다. 사과의 경우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이 요청해 수입 검역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과학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사과 수입 논란과 관련해 지난 1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주목받았다. 이 총재는 물가 관련 질문에 “중앙은행으로서 제일 곤혹스러운 건 농산물 가격이다. 기후변화가 심할 때 통화나 재정 등 생산자 보호 정책을 계속할지 아니면 수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사과, 배, 감귤 등 6대 과일 재배 면적이 지난해보다 1.1% 줄었다. 특히 사과 재배 면적은 2033년까지 축구장 4000개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업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탓에 가격 전망이 좋아져도 재배 면적을 줄이거나 과수원 문을 닫는 현상이 벌어진다. 쌀은 파종부터 이앙, 수확까지 거의 모든 재배 과정이 기계화됐지만 과일은 기계화 비율이 30% 정도다. 사람 손으로 하는 일이 70%인데 고령 농업인에겐 과도한 노동력 요구다. 과일 재배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근본적으로 과수 농법을 바꿔야 한다. 기술을 접목해서 기계화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기계 작업이 쉽도록 과일 나무의 형태를 바꾸면 노동력을 덜 들이고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여러 개의 줄기에서 사과가 열리는 다축형 사과 재배가 대표적이다. 경북 지역 일부 농가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했고 정부도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기후 인플레이션의 일상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두 가지 방안이 있다. 기존 농업 시스템은 위축되겠지만 온난화된 기후에 맞는 새로운 작목을 개발해 우리 농업의 영역을 넓히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상 상황과 자연환경 조건을 최대한 통제하고 조정하는 스마트 농업으로의 전환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융·복합한 스마트팜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정부도 이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부처에서 진행하던 스마트팜 연구개발을 하나로 모은 ‘스마트팜연구사업단’을 설립했고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지난달엔 스마트 농산업의 국내 기반 강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을 목표로 한 ‘스마트 농산업 발전 방안’을 내놨다.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민간의 자율적 참여를 위축시켜선 안 되고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나라 농업이 당면한 과제는. “농업의 정예화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 가운데 농업인이 145만명이다. 유럽 3대 선진 농업국가인 영국, 프랑스, 독일의 농업인 총합이 150만명이다. 이들이 세 나라 인구 2억명을 먹여살린다. 우리나라는 누구든 농업인이 될 수 있고 70, 80대가 돼도 은퇴가 없다. 은퇴하고 싶어도 생계가 보장이 안 되니 농업인으로 계속 남아 있는 것이다. 농지이양 은퇴 직불제(소유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매도 이양하는 경우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지급 액수가 적다 보니 아직 활발하지 않다. 농업인의 숫자를 줄여 정예화해야 유럽과 같은 고도의 혁신농업을 유도할 수 있고 정부 정책도 사후 대응에서 사전 대응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단독 의결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양곡법을 되살린 제2양곡법으로, 쌀값이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양곡수급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사들이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쌀 매입 정책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데 한정된 예산의 우선순위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농업의 정예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의 역할과 현안은. “정부 부처 간 농업 정책을 조정하고 농업인의 요구를 파악해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일이다. 스마트 농업으로의 전환에 따라 농업인에 대한 재정의, 농지 규제와 활용에 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그래야 맞춤형 정책을 펼칠 수 있다.” ■ 김한호 교수는 서울대 농경제학 학사·경제학 석사를 거쳐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응용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어업분과위원장,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 이사, 농림축산식품부 정책자문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 트럼프 “위대한 일본” 덕담, 뒤에선 “엔저는 美에 대참사”

    트럼프 “위대한 일본” 덕담, 뒤에선 “엔저는 美에 대참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일본 총리를 지냈던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만나 “일본은 위대한 나라”라고 추켜올렸다. 하지만 뒤에서는 34년 만의 엔화 가치 하락에 대해 “미국에는 대참사”라고 소셜미디어(SNS) 글을 올리는 등 미국 우선주의를 분명히 드러냈다. 교도통신과 AP통신 등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일본 집권 자민당의 아소 부총재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에 대한 형사재판에 출석해 지친 상태였지만 부총재를 만날 정도로 ‘성의’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소 부총재를 만나 “매우 귀한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라며 “맞다. 신조, 우리는 신조를 사랑한다”고 고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언급했다. 아소 부총재는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부총리 자격으로 배석하고 골프도 즐겼던 인연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신조는 내 훌륭한 친구”라며 “나는 그가 그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일본 사람들을 정말로 존경한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약 한 시간가량 아소 부총재를 만난 뒤 성명을 내고 “두 사람은 미일 동맹이 인도태평양에서 양국의 물리적·경제적 안보와 안정에 지속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북한의 도전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도 높이 평가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아소 부총재를 만나기 전 SNS에 엔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미국 내 제조업은 달러 강세로 경쟁이 어려워 비즈니스의 많은 부분을 잃거나 외국에 공장을 건설하게 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엔화 약세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소 부총재가 찾아온 것과 별개로 자국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대통령 재임 시절 생각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현재 엔화는 달러 대비 155엔까지 치솟는 등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 방중 블링컨 ‘과잉생산 압박’ 공세… 中 “美, 7不 지켜라”

    방중 블링컨 ‘과잉생산 압박’ 공세… 中 “美, 7不 지켜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개월 만에 중국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대만해협 갈등 등 현안을 논의한다. 지난해 6월 방중이 양국의 긴장을 해소하려는 의도였다면 이번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양국 간 이견을 관리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24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상하이에 도착해 사흘 동안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재계 리더들을 만난 뒤 베이징으로 건너가 26일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회동한다.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면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난해 2월 중국이 ‘기상관측기구’라고 주장하는 물체가 미국 영공에 들어가면서 전투기가 요격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면서 두 나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자 블링컨 장관이 베이징을 찾아 긴장 완화를 시도했다. 당시 방중으로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미 샌프란시스코 회담이 성사됐다. 이후 양국 간 경제·외교·군사 분야 소통 채널이 복원돼 지금까지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속내가 담겼다. 유권자들을 향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으려는 계산이다. 이번 대화에서는 중국의 러시아 지원 문제와 생산과잉 이슈,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등 미국이 불안해하는 중국 관련 이슈를 모두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펜타닐 문제와 북핵 위협을 두고도 이견을 노출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은 중국의 과잉 생산을 두고 “불공정 경제·무역 관행”이라고 비판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산업 경쟁력이 뒤처지자 남 탓을 한다”고 반박한다. 또 “중국이 러시아에 전쟁 물자로 쓸 수 있는 민수용품을 수출한다”면서 전쟁 지원을 주장하지만, 중국은 “중러 간 정상적인 무역까지 제재한다”고 맞선다. 사안마다 큰 입장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북미·오세아니아국)는 블링컨 방중에 앞서 22일 미국에 “7불(7不)을 지키라”고도 주장했다. 대만·남중국해 문제와 대중국 제재 등에서 미국이 관여하지 않는 데에 ‘중국 발전을 억제하지 않음’, ‘중국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추구하지 않음’을 새로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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