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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의 어린이 책] 방치된 아이들, 스스로를 추스르는 아이들

    [이주의 어린이 책] 방치된 아이들, 스스로를 추스르는 아이들

    해피 버스데이 투 미/신운선 지음/서현 그림/문학과지성사/195쪽/1만원 엄마는 며칠째 내리닫이로 술만 들이붓는다. 그런 날은 집을 비우기 일쑤다. 먹은 거라곤 그저께 끓인 라면 하나에 김치 몇 쪼가리뿐. 동생은 쓰레기 더미 곁에서 무력하게 몸을 웅크리고 있다. ‘나’는 빨리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우리를 책임져주지 않으니까. 이제는 사회면 뉴스에 흔하게 등장하는 ‘방치된 아이들’. 아이들의 황폐하고 상처 난 내면을 조심스레 쓰다듬는 동화가 나왔다. 문학과지성사가 주관하는 제12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해피 버스데이 투 미’다. ‘나’는 사회복지사들의 손에 이끌려 아동보호소로 향한다. 굶을 걱정도 없고 깨끗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 나와 같은 처지의 아이들이어서다. 그건 ‘계속 상처 난 내 얼굴을 마주봐야’ 하는 꼴이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이곳에선 응석을 부려서도, 엄살을 떨어서도 안 된다는 걸 알아챈다. 그게 아이의 본능이자 역할 아닌가. 그래서 동화는 내내 아프게 읽힌다. 하지만 이야기는 섣불리 희망을 주입하지도 절망을 부풀리지도 않는다. 다만 단단하게 스스로를 추스리는 아이를 믿고 바라봐 준다. 도서관, 아동보호소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 교육, 독서를 통한 상담 치료를 해오던 작가의 등단작이다. 보호소에서 만난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빚’을 느껴 책을 썼다는 작가는 “아무것도 모른 채 존재 자체를 거부당한 아이들을 불러내 햇빛 좋은 곳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었다. 이야기를 쓰는 내내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회가, 어른이 잘해야 한다는 당위를 떠올렸다”고 했다. 초등 고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운빨로맨스’ 촬영 현장 보니 류준열, 황정음에 끌려다니다 ‘아찔한 노출’

    ‘운빨로맨스’ 촬영 현장 보니 류준열, 황정음에 끌려다니다 ‘아찔한 노출’

    ‘운빨로맨스’ 황정음과 류준열의 촬영 현장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지난 25일 밤 10시 처음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 1회에서는 만취한 보늬(황정음 분)가 길에서 호랑이띠 수호(류준열 분)를 만나며 본격적인 운명의 시작을 예고했다. 술에 취해서 막무가내로 변한 보늬와 당황해서 쩔쩔매는 수호의 모습은 유쾌함까지 더했다. 첫방 이후 26일 ‘운빨로맨스’ 공식 홈페이지에는 황정음의 만취 장면의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공개된 영상은 방송 장면만큼이나 역동적이고 격렬했다. 황정음은 바닥에 구르거나 류준열의 옷을 잡고 늘어지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혼신의 연기를 선보였고, 류준열은 돌발적으로 멱살을 잡히거나 업히기 공격을 당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했다. 그러다 컷 소리가 나면 배우들은 물론 주위 스태프들까지 리얼한 연기에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끊임없이 나오는 아이디어도 이 장면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황정음과 류준열은 보늬가 수호를 붙잡고 늘어지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고민하며 리허설을 이어갔고, 즉석에서 합을 맞춘 뒤 바로 촬영에 적용했다. 실제 방송에서는 모자를 덥석 잡은 보늬와 그런 보늬에게 질질 끌려다니다 상반신이 노출된 수호의 모습이 선택돼 큰 웃음을 줬다. 그뿐만 아니라 쿵짝이 잘 맞는 두 사람의 호흡도 눈길을 끌었다. 황정음과 류준열은 촬영 전에는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을 풀었고, 촬영이 끝나면 바로 함께 모니터하며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이런 현장 분위기가 반영된 듯 1회 방송 직후 극중 두 사람의 ‘케미’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25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는 시청률 10.4%(TNMS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두 자리수 시청률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운빨로맨스’ 2회는 26일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위안부’ 피해 김복동 할머니 “대통령이 국민들 죽는지 사는지 모르고 외국만 다녀”

    ‘위안부’ 피해 김복동 할머니 “대통령이 국민들 죽는지 사는지 모르고 외국만 다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89) 할머니는 26일 아프리카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들을 잘 좀 부탁드리려고 대통령에 뽑아 놓으니까 국민들이 죽는지 사는지 모르고 만날 외국만 나다닌다”고 지적했다. 김 할머니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대선에서 (사람을) 보아가면서 뽑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가 정부를 믿었던 게 탈이다. 아베가 사죄하면 (할머니들도) 말 들을지 모르는데 한 마디 말도 없이 자기들(정부)끼리 속닥속닥 해서 타결됐다고 한다. 무엇이 타결되었나, 지금”이라면서 “엉뚱하게 돈을 받아서 재단을 (설치한다고). 우리가 재단이 뭐가 필요하냐”며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본하고 싸우고 있는 것이 돈이 크게 욕심나서 싸우는 게 절대 아니다”면서 “억울하게 끌려가서 당한 걸 생각하면 지금까지도 자다가 깜짝 놀라 일어나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것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할머니는 “너무도 속이 상한다. 아베의 사과와 자신들이 끌고 갔다는 것을 밝히고 우리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해 협상을 보고 저도 깜짝 놀랐다. 전 국민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일본이 거듭된 역사 과오를 부인하는 행태를 봐왔는데 어찌 이걸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라면서 “그 발상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한일 위안부 합의가) 더 큰 국론 분열만 야기시켰다”면서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이 문제에 대해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겨냥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했겠지만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면서 “서두를 이유가 없지 않나. 누가 (협상을) 해달라고 했나. 자기들이 나서서 하자고 해놓고 왜 분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 누가 이 할머니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보고를 해서 이 사단이 났는지 20대 국회서 규명해 봐야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동석한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도 “25년 동안 정부는 뒷짐지고 있었다. 아시아 국제사회가 공조해서 (성과를) 이뤘는데 한국 정부가 (지난 연말 합의로) 장벽을 만들어 놓은 상태”라면서 “슬기롭게 잘 거둬야 또 다른 희망을 줄 텐데 국제사회도 주의깊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긴박한 상황이라 생각해서 거듭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길승 회장 성추행으로 볼 만한 CCTV 화면 확인”

