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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 받으면서 “남묘호렌게쿄” 주문 3번 외친 트랜스젠더 여배우… 직접 밝힌 이유는

    상 받으면서 “남묘호렌게쿄” 주문 3번 외친 트랜스젠더 여배우… 직접 밝힌 이유는

    영화 ‘에밀리아 페레스’ 주연 배우골든글로브 작품상 수상하며 소감“정체성 뺏을 수 없어… 나는 나”2018년까진 남자 이름으로 활동작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스페인 출신의 트랜스젠더 여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52)이 제82회 골든글로브 수상대에 올라 “남묘호렌게쿄”를 연달아 3번 외쳐 주목받았다. 6일(현지시간) USA 투데이는 전날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영화 작품상을 받기 위해 나온 영화 ‘에밀리아 페레스’ 주연 배우 가스콘의 수상 소감을 기사로 전하며 “강력한 연설”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미국 패션매거진 하퍼스 바자도 “감동적인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가스콘은 작품상 트로피를 받아들고 마이크 앞에 서 “고맙다”고 한 뒤 “남묘호렌게쿄, 남묘호렌게쿄, 남묘호렌게쿄”라고 말했다. 남묘호렌게쿄(なむみょうほうれんげきょう)는 한국 불교에서 흔히 ‘법화경’으로 줄여 부르는 대승불교 경전 ‘묘법연화경’의 가르침에 따른다는 뜻의 일본어 표현이다. 법화경을 최고 경전으로 여긴 일본 가마쿠라 시대 승려 니치렌이 13세기에 창시한 불교 종파 니치렌종(일련종)에서 ‘법화경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의미의 진언(짧은 주문)으로 사용된다. 소승불교 승려를 연상케 하는 노란색과 주황색 드레스 차림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가스콘은 “나는 오늘 밤 불교의 색상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여러분께 전할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스콘은 이어 “빛은 항상 어둠을 이긴다. 누군가가 우리를 감옥에 가둘 수도 폭력을 행사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영혼, 존재, 정체성은 결코 빼앗을 수 없다”며 “여러분께 말하고 싶다.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라. 나는 당신이 원하는 누군가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프랑스 영화감독 자크 오디아드의 ‘에밀리아 페레스’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대부 마니타스가 조력자인 변호사의 도움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가족을 떠나 에밀리아 페레스로 살아가는 내용이다. 가스콘은 영화에서 공포와 경외의 대상인 마니타스라는 인물과 가부장적 관행에 맞서는 성전환 여성이라는 상반된 두 캐릭터를 깊이 있게 표현했다. ‘에밀리아 페레스’는 이날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영화 작품상 외에도 여우조연상(조이 살다냐), 최우수 비영어 영화상, 최우수 오리지널 송 부문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스페인에서 연기 활동을 시작한 후 2009년 멕시코로 이주해 여러 텔레노벨라에 출연해온 가스콘은 2018년까지는 후안 카를로스 가스콘이라는 남자 이름으로 활동했다. 가스콘은 2016년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했고, 2018년 성전환하며 지금의 여자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 USA와 인터뷰에서 커밍아웃에 대한 두려움을 얘기하며 “자살의 경계에 있었다. 제가 사랑하는 일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항상 걱정했고, 결국 거리에서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가스콘은 자신을 향해 여전히 계속되는 온라인상 비난 등에 대해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도 제게 끔찍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며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파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저와 같은 희생양을 찾는다. 저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가스콘은 지난해 5월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에밀리아 페레스’에 출연한 다른 여배우 3명과 함께 나란히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기도 했다.
  • “쓰레기섬에 만든 미술관… 시작은 자본주의 향한 분노였다” [월요인터뷰]

    “쓰레기섬에 만든 미술관… 시작은 자본주의 향한 분노였다” [월요인터뷰]

    뚝심이 만든 예술의 성지1987년 산업 폐기물로 가득했던 섬나오시마 재생 선언해 주민들 참여 연간 70만명 찾는 관광명소로 도약지역 정체성 창조하는 건 문화38년간 자본주의 상처 극복에 투자빈집조차도 예술 공간으로 작품화주민 설득 위한 설명회 수천번 열어행복은 자연 속에 존재한다어르신들의 웃음 넘치는 공간 실현봄엔 나오시마신미술관 개관 앞둬이번에도 안도 다다오가 건축 맡아클로드 모네의 연꽃을 땅에 품고,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 바다를 바라보는 섬 나오시마. 구리 제련소의 산업 폐기물로 신음하던 일본 세토 내해의 작은 섬을 ‘현대미술의 성지’로 이끈 후쿠다케 소이치로(79) 후쿠다케재단 명예이사장에게 나오시마의 기적을 이끈 원동력에 관해 묻자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라는 답이 돌아왔다. 자본주의가 자연에 남긴 끔찍한 상처를 극복해 보이겠다는 열망이 지난 38년간 나오시마 재생 프로젝트에 매달릴 수 있었던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의 뚝심은 나오시마를 현대미술과 건축으로 재생시켰다. 나오시마는 연간 7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가 됐고, 세토 내해 섬들은 3년마다 다 함께 가가와현 주최로 국제 예술제를 연다. 지역 재생에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섬 전체에도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핵심 건축을 맡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마저 “솔직히 처음엔 너무 거창한 생각”이라고 느꼈다는 그의 아이디어는 전 세계 도시 혁신, 지방 재생의 ‘상식’이 됐다. ‘경제는 문화의 종(下部)’이어야 한다고 주창해 온 그는 “문화가 없으면 지역이나 나라의 정체성이 생겨나지 않는다”며 “일본 에도시대의 번(막부 통치하에 영주가 다스리는 영지)처럼 지역이 정체성을 가져야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는 봄 개관 예정인 ‘나오시마신미술관’의 콘셉트도 살짝 공개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말 나오시마 지추미술관에서 진행됐다. -올해 봄 나오시마신미술관이 개관한다. “기존 서양 중심의 현대미술에서 벗어나 아시아와 일본의 현대미술을 조화롭게 담을 계획이다. 새 미술관은 한일중 등 아시아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중심이 된다. 안도와 함께 작품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건축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 아마 아시아 최초의 시도일 거다.” -‘경제는 문화의 종’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경제가 아무리 발전해도 경제만으로는 개성이 생기지 않는다. 일본이 전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를 떠올려 보면 에도시대까지 만들어진 것들뿐이다. 신사, 성, 정원, 가부키, 차, 꽃…. 메이지 이후 경제적으로 점점 성장했지만 후세에 일본이 자랑할 수 있는 문화적인 것을 만들어 왔던 건 거의 없다.” -주인과 종이 뒤바뀐 셈이다. “온 세상이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에 비이상적으로 오염됐다고 생각한다. 심하게 경제 중심이 돼 버렸다. 나오시마는 ‘코스파’(가성비)를 따지면 불가능한 프로젝트다. 오는 것도 너무 힘들고 하하.” -후쿠다케재단은 1년 단위, 분기 단위 목표 대신 한 세대를 가정하고 30년 이상의 목표를 세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작가 스키모토 히로시의 ‘노출된 시간’이라는 작품에서 배웠다. 기술혁신이 빠르게 이뤄지는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만 늘고 있다. 유행에서는 경제 발전이나 오락적인 것이 싹틀 수 있지만 단지 그런 세계에만 몸을 두고 있으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느냐는 의문을 갖게 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그가 찍은 수평선은 10년 전이나 10년 후나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작품에서 그런 메시지를 읽었다. 사업의 경우에도 유행만 좇는 게 아니라 유행하지 않는 것, 변하지 않는 것을 좇는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결국 인간이 잘 이어 나가야 하는 ‘삶’이라는 걸 깨달았다.” -회사 이름을 ‘베네세’(라틴어 어원을 활용에 만든 ‘잘살다’는 뜻의 조어)로 바꾼 이유도 연관돼 있나. “태초에 남자와 여자가 있고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하고 교육을 받고 다시 아이가 엄마, 아빠가 되고 아이를 낳고 이런 건 1만년 전이나 1만년 후나 변함이 없다. 인간의 변하지 않는 운명에 좋은 서비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잘산다는 이름으로 바꿨다. 예술로 제 시각이나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후쿠다케서점(현 베네세홀딩스)의 창업자 후쿠다케 데쓰히코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1986년 아버지가 타계하자 고향 오카야마현에 내려와 교육·개호 대기업으로 회사를 키워 냈다. 한국에는 학습지 ‘빨간펜’의 원조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나오시마에 어린이를 위한 캠프장을 짓고 싶다는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1987년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1987년이면 외딴섬에 호텔이나 미술관을 짓는다는 개념이 생소했을 것 같다. 무엇이 명예이사장을 움직였나. “나오시마는 일본의 경제성장으로 큰 상처를 입은 섬이다. 이곳 세토 내해는 1934년 후지산보다 먼저 일본의 첫 국립공원이 있던 곳이었다. 그런 섬에 90만t의 산업 폐기물을 버린다는 건 너무나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강한 분노를 느꼈다. 낙후된 섬을 건강하게 만들어 보이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아트를 봐 주세요’가 목적이 아니다.” 후쿠다케 명예이사장은 “현대사회의 모순, 과제 등 현대미술의 메시지성을 읽고 발굴하는 힘은 내게 다소 있었던 것 같다”며 나오시마가 현대미술이란 메시지성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섬의 노인들을 보고 있으면 정보도, 오락도 없는데 도시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다”며 “그렇다면 지금의 도시는 뭔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이런 외딴섬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심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에도시대에는 번들이 여러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나라로 일본이 돌아갔으면 좋겠다. 지금은 너무 도쿄 중심이다. 도쿄는 ‘가상(假想)적’이라고 생각했다. 요컨대 각각의 개성과 매력이 있는 지역의 집합체라면 일본은 굉장히 훌륭한 나라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방에는 독특한 역사나 문화가 있고 독특한 맛도 있고 경치도 있지 않으냐. 그런 것들을 끄집어내 지역 사람들이 자랑스러움과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역 재생을 위한 문화의 역할은 상식이 됐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하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해야 한다. 나오시마도 주민들이 현대미술에 의문을 갖고 멀리서 지켜봤다. 그러나 주민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해의 폭이 깊어졌다. 어르신들이 선입견 없이 현대미술을 받아들이면서 섬의 건강한 변화를 이끌 수 있었다. 이게 바로 지역 재생의 핵심이다.” 1998년 나오시마섬의 빈집을 사들여 예술 공간으로 작품화한 ‘이에(집)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후쿠다케 명예이사장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주민 설명회만 수천번 반복해서 열었다. 이에 프로젝트로 주민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현대미술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떠나지만 관광을 온 젊은이들에게 마치 자신이 작가인 양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행복해지는 게 중요하다. 도시에 살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이기 때문에 도시 속에 살고 있는 건 원래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시의 물질문명, 자극, 흥분, 긴장 상태에 일단 들어가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다. 자연 속이나 노인들의 웃음이 넘치는 공동체가 아니면 행복해지기 어렵다.” -노인이 행복한 커뮤니티란. “행복한 커뮤니티에 살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 행복한 커뮤니티란 역시 인생의 달인, 여러 고생을 경험한 어르신들의 웃음이 넘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걸 나오시마에서 실현할 수 있었다.” 15년 전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그는 뉴질랜드로 이주해 살고 있다. 일본의 더위와 추위가 싫어 날씨가 따뜻한 봄과 가을에만 일본을 찾는다. 그는 일본에선 나오시마섬이 떠 있는 세토 내해를 ‘앞마당’ 삼아 ‘보트피플’로 살고 있다며 웃었다. “일본에는 경치를 빌려 여러 가지를 만드는 ‘차경’(배경을 빌리다)이라는 문화가 있다. 한국의 ‘뮤지엄 산’ 같은 훌륭한 미술관에는 역시 훌륭한 자연이 있지 않으냐. 대도시에 있는 미술관보다 자연에 있는 편이 훨씬 매력적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인간의 삶에는 역시 자연이 가득해야 한다고 본다.”
  • 1월 1일 차량 돌진 테러에 윌리엄 왕세자 보모의 아들도 [월드핫피플]

