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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케이 “아베 총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재개해야”…보수 결집 의도?

    산케이 “아베 총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재개해야”…보수 결집 의도?

    일본 내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산케이신문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노골적으로 지면에 실었다. 산케이는 8일 ‘야스쿠니 창건 150년 아베 총리는 참배 재개를’이라는 제목의 ‘주장’(사설)을 내보냈다. 이 주장에서 산케이는 “봄과 가을의 예대제(제사) 등의 기회에 참배를 재개하기 바란다”고 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든다는 명목으로 만든 추모 시설이다. 문제는 단순 전사자뿐만 아니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000여명이 이곳에 등록돼 있다. 게다가 이들을 따로따로 놓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합사’, 즉 246만 6000여명의 영혼을 한곳에 모아 제사를 지내고 있다. ‘합사’를 우리 표현으로 다듬으면 ‘함께 안치돼 있다’고 보면 된다. 더욱이 실제로 위패와 유골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합사자 명부만으로 함께 제사를 지내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조선인 2만 1181명도 함께 안치돼 있다. 고향에서 멀디 먼 타국으로 강제로 끌려왔다가 억울하게 죽은 뒤 이곳에 합사돼 전범들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국가가 관리하지 않는 종교 시설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야스쿠니 신사는 제국주의 일본군 군복을 입고 전범기를 든 극우 인사를 비롯해 우익 정치인들이 정치적 행위로써 찾아오는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이다. 산케이는 야스쿠니 신사가 “근현대 일본에서 전몰자 추도의 중심시설”이라면서 “쇼와(昭和·1926∼1989) 후기 이후 중국과 한국 양국의 간섭 등으로 참배가 정치 문제화”됐다고 주장했다. 당초 야스쿠니 신사가 전범을 합사해 놓은 문제점은 지적하지 않고 주변국들이 간섭을 하고 있다고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찾았지만 한국과 중국 등 국제 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이후 직접 참배하지 않고 이본의 2차 대전 패전일인 매년 8월 15일과 춘·추계 예대제에 공물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산케이는 “5년 반에 걸쳐 참배를 보류하는 것은 유감”, “외교적 배려보다 영령과 유족에 대한 고려가 우선이기를 바란다” 등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산케이의 이러한 주장은 참의원 선거(7월 21일)와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8월 15일) 등을 앞두고 아베 총리의 지지층으로 거론되는 보수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스달 연대기’ 송중기, 달라진 눈빛 “해야 돼. 해낼 거야”

    ‘아스달 연대기’ 송중기, 달라진 눈빛 “해야 돼. 해낼 거야”

    ‘아스달 연대기’ 송중기가 1인2역으로 밀도 높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7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극본 박상연 김영현, 연출 김원석) 파트2 마지막회에서는 쌍둥이 형제인 은섬과 사야의 서로 다른 상황과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사야 역의 송중기는 아버지인 장동건(타곤 역)이 자신과의 약속을 져버리고 김지원(탄야 역)을 빼돌렸다고 오해, 단숨에 그를 찾아갔다. 분을 참지 못한 채 달려드는 송중기를 장동건은 힘으로 제압, 방에 가두었고 이에 송중기는 격앙돼 “만약 탄야가 잘못되면 용서 안할 거예요”라고 소리쳤다. 한편 돌담불 깃바닥에 끌려와 노예 생활을 하던 송중기(은섬 역)는 동료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고된 노예생활과 친구의 죽음으로 시종일관 초점 없는 눈빛과 생기잃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후 각성한 송중기는 살아야한다는 의지와 김지원을 찾으러 가야한다는 의지로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눈빛을 드러냈다. 여기에 김지원을 걱정하며 안절부절하는 송중기(사야 역)의 내레이션과 깃바닥에서 반짝이는 눈빛을 드러내는 또 다른 송중기(은섬 역)의 내레이션도 화제를 모았다. “탄야야 버텨 기다려”라는 사야와 “해야 돼. 할 거야. 해낼 거야. 너 보고 싶어. 살고 싶어. 살아서 너에게 가고싶어”라는 은섬의 목소리는 서로 다른 두 인물의 상황과 심정을 대변하며 극에 몰입감을 더하기도. 한편 송중기는 ‘아스달 연대기’ PART.1과 PART.2를 통해 1인 2역이라는 반전을 선사한 것은 물론, 인물의 이중적인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 ‘가면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또한, 각 인물의 서로 다른 면모를 승마, 무술 등의 액션 연기는 물론 섬세한 감정 연기로 유연하게 담아내며 극의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이다 ‘아스달연대기’의 파트3는 오는 9월7일 ‘아스, 그 모든 전설의 서곡’이 펼쳐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인도 정치인 “성폭행범 사살하면 170만원 주겠다” 선언

    인도 정치인 “성폭행범 사살하면 170만원 주겠다” 선언

    인도 비하르주(州)에서 성폭행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 정치인이 성폭행범을 사살하는 사람에게 우리 돈으로 170만 원에 달하는 현금을 주겠다고 밝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파푸 야다브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유명 정치인 라제시 란잔(51)이 지난달 26일 성폭행범을 살해하면 거액의 보상금을 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이는 지난 6년간 비하르주에서 7300건이 넘는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다는 공식 보고가 발표된 뒤 야당 소속인 그가 주 정부와 집권당의 성범죄 대책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2015년 얀 아디카르당을 창당한 야다브 대변인은 그달 19일 비하르 북부 시타마르히 지역에서 10대 소년 8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어린 두 자매를 만난 뒤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건 당일 피해 소녀들은 집 근처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던 중 이들 소년에게 납치돼 외딴 곳으로 끌려갔다. 심지어 가해 소년들은 두 자매를 성폭행하며 그 과정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뒤 해당 영상을 SNS에 공유했다. 이 후 영상은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떠올랐다. 현지 경찰은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출된지 3일 만에 해당 사건을 파악했으며 용의자 8명 가운데 7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 분노한 야다브 대변인은 “성폭행범 한 명을 죽인 사람에게 10만 루피를 주겠다”면서 “만일 한 사람이 성폭행범 두 명을 죽이면 20만 루피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성폭행은 피해자들의 삶을 독으로 채워 매일 천천히 죽게 한다”면서 “피해자들은 결혼 상대에서 기피될 뿐만 아니라 피해 사실을 숨긴 채 결혼했다고 하더라도 나중에라도 그 사실이 알려지면 결혼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그는 “법원은 성폭행 사건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며 재판 뒤 3개월 이내에 성폭행범들을 사형 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다수의 피해자는 인도 계급 사회에서 가장 낮은 달리트”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에서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보상금을 내건 정치인은 야다브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인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州)의 인도국민당(BJP) 소속 산지브 미쉬라 의원은 8세 소녀를 성폭행한 사건에 연루된 가해자들을 참수하는 사람에게 50만 루피(약 85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은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BBC “신장 위구르 무슬림 아이들 부모와 생이별, 한족 문화 교육”

    BBC “신장 위구르 무슬림 아이들 부모와 생이별, 한족 문화 교육”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지역의 무슬림 어린이들을 부모로부터 떼내 유치원과 학교에 강제 수용해 중국어와 한족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고 영국 BBC가 4일(현지시간) 폭로했다. 방송은 터키 이스탄불의 한 홀에서 아이들이 중국 당국에 끌려가 강제 수용돼 있다고 주장하는 부모나 조부모 54명이 90명의 아이와 생이별했다는 증언들을 잇따라 듣는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방송은 이처럼 해외에서 모두 60여명의 부모들로부터 같은 증언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무슬림 어른들까지 직업 훈련이란 명목으로 시설에 감금돼 중국어와 한족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는 폭로도 더해졌다. 방송은 이런 식으로 신장 위구르 지역에 급하게 지어진 수용시설에서 한족 문화를 배우는 어린이들과 어른들의 숫자가 무려 1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한 마을에서만 400명의 어린이가 부모 중 한 쪽에 의해, 아니면 두 부모 모두에게 약간의 정보만 알려진 채로 수용소에 끌려갔다. 방송은 외국인 기자가 하루 24시간만 머무를 수 있는 신장에서는 삼엄한 경계와 통제를 받아 이런 대규모 수용 시설 안에 들어가보거나 하지 못했지만 터키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위구르인 부모들로부터 아이들이 끌려갔다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극단주의 종교에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 위구르인들을 직업 훈련 센터에 모아 교육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증거들이 단지 차도르 등으로 기도를 올렸다거나 터키처럼 해외에 친인척이 돈 벌러 나갔다는 이유 만으로 이들을 감금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위구르인들이 고향에 돌아가면 무조건 수용된다고 보면 되고 전화 접촉도 통제돼 해외에 있는 친척과 전화 통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 된다. 부인이 귀국했다가 감금됐다고 주장하는 한 남성은 여덟 아이 가운데 상당수가 감금돼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이 문제를 오랫동안 추적해온 독일인 아드리안 젠츠 박사는 2017년 한해에만 신장 지역의 유치원에 수용된 어린이 숫자가 50만명 가까이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정부 통계로도 이들 어린이의 90%가 위구르와 무슬림 소수 민족 출신이란 점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신장 지구의 유치원 등록율은 중국의 어느 다른 지역보다 가파르게 늘어났다. 신장 남쪽만 이렇게 학교를 늘리고 기숙사를 짓고, 유치원을 리모델링하는 데 12억 달러가 들어갔다고 방송은 전했다. 신헤 카운티의 유이 유치원은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80%가 소수민족 출신이었다. 지난해 4월 에쳉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주변 마을에 흩어져 있던 200명의 어린이들이 제4 중학교의 기숙사로 옮겨져 생활하고 있다. 이들 학교에서는 학생이나 선생이나 위구르 말을 썼다가는 벌점을 받아 징계를 받게 된다. 체계적으로 한족 언어와 종교, 문화를 배우고 젖어들게 해 “생각을 통째로 바꾸게” 하는 것이다.신장성 선전국의 수구이샹은 “만약 이들 모든 가족이 직업 훈련에 보내졌다면 가족들이 엄청난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웃어넘긴 뒤 “난 그런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젠츠 박사는 부모가 모두 직업 훈련을 받고 있는 가정을 “도움이 필요한 그룹”으로 규정하고 이 가정의 어린이들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가를 상세히 열거한 정부 문서 하나를 발견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중국 당국이 무슬림 아이들을 강제 수용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장 정부가 뿌리나 종교적 믿음, 자신들의 언어를 잃은 새로운 세대를 길러내고 있으며 이런 증거들은 우리가 문화 학살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금강송 둘러싸인 계곡에서 트레킹, 더할 나위 없는…

