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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 “추석 전에 3자 회동 희망”…文 “당혹”·朴 “내용 먼저 조율”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1일 대선 후보 3인 회동을 거듭 제안했다. 안 후보는 이날 경기 청년사관학교에서 가진 청년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다행히 (여야) 양쪽 두 후보가 3자회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추석 전에 같이 만나서 국민들께 추석선물로 드릴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박선숙 “조속한 시일내 답 낼수 있길 바란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캠프 선거총괄본부장인 박선숙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동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못 만날 이유 없다고 한 말씀, 환영할 일이다. 저는 국민이 바라는 것이 그런 정치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 후보들이 만나 국민들이 기대하고 바라는 답을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의 희망과는 달리 회동이 빠른 시간내에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측은 안 후보의 이 같은 제안에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다. 이날 문 후보 측의 한 인사는 “지금까지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힘을 합치자는 제안을 했을 때는 일언반구 대꾸도 하지 않다가 본인이 출마할 때 전격적으로 회동을 제안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문 후보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캠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안 후보 쪽도 출마선언에서 구체적인 내용이나 제안을 가지고 한 건 아니지 않느냐. 만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생각을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일정과 논의 내용 등이 먼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실무 인사들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유민영 대변인은 “현재 다른 후보 측과 공식적으로 연락한 것은 없다. 추석 전에 만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3인 회동 놓고 ‘주도권 경쟁’ 3인의 후보 측은 한동안 회동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는 계속 주도권을 쥐기 위해 양측을 재촉하겠지만, 여야 두 후보 측은 안 후보에게 끌려가는 회동 테이블에 앉는 모습은 피하려 하고 있다. 논의의 구체적인 내용 조율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본부장은 “시급한 몇가지에 대해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반드시 지키는 합의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며 큰 의욕을 드러냈지만, 여야에서는 ‘선언적 의미의 합의 말고 무슨 거창한 내용을 담을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지운·이재연·황비웅기자 jj@seoul.co.kr
  • [프로야구] LG ‘원더보이’ 김영관, 데뷔작은 ‘롯데 6연패’

    [프로야구] LG ‘원더보이’ 김영관, 데뷔작은 ‘롯데 6연패’

    롯데가 올 시즌 팀 최다인 6연패 수렁에 빠졌다. 롯데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의 경기에서 4-6으로 역전패하며, 이날 경기가 없었던 두산에 공동 3위를 허용했다. 2위 SK와는 1.5게임 차로 벌어졌다. 최근 3경기에서 2점을 뽑는 데 그친 타선은 이날도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5회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중심타선 홍성흔과 정보명, 조성환이 잇달아 범타로 물러나며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전날 4차례 만루 기회에서 단 1점을 얻었던 악몽이 재현된 것. 홍성흔이 2-6으로 뒤진 9회 2점 홈런을 날렸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뒤였다. 반면 독립구단 고양원더스 출신으로 지난 8월 LG유니폼을 입은 김영관은 꿈에 그리던 1군 첫 경기에서 역전 결승타를 날렸다. 김영관은 1-2로 뒤지던 4회 2사 2·3루에서 내야안타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평범한 땅볼이었다가 1루수 앞에서 갑자기 크게 튀어오른 행운의 안타였다. LG는 5~6회에도 3점을 내며 멀찌감치 도망갔다. 삼성은 광주에서 선발 윤성환의 6이닝 2실점 호투에 힘입어 KIA를 9-2로 꺾고 한국시리즈 직행 매직넘버를 8로 줄였다. 삼성은 1회 박한이의 2루타와 박석민의 3루타로 2점을 선취했고, 3회에는 이지영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조동찬은 3-2로 쫓기던 8회 1타점 3루타를 친 데 이어 9회에는 3점 홈런을 날리며 KIA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공격 첨병 이용규마저 급성 맹장염 수술로 결장한 KIA 타선은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6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침묵한 타선은 이날도 6회가 돼서야 점수를 올렸다. 오른쪽 무릎 수술 이후 43일 만에 복귀한 김상현이 2루타로 1루 주자를 불러들였고, 이준호의 안타 때는 자신도 홈을 밟았다. 하지만 KIA 타선은 7~9회 다시 무득점에 그쳤다. KIA 선발 소사는 6이닝 동안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으나 패전의 멍에를 썼다. 소사는 이달 등판한 4경기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신인 하주석의 끝내기 스퀴즈로 넥센을 5-4로 제압했다. 하주석은 9회 1사 만루에서 상대의 압박수비에도 재치있게 번트를 성공시켰다. 이여상은 0-1로 끌려가던 4회 개인통산 첫 만루홈런을 날렸고, 선발 김혁민은 2회 공 9개로 3탈삼진을 잡는 진기록을 세웠다. 프로 통산 4번밖에 나오지 않은 희귀 기록이다. 넥센 박병호는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시즌 30홈런과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헤어지자” 한마디에… ‘분노의 이별범죄’

    “헤어지자” 한마디에… ‘분노의 이별범죄’