    1월 1일 차량 돌진 테러에 윌리엄 왕세자 보모의 아들도 [월드핫피플]

    새해 첫날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일어난 차량 돌진 테러로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4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영국 윌리엄 왕세자가 깊은 슬픔을 나타냈다. 윌리엄 왕세자는 인스타그램에 “(아내) 캐서린과 저는 에드 페티퍼의 비극적인 죽음에 충격을 받았으며 매우 슬프다”라며 “페티퍼 가족과 이 끔찍한 공격으로 비극적 피해를 입은 모든 무고한 사람들에게 기도한다”고 밝혔다. 페티퍼는 어머니 다이애나비를 잃은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 왕자 형제를 키운 보모 알렉산드라 페티퍼의 의붓아들이다. 티기 레그 버크란 이름으로도 알려진 알렉산드라는 1993~1999년 두 왕자의 보모로 일했다. 찰스 3세와 다이애나비의 불화로 힘들었던 시기부터 어머니를 잃은 이후에도 자신을 돌봐준 보모 페티퍼를 두 왕자는 각별하게 대했다. 알렉산드라 역시 성인이 된 왕자들의 졸업식과 결혼식에 참석하며 보모 이상의 애틋한 정을 보였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 중 영국인이 있다는 비극적인 소식을 듣고 매우 슬펐다”며 “우리는 그들의 가족을 지원하고 있으며 테러 위협에 맞서 미국과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테러 용의자 샴수드 딘 자바르(42)는 새해를 축하하는 군중을 향해 픽업트럭을 몰고 돌진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난 자바르는 경찰의 총격을 받기 전 차에서 내려 자신에게 총을 쏘아 사망했다. 테러 공격으로 이 사건을 조사 중인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모방 공격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사망자 가운데 영국인은 페티퍼가 유일하며 나머지는 희생자는 모두 미국 사람으로 나이는 18~63살이다. 수사 당국은 차량 돌진 테러 용의자의 단독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그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우려를 더 하고 있다. ISIS는 지난 12월 본거지였던 시리아의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붕괴하면서 반군이 세력을 잡는 정권 과도기 동안 재건될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12개국 이상에서 활동 중인 ISIS는 2024년 3월 러시아 모스크바 쇼핑몰을 공격해 최소 150명이 사망한 테러 공격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 [재테크+] 美 ‘빚 폭탄’ 시계 째깍째깍…전 세계 경제 향방은

    [재테크+] 美 ‘빚 폭탄’ 시계 째깍째깍…전 세계 경제 향방은

    미국 정부의 차입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의회가 설정한 부채한도 문제가 새해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당장은 심각한 위기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몇 달간 미국 내 정치 상황에 따라 문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정치권과 경제계의 긴장감이 바짝 높아지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간) 미 금융정보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오는 14일에서 23일 사이에 국가 부채가 법정 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약 36조 달러(약 5경 2990조 원) 수준입니다. 부채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이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이는 최악의 경우 세계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로도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지출 적자로 부채가 증가하고 있어 조만간 상한선 도달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의회 차원의 부채 한도 폐지나 적용 유예 등의 조치가 없다면, 재무부는 공공분야 투자를 미루고 정부 보유 현금으로 긴급 대응하는 등의 특별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진짜 위기는 초여름에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재무부의 이러한 특별 조치의 여력이 바닥나는 시점이 오는 6월쯤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까지 문제가 계속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는 최종적으로 디폴트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선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당장 부채 문제부터 해결할 처지에 놓였는데요. 취임식 전부터 부채 한도를 “급진 좌파 민주당이 만든 끔찍한 함정”이라고 비판하며 “내년 6월에 단두대가 다가온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채 한도를 폐지하거나 2029년까지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죠. 그러나 부채한도 인상을 둘러싼 정치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정당 간 힘겨루기가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입니다. 미국 경제 포털 야후파이낸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다가올 부채한도 싸움에 불안감을 보인다”며 “새로운 부채한도 설정으로 향후 몇 달간 정부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위한 논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즉, 트럼프 당선인이 부채한도 문제로 인해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국경·에너지 정책과 세금 인하 등 주요 의제들이 줄줄이 연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부채 문제는 바이든의 문제였지만 이제는 우리의 문제가 됐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의회는 그간 부채 한도 인상을 두고 옥신각신 표 대결을 벌여 왔는데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부채 상한을 올려선 안 된다는 견해를 개진해왔습니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현직 의원 29명은 부채 한도를 증액하는 데 찬성표를 던진 적이 없습니다.
  • 미국을 만든 대통령 8인의 리더십

    미국을 만든 대통령 8인의 리더십

    미국은 영국에서 독립한 뒤 1787년 세계 최초로 대통령제를 도입했다. 2년 후 조지 워싱턴이 첫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도널드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으로 일한 이는 모두 45명이다. 책은 미국 공공방송인 시스팬에서 발표한 대통령 평판을 기준으로 미국 발전에 공헌한 8명을 집중 조명한다.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앤드루 잭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랭클린 루스벨트, 로널드 레이건, 버락 오바마까지 그들의 생애와 업적을 분석했다. 특히 그들이 보여 준 리더십을 파고든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는 이는 단연 링컨이다. 그는 1861년 3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거국내각을 구성했는데 반대파를 적극적으로 포용했다. 그의 업적으로 대부분 노예 해방을 떠올리지만 사실 그는 노예 해방보다 연방 수호를 위해 남북전쟁에 나섰다. 남북전쟁에서 보여 준 용인술 역시 탁월했으며 전쟁 기간 중 민생 관련 법안을 틈틈이 챙기기도 했다. 서부 개척을 촉발한 자영농지법과 연방정부 토지를 각 주에 기부해 대학 설립에 기여한 모릴법을 통과시켰다. 수많은 사람이 남북전쟁에서 죽었고 이 때문에 비판도 받지만 링컨은 쪼개질 뻔한 미국을 통합하고 강대국으로 발돋움할 기반을 다졌다. 이 밖에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혁명군을 이끌고 영국과 맞서 식민지에서 벗어나도록 한 워싱턴,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고자 벽난로 옆에서 라디오로 차분하게 국민과 대화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통령으로 공정과 도덕성, 대중 설득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오바마 등도 인상 깊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버린 독재는 한때 강력할 수 있어도 오래가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대통령들도 권력을 휘두르다 독재자로 전락한 사례가 많았다. 특히 망상에 빠져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 장악에 나섰던 끔찍한 대통령을 지금 마주한 우리로선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 더엘그룹, 스파더엘 이미나 대표, ‘따뜻한 하루’를 통해 여객기 참사 소방대원 트라우마 치료비 1천만 원 기부

    더엘그룹, 스파더엘 이미나 대표, ‘따뜻한 하루’를 통해 여객기 참사 소방대원 트라우마 치료비 1천만 원 기부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대표이사 김광일)의 희망지기로 활동 중인 더엘그룹, 스파더엘 이미나 대표가 12월 29일에 발생한 여객기 충돌 사고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대원들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비로 써달라며 1천만 원을 기부했다고 따뜻한 하루가 2일 밝혔다. 이미나 대표는 지난 12월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참사는 너무도 가슴 아프고 비극적인 일이었다”라며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찾아보다가 슬픔을 삼키며 참혹한 현장 수습을 하는 소방대원들이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트라우마 치료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기에 지금 이분들의 치료가 너무도 중요하다”라면서, “소방청과 협력하여 소방대원들을 지원하는 NGO 단체 따뜻한 하루에 소방대원들의 트라우마 치료에 써달라며 1천만 원을 기부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따뜻한 하루는 소방청과 협력하여 소방대원 치료비 및 생계비 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번 여객기 참사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에게 지금 당장 시급한 발열 조끼 등 물품을 지원하고 있으며 여객기 참사 현장에 투입되었던 소방대원들을 포함하여, 전국 각지에서 끔찍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을 소방대원들의 심리치료비를 지원하는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소방관 PTSD 치료비 지원 관련 후원 및 문의는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 공식 홈페이지나 유선전화 연결을 통해 가능하다.
  • 슬픔 삼키며 참혹한 현장 수습…트라우마와 싸우는 소방관들 [김유민의 돋보기]

