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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핫한 예술 궁금하다면

    요즘 핫한 예술 궁금하다면

    세종문화회관이 실험정신을 꾹꾹 눌러담은 예술작품으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세종문화회관은 16팀이 10개 프로그램, 총 28회 공연을 선보이는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Sync Next 26)을 오는 7월 3일부터 두 달 동안 선보인다. 탈춤과 메탈, 음악과 텍스트, 포크, 전자음악에 서커스까지 장르 경계를 넘고 이질적인 요소를 작품에 공존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16팀이 10개 프로그램, 총 28회 공연 27일 제작 발표회에서 안호상 사장은 “1978년에 이렇게 큰 공연장이 문을 열면서 가졌던 상징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퇴색되고 부족한 점들이 많았다”면서 “프랑스 파리의 테아트르 드 라 빌, 영국 런던의 로열 페스티벌 홀 등은 오래 되고 시설이 열악한 약점을 콘텐츠로 극복했고 좋은 아티스트들을 배출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들이 19~20세기 예술을 이끌었다면 현시대는 우리 ‘싱크 넥스트’가 컨템퍼러리 플랫폼으로서 흐름을 주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막작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7월 3~5일)는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프랑스 출신 사운드 아티스트인 해미 클레멘세비츠와 해금연주자이자 작곡가 김예지 등 프랑스와 한국 아티스트 6인이 뭉쳤다. 한국어와 프랑스어 언어 구조를 연구하고 정가와 프랑스 중세 성악, 동서양의 악기를 활용해 색다른 소리의 장을 펼친다. 천하제일탈공작소, 반(baan)은 7월 10~11일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를 출발점 삼아 탈춤이 가진 재담과 몸짓에 강렬한 메탈을 조합했다. 김관지 안무가는 ‘킬링 하이라키’(7월 24~27일)로 위계가 생성되고 전복되는 사회상을 구현하고, 김혜경 안무가는 ‘묘묘: 고양이 무덤’(8월 21~24일)으로 사라지고 잊히는 죽음에 대한 사유를 무용으로 풀어낸다. 이번 ‘싱크 넥스트’에서는 서커스를 처음 선보인다. 코드세시(8월 1~3일)는 ‘놀이터’를 모티브로 기예와 오브제를 접목해 기술적인 묘기를 넘어 구조와 감각을 함께 다루는 공연 형식으로 확장한다. 포크 음악과 영상을 결합한 여유와 설빈(7월 17~19일), 지난 1월 두산아트랩에 이어 규모를 키운 음이온의 ‘개기일식 기다리기’(8월 7~10일), 국악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작곡가 이하느리의 첫 장편 무대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8월 15~17일) 등 다양하게 꾸몄다. 프로듀서 제이플로와 래퍼 짱유는 테크노 사운드와 퍼포먼스로 장식한 ‘힙노시스테라피’(9월 4~5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탈춤·메탈·서커스 공존… 김창완 밴드도 한국 대중음악의 정서를 품은 김창완밴드(8월 28~29일)도 ‘싱크 넥스트’의 한 축을 장식한다. 이날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가수 김창완은 “내년이면 활동 50년 된 가수에게 컨템퍼러리라는 말이 합당한가 되물었다”면서 “낡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내 노래들이 현재성을 획득하는 시간이라고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샐러드 즐기고, 포도주 챙기고… 아수라장 속 ‘강심장’

    샐러드 즐기고, 포도주 챙기고… 아수라장 속 ‘강심장’

    글랜츠 에이전트, 동요 없이 식사밴스, 트럼프보다 20초 먼저 대피신원 미상 여성, 와인 가져가기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에 총성이 울려 퍼지고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벌어진 다양한 상황들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연예·스포츠 에이전시인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CAA) 소속 마이클 글랜츠 수석 에이전트는 전날 워싱턴DC 힐튼 호텔의 만찬장에서 총성이 울린 직후 주변 사람들이 테이블 아래로 급히 몸을 숨길 때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CNN 방송에 포착된 현장 영상을 보면 글랜츠는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앉아 있던 연단 쪽을 쳐다보거나 이날 전채 요리로 나왔던 부라타 치즈 샐러드를 먹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그의 태연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SNS에 확산했고, 그는 ‘샐러드 맨’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글랜츠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뉴요커”라며 “항상 사이렌 소리와 소동 속에서 살아간다. 수백 명의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바닥에 엎드리지 않은 이유에 관해 건강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나는 허리가 좋지 않다”며 “바닥에 앉을 수가 없었고, 만약 앉았다 일어나려면 사람들이 나를 일으켜 세워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영상에는 총성이 울린 직후 비밀경호국 요원이 JD 밴스 부통령을 급히 대피시키는 모습이 담겼는데, 트럼프 대통령 부부보다 먼저 피신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 20초 정도 먼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뉴스위크는 보안 전문가를 인용해 “밴스 부통령을 먼저 대피시킨 일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우선순위라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큰 혼란 속에서도 행사장에 남겨진 와인을 챙기는 여성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여성의 신원이나 초청 대상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 “소아성애자” 트럼프 겨눈 총격범… “기관총도 눈치 못 챘을 것”

    “소아성애자” 트럼프 겨눈 총격범… “기관총도 눈치 못 챘을 것”