    “남자 친구의 집착이 너무 심해서 두 달 전 헤어졌어요. 처음에는 밤마다 울면서 전화해 매달렸는데 전화도 안 받고 만나 주지도 않자 ‘성관계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더군요. 정말 온라인에 뿌릴까봐 걱정돼 다시 연락하긴 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끌려다녀야 할지 막막합니다.”(22세 여자 대학생) “술만 마시면 때리는 남자 친구한테 지쳐서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술에서 깨고 나면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데, 술에 취하면 다시 욕설을 퍼붓고 뺨도 자주 때려요. 자살하겠다, 우리 부모님을 해코지하겠다, 여동생이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다 등등 가족들 얘기까지 꺼내니 무서워서 매몰차게 못 끊겠어요.”(29세 여자 직장인) 지난 7월 울산 두 자매를 살해한 김홍일(27)의 범행 동기는 “헤어지자.”는 언니의 말 한마디였다. 지난 16일 경기 성남에선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20대가 모녀에게 차례로 흉기를 휘둘렀다. 사랑에 눈이 멀어 벌이는 ‘치정’(痴情)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과거 또는 현재의 애인에 의해 죽거나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 6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애인을 상대로 한 살인(미수 포함), 강도, 강간, 방화 등 강력범죄는 2007년 483건에서 2008년 521건, 2009년 608건, 2010년 636건, 2011년 655건 등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애인 사이에 벌어지는 강간이나 폭력의 경우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실제 수치는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인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에는 현 사회의 단면이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이주리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요즘 젊은 층은 형제가 적은 환경에서 자기 중심적으로 자란 탓에 갈등 처리에 미숙한 경우가 많다.”면서 “원하는 걸 쉽게 소유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이별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분노로 전이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맞벌이 부모 밑에서 관대하게 교육받고 자란 아이들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고 이런 성향이 연애를 할 때도 투영된다.”고 지적했다. 이름 밝히길 꺼린 교육 전문가는 “아이들은 수행평가 점수 때문에 학교에서 싸움 한 번 안 하고 억압되며 자란다.”면서 “경쟁하며, 비교당하며, 억압되며 자란 아이는 괴팍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온순했던 사람이 애인의 이별 통보 후에 돌변하기도 한다. 류창현 한국분노조절센터 대표는 “자신에게 부족한 남성성을 여자가 모독했다고 여겨 엉뚱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송,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폭력적인 문화를 쉽게 접하는 젊은 층은 문제가 생겼을 때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하기 쉽다.”고 말했다. 전근대적인 성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경남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국장은 “젊은 세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구시대적이고 왜곡된 성의식으로 여자 친구를 소유나 통제 대상으로 삼아 힘으로 제압하는 일이 많다.”면서 실제 상담소 업무의 30%가 연인 간 ‘데이트 폭력’에 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安은 누구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安은 누구

    지난해 9월 50%의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5% 지지율의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 국민 감동 정치 스타로 떠오른 뒤 불과 1년 만에 유력 대선 주자가 된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저서 등을 통해 4·11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지 못해 대선판에 나오게 됐다는 듯한 발언을 해 왔다. 실제 안 후보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으로 상징되는 낡은 기성 정치에 분노한 국민들의 여망과 부름에 따라 정치판으로 이끌려 나왔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정치적 역할이 주어졌다고 소명론을 편다. 그러나 안 후보는 절묘한 타이밍 정치 등 프로 정치인 못지않은 내공과 결단력도 보여 줬다. 안 후보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남보다 한 살 빨리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한글을 익혔다. 성적은 중위권이었고, 독서를 매우 좋아했다. “활자 중독증이었던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중학교 때 상위권으로 오르더니 고3 때 이과 1등을 한 뒤에 1980년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노력형 수재다. 고교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도 자기 일을 하는 진중한 스타일이었다. 친화력도 있었다. 노력파로 외유내강형”이라고 회상했다. 동생 상욱씨도 매우 예의 바르고 차분해 집안에 ‘차분함의 DNA’가 있는 것 같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서울대 의대 대학원에서 의학을 공부하던 그는 자신의 컴퓨터에 감염된 세계 최초 컴퓨터 바이러스를 분석, ‘백신’이라는 이름의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개발해 명성을 얻었다. V3 최초 버전인 V1이다. 단국대 의대 전임 강사 및 최연소 의예과 학장 등을 하다 의사 가운을 벗고 컴퓨터공학도의 길로 들어섰다. 1995년 백신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안철수연구소를 설립, 벤처 신화의 상징이 됐다. IT 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일조했다. 2005년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를 사임한 뒤 KAIST 석좌교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학자로 변신했다. 그는 기업가로 나설 때나 교수로 변신할 때, 그리고 정치인으로 변신할 때 늘 1년여의 깊은 고민 끝에 결단했다. 안 후보는 결단 뒤엔 무서운 추진력과 집요함으로 그 분야 최고에 올랐다. 안 후보는 의외로 정치권과 인연이 길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으로 출마할 것을 제의했었고, 참여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직 제의를 한 적도 있다. 청와대 수석, 국회의원 출마 제의 등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지난해 8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문제로 사퇴하자 당시 한나라당을 비판하며 정치 바람을 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中 구카이라이 독살 사건…보시라이, 보고 받고 은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독살 사건을 은폐했다고 중국 당국이 공식 확인했다. ‘보시라이 스캔들’ 재판이 시작된 뒤 보 전 서기가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향후 보 전 서기가 형사처벌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9일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재판을 끝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장의 죄상을 상세히 소개한 기사에서 충칭시 공산당위원회 최고 책임자라는 이름으로 보 전 서기를 언급했다. 기사에 따르면 왕리쥔은 작년 11월 13일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가 구카이라이에 의해 살해된 것을 인지한 뒤 사건을 덮어달라는 구카이라이의 요청에 따라 닐 헤이우드가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것처럼 사건을 종결시켰다. 이후 구카이라이는 자신의 치부를 아는 왕리쥔을 경계했고 같은 해 12월 말 사건을 담당했던 왕리쥔의 심복 4명이 불법으로 끌려가 조사를 받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왕리쥔은 지난 1월 28일 ‘충칭시 공산당위원회의 주요 책임자’를 찾아가 살인 사건을 보고했다. 충칭시 당 주요 책임자란 충칭시 당서기로 보시라이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임자는 다음날 왕리쥔을 불러 크게 화를 내며 뺨을 때렸다. 이어 2월 2일 왕리쥔은 공안국장에서 해임됐고, 생명에 위협을 느낀 왕리쥔은 구카이라이의 살인 고백 녹취 테이프 등 증거를 심복들에게 맡긴 뒤 2월 6일 쓰촨성 청두시 미국 총영사관으로 도주해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 앞서 사형 집행유예를 받은 구카이라이에 대한 재판에선 보 전 서기가 거론되지 않아 보 전 서기가 출당 등 정치적 징계만 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보 전 서기가 범죄를 덮으려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형사처벌도 가능해졌다. 일각에서는 보시라이가 좌파의 아이콘이란 점에서 최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에 반대하는 반일 시위를 계기로 다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좌파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여친 헤어지자 하자 “성관계 영상 뿌리겠다”