    “손길승 회장 성추행으로 볼 만한 CCTV 화면 확인”

    손길승(75) SKT 명예회장이 20대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손 명예회장이 강제추행을 저지르는 장면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23일 압수한 CCTV로 (손 명예회장의 강제추행) 해당 장면을 확인했고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정도”라며 “단, 고의성 여부에 대해선 본인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갤러리 건물 1층 카페의 VIP룸에서 여종업원 A씨의 몸을 수차례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이를 거부하고 카페 밖으로 나갔지만 갤러리 관장인 조모(71·여)씨에게 이끌려 안으로 들어갔고, 손 명예회장은 다시 A씨를 껴안고 신체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 명예회장과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조씨는 A씨를 강제로 손 명예회장 옆에 앉게 하는 등 강제추행을 방조한 혐의로 역시 고소됐다. 조씨는 이에 대해 “손님을 응대하라는 취지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사건 당시 카페 안에는 A씨를 포함해 직원 3~4명이 일하고 있으며, 이 사건 이후로 A씨는 일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4일 손 명예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손 명예회장 측 관계자는 “어깨가 불편해 A씨에게 주물러 줄 것을 요청, 잠시 안마를 받은 게 전부였고 이후 10분 정도 머물다 카페를 나서며 A씨에게 팁을 주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약간의 신체적 접촉이 있었을 뿐 고의는 없었다고 손 명예회장이 밝혔다”고 말했다. 경찰은 손 명예회장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다음주쯤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둘째 출생 한 달 앞둔 경찰관 음주 도주차에 치여 숨져

    둘째 아이 출생을 앞둔 30대 경찰관이 음주운전 단속 근무 중 도주 차에 치여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북 김천경찰서 정기화(37) 경위는 지난 19일 한밤중에 사고를 당한 후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25일 오전 6일 만에 숨졌다. 그는 부인과 10살 아들을 뒀다. 특히 부인은 둘째 아이 출산을 한 달 앞둬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해 경위 시험에 합격한 그는 승진을 하루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 정 경위는 지난 19일 오후 11시 30분쯤 경북 김천시 평화동 역전파출소 앞에서 음주 운전 단속에 불응하고 달아나던 A(33)씨의 무쏘 승용차에 치였다. 그는 A씨가 달아나려 하자 운전석 쪽 창문을 잡았고 차에 매달려 10m 정도 끌려가다가 떨어져 뒷바퀴에 치였다. 병원으로 이송된 정 경위는 의식을 잃고 끝내 깨어나지 않았다.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정지 수치인 0.05%를 훨씬 웃도는 0.063%로 나왔다.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김천경찰서는 김천 제일병원 장례식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오는 27일 종합운동장 스포츠센터 주차장에서 김천경찰서장(葬)으로 장례가 있을 예정이다. 경찰청은 정 경위에 대해 경감으로 1계급 특별 승진을 추서하고 경찰 공로장을 주기로 했다. 또 행정자치부에 훈장 수여를 건의했다.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강제추행’ 손길승 SKT 명예회장 3시간 소환조사 “불편하게 생각하는 줄 몰랐다”

    ‘강제추행’ 손길승 SKT 명예회장 3시간 소환조사 “불편하게 생각하는 줄 몰랐다”

    손길승(75) SK텔레콤 명예회장이 카페의 여종업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손 명예회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손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여종업원 A씨의 다리를 만지고 자시신의 어깨를 주무르게 하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이를 거부하고 주점 밖으로 나갔지만 주점 사장 B(71·여)씨에게 이끌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손 회장은 다시 A씨를 껴안고 신체를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6일 손 명예회장과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해당 카페을 압수수색해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고, 이를 토대로 24일 오후 7시쯤 손 회장을 소환해 3시간 가량 조사를 벌였다. 손 회장은 “해당 술집은 오랫동안 알고 있던 사람이 새로 개업한 곳이라 인사차 들러 10여분간 머물러 있었다”면서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 점에 대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인사에게 격려를 해주고 나왔는데 당시는 물론이고 이 사실(고소)을 알기 전까지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 해당 인사가 불편한 심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더 빨리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사자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용의가 있으며 당국의 조사에도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 명예회장은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 SK그룹 회장을 지낸 SK그룹의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이자 원로다. 전경련 명예회장을 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佛유망주’에 무릎 꿇은 정현… 리우행 좌절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0·세계 랭킹 111위)이 생애 처음 출전한 프랑스오픈 1회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현은 24일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캉탱 알리스(20·프랑스·154위)에게 0-3(1-6 4-6 4-6)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정현은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사실상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정현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다음달 6일 기준으로 세계 랭킹 80위권에 진입해야 하는데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번 대회 3회전 진출이 필요하다. 알리스는 예상보다 강했다. 특히 시속 200km가 넘는 강서브, 포핸드 크로스와 다운더라인은 정현이 라켓을 대지 못할 정도로 위력적이었고, 빠른 발을 이용한 디펜스도 뛰어났다. 정현은 부지런히 코트를 누볐지만 평범한 상황에서 스트로크 실수를 저지르는 등 이렇다 할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1세트부터 정현은 상대의 서브와 포핸드 공격을 막지 못해 점수 차가 벌어졌고, 알리스에게 흐름을 뺏기며 6-1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 초반에도 정현은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1-3으로 끌려가던 정현은 끈질기게 추격해 4-5까지 따라잡았지만 역시 상대의 서브와 포핸드 공격에 밀려 4-6으로 2세트마저 뺏겼다. 정현은 3세트에서 1-0으로 앞서며 반전을 노렸지만 브레이크 기회를 살리지 못해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알리스가 6-4로 3세트를 따내며 경기가 끝났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손길승 SKT 명예회장 20대 女 강제추행 파장