    금강송 둘러싸인 계곡에서 트레킹, 더할 나위 없는…

    휴식(休息)은 쉼을 뜻하는 한자입니다. ‘쉴 휴(休)’ 자에 ‘호흡할 식(息)’ 자를 씁니다. 글자를 형태대로 풀자면 ‘나무에 기대 호흡하는 것’이 휴식의 사전적 정의지요. 쉴 만한 나무야 여러 가지일 것이고, 각자 좋아하는 수종의 나무도 따로 있겠지만, 이번엔 금강소나무 아래서 쉬는 것은 어떨까요. 쭉쭉 뻗은 나무에 기대 콧등을 스치는 솔향을 맡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나라 안에서 가장 많은 금강소나무가 있다는 곳, 경북 울진의 솔숲을 다녀왔습니다.●‘토종 소나무’ 금강송… 일본에서도 유명 금강소나무에 대한 이야기 한 자락. 울진군청 산림녹지과의 ‘소나무 박사’ 이현원씨가 들려준 이야기다. 먼저 금강소나무의 이름부터. 색이 붉어 적송(赤松), 늘씬하게 뻗어 미인송(美人松), 봉화의 춘양역에서 운반됐다고 해 춘양목(春陽木) 등으로 불리던 금강송은 지난 2007년부터 ‘금강소나무’로 통일됐다. 수형이 유난히 곧고 길어 외래종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우리 땅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 호흡해 온 토종 소나무다. 황장목(黃腸木)으로도 불린다. ‘황장’은 금강소나무의 속심을 일컫는 말이다. 겨울철 박달대게 다리처럼 속이 꽉 찬 금강소나무를 황장목이라 부른다. 예부터 궁궐 건축, 왕실의 능침목 등으로 쓰였던 ‘왕의 나무’다. 황장목은 금강소나무에만 있다. 하지만 모든 금강소나무가 황장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속심이 꽉 차고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라야 황장목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조선시대 소나무는 왕, 밤나무는 사대부, 느티나무는 선비의 나무였다. 그럼 서민의 나무는? 없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서인(庶人)은 나무를 심을 수 없’었다. 베는 것은 더더욱 금기였다. 특히 금강소나무를 베었다가는 관가에 끌려가 치도곤을 맞아야 했다. 대신 서민들은 소나무의 부산물을 이용했다. 솔잎, 송이버섯, 복령, 송담 등을 생계를 잇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소나무에게서 대가 없는 베풂을 받은 셈이다. 어머니처럼 말이다.●수령 200~300년 금강송 8만 그루 솔숲 걷기 금강소나무는 일본에서도 유명했다. 일본 교토 고류지(廣隆寺)의 목조반가사유상이 대표적이다. 독일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가 “인간 존재의 가장 정화된, 가장 원만한, 가장 영원한 모습의 상징”이라고 상찬했다는 그 목조 불상이다. 당시 대부분의 일본 목불들이 녹나무를 사용한 것과 달리 고류지 반가사유상은 금강소나무로 제작됐다고 한다. 우리의 금동반가사유상(국보 83호)에 영향을 받은 목불은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국보로 인정받고 있다.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안일왕산 등 주변 산자락에만 수령 200~300년의 금강소나무가 8만 그루에 이른다. 솔숲의 크기는 서울의 절반 정도. 서울을 통틀어 임야가 차지하는 면적은 23% 정도지만 울진은 85%에 달한다. 울진 사람들이 서울에 올라가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하소연하는 것이 결코 과장이 아닌 셈이다. 소광리 일대에 솔숲을 따라 걷는 걷기 코스가 마련돼 있다. 3~4시간 소요되는 대왕송 구간부터 7~8시간에 이르는 코스까지 다양하다. 지난달 문을 연 ‘금강송 에코리움’이 코스의 들머리다. 에코리움에서 따로 운영하는 숲길도 있다. 역시 금강소나무를 따라 도는 길인데 1시간 정도 잡으면 충분하다. 트레킹이라기엔 다소 짧고 산책로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국내 최대 규모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왕피천 금강소나무 군락지의 몇몇 ‘스타 금강송’은 모두 살펴보는 게 좋겠다. 너삼밭재 인근의 ‘오백년 금강송’은 조선 성종 때 싹이 터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이 땅의 풍파를 모두 지켜본 늙은 소나무다. 코스 좀더 위의 산자락 중턱엔 ‘못난이 소나무’가 서 있다. 나이는 ‘오백년 금강송’과 동갑이다. 코스 가장 끝자락엔 ‘미인송’이 서 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늘씬한 모양새가 인상적이다. 금강소나무와 계곡 트레킹을 함께 즐기려면 왕피천이 제격이다. 왕피천 계곡은 울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왕피천 트레킹 출발지는 굴구지 마을이다. 아홉 굽이 산자락을 돌아가야 나온다는 마을이다. 계곡 옆으로 생태탐방로가 잘 조성돼 있다. 탐방로를 버리고 아예 맑고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며 걷는 것도 좋다. 여름철엔 외려 이편이 더 낫다. 속사마을까지 완주할 수도 있지만, 용소까지만 다녀오는 게 일반적이다. 산림초소에서 용소까지 거리는 4㎞ 정도다.새로 알려진 울진의 명소 몇 곳만 덧붙이자. 후포 등기산에 스카이워크가 조성됐다. 바다 위 높이 50m, 길이 135m 규모의 관광시설물이다. 스카이워크와 등기산은 41m 길이의 출렁다리로 연결돼 있다. 등기산 정상에는 신석기 유적관이 들어섰다. 선사시대 동해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스카이워크·성류굴·이현세 만화거리 ‘명소’ 성류굴(천연기념물 155호)은 이미 울진의 명소지만, 최근 신라시대 명문이 확인되면서 재조명 받고 있다. 560년 신라 진흥왕이 성류굴에 행차했다는 내용 등 ‘금석문의 보고’라고 할 만큼 다양한 명문이 동굴벽 곳곳에 적혀 있다. 다만 1500여년 전 글씨를 소개하는 푯말이 없어 아쉽다. 제8광장 일대에서 유독 많은 명문이 발견됐다.매화리 쪽엔 ‘이현세 만화거리’가 조성돼 있다.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해 ‘아마겟돈’ ‘남벌’ 등 이 작가의 만화 속 명장면이 그려져 있다. 매화면사무소 옆 도서관은 만화도서관으로 새로 태어났다. 이현세, 허영만 등 당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과 일반 도서들이 진열돼 있다. 누구나 무료로 만화를 보면서 쉬어 갈 수 있다. 글 사진 울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금강소나무 숲길은 인터넷(www.uljintrail.or.kr)을 통해 예약을 해야 출입할 수 있다. 숲해설사가 동행하며 안내한다. 최근 금강송면 소광리에 ‘금강송 에코리움’이 문을 열었다. 금강소나무를 테마로 한 체류형 산림휴양시설로 전시관과 치유센터, 치유길(탐방로) 등으로 이뤄졌다. 숙박과 체험 프로그램, 식사 등을 묶은 패키지 상품만 판매한다. 따로 식사만 팔지는 않는다. 후포항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관람료가 없다. 오전 9시~오후 6시 30분(여름철) 문을 연다. →맛집: 갈매기 회센터(782-3775)는 자연산 생선회만 내는 집이다. 밑반찬도 정갈하고 손님이 직접 만들어 먹는 물회도 별미다. 울진항(옛 현내항) 안에 있다. 금강송 에코리움 앞의 솔밭펜션(782-4609)은 음식점과 숙소를 겸하는 집이다. 집에서 면을 뽑은 능이칼국수, 토종닭 능이백숙 등을 맛볼 수 있다. 미리 주문해야 한다.
  • 희망잃은 홍콩 청년들, 민의없는 정치에 분노