    여친 헤어지자 하자 “성관계 영상 뿌리겠다”

    “남자 친구의 집착이 너무 심해서 두 달 전 헤어졌어요. 처음에는 밤마다 울면서 전화해 매달렸는데 전화도 안 받고 만나 주지도 않자 ‘성관계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더군요. 정말 온라인에 뿌릴까봐 걱정돼 다시 연락하긴 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끌려다녀야 할지 막막합니다.”(22세 여자 대학생) “술만 마시면 때리는 남자 친구한테 지쳐서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술에서 깨고 나면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데, 술에 취하면 다시 욕설을 퍼붓고 뺨도 자주 때려요. 자살하겠다, 우리 부모님을 해코지하겠다, 여동생이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다 등등 가족들 얘기까지 꺼내니 무서워서 매몰차게 못 끊겠어요.”(29세 여자 직장인) 지난 7월 울산 두 자매를 살해한 김홍일(27)의 범행 동기는 “헤어지자.”는 언니의 말 한마디였다. 지난 16일 경기 성남에선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20대가 모녀에게 차례로 흉기를 휘둘렀다. 사랑에 눈이 멀어 벌이는 ‘치정’(痴情)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과거 또는 현재의 애인에 의해 죽거나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 6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애인을 상대로 한 살인(미수 포함), 강도, 강간, 방화 등 강력범죄는 2007년 483건에서 2008년 521건, 2009년 608건, 2010년 636건, 2011년 655건 등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애인 사이에 벌어지는 강간이나 폭력의 경우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실제 수치는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인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에는 현 사회의 단면이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이주리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요즘 젊은 층은 형제가 적은 환경에서 자기 중심적으로 자란 탓에 갈등 처리에 미숙한 경우가 많다.”면서 “원하는 걸 쉽게 소유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이별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분노로 전이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맞벌이 부모 밑에서 관대하게 교육받고 자란 아이들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고 이런 성향이 연애를 할 때도 투영된다.”고 지적했다. 이름 밝히길 꺼린 교육 전문가는 “아이들은 수행평가 점수 때문에 학교에서 싸움 한 번 안 하고 억압되며 자란다.”면서 “경쟁하며, 비교당하며, 억압되며 자란 아이는 괴팍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온순했던 사람이 애인의 이별 통보 후에 돌변하기도 한다. 류창현 한국분노조절센터 대표는 “자신에게 부족한 남성성을 여자가 모독했다고 여겨 엉뚱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송,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폭력적인 문화를 쉽게 접하는 젊은 층은 문제가 생겼을 때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하기 쉽다.”고 말했다. 전근대적인 성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경남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국장은 “젊은 세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구시대적이고 왜곡된 성의식으로 여자 친구를 소유나 통제 대상으로 삼아 힘으로 제압하는 일이 많다.”면서 실제 상담소 업무의 30%가 연인 간 ‘데이트 폭력’에 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현대 남성은 외모보다 지적인 여성 선호한다?

    배우자의 조건으로는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 기존에 남성은 여성의 외모를, 여성은 경제력 있는 남성을 바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날 남녀평등이 일반화된 서양 사회에서는 오히려 남성이 여성의 지적 능력을 중시하는 반면, 여성은 남성의 외모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영국 선데이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영국 요크대학 연구진이 세계 30여 개국의 1만 2,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배우자에 요구하는 조건을 질문한 뒤 그 답변을 남녀 격차를 측정한 ‘성 격차 지수’를 기준으로 통계를 냈다. 성 격차 지수는 세계 135개국에서 교육과 의료의 기회, 정치와 경제,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에 있어서의 성별 격차를 수치화해 국가별 순위로 보여준다. 연구진에 따르면 남녀 평등이 일반화된 나라일수록 남성은 여성의 지적인 면을 요구하는 비율이 높아진 반면, 여성은 남성의 외모를 중점에 두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고 있는 나라에서는 여전히 남성은 여성의 외모와 가정적인 면을, 여성은 남성의 경제력을 본다는 기존 의견이 많았다. 통계를 낸 요크대 심리학 교수 마르셀 젠트너 박사는 “과거 남성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낳아 길러줄 배우자의 여성스러움, 즉 외모와 가정적임 등에 이끌렸으며 여성은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남성에 이끌려 왔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 진출로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면 영국에서도 지난 15년 동안 여성이 일하고 남성이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가정이 3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현대인의 가치관에 반영돼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1년 성 격차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135개국 중에서 107위로 낮은 순위에 있다. 즉 상위권에 있는 영국을 비롯한 서양 각국에 비해 여전히 남녀 차이가 크다는 것이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심리과학 학술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자료사진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성폭행범 처벌해주세요” 자살한 22세 피해자 충격

    “성폭행범 처벌해주세요” 자살한 22세 피해자 충격

    집단 성폭행을 당한 젊은 여자가 사법정의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찌감치 엄마가 된 여자가 자살하면서 여자의 두 아이는 졸지에 고아가 됐다. 칠레 산페르난도에 사는 22세 성폭행 피해자가 용의자를 풀어준 사법부 결정에 충격을 받고 자살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가브리엘라 마린 메히아스라는 이름의 이 여자는 지난달 7일(현지시각) 평생 상처가 아물지 않을 끔찍한 사건을 겪었다. 사건 당일 여자는 길을 걷다 칼을 든 괴한을 만났다. 괴한은 칼로 여자를 위협하며 외진 곳으로 끌고 갔다. 여자가 끌려간 곳엔 또 다른 남자 2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여자는 이곳에서 남자 3명에게 무참히 성폭행을 당했다. 여자는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발빠르게 수사에 나서 용의자 3명을 검거했다. 그러나 칠레 사법부는 “체포된 용의자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전원 석방결정을 내렸다. 이 소식에 충격을 받은 여자는 자살했다. 인터넷에는 “정의를 구현해야 할 사법부가 여자를 두 번 죽인 꼴이 됐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엘옵세르바토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웃기고 재밌으면 그만? 예능도 철학이 필요해!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웃기고 재밌으면 그만? 예능도 철학이 필요해!

