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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경선 참여 부추겼는데 이번공연 남편 덕좀 볼까요”/민주당 조순형대표 부인 배우 김금지씨 연기생활 40주년기념 ‘선셋대로’ 막올려

    “대표 경선 전에는 부부가 함께 설친다는 비난을 우려해 일부러 공연 홍보를 안 했어요.그런데 경선이 끝나고 나니 모두들 배우가 아니라 정치가 아내에만 관심을 가지시니… 이젠 남편 덕 좀 볼까봐요.(웃음)” 중견 연극배우 김금지(61)씨가 연기 인생 40년을 맞아 기념공연을 마련했다.3일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막 올린 연극 ‘선셋 대로’(21일까지,02-747-4188)에서 여주인공 ‘노마’역을 맡아 2년만에 무대에 서고 있는 것이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영화로 유명한 ‘선셋 대로’는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여배우가 과거의 영화(榮華)와 환상에 사로잡혀 몰락해가는 이야기.‘구질구질한 역할’이어서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뮤지컬을 본 지인들이 ‘당신이 적역’이라며 적극 추천해 40주년 기념작으로 택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대표 경선 이후 남편인 조순형 신임대표 덕분에 덩달아 바빠졌다.여기저기서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 때문이었다.공연을 코앞에 둔 처지라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하는 이유를 농담 섞어 말했다.“이참에 내 공연이나 알리자는 생각에서…” ●“좋아하는 일 평생 했으니 후회없어요” 국립극단 연기연수생 1기 출신인 그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어미’ ‘타이피스트’ 등 숱한 작품에서 주역으로 명성을 날렸다.3년 전 자신의 이름을 건 ‘극단 김금지’를 창단했고,지난 3월까지 연극배우협회장으로 활동했다.그에게 연기는 어떤 의미일까.“내가 좋아하고,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평생 하고 있으니 정말 행복한 삶이지요.배우로서 하고 싶은 역할은 웬만큼 다해봤고,유명해질 만큼 유명해졌으니 후회는 없어요.” 그래도 아직 무대에 설 때면 떨리기는 마찬가지란다.“연습할 때가 제일 행복해요.대사 한줄을 놓고 어떻게 표현할지 치열하게 고민하지만 그것 역시 제겐 즐거움입니다.막상 공연이 시작되면 갇힌 느낌이 들어서 ‘언제 끝나나.’ 그 생각만 해요.” 조 대표도 김씨의 이런 심정을 잘 헤아리기 때문에 공연을 자주 보지는 않는다.대신 분장실에 들러 꽃다발을 전하는 배려는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정치 名家' 답게 아들도 정치에 뜻 자연스레 조 대표의 얘기로 화제가 옮겨졌다.그는 “내가 경선에 나가라고 부추겼는데 내심 떨어지면 어떡하나 가슴을 졸였다.”면서 “당선이 결정되는 순간 너무 기뻤다.”고 회상했다.바른말 잘하기로 유명한 조 대표지만 집에선 오히려 자신이 쓴소리를 전담한다며 웃었다.김씨에게 한눈에 반한 조 대표의 열렬한 구애로 5년 연애끝에 결혼한 두 사람은 소문난 잉꼬부부이다.중책을 맡은 남편이 가정에 소홀할까 걱정되지 않느냐고 묻자 “지금까지 한번도 정치에 남편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대표의 집안은 널리 알려진 대로 정치 명가(名家)이다.조병옥 박사가 조 대표의 아버지이고,국회부의장을 지낸 고 조윤형씨가 그의 형이다.현재 한양대 연극영화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아들 성덕씨도 정치에 뜻을 두고 있다고 김씨는 전했다.기업체에 근무하다가 뒤늦게 정치에 입문한 아버지처럼 당분간은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고 난 뒤 정치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한다.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딸 소영씨는 희곡을 쓰고 있다. 이날 첫 공연에선 연극학을 교양과목으로 수강하는 중앙대 학생 등을 포함해 관람객이 150석을 꽉 채웠으나 정치인들은 물론 정치권에서 보낸 화환도 눈에 띄지 않았다.김씨는 예전과 다름없이 공연을 마쳤으며,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과 함께 중앙대생들과 대선배로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순녀기자 coral@
  • 세녹스 ‘5일 천하’ 끝나나/ 국세청 원료 가압류로 생산중단

    논란을 빚었던 유사휘발유 세녹스의 생산·판매가 ‘5일 천하’로 끝을 맺을 전망이다.세금 포탈이란 ‘칼’을 들이댄 국세청 파도를 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일 국세청과 생산·판매업체인 프리플라이트에 따르면 최근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려 지난달 23일부터 세녹스 재생산에 나섰지만 국세청이 세금 포탈에 따른 세녹스 원료와 제품에 대해 가압류 조치를 취하면서 28일부터 생산이 중단됐다.재생산을 시작한 지 5일 만이다.프리플라이트가 그동안 생산한 세녹스는 총 250만여ℓ.금액으로는 25억원 정도다. 국세청은 이날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세녹스에 대해 휘발유와 마찬가지로 교통세를 부과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병철 법인납세국장은 “세녹스는 정유사 및 석유화학사 제품을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고,공해발생 및 연비 등 성능이 휘발유와 유사한 대체유류에 해당되기 때문에 에너지 정책상 우대할 필요성이 없다.”고 말했다.이어 “세녹스는 석유사업법상 유사 석유제품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로 교통세를 내지않아도 되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으나,형사사건과 관련된 석유사업법과 교통세를 부과토록 하는 세법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프리플라이트가 세녹스를 재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밀린 세금 605억원을 물거나 교통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는 수밖에 없다.그러나 중소기업인 프리플라이트가 이런 규모의 세금을 감당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프리플라이트의 유일한 자산인 목포공장의 감정가는 현재 31억원에 불과하다.여기에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지난 5월 교통세법 시행령 개정 이후의 세금 부과분인 205억원은 별도로 물어야 한다. 오승호 김경두기자
  • NYT ‘후세인이 부시에게’ 가상편지/“당신은 ‘멍청한 전쟁’ 준비… 우리가 승리”

    27일 미국 뉴욕 타임스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가 실렸다.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사진)이 작성한 가상 편지.‘티크리티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프리드먼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조소섞인 비판과 함께 전쟁에서 결국 패할 것이라는 경고를 띄웠다.다음은 그 요약. 친애하는 부시에게.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당신은 이슬람 내에서 거대한 문명전쟁을 촉발시켰다.당신은 내가 이번 전쟁을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깨달았겠지.나는 대량살상무기도 모조리 없애고 폭발물도 숨겼고 지하망도 다 구축해놨다.신이 터키 의회를 축복할 것이다.터키가 이라크 파병을 거부해 당신 군대가 남쪽에서만 치고올라와 내 부하들은 지하로 숨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미치광이들이 아니다.컴퓨터 회사 IBM처럼 사업계획을 갖고 이를 실행해 왔다.먼저 유엔,적십자를 없애고 석유 수송관을 공격했네.다음 이라크에 군대를 보냈거나 보낼 국가들을 공격했고 이제 당신과 손잡은 이라크인들을손볼 차례다.우리는 사우디,예멘,시리아에서 온 이슬람 무장세력과 접촉을 해왔고 이들이 자살폭탄 차량을 몰았다.자폭테러 자원자들은 넘치고 좋은 목표물도 너무 많다. 나는 이번 전쟁에서 우리가 당신들을 무찌른다면 중동에서의 당신 나라의 문화,정치,경제적 영향력은 영원히 사라지리라 믿는다.나는 기분이 상당히 괜찮다.사람들은 미국인들이 아랍인들을 뭉개고 석유를 훔치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 때문에 나나 빈 라덴 같은 잔인한 지도자들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냉전만큼 큰 전쟁을 시작했다.이 전쟁에서 이기려면 사회 전체를 움직여야 하는데 미국방부는 지금 철군을 이야기하고 있다.우리를 이기려면 유럽과 일본에 있는 군인을 이곳에 투입해야 한다.나는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당신이 적은 군대로 희생없이 단기간에 끝낸다는 ‘멍청한 전쟁’을 준비했기 때문이지.하지만 그런 식으론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박상숙기자 alex@
  • 말레이시아서 맞는 겨울속 여름