    손길승 SKT 명예회장 20대 女 강제추행 파장

    손길승(75) SK텔레콤 명예회장이 20대 여성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손 명예회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갤러리 카페에서 20대 여성 종업원 A씨의 다리를 만지고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게 하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이를 거부하고 갤러리 카페 밖으로 나갔지만, 갤러리 관장 B(71·여)씨의 손에 이끌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다시 A씨를 껴안고 신체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달 중순 이런 혐의로 손 명예회장과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해당 갤러리 카페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24일 손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해당 카페는 오랫동안 알고 있던 사람이 새로 개업한 곳이라 인사차 들러 10여분간 머물러 있었다”며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 점에 대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고 SK그룹이 전했다. 손 회장은 “해당 인사에게 격려해주고 나왔는데 당시는 물론이고 이 사실(고소)을 알기 전까지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 해당 인사가 불편한 심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더 빨리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사자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용의가 있으며 당국의 조사에도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명예회장은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 SK그룹 회장을 지낸 SK그룹의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으로 전경련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손길승 SKT 명예회장, 20대女 강제추행 혐의 불구속 입건

    손길승 SKT 명예회장, 20대女 강제추행 혐의 불구속 입건

    손길승(75) SK텔레콤 명예회장이 20대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손 명예회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손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갤러리 카페에서 20대 여성 종업원 A씨의 다리를 만지고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게 하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이를 거부하고 갤러리 카페 밖으로 나갔지만 갤러리 관장 B(71·여)씨의 손에 이끌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손 회장은 A씨를 껴안고 신체를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달 중순 이같은 혐의로 손 명예회장과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갤러리 카페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손 명예회장을 한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손 명예회장은 “해당 카페는 오랫동안 알고 있던 사람이 새로 개업한 곳이라 인사차 들러 10여분간 머물러 있었다”면서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 점에 대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인사에게 격려를 해주고 나왔는데 당시는 물론이고 이 사실(고소)을 알기 전까지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 해당 인사가 불편한 심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더 빨리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사자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용의가 있으며 당국의 조사에도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 명예회장은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 SK그룹 회장을 지낸 SK그룹의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명예회장을 지냈다. 지난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에 휘말리면서 2004년 수감되고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2008년 8·15 특사로 사면을 받고서는 SK텔레콤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공안 통치’에 폭발하는 中 민심

    지난해 5월 중국 헤이룽장성 칭안현 열차역에서 한 남성이 공안(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관은 대합실에서 어린 딸에게 손찌검하고 노모를 괴롭히던 이 남성이 자신의 곤봉까지 빼앗으려고 하자 발포했다. 노모는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국은 “적법한 총기 사용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이 남성의 행패 장면을 집중 보도했다. 정확히 1년 뒤인 지난 7일 베이징 공안국은 “마사지 업소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체포한 레이양(雷洋·29)이 조사를 받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짧게 발표했다. 유족들은 머리에 난 상처, 입가의 혈흔 등을 근거로 공안의 가혹행위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안은 성매매 사실만 부각시키려고 했다. 레이의 아내는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남편이 성매매를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왜 남편이 죽었느냐는 것”이라고 외쳤다. 민심이 들끓었다.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인권과 생명이 지푸라기처럼 가벼운 사회에서는 모두 다 레이양이 될 수 있다”는 글이 폭주했다. CCTV도 1년 전과 달리 유족의 입장을 적극 보도했다. 이 와중에 한 대학생이 공안에게 맞아 시퍼렇게 멍든 허벅지를 인터넷에 올렸다. 폭력 혐의로 끌려온 이 청년은 공안에게 대들다가 폭행을 당했다. 해당 공안국은 공무집행 방해를 부각시켰으나, 민심은 “공안이 함부로 사람을 때릴 권리는 없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지난 12일에는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철거민이 철거 담당 공무원 3명을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장에 출동한 공안은 철거민을 총으로 쏴 죽였다. 지난해 열차역 사건보다 훨씬 흉악한 범인을 사살했지만, 여론은 “그래도 죽이지는 말아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안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자의적으로 법을 집행하지 말라”며 공안을 질책했다. 화들짝 놀란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은 “법 집행 시 주석과 인민의 요구를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공안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다. 형사사건 처리는 물론 내국인 거주 관리, 외국인 출입국 관리, 도·감청 등으로 모든 내외국인을 감시·통제해 왔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16년 공안 예산만 1668억 위안(약 30조 300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국방예산(9543억 위안)보다 많을 것으로 짐작하기도 한다. 숨막히는 ‘공안 통치’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흑룡강성 마지막 위안부’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인생사

