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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소 경원 답례의 제주나들이/고르비 방한… 모스크바의 시각

    ◎아태 공동체 구성의 정지작업 일환/개혁의지 부각… 국내입지강화 포석 소련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을 국내 정치적 효과와 한반도 평화구도 정착의 재확인이란 2개의 큰 목적을 가진 나들이로 보고 있다. 일본방문에 이어 짧은 시간이나마 한국을 방문,우선적으로 아시아 주요국들이 자신에게 보이는 관심을 국내로 반입,국내에서의 이미지 고양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소련 국내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처한 입장을 고려한다면 이런 분석이 틀림없을 것 같다. 그의 방한은 실제로 노태우 대통령의 지난 12월 방소와 경제협력지원에 대한 답례예방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는 양국간에 소련이 획득해야 할 급박한 현안이 없고 공동코뮈니케도 없을 것이란 전망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그는 한국을 방문하는 첫 소련 대통령이 됨으로써 정치·외교에 있어서 자신의 개혁의지 즉,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의지를 소련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것이 되고 보수로 회귀한다는 개혁파들의 공세에 대비할 수 있는 적지 않은 효과를 얻을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북한의 반발을 무릅쓰고서도 한국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고르바초프의 방일과 방한은 외교적 측면에서 소련 외교에 또 하나의 꿈인 아시아태평양 역내 공동체 구성과 주도를 위한 포석의 성격을 지닌다. 소련은 이미 아태지역 역내 외무장관회담 등을 열어 경협문제 등을 논의할 것을 제의한 바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방문에서 경제적으로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나라의 정상들과 회담을 갖는 데 이어 곧 소련을 방문하는 중국의 강택민과 회담을 가짐으로써 이달내에 아시아의 주요 3개국과 모두 회담을 갖게 된다. 즉 아태 공동체 구성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아시아지역에 대한 외교적 목표에 한발 더 접근하는 이득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또 한소 수교와 노 대통령의 방소에 이어 결과적으로 자신의 외교에 대한 신사고를 아시아지역에서 확인시켜주는 것이 될 것이다. 아시아지역의 군축문제와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문제,한국 단독의 유엔가입 문제 등이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것이 당연하므로 어떤 의미에서든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평화공존구도로의 전환에 또 하나의 주요한 획을 긋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는 한소 관계가 고르바초프의 방한을 계기로 보다 보완적 협조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적 의미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그다지 중요해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는 그보다 일본방문에서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경제지원과 한국방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치·외교에서의 개혁의지를 함께 모아 국내에서의 이미지 제고를 더 큰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모스크바의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소련의 현재 상황은 6월의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선거,5월의 러시아공화국 헌법 개정을 앞두고 급진개혁파와 고르바초프 진영의 힘겨루기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르바초프는 일본을 방문하게 됐고 여기에 한국을 포함시킴으로써 순방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소련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소련 국내적 효과만을 고려할 때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높여주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강경보수파 사이에 옛 동지인 북한을 홀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여전히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짐이 되고 있지만 현재의 국내사정은 그러한 강경보수파의 입장보다는 일반국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증폭되고 있는 개혁에 대한 욕구에 부응하는 것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더 필요해지고 있다 해야 할 듯싶다. 보수파가 반발하기 때문에 한국방문을 한다는 역설도 성립할 수 있다. 소련국민들에게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친근하고 가까이하고 싶은 나라로 이해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경제성장과 급속한 민주화 모두에 경의의 눈길을 보내고 있고 이러한 좋은 이미지가 오랜 동맹국인 북한을 제쳐두고 한국방문을 하도록 결정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소련의 언론들은 관례대로 한국방문 발표에 대해 짤막하게 보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크렘린궁이 방한 사실을 발표한 9일 밤 국영 TV들은 9시뉴스 중간에 발표사실만을 보도했다. 그러나 그러한 보도관행에 따른 축소보도에도 불구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에 따른 기대는 크고 이 지역 정세에 미치는 영향 역시 어느 외국 원수의 움직임보다 크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 “경협 최우선”… 한·소 동반관계 굳히기

    ◎소 수뇌 첫 한반도 나들이의 의미/고르비,경제난 타개 위해 일·한 연쇄방문/양국,동북아 평화 주도적 역할 모색/남북 관계개선·통일여건 조성 기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오는 19일 방한,노태우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양국 관계가 본격적인 협력관계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우리나라 방문은 역대 소련 대통령이 한 번도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소련 국내 여건상 당초 방한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어온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방한을 통보해온 것은 양국 협력과 함께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중요시하는 그들의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제주도에서의 한소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정상회담과 지난해 12월14일 모스크바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로 역사적인 한소 수교 이후 양국 협력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걸프전 이후 한반도를비롯한 동북아 지역이 국제사회의 주요한 관심지역으로 등장했음을 의미한다고 여겨진다. 최근 소중·일소·일중 외무장관회담이 잇따라 열린 데 이어 오는 5월 강택민 중국 총서기가 소련을 방문하는 등 한반도 주변강국들은 부산한 나들이 외교를 펴고 있는 상황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이 갑작스럽게 성사된 것은 그들의 심각한 경제난 때문에 대한 경제협력 강화의 필요성이 시급한 데 따른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오는 16일 일본방문시 북방도서 반환을 전제로 2백80억달러의 경협자금 제공문제를 협의하는 것도 그들의 심각한 경제난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무엇이든지 잘 밝히지 않는 소련의 특유한 외교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은 소련측이 아직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일본방문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애를 먹고 있으며 지난 2차례의 한소정상회담도 갑작스럽게 이뤄졌었다.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고르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양국간에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정세,걸프전 이후의 국제정세,양국간 경제협력증진방안 등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대화를 비롯한 남북 관계개선 방안과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협정 가입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우리의 유엔가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히는 한편 방일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KAL기 피격사건에 대한 소측의 새로운 정보제공도 기대된다. 소련측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인한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우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을 국빈방문이 아닌 공식실무차원으로 했으며 회담장소를 서울이 아닌 제주도로 했다는 점이다. 또 제주도 체류시간도 3∼4시간밖에 안 돼 최초로 한국을 방문하는 소련 대통령으로서는 너무 짧은 방한이라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최근 각국 정상들은 휴양지 등에서 만나 화기애애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회담을 갖는 추세이며 대부분 정상회담은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정부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또 서울이 아닌 제주도를 택한 것도 의전행사 등으로 인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반발하겠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개방과 개혁이라는 국제사회의 일반적 추세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북한은 궁극적으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재개하는 등 개방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한소정상회담은 남북관계를 개선,통일여건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소 외교사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세번째 대좌 성사 안팎/소서 9일 새벽 제의… 하룻만에 전격 수락/북한입장·짧은 일정등 감안,제주로 결정 ○…오는 19일 제주도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간의 3번째 한소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과정은 속을 잘 내비치지 않는 「북극곰」 소련외교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것. 지난해 12월 노 대통령이 소련방문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초청을 한 이후 「오겠다」 「못 오겠다」는 뚜렷한 입장표명을 유보해왔던 소련측은 9일 새벽(모스크바시각 8일 저녁) 공로명 주소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로가초프 외무차관을 통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방문을 마치고 귀로에 방한할 의사가 있음을 전달. 9일 상오 7시 주소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은 외무부는 즉각 청와대로 이를 보고,「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의사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확인한 뒤 상오 10시 주소 한국대사관에 이를 전했고 공 대사는 즉각 소련 외무부에 이같은 결과를 통보. 당초 양국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확정 사실을 1∼2일 후 적절한 시기를 택해 발표하려 했으나 소련측은 이날 하오 8시20분쯤 양측이 9시쯤으로 발표를 앞당겼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우리측에 전해왔으며 이에 따라 밤 9시45분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긴급히 이를 발표하는 등 이날 하룻동안 한소 양국정부간 긴박한 「접촉」이 계속. 소련측은 발표시각을 앞당기자고 요청하면서 자국언론에 대한 보도통제가 어려운 것을 이유로 들어 최근 소련의 개방화 추세를 반영.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방한했던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던 점을 감안할 때 소련측의 이번 결정은 상당히 전격적인 것이란 관측. 외무부는 이날 하오 5시쯤 미국,8시쯤 일본 등 우방국에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사실을 통보. ○…한소정상회담의 개최장소가 서울이 아닌 제주도로 결정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체한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한 것은 소련 국내사정이 복잡해 그가 오래 한국에 머물 수 없기 때문으로 관측. 특히 양국간 전화협의를 통해 회담장소가 제주도로 결정된 것은 아직 소련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북한을 의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울을 회담장소로 할 경우 의전절차 등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도 감안된 듯. 또 정상회담의 장소가 휴양지나 별장지로 되는 것은 최근의 세계적 추세로서부드러운 분위기에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청와대 당국자의 설명.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국빈방문(State Visit)이 아닌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성격이라고 외무부 관계자가 전언.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발표와 관련,양국간 정상회담의 개최장소나 의제,공식수행원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표의 「전격성」을 입증.
  • 전두환 전 대통령/서울랜드 나들이

