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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노장 성악가 ‘50년 우정의 하모니’

    오현명·안형일 두 노장 성악가의 ‘50년 우정 콘서트’가 태어난 곳은 냉면집이다. 오현명(78) 한양대 명예교수는 잘 알려진 대로 냉면광.“냉면이야말로 맛이 있고 없음이 너무나도 뚜렷한 음식”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안형일(75) 서울대 명예교수는 냉면을 좋아하지 않았다.그러나 오현명에게 50년 넘게 ‘끌려다니다’보니 좋아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말 두 사람은 두 시간 가까이 차를 몰아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경기도 송추의 단골 면옥(麵屋)을 찾았다.안형일이 “독창회를 한번 하려는데….”라고 하자 오현명은 “그러지 말고 둘이 같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불쑥 제안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처음 한 무대에 선 것이 부산 피란 시절 해군정훈음악대에서 함께 활동하던 1951년 아닌가.오현명은 냉면을 먹으며 ‘50년 우정 콘서트’라는 제목을 떠올렸다.‘영원한 테너 안형일’과 ‘노래 나그네 오현명’이라는,공연 홍보를 위한 인쇄물의 카피도 그 자리에서 나왔다.공연날짜는 11월1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잡아놓았다. 그로부터 6개월,공연을 열흘 남짓 남겨둔 두 사람은 연습에 한창이었다.지하에 소극장 ‘오퍼스홀’이 들어 있는 서울 신사동의 한 건물 5층.정진우(74) 서울대 명예교수의 연구실에서는 베르디의 ‘운명의 힘’ 가운데 ‘내 마지막 부탁일세’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피아노 반주를 하던 정진우는 안형일이 이중창의 고음부분을 멋들어지게 처리하자,기자 둘이 지켜본다는 사실을 의식한 듯 농담삼아 “손님이 와서 긴장을 하니까 좀 제대로 되는 것 같구먼.”이라며 흡족해했다. ‘한국 피아노계의 대부’정진우는 “반주를 흔쾌히 맡으셨느냐.”는 물음에 평안도 사투리로 “1956년부터 오현명의 독창회 반주는 모조리 내가 했수다.”라며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하긴 세 사람에 비하면 ‘젊은이’에속하는 이성균(67) 서울대 명예교수 역시 안형일과 ‘일생을 같이한’반주자였다. 정진우와 이성균은 “네 분의 50년 우정이 아니라,두 분의 50년 우정만 내세워 섭섭지 않으셨느냐.”는 말에 “그렇치,그럴 수도 있었겠구먼.”이라고 말하곤 그만이었다.그러면서 “사실 50년 우정이라지만,이 대목은 이렇게해야 하느니 저 대목은 저렇게 해야 하느니 음악의 표현방법을 놓고 평생을 다투기도 어지간히 다투면서 쌓아온 우정”이라면서 웃었다. 음악평론가 한상우에 따르면 오현명과 안형일을 빼고는 한국의 오페라를 말할 수 없다.두 사람을 제외하면 한국 성악연주사에서 1960년대에서 90년대에 이르는 30년에 큰 구멍이 뚫린다는 것이다.두 사람이 그동안 함께 무대에선 것은 자신들 말마따나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이다. 지금도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30곡은 될 것이라고 했다.이번 연주회에서 두 사람은 평생 호흡을 맞춰온 반주자들과 짝을 이뤄,역시 평생을 즐겨부른 한국가곡과 아리아들을 들려줄 예정이다.‘내 마지막 부탁일세’는 유일한 이중창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두 사람은 이날 “친구여 내 약속 믿고 맘 편하게 떠나가게.”라는 ‘내 마지막…’의 마지막 부분을 연습하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손을 꽉잡았다.(02)497-1973. 서동철기자 dcsuh@
  • 유선통신료 인하 전쟁

    KT와 하나로통신 간에 유선요금 인하 전쟁이 불붙었다. 하나로통신이 지난 14일 월 5200∼7700원의 파격적인 시내전화요금 ‘완전정액제’를 발표하자 통신업계 ‘공룡’인 KT가 원가에도 못미치는 상품을 내놓았다며 대응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KT 고위관계자는 16일 “하나로통신이 우리의 아킬레스건인 시내전화요금을 건드렸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로통신의 핵심분야인 초고속 인터넷시장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KT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대응방침을 논의했다. 이 관계자는 “하나로통신이 겉으로는 요금인하 경쟁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척하더니 돌연 완전정액제를 발표하면서 뒤통수를 쳤다.”면서 “최근 신문에 우리 정액요금과의 가격비교표까지 게재했다는 것은 다분히 ‘전쟁’을 계획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KT가 출혈을 하지말자는 협상 와중에 하나로통신의 아성인 대단위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기존의 비대칭 디지털가입자회선(ADSL)보다 10배 이상 빠른 초고속 디지털가입자회선(VDSL) 공급을 확대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KT가 민영화된 뒤 하나로통신을 죽이기 위해 노골적인 공세를 펴고 있어 더이상 끌려다닐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선전포고를 하게된 것”라고 설명했다. 정기홍기자
  • 외국인 노동자 대란/ 일만했을 뿐 인권은 없었다

