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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동구에 설운도가 떴다’

    ‘강동구에 설운도가 떴다’

    “상하이 상하이 상하이 트위스트 추면서~.” ‘트로트의 황제’ 설운도가 ‘강동구 알리기’에 나선다. 서울 강동구는 유명 트로트 가수 설운도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11일 밝혔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지난 10일 강동구민회관에서 열린 ‘추석맞이 장애인 자선 행사’에서 그에게 홍보대사 위촉패를 전달했다. 설운도는 폭넓게 사랑받는 가수이자 선행에 앞장서는 연예인으로 알려졌다. 1982년 데뷔한 그는 ‘누이’, ‘사랑의 트위스트’, ‘다 함께 차차차’ 등 수많은 곡들을 히트시켰다. 지금도 가요·예능·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한 방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그는 자선활동 및 위문 공연으로 국내외 재능 나눔을 실천해왔다. 2006년 강원 횡성군 폭우 피해 당시에는 1000만원을 기부했고 2011년에는 일본 대지진 구호금을 쾌척했다. 다음해인 2012년에는 교민들을 위한 자선공연의 공로를 인정받아 ‘오바마 대통령 봉사상’(The President′s Volunteer Service Award)을 받기도 했다. 설운도는 향후 ‘강동 선사문화축제’ 등 주민 참여행사에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미약한 힘이나마 살기 좋은 도시 강동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 관계자는 흔쾌히 홍보대사 제안을 받아들인 설운도에 감사를 표하며 “우리나라 대표 트로트 가수인 만큼 대중적인 인지도와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람이 아름다운 강동구’를 홍보해달라”고 부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갈비집에서 불붙은 나눔 불씨

    “도움받은 만큼 열심히 공부해서 저도 다른 어려운 이웃들을 돕겠습니다.”(장학금 수혜자 A군) 서대문구는 11일 오후 3시 구청 회의실에서 ㈜신촌 형제갈비와 ‘100가정 보듬기’ 결연식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100가정 보듬기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역점 추진 중인 서대문구만의 복지사업이다. 복지 소외계층과 민간 후원자를 연결해 자립 기반을 세워 주고 체계적인 사례 관리를 하기 위한 취지다. 신촌 형제갈비는 40년 전통의 갈비 맛집으로 유명하다. 이번 후원은 신촌동 주민센터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형제갈비는 신촌동의 저소득 아동 10명에게 이들이 자립할 때까지 매달 1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후원할 예정이다. 한 후원 아동의 어머니는 “생활이 막막했는데 이웃의 온정으로 희망이 생겼다. 귀한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승찬 신촌 형제갈비 전무는 “우리 동네에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후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2011년 1월 시작 이후 현재까지 총 16억원 상당의 민간 지원을 이끌어냈다. 당초 지역 내 100가정을 돌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호응이 커 후원 연결 가정이 300가구가 넘었다. 형제갈비는 316~325번째 가정과 결연했다. 후원금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이체를 통해 대상 가정에 전달된다. 문 구청장은 100가정 보듬기와 동 복지 허브화 사업 등의 추진 성과를 인정받아 이날 오후 ‘2015년 제20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단독] [노사정 대타협 어디로] “노동개혁안에 일반해고 기준 완화·실업급여 확대 포함”

    오는 14일 취임 두 달째를 맞는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의 수첩에는 하루 일정이 분 단위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김 의장과의 인터뷰가 이뤄진 10일에도 전국 개인택시공제조합 관계자들 면담, 당 중소기업·소상공인 특위 등 쉴 새 없이 일정이 이어졌다. 김 의장은 “노동개혁안은 노사정위원회 대타협 수위를 보면서 최대한 빨리 조율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교과서의 국정 전환 논란으로 오늘(10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감이 파행했다. -현재 검정 역사 교과서의 편향성을 시정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국정화인지를 놓고선 반대 의견도 많다. 국정화가 정답은 아니고 검정 기준을 높이거나 다른 대안도 가능하다. 김무성 대표가 당 정책조정위와 정책위 등에 의견 수렴을 해 보라고 지시한 만큼 역사 서술의 바람직한 방향성·통합성에 대해 연구를 해 보고 당정협의를 거쳐야 한다.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많아 여당에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새누리당이 포털사이트의 뉴스 편향성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언론 길들이기라는 비판도 거세다. -뉴스편집 실명제 요구가 당내에서 거론되고 있는데 전략기획본부 등을 통해 방향을 잡아 나가려고 한다. 포털사이트 대표들을 직접 만나볼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지 않나 싶다. 인터넷에 며칠씩 특정 제목의 뉴스가 떠 있을 때도 있다. 뉴스를 편집하는 현장 실무자들이 20·30대가 많다 보니 뉴스 제목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 포털은 언론사가 아닌데 사실상 언론사 기능을 하면서 편향적인 뉴스가 재생산되는 점, 청소년에게 유해한 선정적인 광고가 범람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 종합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노동개혁 법안에 어떤 내용이 담기나. -근로시간 단축을 비롯해 일방해고 기준 완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 등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실업급여 대상을 확대하고 저소득 특수형태 업무 종사자를 가입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 출퇴근재해 보상과 감정노동자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이 담긴 산업재해보상법 개정안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감도 재벌 총수들의 증인 채택 논란이 거세다. -증인 신청 과정에서부터 ‘어느 기업 누구 요구 중’이라고 발표가 나가 버리면 기업에서 먼저 로비가 들어온다. 증인신청실명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할 계획이다. 증인신청을 두고 고성과 뒷거래가 오가는 과정을 없애기 위해서 증인실명제를 도입하면 증인채택소위를 상임위마다 운영토록 할 수 있다. 그러면 비공개하에 속기록으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록이 다 남고, 뒷거래 없이 증인신청 과정이 투명해질 수 있다. 그래야 무조건 ‘불러 놓고 보자’는 식의 폐해가 사라진다. →국감이 끝나는 대로 총선체제로 돌입한다. 내년도 총선 공약은 어디에 초점이 맞춰지나. -10월 말쯤 총선 기획단을 발족하기에 앞서 경제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 등을 이미 가동 중이다. 내년 총선 공약의 핵심은 ‘사회적 약자, 경제적 약자 배려’가 될 것이다. 경제상황이 자꾸 어려워지다 보니 저소득층을 케어하는 공약을 최대한 많이 내야 한다. 이런 공약은 각 분야에 걸쳐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의료보험 비용 등등…. 이번 주에 정미경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나눔경제 특위가 발족된다. 사회적 거래소나 서민금융기관을 설립하는 안, 사회적기업과 기부문화 활성화 방안 등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내년도 예산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6% 줄었다.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텐데. -예산결산특위 차원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산 편성을 늘려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그러나 국가 재정건전성에 비상이 걸렸고 세수도 줄었기 때문에 SOC 예산을 늘리려면 국가부채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 박물관, 도서관 건립 같은 예산은 지양해야 한다고 김 대표도 말씀하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제20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유근기 전남 곡성군수 “주민 가려운 곳 긁어줘…문화관광 활성화 역점”

