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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박원순’ 택했다] ‘출·퇴근 투표’ 당락 갈라… 朴 25개區 중 21곳 승리

    [‘시민 박원순’ 택했다] ‘출·퇴근 투표’ 당락 갈라… 朴 25개區 중 21곳 승리

    범야권 후보로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서울시내 전역을 연두색으로 물들였다. 이는 박 당선자가 선거 운동을 할 때 착용했던 스카프와 같은 색이다. 박 당선자가 압승을 거둔 데는 직장인들의 ‘출·퇴근길 투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때이른 가을 추위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표가 62.8% 이뤄진 상황에서 박 당선자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누른 지역은 서울시내 25개 구 중 21곳이다. 관악구가 박 당선자(63.9%)와 나 후보(35.8%)의 지지율 격차가 가장 컸다. 심지어 나 후보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구에서도 박 당선자가 우위를 보였다. 반면 나 후보가 박 당선자를 누른 지역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4곳에 그쳤다. 이에 앞서 오후 8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최종 투표율은 48.6%였다. 이는 지난 4·27 경기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투표율 49.1%보다는 0.5% 포인트 낮다. 그러나 지난해 7·28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율 40.5%에 비해서는 8.1% 포인트 높은 수치다. 2000년 이후 평일에 치러진 총 20차례의 재·보궐 선거 중 최종 평균투표율이 40%를 넘었던 경우는 2001년 10월(41.9%)과 2005년 10월(40.4%) 두 번뿐이었다. 선거 참여 분위기는 이른 아침부터 달아올랐다. 오전 6~9시에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전체의 10.9%에 달했다. 같은 시간대 분당을 투표율 10.1%는 물론, 휴일에 치러진 지난해 6·2 서울시장 지방선거 투표율 9.0%(최종 투표율 53.9%)보다도 높은 것이었다. 20~40대 직장인들이 출근 전에 투표소를 찾는 시간대인 만큼 ‘넥타이 부대’가 투표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넥타이 부대는 퇴근시간 이후인 오후 6시부터 투표장에 다시 등장했다. 낮시간 동안 주춤하던 투표율이 오후 6시 39.9%에서 오후 7시 42.9%, 최종 48.6% 등으로 마지막 2시간 동안 8.7% 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초구가 53.1%로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서초구는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가장 높은 36.2%의 투표율을 나타낸 곳이다. 이어 동작구 50.8%, 양천구 50.4%, 노원구 50.3%, 송파구 50.2%, 중구·마포구 각 49.9%, 강남구 49.7%, 종로구 49.5%, 서대문구가 49.0% 등으로 투표율 ‘상위 10걸’에 속했다. 이 중 서초·동작·양천·노원·송파·중·강남구 등 7곳은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도 투표율이 높은 ‘상위 10걸’ 지역이었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결속력이 이번 선거까지 이어진 데다, 이번 선거가 이념과 세대 간 대결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주민투표에 불참했던 진보 진영 지지자들까지 나서면서 투표율이 ‘고공행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마포·서대문구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는 투표율이 저조했던 지역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나경원, 선거 졌지만 밑질 것 없다

    [‘시민 박원순’ 택했다] 나경원, 선거 졌지만 밑질 것 없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얼굴·48) 한나라당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밑질 게 없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선거전 초반에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선거인 만큼 ‘원죄 의식’을 갖고 출발한 데다, ‘정권 심판론’에 나 후보 대변인의 ‘음주 방송’ 파문 등이 잇따르면서 필패론이 고개를 들었다.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나 후보는 TV토론 등에서 보여준 인물 경쟁력을 바탕으로 역전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안철수라는 바람과 범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구도 싸움에 밀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나 후보의 높은 대중적 인기는 재확인됐다. 앞으로도 중요한 ‘정치 밑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가 힘을 합쳐 지원했던 만큼 풍부한 인적 자산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 통해 차차기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콘텐츠가 부족하다.”, “인기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는 것이 나 후보에게 주어진 숙제다. 나 후보는 자서전에서 자신의 인생을 “졸음이 오는 잔잔한 영화”에 빗댔다. 대신 “영화를 찍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세상을 향한 ‘과시의 날갯짓’ 뒤에 쉴 새 없는 ‘백조의 발길질’을 했다는 것이다. 나 후보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로 꼽힌다. 유약해 보이는 이유는 눈물 탓이다. 지난 7·4 전당대회 당시 눈물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정치적 고비에서 훌륭한 무기로 썼다. 그러나 임신 상태에서 사법연수원을 다녔고, 힘들게 얻은 딸이 장애(다운증후군)를 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원조 슈퍼맘’ 역할도 했다. 18대 총선 당시 서울 강남권 대신 중구에서 출마하는 승부수를 던지는 등 결단력도 갖췄다. 올 들어 당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으로 ‘상향식 공천 개혁’을 주도하는 등 추진력도 인정받는다. 나 후보는 10년을 주기로 변신을 거듭해 왔다. 1982년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으며, 10년 뒤인 1992년에는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시쳇말로 ‘엄친딸’이자 ‘공신’(공부의 신)이었다. 또다시 10년 후인 2002년 9월에는 법복을 벗고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여성특보로 정치권에 발을 내디뎠다. 급기야 정치 입문 10년 만에 당내 유일한 서울시장 카드로 떠오른 ‘모범 정치인’이 됐다. 나 후보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탄탄대로를 달리느냐 가시밭길로 접어드냐 하는 기로에 서게 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서울시민의 승리… 민주당에 큰 빚 졌다”