    엡스타인 친분 의혹 등 거론한 듯행사 현장 보안의 허술함 지적도트럼프 “범인, 강경 반기독교 성향병자의 헛소리 그대로 읽지 말라”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 총격범이 범행 직전 가족에게 보낸 성명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범죄자로 묘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암살 계획을 암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총격범 콜 토머스 앨런(31)이 범행 10분 전 가족에게 보낸 성명서를 입수해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암살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는 성명에서 “나는 더 이상 소아성애자, 강간범, 배신자가 저지른 범죄가 내 손을 더럽히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사망)의 친분 의혹 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앨런은 이어 “행정부 관리들(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 국장 제외): 고위직부터 하위직 순으로 표적 대상”이라며 각 부처 주요 관료들이 범행 타깃이라고 밝혔다. 당시 행사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앨런은 또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탄을 사용하겠다”며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아성애자, 강간범, 배신자의 연설에 참석해 공범이라는 전제하에) 여기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을 제거해서라도 목표물을 없앨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다른 사람이 억압받을 때 다른 뺨을 내미는 것은 기독교적인 행동이 아니다”라는 종교적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여기에 M2 기관총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 못 챘을 것”이라며 현장 보안의 허술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깊은 증오를 갖고 있었다”며 앨런이 ‘강경한 반기독교적 성향’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방송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선 사건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자신과 참석자들이 부상을 입을 수 있었다는 질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나는 삶을 이해한다”며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앨런의 성명을 그대로 읽으며 ‘소아성애자’ 등의 단어를 언급하자 말을 끊고 “나는 강간범이나 소아성애자가 아니다. 병든 사람의 헛소리”라고 반박했다. 이어 진행자가 성명을 그대로 읽은 것을 두고 “부끄러워 해야 한다. 당신은 수치스러운 사람”이라고 격한 반응도 보였다.
  • [단독] “맛집 가자” 그놈 메시지… 소녀를 그날에 가두었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맛집 가자” 그놈 메시지… 소녀를 그날에 가두었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여섯 소녀들의 기억 150㎝ 조금 넘는 키, 인터뷰 내내 만지작거리던 키링, 앳된 얼굴.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 뒤로 자해 흔적이 유독 많았다. 자해 흉터 위에 타투(문신)가 덧대어져 있었다. 상처를 가리려고 새긴 갑옷이었다. 서울신문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마주한 청소년 6명은 모두 온라인에서 만난 성인 남성에게 성착취를 당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첫 피해 시기는 달랐지만, 그 뒤로 일상이 무너진 점은 같았다. #산부인과 A(17)양은 3년 전 그날 오후를 잊지 못한다. 산부인과 로비. 배가 불룩한 산모들 사이에서 교복 차림으로 혼자 앉아 있었다. 그날 이후 A양은 수차례 삶의 끈을 놓으려 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저 자신도 불쌍했고. (성착취 피해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서 학폭도 당했거든요. 유서도 몇 번 지웠다 썼어요.” “그때 죽지 않은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A양은 부모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잘 버티고 살아 냈구나 싶기도 해요.” A양은 아직도 가해자가 나타나는 악몽을 꾼다고 한다. 6명 모두 악몽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B(17)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X(옛 트위터)를 보고 있었다. 무료하던 차에 자신의 계정에 “심심하다”라고 딱 한 줄을 올렸다. 곧바로 쪽지가 왔다. 동네에서 40분 떨어진 곳으로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상대는 30대 남성이었다. 연락은 계속됐다. “제가 심심할 때마다 옆에 있어 줬으니까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그냥 밥 먹는 줄 알고 만나러 나갔어요.” 지난해 겨울, 학교가 끝나고 그를 만난 순간을 B양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맛집을 찾아본 B양은 리스트까지 공유했다. 식당으로 가던 차는 너무 멀다는 핑계로 사람 없는 골목으로 향했다. 질문은 형식일 뿐이었다. 그는 멋대로 행위를 벌이고 5만원을 쥐여 줬다.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업을 듣고, 정보를 얻고, 여가를 때운다. 소통도 온라인이 기본이다. C(16)양은 “중학교 여름방학 때 프로아나(극단적 거식증)가 유행처럼 퍼졌는데, 다이어트를 하던 차에 관련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알게 된 아이들끼리 직접 만나 놀았다”고 했다. “요즘 애들은 일상계(일상 공유용 계정)도 많이 파고, 취미가 맞으면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진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악몽의 시작SNS에 무심코 올린 “심심하다”30대男 “맛있는 거 사 줄게” 유인일상적인 대화 중 영상통화 요구신체 사이즈 묻고 실제 만남 유도 #친절한 아저씨 D(13)양도 중학생이 되자 익명 채팅앱을 설치했다. “학교에서 친구 사귀기가 힘들어서 외롭기도 해서 깔았어요. 한 번 접속할 때마다 기본 20개에서 많게는 40개까지 주르륵 메시지가 와요. 소개 글에 있는 제 나이만 보고 ‘진짜냐, 친구하자’면서 만나자고 연락해 온 사람도 많았고요.” 프로필에 13세라고 적어 둔 D양에게 한 남성은 영상통화를 요구했다. 처음엔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같은 일상 대화뿐이었다. 남성은 얼마 안 가 돌변했다. D양은 “얼굴은 보여 줄 필요 없으니 10분 정도만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다”며 “키나 몸무게,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E(14)양은 가해자를 ‘그분’이라 불렀다. 어린 나이에 성착취를 당한 E양은 인터뷰 내내 반말을 섞지 않았다. ‘친절한 아저씨’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반복된 가해에도 아이에게 ‘어른’의 벽은 높았다. “저에게 부드럽게 얘기했고, 밥도 사 주겠다고 늘 말했고, 걱정도 엄청 많이 해 줬어요. 그냥 엄청 착해서 경계심이 풀렸어요. 차로 태우러 와서 만나러 나가 보니 외진 곳으로 가더라고요. 성관계를 하자고 했고, 담배를 권유해서 피웠어요. 그분이 관계가 끝나고 저한테 말했어요. ‘내가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어른 만나면 안 된다’고요.” E양은 아직도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입막음 가해자들은 유무형의 대가로 입을 막았다. 5만~30만원의 현금, 담배, 술, 저녁 식사, 드라이브. 요구는 두 가지였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것’, ‘아무에게도 우리 사이를 말하지 말 것’. “만나기 전부터나 만난 뒤에도 ‘그냥 다 비밀로 하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자’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D양) 평소 ‘좋다, 싫다’를 분명히 말할 수 있다는 F(16)양도 가해자 앞에서는 달랐다. “아저씨와의 관계에선 늘 스스로 ‘을’처럼 느껴졌어요. 그 아저씨(가해자)한테는 싫어도 그 말은 못 하고 어떻게든 돌려서 얘기했어요. 생리가 터져서 관계하기 싫다고 했는데도 다른 플레이를 하자는 둥 자기 욕구 푸는 데 급급했어요.” 착취는 성관계에 그치지 않았다. A양은 고민을 나누며 가까워진 40대 남성에게 불법 촬영 피해를 입었다. 처음엔 허락을 구하며 찍었고, 이후에는 몰래 촬영했다. 가해자는 편집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A양이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사과 한마디였다. “얼굴이 안 나오는 영상이면 유포돼도 나인지 모를 거라고 그냥 넘겼던 것 같아요. 또 나중에 제 허락 없이 영상을 찍고 올렸을 때 ‘지웠다, 미안하다’고만 하고 넘겼는데, 진짜 지웠는지는 모르겠어요.” #박제 E양은 자신의 일상 사진을 음란하게 합성당한 채 협박을 받았다. 가슴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합성물을 SNS에 퍼뜨려 ‘더러운 사람’으로 소문내겠다는 것이었다. B양도 온라인으로 가해자의 신체 사진을 여러 차례 받았고 성희롱도 잇따랐다. 여기에 적은 것은 피해의 일부다. 나머지는 옮기지 않는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는 박제됐다. SNS와 메신저 앱의 익명성을 이용해 가해자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화창을 지우고 계정을 차단하거나 없애 버렸다. 부모에게 알려질까 봐 피해자는 신고조차 못 했다. 반대로 피해자의 신상은 박제됐다. 지인 초대로만 들어갈 수 있는 ‘사적 대화방’에 E양의 사진과 신상, 친한 사람들의 정보가 꾸준히 올라왔다. 친구에게 이를 전해 들은 E양은 초대 링크를 받아 직접 들어가 봤다. 참여자는 1만명이 넘었다. #아기 사진 “차가 멈춰 선 곳은 인적 없는 골목이었어요. 평범한 모습의 아저씨였고,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B양) 아이들이 만난 가해자는 모두 성인이었다. 뒷좌석에 아기 카시트가 있는 차도 있었다. 학교·학원 교사라거나 경찰이라며 아이들을 안심시킨 경우도 여럿이었다. 성착취를 마치고 학원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여자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돼”라고 묻는 이도 있었다. SNS… 가해자 없고 피해자만 ‘박제’고민 나누면서 가까워진 그놈들일상 사진 편집해 올려 협박까지가해 계정 삭제… 사진만 떠돌아 성착취 영상 찍어서 유포하기도202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대가성이나 자발성과 관계없이 성인과의 성적 관계에서 청소년을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피해 이후 아이들에게는 “왜 그랬니” “왜 만났니”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피해자들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냥 제가 잘못한 것 같았어요. 그때 그 아저씨와 대화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 걸. 지금은 30~40대 남성이 길에 다니면 피해 다니게 돼요. 그냥 조금 그렇게 돼요.”(F양) A양은 여전히 그날 오후의 산부인과 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구도 가해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왜’를 묻지 않았다. ■편집자주-피해를 경험한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은 각 지역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와 청소년 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상담사를 통해 취재 의사를 전하고, 아이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기다렸다. 길게는 4개월을 설득한 끝에 진행한 인터뷰는 센터 상담실에서 이뤄졌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감안해 담당 상담사가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다. 인터뷰는 2~3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기사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게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다. 나이는 피해 당시 기준이다. 글로 옮기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는 제외했고, 자해나 성적 행위 묘사는 언론 보도 준칙에 따라 수위를 조정했다.
  • 환자 마취한 뒤 수술 중 나간 의사…팔꿈치 수술받던 母, 3개월째 의식불명

    환자 마취한 뒤 수술 중 나간 의사…팔꿈치 수술받던 母, 3개월째 의식불명

    서울의 한 병원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던 40대 여성이 수술 중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심정지까지 겪은 뒤 3개월째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당시 의사들이 수술실을 비웠다며 의료 과실을 주장하고 있다. 27일 YTN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인 두 딸을 두고 있는 40대 여성 A씨는 지난 1월 강남의 한 개인병원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마취과 전문의 B씨는 A씨가 수술실로 들어간 지 12분 뒤 마취를 끝내고 사복 차림으로 퇴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형외과 집도의 C씨가 수술실에 들어오기도 전이었다. 이후 C씨도 수술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났고, A씨는 수술실에 마취된 상태로 남겨졌다. 시간이 지나 환자를 깨워도 반응이 없자 이상 징후를 느낀 간호사는 두 차례에 걸쳐 마취과 전문의 B씨에게 연락했다. B씨는 두 번 모두 “해독제를 투여하라”고 지시했다. 두 번째 해독제를 투여하고 9분 뒤 A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현재까지도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A씨의 남편은 “아내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지금 거의 뼈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딸들에게는 엄마가 돌아오기 힘들 것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 따르면 ▲마취과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마취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마취과 의사가 없을 때라도 마취 분야에 숙련된 의료인이 마취제가 투여되고 있는 환자의 옆에 있어야 하며 ▲환자가 의식을 완전히 회복하거나 회복실로 이동할 때까지 마취 제공자가 곁을 지켜야 한다. 해당 병원은 YTN에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는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A씨의 가족들은 “의료진의 무책임한 행동이 한 가정을 사지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마취과 전문의 B씨와 집도의 C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마취과 전문의 B씨는 “마취하고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다른 병원에 일이 생겨 이동하는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병원에 소속돼 있지 않는 마취의들은 다음 수술 일정에 쫓겨 마취 상태의 환자를 두고 수술실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마취의가 병원에 소속되기보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병원의 이해관계와 함께 낮은 건강보험 수가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내에서는 수면 마취를 받은 환자가 의식을 찾지 못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한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던 70대 여성이 정맥을 통해 케타민과 미다졸람 등 마약류 마취제를 투여받은 뒤 의식을 잃어 대형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지난 24일엔 광주 북구 한 성형외과에서 수면 마취 상태로 시술을 받던 4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이 여성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지역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그는 수면 마취를 한 뒤 리프팅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시술 당시 쓰인 약품 목록 확보, 병원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의료사고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단독]룸미러에 걸린 갓난아기 사진…6명이 만난 어른들 [소녀에게]