    ■화성 외국인보호소 르포 “한국 정부는 아시아인의 잔치를 준비하면서 920여명의 아시아 노동자를 잡아들였습니다.”부산 아시안게임의 폐막을 이틀 앞둔 지난 12일 오후 2시쯤 경기 화성군 마도면 ‘화성외국인보호소’.강제출국 대상 외국인을 임시로 수용하는 이곳에서 만난 방글라데시 출신 외국인노동자 꼬빌(30)과 비두(30)는 면회실 창 너머로 기자에게 손을 흔든뒤 가슴에 품은 설움을 쏟아 놓았다. 녹색 수감복 차림의 두 사람은 어눌한 발음이지만 단호한 어조로 한국의 외국인노동자 정책을 비판했다. 꼬빌은 “우리를 불법 체류자라고 천대하지만,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해 수년간 이윤을 얻고 있는 회사와 세금을 걷고 있는 정부도 불법의 방관자가 아니냐.”고 말문을 열었다. 동네 친구로 자란 두 사람은 지난 1996년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입국한뒤 불평등한 대우와 임금체불의 고통 속에 시달리다 끝내 불법체류와 강제출국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게 됐다. 입국 직후 두 사람은 고향에 있는 가족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강원도의 금속가공업체에서 잔업에 야근까지 주 70시간 이상을 일했다.그러나 50만원도 되지 않는 월급은 체불되기 일쑤였다.참다 못한 이들은 공장을 뛰쳐 나가 경기 마성의 가구공단으로 달아났고,‘불법체류자’로 전락했다. 비두는 “지난달 2일 새벽 6시쯤 공단 숙소에 40여명의 단속반이 들이 닥쳤다.”고 말했다.잠옷 차림으로 남양주시청에 끌려간 이들에게 단속반은 외국인노동자 집회에 참가했는 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함께 끌려간 13명 가운데 11명은 바로 석방됐으나 꼬빌과 비두는 몇 시간뒤 보호소에 수감됐다.꼬빌은 “한국 정부의 외국인노동자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에 적극 참여한 사실 때문에 단속의 ‘표적’이 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28일부터 서울 명동성당에서 ‘외국인노동자 단속추방중단과 노동비자 발급’을 요구하며 77일간 농성을 벌였다는 것이다. 비두는 “우리가 죄가 있다면 한국에서 차별 받고 있는 외국인노동자의 설움을 한국 사람에게 알리려 했던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단속 사흘 뒤인 지난달 5일 법무부서울출입국관리소측은 여행자증명서에 이들의 서명을 멋대로 적어 넣어 공항으로 데려 갔다. 강제출국시키기 위해서 였다.그러나 이 사실을 눈치챈 변호사와 인권단체 등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이들은 다시 보호소로 옮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꼬빌과 비두는 서울출입국관리소장 등을 재량권 남용과 공문서 위조등 혐의로 서울지청 남부지검에 고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비두는 “한국은 우리의 노동력을 이용하면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는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꼬빌은 “한달 이상 보호소에서 생활하면서 다시 한번 외국인노동자의 실상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현재 비두와 꼬빌은 보호소에서 ‘경계인물’로 찍혀 서로 다른 보호실에 수용돼 있다.하루 30분 남짓의 운동시간을 빼면 하루종일 40평 남짓한 보호실에서 다른 외국인노동자 30여명과 함께 지낸다고 했다. 비두는 “보호소에는 밀린 월급을 떼먹기 위한 사장의 신고로 잡혀 온 사람들도 많다.”면서 “코리안 드림이 좁은 수용소안에서 깨질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30분 동안의 면회가 끝날 무렵 꼬빌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져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연수생의 경제학 - 고액송출비 불법체류 부추겨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불법체류자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 가운데 핵심은 고액의 송출비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외국인 근로자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중국동포의 경우 국내에 취업하기 위해 알선업자에게 지불하는 송출비용은 합법 입국자 858만원,불법 입국자 768만원이었다.동남아에서 들어오는 근로자들 역시 700만∼800만원의 송출비를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들과 이들을 보호하는 인권단체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국에서 ‘급행료’ 등의 커미션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어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10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돈은 대부분 ‘달러 빚’으로,송출비를 한국에서 벌지 못하면 절대로 입국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달에 50만원씩 저축해도 20개월이 지나야 겨우 송출비를 갚을 수 있게 된다.송출비를 다 갚은 뒤 비로소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려 하지만 대부분은 임금체불과 이직,근무지 이탈,취업허가 기간 만료 등으로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 ■무엇이 문제인가 - 고용허가제·연수생제 이견 팽팽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외국인력제도 개선방안’을 둘러싼 시민단체와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술연수생제 실무를 담당하는 중기협은 “연수생 수를 대폭 늘려 인력난을 해결해야 한다.”며 기존 제도를 강화한 정부안을 반기고 있다.반면 시민단체들은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연수제를 당장 폐지하고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근로자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직접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제도.정부는 한국어 구사능력 등 일정한 자격기준을 만들어 이를 통과한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력 풀을 만든 뒤 그 명단을 국내 직업안정기관에 비치한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외국인 근로자는 국내 근로자와 동일하게 퇴직금·상여금이 지급되며,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의 노동3권이 보장된다.즉 연수생 신분에서 노동자 신분으로 승격되는 셈이다. 반면 중소기업청이 사업체를 선정하고 중기협이 실무를 담당하는 현행 기술연수생제에서는 연수생들이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폭행을 당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돼 왔다. 시민단체들이 업무부처를 노동부로 일원화할 것을 요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그러나 중기협은 “중소기업의 일은 업무를 제대로 아는 중기협이 담당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에 익숙해진 연수생들이 좋은 조건을 찾아 사업장을 이탈하는 일이 잦기때문에 기업들 불만도 높았다.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연수생의 30.1%가 사업장을 이탈했다. 한국노총 정책본부 유종엽 과장은 “연수생들은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서라면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면서 “연수제가 오히려 불법체류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기협은 “정부가 불법체류자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산업연수제를 포기하고 다른 제도를 도입해도 불법체류자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 박천응 목사는 그러나 “산업연수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외국인의 44.2%,한국은 79.5%가 불법체류자인데 비해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국가의 불법체류율은 5% 내외”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기협이 지난 96년부터 지난해까지 올린 수입은 106억 3000여만원에 이른다. 노동부 고용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고용허가제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노동부의 입장”이라면서도 “당장 제도를 도입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관계부처와 협의한 뒤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정부 부처별 시각 - “허가제도 폐해” 단속반 늘려야 ◆노동부 입장 노동부와 시민단체들은 “고용허가제만이 외국인 근로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용허가제의도입을 주장해왔다.그러나 노동부의 이런 방침은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법무부등의 반발에 부닥쳐 번번이 무산됐다. ◆산자부·중기청 입장 현재 우리나라에는 35만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들어와 있고 이중 9만명이 불법체류자다. 중소기업의 일손이 부족하다고 해서 무한정 그들을 데려올 수는 없다.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점은 인력난이다.지난 7월 정부의 ‘외국 인력제도 개선대책’을 통해 외국인 산업연수생 8만명을 13만명으로 늘린 것도 이런 수요를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일부에서는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면 불법체류나,인권문제 등을 모두 해결할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고용허가제 시행국가 중 독일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동독인을 데려다 고용했는데 나중에 가족을 데려와 정착,사회문제가 됐다. ◆법무부 입장 외국인 불법체류 문제는 산업연수제나 고용허가제 등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불법체류를 할 수 밖에 없는 풍토가 문제다.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면 임금이나 인권문제,불법체류 문제 등이 모두 다 해결될 것처럼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취업허가제를 도입하고 있는 미국도 불법체류자가 800만명이나 된다. 불법체류자를 줄이려면 제도보완보다는 우선 단속인원을 늘려야 한다. 육철수·강충식기자 ycs@
  • 北 납치 일본인 5명 일시귀국/ 24년만에 가족상봉 회포풀며 뜬눈 첫밤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한에 납치돼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일본인 5명이 15일 일본에 일시 귀국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 전세기 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이날 오후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가족들과 24년 만에 상봉했다. ◆24년만의 귀향 24년만에 밟은 일본 땅이었다.공항에 내려선 피랍자들의 덤덤한 표정도 잠시.그리던 혈육과의 상봉에 울음과 웃음,만감이 교차하는 얼굴로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영문도 모르고 20대 초에 끌려간 북한에서의 인생이 더 길었던 피해자들은 40대 초로의 얼굴로 돌아왔다.오후 2시30분쯤 일장기와 ‘어서 오세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반기는 가족들과 재회한 이들은 버스를 타고 도쿄 시내의 호텔에 여장을 풀고 가슴에 묻어둔 24년의 이야기로 들뜬 고국에서의 첫날 밤을 보냈다. ◆피랍자 기자회견 피랍자와 가족들은 저녁식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당초 피랍자들은 회견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가족들의 권유로 회견장에 나와 정확한 일본말로 또박또박 한마디씩 소감을 밝힌 뒤 퇴장했다.어머니와 함께 납치됐던 소가 히토미(43)는 “대단히 만나고 싶었습니다.”고 짤막히 말했으며,오쿠도 유키코(46)를 비롯한 4명의 피랍자들은 한결같이 “여러분,걱정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감사합니다.”란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앞서 사회자는 “생존자들은 모두 가족들을 북한에 두고 온 미묘한 입장”이라며 많은 말을 할 수 없는 생존자들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들이 나간 뒤 진행된 피랍자 가족의 회견에서 소가의 여동생은 “언니가‘아빠가 아직도 술을 많이 마시느냐?’고 물었으며 ‘여러가지 (일본 음식을)먹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그녀는 “언니는 ‘미국인 남편과의 사이에 19,17살 두 딸을 두고 있으며 집에서는 미국말과 조선말을 사용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하스이케의 형은 “북한에서 다른 피랍자 8명이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동생이 얘기했다.”면서 “동생은 호텔에서 직접 친구들에게 휴대전화로 ‘만나러 오라.’고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생에게 사건 당시의 상황을 묻자 ‘지금은 괜찮지 않느냐.언젠가 이야기하자.’고 했으며 ‘사건 현장에는 다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오쿠다의 아버지는 “24년만에 딸과 만났지만 긴장감은 없었던 것 같고 몸이 좀 마른 것 외에 잘 웃어 안심했다.”고 기뻐했다. 피랍자 가족 모임의 대표이자 사망자인 요코타 메구미(납치 당시 13세)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는 “오늘 평양 공항에 메구미의 딸 김혜경이 전송을 나왔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응 일본 경찰은 피랍자에 대한 조사는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실시하지 않기로하는 등 최대한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납치문제 해결에 제1보를 내디뎠다.”면서 “수교협상을 통해 납치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뤄 전면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요코타 메구미의 딸로 추정되는 ‘김혜경’에 대한 DNA 감정결과 친자(親子) 관계가 확인돼 그녀의 일본 귀국도 북측에 요청했다. ◆북한 직원 동행 전세기에는 북한 적십자 직원 2명이 타고 피랍자들과 동행했다.이들은 도쿄에머물게 되며 피랍자의 고향까지는 동행하지 않는다.이들은 전세기에서도 피랍자들에게 정신적 압박감을 주지 않도록 기내 별도의 장소에 앉도록 조치됐다. ◆귀국자 일정 피랍자들은 16일 도쿄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회’와 면담을 갖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17일 고향인 니가타(新潟),후쿠이(福井)로 향한다.이들의 북한 귀환은 미정이다.북한에 가족을 남겨두고 있는 이들이 ▲북한 잔류 ▲가족과의 동반 영주귀국 등에 대한 자유 의사가 확인될 때까지 일본에 머물전망이다. marry01@
  • 시노트 신부·오글 목사 ‘인혁당’유족 만나/“사형수 부인이 준 반지 아직도 오른손에 간직”

