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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평범한 버핏 주니어에 빠지다

    中, 평범한 버핏 주니어에 빠지다

    ‘버핏 주니어의 평범한 매력이 중국을 적셨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81)의 막내아들이자 음악가인 피터 버핏(53)이 중국 청년층 사이에 ‘스타’로 떠올랐다. 아버지가 ‘돈 버는 법’을 설파해 중국인에게 추앙받았다면 아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퍼뜨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버지의 투자 DNA는 조금도 물려받지 못한 듯한 이 ‘괴짜’ 미국인에게 대륙은 왜 열광하는가. 한 자녀 정책과 무한경쟁의 그림자에 드리운 중국 젊은이의 가슴을 피터가 적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터가 중국인의 사랑을 얻은 것은 올해 초 그의 책이 출간되면서부터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 책 ‘네가 만든 인생: 성취의 길을 찾아’를 지난 3월 ‘너 자신이 하라’(做?自己)라는 이름으로 중국 서점가에 내놓았다. 앞서 출간한 미국과 달리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중국에 선뵌 지 6개월 만인 지난 8월 32만권이 팔렸다. 인구 13억명의 중국에서도 대단한 판매량이라고 포천지는 11일 전했다. 작곡가이기도 한 피터는 지난 봄여름 중국의 4개 도시를 돌며 ‘음악과 대화가 있는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자신의 뉴에이지 음악을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로 연주하며 인생에 대해 얘기했다. 최근에는 중국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베이징에서 야외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피터 스스로도 “콘서트라기보다는 마치 대선 유세 같았다. 가는 곳마다 기자들이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그가 책과 공연을 통해 대륙에 전달한 메시지는 간단하다. “자신의 뜻대로 살아라.”라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잇거나 부의 세습을 탐하는 대신 가장 사랑하는 음악을 선택했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피터는 “아버지나 나나 똑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에 진학했던 그는 “1학년 때 배운 것이라고는 과목명 뒤에 ‘-학(ology)’이라고 쓰인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만에 스스로 학교를 그만뒀고 음악을 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피터는 “어머니가 ‘너는 말을 배우기 전에 노래했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아버지 버핏은 ‘제멋대로’ 살아가는 자식을 물질 대신 마음으로 응원했다. 피터 스스로도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지원받는 일을 꺼렸다. 전문가들은 중국 젊은이들이 ‘세대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탓에 피터의 삶의 방식에 환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청년 엘리트들은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루 14시간 이상 공부에 매달리고 대학에서는 더 좋은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게다가 한 자녀 정책 때문에 홀로 부모를 모셔야 하는 등 경제적 중압감도 상당하다. 포천은 “갑부 워런 버핏에게 주목하는 것이 중국의 현재를 말해 준다면, (가치를 지향하는) 피터에게 주목하는 것은 중국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박태규 수사 용두사미로 끝나나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르면 14일 로비에 연루돼 구속된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기소한다고 10일 밝혔다. 주말 등 일정을 고려해 김씨의 구속 기한(20일)이 끝나는 17일에 앞서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유지를 위해서는 더 높은 양형이 적용되는 뇌물죄는 다소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검찰은 구명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박원호(54) 금융감독원 부원장의 소환 여부를 놓고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 검찰은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기소)씨가 박 부원장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지만, 실제 금액과 대가성과 관련해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박 부원장의 소환은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박 부원장이 박씨 아들의 외국계 금융회사 취업 문제 등 개인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현재 수사는 양측에 금품이 오갔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단계라는 것이 검찰 측 설명이다. 박 부원장도 자신이 무죄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특히 앞서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은 김종창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사실상 ‘혐의 없음’으로 드러나는 등 금융감독 당국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벽에 부딪혔던 검찰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이 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에 대한 첫 공판이 12일로 예정됐고, 김 전 수석이 기소되면 사실상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일부 남은 부분은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에 이관될 예정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5년 전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진 오흥태씨와 부부의 인연을 맺은 캄보디아댁 한킴롱. 시어머니와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아들 명탁이와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리고 3년 전 그녀에게 또 한 명의 천사가 찾아왔다. 바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민지다. ‘러브 인 아시아’에서는 민지가 있어 행복한 한킴롱의 희망이야기를 들어본다. ●딸기가 좋아(KBS2 오후 4시 30분) 벼농사를 참새가 망쳐놓자 딸기는 자기를 똑 닮은 허수아비를 만든다. 딸기의 밭을 엉망으로 만든 참새들을 잡겠다며, 새총을 발사한 바나나의 새총에 맞아 참새의 다리가 부러진다. 그러자 딸기는 바나나에게 화를내고, 참새를 간호하며 돌보라는 특명을 내린다. 바나나는 하는 수 없이 다친 참새를 정성껏 돌봐주게 된다. ●우리는 한국인(MBC 오전 12시 15분) 아열대 기후를 가진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커피나무. 그런데 국내에도 커피 농장이 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달려간 곳은 강원도 강릉. 깜짝 놀라게 한 건 비닐하우스 안에 꽉 차 있는 3만 그루의 커피나무였다. 커피 나무를 처음 키운 건 지난 1997년부터. 커피 농장은 시행착오 끝에 노하우를 축적하게 됐다고 하는데…. ●300회 특집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대한민국에 육아혁명을 일으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300회를 맞는다. 기적처럼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으로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 지난 6년 4개월. 그 동안 생후 9개월짜리 젖먹이서부터 초등학교 4학년 학생까지, 다양한 사연이 소개됐다. 6년이 흐른 지금 화제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평야, 코니아. 터키 최대 이슬람 발상지인 이곳은 8세기경 이슬람 세계의 세속화에 대한 저항으로 수피즘의 메블라나 교단이 창시된 곳이다. 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추는 수피 댄스는 회전하며 명상하는 특별한 수행법이다. 메블라나 사원에서 2대째 수피 댄스을 수련하고 있는 19살 청년 타하를 만나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10분) 경북 영주의 한 중국집. 젊은 주방장 전재일씨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젊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포기한 채 오로지 꿈과 열정만으로 한 그릇, 한 그릇 희망을 요리한다.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생활했던 그. 2년 전 아버지의 부름을 받아 영주로 내려와 요리를 배우고, 지금은 어엿한 사장이자 주방장이 됐다.
  • 유럽 여행에 악센트를 주다