    예능은 웃기고 재밌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예능만큼 만들기 어렵고 장수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도 흔치 않다. 워낙 유행에 민감한 데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지상파 예능의 대세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차지했다. 예능은 콘셉트와 형식이 명확할수록 소재의 한계 탓에 단명하는 경향이 있지만, 리얼리티는 다양한 형태로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1차원적인 미션 수행에 그치지 않고 웃음 너머의 관계성을 끄집어내 경쟁심리, 자존심, 휴머니즘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2차, 3차의 의미를 주기도 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인간사의 축소판으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SBS ‘런닝맨’에서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생존을 위해 이합집산하는 인간의 속성이 그려지고, KBS ‘1박 2일’에서는 서로 야외 취침을 피하고자 치사함도 불사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네 인간사가 그대로 드러난다. SBS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을 보면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가장의 모습이 떠오르고 멤버들의 역할과 관계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출연자의 대상을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으로 확대하면 이야기할 소재는 더욱 다양해진다. 하지만 이럴수록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철학은 더욱 중요해진다. 과연 그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에 따라 프로그램의 방향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이런 고민이 부족한 경우를 적잖이 볼 수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안녕하세요’에서는 처제에게 백허그를 하는 등 과도한 애정 표현을 하는 남편의 사연이 소개돼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시청자 강모씨는 “아무리 요즘 쇼킹한 사연이 많다지만, TV 예능 프로그램 시청 시간대에 ‘사랑과 전쟁’을 방불케 하는 자극적인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음주운전 중독남’, ‘못된 손 누나’ 사연 등 자극적인 소재로 논란을 일으켰다. 여성 출연자들이 노출이 심한 비키니를 입고 자기소개를 하는 등 선정성 논란에 휘말린 MBC ‘정글러브’는 13일 5회 만에 막을 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애초부터 SBS ‘짝’과 ´정글의 법칙´을 모방한 형식으로 도마에 올랐다. 모두 무리하게 시선을 끌려다가 역효과를 본 경우다. 한편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MBC ‘놀러와’는 최근 19금 토크쇼를 신설했다. 이를 두고 케이블도 아닌 지상파 TV 토크쇼에서 대놓고 자극적인 19금 농담을 하는 데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다양한 웃음이 있다. 하지만 단순한 관전 포인트를 넘어 철학적 가치를 담지 못한다면 결국 물리적 자극만 남게 된다는 한 방송 관계자의 말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erin@seoul.co.kr
  • “북한의 작가들은 체제수호 선봉장… 정형화된 글쓰기 작업에 신물 났다”

    “북한의 작가들은 체제수호 선봉장… 정형화된 글쓰기 작업에 신물 났다”

    “사회주의적 자연주의를 강조한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카프)과 구 소련의 영향을 받은 북한 문학은 세계적 조류와도 동떨어져 있습니다. 김정일이 1970년대 문화예술계를 장악하면서 문학 속 우상화 작업도 마무리됐지요.” 14일 경북 경주에서 폐막한 제78차 국제펜(PEN)대회에서 정식 회원으로 가입한 ‘망명 북한 펜 본부’의 정해성(67) 이사장은 탈북 이후 작품 활동을 “감개무량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1996년 탈북 전까지 조선중앙TV에서 방송작가로 일했다. 망명 북한 펜 본부에 소속된 28명의 탈북 작가 중 가장 먼저 한국에 왔고, 그런 인연으로 이사장을 맡았다. 정 이사장은 “북한 문학 속 등장인물은 한번 타락하면 벗어나지 못하는 이분법적 구조에 갇혀 있다.”며 “친일파가 회개해 해방 이후 당과 수령을 위해 목숨 바쳤다는 설정은 상상도 못하고 아예 친일 반동분자의 등장을 금한다.”고 강조했다. 문학성의 기준은 얼마나 거짓말을 잘하느냐이고, 김일성 가계를 우상화해 인민의 충성을 끌어내는 정도에 달렸다는 것이다. 직접 쓴 대본에서 “김일성·김정일 교시를 집행하지 못하면 밥을 먹어도 모래알 씹는 것 같다.”는 대사를 인용해 이를 설명했다. ●‘망명 북한 펜 본부’ 국제펜 정식회원 가입 이어 북한에도 시·소설·희곡 등 분과가 있는데 남측 글쓰기와의 공통점은 권선징악이며 차이점은 표현의 자유라고 덧붙였다. 김일성 가계와 관련된 작품을 창작하는 4·15 문학창작단의 현승걸 단장을 예로 들어, 그가 사석에서 “언제쯤 쓰고 싶은 걸 쓸 수 있나.”라고 푸념했다가 요덕 수용소로 끌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적시했다. 엘리트 작가였던 정 이사장은 북한에서 즐겨 읽던 남한 작품으로 소설 장길산·토지·허준 등을 꼽았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에서 발간한 ‘시대’라는 잡지에 실린 시인 김지하의 시도 모두 섭렵했다고 했다. 1970년대 김일성으로부터 직접 희곡 특등상을 받은 이진명(59)씨는 “북한의 정형화 작업에 신물이 났다.”면서 “북한에서 문학 한다면 체제수호의 선봉장쯤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청진의 문학기자(통신원) 출신인 김정근(44)씨는 “또래인 임수경 의원이 1989년 6월 방북했을 때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남한사회를 동경하게 됐다.”면서 “체제의 위대성을 선전할 각오가 없다면 북한에선 작가나 기자의 꿈을 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안전부와 대외경제위원회에서 일했던 림일(44)씨는 “김정일은 사실 문학에 관심이 없고 무용·노래·영화 등 극예술에 치중했다.”면서 “해외유학파인 김정은도 일종의 ‘쇼’를 하고 있고 결국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림씨는 평양출신으로 쿠웨이트의 조선광복건설회사에 파견돼 일하다 탈출해 1997년 한국에 왔다. 탈북 뒤 소설 김정일 1, 2권을 잇달아 내놓았다. ●‘절반의 성공’ 그친 경주 국제펜대회 한편, 북한출신 문인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던 경주 펜대회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 체제의 폐쇄성은 널리 알렸지만 정작 국내 문학계에 대한 정부의 압력에는 침묵했다. 진보성향의 젊은 문인들을 끌어안는 데도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글 사진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Weekend inside] “술 취해 살고 싶지 않다”… 10만 중독자에 새 삶