    [‘시민 박원순’ 택했다] “서울시민의 승리… 민주당에 큰 빚 졌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27일 0시 10분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통합 시민후보 박원순은 오늘 이 자리에서 서울시민의 승리를 엄숙히 선언한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박 당선자는 “1995년 시민의 손으로 서울시장을 직접 뽑은 이래 26년 만에 드디어 이번 선거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완성했다.”면서 “시민의 분노, 지혜, 행동, 대안이 하나의 거대한 물결을 이뤄내 승리한 것”이라고 ‘무소속 당선’의 의미를 부여했다. 박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 앞서 “저와 함께 경쟁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나 후보를 지지한 시민들의 뜻도 함께 존중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박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번 선거에 많은 도움을 줬는데. -안 교수님은 저와 오랜 신뢰 관계에 기초해 이번 선거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고 그런 신뢰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시켜 나가겠다. 고맙다. →민주당에도 큰 빚을 졌는데, 민주당에 입당할 생각이 있나. -민주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손학규 대표부터 바닥 현장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열심히 뛰어줬다. 제가 큰 빚을 졌다. 민주당이 앞으로 우리 민주주의 맏형으로서, 야권의 맏형으로서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 저는 그 과정에서 함께하겠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너무 많은 분들이 생각난다. 우선 가족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보셨듯이 참 어려운 것들이 있었다. 이른바 네거티브로 선거가 치닫는 과정에서 제가 당한 것이야 참을 수 있었지만 가족들이 당한 것은 너무 미안하고 슬펐다. 가족들에게 저로선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선거 과정에서 여기 계시는 야권의 정치 지도자들, 또 그 정당의 당원들이 하나가 돼서 열심히 뛰는 모습에 참 감동받았다. 서로 정당이 다르고 갔던 길이 달랐지만 이렇게 하나의 목표로, 새로운 시대를 위해 하나로 뭉칠 수 있고, 함께 뛸 수 있는 생각에, 그리고 제가 후보가 된 서울시장 선거에서 하나가 됐다는 데 큰 감동을 느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눈물 흘린 박근혜, 조카 은지원 만나다…

    눈물 흘린 박근혜, 조카 은지원 만나다…

    내년 총선·대선의 바로미터가 될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인 26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선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32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이날은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날이다. 1979년 궁정동 대통령 안가에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의 총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것 외에도 1909년엔 안중근 의사가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날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대선급 광역단체장 선거로 불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포함해 전국 42개 선거구에서 재·보선이 실시된 날로 기억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동생 지만씨 등 유족들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나경원 후보와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 3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념했다. 박 전 대표는 추도식 시작 10여분 전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식장을 찾았고, 뒤이어 나 후보가 도착하자 반갑게 악수하며 자리를 안내했다. 박 전 대표는 옆자리의 지만씨를 한 칸 옆으로 이동하게 한 뒤 나 후보를 유족석에 앉도록 배려했다. 초박빙의 선거구도로 인해 살인적인 선거일정을 소화해낸 나 후보는 전날 저녁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추도식 참석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이날 오전 중구 신당2동 장수경로당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한 뒤 선대위의 강승규·이두아 의원 등과 함께 현충원을 찾았다. 그는 선거전 ‘강행군’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꼿꼿한 자세로 추도식을 지켜봤다. 지만씨는 유족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는 부의 양극화를 염려하고, 한국적 민주주의를 생각했다.”며 “국민 모두에 공평한 기회를 통한 선진 복지국가 건설이 아버지의 꿈이었다.”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어 박세환 재향군인회장이 울먹이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거 사례를 말하자 박 전 대표도 만감이 교차하는 듯 입술을 굳게 깨물고는 붉어진 눈시울로 먼 산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러나 끝내 눈물을 떨구지는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추도식 전후 간간이 나 후보와 대화를 나눴고, 유족 인사말이 끝난 뒤 묘소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도 나 후보를 친절하게 안내하는 등 예를 갖췄다. 박 전 대표는 헌화와 분향을 마친 뒤 “(유족 대표로서) 저는 여기 남아서 오신 분들 손을 일일이 잡아드려야 한다.”면서 나 후보를 배웅했다. 특히 추도식에는 박 전 대표의 조카인 가수 은지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은지원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누나의 손자로, 박 전 대표가 은지원의 5촌 당고모다. 이외에도 이해봉 허태열 안홍준 유정복 이성헌 이혜훈 정희수 최경환 구상찬 김옥이 배영식 손범규 이진복 이학재 이한성 조원진 허원제 의원 등 친박계 의원 30여명이 참석했고 조문객도 4000명에 육박하는 등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전광삼·이재연기자 hisam@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나경원, 출구조사 ‘패배’ 소식 듣더니 돌연…

    [‘시민 박원순’ 택했다] 나경원, 출구조사 ‘패배’ 소식 듣더니 돌연…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완패한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 진영은 충격과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23% 포인트 차까지 났던 지지율 열세를 막판 초박빙으로까지 끌어올린 만큼 ‘해볼 만한 선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던 탓에 허탈감은 더욱 컸다. 투표 종료를 앞둔 오후 7시 30분을 전후해 ‘45.2% 대 54.4%’로 졌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미리 전해지면서 여의도 한나라 당사와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있는 나 후보 선거사무실은 무거운 침묵에 빠져들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품었지만 오후 10시쯤 박원순 당선자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10% 포인트 안팎으로 멀찌감치 앞서자 패배는 기정사실이 됐다. 나 후보는 당초 오후 8시쯤 선거사무실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출구조사 결과를 들은 뒤 모처에서 선거결과를 지켜보다가 이날 밤 11시에 나와 패배를 수용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에 나타난 시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정치권이 더 반성하고 더 낮은 자세로 나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자에 대해서도 “새로 당선될 시장이 서울의 먼 미래를 위해서 훌륭한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당 지도부는 충격 속에 곧이어 제기될 지도부 사퇴론 등 후폭풍을 견제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홍준표 대표는 저녁 11시 10분쯤 당사에서 귀가하면서 “서울을 제외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다 승리한 상황”이라면서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며 애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노 사이드(no side)”라면서 “노무현 정부 때에는 40대 0까지 가지 않았느냐.”고도 덧붙였다. 김기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더욱 신뢰받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원희룡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구(舊)정치의 상징으로 낙인 찍혀 40대까지 등을 돌려 버렸다.”면서 “당에 큰 위기의 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27일 오전 비공개 조찬모임을 갖고 선거 패배 요인 분석 및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연·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靑 “기껏해야 5% 정도 질줄 알았더니…” 경악