    [제20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유근기 전남 곡성군수 “주민 가려운 곳 긁어줘…문화관광 활성화 역점”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모든 가치 기준을 두고 행정을 펴 왔을 뿐입니다.” 유근기 전남 곡성군수는 9일 “열린 행정으로 소통과 공감의 토대를 마련한 게 주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군수는 이동군수실 운영을 정례화하고 군 홈페이지에 ‘곡성 향우방’을 개설하는 등 주민과의 공감, 소통에 주력했다. 주민을 대상으로 한 ‘곡성리더스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적극적인 행정을 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섬진강 일대의 깨끗한 자연환경이 큰 자산”이라며 “이런 여건과 문화가 어우러진 농촌을 가꾸는 데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달, 꼬마잠자리 서식처인 섬진강·보성강변 등지에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을 조성해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추억과 낭만이 넘치는 섬진강 기차마을, 전국 최대 규모 장미공원, 심청 설화를 토대로 한 심청축제 등 다양한 문화 관광 이벤트를 통해서다. 유 군수는 친환경 명품 농산물 육성 등 주민 소득 증대에도 역점을 둔다. 곡성, 옥과, 석곡 등 3개 권역별 특산품 집중 육성 지구를 지정했다. 그는 “노령 인구를 위한 각종 돌보미 서비스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소외 없는 나눔 복지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곡성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안재욱 1억 이상 기부모임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안재욱 1억 이상 기부모임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배우 안재욱(45)이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서울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0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사랑의열매회관에서 안재욱의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2007년 1월부터 모금회에 꾸준히 기부를 이어온 안재욱은 “이번에 예비 아빠가 되면서 아이들의 꿈에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어 가입을 결심하게 됐다”며 “저의 작은 나눔이 다음 세대의 육성을 위해 잘 사용돼 그들이 일어설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재욱의 가입으로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방송인·연예인은 소녀시대 윤아와 미쓰에이 수지, 현영, 김보성, 수애, 현숙, 인순이, 박해진을 포함해 9명으로 늘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톨릭관동대학교 총학생회, 장애인복지시설 ‘애지람’ 방문 봉사활동

    가톨릭관동대학교 총학생회, 장애인복지시설 ‘애지람’ 방문 봉사활동

    가톨릭관동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4일 장애인 복지시설 ‘애지람’을 방문하여 위문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번 봉사활동을 실시한 애지람은 프란체스코회 수도자들이 함께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지적장애인 생활시설이며, 총학생회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하여 세탁, 청소, 운동을 비롯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했다. 이번 봉사활동에 참석한 김영협(토목공학과4)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에서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직접 방문하여, 가톨릭적 가치관인 나눔과 사랑을 실천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톨릭관동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3월에는 강릉종합사회복지관 초중고 학생들을 초청 ‘CKU 어울림 나눔 봉사’ 활동을 전개한바 있으며, 최근 총동아리연합회에서는 한빛마을 복지재단 현장 봉사활동을 실시한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 복지상 대상에 ‘소외 아동의 어머니’

    서울시 복지상 대상에 ‘소외 아동의 어머니’

    14년간 소외된 아이들의 어머니를 자처해 온 성태숙(48·여) 구로 파랑새나눔터 아동센터장이 올해의 ‘서울시 복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9일 중구 우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 사회복지대회’에서 시상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서울시 복지상은 2003년 처음 제정된 후 올해 13회째를 맞았다. 매년 이웃사랑을 실천한 자원봉사자나 단체 등을 선정해 상을 준다. 성 센터장은 2002년부터 구로구 구로동 반지하 건물에 개인 사재를 털어 파랑새나눔터 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안학교 교사 꿈을 품고 영국 유학을 다녀왔지만 지역사회에 방치된 아이들의 딱한 처지를 보고 직접 공부방을 마련했다. 대상은 주로 저소득층과 장애·한부모 가정의 아동들이다. 성 센터장은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태샘’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적인 사정으로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30~40명을 돌보고 있다. 현장 경험을 살려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에 적극적으로 아동복지 정책을 제안하고 협의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2009년에는 서울시 급식카드 사용 관련 문제, 2010년에는 전국 지역아동센터 평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현장 간 중재안을 마련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불우 이웃과 희망 나누는 삼성의 추석

    불우 이웃과 희망 나누는 삼성의 추석

    “가족도 없이 명절을 쓸쓸히 지내는데 삼성에서 명절마다 선물도 주고, 음식도 만들어 주고, 외로운 노인을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삼성그룹은 추석을 맞아 오는 11일부터 2주간 사회복지시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펼치는 ‘추석 희망나눔 봉사활동’을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계열사별로 지역의 양로원과 독거노인 등을 찾아 나눔활동을 벌인다. 삼성은 2008년부터 매년 설과 추석에 ‘명절 희망나눔 봉사활동’을 펼치며 현재까지 총 145억원을 지원했다. 삼성 측은 이날 서울 은평구청에서 박근희 삼성사회봉사단 부회장,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주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독거노인들을 위한 선물 전달식을 가졌다. 각 계열사가 본격적인 희망나눔 봉사활동을 하기에 앞서 사전 행사 격으로 진행한 것이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임직원들은 14일부터 25일까지 용인·화성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60곳을 방문해 부식품세트를 전달한다. 용인중앙상인회와 연합해 지역 시장에서 구매한 물품 3000만원어치도 같이 전한다. 삼성증권은 본사 및 전국 지점 인근 100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명절 음식을 대접하고, 부식품세트와 양평 양수리 자매마을에서 구매한 배를 전달할 계획이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어르신 평생교육·청소년 적성 멘토링… “마을 공동체 되살릴 것”

    [자치단체장 25시] 어르신 평생교육·청소년 적성 멘토링… “마을 공동체 되살릴 것”