    【과천=김동준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30일 손자들과 함께 과천 서울랜드에서 봄나들이를 즐겼다. 전씨부부는 이날 3명의 손자들을 데리고 경호원 10여명을 대동하고 상오10시35분쯤 서울랜드에 도착,회전목마 등 놀이기구 3가지를 이용한뒤 서울랜드안 숯불갈비집 거북성에서 점심을 마치고 관리사무소에 들러 직원들과 인사한뒤 하오3시쯤 서울로 돌아갔다.
  • “미·소 달래기”… 「미소 외교」에 바쁜 일본

    ◎당정수뇌의 잇단 나들이 안팎/가이후,곧 방미… 반일여론 진화 안간힘/소엔 경협 내세워 「북방 4섬 협상」 모색 걸프전 뒤처리를 위한 일본 정계수뇌들의 방문외교가 피크를 이루고 있다. 자민당의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이 지난 24일부터 소련을 방문,고르바초프 대통령과 2차례에 걸친 회담을 끝내고 27일 막바로 미국으로 직행한 것을 비롯,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총리,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 전 총리 등의 방미 일정이 줄을 이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외상은 이미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가이후 총리의 방미에 따른 사전조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자민당내 파벌 회장인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의원도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을 방문,걸프전에 따른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다. 사회당의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위원장도 오는 4월1일부터 소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면담일정이 잡히지 않아 27일 방문자체를 중지했다. 오는 4월3일부터 6일까지 미국을 방문하는 가이후 총리는 3가지 목적을 갖고 부시 미 대통령과 만난다. 첫째는 미국내의 대일비판을 진정시키려는 것이다. 걸프전 기간중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인 일본은 그 국제적 지위에 어울리는 공헌을 하지 못해 비판을 받아왔다. 우선 인적기여를 못했으며,비록 90억달러의 지원금을 냈다하더라도 그 제시과정이 10억달러부터 시작된 「치사한」것이어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이가기 시작한 국민적 차원의 나쁜 이미지를 씻고 관계개선을 꾀하려는 것이다. 둘째는 오는 4월16일부터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미국측과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오자와 간사장도 30일까지 미국에 머무르면서 이번 방소 결과를 설명하고 걸프전 당시의 일본의 입장에 대해 이해를 구할 생각이다. 가이후 총리의 세번째 방미 목적은 쌀시장 개방문제 등 앞으로 더욱 격화될 무역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가이후 총리의 이번 방미에 하다스도무(우전자) 전농상을 대동하는 것이 그 반증이다. 미국의에드워드 마티간 농무장관은 지난 25일 곤도 모토지(근등원차) 농상에 대한 강력한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것은 일본 지바(천엽)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식품·식료전시회」에 미국측이 출품한 전시용 쌀을 철거토록 조치한 것은 미국 농민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며,차제에 일본은 쌀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 당국자들은 이번 오자와 간사장의 방소 성과에 대해 더욱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26일 하오3시50분(한국시간 하오9시50분) 모스크바시내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예정에도 없던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돌연한 제2차회담에 의미를 부여한다. 비록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으며,또 회담내용을 공표할 단계는 아니라 하더라도 1차 회담에서 이미 북방 4개도서 반환문제에 대해 「뜻깊은 발언」을 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그의 요청에 의해 통역만을 사이에 두고 45분간에 걸친 단독회담을 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북방영토 문제를 둘러싼 일·소 쌍방의 기본전략은 명확해졌다. 일본측의 방침은 4개 도시에의 주권을 인정받은 후 지난 56년의 일·소 공동선언을 근거로 하보마이(치무)·시코단(색단) 2개섬의 반환을 실현시키고,나머지 구니시리(국후)·에도로후(택착) 섬의 반환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련측이 열망하는 대규모경제협력을 한다는 것이 일본측의 구상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소련측이 이들 4개 섬에 대한 일본의 「잠재주권」을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 반환교섭의 개시에 동의한다면 2백6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다음 5개항의 경제협력을 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소련의 대일 수입대금 미불금은 반제자금융자로 해결,둘째 생활필수품 등 수입을 위한 일본 수출입은행의 긴급융자,셋째 지역개발을 위한 민간투융자,넷째 프로젝트에 따라 초장기융자,다섯째 4개 섬주둔 소련군의 철수경비 등의 부담 등이다. 이에 대해 소련측은 복수의 대일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방일때 내놓을 「신제안」 가운데 영토문제의 존재를 인정하고 구체적인 방책은 계속협의한다는 것이 소련측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하다. 차선책은 하보마이·시코단섬의 반환을 경제협력과 맞바꾸어 실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으로 소련이 일본측의 주장을 전면 수용하기는 어렵다. 국경선의 변경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정적 옐친 최고회의 의장이 이끄는 러시아공화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보수파·군부가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기에는 불확정한 요소가 많다고 일본 외교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볼때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은 일·소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호기일 수도 있는 반면,북방영토 문제에서 성과가 없다면 일·소 관계가 거꾸로 냉각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고르바초프­오자와 2차회담의 내용은 오히려 별 것이 없고 쌍방이 국익을 걸고 진심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걸프교훈”… 검약정신 몸에 배간다/에너지 하루 14억어치 절약