    [‘시민 박원순’ 택했다] 靑 “기껏해야 5% 정도 질줄 알았더니…” 경악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예상을 깨고 참패한 것으로 나타나자 청와대는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당초 정무라인 쪽에서는 최대 5% 포인트 정도의 열세를 내다봤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그보다 더 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3년 8개월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가장 컸기 때문에 여권의 패배로 인해 임기말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도 눈에 띄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범야권의 승리로 정치권의 빅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정국 운영의 중심에서 한 발 물러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최근 불거진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와 측근 비리가 패배의 주요 원인이 된 만큼 한나라당 소장파를 중심으로 청와대 전면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거대여당을 만들어 줬지만 지난 4년간 친이·친박으로 나뉘어 갈등구조를 지속한 데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어떤 형태로든 ‘책임론’이 제기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4·27 재·보선 때 참패한 이후 나타났던 여권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시 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총사퇴했고, 이어 임태희 대통령 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도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에도 여권 수뇌부는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임기말 새로운 국정운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청와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적어도 이처럼 자성하고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권이 ‘권토중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이미 각각 사저 문제와 ‘정전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나게 될 김인종 경호처장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후임 인선 외에도 추가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나 개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2인자로 지칭되는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지난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정권에서는 측근 비리가 없다고 자랑했는데, 김두우 사건 등 측근 비리가 터져 나온다.”면서 “청와대 쇄신 차원에서 비서실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 ‘시민 박원순’ 택했다

    서울 ‘시민 박원순’ 택했다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눌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11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 후보를 낸 8개 지역에서 모두 이겼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정치판에서 무명에 가깝던 박 당선자의 승리는 단순한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 차원을 넘어 기성 정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시민사회의 에너지를 함축한 것이어서 향후 한국 정치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진앙으로 평가된다. 박 후보는 27일 오전 1시 현재 개표가 93.58% 진행된 상황에서 53.3%를 얻어 46.3%에 그친 나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박 당선자는 20~40대에서 집중적인 지지를 얻었고,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나 후보를 압도했다. 특히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대에 대거 투표해 박 후보 승리의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박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되자 서울 안국동의 캠프 사무실을 찾아 “시민이 권력을 이겼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면서 “연대의 정신은 시정을 통해 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당선자의 승리로 기존 정당정치 체제를 해체하려는 흐름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 세력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통합 작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정당과 시민사회 진영의 힘겨루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 특히 박 당선자에게 후보 자리를 과감하게 양보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계 개편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민들에게 혹독한 심판을 받은 한나라당은 큰 충격에 빠졌다. 정국 주도권을 잃은 것은 물론 지도부 책임론을 놓고 내분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지역 현역 의원들의 동요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나 후보를 적극 지원했는데도 패배해 ‘대세론’이 흔들리게 됐다는 점이 한나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나 후보는 “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정치권이 더 반성하고 더 낮은 자세로 나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다 회복했기 때문에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48.6%에 이르렀다. ‘대선 전초전’으로 불릴 정도로 이번 선거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평일에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42개 지역에서 치러진 이날 재·보선의 전체 평균 투표율은 45.9%를 기록해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2007년 12·19 재·보선(64.3%)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 투표율을 보였다. 한편 27시 0시 현재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집중적으로 지원한 민주당 이해성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부산 지역에서의 ‘야권 바람’을 차단했다. 한나라당은 서울 양천구청장(추재엽), 대구 서구청장(강성호), 강원 인제군수(이순선), 충북 충주시장(이종배), 충남 서산시장(이완섭), 경북 칠곡군수(백선기), 경남 함양군수(최완식) 등 후보를 낸 8개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전북 남원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환주 후보, 전북 순창군수에는 민주당 황숙주 후보가 당선됐다. 경북 울릉군수 선거에서는 무소속 최수일 후보가 당선됐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30대 4명중 3명이 朴 지지… 세대차 더 뚜렷해졌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는 세대 간 정치 성향차를 뚜렷이 드러냈다. 오후 8시 투표 마감과 함께 공개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범야권 후보는 20대와 30대, 40대 유권자 층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30% 포인트 차로 누르며 승리의 발판을 다졌다. 반면 나 후보는 50대와 60대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젊은 층 공략에 실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특히 박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이 한명숙 후보를 0.6% 포인트 차로 제치고 신승을 거뒀던 6·2 지방선거 때 한 후보가 20~40대에서 거둔 지지율보다 10% 포인트나 더 많은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나 후보는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50·60대에서 오 전 시장보다 낮은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그친 게 패인이었다. 세대별 지지율을 들여다보면, 박 후보는 20대에서 69.3%의 지지율을 얻어, 30.1%의 지지를 얻은 나 후보를 33.2% 포인트나 앞섰다. 30대에선 박 후보가 75.8%의 지지를 이끌어내 23.8%의 지지에 그친 나 후보와의 격차를 52.0% 포인트로 벌렸다. 30대 4명 중 3명이 박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30대가 박 후보에게 보낸 지지율은 6·2 지방선거 때 한 후보가 얻은 지지율(64.2%)보다 11.6% 포인트나 많은 것이다. 박 후보는 또 40대로부터 66.8%의 지지를 얻어 나 후보를 33.9%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반면, 나 후보는 50대에서 56.5%의 지지를 얻어, 43.1%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그친 박 후보를 13.4% 포인트차로 눌렀다. 나 후보는 60대에서도 69.2%의 지지율을 보여, 박 후보(30.4%)보다 38.8% 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나 후보가 50·60대로부터 얻어낸 지지율은 오 전 시장이 거둬들였던 지지율(50대 57.6%, 60대 71.8%)에는 못 미쳤다. 이처럼 뚜렷해진 세대간 성향차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나 후보를 지원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박 후보를 지지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민주당 손학규 대표 등 차기 주자들이 투입되며 ‘대선 전초전’이라는 의미가 여론에 각인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최근 경제위기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젊은 층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는 진단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위기 상황에 무력하게 대응하는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세대간 성향차를 더욱 벌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뚜렷이 확인된 세대간 성향차는 앞으로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요동칠 기존 정치권의 구도 다툼에서도 종잡기 힘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예비유권자 선거전 온·오프라인 달군다