    [단독]룸미러에 걸린 갓난아기 사진…6명이 만난 어른들 [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피해 청소년 6인 인터뷰무심코 쓴 “심심하다” 한줄이 악몽으로가해자 모두 성인…“룸미러엔 아기 사진”범행 후 가해자는 ‘증발’ 피해자는 ‘박제’150㎝ 조금 넘는 키. 인터뷰 내내 만지작거리던 키링. 앳된 얼굴.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 뒤로 자해 흔적이 유독 많았다. 자해 흉터 위에 타투(문신)가 덧대어져 있었다. 상처를 가리려고 새긴 갑옷이었다. 서울신문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마주한 청소년 6명은 모두 온라인에서 만난 성인 남성에게 성착취를 당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첫 피해 시기는 달랐지만, 그 뒤로 일상이 무너진 점은 같았다. ■산부인과 A(17)양은 3년 전 그날 오후를 잊지 못한다. 산부인과 로비. 배가 불룩한 산모들 사이에서 교복 차림으로 혼자 앉아 있었다. 설레고 행복한 얼굴들 속에 홀로 다른 이유로 앉아 있던 그날 이후, A양은 여러 차례 삶의 끈을 놓으려 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저 자신도 불쌍했고. (성착취 피해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서 학폭도 당했거든요. 유서도 몇 번 지웠다 썼어요.” “그때 죽지 않은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A양은 부모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A양에게 병원을 나선 뒤의 시간은 피해자의 시간이자 ‘죄인’의 시간이었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잘 버티고 살아냈구나 싶기도 해요.” 인터뷰를 마친 A양은 아직도 가해자가 눈앞에 나타나는 악몽을 꾼다고 했다. 아이들은 어쩌다 온라인에서 낯선 이들을 만나, 심하게는 강간에 이르는 피해를 당하게 됐을까. 6명 모두 악몽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B(17)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X(옛 트위터)를 보고 있었다. 무료하던 차에 자신의 계정에 “심심하다”라고 딱 한 줄을 올렸다. 곧바로 쪽지가 왔다. 동네에서 40분 떨어진 곳으로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상대는 30대 남성이었다. 연락은 계속됐다. “제가 심심할 때마다 옆에 있어 줬으니까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그냥 밥 먹는 줄 알고 만나러 나갔어요.” 지난해 겨울, 학교가 끝나고 그를 만난 순간을 B양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맛집을 찾아본 B양은 리스트까지 공유했다. 식당으로 가던 차는 너무 멀다는 핑계로 사람 없는 골목으로 향했다. 질문은 형식뿐이었다. 그는 멋대로 행위를 벌이고, 5만원을 쥐여줬다.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업을 듣고, 정보를 얻고, 여가를 때운다. 소통도 온라인이 기본이다. C(16)양은 “중학교 여름방학 때 프로아나(극단적 거식증)가 유행처럼 퍼졌는데, 다이어트를 하던 차에 관련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알게 된 아이들끼리 직접 만나 놀았다”고 했다. “요즘 애들은 일상계(일상 공유용 계정)도 많이 파고, 좋아하는 아이돌이 같거나 취미가 맞으면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진다”고 덧붙였다. ■친절한 아저씨 D(13)양도 중학생이 되자 익명 채팅앱을 설치했다. “학교에서 친구 사귀기가 힘들어서 외롭기도 해서 깔았어요. 한 번 접속할 때마다 기본 20개에서 많게는 40개까지 주르륵 메시지가 와요. 소개 글에 있는 제 나이만 보고 ‘진짜냐, 친구하자’면서 만나자고 연락해 온 사람도 많았고요.” 프로필에 13살이라고 적어둔 D양에게 한 남성은 영상통화를 요구했다. 처음엔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같은 일상 대화뿐이었다. 남성은 얼마 안 가 돌변했다. D양은 “얼굴은 보여줄 필요 없으니 10분 정도만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다”며 “키나 몸무게,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E(14)양은 가해자를 ‘그분’이라 불렀다. 어린 나이에 성착취를 당한 E양은 인터뷰 내내 반말을 섞지 않았다. ‘친절한 아저씨’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반복된 가해에도 아이에게 ‘어른’의 벽은 높았다. “저에게 부드럽게 얘기했고, 밥도 사 주겠다고 늘 말했고, 걱정도 엄청 많이 해줬어요. 그냥 엄청 착해서 경계심이 풀렸어요. 차로 태우러 와서 만나러 나가보니 외진 곳으로 가더라고요. 성관계를 하자고 했고, 담배를 권유해서 피웠어요. 그분이 관계가 끝나고 저한테 말했어요. ‘내가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어른 만나면 안 된다’고요.” E양은 아직도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입막음 가해자들은 유·무형의 대가로 입을 막았다. 5만~30만원의 현금, 담배, 술, 저녁 식사, 드라이브. 요구는 두 가지였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것’, ‘아무에게도 우리 사이를 말하지 말 것’. “만나기 전부터 만난 뒤에도 ‘그냥 다 비밀로 하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자’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D양) 평소 ‘좋다, 싫다’를 분명히 말할 수 있다는 F(16)양도 가해자 앞에서는 달랐다. “아저씨와의 관계에선 늘 스스로 ‘을’처럼 느껴졌어요. 그 아저씨(가해자)한테는 싫어도 그 말은 못하고 어떻게든 돌려서 얘기했어요. 생리가 터져서 관계하기 싫다고 했는데도 다른 플레이를 하자는 둥 자기 욕구 푸는 데 급급했어요.” 착취는 성관계에 그치지 않았다. A양은 고민을 나누며 가까워진 40대 남성에게 불법촬영 피해를 입었다. 처음엔 허락을 구하며 찍었고, 이후에는 몰래 촬영했다. 가해자는 편집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A양이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사과 한마디였다. “얼굴이 안 나오는 영상이면 유포돼도 나인지 모를 거라고 그냥 넘겼던 것 같아요. 또 나중에 제 허락 없이 영상을 찍고 올렸을 때 ‘지웠다, 미안하다’고만 하고 넘겼는데, 진짜 지웠는지는 모르겠어요.” ■박제 협박은 다른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였다. E양은 자신의 일상 사진이 음란하게 합성된 채 협박을 받았다. 가슴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합성물을 SNS에 퍼뜨려 ‘더러운 사람’으로 소문내겠다는 것이었다. B양은 온라인으로 가해자의 신체 부위 사진을 여러 차례 받았고, 성희롱도 잇따랐다. 여기에 적은 것은 피해의 일부다. 나머지는 옮기지 않는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는 박제됐다. SNS와 메신저 앱의 익명성을 이용해 가해자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화창을 지우고 계정을 차단하거나 없애버렸다. 부모에게 알려질까 봐 피해자는 신고조차 못 했다. 반대로 피해자의 신상은 박제됐다. 지인 초대로만 들어갈 수 있는 ‘사적 대화방’에 E양의 사진과 신상, 친한 사람들의 정보가 꾸준히 올라왔다. 친구에게 이를 전해 들은 E양은 초대 링크를 받아 직접 들어가 봤다. 참여자는 1만 명이 넘었다. ■아기 사진 “차가 멈춰 선 곳은 인적 없는 골목이었어요. 평범한 모습의 아저씨였고,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B양) 아이들이 만난 가해자는 모두 성인이었다. 뒷좌석에 아기 카시트가 있는 차도 있었다. 학교·학원 교사라거나 경찰이라며 아이들을 안심시킨 경우도 여럿이었다. 성착취를 마치고 학원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여자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돼”라고 묻는 이도 있었다. 202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대가성이나 자발성과 관계없이, 성인과의 성적 관계에서 청소년을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피해 이후 아이들에게는 “왜 그랬니” “왜 만났니”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피해자들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냥 제가 잘못한 것 같았어요. 그때 그 아저씨와 대화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걸. 지금은 30~40대 남성이 길에 다니면 피해 다니게 돼요. 그냥 조금 그렇게 돼요.”(F양) A양은 여전히 그날 오후의 산부인과 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구도, 가해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왜’를 묻지 않았다.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 인터뷰했나 피해를 경험한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은 각 지역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와 청소년 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상담사를 통해 취재 의사를 전하고, 아이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기다렸다. 길게는 4개월을 설득한 끝에 진행한 인터뷰는 센터 상담실에서 이뤄졌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감안해 담당 상담사가 인터뷰에 배석했다. 인터뷰는 2~3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기사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게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다. 나이는 피해 당시 기준이다. 피해 사실 중 글로 옮기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는 제외했고, 자해나 성적 행위 묘사는 언론 보도 준칙에 따라 수위를 조정했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단독]287명, 평균 14.1세…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가 표적이었다 [소녀에게]