    ‘흑룡강성 마지막 위안부’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인생사

     지난 17일 95세를 일기로 별세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마지막 위안부 이수단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인생사가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특히 이 할머니의 슬픈 사연에는 당시 일본군의 잔학함 뿐 아니라 조선의 악습과 무능도 그대로 드러나 있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22일 중국 내 최대 한글 신문인 흑룡강신문은 이 할머니의 기구한 운명을 상세히 전했다.  1921년 평양 부근 농촌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16살되던 해 남편과 결혼해 딸 하나를 낳았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이듬해 남편과 딸이 병으로 잇따라 숨을 거두면서 고난이 시작됐다.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어진 할머니는 시댁에서 나와 친정에 돌아왔다. 하지만 이미 부친은 새로 맞은 첩에게 빠져 조강지처를 내친 상태. 슬펴할 겨를도 없이 이 할머니는 어머니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19살때 어머니마저 큰 병에 걸려 급하게 치료비가 필요했다. 바로 이때 ‘중국 하얼빈에서 일할 공장 노동자를 모집한다’며 여종업원을 모집하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걸 목격했다. 이 할머니는 이들의 말만 믿고 선뜻 어머니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하얼빈에 따라 나섰다.  하지만 할머니가 간 곳은 공장이 아닌 일본군 위안소였다. 그와 함께 끌려온 여성은 7~8명 정도였으며, 가장 어린 처녀는 13살 밖에 되지 않았다. 대부분 시집도 안 간 처녀들이어서 이들은 자기가 온 곳이 어디인지 알고는 결사적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얼마 안돼 다시 잡혀와 죽도록 매를 맞길 여러번. 이들은 “누구든 도망칠 생각을 아예 말라”고 윽박지르며 성노예 생활을 강요했다.  이 할머니는 21살 때 중국과 러시아와 접경지역인 헤이룽장성 둥닝셴(東寧縣)에 있는 일본 관동군 위안소로 옮겨졌다. 당시 이곳에는 13만명의 관동군이 주둔하고 있어 수천명의 위안부가 필요한 상황. 할머니는 이곳에서 비인간적 대우를 받으면서 비참한 생활을 했고 함께 간 위안부들이 병과 폭행에 시달려 죽어가는 것을 보며 혼자 가슴을 뜯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일본 패망 무렵 이곳에서 사변이 일어나 혼란해진 틈을 타 이 할머니는 다른 위안부들과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 이제 할머니는 어두운 과거를 끝내고 새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에게 진정한 의미의 해방은 찾아오지 않았다.  이곳에서 생활하던 위안부 피해자들은 2차대전이 끝난 뒤 일본군에게 버림받았고 남북한 정부도 이들에게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바람에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결국 할머니도 둥닝셴에 남아 중국인 남성을 만나 다시 결혼했지만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두 번째 남편은 그가 위안부 출신인 것을 불쾌해하며 수시로 모욕하고 때렸다. 처음에는 할머니도 모든 것을 참고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려 했지만 강도가 더해가는 폭력에 위안부 출신이라는 비관, 고통스러운 결혼 생활 등을 견디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말년에는 치매증세까지 보였다.  80년대 초 헤이룽장성 정부는 할머니를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게 해 주려 양로원에 보냈다. 할머니는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강변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지르며 회한을 달래곤 했다고. 말년에는 인형을 끔찍히 좋아했는데 이 가운데 특히 두 아기인형에 ‘량량(亮亮)’과 ‘뉴뉴(??)’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한시도 몸에서 떼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이 할머니를 돌봐온 양아들 고지상씨는 “어머니가 아이를 기르지 못한 것을 인생의 한으로 생각해 왔으며 연세가 많아질수록 인형들을 더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조선을 떠나온지 너무 오래 돼 우리말을 다 잊어버렸지만 민족에 대한 정체성만은 확고했다고 한다.  2007년 하얼빈시 조선족 예술관에서 할머니에게 한복을 선물하자 감격이 북받쳐 눈물을 비오듯 흘리며 “죽을 때 이 한복을 입혀 보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1960년대에 평양에 사는 남동생에게 연락이 와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했고 한국의 여러 단체에서도 모셔가려 했지만 할머니는 이를 모두 거절했다.  그는 “고향에 돌아가고 싶지만 평양에는 친척이 없고 그저 배다른 남동생만 한 명 있을 뿐이다. 조선말을 잊어버려 남한이나 북한 어딜 가더라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클 것 같다. 이곳(둥닝셴)에선 모두 나에게 잘 대해주니까 죽을 때까지 여기 있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이 할머니의 사연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집’ 원장 혜진(惠眞) 스님이 1998년 이곳에 들러 이 할머니를 포함해 당시 5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한국에 처음 소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지난 20일 이 할머니는 생전 유언대로 한복을 입은 채 화장돼 헤이룽장성 하이린(海林)시 중·한우호공원에 안치됐다.  이 할머니 별세 소식을 접한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화환을 보내 조의를 표했고 주심양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상태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상태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

    지난달 10일 중국에서 국내로 이송된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88) 할머니의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22일 중앙대병원에 따르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하 할머니가 인공호흡기를 뗴고 자가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최근 혈압이 안정되고 가족과 의료진의 말을 알아듣고 반응할 정도로 의식도 정상에 가깝게 돌아왔다”면서 “23일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 할머니가 처음 병원을 찾았을 당시에는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생긴 갈비뼈 골절과 평소 앓고 있던 고혈압, 천식 등의 지병까지 겹쳐 회복이 쉽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고령으로 수술이 힘들어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와 투석 상태를 유지하는 등 지속적 신대체요법을 받아왔다. 현재도 가래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는 힘든 상태로 퇴원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처음 상태가 심각해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 치료에 차도를 보여 일반병실 옮기게 됐다”면서 “퇴원 여부는 환자의 상태를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할머니는 1944년 17세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중국에 끌려간 이후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다가 지난 2월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현지에서 치료를 받던 중 평소 고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하 할머니의 뜻에 따라 정부와 민간의 합심으로 지난 4월 중앙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월 ‘3색 축제’…당신의 봄날은 어떤 색인가요