    “한국에서 추방되던 날 한 사형수 부인이 건네준 금가락지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벽안의 노(老)목사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말을 멈추고 허공을 응시했다.가늘게 떨리는 그의 오른손에는 28년 전 사형수의 부인이 건넸다는 가락지가 끼워져 있었다. 지난 75년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의 고문조작설을 제기하고 구명운동을 하다 강제추방된 조지 오글(73) 목사와 제임스 시노트(73) 신부가 15일 오후 서울 을지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관에서 유가족들을 만났다.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주선한 이날 간담회에는 75년 4월 대법원 판결 20시간만에 사형당한 도예종씨의 부인 신동숙(73)씨 등 유가족 및 관련자 20여명과 이돈명·한승헌·김형태 변호사 등 ‘인혁당 대책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오글 목사는 “남편을 살려달라며 찾아온 부인들에게 ‘열심히 기도하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내 처지가 원망스러웠다.”면서 “사건이 조작됐다는 사실을 국가기관이 인정한 만큼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노트 신부는 “오랫동안 헤어졌던 가족을 만난 기분”이라면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동참하도록 일깨워준 부인들에게 한없이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두 성직자들의 말을 경청하던 유가족들은 당시의 처절했던 상황이 되살아나는 듯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75년 사형당한 고(故) 하재완씨의 아내 이영교(68)씨는 “74년 겨울 명동성당에서 단식기도를 마치고 행진을 하다 경찰에 끌려가던 시노트 신부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면서 “진상이 밝혀진 뒤 다시 만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고 도예종씨의 부인 신씨는 “89년 방한한 시노트 신부와 경찰의 눈을 피해 경북대에서 위령제를 지냈다.”면서 “이렇게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며 기뻐했다. 자리를 함께 한 인혁당 대책위의 김형태 집행위원장은 “변호인단을 구성,이르면 다음달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
  • ‘빛나는 조연’ 성공시대 활짝

    올들어 이렇다 할 대박이 없던 드라마 시장에 50%의 시청률을 넘보는 SBS월화 드라마 ‘야인시대’가 구원투수 구실을 톡톡히 해내 화제다.이야기 자체도 흥미진진하지만 무엇보다 ‘빛나는 조연’들이 일등공신이란 평이다. ◆ 비싼 몸값,관심 썰렁 최근 종영된 MBC월화극 ‘내 사랑 팥쥐’는 각각 회당 700만원선의 개런티를 줘가며 일명 ‘살인미소’김재원과 ‘명랑소녀’장나라를 투톱으로 내세웠지만,평균 시청률은 고작 16.6%에 머물렀다.댄스그룹 SES 멤버 유진이 출연해 화제가 된 KBS2 월화 드라마 ‘러빙 유’의 시청률도 15.5%라는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후속작 ‘천국의 아이들’에도 댄스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나오지만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주·조연들이 떨어지는 연기력으로 얼굴에만 의존하다 보니 시청률이 낮은 것은 당연하다는 게 방송계의 반응이다.시트콤 ‘순풍산부인과’로 주가를 올린 김병욱 PD는 “고액 몸값을 받는 탤런트들 때문에 시청자의 반감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면서 “드라마의 승패를 스타에 의존하겠다는 발상은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 중고 신인,대박 공신 ‘야인시대’의 주연은 모CF에서 톱스타 배용준에 물건을 배달해 주던 6년차 조연급 배우다.딱히 눈에 띄는 인기있는 여배우도 없다.조연들도 낯선 얼굴이 많다. 담당 프로듀서 장형일씨는 “김두한 이야기는 영화로도 여러번 나온 작품”이라면서 “그래서 시청자 이목을 끌려면 연기력이 받쳐주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주는 배우들을 써야 한다고 판단해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이 드라마로 유명해진 구마적 역의 이원종은 극단 미추 출신으로 12년간 연극과 영화를 해왔다. 장 PD는 이원종을 영화 ‘신라의 달밤’,쌍칼 역의 박준규를 영화 ‘네 발가락’,미와 역의 이재용을 영화 ‘친구’,김영태 역의 박영록을 영화 ‘천사몽’,평양 박치기 역의 이무현을 영화 ‘화산고’,문영철 역의 장세진을 영화 ‘조폭 마누라’에서 보고 캐스팅했다고 밝혔다.이들은 연극·뮤지컬·영화를 넘나들며 10년 넘게 기본기를 다진 베테랑들이다. 시청률 2위를 달리는 ‘인어 아가씨’의 주인공 은아리영 역의 장서희도 조연만 20년을 했다.TV에 첫선을 보인 이주왕 역의 김성택은 극단 ‘성좌’출신으로 1995년부터 연극계에 몸담은 중고신인이다. ◆ 감독 혜안,윈-윈 게임 최근 화제 속에 시작한 김종학 사단의 SBS주말극 ‘대망’의 경우 주연인 한재석과 장혁은 물론,조연인 홍경인·이혁재,단역으로 나온 조인성·임정은이 모두 기획사 사이더스 식구들이다.스타급 연기자를 캐스팅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지만 같은 소속사 신인을 조연·단역으로 끼워넣는 풍속도는 우려할 만하다.드라마와 기획사가 유착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을 쓰는 데에는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PR비 문제로 연예계 자정의 목소리가 높은 때인 만큼 연기력이 받쳐주는 주·조연들을 발굴하는 감독의 노력과 혜안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방송가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배우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고,시청자들은 제대로 된 연기가 있는 드라마를 볼 수 있으니,모두가 즐거워지는 윈-윈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주현진기자 jhj@
  • [씨줄날줄] 유태인과 문학