    대전 유성구 하면 으레 온천과 환락을 떠올린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고 휘황찬란한 밤의 불빛은 여전하지만 요즘에는 신흥 교육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노은·도안신도시 조성으로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교육은 이곳의 핵심적인 화두가 됐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교육 또한 초석을 어떻게 잘 다지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를 지휘하는 사람이 허태정(50) 구청장이다. 복지도 그의 중요 관심사다. 유성구에는 대덕연구단지는 물론 KAIST, 충남대, 한밭대 등 대전의 3개 국립대가 모두 몰려 있다. 이곳에서 일하다 퇴직한 이들이 적잖고 식자층이 많아 복지를 소홀히 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교육과 복지는 허 구청장이 젊었을 적 고민했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그는 이른바 ‘386’, 아니 지금은 ‘586’이다. 그 세대의 많은 학생이 그렇듯 충남대 철학과에 다니던 허 구청장도 학생운동의 한복판에 있었다. 1988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며 검찰청을 점거해 구속되기도 했다. 그가 당시에 고민했던 사회 모순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가 교육이었다. 허 구청장은 “좋은 교육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에게 건강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길러 주면 사회의 불합리한 모습도 끝내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분야로 봤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일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고 그들이 행복할 때 사회 갈등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초선 구청장 때부터 교육과 복지에 매달렸다. 재선이지만 두 분야는 완벽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허 구청장은 완벽에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할 뿐이다. 지난달 31일 기자가 동행한 허 구청장의 행선지는 노인들의 교육과 복지가 한데 어우러진 현장이었다. 유성구 노인복지관에서 열리는 평생교육원 2학기 개강식이다. 허 구청장은 “주민들이 평생교육에 관심이 많아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며 “지식인이 많은 지역 특성 때문에 경로당을 찾을 때면 늘 말을 조심한다”고 말했다. 그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할머니·할아버지들의 풍물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복지관에서 배운 것을 개강식 축하 공연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징과 꽹과리 소리가 조화를 이뤘고 중간중간 ‘얼쑤’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노인 200여명이 의자에 앉아 이를 지켜봤다. 공연이 끝나자 사회자가 “잠자는 시간 빼고 늘 움직이는 것 같은 구청장입니다”라고 말하자 박수가 연달아 터졌다. 허 구청장은 마이크를 잡고 “내 아들놈이 공부를 징그럽게 안 해서 ‘야, 노인복지관 어르신들한테 (향학열을) 배우라’고 한다”며 노인들의 뜨거운 학구열을 치켜세웠다. 이 복지관 평생교육원에서는 노인들에게 풍물뿐 아니라 컴퓨터, 요가, 노래도 가르친다. 개강식에 참석한 유흥휘(75·구암동)씨는 “허 구청장이 자주 찾아와 고칠 게 있으면 메모했다가 고쳐 주고 친구처럼 어울려 노인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좋아한다”면서 “얼굴이 선하고 말을 잘하는 것도 노인들이 맘에 들어 한다”고 귀띔했다. 허 구청장은 개강식이 끝나자 복지관 구내식당을 찾았다. 할머니들이 한창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할머니가 “청장님이 오늘 배식 당번인데”라고 하자 허 구청장은 “생채에 밥 비벼 먹으면 맛있겠다. 요리사 모자 줘 봐요”라고 맞장구치며 친구처럼 어울렸다. 학생운동을 하던 ‘전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할머니들은 “버스 정거장에 캐노피 만들어 줘서 고마워”라고 합창했다. 복지관 앞 승강장에 캐노피를 설치해 비를 피하게 해 준 일을 칭찬한 것이다. 일을 거들던 허 구청장은 “오늘은 바빠서,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말하며 모자를 돌려줬다. 그는 복지관을 찾으면 배식뿐 아니라 노인들과 탁구도 하며 어울린다. 못하는 운동이 없다. 충남 예산군 고향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핸드볼 선수로 소년체전에 나가기도 했다. 성격이 소탈하다. 유성시장에서 손으로 밀어 만든 칼국수를 틈틈이 즐긴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많이 해 주던 칼국수 맛을 잊지 못해서”라고 말했다. 구청장 관용차는 카니발 승합차다. 동승한 기자가 “왜 이래?”라며 정치적 쇼를 의심하자 “안에서 옷 갈아입기 편하고 동승자 많이 태울 수 있고… 좋지 않으냐”고 오히려 타박한다. 2012년 오피러스 고급 승용차를 구청에서 사용하던 카니발로 바꿔 탔다고 한다. 이후 상당수 대전 구청장들도 차를 카니발로 바꿨다고 자랑했다. 허 구청장의 학생·청소년 대상 교육사업은 노인보다 더 다양하다. 오는 17~18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청소년 진로직업체험박람회 ‘나Be 한마당’이 열린다. 나비효과처럼 청소년의 작은 날갯짓이 지역과 국가를 변화시키는 토네이도가 되라는 뜻에서 ‘나Be’라는 용어를 행사명에 끼워 넣었다. 이것 말고도 청소년의 적성과 진로를 찾아 주는 드림터치, 평생학습센터 직업체험교실 등 프로그램은 많다. 관세청, 삼성중공업 등을 직접 방문해 직업을 체험하는 행사도 계속되고 있다. KAIST 학생들이 청소년을 가르치는 ‘드림 멘토링’도 운영 중이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자치단체 최초로 대학입시박람회를 열었다. 허 구청장은 학교협동조합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교사, 학부모, 학생, 주민이 모여 학교폭력, 왕따, 교복·수학여행 공동구매 등 교육을 고민하는 협동체다. 허 구청장은 이날 노인회 등과 쓰레기 투기를 막을 수 있도록 골목길 등에 화단을 가꾸는 ‘행복홀씨 입양사업’ 협약을 체결했고 다음달 국화꽃축제에 쓸 국화를 키우고 있는 외삼동 양묘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 뒤 점심을 함께했다. 마을 기업인 ‘초원미래나눔’도 찾았다. 주부들이 차를 팔고 수예 등 수공예와 로컬푸드를 만들어 운영하는 마을카페다. 김은희(56) 대표는 “어느덧 마을 주민의 사랑방이 됐다”며 “청장님이 설립 초기에 많은 도움을 줬고 지금도 수시로 찾아와 관심을 가져 줘 다른 구 마을 기업에서 부러워한다”고 귀띔했다. 허 구청장은 “교육과 복지뿐 아니라 마을 기업과 같은 것이 사라지는 공동체 의식을 되살리는 역할을 해 관심을 쏟고 있다”며 “유성구 면적이 대전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넓어 바쁠 때는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한다. 다행히 호남과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가 지나고 드나들 수 있는 톨게이트가 많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생각나눔] 계열사 펀드 판매 50% 이하로 규제 “고객이익 침해” vs “최소 안전장치”

    [생각나눔] 계열사 펀드 판매 50% 이하로 규제 “고객이익 침해” vs “최소 안전장치”