    슬픔 삼키며 참혹한 현장 수습…트라우마와 싸우는 소방관들 [김유민의 돋보기]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희생됐다. 이번 참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로 남게 됐다. 사고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시신을 수습했던 한 소방관은 “현장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희생자들의 주검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데다, 일부는 소방관들이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다. 소방관들은 구조 작업 중에도 슬픔과 상실감을 억누르며 자신의 임무에 집중해야 했다. 현장에 투입된 베테랑 소방관들조차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 만에 다시 맞닥뜨린 비극적인 상황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이에 유튜버 아옳이(김민영)는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DNA를 대조하며 참혹한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한 소방대원들이 극심한 트라우마와 말로 다 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NGO 단체를 통해 심리치료비로 1000만원을 기부했다. 방송인 박지윤도 “소방관분들, 유족분들에게 따로 기부했다”라며 후원 사실을 밝혔다. 최근 소방관들의 고통을 조명한 티빙 다큐멘터리 ‘라이프 라인’에서 소방관들은 “닫힌 문을 열기 전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야 한다. 그래야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소방관은 “불길 속에서 의식을 잃은 동료를 구하다가 실패한 기억이 아직도 악몽처럼 떠오른다”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수난 구조 현장에 투입되었던 또 다른 소방관은 “물속에서 느꼈던 살의 감촉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며 끔찍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구조 현장의 잔상은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출동 벨소리나 심폐소생술 실패는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한 소방관은 “출동 준비를 할 때마다 사고 현장의 기억이 떠오른다”며 “눈앞에 펼쳐지는 끔찍한 장면들이 내면에 남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2023년 소방청이 발표한 ‘마음 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소방관 5만 2802명 중 43.9%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수면장애 등을 포함한 심리질환 1개 이상에서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들 중 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소방관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대형 참사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은 심리적 어려움이 더욱 심각하다고 호소한다.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 구조 활동 후 PTSD 치료를 받은 소방관만 1316명에 달했다. 이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이 체계적인 심리 치료를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지난해 한림화상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트라우마를 경험한 소방관의 74%가 단 한 번도 심리 치료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이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치료 프로그램의 부족’과 ‘상담의 낙인 효과’였다. 소방청은 현재 무안 참사에 투입된 422명의 소방관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 중이다. 또한, 복귀 후에도 ‘찾아가는 상담실’을 통해 지속적인 심리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소방관들에 대한 심리 치료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관들은 오늘도 참사의 잔상을 안고 구조 현장으로 향한다. 무안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 뒤에 남겨진 소방관들의 내면의 고통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참사 사진·영상 공유하지 마세요”…의료계 당부 사고의 충격과 슬픔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의료계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심리적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재난 상황에서의 책임 있는 대처를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불의의 사고에 국민과 함께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구조작업에 헌신한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전라남도의사회와 광주시의사회도 유가족 및 생존자를 위한 의료지원책을 발표하며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유가족에게는 심리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신건강 전문의를 투입해 정신과적 상담과 심리 및 약물치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을 지낸 백종우 교수(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하며 사고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언론에 당부했다. 그는 “가능한 빨리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심리적 응급처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또한 사고 장면을 목격했거나 관련 영상을 접한 사람들이 2차 외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러한 정신적 충격은 재경험, 회피, 우울증 등 장기적인 심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사고 영상과 사진의 공유 자제를 요청했다.
  • [무안항공 참사] “새해 첫날인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무안항공 참사] “새해 첫날인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새해 첫날인데, 마음이 먹먹해요. 유족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찾아왔어요” 새해 첫날인 1일 광주시 동구 5.18광장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는 이른 시각부터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 운영이 시작된 이날 오전 8시부터 한 손에 국화꽃을 든 추모객들이 차례차례 희생자 영정 앞으로 향했다. 추모객들은 합동분양소에서 고개 숙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대전에서 온 50대 이 씨는 “알고 지내는 부부가 참사를 당했다는 말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다”면서 “말도 안 되는 비극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장성에 온 70대 정 모씨 “30여 년 전 해남에서 난 아시아나 항공기 참사가 떠올랐다. 그때도 지인이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와 끔찍했다”면서 “희생자들이 모두 좋은 곳에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순군민종합문화센터 2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참사 합동 분양소에서는 화순군청 직원들이 휴일인데도 추모객들을 안내했다. 이 곳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여행을 떠났던 화순의 희생자들과 퇴직을 1~2년 앞둔 화순군 공무원들의 위패가 놓여 있었다. 특히 10여년 전부터 친목 모임을 했던 화순군청 전·현직 공무원 8명이 희생돼 직원들은 비통해 했다. 화순군민 유모(34)씨는 “사고를 당한 현직 공무원들은 귀감이 됐던 분들이라 상실감이 너무 크다“며 “퇴직을 코 앞에 두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한 유족은 “남편이 새해 첫 날인데 떡국도 못 먹고…아, 어떡해”하며 흐느끼다 가족의 부축을 받아 겨우 발걸음을 옮겼다. 고3 학생인 강연수, 김태현 군은 고인이 된 친구, 능주고 맹모 군의 위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중학교 때 같은 반이어서 그 때 지냈던 추억이 생각난다”면서 “태국에 다녀와서 방학 때 만나기로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 포르노그래픽 디오라마 - 김언희론 1)/신은조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문학평론]

