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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에서 불과 3000㎞…역대 최근접 소행성, 지나간 뒤 발견 (영상)

    지구에서 불과 3000㎞…역대 최근접 소행성, 지나간 뒤 발견 (영상)

    관측역사상 지구와 가장 가깝게 스쳐 지나간 소행성의 존재가 뒤늦게 확인됐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해외 매체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지구에서 약 3000㎞ 거리를 두고 소행성 ‘2020 QG’가 스쳐 지나갔다. 지름이 1.8~5.5m로 확인된 이 소행성은 우주 관측 역사상 지구와 가장 근접하게 스쳐 지나간 소행성으로 기록됐다. 당시 이 소행성과 지구의 거리는 덴마크 코펜하겐과 스페인 말라가를 잇는 거리 정도로 추정된다. 2020 QG는 지구의 남반구 위를 유유히 지나갔다. 놀라운 것은 비록 작은 크기이긴 하나 지구를 스쳐 지나갈 정도로 가깝게 날아간 우주 암석의 존재를 그 어느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2020 QG은 지구와 가장 근접하게 지나간 후 6시간 뒤에서야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천체 관측소인 팔로마산천문대에서 포착됐다. 당시는 이미 지구에서 한참을 멀어진 후였다. NASA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 측은 비즈니스인사이더와 한 인터뷰에서 “2020 QG는 태양 방향에서 접근했고, 우리는 이를 미리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이 소행성은 초당 12.7㎞의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2020 QG가 지구의 궤도에 들어왔다 해도 크기가 작기 때문에 지구 상공에서 완전히 전소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크고 작은 소행성이 쥐도새도 모르게 지구를 스쳐 지나간 사례는 많다. 2018년에는 지름이 2.6~3.6m의 소행성 ‘2018 LA’가 지구 인근을 지나던 중 중력에 이끌려 지구 상공으로 들어왔고, 이후 아프리카 상공에서 전소됐다. 2019년에는 지름 57~130m의 소행성이 시속 8만 8500㎞의 속도로 태양 쪽 방향에서 날아와 지구와 불과 7만 2500㎞ 거리를 두고 스쳐 지나갔다. 당시 과학자들은 이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를 스쳐지나가기 불과 며칠 전에서야 발견했다. 2013년 2월 러시아 첼야빈스크 지역에 떨어진 무게 약 1만t의 운석은 역사상 최초로 운석 낙하에 의한 대규모 재해를 낳았다. 이 운석의 낙하로 12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한화로 약 350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NASA가 파악한 지구로 다가오는 천체(NEOs·Near-Earth Objects)는 약 1만 5000개다. 이중 NASA는 90%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지구는 수많은 이름 모를 천체에 노출돼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조금 일방통행” 여전히 민심 못 읽는 민주