    유럽 여행에 악센트를 주다

    유럽 여행에 악센트를 주다 유럽을 여행하는 방법은 많다. 특히 어떤 항공사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여정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그려내기 마련이다. 이번 여행은 벨기에의 브뤼셀로 들어가 독일과 룩셈부르크를 거쳐 프랑스 파리에서 되돌아오는 일정이다. 자칫 일반적인 유럽 여행이 될 수 있는 동선이지만 여기에 특별한 ‘스톱오버’가 전체 분위기에 변화를 줬다. 중동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광활한 사막 그리고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카타르에서의 ‘스톱오버 투어’는 새로운 느낌의 유럽 여행을 연출하게 한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카타르항공 www.qatarairways.co.kr 1 벨기에 브뤼셀의 골목길에서 만난 거리의 악사 2 야경이 더욱 아름다운 그랑플라스는 브뤼셀의 상징과도 같다 3 젊은이들의 낭만으로 가득한 하이델베르크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또 하나의 목적지 Doha도하 늦은 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현지 시각으로 새벽 5시 즈음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도하는 온통 모래빛깔이다. 땅도 건물도 모두 사막을 닮았다. 그 옆으로 넘실거리는 페르시아만의 짙푸른 바다가 마치 신기루처럼 느껴질 정도. 유럽으로 향하는 길이었지만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 해안에서 바다를 향해 엄지손가락 모양으로 툭 튀어나온 카타르는 작은 나라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경기도 정도이며, 인구는 외국인을 합쳐도 200만 명에 불과하단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카타르를 무시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자그마치 152억 배럴의 원유와 5,700조 배럴의 천연가스를 보유한 ‘부자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척박해 보이는 땅에서 2006년 아시안게임이 개최됐고, 2022년 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다. 도하의 거리로 나서면 이슬람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부국으로서의 자신감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 웨스트베이 지역에는 우후죽순처럼 마천루들이 솟아오르고,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은 하나같이 고급 승용차들이다. 건너편 부둣가에서 바라본 웨스트베이 지역은 마치 미래 도시처럼 사막 한가운데 비현실적으로 떠 있는 것만 같다. 이슬람 전통 복장을 한 이들이 값비싼 스포츠카를 끌고 도하시티센터(도하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쇼핑몰)로 달려와 명품 쇼핑을 하는 풍경은 이국적이라는 표현만으론 부족할 지경이다. 하지만 카타르의 매력은 역시나 가장 카타르다운 것에 있었다. ‘올드 수크Old Souq’라 불리는 재래시장에는 중동의 색채가 담뿍 묻어난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그네들의 과거와 현재가 뒤엉킨 채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여유롭게 물담배를 피우거나 그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시커먼 천으로 온몸을 휘감고 장을 보러 나온 이슬람 여성들이 어우러진다. 이름 모를 향신료가 코를 간질이고, 원색적인 양탄자는 올라앉으면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처럼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용잡화에서부터 앵무새와 토끼 등 애완동물과 고풍스러운 골동품까지 볼거리들이 즐비하다. 올드 수크와 함께 도하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바로 ‘사막 사파리 투어’이다. 사륜 구동 SUV를 타고 도하에서 약 1시간 정도 달리면 광활한 모래사막이다. 사막에 진입하기 직전,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타이어에서 바람을 조금 빼면 준비 완료.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사막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거대한 파도와도 같은 사구를 달리는 차는 위아래로 숨 가쁘게 출렁거린다. 차가 뒤집힐 듯한 아찔한 상황을 수도 없이 연출해내면서도 운전기사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경사가 80도에 가까운 사구 정상에서 추락하듯 달려가는 데에 이르면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게 요동치던 차를 멈추고 사막 한가운데 내려서면 작렬하는 태양 아래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이 눈을 아련하게 한다. 그리고 사막 끝에 드러나는 페르시아만의 짙푸른 바다는 사막과 기묘한 대비를 이루며 시선을 붙잡는다. 숨 막히는 사막의 더위를 깜빡 잊을 만큼 장관이 아닐 수 없다. T clip.도하 스톱오버 프로그램 사막 사파리 투어 4륜 구동 SUV를 타고 카타르 남쪽 사막을 달리는 프로그램이다. 요금은 4시간 기준으로 2~3명은 1인당 65달러, 4명은 1인당 55달러이며, 1명의 경우 2명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도하 시티투어 가이드를 겸한 한국인 운전자와 승용차를 타고 올드 수크, 매시장, 웨스트베이 등 도하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요금은 4시간 기준으로 2~3명은 1인당 75달러, 4명은 1인당 63달러이며, 1명의 경우 2명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카타르 비자는 공항에서 신용카드(30달러)로만 결제할 수 있다. 문의 페가수스코리아(도하 스톱오버 프로그램 예약 대행사) 02-733-3441 1 부둣가에서 바라본 웨스트베이는 마치 신기루 같다 2 상상력을 자극하는 올드 수크의 양탄자들 3 이슬람 전통복장을 한 공예품들이 지갑을 열게 한다 4 사막에서 바라본 페르시아만의 짙푸른 바다 카타르항공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기점으로 하는 카타르항공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낯선 항공사이다. 하지만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씻은 듯이 사라진다. 한국인 승무원이 배치되어 있어 언어에 따른 불편함을 전혀 느낄 수 없으며, 쇠고기와 닭고기로 구성된 메인 요리는 한식 스타일로 조리되어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또 여유로운 좌석이 비행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도 큰 장점이다. 카타르항공은 현재 98대의 항공기로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102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특히 도하를 경유하여 유럽 25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어 유럽을 여행하려는 한국인들에게 편리하다. 항공 리서치 전문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6개뿐인 5성급 항공사인 만큼 기내 서비스도 수준급이며, 경쟁력 있는 요금도 매력적이다.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 고객이라면 도하국제공항의 ‘프리미엄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다. 9,000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지난 2006년 완공한 프리미엄 터미널은 여느 항공사 라운지에서 맛볼 수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줄을 설 필요 없이 별도의 체크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스파, 수면실, 샤워실, 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경유지 도하에서의 스톱오버 프로그램은 덤이다. 문의 카타르항공 02-3708-8571, www.qatarairways.co.kr 유럽연합의 작은 거인 Brussels 브뤼셀 카타르 도하를 뒤로하고 다시 비행기에 올라 도착한 곳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사이에 자리한 벨기에는 처음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잠시 스쳐가거나 건너뛰는 작은 나라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가 그랬던 것처럼 벨기에 역시 남다른 저력을 발휘하는 국가이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본부가 브뤼셀에 자리잡고 있어 벨기에의 수도뿐 아니라 유럽의 수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 수준에 있어서도 여느 유럽 국가들에 뒤처지지 않는다. 와플, 초콜릿, 맥주 등 벨기에의 먹을거리는 유럽에서도 유명하며, 최근 할리우드 극장판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도 벨기에에서 태어나 세계로 뻗어나갔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그랑플라스Grand-Place’는 브뤼셀의 상징으로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을 벨기에로 이끈다. 그랑플라스로 이어지는 구시가지의 풍경은 예스러움과 현대인들의 여유로움으로 가득하다. 거리의 악사들은 흥겨운 음악으로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사람들은 과일과 시럽을 잔뜩 올린 와플을 들고 거리를 활보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달콤함이 느껴지는 초콜릿 가게와 거리 곳곳에 세워진 조각들에 한눈을 팔다 보면 어느새 탁 트인 광장에 다다르게 된다. 1998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대광장, 즉 그랑플라스이다. 직사각형의 그랑플라스를 둘러싸고 있는 고딕과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은 정교한 조각품을 떠올리게 할 만큼 화려함을 자랑한다. 시청사, 왕의 집, 길드하우스 등 건축물 대부분이 15~17세기에 지어진 것들로 광장 한가운데 서 있으면 중세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96m의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시청사이다. 그랑플라스의 건축물 가운데서도 가장 섬세한 외벽 조각으로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첨탑 꼭대기에는 브뤼셀의 수호천사인 미카엘 대천사가 황금빛으로 조각되어 있다. 시청사 옆길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브뤼셀의 또 다른 상징인 ‘오줌싸개 동상(마네캥-피스Manneken-pis)’을 만날 수 있다. 사진으로 먼저 동상을 본 여행객들이라면 “애걔!”라는 실망스런 감탄사가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 것이 크기는 60cm에 불과한 데다, 여느 유럽 거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조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거만한 자세로 오줌을 누고 있는 이 꼬마 녀석에 얽힌 이야기는 자못 대단하다. 프랑스 군대가 브뤼셀에 불을 질렀을 때 이 꼬마가 오줌을 누어 불을 껐다고 하며, 14세기에 한 제후의 왕자가 오줌을 누며 적군을 모욕한 것이 모델이 되었다고도 한다. 어느 것이 정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오줌싸개가 벨기에의 ‘수호 꼬마’인 셈이다. 이 때문에 오줌싸개 동상은 수차례 약탈당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단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벌거벗은 꼬마의 옷이 수백 벌에 달한다는 것. 외국 정상들이 브뤼셀을 방문할 때마다 선물한 옷들로 그랑플라스의 왕의 집에 전시되어 있다. 