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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지주社 시비’ 벗어나나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 논란을 불러왔던 삼성생명 지분을 지분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 시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버랜드는 16일 공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기업회계기준서 제15호 최초 적용에 따라 당기부터 삼성생명 주식(지분 19.34%)에 대해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에서 매도가능 증권으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의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은 지난해 말 1조 6890억원에서 58억원으로 급감한 반면 매도가능증권은 146억원에서 1조 6992억원으로 급증했다. 에버랜드가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이 지분법 적용에서 제외되면 앞으로 에버랜드의 재무제표에서 삼성생명 주식의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장부가에서 달라지지 않는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 비중이 에버랜드 자산의 49%이므로 앞으로 에버랜드의 자산이 줄지 않는 한 삼성생명 주식가치가 자산의 50%를 넘어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진 것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되면 지주회사의 자회사(삼성생명)는 유사업종(금융업)이 아닌 손자회사를 거느릴 수 없는 규정에 따라 이재용 상무→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지배구조가 타격을 입게 된다. 삼성측은 에버랜드가 그동안 삼성생명 지분에 대해 지분법을 적용한 것은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빌딩관리를 하고 있는 데 따른 내부거래(500억원 가량) 등 때문이었으나 ‘기업회계기준서’상 내부거래와 관련된 내용이 올해 1월부터 개정 적용됨에 따라 삼성생명이 지분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즉, 올해부터는 피투자회사와 투자회사의 내부거래가 피투자회사에 중요성을 가질 경우에만 지분법을 적용하면 되는데 피투자회사인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에버랜드와의 내부거래가 전체 매출(지난해 22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지분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에버랜드의 회계기준 변경이 금융지주회사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삼성생명의 대주주인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의 이사 선임 등에 개입할 수 있는 ‘중대한 영향력’이 있으므로 여전히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에버랜드의 회계기준 변경이 적법한 것인지 금융감독원에 감리와 유권해석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Doctor & Disease]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서동혜 박사

    [Doctor & Disease]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서동혜 박사

    “얼굴에 드러나는 노화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 했던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동서고금을 가릴 것 없이 인간이 가졌던 꿈 중의 하나였으니까요. 더 자신있고 의미있게 세상을 살겠다는 의지는 아름다운 것 아닙니까?” 서마지 리프트(Thermage Lift)라는 주름제거술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으며,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홍콩, 태국 등지의 의사들에게 이 시술법을 전수해 오고 있는 ‘주름전도사’ 서동혜(38·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박사. 그는 미용치료의 본질이 인간의 본능과 가까운 개념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문제는 누구도 세월을 막을 수 없으며, 그 흔적인 주름 역시 다림질하듯 지울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 주름이 의학적으로 정의되나. -의학적 규정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설명하자면,20세를 넘기면서 인체조직이 서서히 쇠퇴하는 노화가 시작돼 30대를 전후해 안면에 주름이나 잡티, 혈관 노출 등의 문제가 드러난다. 주름은 노화의 직접적인 징후이다. 의학적인 주름의 원인이 규명됐나. -유전적 소인이 크며, 직접적인 원인은 세포의 노화로 본다. 여기에 흡연과 과다한 자외선 노출, 스트레스 등이 노화를 가속화한다. 그렇다면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노화, 특히 주름의 상태는 어떤 경우를 말하는가. -치료를 권고하는 의학적 기준은 없다.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의 판단이고, 따라서 치료를 결정하는 것도 대부분의 경우 환자의 몫이다. 물론 터무니없는 치료 요구에 대해서는 의사들이 납득을 시키지만 치료 결정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최근의 추세나 치료경향은 어떤가. -주름치료를 보면 5년 전에 비해 환자가 5배 이상 늘었다. 특히 40대 이후 남자 환자의 증가가 두드러져 별도의 치료실을 설치해야 되는 상황이다. 경향은 예전의 경우 잡티나 검버섯 치료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주름치료를 받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치료가 간편한 데다 경제력 신장, 자의식 확대 등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그는 서마지 리프트에 관한 한 동양인 임상자료를 가장 많이 축적한 피부전문의로 꼽히지만 더 눈여겨 볼 대목은 새로운 치료법이 소개되면 자신이나 가족이 먼저 시험 대상으로 나선다는 사실. 실제로 그는 피부의 표피를 깎는 박피술과 IPL퀀텀의 효능실험 대상이었으며, 서마지 리프트는 첫 환자가 그의 아버지였다.“그렇게 치료법이 주는 느낌과 효능을 검증하면 환자를 만나 자신있게 과정과 결과를 얘기할 수가 있거든요.” 지금 활용하는 주름제거술 등 노화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보톡스치료나 엑소덤 심부박피, 필러시술 등도 있지만 최근 보편적인 치료법은 55∼60도의 고주파열을 이용하는 서마지 리프트, 복합파장의 빛을 이용하는 IPL퀀텀, 특수실을 삽입해 피부를 당겨주는 실주름제거술, 박피술 등이다. 필요할 경우 여기에 외과적 치료법을 더한다. 각 치료법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서마지 리프트는 치료 직후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한번 시술로 얻는 효과가 큰 반면 2달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IPL은 서마지 리프트의 장점에다 주름과 함께 모공, 기미, 홍조 등을 치료할 수 있으나 3∼4주 간격으로 3∼5회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실주름 제거술은 효과가 즉시 나타나나 인위적으로 실을 걸기 때문에 안면의 대칭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대표적 외과적 시술인 안면거상술은 주름개선 효과는 크지만 전신마취와 흉터, 안면 신경마비가 부담스러우며 보톡스와 필러는 주기적으로 시술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이런 치료술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가. -주름은 표정 때문에 생기는 표정주름과 노화에 의한 처짐으로써 생기는 중력주름으로 나뉘는데, 서마지 리프트와 실주름제거술, 안면거상술은 중력주름 제거에,IPL과 엑소덤 심부박피술, 레이저박피술은 잔주름과 잡티, 모공, 주근깨, 홍조, 검버섯 제거에 유효하다. 또 보톡스시술은 표정주름 제거에, 필러는 양 볼의 팔자주름이나 깊은 주름 제거에 효과가 있다. 서마지 리프트의 경우 어떤 치료원리가 작용하는가. -진피층에 고주파열을 가해 피부형성 물질인 콜라겐 합성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주름은 콜라겐 양의 감소하면서 생기는데,20대 중반을 넘기면 해마다 1% 정도씩 감소한다.IPL의 경우 피부 침투 깊이가 진피층의 3분의1인 1.2㎜ 정도지만 고주파열은 2.5㎜로 진피층 모두를 커버해 콜라겐 합성율이 그만큼 높다. 일부에서는 성형중독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젊은 층과 노년층의 성형은 큰 차이가 있다. 노 대통령의 안검수술에서 보듯 나이가 든 경우에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최소한의 시술을 받는 정도지만 젊은 층은 훨씬 적극적이다. 그러나 치료가 정상 범주에 속한다면 옷을 입거나 머리를 손질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문제는 극히 일부의 무절제한 치료욕구인데, 이런 경우라면 당연히 의사가 대화를 통해 기대치를 바로 잡아줄 필요가 있다. 조금 못미친 것이 지나친 것보다 나을 때도 있다. 그에게 피부치료의 지향점이 무언지를 묻자 이런 답변을 내놓았다.“능력과 관계없이 잘 생긴 사람이 더 나은 대접을 받는 것이 외모지상주의인데, 누군가 그런 기준에 못미쳐 불이익을 받는다면 그것은 불공평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 역할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고 유의미하게 살도록 거드는 정도겠지요.” ■ 서동혜 박사의 이력서 ▲이화여대의대 및 대학원(박사)▲일본 도쿄여대 의대와 브라질 헤시페에서 IPL퀀텀 및 심부박피술 연수▲미국 샌디에고의 루이스 에스파자 박사, 달라스의 로라 스테틀러 박사로부터 주름치료 연수▲대한피부과학회 및 피부연구학회 회원▲세계피부외과학회 회원▲일본미용외과학회 회원▲미국피부과학회 및 레이저학회 회원▲국내 최초로 주름치료에 IPL퀀텀 및 써마지리프트 치료법 도입▲현,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부설 주름치료센터 소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8) 18세기 유랑지식인들 정감록을 퍼뜨리다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8) 18세기 유랑지식인들 정감록을 퍼뜨리다