    “폭동죄가 징역 10년이라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완전히 희망을 잃었기에, 계속 이 일(시위)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홍콩 입법회 건물 점거 사건에 참가한 한 젊은이는 이렇게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당시 입법회 점거에 참여한 홍콩 청년들을 직접 만나 이유를 들어봤다. ●의사당 점거 주도한 4명의 ‘죽음의 전사’ 당시 의사당 내에서는 점거를 주도한 ‘죽음의 전사’라고 불렸던 4명의 젊은이가 있었다. 이들은 경찰이 올 때까지 의사당에 남겠다고 했지만, 다른 동료들에 의해 포박되다시피 해서 끌려 나갔다. 이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간 한 젊은이는 “이 네 사람을 다시 보지 못할 수 있다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이번 점거 사태는 홍콩 행정당국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추진하면서 촉발된 저항이 22주년 홍콩 반환 기념일의 연례적인 시위에 옮겨붙어 일어났다. 하지만 이번 시위가 ‘전사’를 앞세워 의사당을 점거할 정도로 거칠어진 건 송환법 때문만은 아니다. 홍콩 젊은이들 사이엔 마음대로 말할 수 없다는 분노,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두려움이 뿌리 깊게 잠재돼 있었다. ●홍콩 경찰, 18명 체포… 검거 광풍 우려 시위자들은 의회 점거를 “발언권을 허락하지 않는 정부와 정치 체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홍콩 행정장관은 800인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다. 입법회 의석도 70개 중 직접 선출할 수 있는 자리는 35개뿐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기업과 특정 이익단체 출신 친중 인사들이 차지한다. 사실상 그 어떤 민의도 정치에 반영될 수 없는 구조다. 계속해서 정치적 요구를 묵살하는 정부에 절망한 젊은층은 자포자기에 빠졌다. 한 참가자는 “우리는 몇 번이나 우리 요구에 답할 기회를 줬다”면서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정부는 계속 응답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4일 이번 시위에 연루된 용의자 1명을 체포하는 등 강경대응을 이어 가고 있다. 지금까지 18명을 체포해 검거 광풍 우려를 낳고 있다. ●英외무부, 주영 중국대사 초치 항의 한편 영국과 중국은 지난 1일 시위를 둘러싸고 갈등을 점점 높여 가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등이 3일 중국에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 약속 준수를 촉구하자, 류샤오밍 주영 중국대사는 “영국 정부와 새 총리가 중국 내부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자제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BBC는 이에 영국 외무부가 류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폭스테리어 물림 사고에 강형욱 “살생 놀이하는 개 안락사해야”

    폭스테리어 물림 사고에 강형욱 “살생 놀이하는 개 안락사해야”

    입마개 안한 개, 33개월 여아 물어경찰, 과실치상 혐의로 70대 견주 입건강형욱 “공격성 큰 견종...노인 키우기 부적합”70대 노인이 키우던 폭스테리어가 3세 여아를 물어 크게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하자 견주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반려견 훈련 전문가인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는 사고를 낸 보호자가 앞으로 개를 키우지 못하도록 하고, 폭스테리어는 안락사 시킬 것을 권했다. 4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후 용인 기흥구의 한 아파트 지하1층 엘리베이터에서 끔찍한 개 물림사고가 발생했다. 견주 A(71·여)씨가 키우는 키 40㎝의 폭스테리어가 B(33개월)양의 사타구니를 물었다. SBS가 공개한 CCTV 화면을 보면 B양은 갑작스러운 개의 공격에 쓰러져 바닥에 1m 가량 끌려 갔다. A씨는 사고 당시 개 목줄을 잡고 있었지만 물림 사고를 막지 못했고, 개는 입마개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경찰은 앞서 A씨의 개가 초등학생의 주요 부위를 물어 크게 다치게 한 사실도 확인했다. 강형욱 대표는 3일 저녁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라이브 방송에서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강 대표는 견주인 A씨가 말리지 않았다면 폭스테리어가 아이를 사냥해 결국에는 죽일 수도 있었다며 개 물림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폭스테리어는 제대로 훈련하지 않으면 키우기 위험한 종이라고도 했다. 강 대표는 “폭스테리어는 문제가 많다. 성격이 좋다고 하지만 그래서 마구 문다. 잭러셀테리어, 스코티시 테리어처럼 미용하면 예쁘다고 기르는 분이 많은데, 테리어 보호자(견주)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폭스테리어는 생긴 것은 귀엽지만 사냥성이 대단하고 꺼지지 않는 불과 같은 공격성을 지닌 견종”이라며 “나이드신 분이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아이를 문 개는 살생을 놀이로 하는 것 같았다. 이런 개는 사냥을 해서 (아이를) 끝까지 죽일 수도 있다”며 “훈련을 계속 받지 않는다면 키우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사고 견주인 A씨가 “앞으로 개를 키우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문제의 폭스테리어도 다른 사람이 키우면 또 물림 사고를 낼 수 있어 안락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고를 당한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A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황성기 칼럼] 트럼프·김정은 2인3각 완주를 위하여

    [황성기 칼럼] 트럼프·김정은 2인3각 완주를 위하여

    6·30 남북미 상봉, 북미 정상회담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보다 짜릿했다. 각본·연출 트럼프, 주연 트럼프·김정은, 조연 문재인에 무대는 판문점. 영화 ‘기생충’의 주역 송강호 말마따나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으로 밀어붙인 6·30 상봉은 ‘기생충’의 결말처럼 가족이 해체되는 비극이 아닌, ‘김정은 워싱턴 초청’, ‘북미 대화재개’라는 굿뉴스를 선사했다. 북미에는 톱다운 방식이 절대 위력을 발휘한다는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 이래의 진리가 증명된 지난 일요일이었다. 판문점은 동족상잔과 분단, 휴전의 상징에서 남북과 북미를 잇는 화해와 평화의 허브로 세계인의 기억에 각인됐다.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이 이뤄진 곳이자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5월 26일 남북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작전 회의’를 한 곳이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결정되기 전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가 판문점이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다면 남북미 정상이 손을 잡고 전쟁이 끝났다는 종전선언을 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해준 곳이다. 하지만 6·30 상봉의 감동도 잠시다. 4개월 벤치서 쉬면서 서로를 탐색한 북미가 이제 협상 필드로 복귀한다.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로 협상팀도 짜였다. 하노이에서 낯을 익힌 얼굴들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53분 회담에서 하노이 교훈을 되새겼을 것이다. 그 교훈은 협상의 기본인 ‘기브앤드테이크’다. 다음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주고받기에 충실해야 한다. 하노이에서 서로 내보인 카드의 조합이 3기 협상팀의 일이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3시간 달려 판문점에 나타난 건 트럼프와 한가한 쇼를 하러 간 게 아니다. 하노이에서 깨달은 ‘우려’와 ‘관심’을 전하러 갔다. 노동당이 결정한 핵·경제 병진노선 폐기와 경제총력을 달성하려면 미국과의 적대관계 청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군사부문에 집중된 인적·물적 자원의 평화부문 분산, 제재 해제로 가능해지는 25개 특구의 활성화야말로 북녘을 잘살게 해주는 길이다. 김정은은 ‘평화의 보검’(핵·미사일)을 버리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이 진짜인지는 몇 개월이면 알게 된다. 안 지키면 제재 속의 지난한 자력갱생밖에 없다. 실무협상이 실패하면 차기 정상회담이 날아간다. 북미 대화 시한인 ‘연말’도 넘긴다. 그 뒤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깨고 7차 핵실험, 개량된 화성15형의 발사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돼 2017년의 북미 대치, 전쟁 직전의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6·30 상봉에도 달라지지 않은 것은 ‘미국 셈법’, ‘북한 셈법’이다. 하노이에서 드러난 북한 셈법은 핵능력의 60~70%를 차지하는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가로 2016년 이후 제재 중인 민생부문을 해제하라는 것이다. 핵탄두,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반출과 핵기술자의 전직이란 현재의 핵은 그다음 단계에 나올 카드였다. 하지만 미국식 셈법은 미래의 핵을 생산할 수 있는 영변에 더해 현재의 핵까지 북한에 내놓으라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이 내놓을 상응 조치는 베일에 가려 뒀다. ‘빅딜’이 아니었다. 북한이 못 받을 미국식 셈법이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이라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무리한 카드를 들이댄 건 미국이 상대를 깔본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미 모두 하노이를 ‘실패한 회담’이라 부르지 않는다. 회담이 좋은 결과를 내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6·30 판문점이 워싱턴을 잇는 다리가 되려면 3기 실무협상에서는 비핵화 입구인 영변 폐기에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2021년 1월) 내에 북한이 현재의 핵까지 일정 부분 폐기하면 미국도 국교 정상화 전 단계인 제재완화나 혹은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으로 응답해야 한다. 시간은 많지 않다. 비핵화는 트럼프·김정은이 누가 먼저 결승점에 닿는 달리기 경쟁이 아니다. 비핵화란 공동의 목표를 향한 2인3각 레이스다. 톱다운이 유일한 정책 결정 방식인 북한의 김정은은 트럼프 입장에선 어느 세계 지도자보다 쉬운 상대다. 워싱턴, 평양 회담장소가 어디가 됐건 위기냐 평화냐를 결정짓는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김정은보단 트럼프에 달렸다. 2인3각의 완주를 보고 싶다. marry04@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아기 흰뺨검둥오리가 태어났어요