꼬마의 옷 중에는 한복도 있다고. 1 그랑플라스 시청사의 섬세한 외벽 조각 2 벨기에에 왔다면 와플은 꼭 맛봐야 한다 3 오줌싸개 동상 앞에 모인 여행객들 T clip. 벨기에에 왔다면 꼭 맛봐야 할 것이 바로 ‘와플’이다. 와플이란 이름은 독일어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지만 그 원조는 벨기에이다. 벨기에 와플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벨기에 수도 이름을 딴 ‘브뤼셀 와플’과 동부 도시의 이름을 딴 ‘리에주 와플’이 그것이다. 브뤼셀 와플은 바삭바삭하고, 리에주 와플을 부드러운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그랑플라스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와플 가게를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바나나, 딸기, 크림, 초콜릿 시럽 등 상상을 초월할 만큼 푸짐한 토핑을 올린 와플은 여행 중 간식거리로 부족함이 없다. 가격은 1~3유로 정도. 1 웅장하다 못해 보는 이를 압도하는 쾰른 대성당 2 쾰른 대성당의 아치형 중앙 회당 3 오리 한 마리가 유유히 흐르는 네카어강을 바라보고 있다 4 담소를 나누는 하이델베르크의 대학생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웅장한 자태에 반하다 Ko”ln 쾰른 벨기에 브뤼셀에서 동쪽 국경을 넘어 독일의 쾰른으로 달려간 이유는 단 하나, ‘쾰른 대성당Cologne Cathedral’ 때문이다. 시내 중심에 157m의 높이로 솟아 있는 두 개의 첨탑은 웅장하다 못해 압도적이다. 건물 외벽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1996년 유네스코는 ‘인류의 창조적 재능을 보여주는 보기 드문 작품’이라고 평가하면서 쾰른 대성당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쾰른 대성당이 지어진 것은 1248년부터이다. 1164년 한 대주교가 동방박사 세 명의 유해가 담긴 성물함을 가져왔고, 이를 안치하기 위해 성당을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공사가 중단된 시기도 있었지만, 1880년 완공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650년에 이른다. 이 때문에 건물 외벽의 색깔이나 석질이 조금씩 다른 것도 눈에 띈다. 완공 이후 1884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으며, 현재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과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고딕 양식의 성당이다. 첨탑이 서 있는 서쪽 입구로 들어서면 아치형의 중앙 회랑이 144m의 길이로 소실점을 그리며 뻗어나간다.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높이는 약 43m이며, 기둥에 조각된 석상들은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고 예수의 열두 제자들이다. 좌우 창가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엄숙하고 경건하며 신비롭기까지 한 성당 내부에 서면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리게 된다. 젊은 낭만의 도시 Heidelberg 하이델베르크 룩셈부르크로 들어가기 전 들른 도시는 독일 남서부에 자리한 낭만의 도시 하이델베르크이다. 라인강의 지류인 네카어 강을 따라 달리던 차가 하이델베르크에 들어서자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의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카를 테오도르 다리를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과 도도히 흐르는 옥빛 강물 그리고 크고 작은 광장을 연결하는 고풍스러운 하우프트 거리 등이 방문객들을 낭만 여행으로 이끈다. 하이델베르크는 인구가 10여 만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지만 이 가운데 대학생이 약 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1386년에 설립돼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꼽히는 하이델베르크대학이 있기 때문. 수백년의 세월 동안 학구열을 불태운 이 도시는 칸트, 괴테, 야스퍼스 등 세계적인 학자와 문학가들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네카어강을 건너 독일의 유명 철학자들이 즐겨 걸었다는 ‘철학자의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골똘히 사색에 잠기게 된다. 하이델베르크가 ‘대학도시’로 불리는 까닭이다. 카를 테오도르 다리 중간에 서서 뒤를 돌아보면 ‘하이델베르크 고성’이 눈에 들어온다. 세모꼴에 울긋불긋한 마을 지붕들 너머로 고고하게 자리하고 있는 이 고성은 하이델베르크의 상징에 다름 아니다. 13세기에 축조되기 시작한 하이델베르크 고성은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군주를 거치며 파괴되고, 복원되고, 증축되며 지금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형식의 건축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기도 하다. 고성에 오르면 종탑, 성문탑, 루프레히트 궁, 프리드리히 궁 등 여러 건물들이 있는데, 30년 전쟁과 왕위계승전쟁을 거치면서 훼손된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고성의 아름다움은 세월 속에서 더욱 여물어 여행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요새 Luxembourg 룩셈부르크 파리로 향하는 길에 방문한 룩셈부르크는 유럽 지도에서 찾아보기도 힘들 만큼 작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끼여(?) 있는 듯한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부르고뉴가, 합스부르크가, 프랑스, 네덜란드, 프로이센의 지배를 받아오며 중세 400년 동안 파괴와 복원이 되풀이됐다. 룩셈부르크 독립의 꿈은 1839년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졌다. 지금은 유럽재판소, 유럽의회 사무국 등이 룩셈부르크에 자리하고 있어 브뤼셀과 함께 EU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다.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만나게 된다. 외침에 대항해 단단한 방패를 들듯, 높은 성벽과 포대가 완고하게 도시를 두르고 있는 것이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요새와도 같은 형국이다. 가장 유명한 성채는 ‘복포대Casemates Du Bock’이다. 군사적 요충지는 전망 또한 좋기 마련이어서 복포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알제트 운하가 회색지붕들 사이를 유유히 흘러가고, 숲과 마을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룩셈부르크의 지난했던 역사를 잠시 잊게 한다. 1차 세계대전 때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황금의 여신상이 있는 ‘헌법광장Constitution Square’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장관이다. 페트루세 계곡을 따라 울창한 숲이 이어지고, 그 중간 즈음에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는 ‘아돌프다리Pont Adolphe’가 멋들어진 아치를 자랑한다. 1903년에 완공된 아돌프다리는 높이 46m, 길이 153m에 이르는 석조 다리이다. 건설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아치교로 세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헌법광장에서 길을 건너면 ‘노트르담대성당Notre Dame Cathedral’이다. 유럽의 여느 성당들과 비교하면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단정하고 간결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성모마리아 조각이 중심에 있는 파사드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단아한 외관과는 달리 화려하고 장중한 내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스테인드글라스와 파이프오르간 그리고 벽면과 기둥의 정교한 조각들이 반전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유럽의 문화 수도 Paris 파리 이번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 파리는 유럽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가장 훌륭한 장소였음에 틀림없다. 유럽 여행을 계획한다면 빠질 수 없는 곳일 뿐더러 몇 번을 방문한다고 해도 질릴 리 없고 그리워지기까지 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 완공된 에펠탑은 여전히 파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었고, 세계 최대의 개선문으로 꼽히는 에투알 개선문의 당당한 자태는 변함이 없었다. 세계 각국의 유물과 미술품으로 가득한 루브르박물관과 19세기 인상파 작품들로 유명한 오르세미술관 역시 파리를 방문했다면 놓칠 수 없는 명소이다. 유람선을 타고 센강을 따라 명소들을 둘러보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파리 여행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뤽상부르공원Jardin du Luxembourg’과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이었다. 여행의 마지막인 만큼 여유로운 휴식과 느긋한 산책을 즐기기로 했던 것. 뤽상부르공원은 1615년 건축된 뤽상부르 궁전에 딸린 프랑스식 정원이다.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며, 파리지앵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처로 잘 알려져 있다. 화창한 날씨라면 뤽상부르공원은 온통 일광욕을 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공원 곳곳에 놓인 벤치와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며 햇볕을 만끽한다. 스케치북에 공원의 모습을 담는 젊은 미술학도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공원을 거닐다 보면 그늘진 숲길과 넓은 잔디밭, 수많은 조각상들과도 조우하게 된다.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을 들고 햇볕 다사로운 곳에 앉아 시간을 보내 보자. 짧은 시간이지만 파리지앵이 되어 보는 것이다. 파리 시내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한 몽마르트르는 그 이름만으로도 낭만이 흘러넘친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언덕 꼭대기에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하얗게 빛나고, 계단 옆 잔디밭에는 햇볕에 취한 사람들이 옹기종이 모여 앉아 있다. 언덕의 높이는 130m에 불과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크레쾨르 대성당 오른편으로 가면 에펠탑까지 조망할 수 있다. 언덕 한쪽에는 거리의 화가들이 예술의 향기를 뿜어낸다. 여행객들과 그들의 초상화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그려내는 화가들은 몽마르트르의 고유한 풍경이다.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맥주나 와인을 음미하며 이 풍경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술은 한 잔이면 족하다. 몽마르트르의 독특한 분위기에 먼저 취하기 마련이니까. 1 숲과 마을 그리고 알제트운하가 장관을 이루는 복포대 2 마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오르세 미술관 3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는 화가 4 룩셈부르크의 노트르담대성당의 외관은 단정하고 간결하다 5 헌법광장에서 바라본 아돌프다리 6 뤽상부르공원은 파리지앵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처다 7 샹젤리제 거리를 오가는 파리지앵들 8 센강에서 바라본 에펠탑과 파리시내의 야경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日해상서 탈북자 9명 발견