    예비유권자 선거전 온·오프라인 달군다

    예비 유권자인 청소년 사이에서도 10·26 재보궐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무소속 후보를 대놓고 지지하거나 비방하는 등 치열한 선거전을 펴고 있다. 정치권이나 유권자 못지않게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청소년들의 정치 관심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자칫 보수·진보 대립에만 매몰돼 바람직한 정치관을 형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고교 3학년생인 청소년단체 ‘한국청소년 미래리더연합’(한청연) 대표 곽도훈(18)군은 25일 한 인터넷 매체에 ‘나경원과 싸우는 악마들’이라는 글을 띄워 나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380여명의 청소년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는 한청연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청소년 NGO’라고 밝혔다. 곽군은 이 글에서 “투표권도 없고 미성년자라고는 해도 기본적인 사리분별은 된다.”면서 “서울대 법학전문대 교수보다, 모 NGO 상임이사(현 서울시장 후보)보다 내 사리분별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박 후보를 비난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청소년연맹과 대한청소년골프협회가 중도보수 성향의 180여개 시민단체와 함께 나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박 후보와 진보진영 지지 의견을 내는 청소년들도 만만찮다. 청소년 정치참여 보장 운동을 펼치고 있는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박 후보의 공약 아래에는 “역시 제대로 된 후보는 한 명뿐”이라는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청소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면서 “그러나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를 ‘선’이라고 생각해 상대편을 악으로 치부해 버리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10·26 재·보선 사활 건 후보들…낯 뜨거운 비방 고소·고발 여전

    10·26 재·보궐 선거가 다가오면서 전국 11개 기초자치단체장 후보와 각 지방의원 후보들은 25일 막바지 표심(票心)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후보들은 선거유세가 종료되는 밤 12시까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며 유권자들과 눈을 맞추며 지지를 간곡히 호소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호비방과 고소, 고발이 끝까지 난무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 양천구청장 재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추재엽 후보는 지난 15일 박근혜 전 대표의 유세 지원을 받은 데 이어 21일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와 원희룡 최고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발표회도 가졌다. 민주당 김수영 후보는 지난 21일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와 서울시장 야권통합 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휴일 총력 유세전을 펼쳤다. ●충주, 운동원 불륜 폭로도 충북 충주시장 재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종배 후보는 이 지역 국회의원인 윤진식 의원과 함께 10여개 아파트단지에서 릴레이 유세를 펼친 뒤 풍물시장을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박상규 후보도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가세한 가운데 풍물시장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특정 후보 운동원의 불륜사실 폭로와 TV토론 거부 등 비방전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9명의 후보가 출마한 경북 칠곡군수 재선거에서는 후보들이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느라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한나라당 백선기 후보는 8개 전체 읍·면을 돌며 “집권여당이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며 표심을 자극했고, 민선 3·4기 칠곡군수를 역임한 무소속 배상도 후보는 열세 지역인 석적·북산읍을 방문, ‘일자리 1만개 창출’과 ‘부자 농민 육성’ 등 공약을 제시했다. 장세호 전 칠곡군수의 부인인 무소속 조민정 후보는 ‘주민이 행복한 100가지 약속’으로 바람몰이를 시도했다. 역시 7명의 후보가 난립한 울릉군수 재선거는 한나라당이 텃밭임에도 불구, 공천을 포기한 특이한 선거란 점이 혼전을 부추기고 있다. 혈연·지연·학연 등으로 지지세가 분산돼 후보자 개인별로 지지 유권자들을 얼마나 많이 투표장으로 끌어올 것인가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울산 광역의원(남구 제1선거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는 투표를 하루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해 신정시장 등 골목골목을 누볐다. ●순창, 유권자 음식제공 논란 전북 순창군수 재선거에는 무소속 후보의 옥중출마에 이어 상대 후보의 선거운동원이 유권자에게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크게 혼탁했다. 순창경찰서는 지역 유권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민주당 황숙주 후보의 선거운동원 A(65)씨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1시쯤 순창읍내 한 식당에서 황 후보의 선거운동원 복장을 한 채 유권자 8명과 함께 10만여원 상당의 식사를 하고 밥값을 계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무소속 이홍기 후보는 재선거 전 예비후보에게 금품제공 등을 약속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옥중출마했다. ●남원, 시의원 불법 선거운동 전북 남원시장 재선거에는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전 남원시의원이 선거운동을 해 검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전북선거관리위원회는 전 남원시의원 B씨가 뇌물수수죄로 올해 6월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이 확정돼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수차례 선거운동을 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조현석기자·전국종합 hyun68@seoul.co.kr
  • 투표율·SNS·지역대결이 승패 가를 듯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후보의 ‘10·26 대전’의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는 단연 ‘투표율’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난 8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투표율 25.7%를 투표율 전망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주민투표 참여자 중 90%가량을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간주, 투표율 45%를 두 후보의 승패를 가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 낮으면 나 후보, 높으면 박 후보가 각각 유리하다는 것이다. ●젊은층 투표율에 관심 집중 특히 젊은층의 투표율에 관심이 쏠린다. 여당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유권자는 선거 때마다 안정적인 투표율을 나타내는 반면 야당 성향의 40대 이하 투표율은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압승했던 2008년 18대 총선 당시 20대와 30대 투표율은 각각 28.5%, 35.5%였다. 그러나 야권이 승리한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는 41.6%, 46.2%로 껑충 뛰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도 관심거리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6·2 지방선거에서 트위터를 통한 투표 독려가 20~30대 투표율을 5% 포인트 정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후 6~8시 투표율’이 이러한 SNS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투표율도 선거 결과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그동안의 여론조사로 볼 때 나 후보는 강남권에서, 박 후보는 서남·서북·강북권에서 각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여론 지형’만 놓고 보면 박 후보가 다소 유리해 보이지만, 우세 지역에서 저조한 투표율을 보일 경우 ‘다 잡은 고기’를 놓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현재로선 예측 불허다. ●안철수 효과는 반응 엇갈려 ‘안철수 효과’에도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반응은 엇갈린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 박 후보에 대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원으로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박 후보 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 후보 지지율에 이미 안철수 효과가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안 원장의 개입이 보수층 결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전국 42곳 재보선 오늘 꼭 투표하세요