    [Weekend inside] “술 취해 살고 싶지 않다”… 10만 중독자에 새 삶

    술김에 폭력 등 문제를 일으키는 알코올중독자들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술꾼’, ‘술고래’로 불리며 도덕적 비난을 받는 데 그쳤으나 최근 들어 ‘주취폭력’(주폭) 문제가 부각되면서 경찰의 처벌 대상이 됐다. 전문가들은 “술로 인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규제, 처벌과 동시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KARF)가 운영하는 카프병원은 국내에 하나뿐인 비영리 알코올 중독 전문병원이다. 이곳에는 모두 75명의 알코올 의존환자가 입원해 있다. 음주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외래환자 수도 최근 30~40%나 늘었다. 우울증, 폭력 등 술에 얽힌 사연은 각양각색이지만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은 이유는 단 하나, 더이상 술에 취해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14일 병원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단주(斷酒), 금주(禁酒)’ 시커먼 먹을 묻힌 붓길이 마음먹은 대로 가지 않는다. 오랜 음주 탓에 자꾸 손이 떨린다. 그래도 화선지에 애써 다짐을 옮긴다. 알코올의존증으로 이곳에 입원 치료 중인 김병수(58·가명)씨는 “붓글씨를 쓰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차분해진다.”며 웃었다. 이날 카프병원의 3교시인 서예 수업에서는 10명 남짓한 환자들이 먹을 갈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카프병원은 알코올중독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보다 명성이 높다. 2004년 개원 뒤 해마다 환자가 늘어 지금껏 10만여명의 알코올중독자가 다녀갔다. 인기 비결은 저렴한 비용과 높은 치료 효과 덕이다. 한 달 입원비가 60만~70만원 수준으로 다른 알코올중독 치료 병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렇게 싸게 받아서는 당연히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29개 주류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주류산업협회가 매년 50억원을 지원해 준 덕에 부족한 돈을 메워 왔다. 입원했던 환자들은 모두 스스로 병원을 찾았다. 어느 순간 알코올중독이 자신과 주변 사람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느껴 입소문을 듣고 카프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항갈망제(술 생각을 줄여주는 약) 처방 등 약물치료도 하지만 핵심은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프로그램 치료다. 분노를 조절하는 법, 끊었던 술 생각이 다시 들 때 생각을 차단하는 법, 우울증에 대처하는 법 등을 배운다. 자서전 쓰기, 명상, 종이접기 등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고 인내하는 방법도 익힌다. 12주 과정이지만 환자가 술 끊을 자신이 들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더 입원하기도 한다. 이준석 병원장은 “알코올중독의 70%는 유전적 요인 때문이어서 의지만으로 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유전인자가 없으면 양조장 주인이라도 쉽게 알코올 중독에 빠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서전 쓰기 수업에서 만난 전인석(54·가명)씨는 “군인이셨던 아버지는 항상 만취상태로 퇴근해 난폭하게 굴었다.”면서 “지금 생각하니 아버지도 아픈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술 마실 때마다 싸워 경찰서에 몇 번씩 끌려갔다는 강범석(45·가명)씨는 “술이 깨고 나면 왜 싸웠는지 절반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주취폭력이) 처벌만으로 고쳐질 수 있는 문제라면 전과가 80~90범씩 되는 사람이 왜 생기겠느냐.”고 말했다. 처벌 못지않게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여성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는 등 술 마실 기회가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알코올의존 여성 중에는 어린 시절 폭행, 성폭력 등을 겪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한 관계자는 “알코올 중독인 남편의 폭력 때문에 고통을 겪다가 술에 손을 대 부부가 알코올 중독이 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퇴원했다가도 몇 번씩 재입원하는 사례가 흔하지만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 술에 또 손이 가려 하고 가족 등 주변에 피해를 줄 것 같으면 알아서 다시 치료기관을 찾는 것이다. 덕분에 병원 치료 뒤 가족과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하는 환자가 많다. 병원 프로그램이 알코올중독 치료에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환자는 85%나 됐다.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찬 병원이지만 최근 심각한 고민이 생겼다. 주류업체들이 병원 적자가 쌓인다는 이유로 2010년 말부터 지원을 끊어 다음 달이면 병원 재원이 바닥나 문 닫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입원 중인 한 환자는 “알코올중독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관인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日 역사만든 분들 예 올리는 건 당연”

    “日 역사만든 분들 예 올리는 건 당연”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지만 대표적인 극우파인 하시모토 도루(43) 오사카 시장이 망언 릴레이를 하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일본의 역사를 만들어 온 분들에게 예를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참배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전날 창당해 대표로 취임한 일본유신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추진하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일본유신회의 로고에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일본 땅으로 그려 넣기도 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행사를 용인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최근 재일 한국인 차별 자료 등을 전시한 ‘오사카 인권박물관’의 문을 닫고 어린이들에게 일본 근현대사를 교육하는 시설로 바꾸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달에는 “위안부가 (일본군에) 폭행, 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며 “있다면 한국이 내놨으면 좋겠다.”는 망언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프로야구] “SK가 장난하듯 경기해 욕먹을 각오로 신인투수 대타로 썼다”