    日해상서 탈북자 9명 발견

    일본 해상에서 4년 만에 탈북자가 발견됐다. 일본 해상보안청(해양경찰)은 13일 오전 7시 30분쯤 동해에 접한 일본 이시카와현의 노도반도 앞바다 나나쓰섬 부근에서 탈북자로 추정되는 9명을 태운 어선이 표류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신병을 인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배 안에는 남성 3명과 여성 3명,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 3명이 타고 있었다. 일본 언론은 ‘책임자’라고 밝힌 남성이 “우리는 북한에서 왔고, 9명은 가족과 친척이다.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을 조선인민군 부대 소속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는 길이 약 8m의 목조 어선으로 선체에 한글이 적혀 있다. 배 안에는 쌀과 김치가 있었고, 위성항법시스템(GPS)이나 구명조끼는 없었으며, 발견 시에는 엔진으로 운항 중이었다. 해상보안청 제9관구 해상보안본부(본부 니가타)는 이들을 가나자와항으로 데리고 가 자세한 탈북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탈북자가 탄 어선이 표류하기는 2007년 6월 이래 4년 만이다. 2007년 6월 2일에 일가 4명이 청진항을 떠나 약 900㎞를 항해한 끝에 아오모리현 후쿠우라항에 도착했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과거의 예를 참고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의 한국행 의사가 확인되면 이를 존중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탈북자 9명을 태운 배가 이시카와현에서 발견됐다는 보도에 대해 “이들이 진짜 탈북자인지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감동·메시지·여운 기대 마세요… 보고 즐기면 그뿐”

    “감동·메시지·여운 기대 마세요… 보고 즐기면 그뿐”

    1990년대 중반 ‘덤 앤드 더머’, ‘마스크’(1994) 등 흥행영화를 들여온 선구안 좋은 수입업자였다. 팝 가수 마이클 잭슨 첫 내한(1996) 등 굵직한 공연을 성사시킨 솜씨 좋은 기획자이기도 했다. 그런데 영화에 대한 갈증이 풀리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차린 뒤 1997년 ‘할렐루야’를 시작으로 24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드라마 ‘아이리스’와 ‘아테나’도 제작했다. 정태원(47) 전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얘기다. 지난봄 그가 ‘가문의 영광 4-가문의 수난’ 감독을 맡겠다고 나섰을 때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제작자가 직접 메가폰까지 잡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 게다가 시리즈 3편인 ‘가문의 부활’ 흥행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기에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영화가 개봉한 7일, 서울 신사동 태원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감독’ 정태원을 만나 봤다. ‘가문의 수난’은 8일 현재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왜 메가폰을 잡았나. -처음부터 연출할 생각은 아니었다. 2·3편을 찍은 정용기 감독이 이미 다른 작품(‘커플스’)에 착수했더라. 정 감독과 함께하려면 12월 말이나 개봉이 가능했다. ‘9월 개봉’ 전통(‘가문’ 시리즈는 2002년 1편부터 계속 9월에 개봉했다)을 깨고 싶지 않았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의 박성균 감독과도 얘기했는데 컨셉트가 안 맞았다. 시간은 두달 남짓, 시리즈와 배우들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아무리 ‘가문’ 시리즈가 총 1400만명 넘게 동원한 ‘추석영화의 강자’라고는 해도 감독 데뷔가 적잖이 부담됐을 텐데. -솔직히 연출 공부를 따로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뒷짐 지고 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을 안다고 확신했다. →미안한 얘기지만 기자 시사 반응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기자 시사회를) 안 하려고 했다(웃음). 배급사에 기자 시사 대신, 개봉 2주 후에 간담회를 하자고 했다. 흥행에 참패한다면 (감독으로서) 비난받아도 좋다. 그런데 관객이 보기도 전에 혹평이 난무하면 선택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관객 반응은 긍정적이다. 추석 영화 3편(‘가문의 수난’, ‘통증’, ‘챔프’) 가운데 유료시사 관객이 가장 많았다. 트위터 입소문도 상당히 괜찮다. →평단은 몰라도 관객 반응에는 자신 있는 모양이다. -난 20년 가까이 관객 반응만 보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제작단계부터 관객 입맛에 맞췄다. (어떤 영화를 보여줄지 사전통보 없이 하는)블라인드 시사를 3차례 하면서 편집 방향을 잡았다. 예컨대 탁재훈이 침 뱉는 장면이 있었다. 시사회 뒤에 ‘더러워서 삭제하면 좋겠다’와 ‘괜찮다’를 놓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반반이더라. 그래서 없앴다. 그런 식으로 사라진 장면이 꽤 된다. →저급한 ‘화장실 유머’라는 냉소도 있다. -웃음에는 저급, 고급이 따로 없다. 길을 걷다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면 조건반사처럼 웃는 게 사람이다. 영화 속 ‘화장실 유머’, 특히 정준하가 방귀로 사람을 기절시키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웃음이) 터진다. 어른들도 다르지 않다. 팍팍한 세상 아닌가. 스트레스 받는 이들이 ‘가문의 수난’을 보고 웃고 갔으면 좋겠다. 난 대놓고 말한다. 감동, 메시지, 여운이 없는 ‘3무’(無) 영화라고. 감동 이런 걸 원하면 다른 영화를 보면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팝콘무비에서 의미를 찾고 평가를 하려드는 건 당황스럽다. →그래서 관객이 얼마나 들 것 같나. -숫자는 잘 못 맞힌다. 순제작비가 32억원이고 마케팅비까지 하면 50억~52억원쯤 들었다. 140만명이 손익분기점이다. 3편 ‘가문의 부활’(320만명)보다는 잘돼야 하지 않겠나. 내가 시리즈의 맥을 끊었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 →이전 시리즈와 차이가 있다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착한 코미디다. 전작들은 흥행은 됐지만, 과도한 폭력과 욕설, 민망한 성적 단어들이 있었다. 4편에서는 조폭 코미디 요소를 순화시켰다. →또 감독을 할 생각인가. -이번 영화가 중요하다. 다음에는 좋은 책(시나리오)을 구하든, 직접 쓰든 쫓기지 않고 해봤으면 좋겠다. 이번엔 워낙 시간이 촉박해 돌아볼 겨를도 없이 두어달 만에 찍었다. 그런 면에서는 혹평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연결 장면인데 햇볕이 쨍쨍하다가 안개가 끼었다. 정상적이라면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다가 찍어야 하지만 시간이 없어 김수미씨가 “왜 갑자기 안개가 끼고 지랄이야.”라는 대사를 치고 가야 했다(웃음). →신문 문화면 못지않게 사회면에도 등장 빈도가 높은데(그는 1월에 걸그룹 카라의 분열 배후로 지목됐고, 5월에는 코스닥 우회상장 과정에서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숨을 내쉬며) 답답하다. 상장은 할 생각도 없었다. 받을 돈 대신 떠안은 회사가 (우회상장 통로로 지목된) 스펙트럼DVD였다. 회사 덩치 키우는 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정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인 소개로 알게 된 투자자가 사채업자와 기업사냥꾼이었다. 카라 멤버 모친과는 식당에서 소개받아 인사한 게 전부다. 그 어머니와 동업을 한 건 우리 회사 부사장이던 또 다른 정씨인데 황당했다. 툭하면 이름이 오르내려 회사 이름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태원엔터테인먼트) 지분은 다 팔았고, 사무실 방도 뺐다. →지분은 왜 팔았나. -원래 회사를 키우고 살림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여동생(정재희)에게 다 넘겼다. 연출이든, 제작이든 영화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더 높은 사과 따려면 학문간 융합 필요”