    사카모토 신이치의 만화 ‘이노센트’에서 등장인물 마리 조셉 상송은 조소한다. “정치는 남자들끼리 독점하고 있으면서 기요틴 앞에서는 여자와 애들도 평등하다 이거로군.” 물론 처벌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그 처벌을 가능케 하는 법령이 평등하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법을 준수하지 않은 인간이 처벌받는 이유는 법이 인간을 보호할 수단이기 때문이지, 법 자체가 고귀한 것이라서가 아니다. 만약 어떤 법이 오직 법을 수호하기 위해 이행된다면 그것은 차별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 상송의 조소는 푸념이 아니라 통찰이다. 여성과 아이,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원칙주의의 모순을 꼬집는 대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의 만화가가 프랑스 대혁명 시대 여성의 입을 빌려 내뱉은 이 대사가 현 한국 사회를 향한 진단으로 읽힌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원칙주의의 모순에 매몰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남역 살인사건과 페미니즘 리부트를 통과하며 우리는 대부분의 사회 규범이 가부장적 시선을 기반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여성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권력 구조의 단면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페미니즘이란 이와 같은 구조와 규범에 대항하기 위해 고안된 이론 틀이기에 여성 혐오에 대한 여성들의 항의가 젠더 갈등, 갈라치기라는 이름으로 폄하되기 일쑤인 근래의 정황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일컫는 일은 이와 같은 압제에 대한 저항의 표현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하는 여성들이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독해해야 할까. 이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을 처형하는 칼날의 집행 주체가 비단 남성이나 가부장적 시스템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야 하겠다. 걸 밴드 QWER은 데뷔와 동시에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석권하고, 펜타포트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일부 멤버가 노출도 높은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이나 언행을 통해 남성 시청자들의 유료 후원을 유도하는 방송, 이른바 “벗방” BJ 출신이라는 사실이 대두된 이래 그녀들을 향한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 서 있는 것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QWER의 메인스트림 데뷔가 여성 인권의 하락을 촉진하는 사건이라고 정의한다. 여성의 몸을 재화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벗방”의 본질이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연예인을 꿈꾸는 어린 여성들이 “벗방”으로 흘러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QWER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각각 “그녀들이 진행한 방송은 유명 스트리밍 사이트의 규제를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벗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과, “옷을 벗는 방식으로 자신을 성적으로 대상화하여 금전을 취했으므로 벗방, 더 나아가 성매매 종사자와 다를 바 없다”는 의견이 부딪치며 격화되고 있다.2) 물론 QWER을 향한 비판이 전부 그녀들의 과거 행적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다. 그녀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 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이 지점만을 지적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벗방 BJ의 양지 진출”이 토론의 주된 쟁점인 이상 해당 토론은 여성이 스스로 여성의 몸을 “전시”하는 행동 그 자체에 대한 논의를 놓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페미니즘”이라는 이론의 보존이 아닌 “여성 인권”인 이상 진정 고민해야 하는 것은 벌거벗은, 음란한, 자신을 대상화하는 그 여성들의 존재를 삭제하지 않은 채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 방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따사로운 빛이 포괄하지 못하는 “음지의 여자”들에게 줄곧 주목해 왔던 시인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다. 임산부나 노약자, 심장이 약한 사람과 과민 체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시집을 읽을 수 없으며, 시집을 읽고 난 후 온갖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시인. 김언희의 시에는 난도질당한 여성 육체의 단면이 가감 없이 삽입되어 있으며 음부와 성기, 성교와 폭력의 장면이 빈번히 등장한다. 이와 같은 태도는 시집 전체의 맥락에 영향을 미쳐 마치 시인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시어와 심상 너머에 외설적인 함의가 담겨 있는 것처럼 읽히도록 만든다. 이것만으로도 섬뜩한 문구를 적어 둘 근거로는 충분하리라. 기실 임산부나 노약자가 아니더라도 “아버지의 처녀막을 찢어”드리겠다 엄포 놓는 목소리를 듣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독자란 그리 많지 않겠지만 말이다(‘가족극장, 이리 와요 아버지’). 그래서일까. 지금껏 수많은 비평가와 연구자들이 김언희의 시에 달아 둔 각주들은 크게 두 가지의 갈래로 분류할 수 있다. 김언희 시에서 그로테스크한 여성 이미지를 발굴한 이해운3)이나, 김언희 시의 여성을 서발턴으로 정의하는 장서란4)은 김언희의 시를 남성 중심적 현실을 전복할 에너지로 대우한다. 반면에 임지연5)은 김언희 시가 남성적 시선을 내면화하고 남성/여성이라는 근대적 시스템을 보존함으로써 기존 문제 틀에 갇힌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두 시점의 맹렬한 대립은 김정란과 남진우 사이에서 벌어졌던 설전을 펼쳐 볼 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일찍이 김정란은 김언희 시가 “여성에 의해서 여성 육체에 가해지는 성폭행”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김정란이 엄격한 페미니즘에 근거하여 김언희 시의 벌거벗은 몸들을 체제의 프로파간다로 독해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6) 하지만 남진우는 그에 대해 김언희의 시선은 “남성들의 시각적 쾌락에 봉사하는 남근적 응시가 아니라, 거기 붙들린 사람을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의 경계인 혼돈으로 초대하는 메두사적 응시”라고 반박했다. 그녀의 시가 “메두사의 시선을 통해 포착한 자아/세계의 추악한 실체를 메두사의 형상으로 재현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이 시인의 시를 읽는 사람은 마치 메두사의 얼굴을 앞에 두고 그러하듯이 “시 앞에서 분노하거나 외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말이다.7) 두 의견은 일정 부분 타당하고, 그래서 여태까지도 그 시비를 팽팽히 겨루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정말 이 여성들이 성폭행범이나 메두사에게 필적할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날 때부터 고기”였다는 그녀들의 고백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난도질당하고 있다. “육회와 수육/ 창창한/ 육절기(肉切機)의 세월”이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다(‘태어나보니’). “시인” 또한 사정은 매한가지인데, 그것은 “여자가 시인이 된다는 것”은 “개가 뒷다리로 서서 걷는 것과 같”다는 독백으로부터 드러난다(‘Eleven Kinds of Loneliness’). 다시 말하자면, 그녀들이 비명 지르는 것은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력한 화자들의 비명을 듣고 있노라면, 전성기의 메두사보다는 차라리 사후의 메두사가 더 떠오른다. 눈을 마주쳤다면 누구라도 돌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으로 수많은 영웅을 쓰러뜨렸던 메두사는 영웅 페르세우스에 의해 목이 잘린 후 방패의 장식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메두사의 이야기는 전승되지 않는다. 이렇듯 단죄의 칼날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여성과 아이들의 목도 평등하게 잘라 버리는 기요틴처럼 말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일견 세계를 파괴할 힘을 가진 것처럼 보였던 메두사도 영웅의 칼날 앞에서는 단순한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것이다. 앞선 연구들이 전부 터무니없는 오독이라거나, 김언희의 작업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김언희의 작업을 절대 방어하려는 의도 또한 아니다. 단지 이 여성들의 “육체 전시”가 가능하기 위해서 어떤 숭고한 의미가 뒷받침되어 있어야만 하는 것인지 질문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문학비평이라 하는 장르가 언제나 작품에서 문학적 의미를 창출하는 작업이고, 김언희 시의 위계-모독이 여성의 몸을 중핵으로 삼아 작동하고 있는 이상 페미니즘적 읽기는 불가피한 일이리라. 하지만 이 여성들에게 엄격한 문학적·사상적 잣대를 들이밀기 이전에 이들이 호소하고 있는 고통의 정체를 규명하고, 이 시점에서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므로 여러 가지 담론들이 여성의 몸을 횡단하고 있는 이 시대에 김언희를 읽는다는 것은, “음지”에서 뒤척이는 몸과 그에 잇따르는 감각을 시의 최종 심급으로 두고 있는 이 시인에게 여성이란 무엇인지 자문을 구하는 일과도 같다. 여성의 삶은 어디까지 다양하고, 어떻게 여성은 삭제되는가. 물론 대화 없는 공감은 언제까지고 모독에 그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시도하는 이 독해가 모독이라는 사실을 주지한다면 김언희의 화자가 실감 나게 들려주는 증언을 통하여 여성이 스스로 몸을 전시하는 일이 무슨 의미일 수 있는지 알아차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이것은 오독이다. 여성이 여성의 몸을 전시하는 것이 단순한 욕망 전시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모독이다. 그 모독적 오독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김언희의 첫 시집 ‘트렁크’는 “가죽 트렁크”를 묘사하며 시작한다.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가죽 트렁크. 그것에 담겨 있는 것은 “토막난 추억”이다. 짧은 진술을 통해 이 트렁크를 둘러싼 진실들을 포착하기란 쉽지 않다. 누가 어디로 보낸 것인지, 트렁크를 둘러싸고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심지어는 “토막난 추억”이라고 일컬어지는 내용물이 정확히 무엇인지조차 기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트렁크가 수취를 거부당한 이유만큼은 짐작할 수 있다. 아마 그것이 너무나도 흉측하기 때문일 것이다. 본디 가야 할 곳으로부터 거절당한 후 갈 곳을 잃은 가죽 트렁크. 이것의 이미지를 김언희의 시와 같이 놓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인의 말에 적혀 있듯, 김언희는 시가 고통뿐인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검출하는 작업이라고 여겨지는 보편적 인식을 정면으로 “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트렁크”를 시인의 작업물 그 자체에 대한 은유로 읽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실로 김언희의 시는 “토막”난 것들을 그러모으고 있다. 이때 토막 나는 대상은 다양하다. “고기”, “개구리”, “당신” 등 수많은 생명이 시에서 도륙되지만, 가장 빈번히 유린당하는 것은 바로 화자 자신이다. 무형의 관념인 “고요”마저도 도살하고 도살당하기를 반복하는 이 “백정의 나라”에서 김언희는 참수도를 다만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받아내고 있다(‘고요의 나라 1’). 의자였는데 내가앉으니도마였다 베개였는데 내가베니작두였다 사람이었는데내가안으니 내가안으니포장육 손톱발톱이길어나는포장육 막다른데가따로없었다 꽃한송이꽃절벽 사람하나사람절벽 여기이절벽에서저기저 절벽으로내입에서내어놓은 거미줄에매달려간댕 간댕건너간다끊어 질듯끊어질듯 ‘의자였는데’ 안락하고 편안한 사물이어야 할 “의자”와 “베개”도 내가 베기만 하면 “도마”와 “작두”가 되어 버리는 정황은 김언희의 화자가 탑재하고 있는 세계관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난해한 정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날 때부터 고기”였다는 다른 시의 진술을 경유해야만 하겠다(‘태어나보니’). 나를 낳은 “엉덩짝”이 갈고리에 걸려 있고, 심지어는 그 엉덩짝의 정체조차 알 수 없는 “지하 식품부”의 “냉장고 속”으로부터 비롯된 고백을 참조해 보자. 이 세계가 나에게 적대적인 이유가 비로소 명료해지지 않는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처럼 비체는 언제나 주체의 의도에 귀속된다. 인간이 도마 위에 앉으면 도마는 의자처럼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일련의 심상들은 화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폭력적이다. 나를 둘러싼 모든 사물이 나를 공격하고 재단하는 상황을 “막다른 데”라고 일컫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언술 행동이겠지만, 나에게서 뽑혀 나온 “거미줄”에 의존해 위태롭게 이곳저곳을 오가야 하는 상황까지 읽어내고 나면 이 화자가 처해 있는 상황이 보다 더 극단적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극단의 상황에서 김언희가 채택하는 방법은 다름 아닌 그 세계의 작동 방법에 적극적으로 찬동하는 것이다. 막차를 놓치고 저녁을 때우는 역 앞 반점 들기만 하면 하염없이 길어나는 젓가락을 들고 벌건 짬뽕국물 속에서 건져내는 홍합들…… 불어터진 음부뿐이면서 생은, 왜 외설조차 하지 않을까 골수까지 우려준 국물 속에서 끝이 자꾸만 떨리는 젓가락으로 건져올리는 허불허불한 내 시의 회음들, 짜장이 더글더글 말라붙어 있는 탁자 위에서 일회용 젓가락으로 지그시 빌려보는, 이 상처의 모독의 시, 시, 시, 시울들……… ‘허불허불한’ “벌건 짬뽕국물 속에서 건져내는 홍합”이라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은 직후 “불어터진 음부”로 변환된다. 이 회음은 “시”의 것으로, 시가 전적으로 화자에 의한 발화라는 것을 견지한다면 직후 들어오는, 왜 세상은 “외설조차 하지 않”느냐는 탄식은 자신에게 주어진 발화 방식도 충분히 이용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비판임과 동시에 외설밖에는 할 수 없는 화자 자신에 대한 통렬한 메타인지이기도 하다. 그렇다. 김언희에게 있어 세계란 외설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아니 외설밖에는 할 수 없는 침묵과 고요의 공동이다. “골수까지 우려준” 국물이 그렇듯 이 세계는 인간의 몸을 극한까지 착취하면서 성립하는 세계다. 달콤한 복숭아의 “향기”에 “전신이 가려워”지는 방식으로 세계와 몸이 불화하는 상황이라면,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몸의 시 쓰기는 모독과 외설, 배설과 동일시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나의 몸에서 복숭아의 일각을 발견하는 상황에서 고통이 창작을 추동한다는 오래된 격언 또한 폐기를 피할 수 없다(‘복숭아’). 이렇듯 김언희에게 몸과 세계는 서로 공명한다. 지독한 자기도취로도 보이는 이 세계 인식이 쾌락적 나르시시즘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 공명이 상처와 고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김언희의 시가 성감을 전면에 내세워 시를 창작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적으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이지만, 앞선 표현을 참조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금기 내지는 윤리를 깨뜨리기 위해 성감만을 강조하고 있다기보다는 몸과 감각에 대한 탐구에 치중하면서 그와 맞닿아 있는 가장 일차적인 감각의 일환으로 성감을 이용하고 있는 것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시 쓰기와 배설이 살아남기 위한 외설의 표현으로 동등한 위치를 획득할 때, “봉합되지 않는” 인생으로부터 타액처럼 시가 흘러나오며 김언희의 세계-자기 인식은 완성된다(‘……?’). 장바구니를 들고 오늘은 또 무엇을 똥으로 만들어줄까 미나리 상추 쑥갓 바지락 피조개 펄펄 뛰는 저 도다리란 놈을 똥으로 만들어버려……? 항문을 쩝쩝 다시며 지나가는 과일전 좌판 위에 황도 백도 천도 복숭아들 등천하는 저 향기를 구린내로 저 신선한 과육들을 똥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분뇨의 회로 나를 거치면 모든 것은 왜 심지어 당신, 심지어 하느님까지, 내게서 나오는 것은 왜 모조리 ‘왜 모조리’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고 “항문을 쩝쩝 다시”는 행위는, 앞서 언급했던 몸과 세계의 미적 판단 기준이 불화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감각의 교란으로 이해된다. 더 나아가, 생명력 넘치는 도다리까지 모두 화자의 몸을 통과하며 똥으로 변모하는 상황으로부터 김언희의 화자가 갖추고 있는 소화 능력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함축한다는 결론 또한 도출할 수 있다. 김언희의 몸을 통해 세계는 모독의 대상이 되어, 역겹고 끔찍한 형상으로 변환 출력된다. 그러므로 배설은, 시 쓰기는 무서운 일이다. 대상이 미륵이건 나발이건 고려하지 않고 제 식대로 씹어 삼키는 방식은 그 원리의 측면에서 세계가 화자를 착취해 온 방식과 동일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칼날을 휘두른다면, 그것은 그 칼날이 휘두르는 자에게도 유효하다는 뜻이 되지 않겠는가. 미륵과 하느님. 언젠가 재림하여 세계를 구원할 것이라고 믿어지는 선지자와 절대자 그 자체. 또는 규범의 화신. 그들을 욕보이는 행위가 화자의 자긍심으로 기능하는 것은 화자 스스로 그 행위에 혁명이나 대항, 자기표현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이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해 볼 수 있겠다. 김언희의 화자가 외설과 배설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이 화자들이 흉측하기 때문이다. “늙은 창녀”, “주검”, “미친년”과 같은 멸칭으로 묘사되는 화자들은 모두가 그 자체로 금기시되는 존재로, 이와 같은 꺼림칙한 감각은 김언희의 화자뿐만 아니라 그녀가 사용하는 시어와 제시하는 정황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사항이다. 트렁크는 수취 반송되었고, 고기는 잘려서 매달렸다. 이들이 스스로 발화하는 것을 통해 권위에 상처 입는 당사자는 누구인가. 누가 그녀들을 가공하고, 왜 그녀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가. “아버지”, “하느님”, “당신”으로 호명되는 착취의 수혜자들. 그들의 정체가 밝혀진다. 저 여자가 죽지 않는다 나는 한 구멍을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은 쬐그만 구멍, 그 한 잎의 구멍을 사랑했네. 그 구멍의 솜털, 그 구멍의 맑음, 그 구멍의 영혼, 그 구멍의 눈물,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구멍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구멍을 사랑했네. 구멍만을 가진 구멍, 구멍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구멍, 구멍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구멍, 눈물 같은 구멍, 슬픔 같은 구멍, 병신 같은 구멍, 시집 같은 구멍, 그러나 누구나 가질 수는 없는 구멍 영원히 나 혼자만 가지는 구멍, 나밖에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구멍,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가혹한 구멍 ‘한 잎의 구멍’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는 김언희에 의해 다시 쓰이는 과정에서 “구멍”으로 치환된다. 이때 기묘한 것은 오규원의 시에서 “여자”가 화자와 철저히 구분되는 타자로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김언희에 의해 다시 쓰인 시의 “구멍”은 화자 자신이자 동시에 사랑하는 대상으로 변모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단순히 김언희가 여성 시인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여성의 대명사로서 기용되는 구멍은 다분히 여성의 성기처럼 읽힌다는 지점에서 앞선 독해에서 줄곧 발견해 왔던 “모독에 의한 모독”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김언희는 이 “덮어씀”을 통해 기존 남성 권력이 선사하는 여성에의 사랑을 비웃음과 동시에 자신-여성마저도 비웃고 있다. “누가 내 시에 마요네즈를 발랐”고, “내 시에 대고 수음을 했느”냐며 범인을 색출하려는 행동은 그래서 이해될 수 있다(‘누가 내 시에 마요네즈를 발랐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채택했던 수단인 모독이 효과적인 이상, 상대를 색출해야만 모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대표적으로 불려 나올 수 있는 존재가 “아버지”다. 