    [단독]287명, 평균 14.1세…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가 표적이었다 [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1심 판결 206건 심층분석피해자 278명의 기록, 평균 연령 14.1세카톡·인스타 등 SNS ‘범죄 온상’으로가해자 절반(49.0%)은 집행유예 선고시작은 언제나 칭찬이었다. 고민을 들어주고, 외모를 칭찬하고, 비밀을 나눴다. 아이가 마음을 열었을 때 어른은 돌변했다. “사진 몇 개 보내볼래? 내가 검사해보고 점수 매겨줄게!” 서울신문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1심 법원이 선고한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성착취 판결문 206건, 피해자 287명분을 입수해 분석했다. 착취의 잔혹함은 제각각이었지만 시작은 한결같았다. 그루밍(길들이기)이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모든 아이가 표적이었다. ■피해자 절반이 중학생 주요 표적은 중학생이었다. 범행 당시 피해자 나이는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14세가 58명(20.1%)으로 가장 많았다. 중학교 1학년인 13세는 52명, 3학년인 15세가 51명이었다. 전체 피해자 287명 중 56.1%인 161명이 중학생이었다. 평균 연령은 14.1세였다. 그러나 중학생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11세 피해자가 17명, 6학년인 12세는 36명에 달했다. 가장 어린 피해자는 7세,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지난해 5월, A씨는 메타버스 게임 ‘제페토’에서 7세 여자아이에게 성적 메시지를 보냈다.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기 전 붙잡힌 그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이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대화의 성적 의도를 인지하지 못하고 호의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홍미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말이다. “성적인 호기심에 눈을 뜨는 데다 정서적 결핍이 커지는 시기를 노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윤석신 안산여자단기 청소년쉼터 소장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함께한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오히려 더 쉽게 친밀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범죄의 통로는 카카오톡, X, 인스타그램 가해자들이 아이들에게 처음 접근한 경로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80명(27.9%)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X 53명(18.5%), 온라인게임 26명(9.1%), 인스타그램·페이스북 25명(8.7%) 등 평소 자주 사용하는 온라인 공간이 뒤를 이었다. 즐톡, 주변톡, 수다, 랜덤톡 등 익명 채팅앱(75명·26.1%)처럼 특정한 앱을 사용한 경우에만 가해자를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윤호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 범죄의 통로로 활용되면서 성착취를 위한 온라인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누구나 범행의 타깃이 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성착취는 평균 석 달 넘게 지속됐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처음 알게 된 날부터 범행이 끝날 때까지 평균 102.4일이 걸렸다. 2023년 온라인 방송 앱으로 13세 여자아이를 알게 된 B씨는 1년 넘는 그루밍 끝에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아이를 강간했다. 범행 이후에도 그는 소셜미디어(SNS)로 메시지를 보냈다. “목에 괜히 자국을 남겨가지고 곤란하게 만들었네.” “여부야, 오늘 어땠어요?” 가해자 10명 중 1명은 이미 성범죄 전력이 있었다. 동종 전과자는 18명(8.7%)이었다. 2024년 12월 인스타그램으로 14세 여자아이에게 접근한 C씨는 외모 칭찬으로 친분을 쌓은 뒤 이듬해 2월까지 세 차례 아이를 강간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때였다. ■시작은 언제나 칭찬 ‘낯선 이를 경계하라’는 사회 규범은 온라인에서 예외가 됐다. 홀로 있는 시간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절한 존재에게 아이들은 경계보다 반가움을 먼저 느꼈다. 가해자들의 접근 방식에는 뚜렷한 패턴이 있었다. 외모 칭찬, 고민 상담, 비밀 공유 등으로 신뢰를 형성하는 수법이 65.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금이나 담배 등 경제적 이익을 내세우는 경우(28.6%)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었다. 이명화 아하 서울시립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경제적 결핍뿐 아니라 정서적 결핍을 노리는 악질적인 이들이 이전보다 더 늘었다”며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가해자가 SNS로 아이들을 직접 마주할 수 있게 되면서 위험성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뢰가 쌓이면 착취가 시작됐다. 가해자들은 “쇄골이 예쁘다”, “가슴 사이즈를 봐주겠다”며 사진과 영상을 요구했다. 그루밍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거나 아이가 겁이 많다고 판단하면 ‘위계나 위력에 의한 압박이나 협박’(52건·25.2%)이 이뤄지기도 했다. 동시에 성착취도 시작됐다. 가슴이나 엉덩이 등을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서 전송하라는 요구는 물론 오프라인 만남, 만남 이후 강제추행까지 이어졌다.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온라인 그루밍 이후 강간까지 이뤄진 경우는 77건으로 전체의 37.4%에 달했다. 한번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대화 단계에서 범행이 멈춘 경우는 22건(10.7%), 열 건 중 한 건에 불과했다. 가해자들은 감정적 지지와 가족·지인과의 불화 조장 등 갖은 수법으로 아이를 심리적으로 종속시켰다. 그루밍의 정도가 심해져 얼굴 한 번 보지 못했지만 온라인상에서 연인인 것처럼 행세한 경우도 49건(23.8%)이나 됐다. 여러 아이를 동시에 노린 가해자도 적지 않았다.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은 전체의 20.4%(42건)였다. D씨는 2023년 8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X·인스타그램·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뒤지며 네 명의 아이를 성착취했다.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찾듯, 반복적으로 아이들만을 노렸다. ■가해자 절반은 집행유예 온라인 성착취는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범죄다. 그러나 분석 대상 206건 중 가해자의 절반(101건·49.0%)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101명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이들은 오늘도 그 플랫폼에 접속한다. ■어떻게 분석했나 서울신문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1심 법원이 선고한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성착취 사건 판결문 206건을 입수해 분석했다. 카카오톡·X·인스타그램·디스코드·게임 등 온라인에서 19세 미만을 상대로 성착취 목적의 대화를 하거나 성착취물 제작, 강간 등으로 이어진 사건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 수는 사건 발생 시점 기준 19세 미만 아동·청소년만 집계했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내가 소아성애자라고?”…총격범 문건 읽자 트럼프 ‘버럭’ [핫이슈]

    “내가 소아성애자라고?”…총격범 문건 읽자 트럼프 ‘버럭’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총격 사건 직후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진행자가 총격 용의자의 문건 속 표현을 읽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강간범도, 소아성애자도 아니다”라며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 출연해 전날 워싱턴DC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총격 직후 경호원들이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대피시킨 장면을 떠올리며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얼마나 걱정했느냐는 질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나는 삶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이어 “처음에는 접시나 쟁반이 떨어지는 소리인 줄 알았다”며 총격음을 곧바로 알아차리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 총격 순간 설명하다 분위기 급변 인터뷰 분위기는 진행자인 노라 오도넬 CBS 앵커가 총격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의 문건을 언급하면서 급격히 냉랭해졌다. 오도넬 앵커는 앨런이 범행 전 남긴 것으로 알려진 문건 속 표현을 읽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물었다. 문건에는 “소아성애자, 강간범, 반역자가 저지른 범죄로 내 손에 죄가 묻도록 더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강간범이 아니다. 누구도 강간하지 않았다”며 “나는 소아성애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그런 병든 사람의 헛소리를 읽은 것이냐”며 진행자를 향해 날을 세웠다. 오도넬 앵커가 “이것은 총격범의 말”이라고 설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그런 내용을 ‘60분’에서 읽으면 안 된다”며 “당신은 수치스러운 사람”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 “그런 말 방송서 읽으면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등과 관련해 여러 의혹에 휘말렸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기소된 뒤 수감 중 숨진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관련성을 부인해 왔다. 총격 용의자의 문건에 등장한 ‘소아성애자’와 ‘강간범’이라는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기존 의혹과 맞물려 민감하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들에 연루됐다”는 취지로 말하며, 해당 표현을 방송에서 그대로 읽은 진행자에게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용의자 앨런에 대해서도 “매우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며 “그는 정말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했다. 다만 자신이 직접적인 표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밝혔다. ◆ 캘텍 출신 용의자, 행정부 인사 겨냥 정황 수사당국은 총격 용의자 앨런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약 1000단어 분량의 문건을 확보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 주요 외신들은 해당 문건에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정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앨런은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의 31세 남성으로, 캘리포니아공과대학(캘텍)을 졸업한 이공계 배경의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산탄총과 권총, 흉기 여러 점을 소지한 채 워싱턴 힐튼호텔 보안검색대를 돌파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앨런은 캘리포니아에서 열차를 타고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으로 이동했다. 이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이 열리는 호텔에 투숙한 뒤 행사장 인근에서 보안검색대를 향해 돌진했다.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앨런을 현장에서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법집행관 1명이 총탄을 맞았지만, 방탄조끼 덕분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NFL이 영입해야 할 정도로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앨런이 보안검색대를 향해 빠르게 돌진한 장면을 두고 “그는 45야드(약 41m) 정도를 내달렸다”며 “마치 NFL이 그를 영입해야 할 것처럼 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경호원들이 자신에게 몸을 낮추라고 지시했지만, 처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었다”며 자신이 경호원들의 대피 지시에 곧바로 따르지 않아 “그들을 조금 더 느리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행사장에서는 총성이 들린 직후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단상으로 올라가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주요 인사들을 대피시켰다. 현장 영상에는 경호 인력들이 대통령 주변을 에워싸는 장면이 담겼다. ◆ 총격 이후에도 정치 공방 번졌다 이번 사건은 미국 내 정치 폭력 논란을 다시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정치 테러가 역사적으로 반복돼 왔다며 “20년, 40년, 100년, 200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항상 존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당의 혐오 발언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총격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정치권의 책임 공방도 다시 불붙는 분위기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은 사건 직후 중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친 사람이 행사를 취소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만찬을 30일 안에 다시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격범 문건을 둘러싼 논란과 CBS 인터뷰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격앙된 반응은 사건의 파장을 더 키우고 있다. 총격 현장의 긴박감은 경호 논란으로 번졌고, 용의자의 문건은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사법적 논쟁까지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 36주년 생일에 찍힌 ‘인생샷’…다른 위성이 포착한 허블우주망원경 [우주를 보다]