    전국 42곳 재보선 오늘 꼭 투표하세요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10·26 재·보선이 26일 실시된다. 이날 선거에서는 서울시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11명, 광역의원 11명, 기초의원 19명을 새로 뽑는다. 투표는 전국 42곳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된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맞붙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여야 대선 주자들이 총출동한 선거여서 내년 총선과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각각 나 후보와 박 후보를 지지해 대선 전초전 성격도 짙다. 24일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한 데 이어 25일은 박 전 대표가 나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격려한 뒤 함께 ‘도보 유세’를 펼쳤다. 이처럼 서울시장 선거가 ‘대선급’으로 격상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패하는 쪽은 큰 후폭풍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이후 정계 개편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여야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부산 동구, 대구 서구, 강원 인제, 충북 충주, 충남 서산, 전북 남원·순창, 경북 칠곡·울릉, 경남 함양 등 전국 각지에서 치러지는 기초단체장 재·보선도 전국의 민심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범여권과 범야권이 첨예하게 맞붙은 이번 선거는 부동층이 줄어 누가 더 자기 지지층을 실제 투표소로 많이 끌고 나오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강남과 강북 간 ‘지역대결’이 옅어진 것으로 나타나 젊은 층과 장·노년 층의 ‘세대대결’도 눈여겨 봐야 할 핵심 변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내일 재보선] 보선 결과 따라 메가톤급 파장 예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누가 이기고 지든 관계없이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예고해 놓고 있다. 사상 유례없이 기성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정면 충돌한 데다 내년 총선·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선거 이후 정치권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여야 대선주자들의 입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승자가 누구냐에 따라 파장의 강도는 다소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승리하면, 여권은 정국 주도권을 잡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 등으로 촉발된 위기를 수습하고, 내년 총선·대선에 임할 수 있게 된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은 더욱 힘을 얻게 될 것 같다. 나 후보의 정치적 위상도 범여권의 차차기 대선주자로 뛰어오르게 된다. 반면 범야권은 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당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은 단기적으로 크나큰 위기를 맞게 된다.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손학규 체제는 막을 내리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올 하반기 기성 정치권을 강타한 ‘안풍’(안철수 바람)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범야권의 무게중심이 다시 민주당으로 쏠리게 된다.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야권 통합 논의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이긴다면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등 야당까지 존립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비록 야권이 합심해 박 후보를 밀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여야 기성 정치권 모두가 시민세력에 무릎을 꿇은 셈이기 때문이다. 안풍은 확실한 ‘실체’로 자리잡게 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세력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여권은 공황상태에 직면할 것 같다. 국정 장악력을 잃게 되고, 총선과 대선가도에도 비상이 걸리게 된다.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여 자중지란에 빠질 공산이 크다. 변화와 쇄신 요구가 쏟아질 것 같다. 한나라당 내에선 일부 인사들의 탈당 러시나 분당(分黨) 사태를 우려하는 얘기까지 나온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누가 시장되든 매니페스토 제언 새겨라

    10·26 재·보궐선거 투표의 날이 밝았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후보는 13일간의 선거운동을 마치고 서울시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정책 대결보다는 후보자들끼리 검증을 내세워 비방을 일삼는 등 네거티브전으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해 아쉬움이 크다. 두 후보가 발표한 공약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별로 없고 ‘강남 공주’니 ‘협찬 인생’이니 등 비방성 구호만 뇌리를 맴돌 뿐이다. 말은 많았지만, 쓸 만한 말은 별로 없었다는 얘기다. 정책이 실종된 이상한 선거가 되고 말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매니페스토 운동본부가 서울신문과 함께 두 후보의 공약을 분석해 ‘꼭 실천해야 할 공약’을 발표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 아니었나 싶다. 정보 빈곤 속에서도 나름대로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매니페스토 본부는 두 후보가 발표한 10대 공약을 두 차례 심층분석해 예산이 적게 들면서도 시정 개혁에 필요한 공약을 선정했다. 이에 부합되는 공약으로는 나 후보의 공약에선 시민들의 다양한 의사가 예산편성단계부터 반영되는 ‘예산배심원제’가, 박 후보의 공약에선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서울정보소통센터 설치 및 시민보고서 발간’이 선정됐다. 또 대학기숙사 신축 인센티브 부여(나 후보), 2000억원의 사회투자기금 공동조성(박 후보) 등도 실현 가능성이 높은 유용한 공약으로 꼽혔다. 이번 선거는 지난 6·2 지방선거와는 달리 정책이나 공약 개발이 풍성하지 못했다. 갑자기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데다 후보자들도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은 상대편의 정책을 흡수하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매니페스토 본부는 나 후보의 ‘주택바우처’(월세 지원)제도, 박 후보의 ‘전세보증금 센터 설치’는 주거난 해소에 도움을 주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내 것, 네 것 가리지 말고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과감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누가 시장이 되든 매니페스토 본부가 엄선한 공약은 반드시 지켜주기를 당부한다. 운동본부는 공약 이행 여부를 알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 등을 구축해 유권자의 판단을 도울 예정이다. 당선됐다고 해서 공약을 무시했다가는 시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내일 재보선] 여야 모두 “역전 당했다” 엄살 작전… 지지층 투표참여 독려