    |코타키나발루 이기철특파원| 말레이시아의 휴양지 코타키나발루와 팡코르는 에메랄드빛 바다,잔잔한 파도,축 늘어진 야자수 등으로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겼다.1년 내내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간간이 비가 오는 여름 날씨를 보이는 곳이다.가족끼리,연인끼리,친구끼리 누구와 함께 해도 좋은 휴양지다. ●코타키나발루 콸라룸푸르에서 남중국해를 건너 항공편으로 2시간가량 걸리는 코타키나발루.세계에서 3번째 큰 섬인 보르네오섬 북쪽에 있다.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코타키나발루는 휴양형 여행지로 손꼽힌다. 코타키나발루의 마젤란수트라하버의 선착장 제티에서 보트를 20여분 타고 나간 사피섬.유리알처럼 맑은 바다 속에서 시워킹(Sea Walking)을 즐길 수 있다.사피섬 앞바다 수심 5m의 산호밭에 마련된 시워킹 코스에 들어서면 환상의 열대 바다가 열린다.입술처럼 생긴 회색 산호,벙거지 모양의 우윳빛 산호,형형색색의 산호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어른 손보다 큰 조개,앙증맞은 빨간색 불가사리,만지면 쏙 오므라드는 말미잘….준비해 온 식빵 한조각을 꺼내자 열대어 무리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었다.황금색,빨간색,보라색 등의 크고 작은 물고기들….순식간에 식빵 한 조각이 없어졌다.몇 놈은 식빵이 부족했는지 손바닥을 간지럽히듯 깨물었다. 사피섬 해변가에서 시워킹의 여운을 간직할 수 있는 스노클링(snorkeling)도 권할 만하다.바다 표면에서 유영하는 진귀한 열대어들을 관찰할 수 있다.시워킹이나 스노클링은 간단한 안전교육만 받으면 수영을 못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다.낚시를 비롯해 스릴 넘치는 수상스키와 바나나보트,다이빙,윈드서핑,뗏목타기 등 듣던 대로 해양 레포츠의 천국이었다. 코타키나발루는 또한 등산과 트레킹으로 유명하다.말레이시아의 첫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키나발루산(해발 4095m)은 동남아에서 가장 높다.키나발루 국립공원에 사는 원주민 카다잔족은 이 산을 성스럽게 여긴다.죽은 자의 영혼이 키나발루에서 안식을 취한다고 믿고 있다. 키나발루 산은 초보 등산가들도 비교적 쉽게 등정할 수 있다.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3㎞ 남짓하지만 오르는 데는 17시간 정도 걸린다.방한복과 두꺼운 옷이 별도로 필요하다.정상은 바람이 거세 체감온도가 영하 10도까지 내려간다.오를수록 산소도 부족하다.등산 장비와 복장이 갖춰지지 않으면 입산을 허락하지 않는다. 코타키나발루의 대표적인 리조트는 샹그릴라 탄중아루(www.shangri-la.com)와 마젤란수트라하버(www.suteraharbour.com).두 곳 모두 해변가에 붙어 있어 남중국해의 일몰 광경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팡코르 서부해안 페락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의 팡코르에 도착하게 된다.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든 황홀한 섬이다.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아늑함을 주는 휴양지로 주목받고 있다.원래 팡코르섬은 말라카 해협을 항해하는 어부들이 큰 파도를 만났을 때 피신하는 곳이었다.한때는 해적들의 은신처이기도 했고 유럽의 정복자들이 통치하기도 했으나 요즘은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들을 부르고 있다. 해양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황금빛 백사장 판타이 푸테리 데위,첫 방문자도 서슴없이 환상의 섬으로 부르는팡코르라우.그 명성답게 많은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말라카 콸라룸푸르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을 향해 버스로 2시간가량,말레이반도 남쪽끝 조흐바루에서 북쪽으로 3시간쯤 되는 곳에 있다.말레이시아의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역사적인 유물이 많아 우리나라의 경주와 비슷한 면이 많다.수마트라에서 추방된 힌두 왕자 파라매스파라가 1400년대에 정착한 곳이다.말라카란 지명은 그가 앉아 쉬었던 나무 이름에서 유래됐다고 한다.이후 1511년 포르투갈 식민지가 된 이래 네덜란드,영국,일본,다시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57년에 독립했다. 당시 대규모 무역 시장으로 발전한 이곳은 중국·인도·아라비아 등의 선박과 상인들이 모여드는 기항지로 한동안 최고의 번영기를 누렸다.독립 이후 영국이 기항지와 투자처를 싱가포르로 바꾸는 바람에 쇠락했다. 말레이인·중국인·인도인·포르투갈 후예들이 모여 사는 말라카에는 각국의 유물들이 다 있다.서울 인사동거리와 비슷한 ‘종커(jonker)스트리트’에서 골동품과 민예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또불교·기독교·힌두교·회교 사원이 조금씩 떨어져 나란히 공존하고 있다.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치열하게 싸웠던 전장 아파모사,술탄 궁전,빅토리아 여왕 분수 등이 있다.시내를 둘러보는 데는 트라이포드쇼(세발 자전거)도 괜찮다. 말라카 강을 따라 크루즈 여행을 하는 것도 괜찮다.강물은 흙탕물이지만 이구아나와 망둥어처럼 생긴 물고기들이 뛰는 모습도 볼 수 있다.강 양쪽으로 200∼300년 된 유럽풍의 건물들이 즐비하다.다만 국내에선 말라카 패키지 상품이 없는 게 흠이다. chuli@ 가이드 ●음식 국교인 이슬람의 주요 행사로,해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금식해야 하는 라마단 기간이 지난 24일 끝남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대표적인 음식으론 찐계란·오이 등을 바나나잎에 싸놓은 나시레막,가장 흔한 말레이식 볶음밥 나시고랭,볶음국수 미고랭,꼬치에 꿴 닭·쇠고기 등을 숯불에 구워 땅콩 소스에 찍어 먹는 사테 등이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향이 독특한 인도 요리도 많다. ●입국절차 입국시 비자는 필요없다.하지만 여권의 유효기간이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된다.6개월 미만일 경우 입국이 허용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미리 체크해야 한다. ●항공편 대한항공과 말레이시아항공이 콸라룸푸르까지 매일 1편씩 주 7회 운항된다.인천∼콸라룸푸르는 6시간 40분이 걸린다.인천∼코타키나발루 직항(말레이시아 항공)편도 있다.금·토요일 주 2회 출발하며,5시간가량 소요된다.자유여행사(3455-8888),한화투어몰(311-4304),모두투어(318-6442),테마피아(391-0918) 등이 코타키나발루 패키지를 판매한다. ●기타 체항 시간은 길지만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늦다.화폐단위는 링기트(RM).미화 1달러당 3.5링기트 정도여서 1링기트는 우리 돈으로 350원쯤 된다. 현지에서만 환전이 가능하다.전기는 240볼트,50㎐로 전기에 예민한 기기는 어댑터를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전국민의 절반가량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까닭에 국제전화를 걸기 위한 공중전화 부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 ●주의사항 열대 기후이지만 호텔·택시·버스·쇼핑센터 등은 냉방이 잘 되어 있으므로 가벼운 긴팔 옷을 하나쯤 준비하는 것이좋다.회교 사원에 들어갈 때는 신을 벗어야 한다.반팔 여성들에겐 겉옷과 스카프가 제공된다.문의 말레이시아관광청(02-779-4422).
  • 새만금 재추진 수순밟기?/정부·민간위원 30명 상류지역 현장 점검

    지난 7월 서울행정법원의 사업중단 결정이 내려진 뒤 처음으로 정부측의 새만금 현지 점검이 실시됐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새만금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한 ‘수순밟기’라며 거세게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무조정실 수질개선기획단의 ‘새만금 환경대책위원회’는 20일 공무원과 민간위원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점검단을 구성,21일까지 이틀간 새만금 상류지역에 대한 환경시설과 오염원 관리실태에 대한 현장 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정부측의 이같은 현지 점검에 대해 ‘현 상태로는 수질개선이 어렵다.’는 법원의 사업중단 결정을 뒤집기 위한 논리 개발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의 사업중단 결정 이후 잠잠하던 환경단체와 정부 사이의 ‘갈등의 불씨’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 7월 법원 사업중단 결정후 처음 점검단은 새만금 상류지역의 환경기초시설 확충과 오염원 관리상황 점검 등 이행 실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점검사항에는‘새만금 내부 간척지의 친환경적 개발’과 ‘만경수역 수질관리를 위한 해수유통방안 조사연구’ 등 새만금 사업의 재추진을 전제로 한 조사도 포함돼 있다. 또 점검단에는 농림부와 환경부,해양수산부,전라북도 등 관계부처 공무원을 비롯해 학계와 연구기관 연구원들이 포함돼 있다.점검단 구성원 대부분이 새만금 개발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라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이같은 환경단체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점검단은 이날 새만금 환경대책 가운데 1조 4568억원이 투입된 하수처리장 신·증설 23개소와 하수관거 2820㎞ 확충,축산분료처리시설 315개소 등에 대한 점검활동을 벌였다. ●새만금 갈등 되살아나나 무엇보다 농림부에서 추진중인 새만금 내부간척지의 환경친화적 개발과 만경수역 수질관리를 위한 해수유통방안 등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계류중인 새만금 간척 중지 가처분 항고심과 밀접한 관련성을 띠고 있다. 앞서 지난달 13일 ‘공사 재개’와 ‘공사 불가’의 각각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이 실시하려던 농림부의 가력배수관문과 1공구 개방구간에 대한 현장검증은 주민들의 시위와 몸싸움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정부가 환경단체를 배제한 채 새만금 현지 점검에 들어간 것은 ‘수질개선이 불가능하다.’는 법원의 결정에 대한 대응 논리를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법원의 중지결정을 무색케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과거의 밀어붙이기식 관행을 되풀이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며 “현지 환경단체들과 연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잠자리가 편안해야 하루가 편하다/미하시 미호 ‘5분만에 깊이 잠드는 책’