    “더 높은 사과 따려면 학문간 융합 필요”

    “동등한 자세로 파트너들을 보지 않는 수직적 구조를 가진 한국의 대기업들은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로 수많은 연합군을 만들어낸 애플의 아이폰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앞에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융합의 첫 단계는 소프트웨어 업체든 하청업체든 상대방을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서 쳐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대기업들, 상대와 동등한 시각 가져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1가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주최로 열린 ‘기초과학연구 포럼’에 기조연사로 나서 “3차원의 세계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개의 눈으로 바라봐야 하고 이것이 바로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융합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이유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꼽았다. 과거에는 전공이나 학문 분야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봤지만, 이제는 세상과 사회적 문제를 생각하고 이를 풀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안 원장은 “이 때문에 기초학문보다는 응용학문이나 산업현장에서 직접 상업과 연관이 되는 연구가 융합의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기 쉬운 사과는 이미 다 땄다.”고도 했다. 또 “좀 더 높은 곳에 있는 사과를 따기 위해서는 전통학문의 접근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상대방이 사과를 따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서서히 학문 간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융합의 아이콘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마켓플레이스 등 4가지 요소와 이를 묶는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아이폰을 국내 대기업들이 손에 쥐는 기계로만 생각하고 ‘좀 더 빠르고, 좀 더 성능 좋고, 좀 더 값싼’ 휴대전화로 대항하다가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겼다는 것이다. ●한국, 수평적 시각·균형감각 배워야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 ‘아웃라이어’의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 등 새롭게 조망받고 있는 형태의 석학 역시 융합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안 원장은 “중동지역에 근무하던 기자의 시각으로 월스트리트를 지켜본 프리드먼이나 경영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마케팅을 살펴본 글래드웰은 여러 가지 분야를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들”이라며 “반면 한국에서는 이 같은 사람들은 양쪽 어느 곳에서 속하지 못하며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융합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으로는 ‘수평적 시각’과 ‘균형감각’을 꼽았다. 안 원장은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말을 인용, “진정한 균형감각은 양극단의 정확한 한가운데가 아니라, 양극단을 오고 가면서 두 가지 선택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한 후 최적점을 찾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阿와 공정무역… 착한 소비바람 불게 할래요”

    “도움이 없었다면 창업하려는 용기가 나지 않았을 거예요. 사무실은 물론 활동보조금과 재무회계, 무역, 마케팅까지 지원해 줘 큰 힘이 됐지요.” 아프리카산 친환경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KL컴퍼니 대표 임은규(31·여)씨의 매장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 번화가에 있는 ‘꿈꾸는 청년가게’에 있다. 그녀는 ‘1인 기업’을 통해 아프리카와 직접 ‘공정무역’(사회운동 차원에서 국가 간 동등한 무역거래)을 하고 있다. 임씨는 22일 “사회경험이나 경제력은 빈약한데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서울시의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에 손을 내밀라.”고 조언했다. 문을 두드리면 꼭 열린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란다. 그런저런 회사에 다니던 임씨는 어느 날 우연히 버스정류장에서 서울시 광고판을 보았다. ‘바로 이것이다.’ 예비청년창업가 1기 모집은 이미 마감한 터라 1년을 기다려 2기생으로 합류했다. 그녀가 염두에 둔 아이템은 아프리카산 공예품의 공정무역. 2007년 영국 여행 중 바나나섬유 공예품(바나나 나무줄기와 잎을 말려 콜라주로 제작)을 만나면서 인연을 맺었다. 한 아프리카인이 런던의 크리스마스마켓에서 바나나섬유 카드를 팔며 자선단체에 수익 일부를 기부하는 걸 보았다. 서울시의 도움을 받아 케냐로 날아갔다. 매월 70만~100만원의 창업활동비를 지원받고 현지 매니저까지 섭외받은 덕분에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임씨는 “무슨 색에 어떤 그림을 그려 달라고 스케치를 해서 스캔받아 이메일로 보내면 원하는 제품을 틀림없이 배송받을 수 있다.”면서 “현지인들의 인건비 등 일체가 포함되기 때문에 구매 원가는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지에서 얼마나 힘들게 제작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수익이 적어도 공정무역은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지난 4월 꿈꾸는 청년가게에 사업자등록증을 내걸었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죠.” 온라인몰(www.1300k.com)과 달리 매장 매니저가 어떤 제품이 잘 팔리고 어떻게 진열하면 좋은지 조언해 줄 뿐만 아니라 젊은층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케냐의 자연돌 ‘솝스톤’(Soap stone)으로 만든 동물조각이나 바나나섬유 아트액자 등이 인기라고 한다. 임씨는 “누군가에게 착하고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해 주고 싶으면 꿈꾸는 청년가게로 오세요. 착한 바람이 불어올 거예요.”라며 슬쩍 광고를 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 어느 모녀의 담담한 치유기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 어느 모녀의 담담한 치유기

    소설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영혼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치유의 기능이다. 1987년 데뷔작 ‘키친’이 세계적으로 200만 부가 넘게 팔리면서, 자신만의 섬세한 매력을 알린 요시모토 바나나(47). 신간 ‘안녕 시모키타자와’(김난주 옮김, 민음사 펴냄)는 치유와 공감, 구원이란 바나나 고유의 글쓰기가 한층 깊고 성숙해졌다. ●치유·공감·구원… 한층 성숙해진 글쓰기 ‘안녕’의 주인공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세상에 엄마와 둘만 동그마니 남은 딸 요시에다. 이제 막 단기 대학을 졸업하고 요리 공부를 시작한 요시에는 아버지가 사라지자 엄마로부터도 독립해서 세상에 홀로 발을 디디려 애쓴다. 요시에 아버지의 죽음은 갑작스럽기도 했지만 기괴하고 충격적이었다. 이바라키의 숲 속에서 모종의 관계에 있던 여성과 동반 자살한 것. 분위기상 동반 자살이지만 요시에는 아빠가 살해당했다고 생각한다. 요시에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시모키타자와로 이사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젊은이의 거리 시모키타자와는 작가 바나나가 실제 거주하는 동네이기도 하다. ‘안녕’은 아이폰용 전자책(2.99달러)으로도 동시에 발매됐는데, 전자책에서는 종이책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감각적인 삽화와 책 속의 장소로 이동 가능한 시모키타자와의 지도가 제공된다. 바나나의 신간은 아버지와 비슷한 인상을 풍기거나, 아버지와 관계 있는 아저씨들과의 섹스로 정신적으로 커가는 요시에를 통해 독자들에게도 비슷한 성장의 느낌을 전한다. 더불어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갈 때도 꼭 에르메스 백을 들고 다녔던, 유복한 40대 전업주부의 교과서 같았던 요시에의 엄마도 긍정적으로 성숙한다. ●다수 삽화 넣고 전자책 발간… 곳곳에 한류 흔적 모녀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와 함께 한류의 흔적을 발견하는 맛도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갈비, 찌개, 김치와 같은 한식을 자주, 맛있게 즐긴다. 바나나는 요시에의 연애를 “우리의 나날도 그와 똑같이 자라나고 있었다.…아직 같이 잔 적 없는 초등학생처럼, 한국 드라마의 주인공들처럼 착실한 둘.”이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살다 보면 누구나 요시에처럼 불가항력이면서도 가혹한 일을 만난다. 그것은 교통사고일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질환이기도 하고, 요시에처럼 가족의 죽음일 수도 있다. ‘안녕’은 매력적인 동네 시모키타자와가 상심한 모녀를 치료해 가는 과정을 묘사한다. 독자들도 요시에처럼 시모키타자와에서 차 마시고, 밥 먹고, 산책하면서 자연스레 ‘마음에 대답 같은 것이 채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가수 지나의 작사곡 ‘바나나‘ MBC로부터 방송불가 판정