    [내일 재보선] 여야 모두 “역전 당했다” 엄살 작전… 지지층 투표참여 독려

    ‘열세 후보만 있고 우세 후보는 없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여야가 내놓은 판세 분석을 종합한 결과다. 여야 모두 “역전 당했다.”며 짐짓 울상이다. 그러나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엄살 작전’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초박빙”이라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원순 범야권 후보 지지 선언 이후 박 후보 쪽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박 후보 측 선거대책본부장인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낡은 세력 총결집이 심상치 않다.”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이렇듯 양 진영이 선거 결과를 ‘비관적’으로 보는 배경에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자리하고 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선거전 중반 이후 앞서 왔던 나경원 후보가 박 후보에게 밀리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와 정반대로, 박 후보가 나 후보에게 우위를 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상대 후보에게 후하고 소속 후보에게 박한 분석 결과를 제시하는 데는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밴드왜건(Bandwagon·우세 후보에게 부동층이 몰리는 것)보다는 언더도그(Underdog·열세 후보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것)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지자들에게 ‘우리 후보가 이길 수 있도록 투표장에 나와 달라.’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홍 대표가 “각자 지지집단이 누가 응집력을 갖고 투표장에 가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 박 선대본부장이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야당 지지 성향의 ‘숨은 표’ 존재 여부에 대해 “숨은 표는 없다.”고 각각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서울시장 선거와 달리 11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선거전 초반과 달리 열세 지역으로 분류하는 곳이 각각 한곳도 없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한나라당의 경우 당초 열세 지역으로 꼽았던 강원 인제군수 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유세 이후 전세가 뒤집혔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서울 양천구청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혔으며, 서울시장 선거와 맞물려 있는 만큼 ‘해볼 만한 선거’가 됐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외에 다른 정당 후보들의 득표력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선진당·국민참여당은 충남 서산시장, 민주노동당은 인제군수, 진보신당은 양천구청장, 미래연합은 경북 울릉군수 선거에서 각각 소속 후보를 유일하게 냈다. 선거 결과가 정당의 존폐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박근혜 수첩’ vs ‘안철수 편지’ 품고 羅·朴 마지막 지지호소

    ‘박근혜 수첩’ vs ‘안철수 편지’ 품고 羅·朴 마지막 지지호소

    1분 1초가 아쉬웠다. 마지막 순간까지 사력을 다했다. 모든 인적 자원을 총동원했다. 상대의 폐부를 찌르는 ‘언어’도 모두 쏟아냈다. ‘대선급’ 보궐선거답게 마지막 날까지 피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 모두 후회 없이 싸웠다. ●시장에서 시청까지, 걷고 달리고 나경원 후보의 25일 마지막 유세 컨셉트는 ‘걸어서 서울 속으로’였다. 캠프에 따르면 나 후보는 이날 14㎞를 걸었고, 지하철로 50㎞를 이동했다. 버스와 택시로 달려간 거리도 70㎞가 넘었다. 나 후보의 이날 동선을 포털 지도검색으로 검색해 합쳐 보니 총 138.94㎞에 이르렀다. 나 후보는 새벽 5시 30분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하는 것으로 유세를 시작했고, 저녁 시청 앞 서울광장 유세에 이어 종로 피아노거리 유세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모두 36개의 행사 및 유세를 소화했다. 주요 전철역에서는 군중 유세를 펼쳤고, 서울역·대학로·신촌 등에서는 줄곧 걸으며 유권자들을 만나 호소했다. 박원순 후보는 밤을 꼬박 새우는 강행군에 나섰다. 세수도 하지 않고 수염도 깎지 않았다. 25일 0시부터 자정까지 서울을 훑었다. 그가 이동한 거리는 191.83㎞다. 도보 유세와 지하철 이동시간을 뺀 차량 이동시간만 8시간 25분이다. 박 후보는 신논현역에서 대리운전기사를 격려하며 유세를 시작했고, 노량진수산시장 등 새벽시장을 찾아 나섰다. 주요 지지층인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있는 홍익대 앞에서는 대학생들과 연신 ‘인증샷’ 찍기 등 퍼포먼스를 벌였다. 해가 저물자 박 후보는 범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1000여명이 모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집중유세를 벌였고, 동대문 두타 광장에서 ‘인증샷 놀이’를 하며 선거운동의 대미를 장식했다. ●박근혜 “정당 없이 책임정치 불가” 마지막 날 나경원 후보에게 가장 큰 힘이 된 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였다. 전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아가 ‘응원 편지’를 전달한 데 이어 이날엔 박 전 대표가 프레스센터에 있는 나 후보 선거사무실로 찾아가 “나 후보가 정말 애 많이 썼고, 참 잘했다.”고 격려했다. 박 전 대표는 지원 유세를 벌이며 시민들로부터 들은 요구사항을 빼곡하게 적은 수첩을 나 후보에게 건넸다. 수첩에는 버스전용차로가 끊겨 불편하다는 얘기에서부터 보육시설을 늘려 달라는 맞벌이 부부의 바람, 교원 정원을 늘려 달라는 노량진 고시생의 호소 등이 빼곡히 담겼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당정치는 민주주의 실현에 중요한 뿌리”라며 “책임있는 정치가 되려면 정당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무소속 박 후보를 견제했다. 박 전 대표는 13일간의 재보선 유세 지원을 모두 마치고는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새로운 정치는 정치의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하고 그래야만 희망과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선거가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선거 막판에 안철수라는 ‘천군만마’를 얻은 박원순 후보는 이날 ‘연합군’ 작전을 구사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손학규 민주당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조승수·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 범야권 지도부를 비롯해 박 후보의 멘토단인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신경민 전 MBC 앵커, 가수 이은미 등이 트위터와 거리 유세를 통해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조 교수, 탤런트 권해효 등은 자원봉사자 1000여명과 함께 지하철역 출구 1515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투표 독려 1인 캠페인 ‘Vote 1026! 널 기다릴게’를 진행했다. 한 전 총리는 “투표하지 않으면 악의 편”, “유 대표는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1번(나경원)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박 후보의 승리는 진보 대통합과 정권교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朴 운동원이 운동원 폭행” 논란 나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박 후보와의 차별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이번 선거는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나경원을 택할 것이냐, 무작정 무상복지를 하겠다는 박원순을 택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박 후보가 서울을 맡으면 서울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은 반미(反美) 집회의 아지트가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오세훈 전 시장 심판론을 역설했다. 그는 “이명박, 오세훈 시장 10년간 서울시가 빚더미로 변했다. 25조원을 대학생 등록금, 일자리에 안 쓰고 전시·겉치레 행정에 쏟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낡은 시대를 연장하려는 세력이 다시 총결집하고 있다.”면서 “변화를 바라는 모두가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정성을 모아 승리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막판 총력전 열기가 양측 지지자들의 충돌과 폭력 사태 시비로 번지기도 했다. 나 후보 측은 오후 6시30분쯤 세종문화회관에서 유세를 마치고 이동하던 여성 운동원들이 박 후보의 광화문 유세 현장 인근에서 박 후보 측 운동원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선관위와 경찰에 조사를 촉구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내일 재보선] ‘포스트 10·26’ 잠룡 4인방 운명은