    최근 금융권에선 ‘펀드 50% 규제’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는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가 계열사 펀드나 변액보험, 퇴직연금 등을 전체 신규 판매액의 50% 넘게 팔 수 없도록 한 규제이다. 수익률과 상관없이 계열사 상품을 몰아주기 식으로 팔아 고객의 이익이 침해되는 영업 행태를 제한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금융권에선 “펀드 50% 규제가 도리어 고객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산업은행, PCA생명보험, NH농협선물 등 4곳은 계열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이 50%를 넘어 해당 상품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4개 회사는 연말까지 계열운용사 펀드 신규 판매 비중을 5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펀드 50% 규제’는 2년 동안만 적용하기로 하고 2013년 4월에 도입됐다. 당시 삼성화재, 미래에셋생명은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이 90%를 웃돌았다. 50%를 넘는 회사도 열 곳 이상이었다. 당시와 비교하면 제도 시행 이후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계열 상품 몰아주기가 크게 완화됐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그런데 이 규제가 지난 4월 2년 연장되면서 일부 금융사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수익률이 높아도 계열사 상품이라는 이유로 (팔 수가 없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한 다른 회사 상품을 고객에게 권유할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다. 국민은행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KB자산운용의 고수익 상품군인 9개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 상품들은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가 몰리는 인기 펀드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민은행이 파는 계열사 펀드의 1년간 운용 수익률은 13.86%이다. 경쟁사인 신한은행(7.17%), 하나은행(6.4%), 농협은행(5.81%), 기업은행(0.43%)은 국민은행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3년간 수익률도 국민은행이 39.32%로 농협은행(16.9%), 신한은행(16.48%), 하나은행(13.42%), 기업은행(4.99%) 등 다른 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펀드온라인슈퍼마켓 등 온라인을 통해 펀드 정보가 모두 공개되고, 고객의 펀드 투자 경험이 늘어나면서 은행 창구에서 권유하는 상품보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알아서 먼저 요구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많이 판다고 해서 인사고과나 지점 평가(KPI)에 반영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계열 상품이란 이유로 수익률이 낮은 상품을 권유했다가 고객이 이탈할 수도 있다”고 강변했다. 펀드 50% 규제 도입 당시와는 투자업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얘기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일부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제한하는 투박한 규제”라며 “과거에는 은행에서 파는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 수익률이 좋지 않았는데도 무리하게 팔아 문제가 됐지만 최근엔 은행에서 파는 펀드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규제가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경우에도 이를 펀드 50% 규제에 포함하고 있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 팔았던 상품 중에서도 적립식으로 매달 투자되는 금액도 포함된다. 반론도 적지 않다. 이보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가 세련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펀드 50% 규제가 투자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정장치”라며 제도 보완이나 축소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역시 “펀드 50% 규제가 도입되면서 금융사들이 계열사가 아닌 펀드 상품에도 눈을 돌리고 펀드 판매채널이 증권사에서 은행 등으로 다변화됐다”며 제도가 가진 부작용보다 순기능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정관장 “추석선물, 10% 저렴하게 구입하세요”

    정관장 “추석선물, 10% 저렴하게 구입하세요”

    6일 서울 중구 정관장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가족사랑 행복나눔’ 캠페인에서 모델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KGC인삼공사 정관장은 이번 캠페인에서 100만원 이상 구매 시 포인트 5% 적립, 신규 회원에게는 사은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 희망이음, 지역아동센터와 나눔문화 실천 협약

    희망이음, 지역아동센터와 나눔문화 실천 협약

    교육나눔기업 희망이음(대표이사 김용길), 지역아동센터전국연합회(대표 고뢰자, 이하 지아연), 한국장애인문화협회(회장 안중원, 이하 장문협)가 4일 서울역 회의실(AREX-2)에서 소외계층 교육지원 등 나눔문화 실천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세 협약기관은 전국 지역아동센터 아동을 위한 교육지원 및 다양한 나눔사업 등을 공동 진행하기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희망이음 김용길 대표, 지아연 고뢰자 대표, 장문협 관계자를 포함해 지아연 전국 지부장(서울· 경기· 대전· 광주· 전북· 전남· 제주) 들이 참석해 소외계층 아동 현황과 향후 나눔사업 전개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따라 지아연은 교육지원 대상자를 발굴하고, 장문협은 교육지원 대상자 심사 및 문화체험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희망이음은 추천받은 2천 여명의 교육지원대상자를 위해 컴퓨터 신제품, 온라인 교육강좌 제공, 단원평가 대비 교재지원, 장학금 지원, 물품 및 재능나눔 지원, 각종 대외 행사 시 희망이음밥차 지원 등을 수행한다. 한편, 전국지역아동센터 100여 개가 소속되어 있는 지아연은 2009년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로 아동· 청소년 인권신장 및 권익보호사업,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관련 사업, 아동복지관련 기관 및 단체교류· 협력사업, 아동· 청소년 복지를 위한 정책 개발 사업 등의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아연 고뢰자 대표는 “지아연의 목적은 아이들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가는 곳”이라며 협약으로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교육적인 환경에 보탬이 될 수 있어 감사하다. 고 소감을 밝혔다. 김용길 희망이음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내일을 꿈꾸는 아동들을 위해 교육을 지원하고, 아이들에게 사회적 울타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기업의 꾸준한 사회공헌 의사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개의 태양이 뜨는 포도밭 그리고 기막힌 와인 맛