    [프로야구] “SK가 장난하듯 경기해 욕먹을 각오로 신인투수 대타로 썼다”

    “이재영을 투입할 때 장난하는 것 같았다.” 프로야구 LG의 김기태(43) 감독이 13일 잠실구장에서 기자들에게 전날의 ‘말 많았던’ 투수 대타 기용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SK 이재영 기용, 욕먹는 기분이었다” 당시 LG는 0-3으로 줄곧 끌려가 패색이 짙던 9회 말 2사 2루의 기회를 잡았다. SK 이만수 감독은 8회 박희수와 이재영에 이어 9회 마무리 정우람까지 등판시키자 김 감독은 주포 박용택을 빼고 신동훈(18)을 대타로 전격 투입했다. 관중석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신동훈은 2012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은 신예로 1군에서 한 경기도 뛴 적이 없다. 게다가 투수다. 조계현 수석코치가 신동훈의 대타 기용을 만류했지만 김 감독은 이를 뿌리쳤다. 또 대기 타석에서 몸을 풀던 정의윤도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였다. 신동훈은 공 4개를 우두커니 바라보다 삼진을 당했다. 그에겐 참으로 허망한 프로 데뷔전이었다. 3점 뒤진 상태였지만 박용택이 출루하고 ‘한방’이라도 터지면 일순간 동점을 일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당연히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야구하는 사람끼리 그러면 안 돼” 김 감독은 “내 판단이었다. 감독 입장에서 욕먹을 각오하고 그를 대타로 썼다.”며 “SK가 이재영을 내는 게 내 입장에선 장난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SK가 최선을 다한다면 9회부터 정우람을 냈어야 했다. 지고 있는 우리 상황에서 SK에 일침을 가하는 방법은 이뿐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SK가 박용택을 상대로 정우람을 내지 않고 이재영을 그대로 끌고 갔다면 신동훈 대타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만수 “승리위해 최선 다했을 뿐” 또 “우리 팀보다 강한 선배 감독의 팀들을 향해 항상 박수치며 배워 왔다. 그러나 어제는 박수칠 수 없었다. LG 선수단과 팬들의 자존심이 있다. 가족이나 동료가 욕먹는 기분이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SK전에서 이 같은 감정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이만수 감독님은 대선배이고 메이저리그 경험도 쌓은 분이다. 어제는 야구를 하는 사람들끼리 다 아는 상황”이라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만수 감독은 “박희수는 한 차례 부상이 있었고 정우람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아끼기 위해 이재영을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영이 2루타를 맞자 어쩔 수 없이 정우람을 올렸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감독으로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US오픈테니스선수권] 2등, 2등, 2등, 2등, 마침내 1등

    런던올림픽 테니스 금메달리스트 앤디 머리(4위·영국)가 마침내 76년 묵은 영국인들의 한을 풀었다. 10일 미국 뉴욕 플러싱메도의 빌리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막을 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테니스선수권 남자 단식 결승. 머리는 4시간 54분의 풀세트 혈투 끝에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를 3-2(7-6<10> 7-5 2-6 3-6 6-2)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조코비치의 마지막 리턴이 네트에 걸리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 머리를 연호했다. 영국 선수가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른 건 1936년 이 대회 프레드 페리 이후 76년 만이다. 머리는 또 앞서 네 차례의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에서 내리 진 뒤 다섯번 만에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상금 190만 달러(약 21억 4600만원). 런던올림픽 단식 금메달에도 시큰둥했던 영국인들에게 자신이 세계 정상에 올랐음을 웅변으로 보여줬다. 1세트부터 US오픈 남자단식 결승전 타이브레이크 기록을 깨는 혈투가 벌어졌다. 이날 둘이 벌인 타이브레이크 점수 22점은 종전 기록 20점을 뛰어넘은 것. 이전까지 1976년 지미 코너스-비욘 보리, 1987년 이반 렌들-매츠 빌란더의 결승에서 나온 11-9가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나온 가장 긴 타이브레이크 기록이었다. 또 1세트 게임 4-2로 머리가 앞선 상황에서는 무려 54차례나 랠리가 이어지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고, 30여 차례를 넘나드는 랠리도 여러 번 있었다. 게임스코어 6-6에서 먼저 두 점을 따야 이기는 타이브레이크에만 24분이 걸리는 등 1세트는 무려 1시간 27분이나 이어졌다. 웬만한 여자부 경기가 끝날 정도의 시간이다. 1세트를 먼저 가져간 머리는 2세트에서도 기세를 올려 게임스코어 4-0까지 달아났다. 조코비치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머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추격에 나선 뒤 기어코 게임스코어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마음껏 날린 스트로크가 두 차례나 라인을 벗어나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디펜딩 챔피언다웠다. 2세트 후반 불붙은 상승세가 3, 4세트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세트스코어 2-2 균형을 맞춰냈다. 마지막 세트. 허망한 역전패의 분위기가 감돌 무렵, 이번에는 머리가 힘을 냈다. 조코비치의 첫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분위기를 반전시킨 머리는 게임스코어 3-0까지 달아났다. 조코비치는 이번에도 두 게임을 거푸 따내 3-2까지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머리는 이어진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조코비치에게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게임스코어 4-2를 만들었고, 설상가상 다리 근육이 뭉친 조코비치를 마음껏 요리한 뒤 코트에 벌렁 누워 조국이 76년 만에 되찾은 메이저 타이틀의 감격을 만끽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연장 9번째 홀서 통산 9승 거머쥐다