    ◎전력은 대전사용량만큼 줄어/차량 10부제 큰 호응… “종전돼도 하자” 걸프전쟁을 계기로 일기시작된 근검절약운동이 국민들 사이에 착실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전기나 기름 수돗물 등 각종 에너지의 절약운동이 각계각층에서 널리 확산돼 상당한 실효를 거두고 있고 해외여행이나 휴일나들이가 크게 줄었는가 하면 값비싼 고급상품들을 선호하던 소비패턴도 값싸고 실용적인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특히 과거처럼 정부나 관에서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나 직장단위별로 자발적으로 번지고 있어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6일 동자부에 따르면 걸프전쟁이 일어난 뒤 승용차 등의 10부제 운행 등 각종 소비절약 운동으로 한달동안 모두 4백34억원 상당의 에너지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별로는 차량 10부제 운행으로 하루 7천9백배럴,6억원어치씩 한달동안 모두 1백86억원이 절약됐다. 하루평균 6만3천5백배럴이었던 휘발유 소비량은 12.1%가 감소,5만7천4백배럴로 줄었으며 1시간에 22.1㎞이던 도심지역 차량주행 속도도25㎞로 향상됐다. 또 대형네온사인의 사용금지,TV 방영시간의 단축 및 가로등 격등제 등 절전시책으로 하루평균 발전량이 3억1천9백60㎾H에서 3억1천3백10만㎾H로 대전시의 하루 전력소비량보다 많은 6백50만㎾H가 줄어 하루 1억8천1백만원씩 한달동안 56억원의 절약효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원자력,유연탄,무연탄 등 비석유발전소의 가동을 높이고 석유발전소의 가동을 줄임에 따라 벙커C유 2만6천7백배럴,경유 1만9백배럴 등 하루 3만7천6백배럴 규모의 발전용 유류소비를 줄여 하루 6억2천만원씩 한달동안 모두 1백92억원의 경비절감효과를 가져왔다. 또 전국상수도 소비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에서는 평소 5백만㎥에 가깝던 수돗물의 사용량이 전쟁이후 4백86만7천㎥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전기와 기름 수돗물 등의 사용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은 일반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대단위 아파트단지와 평소 에너지사용량이 많은 각급기업,호텔,백화점 등에서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운동을 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14단지의 경우 걸프전쟁이 터진 지난달 17일 이후 승강기의 격층제운행,복도와 보도의 외등격등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주민들이 불평하기는 커녕 오히려 가정단위로 「한등끄기운동」 「전원코드빼기」 등 에너지 절약운동에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3천1백가구 1만4천여명이 살고 있는 이 단지에서는 또 하루 한차례씩 에너지 절약에 관한 홍보방송을 하면서 이같은 에너지 절약운동을 사치와 낭비의 배격,과소비자제 등 소비절약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에너지절약 외에도 주말관광 등을 자제하는 등 근검절약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김포공항에서는 신정연휴 때까지만 해도 2∼3달전부터 예약이 밀렸던 서울∼사이판·괌·하와이노선 등의 해외관광손님이 크게 줄어 최근에는 4백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대형점보기에 1백명에도 못미치는 승객을 태우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내국인들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 독일 대통령의 방한과 한독 협력(사설)

    지금 서울에는 매우 반갑고 귀한 손님이 머물고 있다. 국빈으로서 방한중인 독일연방공화국의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대통령이 그분이다. 통일독일 대통령으로서의 첫 해외나들이가 바로 한국이요 서울이라니 그 또한 의미있는 일이다. 그는 25일 서울에 닿는즉시 노태우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통일을 위한 양국간의 협력을 강화하며 경제·과학·기술분야에서의 협력도 더 알차게 다져나가기로 다짐했다. 당연한 일이다. 통일전 서독으로서 한국과 유지했던 우호협력관계는 이제 더욱 확대 강화되어 나갈 것이다. 마침 이날은 그동안 정력적으로 북방정책을 추진해온 노대통령의 취임 3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더욱 뜻깊었다. 되돌아보면 독일통일의 시발점이된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것이 89년 11월9일의 일이었다. 또 베를린 의사당광장에서 동서독의 지도자와 시민들이 세계의 주시속에 역사적인 통독을 선언한게 90년 10월3일이었다. 바로 그날은 우리의 개천절이기도 했다. 그 통독의 대통령이 지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으로 남은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전후 냉전체제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동서독이 하나가 되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세계 어느나라 누구보다도 더큰 충격과 환상으로 지켜보았다. 국제정치적인 역학관계에 의해 오히려 우리보다 그 통일이 어려우리라던 동서독의 급속한 통일은 확실히 충격이었다. 환상이란 우리남한도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한 것처럼 북한을 흡수통일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었다. 이제와 보니 그 충격은 사실그대로 충격이었으나 환상과 기대감은 사실과 거리가 먼 것이었다. 통일문제에 관한한 동서독의 경우와 남북한의 경우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알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세계적인 충격과 관심속에서 통일을 이룩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 정치경영 경륜과 통일과정의 경험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또 우리가 이를 교훈으로하여 통일에 접근하는 힘으로 삼아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우리는 바이츠제커 대통령일행의 방한을 환영하는 것이다. 남북한의 경우 통일에의 난관이나 장애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통일을 위해 핵심적이고도 중추적인 요소가 무엇이냐라는 물음이 제기될 때 통일독일은 우리에게 큰 힘과 교훈을 주고 있음에 틀림없다. 곧 통일에의 가장 핵심요소는 국력 즉 경제력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의 하부구조가 경제라 할 때 동서독통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민족자본주의 한국의 넘쳐나는 힘이 언젠가는 북녘땅에도 미치리라는 확신을 우리는 갖게되는 것이다. 사실 통독의 과정에서 우리가 가졌던 주된 관심사는 통독의 과정에서 우리가 가졌던 주된 관심사는 동서독의 통합을 가능하게 했던 국제정세의 변화와 다각적인 교류,서독체제의 우월성 등이었다. 한반도의 남북한에 있어 지금 국제정세의 변화는 어느때 보다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대화와 교류의 축적여하에 달려 있다고 본다. 통일독일이 우리에게 주는 경험과 교훈을 그 손님들이 찾아온 기회에 다시금 되새기고자 하는 것이다.
  • 방심이 부른 연휴의 사고들(사설)

    설날 나들이길이 곳곳에서 발행한 윤화로 얼룩졌다. 다른 연휴때에 비해 이번의 경우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많아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고르지 못한 날씨탓도 없지 않겠으나 연휴에 들떠 사고의 대비에 둔감하고 부주의한 구석이 많았다고 여긴다. 우선 연휴 3일동안 1백22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이것은 연휴기간동안 유례가 없는 높은 치사율로 피해의 정도를 알 수 있게 된다. 고속도로 길이 곳곳에서 막혀 제속도를 낼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연휴동안 교통사고는 어째서 많았고 인명피해는 컸었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번의 사고는 몇가지 측면에서 그 원인을 뚜렷이 보게된다. 하나는 전국에서 비나 눈이 내려 길이 미끄러운데도 과속으로 달리며 추월하거나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다른 차와의 충돌사고가 많았다는 것이다. 설날 나들이여서 가족·친지들을 가득 태우고 있어 더욱 조심해야 되는데도 그러하지를 못해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가 적지 않았다고 하는 사실이다. 설을 쇠거나 친척집에 세배갔다가 마신 술이 사고를 내게한 것이다. 충남 논산에서 베스타승합차 운전사가 음주 뒤 과속으로 달리다 5명을 치어 그 자리에서 숨지게 한 것이 연휴기간 동안의 사고를 잘 말해주고 있다. 요즘은 평소에도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벌을 받고 그래서 모두가 조심하고 있는 때여서 연휴로 인한 방심이 가져온 사고로 밖에 볼 수가 없다. 이같이 이번 연휴에는 많은 사람들이 들떠 제멋대로 운전을 하거나 주의를 게을리함으로써 평소보다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음주운전 금지조치가 생활화되고 조금만 조심을 했다면 주변의 불행은 막을 수가 있었다는데서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연휴가 가져오는 들뜬 분위기는 고속도로 통행이나 흔치않은 빈집화재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지난해 추석때나 신정 연휴기간을 보아도 당국의 철저한 계도를 많은 차량들이 따라 큰 혼잡은 없었으나 이번의 첫날 귀향때는 상당히 붐볐다는데서 그것을 보게된다. 다른 때는 차량들이 분산운행함으로써 소통이 그런대로 이뤄졌으나 이번에는 당국의 계도역시 철저하지 못한데다 차량들은 한꺼번에 몰려 귀향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리의 도로여건을 감안할때 당국은 분산운행되도록 지도·안내를 잘 하고 차량은 이를 따라야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빈집에서 발생한 2건의 화재도 집에 누가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것이었고 또 발생했다해도 피해는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데서 연휴가 부른 사고임에 틀림없다. 재난에는 미리 대비하고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거듭 배우게 된다. 이번에도 알 수 있듯 음주운전은 우리의 주변에서 사라지도록 해야한다. 그것은 다시 거론할 필요없이 모두가 스스로 지킬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빗길운전에는 운전자의 조심이 더 요구되듯 교통사고는 안전수칙을 따를때 사고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안전사고는 미리 대비하고 그럴때 피해도 최소화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 오늘 입춘… 중부에 눈/낮기온 예년보다 3∼4도 낮을듯