    3개의 태양이 뜨는 포도밭 그리고 기막힌 와인 맛

    제네바 호수에 선다. 지역명을 그대로 차용했다. 뭔가 호수의 유려하면서도 장엄한 자태에 걸맞은 이름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다소 아쉽다. 우리에겐 ‘레만 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일부 현지 안내 책자에서도 레만 호로 표기하고 있다. 한데 이는 프랑스 쪽 이름이다. 프랑스가 호수 일부를 소유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실소유주’는 스위스다. 오래전 레만 호로 불리다 제네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호수 이름도 자연스레 도시 이름을 따라가게 됐다. 호수 주변엔 포도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저 유명한 라보의 포도밭이다. 200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올랐다. 기억할 건 ‘자연유산’ 부문이 아니라는 거다. 유네스코는 포도밭에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다고 봤다. 보다 정확히는 포도밭을 일군 수도사들의 땀과 그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지키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포도밭 여정의 들머리인 로잔은 프랑스어권에 속한 도시다. 로잔에서부터 찰리 채플린이 생을 마친 브베, 록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음악적 영감을 키웠다는 몽트뢰가 차례로 이어진다. 로잔에서 브베 사이, 40㎞에 이르는 호숫가 경사면을 따라 계단식 포도밭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 방대한 포도 경작지가 라보 지구다. 포도밭은 우리의 다랭이논과 흡사하다. 척박한 땅을 일구고 돌담을 쌓아 조성했다. 걸어 오르기도 쉽지 않은 비탈에서 땅을 갈고 돌을 쌓은 이들은 수도사다. 이들이 쌓은 돌담을 현지에선 ‘월’이라고 부른다. 포도밭을 씨줄날줄로 엮는 월의 길이는 무려 450㎞에 달한다. 우리 제주도 전체를 돌아가는 검은 돌담이 ‘흑룡만리’라면 이 지역에 펼쳐진 회색 돌담은 ‘회룡천리’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돌담은 포도 생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3개의 태양이 뜨는 포도밭’이라는 홍보 문구에 힌트가 있다. 우선 내리쬐는 일조량이 많다. 둘째, 햇빛이 호수에 반사되며 또 한번 아래에서 포도 알갱이들을 비춰 준다. 그리고 한낮의 햇볕에 잔뜩 달궈진 돌담이 저녁 무렵 복사열을 포도 알갱이들에게 되돌려준다. 그러니 포도가 당분을 잔뜩 머금을 수밖에. 우리 충주호 인근의 사과가 유난히 달고 맛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월 안쪽으로는 농가가 마을을 이뤘다. 대부분의 집들이 포도주를 생산하는데 각 집안이 고유의 포도주 문장을 새길 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 골목과 골목은 이어져 있다. 사람 한 명 지나가지 않아도 골목엔 온기가 가득하다. 자연에 깃든 사람의 흔적, 유네스코가 인정한 건 바로 이 대목일 것이다. 레만 호를 따라 발레로 넘어간다. 레만 호 너머는 프랑스다. 스위스 땅을 달리며 프랑스를 엿보는 기분이 묘하다. 로잔 쪽 주민들은 대부분 프랑스어를 일상어로 쓴다. 호수 너머 프랑스의 영향 때문이지 싶다. 두 지역 주민들은 친할까. 같은 언어를 쓰니 이웃사촌처럼 지낼 것 같은데 현지 가이드는 뜻밖에 그리 친하지 않다고 말했다. 앙숙은 아니더라도 은근히 등 돌리고 사는 건 분명해 보인다. 레만 호를 낀 라보 쪽이 화사하다면 발레 쪽은 ‘장엄’에 가깝다. 알프스의 산군이 사방을 둘러쳤고 산 아래 분지엔 마을들이 오종종하게 몰려 있다. 그 가운데로 석회 성분 가득한 우윳빛 론 강이 흘러간다. 척박하면서도 이국적인 풍경이다. 발레는 오래전 빙하로 뒤덮였던 지역이다. 거대한 빙하는 아주 오랜 기간 산자락을 파며 흘러갔다. 현재의 분지 형태는 그 당시 형성된 것이다. 빙하는 녹으며 미네랄 등을 내뱉어 토양을 비옥하게 했다. 특히 청포도 계열의 스위스 토착 샤슬라 품종이 자라는 데 적합한 여건을 제공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 또한 샤슬라 포도로 만든 ‘팡당’이라는 화이트 와인이 대부분이다. 팡당에 라클렛이 빠질 수 없다. 라클렛은 발레 지역에 전승되는 치즈 요리다. 큰 덩어리의 라클렛 치즈를 녹여 감자를 찍어 먹는다. 그리멘츠 마을에선 ‘글래시어(빙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이름처럼 ‘빙하’가 제조 과정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는 건 아니고, ‘빙하와 인접한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 정도로 보면 무리가 없겠다. 빙하 와인은 여러 면에서 독특하다. 우선 맛이 강하다. 시고 톡 쏜다. 와인이라기보다 일반적인 술에 가깝다. 한데 이게 ‘중독성’이 있다. 김치나 삭힌 홍어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첫 맛은 좀 텁텁하지만 몇 잔 기울일수록 ‘술술’ 넘어간다. 제조 과정도 홍어와 비슷한 면이 있다. 아주 오래전 마을 어디선가 와인 담긴 오크통이 발견됐다. 일반적인 와인의 경우 오크통에서 한두 해 숙성시킨 뒤 마시는 게 보통인데, 이 와인은 달랐다. 처음엔 시고 떫었겠지만 늙은 와인이 주는 깊은 맛은 여느 와인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새로운 맛의 세계에 눈뜬 주민들은 와인을 오랜 기간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 것으로 생산 방식을 수정했다. 사실 숙성과 삭히는 건 표현의 차이에 불과하지 않은가. 언제부터 이런 방식으로 빙하 와인을 제조했는지는 불분명하다.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오크통은 1886년산이다. 빙하 와인엔 나눔과 평등의 정서가 담겨 있다. 예컨대 이런 거다. 오크통마다 900ℓ의 와인이 담겨 있는데 해마다 가장 오래된 오크통에서 25ℓ를 빼 그다음으로 오래된 오크통에 넣는다. 낡은 것과 새것을 일정한 비율로 섞는 것이다. 이 작업을 반복한 뒤 마지막으로 가장 ‘젊은’ 1969년산 오크통에서 뺀 25ℓ를 1886년산 오크통에 넣는다. 이 늙은 오크통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마을 교회의 비숍(주교)이다. 그리고 특별한 날에 이 와인의 일부를 꺼내 온 주민이 함께 마신다. 마을 촌장이나 비숍 등 소수가 오래된 오크통을 독점하는 게 아니라 나눠서 오래 같이 마시자는 게 빙하 와인에 녹아 있는 정서다. 매주 월요일 오후 5시에 외지인을 대상으로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리멘츠 마을은 스위스 특유의 샬레(오두막집)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12세기부터 목조주택 전통을 이어 오고 있다. 토속적인 호밀빵 제조 기법이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샬레 앞 의자에 앉아 호밀빵 안주에 빙하 와인 홀짝대다 보면 스위스 전통의 향기가 몸에 배는 듯하다. 글 사진 로잔·시에르(스위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출산 후 재택근무·시차출퇴근제… 맞벌이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

    [지금 대전청사에선] 출산 후 재택근무·시차출퇴근제… 맞벌이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

    “출산휴가, 육아휴직 날짜를 미리 예고하니 미안함이 줄었고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 주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볍네요.”(출산 준비 중인 산림청 A 주무관) “경력 단절을 우려해 육아휴직을 고민했는데 재택근무에 근무시간 조정까지 할 수 있다길래 즉시 신청했습니다.”(출산 후 재택근무를 신청한 특허청 K 심사관) “아침에는 남편이, 오후에는 일찍 퇴근한 제가 아이들을 돌보니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시차출퇴근하고 있는 맞벌이 부부 조달청 B 사무관) 정부 외청마다 ‘일과 가정’ 양립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 직장과 업무를 우선하면서 가정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이 오히려 조직 경쟁력과 지속 성장을 저해한다는 인식에 따른 결과다. 유연근무제 확산과 가정의 날 준수 등 범정부적으로 권장하는 수준을 넘어 자체 개선안을 마련하면서 공무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출산휴가·육아휴직 사전예고제 산림청은 출산휴가·육아휴직 사전예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른 직원의 업무가 증가할 것을 우려해 육아휴직 사용에 부담을 갖는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시책이다. 사전예고로 신속한 결원 보충이 가능해지면서 참여자도 늘고 있다. 2010년 21명이던 육아휴직자는 2014년 53명으로 2.5배 증가했다. 특허청은 현 직원(1535명)의 25.5%인 392명이 시차출퇴근제를 신청했다. 맞벌이 부부 증가와 출퇴근 시 교통 혼잡 등의 생활 환경 변화를 고려해 직원들이 가사와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취지에서다. ●업무 환경·조직문화 개선도 활발 더불어 업무 환경과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조달청은 직원의 동호회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현재 10명 이상이 참여한 동호회가 23개로, 전체 인원이 651명에 이른다. 봉사활동 동호회에 대해서는 우선 지원과 연계 행사 및 상시 학습 시간 인정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나눔 문화 확산을 장려하고 있다. 관세청은 구성원이 자부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4P UP’ 운동을 전개한다. 자긍심(Pride)과 전문성(Professionalism), 업무 효율(Process), 근무 환경(Place)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활동성과 기능성을 고려한 검사·감시복 개편 등 작은 부분에서부터 추진한다. 또 ‘조직문화지수’를 도입해 부서별 문화 수준 만족도를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이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동대문 ‘선행 요정’ 아시나요?