    [황규관의 고동소리] 아기 흰뺨검둥오리가 태어났어요

    출근길에 다리를 건너면서 어떤 습관이 생겼다. 먼저 냇물의 상류 쪽을 바라보며 간밤에 물길이 얼마나 더 휘어졌는지 어쨌는지 확인하는데 비가 내린 다음날은 더 그런다. 그다음에는 오래전에 생긴 건너편 쪽의 섬을 본다. 그 섬은 냇물의 수량이 줄어든 틈을 타서 퇴적된 모래에 이끼 같은 것들이 푸르스름하게 번식하다 어느새 풀이 나고, 언제인가부터는 갈대까지 자라서 이제는 제법 큰 ‘하중도’가 됐다. 그 때문에 냇물의 허리는 한 번 더 잘록하게 휘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안양천은 금천교를 중심으로 해서 위아래로 S자로 흐르는 구간을 가지게 됐다. 백로과 새들이 천천히 노닐다가 때로는 붕어 같은 것들을 사냥하기도 한다. 나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민물게를 본 사람도 있다. 금천교 아래는 나름 여울목이어서 수초가 풍성하다. 그 때문인지 예전에는 철새였으나 이제는 동네 식구가 돼 버린 흰뺨검둥오리가 물질을 하다가 그 수초 더미에 머리뿐만 아니라 몸도 반나마 처박기도 한다. 4월 즈음 되면 적지 않은 잉어들이 나타나 한동안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의 눈길을 붙들고 발길도 종종 멈추게 한다. 덩치 때문인지 백로과 새들은 잉어들을 어쩌지 못하고, 흰뺨검둥오리들은 아예 친구 사이처럼 보인다. 물론 겨울철에는 쇠오리들도 찾아오고 교각에는 비둘기들이 사는지 가끔 비둘기들이 떼를 지어 날아오른다. 언젠가 한번은 비둘기 새끼를 사냥한 까마귀를 본 적이 있다. 억새와 풀이 우거진 섬 바로 옆의 천변에 금천구청은 몇 년 전에 물놀이 시설을 만들었다. 그것은 한여름 며칠 빼고는 그냥 우두커니 서 있는데, 그럴 때 보면 참 맹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으나 인근의 어린이들이 마땅히 물놀이할 데가 없대서 조금 누그러뜨렸다. 그런데 문제는 작년 여름에 벌어졌다. 출근길에 보니 아침부터 중장비가 그 섬에 들어가 갈대들과 풀밭을 마구 파헤치는 것이었다. 금천구청에 항의하니 아이들을 데리고 물놀이하는 시민들이 그 섬에서 냄새가 난다고 해서 물놀이 시설 개장 전에 부득이하게 그랬다는 것이다. 그 섬에 우거진 갈대가 안양천에 무슨 역할을 하는지 모르느냐고, 또 우거진 풀밭에 사람이 모르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은 해봤느냐고 화를 냈더니 어차피 여름이 지나면 복원이 될 테니 괜찮다는 답이 돌아왔다. 어쨌든 작년에는 그렇게 내가 졌다. 그 덕(?)에 한참을 파헤쳐진 섬을 바라보면서 속이 상했었다. 올해 봄이 되자 그 섬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고, 내 눈으로는 갈대들이 한 발 한 발 냇물 쪽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는 게 보였다. 이것은 안양천 수량이 해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이야기도 돼서 우울한 모습이기도 했다. 7~8년 전까지만 해도 안양천은 장마나 태풍 또는 폭우로 물이 불다 줄다를 반복하면서 섬들이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야생 상태였다. 불었던 물이 수그러들면서 오도 가도 못 하게 된 모래와 이런저런 것들이 모여서 이끼를 키우고 풀씨에게 자리를 내주곤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물이 불면 어쩔 수 없이 자라난 풀들의 허리가 꺾이고 상류에서 물에 끌려 내려온 것들에 파묻히고 마는 쟁투가 되풀이됐다. 이제 안양천은 그 역동성을 상실하고 조용한 냇물이 됐다. 어쩌면 물길의 시작인 관악산도 분명히 조금씩 말라 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출퇴근길에 안양천을 보면서 우리가 사는 지구가 빠르게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엊그제 출근하다가 처음으로 마주한 광경이 있었는데, 그것은 흰뺨검둥오리네 가족을 본 것이다. 축구장 크기만 한 섬과 물놀이 시설이 있는 천변 사이로 약간의 물이 흐르는데, 그것은 조금 위쪽에서 갈라진 냇물 중 소수파들이 흐르는 물길이다. 거기에서 어미 오리 한 마리와 새끼 오리 다섯 마리가 오종종하니 놀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발길을 멈추고 그 녀석들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새끼는 어미보다 조금 더 짙은 갈색인데, 약간 어두운 빛깔도 가진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자 요즈음 내 가슴속에 가득 차 있던 먹구름이 사라지고 가슴이 두근댔다. 나는 급히 금천구청 환경과에 전화를 했다. 아기 흰뺨검둥오리들이 태어났으니 올여름에는 그 섬에 포클레인 삽날을 대지 말라고.
  • ‘알라딘2’ 11일 개봉, 공주에 권태기 느끼는 알라딘 ‘충격’

    ‘알라딘2’ 11일 개봉, 공주에 권태기 느끼는 알라딘 ‘충격’