거울 속의 아버지, 새빨간 페티큐어를 하고, 아이, 꽃만 보면 소름이 져요, 허리를 꼬는 아버지, 과부가 된 아버지, 생리중인 아버지, 시뻘건 아버지의 음부, 아버지의 질, 하룻밤에 여든여덟 체위로 내 남자와 하는, 빗자루 손잡이와 그짓을 하고, 자동차 뒷자리에서 스무 켤레의 구두와 하고, 유리상자 속에서 왕과 동거를 하는, 아버지이, 아버지의 목청으로 부르르 나를 부르는 아버지 ‘가족극장, 과부가 된 아버지’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가. “걸려 있는 어머니”에게서 자신을 “들고 가는” 존재다. 다시 말해, 세계 규범의 화신과 같은 존재이다. 시집의 한 부 전체가 “가족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가족 내부에서 일어나는 위계 관계를 뒤집고, 기제를 모독하는 것으로 메워져 있는 것은 그렇게 이해될 수 있다. 시인은 주님, 아버지, 오빠 등 남성적 주체들에게 여성의 음부와 행위를 오려 붙임으로써 그것의 권위를 훼손한다. 이와 같은 시적 전략은 ‘보고 싶은 오빠’를 비롯한 이후 시집에서도 두드러지게 활용된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이 “거울”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하겠다. 거울이란 세계를 비추는 시선임과 동시에 내가 나를 자각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이미지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를 다시 읽어 보면, 거울 속의 “아버지”는 여성의 신체를 하고 내 남자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 같다. 다시 말해, 김언희의 화자들은 아버지를 훼손하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남근중심주의적 관점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모독이 가질 수 있었던 승리의 감각은 피로스의 승리로 격하된다. 내 얼굴로부터 매 순간 아버지의 얼굴을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세상이 그녀를 고기와 구멍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외설할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시 쓰기는 이 시점에서 오독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상가”로 가도 “카바레”가 나오고, “꽃집”으로 가도 “족발집”이 나오며, 발걸음한 “예식장”은 “도축장”으로 변모하는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 세웠던 모독의 바리케이드가 되려 여성 자신을 음란함에 가두게 된다는 모순이다(‘피치카토’). 이 책이 소리를 전부 빨아먹는다 이 책이 비명을 전부 빨아먹는다 이 책이 피를 전부 빨아먹는다 육절기로 썰어 넘기는 책장 한 장 한 장이 혓바닥이다 흠씬 피를 빨아먹은 페이지 페이지, 면도날로 밑줄을 친 붉은 밑줄들이 줄줄 흘러내리는 이, 책이 ‘이 책’ 김언희는 시에 발린 “마요네즈”, 즉 “아버지를 내포하는 몸”을 경멸한다. 그래서 김언희의 시는 재생산이나 자신만만한 자의식의 표출이 아니다. 오히려 소화이며, 소비다. 먹어서 없애야 하는, 똥으로 만들어 버려야 하는 무엇이다. “아버지에게서 아버지를 파내드릴게”라고 이야기하는 김언희. 내 몸을 끊임없이 소비하는 것은 “아버지의 좆대가리”에서 자신을 “벗겨내 달라”는 요청의 수행적 표현임과 동시에 화자를 포박하는 사상과 논리로부터 탈각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벗겨내주소서’).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가 아직도 죽지 않”은 이유는 이 탈각이 모독으로써는 정복될 수 없는 무인도이기 때문이다(‘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난자당한 살점들이 에워싸고 있는 그 섬”에 닿을 때까지 그녀들은 죽을 수 없다(‘그 섬에 가고 싶다’). 성공할 수 없는 전략을 고수하면서 삶의 결말을 유보하고 있는 이 화자들의 태도는 의미 없는 감각과 침탈을 반복하면서 이중의 모순을 안은 채 언제까지고 지속될 것만 같다. 그렇다면 폭로를 위해 오독을 감수해야만 하는, 살을 취하기 위해 뼈를 줄 수밖에 없는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 여성들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아니, 질문을 바꾸어 보자. “음부”밖에는 없는 세상에서 “외설”로만 발화할 수 있는 여성들의 이와 같은 몸부림을 다만 윤리적 잣대로 처벌할 수 있겠는가? 쉽게 답변을 내릴 수 없는 질문, 그에 대한 사유의 약진이 김언희의 근작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자가 시인이 된다는 것 -인격이라는건온도와습도에따라변하는거야고환처럼 -1은홈리스II는섹스리스III는홈리스에섹스리스너에게는좆밖에없고나에겐그마저없고 -니체고시체고나랑맞바꾼개는잘커?네터럭이목구멍에엉겨죽을뻔한그개? - 죽여준다정말죽여줘新옥보단3D로보니온세상이肉蒲團之極樂寶鑑이네 -30년동안카데바노릇을하고있어6개국어로거짓말하는카데바그게나라고 -저개하지도못하고짖지도못하는저개엊저녁에광견병접종을하고온저개이제는미칠수도없게된저개 -난죽은년조차아냐시체조차도없어난내눈에도안보여 -정색은질색이야난잠을자면서도하품을해잠을자면서도존다고가래침이야말로내인생의토핑이지 -모든것을포기하고미쳐버리면시간이절약되지않을까 -나무젓가락같은잣대로젓대로나좀들쑤시지마지뢰를밟고선자만이경멸할수가있는거야똥밟은자를 -개가뒷다리로일어서서걷는것과같소…… 여자가시인이된다는것은 -내주여저는알알이익었나이다새까만악의의포도송이로나의모든사랑을다해나의모오든화냥을다해 ‘Eleven Kinds of Loneliness’ “까마귀에게 있어서 까마귀 자신만큼 불길”한 것이 또 없듯이, 여성의 몸은 그것이 여성의 몸이기 때문에 한 번의 오독을 거치고 있다(‘미얀마’). “죽은 년조차도 아니고, 시체조차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나, “개하지도 못하고 짖지도 못하는 개”라는 호명은 그것이 비체화되고 있음의 표상이다. 기실 세상만사가 각각 결핍을 갖는 방식으로 성립하는 법이라지만, 남성 성기를 가진 “너”에게 “나에게는 그마저도 없”다는 화자의 토로는 화자 본인이 너보다 더 다중적인 압제 밑에 억눌려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렇듯 발화다운 발화를 할 수 없는, 내가 나로 살 수 없는 이러한 치욕과 모멸의 세상에서 화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기학대에 가까운 성교, 폭력뿐이다. 이 화자가 “사랑”과 “화냥”을 병치하면서, “새까만 악의 포도송이”만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날 때부터 고기로 다루어졌던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발견하는 여자들에게 걸려 있는 저주들이 말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태여 여성에게 씌워져 있는 성적 필터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작가의 작품이 작가 자신의 성분을 근거로 성기게 맥락화되는 상황을 여럿 마주쳐 왔다. 말이 말로만 판단될 수 없는 이 연좌제의 굴레 속에서 여성이 더욱 취약할 것임은 당연하다. 다시, 이 지점에서 김언희 화자의 발화가 일차적인 몸의 감각으로 소급되는 양상에 대한 재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 그것은 김언희의 무력한 화자에게 주어진 유일한 발화 방식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여성의 발화가 받아들여지던 방식이다. 오로지 자궁의 병 탓으로 여겨졌던 여성의 히스테리처럼, 멸시가 멸시를 낳고 오독이 오독을 낳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여성을 어떻게 “정확히” 읽을 수 있을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촘촘히 짜인 의미망으로 기능하는 몸. 구멍과 음부와 외설로 대변되는 여성의 몸. 그러한 관점에서 의도가 없고, 말이 없고, 생각이 없는 “시체”는 역설적으로 여성 화자가 갈망해야 하는 종착점임에 틀림없다. 여성이라는 몸은 그야말로 죽어야만 해방되는 저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섹스와 끼니”, “모욕과 배신”, “지저분한 농담”과 “어처구니없는 삶”과 “죽음”에서 해방되기 위해 제시되는 방안이 죽음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여느 날, 여느 아침을’). 김언희의 화자는 지속적으로 “6개국어로 거짓말하는 카데바”, 자라면서 뇌를 버리는 “멍게”의 이미지를 제시하면서 죽음에의 달성을 꿈꾼다(‘Endless jazz 19’). I 혓바닥에 검은 털이 빡빡이 돋아나고 있어 입속의 검은 구두 솔 구두거나 귀두거나 모조리 光내줄 수 있어 막창에서 밑창까지 II 엉겁결에, 만인의 연인이 되고 말다니 만인의 黃狗가 영원히 삭제 불가능한 리벤지 포르노의 주인공이 1초도 혼자 있을 수가 없어 1초도 혼자 있을 데라고는 없어 아무도 날 잊어주지 않아 단 1초도 더 이상 혀를 못 놀리게 된 자만이 진짜 죽은 자라고 발화의 욕구는 성욕보다 백배는 강해 귀를 대주라고, 언니, 뒤를 대주듯이 III 세 번이나 하고도 한 기억이 전혀 없어 이제 난 어제 한 거짓말도 기억이 안 나 난 매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가야 살아 말매미처럼 내 손으로 내 등짝을 가르고 ‘황색 칼립소’ ‘황색 칼립소’에서 “입”은 “구두 솔”의 이미지를 경유하여 여성 성기와 동등하게 취급된다. 그것이 “구두”와 “귀두”를 광내는 도구로 취급된다는 지점에서 여성 몸의 현주소를 선고한다. “엉겁결에” 만인의 연인이 되어 평생 그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는 비체의 끝이다. 내가 나로 있기 위해서 나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역설이 당연시되는 이 세상에서 내 발화들이 전부 “거짓말”이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언희의 화자는 “발화의 욕구”가 “성욕보다/ 백 배는/ 강”하다는 말을 통해 스스로가 이러한 무용한 반복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타진한다. 하지만 언제나 “귀를 대주”는 것보다 “뒤를 대주는 것”이 더욱 수월하다. 여성의 몸이 그렇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니”도 여성이고 화자도 여성인 이상 자신의 발화를 순수한 자신의 발화로 전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들의 대화가 대화로써 성립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김언희의 시는 이 시집이야말로 “엽색”과 “치정의 끝”이라는 발화를 통해 모독이 모독당할 수밖에 없고, 오독이 오독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슬프게 폭로한다(‘격에게’, 96쪽). 이 시집은 모리스 블랑쇼의 “오늘 밤 나를 죽여주지 않으면 당신은 살인자요”라는 책망으로 끝을 맺는다. 모리스 블랑쇼는 여러 격언을 남겼지만, 이 시점에서 들여오기에 적합할 만한 다른 말이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부터 쫓겨난다.”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작품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말이었던 앞선 발언은 김언희와 맞닿았을 때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빗나가 버리는 오독의 광경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읽히게 된다. 이조차도 원 의미를 왜곡하는 오독이지만, 김언희의 화자가 오독과 적극적으로 싸우는 방식으로 오독당해 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인의 시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과 모리스 블랑쇼의 말이 해석 과정에서 변질되는 것은 그 불가역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지점일 수 있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미 완결되어 있는 내 몸의 의미. 하나의 의미망을 형성하고 있는 몸이 자꾸만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함과 동시에 탄생하는 시. 타자에의 침탈에 맞서는 이 힘 있는 비명이 어떻게 시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김언희에게 폭력에 대한 감상은 세계에 대한 단상이다. 만약 지금까지의 독해가 옳다고 가정한다면, “내가 벗어던져야 하는 마지막 실오라기”가 어디에 있냐는 질문과 “매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가야” 살 수 있다는 진술이 서로 호응하는 것처럼 읽히는 것은 결코 착각이 아닐 것이다(시집 ‘보고 싶은 오빠’ 중 ‘쌍십절 2’). 내 몸은 포르노가 아니다 그리스의 남성 영웅 카이네우스는 본디 카이니스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녀)가 여성이기를 포기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개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것이 그녀가 포세이돈에 의해 강간당했다는 설이다. 그녀는 자신을 차지하고자 했던 포세이돈에게 강간당한 이후 어떤 저항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견디지 못해 분노에 떨었다. 이윽고 그녀는 자신에게 닥쳐온 모든 불행이 여성이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강간당했으며, 여성이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었고,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 욕구의 표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달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던 포세이돈에게 남성이 되기를 청했고, 그렇게 카이네우스가 되어 신화에 이름을 새긴다. 우리가 카이니스와 카이네우스의 신화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사실이 있다면, 신체적·정신적 특성을 폭력의 원인으로 지목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며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비윤리적이라고 일갈할 수 없으리라는 예감일 테다. 어떤 폭력이 여성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면, 어떤 여성들이 그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 아님”을 소망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폭력 자체를 근절하는 것보다 그 자신이 여성 아니게 되는 것이 폭력의 위협에서 벗어날 방법으로 더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반대로 “여성”이라는 범주가 그 위신을 공고히 할수록, 오히려 그 집단이 갖고 있는 힘이 허약해진다는 것과도 동일하게 읽을 수 있다. 기실 이것은 김언희 시에서도 “종이 고환”을 단 “여류 시인”의 이미지와(‘어지자지’), “몸만 여자지 음탕한 남자 아닐까” 되묻는 자조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아닐까’). 주디스 버틀러는 여성 범주를 부정하며 여성 없는 페미니즘을 주장한다. 여성이라는 동일 정체성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페미니즘은 가능하며, 되려 여성만이 페미니즘을 허락받을 때 이론은 허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때 가장 강조되는 것이 “수행 뒤에 수행자는 없다”는 명제다. 바꾸어 말하자면, 젠더와 성 정체성 등의 “범주”는 나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결코 자아의 본질이나 골자에 도달할 수는 없다. 그것은 정체성이 여러 가지 속성들이 화합하고 상충하면서 교차적으로 성립하는 것이거니와, 나의 유일무이한 정체성이 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동시에 자신의 의견이 미국 동부 해안의 레즈비언/게이 커뮤니티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현재까지도 투쟁하고 있는 젠더퀴어들에게 감응하고, 그것이 페미니즘과 맞닿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젠더 트러블’의 개정판 서문 (1999)에서 주디스 버틀러는 이와 같은 착안점을 털어놓으며 자신이 학계라는 서로 만난 적 없는 문화지평의 수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8) 연거푸 강조하지만, BJ의 노출과 김언희의 비명을 동일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동일시될 수도 없거니와, 동일시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다만 어떤 폭력이 페미니스트이기에 가해지고 있고, 자신의 주변이 그러한 폭력을 기꺼이 휘두를 자들로 가득하다면,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복종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할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으리라. 물론 이 사실을 주지하고서라도 자신을 “반페미”라고 지칭하며 몸의 이미지를 판매했던 QWER 일부 멤버들의 행동을 완전히 윤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글 또한 순수히 그녀들을 방어하기 위해 쓰인 글이 아님을 밝힌다. 그러나 페미니즘이란 결국 여성 해방을 위해 고안된 이론 틀이기에, 만약 페미니즘이 여성의 삶, 또는 한 여성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성질 그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면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점검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요청이다. “여자의 완성이 얼굴”인 나라에서(시집 ‘보고 싶은 오빠’ 중 ‘르 흘레 드 랑트르꼬트’) 페미니즘마저 여성을 불순하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거절한다면, 그 여성들의 사활을 건 투쟁도 포르노로 전락하게 되지 않겠는가. 아니, 설령 그것을 포르노라고 일컫는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참작이 진행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침투를 불허하고 “음지”에 잠재우는 것은 “보기 편안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한 가지의 방법일 수는 있겠으나 그와 동시에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기회 또한 그녀들과 함께 영영 잠들게 하는 일일 것이다. 폭력은 다른 것이 아니다. 해석의 여지가 불가능하도록 맥락을 거세하는 것이 폭력이며, 알몸과 외설만을 보는 것이 포르노다. 그래서 포르노는 만들어지는 동시에 해석된다. 이것이 도발적이고, 충격적이고, 외설적이라고 할지언정, 그 너머에 무엇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그것을 실로 포르노로 만든다. 여성의 알몸과 성교를 그저 “외설적”이라고 말하면 그것들은 모두 외설로 남는다. 여성의 목소리를 그저 비명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단지 비명에 머무른다. 그러나 여성의 알몸이 어떤 의미일 수 있는지 해석하는 순간 그것은 외설적인 알몸을 넘어 저항의 표현이 된다. 기실 비평은 언제나 이러한 해석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작업이었고 약자에게 견고한 법령에 틈입하는 몸짓이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김언희의 시 세계를 톺으며 오독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저 죽은 것도 아니고, 사는 것도 아닌 모호의 세계에 잠자는 여자를 깨우는 것이다. 그 후로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감을 위해 태어나지 않은 음부로, 분뇨의 입구로 태어나지 않은 입으로. 1) 이 글에서는 김언희의 시집 ‘트렁크’(세계사, 1995),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민음사, 2000), ‘GG’(현대문학, 2020)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위의 시집에서 시를 인용할 경우 해당하는 제목만 표시하며, 맥락상 구분이 필요한 경우나 다른 시집에서 인용된 시의 경우 시집명이나 쪽수도 함께 명기하도록 한다. 2) 이정수 기자,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온 여캠 BJ들… “벗방이랑 뭐가 달라” 시끌’, 서울신문, 2024년 8월 12일, https://v.daum.net/v/20240812113303539 3) 이해운, ‘현대시에서의 그로테스크’, 한국문학과 예술 9(2012,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4) 장서란, ‘김언희 시의 서발터니티 연구 -‘말하는-죽음’과 ‘여성-괴물-되기’를 중심으로-’ 한국현대문학연구(2022, 한국현대문학회). 5) 임지연, ‘1990년대 여성시의 이상화된 판타지와 역설적 근대 주체 비판’, 한국시학연구(2018, 한국시학회). 6) 김정란, 남진우, 이희중, ‘특별좌담/올해의 시를 말한다’, 월간 현대시 56호, 1997년 12월호. 7) 남진우, ‘메두사의 시- 김언희의 시세계’, 계간 문학동네 25호, 2000. 8)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2006, 문학동네) 58~61쪽 참조.
  • 스트레스 심했나···종교행사 도중 조련사에 돌진한 코끼리