    가수 지나의 작사곡 ‘바나나‘ MBC로부터 방송불가 판정

     가수 지나의 첫 작사곡이 MBC로부터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  19일 MBC 심의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나가 23일 발표하기로 했던 미니앨범 수록곡 ‘바나나’가 비속어와 선정성을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 관계자는 “ ‘머리에 쥐나’라는 표현이 비속어에 해당하며 ‘시간이 갈수록 몸의 온도가 올라가’ ‘작은 얼굴 얇은 허리 내려가면 빅 히프’ ‘백만불짜리 다리 초원이처럼 쓸데없이 가리지 마. 뒤로 껍질을 벗겨’ 등의 표현은 선정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노래는 지나가 데뷔 후 처음으로 작사에 참여한 노래다. 지나는 컴백 무대에서 이번 미니앨범 타이틀곡 ‘탑 걸‘(Top Girl)과 함께 이 노래를 선보이려고 했다.  지나의 소속사 측은 “KBS와 SBS에서는 심의를 통과한 만큼 ‘뮤직뱅크‘와 ‘인기가요‘ 컴백 무대에서 ‘바나나’까지 두 곡을 부르고 MBC ‘쇼! 음악중심’에서는 ‘탑 걸’ 한곡만 부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칠레 ‘신자유주의’ 정권 궁지에

    칠레에서 공교육 강화를 요구하는 학생·교사·학부모 시위가 지난 5월 이후 수개월째 확산되면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과 보수우익 정권이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육 관계자들로부터 시작된 시위가 이제는 일반인들까지 동참하는 범국민적인 저항으로 번지고 있지만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못 하면서 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1970년대 이후 역대 최하인 26%까지 떨어졌다. 수도 산티아고에선 지난주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100여명이 다치고 850여명이 체포됐다. 이에 지난 7일 산티아고 시민 1만여명이 거리에 나와 학생시위에 동조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특히 정부가 지난주 포고령을 통해 모든 시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강제 진압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사주를 받은 군사 쿠데타로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리고 독재체제를 구축했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정권(1973~1990) 시절에 사용하던 포고령이 다시 등장한 것이 강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80%가 “학생들은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경찰의 강경 진압은 잘못됐다.”고 답했다. 이번 시위의 핵심 요인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교육 공공성 악화다. 칠레는 피노체트 정권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면서 교육에도 시장 논리를 도입했다. 지난해 칠레 정부가 대학에 지원한 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적다. 이는 칠레 대학이 외형은 공립이면서도 연간 등록금이 평균 8000달러에 이르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디에고 포르탈레스 대학 공공정책연구소 크리스토발 아나나트 소장에 따르면 칠레 대학생의 70%는 빈곤층이다. 현재 칠레는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미국이나 덴마크 수준인 반면 하위 60%는 아프리카 앙골라보다도 가난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신정아 사건’은 왜 계속 회자되나

    [문화계 블로그] ‘신정아 사건’은 왜 계속 회자되나

    이번엔 소설이다. 2008년 결심 공판을 끝으로 기억에서 사라지는가 싶었던 ‘신정아 사건’은 지난 3월 신씨가 직접 썼다는 수필 ‘4001’에 이어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또다시 다뤄졌다. 서하진(51) 경희대 국문과 교수는 신작 장편소설 ‘나나’의 여주인공 나나를 신정아를 연상시키는 욕망의 화신으로 설정했다. 서 교수는 9일 “문학소재로 봤을 때 신정아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는 신정아란 여성을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예쁜 여자는 거짓말을 해도 사정이 있겠지.’란 한국 사람들의 속물적 통념을 실행에 옮긴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사회적 맥락에서 살펴보면 학위, 간판, 헛된 이름에 목매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제대로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정아 사건은 우리 사회가 가진 기본적인 문제점을 다 폭발시켰기 때문에 자꾸 이슈가 된다.”면서 “우리 사회가 욕망에 휘둘리고 있으며, 신정아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맹목적으로 폼나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나나는 거짓말을 할 때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여성이다. 누구든 단박에 사로잡을 정도로 빼어난 매력을 지닌 나나는 거짓말을 일삼고 학력마저 위조하며 성공의 동아줄을 움켜쥔다. 유부녀임에도 자신의 매력을 앞세워 여러 남자를 유혹한다. 비엔날레 총감독이 되려고 고급 공무원에게 접근하고 이복 오빠마저 욕망을 채우는 대상으로 삼는다. 서 교수는 “처음부터 신정아 사건을 염두에 두고 팜므 파탈 여주인공을 설정하지는 않았다.”며 “소설과 미술 모두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매체이므로 미술을 소설에 끌어들이다가 욕망에 사로잡힌 여성을 묘사했다.”고 덧붙였다. 치명적인 매력으로 주변 사람을 나락에 빠뜨리는 팜므 파탈은 문학사적으로도 많은 작가가 공들여 묘사해 온 캐릭터다. 우선 나나도 에밀 졸라(1840~1902)의 장편 소설 ‘나나’와 이름이 같다. 졸라의 나나는 창녀로 주변 남자들을 죄다 유혹하지만 모성애만은 잃지 않아 결국 아들에게서 천연두를 옮는다. 서 교수는 “사람들이 나쁜 여자에게 끌리는 이유는 우리 속에 기본적으로 악이 있는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쁘면 죄의식 없이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악에 대한 동경은 마음속에 선함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 30분) 알콩달콩 프랑스 새댁 에바의 신혼일기가 시작된다. 대학원 졸업 후 한국에서 프랑스어 강사로 일했던 에바.모임에서 우연히 한국 남자 노기현씨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생일이 비슷하다는 공통점에 점차 가까워진다. 3년의 연애 끝에 올해 3월 드디어 결혼에 골인한다. 신혼 향기가 폴폴 풍기는 에바·노기현 부부를 만나본다. ●딸기가 좋아(KBS2 오후 4시 30분) 평화로운 오후,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준다던 덩치미 아저씨. 몸에 좋은 채소들이 골고루 들어 간 비빔밥을 딸기와 친구들에게 선사한다. 하지만 고기가 안 들어간 비빔밥은 맛이 없다며 짜증을 부리던 바나나는 급기야 고기를 달라며 떼를 쓰기 시작한다. 이를 보다 못한 덩치미 아저씨는 바나나에게만 고기를 주는데…. ●MBC프라임(MBC 밤 12시 30분)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콩은 이소플라본 성분의 의약품과 콩완자튀김, 된장소스샐러드 등의 퓨전음식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 두유영양밥, 두유파스타, 단호박두유스프 등의 두유 요리가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두유 화장품과 콩비지 도넛까지, 콩의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한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은혁이 엄마는 은혁이가 밝은 아이기에 큰 걱정 없이 아이를 키워 왔다. 그런데 요즘 은혁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은혁이의 머리엔 500원 동전 크기의 탈모가 생겼다. 은혁이는 엄마와 머리카락을 뽑지 않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0시 40분) 손톱만큼 작은 얼굴 안에서 각각의 표정이 살아 있는 송규태 화백의 작품들. 그는 어느 것 하나 허투루 그리는 법이 없다.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집중력 하나로 그 작은 선들을 그려낸다. 50년간 민화의 길을 걸어오며 끊어져가는 맥을 화려하게 부활시킨 현대 민화의 대부, 송규태 화백. 그의 이야기를 만나 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경북 성주군 수륜면 작은리 개티 마을에는 팔순이 훌쩍 넘은 산골 할매들이 살고 있다. 60여년간을 동고동락하며 형제 부럽지 않은 우애를 과시하는 산골 할매들. 먹성 좋고 유쾌한 다산댁 할매와 멋쟁이 두리실댁 할매, 그리고 분위기 담당 산막댁과 막내 지수골댁 할매가 뭉치면 세상 부럽지 않다는데….
  • 농심 새우깡·양파깡 등 과자류 오픈프라이스 전보다 100원씩↑