    ‘알라딘: 바그다드 스캔들’의 후속작 ‘알라딘2’가 7월 11일 국내 개봉을 확정하고 메인포스터를 공개했다. 3일 배급사 엔케이컨텐츠 측은 업그레이드 된 코믹함으로 돌아온 ‘알라딘2’가 오는 11일 개봉한다고 알렸다. 영화 ‘알라딘2’는 알라딘이 궁전 생활과 공주와의 연인 관계에 권태기를 느끼는 이야기를 그린다. 알라딘은 결국 궁전을 털고 도망가려고 하는데, 경비병에게 잡혀 공주 앞으로 끌려오고 만다. 공주 역시 철없는 알라딘의 모습에 지쳐간다. 이때 이웃 나라의 샤 자만 왕자가 바그다드 왕국을 점령하고 공주에게 결혼하자고 협박한다. 알라딘은 위험에 빠진 공주를 무사히 구해낼 수 있을까.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 ‘알라딘 2’의 이야기처럼 금색의 문 뒤로 보이는 밤하늘과 바그다드의 풍경은 샬리아 공주를 사이에 두고 알라딘과 샤 자만이 벌이는 삼각관계와, 두 명의 지니와 함께 펼칠 모험과 액션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영화는 ‘호텔 르완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 ‘피노키오의 모험’ 등 장르 불문 다양한 작품으로 잔뼈가 굵은 감독 리오넬 스테케티가 메가폰을 잡았다. 전편 ‘알라딘: 바그다드 스캔들’에 이어 ‘알라딘 2’에서도 알라딘 역을 맡은 배우 케브 아담스는 ‘나를 차버린 스파이’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에 출연한 프랑스의 대표 코미디 배우로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제작까지 참여하며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꼽 빠지는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 ‘고잉 투 브라질’ ‘더 맨션’ ‘슈퍼처방전’에 출연한 바네사 가이드가 전편 ‘알라딘: 바그다드 스캔들’에 이어 이번 편에서도 샬리아 공주역을 맡아 알라딘 역의 케브 아담스와 함께 다시 한번 케미를 이어간다. 알라딘의 사랑의 라이벌인 샤 자만은 영화 ‘영광의 날들’로 제59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자멜 드부즈가 맡아 허당끼 가득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 코믹 시너지를 높였다. 디즈니 애니매이션을 실사화 해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알라딘’의 인기를 ‘알라딘2’가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단 2회만에 입증한 이름값 “전율 엔딩”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단 2회만에 입증한 이름값 “전율 엔딩”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가 강렬한 엔딩으로 안방극장에 전율을 선사하며 단 2회 만에 대체불가한 배우의 명성을 입증해 보였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2회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위임받은 박무진(지진희)의 숨 가쁜 60일이 시작됐다.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청와대로 이끌려와 국군통수권자가 된 그의 첫 임무는 비상경계태세 관련 안보·외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권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과학자가 국가의 최대 위기를 책임져야 하는 혼돈의 상황. 지진희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막중한 직책과 난제를 떠안은 박무진의 파도처럼 일렁이는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낸 연기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지진희가 연기한 ‘박무진’은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출신 환경부 장관으로 과학적인 연구결과와 데이터를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다. 실질적인 지위는 있으나 아무런 힘도 없고 정치적 신념이나 야망 따위는 더더욱 ‘제로’인 남자다. 데이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왜곡하는 걸 과학자로서 용납할 수 없었던 박무진은 꼭두각시 노릇을 원하는 청와대 사람들과의 불협화음으로 해임을 통보받은 상태였다. 이 일로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연설에 참여하지 못한 박무진은 유일한 생존자가 되어 헌법에 따른 승계서열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게 됐다. 얼떨결에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한 박무진은 이 모든 상황이 실감 나지 않았다. 북한 잠수함으로 인해 테러의 배후를 북한으로 지목하는 세력과 반박 세력간의 치열한 논쟁을 말없이 지켜보던 박무진은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참았던 긴장감과 두려움이 왈칵 밀려오는 듯 화장실에 주저앉은 지진희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자신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느낀 박무진은 사임을 결심하기도 했지만, 공석이 되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다는 한주승(허준호)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갈팡질팡 헤매던 모습을 거두고 점차 현실을 직시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 되는 박무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전시작전권을 둘러싼 주변국과 정부 내 견해차가 벌어진 가운데 박무진은 특유의 밝은 숫자 감각과 분석력을 발휘, 사라진 북한 잠수함이 침투가 아니라 침몰일 수 있다는 새로운 가설을 제기했다. 이어 박무진은 먹먹한 마음으로 “잠수함 승조원들 가족들이 기다릴 거다.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호소했지만, 한주승은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데프콘2를 승인하라고 했다. 어찌할 도리 없이 비서실장 말에 따르려던 박무진은 작전 실행 계획이 우리측 해상방어가 우선이 아닌, 북한 핵시설 타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편협된 사실을 발견하고서 다시 반론을 제기했다. 잠수함 침몰을 입증할 시간을 얻은 박무진은 북한에 직접 팩스를 보냈지만 약속한 시각까지 북한 측의 응답이 없어 데프콘2를 발령하기에 이르렀다. 전투태세에 돌입하려는 일촉즉발의 순간, 북한의 연락을 받은 박무진은 차분하면서도 강단 있게 북한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켰다. 그 어떤 선입견과 예단 없이, 당면한 문제만을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는 박무진의 기지가 발휘된 장면이었다. 마지막 북한 위원장으로부터 승조원 전원구조에 대한 감사 문서를 수신한 박무진은 딸 박시진(옥예린)까지 무사히 깨어났다는 연락을 받고 오열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참사 이후 단 한순간도 제대로 숨 쉴 수 없었기에 긴장이 풀린 듯 목놓아 우는 지진희의 눈물 연기는 애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두려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담담해진 목소리와 결연한 눈빛으로 대국민 담화문을 시작하는 박무진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하며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드높였다. 혼란의 시간을 거쳐 한층 비장해진 듯한 지진희의 분위기, 표정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론] 꼰대정치를 끝장내자/이원재 LAB2050 대표

    [시론] 꼰대정치를 끝장내자/이원재 LAB2050 대표

    “지긋지긋한 꼰대정치를 끝장내자.” 6월 29일 청년정치를 주제로 열린 ‘2030 한국사회 전환의 전략 공론장’에서 윤형중 LAB2050 연구원이 했던 발표 제목이었다. 이철승 서강대 교수의 논문을 보자. 국회의원의 83%가 50~60대다. 대기업 임원의 86%가 50~60대다. 정치는 늙어 가고 있고, 사회 전체는 정치와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연령을 맞춰 가고 있다. 학계도, 시민단체도, 언론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됐다. 기회를 갖지 못한 다음 세대는 좌절하며 이탈한다. 혼인과 출산으로부터 이탈하고, 노동시장 참여로부터 이탈하고, 무엇보다 정치로부터 이탈한다. 정치 무관심은 실은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기회를 얻지 못할 것 같아 포기한 것이다. 물론 기존 정치권에서 청년을 불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방식이 틀렸다.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청년 의원을 비례대표로 뽑아 놓았는데 청년과 소통하지 않고 본인이 관심 있는 일을 주로 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청와대에서 새로 뽑은 청년비서관의 직함은 청년소통정책관이다. 이 두 에피소드는 기성세대가 청년 정치인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 준다. 젊은 정치인은 젊은 사람들과 잘 소통해 지지율을 높여 달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젊은 정치인이 중요한 경제정책, 사회정책을 결정하게 하며 국정을 같이 운영하는 모습은 떠올리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관점 아래서 자연스럽게 청년정치는 마이너리그가 된다. 의자 뺏기 놀이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어르신들 보기 좋은 쇼가 된다. 서른 살의 미국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전혀 다른 정치를 하고 있다. 본인이 청년이라는 얘기도, 청년과 소통을 잘하겠다는 얘기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보통 사람의 대표, 일하는 사람의 대표를 자처한다. 그리고 ‘그린뉴딜’이라는 미국 전체를 뒤바꿀 결의안을 제출하며 미국에 ‘민주적 사회주의’ 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8세의 조슈아 웡은 2014년 홍콩의 우산혁명을 이끈 리더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연설을 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 다음 세대에게 이 문제를 넘겨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합니다.” 그는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 인물이 됐고, 노벨평화상 수상자 후보가 됐다. 우리는 세대 간 차이가 세상을 보는 관점의 차이였던 순간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논쟁 때 그랬다. 평창올림픽 때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놓고 일어난 갈등에서도 그랬다. 법정 정년 연장을 보는 눈에서도 그렇다. 기업 규제에서도, 일자리 정책에서도 그렇다. 기술을 보는 눈, 공정성에 대한 감각, 일과 노후에 대한 생각이 적지 않게 달랐다. 지금은 산업화, 민주화 이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져야 하는 시기다. 산업화의 잣대나 민주화의 감각으로는 지금의 시대정신을 읽고 행동하기 어렵다. 그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는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새로운 세대에게 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치에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시대교체가 필요해서다. 불쌍한 청년들을 더 돕고 참여하지 않는 청년들과 대화하기 위한 이른바 ‘청년정치’는 장식물에 불과하다. 경제학자 앨버트 허슈먼의 저서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어떤 조직이 퇴보할 때 조직원들은 이탈, 항의, 충성 중 하나의 태도를 선택한다. 만일 문제에 가장 예민한 조직원들이 항의하지 않고 떠나 버리고, 둔감한 조직원들이 충성을 맹세하면 조직의 몰락은 빨라진다. 하지만 건강한 항의가 남아 있다면 그 조직은 최소한의 회복력을 갖게 된다. ‘헬조선’과 ‘탈조선’을 말하던 청년들은 이탈을 선택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직 항의를 선택하려는 이들이 남아 있다. 29일 공론장에 모인 정치인들도, 정치에 관심 있는 직장인들도, 활동가들도, 그저 ‘청년정치’라는 제목에 이끌려 주말 오후를 뜨겁게 밝혔다. 그들이 직접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이 되고, 그들이 주어가 돼 다른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세대가 권력을 획득해야 새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새로운 의사결정이 이어져야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는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 항의가 남아 있을 때, 아직은 기회가 있다. 이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 MLB ‘런던 스타일’ 방망이 쇼

    MLB ‘런던 스타일’ 방망이 쇼

    양팀 30득점 폭발, 경기시간 5시간 육박 美서 흙 345t 공수·佛산 인조잔디 깔아 해리 왕자 부부에 유아용 유니폼 선물도축구광 영국인들의 관심을 끌려면 방망이를 휘둘러라. 임시 야구장을 꽉 채운 6만 관중 앞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호적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30점을 주고받는 화끈한 난타전을 벌였다. 30일(한국시간) 역사적인 첫 런던 시리즈 1차전 승자는 레드삭스를 17-13으로 누른 양키스였다. 미 메이저리그(MLB)가 추진하는 ‘야구의 세계화’ 일환으로 유럽에서 처음 열린 정규경기에 걸맞은 화끈한 방망이쇼였다. 아스널, 첼시, 토트넘 등 세계적인 축구팀이 즐비한 런던에는 국제 규격에 맞는 야구장이 없다. 이에 따라 2012 런던올림픽 주 경기장으로 세워져 현재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홈구장인 런던 스타디움이 야구장으로 개조됐다. 투수 마운드, 더그아웃, 파울 폴 등 야구 시설이 새로 설치됐고, 야구장 그라운드에 덮일 흙 345t은 미 펜실베이니아에서 공수됐다. 축구장 천연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1만 3000㎡가 넘는 프랑스산 인조잔디가 깔렸다. 뜨거운 타격전으로 다양한 기록이 쏟아졌다. 양 팀 선발투수로 나선 릭 포셀로(31·레드삭스)와 다나카 마사히로(31·양키스) 모두 1이닝도 채우기 전 6자책점을 내준 채 강판됐다. 1회초 투런포를 쏜 애런 힉스(30·양키스)는 유럽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양 팀이 기록한 30득점은 2009년 8월 양키스가 20-11로 레드삭스를 누른 다음으로 나온 두 번째 최다 득점이었다. 경기시간도 4시간 42분으로 9이닝 기준 역대 세 번째였다.이날 경기엔 관중 5만 9659명이 지켜봐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과 영국의 양국 대형 국기가 등장했고 양국 국가가 울려 퍼졌다. 해리 왕자, 미국인 메건 마클 왕자비도 이날 경기를 관람했다. 양키스와 레드삭스는 해리 왕자 부부에게 최근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새긴 유아용 유니폼을 선물로 증정했다. 경기가 끝난 후 런던의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들은 보기 드문 야구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더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공피자들] 그 경찰들만 승승장구… 송전탑 할매들은 사과받지 못했다