    36주년 생일에 찍힌 ‘인생샷’…다른 위성이 포착한 허블우주망원경 [우주를 보다]

    36년 동안 우주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는 허블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이하 허블)의 모습이 또 다른 위성에 포착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위성업체 밴터(Vantor)는 ‘월드뷰 리전’ 위성이 촬영한 허블의 모습을 소셜미디어 엑스에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과학 장비로 꼽히는 허블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사진에는 은빛으로 빛나는 허블 특유의 원통형 본체와 열 차폐막, 태양전지판 그리고 망원경 앞쪽의 열린 개구부까지 선명하게 담겼다. 놀라운 점은 지상에 떠 있는 허블을 또 다른 위성이 촬영했다는 사실이다. 허블은 약 547㎞ 상공에서 시속 2만 7000㎞라는 속도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데, 이를 월드뷰 리전이 포착한 것으로 둘 사이의 거리는 61.80㎞다. 특히 이날 밴터가 허블 사진을 공개한 이유가 있다. 바로 허블이 발사된 지 36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밴터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허블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혀주었으며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을 통해 계속해서 영감을 주고 있다”며 축하했다. 허블은 1990년 4월 24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우주로 날아올랐다. 36년째 97분마다 지구를 돌며 먼 우주를 관측하고 있는데 대기의 간섭 없이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 제작됐다. 허블은 긴 세월 동안 외계행성, 블랙홀, 암흑에너지 존재, 우주의 가속 팽창 등을 포착하며 천문학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NASA에 따르면 허블은 지금까지 약 170만 건의 관측을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전문가들은 2만 2000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NASA는 허블이 기기 노후화로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나 2035년까지 계속 활동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 무인함선과 수송기에서도 발사되는 요격 드론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무인함선과 수송기에서도 발사되는 요격 드론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저렴한 가격 덕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장거리 자폭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을 통해 주력 무기로 발돋움하고 있다. 대량 생산, 대량 운용이라는 장점은 방어하는 쪽에서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지만, 우크라이나는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잡는 드론인 요격 드론을 개발하여 본격적으로 투입하고 있는데, 3월에만 3만 3000대의 다양한 러시아 드론을 요격했다. 요격 드론은 기존의 방공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비교적 저렴한 드론을 인간 조종사 또는 인공지능이 유도하여 적 드론을 직접 타격하고 파괴한다. 우크라이나는 요격 드론의 운용 방식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동안 요격 드론은 지상에 거치한 보관 상자나 발사대에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최근 운용 영역이 지상에서 벗어나 하늘과 바다로 확대되고 있다. 하늘에서는 안토노프 An-28 경량 터보프롭 항공기를 공중 드론 요격 플랫폼으로 개조하고, 러시아의 샤헤드 장거리 일방향 공격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드론 발사 요격기를 장착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기체 날개 아래에 우크라이나제 P1-Sun과 미국제 메롭스 AS-3 서베이어 요격 드론이 목격됐다. 그동안 일부 항공기에서 소총이나 기관총을 사용하여 요격하기도 했지만, 이 방법은 근접해야 하므로 위험이 따랐다. An-28의 주익 아래 달린 요격 드론은 마치 전투기의 공대공 미사일처럼 작동하며, 소총이나 기관총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요격이 이뤄진다. 해상에서는 무인 시스템 부대와 제412 네메시스 여단이 바다 위에 있던 무인수상함에서 요격 드론이 발진하여 러시아군 드론을 공격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야간에 촬영된 영상에서 요격 드론의 종류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와일드 호넷츠 그룹이 개발한 스팅 II와 스카이폴의 P1-선(Sun)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혁신은 요격 드론과 상당히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조종사가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도 이끌었다. 우크라이나 드론 개발업체 와일드 호넷츠는 자사의 스팅 요격 드론을 최대 2000km 떨어진 일반 민간 지역에서도 조종할 수 있게 해주는 원격 제어 기술인 호넷 비전 컨트롤(Hornet Vision Ctrl)을 개발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는 이처럼 요격 드론의 개발과 운용에서 혁신을 거듭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요격 시도를 회피하기 위해 게란-5 같은 제트엔진 장착 드론을 투입하면서 새로운 도전 과제도 생겨나고 있다.
  • [영상] 대통령 죽을뻔했는데…총격 현장서 와인 훔치는 여성 논란, 정체는? [핫이슈]

    [영상] 대통령 죽을뻔했는데…총격 현장서 와인 훔치는 여성 논란, 정체는?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총격이 발생한 가운데, 혼란스러운 틈을 타 만찬장의 술을 훔치는 여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단 만찬 총격 사건 이후 와인병을 훔치는 여성이 목격됐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총격 사건으로 소란스러운 현장에서 수많은 기자와 다른 손님들이 워싱턴 힐튼 호텔 연회장을 빠져나가는 동안 고급스러운 검은색 모피 코트를 입은 금발의 여성이 곧장 테이블에서 와인을 집어 품 안에 넣기 시작한다. 당시 총격 사건이 메인 만찬 초반에 발생한 탓에 연회장 곳곳의 테이블에는 아직 열지 않은 와인이 많이 남아 있었다. 영상 속 여성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가 만찬에 초대된 기자였는지 아닌지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총격범을 막지 못했다면 비극적인 저녁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와인을 챙기는 여성을 두고 몰상식한 행동이었다는 지적과 문제가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팽팽하게 맞섰다. 현지 SNS에서는 해당 영상과 함께 “기자들이 와인을 훔치고 있다. 이게 바로 언론의 본모습이다. 역겹다”,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있던 바로 그 자리에서 기자들이 술병을 훔치다니, 정말 뻔뻔하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게 왜 절도인가. 저녁 식사를 위해 식탁에 놓인 것이고 이미 다 계산된 것”, “참석자들은 1인당 350달러가 넘는 돈을 냈는데 행사가 일찍 취소되지 않았나. 와인으로 ‘환급’받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옹호하는 댓글도 달렸다. 현장을 본 일부 목격자들은 다른 참석자들도 만찬 행사가 총격 사건으로 혼란에 빠진 뒤 와인병을 들고 연회장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주장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 집, 샐러드 잘 하네” 태연했던 인물도할리우드 최대 규모의 연예·스포츠 에이전시인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CAA)의 마이클 클란츠는 총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태연하게 샐러드를 먹으며 식사를 이어가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채 요리로 부라타 치즈와 완두콩 샐러드가 제공된 상황에서 총격이 발생하자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며 테이블 아래로 몸을 피했다. 그러나 마이클은 태연하게 식사를 계속했고 이는 현장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연예 매체 TMZ에 “당시 머릿속에는 CNN 진행자 울프 블리처가 넘어진 것에 대한 걱정, 그리고 샐러드를 다 먹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면서 “경찰이 현장에 있어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범인, 트럼프 향해 ‘범죄자’라고 묘사한편 현장에서 체포된 총격범인 콜 토머스 앨런(31)은 범행 1시간 전 가족에게 남긴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범죄자’라고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암살 표적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행사가 열린 워싱턴 힐튼 호텔의 보안이 말이 되지 않을 정도로 허술했다고도 지적했다. 앨런은 성명에서 “만약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여기에 기관총을 들고 왔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 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를 노린 것 같다”면서 “이란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유명 여가수가 男모델 바지 벗겨 중요 부위 노출” 주장 충격 [핫이슈]

    “유명 여가수가 男모델 바지 벗겨 중요 부위 노출” 주장 충격 [핫이슈]