    ‘정감록’이 역사의 표면으로 떠오른 것은 1730년대였다. 그것도 차별의 땅 서북지방에서였다. 정감록은 조선왕조의 멸망을 예고해 조야(朝野)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인데, 금지령 속에서도 재빨리 전국 각지로 번져 나갔다. 누가, 왜 정감록을 퍼뜨렸는가? 그들은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이번 호에선 18세기 황해도 출신 술사(術士)인 박서집을 만나 이 문제를 집중 검토하려고 한다.1731년 해주에서 태어난 그는 이미 어린 시절 한글본 정감록을 읽었다. 나중엔 예언에 빠져 정든 고향을 등진 채 홀로 충청도 진천으로 이주하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1782년 정감록 사건에 연루돼 처벌된 사람이다. 박서집과의 대화는 물론 가상 대담이다. 하지만 그가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어낸 이야기만은 아니다. 필자가 여러 종류의 역사자료를 읽으며 재구성한 것이다. ●술사 박서집 정감록을 발견하다 백:서북지방에서 출현한 정감록이 남부지방에 전파된 것은 대강 언제쯤이었을까요? 박:그건 좀 생각을 해봐야 알겠어요. 하지만 내 경우엔 이랬어요. 난 사실 어렸을 때 집에서 정감록을 읽었어요. 우리 집은 양반은 아니라도 선친께서 까막눈은 아니었지요. 그렇다고 한문에 능통하셨단 얘긴 아니고 그저 ‘명심보감’과 ‘소학’ 정도는 동네 서당에서 배우셨지요. 이유야 자세히 모르겠지만 하여간 우리 집엔 정감록이 있었어요. 백:술사님이 태어난 해가 1731년(영조 7년)이었다지요. 그렇다면 아홉 살 되던 1739년(영조 15년)에 역사상 처음으로 정감록이 문제가 됐습니다. 술사님은 그때 벌써 정감록을 읽으셨나요? 박:아니지요. 열두 살 때 읽었어요. 지금도 그때 기억이 아주 선명해요. 내가 여덟 살 때부터 서당을 다녔으니까 글은 제때 배운 셈이지요. 읍내 서당에서 ‘사서’(四書)도 좀 읽고 해서 문리는 제법 나 있는 편이었어요. 그래도 한문 책 읽기는 늘 까다롭게 느껴졌지요. 그런데 그해 한여름에 설사가 심해 집에서 쉬다 심심해서 벽장을 뒤졌어요. 벽장 깊이 감춰둔 정감록을 발견했어요. 한글로 된 필사본이라 단숨에 읽어 버렸어요. 너무 재밌어 그 뒤에도 가끔씩 꺼내 읽었어요. 백:첫눈에 정감록에 반하신 것 같습니다. 무엇이 술사님을 그렇게 매료시켰나요? 박:아까부터 자꾸만 ‘술사, 술사’ 하고 부르는데 듣기에 별로 안 좋아요. 그건 나를 좀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에요. 기왕이면 도사(道士)라든가 거사(居士) 같은 칭호로 부르는 게 좋겠어요. 이래 봬도 내가 실은 못하는 것이 없어요. 아픈 사람에게 약을 처방해 주지, 땅도 좀 볼 줄 알아서 지관(地官)이라고 대접하는 이들도 많았고 점도 칠 줄 알거든요. 백:죄송합니다. 그럼 거사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요새 사람들은 거사님이 살던 18세기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서당에 다닌 사람들은 유교 경전만 읽는 줄로 알고 있어요. 박:틀린 생각이지요. 서당에선 천문이나 풍수에 관한 책을 전혀 가르치지 않지요. 그러나 서당에서 배운 한문 실력을 바탕으로 다들 그런 책들을 읽게 되는 거죠. 훈장님들도 실은 의술이나 풍수에 관한 지식이 풍부해 마을 사람들의 자문에 자주 응하곤 했어요. 나도 한때는 훈장소리까지 들었던 사람이지만 말예요. 백:몰라 뵈었습니다. 훈장님! 그러면 훈장님은 주리론(主理論)이니 주기설(主氣說)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성리철학을 훤히 다 아시겠군요. 대단하십니다. 박:솔직히 말해 난 그런 건 잘 몰라요. 관심도 별로 없고, 실상 배운 적도 없어요. 내 특기라면 조금 전에 말한 대로 잡학이었어요. 대개 시골훈장들이 다들 그랬어요. 백:아마도 평민 출신 훈장님이라서 더욱 잡학에 강했다는 말씀인가 보군요. 그런데 훈장님은 52세 되던 1782년(정조 6년) 정감록 사건 때 충청도 진천에서 체포되셨잖아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서북의 술사들 남쪽으로 향하다 박:그때 그 이야길 여기서 꼭 해야 되나요?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하군요. 당시 난 관가에 불려가서 아주 경을 쳤어요. 그건 그렇다 치고 내 본업이야 잡술(雜術)을 파는 사람이었지 어디 점잖은 훈장이라 할 수 있나요. 날 훈장이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거사라고 불러 주시오. 백:그래요, 거사님. 그런데 거사님은 왜 정든 고향을 떠나셨지요? 박:솔직히 말해 나와 같이 먹물 든 사람이 무슨 낙으로 농사를 짓겠어요? 속이 답답해 절대 안 되지요. 그렇다고 내 처지에 과거에 급제해 무슨 벼슬이라도 하겠어요? 그 역시 아니었어요. 차별 받는 서북지방 그것도 평민 출신인 나로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어요. 정말 답답한 이야기지만 나 같은 사람은 도무지 마땅히 마음을 쏟을 만한 일이 거의 없었어요. 나이 스물을 넘기자 난 점점 노골적으로 사회질서에 불만을 품게 됐어요. 그런 내 모습을 보는 게 서글펐지만 하는 수 없는 노릇이었어요. 물론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고 봐요. 차별이 심한 세상에서 저항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어요.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았어요. 백:거사님의 말씀이 이해가 돼요.20세기의 일입니다만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킹 목사는 백인들의 가혹한 차별정책에 맞서 “나에게는 꿈이 있다.”라며 소수자의 꿈과 희망을 부르짖었어요. 일제 식민지 시기 ‘조선인들’이나 1970년대 유신정권 아래서 철저히 소외됐던 특정 지역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아요. 똑같은 맥락에서 남성 위주의 사회구조 속에서 희생을 강요당해온 여성들의 고통도 마찬가지 일 거예요. 누구든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막다른 길목에 서면 절망하기 십상이겠지요. 박:고통스러운 내 삶에 희망을 안겨 준 것이 정감록이었지요.‘양반 놈들의 조선’이 끝나야 뭐가 돼도 제대로 될 거라는 생각뿐이었어요. 처음에 난 황해도 평안도를 두루 돌아다녔지만 마흔 살 무렵엔 아예 남쪽지방으로 이주했어요. 정감록이 약속한 구원의 땅은 남쪽에 주로 많았거든요. 난 계룡산 언저리를 배회하기도 했고, 삼남지방의 십승지며 수많은 길지를 찾아 일일이 답사했지요. 그렇게 여러 해를 지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어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더군요. 백:거사님이 남하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군요. 거사님이 남쪽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도 혹시 서북 출신의 술사들이었나요? 박:그러니까 1770년대였어요. 정감록이 전국으로 퍼져 나갔지요. 바로 내가 관련된 1782년 12월의 정감록 사건만 해도 실은 그 증표가 아닐까 해요. 사건 관련자들은 대부분 서북 출신의 술사들이었어요. 예컨대 반역죄로 죽은 문인방 선생님만 해도 평안도 양덕 출신이었지요. 함께 죽은 문 선생님의 제자 백천식도 참 불쌍해요. 문 선생님은 천문과 점술의 대가였어요. 우린 모두 선생님의 말씀대로 정감록이 예언한 새날이 곧 밝아올 줄로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시기상조였던가 봐요. 백:1782년 내란음모 사건의 주모자 문인방을 선생님이라고 깍듯이 대접하는 걸로 보아 거사님도 그 부하가 분명하군요? 박:문 선생님은 당시 충청도 진천의 산골에 머물렀어요. 진천은 마침 계룡산에서 별로 멀지 않은 데다가 그곳이 십승지로도 손꼽히는 길지랍니다. 특히 목천이 아주 좋아요. 뿐더러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 해서 진천이야말로 살기에 가장 좋단 말도 있잖아요. 게다가 삼국통일의 명장 김유신 장군이 잉태된 곳이라지요. 그 서기가 아직 남아 있는 곳이라 문 선생님과 제자들은 진천 땅에 머물렀던 거지요. 백:정리하면 문인방과 거사님은 서북 출신으로 정감록을 충청도에 퍼뜨린 전도사였다는 말씀이 되는군요. 박:우리 말고도 여러 명이 있었어요. 황해도 평산 사람으로 지관을 업으로 삼았던 권택인이란 친구가 마침 기억나는군요. 그 친구는 신형하란 젊은이와 친했는데 정감록을 가르쳐 준 일이 있었대요. 한데 이 신형하란 친구가 1780년대 초반엔 이미 전라도로 내려와서 활동 중이었지요. 나나 문 선생님과 함께 연결이 돼 있었지요. 어쨌거나 우리가 삼남지방에 처음 내려갔을 적만 해도 거기 사람들은 정감록이란 이름만 들었지 내용은 다들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더군요. 그러다 보니 우리가 움직이는 곳마다 정감록이 차츰 퍼져나갔어요. 우린 길지도 살필 겸 직업이 풍수와 점술이라 각지를 떠돌며 돈도 벌 겸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어요. 그런데 꼬리가 길면 밟힌단 말이 있잖아요. 전국의 길지를 배회하며 정감록을 선전하는 우리에게 혐의를 둔 사람들이 있었어요. 우린 마침내 관가에 고발을 당했지요. 문 선생님이나 나나 굴비 두름처럼 한데 묶여 역모죄로 엄한 처벌을 받았어요. 우리에겐 세상을 바꿀 뜻이 있긴 했어요. 하지만 역량이 부족해 무엇 하나 변변히 준비한 것은 없었어요. 한데도 반역자란 누명을 쓴 채 관헌에 붙들려가 죽게 됐으니 참 기막힌 노릇이었지요. 백:참 딱한 말씀이네요. 어쨌거나 거사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해지네요. 요컨대 거사님을 비롯한 서북 출신 술사들이 정감록을 전국 각지에 유행시킨 주인공이었단 점은 틀림없군요. ●유랑 지식인들의 사회적 생리와 정감록 박:지금 생각해 보면 나 같은 사람들은 유랑 지식인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 같아요. 경제적인 기반이 없이 ‘글을 팔아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거나 ‘혀를 놀려서 먹고 사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라 늘 떠돌아 다녔어요. 이런 사람들이 미약하나마 하나의 사회세력을 이룬 것은 역시 18세기가 아니었을까 해요. 우리들 가운데 일부는 이른바 몰락한 양반이었지요. 그러나 대다수는 서얼이나 평민이었다고 봐요. 문인방 선생님이나 나는 틀림없는 평민이지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가난한 하급지식인으로서 연명할 수 있게 된 것은 서당과 같은, 이를테면 사설 교육기관이 전국 어디나 많이 생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훈장 목숨은 파리 목숨 같았어요. 요새 말로 고용이 불안정해 늘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고요. 백:조선의 대표적인 실학자 정약용(丁若鏞·1762∼1836)도 18∼19세기 한국사회에 서당이 많이 늘어난 것을 냉소적으로 기술한 적이 있더군요.“군현에는 각 면마다 수십 개 마을이 있고, 대략 네댓 마을에 반드시 서당 한 개 씩은 있다. 서당마다 한 훈장이 앉아 있는데 글을 잘못 가르치는 시골의 무식한 훈장인 주제에 아이들을 수십명이나 거느린다.”라고 했어요. 박:정약용의 말이 좀 지나친 감은 있어요. 그래도 전국 어디서나 초보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서당이 널리 퍼져 있었다는 말은 분명히 맞아요. 이런 상황이 지속돼 평민이나 서얼 출신의 중하급 지식인이 대량으로 배출됐던 거지요. 바로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았단 이야긴데 우리들은 애초부터 과거에 붙기도 어려웠고, 요행으로 시험에 붙었댔자 벼슬길에 나갈 가능성도 거의 없었죠. 신분과 지역이란 이중의 벽을 좀체 넘어설 수가 없었다는 말이지요. 사정이 그렇고 보니 먹고 살길이 막연해 유랑의 길로 나서는 경우가 아주 많았지요. 이를테면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지식인들이라서 현실 비판적이었고 자연히 정감록을 애호하는 핵심적인 부류가 됐어요. 백:그렇군요. 남부지방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정감록을 퍼뜨린 문인방이나 거사님이야말로 18세기에 등장한 유랑 지식인의 전형이었군요. 자력으로는 당면한 정치 및 사회적 불만은 물론이고 생활고조차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거사님과 같은 분들은 정치적 예언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었던 거죠. ●정감록 사건에 대한 집권층의 대응조치 박:정감록을 빌미로 역모를 꾀한다는 고발이 있기만 하면 조정은 잔뜩 긴장했던 것 같아요. 정감록을 모두 압수해 불태워 버리자든가 정감록의 출처를 끝까지 조사하자는 의견이 있었거든요. 백:그러나 미봉책을 편 것도 사실이었어요.1739년 정감록이 처음 나왔을 때도 국왕 영조는 함경도 경성에 살던 유학자 이재형 부자를 한직에 등용해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어요. 조선왕조에 대한 백성들의 원망이 높았는데도 초야에 묻혀 있던 한두 명의 선비를 발탁한다고 상황이 해결될 수 있었을까요? 박:아마 국왕은 민간에 퍼져 있던 정감록을 모두 거둬들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해요. 정감록을 유포한 장본인을 체포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겠죠. 공연히 소란을 피웠댔자 민심만 자극될 테니 어떻게 하겠어요? 차라리 미봉책을 펴는 게 상책이란 판단을 한 걸 테죠. 백:그 말씀이 그럴 듯하군요. 거사님이 처벌 받은 지 한 해 뒤 해주에서 또 정감록 사건이 일어났어요. 거사님의 고향 해주에서 말이죠. 그런데 국왕 정조의 처분은 매우 관대했어요.“‘정감록’이 안필복의 집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 집사람들이 저술한 것은 아니다. 큰 죄는 아니다.”라면서 관련자들을 모두 풀어주라고 했어요. 예언서라는 게 허무맹랑한 내용뿐이므로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말했지요. 박:그러나 국왕 정조는 정감록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이상한 일이 황해도에서 발생할까 염려한다.”고 했다는 점을 기억해야죠. 국왕은 정감록을 이용해 왕조에 대한 반역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말이지요. 실제로도 ‘정감록’을 빙자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지 않아요. 백:해주 사건이 터진 지 2년 지나서였죠.1785년 서울을 비롯해 각지의 인사들이 두루 가담한 이른바 이율과 양형 사건이 일어났어요. 그래서겠지만 같은 해에 전라도 구례 화엄사의 윤장(允藏) 스님은 절간에 ‘정감록’을 숨겨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적발돼 흑산도로 유배됐어요. 그렇게 본다면 1783년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고 석방된 안필복의 경우는 오히려 예외로 생각되기도 하는군요. 박:1785년 이후에도 ‘정감록’ 사건은 계속 발생했어요. 신분차별과 지역차별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봐요. 백:조선의 통치자들은 유교적인 이데올로기를 심화시킴으로써 정감록의 유행을 차단하려 했지만 그렇게 간단하진 않았다는 결론이 나오는군요. 늦어도 1780년대엔 ‘정감록’이 전국 각지로 퍼져나간 게 틀림없어요. 정감록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평민 출신의 유랑 지식인들 특히 서북 출신 술사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거사님은 바로 그 주역이지요. 박:내가 죽은 지 200년도 더 지났지만 이렇게 회포를 풀 수 있어서 퍽 다행이었어요. 이젠 정말 편히 잠들겠어요. 나라의 평안을 축수합니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지수경제 쾌청…경기 살아나나