    연장 9번째 홀서 통산 9승 거머쥐다

    ‘파이널의 여왕’ 신지애(24·미래에셋)가 날을 넘겨 펼쳐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킹스밀챔피언십 9번째 서든데스 연장에서 투어 통산 9승 사냥에 성공했다. ●폴라 크리머와 나란히 파세이브 8차례 10일 밤(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골프장 리버코스(파71·6384야드) 16번홀(파4·405야드). 앞서 이날 새벽 정규 라운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폴라 크리머(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시작된 연장에서 8차례나 비긴 뒤 날이 어두워지는 바람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신지애는 대회 닷새째이자 81번째 홀만에 파를 지켜내 보기를 범한 크리머를 따돌리고 투어 통산 9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0년 11월 미즈노클래식 이후 22개월 만에 LPGA 정상에 복귀했다. 나흘 간 정규 라운드 동안 날린 56개의 드라이버 가운데 50개를 페어웨이에 적중시킬 만큼 높은 적중률의 크리머가 먼저 티샷했다. 이어진 신지애의 티샷은 크리머보다 조금 더 나가 크리머가 먼저 5번 아이언을 빼들었고, 날린 공은 깃대 정면 8m 지점에 떨어졌다. 160야드가량을 남기고 6번 아이언으로 날린 신지애의 두 번째 샷은 깃대 왼쪽으로 돌아 2m 남짓 지난 곳에 멈췄다. ●2명이 치른 역대 최장 연장승부 기록 승부는 그린에서 갈렸다. 크리머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고 신지애의 공도 홀 오른쪽으로 흘러 이제는 파 싸움. 애매한 거리에서 공격적으로 친 크리머의 파퍼트는 홀 오른쪽 벽을 맞고 돌아 나왔고, 신지애의 챔피언 퍼트는 홀 안으로 툭 떨어졌다. 크리머는 4라운드 선두를 달리다 3퍼트를 범해 연장으로 끌려간 뒤 같은 홀에서 가진 9번째 연장에서도 3퍼트에 눈물을 뿌렸다. 신지애는 2009년 7월 NW아칸소 챔피언십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뽑아 유선영과 안젤라 스탠퍼드를 따돌리고 6승째를 올린 뒤 통산 두 번째인 이날 연장 승부에서도 크리머를 따돌려 ‘파이널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실감케 했다. 한편, 신지애와 크리머의 이번 대회 ‘끝장 대결’은 두 명이 치른 역대 최장 서든데스 연장 승부로 남게 됐다. 종전 기록은 2004년 다케후지클래식에서 크리스티 커(미국)가 전설안을 7번째 홀만에 따돌린 것이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박근혜·안철수 제2 전면전 예고

    정치권의 검증 공세에 끌려가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새누리당 불출마 협박 의혹’ 폭로를 신호탄으로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안(安)의 반격이 그에게 어떤 유불리로 작용할지는 불확실하나 대선 속도감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됐다. 여권 공세에 대한 안 원장의 대응은 투트랙이다. 공적 영역에 대한 검증은 반론권을 행사하지만 사생활 영역은 음해성 공세로 규정해 정면 대응하고 있다. 30대 목동 여성 교제설 등 정체불명의 루머로 기존 ‘안철수 이미지’를 흠집내는 네거티브는 ‘불법사찰 프레임’에 가두는 역공 전략까지 폈다. 금태섭 변호사의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 후 안 원장 측은 추가 대응을 자제한 채 소강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당장 정기국회에서 대대적 공세로 맞불을 지필 태세고, 안 원장도 수세적 대응에서 공격적 대응으로 전환한 이상 ‘제2의 전면전’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안 원장 측은 대부분 “사실무근”으로 반박했지만 말끔히 해소된 건 많지 않다. 안 원장의 ‘전세살이’ 논란과 포스코 사외이사로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수억원의 차액을 남긴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정치적 자산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기국회 상임위를 통해 안 원장의 재산 형성 과정, 즉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 의혹, 산업은행의 안랩 투자, 포스코 사외이사 활동 등이 ‘현미경 검증’ 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국정감사를 명분으로 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경우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안철수 검증팀도 공식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증이 사찰로 비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안 원장과 관련된 제보 중 실명을 밝힌 제보들은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국면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 원장 간의 대결 구도로 부각되는 만큼 폭로 공방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합리적이고 온건한 이미지를 보이는 안 원장이 여권에 대한 반격을 통해 정치적 카리스마를 만드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거대 조직과 정치력을 가진 여권에 대항하는 야권 주자의 위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향후 그의 지지율에 긍정적 작용을 할 수도 있다. 안 원장의 ‘폭로’ 직후 지난 6~7일 중앙일보와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47.3%의 지지율로 안 원장(44.3%)을 앞섰으나 두 사람 모두 1%내의 미세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불출마 협박’파문이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日 젊은이에 위안부 진실 알려야”

    “日 젊은이에 위안부 진실 알려야”

    교사 출신의 한 일본인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연을 담은 우리 동화를 일본에서 번역, 출간해 화제다. 일본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고서가 출간된 적은 있지만 동화가 일본어로 번역되기는 처음이다. 일본 도쿄도립고등학교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다 퇴임한 야스다 지세(66·여)는 지난 7일 일본 도쿄의 한 구립복지회관에서 자신이 직접 일본어로 번역해 출간한 장편 창작동화 ‘꽃에게 물을 주겠니’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동화는 작가 이규희씨가 쓴 ‘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를 번역한 것으로, 위안부 피해자인 황금주(93) 할머니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황해도에서 태어난 황 할머니는 19세 때 위안부로 끌려가 만주 등지에서 생활하다 광복 후 귀국했다. 황 할머니는 이후 6·25 때 전쟁고아 5명을 보살펴 결혼까지시키는 등 사회활동에 헌신했다. 야스다는 1992년 일본에서 열린 위안부 관련 집회에 참석한 뒤부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매년 3~4차례나 한국을 찾아 수요집회에 참석하는가 하면 일본에서 열리는 위안부 증언대회 등의 안내를 맡으며 황 할머니와도 개인적인 친분을 다져왔다. 그녀는 “황 할머니를 모시고 출판기념회를 하고 싶었지만 고령으로 건강이 나빠져 함께하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다.”면서 “더 기다리고 싶었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이어서 더는 늦출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야스다는 일본에서 위안부를 부정하는 망언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녀는 “위안부가 사실이 아니라는 우익들의 주장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해야 할 일을 통해 진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도서관에 ‘꽃들에게 물을’이 많이 보급돼 젊은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강력범죄대책’ 비웃듯…