    세계적인 팝가수인 케이티 페리가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남성 모델의 바지를 벗겨 중요 부위를 노출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모델로 활동하는 조쉬 클로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 연예 전문 매체 페이지식스에 과거 페리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당시의 일화를 털어 놓았다. 조쉬는 2010년 7월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서 페리의 히트곡인 ‘틴에이지 드림’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뮤직비디오 출연을 계기로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2년 뒤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서 열린 유명 디자이너의 생일 파티에 함께 초대 받았다. 클로스는 “현장에서 만난 페리가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하지만 동행한 친구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페리가 내 바지를 벗겼고 바지와 속옷이 모두 내려가 중요 부위가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완전히 겁에 질렸는데 페리는 그저 웃기만 했다”면서 “파티에서 누군가의 바지를 내리는 것이 그저 장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명확히 하고 싶다. 그건 그저 장난이 아니었다. 엄청난 굴욕감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또 “동의 없이 중요 부위를 노출했던 그 사건 이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왔다”고 덧붙였다. 클로스의 피해 고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9년 8월 당시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시의 일을 설명했었다. 그는 “내가 감사해야 할 대상이었던 페리가 가장 가까운 동료들 앞에서 나를 극도로 깎아 내리고 모욕했다. 내가 왜 그런 일에 감사해야 하나”라면서 “나는 페리를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 정신 건강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티 페리, 여성 배우 성폭행 의혹페리를 둘러싼 성 추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 호주 출신 여성 배우 루비 로즈도 SNS를 통해 페리로부터 과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로즈는 게시물에서 “케이티 페리가 호주 멜버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나를 성폭행했다”면서 “당시 나는 20대 초반이었고 이 일을 공개적으로 말하기까지 거의 20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어 “내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 만큼 오래 버틴 것에 감사하지만 이번 일은 성폭력과 트라우마가 얼마나 큰 영향을 남기는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클로스는 “루비 로즈가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것을 보고 나 역시 재차 피해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면서 “용기를 내서 얼굴을 드러내고 나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케이티 페리는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동료 연예인들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 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배우 안나 켄드릭(40)은 2014년 코난 오브라이언의 토크쇼에 출연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겪었던 페리와의 만남을 언급했다. 당시 켄드릭은 “케이티 페리가 내 가슴을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참 이상한 밤이었다”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이 “페리가 원래 그런 행동을 하느냐”고 묻자 켄드릭은 당시 자신이 입었던 깊게 파인 드레스를 언급하며 “드레스 때문에 그럴 만한 상황이 만들어졌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케이티 페리는 현재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와 공개 연애를 이어가고 있다. 페리는 영화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올랜도 블룸과 지난해 7월 10년 만에 결별을 선언했고, 트뤼도 역시 2023년 18년 동안의 결혼 생활을 끝냈다.
  • 나랏빚 ‘GDP 60%’ 경고등… 재정 주도 성장으로 부채 막는다

    나랏빚 ‘GDP 60%’ 경고등… 재정 주도 성장으로 부채 막는다

    한국 국가재정 상황은국가채무 작년 사상 첫 1300조 돌파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50% 수준정부 확장 재정 자신감부채 비율 OECD 주요국보다 낮아수출 역대 최대·세수 4년 만에 풍년경제전문가는 우려 목소리돈 풀어도 성장률 둔화·채무만 확대국가신용 하락 전 지출 구조조정을 “국가채무가 사상 첫 1300조원을 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 정부부채 비율이 2029년 60%를 넘는다.” 최근 국가재정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경고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수치만 보고서는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뚜렷하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정말 재정 악화를 불렀는지, 과도한 위기 조장은 아닌지 재정 위기론의 실체를 짚어봤다. 나랏빚을 이해하려면 빚의 종류부터 알아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갚아야 할 확정된 채무인 ‘국가채무’(D1), D1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부채를 더한 ‘일반정부 부채’(D2), D2에 비금융 공기업의 부채를 더한 ‘공공부문 부채’(D3), D3에 장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 충당 부채를 더한 ‘광의의 국가부채’(D4)가 있다. D1에서 D4로 갈수록 부채 규모는 더 커진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D1·D2·D3를 관리한다. D1은 본예산, 추가경정예산, 국채 발행 계획을 세울 때 기준이 된다. 1300조원을 돌파한 게 바로 D1이다. D2는 국제기구가 국제 비교용으로 쓰는 지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한 ‘GDP 대비 비율’은 D2를 기준으로 한다. 이처럼 나랏빚은 부채 종류에 따라 규모와 GDP 대비 비율이 달라진다. 국가 재정 운용을 비판할 때 주로 ‘나랏빚 규모가 수천조’라는 점을 든다. 이를 인구수로 나눠 ‘국민 1인당 짊어질 나랏빚이 수천만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랏빚을 국민 개인이 갚아야 할 건 아니기에 국가채무·부채의 천문학적인 규모 자체만 놓고 ‘재정 위기’라고 판단하는 건 과장된 해석일 수 있다. 정부도 “국가채무는 단순 금액 증가보다 경제 규모 확대, 총지출 증가와 연계해 GDP 대비 비중으로 살펴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또 “경제 규모나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국가채무를 단순히 인구수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는 인구가 많은 국가에 유리한 통계적 착시를 유발한다”고 반박했다. 국가채무·부채 수준을 평가할 때 경제 규모를 고려한 ‘GDP 대비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몇%에 도달해야 심각한 수준인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GDP 대비 50%를 넘기면 나라 재정이 파탄 수준에 도달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50% 수준에 도착했지만 국가 재정 운용에 눈에 보이는 부작용은 없는 상태다. 오히려 정부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 투입량과 속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국가 예산은 700조원을 넘어 800조원을 향해 가고 있다. 또 ‘GDP 대비 D2 비율’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기축통화국 여부에 따라 다르다. 2024년 기준 한국은 49.75%이지만, 일본은 214.8%, 미국은 137.4%, 프랑스는 122.6%에 이른다. 미국은 한국과 비교하면 ‘부채 대국’이다. 하지만 국제무역 결제의 기준이 되는 달러를 찍어내는 기축통화국이기에 부채 비율이 아무리 높아도 재정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 일본은 명실상부 세계 1위 부채국이다. 하지만 국채의 90% 이상을 자국 은행과 기관, 국민이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 보유 비중이 10% 미만이어서 매도 압력이 약해 재정 위기가 제한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부채 비율도 81.7%에 이른다. 정부가 “한국의 국가부채 비율은 선진국보다 낮다”며 재정 위기 가능성을 일축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렇다면 IMF가 경고한 대로 재정이 갈수록 악화해 위기가 닥친다면 한국 경제에는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통상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무디스·피치 등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재정 위기의 신호탄으로 본다. S&P와 피치는 2012년 상향 후 15년째, 무디스는 2015년 상향 후 12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 중이다.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해 환율이 급등하고, 정부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게 된다. 또 외국인 자본 유출로 증시가 폭락하고, 금리 상승으로 투자가 위축돼 실물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 ‘소버린 디폴트’(국가채무 불이행)를 선언하게 된다. 재정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정부는 한결같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며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면 국채 발행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부채비율 전망이 실제보다 과한 경우가 많다”면서 “한국의 부채 비율은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재정 위기론에 선을 그었다. 정부가 ‘재정 주도 성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재정으로 GDP를 반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을 바탕으로 미국발 관세 리스크, 중동전쟁 리스크를 뚫고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세수가 4년 만에 풍년을 맞았다는 점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부채가 불어나는 것보다 GDP가 더 빨리 커지면 부채 비율이 늘어나는 속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시각이다. 물론 확장 재정이 곧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금껏 돈을 풀어도 성장률은 갈수록 둔화했고 국가채무만 늘어났다”고 말했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기 전에 재정준칙을 법제화하고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을 아끼고 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GS건설, 베트남 IT기업과 데이터센터 ‘맞손’

    GS건설, 베트남 IT기업과 데이터센터 ‘맞손’

    GS건설은 베트남 민간 정보·통신(IT) 기업인 FPT 코퍼레이션과 데이터센터 개발 및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와 응우옌 반 코아 FPT 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 등은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MOU를 맺고, 베트남 주요 지역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늘어나는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기술과 모듈형 구축 방식을 적용한 고효율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업 규모는 단계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FPT 코퍼레이션은 베트남 데이터센터 민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로,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험을 가진 GS건설과 베트남의 국가 디지털 전환 전략을 지원하는 데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 [사설] 리더십·신뢰 바닥난 張 대표, 무슨 수로 선거 치를 텐가

    [사설] 리더십·신뢰 바닥난 張 대표, 무슨 수로 선거 치를 텐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다”고 했다. 지난 23일 공개된 전국 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창당 이후 최저치인 15%였다. 2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층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12%로 벌어졌다. 리더십을 완전히 상실한 장 대표의 입지를 보여 준다. 앞서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시점에 8박 10일간의 ‘빈손 방미’ 논란으로 비판을 자초했다. 미 국무부 차관보와 면담했다며 뒷모습을 공개한 인사는 미 국무부가 개빈 왁스 차관 비서실장이라고 국내 언론에 밝히면서 거짓말 논란까지 보태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에 대해 “자숙이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며 후보들의 당대표 비토 기류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지난해 8월 선출된 장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그가 당대표로 있는 한 6·3 지방선거에 도움은커녕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후보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면전에서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서울, 부산 등 주요 선거후보자들이 장 대표의 방문을 꺼리며 독자선대위 중심의 각자도생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데도 국민의힘의 원외 당협위원장 28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선거를 망치려는 해당행위”라며 위기의 책임을 비당권파로 돌렸다. 장 대표와 강성 지지그룹이 현실을 외면하면 할수록 국민의 신뢰는 회복불능으로 고꾸라질 수 있다. 지금 국민의힘 후보들은 ‘변화 불가능 세력’으로 도매금에 묶여 있다. 장 대표는 거취를 결단해 그 족쇄를 풀어 줘야 한다. 당장 사퇴가 어렵다면 혁신형 중앙선대위를 신속히 발족해 선거지휘 전권을 넘기고 2선 후퇴라도 하는 것이 대안이다.
  • [홍기빈의 미래완료] 호르무즈 이후의 물길 지도