    지수경제 쾌청…경기 살아나나

    ‘지수경제는 호황?’ 원화절상 등으로 수출 증가율 둔화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겹치고 있지만 각종 경기전망지수는 여전히 좋은 것으로 나타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업종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5월 BSI 전망치가 114.1을 기록, 지난 3월의 119.2와 4월의 117.6에 이어 3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넘어섰다고 밝혔다.BSI 전망치가 100을 넘으면 해당월의 경기를 전월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음을 의미한다. 전망만 좋은 게 아니라 지난달 BSI 실적치도 107을 기록,3월의 110.7에 이어 2개월 연속 호조세를 보여 실제 체감경기도 좋아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제조업(110.1)보다는 비제조업(121.2)이, 수출(105)보다는 내수(121.2)전망이 좋았다. 자금사정과 투자, 고용 전망 BSI도 각각 104.1,106.8,104.3을 기록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전국 1000가구를 조사한 2·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전분기보다 9.8포인트 상승한 53.1로 2002년 3·4분기(55.1)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광고, 유통업, 재래시장 등 부문별 경기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신문,TV, 라디오, 잡지 등 4대 매체 기준 30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5월 광고경기실사지수(ASI)는 111.5로 지난 2월(119.4)이후 4개월 연속 100을 넘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2·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도 106으로 1년만에 기준치 100을 넘어서면서 1·4분기 때보다 38포인트나 높아졌다. 전경련이 재래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4분기 매출기준 시장경기실사지수(MSI)는 73으로 나타나 여전히 100 이하였지만 1·4분기 60보다는 크게 호전됐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남양주 축령산

    [조용섭의 산으路] 남양주 축령산

    요즘 산자락엔 생명의 기운이 넘쳐난다. 좁고 마른 바위 틈에 자리잡은 노랑제비꽃도, 단단하게 다져진 산길 한가운데 뿌리 내린 양지꽃의 모습도 눈부시기만 하다. 자르르 윤기나는 이파리의 푸른 나무 숲을 만나는 것은 또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이냐. 지금이야말로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봄산행에 나설 때다.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와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걸쳐있는 축령산(886m). 잣나무 숲으로 이름난 이 곳은 자연휴양림이 잘 조성돼 있고, 산림욕을 겸한 짧은 산행이나 서리산(832m)을 잇는 능선 산행 등의 코스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 가족산행에 안성맞춤이다. 산길은 휴양림 제1주차장 쪽에서 올라 수리바위→남이바위→축령산→절고개→서리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코스는 식수 구할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출발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산길 초반에 만나게 되는 암벽 약수는 겨우 목을 축일 정도로 수량이 적다. 수리바위 능선 직전의 오름길이 조금 가파르지만 산길은 대체적으로 너르고 편안하게 잘 나 있다. 수리바위까지는 산행시작 후 50여분 소요된다. 가끔씩 바위지대가 나타나나 고정 로프 등이 있어 그리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다. 하지만 아득한 벼랑을 이루는 남이바위에 서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아찔하다. 수리바위에서 약 50분 소요. 진행방향 왼쪽 멀리 솟아있는 봉우리가 정상이다. 칼날처럼 솟은 짧은 암릉을 지나다보면 2시 방향 산자락 아래 짙은 초록숲이 보인다. 가평 행현리의 ‘축령 백림’이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에는 돌탑(케른)과 삼각점, 그리고 각 방향으로 조망 안내판이 있다. 한북정맥의 산이자, 경기 오악 중의 하나인 운악산의 수려한 모습이 가깝고, 그 우측 먼 뒤로는 명지산도 시야에 들어 온다. 남이바위에서 20분 걸린다. 정상에서 절고개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은 꽤 가파르다.30여분 내려서면 길이 네 갈래로 갈라지는 절고개에 닿는다. 왼쪽 절골로 내려서며 곧장 하산할 수도 있고, 오른쪽은 잣나무 숲이 있는 행현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서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꽤 너른 임도가 나 있으나 아직은 부드러운 흙길이라 온갖 이름모를 풀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오른쪽 산자락에는 울창한 잣나무 숲이 들어서 있다. 작은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서리산 정상에서의 조망도 아주 좋다. 절고개에서 약 50분 소요. 정상에서 350m 지점의 산자락에는 온통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철쭉화원으로 잘 알려진 ‘철쭉동산’이다. 아직 만발하지는 않았다. 화채봉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는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주차장 갈림길 이정표가 나올 즈음이면 계곡의(절골)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시원한 숲길을 내려서서 휴양림 관리사무소 옆 다리를 건너며 산행을 마친다. 서리산에서 1시간 걸린다. 구리시~46번 국도~화도읍(마석·좌회전)~수동면 방향~362번 지방도~외방리~휴양림. 청량리역에서 마석행 버스로 이동, 마석에서 외방행(축령산행) 갈아탐.(하루 10회 운행. 첫차 06:30, 막차 21:20) 축령산→마석:첫차 07:00, 막차 21:50 축령산휴양림 입장료 1000원, 주차료 3000원, 문의 (031-592-0681,www.chukryong.net). 남양주시 문화관광과(031-590-2474).
  • [함혜리 특파원의 파리지앵스타일] 여름 패션테마 ‘꽃과 과일’

    [함혜리 특파원의 파리지앵스타일] 여름 패션테마 ‘꽃과 과일’

    |파리 함혜리특파원| 올 여름 패션 테마로 두드러지는 것이 꽃과 과일이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올 여름 시즌을 겨냥해 선보인 의상들이나 액세서리에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화려한 꽃과 싱그러운 과일들이 가득하다. 꽃 무늬 프린트는 2∼3년 전부터 강세를 보인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성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져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대부분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올 여름 기성복 라인에는 꽃무늬 프린트가 들어간 원피스, 수영복이 빠짐없이 들어있다.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는 넬리로드 에이전시의 뱅상 그레구아르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여성성을 강조하는 ‘페미니티 코드’가 강세를 보인다. 올 시즌에는 관능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살리는 데도 꽃무늬 프린트가 사용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꽃무늬 프린트는 내년 여름까지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내년도 기성복 경향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원단전시회 ‘프르미에르 비종’에서는 2006년 여름을 겨냥한 꽃무늬 프린트들이 대거 소개됐다. 자연지향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듯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올 여름시즌의 패션 테마로 과일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싱그럽고 입에 군침이 도는 과일 무늬가 프린트된 핸드백, 수영복, 원피스, 카디건 등이 눈을 즐겁게 한다. 과일 무늬의 선두주자는 단연 루이뷔통이다. 루이뷔통의 핸드백 디자이너 무라카미 다카시는 전통적인 ‘LV’의 고동색 바탕에 붉은색 체리 송이를 그려 넣은 핸드백, 지갑 등을 선보여 마니아들을 사로잡고 있다. 과일 모티프는 온화한 기후 탓인지 이탈리아의 디자이너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밀라노의 디자이너 로베르토 카발리는 푸른색 잎이 달린 레몬을 크게 확대해 프린트한 드레스와 볼륨감있는 스커트를 선보였다. 안젤라 미소니는 수박과 딸기, 바나나, 멜론 등 과일들을 수놓은 니트웨어와 과일 프린트가 들어간 수영복, 탱크톱으로 싱그러운 여름을 느끼게 한다. 안젤라 미소니의 과일 모티프는 옷뿐 아니라 액세서리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사과모양의 이브닝 드레스용 지갑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 인기폭발이다. 영국 디자이너 루엘라 바틀리의 경우 단순한 라인의 의상에 파란 사과무늬를 과감하게 넣어 파격의 미를 끌어내고 있다. 파란 사과는 올 시즌 바틀리의 의상과 가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lotus@seoul.co.kr
  • 백악관 연례 기자만찬서 로라 부시 입담 과시

    |워싱턴 AFP 연합|“언젠가 제가 남편에게 그랬어요. 당신이 진짜로 전세계 폭정을 종식시키려면 밤늦게까지 일해야 한다고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가 지난달 30일 올해로 91회가 되는 백악관 출입기자 연례 만찬에서 돌출발언으로 좌중을 웃겼다. 로라 여사는 부시 대통령이 연단에 나와 지난 3월의 사건 하나를 언급하려 하자 “지난 얘기 그만해요, 제발”이라며 끼어들었고 부시 대통령은 기꺼이 양보했다. 로라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는데 지금 분위기를 바꿀 얘기를 몇 가지 하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우선 “부시는 언제나 기자들 만찬에 오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지만 그는 평상시 이 시간 잠자리에 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저녁 9시쯤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자신은 인기 절정의 ABC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이나 본다며 “나나 딕 체니 부통령의 부인 린 여사는 위기의 주부들”이라고 말해 좌중을 넘어뜨렸다. 로라는 이어 “린 여사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카렌 휴즈 백악관 특별보좌관 등과 함께 남자 스트립바 ‘치펜데일’에 간 일이 있다.”며 “루스 긴스버그와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등도 우리 일행을 봤다.”고 말해 이들도 그 곳에 있었음을 내비쳤다. 한 술 더 떠 그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린의 비밀경호 암호가 ‘달러 빌(달러 지폐)’이었다.”고 덧붙였다. 로라는 이어 시어머니 바버라 여사에 대해 “사람들은 그녀를 베아트리체처럼 다정다감한 할머니로 알지만 실제로는 영화 ‘대부’의 돈 콜레오네 같은 사람”이라고 헐뜯기도(?) 했다. 그녀는 또 부시 대통령이 자주 가는 크로퍼드 목장에서의 일을 상기하며 “부시는 목장 일에 대해 거의 모른다.”며 “언젠가 말젖을 짜려는데 그 말이 수놈이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로라는 “목장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남편은 늘 ‘전기톱으로 잘라내버려.’라고 말한다.”며 “바로 이런 성격 때문에 부시와 체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죽이 잘 맞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가끔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웃음을 터뜨렸고 백악관 중진들과 리처드 기어, 제인 폰다 등 할리우드 스타 및 기자들도 재미있다는 듯 연달아 박장대소했다.
  • [수도권 5일장] 양평 용문장