    4일은 입춘. 이날 중부지방엔 눈이,호남지방엔 눈 또는 비가 내린 뒤 잔뜩 찌푸린 날씨가 될 것같다. 아침 최저기온이 예년에 비해 3∼4도 가량 높겠으나 낮기온은 오히려 예년보다 낮겠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다가온 약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4일 아침 중부지방에는 눈이,호남지방에는 눈 또는 비가 조금 내린 뒤 차차 개겠고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3도 대전 영하 3도 광주 영하 1도 부산 3도 등 예년보다 높겠다고 3일 예보했다. 기상청은 그러나 이날 낮기온은 서울 0도 대전 2도 광주 4도 등 예년보다 3∼4도 가량 낮은 분포를 보이겠으며 5일 아침은 중부지방이 영하 6∼8도,남부지방 영하 3∼4도의 추운날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2월들어 첫 휴일인 3일은 맑은 날씨에도 시민들은 걸프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절약 시책에 적극 호응,나들이를 삼가는 모습이었다. 고속도로 통행차량도 종전휴일과 마찬가지로 예상보다 2∼3% 정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 「뇌물외유」 파문 계기로 본 「검은 돈」의 실체

    ◎「협회」,“업권보호” 구실 자금 물쓰듯/대국회로비 겨냥,예산 짤때 상례화/의원들과 유착… 규모는 일체 “대외비”/고위당직자에 비중… 「뇌물한계」 획정 시급 국회의원들의 뇌물성 해외나들이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각종 협회 등 사업자단체가 의원들에게 뿌리는 자금용도의 위법성 시비가 국회의원의 청빈론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한국자동차 공업협회와 무역협회로부터 모두 11만여달러를 받아 해외여행을 한 이재근 상공위원장(평민)과 박진구(민자)·이돈만의원(평민)은 『의원들이 외유때 관련단체로부터 여비 등을 지원받는 것은 관례』라고 항변할 정도로 이같은 협회자금의 사용은 상례화 돼왔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이 로비스트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각종 협회나 연합회 등 사업자단체가 회원들의 이익을 꾀하기 위해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일종의 로비활동을 해온게 사실이어서 언제든지 문제가 될 소지를 안고 있었다. 현재 국내에 이같은 목적으로 설립돼 있는 각종 협회는 이번에 문제가 된 한국자동차 공업협회를 비롯,어림잡아 80여개에 이르며 이밖에도 10여개의 「∼연합회」와 「∼조합」 등의 이름을 내건 이익단체가 비슷한 목적을 위해 설립·운영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그 정관에 「회원의 친목과 이익을 위해」란 설립목적이 명시돼 있어 소관 상임위의장을 상대로 회원들에게 유리한 입법활동을 위해 의원들의 여행경비를 비롯,엄청난 돈을 쓰고 있으며 이것이 드러나지 않는 한 「의례적」이며 「상례적」인 것이 돼왔다. 이번 사건의 수사를 맡은 서울지검 특수부도 『여행경비로는 상식이상의 돈이며 이를 대가로 의정활동을 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혀 이 「상례화」된 돈거래가 뇌물수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시비를 불러 일으켰다. 검찰은 또 이들 상공위 소속의원 3명 말고도 비슷한 시기에 외유를 다녀온 다른 의원들과 유관단체에 대해서는 수사를 기피하려는 인상이어서 「상례화」된 사건을 「특정사건」으로 다루어 법집행의 형평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동안 여야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의 배정때마다 이른바 「인기상임위」를 배정받기 위해 애를 써왔으며 「인기상임위」는 해당상임위의 소관아래 굵직한 단체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각종 사업자 단체들은 국회의원 등에 대한 로비활동 자금을 예산에 편성해 오고 있으며 이 예산의 규모나 의원들에게 건네지는 방법 등은 밝히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무역협회의 무역특계자금의 경우는 지난68년 12월 협회의 임시총회 결의에 따라 수입승인을 받는 수입품 가격의 0.15%를 징수해 조성해 왔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1년 동안 거둬들인 특계자금은 모두 4천8백93억3천2백만원이며 연평균 2백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지난해에는 약 5백80억원이 걷혀 이 가운데 변호사 고용과 로비활동자금인 대외통상협력사업에 49억원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쓰인 내역은 완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각 협회나 사업자 단체들은 각자 예산에 활동비 명목으로 총 예산의 5∼20%선을 설정하고 있는 반면 지출내역에 대해서는 『밝힐수록 말썽만 일으킨다』는 것이 관계자들의한결같은 말이다. 실제로 모연합회의 경우 1년 예산 10억여원의 10%인 1억원은 순수접대경비로 쓰고 있다. 각종 의정활동이나 지역구 활동을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한 국회의원들로서는 한정된 세비와 공식경비만으로는 이같은 경비를 대기에 힘이 부쳐 이들 단체의 돈을 부담없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익단체들과 의원들의 이같은 「협조」가 드러나 검찰에 기소된 현역의원은 13대국회 들어 현재까지 방재협회로부터 뇌물을 받은 박재규의원(민자)과 토지불하를 미끼로 뇌물을 받은 이상옥의원(평민) 등 2명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검찰은 이의원 등 3명이 국회에서 행한 발언내용 가운데 자동차협회와 무역협회에 관련된 부분이 있는지를 조사했으며 지난 80년의 대법원 판례인 뇌물수수죄의 구성요건 「장래의 직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문제로 제기된 이익단체의 로비활동 범위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이 없어 앞으로도 이같은 논란은 법의 형평성과 더불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이익단체의 활동목표와 활동자체가 모두 비리인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법을 집행하는 검찰이나 법원이 이에대한 명확한 한계를 그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국회의원의 후진형 외유 행태(사설)

    국회의원의 외유가 또 빈축을 사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일이 있다. 국회가 쉬는 기간에 국회의원이 외유를 하는 것은 절대로 나무랄 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곱지 않은데 걸핏하면 세비 올릴 궁리나 하고 공비로 「마누라까지」 거느리고 유유히 나들이나 즐기는가 해서 비난부터 하는 시선이 있는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원의 외유를 덮어놓고 부정적으로만 볼 일도 아니다. 장삼이사의 보통사람들도 숱하게 외유를 드나들고 아녀자들까지가 예사로 외국여행을 하는 시대에 국정을 운영하는 중책의 국회의원이 외유를 한다는건 잘못이 아니다. 이 국제화시대에 우물안 개구리처럼 바깥에 대한 지식도 없이 들어앉아만 있는다는 것은 좋은 국회의원 활동에 오히려 흠이 될 일이다. 통상외교문제에서 교포문제에 이르기까지 현지감각을 가지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한뒤 돌아와서 국정에 반영한다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이다. 또한 능력있는 국회의원 중에는 국가이익에 도움을 주는 외교지원을 할 수 있는 인사들도 많다. 「지면외교」의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크게 공헌하는 의원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다만 우리가 지적하는 것은 일부 국회의원들이 보이고 있는 그 행태의 세련되지 못함이다. 해외공관 근무자들이 공포심에 가깝도록 꺼리는 일이 「국회의원들의 방문」이다. 물론 공무원의 근무태도를 감시할 위치에 있는 것이 국회의원이므로 상전의 요소가 불가피하겠으나 현지에서 곤혹스런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공무와 관계없는 「수발」을 몽땅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 체크인,아웃은 물론 쇼핑 관광안내 가방나르기 식사섭외 공항수속 등을 「몸종」처럼 해야하므로 임지에서 수행해야 할 정규 외교업무를 작파해야할 지경이라고 한다. 부부동반일 경우 가족이 동원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런 행태는 아주 해묵은 것이어서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악습이라고 한다. 국회의원 쪽에서 이런 악습과 행태는 고쳐야 한다. 도무지 국회의원이 무슨 귀족이라고 입출국 수속이나 여행가방 건사하기 같은 것을 번번이 남의 손에 맡기는가. 개인적으로 여유가 많아서 수행비서를 동반한다든가,너무 무지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사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일이다. 공무원을 수족처럼 동원할 일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국회의원들에게는 특권의식 같은 것이 의외로 집요하게 있는 것같다. 이를테면 일반석 비용으로 산 비행기표를 가지고 일등석이나 특별석을 요구하는 경우도 그에 해당한다. 비행기 회사측이 기왕에 비어가는 일등석을 국회의원에게 인심쓰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그걸 어떤 권리처럼 여기는 것은 잘못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국회의원들은 여야간에 『국회의원을 뭘로 아느냐』는 호통을 잘 치는 것같다. 「무얼로」알지도 않는다. 그저 국민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일 뿐이다. 귀국해서조차 맨몸으로 탈탈 빠져나오고 수행비서들이 보세구역까지 들어가 출국수속을 다투는 몰골을 보일만큼 특권층이어도 안되고 무지해도 안되리라고 생각한다. 걸프전쟁 때문에 나라전체가 위기를 걱정하는데 여전히 후진국형 소동이나 벌이는 국회의원이 있다는 건 유감스런 일이다.
  • 「전시 휴일」… 유원지등 한산/걸프전 4일째