    올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헝가리의 케르테스 임레는 1944년 15세에 나치의 아우슈비츠와 부헨발트 강제수용소에 끌려갔다 살아난 유태인이다.숫자가 엄청 과장됐느니 하는 뒷말이 끊이지 않긴 하지만,나치의 유태인 절멸 정책으로 중부 유럽에 살던 950만명의 유태인 중 600만명이 강제수용소에서 죽었다고 한다.케르테스보다 한 해 먼저 루마니아에서 출생했던 미국 작가 엘리 위젤도 케르테스와 같은 해 역시 아우슈비츠와 부헨발트에 수용된 뒤 생존,1986년 노벨상을 받았다. 위젤은 억압받는 소수 계층을 위한 활동으로 평화상을 받았으나,그의 책을 통해 홀로코스트의 비극과 그 앞에 선 인간의 실존 의미가 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신의 숨은 뜻을 묻지 않을 수 없을 성싶게 유난한 역사의 핍박,인간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초인간적 스케일로 해석해내는 유별난 정신력의 유태인에게 글이나 문학은 삶의 공구로서 커다란 쓸모가 있었을 것이다.유대교 및 기독교 성서 지은이들의 후예,예수와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의 동족인 유태인들은 세계 현대문학 형성에 필수적인 요소를 제공했다.귀족적으로 유태 색채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마르셀 프루스트는 반 유태인이었고,프란츠 카프카는 많은 사람들의 짐작대로 유태계다. 2000년 넘게 조국이 없던 유태인들은 1880년대부터 유럽에서 미국 이주를 시작,1939년에 벌써 미국을 유태인 제1 거주지로 만들었다.이스라엘 건국 이후에도 이 위치는 변동이 없었으며,미국 문학에서 유태인 작가가 차지하는 비중은,미 정치·경제·언론·쇼 비즈니스계에서의 유태인 영향력에 뒤지지 않는다. 아이작 싱어와 솔 벨로는 이미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유태인 중산층 이야기지만 비 유태계인 존 업다이크의 ‘래비트’와 미국 중산층의 전형을 다투는 ‘주커먼’ 연작의 필립 로스는 올해도 역시 노벨상 후보 리스트의 선두에 올랐었다. 미국에서 한 세대 가까이 가장 신비로운 작가로 남아있는 J.D.샐리저,반대로 브로드웨이 성공 극작가의 대명사인 닐 사이먼도 유태계다.안정된 삶의 바탕이 취약한 유태인들은 문학의 혈맥 중의 하나인 풍속에서는 다른 민족에게 뒤질지 모르지만 이야깃거리를 관념으로 입체화하는 능력은 체질적으로 탁월할 것이다.무엇보다 그들은 기억해야만 할 것들이 많은 민족이다. 김재영 논설위원 kjykjy@
  • 방과후 사교육 대신 ‘특별활동’, 서울 양천구 신서초등

    지난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서초등학교 4학년3반 교실.한국마술협회 강사인 함현진씨가 초록색 손수건에서 종이꽃을 피워올리자 이를 지켜보던 아이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아이들도 지난 시간에 배운 카드 마술을 서로 뽐내며 즐거워했다. 이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올해 ‘방과 후 특별활동 선도학교’로 지정됐다.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마술을 비롯해 체스,풍선 공예 등 69개의 다양한 강좌가 ‘특기·적성교육’‘동아리’‘자율·선택활동’이란 이름으로 주 1∼2시간씩 수업이 끝난 오후에 자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학교 6학년 김은혜(12)양은 요즘 가야금에 푹 빠져있다.매주 수요일 방과후 1시간씩 김보영교사가 지도하는 가야금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다.김양은 “영어,수학 등을 배우러 5개 학원에 다니고 있지만 가야금은 내가 선택한 과외활동이라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 계발을 돕는 특별활동 프로그램들이 특히 초등학교에서 절실히 요구된다.그러나 학부모의 이해부족과 학교측의 여건 미비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범학교로 지정된 신서초등학교는 명예 학부모 교사제도를 도입하고,지역사회 인사와 시설물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교육의 일부를 학교안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과를 거두고 있다.김근흠(57) 교장은 “기능적인 측면에선 사교육과 경쟁이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창의성,인성교육의 시각으로 보면 훨씬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지난 7월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87%가 방과 후 특별활동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응답했으며,‘사교육비 절감에 기여했다’는 의견도 20%나 됐다고 한다. 이 학교가 운영중인 방과 후 특별프로그램중에서 특기·적성교육은 아이들이 월 2만∼3만원을 내고 주 2회 외부강사로부터 배우는 유료 수업이고,동아리활동과 자율·선택활동은 주 1회 교사와 지역인사,학부모 명예교사가 참여하는 무료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연구부장 임세훈(39) 교사는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이 학원,저 학원으로 끌려다니는 대신 학교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과외활동을 손쉽게 배우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앞으로 인근 목동 아이스링크,수영장 등 지역 시설물도 특별활동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현재 서울 시내 66개교에서 시범 실시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내후년쯤 모든 학교에 확산될 전망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새영화 ‘굳세어라 금순아’ - 평범한 주부의 유흥가 대모험