    [내일 재보선] ‘포스트 10·26’ 잠룡 4인방 운명은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고 져도 진 것 같지 않은 선거” ‘포스트 10·26’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다. 이번 재·보선은 유난히 복합적인 변수가 얽히고설켰다. 대선 전초전, 정당의 위기, 시민정치의 실험 같은 변수가 기저에 깔렸다. 특히 대선 전초전이라는 측면은 해석의 여지가 많아졌다. 김종욱 동국대 연구교수는 25일 “정당 정치가 약해진 선거라 표심이 여야(정당)의 균형을 맞추는 형태로 흐르진 않을 것”이라면서 “대선주자들도 이 때문에 명확한 자신들의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어떤 변수라 하더라도 차기 대선주자들에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가 맞붙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은 특히 그렇다. ● 패배땐 ‘박근혜 책임론’ 부상 나 후보가 이길 경우, 박근혜 전 대표는 대세론을 유지하게 된다. 친이(親李·친이명박)계가 약화되면서 정국 주도권을 당이 갖게 되고 구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내 권력을 둘러싼 친이·친박(親朴) 진영의 갈등이 불거진다. 나 후보가 패할 경우, ‘박근혜 책임론’에 ‘당 쇄신론’이 동반 대두된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과 김문수 지사 등이 대척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나 후보의 패배가 내곡동 사저 문제 등 정권 요인 때문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정권과 불가근불가원 관계를 유지했던 박 전 대표가 주전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학규, 안풍 위력땐 설 땅 좁아져 반대로 박 후보의 승패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범야권 잠룡들의 운명과 직결된다. 박 후보가 승리하면 일단 공을 나눠 갖게 된다. 그러나 곧바로 야권 통합 정국이란 지형 변동 과정에서 명암이 엇갈린다. 손 대표는 제1 야당을 결집해 승리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자체 후보를 내지 못한 상태라 상처뿐인 영광이다. 민주당 한계론이 불거지는 데다 안풍(安風)이 위력을 발휘하면 기회를 잡지 못한다. ●문재인, 부산 동구청장 선거 ‘시험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단일화 조정자로 나섰던 만큼 축제의 주인공이다. 그러나 손 대표와 마찬가지로 ‘안철수 독주’를 지켜봐야 한다. 오히려 부산 동구청장 선거 결과가 시험대다. 반면 안 원장은 날개를 다는 격이다. 실질적인 영향력뿐 아니라 기존 정치권과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둬 새로운 정치라는 화두로 어젠다를 주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정치 행보를 하진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야권 통합 정국이 난기류에 휩싸이게 된다. ●朴 져도 ‘안철수 효과’ 기대 남을듯 물론, 박 후보가 패하면 야권은 격랑에 휩싸인다. 통합에 속도가 붙게 된다. 안 원장은 타격을 입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박원순 편’임을 못박지 않았고, 참여를 통한 변화에 무게를 뒀기 때문에 ‘안철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이 공약 꼭 실천하라” 보도 유용/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옴부즈맨 칼럼] “이 공약 꼭 실천하라” 보도 유용/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서울시장 선거일이다. 지난여름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열풍에 이어 온 나라가 ‘희한한’ 정치바람에 휩싸인 지 두 달여 만에 마침내 결승점에 이르렀다. 전세대란, 물가난, 양극화 심화 등에 시달려온 국민은 기존 정치권에 엄청난 충격을 주며 정부와 여당의 국정 실패와 야권의 무기력에 분노를 표출하였다. 시민사회세력인 제3세력에 대한 지지라는 놀라운 선택을 통해 정당정치의 위기를 경고하였고 반성과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였다. 새로운 바람은 우리 정치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선거운동 과정을 지켜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기성 정치인 대 시민사회후보 간의 대결이라는 아주 새로운 형태의 선거전임에도 내용은 기존 정치의 구태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 정책도 없고 전략도 없고 아무런 감동도 없는 선거. 정치권과 시민사회,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등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선거. 그래서 어느 쪽이 승리하든 결과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한 보궐선거의 차원을 넘어서는 선거이다. 시장자리가 갖는 상징성과 의무, 책임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국정치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갑자기 등장한 여야의 두 후보를 검증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두 후보는 ‘안철수 바람’과 ‘박근혜 효과’에 의존하고 있어 후보들만 놓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야 정당들은 익숙하지 않은 대결구도에 적합한 선거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직업 정치인들의 정치공학에 따른 낡은 선거전략에 의존하였다. 검증과 네거티브는 엄연히 다르다. 책임 있는 주체에 의한 공식적인 경로로, 정당한 근거가 있는 팩트를 바탕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검증대상이다. 그 정도가 일반 국민의 상식선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당연히 네거티브에 해당하겠지만 그것에 대한 판단과 평가 역시 유권자의 몫이자 권리이다. 후보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대부분 언론매체들은 마땅히 해야 할 검증절차까지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몰고 갔다. 서울신문도 22일 자 ‘점입가경 네거티브전’ 관련 기사를 통해 나경원, 박원순 두 후보의 도덕성 검증과정을 네거티브전으로 간주하는 듯이 보였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도 22년 만에 양 후보 진영에 네거티브 선거전 자제를 촉구하는 경고 서한을 보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네거티브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지적과 판단이 없다. 대중은 유명인들의 숨겨진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귀 기울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사실 상대방을 흠집 내는 선거 전략이 진부해도 먹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선거처럼 ‘네거티브전’을 통해 알게 된 후보들의 이력과 배경을 바탕으로 유권자가 그 후보의 도덕성과 정책능력을 검증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정책선거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에 못지않게 후보의 도덕성 검증 또한 중요하다. 국민의 높아진 정치의식에 비추어 볼 때 후보 간의 의혹 제기는 도덕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부분이란 것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공약이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가운데 서울신문은 매우 유용한 기사를 제공하여 두 후보의 정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25일 자 서울신문과 매니페스토 본부의 ‘이 공약 꼭 실천하라’는 기사는 각 후보가 제시한 수십 개의 공약을 두 차례 심층 분석한 후 적은 예산으로 서울 시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꼭 실천해야 할 공약’을 선정 발표한 것이다. 이 공약의 핵심은 시민의 참여를 통한 거버넌스 제도 정착과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정책들이다. 오늘 서울 시민들은 시정을 책임질 대표를 선택한다. 2011년 현재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시민들이 바라는 변화의 바람이 무엇인지, 시민들이 무엇에 감동할 것인지, 유권자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지도자가 선출되었으면 좋겠다.
  • 安 ‘등판’ 대선 전초전