    “조금 일방통행” 여전히 민심 못 읽는 민주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미래통합당에 지지율을 역전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여전히 민심을 읽지 못한 채 자신들의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위기감 속에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이 “관심도 없고, 논쟁도 없고, 비전도 없는 3무(無) 전당대회”라며 “분명 비정상적”이라고 자성론을 내놓았으나 후보자들은 되레 조 의원을 비판하거나 외부 탓으로 돌렸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김종민 의원은 18일 KBS라디오에서 “어려운 현실에서 힘겹게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는 당원들과 후보들을 놔두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선출이나 ‘임대차 3법’ 등을 여당 독주로 강행 처리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180석이나 줬는데 책임 있게 결정도 못하고 끌려다녔으면 또 상당히 혼났을 것”이라며 “야당이 다수를 인정해 줘야 된다. 다수를 인정해야 소수도 존중하는 관계가 된다”고 강변했다. 이어 “형식 자체는 (민주당이) 조금 일방통행을 했다, 그러나 임대차법은 상당히 긴급성을 요하는 사안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주인을 무는 개”라고 비유해 야당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또 다른 최고위원 후보인 이원욱 의원은 일부 국무위원의 돌출적 발언이나 공감 능력의 부족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렇게 정치적 발언을 일삼고, 대통령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데, 그 자리(검찰총장)에서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에 (윤 총장을) 끌어내릴 수 있으면 끌어내리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지지율 역전 이룬 통합당, 극우세력과 거리 둬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3년 10개월 만에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어제 나왔다. 리얼미터의 지난 10∼14일 주간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3% 포인트 내린 34.8%, 통합당은 1.7% 포인트 오른 36.3%였다.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2.0% 포인트) 안이긴 하지만,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통합당(전신인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포함)이 민주당을 앞선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시작된 2016년 10월 3주 차(새누리당 29.6%, 민주당 29.2%) 이후 처음이다. 정당 지지도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것은 민주당이 더이상 ‘탄핵 프리미엄’을 누릴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층에서 통합당(39.8%)이 민주당(31.3%)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대목이 범상치 않다. 일희일비하기 일쑤인 대통령 지지율에 비해 정당 지지율은 느리게 변하는 특성이 있다. 이번 통합당의 지지율 역전이 거의 4년 만에 이뤄진 게 그 방증이다. 이처럼 정당 지지율은 상당 기간 고착화하기 때문에 앞선 정당은 오만에 빠지기 쉽다. 과거 새누리당이 오랫동안 지지율에서 앞서자 ‘총선 공천 옥새 파동’으로 자멸하기 시작한 게 단적인 예다. 민주당이 이번에 지지율 역전을 당한 것도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보여 준 오만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런데도 당내에서는 대통령이나 정부를 향한 ‘쓴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민주당이 지금이라도 대오각성하지 않는다면 수년 전 오만으로 몰락의 길에 접어든 새누리당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이 없다. 통합당이 중도층의 민심을 얻은 것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정강정책 1호로 기본소득을 명문화하는 등 좌클릭하면서 ‘보수 꼰대정당’ 이미지를 탈피하려 노력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는 여권의 오만과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통합당은 겸손한 몸가짐으로 철 지난 이념 논쟁보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민생을 우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선거에서 이기고 싶다면 중도층이 혐오하는 극우세력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코로나19 전염 우려 속에 지난 15일 열린 광화문 집회에 통합당에서 홍문표 의원과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등이 참석한 것은 벌써 민주당에 반격의 빌미를 주고 있다. 비상식적 주장을 일삼고 공동체의 안전을 위험에 빠트리는 세력과 절연하지 못한다면 중도층 민심은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음을 통합당은 명심해야 한다.
  • 벨라루스 대선 불복 시위, 루카셴코 지지 집회를 집어삼키다

    벨라루스 대선 불복 시위, 루카셴코 지지 집회를 집어삼키다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여섯 번째 집권에 항의하는 부정선거 규탄 시위의 물결이 루카셴코 지지자들의 집회를 집어삼켰다. 16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에서 여드레째 이어진 야권 집회에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렸다. 현지 포털 사이트 ‘툿바이’(Tut.by)는 야권 지지자 20만명 이상이 오후 민스크 시내 북쪽 승리자 대로에 있는 ‘영웅도시’ 오벨리스크 앞에 운집했다고 전했다. 광장과 부근 인도는 시위대의 상징이 된 ‘흰색-붉은색-흰색’의 깃발과 풍선, 꽃 등을 들고나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참가자들은 ‘루카셴코는 퇴진하라’, ‘루카셴코를 호송차로’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과 폭동진압 특수부대 ‘오몬’ 요원들은 시위에 개입하지 않고 시내를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지지자들은 대선 당일인 지난 9일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는 잠정 개표 결과가 알려진 뒤부터 부정선거와 루카셴코의 집권 연장에 항의해 날마다 시위를 벌여왔다.시위대는 지난 1994년부터 철권 통치해 온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과 부정으로 얼룩진 대선의 재실시,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스크 외에 서부 도시 그로드노와 동남부 도시 고멜, 동서부 도시 브레스트 등의 주요 도시들에서도 대규모 저항 시위가 이어졌다.앞서 낮에는 루카셴코 대통령 지지자 수만명이 민스크 시내에 모여 맞불 집회를 열었는데 규모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의 요청으로 친정부 단체 ‘벨라야 루시’가 조직한 것으로 알려진 집회는 오후 1시쯤 정부 청사가 있는 독립광장에서 시작해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3만여명이 참가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는데 내무부는 6만 50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직접 집회에 나와 지지자들을 상대로 “오늘 여러분들을 부른 것은 나를 보호해달라고 그런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조국과 독립을 지키고 (자신의) 가족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토군이 우리 문 앞에서 탱크 바퀴 소리를 내고 있고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폴란드와 우리 형제국인 우크라이나도 우리에게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들에게 끌려가면 우리 민족은 멸망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우리나라를 (외국에) 넘겨주려 한다면 내가 죽은 뒤에라도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선거는 유효하게 치러졌고 80% 이상의 득표율 조작이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야권의 퇴진 요구에 대해선 “물러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그러면 시위대가 우리와 아이들을 죽이고 가죽을 벗길 것”이라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외부 간섭으로 벨라루스 상황이 나빠지면 두 나라가 집단안보조약에 따라 공동 대응할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전날 동북부 도시 비텝스크에 주둔 중인 공수부대를 폴란드와 접경한 서부 도시 그로드노로 이동하도록 명령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31번째 맞대결한 ‘흑진주 자매’ 나이 합치니 79세 17일 … 역대 세 번째