    ‘굳세어라 금순아’(18일 개봉·제작 아인스필름)의 줄거리는 단순명쾌하다. 왕년의 배구스타인 금순이는 부상으로 꿈을 접고 평범한 주부로 살아간다.남편 준태(김태우)는 첫 출근날 상사에게 ‘술고문’을 당한 뒤 이상한 술집으로 끌려간다.곧 집으로 남편을 데려가라는 전화가 걸려오고, 금순이의 유흥가 대모험이 시작되는데…. 영화는 이 큰 줄기에 갖가지 가지를 치며 우리의 ‘밤문화’에 돋보기를 들이댄다.월급을 못 받고 쫓겨나는 조선족 여성,소녀에게 추근대는 어른,성적인 농담을 안주 삼아 떠벌리고 폭탄주를 쏟아 붓는 직장인.“못된 남자들을 혼내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대로 금순이는 이들을 향해 스파이크를 날린다. 그럼에도 영화에는 통쾌한 한방이 부족하다.중반부는 조폭에게 쫓기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루하게 늘어진다.단순한 줄거리인만큼 좀 더 다양한 에피소드로 잔가지를 풍성하게 만들어 유머와 속도감을 살렸으면 어땠을까.촘촘한 에피소드 사이에 사회비판을 자연스럽게 녹여내지 못했기 때문에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영화를 따라 골목마다 들어선 유흥주점을 쫓아다니다 보면,평소 별생각없이 지나치던 밤거리의 기형적인 모습에 새삼 놀라게 된다.현남섭 감독의 데뷔작. 김소연기자
  • 백기완씨 ‘우리말 으뜸지킴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올해의 우리말 으뜸 지킴이로 뽑혔다. 아동문학가 이오덕씨 등이 참여하는 ‘우리말 살리는 겨레 모임’은 한글날을 앞둔 7일 올해 우리말을 지키는 데 앞장선 개인·단체를 10명 선정,발표했다.백 소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 터널을 순우리말인 ‘땅굴’이나 ‘맞뚜레’로 하자고 건의했다가 수사기관에 끌려가 고초를 겪고 문익환씨와 함께 학교현장에 ‘새내기’라는 말을 퍼뜨리는 등 우리말 보급에 앞장선 공로로 으뜸 지킴이에 올랐다. 순우리말 회사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빙그레와 법률문구 한글쓰기를 주도해 온 박관용 국회의장,법조문의 한글화에 힘쓰는 법무부 등도 지킴이로 선정됐다. 반면 인터넷 통신 상에서 말본과 맞춤법을 어긴 말글을 퍼뜨린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우리말을 천대하거나 엉터리 국어교과서를 만든 산업자원부와 교육부,영어 공용어 주장을 공론화한 소설가 복거일씨 등은 우리말 훼방꾼으로 뽑혔다. 이 모임의 공동대표인 우리말 운동가 이대로(56)씨는 “지난 1년간 누리그물(인터넷)을 통한 추천과자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을 뽑았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신문 불공정 경쟁/ “자전거에 신문은 덤” 호객