    5월 ‘3색 축제’…당신의 봄날은 어떤 색인가요

    봄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지만 이를 공평하게 즐기기란 쉽지 않다. 여태 만개한 철쭉꽃 한번 못 본 사람도 있고, 봄에만 난다는 우어회가 그림의 떡이었던 이도 있을 터다. 시간이 없어서, 일이 많아서 봄을 놓쳤다면 이런 축제를 찾는 건 어떠실지. 화사하고 맛있는 늦봄과 마주할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사진 GNC21 제공 ■꽃에 취하리고산준령 속 연분홍 화원…충북 단양 ‘소백산철쭉제’ 소백산의 1000m급 봉우리들인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의 능선을 따라 연분홍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을 보는 듯하다. 연분홍 철쭉 만개 시기에 맞춰 소백산 철쭉제도 열린다. 26~29일 충북 단양읍과 소백산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소백산철쭉제는 우리나라에서 첫손 꼽히는 철쭉제다. ‘꽃구경’ 중심의 여느 철쭉제에 견줘 다양한 공연과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철쭉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철쭉테마관과 꽃차 시음, 철쭉 향기 테라피 등 다양한 전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남한강 수변무대에서는 강변음악회, 철쭉가요제, 전국 다문화경연대회 등 개성 넘치는 공연들이 이어진다. 철쭉 산행은 단양읍 천동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 고사목 지대를 지나 비로봉에 오른 다음 연화봉이나 국망봉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산 아래서는 6월에 피는 야생화를, 중턱에서는 5월에 피는 야생화를, 능선에서는 4월에 피는 야생화를 각각 감상할 수 있다. →맛집:단양 읍내 경주식당(043-423-4367)은 속풀이에 좋은 ‘해장’ 복국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복매운탕을 시원하고 맛깔스럽게 끓이는 집으로 유명하다. 매운탕 나오기 전 콩나물과 미나리를 삶아 양념에 무쳐 주는데,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수리수리봉봉(422-2159)은 오리한방백숙으로 이름났다. 두릅과 곰취 등 다양한 산나물을 맛볼 수 있는 산채정식도 맛있다. 대강면 도예로에 있다. ■흥에 겨워라 “배꼽은 잘 챙기셔유”…충북 음성 품바축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웃기는’ 축제로 꼽힌다. 26~29일 충북 음성 설성공원에서 열린다. ‘품바’는 각설이, 또는 각설이들이 부르는 타령을 일컫는 표현이다. 그런데 축제에 왜 ‘품바’란 이름이 붙게 됐을까. 음성품바축제는 ‘거지 성자’로 불리는 고 최귀동씨가 남긴 사람과 나눔의 문화를 전파하고 실천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됐다. ‘거지 성자’ 최씨는 원래 부잣집 출신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 징병으로 끌려갔다가 심신이 피폐해져 돌아온 뒤에는 고향 음성의 무극천 다리 아래서 거적을 치고 살았다. 그는 40여년 동안 동냥조차 할 수 없는 걸인들에게 밥을 빌어다 먹였고, 이를 본 오웅진 신부가 오늘날의 ‘음성꽃동네’를 조성했다고 한다. 걸쭉한 입담과 유쾌한 웃음 속에 ‘사랑’과 ‘나눔’이란 큰 뜻을 담은 축제가 바로 음성품바축제다.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품바왕 선발대회’다. 그야말로 다양한 ‘스타일’의 품바들과 만날 수 있다. ‘관광객과 함께하는 품바공연’ ‘품바체험’ 등 이벤트도 준비됐다. →맛집:초향기(872-4410)는 올갱이(다슬기의 사투리) 매운탕을 잘하는 집이다. 올갱이로 육수를 내고 된장과 고추장을 섞어 매운탕을 끓여낸다. 다섯 가지 곡물로 면을 뽑아 장국 육수에 끓여내는 오곡 칼국수도 인기다. 박병장낙지아구부대찌개(873-0098)는 부대찌개로 입소문 난 집이다.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멋에 빠지네 ‘백제왕의 별미’ 우어회는 덤…충남 서천 한산모시문화제 우리의 전통 여름옷감인 한산모시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축제다. 6월 3~6일 충남 서천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열린다. 한산모시는 백제 때 한 노인의 현몽에서 우연히 발견됐다고 한다. 유래를 따지자면 무려 1500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셈이다. 이후 임금님 진상품으로, 또 지역 특산품으로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축제장은 한산모시 길쌈과정 등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주제영상관, 한산모시 쪽빛전시 등 다양한 모시제품과 모시작품을 만날 수 있는 한산모시 웰빙관 등으로 꾸려진다. 한산모시자수체험, 한산모시 조각보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필모시와 모시옷, 모시공예품 등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알뜰 모시장도 열린다. 모시차 등 모시를 소재로 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한산모시짜기 경연대회, 임벽당 김씨 전국자수대회 등이다. 상설 패션쇼장도 축제 기간 내내 운영한다. 전문모델 패션쇼 외에도 외국인과 관광객, 주민 등이 참여하는 패션쇼를 연다. →맛집:바닷가횟집(041-953-7000)은 김굴해장국으로 이름났다. 서천의 특산품인 김과 굴에 청양고추를 풀어 시원하게 끓여낸다. 금강식당(951-1152)에서는 우어(웅어)회를 맛볼 수 있다. 백제 의자왕이 즐겼다는 우어는 금강 하구의 기수역에서 초봄에 나는 생선이다. 익히면 맛이 없어 돌미나리 등을 넣고 초무침으로 즐겨 먹는다.
  • ‘김정은 뚱뚱해’ 썼다가 북한서 추방당한 BBC 기자, 당시 10시간 구금·조사 받아