    31번째 맞대결한 ‘흑진주 자매’ 나이 합치니 79세 17일 … 역대 세 번째

    세리나 윌리엄스가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이상 미국)를 물리치고 31번째 ‘흑진주 자매’맞대결에서 19번째 승리를 거뒀다.세리나는 14일 미국 켄터키주 렉싱턴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톱시드오픈 단식 2회전에서 비너스에 2-1(3-6 6-3 6-4)로 역전승하고 8강에 올랐다. 세리나는 마지막 3세트 게임 2-4로 끌려갔지만 이후 4게임을 내리 따내 승부를 뒤집었다. 이틀 전 베르나다 페라(미국)와의 1회전에서도 역전승을 거둔 세리나는 페드컵 이후 6개월 만에 나선 공식 대회에서 2연승을 신고했다. 세리나는 셸비 로저스(미국)-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 경기 승자와 3회전에서 만난다.세리나는 비너스와 상대전적에서 19승(12패)째를 거두며 우위를 유지했다. 1980년생 비너스와 1981년생인 세리나의 이날 경기에서 둘의 나이 합계는 79세 19일로, WTA 투어 대회 역대 세 번째로 합계 나이가 많은 기록이 됐다. 두 선수 나이의 합계가 가장 많은 WTA 투어 단식 경기 기록은 1981년 당시 46세였던 러네이 리처즈(미국)와 34세였던 마리 핀테로바(체코)의 경기로 둘의 나이 합계는 81세 348일이었다. 2위 기록은 2004년 47세였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 31세였던 에이미 프레지어(이상 미국) 합계 나이는 79세 28일이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16년 헛꿈’ 송도 세브란스… 민심 들끓자 연세대 이제야 ‘설계 타령’

    ‘16년 헛꿈’ 송도 세브란스… 민심 들끓자 연세대 이제야 ‘설계 타령’