    ‘딱 10분만 더’ 아침마다 베개와 떨어지지 않으려 벌이는 전쟁,남의 일이 아니다.밤새 말똥거리다 새벽녘에야 잠들었거나 선잠을 잔 탓에 하루종일 잠이 그립다.푸석푸석한 얼굴을 한 채 고민한다.오늘밤은 푹 잘 수 있을까. 일본의 수면 연구가 미하시 미호(三橋 美方)가 쓴 ‘5분 만에 깊이 잠드는 책’은 이런 근심을 날려버릴 방법들을 담고 있다.취침 준비부터 아침에 일어나는 방법까지 쾌적한 수면을 위한 저자의 노하우를 하나씩 실천해보자.‘편안한 잠이 당신의 하루를 바꾼다.’는 말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수면 주기 90분을 활용하라 숙면 비법 배우기에 앞서 ‘얼마나 자야 적당한가.’라는 의문이 생긴다.이에 저자는 7시간을 기준으로 개인의 유전적·환경적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말한다.다만 얕은 잠을 자는 주기가 90분이므로 이것의 배수가 되는 6시간이나 7시간 반 정도 자면 일어나기 쉽다고 조언한다.밤 늦게까지 근무를 할 경우는 사전에 30분쯤 자 두는 게 좋다.수면 주기인 90분을 채우려 했다간 도리어 일어나지 못할 수있기 때문이다. 밤 근무를 하더라도 새벽 4시 전후 3시간은 푹 자야 한다.휴일에는 평소 수면 시간보다 2시간 이상 더 자면 안된다.생활 리듬이 깨져 다음날 수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 2시간이 쾌면 좌우 우리 몸은 체온이 올라갔다 다시 내려가는 것을 잠자는 신호로 받아들인다.따라서 체온을 상승시키는 ‘빨리 걷기’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잠자기 3시간 전에 하면 잠자기 편해진다. 같은 원리로 목욕도 숙면에 좋다.따뜻한 물이 혈액 순환을 도와 체온을 높이기 때문이다.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목욕 후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하는 등 다른 일을 해서는 안된다.목욕으로 몸과 마음이 취침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빛 등의 자극을 주면 뇌는 잠을 자야 한다는 사실을 잊게 되기 때문이다. 체온 조절과 더불어 숙면을 결정하는 것 중 하나가 저녁에 먹는 음식이다.바나나에는 일명 수면 호르몬이라 불리는 멜라토닌이 많이 들어 있고 소화도 잘 돼 수면에 도움이 된다.반면 초콜릿 등의 단 음식은 신경을 흥분시켜 잠들기 어려워지므로 피해야한다.어떤 음식이든 취침 전 2시간 이내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은 위를 아래로 처지게 해 잠을 설치게 만든다. ●오감을 자극하면 깨어나기 쉽다 저자는 자고 있을 때와 깨어 있을 때의 가장 큰 차이는 오감(五感)의 작동 여부에 있다고 설명한다.따라서 잠에서 산뜻하게 깨기 위해서는 오감에 자극을 주면 된다. 우선 아침에 침실로 햇빛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눈이 빛을 감지하면 우리 몸은 아침이 됐다는 것을 느낀다.때문에 안락한 침실을 만들기 위해 매단 두꺼운 차광 커튼은 오히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방해한다.커튼을 얇은 것으로 바꾸거나 잠자기 전 살짝 걷어두는 게 좋다. 미각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아침을 먹는 게 가장 좋다.씹으면서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아침 식사는 체온 상승도 돕기 때문에 하루를 원만하게 시작하게 만들어 일석이조다. 이 밖에 쾌면에 도움이 되는 각종 입욕법과 아로마(향기)요법을 소개하고 있다.넥서스.1만 3500원. 나길회기자 kkirina@ 가장 적당한 베개 높이는 얼굴이 약간 아래쪽향하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나 어깨 주변이 결리다면 대개 베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또 똑바로 눕는 일이 거의 없거나 입으로 호흡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숙면을 좌우하는 내게 딱 맞는 베개,어떻게 선택할까. 우선 내 체형에 맞는 높이의 베개가 좋다.알맞은 높이는 누웠을 때 얼굴이 약간 아래쪽(약5도)을 향하게 만드는 것이다.목덜미도 쭉 펴지고 어깨 밑의 공간도 생기지 않아야 한다. 또 베개는 목을 받쳐줘 몸을 뒤척이지 않게 해줘야 한다. 중앙이 낮고 목 부분이 약간 높으며 양쪽 측면은 옆으로 자도 어깨를 받쳐줄 수 있도록 높아야 한다.또 베갯속 소재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베개의 소재는 내가 느끼기에 촉감이 좋으면 된다.여기에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말린 국화나 허브 등을 무명(면)으로 된 천으로 싸 베개 커버 안에 넣으면 금상첨화다. 자신에게 맞는 베개는 사람마다 다르다.구두를 신어보고 발이 편한가를 확인하듯 베개도 꼭 베어보고 기분 좋고 편한지를 판단한 후 선택해야 한다.
  • 그루지야 총선 혼란/ 부정선거 시비…개표 중단

    |트빌리시(그루지야) AFP 연합|그루지야 선거관리위원회는 8일밤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선거부정 시비로 인해 총선 개표를 일시 중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루지야 선거관리위원회의 나나 데브다리아니 위원장은 “너무 많은 불만들이 제기되고 있어 이같은 불만들이 법정에서 가려지기 전까지는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선거결과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의 이같은 발표는 수도 트빌리시에서 1만명의 시민들이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사임과 지난 2일 실시된 총선을 취소할 것으로 요구하면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날 시위 도중 괴한의 총격에 여성 1명이 부상했다고 그루지야TV가 전했다.앞서 400명의 선거감시단을 파견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엄청난 선거부정에 의해 총선이 훼손됐다고 밝혔다.개표가 중단되기 전까지 알려진 총선 개표결과로는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새그루지야 진영’이 20.47%를 득표했으며 야당들이 약 70%를 득표했다. 앞서 지난 7일 오후에는 부정선거 의혹을 비난하는 그루지야 야당연합 집회장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져 수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그루지야 서부 주그디디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야당연합 집회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괴한 수십명이 들이닥쳐 체육관을 장악,현장에 투입된 특수부대와 대치했다. 주요 야당연합인 부르야나제-민주연합의 니노 부르야나제 공동대표는 지난 2일 실시된 총선은 무효라면서 “대다수가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의회에 들어갈 뜻이 없다.”고 밝혔다.
  • 국제 플러스 / 스리랑카 비상사태 철회

    |콜롬보 AFP 연합|스리랑카의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7일 이틀 전 라닐 위크레메싱헤 총리의 방미 기간에 선포했던 국가비상사태를 철회했다고 정부의 한 고위 관리가 밝혔다. 정부의 법령을 인쇄하는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네빌 나나야카라는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자신에게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 공고문을 발행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며 “국가비상사태는 없다.”고 말했다.
  • 가을·겨울 보송보송한 피부만들기

    “요즘따라 피부가 당기고 푸석푸석하다.주름도 좀 늘어난 것 같네.평상시와 다름없이 꼼꼼하게 세안하고,화장품을 고르게 발라줬는데….”날씨가 추워지면 평상시에 15%를 유지하던 피부의 수분함량은 10% 이하로 떨어져 각질,가려움,때로는 따가움까지 느끼게 된다.난방으로 습도가 낮아진 실내에선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주름을 만들어 낸다.전문가들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가렵고 각질이 많이 일어나며 따갑다든지 피부가 당기는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며 “이러한 피부 건조는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줌으로써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적절한 피부관리로 남들보다 촉촉하고 탄력있는 피부를 유지하자. ●수분이 필요해 수분 부족은 피부에 치명적이다.수분이 부족하면 각질이 생기고,탄력을 잃어 결국은 주름을 만들어 낸다.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안,목욕,샤워하는 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뜨거운 물은 수분을 증발시키고 피지를 제거해 보호벽 기능을 없앨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다.때를 미는 것보다 중성이나 약산성 비누로 닦고 깨끗이 헹구어 몸에 있는 더러움을 제거하고,수분을 유지시킬 수 있다. 보습제는 수분 보호·공급의 두가지 역할을 한다.샤워나 목욕 후 3분 안에 습기가 있는 욕실에서,평상시보다 1.5배 많은 양의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맑고 깨끗한 피부 두터운 피부 각질층은 피부빛을 칙칙하게 만들고,수분과 영양분 공급을 방해한다.각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외출 후 메이크업을 깨끗이 지워내고,피부 타입에 알맞는 각질 제거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스크럽이나 마사지 타입의 딥클렌저는 피부를 금세 부드럽게 만들지만 민감하거나 염증이 있는 피부에는 자극을 주므로 주의한다.이러한 형태의 각질 제거는 주 1∼2회,지성피부는 2∼3회가 적당하다.가을볕에도 피부 색소형성 세포인 멜라닌이 급격히 증가된다.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미백 화장품을 꾸준히 사용해 깨끗하고 환한 피부를 유지한다. ●팩으로 영양 공급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보습 성분을 피부 깊숙이 공급할 때는 수분팩이나 마스크팩도 하나의 방법이다.각질 제거 후 피부 표면은 연약한 상태이므로 떼어내는 팩(필 오프)보다는 씻어 내는 타입의 팩이 적당하다.집에 마련된 수분팩이 없다면 냉장고에 있는 과일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플레인 요구르트 1개와 바나나 반개를 섞은 바나나팩,사과를 강판에 갈아 바르는 사과팩,아몬드가루와 달걀 노른자,밀가루 등을 걸쭉하게 만든 아몬드팩 등은 훌륭한 자연보습제다.단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팩을 손목 등에 발라 자신의 피부에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컨디션 관리하기 피부는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이다.질병,피로,스트레스 등은 원활한 신진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에 피부도 건조하게 만든다.충분한 휴식을 갖도록 하고 심신을 편하게 한다.내적으로도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하루 1.5ℓ 정도의 물을 섭취하면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피부의 저항력이 높아져 화장품의 효능도 상승시킬 수 있다. ■ 도움말 CNP차앤박 피부과 박연호 원장·코리아나 미용연구팀 김미애 팀장·애경산업 미용연구팀 박미옥 연구원·이지함화장품 김가영 주임 최여경기자 kid@
  • [나의 건강보감]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