    ‘김정은 뚱뚱해’ 썼다가 북한서 추방당한 BBC 기자, 당시 10시간 구금·조사 받아

    지난 6일 북한에 의해 구금됐다가 사흘 만에 추방된 BBC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49) 기자가 구금 전후로 겪었던 일을 2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9일 평양을 떠나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았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BBC 도쿄주재 특파원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국제평화재단(IPF)과 함께 노벨상 수상자 3명이 북한 대학과의 과학기술 교류를 위해 지난달 29일 방북했을 때 동행했다. 1주일 후 취재를 마치고 베이징으로 이동하려던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평양 공항에서 체포됐다. 당시 공항에서 국경경비대원이 디지털 리코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를 사무실로 데려간 뒤 “문제가 뭐냐? 거기 카드엔 아무것도 없다”고 하자 “그냥 기다려라”며 “비행기는 이미 떠났다. 당신은 베이징에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처음부터 따라다닌 경호원 가운데 2명이 사무실에 나타나 “관련 기관들로 데려가겠다.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고 준비된 차에 태워져 공항을 떠났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차 안에서 “고위층이 승인하지 않는 한 북한일지라도 방문 기자를 구금하진 않을 거야”, “선전판을 훔친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내가 다음 차례로 국영TV에 나올까?” 등 여러 생각을 했다고 적었다.  그는 한 호텔의 콘퍼런스 방으로 이끌려졌고 북한 관리 한 명이 “빨리 끝날 수도 있다. 당신 태도에 달렸다”면서 북한 주민들을 모욕했고 실수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관리는 “북한 주민들이 개들 같은 음성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그럼 왜 이런 것들을 썼느냐”고 추궁했다. 이 관리가 내민 윙필드헤이스 기자의 평양발 기사 3개의 복사본 중 하나에는 “어두운 표정(grim-faced)” “책들은? 그는 짖었다(Books? he barks)”의 ‘grim-faced’와 ‘he barks’에 검은 펜으로 동그라미가 쳐 있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고 항의했지만, 그 관리는 “내가 영문학을 공부했다. 이 표현을 이해 못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두 시간동안 실수했다는 자백을 요구하더니 그 관리가 “당신 태도가 일을 더 어렵게 하는 게 확실하다. 전면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방을 나섰다.  이어 옆에 있던 다른 관리가 “사법기관에서 온 사람이다. (북한에서 2년간 억류됐다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케네스 배 사건을 조사했던 사람이다. 이제 당신을 조사하려고 한다”고 했다.  보도에 나온 단어를 하나씩 꼽으면서 모욕을 했는지 찾기 시작했는데 자백하라는 탄약처럼 느껴졌다고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회고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밤새 앉아있을 수 있다. 아무것도 서명하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그 관리는 “하룻밤, 하루, 한주, 한 달이 될 수도 있다. 선택은 당신몫”이라고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중대범죄”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북한 주민과 국가에 대한 모욕”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윙필드헤이스 기자가 베이징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BBC 아시아지사 에디터 조 플루토가 호텔에 도착했다. 노동당 대회 취재차 따로 온 그는 북한 외무성 안내인에게 이들의 소재를 알아달라고 해 찾아왔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플루토가 내게 ‘저 관리는 기자 구금이 북한 이미지에 미칠 해로움은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재판에 넘길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우리는 ‘내 보도들이 유발한 모욕에 사과한다”는 짧은 글을 쓰기로 했다“고 했다. 그 관리는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크게 읽으라“고 했지만 거부했다고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밝혔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마침내 새벽 3시 30분쯤 풀려나 동료 2명과 10시간 만에 다시 만났다고 했다. 그는 ”다음날 외신기자들이 머무는 양각도 호텔로 이동하는 게 허용됐는데 더 안심이 됐다“고 했다.  구금과 추방 배경과 관련해 그는 ”내 보도들이 노벨상 수상자들의 방북 성공을 위험하게 했다고 고위층 누군가가 결정했다는 게 내 최선의 추측이다. 평양은 인정을 갈망한다. 그들의 방북은 매우 중요했다. 내 보도가 그들의 계획에 위협이 됐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역설적으로 북한 국가의 어두운 심장 내부를 잠시 보는 드문 기회를 내게 줬다“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별똥별 쇼’ 인공으로 만든다…도쿄올림픽에서 선보일 예정

    ‘별똥별 쇼’ 인공으로 만든다…도쿄올림픽에서 선보일 예정

    올림픽 개막식의 꽃은 어두운 밤하늘을 아름답고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놀이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일본이 기존의 불꽃놀이와는 차원이 다른 ‘인공 유성’ 불꽃놀이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일명 ‘스카이 캔버스’(Sky Canvas)로 불리는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개막식 불꽃놀이를 대신할 ‘인공 유성 샤워쇼’다. 유성은 흔히 별똥별을 뜻하는데, 혜성이나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티끌이나 태양계를 떠돌던 먼지 등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는 현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유성이 빛을 발하는 시간은 수십초 분의 1에서 수 초 사이인데, 이번 프로젝트는 보다 먼 거리에서도 확연하게 눈에 띄는 밝고 화려한 불꽃쇼를 선보이기 위해 시작됐다. 일반 불꽃놀이가 지상에서 쏘아 올리는 형태로 진행된다면, 이 프로젝트는 상공에서 지구 대기권으로 빛을 발하는 물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지구 밖으로 특수 물질을 담은 마이크로위성을 보내고, 이 기기가 지구를 향해 인공 유성을 쏘아내는 것. 인공 유성은 각양각색의 금속성분으로 만들어진다. 금속의 성분에 따라 고온에서 타는 빛깔이 각기 다른데, 리튬은 분홍색, 나트륨은 주황색, 세슘은 푸른색, 칼슘은 노란색 등을 띤다. 현재 이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업체인 ‘스타-에일’(Star-Ale)에 따르면, 약 5000개 이상의 가연성 금속을 마이크로위성에 실어 내보낼 예정이며, 이러한 금속이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질 때에는 마치 각양각색의 별똥별이 떨어지는 듯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스타-에일’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진공 실험실에서 다양한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또 이 유성쇼는 일반적으로 불꽃놀이를 관찰할 수 있는 면적보다 훨씬 더 넓은 곳에서 관찰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만약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면 300만 명에 달하는 시민과 관광객이 도쿄 안팎에서 환상적인 유성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로 쏟아지는 인공 유성 한 개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8000달러(한화 약 952만원)선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업체는 2017~2018년 프로젝트를 위한 마이크로위성을 쏘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北 SLBM 사출 실패가 군사 정보 유출?...軍 언론 탄압 논란