    [수도권 5일장] 양평 용문장

    혹시나 닳고 더렵혀질세라 신지도 못하고 모셔둔 하얀색 운동화, 아파야만 먹을 수 있었던 바나나, 입기가 아까워 장롱 속에만 넣어두고 꺼내보던 설빔 옷…. 이런 ‘대단한’ 물건이 지천에 깔린 ‘전통 5일장’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에게는 꿈을 키우는 무대였고, 어른들에게는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던 사랑방이었다. 전국 각지의 5일장을 돌며 행상을 하던 도부꾼들에게는 고향 집 같은 곳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에 넋을 잃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뱀장수들의 걸쭉한 육담, 한푼이라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애면글면 시끌벅적하게 벌이는 흥정,‘무림 고수’들이 펼치는 약장수들의 차력시범은 삶의 고단함을 떨어내는 청량제였다. 그러나 산업화의 그늘이 짙어지며 쇠락의 길을 걷는 게 사실이지만, 아직도 우리의 주변에는 그 명맥을 유지하며 숨쉬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5일장을 찾아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을 떠나본다. 산나물로 유명한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장’이 바빠지고 있다. 산이나 들에서 농민들이 직접 손으로 따온 산나물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제철을 맞은 산나물을 팔고사는 사람들로 크게 붐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에 열리는 장날에는 용문산에 놀러온 관광객들마저 너도나도 조금씩 산나물을 사가는 바람에 물건이 일찍 동나기가 일쑤다. ●가게·노점 200여개… 5·10일에 장 서 “두릅 한관(4㎏)에 5만원이요,5만원. 거져 주는거나 다름없어요. 사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7만원에 팔던 것이라오.” 지난 25일 오전 10시쯤 양평군 용문 시외버스터미널 옆은 산에서 따온 산나물을 팔려고 좌판을 벌인 10여명의 상인들이 손님들을 부르는 목소리들로 초등학교 노는 시간처럼 왁자지껄해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두릅을 팔려고 목소리를 높이던 이중선(68·여)씨는 “이것(두릅)을 팔아야 월말에 세금 내는데 조금 보탤텐데….”라며 “농사일을 하다가 조금 늦게 나오는 바람에 가시에 찔리며 애써 따온 두릅을 못팔게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 친구들과 함께 두릅을 만져보고 향을 맡아보던 정분순(54·여·서울시 성동구 자양동)씨는 “‘떡 본김에 제사를 지낸다.’고 두릅이나 좀 사가야 겠다.”며 “산에서 직접 채취한 산나물인 덕분인지, 일반 재배한 산나물과는 달리 향이 매우 진한 것 같아 정말 먹음직스럽다.”고 말했다. 1950년대 6·25전쟁 전후에 생긴 용문장은 5일과 10일에 장이 서는데,500여평 규모에 200여개의 가게와 노점이 자리잡고 있어 나름대로 전통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주요 상품인 산나물을 빼면 옷·생활용품 노점들이 빼곡히 들어찬 시골의 다른 5일장과 비슷한 풍경이다. 산나물이 주로 거래되는 곳은 용문 시외버스터미널 옆에 형성되는 10여곳의 노점과 용문사 앞 주차장에 마련된 10여곳의 상설 가게 등이다. ●깨끗한 환경서 채취… 양 많고 진한 향내 양승덕 용문농협 상무는 “용문장이 산나물로 유명해진 것은 서울의 젓줄인 팔당 상수원의 보호 정책 덕택으로 용문산 등이 오염되지 않아 깨끗한 환경을 지녔는 데다, 산나물이 나는 양도 많고 향기가 진하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곳에서 많이 나는 산나물은 두릅·더덕·취나물·참나물·다래순·홋잎·묵나물·돌미나리·참비름·돌나물·반대나물·고사리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두릅(4㎏)은 7만∼8만원, 더덕(1㎏)은 1만원, 취나물(600g)과 나머지 산나물은 2000∼3000원에 팔리고 있다. 주로 거래되는 시간은 오전 6시와 7시 사이. 서울 등에서 온 중간도매상 10여명이 1시간 남짓 팔러나온 100여명의 농민들과 몇차례 흥정한 뒤 곧바로 거래를 한다. 이때 대부분의 물량이 소진되고 팔리지 않거나 이보다 조금 늦게 나오는 물건들은 일반 소매 형태로 오후 늦게까지 거래된다. 이곳에서 20년 이상 장사를 해온 이경임(61·여)씨는 “요즘들어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인지, 산나물을 구경만하고 잘 사가지 않는다.”며 “더욱이 명예퇴직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이산저산을 찾아다니며 산나물을 캐가는 바람에 산나물의 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산나물의 출하시기는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한창 제철을 맞은 두릅은 대략 다음달 초순이면 장을 마감한다. 취나물은 5월 초순∼중순이 제철이고, 참나물과 고사리는 5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온다. 권성오 용문장 상인연합회 회장은 “산에서 직접 따온 산나물은 출하 시기가 상당히 짧아 한시적이다.”며 “상큼하고 맛이 좋은 웰빙식품인 자연산 산나물을 맛보려면 다음달 장날(5·10·15·20·25·30일)에 맞춰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평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교통편 ●시외버스는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15분 간격, 동서울터미널에서 4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열차는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을 타고 용문역에서 내리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서울 강북지역의 경우 망우리·구리·팔당·능내로 이어지는 6번 국도를 타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강동·강남지역은 올림픽도로를 이용해 미사리를 지나 양평읍을 거쳐 15분 정도 가면 된다. ■ 자연산 파는곳은 극소수 마른나물은 우체국쇼핑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산나물을 파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상품이 아니어서, 농민들이 바쁜 농사일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따온 것들이 대부분인 까닭에 물량이 매우 적은 편이다. 자연산 산나물을 판매하는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는 거의 전무한 상태이고, 판다고 해봤자 1주일 정도 기획 이벤트로 판매 행사를 갖는 정도이다. 자연산 산나물을 많이 판매하는 곳은 재래시장으로는 서울의 경동시장과 청량리시장이고, 우리 농산물 직거래 장터인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뿐이다. 인터넷 쇼핑몰로는 지리산·한라산·설악산에서 나는 자연산 산나물을 말려서 판매하는 우체국쇼핑(http://mall.epost.go.kr)만 있다. 일부 재래시장이나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산나물은 자연산이 아니라, 대부분 하우스나 산에서 재배한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경동시장·청량리시장은 용문장과 양평장 등을 비롯해 경기·강원 지역에서 나오는 산나물을 주로 취급한다. 두릅 한 근(400g)에 7000∼1만원, 취나물·머우나물 등 다른 산나물은 한 근에 2000∼3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오후 4시 이후에는 떨이상품이 많이 나오는 까닭에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다.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은 강원도 평창 대화농협에서 채취한 자연산 산나물을 선보였다. 주요 상품은 참두릅과 원추리, 머우잎, 다래순 4가지. 가격은 참두릅(100g) 2800원, 원추리 700원, 머우잎 720원, 다래순 1280원이다. 우체국쇼핑은 지리산 청학동 산나물세트(취나물+표고버섯+토란대 각 100g,1만 1400원), 울릉도 산나물 부지갱이나물(1㎏,2만 2000원), 설악산 산채류세트1(표고버섯+얼러지+취나물+곰취나물+고사리+다래순 각 100g,3만 6200원), 설악산 산채류세트2(취나물 300g+고사리 100g,2만 6200원, 한라산 산채류고사리(600g,3만 6000원) 등 35개 제품을 내놓았다. 양평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한 일간지 기자 K씨는 지난해 10월 특정대학 ‘훌리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사립대학들이 제2캠퍼스 지원에 소홀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쓰면서 제2캠퍼스를 ‘분교’로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K씨가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을 했지만 훌리건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를 인신공격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플레이밍(flaming)’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를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때 이같은 플레이밍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인터넷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적인 공간이지만 네티즌이 글을 남기는 순간에 이 공간은 글쓴이에게 개인적인 공간으로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또 온라인의 세상에서는 현실의 ‘나’와는 다른 탈을 쓰고 타인 행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글을 남길 수 있다. 때문에 사실이 아닌 글이나 타인의 글처럼 위장하거나 욕설을 내뱉기가 쉬워진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인터넷상의 이 같은 익명성은 ‘허구’라고 주장한다. 황 교수는 “인터넷의 익명성은 40대 샐러리맨이 회사에서는 반듯한 직업인으로,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버지로, 술집에서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호남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러한 정체성이 더 쉽게 변하고 감추어질 수 있는 특징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상대의 의견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 네티즌들은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이런 행동이 집단적이 되면 플레이밍이 되지만 이러한 현상은 오로지 온라인 세상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황 교수는 “이러한 사회구성원 간의 갈등은 당사자들이 서로 이해하는 폭을 넓혀가는 방법으로 풀어야지 주민등록번호나 실명과 같이 개인 정보를 공개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명예훼손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리 사회 인터넷 문화의 심각성을 뼛속 깊이 느끼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재진 충남대 교수는 인터넷이 지닌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인터넷의 익명성은 불특정 다수에게 엄청난 테러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명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는 가치지향적이지 누구의 의견도 모두 수렴하는 가치중립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자극적이고 왜곡된 여론은 빨리 전파되고 건전한 여론을 이끌어낼 정의로운 목소리들은 묻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모두에게 열린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만이라도 반드시 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는 인터넷 상에서 발생하는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범죄의 원인이 ‘익명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지는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 교수는 “자살 사이트에 방문한 사람이 자살에 성공했을 때 자살 사이트 때문에 그 사람이 죽음을 선택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같은 예로 인터넷을 통해 10대들의 원조교제가 급속도로 번진다고 해서 그 원인이 인터넷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민 교수의 주장이다. 민 교수는 따라서 인터넷의 익명성이 범죄 행위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익명성을 빌미로 그동안 담아두었던 개인의 생각을 분출할 수는 있지만 네티즌의 이러한 행동 원인은 반드시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민 교수는 인터넷의 실명제를 법제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연세대 황 교수도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갑론을박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두는 오프라인의 시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황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인터넷 상의 ‘나’의 정체성은 매우 쉽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말도 내뱉고 거짓 사실도 편안하게 쓸 수 있다. 문제는 ‘나’의 정체성이 고정되어 있는 현실의 잣대로 오프라인을 규정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효연 나길회기자 belle@seoul.co.kr ● 플레이밍이란 ‘플레이밍(flaming)’은 모욕적인 말, 욕설, 적대적인 언어 등을 뜻한다.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흥분되고 억제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말한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플레이밍’은 전자 메일을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 보내는 ‘스패밍(spamming)’과 함께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부정적 현상 중 하나다.
  • 오래된 연인 뚱한 부부 칵테일로…