    [공피자들] 그 경찰들만 승승장구… 송전탑 할매들은 사과받지 못했다

    “시위대는 할매(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노인네들이 왜 젊은 경찰 앞을 막아섰겠어요. 그저 삶의 터전을 지켜내고 싶었을 뿐이었죠.” 2014년 6월 11일. 이날은 경남 밀양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다. 한국전력공사의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 주민 반대가 극심하자 국가는 ‘행정대집행’이라는 명목으로 이들을 찍어 눌렀다. 대부분 노인이었던 시위대 160여명을 상대하려고 경찰은 13배에 달하는 20개 중대 21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송전탑 부지에 마련한 움막 농성장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웃옷을 벗은 할머니들이 남성 경찰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채증, 불법사찰, 특별관리, 회유 등 정보활동을 벌였다. 진상조사위는 부당한 공권력 행사가 있었다고 판단,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및 경찰청장 사과를 권고했다. 밀양 단장면 주민대책위원회 대표인 구미현(69)·고준길(74) 부부도 그날, 그 자리에 있었다. 부산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 퇴직한 이후 건강을 위해 조용한 시골 마을로 옮겨 왔다가 송전탑 사태를 겪었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건강권과 재산권 등을 지켜 내기 위해 싸웠지만 국가 공권력을 끝내 이겨 내지 못했다. 이제 마을 뒷산에 거대한 송전탑이 들어선 지 2년 가까이 됐다. 이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다. -경찰청장이 사과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습니다. 구미현(이하 구)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진상조사위 발표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아무 잘못 없다’며 내밀던 오리발이 쏙 들어갈 테니까요. 다만 경찰청장이 말로만 사과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당시 열심히 진압했다며 표창을 받은 경찰들, 특별승진한 경찰들, 그리고 승승장구한 밀양 경찰서장부터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선 할매들의 억울함이 풀리지 않을 겁니다.” -최근 3·1절 특사 대상에 밀양 송전탑 사건도 들어갔는데요. 고준길(이하 고) “아무 의미 없습니다. 저도 특수공무집행 방해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특사 대상 5명에 포함됐더라고요. 밀양지청에서 특사 증서를 가져가라고 연락이 왔는데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안 가져가면 돌려보내야 한다고 하길래 돌려보내라고 했죠. 이제 와서 복권 받아 봤자 뭐가 중요합니까.” -행정대집행 당시 두 분은 어디에 계셨나요. 구 “저는 마을 뒷산에 있는 송전탑 부지에 움막을 짓고, 그 안에 다른 할매들이랑 들어가서 앉아 있었어요. 끌어내지 못하게 쇠사슬을 목과 배에 두르고 다른 할매들이랑 움막을 연결했어요. 움막 밖에는 외부에서 와 준 연대시민들이 지켜주고 있었고요. 그럼에도 경찰을 막을 수 없더라고요. 움막을 칼로 북북 찢고 들어오고 1m에 달하는 커터기를 가지고 목에 두른 쇠사슬을 잘라냈습니다. 많은 사람이 부상을 당했죠.” 고 “남자 주민들과 움막 지붕 위에 올라가 움막을 지키고 있었지만 경찰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우리보단 움막 안에 있던 할매들이 더 용감했죠. 어찌나 고통스러웠을지….”-물리력 행사뿐만 아니라 불법 사찰도 있었다고요. 구 “정보과 형사들이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면서 회유를 했어요. 저한테도 어느 젊은 경찰이 와선 ‘세상 다 똑같지 않느냐’고 말하길래 ‘뭐가 똑같으냐’고 쏘아붙이니 더는 오지 않더라고요. 자체적으로 밀양 주민들을 X, △, ○ 세 분류로 나누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으니 X 표시를 해놨을 테고, 어느 정도 넘어올 것 같다고 생각되면 △ 표시를 해놓고 공을 들였겠죠. 회유당한 주민은 ○ 표시를 했을 테고요.” 고 “주요 인물이 아닌 주민 대부분을 대상으로 사찰 및 회유 작업을 벌였습니다. 시위에 거의 참석도 하지 않은 동네 할머니가 정보경찰 명단에 올라와 있더라니까요.” -이번 조사 결과에 들어가지 못한 이야기도 많을 것 같습니다. 고 “진상조사위엔 확실한 사례만 들어가야 하니까요. 어떤 할매 아들은 서울에서 보험회사에 다니는데 어느 날 사장이 불러선 ‘어머니가 시위 나가신다던데 다치면 어떡하냐. 하지 말라고 전해라’고 말했다대요. 아들이 ‘어머니가 80살이 넘었는데도 그렇게 어렵고 힘든 일을 나서는 건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냐’면서 ‘사장님이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시냐’고 대꾸하니 대답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정부가 주민들 가족 신상까지 파악해서 회사에 전한 것 아닌가 의심됐죠.” 구 “경찰 헬기가 마을에 피해를 주기도 했는데 그 내용도 빠졌습니다. 행정대집행 날 헬기가 마을을 세 차례 위협하듯 저공비행을 했습니다. 먼지가 날려서 온몸 구석구석에 들어가고 소음도 엄청났습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양어장 은어들이 죄다 배가 터져서 죽었고요. 이러한 피해 사실을 말했는데 공식 기록상에 경찰 헬기가 뜬 적이 없다고 해서 끝내 인정되지 못했습니다.” -경찰이 왜 이렇게까지 강경 대응해야만 했을까요. 구 “명목상으론 큰 정전 사태가 있어 송전탑 건설이 시급하다는 것이겠지만 정부가 승인한 국책 사업인데 감히 주민들이 반대해서야 되겠느냐는 생각에서였겠죠.” -가장 큰 후유증이 무엇인지요. 구 “공동체가 붕괴됐다는 점입니다. 시골 마을이라 일가친척이 모여 사는 경우가 많은데 송전탑 사태로 완전히 사이가 틀어져 서로 제사에도 안 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한전과 합의를 한 측과 합의하지 않은 측으로 갈려 다투는 거죠. 조카가 이모, 삼촌한테 욕설을 퍼붓고 반대로 욕하기도 하고. 저희 마을은 합의한 비율이 낮아서 상대적으로 괜찮지만…. 이미 대부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됐습니다.” -문재인 정부 이후 변화가 있었나요. 구 “없습니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공무원은 그대로니까요. 산업통상자원부와 제도개선위원회 위원 구성을 놓고 협의를 했습니다. 저희는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그룹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합의가 됐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산업부 측에서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을 넣겠다고 하루아침에 말을 바꾸더라고요. 아직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무엇이 가장 시급한가요. 구 “진상조사위 권고에도 나와 있습니다. 기업은 자신의 사업 활동과 관련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아 야 하는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유엔 국제기준을 국내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또 송전탑 인근 주민들의 재산적 피해와 정신적·신체적 건강 피해에 관한 실태를 조사하고 치유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한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산업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당시 경찰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구 “위에서 내려온 명령대로 했다고 말을 하겠죠. 그게 정말 궁금해요. 공무원이면 무조건 명령에 따라야 하는가. 히틀러의 부하들도 명령이니까 그대로 했을 거고, 전두환의 부하들도 명령이니까 그대로 했을 거고. 양심도, 사람에 대한 기본도 없나? 이런 질문들을 하고 싶습니다.” -송전탑 사태를 겪으면서 개인적인 변화가 있었나요. 고 “친자연적인 삶을 살고 싶어서 밀양으로 이주해 왔는데 송전탑 사태를 겪으면서 내가 살아가는 삶과 내가 사는 이 터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구 “건강이 안 좋아져서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왔는데, 건강이 회복되면 여행도 다니고 노년의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랐어요. 그런데 송전탑 사태로 인생이 180도 바뀌었지요. 남들이 당했을 때 제3자로서 분노하는 것하고 실제로 내가 당해서 분노하는 건 다르더라고요. 앞으론 지금 하고 있는 탈핵 운동, 노동 운동과 같은 시민 활동을 계속할 것 같아요.” 글 사진 밀양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金 만나 인사” 파격의 트윗… TV 리얼리티쇼 방불케 한 트럼프