    “이제마 선생의 사상체질론은 이전의 중국식 의료지식을 거의 비판없이 수용해 온 조선사회에 던진 충격적인 반동이자 각성입니다.지금이라면 노벨상을 타고도 남았겠죠.그러나 사상체질론이 결코 완성은 아닙니다.저는 그 ‘미완’이라는 부분에 집착했고,그 결과가 바로 우리 민족의 체질을 남방계와 북방계로 구분한 것입니다.” 우리말 어원연구의 대가인 서정범(78)경희대 명예교수.그에게서 듣는 ‘남방·북방계 체질론’은 종래의 이제마식 사상체질론과 근원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귀가 솔깃한 얘기다.그는 “내가 일평생 내 몸으로 체득해 숱한 조사와 검증을 통해 얻은 결론”이라며 주저없이 자신의 병력(病歷)까지 들췄다. ●개고기도 체질 나름…위장병 더 심해져 “지금 내 몸무게가 50㎏인데,전보다 한 3㎏쯤 빠진 거야.안 좋아서 빠진 게 아니고,이제야 몸이 제대로 된 것 같애.그 전에는 위궤양에 위하수,위무력증까지 겹쳐 약이다,뭐다 입에 달고 살았지.젊어서 꽤 유명하다는 한의사가 나보고 소음체질이라며 개고기를 많이 먹으라는 거야.그때부터 개고기를 입에 달고 살았어.하루 세 끼를 그걸로 때우기도 했으니깐….”정말 그는 개고기를 즐겼다.한번은 일본의 유명한 잡지사에서 그를 취재해 ‘보신탕 박사’라는 제목으로 기획 기사를 내보내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개고기에 인삼,꿀과 찰밥 등 소음인에게 좋다는 걸 다 챙겨 먹는데도 몸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위궤양만 더 심해졌다.“위장병 오래 앓았어요.내 아들이 의사인데 약 없어서 못고쳤겠어요.약 먹어도 그때 뿐이야.좀 나아지다 재발하고,또 생기고….나중엔 ‘이럴 바엔 차라리 거꾸로 먹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찰밥 대신 쌀밥,사과 대신 바나나를 먹었지.그랬더니 소화도 잘되고 위궤양도 진정되더라고.그래서 뭐가 문제였나 하고 고민을 시작한거지.” ●사상체질론 대신 남방·북방계 체질론 그래서 얻은 결론은 ‘사상체질론의 한계’였고,그가 제시한 대안은 ‘남·북방계 체질론’이었다.“뭐냐면,우리 민족의 기원을 보면 남방계와 북방계로 나뉘는데,수만년을 어우러져 살아왔어도 체질은 분명하게 갈려요.난 남방계로 태양인 체질인데,소음인으로 알고 평생 잘못된 섭생을 해왔으니 몸이 잘되겠어.그래서 조사를 해봤더니 사상의학의 체질 구분이라는 게 절반 정도는 틀려요.이게 문제지.” 남방계와 북방계는 기원부터 다르다.남방계는 해양문화권에 뿌리를 둔 더운 지역의 혈통이고,북방계는 시베리아나 몽골처럼 목축과 수렵에 능한 추운 지역의 혈통이다.“살펴보면 차이가 확실해요.북방계는 눈이 작고 광대뼈가 불거지고 살집이 통통해.혹한의 기후조건과 육식 위주의 섭생에 적응하기 위해 인체가 그렇게 적응한 거지.반면 남방계는 눈이 크고 광대뼈가 밋밋하며 살도 잘 찌지 않아.더러는 피부가 거무잡잡한 특성도 나타나고.”말문이 트이자 여든을 바라보는 노학자의 어디에 그런 에너지가 있었을까 싶게 말에 힘이 실렸다.지금도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그는 우리나라 최고령 교수일 거라며 웃었다.“다른 나라 민속춤을 보면 이런 차이가 더 또렷해.남방계는 몸통은 놔두고 손가락이나 눈을 움직이는 정적인 춤인데 북방계는 발로 뛰며 역동적 춤을 추거든.” ●흰밀가루·조미료·커피등 모두에 안좋아 이런 차이는 체질로 구체화된다.“추위를 견뎌야 하는 북방계의 체질은 속이 차고 겉이 덥습니다.코가 낮고 육식을 즐기며,위가 커 많이 먹지요.반대로 더운 곳에 사는 남방계는 속이 덥고 겉은 찹니다.위가 작아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아요.그러니 몸에 맞는 먹거리와 신체적 특징이 당연히 다르지요.” “우리나라 전체로는 북방계가 많습니다.평안·함경도 지방은 80%,중부지방은 75%,전라·경상도 등 남부지방은 65∼70% 정도가 북방계입니다.체질이 다르니 섭생도 당연히 다르지요.북방계는 속이 냉해 열성 식품,즉 고기류를 많이 먹어야 합니다.단,한방에서 성질이 차다고 하는 돼지고기는 남방계 식품이어서 이런 체질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 말도 이런 연원을 갖는 것입니다.개고기와 사과,대추,밤 등이 대표적인 북방계 식품이죠.반면 남방계는 돼지고기를 제외한 육류는 어울리지 않아요.대신 채소나 과일류가 좋은데,바나나,오이,파인애플,참외,수박이 여기에 속합니다.술도재미있어요.북방계는 독한 소주나 곡주가 맞고 남방계는 포도주나 막걸리가 좋습니다.실제 북한에는 막걸리가 없거든.오랜 세월 체질이 섞여 더러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이 원칙은 맞습니다.” 물론 체질만 맞춘다고 다 좋은 섭생은 아니다.그는 흰밀가루와 정제된 흰소금,조미료와 커피,담배,맥주와 쌈밥집에 가면 자주 나오는 붉은 채소류는 어느 체질에든 안좋은 식품이라고 했다.이런 결론을 얻기까지 그만의 줄기찬 임상시험이 한 몫을 했다.“한번은 제자가 첫 애를 낳았는데 미역국을 먹어도 젖이 나오지를 않는다고 푸념을 해요.애가 달아 흑염소,개소주까지 먹어봤지만 효과가 없더라는 거예요.그래서 배추쌈에 돼지고기 수육을 먹어보라고 권했더니 일주일쯤 후에 연락이 왔어요.어찌 된 건지 젖이 풍풍 잘 나온다고….그 산모는 남방계인데 북방계 식품인 미역을 계속 먹었으니 젖이 안나올 수밖에.” ●더위 약한 북방계 마라톤 못해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남방계는 사상의학의 양성(陽性),즉 태양·소양인이고,북방계는 음성(陰性),즉 태음·소음인이다.또 사상체질과 달리 그는 다형(多型)과 소형(小型)으로 체질을 구분한다.이를테면 태양인은 남방계 소형,소양인은 남방계 다형이며,소음인은 북방계 다형이고 태음인은 북방계 소형에 해당한다.이제마가 간과 심장,비장,폐,신장의 허실(虛實)로 사상체질을 구분한 반면 그는 철저하게 문화인류학적 기준을 적용한 것이 큰 차이다.“사상체질론은 인체 장기의 허실을 살피기 어려워 오류가 많은 반면 내 구분법은 간단해.오링테스트만 거치면 되거든.” 이런 체질법은 스포츠에도 적용된다.“지구력이 떨어지고 더위에 약한 북방계는 절대 마라톤을 못해요.대신 격투기처럼 순간적으로 힘을 모으는 운동을 잘합니다.이런 점을 고려해 종목을 고른다면 훨씬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겠죠.”세계적인 마라톤 선수가 대부분 남방계라는 점에서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사람 몸은 안 움직이면 고장납니다” 그는 10년 넘게 이 주제와 씨름하고 있다.‘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 탓에 다른 일로 외국엘 가도 이 주제를 놓지 않았다.그의 주장이 주장차원을 넘어 신실한 설득력의 무게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뷰때,그의 손에 난 상처를 보았다.등산하다 다쳤다고 했다.퍼렇게 멍이 든 손가락 사이에 찢긴 상처가 있었다.괜찮으냐고 물었더니 “예전엔 면역력이 약해 곧잘 염증이 났지만 요즘엔 이딴 거 가만 놔둬도 낫는다.”며 웃었다.168㎝의 키에 몸무게라야 고작 50㎏인 그가 결코 작아 보이지 않았다.술,담배를 모르고 살았고,지금도 매일 테니스,등산 같은 운동을 빠뜨리지 않는다.전에는 탁구를 곧잘 치곤 했다.그에게 정말 건강하게 잘 사는 법을 물었다. “사람 몸은 구조적으로 움직이게 돼 있어 안 움직이면 고장납니다.특히 나이가 드니 체력이 경제력이라는 생각이 들어 운동에도 신경을 쓰는데,그렇다고 운동만으로 다 건강해지는 건 아니지요.섭생이 중요한데,이치는 간단합니다.자기가 먹은 것이 자신에게 맞으면 건강하고,반대로 아무리 맛있어도 자신에게 안맞으면 되레 건강을 해칩니다.맞는 말인지는 스스로 곰곰 생각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옵니다.” 정말 흥미있게 묻고,들었던 담소를마치고 연구실을 나서면서 문득 한 젊은 사회학자의 말이 떠올랐다.“모든 담론이 완성을 지향하는 미완의 논의일진대,이런 점에서 선대의 이론을 뒤집는 모든 탐구와 모색은 선현에 대한 가장 값진 추앙이다.” 심재억 기자 jeshim@
  • 장이 좋아지는 ‘올리고당’/콩·양파·바나나·우엉·치커리 뿌리등에 듬뿍