    오래된 연인 뚱한 부부 칵테일로…

    분위기를 살리는데는 칵테일만한 음료가 없다. 더욱이 화려한 색상은 보기만해도 나른한 일상에 즐거움을 보태준다. 최근 칵테일이 인기다.‘토킹바’는 물론 불쇼를 비롯해 바텐더의 쇼를 즐길 수 있는 칵테일체인점 ‘더 플레어’가 성업중이다. 달콤한 봄밤, 부부가 클래식한 롭 로이와 달콤한 베일리스 밀크 등 칵테일 한잔을 마신다면 분위기는 더욱 달콤해질 것이다. 칵테일 강사 김철수씨가 시범을 보인 봄에 가장 어울리는 칵테일 10가지를 소개한다. 핑크레이디, 싱가포르슬링은 이제 그만 잊어라. 요즘 인기 있는 칵테일은 골든 메달리스트, 바하마 브리즈 등 무알코올 과일 음료다. 드라마 ‘섹스&시티’에서 여주인공 캐리가 애호했던 코스모폴리탄은 독한 보드카와 크랜베리 주스의 달콤함이 어울려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칵테일 강사 김철수씨는 “칵테일의 기본으로 쓰는 보드카나 진 대신 ‘액체의 보석’이라 불리는 리큐어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류수에 시럽, 향 등을 첨가한 리큐어의 알코올 도수는 15도 정도. 커피, 우유, 아이스크림 등을 섞어 쉽게 향긋한 맛을 낼 수 있다. 리큐어 칵테일은 가볍고 산뜻한 맛이 나 여성들의 모임에서도 인기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리큐어는 아일랜드산 베일리스, 독일산 예거 마이스터, 프랑스산 그랑 마르니에 등이 있으며 가격대는 700㎖대의 한 병당 3만 5000∼6만원 정도다. 저녁시간대에는 강장제 역할을 하는 히스꽃의 꿀과 스카치가 섞인 드람브이가 든 러스티 네일과 조니워커 프로징 골드가 좋다. 김씨는 “조니워커 프로징 골드는 병 자체를 얼려 살얼음이 낀 슬러시 느낌으로 마시는 건데 걸쭉한 상태가 입안에 퍼질 때 청량감과 풍미가 뛰어나다.”고 권했다. 칵테일은 가족들이 함께 즐기기도 좋다. 홍보대행사 프레인의 서현주(29)씨는 “저녁먹고 디저트로 과일 대신 베일리스 리큐어에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섞어 마시면 술을 싫어하시는 어머니도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유명한 칵테일은 국제 바텐더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총기 사고로 죽은 여자친구의 이름을 딴 것이라 알려진 마가리타처럼 바텐더의 사연 등이 담겨 있기도 한다. 친구나 연인과 함께 칵테일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면 마시는 즐거움도 커진다. 리큐어 칵테일 외에 보드카나 진 등으로 정통 칵테일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다면 칵테일 배우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조니워커스쿨(www.whisky.co.kr 501-5441)은 3일 취미과정,6주 전문 바텐더 과정을 모두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국제 칵테일 학원(701-3933)은 국내 최초의 칵테일 전문학원으로 등록하면 병돌리기 기술을 무료로 가르쳐준다. 바텐더 아카데미 레서피(546-3072) 역시 취미교실 및 직업인을 위한 특강반을 운영중이다. ■칵테일 시 브리즈 재료 스미노프 보드카 1온즈(약 30㎖),크랜베리 주스,자몽주스 약간. 만드는 법 ①파르페 잔에 스미노프 보드카 1온즈를 넣는다.②잔의 나머지 윗부분을 크랜베리 주스와 자몽주스로 반반씩 채워준다.장식은 오렌지와 체리로 한다. 특징 영화 ‘프렌치 키스’에서 멕 라이언이 남자친구와 함께 프랑스 해변에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즐겼던 칵테일이다. 베일리스 콜라다 재료 베일리스 1온즈,바나나 반개,파인주스 1과⅔온즈,파인애플 링 1개(통조림도 무방),콜라다믹스 1온즈,얼음 간것. 만드는 법 ①파인주스와 파인애플링을 1:1로 갈아놓는다.②믹서에 파인애플 링과 바나나,콜라다믹스,베일리스,갈아놓은 얼음을 넣고 적당히 갈아준다. 특징 파인애플,바나나 등 생과일과 콜라다믹스,베일리스가 어울려 열대과일의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블루 마가리타 재료 데킬라 1온즈,블루 퀴라소 ½온즈,라임 주스 ½온즈. 만드는 법 ①잔 테두리에 소금을 바른다.②셰이커에 얼음 5∼7개와 재료를 넣고 15회 정도 흔들어 준 뒤 소금 묻힌 글라스에 따른다. 특징 블루 퀴라소 대신 색이 없는 퀴라소를 사용한 것이 원래의 마가리타다.데킬라를 마실 때 소금을 발라먹는 것은 강한 술맛을 중화하기 위해서다. 베일리스 밀크 재료 베일리스 1온즈,우유 1온즈,얼음. 만드는 법 잔에 얼음을 채우고 베일리스를 넣은 뒤 우유를 넣고 젓는다. 특징 초콜릿·위스키·아이리시 크림을 혼합한 베일리스의 부드러움을 가장 손쉽고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러스티 네일 재료 스카치 위스키 1온즈,드람브이 ½온즈. 만드는 법 언더락 잔에 얼음 4∼5개를 넣고,재료를 넣어 잘 저어준다. 특징 드람브이는 영국 왕실에서 약주로 즐겨마시던 고급 술이다.알코올도수가 높지만 꿀이 들어가 단 맛이 난다.남성들이 퇴근 뒤 한잔하기에 좋은,만들기 편하고 색깔과 맛 모두 중후한 칵테일이다. 보드카 선라이즈 재료 스미노프 보드카 1온즈,오렌즈 주스 잔 크기 만큼,석류 시럽 ½온즈. 만드는 법 ①얼음을 채운 파르페 잔에 스미노프 보드카를 넣고 오렌지 주스를 잔에 가득 붓는다.②석류 시럽을 천천히 따라 잔 바닥에 깔리게 한다.③오렌지와 체리로 장식한다. 특징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석류 시럽이 들어가 특히 여성에게 좋은 칵테일.남성적 술인 데킬라 선라이즈가 원조로,여성들을 위해 보드카 선라이즈로 변형됐다. 롭 로이 재료 스카치 위스키 1과½온즈,스위트 버마우스 ⅔온즈,앙고스트라 비터 소량. 만드는 법 믹싱글라스에 얼음 5∼7개와 재료를 넣고 5∼6회 저어준 뒤 얼음을 걸러 글라스에 따른다.체리로 장식한다. 특징 롭 로이는 스코틀랜드 영웅의 이름을 딴 칵테일답게 남성적인 맛을 낸다.버마우스는 포도주에 브랜디나 당분을 섞고,향쑥·용담·키니네·창포뿌리 등을 넣은 리큐어로 남성들이 좋아하는 술이다. 미도리 사우어 재료 미도리 1온즈,라임 주스 ½온즈,설탕시럽 ⅓온즈,소다수는 잔 채울 만큼. 만드는 법 ①미도리와 라임주스,설탕시럽과 얼음 5∼7개를 셰이커에 넣고 15회 정도 흔든다.②얼음을 걸러 잔에 따르고 나머지는 소다수로 채워준다.레몬과 체리로 장식한다. 특징 미도리는 선명한 초록색에 상쾌한 멜론향이 나는 일본산 리큐어다.미도리 마티니,미도리 마가리타,멜론볼,미도리 레모네이드 등을 응용해 만들수 있다. 프로즌 스트로베리 다이커리 재료 럼 1온즈,생딸기 3개,라임 주스 ½온즈,설탕시럽 ½온즈. 만드는 법 ①믹서에 언더락 글라스 한잔 분량의 부순 얼음과 재료를 넣고 10초 정도 돌린 뒤 잔에 따른다.②장식은 생딸기를 반으로 잘라 잔에 끼워서 한다. 특징 파인애플 다이커리,바나나 다이커리 등으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다이커리는 쿠바의 광산 이름으로 허밍웨이가 좋아했던 술이다. 바나나 예거 재료 예거 마이스터·디카이퍼 바나나 크림·레몬주스 1온즈,복숭아 주스 1과⅓온즈,토닉워터 잔 채울 만큼. 만드는 법 ①모든 재료를 부순 얼음과 함께 믹서에 넣고 섞은 뒤 글라스에 따른다.②토닉 워터를 그 위에 부어 잔을 채운다. 특징 예거 마이스터는 56가지 허브를 원료로 만든 허브 리큐어다.1935년 독일에서 출시됐으며 ‘사냥의 명수’란 뜻을 가진 만큼 활동적인 젊인이들에게 어울리는 술이다.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서커스 코끼리 ‘위험한 외출’

    대낮 서울 도심에서 때아닌 ‘코끼리 소동’이 빚어졌다. 동물원에서 탈출한 코끼리 무리가 가정집과 음식점에 들어가 난동을 피우다 5시간여 만에 다시 우리에 갇혔으나 이 와중에 행인 1명은 중상을 입었다. 20일 오후 3시3분쯤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공연을 준비하던 코끼리월드 서커스단 소속 태국산 코끼리 9마리 가운데 6마리가 철책을 밀어 넘어뜨리고 우리 밖으로 빠져 나갔다. 목격자 박경수(26)씨는 “음식 배달을 가는데 대공원 능동문에서 코끼리 1마리가 갑자기 뛰쳐나오더니 그 뒤로 5마리가 줄줄이 따라나와 인도로 뛰어갔다.”면서 “등에 조련사를 태운 채 뛰어나온 코끼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코끼리 3마리는 건국대 후문 뒤쪽 주택가를 돌며 활보하다 오후 4시쯤 조련사들에게 붙잡혀 대공원으로 돌아가다 갑자기 흥분, 방향을 틀어 다시 달아났다. 이 코끼리들은 6차선 도로를 건넌 뒤 근처 음식점의 대형 유리문을 깨고 들어갔다. 종업원 최모(48·여)씨는 “갑자기 코끼리 3마리가 잇달아 들어와 너무 무서워 장롱 안에 숨었는데, 코끼리들이 난동을 피우는 사이 가게 밖으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불안한 듯 30여평 규모의 가게 이곳저곳에 몸을 부딪혀 탁자와 에어컨 등을 부수고 소란을 피우던 코끼리들은 조련사들이 바나나 등 간식을 주며 달래자 안정을 되찾았다. 오후 7시27분쯤 경찰과 소방관이 줄을 코끼리의 목에 묶은 뒤 끌어당겨 등나무와 철제로 된 대형 우리로 집어넣은 뒤 대공원으로 돌려보냈다. 다른 3마리 가운데 1마리는 아차산역 쪽으로 도주했다. 근처를 지나던 노모(52·여)씨는 코끼리의 코에 들이받힌 뒤 철문에 머리를 부딪혀 뒷머리가 찢어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오후 늦게 혜민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 코끼리는 근처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대문 등을 마구 부수고 낮은 담을 넘나드는 등 소동을 벌이다 광진구 구의2동 서수원(67)씨 집의 정원에 들어갔다가 붙잡혔다. 서씨의 아들 동환(35)씨는 코끼리가 정원에서 난동을 벌이는 동안 이 집 2층에 갇혀 있었으며, 소방서 직원들과 조련사들은 코끼리의 다리를 쇠사슬로 나무에 묶은 뒤 오후 7시쯤 우리에 가뒀다. 나머지 2마리 가운데 천호대로를 배회하던 1마리 역시 주택가에 있다가 오후 5시쯤 조련사들이 먹이로 유인하자 탈출 코끼리 가운데 가장 먼저 소동을 끝내고 제발로 걸어서 대공원으로 돌아갔다. 오후 8시쯤 사고 직후 붙잡혀 동부경찰서에 유치됐던 코끼리가 대형 우리에 갇히면서 코끼리 6마리의 ‘위험한 외출’은 5시간 만에 막을 내렸다. 사고가 난 공연장은 어린이대공원 정문 옆 제2수영장 터 1600평에 950석 규모로 조성된 곳으로, 지난 16일부터 매일 5차례씩 코끼리 9마리, 라오스 민속무용단 10명, 조련사 15명으로 구성된 공연팀이 공연을 해왔다. 이들 코끼리를 관리해 온 코끼리월드는 수년전 인천 송도유원지에서도 공연한 적이 있는데,“넓은 곳에 있다 환경이 바뀌자 코끼리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 있다.”고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전했다. 유지혜 이효용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나이키의 굴복/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지난주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의 ‘기업책임보고서’ 발표는 풀뿌리 NGO들이 거대 다국적기업을 굴복시킨 또하나의 쾌거로 기록될 것이다. 글로벌 익스체인지 등 NGO들은 나이키가 여성과 어린이 등 제3세계 노동력을 착취한다고 비판하며 하청공장 실태를 공개하도록 압력을 넣어왔다. 나이키는 마침내 569개 해외 하청공장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시간외 노동강요, 신체적·언어적 학대, 어린이 노동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NGO들은 보고서를 토대로 개선을 촉구하며, 전세계 생산 현장에 감시의 눈길을 바짝 갖다 댈 것이다. 나이키 역시 응답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모두가 선진국의 불공정한 무역을 개선하여 제3세계의 빈곤문제를 해결하자는 ‘공정무역(Make Fair Trade)’운동의 결과이다. 공정무역운동의 뿌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시민단체 옥스팜 등은 제3세계의 가난한 이들을 구호하기 위해 수공예품을 사들이고 교육과 지역사회 발전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은 곧 제3세계 빈곤의 원인은 다른 데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선진국과의 불공정한 거래다. 예를 들면 제3세계는 커피, 차, 바나나, 코코아 등의 대부분의 물량을 생산 공급하지만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쥐꼬리만 한 임금이나 헐값의 판매대금 뿐이다. 고가의 제품판매 이익은 다국적 기업들이 챙긴다. 이른바 ‘자유무역’의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개선되지 않고는 제3세계 생산자는 만성적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이 여기서 나온다. 공정무역운동은 자연스럽게 생산자에게 제값을 주고 다국적 기업들에 책임을 일깨우는 ‘대안무역(Alternative Trade)’운동으로 발전한다. NGO들은 ‘대안무역’ 인증서를 붙여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를 시도하기도 하고 다국적 기업의 횡포를 고발하기도 한다.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효과는 마침내 나타나고 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의류업체 갭이 고개를 숙였고 이번엔 나이키가 반응을 보였다. 충분치는 않지만 희망적인 변화의 조짐이다. 이젠 ‘윤리경영’이란 말이 기업에 당연한 명제가 되지 않았는가. 계란은 안돼도 풀뿌리는 바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이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독도 영유권분쟁 한달] 진정국면 들어간 ‘反日 감정’