    [홍기빈의 미래완료] 호르무즈 이후의 물길 지도

    온 세계의 눈이 호르무즈 해협에 쏠려 있다. 미국과 이란, 두 나라 정부의 날 선 대응이 오갈 때마다 유가와 주식시장이 오르내린다. 모두 이 피로감 끝판왕의 상황이 언제 끝날 것인지를 손꼽아 기다린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든 전쟁이 종식되고 호르무즈의 상황이 정리된다고 해도, 해상 운송의 구조는 중장기적으로 크게 변할 수 있다. 해상 보험 문제 때문이다. 해상 운송을 보다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 해상 보험이다. 호르무즈 사태에서도 바닷길을 멈추게 한 것은 물리적 봉쇄보다 보험 봉쇄가 먼저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자 48시간 안에 전쟁 위험 보험료가 무려 5배 급등하면서 보험이 사실상 철수했고, 이에 유조선 통행이 80% 이상 붕괴했다. 이란이 실제로 기뢰를 깔고 드론으로 선박을 공격한 것은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사실상 해협을 닫은 것은 이란 혁명수비대도 미 해군도 아닌 보험 문제였다. 전쟁 전 유조선 한 척의 호르무즈 통과 보험료는 선체 가치의 0.2% 수준이었는데, 전쟁 발발 며칠 만에 1.5~3%로 치솟았다. 공격 대상이 될 위험이 더 큰 미국, 영국, 이스라엘 관련 선박은 5%까지 올랐다. 1억 5000만 달러짜리 유조선의 경우 단 한 번의 항해에 최대 750만 달러의 보험료가 청구될 상황이다. 보험이 없으면 배가 뜨지 못한다. 보험사는 장기적 데이터에 근거해 이런 종류의 리스크 관리에 전문화된 기관이 아닌가. 어째서 이렇게 무기력할까. 보험업의 구조, 특히 재보험업의 문제를 생각해 보면 민간 보험사가 결코 만능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간 보험사들은 선주들에게 보험을 제공한 뒤 다시 재보험사로 찾아가 보험을 들어야 한다. 그런데 계속된 전쟁이나 기후위기 등과 같은 구조적 변동이 벌어질 때 재보험사들이 떠안을 수 있는 위험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우선 ‘솔벤시 II’라고 불리는 자본 구조 요건 때문이다. 바젤 협약이 자본 비율의 한계를 정해 은행의 대출 능력을 제한하듯이, 솔벤시 II는 재보험사들에 자본 비율의 한계를 통해 보험 인수의 능력을 제한한다. 그리고 재보험사들은 여러 리스크들을 놓고 확률적으로 위험을 분산함에 있어서 개별 민간 보험사와는 달리 전 지구적 규모에서 생겨나는 가지가지의 리스크 전체를 대상으로 하게 되어 있다. 그중 하나인 전쟁 위험 리스크에 배분되는 자본 몫은 이미 2023년부터 진행되었던 후티 반군의 홍해 교란으로 인해 크게 소진된 상태이며, 여기에 이란 전쟁과 같은 초대형 사고까지 터졌으니 그 보험 인수 능력이 크게 제약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아무리 높은 보험료를 내겠다고 해도 재보험사가 인수를 거부하면 1차 보험사도 보험을 제공할 수 없고, 보험이 없으면 선박은 법적으로 운항 자체가 불가능하다. 민간 보험업계가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봉착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대국 정부들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미국은 이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움직여 민간 보험사인 처브와 함께 해상보험을 제공하는 재보험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쟁 발발 불과 11일 만에 나온 발표였다. 그리고 이 구상은 제재 및 고객 신원 확인(KYC) 검증 절차를 통해 선박 적격성을 결정한다. 미국에 불편한 나라의 선박들은 보험 접근이 크게 제한될 수 있고 아예 불가능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움직임이 없을 리 없다. 중국은 이미 중국선주상호보험협회(CPIC)와 중국 국영 보험사들을 통해 독자 해상보험 체제를 갖추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에서 자국 선박들을 위해 국영 재보험사를 통한 독자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이 두 나라는 사실 DFC-처브 체제가 생기기 전부터 독자 보험 체제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세 나라가 재보험업에서 큰손으로 자리잡는다면 바다 위의 물길 지도를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다시 그리려 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 세 블록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한국, 일본, 유럽 선박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중세 북유럽의 도시들이 해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한자동맹을 만들었듯이, 한국·일본·호주의 공동 해상보험 체제라도 생각해 보아야 할까.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 장동혁의 ‘책임정치’?… 막스 베버가 본다면[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장동혁의 ‘책임정치’?… 막스 베버가 본다면[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 저술정치를 소명으로 삼고 있는 정치인신념윤리 넘어 ‘책임윤리’ 고민해야의도 좋아도 결과 나쁘면 소용없어장동혁, 상황 좋지 않으면 물러나야선거 승리에 모든 것 바칠 각오 필요대표직 버티는 건 철없는 ‘신념윤리’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 지난 2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전후 맥락을 짚어 보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는 미국을 방문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환한 표정으로 찍은 ‘인생샷’이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정작 미국에서 만난 사람조차 국무부 고위급 인사가 아니라는 논란이 불거지고 말았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는 15%까지 내려앉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 장 대표는 그런 요구를 일거에 거절한 것이다. ‘나는 정치적 책임을 지기 위해 당대표직을 유지하겠다.’ 장 대표의 논리에도 일리가 있다. 당대표는 당원이 뽑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진 사퇴, 지도부 5인 중 4인의 사퇴 혹은 탄핵 외에는 합법적으로 뽑힌 당대표가 자리를 내려놓게 할 수 없다. 요컨대 절차적 정당성을 지니고 있다. 민주적 원칙을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국민의힘 중진들이 비판하는 것처럼 장동혁 체제가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 보자. 설령 그렇다 한들 그것이 장동혁을 당대표로 뽑은 당원들의 뜻이 ‘민주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면 수긍해야 하는 것 아닐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치,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위인 정당의 운영이 민주적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민주적 원리를 교조적으로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실 속의 정치는 그보다 훨씬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이다. ●“국가만이 물리적 폭력 사용할 권리” 당대표로서 임기를 다하는 것이 책임을 지는 일이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치를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책임’이라는 말의 무게를 더욱 엄중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쓴 불멸의 고전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펼쳐 볼 때다. 1919년 1월 베버는 강연을 시작했다. 뮌헨의 진보적 학생 단체, 말하자면 ‘운동권’인 ‘자유학생연맹’의 초청을 수락했기 때문이었다. 뮌헨대학 사회학 석좌교수, 베버는 높은 명성을 지닌 학자였다. 민주주의를 정치적 이상으로 품고 있었지만 당장 군주제를 전복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에 동참하지 않는 현실주의적 관점을 지닌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소명으로서의 정치’라는 제목의 강연을 한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강당으로 몰려왔다. 정치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학생들의 손을 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베버는 단호했다. “여러분의 요청으로 이 강의를 하게 되었지만, 틀림없이 내 강의는 여러분을 여러모로 실망시키게 될 것이다.” 독일어 단어 ‘Beruf’는 ‘소명’과 ‘직업’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단어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치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라고 베버는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소명으로서의 정치에 대해 고찰하려면 우선 정치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직장, 취미 활동, 심지어 베버 스스로도 언급했다시피 “남편을 영악할 정도로 잘 다루는 부인의 현명한 정책을 두고도 사람들은” 정치적이라고 말하곤 한다. 요컨대 사람이 모여서 벌이는 모든 활동은 정치적이다. 베버는 강연의 주제를 한정 지었다. “오늘 우리는 단지 특정의 정치적인 결사체, 오늘날에는 국가를 의미하는 정치적 결사체의 지도력 또는 이를 둘러싼 영향력의 작용에 대해서만 알아보려 한다.” 인간의 정치적 활동 전체가 아니라 ‘국가’를 중심으로 한 정치만을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국가가 지닌 특별한 성격 때문이다. 베버의 설명을 들어 보자.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다른 모든 정치적 결사체들과 마찬가지로 근대국가란, 국가만이 하는 고유 업무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수단을 준거로 정의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수단이란 곧 물리적 폭력·강권력(Gewaltsamkeit)이다. (중략) 왜냐하면 근대에 와서, 국가 이외의 다른 모든 조직체나 개인은 오로지 국가가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물리적 폭력·강권력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폭력·강권력을 사용할 ‘권리’(Rechts)의 유일한 원천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베버, 정치적 본질에 대한 통찰 쉽게 풀어 보자. 국가에서 벌어지는 정치나 동네 배드민턴 모임에서 벌어지는 정치나 본질은 같다. 갈등을 조절하고 공통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전혀 다르다. 회비를 내지 않는 회원은 클럽 출입 자격을 제한당하고 쫓겨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폭력이 동원되지는 않고, 그럴 수도 없다. 반면 국민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가는 공권력을 동원해 재산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강제 징수를 한다. 미국처럼 국세청의 권한이 막강한 나라는 심지어 직접 무장한 인원을 동원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것이 국가의 정치를 다른 집단의 정치와 구분 짓는 가장 근본적인 차이다. 국가는 군대나 경찰 등의 무장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근대 이전에는 국가 말고도 다른 무장집단이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근대국가는 자신의 영토 내에서 국가 외의 다른 어떤 조직된 폭력도 허용하지 않는다.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하는 사설 경비 업체의 역할이 경찰에 비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가는 폭력을 독점한다. 그렇다면 권력을 지닌 자가 누군가에게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거나, 엉뚱한 사람을 잡아 가두고 고문해 거짓 증언을 받아낸 후 감옥에 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일을 막기 위해 근대국가는 국가가 독점한 폭력의 행사를 규제한다.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이 존재하는 것은 그래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국가의 폭력에 대한 법적 통제가 비교적 잘 작동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정치의 본질에 대한 베버의 통찰은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겉모습이 어찌 됐건 국가는 폭력을 독점한 기구다. 정치는 그 폭력의 통제권을 둘러싼 다툼이다. 그러므로 정치를 직업이자 소명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차원의 윤리가 요구된다. 신념윤리를 넘어 책임윤리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야당 참패하면 여당 독주 견제 못 해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가르는 기준은 분명하다. ‘결과’다. 신념윤리는 행위자의 의도를 결과보다 중시하는 것이다. 반대로 책임윤리는 행위자의 의도보다 결과를 중시한다. 때로는 결과가 나쁘다면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다는 비판까지 가능해진다. 물론 베버가 말했듯 “신념 윤리는 무책임과, 책임 윤리는 무신념과 동일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지만 양자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고, 정치를 소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책임윤리에 따라야 한다. 대통령이 바뀌면 나라의 방향이 바뀐다. 국회의원 선거로 국회의 구성이 달라지면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법체계가 순식간에 뒤흔들릴 수 있다. 정치를 소명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로 임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보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과 과반 의석을 보유한 상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 구도가 바뀔 수는 없지만, 야당이 참패한다면 민주당의 독단적 국정 운영과 입법 폭주는 한층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가령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이전과 대학원 설치 법안을 떠올려 보자. 예술학교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특정 지역의 이익을 위한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야당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에 정치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라는 장 대표의 말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그래서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이대로면 결과가 뻔한데 ‘지방선거 후에 평가받겠다’며 버티는 건 정치인의 책임윤리가 아니다. 베버를 초청한 운동권 학생들을 연상시키는 철없는 신념윤리일 뿐이다. 장동혁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소명을 다하는 일은 당대표라는 직책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기업가·귀족 가문 출신 ‘금수저’… 위대한 학문 업적에도 정치 참여 꿈 못 이뤄