    “金 만나 인사” 파격의 트윗… TV 리얼리티쇼 방불케 한 트럼프

    美 민주 대선주자 TV토론 있던 29일 트위터로 회동 제안 초대형 흥행카드 한 때 “지켜보자” 깜짝 방북 극적 효과 북미 1차 회담 땐 취소 편지 공개 강수 트럼프 재선 레이스 외교 치적 띄우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상 첫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트위터로 북측에 제안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파격이라는 평가다. 미국 재선 레이스에서 외교적 치적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왕년의 TV 리얼리티 쇼 진행자답게 금요일 밤 황금시간대에 초대형 흥행카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지난 29일 오전 7시 51분 트위터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갈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그를 만나 손을 잡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트윗은 미국 시간으로 28일 금요일 저녁 6시 51분에 게시됐다. 전날 밤 민주당 대선주자 1차 TV토론의 시청자가 1810만명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판문점 회동과 미중 무역전쟁 휴전 합의가 적절한 정치적 대응 카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기존 정치인들의 관행에서 벗어난 특유의 정치 스타일을 반복해 보여 줬다. 지난해 6월 열린 1차 정상회담 때는 3주도 안 남은 상황에서 백악관 홈페이지에 회담 취소 편지를 공개하는 강수를 던졌고, 올해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는 초유의 협상 무산을 선택했다. 그간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경질 사실을 트위터로 먼저 전하면서 ‘트윗 해고’라는 유행어도 생겼다. 다만 이번에는 경호의 위험이 큰 북미 정상 회동을 북한에 트위터로 직접 제안했다는 점에서 더욱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년간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동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연출하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 “(북미 정상 회담을) 희망하고 있지만 행정적 절차, 안전 경호문제 등으로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겠다”며 ‘깜짝 방북’의 극적 효과를 끌어올렸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결국 결정권자는 자신임을 강조할 수 있고, 트위터는 가볍게 발언했다가 실현되지 않아도 책임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애용하는 것 같다”며 “아직은 많은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궁금해하고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동영상] 지중해 난민 구조에 앞장선 독일인 女선장, 伊경찰에 체포

    [동영상] 지중해 난민 구조에 앞장선 독일인 女선장, 伊경찰에 체포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을 구조하는 데 앞장서 온 독일인 여성 선장이 난민들을 가득 태우고 이탈리아 항만에 입항해 결국 체포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시 와치 3란 난민 돕기 자선단체의 구조선 선장인 카롤라 라케테(31)로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아프리카 이민 희망자 53명을 태운 배가 리비아 연안을 출발했다가 곧바로 파도에 휘말려 조난을 당하자 이들을 구조했다. 시 와치 3호는 난민들을 태우고 시칠리아 섬 바로 아래의 람페두사 섬 항구에 정박하려다 이를 막는 해안경비대와 2주 동안 대치해 왔다. 결국 시와치 3호는 지난 28일 람페두사 항에 불법 입항했고 경찰은 라케테를 연행하기에 이르렀다. 그녀가 배 안에서 경찰 손에 이끌려 나와 항만에서 체포돼 수갑을 차자 주위의 많은 이들이 그녀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내고 경찰들에게 야유를 퍼붓는 동영상이 국영방송 RAI를 통해 방영됐다. 앞서 이탈리아 당국은 배에 탔던 이민 희망자 가운데 13명은 건강 상의 이유로 연행한 바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던 쥐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연합(EU)의 여러 국가들이 배에 남아 있던 40명의 이민 희망자를 모두 연행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탈리아 당국이 이들을 연행해 어떻게 할 생각인지는 분명히 알려진 게 없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이민에 반대하는 극우 진영의 목소리가 차츰 커지고 있는데 마테오 실비니 부총리는 이민자들을 태운 배는 네덜란드나 시 와치 3호가 선적을 두고 있는 독일로 향할 때만 이탈리아 입항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고집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시 와치 3호는 이민자들의 안전을 고려해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탈리아 영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라케트는 또 이탈리아 뿐만아니라 독일, 몰타, 프랑스, 유럽 이사회(EU) 등과도 접촉했다고 털어놓았다. 시 와치는 트위터에다 “우리가 비상을 선포한 지 거의 60시간이 돼간다. 그런데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누구도 책임을 떠안지 않고 있다. 카롤라 라케테와 동료들에 달려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일단 40명을 안전하게 데려오는 데 우리는 성공했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어린 시절 함께 자원입대한 고향 후배… 48년 만에 비석으로 만나”

    “어린 시절 함께 자원입대한 고향 후배… 48년 만에 비석으로 만나”

    아래의 글은 6·25 전사 인천학생 조순범의 동네 선배 형인 이경종이 전사한 고향 후배 고(故) 조순범을 추모하며 서해문화 1998년 12월호에 기고했던 글이다. 고 조순범은 전사하였기 때문에 아래의 글로 조순범 참전기를 대신한다.송림동에서 같이 자란 동네 후배 조순범과 나 조순범은 인천 동구 송림동 333번지에서 태어나서 6·25사변 때 인천해성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6·25 참전 인천학생 이경종)는 송림동 333번지에서 살았고 조순범은 송림동 334번지에서 살았다. 인민의용군에 끌려가서 실종된 청소년들 1950년 6월 25일 6·25사변이 터지고 악몽과도 같았던 인민군 치하에서 지옥보다도 더한 고통을 견디고 9·15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인민군 치하에서 벗어났다. 인민군 치하에서 많은 중학생 또래의 청소년들이 인민의용군에 강제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나는 매부가 살고 있던 용유도로 피난 가서 몰래 숨어 있었다. 그래서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가는 것을 피했지만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간 인천 지역 청소년들은 대부분 실종되었다. 인천학도의용대 해성지대 9·15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인천이 수복되었고, 차차 안정을 되찾아갈 무렵인 1950년 10월 초에 인천학도의용대가 창립되어 호국활동을 하면서 우리 송림동에는 인천학도의용대 해성지대가 생겼고, 동네 후배인 조순범과 나는 해성지대에 들어가서 호국활동을 같이 하였다. 중공군의 참전과 인천학도의용대의 남하 1950년 11월이 되자 우리 국군과 UN군은 압록강까지 북진했으나 만주 지역 중공군의 참전으로 인하여 1950년 12월에는 우리 국군과 UN군은 후퇴하였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학도의용대가 인천 병사구 사령부(현재의 병무청)에서 파견을 나온 국민방위군 소위를 따라서 경상남도 통영충렬국민학교에 있었던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를 최종 목적지로 하여 인천축현국민학교에서 떠날 때, 나와 조순범도 같이 걸어서 남하하였다. 조순범과 함께 18일간 걸어서 도착한 마산 조순범과 나는 함께 출발하여 첫날은 안양역에서 자고 그다음 날은 수원역에서 하룻밤을 자고, 대전에 도착했을 때는 1950년 12월 24일이었다. 조순범과 나는 계속 걸어서 같이 내려갔는데 대구를 지나서 경산, 청도, 밀양, 삼랑진을 지나서 마산에 도착한 것은 인천을 떠난 지 18일만인 1951년 1월 4일이었다. 조순범과 나는 추운 겨울 함께 걸어서 내려갔는데 추풍령 고개를 지나면서부터는 추운 겨울 날씨에 제대로 된 방한복 없이 남하하는 국민방위군을 행렬을 많이 봤다. 국민방위군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여서 굶거나 얼어 죽은 경우가 많았고 겨울 황량한 논밭에 제대로 묻지도 못해서 내팽개쳐 있는 국민방위군 시체를 많이 봤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 입소 조순범과 나는 국민방위군 사건을 보고 경상남도 통영의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통영충렬국민학교)로 들어가지 않고 마산에서 해병 6기 모집 광고를 보고 둘이 같이 지원했는데 둘 다 탈락하였다. 인천학도의용대 이계송 대장의 인도하에 조순범과 나는 마산항에서 함께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가서 1951년 1월 10일 부산 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자원입대하였다. 1~3학년 중학생들이 입대할 수 있었던 이유 이 당시 훈련소에 입소하는 징집군인 중에는 문맹자가 많았다. 그래서 훈련소에서 훈련하기 전에 문맹자를 위해서 기본적인 문자 교육을 해야만 했다. 미군이 주는 각종 무기가 영어로 표기되어 있고 명령서나 무기 사용 안내서 등 공문서를 읽어야 하므로 문맹자는 국군의 큰 골칫거리였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영어와 한자까지도 아는 중학교 1~3학년 중학생들을 행정 요원으로라도 쓰기 위해서 입대를 받아줬다. 1951년 1월 31일 조순범과 헤어지다 부산 육군 제2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친 조순범과 나는 1951년 1월 31일 헤어졌다. 조순범은 동대신동에 있었던 부산육군통신학교로 가게 되었고 나는 공병학교로 가서 공병이 되었다. 그 뒤로 군 복무 중에는 조순범을 만나지 못했다. 또한 나는 제대하여 집으로 돌아왔는데 조순범의 소식은 그 후 전혀 듣지도 못했고 48년간 나는 만나 본 적도 없었다. 47년 만에야 알게 된 조순범의 전사 1996년 7월 15일부터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역사 발굴을 큰아들(이규원 치과원장)의 도움으로 시작했는데, 1997년 9월 15일 6·25 참전 인천학생 변광선(인천상업중학교 4학년 재학 중 해병 6기로 입대)선배가 제공한 자료를 보고 조순범의 전사를 알게 되었다.48년 만에 비석으로 만난 고향 후배 조순범 인천상업중학교 변광선 선배님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통하여 조순범의 전사를 알게 된 나는 1998년 4월 26일 아침에 동작동 국립묘지를 큰아들 이규원(치과원장)과 함께 찾아갔다. 전사한 후배여! 참전역사 찾기를 도와다오! 나는 조순범 무덤 앞에 앉아서 “48년 전 인천에서 부산까지 20일간 걸어가서 함께 자원입대하여 참전하여 너는 전쟁터에서 죽고 나는 참전하고 살아 돌아와 여기서 만나게 되었구나! 채 피지도 못하고 전쟁터에서 죽어간 너의 기록을 남기려고 48년 만에 이렇게 찾아왔다”라고 조순범에게 말하였다. 또한 잠들어 있는 조순범에게 나는 “넋이 있다면 부디 편안한 잠들기 바라며 나와 큰아들 이규원(치과원장)이 하고 있는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 역사 찾기 사업을 도와다오!”라고 말했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다. 글 사진 인천학생 6·25참전관 제공 ■참전기 24회를 마치며 한때 인천에 중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국가의 징병모집에 대하여 한참이나 어려서 입대할 필요가 없었던 어린 중학생이었습니다. 저의 아버지 또한 중학교 3학년 16살이어서 인민군에 끌려갈 나이지, 국군에 입대할 필요가 없었던 어린 나이였습니다. 조순범은 저의 아버지보다도 2살이나 어린 14살 인천해성중학교 1학년생으로 저의 아버지께서 사시던 동구 송림동 같은 동네에 사는 동네 후배였습니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한 조순범은 부산까지 저의 아버지를 따라 함께 내려가서, 1951년 1월 10일 부산 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같이 입소하였습니다. 1951년 1월 31일 헤어졌던 운명의 날, 조순범은 육군통신학교로 갔고 저의 아버지는 공병학교로 가셨습니다. 1951년 1월 31일 조순범과 헤어져 다시는 소식을 모르고 지내시다가 48년 만에 동작동 국립묘지에 누워있는 동네 후배 조순범을 만나고서 아버지께서 비석을 어루만지시며 구슬프게 우시는 모습을 저는 지켜봤습니다. 이규원 인천학생 6·25 참전관 관장故 조순범 1936년 10월 22일 : 인천 동구 송림동 334. 출생 1950년 12월 18일 : 인천해성중학교 1학년때 인천에서 출발하여 부산까지 30일간 걸어서 남하 1950년 12월 24일 : 대전역 도착 1950년 1월 4일 : 마산역 도착 1951년 1월 10일 : 부산 육군 제2 훈련소 입소 1951년 1월 31일 : 부산육군통신학교 입교 통신병 군번 0243077 1951년 12월 1일 : 동부전선에서 전사(戰死) 묘지 위치 : 동작동 국립묘지 동-08-31891하늘땅처럼 오래갈 겨레는 끝없는 충성을 나라에 바치고, 자손만대를 이어갈 집안은 먼저 어버이께 효도를 다 하고, 여기 오가는 바람이여 이 뜻을 모두에게 전하라! -충렬사-
  • 징용 피해자 2심도 승소… “신일철주금, 1억씩 배상하라”