    농심이 새우깡 등 일부 과자류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오픈프라이스 제도 시행 전보다 100원씩 올려 표기하기로 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오픈프라이스 제도를 포기하고 과자류에 단계적으로 권장소비자가격을 표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권장가격을 새우깡은 900원, 바나나킥과 양파깡·벌집핏자·오징어집·자갈치는 800원으로 결정했다. 현재 오징어집과 자갈치의 경우 대형할인점에서는 600원 내외, 편의점에서는 800원 선에 팔리고 있다. 오픈프라이스 시행 전인 지난해 6월 이들 제품의 권장가격은 새우깡이 800원, 나머지는 700원이었다. 권장가만 비교하면 이번에 12.5%와 14.2% 상향됐으며 이는 올해 5월 단행한 출고가 인상률(평균 8%)보다 높다. 이와 관련, 농심 측은 “출고가격 인상을 반영해 권장가를 표기한 것이므로 이번에 새로 가격을 올린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전국 해양스포츠제전 12일부터 남해서 열려

    제6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이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경남 남해 상주은모래비치와 송정솔바람해변에서 개최된다. 요트, 비치발리볼,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핀수영, 카누 등 5개의 정식종목과 바다수영, 드래건보트, 고무보트 등 3개의 번외종목에 전국 시·도에서 5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바다사랑 오행시 짓기, 바다엽서 그리기 등 문화 행사와 바나나보트 등 19종의 해상 체험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꿈을 안고 남해로! 바다를 품고 세계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국토해양부가 주최하고, 남해군이 주관한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해양레저스포츠 수요를 확산하고, 국민소득 2만~3만 달러 시대의 고부가가치 해양관광·레저산업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경기 종목 확대와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체험 종목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지구촌 물가폭등 주범 제각각

    지구촌 물가폭등 주범 제각각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추값이 쇠고기값보다 비싸다.” 우리나라 7월 소비자물가를 연중 최고치로 끌어올린 ‘주범’이 배추라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추가 당국을 괴롭히고 있다. 지난해 평년보다 많은 비가 온 탓에 ㎏당 1만 5000~2만 루피아(약 1900~2500원) 하던 고추 가격이 한때 10만 루피아(약 1만 2500 원)까지 치솟았다. 결국 정부는 10만 가구에 고추씨를 나눠 주면서 ‘직접 길러서 먹으라.’는 고육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매달 발표하는 식품가격지수가 지난 2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식량 가격 상승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각국의 독특한 식생활 문화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식품은 천차만별이다. 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주요국 식품 가격 상승의 의미 및 시사점’에 따르면 인도는 양파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인도는 대표적인 양파 수출국이면서 동시에 소비국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홍수로 양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매주 가격 상승세가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렸고 인근 파키스탄에서의 수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역시 물난리 피해가 컸던 파키스탄도 양파 수출을 중단했고, 인도는 파키스탄으로의 토마토 수출을 금지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뭄바이 테러 이후 가뜩이나 불편한 양국 관계가 양파로 더욱 경색됐다. 콩도 인도 식량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식량정책연구소(FPRI)가 FAO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인구의 42%가 채식주의자로, 단백질 보충을 위해 콩을 소비하고 있다. 매년 1인당 8.7㎏의 돼지고기를 소비하는 중국의 경우 6월 돼지고기 가격이 전달에 비해 57.1% 오르면서 가뜩이나 높은 물가를 더욱 끌어올렸다. 중국 정부는 일단 양돈장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1월 북동부 대홍수로 바나나 가격이 급등했다. ㎏당 2.5호주달러인 바나나가 15호주달러로 올랐다. 멕시코의 경우 이미 2007년 옥수수 가격 상승으로 주식인 토르티야 가격 급등을 겪은 바 있다. 결국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업체에 가격 동결을 명령했다. 재정부는 바이오 연료가 중장기적으로 곡물 가격 추세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여행가방]

    ●롯데월드 새 CI 도입 개원 22주년을 맞은 롯데월드가 새 기업이미지(CI)를 선보였다. 바뀐 CI는 롯데월드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대표시설 중 하나인 ‘매직 캐슬’의 첨탑을 단순하고 친근한 형태로 상징화했다. 첨탑 위에 나부끼는 세 개의 깃발은 다이내믹한 즐거움을, 성을 감싸며 흐르는 유성(流星)은 환상적인 상상의 나라를 각각 상징한다. CI에 사용된 네 가지 색상은 ▲고객을 향한 정성 ▲친근함 ▲즐거움 ▲추억과 환상을 함축하고 있다. ●‘인천환승투어’ 무료 셔틀버스 인천관광공사는 인천국제공항 환승객을 대상으로 2012년 1월 31일까지 인천공항에서 송도국제도시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버스는 1일 3회 운영되며, 환승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호텔과 관광지 등을 3시간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지난해 인천공항 환승객 중 인천을 다녀간 외국인은 7762명으로 전체 환승관광객의 절반정도인 48%를 차지했다. 인천관광공사는 올해 환승관광객을 1만명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63빌딩 해양생물 100여종 늘려 63빌딩이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100여 종, 2000여 마리의 해양생물을 새로 반입해 전시 생물의 규모를 늘렸다. 상어와 가오리를 합쳐놓은 듯한 ‘목탁수구리’, 수중에 바나나가 떠 있는 듯한 ‘바나나피시’가 단연 돋보인다. ‘핑크 백 펠리컨’도 들여왔다. ‘우편배달부’라는 별명답게 관람객들이 적어낸 엽서를 뽑아 선물을 준다. (02)789-5663. ●서울랜드 5 D 영상관 공포체험 서울랜드는 5D 입체 영상관 ‘타임머신 5D 360’에서 호러 서스펜스 영화 ‘더 룸’을 상영한다. 납량특집물로, 공포의 강도가 높아 15세 이상만 볼 수 있다. ‘타임머신 5D 360’는 360도 서클 스크린에 12개의 영사기가 사용돼, 어느 각도에서 봐도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입체 영상관이다.
  • 배추·무·바나나·파인애플 새달 말까지 무관세로 수입