    신문시장이 최악의 혼탁상에 빠져들고 있다.일부 신문이 부수 확장을 노려 무가지 살포는 물론 벽시계·선풍기 등을 ‘경품’ 명목으로 무차별 뿌린 것은 오래 전부터 있던 현상.그러나 최근에는 자전거 같은 고가품까지 ‘사은품’으로 등장했다.따라서 시중에는 조선·중앙·동아 같은 특정신문을 구독한다는 말 대신에 ‘자전거 신문’을 본다는 표현이 유행할 정도다.그 실태는 어떠한지,자전거를 마구잡이로 돌리면서까지 부수 확장에 혈안이 된 까닭은 무엇인지, 공정거래위원회와 신문공정경쟁위원회는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 등을 짚어본다. ◆실태 “1년만 구독하면 자전거 한 대가 공짜입니다.” 개천절 휴일인 지난 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영구임대 아파트단지.접이식 자전거 50여대가 길가에 늘어선 옆에서,인근 신문사 지국에서 나온 듯한 남자가 확성기를 들고 주민을 상대로 신문 구독을 권유하고 있었다.“이거 시중에서 18만원 하는 자전거예요.이번 기회에 좋은 신문도 보고 자전거도 장만하세요.” 이 남자는 자전거를 돌리는 일이 불법 아니냐는 질문에 “일산이나 분당 같은 곳에서는 더하다.”면서 “지국끼리 싸움을 하다 파출소에 끌려가는 일은 있어도 경품 돌렸다고 벌금 무는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일요일인 6일 낮에도 서울 도봉구 창동 신동아아파트 단지 인근 공원에서는 D일보 직원이 자전거 7∼8대를 놓고 신문 구독을 권유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같은 고가의 ‘사은품’을 내건 신문 판촉행위로 서울 말고도 분당·일산 등 수도권 도시지역에서는 지난 한달 동안 공짜 자전거가 넘쳤다.성남시 분당구 장미마을 일대에서는 최근까지 D일보와 C일보가 주말이면 자전거 수십대씩을 끌고와 ‘자전거 무료’라는 팻말을 내걸고 주민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했다.이에 따라 어린이 손에 이끌린 가정주부가 구독신청서를 쓰고 새자전거를 끌고가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띄었다. 자신도 아이들 등쌀에 5년째 보던 신문을 바꾸었다는 정모(46·여·성남시분당구 서현동)씨는 “자전거를 공짜로 준다는데 굳이 한 신문 계속 보겠다고 고집할 필요가 있겠느냐.”라면서 “남들은 다 바꾸는데그대로 있으면 바보가 되는 느낌마저 들 것”이라고 말했다.대규모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서 주민 입주가 줄을 잇고 있는 용인시 수지읍 일대에서는 자전거 대신 비데가 ‘사은품’으로 등장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신문사,남는 장사인가 ‘고가’라고 선전하며 자전거를 공짜로 나눠주는 일부 신문의 보급소들은 실제로는 값싼 중국산 자전거를 구입하기 때문에 ‘남는 장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자전거 값 대신 구독료를 받고,또 18개월의 장기계약을 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더 이익이라는 것. A신문사 서울 남대문 지국장은 “독자들에게 ‘15만원짜리 고급 제품’으로 광고하는 자전거는 사실 국내업체가 중국의 하청업체에 의뢰,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한 것”이라면서 “각 지국에서 보통 5만 7000원에 사들인다.”고 밝혔다.하지만 그 비용도 대부분 본사에서 주는 지원금으로 충당하므로 보급소 부담액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자전거의 수입원가 자체가 3만원대라는 지적도 있다. 고가의 ‘사은품’이 신문고시에 위배된다고 판단해‘판매’형식으로 눈속임하는 보급소들도 있다.지난 6일 시흥시 은행택지지구에서 D일보·C일보가 트럭을 동원,단 하루 동안만 ‘사은품’을 지급한다면서 D일보는 국산 자전거를 2만원에,C일보는 1만원에 팔면서 신문 구독을 권유했다.이에 공장을 경영하는 한 가정에서는 5만원을 내고 신문 3부를 신청,자전거 3대를 받아간 사례도 있었다. 이같은 ‘사은품’ 경쟁에 대해 A신문사 수도권판매팀장은 “신문사 보급소만을 상대로 각종 판촉물을 판매하는 회사가 한 보급소를 부추기면 다른 곳들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내실없이 무조건 발행부수만 늘려보겠다는 일부 신문사들의 행태에 결국은 독자들만 우롱당한다.”고 꼬집었다. ◆‘공짜 자전거’안전한가? 일부 언론사가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공짜 자전거들은 일반 시중제품처럼 성능과 안전성에서 문제가 없는가. 자전거공업협회 관계자는 7일 “‘사은품’ 자전거는 대부분 중국산으로 원가가 3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1년만 타도 녹이 심하게 슬어 더 이상 탈 수 없을 정도여서 안전 및 품질에 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수입 통관 전에 사전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불법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따라서 공짜 자전거는,실제로 이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에게 사고를 유발할 위험성이 적지 않다는 것.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중국산 자전거와의 가격경쟁은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다.”면서 “품질을 높여 고가정책을 펴고 있지만 요즘처럼 싸구려 자전거가 공짜로 유통된다면 수지를 맞출 수 없다.”고 개탄했다. 성남 윤상돈·김경두 이세영 박지연기자 yoonsang@ ■전만길 신문공정경쟁위원장/ “경품경쟁 신문의질 위기 초래” “신문 발행인들이 자율 규약을 지키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시민단체 등 외부의 간섭과 정부의 통제를 받아 신문업계가 위기상황을 맞을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무엇보다 신문사들의 각성이 가장 시급합니다.” 지난달 25일 신문공정경쟁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된 전만길(全萬吉·사진) 전 대한매일 사장은 7일 불공정 거래와 과열 경쟁이 만연한 신문시장의 혼란상을 타개하려면 신문사,특히 시장을 과점한 일부 신문의 대오각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거대 신문들이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위반을 반복하면 신문도 일반 기업체와 마찬가지로 정부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 위원장은 신문시장의 불공정거래가 시정되지 않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부수 지상주의’를 꼽았다. “우리처럼 하루 200만∼300만부를 발행하는 신문이 세 가지나 있는 사회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신문의 질과 독자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싹쓸이’식 발행에 치우치다 보니 자연 모든 신문이 부수 경쟁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이는 자원낭비로 이어집니다.” 무가지 남발과 경품제공 등 불공정거래를 규제하는 신문업계 차원의 자율규약이 있지만 현 상태에선 유명무실하다는 게 전 위원장의 지적이다.특히 신문업계의 자율 규약을 관장하는 공정경쟁위가 지금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선 실효를 거둘 수 없는 만큼 경쟁위의 위상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문공정경쟁위가 인사·재정 등 모든 차원에서 신문협회의 영향을 받는 현실에서 독립된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모순입니다.위원회의 독립적 역할과 권한을 살리는 법적·제도적 개선이 시급합니다.”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위원회가 공정경쟁 위반사례에 대해 위약금을 내라고 해당 신문사에 통보했지만 5개월이 되도록 납부사례가 단 한 건도 없음은 위원회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독자들의 자세도 바뀌어야 합니다.경품의 양과 질에 따라 신문을 고르고 싶겠지만 경품 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과적으로 신문의 질을 떨어뜨려 독자에게 피해가 갑니다.” 신문사들이 자율적으로 공정거래 분위기를 확립해 언론 고유 영역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 위원장은 “공정경쟁위가 오히려 신문시장의 공정경쟁위반을 보호하는 울타리처럼 인식되는 현상을 철저히 바꾸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공정거래위 입장/ 신문협회 공정경쟁규약 무용지물 자율정화 포기… 직접 조사키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언론사의 ▲무가지 배포 ▲강제 구독 ▲경품 무료제공 등 행위가 시장질서를 왜곡시키기 때문에 이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언론사의 공정거래위반 행위가 불거질 때마다 조사에는 늘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언론사에 대한 부당내부지원을 조사할 때도 사실은 시장질서 왜곡행위를 모두 조사했다.그런데도 언론사의 특수성을 고려해 시정명령 등의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신문협회에만 조사내용을 통보했을 뿐이다.통보 당시에는 한때 폐지됐던 공정거래법상의 신문고시 11조가 부활했기 때문이었다. 신문고시 11조의 ‘사업자단체의 공정경쟁규약과의 관계 등’이란 조항에는 사업단체가 공정거래위의 심사를 거쳐 공정경쟁 규약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그 사업자단체가 우선적으로 적용해 처리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문협회가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신문협회는 신문고시 11조에 따라 협회내의 독립기구로 ‘신문공정경쟁위원회’를 신설하고 신문공정경쟁 규약을 만들었다.그러나 신문협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신문협회 이사회가 이를 최종 승인하지 않는 바람에 실행에 옮겨지지 못한것이다. 24개 언론사대표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최종 결정을 미루다 지난달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아리송한 결론을 내렸다.‘신문협회가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에 한해 공정위가 직접 처리할 수 있다.’는 요지였다.신문협회에서 알아서 할 테니 공정위는 그냥 보고만 있으라는 얘기다. 공정위는 신문협회 이사회의 이같은 결정은 협회가 자율정화를 포기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직접조사 대상의 기준을 마련중이다. 주병철기자 bcjoo@
  • [사설] 대선 새 변수 여성표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어제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율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표가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역과 연령대별 지지율 추이는 어느 정도 고정화 경향을 띠고 있으나 20,30대 여성표는 비교적 자유스럽게 움직여 변화의 동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정몽준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로 8월 조사와 비교해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44.3%에서 27.5%로,30대 여성은 35.7%에서 24.8%로 낮아졌다는 것이다.이제 후보들이 여성 표심을 잡는 데 노력을 배가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조사에 참여했던 KSDC 김형준 박사도 젊은 여성들이 다른 연령층이나 남성에 비해 선입견이 없고 목표에 대한 응축력도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하고 있다.후보의 이미지와 개성을 중시하며 ‘주관이 뚜렷하고 탄력적’이라는 것이다. 남성 직종에 여성들의 당찬 진군이 계속되고 있고,그 에너지는 얼굴 페인팅을 하고 길거리 응원에 나선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로 표출된 바 있다.이러한 도전과 창조 정신이표심으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젊은 여성표의 이러한 흐름을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한다.21세기가 여성·정보·환경의 시대라고 해서가 아니다.젊은 여성들의 표심은 분명한 메시지가 없이 그럴 듯한 정책만 나열하고 있는 후보들의 정책토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후보들은 이제 전체 유권자들을 만족시키려는 만병통치약과 같은 공약(空約) 남발을 중단해야 한다.서둘러 계층과 연령에 맞는 특화된 정책개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우리는 젊은 여성들의 흐름이 다른 연령대나 계층에도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무엇보다 남성위주의 정치문화와 투표행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러려면 젊은 여성들의 파워가 투표 당일까지 아버지나 남편의 권유에 끌려가서는 안 될 것이다.
  • 아시안게임/ 야구·女배구·농구 ‘일본은 없다’

    ‘일본은 없다.’한국이 맞수 일본과의 야구 농구 배구 등 인기 구기종목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야구 ‘드림팀’은 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예선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노장 송진우(36)의 호투와 산발 12안타를 집중시켜 일본을 9-0으로 일축,4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회장님’ 송진우는 5이닝 동안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며 호투했고 이병규 이승엽 김동주 등이 장단 11안타를 집중시켜 숙적 일본을 압도했다. 1회말 선취점을 올린 한국은 3회말 상대 수비 실책과 이병규의 2루타,박진만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7-0으로 벌렸다.한국은 다시 4회말 이승엽의 2루타와 김동주의 오른쪽 스탠드 상단을 맞히는 대형 홈런을 엮어 9-0으로 앞서 나갔다.송진우 등의 위력에 눌려 끌려가던 일본은 8회초 기다 고가 이상훈으로부터 첫 안타를 뽑아낼 정도로 3안타의 빈공에 허덕였고 8회초 두명의 주자가 홈에서 횡사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아 치욕의 영패를 당했다.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배구 A조 예선에서 한국은 한 차원 높은 조직력을 선보이며일본에 3-0(25-19 25-20 25-22) 완승을 거뒀다.3연승을 올린 한국은 결승 진출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세계 4강’에 빛나는 여자 농구 역시 예선 풀리그 일본과 경기에서 김영옥(20점) 정선민(23점 9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93-72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부산 박준석기자 pjs@
  • [젊은이 광장] 교육개방 신중해야 한다