    은행원 김모(43) 차장은 출근하자마자 책상에 놓인 유산균 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스트레스가 많은 탓에 아랫배가 살살 아프고 배변이 시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김 차장처럼 ‘유산균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변비나 설사가 잦은 사람들이 유산균 음료를 찾고 있다. 하지만 평소의 식습관을 대장 환경이 좋은 쪽으로 바꿔 변비나 설사를 잡을 수도 있다.즉 몸에 해로운 대장균이나 웰치균 같은 유해균을 물리치는 비피더스 유산균을 늘리면 된다.그러면 자연스레 변비나 설사도 잡힌다.변비나 설사를 가볍게 방치하다간 대장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유산균 증식을 돕는 성분은 올리고당이다.열과 산에 강한 올리고당은 위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비피더스균에게만 선택적으로 분해돼 장내의 유산균 수를 증식시킨다.올리고당이 비피더스균의 먹이가 되는 셈이다.유산균 수가 늘어나면 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지고 장속의 부패를 일으키는 유해균들의 활동을 억제,장을 깨끗하게 유지한다. 이런 올리고당이 풍부한식품으로는 콩과 양파·바나나·우엉·치커리 뿌리·아스파라거스 등이다.콩(대두)이 5% 정도로 가장 많이 들어있다.천연식품에만 존재하는 올리고당은 ‘당’이지만 우리 몸에선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존재하지 않는다.즉 소화와 흡수가 되지 않아 비만이나 당뇨환자에게도 해가 없다.콩에서 추출한 대두 올리고당은 단맛도 나기 때문에 설탕을 대체할 감미료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또 올리고당으로 유산균을 증식시키는 것은 ‘발효유’나 ‘발효식품’을 통해 단순히 유산균 수를 늘리는 것보다 효과가 더 크다.비피더스 유산균이 대두 올리고당을 분해하면서 나오는 배설물인 젖산은 알칼리성인 대장 환경을 산성으로 바꾸어 유해균은 적응하기 힘들고 유산균이 번식하고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 이다희 한국식품영양재단 연구원은 “올리고당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유산균을 증식할 뿐 아니라 장을 깨끗이 하고 유해성 세균의 부패활동도 막아준다.”며 “식생활의 변화로 최근 증가하고 있는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 호두 하루 한개 먹으면 10년 장수 한대요

    ‘가을의 정수’는 호두(胡桃)라 할 수 있다.누런빛을 띠는 단단한 껍데기 속에 건강에 좋은 영양과 고소한 맛이 오밀조밀 들어 있다. 호두의 과육이 사람의 뇌 모양같이 생긴 탓에 예부터 많이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는 것으로 믿어왔다.기억력 향상과 치매 예방에 좋은 것으로 최근 밝혀져 과거의 속설을 뒷받침하고 있다.40대가 하루 1개를 먹으면 10년 장수하고,50대는 5년 장수한다는 설도 있다. 페르시아가 원산지로 추정되는 호두는 동·서양에서 모두 사랑을 받은 과실이다.우리나라에선 정월 보름에 땅콩·밤 등의 견과류와 함께 부럼으로 먹었다.입맛을 잃고 기운이 없을 때 호두죽을 먹으며 기운을 차리기도 했다.또 일이 복잡하게 얽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 ‘호둣속 같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우리와 친근하다. ●기억력 향상·치매예방에 도움 중국에서도 귀족들이 호두를 선물로 주고받을 정도로 좋아했다.청나라 말기 서태후는 노년에도 아름다운 피부를 간직해 부러움을 샀다.아름다운 피부의 비결은 호두로 만든 음식을 즐겼기 때문이다.머리카락을 검게 하고 윤이 나게 하는 등 탈모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에서도 호두 사랑이 지극했다.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가 ‘호두까기 인형’이란 불멸의 작품을 남겼을 정도다.유럽에선 호두가 천연 식품 가운데 가장 영양가가 높고,소화가 잘돼 ‘신의 견과(Nut of God)’로 불릴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이런 호두에는 가을의 정수답게 영양이 뛰어나다.옛날엔 호두를 삼과피(三果皮)라 하여 밤·잣·은행 등과 함께 으뜸으로 꼽았다.동의보감을 보면 호두는 신경쇠약증·불면증·고질적인 부스럼 등과 함께 여성들의 유방이 붓고 차가운데 효험이 있다.항암본초에는 익지 않은 호두를 따 술에 담아 먹으면 식도암·위암·간암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호두는 식물성 식품이지만 영양을 보면 지질이 높아 동물성 식품처럼 보인다.지방이 66∼69%로 아주 높다.호두의 불포화 지방(건성유)은 특수한 향미를 지니고 있으며 고급요리·약용 등으로 쓰인다.단백질 14∼16%,탄수화물 11∼13%가 들어 있다.열량은 호두 100g당 652㎉에 이른다.또 비타민 A·E와 비타민B군이 들어 있으며 인·철·망간·칼슘·나트륨 등도 많은 편이다.비타민E는 감마 토코페롤로서 전립선암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동의보감 ‘신경쇠약증·불면증에 효험' 호두의 지방은 대부분 복합불포화지방산(76%)과 단순불포화지질(14%)로 구성돼 있다.호두의 복합불포화지방산은 오메가-3이다.오메가-3의 하루 권장 섭취량 기준은 우리나라는 설정되지 않았지만 캐나다·일본·영국 등에선 하루 1∼2g정도로 정해 놓았다.특히 콜레스테롤은 전혀 들어 있지 않으며,호두의 알파 리놀레닌산은 심장병과 심장마비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오메가-3의 모체인 알파 리놀레닌산이 풍부한 호두 기름도 건강에 좋다.호두 기름은 백혈병으로 오는 폐렴,소아나 유아의 기관지염,폐선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 호두에는 100g당 15.4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인체의 성장과 발달에 필수불가결한 9종의 필수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필수 아미노산은 인체에서 생성할 수 없어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해야 한다.라이신,트립토판,히스티딘,페닐알라닌,류신,이소류신,트레오닌,메티오닌 그리고 발린이 그들이다.단백질이 좋고 나쁨은 이들 필수 아미노산의 함유량에 달려있다. ●100g당 652kcal… 콜레스테롤 ‘0' 이런 호두는 과거엔 주로 약재로서 가루약이나 알약으로 쓰였다. 우린 주로 부럼처럼 곧바로 먹거나,‘천안호두과자’처럼 빵의 속재료로 이용해왔다. 색다르게,호두를 이용한 샐러드를 만들어보자.재료로는 그레이프푸르츠 1개,오렌지 2개,딸기 0.5ℓ,파인애플 (@)개,사과 1개,바나나 1개,배 1개,씨없는 포도 1컵,호두 (A)컵,시금치 약간을 준비한다.먼저 모든 과일의 껍질을 벗기고 3㎝크기로 자른 다음 시금치·호두·오렌지를 뺀 나머지를 모두 살살 버무려 둔다.여기에 오렌지를 주스로 짜서 넣고 다시 버무린 뒤 시금치를 깔고 과일을 올린다.그 위에 호두를 뿌리면 된다. ■ 도움말 이문호 임업연구원 특용수과 연구원,정세채 경북과학대 바이오식품계열 교수 이기철기자 chuli@
  • 흰색→하양 녹색→초록/공식 색이름 40년만에 개정