    폭우 피해로 배추·무값이 빠르게 오르자 정부가 할당관세를 적용해 9월 말까지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일 배추, 무, 바나나, 파인애플 등 가격이 불안한 4개 품목의 수입 전량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바나나 30%, 파인애플 30%, 배추 27%, 무 30% 등 각 품목에 적용됐던 기존 관세가 9월 30일까지 모두 0%로 내려간다. 바나나와 파인애플의 경우 과일 작황이 좋지 않아 과일에 대한 수요를 일부 대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재정부는 또 소주의 주 원료인 매니옥 칩, 맥주의 원재료인 맥주맥과 맥아의 할당세율도 0%로 내렸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배추·무값은 다음 달 중순이나 돼야 안정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추석 전까지 불안한 물가 행진이 계속되는 셈이다. 7월 한달간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 10㎏당 5650원으로 전월보다 157% 올랐다. 평년보다는 33% 올랐으나 가격이 높았던 지난해 7월보다는 27% 낮은 수준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은 ‘배추 파동’까지 일어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 비교 기준으로 의미가 없다.”며 “고랭지 배추가 오름세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무의 경우도 상황이 비슷하다. 7월 서울 가락시장 무 평균 도매가격이 상품 18㎏당 1만 3720원으로 6월보다 104% 올랐다. 평년보다 57% 높은 수준으로 역시 고랭지무 출하가 예정되는 9월쯤 돼야 안정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 30분) 전북 진안군 부귀면에 무슨 일이 생겼다하면 어디선가 쏜살같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동네의 일본인 부녀회장 오스기 사토미씨다. 15년 전 시집 와 농부의 아내이자 세 아이의 엄마가 된 그녀. 명랑하고 성실해 동네 사람들에게 1등 며느리로 인정 받았다. 그리고 2년 전부터는 부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데. ●딸기가 좋아(KBS2 오후 4시 30분) 복잡한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마을에 더위에 지친 딸기와 친구들이 산다. 덩치미 아저씨에게 에어컨이 있다는 말을 들은 바나나. 에어컨을 가지고 와 밤새도록 쌩쌩 틀어버린다. 결국 딸기 마을은 전기가 나가 며칠 동안 암흑에 휩싸이고 만다. 겁이 난 딸기와 친구들은 덩치미 아저씨에 찾아가 해결책을 구한다. ●계백(MBC 밤 9시 55분) 의자를 대신해 궁궐에 가게 된 계백은 정체가 탄로나 취조를 당하게 되지만 은고의 도움으로 간신히 풀려난다. 만신창이가 되서 돌아온 계백의 모습에 무진은 가슴이 아프고, 그런 무진을 본 계백은 다시는 싸우지 않겠다 다짐한다. 한편 의자의 본심을 헤아릴 수 없는 사택비는 의자를 불러 지난 날 선화의 주검 앞에서 속삭이던 말이 뭐냐고 캐묻는다. ●1 대 100(MBC 밤 8시 50분) 가수 김종국의 친형이자 주목 받고 있는 성형외과 의사 김종명과 개그부터 뮤지컬까지 섭렵한 재주 많은 입담꾼 김숙이 각각 1인에 도전한다. ‘연예인 퀴즈 군단’ ‘KBS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 팀’ ‘은행가 남자들’ ‘해돋이 음악회’, 그리고 73인의 예심 통과자들이 함께하는 불꽃 튀는 승부가 펼쳐진다. 과연 최후의 1인은 누가 될까.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이 신나게 율동을 따라하는 순간, 망부석처럼 앉아 친구들만 멀뚱멀뚱 바라보는 오늘의 주인공 서은성. 소리에 예민해 노래 듣는 것과 텔레비전 보는 게 딱 질색이라고 한다. 심지어 친구들이 주는 과자도 단 한 번도 받아먹은 적이 없다. 엄마는 이런 은성이가 심리적으로 불안해서 그런 건 아닐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멜로다큐 가족(KBS1 밤 11시) 경남 창원시 진해의 작은 섬마을 연도. 이곳은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사방이 아이들의 놀이터이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아이들에게 수영장이자 고둥을 잡을 수 있는 놀이 공간이 되고, 드넓은 모래사장은 아이들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바다, 산, 그리고 섬의 모든 것 들을 사랑한다는 세 남매와 그 가족을 만나 본다.
  • [Weekly Health Issue] 기면증

    [Weekly Health Issue] 기면증

    인간의 활동 패턴은 낮에 일하고, 밤에 자도록 정형화되어 있다. 이 반복적인 순환은 지속적이고도 역동적인 인간생활의 근간이 된다. 그러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잠에만 빠져드는 병이 있다. 더위로 생체리듬이 항상성을 잃기 쉬운 여름에는 더하다. 바로 수면장애인 ‘기면증’(narcolepsy)이다. 기면증은 청소년기에 주로 나타나는데, 이 때문에 “넌 왜 허구한날 잠이냐.”라거나 “그 따위로 하려면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워라.”라며 자녀들을 타박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그러나 자녀나 가족 중 누군가가 자신의 의지로 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라면 한번쯤 기면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기면증 환자를 방치하면 그의 삶이 결국 잠에 먹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면증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수면센터 홍승봉(대한수면학회장) 교수로부터 듣는다. ●기면증이란. 기면증은 낮 동안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또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잠에 빠져드는 수면장애를 말한다. 환자들은 밤에 충분히 자지만 공부나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낮에 갑자기 저항하기 힘든 잠이 몰려와 결국 잠에 빠져들고 만다. 대개 중·고등학교 때 시작되지만 더 어리거나 장년·노년층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대부분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각성호르몬 히포크레틴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환자들의 경우 낮 동안 이 히포크레틴 분비량이 정상인의 10분의1 정도에 불과하며 심한 경우 100분의1밖에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인체가 정상적인 각성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심하게 졸거나 잠들게 된다. ●기면증이 왜 문제가 되는가. 기면증으로 인한 졸음은 참거나 저항할 수 없어 공부나 운전 중에도 잠에 빠져들 수 있으며, 심하면 걷거나 식사 중에 잠들기도 한다. 또 환자의 70%가량은 크게 웃거나, 화를 내거나, 놀랄 때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이 나타나 하체가 휘청거리거나 쓰러지기도 하며, 웃다가 얼굴 근육의 힘이 빠지거나 고개가 앞으로 꺾이기도 한다. 또 가위눌림(수면마비)이나 입면환각 증상이 나타나며, 낮에 못 견디게 졸린 것과 반대로 밤에는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 이런 증상 때문에 각종 안전사고에 취약하며, 학습 및 작업능률이 크게 떨어진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주간 졸음과 탈력발작이다. 이런 증상은 오랜 시간을 거쳐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과도한 낮 졸음은 기면증의 첫 증상으로, 대부분 각성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 예컨대 영화를 보거나 편지를 쓰거나 운전 중에도 돌연 잠에 빠져드는 경향이 뚜렷하다. 탈력발작이란 근육의 힘이 갑자기 빠져 정상적인 기립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증상으로, 잠깐 무릎에 힘이 빠지는 정도로 약하게 오기도 하지만 연체동물처럼 몸이 풀려 맥없이 주저앉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여기에다 잠이 들거나 잠에서 깰 때 발생하는 수면마비(가위눌림), 환자가 잠에 들 때나 잠에서 깰 때 생생한 꿈처럼 나타나는 입면환각, 야간 수면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유병률은 얼마나 되나. 흔히 기면증을 희귀 질환으로 알지만 의외로 환자가 많다. 미국의 경우 인구 100만명 중 5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도 전국에 2만 5000명 이상의 환자가 있고, 해마다 600명의 환자가 새로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면증이 유발하는 피해는. 사실 기면증은 졸음보다 졸음으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피해가 더 큰 질환이다. 교통사고나 안전사고로 인한 신체·재산의 피해는 물론 개인의 삶과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끼쳐 정상적인 가정·학교·직장생활을 어렵게 한다. 특히 환자가 많은 청소년의 경우 학습능력 저하로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며, 대인관계도 어렵게 된다. 이는 환자들의 낮은 자존감, 우울증과도 직접 연결되는 문제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밤잠을 검사하는 수면다원검사와 낮잠을 검사하는 반복적 수면잠복기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정상인은 얕은 수면에서 깊은 수면단계로 바뀌어 꿈을 꾸는 렘(REM)수면에 들기까지 80∼90분이 걸리지만 기면증 환자는 15분 이내에 렘수면에 든다. 이런 점을 파악하면 진단은 어렵지 않다. ●기면증 치료법을 상세히 소개해 달라. 아직 기면증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만으로도 거의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증상을 조절하거나 호전시킬 수 있다. 치료는 주로 행동치료·환경조절요법 및 약물치료로 이뤄진다. 행동치료란 규칙적인 수면습관과 충분한 수면이 가능하도록 매일 정해진 시간에 15∼20분 정도씩 한두 번 낮잠을 자게 하는 방법이며, 환경조절요법은 학교 친구나 지도교사, 직장 동료들에게 자신이 환자라는 점을 알려 소외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치료는 대부분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치료 효과가 확실한 약물치료를 많이 사용한다. 약물치료는 크게 두 트랙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우선 낮에도 심한 졸음에 빠지지 않고 각성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각성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문제는 기존의 각성제가 빈맥·불안·의존성 등의 부작용이 많고 작용시간이 짧아 매일 3~4회나 복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기면증 치료제로 유일하게 FDA 승인을 받은 ‘프로비질’(성분 모다피닐 200㎎)은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고, 하루에 한번만 먹도록 설계돼 있어 치료에 유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프로비질은 수면과 관련된 뇌 시상하부에만 선택적으로 작용, 12∼13시간 이상 효과를 보이면서도 안전해 아이들의 ADHD 치료제로 지금까지 흔하게 사용된 ‘리탈린’이나 흥분제의 일종인 ‘암페타민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환자가 탈력발작을 보일 때는 항우울제를 투여하는데, 여기에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가 주로 사용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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