    바야흐로 입시철에 접어들었다.올겨울에도 대입 수험생들은 과거 선배들이 그랬듯 추운 날씨에 가슴 졸이며 시험장으로 향할 것이다. 내가 수험생이었을 때 ‘수시로 바뀌는 교육제도에 대한 희생양’이라는 생각에 교육 당국에 많은 불만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하지만 당시 수험생만 희생양이 아니었다.그 뒤에도 정부의 교육정책은 매년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산물·문화 개방 등에 이어서 교육 분야도 개방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외국의 우수 대학원 유치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률 개정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한다.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고,우리나라 대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교육부의 계획에 따르면 대학 설립을 위한 기본 요건도 갖추지 않은 외국 대학이 국내에서 지나치게 특혜를 누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예를 들면,국내에 유치되는 외국대학은 기본 자산 없이 등록금만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있고,대학을 해산할 때잔여재산을 법인이 지정한 누구에게든 귀속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 ‘장사’가 되지 않으면 부담없이 떠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외국 대학을 유치하려는 교육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당 국가에서 충분한 수입을 얻고 있는 수준급 대학들이 굳이 우리나라에 분교를 설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국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지탄을 받은 무허가 외국 대학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자칫 학생들이 부실한 교육여건에서 비싼 등록금만 부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교육개방에 따른 문제점은 외국 대학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외국 대학에 적용되는 정책이 우리나라 사립대학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할 것이다.또 ‘잔여재산 자율 처분’ 정책이 국내 사립대학에 적용되면 사립대학은 이월 적립금을 굳이 교육용으로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같은 가정이 기우(杞憂)가 아니라는 점은 지난해 교육부가 전문대 발전방안으로 내놓은 사학청산법을 통해 알 수 있다.여기에는 법인의 해산사유발생시 재산출연자에게 한시적으로 재산을 돌려주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외국 대학에 ‘베푸는’ 지나친 특혜는 외국 대학 재학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육 개방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WTO의 새로운 다자간무역라운드인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통해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이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서비스 부문의 개방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사람을 사람답게 키워내는 교육을 서비스 부문으로 분류하는 발상부터 왠지 꺼림칙하다. 정부는 선진국과의 교육개방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만 말고 개방의 폐해를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조령모개식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젊은 학생들은 바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미래의 주역들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의 올바른 교육철학이 절실한 때다.이번 정기 국회에서국회의원들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김주희 건국대신문 편집장
  • 아시안게임/ 펜싱 - 女단체 플뢰레 금

    플뢰레는 금빛,사브르는 은빛. 한국 여자가 2일 강서체육공원에서 열린 플뢰레 단체전에서 개인전 2,3위를 차지한 임미경(부산시청) 서미정(전남도청)과 남현희(한체대)를 앞세워 중국을 45-32로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했다. 38-28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나선 서미정은 개인전 8강전 때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장레이를 압도하며 내리 7점을 따내 낙승을 거두었다.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는 한국은 2관왕에 도전하는 이신미(한체대)가 선전했으나 중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줄곧 끌려다니다 37-45로 패했다.이신미가 5-1로 앞서며 기세를 올린 한국은 이규영(익산시청)이 1점도 못따는 바람에 5-10으로 역전을 허용한 뒤 끝내 뒤집지 못했다. 부산 박준석기자 pjs@
  • [사설] 삼청교육 피해자 명예회복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밝힌 삼청교육대 실태는 인권은 안중에도 없었던 80년 당시 신군부의 실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체포영장 없이 삼청교육 대상자로 검거한 6만 755명 중 20세 이하 청소년이 4만 1196명이었다는 것은 공권력이 멋대로 무지막지하게 행사됐음을 뜻한다. 우리는 20세 미만 미성년자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가슴 아파한다.그러면서 그들을 선도하기 위해 애쓴다.그들이 우리의 미래인 데다,아직 심신이 충분하게 발육되지 않아 판단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부모의 동의를 얻지 않은 미성년자의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그들에게는 선거권도 주지 않는다.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의 성을 매수한 사람들을 성 착취나 성학대자로 보아 신상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보호의 대상인 청소년을 불량배로 보아 마구잡이로 검거했으니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사람이 부지기수였으리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식사 시간이 1초인 경우도 허다했다는데 정말기가 막힐 일이다.영화에서도 나올 법하지 않은 얘기다. 국회는 우선 의문사진상규명위가 삼청교육 피해 등 의문사 관련 진상을 더 조사할 수 있도록 의문사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기무사 등 당국에서는 삼청교육을 받다 사망한 사람이 50명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삼청교육 피해자들은 사망자가 1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럼에도 규명위의 조사기한은 지난 9월16일로 끝나 더 이상 확인할 길이 없다.진상 조사가 끝난 뒤에는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해주고 보상도 해주어야 한다.우리 모두 열명의 범죄자를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무고한 죄인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되새겨야 한다.무고한 사람의 한은 하늘 끝까지 뻗친다.
  • “누가 내인생 망쳐놓았는지 밝혀야”삼청교육대 피해자동우회 김기태 부회장

    “열흘만 있으면 병신이 되는 곳입니다.누가 내 인생을 망쳐놨는지 밝혀야할 것 아닙니까.”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삼청교육대 관련 발표가 있다는 소식에 서울 종로구 수송동 위원회 사무실을 찾은 전국 삼청교육대 피해자동우회 부회장 김기태(金基泰·66)씨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그는 1980년 12월6일 경기 안양 모 기도원에서 목사와 말다툼을 하던 도중 문패를 던졌다는 이유로 안양경찰서로 연행됐다. 폭력 전과가 있어 불안했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삼청교육대에 끌려가게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이듬해인 81년 1월5일 김씨는 대구에 있는 50사단으로 끌려갔다.첫날부터 구타가 시작됐다.김씨는 “줄을 잘못 서거나 수저를 먼저 들었다는 이유로 군화 발에 차이고 쇠파이프에 머리를 맞았다.”며 몸서리를 쳤다. 부대로 끌려간 지 일주일째 되던 날,그는 훈련 도중 “동작이 둔하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고 의식을 잃었다.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함께 얻어 맞은 동료가 창자가 터져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동료의 사인을 삼청교육대측은 폭식에 의한 위장 파열로 발표했다.”고 말했다.당시 그는 갈비뼈 등 10여곳의 뼈가 부러진 채 ‘훈련불가자’로 분류,입소한 지 12일 만인 81년 1월17일 퇴소했다. 그는 “20여년 동안 정부와 국회는 우리를 외면했다.”고 울먹였다. 유영규기자 whoami@
  • [오늘의 눈] 고국팀 응원 못가는 외국인 노동자