    우리나라의 공식 색이름이 색상에 걸맞고 자주 사용하는 순 우리말로 바뀐다.흰색은 ‘하양’으로,녹색은 ‘초록’으로 교체된다. 기술표준원은 1964년에 제정된 일본식 색이름 체계를 40년 만에 대폭 개편키로 하고 한글 어문체계에 맞춘 색이름 KS규격 개정안을 마련,올 연말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은 색상 분류에 기초가 되는 기본색을 유채색 10색,무채색 3색 등 13색에서 분홍과 갈색을 포함한 15색으로 늘리기로 했다. 동식물 등의 이름을 인용해 사용되는 관용색에서 철감색,대자색,국방색 등 사용빈도가 적은 이름은 없애기로 했다.커피색,바나나색,당근색 등은 추가된다.또 우리말로 바뀌는 관용색은 핑크→분홍,브라운→갈색,로즈→장미색,피치→복숭아색,블론드→금발색,스칼릿→진홍색,스트로베리→딸기색 등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딥·퍼·플 돌아왔다/ 결성 35돌기념 새앨범 발매

    레드 제플린과 함께 지난 1970년대 하드록계를 양분했던 헤비메탈 그룹 딥 퍼플(사진·Deep Purple)이 새 음반 ‘바나나’(Bananas)를 냈다.그룹 결성 35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으로,전작 ‘Abondon’ 이후 5년 만이다. 이언 길런과 이언 페이스,로저 글로버 등 2기 멤버들과 10년째 밴드에 몸담아온 기타리스트 스티브 모스,새 키보드 주자 돈 에어리가 합세해서 만든 작품.그룹의 핵심멤버였던 리치 블랙모어와 존 로드가 빠져 섭섭해할 팬들도 있겠다. 하지만 에너지 넘치는 첫번째 트랙 ‘House of Pain’만 들어도 세월의 흐름을 감쪽같이 잊게 될 것같다. 발라드풍의 ‘Haunted’,블루스곡 ‘Walk On’,뉴에이지 스타일의 기타연주가 돋보이는 ‘Never a Word’ 등으로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12곡 수록.EMI.
  • 책꽂이

    ●사흘에 그린 자화상(승지행 지음,배꼽마당 펴냄) 여든셋의 나이에 왕성하게 작품을 내고 있는 작가의 장편.사흘동안 일어난 일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나는 누구인가’란 문제를 파고든다.전통 소설기법을 깨는 형식의 새로움도 신선.9800원. ●숨어사는 즐거움(강제윤 지음,녹두 펴냄) 88년 등단한 시인이 보길도 생활을 담아 펴낸 두번째 글모음.흑염소 이야기 등 생활과 일 속에 느낀 단상과 여행 경험을 60여편의 산문과 시로 묶었다.9000원. ●사랑하는 이여 바람 부는 밤에 나는 더 사랑한다(이동녘 지음,행복한책읽기 펴냄) 89년 등단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천막교회 목회자,노동자 등의 체험은 이웃들의 고난한 삶을 종교·노동·가난으로 버무려 생생하게 노래한다.6000원. ●인도로 간 또또(강석경 지음,열림원 펴냄) 작가가 인도 체험을 바탕으로 쓴 어른용 동화.말썽꾸러기 또또가 자기속의 다른 인물 나나를 발견,성장하는 과정을 다룸.9년 만에 재출간.박문선 화백이 그림을 보탬.8500원.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정일근 지음,문학사상사 펴냄) 84년 등단한 뒤 병마와 싸우면서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온 시인의 7번째 시집.“시와 함께 죽을 수 있는 사람,시와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이 시인”이라는 고백이 60편의 시에 녹아 있다.5000원. ●남사당의 노래(정창근 지음,모시는사람들 펴냄) 남북한과 유럽에서 작품을 발표한 이색 경력의 작가가 내놓은 신작.남사당패 주인공을 통해 조선 말기 백성들의 고통상을 그리며 새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1만원. ●코리안 메모리즈(최종림 지음,누보 펴냄) 시인 겸 극작가인 지은이의 장편 소설.8·15 해방을 연합군의 승리로 인한 수동적 광복이 아니라 임시정부와 대한광복군의 투쟁끝에 얻은 독립으로 조명.8000원. ●악의 꽃(샤를 보들레르 지음,윤영애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 ‘현대시의 시조’라 불리는 시인의 대표시집.기존 번역서의 미흡한 점을 보충 수정하고 작가와 작품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곁들였다.1만 5000원. ●입술 없는 꽃(메블라나 잘라루딘 루미 지음,이성열 옮김,문학수첩 펴냄) 페르시아 신비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의 작품집.13세기 신비적관념과 사상을 망라한 작품 100여편을 골랐다.우정과 사랑이 중심 주제.5500원. ●이제야 너희를 만났다(신달자 지음,문학수첩 펴냄) 70년 등단한 중견시인이 30여년 동안 발표한 10권의 시집에서 고른 시선집.일상에 가려 그리지 못한 삶의 얼굴을 가시화하는 시세계를 만날 수 있다.6500원.
  • 한국천주교 - 교황청 밀월 끝?

    ‘한국 천주교,교황청과의 밀월관계 끝나나.’ 한국 천주교가 고민에 빠졌다.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건강악화로 인한 거취 때문이다.한국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애정을 표현해온 현 교황이 서거한 뒤 닥쳐올 우리 천주교의 위상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은 것이다. 지금 우리 천주교계는,김수환 추기경이 15일부터 19일까지 로마 교황청에서 열리는 교황 즉위 2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데 이어 16일 명동성당에서 교황 즉위 25주년 축하 기념미사를 여는 등 현 교황에 대한 대접을 하느라 바쁘다.그런데 정작 교황청을 향한 속내는 섭섭하다. 우선 지난달 28일 교황청이 새로 임명한 31명의 추기경 명단에 한국인이 빠진 게 그 하나다.천주교 신자가 우리의 10분의 1밖에 안되는 일본만 하더라도 이번을 포함해 모두 5명의 추기경을 배출했다.김수환 추기경 이후 34년간 새 추기경이 나오지 않았지만 교황청이 새 추기경을 임명할때마다 우리 천주교계는 새 추기경 탄생에 대한 기대를 번번이 가져왔고 그 배경에는 한국에 대한 교황의 남다른 관심이 있었다.이번추기경 임명때만 하더라도 당연히 새 추기경이 탄생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그리고 시복시성(諡福諡聖) 문제.교황청이 천주교 인사를 성인으로 지정할때 이적을 중요시하지만 우리의 경우 순교라는 특이한 경우를 적용해 지난 84년 103명의 성인을 탄생시켰다.그것도 현 교황이 직접 방한해 시성식을 가졌었다.지난해 교황청은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명에 대한 시복시성을 공식 승인,현재 순교자현양위원회가 구성돼 시복시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현 교황이 서거할 경우 그 결과가 불투명할 것으로 우리 천주교계는 보고 있다. 우리 천주교와 교황청의 밀월관계는 초기 교회부터 지속돼왔던 게 사실.역대 교황들은 세계포교에 큰 관심을 가졌고 유달리 천주교 교세가 강한 한국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특히 한국은 선교사가 파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회를 세웠고 세계적으로 천주교 교인이 주는 추세에도 이례적으로 교세를 꾸준히 확장해왔다.지난해만 하더라도 서울대교구에서 무려 41명의 사제를 배출해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천주교의 한 관계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우리 천주교계에 쏟았던 관심과 애정은 각별한 것”이라며 “교황 서거 후 한국 천주교의 위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40여년 의료경험 아낌없이 나누고 베풀고…“e소아과 무료진료 인생의 보람”/재미동포 소아과전문의 이상원 박사