    ◎시민들 전황에 촉각 TV주시/골프장 휴장·유류 사재기 주춤/에너지 절약 호응… 고속도등 차량 줄어/정부관계자·중동진출 기업 비상근무 걸프에서 전쟁이 터진지 나흘째 되는 날이자 처음 맞는 일요일인 20일 정부 관계부처와 중동진출 기업체들은 비상근무체제로 긴장의 휴일을 보냈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휴일임을 잊은듯 전황에 눈과 귀를 모으며 그 어느때보다 차분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날씨마저 비교적 포근해 외출하기에 알맞은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필요한 나들이를 삼가며 TV나 라디오,신문속보 등을 지켜보며 숨가쁘게 전개되는 전황을 살피는 한편 하루라도 빨리 전쟁이 끝나 평화가 오기를 바랐다. 이 때문에 서울 명동 종로 등 도심거리와 근교 유원지 등은 상당히 한산한 편이었고 거리의 차량 통행도 크게 줄었다. 이날 상봉시외버스터미널 등을 통해 교외유원지 등으로 빠져나간 사람들도 크게 줄어 평소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외무부,동자부,교통부,서울시,해운항만청 등 정부 관련부처와 현대건설·삼성건설 등중동진출 기업에서는 대책본부 직원들이 평일과 마찬가지로 정상출근해 현지와 긴밀히 연락을 취하거나 대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근무에 여념이 없었다. 노재봉 국무총리서리는 이날 상오10시 정부 종합청사 19층에 마련된 「걸프사태 종합상황실」에 들러 관계관으로부터 전황 및 정부의 대책현황을 보고받고 『정부는 소관부처간의 공조체제를 더욱 철저히 갖추고 장관을 비롯한 모든 공무원이 현장으로 뛰어들어 새로운 사태전개에 따른 현실성있는 대책들을 마련,시행하는데 철저를 기하라』고 지시했다. 노총리서리는 또 『정부의 신속한 대비와 국민의 일사불란한 협조로 개전사태에도 불구,사회분위기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있는 만큼 이러한 분위기가 정착될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며 대책반을 격려했다. 이날 노총리서리의 순시에는 이승윤 부총리,이봉서 상공,이희일 동자,이연택 총무처,최창윤 공보처장관 등이 수행했다. 현대건설 비상대책 본부에는 장정모대리(33) 등 직원 5명이 나와 상황판을 지켜보며 아직은 연락이 가능한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의 지사와 통화하면서 이라크에 남아있는 근로자 22명의 소재파악과 철수대책을 마련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가족들과 조용한 하루를 보내는 탓인지 잠실 롯데월드,과천 서울대공원,용인 자연농원,장흥 유원지 등에는 평소보다 입장객이 10∼20% 이상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광교,무교동 등에서 용인 등으로 가는 관광버스는 좌석을 절반 이상씩 비운채 출발하거나 심지어는 서너사람만 태우고 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시내 유명 한식집이나 뷔페식당에서는 이날 하루 매상이 20∼30%씩 줄만큼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 대형 갈비집인 강남구 논현동 N음식점의 경우,평소 휴일이면 6백여명씩 북적대던 것과 달리 군데군데 빈자리가 많아 이날 하루 온종일 손님이 3백여명을 약간 웃도는데 그쳤다. 이날 고속도로에서도 차량이 크게 붐비던 평소와는 달리 통행차량이 3천∼5천대씩이나 줄어들어 경부선이 3만5천여대,중부선은 2만7천여대에 그쳤다. 고속도로 관리당국은 이같은 현상이 승용차 등의 10부제 운행 등 에너지 절약운동에 시민들이 성숙한 의식으로 적극 호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관악컨트리클럽,한양컨트리클럽 등 서울근교 골프장도 이같은 사회분위기에 따라 이날 하루 모두 휴장했으며 시내 실내골프 연습장에도 손님이 10명 안팎에 머물러 한가한 모습이었다. 또 한때 일부의 불안감에 따른 사재기 등으로 값이 치솟던 등유·경유 등 민생용 난방유류의 가수요도 크게 주는 현상을 보였다. 동자부에 따르면 19일만 해도 정부비축 등유를 2만3천2백98배럴이나 방출한데 비해 이날은 하오1시 현재 1만1천3백59배럴을 방출,거의 절반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자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밤까지 계속 방출될 등유물량은 이보다 2천∼3천배럴 정도 더 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론 이같은 양도 수도권의 월동기 정상수요보다 5천∼6천배럴 늘어난 물량이긴 하나 사재기 현상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게 분명하다』고 반겼다. 이에따라 이날 주유소와 등유판매점 등에는 등유를 사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거의 찾아볼수 없게 줄었다. 정부는 그러나 당초 방출하기로 계획한 등유 25만5천배럴과 경유 50만배럴을 모두 방출할 방침이다.
  • 「교포한약상」 더는 곤란하다(사설)