    스트레스 심했나···종교행사 도중 조련사에 돌진한 코끼리

    스리랑카 종교축제 현장에서 성난 코끼리가 난동을 부리다 조련사를 짓밟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성인뿐만 아니라 축제를 즐기러 나온 어린아이들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뉴스 플랫폼인 뉴스와이어는 “전날 해안도시인 도단두와에 있는 사원에서 주최한 종교행사 도중 코끼리가 난동을 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이 지역에서 열린 불교 축제인 페라하라(Perera)에는 코끼리와 악단이 함께 행진하는 퍼레이드 등 많은 행사가 열렸고, 이를 보기 위해 몰린 인파도 상당했다. 불교에서 매우 귀중하고 신성한 존재로 여겨지는 코끼리는 페라하라 축제의 핵심이었고, 조련사가 화려하게 치장한 코끼리를 이끌며 행진하는 중이었다. 이때 갑자기 코끼리가 머리를 돌려 옆에 있던 조련사를 향해 돌진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코끼리는 쓰러진 조련사를 짓밟았고, 현장은 끔찍한 사고 현장에서 도망치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곧장 병원으로 이송된 조련사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사고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한 어린아이 등 구경꾼들은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코끼리의 나라’로 불리는 스리랑카에서 코끼리의 ‘반란’으로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스리랑카의 종교적 성지 중 하나인 카타라가마에서 열린 힌두교 종교 축제에도 코끼리가 등장했는데, 이 행사에 동원된 코끼리 한 마리가 갑자기 날뛰기 시작하면서 일대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코끼리 한 마리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자 다른 코끼리들도 ‘폭주’를 시작했다. 흥분한 코끼리들은 이리저리 날뛰면서 최소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8월 종교행사에서는 코끼리 5마리가 갑작스럽게 난동을 부리자 이를 피하려던 순례자 수십 명이 호수에 뛰어드는 사고가 있었다. 동물 전문가들은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데다 시끄러운 음악과 불꽃놀이 등으로 혼란스러운 축제 장소가 코끼리에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도 종교행사 등에 동원되는 코끼리들이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코끼리를 신성시하는 스리랑카가 동물학대 관련법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리랑카에 서식하는 야생 코끼리는 약 7500마리, 종교 행사 등에 동원되는 길들여진 코끼리는 약 200마리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스리랑카에서는 무분별한 개발과 개간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코끼리들이 인간과 충돌하면서 ‘코끼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영상)행사 동원된 코끼리의 ‘폭주’…아이들 앞에서 사육사 짓밟아[포착]

    (영상)행사 동원된 코끼리의 ‘폭주’…아이들 앞에서 사육사 짓밟아[포착]