    “가족 여행을 보내주세요”, “치아교정이 필요한 우리 아이 좀 도와주세요.” 동대문구에 어려운 이웃의 소원을 들어주는 키다리 아저씨가 나타났다.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미뤘지만 꼭 하고 싶은, 필요한 것을 이뤄준다. 구는 어려운 이웃 23가구 소원을 들어줬을 뿐 아니라 오는 15일 구청광장에서 어려운 이웃 1350가구에 쌀과 과일 등을 나눠주는 ‘제4회 추석명절 희망나눔의 장’을 연다고 3일 밝혔다. 구에 나타난 키다리 아저씨는 삼육재단이다. 재단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마련한 ‘희망소원 들어주기’에는 다양한 사연이 접수됐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 벌이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김모(답십리1동)씨 가족이 10년 만에 가족여행을 떠나게 됐다. 또 이가 다 빠져서 밥 먹기가 어려웠던 이모 할아버지는 ‘틀니’를 얻었다. 고르지 못한 이 때문에 잘 웃지 못했던 영미(17)양은 치아교정을 선물받았다. 이 행사에서는 직원들과 1대1 결연을 한 지역 취약계층에 건강검진과 치아교정, 여행상품권 등 8개 분야의 소원을 신청받았다. 희망소원 중 가구별 소득과 건강·주거 상태 등을 고려해 23가구의 소원을 이뤄줬다. 희망나눔의 장에서는 쌀 10㎏ 1350포와 두유 1350상자의 물품을 나눠준다. 구 직원들은 기증된 물품을 추석 전까지 결연가정에 직접 배달해 기부문화 확산을 돕기로 했다. 삼육재단은 이번 행사에 8000만원 상당의 물품 등을 지원했다. 삼육서울병원, SDA삼육어학원 등 10개 기관이 소속된 삼육재단은 2012년부터 구와 희망의 1대1 결연을 체결하고 매년 다양한 나눔봉사를 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기도 파주시