    우리에게는 5백만명에 이르는 해외동포가 있다. 그들 모두가 안쓰럽고 소중하다. 우리에게 해외동포가 이렇게 많은 것은 기쁜 일이 기보다는 한스런 일이다. 역사의 단절이었던 일제침략과 식민지시대가 없었다면 이렇게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단만 아니었어도 이보다는 적었을 것이다. 참혹한 동족전쟁만 아니었어도 그 뼛속 깊이 밴 가난만 아니었어도 이렇게까지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가슴 아픈 사연들을 지닌 동포이므로 우리에게 해외동포는 소중하다. 그중에서도 중국동포는 우리에게 아주 각별한 존재다. 반세기 가깝도록 「갈 수 없는 곳」에 헤어져 있다가 이제야 비로소 만나게 된 피붙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고향산천에 살기가 힘들리어 남부여대하고 이역하늘 밑을 떠돌다가 훌륭한 중국 국민이 되어 살아가는 우수한 동포들이다. 그런 우리의 중국교포들이 「한약재」를 둘러 싸고 일으켰던 난처한 소동은 불행한 일이었다. 교포들의 딱한 사정들도 안됐지만 나라에는 움직일 수 없는 법과 질서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무너뜨리면서까지 관대해질 수도 없는 일이다. 미봉책이긴 하지만 손해를 최소화시키고 귀국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약재를 사들이고 여기저기 민간 봉사기구들에서는 위로의 모임도 가졌었다. 그런 정도로 교포들의 한약재소동은 끝났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지난해 12월이후부터는 한약재 사주기도 끝내고,고국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홍보도 충분히 해서 더는 같은 실수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약보따리는 교포방문 손에 딸려 들어오고 있고,노점상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남대문시장에서 되사다가 전철역 같은 곳을 순회하며 난전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규제가 강화되자 이번에는 마약을 눈속여 반입하는 교포들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한약속에 위장해서 반입하는 수법을 써서 가려내기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연민의 정으로 맞고싶은 동포지만 이런 일은 곤란하다. 고국에 해외동포가 소중하듯이,해외동포에게도 고국은 너무 소중하다. 열강의 틈사이에 찢기고 황폐하여 가난한조국일 때에는 부끄럽고 멀리하고 싶은 고국이었을지도 모른다. 놀라운 경제발전을 하고 올림픽 성취로 빛나는 신흥공업국의 자리를 굳힌 모국은 동포들에게는 자랑이고 희망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그런 조국을 병들고 썩게 하는 일을 조장하는 마약밀반입 같은 행위는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많은 중국교포들이 『서울행 한번이면 팔자를 고친다』는 생각으로 한국나들이를 하고,그렇게 바람이 들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 옛날처럼 근면한 생활인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않게 되어 교포사회에서는 커다란 문제점이 되고 있다고도 한다. 우리는 우리의 동포들이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일탈되어 허상을 보며 타락하는 일도 매우 염려스럽다. 교포들도 이제는 그런 생각을 씻어 버려야 한다. 또한 맹목적인 온정으로 해외동포들을 관대하게만 대할 일도 아니다. 법과 질서를 존중하고 규범있게 행동하는 시민이기를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국나들이에서도 불행을 겪지않고 돌아가서도 건전한 시민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외언내언

    길을 가다가 더러 손 잡고 걷는 서양인 노부부를 보는 때가 있다. 남자 쪽은 카메라를 메었다. 좋아 보이고 부러워지기도 한다. 정년퇴직이라도 한 다음의 노년이 그렇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살기가 나아질수록 사람들은 여행을 생각한다. 국내는 말할 것 없고 그림으로만 보던 외국여행도. 어쩌면 이 해외 나들이의 인구 비례율이 선진국을 가늠하는 척도의 한 부분으로 될 것도 같다. 일본도 그런 나라. 지난해 해외 나들이한 일본인 수가 1천여만명이라니까 10명에 1명 꼴이 된다. 그런데 방문객 수는 3백여만명. 3대 1의 역조다. 하여간 벌어들인 만큼 그들은 세계를 관광하며 즐기고 있다. ◆우리도 해외여행 자유화 조처 이후 날이 갈수록 그 수가 늘어난다. 지난해 해외 나들이한 사람은 모두 1백72만8천7백여명으로 89년의 1백21만3천여명 보다 42.5%의 증가세. 이는 국민 30명에 1명 꼴이 된다. 그중의 으뜸이 「관광 목적」의 47만7천여명. 89년 대비 33% 증가한 이 숫자는 두번째 「상용」의 36만8천여명을 많이 앞지른다.일본 방문이 가장 많다지만 관광의 경우 근자에는 동남아시아 쪽으로도 발길은 잦게 되었다. ◆난립한 여행사들은 갖가지 「이점」을 내세우면서 해외관광을 유혹한다. 그래서 해외관광 못해본 사람은 슬며시 「열등감」에 빠져들기까지. 하지만 단체로 떠나는 경우 대체로 주마간산식으로 흐르고 만다. 여유가 없이 시간표에 쫓기는 일정때문. 정작 천천히 관광해야 할 곳들을 수박 겉 핥듯 한다. 여행 자세도 되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때로는 섹스관광·쇼핑관광으로 「어글리 코리안」의 인상을 심기도 하고. ◆며칠 전 태국에서의 관광사고 소식에 그쪽 여행계획의 취소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도 한다. 어쨌거나 이젠 질의 관광을 생각해야할 때. 성숙한 자세로 실속있는 관광을 생각해 볼 때라는 뜻이다. 여행의 참다운 밋을 느껴보는 관광 말이다.
  • 40세 여사원 피살/성폭행 당한뒤

    【함안】 7일 상오10시쯤 경남 함안군 법수면 윤내리 부남마을 마을회관 뒷 골목길에서 이 마을 윤선향씨(40·여·회사원)가 성폭행을 당한 뒤 목이 졸려 숨져있는 것을 주민 임원도씨(24)가 경찰에 신고했다. 임씨에 따르면 나들이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서다 보니 자신의 집에서 50m 떨어진 회관 뒷 골목길에서 윤씨가 하의가 벗겨지고 얼굴 등이 피투성이가 돼 가마니로 덮힌채 숨져있었다는 것이다. 윤씨는 3년전 남편 최모씨(42)와 이혼한뒤 혼자 이 마을에서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윤씨가 지난 5일 하오6시쯤 함안군 가야읍 가야전자회사에서 퇴근했으나 다음날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회사동료들의 말에 따라 혼자 귀가하다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을 것으로 보고 주변 우범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 외언내언

    지금까지의 우리 교통 사정을 속식의 과식과 음식문화 부재에 비유해 볼 수가 있다. 음식이란 천천히 잘 씹어서 적당히 먹어야 하는 것. 그러지 못하고 식욕만을 앞세울 때 탈이 나고 말 것은 자명해진다. ◆그렇건만 식탐하는 사람의 속식과도 같이 단시일 안에 쏟아져 나온 차. 1인당 도로 길이 1.3㎞로 미국의 20분의 1밖에 안되는 땅에 쏟아 놓은 그 차를 작은 위장이 감당해 낼 수가 없었다. 10년 안팎을 두고 행해진 이 속식의 과식은 자동차 문화의 부재와 합세하여 마침내 전신장애로 이어졌던 것이 사실. 교통사고율 세계 제1위는 당연한 결과였다. ◆지난해부터 이에 대한 자기반성이 시작된다. 모든 도로에서의 안전띠 착용 의무화가 그 첫째. 이 조처 후에도 차량은 계속해서 늘어났지만 교통사고율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다. 이어서 음주운전과 주정차 위반에 대해서도 단속이 강화되었다. 그러자 대도시 간선도로의 주행시간이 빨라지기 까지. 지난 연말의 집계는 사상 처음으로 교통사고율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음을 알려준 바 있다. 자동차문화정착의 첫걸음마라고나 할까. ◆이와 맥을 함께 한다 싶은 것이 이번 연말 연시의 고속도로 사정. 1백% 원활한 소통이었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예상보다는 훨씬 좋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자가용 탄 귀향에는 과시심리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옛얘기」. 그래저래 차끌고 가는 나들이가 줄어들면서 질서의식까지도 나아진 결과가 아닐는지. 어쨌든 「교통전쟁」 피하자는 심리가 일반화해 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듯. 물론 윤화도 작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속식의 과식이 주는 해악을 뼈저리게 경험한 우리들이다. 교통 소통이 원활해지고 사고율이 줄어든 것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자각ㆍ자제와 법규준수로써 이 흐름을 영속화해야 한다. 문명의 이기는 선용할 때 명실공히 이기가 되는 것임을 새삼 깨달으면서.
  • 「합승강도」로부터의 자구(사설)