    징용 피해자 2심도 승소… “신일철주금, 1억씩 배상하라”

    양승태 사법부 재판 지연에 모두 세상 떠나1940년대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노역에 시달린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다시 한 번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 김용빈)는 26일 곽모씨 등 7명이 일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신일철주금이 원고 1인당 1억원을 배상하라”며 신일철주금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곽씨 등은 1942~1945년 일본 이와테현과 후쿠오카현에 위치한 옛 신일본제철의 제철소에 강제로 끌려가 고된 노역에 시달렸다. 앞서 이춘식씨 등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2012년 대법원이 전범기업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단을 처음 내리자, 곽씨 등도 2013년 3월 소송을 냈다. 2015년 11월 1심은 곽씨 등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항소심 재판부는 이춘식씨 사건의 재상고심 결론이 나올 때까지 판결을 보류했으나, 대법원 판결은 하염없이 미뤄졌다. 늦어진 배경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이 소송을 박근혜 정부와 거래 수단으로 삼으려 했던 정황이 있었다는 사실이 ‘사법농단 의혹’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재판이 지연되는 동안 원고 7명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이날 선고에 앞서 재판장이 원고들의 출석을 확인하기 위해 이름을 차례로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마지막 생존자 이상주씨도 96세로 지난 2월 별세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0월 “1965년 한일 양국의 청구권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식민지배와 관련한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며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확정했다. 이후 하급심에서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따르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얼어붙은 한일 관계 때문에 배상 방안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BTN, 호국보훈의 달 특집 다큐드라마 ‘사명대사’ 방송

    BTN, 호국보훈의 달 특집 다큐드라마 ‘사명대사’ 방송

    호국보훈의 달 특집 UHD다큐드라마 ‘사명대사’가 BTN불교TV를 통해 방송한다. 다큐드라마 ‘사명대사’는 호국영웅 임진왜란 승병장인 사명대사의 일대기 및 승병들의 구국활동을 그렸다. 1, 2부로 제작됐으며 1부 ‘일어나라, 조선의 승병들이여’, 2부 ‘승복입은 외교관’을 주제로 이틀에 걸쳐 방영된다. 26일(수) 밤 10시30분에 방송되는 1부 ‘일어나라, 조선의 승병들이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으로 활동한 사명대사의 이야기와 이름 없이 죽어간 수 많은 승병들의 역사적 기록이 다큐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됐다. 조선불교를 이끌고 갈 인물로 촉망 받음과 동시에 당대 최고의 유학자들과 교류했던 지성인 사명대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7일(목) 밤 10시30분에 방송되는 2부 ‘승복입은 외교관’에서는 임진왜란 중 일본으로 끌려가 노예 생활을 하던 10만여 명의 조선 피로인을 구하기 위한 사명대사의 활약상을 일본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 드라마 재연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연출을 맡은 윤정현 PD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으로 활약했던 구국 영웅인 사명대사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름 없이 희생된 승병들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큐드라마 ‘사명대사’는 경상북도와 김천시, 조계종제8교구본사 직지사의 제작지원으로 BTN불교TV가 기획 및 제작을 맡았다. 1년 여의 기간 동안 김천 직지사를 비롯해 동화사 금산사, 갑사, 흥국사 등 사명대사와 관련있는 사찰에서 촬영됐다. 또 승병들의 활약상과 시대적 상황을 담기 위해 문경새재, 평창, 창원해양드라마 세트장, 군산, 부안, 아산, 담양 등 국내 촬영과 더불어 교토, 구마모토, 우스키 등 일본 현지로케 촬영을 진행했다. UHD다큐드라마 ‘사명대사’는 전국 각 지역 케이블TV과 SkyLIfe, IPTV, BTN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협상 맡겨도 되나”… 입지 좁아진 나경원

    “협상 맡겨도 되나”… 입지 좁아진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합의안이 불과 2시간 만에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지 못해 휴지가 되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에도 흠집이 생겼다. 여야 간 첨예한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 원내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합의안이 당내에서조차도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나 원내대표의 당내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심리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3수 끝에 제1야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로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난 2월 취임한 황교안 대표와 함께 한국당의 투톱으로 무난하게 원내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의총에서 여야 간 합의안 추인이 불발되면서 위기를 맞은 분위기다. 한국당 A의원은 24일 “합의문이 허접한 것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버티기로 일관하다 왜 끌려들어 가느냐에 모아졌다”며 “중진, 재선 의원도 한목소리로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하려 애쓰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B의원도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당과 당원의 자존심이 상하는 것을 우려한 의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곧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한국당 안팎의 설명이다. 한국당 원내지도부 간에는 작지만 불협화음이 있었고 이것이 이번 협상과정에서 어느 정도 노출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북한 목선, 경제청문회, 추경 등 여당과 첨예하게 맞서는 쟁점에 대해 나 원내대표를 믿고 맡길 수 있느냐는 당내 불신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C의원은 “나 원내대표 선출 당시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며 “정말로 협상을 맡겨도 되냐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운터파트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간 신뢰 문제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D의원은 “원내지도부도 앞으로 다른 교섭단체를 어떻게 설득할지 과제”라며 “중재를 해 온 오 원내대표를 가장 먼저 설득할 필요성이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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