    [新국토기행] 경기도 파주시

    경기 파주는 서울과 개성 사이에 있다. 서울시청까지는 35㎞, 개성시청까지는 25㎞다. 서쪽으론 한강하류가, 북으론 임진강이 흐르며 두 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지역이 교하(交河)다. 최북단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북한의 개풍군·개성특급시·장풍군과 접하고, 동쪽은 양주시·연천군과, 서쪽은 한강을 경계로 김포시, 남쪽은 고양시와 접한다. 면적은 서울시와 경기 안양시를 합친 크기다. 한강 둑을 따라 북으로 자유로가 뻗어 있고, 국도 1호선 통일로가 정중앙을 가로질러 판문점으로 통한다. 2003년부터 시작된 운정신도시 개발로 18만 인구가 42만명으로 불어나, 보수적인 주민들의 정치 성향이 다소 완화됐다. 예부터 한양에서 개성을 거쳐 대륙을 오갈 때 거쳐야 하는 주요 통행로였다. 임진나루는 사신들의 주요 길목이었고, 봉일천 공릉장터는 전국 3대 장터에 들어갔다. 율곡 이이, 우계 성혼, 구봉 송익필, 휴암 백인걸, 청송 성수침(우계 성혼의 부친), 용재 성현(악학궤범 편찬) 등 당대를 주름잡던 대학자들이 살았던 고장이라 ‘문향’(文鄕)으로도 불린다. 황희 선생, 윤관 장군, 허준 선생, 신사임당 등이 파주에 잠들어 있다. 광해군 때 새 도읍지로 꼽히던 파주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에서 하나가 되듯 남북이 하나가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볼거리 ●휴전선에서 불과 7㎞… 통일 기다리는 ‘안보 관광지’ 임진각 연간 5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세계적인 안보관광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한국전쟁과 그로 인한 민족 분단의 아픔이 새겨진 곳이다. 휴전선에서 불과 7㎞ 떨어진 민간인 출입 북쪽 한계선이자 남북 철도의 중단점이다. 한국전쟁 때 각종 유물과 전적기념물들이 전시돼 있다. 망배단, 북한기념관, 통일공원, 자유의 다리, 평화의 종, 임진강 철교, 전망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중 남북 분단의 대표 상징물은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의 화통이다. 전쟁의 참상을 화통 곳곳에 파인 포탄 및 총탄 자국에서 느낄 수 있다. 임진각 오른쪽 주차장 쪽에는 ‘평화누리’가 있다. 인간의 존엄을 기본 정신으로 한 화해와 공존, 나눔이 있으며 분단의 아픔보다 통일의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잔디 언덕에서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카페 안녕’에서는 1000여개의 바람개비를 감상할 수 있다. ●3만 병력 이동 가능한 제3 땅굴, 살벌한 분단현실 보여줘 북한이 판 제3 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통일촌 등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관광하는 프로그램이다. 1978년 발견된 제3 땅굴은 문산까지 12㎞, 서울까지 52㎞ 지점에 있다. 한 시간에 3만명의 병력 이동이 가능하다. 최북단 접경지역에서 분단 현실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현장이다. 2002년 이후 셔틀 엘리베이터와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민통선 영상관 등이 갖춰져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도라전망대는 민통선 안에 위치하며 북한의 생생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남측 최북단 전망대다. 망원경 수십대를 설치, 개성공단과 개성시 변두리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송학산, 선전마을, 김일성 동상 등도 볼 수 있다. 도라산역은 민통선 남방한계선에서 700m 떨어진 경의선 남쪽 최북단 역이다. 향후 경의선 철도 연결이 완료돼 남북 왕래가 가능해지면 도라산역은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를 오가는 사람 및 화물 등의 통관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인접한 곳에 도라산 평화공원이 조성됐다. 통일촌은 파주 특산물인 장단콩을 테마로 한 슬로푸드 체험마을이다. 골프장 2개 면적 경작지에서 거둬들인 콩으로 가공한 된장, 청국장을 판매한다. 매년 장단콩 축제가 열린다. 우리의 손맛이 담긴 장단콩 정식도 맛보고, 두부 만들기, 장 담그기, 전통문화 배우기 등 정겨운 체험을 할 수 있다. ●문화예술마을 ‘헤이리’ 파주 전래 농요서 명칭 유래 다양한 장르가 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문화예술마을이다. 파주에 전해 내려오는 전래 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마을 이름을 따왔다. 1998년부터 50만여㎡의 부지에 미술인·음악가·작가·건축가 등 380여명의 문화예술인이 주택·작업실·미술관·박물관·갤러리·공연장 등 각종 문화예술공간을 자유롭게 조성했다. 산과 산 사이에 있으며, 마을 한가운데 자연지형의 갈대 늪지와 다섯개의 작은 다리가 있다. 숲·시냇물이 건축물들과 어우러져 걷는 맛이 그만이다. 건물들은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3층 높이 이상 짓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자연과 어울리는 건물을 설계했다.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 건물, 지형을 그대로 살려 비스듬히 세워진 건물, 사각형의 건물이 아닌 비정형의 건물 등 각양각색의 건축물들이 개성을 뽐내고 있다. ●8m 높이 장대한 서가 품은 ‘책의 나라’ 파주출판도시 자유로와 심학산 중간에 있다. 출판기획, 편집에서부터 인쇄, 물류, 유통에 이르기까지 출판과 관련된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 한국의 출판문화를 이뤄낸 국가산업단지다. ‘좋은 공간 속에서 좋은 시각, 좋은 글, 좋은 디자인이 나오고 그것이 곧 바른 책을 펴내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출판사 아웃렛과 서점, 도서관, 북카페가 즐비하고, 어린이 책잔치, 국내외 도서전, 공연, 세미나, 전시회, 체험활동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나 볼 수 있다. 이 중 지혜의 숲은 파주출판도시에 자리한 도서관으로 높이 8m 서가에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빼곡하다. 어린이책 코너도 있다. 푹신한 카펫과 소파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카페에서 식사와 음료도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 전통 레스토랑·공방·카페… 낭만의 프로방스 1996년 이탈리아 정통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리빙, 도자기 공방, 베이커리, 카페 등 동화 같은 건축물들이 들어서 낭만을 선사한다. 형형색색의 꽃과 각종 허브, 향긋한 풀 냄새와 내추럴한 프랑스 프로방스 스타일이 마치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에 온 듯한 여유를 느끼게 한다. 도자기 핸드페인팅, 천연허브비누 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열리고 저녁이면 반짝이는 빛으로 화려함을 더한다. ●율곡 이이·허준 선생 등 대학자들의 고장 자운서원은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경세가인 율곡 이이(1536~1584) 선생의 유적지다. 이이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광해군 7년에 창건됐다. 이이 선생의 묘와 신도비, 어머니 신사임당 등 가족묘도 있다.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의 유품을 전시한 기념관 등도 있다. 매년 10월 초 파주 최대 축제인 율곡문화제가 열리는 장소다. 율곡기념관은 다양한 영상물과 볼거리를 제공해 자녀 교육에 좋다. 파주시는 올해 서울 사직단에 세워진 이이 선생과 신사임당 동생을 이전해 올 계획이다. ●황희 선생 은퇴 생활을 함께한 정자 ‘반구정’ 자유로 당동나들목 근처에 위치한 반구정은 방촌 황희 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에 돌아와 갈매기를 벗 삼아 지낸 곳이다. 임진강 하류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세운 정자다. 1452년 황희 선생이 세상을 떠나자 유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방촌영당과 방촌기념관, 제사를 지내는 경모제가 있다. 임진강을 바라보는 그의 동상이 서 있다. ●개발의 위협 속에서도 굳건한 ‘용미리석불입상’ 보물 제93호로 지정돼 있다. 이 불상과 같이 자연 암벽을 이용해 몸체를 만드는 수법은 고려시대에 들어와 몇 예가 보인다.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보물 제115호)이 이와 거의 같은 기법을 보여 준다. 이천 영월암 마애여래입상(보물 제822호)도 비록 머리를 따로 만들지는 않았으나 천연의 암벽을 그대로 이용해 몸체를 표현했다. 주변 나뭇가지에 아름다운 모습이 일부 가려지고, 근처까지 파고든 석산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찰인 용암사와 신도회, 율곡고등학교 문화재지킴이 소속 학생들이 보호하고 있다. >>먹거리 ●임진강 장어 임진강변에 유명 장어집이 많다. 장어는 고려 말 왕실에서도 즐기던 여름 보양식으로 역사가 600년이 넘는다. 양식장어가 아닌 직접 잡거나 어민들로부터 직매입한 자연산을 파는 곳도 있다. 자연산은 양식 장어보다 4배가량 비싸다. 일부 음식점들은 100% 토종장어인 자포니카 실뱀장어를 무항생제, 무소독 방법으로 키워 판다. 처음에 소금을 뿌려 노릇노릇하게 구워 주고 익기 시작하면 볼록하게 올라오는데 그때 뒤집어 소스를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파주 장단콩 요리 파주 장단콩은 쌀, 인삼과 함께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던 장단삼백의 하나다. 파주 장단지역은 1913년 국내 최초의 콩 장려품종으로 선정된 ‘장단백목’을 탄생시킨 콩의 본고장이다.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의 청정 자연환경과 큰 일교차, 마사토에서 자란 장단콩은 타 지역 콩에 비해 유기질은 2배, 항암 성분인 이소플라본은 50%쯤 함량이 높다, 파주시 곳곳에는 장단콩을 이용한 전문 음식점이 성업한다. 월롱면 영태리 통일로변과 통일촌에 유명 음식점들이 있다. ●임진강 참게장 문산, 적성, 임진강 주변에 참게장으로 유명한 맛집들이 많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려졌던 임진강 참게는 집게 아래쪽이 덥수룩하게 털이 나 있다. 특유의 은은한 향으로 한번 맛을 보면 바다에서 잡히는 꽃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참게는 9~11월 사이 주로 통발로 잡는다. 첫 벼 베기 때가 알이 꽉 차 가장 실하다. 게딱지 크기는 10㎝ 내외이고 암놈보다 수놈이 조금 크다. 가을바람에 살찐 딱지가 두꺼운 참게로 담근 장은 여러 번 간장을 달이고 오랜 시간 삭이기 때문에 발효 음식의 참맛을 볼 수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생각나눔] 대학 구조개혁 평가 후유증

    2022년까지 16만명의 입학정원 감축을 목표로 한 대학 구조 개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학교에 입학하는 연령대의 학생이 급격히 줄어들 것을 우려한 정부가 강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 시장 논리에만 맡길 경우 경쟁력 약한 대학들의 줄도산 등 다양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들도 정부 개입의 필요성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대학이 낮은 등급을 받았더라도 재학생들은 일정 부분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D, E등급을 받아 ‘부실대학’으로 지정된 4년제 일반대학 32개교와 전문대학 34개교는 당장 내년부터 재정 지원,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박대림 교육부 대학평가과장은 이와 관련, “국가장학금 지급 제한, 학자금 대출 제한 등의 조치는 신·편입생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재학생에게는 피해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학생들의 생각은 다르다. 동국대, 단국대 등의 학생들로 구성된 ‘모두의 대학’의 최장훈(동국대 대학원생) 집행팀장은 “신·편입생이 들어오지 않고 재정 지원이 끊기면 사실상 대학 재단이 재학생들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많은 대학이 이번 평가를 위해 2~3년 전부터 미리 학과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학생과 교직원들이 사실상 큰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를 위해 중앙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이 학과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은 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올 초 잇따라 재수강 요건 강화 등 학사제도를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손봤다가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부실대학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D, E등급 대학들의 이런 전횡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학생들의 취업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D등급을 받은 수원대와 한성대 학생들은 평가 결과가 나오자 즉각 “우리가 손해를 입게 됐다”며 교육부에 화살을 돌렸다. 이런 가운데 해당 대학 학생들이 대거 타 대학으로의 편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거용(상명대 교수) 대학연구소장은 평가에 따른 재학생들의 피해에 대해 “교육부가 대학을 키울 때에는 무차별적으로 키우다가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문제”라며 “교육부가 재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생각나눔] 입법부 수장 ‘불출마 → 은퇴 관행’ 깨지나