    [독도 영유권분쟁 한달] 진정국면 들어간 ‘反日 감정’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가결한 지 16일로 한달이 된다. ‘독도 사태’가 촉발되자 경북도가 시마네현과 관계단절을 선언하는 등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일본과 교류를 중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제는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신중하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일감정과 현실이 혼재 한·일 자치도시간 민간교류는 상당부분 냉각됐다.15일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에 따르면 일본 도시와 자매결연한 국내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81곳 가운데 절반 가까운 40곳에서 교류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매결연을 파기한 곳은 경북도와 대전 2곳이다. 그러나 시마네현 오다시와의 자매결연 철회를 선언한 대전시는 아직 시의회 의결 등이 이뤄지지 않아 실제 자매결연 파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교류중단을 선언한 곳은 9곳이다. 다케시마의 날 조례가 제정된 다음날인 지난달 17일 경기도 이천시가 교류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강원도와 횡성군, 전남 고흥군 등이 뒤를 이었다. 울산시, 전북도, 서산시 등 9곳은 교류를 맺은 일본 지자체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같은 자치단체의 대일 교류중단과 항의 선언은 지난달 25일까지 1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됐다. 청주시와 보은군은 일본측에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일본과의 행사를 취소한 곳은 4곳이며, 항의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14곳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매결연 파기, 행사취소 등 실제로 교류중단이 행동으로 이어진 곳은 15곳이며 항의조치 검토, 입장표명요구 등 25곳은 압박하는 수준이어서 교류중단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북 영천시의 경우 아오모리현 구로이시시와의 자매결연 파기문제를 3월말 열린 임시회 안건으로 상정키로 했으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상정을 포기하고 대일 비난성명만 채택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3월로 예정됐던 ‘한·일 우호도시 친선교환경기 사전협의회’를 무기 연기했다. 경북 김천시는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와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교류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5월과 7월 양 지역을 오가며 갖기로 한 기념행사를 보류했다. ●교류중단 역풍도 한발 앞서 대응조치를 취한 지자체는 역풍을 맞고 있다. 시마네현과 자매결연을 파기한 경북도는 곤혹스럽다. 오는 5월 경북 포항에서 있을 동북아 자치단체연합(NEAR)사무국 개소식에 시마네현을 초청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40개 회원 지자체가 참석하는 행사에 유독 시마네현만 초청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경북도의 입장이나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북 경주시는 피해를 입은 경우다.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열린 ‘2005 한국의 술과 떡축제’에 일본 나라현 나라시와 후쿠이현 오바마시 등의 떡제조 전문가 20여명을 초청키로 했으나 들끓는 여론에 밀려 초청을 포기했다. 결국 행사장에 일본 떡 부스 2곳이 설치되지 않아 대회규모가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일부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의 ‘이에는 이’ 대응방식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울산시의회가 지난달 17일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이를 경남 마산시의회가 ’대마도의 날’ 조례제정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조례제정 직후 마산시의회 사무국에는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로 격려전화가 쏟아졌고 네티즌들의 반응도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신중한 처신을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전문가들 “감정적 대응은 역효과” 그러나 감정적인 대응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화경(58)영남대 독도문제연구소장은 “일본의 속셈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도 일본과의 교류관계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경호(51) 대구상공회의소 조사부장은 “일본의 만행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되 챙길 것은 챙겨야 한다.”면서 “지자체들의 교류중단이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생활의 지혜] 냉장고에 넣지말아야할 야채

    감자는 냉장고에 보관하면 맛이 떨어지고, 무는 투명하게 변하고, 바나나는 검게 변색된다. 또 토마토도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맛을 유지할 수 있다.
  • 살아남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더글러스 모크 지음

    ‘동물의 왕국’ 같은 TV다큐멘터리를 보면 동물세계의 끔찍한 싸움은 거의 종과 종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처럼 그려진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치타가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가젤을 쫓는 장면 등은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같은 종 내에서 일어나는, 나아가 혈족간에 일어나는 유아살해나 형제살해 같은 싸움을 다루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자연계에서는 동족상잔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막 알을 깨고 나온 새들의 둥지에서도 하이에나나 여우의 굴에서도 어김없이 처절한 생존투쟁이 벌어진다. ‘살아남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더글러스 모크 지음, 정성묵 옮김, 산해 펴냄)는 동물의 세계, 그 중에서도 특히 혈족 사이에서 드러나는 공공연한 잔인성에 초점을 맞춘다. 미국 오클라호마대 동물학과 교수인 저자는 수십년 동안 동물 가족전쟁의 현장을 쫓아다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진화론의 가설을 현장관찰을 통해 경험적으로 검증해온 그의 업적은 독보적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가족은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때론 가장 무서운 적이 되기도 한다. 먹이가 부족하고 천적이 들끓는 상황에서 종을 이어가기 위해 혈족간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형이 동생의 몫을 빼앗고, 새끼가 무사히 자라날 가망이 없으면 아예 잡아먹어 버리는 부모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특별히 동물들이 비정해서가 아니다.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선택이다. 무척이나 이타적인 것처럼 보이는 꿀벌들의 자기희생도 가시고기의 눈물겨운 부성애도 알고 보면 진화의 냉정한 선택일 뿐이다. 요컨대 자연을 바라볼 때는 인간적인 잣대가 아니라 유전자라는 렌즈를 통해 보아야 한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이 책은 동물의 세계로부터 일정한 교훈을 이끌어낸다. 동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토록 혈육간의 전쟁을 벌이는데 인간의 골육상쟁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인간이 채택하는 이른바 이성적 행동양식이라는 것이 진정 호모 사피엔스의 성공적인 진화를 뒷받침해줄 것인가. 책을 읽다 보면 그 행간에서 인간들의 ‘이기적인’ 행태가 저절로 묻어난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설] 한·일역사공동위 이벤트로 끝나나

    2001년의 역사교과서 갈등 해법으로 출범했던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가 양국간 갈등이 재연되고 있는 속에서 활동을 종료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다. 한·일 역사학자 20명이 약 3년 동안 활동한 결과가 양국의 역사인식 차이를 나열한 정도라니 허망한 생각마저 든다. 일본 교과서 최종 검정을 1주일 앞둔 오늘까지 내용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도의 성과물 ‘활용’도 불가능해졌다는 얘기다. 결국 당초 우려대로 한·일역사공동위는 외교마찰을 피해가기 위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었느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물론 오랜 기간 형성된 민족감정을 버리고 단기간에 역사문제의 인식틀을 바꾸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장기간의 세월이 요구되는 학술연구에 섣부른 기대도 금물이지만 외교현안을 학술문제로 넘기는 것 자체도 신중해야 한다. 자칫 시급한 갈등현안의 회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일역사공동위가 양국 정부의 현안 회피 결과가 되지 않기 바란다. 이런 식으로 한·일 역사문제가 지나간다면 학술영역에 맡기기로 한 중국과의 고구려사 문제도 해결하기 어렵고, 결국 동북아 전체의 역사인식 공유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한·일역사공동위가 정치 이벤트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제2기 역사공동위 운영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1기 역사공동위는 연구대상에서 교과서 문제를 제외하고 연구성과물도 제도 내에서 최대한 ‘활용’키로 하는 등 알맹이 없는 출발을 했다.2기부터는 교과서 반영 목적을 분명히 하고 위원 구성도 다양화해야 한다. 여기에는 상대국 일본의 진지한 자세가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 [톱 셀러] 요구르트 전성시대

    [톱 셀러] 요구르트 전성시대

    ‘요구르트’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디저트 전문점들이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시럽 등 요구르트 응용 메뉴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데다, 식품업체들도 장에서 위·간의 기능까지 활성화시켜 준다는 기능성 요구르트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디저트 전문점에 요구르트 응용 메뉴 속속 등장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 라빈스는 최근 카페형 매장 ‘cafe31’의 시청점에 요구르트를 포함한 런치세트를 선보였다. 요구르트와 딸기·바나나가 크라상 혹은 베이글과 함께 제공돼 반응이 좋은 편이어서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또 압구정점, 마로니에점은 주문시 즉석에서 요구르트와 우유로 만드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음료·파르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던킨 도너츠’는 지난 2월 연대점과 역삼점에 빵 속에 블루베리 요구르트·딸기 요구르트를 넣은 녹차머핀 시리즈 메뉴를 내놓았다. 이곳 역시 지난 19일부터 명동점에서도 판매하는 등 요구르트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요구르트 생크림으로 만든 케이크는 제과점에서 인기메뉴로 자리를 잡았다.‘파리바게트’에서 화이트 스폰지를 요거트 생크림과 딸기로 덮은 새콤달콤한 맛의 케이크는 베스트 셀러 메뉴 중 하나. 녹차 스폰지에 후르츠 칵테일과 요구르트 생크림의 맛이 어우러진 ‘녹차 요거트 케이크’와 초코 스폰지에 생바나나와 요구르트 생크림이 조화로운 ‘초코 바나나 요거트 케이크’도 봄맞이 요구르트 메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저지방 디저트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디저트 전문점에서 앞다투어 요구르트 응용 메뉴들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요구르트가 저지방·저칼로리 식품인 덕에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을 1%로 낮춰 ‘저지방 다이어트식 디저트’임을 강조한 빙그레의 ‘스위벨’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최근 국제선 기내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장작용’을 하는 유산균을 가지고 있어 변비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점도 요구르트의 매력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쾌변 요구르트’라는 이름의 신제품을 내놓은 파스퇴르 유업 관계자는 “이름이 다소 노골적이지만 변비 해소에 좋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주는 데 성공, 출시된 지 한달여 만에 하루 평균 7만개 이상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들뿐 아니라 남성 직장인·학생 등 다양한 연령층으로 요구르트의 소비층을 넓히려는 식품업체들은 요구르트의 기능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위에 좋은 발효유’라는 컨셉트의 요구르트 ‘윌’를 내놓았던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말 ‘간 활성화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쿠퍼스’를 선보였다. 매일유업도 숙취 해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헛개나무 추출물을 사용한 기능성 발효유 ‘구트HD-1’을 내놓았다. ●기능성 발효유 봇물,“기호품으로 즐겨야” 최근에는 요구르트 전문 체인점에서도 기능성 요구르트 메뉴를 내놓았다. 저지방 과일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레드망고’는 3월 중순 ‘안티 헬리코박터’ 성분을 함유한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새로 내놓고 판매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요구르트가 진짜 변비 해소와 간 해독 등에 좋을까. 식후 유산균 발효유를 마시면 장운동을 촉진시켜주는 효과 등이 있지만, 발효유를 질병에 대한 ‘치료제’로 여기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농림부 관계자는 “요구르트는 엄연히 의약품이 아닌 식품이라는 점을 소비자들 스스로가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며 “효능을 무조건 믿기보다는 ‘기호품’ 정도로 생각하고 즐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이색적 메뉴 개발경쟁 가정용 제조기도 불티 레스토랑에서는 건강과 다이어트를 컨셉트로 요구르트가 포함된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가정에서 직접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는 ‘요구르트 제조기’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홍대에 2호점을 오픈한 회전식 꼬치구이 레스토랑 ‘샤델리’는 ‘밀키-요거트 탄두리’라는 메뉴를 내놓았다. 인도의 전통음식인 탄투리 소스의 닭고기 꼬치로, 요거트에 재워두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가격도 4500원으로 저렴한 편. 아이스크림에 요거트를 곁들인 ‘요거트 슬러쉬(1만원)’도 디저트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선상 카페 ‘리버시티’의 레스토랑 ‘레또’에서는 ‘요거트 와플’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베스트로 손꼽힌다.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바싹거리게 구운 와플이 각종 과일로 고급스럽게 장식돼 있어, 달콤하고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2만원선.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지점은 31일까지 여는 ‘딸기 페스티벌’에서 ‘플레인 요거트와 벌꿀을 곁들인 딸기’ 메뉴를 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간편하게 유산균 요구르트를 만들 수 있는 ‘매직요요 요구르트 제조기(인터파크 판매가 2만 8900원)’는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1.5ℓ들이 우유에 유산균 요구르트 1병을 섞어 요구르트 제조용 컵에 부은 다음 스위치를 켜두면 7시간 후 요구르트를 맛볼 수 있다. 기호에 따라 과일·주스·잼 등을 넣어서 먹으면 맛이 더욱 좋으며, 냉장고에서 10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생활의 지혜] 쉬운 양배추쌈 요리법