    “만리 타향에서 힘들게 싸우는 고향 선수들을 왜 응원하러 가고 싶지 않겠습니까.시간도 내주지 않고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하니 별 도리 없지요.” ‘아시아의 화합과 평화’를 표방하는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이 부산·경남 지역 3만여 아시아계 노동자에게는 ‘우리만의 잔치’로 비춰지고 있다.불법적이든,합법적이든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이들은 자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응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도 신분 문제나 일 때문에 엄두도 못내고있다. 대회가 시작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일부 ‘변방’ 국가팀이 출전하는 경기장 응원석에는 한국인 서포터스만 자리를 차지하고 응원을 펼쳐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 공단지역에서 만난 아시아계 노동자들은 “12시간 교대 근무에 밤샘 일도 잦아 경기장에 갈 엄두를 못낸다.”면서 “코앞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가 벌어지지만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지난 8월 중순부터 아시안게임 직전까지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이 지역의 아시아계 노동자 150여명이 붙잡혀 오히려 불안감만 더 느끼고 있다.부산 가톨릭외국인노동자상담소 김광돈 사무국장은 “많은 아시아계 노동자들이 강압적인 ‘불심검문’과 반강제적인 ‘임의동행’요구에 시달렸다.”면서 “대회가 끝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사하공단에서 일하는 베트남인 웬안부(30)는 “대회 직전 여권이 없다는 이유로 외국인보호소에 끌려가 사흘 동안 고생했다.”고 말했다. 대회 조직위와 부산시는 아시아계 노동자의 경기 관람과 응원을 위해 국내서포터스 단체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이라도 조직위와 부산시는 소외된 외국인 노동자를 경기장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One Asia,Global Busan’이라는 구호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영표 사회교육팀기자 tomcat@
  • “삼청교육 6만명 자의적 검거 인권유린”피해자 명예회복·보상 권고

    80년대 신군부에 의한 대표적 인권 침해 사례인 삼청교육대 사건의 진상이 국가기관에 의해 처음 드러났다. 의문사진상규명위(위원장 韓相範)는 지난 1981년 육군5사단 삼청교육감호대대에서 경계병들의 사격으로 숨진 전정배(당시 30세)씨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방부,기무사,법무부,경찰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삼청교육 실태-신군부는 불량배 소탕계획인 ‘삼청계획 5호’에 따라 80년 7월29일부터 5일 동안 체포영장도 없이 교육 대상자 6만 755명을 검거했다.이어 법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8월4일 ‘계엄포고령 제13호’를 사후 발동했다.검거된 사람들은 A,B,C,D급으로 분류됐다.‘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지목된 A급은 형사재판에 회부됐고,D급은 훈방조치됐다.B·C급인 4만 347명이 삼청교육 대상자로 분류,전국 25개 군부대에 분산 수용돼 인권을 유린당하고 혹독한 노역에 시달렸다.같은해 12월18일 법무부는 사회보호법을 제정,삼청교육대 교육생 7578명을 재판 절차 없이 청송보호감호소에 입감시켰다. 기무사,국방부 등이 규명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삼청교육을 받다 사망한 사람은 50명이며,이 중 8명이 구타로 사망했다.규명위는 “삼청교육 피해자들은 사망자가 1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하지만 정확한 사망자 수는 지난달16일 규명위의 조사활동이 끝나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삼청교육 대상자로 검거된 사람 가운데 20세 이하의 청소년이 4만 1196명으로 가장 많았다.10대 소년도 24.8%나 됐다.최고령자는 73세,최연소자는 14세였다.국졸이 2만 3678명으로 가장 많았다.전과가 없는 사람이 2만 1869명으로 35.9%였다.규명위 조사결과 경찰은 89년까지 삼청교육대 관련자들을 전과자처럼 전산관리했으며,당시 내무부는 각 도에 ‘순화교육 이수 귀가자 사후관리 지침’을 내려 보내 철저한 관리를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의적 검거기준과 인권유린-당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장 全斗煥)가 정한 소탕대상 기준은 ‘주민의 지탄을 받는 자’와 ‘불건전한 생활 영위자’였다.이같은 자의적 기준 때문에 지역주민 사이에 여론이 좋지 않은사람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이모(46)씨는 이웃 주민과 축사 폐수 문제로 언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체포됐으며,임모(48)씨는 예비군 중대장의 비리를 경찰에 진정했다는 이유로 끌려갔다. 영문도 모른 채 군부대로 잡혀간 피해자들은 혹독한 구타와 기합에 시달렸다.부대내 식탁에는 ‘돼지보다 못하면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으며,식사 시간이 ‘1초’인 경우가 허다했다.식사 후 음료 대신 구정물을 먹기도 했다.아픈 사람은 연병장 구석에 따로 모아 구타하고,머리털을 강제로 뽑았다.삼청교육을 받은 뒤 사회로 나온 사람 가운데 친구와 싸운 뒤 또다시 끌려갈 것이 두려워 자살한 사례도 있다. ◆규명위 권고-지난 88년 당시 노태우(盧泰愚) 대통령은 삼청교육대 피해보상 계획을 발표했다.이어 국방부가 3226명의 피해자 신고를 받아 보상계획을 수립했지만 아직 어떠한 보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규명위는 정부 해당 부처와 국회에 삼청교육대 입안·실행과정의 책임 규명과 진상조사,피해자 명예회복,배상 등을 권고키로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씨줄날줄] 송사 망국론

    카프카의 소설들은 사회의 모순구조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기력한가를 폭로한다.그 대표적인 작품이 ‘성(城)’과 ‘소송(訴訟)’, 둘 다 권력화된 형식과 절차에 의해 인간이 무기력해지고 진실이 덮여버리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특히 ‘소송’은 사람들이 왜 그를 ‘절망과 불안’을 조장하는 작가라고 하는지 짐작케 한다.서른 살이 되는 생일날 아침,영문도 모른 채 낯선 사내들에게 끌려가 소송에 휘말리는 주인공은 누군가의 무고가 분명하지만 신부,변호사,판사 등 누구도 그의 무죄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그에게는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권력화된 면허와 전문성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검찰청에 접수된 고소사건(고발사건 제외)이 총 25만 2571건이라고 한다.이는 작년 같은 기간 24만 1269건보다 1만 1000건(4.6%)이나 늘어난 숫자다.반면에 피고소인에 대한 기소율은 평균 24.2%(올상반기 전체 사건 기소율 55.7%)로 작년 한해 24.6%보다 오히려 더 낮아졌다.무분별한 고소 내지 무고(誣告)가 횡행한다는 증거다. 검찰이 뜬금없이 이런 자료를 내 놓은 것은 올해 초 고소 남발을 막기 위해 고소장 선별접수,무고사범 처벌 강화 등 새 고소제도를 마련해 상반기 중실시 방침을 밝혔으나 검찰 사건사무규칙 개정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한 촉구성 ‘발언’이다. 우리나라 고소 사건은 인구 10만명당 1058건,이는 이웃 일본의 124배(10만명당 8.5건)나 된다.제도 운영의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많아도 너무 많다.고소가 상대방에 대한 위협용,민사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남발되는 바람에 수사력을 포함한 국가인력,소송 당사자의 이런저런 비용을 합치면 송사로 인한 국가적 손실은 그야말로 송사망국론이 나올 법하다.송사(訟事)가 많은 사회는 피곤한 사회다.정직한 사람이 손해보는 사회다.로마제국이 흥한 것은 법과 제도의 발달 덕택이지만 망한 것도 법제도의 발달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송사야 물론 미국보다 많은 나라가 없지만 그 나라는 다민족 국가인데다민원,민사의 변호사 의뢰가 제도화된 사회다.그 미국에도 ‘송사 망국론’이 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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