    스리랑카 종교축제 현장에서 성난 코끼리가 난동을 부리다 조련사를 짓밟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성인뿐만 아니라 축제를 즐기러 나온 어린아이들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뉴스 플랫폼인 뉴스와이어는 “전날 해안도시인 도단두와에 있는 사원에서 주최한 종교행사 도중 코끼리가 난동을 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이 지역에서 열린 불교 축제인 페라하라(Perera)에는 코끼리와 악단이 함께 행진하는 퍼레이드 등 많은 행사가 열렸고, 이를 보기 위해 몰린 인파도 상당했다. 불교에서 매우 귀중하고 신성한 존재로 여겨지는 코끼리는 페라하라 축제의 핵심이었고, 조련사가 화려하게 치장한 코끼리를 이끌며 행진하는 중이었다. 이때 갑자기 코끼리가 머리를 돌려 옆에 있던 조련사를 향해 돌진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코끼리는 쓰러진 조련사를 짓밟았고, 현장은 끔찍한 사고 현장에서 도망치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곧장 병원으로 이송된 조련사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사고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한 어린아이 등 구경꾼들은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코끼리의 나라’로 불리는 스리랑카에서 코끼리의 ‘반란’으로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스리랑카의 종교적 성지 중 하나인 카타라가마에서 열린 힌두교 종교 축제에도 코끼리가 등장했는데, 이 행사에 동원된 코끼리 한 마리가 갑자기 날뛰기 시작하면서 일대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코끼리 한 마리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자 다른 코끼리들도 ‘폭주’를 시작했다. 흥분한 코끼리들은 이리저리 날뛰면서 최소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8월 종교행사에서는 코끼리 5마리가 갑작스럽게 난동을 부리자 이를 피하려던 순례자 수십 명이 호수에 뛰어드는 사고가 있었다. 동물 전문가들은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데다 시끄러운 음악과 불꽃놀이 등으로 혼란스러운 축제 장소가 코끼리에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도 종교행사 등에 동원되는 코끼리들이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코끼리를 신성시하는 스리랑카가 동물학대 관련법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리랑카에 서식하는 야생 코끼리는 약 7500마리, 종교 행사 등에 동원되는 길들여진 코끼리는 약 200마리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스리랑카에서는 무분별한 개발과 개간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코끼리들이 인간과 충돌하면서 ‘코끼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바이든 “깊은 슬픔”… 찰스 3세 “나와 아내는 애도한다”

    바이든 “깊은 슬픔”… 찰스 3세 “나와 아내는 애도한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 세계 각국의 애도와 위로가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동맹으로서 미국 국민은 한국 국민과 우정의 유대를 공유한다. 이번 비극으로 영향을 받은 분들을 생각하면서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모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성명에서 “아내와 나는 무안에서 극심한 인명 피해가 난 끔찍한 항공 사고에 대해 알게 돼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모든 희생자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중남미 볼리비아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생존자들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며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과 연대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멕시코와 칠레, 페루 등도 외교부와 주한 공관 등을 통해 일제히 “깊은 위로와 연대”를 표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서는 30일 ‘#한국 여객기 화재로 179명 사망’이라는 해시태그 관련 게시물이 8억 1000만건 조회됐으며 12시간 동안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네티즌들은 암 완치 기념 여행을 떠났다가 다시는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 어머니 등의 사연에 주목하며 ‘수많은 인명이 희생돼 슬프다’,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하며 살아 있는 사람들은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자’ 등 다수의 추모 글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전 세계가 한국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이번 비극은 (비상계엄 사태와 함께) 한국의 2024년을 정의하게 될 두 사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비행기 사고 어떻게 됐어?” 아이가 물어본다면…서천석 박사의 조언

    “비행기 사고 어떻게 됐어?” 아이가 물어본다면…서천석 박사의 조언

    “엄마, 비행기 사고 난 거…사람들 많이 다쳤어?”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이후 김모(39)씨는 초등학교 1학년 딸이 집에 있을 때 절대 TV 뉴스를 틀지 않고 있다. 요즘 들어 무서운 꿈을 꿨다며 꿈이 실제로 일어날까 무섭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 딸에게 끔찍한 사고 소식을 들려주고 싶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김씨는 시시각각 전해오는 사고 소식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김씨는 남편과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가 늘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를 차에 태우고 시동을 틀자 라디오 뉴스 속보가 나왔다. 평소 부모와 TV 뉴스를 보며 이런저런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아이는 이날도 부모에게 “비행기에서 불 난 건 다 끈 거야?” “죽은 사람도 있어?” 라고 계속 물어봤다. 김씨는 “응, 안타깝게도 죽은 사람도 있어”라고 답할 뿐, 무려 179명이 숨진 대형 참사라는 설명은 차마 하지 못했다. 참사가 발생한 후 김씨처럼 어린 자녀들이 사고 소식을 접하지 않도록 애쓰려는 부모들이 적잖다. 그럼에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고 소식을 접한 자녀가 불안을 호소하거나, 평소 비행기에 관심이 많은 자녀가 유튜브 등으로 사고 소식을 찾아보는 탓에 부모들이 난처해하기도 한다. 이같은 부모들에게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박사(행복한아이연구소장)는 지난 29일 “TV 뉴스를 꺼라”고 조언했다. 서 박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유아 및 초등 저학년 아이들, 특히 평소 예민하고 불안이 높은 아이에게는 사고 소식을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특히 동영상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는 것은 절대적으로 좋지 않고, 불안과 그에 따른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씨의 딸처럼 아이가 다른 곳에서 소식을 접하고 물어보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 박사는 “회피하지 않고 간단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 박사는 “아이에게 ‘극히 드물지만 슬픈 일이 일어났다’고, ‘그분들이 좋은 곳에 가시기를 기도하자’고 하는 것이 좋다”면서 “아이에게 이야기할 때는 아이의 눈을 보고 손을 잡으며 말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서 박사는 또 “비행기의 사고 확률이나 사망률은 자동차나 다른 교통수단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자녀에게 말해주는 것도 좋다”며 “부모의 불안해하지 않는 마음이 아이의 불안을 다독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 바이든 “한국에 필요한 지원 제공”…세계 정상들 애도 메시지

    바이든 “한국에 필요한 지원 제공”…세계 정상들 애도 메시지

    국내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세계 각국 정상들은 잇따라 희생자를 애도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영부인) 질과 저는 무안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가까운 동맹으로 미국 국민은 한국 국민과 깊은 우정의 유대를 공유하고 있다. 이번 비극으로 영향을 받은 분들을 생각하면서 기도한다”며 “미국은 모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엑스(X)에 “항공기 추락사고 이미지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희생자 가족과 대한민국 전체에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 여러분의 파트너로서 유럽은 슬픔의 시기에 여러분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엑스에 “한국에서 비행기 추락사고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끔찍한 소식을 들었다”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적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엑스에서 “대한민국 무안군의 공항에서 발생한 사고는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다”며 “생명을 잃는 것은 헤아릴 수 없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표해 이번 사고 피해자의 유족과 한국 국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는 슬픔을 함께 나누며 이 슬픔의 시기에 한국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엑스에서 “한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한국과 태국 국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보낸다”는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의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자국민 2명이 숨진 태국의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엑스에서 이번 사고 희생자 유족에게 깊은 조의를 표했으며, 외무부에 즉시 지원을 제공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AP·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위문 전보를 보냈다. 시 주석은 “삼가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을 대표해 희생자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희생자 가족에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며 부상자가 속히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위로의 메시지를 내 “귀국에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은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대표해 희생자와 유족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애도의 뜻을 표하고 부상한 분들의 하루라도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도 바티칸에서 열린 미사에서 삼종기도를 마친 후 “오늘 비극적인 비행기 추락 사고로 슬퍼하는 한국의 많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생존자와 세상을 떠난 사람을 위한 기도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한국시간으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수색 초기 구조된 승무원 2명(남성 1명, 여성 1명)을 제외한 탑승객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여객기에는 한국인 173명과 태국인 2명을 포함해 모두 175명이 탑승했고, 승무원은 6명이었다. 기체 후미에 있던 생존자 2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동체 착륙 당시 활주로를 벗어난 여객기는 공항 외벽에 부딪히며 대형 화제가 발생, 꼬리 부분을 제외하고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파손됐다.
  • “항공 사고 뉴스, 초기 오보 많아…가십거리 소비 말아야” 전문 유튜버의 당부

    “항공 사고 뉴스, 초기 오보 많아…가십거리 소비 말아야” 전문 유튜버의 당부

    국내외 과거 항공 사고를 분석·재구성한 영상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유튜버가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오보 가능성이 큰 뉴스 등을 가십거리로 소비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다큐9분’(구독자 15만명)은 29일 무안 사고 직후 유튜브 커뮤니티에 “수십년 분의 항공 사고 보고서와 기사를 보며 느낀 것이 있다”며 4가지 당부의 말을 올렸다. 다큐9분은 먼저 “속보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지난 항공 사고 뉴스를 보면 정말 어처구니없는 속보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에는 오보가 정말 많다. 목격담도 대부분 착각이다. 오보도 굳이 알 필요가 없는 부수적인 것”이라며 “궁금한 것이 많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모두 추측이다. 가십거리로 소비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는 피해 가족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말했다. 다큐9분은 “대부분의 사고에서 피해자 가족들은 방치돼 2차적인 피해를 입는다”며 “정부도 피해자 가족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하지만, 시민들도 이분들을 도와야 한다. 댓글 하나를 쓸 때도 잠깐 고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큐9분은 세 번째로 “희생자들의 존엄성을 지켜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희생자들의 존엄성을 무시한 사진과 보도들이 퍼지는 경우가 많다. 끔찍한 사고 현장이 뉴스 가치가 있을 수 있지만, 언론들은 윤리 준칙에 따라 엄중하게 보도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십거리로 소비되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큐9분은 끝으로 “책임자를 빨리 잡아낼 이유가 없다. 책임자가 빨리 드러난다고 더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누군가의 악의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분히 지켜보며 피해자를 돕고,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 사고의 상처를 빨리 수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큐9분은 비행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항공 사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채널이다. 1997년 8월 6일 미국령 괌에서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 2013년 7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활주로 아시아나항공 214편 사고 재구성 영상을 포함해 약 6년간 177개의 항공 사고 영상이 올라와 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사고로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객실승무원 4명 및 조종사 2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175명은 한국인이 173명, 나머지 2명은 태국인이다. 사고 여객기는 착륙 직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았고, 이후 관제탑에 구조요청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 400명 태운 고속열차 홀로 질주…아찔했던 크리스마스 이브

    400명 태운 고속열차 홀로 질주…아찔했던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프랑스에서 전속력으로 달리던 고속철도가 멈추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열차의 자동 비상 제동 시스템 덕분에 대규모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7시 파리 리옹 역을 출발해 남동부 생테티엔으로 향하던 고속철도가 운행 1시간 만에 선로 위에 멈춰 섰다. 당시 해당 고속철도엔 성탄절을 맞아 고향으로 가던 400여명이 타고 있었다. 검표원들은 상황 파악을 위해 기관사에게 연락을 시도했다가 응답이 없자 조종실을 확인했으나 내부는 비어있었다. 이에 관제 당국은 즉시 양쪽 선로의 열차 운행을 중단시키고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기관사는 열차가 멈춰 선 곳으로부터 2㎞ 상류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수습을 마친 프랑스 철도공사(SNCF)는 성명에서 “철도 가족 전체가 애도하고 있으며, 크리스마스의 끔찍한 비극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SNCF는 “열차는 자동 제동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정차했다”며 “열차 승객의 안전이 전혀 위협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크마’(Vacma)로 알려진 이 자동 제동 시스템은 기관사가 제대로 근무 중인지 확인하고 비상시 열차 운행을 멈추게 돼 있다. 한 열차 시스템 전문가는 BFM TV에 “기관사는 30초마다 손으로 레버를 조작하거나 발로 페달을 밟아야 한다. 기관사가 5초 이내에 조작하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리고, 이후 3초 후에도 아무런 조작이 없으면 비상 브레이크를 작동해 열차를 정지시킨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시속 300㎞로 달리던 고속철도가 완전히 멈추는 데엔 2.5㎞가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사고로 고속철도 12대의 출발·도착이 지연돼 3000명 이상이 피해를 봤다. SNCF는 가장 큰 피해를 본 열차 승객들에겐 티켓 가격의 최대 100%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열차가 5시간이나 지연돼 크리스마스이브를 망쳤다. 고맙다 SNCF”, “열차 연결편 부족으로 크리스마스이브를 호텔에서 보내야 했다” 등의 불만 글이 올라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휴대폰 던져 10개월 아기 두개골 함몰시킨 20대女, 이유가…