    군사법원이 지난해 11월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사출시험 정보를 언론에 누설했다는 혐의로 육군 대위에게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고위급 간부의 기밀 누출에는 관대한 군 당국이 군사 보안을 앞세우며 기자의 일상적 취재활동을 통제하는 행태를 보임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알권리’를 옭아매려하고 문민통제에도 역행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이날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현역 A 육군 대위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정보부대 소속인 A 대위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SLBM 수중 시출시험 정보를 지인인 언론사 기자에게 누설한 혐의로 지난 2월 기소됐다. 군은 A 대위가 SLBM 수중 사출시험 외에도 북한군 동향과 관련한 몇 건의 군사기밀을 언론에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A 대위가 밝힌 내용은 북한이 당시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시도했으나 SLBM의 캡슐(보호막) 파편이 동해상에서 포착됐고 시험 발사한 SLBM이 결국 실패했다는 내용이다.  북한은 지난 4월에는 SLBM 발사를 성공시켰다고 주장했으나 이마저 공중 폭발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미사일 발사 기술의 신뢰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따라 SLBM 실패 여부는 군사 기밀이라기 보다 보호할 실익이 없는 단순 첩보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군은 지난 4월 23일 북한이 잠수함에서 SLBM 발사를 시도했을때는 이를 공개한 바 있어 군사 보안의 기준이 불분명하고 언론 길들이기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미 정보 자산에 의해 수집된 시험 발사 정황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미국에 지나치게 끌려다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군은 지난해 8월 북핵 선제타격 개념의 전쟁 계획인 ‘작전계획 5015’가 최윤희 전 합참의장과 스캐퍼로티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의 서명 승인으로 완성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기밀 유출자인 고위급 인사를 적발하는 데는 소극적인 행태를 보였다. 이에따라 군사 기밀 적용이 초급 장교들에게만 엄격한 이중잣대 아니냐는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강정호, 시즌 5호 홈런 폭발… 154㎞강속구 때려 담장 넘겨

    [포토] 강정호, 시즌 5호 홈런 폭발… 154㎞강속구 때려 담장 넘겨

    강정호가 18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시즌 5호 홈런을 터트렸다. 0-3으로 끌려가던 9회말 강정호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애틀랜타 마무리투수 아로디스 비스카이노의 시속 154㎞ 빠른 공을 때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한편 피츠버그는 애틀랜타에 1-3으로 져 최근 3연승이 끊겼다. 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갈수록 묵직… 오승환 직구로 1이닝 KKK

    ‘돌직구’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오승환은 1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홈 경기에서 1-3으로 끌려가던 8회초 등판해 공 11개(스트라이크 9개, 볼 2개)로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이로써 오승환은 지난 3일 필라델피아전 이후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5일 LA다저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37에서 1.31로 떨어졌다. 위력적인 직구가 빛났다. 첫 타자 마스 레이놀즈를 상대로 1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48㎞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다음 타자 헤라르도 파라에게는 포심만 3개 연속 던져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후속 타자 DJ 르메이유는 1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시속 148㎞ 포심을 내리꽂아 헛스윙을 유도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1-3으로 패했다. 강정호(29·피츠버그)는 애틀랜타전에서 전날에 이어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2, 3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서 3루수 앞 땅볼로 1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9번째 타점이자 이날 경기 결승타였다. 피츠버그는 12-9로 이겼고 강정호의 타율은 .276(29타수 8안타)으로 떨어졌다. 박병호(30·미네소타)는 디트로이트전에서 3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쳐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끝냈다.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257에서 .248(113타수 28안타)로 낮아졌고 미네소타는 2-7로 졌다. 김현수(28·볼티모어)는 시애틀전에서 9회 좌익수로 교체출전했지만 2루수 땅볼에 그쳤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강제 징용·원폭 피해 ‘증언’… 과거사 마주하는 이정표 됐으면