    安 ‘등판’ 대선 전초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범야권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이에 따라 선거 막판 표심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안 원장은 이날 박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방문, 박 후보에게 “오늘 응원차 방문하게 됐다. 꼭 바라는 바를 이루시길 바란다. 박 후보가 이겨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뿌리 뽑기 바란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이어 “투표율이 60%를 넘었으면 좋겠다.”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박 후보 측은 안 원장의 막판 지원에 힘입어 초박빙 판세가 박 후보 쪽으로 기울게 됐다며 한껏 고무된 가운데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박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안 원장과 같은 우리 사회의 몇 안 되는 신뢰받는 인물이 나를 지지하면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 측은 이미 선거 구도가 굳어진 상태여서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안철수 효과’를 일축했다. 나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억지로 안 원장이 지원하는 모양새다. 안 원장 효과는 이미 반영됐다고 보며,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거명되는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원을 공식화함에 따라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두 후보의 승패를 넘어 14개월 뒤에 치러지는 18대 대선을 겨냥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안 원장의 전초전이자 대리전 성격을 지니게 됐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전국 재·보선 선거구를 상대로 지원 유세를 펼친 데 비해 안 원장은 서울시장 보선만 지원한 만큼 서울시장 선거 결과만으로 내년 대선을 점치기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安의 정치적 멘토는 오바마?

    安의 정치적 멘토는 오바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스스로 선택한 정치적 멘토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안 원장이 24일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에게 건넨 편지는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어머니 ‘로자 파크스’ 얘기로 시작한다. 1955년 12월 1일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사는 42세의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는 퇴근길 버스에서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몽고메리시 흑인들이 백인버스 탑승 거부운동을 벌인 끝에 이듬해 미 연방법원에서 인종차별, 인권탄압의 상징이던 흑백분리법에 대한 위헌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로자 파크스 스토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2005년 이후 그의 연설에 숱하게 등장했다. 안 원장이 로자 파크스를 끄집어낸 것은 두 가지 의미로 읽힌다. 즉, ‘변화’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권력’이다. 일차적으로는 박 후보에게 사회 변화를 견인해 달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구원투수’의 의미지만, 한발 더 나아가면 차기 대선에서 오바마식 정치를 실천하는 ‘선발투수’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동안 안 원장의 ‘사회 변화 욕구’와 달리 ‘권력 의지’에는 의문부호가 찍혀 있었다. 지지율 50%의 안 원장이 지지율 5%에 불과한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했을 때 더욱 그랬다. 그러나 이날 지지 선언으로 이러한 의구심을 불식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이번 선거는 교수 또는 기업인 안철수와는 무관하다. 정치인 안철수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박 후보에 대한 지원은 대선에 뜻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 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간 대결 구도에서 안 원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간 대선 전초전으로 변모하게 됐다. 특히 박 후보는 선거전 초반 우세를 중반 이후 까먹은 형국이었다. 안 원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안철수 파괴력’을 다시 한번 공인받을 수 있다. 내년 대선 판도가 ‘박근혜 VS 안철수’라는 양강 구도로 갈 수 있는 길이 닦이는 셈이다. 김 평론가는 “안 원장은 이번 선거 이후에는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고 당분간 휴지기 내지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면서 “이는 박 후보가 지더라도 마찬가지다. 안 원장 입장에서는 흠집은 나겠지만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 본인이 향후 대선을 꿈꾸고 있다면 너무 이른 때 등판했다.”면서 “냉혹한 정치권의 검증 과정이 본격화될 경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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