    휴대폰 던져 10개월 아기 두개골 함몰시킨 20대女, 이유가…

    돌도 안 된 아기에게 휴대전화를 던져 두개골 함몰 골절 등 중상을 입힌 2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지난 20일 인천 서구 청라의 한 시내버스에서 생후 10개월 아기의 머리에 휴대전화를 휘두른 혐의(특수상해)로 20대 여성 A씨를 체포, 지난 23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버스 뒷문 근처 2인용 좌석에서 아기를 안고 지인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던 B씨에게 다가간 뒤 휴대전화를 던져 아이에게 외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피해 아기는 즉시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두개골 함몰 골절·경막 외 출혈 진단을 받고 이튿날 수술한 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아기 엄마 B씨는 2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10개월된 아기를 아기 띠를 해서 안고 지인과 이동 중이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버스 안이었는데 갑자기 ‘퍽’소리가 났고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 확인해 보니 머리가 함몰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머리 상태는 정말 끔찍했고 상황 파악이 안 될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났다. 상황을 파악하고 나니 일면식도 없고 같은 버스에 타고 있었는지조차도 몰랐던 한 여성이 휴대폰을 던져 아기 머리가 함몰됐던 것”이라면서 “엄마인 내가 본인에게 욕을 했다며 저지른 행동이었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 엄마가 자기 부모님을 욕하는 환청을 듣고 휴대전화를 던졌는데 하필 아기가 잘못 맞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라며 “이 작은 아기의 고통과 아픔, 앞으로 커가면서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후유증과 머리 한가득 채워진 흉터 등 말 못 하는 아기의 고통을 다 알 수조차 없는 이 상황이 너무 원망스럽고 슬프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지금 더 이상 자책하고 울며 지낼 수 없다”며 “가해자가 정신질환 이력으로 감형 없이 꼭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 제발 이 작은 생명에게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른 가해자가 천벌 받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 “집단 강간당하던 10대 소년 모습 생생해”…민주화 외쳤던 시민들의 끔찍한 증언[핫이슈]

    “집단 강간당하던 10대 소년 모습 생생해”…민주화 외쳤던 시민들의 끔찍한 증언[핫이슈]

    시리아에서 2011년부터 13년간 이어진 내전이 종식되고 뱌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축출된 가운데, 아사드 정권 당시 감옥에 갇혔던 시민의 끔찍한 증언이 공개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아사드 정권 당시 감옥에서 수개월 수감생활을 했던 한 남성의 증언을 소개했다. 르네 셰반이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BBC에 “아사드 정권이 몰락한 뒤, 이에 대한 기쁨과 시리아 감옥에서 보낸 몇 달 동안의 아픈 기억이 수시로 교차했다”고 털어놓았다. BBC에 따르면 그는 아사드 정권 당시인 12년 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갔던 그는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6개월 간 수감생활을 하면서 교도관과 경찰 등에게 끊임없이 학대와 폭행을 당했다. 셰반은 교도소의 남성 경비원 3명에게 집단 강간을 당했다. 당시 그는 경비원들을 향해 자비를 구했지만, 경비원들은 ‘자유를 요구한 대가’를 언급하며 그를 강간했다. 또한 경찰과 교도관들은 그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도 갖은 폭행을 일삼았다. 아사드 정권 당시 시리아에서 동성애는 불법이었다. 셰반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자신처럼 끌려온 여성이 집단 강간을 당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그는 BBC에 “머릿속에 이미지가 선명한 한 여성이 있다. 그녀는 감방 구석에 서서 교도관들에게 울며 애원하고 있었다”면서 “또 다른 방에서는 15~16살로 보이는 소년이 서 있었고, 교도관들은 소년을 집단 강간했다. 소년은 ‘엄마’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현재 셰반은 시리아를 떠나 네덜란드에서 이민자로 살고 있다. 얼마 전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감옥에서 사람들이 풀려나는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목격한 그는 “(감옥에서 풀려난) 사람들을 보니 너무 기뻤지만, 그 순간 그들에게서 내 모습이 보았다. 감옥 안에서 강간당하고 고문당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이제와 카메라 앞에 얼굴을 공개하는 이유는 두려움의 공화국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면서 “나는 더 이상 그들이 두렵지 않다. 시리아의 모든 범죄자들은 도망쳤고, 시리아가 모든 시리아인에게 돌아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는 시리아인으로서, 네덜란드인으로서, 성소수자로서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우리가 자유롭고 평등한 국민으로 살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간 도살장’ 악명 높은 시리아 교도소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아사드 정권의 시리아 감옥은 강간 지옥이었다”면서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악명 높은 세드나야 교도소는 ‘인간 도살장’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세드나야 교도소는 시리아 정부가 체포한 시리아 반군과 그의 가족 수천 명이 구금된 장소였다. 2011년에는 이 교도소 수감자 중 최소 5000명에서 최대 1만 3000명이 교수형에 처해졌으며, 수감자 수천 명이 고문당하고 살해됐다. 교도소에서 수감자가 살해되고 유해 처리를 위한 비밀 화장터를 운용해왔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아사드 정권은 이를 모두 부인해 왔다. 그러나 지난주 다마스쿠스에서 멀리 덜어지지 않은 알-쿠타이파 지역에서는 무려 10만 명의 유해가 묻힌 집단 무덤이 발견됐다. 유해의 주인은 시리아 정권의 희생자들이었다. 무아즈 무스타파 시리아 긴급구조대(SETF) 사무국장은 로이터 통신에 “아사드 정권 당시 고문으로 죽은 시신을 수거하는 군 병원에서 다른 기관으로 시신을 운반했고, 시신을 운반하는 역할은 시리아 공군이 맡았다. 이후 시신들은 집단 무덤으로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불도저 운전사는 미리 파놓은 구덩이가 너무 작아 시신이 묻히지 않는다고 말하자, 현장에 있던 관리자가 ‘시신을 눌러 구덩이에 맞춰라’라고 명령했다고 증언했다”면서 “사람들을 거리에서 납치한 비밀 경찰부터 그들을 굶기고 고문해 죽인 교도관과 심문관, 시신을 숨긴 트럭 운전사와 불도저 운전사까지 수천 명이 이러한 살인 시스템에 관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BC는 “한 여성은 2014년에 실종된 동생을, 한 아버지는 2013년에 구금된 아들을 찾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시리아 내에서 집단 무덤을 보존하고 그 안의 시신을 식별하는 일을 해낼 인력과 기술이 거의 없다. 이 과정을 도울 전문가들의 도움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한편, 2011년 시리아에서 내전이 시작된 이래 목숨을 잃은 사람은 47만~6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 김동연 “내란 수괴 윤석열, 관저 아닌 감옥에 있어야”···“내란특검 즉각 발효해야”

    김동연 “내란 수괴 윤석열, 관저 아닌 감옥에 있어야”···“내란특검 즉각 발효해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내란수괴 윤석열은 관저가 아니라 감옥에 있어야 한다”며 “즉각적인 내란특검 ” 발효를 주장했다. 김 지사는 23일 자신의 SNS에 “드러나고 있는 쿠데타 음모는 끔찍할 지경”이라며 “체포조 투입, 선관위 직원 구금에 의원을 끌어내라, 국회 운영비 끊어라 까지. 심지어 소요(사태) 유도에 전차부대 동원 의혹까지 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런데도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거짓말과 버티기,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헌재 심판 서류 접수조차 거부하고, 수사에 응할 기미도 없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내란은 끝나지 않았고, 한시가 급하다”며 “한덕수 권한대행은 즉각 내란 특검을 발효해야 한다. 수사 당국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고 썼다. 끝으로 “내란 수괴가 있어야 할 곳은 ‘관저’가 아니라 ‘감옥’”이라며 “내란의 완전한 종식은 그때부터”라고 덧붙였다.
  • 두바이 왕자랑 결혼 후 스타킹 장사? 왕족도 ‘짝퉁’이었다

    두바이 왕자랑 결혼 후 스타킹 장사? 왕족도 ‘짝퉁’이었다

    중동 왕족을 사칭해 왕실 제품이라며 저가 물품을 판매하던 중국 인플루언서들의 사기 행각이 드러나 계정이 정지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외국인 배우를 고용해 왕자와 공주로 행세하며 소비자들의 동경심과 호기심을 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2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 1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인플루언서 뤄자린은 자신을 “사우디 왕자의 아내”라고 소개하며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 속 그는 고급 빌라 앞에서 금색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옥 목걸이를 착용한 채 아랍인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등장해 “남편은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사우디 가문의 젊은 왕자”라고 주장했다. 임신 4개월 차라고 밝힌 뤄자린은 “곧 남편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할 계획”이라며 “중국에 있는 수억 위안의 자산을 손해 보며 팬들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프랑스산 향수’ ‘영국 왕실 세제’라며 다양한 제품을 모두 50위안(약 9900원) 이하로 판매했다. 또 다른 인플루언서는 중동 전통 의상을 입고 두바이 왕자와 함께 고급 차량에 탑승한 사진을 게재하며 “남편과 이혼을 계획하고 자산을 청산하기 위해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에서는 6위안(약 1200원)짜리 스타킹 300켤레, 6.99위안(약 1400원)짜리 영국 세제 1000건 이상이 팔려나갔다. 라이브 방송을 시청한 일부 소비자들은 “왜 왕자와 공주가 명품이 아닌 평범한 물건을 판매하느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후 외국인 배우를 고용해 중동 왕족을 사칭하고 저품질 제품을 판매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들의 계정은 정지되고 관련 판매는 중단됐다. 두바이의 중국인 커뮤니티인 DXBcom은 성명을 통해 “아랍 국가의 왕족이 중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판매를 한 적이 없다”며 이러한 행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부유한 엘리트에 대한 동경심을 악용한 사기 행각”이라며 “어머니가 공주라고 불리는 사람에게서 30위안짜리 향수를 샀는데 냄새가 끔찍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중동 귀족과 결혼했다고 밝힌 한 인플루언서는 “중동에는 그렇게 부유한 재벌이 많지 않다”며 “진정한 귀족들은 조용히 지내며 소셜미디어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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