    양배추 뿌리부분을 파낸 후 뿌리부분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양배추가 흠뻑 젖도록 부은 후 뚜껑을 덮고 잠시 그대로 놓아뒀다가 잎을 떼내면 바나나 껍질처럼 쉽게 벗겨진다.
  • 이집트 대사 부인과 요리cook 조리talk

    이집트 대사 부인과 요리cook 조리talk

    이집트는 유구한 역사만큼 다양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피라미드, 스핑크스, 나일강, 클레오파트라 등등…. 하지만 막상 이집트 음식 하면 특별히 떠오르는 것 없이 고개만 갸웃하기 마련이다. 아비르 헬미 이집트 대사 부인은 “초로 분위기를 돋우고 접시에 나이프와 포크 등을 차리는 서양식 식탁의 기본이 이집트에서 시작됐다.”며 “지중해 건강식의 원류가 바로 이집트 음식”이라고 자랑했다. 올리브 오일과 콩·토마토·오이 등을 많이 먹으며, 바질·타임·오레가노 등 허브와 향신료를 듬뿍 쓰는 것이 이집트 음식의 특징. 한국 음식의 맛을 장이 좌우한다면, 이집트 음식은 다양한 향신료가 맛을 가름한다. 이집트 여인들은 소금과 후추처럼 애용되는 향신료인 커민을 외국에 나갈 때 꼭 챙긴다. 마치 사막을 건너 향료를 운반하던 낙타처럼. 아비르 헬미 대사 부인은 서울 한남동 대사관저에서 일곱살 난 아들 카림을 키우며 카이로에서 가져온 커민으로 맛을 낸 음식과 함께 이집트 문화의 전령사로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다. 그를 통해 역사만큼 깊은 이집트 음식의 향에 취해 봤다.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문명의 진원 맛의 진원 이집트 아비르 헬미 이집트 대사 부인이 직접 꾸민 응접실은 넓고 화려했다. 순도 100%의 이집트산 은으로 만든 촛대와 각종 장식품과 접시 및 남대문에서 산 싱싱한 꽃으로 꾸며진 식탁은 우아하면서도 정감이 넘쳤다. 소파와 탁자가 4세트나 갖춰진 이곳에서는 매일 저녁 파티가 열린다. 다른 나라 대사관 동료들끼리 자주 모이는 저녁 식탁에 오르는 이집트 음식에는 신선한 야채로 만든 샐러드와 렌즈콩수프, 훔머스 등 콩요리가 빠지지 않는다. “이집트는 농업국가입니다. 살충제를 많이 쓰지 않아서 민트를 요리하면 온 집안에 냄새가 퍼질 정도로 이집트 야채는 향이 강하고 신선하지요.” 렌즈콩으로 만드는 ‘팔라펠’은 유럽에서 ‘채식주의자의 햄버거’라 불릴 정도로 인기다. 팔라펠은 콩소스인 훔머스에 찍어먹는다. 부드러운 죽같은 훔머스는 땅콩 버터와 비슷한 맛이 나는데 입안 가득 고소한 맛과 마늘과 레몬이 섞인 알싸한 향을 안겨준다. ●허브와 향신료가 맛을 좌우 헬미 부인의 이집트 음식 자랑이 이어지는 중간에 마침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 카림이 뛰어들었다. 그는 아들을 위해 브로콜리 등을 넣은 야채수프를 자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대개 야채를 먹기 싫어하잖아요. 당근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대신에 야채를 잘게 썬 수프를 끓여주는 것이 영양가도 높고 아이들에게 야채를 먹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죠.” 아이를 건강하고 활기차게 키우는 비법도 살짝 귀띔했다. 카림은 세살때부터 한국에서 자라 이제 한국을 고향으로 생각한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비빔밥과 불고기. 점심도시락으로 피자를 싸주면 싫어하고, 김밥을 싸달라고 고집해 아침마다 대사관 직원 아주머니가 일일이 김밥을 말고 써느라 고역을 치른다. 한국 사람들에겐 이집트 요리가 생소하지만 바자에 나가면 항상 준비한 음식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것이 헬미 부인의 자랑. 이탈리아, 터키, 그리스, 레바논 등의 음식과 비슷하고 재료도 친숙한데다 역시 맛이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 오일, 토마토, 바질, 민트, 파슬리, 타임 등을 많이 쓰는 점에서는 이탈리아 음식과 비슷하다. 닭고기나 양고기로 만든 케밥을 즐기는 점은 터키와 닮았다. 커민은 위에 좋고, 바질과 타임은 소화를 도우며, 민트는 호흡기에 좋다. ●양국 모두 큰상에서 정을 쌓아 헬미 부인은 유니세프에서 어린이의 위생을 위해 일하다 남편 아무르 헬미 대사를 만났다. 대사는 음식에 관한 인터뷰는 정중히 사양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 각각 4년간 지냈으며 한국에 온지는 이제 3년 반째다. 이집트 음식은 대부분 담백한데다 많이 맵지 않아 처음 한국음식을 접했을 때 김치 냄새가 매우 심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아들처럼 매운 맛이 덜한 불고기와 비빔밥이다. “나물 반찬을 수십개씩 한꺼번에 내놓는 한국 상차림처럼 이집트에서도 애피타이저를 25가지씩 대접하지요. 이집트의 시어머니나 한국 친구 모두 엄청난 양의 음식을 차려놓고 많이 먹으라고 하는 점은 똑같아요.”상다리가 떡 부러지는 식탁에서 가족과 친구간의 정을 확인하는 것은 이집트나 한국이 비슷하다는 얘기다. 7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집트는 긴 역사를 가졌다는 점에서도 한국과 공통점을 가졌다. 매년 5만명 이상의 한국 사람들이 인류 문명의 원형을 보기 위해 이집트를 찾는다고 한다. 헬미 부인은 4000년전 고대 이집트인의 화장법을 공부했는데 당시 여성들이 20대 초반부터 주름살 예방에 신경쓰고, 임신선을 없애는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했다며 놀라워했다. 고대 이집트 벽화를 보면 모든 여성이 가는 허리와 날씬한 배를 가졌는데 이는 청결, 날씬, 건강이 당시 유행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는 한국 여성들이 메인요리로 고기를 먹는 이집트 여성에 비해 더 날씬하다며 부러워했다. 화려한 꽃꽂이 솜씨를 자랑하는 헬미 부인이 마지막으로 조언을 하나 던졌다.“참, 야채는 이집트가 한국보다 훨씬 싸고 싱싱하지만 남대문 시장의 꽃은 이집트보다 훨씬 싸고 좋다는 걸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더군요.” ■ 이집트 요리조리 쿡 ●팔라펠 재료 병아리콩·껍질 벗긴 잠두 각각 1컵, 다진 양파½컵, 으깬 마늘 3조각, 물 1컵, 참깨 ½컵, 병아리콩 가루 ½컵, 밀 ¼컵, 채썬 파슬리 ¼컵, 소금 ¼큰술, 빻은 커민·고수풀 각각 2작은술, 베이킹 파우더 2작은술, 고춧가루 ½작은술, 검은 후추¼작은술, 식용유 적당량. 만드는 법 (1)기름과 말린 병아리콩, 잠두를 분쇄기에 넣어 돌린다.(2)남은 재료를 모두 넣고 한 시간 동안 둔다.(3)패티를 호두 크기의 공 모양으로 만든다.(4)겉이 바삭하고 갈색이 날 때까지 375℃의 기름에 4분 동안 튀긴다.(5)피타 빵에 튀긴 팔라펠, 채썬 토마토와 양파·상추, 요구르트를 채운다. ●피타 빵 재료 이스트 2작은술, 온수 1컵, 밀가루 3컵,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1)온수에 이스트를 넣어 녹인다.(2)밀가루, 소금을 섞어 체에 친 다음 (1)과 함께 섞는다.(3)몇분간 주물러 빵 반죽을 만든다.(4)반죽을 젖은 천으로 덮고 따뜻한 곳에서 3시간 동안 부풀어오르도록 놓아둔다.(5)오븐을 350℃로 예열한다.(6)반죽을 6조각으로 나눈 뒤 공처럼 만다.(7)손이나 밀대로 반죽을 둘레 5인치, 두께 ½인치로 펴준다.(8)오븐에 넣고 피타가 연한 황금빛을 띤 갈색이 될 때까지 10분간 굽는다. ●렌즈콩 수프 재료 물 2ℓ, 렌즈콩 500g, 양파 2개, 당근 2개, 토마토 1개, 커민 ½큰술, 버터 1큰술, 저민 마늘·소금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냄비에 물을 끓이다가 렌즈콩과 얇게 썬 양파 1개, 당근,4등분한 토마토, 커민을 넣고 끓인다.(2)끓으면 불을 줄여 다시 15분간 끓인 뒤 식혀 믹서로 곱게 간다.(3)버터를 녹인 프라이팬에 얇게 썬 양파 1개를 중간불에서 투명해질 때까지 10분간 익히고, 마늘은 황갈색이 되도록 볶는다.(4)양파와 마늘을 (2)와 함께 냄비에 넣어 15분 끓인 뒤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스위트 핑거 재료 온수 1½컵, 설탕 ½큰술, 기름 ¼컵, 소금 약간, 밀가루 1컵, 계란 4개,설탕시럽(설탕 2½컵, 바닐라 1큰술, 물 1½컵, 레몬쥬스 ½큰술). 만드는 법 (1)설탕시럽은 모든 재료를 한데 넣고 저으면서 끓인 뒤 식혀서 따로 준비해둔다.(2)물, 소금, 기름과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만든 뒤 따뜻하게 둬 부풀어 오르면 계란을 하나씩 넣어 섞도록 한다.(3)계란을 넣은 반죽을 손가락 모양으로 빚는다.(4)반죽이 황금빛을 띤 갈색이 날 때까지 튀겨준다.(5)튀긴 (4)를 설탕시럽에 담갔다 내놓는다. ●훔머스 재료 병아리콩, 베이킹소다 1큰술, 다진 마늘 2작은술, 참깨 페이스트·레몬즙 250㎖,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1)물 1.5ℓ를 끓이다가 불린 병아리콩, 베이킹 소다를 넣고 약한 불에 1시간 반 동안 뭉근히 끓인다.(2)콩을 체에 받쳐 찬물에 헹군 뒤 껍질을 없앤다.(3)콩을 으깬 뒤 마늘, 참깨 페이스트, 레몬즙, 소금을 넣고 섞거나 믹서로 간다.(4)접시에 담아 올리브, 방울 토마토 등으로 장식하고 올리브 오일을 뿌린다. ■국내 유일 이집트식당 ‘알리바바’ 국내에도 이집트 음식점이 있다. 서울 이태원의 큰길 제일기획 맞은편 건물 2층의 알리바바(790-7754)가 유일하다. 3년전 식당을 연 칼리드 알리(37) 사장은 주한 이집트 대사관 상공회의소에서 근무하다가 한국에 식당을 열고 정착했다. 곳곳에 이집트 소품들이 놓여있는 알리바바의 내부는 작고 소박한 편이다.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한국인과 외국인이 반반이다. 외국인들은 미국, 캐나다, 유럽인들이 많이 온다. 한국 사람들은 인천이나 멀리 지방에서도 이집트 식당이란 명성 때문에 찾기도 하고, 특히 영어 교사들이 자주 들른다. 메뉴는 영어로 되어 있다. 가장 인기있는 것은 알리바바 치킨(1만 4500원). 닭고기를 레몬, 양파, 오레가노 소스에 재웠다가 오븐에서 구워 낸다. 훔머스(4500원), 팔라펠(8000원), 쌀과 콩을 삶아 볶은 뒤 그 위에 토마토 소스와 베이컨 조각을 얹는 쿠사리(8000원) 등도 손님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이집트의 중동식 빵은 피타 빵(2000원)이라 불리는데 인도의 ‘난’과 비슷한 맛이 난다. 물담배를 피우기 위해 찾는 단골도 많다. 물담배는 물을 통과한 담배의 연기가 긴 호스를 통해 사람 입에 들어오게 돼 있다. 니코틴은 없으며 물에 딸기, 사과, 망고, 바나나 등 과일맛이 나는 향료를 넣는다. 일행끼리 대화를 나누며 돌아가면서 담배를 피운다. 다 피우는데 2시간 정도 걸리며 값은 2만원으로 남녀 모두 즐긴다고 한다. 알리 사장은 “이집트에 여행을 다녀왔다가 또 다시 이집트의 맛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며 “우리 식당이 서울 강남에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인기가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쓰나미도 뺏지 못한 섬 ‘몰디브’