    서울은 자동차없이는 활동을 할 수 없는 도시다. 그런데도 일체의 「영업용 승용차」가 무서워서 탈 수 없는 흉기로 변해가고 있다. 훔친 차·렌터카로 돈털고 폭행하고 살인까지 한 범행이 세밑에 수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훔친 차를 변조하여 여자승객들만 골라 상습적으로 범행해온 일당은 그 대담하고 치밀한 솜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버젓이 회사를 차려놓고 자가용차를 운영하며 고성능 무전기를 들고 범행을 해온 그들의 수법을 전근대적인 장비에 격무와 업무부담에 위축된 경찰이 따라잡기란 도저히 힘들었을 것 같다. 렌터카를 이용하여 취객 털고 살인까지 한 범인들 역시 대담하고 흉포스럽다. 항간에 이미 합승강도에 대한 소문이 난 지 오래고 자가용 영업차들의 취객털이 사건도 빈발해왔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크고 작은 승용차 범죄조직은 아직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짚어보면 택시강도에 대한 유형과 면모가 대강 드러나기도 한다. 우선 도난차량에 대한 추적이 좀 더 적극적이고 집중적이어야하겠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고성능 무전기 같은 과학장비가 수사에는 말할 것도 없고 범죄로부터의 방어나 보호에 보다는 범죄 그 자체에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심각한 문제다. 경찰통신망까지 도청할 수 있는 일제 무전기가 세운상가나 용산 전자상가에서 얼마든지 거래되고 있는 형편이라니 할말이 없다. 이런 범죄의 원천들을 톺아서 뿌리뽑는 노력이 있지 않고는 범죄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합승강도의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를 마련한 것은 시민의 제보였다. 무전기를 들고 설치는 젊은이와 유령회사 같은 사무실,택시가 오래 머무르는 일 따위를 예사로 보지 않은 시민의 제보로 경찰이 잠복해서 잡을 수 있었다. 훔친 차에 변조된 번호판을 달고 하는 작업도 목격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목격자들도 신고를 했더라면 더 일찍 범인일당은 잡혔을 것이다. 그런 현명함이 더욱 기대된다. 고성능 무전기 판매인들도 시민이다. 자신들의 상행위가 강도살인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더라면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시민들이 범죄에 대해 무모하도록 무방비한 점도 반성해야 할 일이다. 화려한 차림새로 나들이를 하고 거금을 예사로 들고 다니는 일이라든지,송년회 등을 빙자하여 2차,3차를 하고 취해서 길에 나서는 월급쟁이들도 위험을 자청하는 일이다. 범죄에서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도 행동의 절제는 필요하다. 최근의 강력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전현직의 택시기사가 꽤 자주 피의자로 등장하는 것을 본다. 너무 여러 계층의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이기 때문에 그러리라는 짐작도 되지만 유난히 거칠어지고 사나워진 택시기사들이 요즘 더 많이 늘어난 듯한 심증도 드는 터라 우울하고 착잡하다. 그런 뜻에서 택시강도를 예방하기 위한 조명 등 설치에 택시기사들이 『범인 취급당한다』는 이유로 반발을 한다는 소식에 우리는 불만을 느낀다. 스스로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도 적극 협조해주는 편이 바람직스럽지 않을까 싶다. 외국에서는 운전석과 객석을 방탄유리로 구분한다. 그래도 『승객을 강도취급한다』며 거부하는 시민운동은 벌어지지 않았다. 죄없는 사람들이합심단결하지 않으면 이 범죄와의 전면전시대를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 대통령의 방소와 「평양가는 길」(사설)

    3박4일의 소련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노태우 대통령을 환영하며 노고를 치하한다. 구체적으로 그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직은 성급하게 논평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소 모스크바선언에 대한 각국의 반응에도 나타났듯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소련방문은 그 자체가 예삿일은 아니었다. 한국이 소련에 대해 무역 및 투자기회,그리고 경제원조까지 제의하는 것은 『한국이 작은 강국으로 등장하는 것』을 뜻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한 나라가 다른 한 나라를 방문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노 대통령의 소련방문은 한국민의 소련 나들이와 같은 뜻을 지닌다. 1세기 가까운 동안 세계의 양대 진영중 한 진영을 대표해 초강대국으로 군림해온 나라가 대결했던 진영의 가장 불행하고도 작은 나라인 한국의 대통령을 경의와 예의를 다해 맞은 것은 우리 국민 모두에 대한 예우였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작은 나라가 모처럼 큰 나라에 인정을 받게 되어 우쭐한 느낌이 들었다는 정도의 감상적인 반응이 아니다. 대통령의 귀국인사에서도 밝혔 듯이 그것은 45년간 한반도에서 지속되어온 냉전체제의 해소를 뜻한다. 소련은 냉전체제의 상대국 「대표국가」이며 또한 「힘의 원천국가」이다. 그 실체와 직접 만나 냉전체제의 종식에 합의하고 그 점에 대해서 서로 협력체제를 갖출 것을 합의했다. 이 합의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보다 적극적인 발언도 있었다. 『6·25전쟁과 KAL기 격추사건은 유감스런 일이었으며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사실을 시인하고 재발방지에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개인끼리도 서로 적대관계에 있었던 사이가 화해를 하려면 「푸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황차 국가와 국가간에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불행했던 과거의 사건을 어떤 형태로든 청산하는 의식절차가 필요하다. 모처럼의 「모스크바선언」에서는 접어 두었다가 굳이 외무장관의 해명을 통해 이런 과정을 겪는 것에는 미흡함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공식태도의 출발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로써 한반도를 에워싸고 가실줄을 모르던 「북침설」의 누명이 확실하게 벗어질 수 있게 되었다. 전쟁의 중요지원 당사국이었던 소련에 의해서 이런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상태를 멈추지 않게 하고 있는 김일성의 「남한해방」논리의 근거가 여기에 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의 환상적인 전쟁논리를 설득으로 풀고 개방무대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소련의 태도가 근원으로부터 바로 잡히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도 마침내 평화와 통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귀국했다』고 말하고 『모스크바로 가는 넓은 길이 열린 이제 평양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피력했다. 시간문제라는 것은 성급하게 결말을 서두르려는 뜻으로는 생각지 않는다. 시간표의 연장선상에 확실하게 올랐음을 뜻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세계평화의 실현을 뜻한다. 그러므로 한국과 소련의 만남은 세계평화에의 확실한 기여였다. 노 대통령의방소가 공헌한 이같은 공로를 우리는 평가하고자 한다.
  • 「2시간 세미나」 빙자 15일간 호화외유/국영업체 감사들 거액유용

    ◎허위 일정 작성 부부동반 나들이/4년간 7억 예산 낭비/검찰,감사협 업무국장·차장 구속 정부투자기관과 정부부처 산하 연구기관 등의 감사들이 국제세미나 일정 등을 핑계로 지난 87년부터 4년동안 12차례나 장기간 부부동반 호화 해외여행을 해 7억6천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해온 사실이 17일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검찰이 정부투자기관 등의 감사들 친목단체인 한국감사협의회 간부들이 거액을 횡령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서울지검 특수1부(이명재부장검사·정명호검사)는 이날 한국감사협의회 사무국장 최우권씨(51)와 사무차장 유광봉씨(40)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횡령)혐의로 구속했다. 최씨 등은 지난달 5일 국제 내부감사인협회(IIA) 파리 지부가 개최한 「동구주 감사세미나」에 정부투자기관 및 연구기관 등의 감사 21명과 일부 감사들의 부인 7명 등 모두 28명을 14박15일의 일정으로 파견하고 한사람앞 3백10만원인 여행경비를 4백40만원인 것처럼 꾸며 2천9백5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파리에서 열린 「동구주 감사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은 한국석유개발공사·대한주택공사·증권거래소 등 9개 정부투자기관과 과학기술연구원·한국국방연구원 등 5개 정부부처산하 연구기관,수협중앙회·한미은행 등 3개 공공금융기관,정식품 등 4개 민간업체의 감사 및 상무이사 등이다. 이들은 이 세미나가 불과 2시간짜리인데도 세미나가 계속 열리는 것처럼 장기간의 허위일정을 만들어 지난 10월26일부터 14박15일동안 프랑크푸르트·부다페스트·베오그라드·취리히·런던 등 유럽 6개국의 도시를 관광하며 사치스러운 여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 “서울공연 남북통일의 전주곡으로”/북한공연단 「서울나들이」이모저모