    강제 징용·원폭 피해 ‘증언’… 과거사 마주하는 이정표 됐으면

    “이 소설은 수면 위에 떠 있는 얼음덩어리일 뿐입니다. 독자들이 수면 아래 잠긴 죄악과 진실의 거대한 얼음을 마주하는 이정표가 되어 준다면 기쁘겠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에게 지옥의 섬이었던 ‘군함도’. 일본 하시마섬에서의 강제징용과 나가사키 원자폭탄 피폭의 실상을 소설로 옮기는 데 30여년을 매달렸던 한수산(70) 작가의 과업이 완성됐다. 지난해 3월부터 쓰고 자고 먹기만을 반복하며 다시 써냈다는 ‘군함도’(전2권·창비)다. 1988년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이듬해 도쿄의 고서점에서 ‘원폭과 조선인’이라는 책을 펴들면서 조선인 강제징용과 원폭 피해에 눈뜬다. 1990년부터 하시마섬, 나가사키를 10여 차례 넘게 찾아가 취재하고 자료를 끌어모아 2003년 장편 ‘까마귀’(전 5권)를 펴냈다. ‘까마귀’의 원고를 3분의2 이상 쳐내고 새로 써 3500매로 압축한 게 이번에 펴낸 ‘군함도’다. 작가는 2009년 일본에서 ‘까마귀’의 내용을 덜어낸 ‘군칸지마’(軍艦島)를 펴내며 한·일 동시 출간 계획을 세웠다. 그때 실현하지 못했던 한국어판 출간이 이제야 완성된 셈이다. “우리 집사람은 제 소설을 싫어합니다. 그랬던 사람이 ‘까마귀’를 완결했을 때 이틀에 걸쳐 읽고 나더니 울어요. 이런 역사를 써 줘서 고맙다고요. 그 사람이 연속극만 보면 조기 종영되거든요. 그때 제가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래 저를 붙잡을 거란 암담한 전도를 눈치챘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네요(웃음).” 일제강점기 군함도로 끌려간 징용공들은 강제 노역으로 신음하다 비밀리에 노동쟁의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발각돼 잔혹하게 진압당한다. 탈출한 이들은 나가사키 조선소로 스며들지만 원자폭탄 투하로 죽거나 겨우 살아남는다. 작품에서 작가는 70년 전 고난의 역사와 한·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터져 나오는 현안을 두루 아울렀다. 피해자들의 ‘증언’이 소설을 이루는 뼈대가 됐다. “1990년 일본 하시마섬, 나가사키 취재를 하면서 만난 강제징용 피해자 서정우씨를 잊을 수가 없어요. ‘이 절벽에서 죽으려 했다’, ‘가장 큰 고통은 린치도 노동도 아니었다. 배고픔이었다’며 군함도에서의 참혹했던 시절을 들려주셨죠. 누가 열다섯 소년을 병들고 지친 70대의 남루한 노인으로 만들었을까요. 전차 정류장에 나와 제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서 있는 그의 모습 때문에 27년간 이 작품에 매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사할린 문제, 조선인 BC급 전범 문제, 피폭 2·3세 문제 등 과거사를 문학으로 새겨 넣는 ‘기억의 3부작’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에 초청받아 온 귄터 그라스에게 아는 분이 물었다고 해요. ‘일본은 왜 독일처럼 선명하게 과거를 청산하지 않느냐’고요. 그가 되물었죠. ‘한국에 일제강점기에 대한 소설이 몇 편, 영화가 몇 편 있느냐’고요. 고난의 역사를 제대로 그린 소설, 영화 하나가 없다는 것, 그게 우리들의 부끄러움입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칠십이라 뭘 약속드린다는 게 힘들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치유의 문제 등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각성을 위해,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의 적확한 자리매김을 위해 과거사를 그리는 작업은 이어질 겁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27년 매달린 소설 ‘군함도’ 마침표 찍은 한수산

    27년 매달린 소설 ‘군함도’ 마침표 찍은 한수산

     “이 소설은 수면 위에 떠 있는 얼음덩어리일 뿐입니다. 독자들이 수면 아래 잠긴 죄악과 진실의 거대한 얼음을 마주하는 이정표가 되어 준다면 기쁘겠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에게 지옥의 섬이었던 ‘군함도’. 일본 하시마섬에서의 강제징용과 나가사키 원자폭탄 피폭의 실상을 소설로 옮기는 데 30여년을 매달렸던 한수산(70) 작가의 과업이 완성됐다. 지난해 3월부터 쓰고 자고 먹기만을 반복하며 다시 써냈다는 ‘군함도’(창비)다.  1988년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이듬해 도쿄의 고서점에서 ‘원폭과 조선인’이라는 책을 펴들면서 조선인 강제징용과 원폭 피해에 눈뜬다. 1990년부터 하시마섬, 나가사키를 10여 차례 넘게 찾아가 취재하고 자료를 끌어모아 2003년 장편 ‘까마귀’(전 5권)를 펴냈다.  ‘까마귀’의 원고를 3분의2 이상 쳐내고 새로 써 3500매로 압축한 게 이번에 펴낸 ‘군함도’다. 작가는 2009년 일본에서 ‘까마귀’의 내용을 덜어낸 ‘군칸지마’(軍艦島)를 펴내며 한·일 동시 출간 계획을 세웠다. 그때 실현하지 못했던 한국어판 출간이 이제야 완성된 셈이다.  “우리 집사람은 제 소설을 싫어합니다. 그랬던 사람이 ‘까마귀’를 완결했을 때 이틀에 걸쳐 읽고 나더니 울어요. 이런 역사를 써 줘서 고맙다고요. 그 사람이 연속극만 보면 조기 종영되거든요. 그때 제가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래 저를 붙잡을 거란 암담한 전도를 눈치챘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네요(웃음).” 일제강점기 군함도로 끌려간 징용공들은 강제 노역으로 신음하다 비밀리에 노동쟁의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발각돼 잔혹하게 진압당한다. 탈출한 이들은 나가사키 조선소로 스며들지만 원자폭탄 투하로 죽거나 겨우 살아남는다. 작품에서 작가는 70년 전 고난의 역사와 한·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터져 나오는 현안을 두루 아울렀다. 피해자들의 ‘증언’이 소설을 이루는 뼈대가 됐다.  “1990년 일본 하시마섬, 나가사키 취재를 하면서 만난 강제징용 피해자 서정우씨를 잊을 수가 없어요. ‘이 절벽에서 죽으려 했다’, ‘가장 큰 고통은 린치도 노동도 아니었다. 배고픔이었다’며 군함도에서의 참혹했던 시절을 들려주셨죠. 누가 열다섯 소년을 병들고 지친 70대의 남루한 노인으로 만들었을까요. 전차 정류장에 나와 제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서 있는 그의 모습 때문에 27년간 이 작품에 매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사할린 문제, 조선인 BC급 전범 문제, 피폭 2·3세 문제 등 과거사를 문학으로 새겨 넣는 ‘기억의 3부작’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에 초청받아 온 귄터 그라스에게 아는 분이 물었다고 해요. ‘일본은 왜 독일처럼 선명하게 과거를 청산하지 않느냐’고요. 그가 되물었죠. ‘한국에 일제강점기에 대한 소설이 몇 편, 영화가 몇 편 있느냐’고요. 고난의 역사를 제대로 그린 소설, 영화 하나가 없다는 것, 그게 우리들의 부끄러움입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칠십이라 뭘 약속드린다는 게 힘들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치유의 문제 등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각성을 위해,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의 적확한 자리매김을 위해 과거사를 그리는 작업은 이어질 겁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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