    쓰나미도 뺏지 못한 섬 ‘몰디브’

    신들의 사죄일까. 쓰나미(지진해일) 이후 신은 몰디브와 태국 푸껫에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바다를 선사했다. 바다는 쓰나미가 물길을 뒤집어 원시의 물빛으로 돌아갔고, 하늘은 유난히 높고 맑아졌다. 비가 온 뒤 땅이 더 굳어진다고 했던가. 안전한 휴양지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러나 쓰나미의 상처는 치유됐지만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여전히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가장 필요한 것은 동정이나 구호물품이 아니라 예전과 같이 여행을 와주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자연 재해를 딛고 일어선 몰디브와 푸껫. 이제 쓰나미 걱정은 접어도 좋다. 더욱 안전하고 아름다운 휴양지로 재탄생한 그곳으로 떠나보자. 몰디브, 노는 ‘물’이 다르다. 하늘빛을 그대로 닮은 에메랄드빛 바다. 몰디브는 지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를 품고 있다. 인도양에 점점이 뿌려놓은 듯한 산호섬과 하늘 빛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바다.87개의 섬에 하나씩 만들어진 87개의 아름다운 리조트. 사람들이 가까운 휴양지를 두고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먼 인도양의 궁벽한 섬 몰디브를 찾는 이유다. 지난해 말 쓰나미 피해로 섬 전체가 사라졌다는 오보가 나와 해프닝을 빚기도 했지만 몰디브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니 오히려 바닷물이 정화돼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1190여개의 섬이 끝없이 펼쳐진 산호섬에서 남다른 최상의 휴식을 꿈꾸고 있다면 주저없이 몰디브로 떠나라. 간섭받지 않는 자유. 신이 인간에게 준 최대의 선물인 몰디브에서 지상 최고의 휴식을 만나 보자. ●별빛을 따라 하늘빛 바다로 제까짓 것이 예뻐 봐야 바닷물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자 오만이다. 몰디브에 가면 바닷물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라는 감탄이 저절로 쏟아진다. 밤 10시. 몰디브의 관문인 말레공항에 내릴 때만 해도 나는 오만에 빠져 있었다. 서울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11시간만에 도착한 몰디브. 만만찮은 비행에 지쳐 빨리 그냥 리조트에서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했다. 모든 게 귀찮을 뿐이었다. 그러나 말레 본섬에서 전통배 ‘도니’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랑칸피놀루 섬의 파라다이스 리조트(www.villahotels.com)로 향하는 바닷길. 별빛이 비치는 바다가 예사롭지 않다. 도니에서 바라본 하늘은 우주에 떠있는 조그만 별들까지 모두 헤아릴 수 있을 만큼 투명했고, 별빛을 담은 바다는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였다. 그것도 서막에 불과했다. 리조트에서 잠을 깨운 것은 강렬한 태양 빛이 아니라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물 빛이었다. 방문을 열고 나가자 초록색 잉크를 뿌려놓은 바닷물은 마치 천상의 세계에 온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고운 밀가루를 잘 다져놓은 듯한 백사장 위로 찰랑대는 바닷물은 ‘신의 선물’이라는 찬사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는 느낌이다. 바다는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바닥을 드러내 보이며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맑았다. 인간의 손때를 타지 않은 순수 자연의 극치. 우리보다 멀리 사는 서양인들이 불평 한마디 없이 이 곳을 찾는 이유는 그만한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각박한 도시에서 일상에 찌든 나는 몰디브에서 지상 최고의 휴식을 맞이했다. ●산호를 품은 에메랄드빛 바다 하늘에서 바라본 몰디브는 더욱 아름다웠다. 말레 본섬에서 카누후라 섬의 선 아일랜드 리조트(www.sun-island.com)로 향하는 수상 경비행기(www.tna.com.mv) 안에서 본 섬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선 아일랜드 리조트는 국내 허니무너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섬으로 말레 본섬에서 수상 경비행기로 30분 거리에 있다. 몰디브는 산호초로 에워싸인 1000여개의 섬이 있어 비행기에서 보면 산호의 군락이 마치 점점이 바다위에 떠 있는 것 같다. 그 산호초 안쪽 바다와 바깥쪽 깊고 푸른 인도양 물색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리조트에 도착해 공항입국 서류와 같이 까다로운 호텔 체크인 서류를 작성한 뒤 수상 방갈로에 짐을 풀었다. 드디어 천상에서의 휴식이 시작됐다. 특급 호텔급 시설의 수상 방갈로의 베란다를 나오면 바로 수십만평의 산호 수영장. 방갈로에서 수심 1∼2m 정도의 얕은 산호섬 위 바다를 3∼5㎞ 이상 걸어 나가야 인도양 푸른 바다와 직접 맞닿는다. 산호섬 위의 얕고 푸른 바다는 리조트들의 천연 풀장인 셈이다. 이 때문에 바다위에 지어진 방갈로에서 바로 내려가 수영과 스노클링, 카누, 스킨스쿠버 등 갖가지 해양 스포츠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날씨가 더워 자전거를 빌려(1일 3달러) 이용하면 좋다. 카누와 스노클링 장비대여는 10달러선.< ●천상에서의 달콤한 휴식 몰디브는 휴식 그 자체다. 다른 휴양지와 달리 가이드의 강요나 선택 관광이 없다. 정해진 시간에 알아서 식사를 하고 자유롭게 휴식과 해양스포츠를 즐기면 된다.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방갈로에서 한껏 게으름을 피우며 늦잠을 자거나, 야자수 그늘 아래 누워 책을 읽어도 방해하는 이가 없다. 강렬한 태양에 몸을 구릿빛으로 태워도 좋다. 지루하면 스노클링을 해보자. 특별한 강습이 필요없이 장비를 빌려 물속에 들어가 산호초 속을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를 감상하면 된다. 바다속에 산호가 많아 아쿠아슈즈를 신어야 다치지 않는다. 특히 저녁에 바다로 나가 낚시를 즐기는 ‘선셋 피싱’(일몰 낚시)은 여행의 재미를 더해 준다. 소위 물반 고기반. 낚싯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30㎝ 이상의 각종 고기들이 잡힌다. 초보자도 1시간 정도 낚시를 하면 3마리 이상을 충분히 잡는다. 고기를 잡을 때마다 친절한 압둘라 선장이 ‘잡았다.’,‘엄청 크다.’ 등 서툰 한국말로 익살스럽게 외친다. 잡은 고기는 리조트로 가져가 회를 쳐서 저녁상에 내놓는다. ●원주민의 삶속으로 리조트에서 도니를 타고 10분쯤 가면 펜푸시라는 섬에 원주민 마을이 있다. 인구 700여명에 불과한 작은 섬으로 원주민의 전통가옥 등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다. 이슬람 사원에 있는 300여년 된 묘지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묘지의 비석이 둥그런 것은 여자, 뾰족한 것은 남자이며, 나이와 부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이 곳의 학교는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며,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8학년까지 이곳에서 배우며 10학년까지는 말레 시내나 이웃나라 스리랑카로 유학가야 한다. 기념품 가게도 3∼4곳 있는데 전통 의상과 각종 물고기 모형 등이 있어 들러볼 만하다. 뻔한 기념품이 싫다면 차를 구입하면 좋다. 이 곳은 인근 스리랑카에서 수입한 실론티(홍차)부터 체리차, 라스베리차 등 다양하며 가격은 3∼5달러 수준으로 저렴하다. 몰디브를 떠나기 전 3∼4시간을 내면 말레 시내를 둘러볼 수 있다. 공항섬인 훌룰레섬에서 말레 시내까지는 도니를 타고 15분 걸린다. 시내가 크지 않으며 걸어서 40분이면 돌 수 있다. 시내가 좁아 택시비는 어디를 가나 무조건 2달러다. 볼거리는 몰디브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이슬람사원)인 ‘후쿠루 미스키’로 산호석을 사용해 만들었다. 수산시장과 재래시장도 가볼 만하다. 한국에서 수십만원 이상 하는 다랑어 1마리가 이 곳에서는 단돈 30달러이며, 각종 고기들이 시장에서 거래된다. 수산시장 옆 재래시장은 바나나와 망고, 커리 등 살 것도 많다. 그렇게 3박4일의 짧은 몰디브 여행은 눈깜짝할 새 지나갔다. 아쉬움도 많지만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원없이 쉬고 즐긴 여행이었다. 말레공항을 떠나는 날. 몰디브는 나의 아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점점 멀어져만 갔다.‘굿바이 파라다이스!’ ■ 미리 알고 떠나세요 몰디브 공화국은 인구 27만명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언어는 인도-아랍어군에 속하는 디베히어이지만 영어가 통용된다. 스리랑카의 서남쪽으로 675㎞ 떨어진 곳으로 1196개의 섬 26개 군도로 이뤄져 있다. 국내에서는 가고 싶은 허니문 명소 1위로 선정되기도 한 곳. 이슬람 국가인 몰디브는 휴대품 반입에 제한이 많다. 다른 나라에서 반입이 금지된 물품외에도 술과 포르노그래피, 애완견 등은 반입할 수 없다. 이슬람에 반하는 종교물품도 금지된다. 그러나 리조트에서는 술을 마음대로 구입해 마실 수 있다. 몰디브로 가는 길은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를 경유해야 한다. 싱가포르까지 6시간30분, 다시 몰디브까지 4시간이 소요된다. 갈아타는 시간을 고려하면 15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4시간 늦다. 한국이 오전 9시면, 몰디브는 오전 5시다.기후는 적도상에 있어 29∼31도로 더우며 연중 기온변화가 거의 없다. 습도가 높은 편이며 바람은 잔잔한 편이다.화폐는 몰디브루피아(1달러=12루피아)가 있지만 달러가 통용된다. 여행에 있어 아쿠아 슈즈와 대형 튜브, 물안경, 선크림, 챙이 넓은 모자 등 바캉스 용품을 챙기면 요긴하다. 여행상품은 마이리조트(www.myresort.co.kr)에서 허니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선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묵는 5박6일 상품이 184만원으로 스파마사지와 과일바구니, 샴페인이 무료로 제공된다.(02)595-1104. 몰디브·푸껫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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