    ◎시민들 따뜻한 환영에 손 흔들어 “화답”/신문기사에 항의,만찬 참석 1시간 지연/일반 입장권 “불티”… 표 모자라 항의소동 ○…북측 대표단을 위해 8일 저녁 이어령 문화부장관이 주최한 환영만찬은 북측이 중앙일보 기사내용을 문제삼아 항의하는 바람에 한시간이나 지연된 하오8시에 열렸다. 이는 이날 하오 예술의 전당 답사를 마치고 돌아온 대표단 일행이 얘기를 나누던중 총연출 최상근씨가 중앙일보에 실린 박갑동씨의 「환상의 터널­그 시작과 끝」 시리즈 마지막회의 글과 「보천보 전투의 김일성이 지금의 김일성이 아니었다는데 주목한다」는 성균관대 이명영교수의 독후소감문 등에 대해 『수령과 체제를 모독하는 글』이라며 문제를 제기해 비롯됐다. 이때문에 당초 만찬장으로의 출발시간을 1시간이나 지연시키며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한뒤 하오7시35분 만찬장으로 출발. 이와관련,북측의 성단장은 만찬답사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우리의 사명인 공연을 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하면서 중앙일보측의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청. ○…이날 만찬장에는 우리측에서 성경린·박동진·김소희씨 등 원로 국악인과 강선영 한국예총회장,영화배우 최은희,화가 천경자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를 포함,홍성철 통일원장관,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 2백여명이 참석,북측 음악인들을 반갑게 맞았다. 성단장과 최상근씨 등은 도착후 만찬장 뒤편에 마련된 칵테일상에서 이장관과 함께 밀전병과 떡 등을 나누며 잠시 환담. 북측 단원들은 각 테이블에 2∼3명씩 앉아 평양에서 만들어온 공연 프로그램을 건네주며 자신들의 연주곡을 설명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이장관은 만찬사에서 『마르지 않고 시들지 않는 그 민족의 소리가 없었던들 우리가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남과 북의 연결고리로서의 전통음악의 역할을 강조하고 만찬이 끝난후 북측 대표들에게 소형 카메라 1대씩을 선물. 이날 만찬장에는 KBS 실내악단과 선명회 합창단이 우리 민요와 가요 등을 연주,한층 흥을 돋우었다. ○…북측 대표단 일행과 황병기교수 등 우리측 환영단은11대의 그랜저승용차와 관광버스 2대에 분승,통일로∼마포대교 남단∼63빌딩∼88도로∼천호대교를 거쳐 낮12시쯤 숙소인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 도착. 이날 북측 대표단의 차량 행렬이 판문점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동안 시민들은 손을 흔들어 북측 일행을 환영했으며 그때마다 북측 일행들도 손을 흔들어 답례하거나 사진을 찍는 모습들. ○…「90 송년 통일 전통음악회」 일반 공개입장권이 8일 상오10시부터 서울 교보문고,대한음악사,종로서적 등 11곳에서 판매됐다. 이날 각 예매처에는 아침 일찍부터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왔으나 한정판매로 표가 모자라자 일부에서는 항의소동까지 벌어지기도. ○…평양 민족 음악단원중 원로 성악가인 김진명씨(78)는 한국측의 영접단인 오복녀씨와 한달만에 뜨거운 해후. 이들은 옛날 친구이기도한데 50년전 평양에서 함께 소리공부를 했다는 김진명씨는 『이번 서울 공연이 남북통일의 전주곡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 ○…이날 도착한 평양 민족음악단의 서울 공연 레퍼터리는 민족음악을 기본으로한 서도창과 시대감각에 맞는 민요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고 최상근씨(56·북한문예총 자문위원)가 밝혔다. 최씨는 또 『자신들의 평양 민족음악단의 공연 내용은 민족과 역사와 함께하는 음악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고 소개. ○…북측 공연단이 판문점에 도착하기 전인 이날 상오9시20분쯤부터 개성에서 온 북측 환송단 70여명이 북측 판문각 2층 난간에 등장. 이들은 한복을 차려입은 20대에서 50대 여성들로 구성됐는데 우리측 사진기자들이 포즈를 취해 줄 것을 요구하자 준비해 온 조화를 흔들며 웃어 보이기도.
  • 「한약재 교포」 문제의 반성(사설)

    덕수궁 돌담길에 갑자기 돋아난 「고민」이던 중국교포 한약상문제가 어찌어찌 해결을 볼 것 같다. 시한을 정해 일정량의 한약을 사들이고 그 이후부터는 엄격히 단속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날씨가 더 춥기 전에 중국동포들의 딱한 모양을 보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여간 다행하게 느껴지는 게 아니다. 이 만큼의 해결을 보기 위해서는 연변 적십자병원측 동포의 노력도 있었고,한국측 각계각층의 협조가 함께했다. 개인들의 딱한 사정에다 흡족할 만한 것은 못 되더라도 이런 해결책이나마 강구되었을 때 불행한 사단이 끝났을 수 있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고국을 찾아온 동포들이 이런 곤혹에 빠지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 동안 우리에게는 참으로 민망하고 가슴 아팠다. 그래서 여론들이 들끓어 가며 대책을 강구하도록 당국에 건의하고 촉구하기도 하였었다. 종교단체·자원봉사단체들이 따뜻한 점심을 마련해주기도 하고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3일만 해도 예술인 선교회와 대학생 선교회 소속회원들이 1백여 명의 교포들을 정동의 교회에초청하여 음식도 대접하고 여흥시간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인정을 지닌 것이 우리 동포의 품성이므로 「곤혹스런 사건」만 없었다면 따뜻하고 정겹게 만나 수십 년 쌓인 회포를 풀 수 있었을 터인데 그러지 못한 일이 새삼 애석하다. 이 「불행의 경험」이 남긴 교훈을 이제 우리가 잘 되새겨보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우리에게는 모든 재외동포가 「스폰서」거나 「부자친척」의 대명사인 시대가 있었다. 아리송한 「교포사업가」 행세만 해도 한다 하는 여배우들이 청혼을 받아들이고 허겁지겁 빠져드는 사례가 빈번했다. 그런 한편으론 「교포사업가」라는 말은 정체불명의 사기꾼 같은 분위기를 띠는 말로 바뀌어져 갔다. 공산권 국가의 동포들의 귀국나들이가 빈번해지면서 사정은 뒤바뀌었다. 내국인 쪽이 시혜를 하는 기능으로,찾아오는 동포가 수혜의 대상으로 역의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그 부작용이 「교포한약상」으로 폭발해버렸다. 생각해보면 두 가지 경우가 똑같은 의식구조의 소산이다. 같은 민족이 지닌 품성의 문제로 귀결시키면 그만일지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가 자각하고 성찰해보아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해외동포가 우리와 같은 핏줄에서 연원한 후손이라는 점에서는 정을 나누고 섞여야 할 사이지만 각각 「자기 앞의 삶」을 달리 하는 사이인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현재 속한 사회의 법과 질서와 이치에 맞는 행동으로 자기를 갈무리하는 엄격함이 있어야 한다. 환상에 찬 기대를 해서도 안 되고 주어서도 안 된다. 그것이 서로를 보호하는 길이다. 귀국나들이란 것이 여행사라든가 여행을 허가하는 당국 등을 통해서 이뤄지는 교류이므로 정보를 주고 주의와 충고 감독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일들을 소홀히하여 심각한 희생자를 배출하고서야 시행착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일도 크게 반성할 일이다. 매우 미련한 민족이나 저지를 짓을 빈번이 거듭한 것에는 무책임한 감상주의가 저지른 과오가 컸었다는 심증도 든다. 냉철하고 과학적인 사고로 세련된 시민의식을 기르는 일에 아직도 우리는 많이 미흡하다는 자각이 든다. 이런 점들이 두고두고 교훈이 되어야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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