    [생각나눔] 입법부 수장 ‘불출마 → 은퇴 관행’ 깨지나

    정의화(67) 국회의장이 1일 내년 4월 20대 총선에 출마할 뜻을 밝혀 적절성 논란에 불을 댕겼다. 정 의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에 (현 지역구인) 부산 중·동구에서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십시오”라고 답했다. 광주·여수 명예시민으로 그간 호남 출마설에 시달렸던 정 의장은 “국회의원은 자기가 사는 지역에 대표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저는 철새나 낙하산 정치를 늘 거부해 온 사람이고 부산 중동구에 60년째 살고 있다”고 못박았다. 정 의장의 발언을 놓고 국회의장으로서 적절한 처신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통상 원내 다수정당의 최다선이 맡아 온 의장직은 입법부의 수장이자 최고 명예직으로, 퇴임 후 ‘총선 불출마→정계 은퇴’ 수순이 ‘아름다운 관행’으로 자리잡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 의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노·장·청이 조화를 이루고 배에 있는 평형수처럼 국회도 무게를 잡기 위해 전 의장님들 모두에게 비례대표를 줬으면 좋겠다”고 반박하며 의욕을 드러냈다. 역대 국회의장을 보면 14·15대 박준규, 14·16대 이만섭 의장이 총선에 재출마해 의장직을 연임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16대 후반기 박관용 의장부터는 퇴임 후 명예롭게 은퇴(불출마)해 후배에게 길을 터주는 게 불문율처럼 이어졌다. 18대 김형오·박희태 의장도 재출마를 저울질하다 막판에 포기했다. 정 의장 취임 직전인 19대 국회 전반기에 국회의장을 맡았던 강창희 전 의장도 지난 4월 미련 없이 내년 총선 불출마 입장을 선언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워킹맘·대디’ 웃게 하자!

    부산 연제구가 맞벌이 부부(워킹맘 워킹대디)를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편다. 연제구는 최근 정부의 워킹맘 워킹대디 지원 사업 시범 운영 기관으로 선정됨에 따라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워킹맘 워킹대디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지원 사업에 나선다고 1일 밝혔다. 센터는 맞벌이 가정에서 느끼는 고충을 해결하고 엄마, 아빠 모두 일과 가정이 양립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원스톱 지원 체제다. 오는 5일부터 매주 토요일에 워킹맘 워킹대디와 함께하는 ‘온 가족 친환경 주말농장’을 운영한다. 맞벌이 가정의 가족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한 부모 또는 맞벌이 가족 10가구를 대상으로 12회에 걸쳐 진행한다. 참여 가족들에게는 기장군 장안읍 용소리에 있는 제세나눔농장의 작은 텃밭을 제공한다. 가족과 직장 생활 고충 상담, ‘나의 편, 나의 파트너’ ‘분노! 굿바이’ 등의 상담 프로그램 및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교육’ ‘직업체험교육 진로를 JOB아라!’ 등 가족 관계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구는 워킹맘 워킹대디 지원 사업으로 국·시비 등 1억 4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이위준 연제구청장은 “이 사업을 통해 일·가정 생활의 이중고에 지친 직장맘의 어려움을 덜고 자녀 양육 등 가정에서의 아빠 역할을 강화해 다 함께 행복한 가족 친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훈훈한 집들이 ‘Cook-들이’ 아시나요

    훈훈한 집들이 ‘Cook-들이’ 아시나요

    “작년 겨울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부터 혼자 걷는 것 조차 힘들어. 그나마 지팡이라 짚고 복지관에 가면 무료하지는 않았는데, 이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집밖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아.” 경기도 안양시 안양 8동에 거주하는 이모(81) 할머니의 이야기다. 지은 지 30년이상 된 빌라 2층, 10여평 짜리 빌라에 홀로 거주하는 할머니는 지난 겨울 낙상으로 인해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퇴원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사정이 더 나빠져 일상생활 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나마 전에는 복지관에 들러 목욕서비스도 받고, 동네 이웃들과 수다도 떨면서 하루를 보냈다. 평소 주변의 이웃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할머니는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방문하는 시간 외에는 사람 구경할 일이 없다. 그나마 이웃 주민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게 하루의 낙이다. 이 할머니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주변의 이웃들은 자주 할머니 집을 방문해 말벗이 돼주거나, 일상적인 가사일을 돕기도 한다. 가끔 주전부리 할 거리와 함께 수다 떠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할머니는 “수술 후 최근에는 움직일 수 없어 집 밖으로는 전혀 나가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동네사람들이 매일 찾아와주니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이런 사연을 알게 된 안양시 수리장애인복지관은 이웃들과의 돈독한 관계형성을 위한 ‘아주 특별한 집들이’를 기획했다. 이른바 ‘COOK-들이’ 라고 불리는 가정 방문 프로그램이다. 복지관 담당자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소외계층이 음식 나눔을 통해 이웃들과 관계를 회복하고, 보다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는 목적으로 COOK-들이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지관은 유통업체 CJ프레시웨이와 손을 잡았다. 사연을 접수하면 매월 한 가정을 선정해 CJ프레시웨이 셰프와 함께 가정으로 방문한다. 셰프는 해당 가정에 방문해 직접 요리를 한다. 몸이 아주 불편하지만 않으면, 일부 음식은 셰프의 도움을 받아 직접 조리할 수 있다. 요리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지역의 선교단체와 축산물 매장에서 지원한다. 이날 할머니 집에서 열린 행사에는 이웃주민 10명이 함께했다. COOK-들이 메뉴로는 감자아보카도 스프, 함박스테이크, 훈제연어 크랩케이크, 소고기들깨 수제비, 유자청 묵말랭이 샐러드 등 호텔식 코스요리가 제공됐다. 이웃 한 모(79) 할머니는 “가끔 먹거리도 나누고 말벗도 해드리는데 할머니 집에서 이런 근사한 잔치가 열릴 거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면서 “주변의 도움으로 이런 잔치가 마련돼 더 돈독한 관계가 형성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직접 요리를 담당한 CJ프레시웨이 민병철 셰프는 “작은 재능기부를 통해 이웃과 소외계층 가정이 더욱 돈독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데 매우 뿌듯하다”면서”앞으로도 작은 재능이지만 여러분들이 훈훈한 만남을 이어갈 수 있도록 따뜻한 밥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COOK-들이는 이번이 두 번째며, 매월 1회씩 진행하고 있다. ‘치매극복의 날’에는 치매 가족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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