    재미동포로 ‘잘 나가던’ 소아과 전문의 이상원(67·미국명 John Lee) 박사는 요즘 제2의 인생 황금기를 맞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요즈음 인터넷 홈페이지(http://my.dreamwiz.com/drslee)를 통한 소아과 무료 의료상담에서 인생의 보람을 찾고 있다.‘클릭,인터넷으로 물어보세요’코너를 통해 전세계 한인들을 대상으로 아동건강 상담에 응한다.어렵사리 국제전화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은퇴 후 모국의 무의촌에서 봉사하려던 필생의 꿈이 인터넷상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감회를 털어놓았다. ●전세계 한국 어린이의 건강 수호천사 그는 이 홈페이지 관리를 위해 하루에 2∼4시간 정도를 컴퓨터에 매달린다.각종 소아건강과 질병에 대한 최신 정보를 올리는 일도 주요 일과다. 40여년 동안 쌓아온 진료 및 임상 체험을 전세계 한인 부모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이를 위해 코네티컷주 윌리맨틱시에서 28년 동안 운영했던 ‘John Lee 소아과’의 문을 얼마 전에 닫았다. 막 이민길에 오른 사람이나 해외 유학 초년생들에게는 갑자기 자녀가 아픈 것만큼 낭패스러운 일도 없다.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설고 물설은 이역에서 의료보험조차 없다 보니 발만 동동 구르기 일쑤다.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이 박사의 상담 코너는 여간 요긴한 게 아니다.실제로 미국과 러시아 일본 필리핀 태국 호주 등의 교민들이 사이트의 주 방문자라고 이 박사는 귀띔한다.물론 모국인 한국에서도 상담코너를 찾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다. 9월 현재 전세계 한인 동포 8만 5000여명이 회원에 등록할 만큼 상당한 네트워크가 이뤄졌다.습진·천식·각막염 등 유아들에게 흔한 각종 질병은 물론 소아 성교육에 대해서도 부모들의 상담에 일일이 응하고 있다. 특히 2000여건의 주요 임상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려 응급처치를 위한 부모들의 일차적 판단을 돕고 있다.이를 테면 아이들이 집에서 가벼운 화상을 입을 경우 인터넷에 뜬 사진과 비교해 1도 화상인지,2도 화상인지 등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집에서 간단한 응급처리를 할지,응급실로 갈 것인지를 판단하려면 ‘부모도 반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지론이다.몇년 전 그는 같은 제목의 소아가정간호백과(사진)를 펴낸 바 있다. 요즘 그는 스스로에게도 흡족함을 느끼고 있다.미국 내 각주에 흩어져 사는 자녀들의 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면 하루 5시간씩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밀린 ‘숙제’를 할 때도 있지만 “별로 힘들지는 않다.”는 것이다.애시당초 자신이 원하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루 5시간 컴퓨터와 씨름하기도 충남 태안의 안면도가 고향인 그는 연세대 의대를 나와 미 동부의 명문 예일대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뒤 윈드햄 병원 소아과 과장을 지냈다.재미 한인들은 우스갯소리로 스스로를 ‘바나나’라고 부르기도 한다.말 그대로 겉은 노란데 미국에 뿌리를 내리면서 속은 하얗게 변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박사는 자신은 그 반대라고 주장한다.“미국인 의사로 오인받을 만큼 외모는 원래부터 서양인을 많이 닮아 있었지만,속은 여전히 노란색”이라는 설명이다.미국에서도 고소득직인 소아과 개업전문의로 상류사회에 몸을 담기도 했지만 자신은 여전히 ‘안면도 촌사람’일 뿐이라는 얘기다. 9월말 현재 사이트 방문객이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최근 지금까지 인터넷 건강 상담 코너를 통해 조언한 실적을 출력해 보니 A4 용지로 4000장이 넘는다고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접속 수가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게 요사이 그의 유일한 불만이다.지구촌 곳곳의 한인들 한 사람에게라도 더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은 “제발 나를 귀찮게 해달라.”는 주문에서 묻어 나온다. 인터넷 상담을 통해 그는 한국 사회의 변화상도 읽을 수 있다고 한다.소아 변비나 성문제에 대한 상담 건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다.이같은 문제는 어린 자녀들의 심리 상태나 정서가 극히 불안정한 것을 나타내는 간접 지표라는 것이다. 이 박사는 “한국 사회는 정보화 수준 등 일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미국 못지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그러나 “아직 사회 제도적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 문제인 듯하다.”고 분석했다.그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사회에 버금가는 최근 한국의 높은 이혼율에 따른 아동 문제를 들었다.결손 가정의 아동들을 사회보장제나 법규로 보호하는 시스템이 미국에 비해 한국 사회가 훨씬 취약하다는 것이다. ●“돈은 벌만큼 벌었으니 봉사해야지” 그는 이 상담 사이트를 유지하기 위해서 적잖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골프와 여행 등으로 노후를 즐겨야 할 나이에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물음에 “돈은 벌 만큼 벌었으니,이제는 베풀고 사는데 보람을 찾을 때”라고 답했다.“정보화 사회에서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대화를 하다 보면 젊게 살게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내친 김에 망설이던 질문도 던져 보았다.혹시 “사이트 운영이 한국에 돌아오기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고.그러자 정색을 하고 “응급환자를 돌보는 현역으로 남기에는 나이가 너무 들었다.”고 손사래를 쳤다.친구인 홍원표 일산병원장이 도와 달라는 요청도 있었으나 고사했다고도 귀띔했다. 그러면서 상담 사이트 운영을 통해 전세계 한인들을 위한 소아과 의사로 ‘재개업’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어린 시절 무의촌이었던 고향 안면도에서 의료 봉사를 하며 노후를 보내리라는 그의 소망은이제 온라인상에서 ‘한민족 네트워크’구축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구본영기자 kby7@
  • ‘온난화’ 열받은 한반도… 생태 변화/과일 특산지 달라졌다

    고운 색깔과 새콤달콤한 맛이 빼어난 ‘대구능금’이 사라지고 있다.능금의 주산지가 대구에서 경북쪽으로 이동한 탓이다.대신 앞으로 ‘서산사과’나 ‘예산사과’가 대구능금의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경남 단감’도 명성을 잃을 전망이다.단감 주산지가 역시 경북쪽으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과일의 주산지가 크게 바뀌고 있다.이는 지구 온난화에 따라 한반도의 온도가 올라가는 데 따른 현상이다.특히 과일 중 온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 단감,바나나 등의 주산지는 모두 바뀔 것 같다.제주에서 시설을 갖춰야만 재배되는 바나나도 아열대지역처럼 시설 없이 재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2도만 상승해도 과수재배지도를 모두 새로 그려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라지는 대구능금 대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과산지이다.그러나 최근 대구 인근의 사과농원은 점차 문을 닫는 추세다.경북 북부와 기온이 서늘한 충남 서산·예산 등 서해안지역에 산지가 늘고 있다. 대구가 도시화과정을 거치면서 재배면적이 줄었고,무엇보다 기온이 상승해 사과 작황이 예년과 같지 않다.대구의 평균기온은 현재 13.2도를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사과는 연 평균기온이 13.5도 이하인 지역에서만 자란다.평균기온이 0.3도만 상승해도 재배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기상청은 “50년이면 평균 기온이 2도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따라서 대구 일대에서는 이보다 훨씬 앞서 사과 재배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배·복숭아,동백은 전국으로 확산 임업연구원 신준환 과장은 최근 열린 ‘기후변화포럼’에서 “한반도 평균 기온이 2도만 상승해도 현재 남부해안가를 중심으로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 자라는 동백나무가 한반도의 절반 가까이에 뿌리를 내릴 것”이라면서 “3만 1000㎢에 불과하던 재배지역도 6만 3000㎢로 크게 증가하겠다.”고 내다봤다.농촌진흥청 서형호 원예연구사는 “기온이 상승하면 배,포도,복숭아의 산지도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감의 재배지역은 따뜻한 정도를 나타내는 ‘온량지수’와 ‘평균기온’,일평균기온이 5도를 넘는 ‘식물기간’에 의해 결정된다.때문에 현재 경남에 한정된 단감 재배지도 앞으로는 경북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재배되는 ‘참다래’를 남부 해안가에서도 쉽게 키우게 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 유엔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패널’(IPCC)이 지난 2001년 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세기 지구의 평균기온은 0.6도 상승했다.심각한 것은 향후 100년 동안 기온이 1.4∼5.8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이는 지난 1만년 동안의 기후 변화폭보다 높은 수치다.시간이 갈수록 기온 상승속도가 빨라진다는 증거다.기온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인 1750년에 280 수준이었지만 2000년에는 31%나 증가한 368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지나치게 속도가 빠르면 생태계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기상연구소 권원태 기후연구실장은 “서울에서 봄이 시작되는 시기는 1920년대에 비해 20일 가까이 앞당겨졌다.”면서“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져 기후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에 농작물 파종시기와 계절상품 출하 시기 등도 급격하게 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사과·배 등 과일나무는 한번 심으면 10년 이상 열매를 맺는 등 제자리에서 재배되는 만큼 품종과 과종을 선택할 때 기후변화를 예측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尹산자 “위도 원칙처리 변함없다”/野, 국감서 선정문제 집중 추궁