    기업가·귀족 가문 출신 ‘금수저’… 위대한 학문 업적에도 정치 참여 꿈 못 이뤄

    모든 사상가가 그렇지만 막스 베버의 사상 역시 그의 삶과 떼어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1864년 프로이센 중심의 독일이 막 통일 국가로 나아가던 시절에 태어난 베버는, 섬유산업 대기업 가문의 잘 알려진 변호사이자 정치인이었던 아버지와 전통적으로 칼뱅주의자였던 대귀족 가문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성장했다. 베버가 단지 정치를 ‘연구’하는 차원을 넘어 평생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생애 말년에는 직접 투신할 꿈을 꾸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베버의 첫 전공은 경제사였다. 젊은 학자로 전도유망하게 성장하던 그는 1897년 다툼 끝에 아버지와 절연했는데, 얼마 후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는다. 거의 6년 동안이나 심한 신경쇠약증을 겪어 대학을 사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베버가 건강을 되찾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반의 일. 그는 대표작 중 하나인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집필해 학계에서의 명성을 회복했다. 1910년대에 이르러 베버의 관심은 종교까지 확장되었다. 유교,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을 포함하는 종교사회학을 연구하며 또 하나의 기념비적 대작인 ‘경제와 사회’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사후에 출간되어 베버를 ‘사회학의 아버지’로 자리매김하게 해준 중요한 업적이다. 이후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베버는 군에 자원입대해 예비군 장교로 복무했다. 직접 현실에 참여하며 개입하고자 했던 베버의 성향이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다. 1917년부터 1920년까지 베버는 혼란스러운 독일 현대사를 관통하며 학문적 불꽃을 피워냈다. 1917년 11월 ‘소명으로서의 학문’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하고 책을 펴냈으며, 1919년 1월에는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세상에 내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직접 정치에 참여하고자 했던 베버의 뜻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1920년 여름 급성 폐렴에 걸려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음모·망상 추종하는 사람들…거짓인 줄 알면서 왜 믿는가

    음모·망상 추종하는 사람들…거짓인 줄 알면서 왜 믿는가

    정치성향과 진영논리에 따라 서로 다른 진실을 구성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하기 위해 음모와 적대로 얼룩진 서사를 동원하며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그 절정이 12·3 비상계엄 내란이다. 현실의 실제적 위기가 아니라 ‘위기 서사’를 앞세워 발생한 이 정치적 사건의 표면과 심층을 아울 수 있는 단어는 바로 ‘망상’이다. 반(半)연간 문예지 ‘쓺-문학의 이름으로’ 22호(2026년 상권)는 ‘망상의 시대’를 주제로 특집을 꾸몄다. 정신병리학, 사회·문화, 정치, 문학의 장에서 망상이 형성되고 작동하는 방식을 예리하게 분석한 글 7편과 문학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집단 망상을 완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글 5편이 실렸다. 신찬영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망상은 명백한 반증에도 불구하고 수정되지 않는 비합리적이고 고정된 믿음이라고 정의하고 망상이 형성되는 원인을 설명한다. 신 교수는 인간의 신념 체계는 ‘확신-신념-확증편향-망상’으로 이어지는 연속적 인지 스펙트럼 위에 존재하는 만큼 망상은 일반적인 인지 과정의 극단적 형태라고 지적했다. 문화사회학자인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명백한 거짓인 음모 망상을 계속 믿는 이유를 분석했다. 전 교수는 사람들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계속 믿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한나 아렌트의 지적에서 출발해 음모 망상을 사회학적 현상으로 설명했다. 21세기 음모 망상의 확산에는 ‘에이전시 패닉’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에이전시 패닉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유의지나 자율성이 위협을 받는다고 느낄 때 생기는 불안과 공포를 의미한다. 쉽게 얘기하면 “나는 내 의지대로 선택한다고 생각했는데 광고나 알고리즘, 사회 시스템, 또는 다른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공포로 바뀌는 현상이다. 여기에 음모 망상 추종자는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라 파편화된 단서를 조합해 서사를 스스로 구성하는 능동적 참여자로 강력한 효능감과 재미를 얻기 때문에 단순히 ‘미친 사람’ 취급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 장동혁, 선거 후 평가받겠다지만… 선방해도 버티기 만만찮다

    장동혁, 선거 후 평가받겠다지만… 선방해도 버티기 만만찮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방미 이후 더욱 거세진 ‘2선 후퇴’ 요구를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다”며 일축했다. 다만 후보들이 장 대표와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결과 ‘선방’을 하더라도 장 대표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26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장 대표와 지도부에 대한 내부 비판이 과도하고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대표를 흔들어서 선거에 승리한 사례는 전례도 없고, 그런 얘길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장 대표가 직접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고 사퇴론에 선을 그은 것의 연장선이다. 수도권뿐 아니라 강원·충청·대구까지 사실상 ‘장동혁 비토론’이 나온 가운데 장 대표는 현장 지원 대신에 중앙에서 ‘반명(반이재명) 메시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박 실장은 “당의 모든 구성원들은 그 역량을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무능과 무도함을 검증하고 국민께 알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장 대표의 모든 메시지도 민주당 정부의 무능과, 민주당 후보의 결격사유에 초점을 맞춰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장 대표는 8박 10일 미국 방문 후 ‘대여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화물연대와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을 언급하며 “청년들은 줄어든 아르바이트 자리, 실종된 일자리에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만기친람 이 대통령은 이들의 눈물에는 눈을 감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의 4월 공개 외부 일정은 9건에 불과하다. 지역 일정은 제주·인천·강원 방문 3건뿐이라, 4월에만 전국을 20곳 넘게 돌며 광폭 행보를 보인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대비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 안팎에선 지방선거 이후 장 대표가 자리를 지키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창당 이후 당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하는 데다 후보들마저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선거 결과 선방을 하더라도 장 대표가 공을 내세우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승리 지역은 장 대표가 깎아먹은 지지율을 각 지역별 후보자와 지역 정당이 만회해서 이긴 것이지 장 대표가 버틸 이유가 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다만 장 대표가 여전히 지지층 결집에는 유효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경남 지역의 중진 의원은 “선거에서 승리하면 당연히 장 대표 덕이 있다”며 “지금 분열은 자멸이라 좌고우면할 때가 아닌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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