    정부가 성폭력 강력범죄에 강도 높게 대응하겠다는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10대 여학생이 귀갓길에서 또 성폭행을 당했다. “백약이 무효”라는 한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1시 25분쯤 광주 광산구 장덕동 한 아파트 옆 공터에서 A(15·고1)양이 한 남성에게 끌려가 인근 원룸 공사장 2층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A양은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집에 가는데 낯선 남자가 갑자기 흉기로 위협하며 끌고 갔다.”고 말했다. A양은 이날 오후 7시쯤 하교해 집으로부터 4㎞ 정도 떨어진 수완지구 H마트 인근에서 친구들과 어울린 뒤 걸어서 귀가하다 변을 당했다. A양은 성폭행 충격으로 즉시 신고를 하지 못했고 집에 도착해서야 부모가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A양은 눈에 띄는 외상은 없지만 성폭행에 따른 정신적인 충격으로 극도로 불안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남성을 쫓는 한편 피해 학생의 몸에서 체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또 범행 현장에 세워진 차량의 블랙박스와 주변 폐쇄회로(CC)TV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속보] 괴한,귀가 여고생 공사장 납치 성폭행

    광주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이 괴한에게 공사장에 끌려가 성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오후 11시25분께 광주시 광산구의 한 아파트 옆 공터에서 A(15·고1)양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범인은 집에 가던 A양을 따라와 큰길에서 30여m 떨어진 원룸 공사장 2층 방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그대로 달아났다. 그는 A양을 흉기로 위협하고 “소리지르면 죽인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행을 당한 A양은 그 충격으로 즉시 신고를 못 했다. 집에 가서야 부모에 의해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은 현재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서 A양은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집에 가는데 낯선 남자가 갑자기 흉기로 위협하며 끌고 갔다”고 말했다. A양은 눈에 띄는 외상은 없지만 성폭행에 따른 정신적인 충격으로 극도로 불안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남성을 쫓는 한편 피해 학생의 몸에서 체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와 함께 범행 현장에 세워진 차량의 블랙박스와 주변 폐쇄회로(CC)TV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위안부 문서는 일본 정부가 제시해야/강정숙 이대 이화사학연구소 연구원

    [시론] 위안부 문서는 일본 정부가 제시해야/강정숙 이대 이화사학연구소 연구원

    일본의 전·현직 총리까지 나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최악으로 치닫던 한·일 갈등이 다른 현안들에 가려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상황이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 시장은 지난달 21일 “위안부가 (일본)군에게 폭행·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 우익이 자주 언급해 왔던 내용이고, 아베 신조 전 총리 발언의 연장선상의 표현이기에 대응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하시모토는 유력한 ‘차기 일본 총리감’으로 언급될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기에 그의 발언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일본군에게 폭행·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답한다면 ‘그렇다.’이다. ‘2000년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에서 이미 결론 난 부분이다. 한국의 피해자 증언에서 일본군 경관의 관여 등이 확인되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인과 네덜란드인 여성들을 군인이 폭력적으로 끌고 간 사실을 기록한 공문서가 있다. 이 발언의 문제 핵심은 징집과정에서 군의 폭행·협박에 끌려갔다는 증거를 요구함으로써 징집뿐만 아니라 이송, 배치과정에 있었던 강제성 전체를 부정하고 외면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위안부’를 징집하는 데 일본군의 직접 수행을 일반화하지는 않는다. 일상적으로는 일본군에 속하거나 명령 받은 ‘(준)군속’ 혹은 ‘군 종속자’에 해당하는 이들이 거의 전권을 가지고 다양한 강제적 방식으로 수행했다고 본다. 강제란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다. 이 강제란 또한 군위안소 내 행위까지 적용되어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제를 만든 것 자체가 범죄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일본정부는 미성년자 인신매매 금지를 위한 국제조약에 가입한 상태였다. 미성년 여성들의 국제적 성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조약으로, 정부가 나서서 인신매매·유괴·협박 등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국외이송을 금지시킨다는 것을 약속한 것이다. 국내법 형법 제226조에서도 국외로 이송할 목적으로 사람을 매매하거나, 유괴 혹은 매매된 자를 국외 이송하는 것에 대해서도 금지하고 어길 경우 2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전쟁지에 있던 일본군이 조선총독부나 ‘조선군’에게 요청하여 다양한 불법적 방식으로 여성들을 동원하였음은 이미 당시 문서자료에서 확인되었다. 또 주목할 것은 1939년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인신매매에 대한 신문보도가 있었으나 조선총독부가 이들을 처벌하였다는 내용은 없다. 반면 전쟁상황이나 ‘위안부’제와 연관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육해군형법으로 엄하게 처벌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다. 일제의 주구가 되다시피 하였지만 폐간된 동아일보나 조선일보도 1940년 이후에는 없었다. 이러한 엄혹한 사회 분위기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이었던 일본군의 필요라면 심지어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도 중지시킬 수 있었다. 그 강력한 일본군의 요구 중 하나가 바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인 동원방식은 주범인 일본군의 명령과 요구에 의해 종범인 대리인이 강제적 방식으로 일본군 ‘위안부’를 동원하는 것이었다. 피해자 증언이 자료가 되지 못한다면 문서자료는 일본 측이 제시해야 한다. 패전 이후 조선총독부에서 체계적으로 자료를 소각정리하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중요한 자료들은 복수로 만들어 일본으로 보내기도 했으므로 일본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에게 문서자료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일본의 법무성, 경찰청, 출입국 관련 자료, 군사우편국 등의 ‘위안부’와 관련된 자료를 조사 공개하는 것이 순서이다. 앞으로 중요한 위치로 나아갈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러한 유사한 발언을 반복적으로 하지 말고 눈앞의 이익을 뛰어넘어 이젠 동아시아의 인권 수준을 높이는 생산적인 논의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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