    국회 산자위의 산업자원부 국감(무역·산업분야)에서는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에 대한 질문이 집중 거론됐다.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산자위국감에서 의원들은 전북 부안 위도의 원전 수거물 건립 방침에 대해 “청와대가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는 언론보도의 사실 여부를 추궁했으나 윤진식 장관은 “원칙에는 변함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근진 의원은 “장관의 착각과 과욕,정부의 일관성이 결여된 원전정책이 부안 군민을 분노하게 했고,군산 및 부안군에 땅투기 의혹이 있다.”고 질책했다.특히 이 의원은 “위도에 대통령 별장을 짓겠다는 설익은 아이디어보다는 장관이 여생을 위도에서 보내겠다는 게 낫지 않으냐.”고 묻자 윤 장관이 “검토하겠다.”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배기운 의원은 “1991년 한국자원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위도는 지하수에 해수가 섞여있어 원전 시설지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부지선정 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위도 별장 건설의 아이디어 제공자와 위도 현지에서 현금보상 발언을 하고 다녔다는 사람의 신원공개 등을 요구하자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적절한 질의가 아니다.”는 등의 고함성 항의를 듣기도 했다. 한편 자민련 조희욱 의원은 “12월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동해-1 가스전’의 공급가격이 해외도입 가스에 비해 턱없이 높아 사업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그는 “동해-1 가스전 개발은 비닐하우스에서 기름보일러로 바나나를 재배하는 꼴”이라면서 “대형 국책사업이 엉터리 타당성 분석을 통해 얼렁뚱땅 결정된 데 대한 책임규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 [나의 건강보감]한국 性의학 개척자 최형기 교수

    ●의대시절 테니스와 인연… 구력 34년 우리나라 성의학(sexology)의 개척자 가운데 한 사람인 연세대 의대 최형기(58·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그는 테니스를 좋아한다.세미나나 학회 일로 지방엘 갈 때도 자동차에는 라켓과 운동화가 실려 있다.짬만 나면 테니스장으로 달려갈 요량이다.그의 전공 과목인 비뇨기과도 사실은 테니스와 무관하지 않다.“제가 70년도에 의대를 졸업했는데,당시만 해도 비뇨기과를 선뜻 지망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성병이나 고치는 곳으로 잘못 인식돼 있었거든요.그런데 내 판단기준은 달랐어요.여유롭게 테니스도 칠 수 있고,그러면서 개척의 여지가 많은 곳이 어딘가를 살폈지요.” 그렇게 해서 그는 비뇨기과를 선택했다.당시 비뇨기과는 환자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일이 많지 않아 테니스를 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미개척 분야라는 점도 한몫했다.그는 이후 34년의 구력(球歷)을 쌓아오고 있다. 테니스 치고 싶어 비뇨기과를 전공한 덕분에 그동안 쉬쉬하던 수많은 비뇨기질환을 치료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등 ‘한국 성의학의 개척자’ 대열에 끼게 됐다.지난 83년에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해 임포텐츠 수술을 시작했는가 하면,85년에는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 역시 국내 처음으로 성기능장애클리닉을 설치했다.주변에서는 “대학병원에 이런 거 설치해도 되나.”라며 떨떠름해 했지만 그는 “인간적인 의학의 시도”라고 맞섰다.그의 정력적인 활동으로 98년에는 아시아 성의학회가 창립됐으며,순수 생약제제로 조루증 치료제를 발명하기도 했다.그는 “이런 성취가 건강해서 가능한 일이었고,건강은 테니스가 준 선물”이라고 했다. ●생약제제 조루증치료제 세계 첫 개발 그가 테니스를 처음 시작한 건 연대의대 예과 시절.체육시간에 라켓을 잡아본 것이 계기가 됐다. 그 전에 경기도 안성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잠시 연식 정구를 맛보긴 했지만 테니스와는 달랐다.그러다 공부 때문에 한동안 놨던 라켓을 졸업후 인턴이 된 뒤에 다시 들었다.“테니스가 좋았어요.땀흘리는 운동이어서 건강을 다지는 건 기본이고,직업상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죠.” ●“스트레스 풀고 어려운 수술 너끈히” 몰두하면 뭔가 이뤄내는 게 세상의 이치다.테니스에 미친 덕에 그는 벌써 70년대 초반에 전국 의사테니스대회를 석권했고 해군에 입대해서는 해군 대표로 활약했다.그러더니 금세 의사들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전국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아마추어 전국대회 2,3위를 차지한 것도 여러 번이다.“미국 유학 때도 그랬고 군에 있으면서도 틈만 나면 테니스를 쳐댔어요.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제 경우 테니스로 스트레스를 풀고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어렵겠다 싶은 수술도 아주 잘 되곤 해요.당연한 얘기지만 스트레스를 술이나 담배 등으로 감당하는 것과 운동으로 푸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 아니겠어요?” 그는 국내 성의학을 일군 의사다.그에게서 듣는 테니스의 효용론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저를 찾는 환자는 누구든 운동부터 하라는 권유를 받습니다.꼭 테니스가 아니라 조깅이나 등산,자전거타기 등 하체를 단련하는 유산소운동이면 뭐든좋습니다.그렇게 해서 변화를 체험하면 그때부터는 운동이 ‘즐거운 중독’이 되는 겁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은 제쳐두고 혐오스러운 스태미나식만 찾는 왜곡된 정력문화를 못마땅해 했다.“운동이야말로 가장 쉽고 간단한 정력제인데,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이런 방법을 외면합니다.” 테니스 덕으로 자신의 생체 연령이 열살은 젊을 것이라는 그는 테니스를 ‘재미있어서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했다.“재밌어요.지금도 가능하면 단돈 만원이라도 걸고 시합을 하는데,더 진지하게 운동을 하게 되더라고요.내가 지면 상대방이 좋아해서 좋고,이기면 최선을 다한 보답이어서 좋고요.그렇게 여러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인격 수양도 되는 것 같아 흡족합니다.” 고건 국무총리를 비롯,정몽준·박근혜 의원과 이명박 서울시장,임창열 전 경기지사 등 그가 테니스장에서 만난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테니스 말고 그가 즐기는 여락은 바둑.공인 아마3단인데,공인받은 게 오래 전이어서 지금은 ‘강 4단,약 5단’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바둑을 여락으로 삼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윤기현 9단과 막역한 사이가 됐는가 하면 ‘돌부처’ 이창호 9단을 테니스에 입문시킨 이도 바로 최 교수다. ●이창호 9단에 테니스 입문시키기도 “뛰어라.뛴 만큼 강해진다.” 담배는 아예 입에 대지 않았으며 환자 진료를 의식해 술이래야 맥주 한 두잔을 마실 뿐이지만 건강한 삶,자신있는 삶을 일구는 데 일가를 이룬 그의 건강론은 너무나 평범했다.“뛰는 모든 운동이 다 건강에 좋겠지만,성 기능과 관련해 제게 비방이 없느냐고 묻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한 말을 똑같습니다.테니스는 물론이고 축구,농구,태권도,수영,체조와 골프가 다 좋다.이런 운동이 회음부의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단,어떤 운동이든 즐겁게,오래 해야 한다.나도 테니스를 30년이 넘도록 하고 있지 않은가.”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강성남기자 snk@ ■최형기교수의 테니스 건강론 최형기 교수의 ‘테니스 건강론’은 ‘테니스 신봉론’의 다른 이름이다.이창호 9단에게 “나이 40∼50쯤 되면 내가 테니스를 권한 뜻을 알 것이다.”는 ‘건강화두’를 남길 정도로 테니스의 효용을 신봉한다.일상적으로 주어지는 스트레스를 즐겁게 해소하는 것은 물론 비만으로 위협받는 성인들에게 운동,특히 테니스는 어떤 보약보다도 좋은 운동이라는 것이다. 물론 초창기에 팔관절에 통증이 오는 엘보를 겪기도 했지만 6개월 가량 페이스를 늦춰 극복해 냈다. 체중 75㎏인 사람이 한 시간에 최고 480∼490㎉의 열량을 태우는 테니스는 확실히 좋은 운동이다.게다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운동이어서 사교의 폭을 넓힐 수도 있으니 꿩먹고 알먹는 격이다. 한창 젊었을 때는 틈만 나면 테니스장으로 달려 나가곤 해 아내 눈치를 안살핀 건 아니지만 “내가 건강해 내 일을 충실하게 하는 것만큼 더 가정적인 배려가 있겠느냐.”며 설득했고,지금은 오히려 아내가 그의 건강을 고마워할 정도다. 그렇다고 그가 가족과의 단란을 등한시하는 건 결코 아니다.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아내와 1시간 정도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눈다. 진솔한 삶의 단면이기도 한 이런 부부애의 저변에는 ‘금실(琴瑟)의 운동’인 테니스의 위력이 숨어 있다. 얼굴에서 쉰여덟 나이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그는 “몸이 건강하면 생각이나 판단이 바르고 긍정적이며,그런 마음가짐이 바로 건강한 삶의 전제”라며 “이렇게 말하면 이상할지 모르나 테니스는 비뇨기과라는 내 전공과목과 함께 나를 지지하는 두개의 버팀목”이라고 했다. 대한테니스협회 김웅태 과장은 “정해진 시간 동안 필사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축구 등과 달리 경기 중에도 스스로 체력을 안배할 수 있어 노약자나 여성,어린이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으며 하체를 비롯한 전신 근력 강화와 인체의 유연성,순발력을 길러주는 격조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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