    연세대 2010년 설립 약속하고 협약 체결설립 시기 2018→2024→2026 계속 지연1000병상 규모 짓는 조건으로 싸게 분양지방선거 앞둔 2018년 500병상으로 변경 박남춘시장, 바이오 협력 강화 제안 ‘회유’시의회 “병원 건립 의지 없냐” 재차 따져지역 토론회선 “특혜 철회를” 강경 목소리연세대 “이달 설계용역”… 구체 일정 미정인천 연수구 송도국제신도시에 들어설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거듭 지연되자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연수구는 당초 연세대가 2010년까지 1000병상 규모의 병원 등을 짓기로 하기로 하고 2006년 1월 송도캠퍼스 부지를 ‘헐값’인 조성원가에 분양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연세대는 대학만 건립하고 12년을 버티다 지방선거 2개월여 앞둔 2018년 3월 500병상으로 줄여 2024년까지 병원을 개원하기로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과 변경협약을 체결했다. 연세대는 착공을 앞두고 지난 2월 연수구와 ‘상호협력 및 공동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2022년 착공해 2026년까지 개원하겠다며 또다시 일정을 미뤘다. 최근에는 지역에서 “2026년 개원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에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달 14일,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10일 서승환 연세대 총장을 불러 2018년도 협약의 이행을 촉구했다. 인구 18만명이 사는 송도국제신도시에는 아직 종합병원이 없다. 또다시 병원 건립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자, 연세대에 주기로 한 각종 혜택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인천시와 연세대는 2006년 1월 송도에 국제캠퍼스 조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인천시가 송도 7공구와 11공구 약 182만㎡를 두 단계로 나눠 조성원가로 공급하는 대신 연세대는 2010년까지 캠퍼스와 세브란스병원, 교육연구시설 등을 짓기로 했다. 인천시 산하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 협약에 따라 1단계 사업 부지로 송도 7공구 약 92만㎡를 연세대에 조성원가인 3.3㎡(평)당 50만원에 매각했다. 연세대는 이곳에 송도캠퍼스를 지어 2010년 3월 개교했다. 하지만 병원 건립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았고, 교육연구시설 등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병원 건립이 계속 지연되자 인천시는 유정복 시장 재임 시절인 2018년 3월 연세대와 2단계 사업 협약을 맺었다. 양측은 2단계 부지 면적을 기존 90만㎡에서 33만 7000㎡로 축소하면서 2년 안인 올해까지 병원 건립을 착공하고 6년 내인 2024년 준공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인천지역 한 시민단체는 “인천시가 ‘특혜·땅장사’ 논란에도 연세대에 송도캠퍼스 2단계 용지를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조건부 승인한 것은 선거용 특혜”라며 반발했다. 이 협약에 따라 양측은 올해 말까지 2단계 사업을 위한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러나 연세대는 이날 현재 2단계 세부 사업계획을 인천시에 제출하지 않았고, 병원 건립을 위한 설계용역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오히려 개원 시기를 2027년 이후로 늦추려는 의도까지 엿보인다는 게 인천시의원들의 주장이다. 연세대가 또다시 병원 개원 등을 늦출 것으로 관측되자, 박남춘 시장은 지난달 14일 서 총장을 만나 당초 협약의 이행을 요구했다. 송도 세브란스병원 조기 건립과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 추진, 에스엘바이젠 산학협력관 준공, 국고사업 유치 등을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박 시장은 연세대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박 시장은 향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바이오 분야 협력 강화를 제안하면서 “세브란스병원과 사이언스파크가 계획대로 충실하게 건립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대조적으로 시의회 신은호 의장 및 강원모 부의장 등은 10일 서 총장을 불러 병원 착공을 촉구했다. 신 의장은 “올해 안에 착공해야 하는데, 아직 설계용역 계약조차 안 한 것은 병원 건립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 시장의 저자세와 신 의장의 강력한 입장 표명과 관련, 서 총장은 “윤동섭 신임 연세의료원장 취임 후인 8월에 설계용역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며 병원의 조속한 건립 추진 의지를 재차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 총장은 “병상 구상, 비교 병원 분석 등 내부 추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오히려 인천시에 병원 건립과 관련한 신속한 행정절차를 요청했다. 하지만 서 총장은 세브란스병원 개원 시점 등 구체적 일정에 대해서는 즉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박 시장과 시의회 의장단까지 나서서 2024년 개원 관련 협약의 이행을 촉구했으나 연세대가 확답을 하지 않자, 인천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지난 5일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주최로 열린 ‘송도세브란스병원 주요쟁점과 해결방안 토론회’에서 연세대에 더이상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발언들이 잇따랐다.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병기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인천시가 연세대에 조성원가에 추가 공급하기로 한 땅 중 59%(약 20만㎡)는 주상복합이나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는 수익용 부지”라면서 “지역 대학(인하대)도 받지 못하는 막대한 특혜를 받은 연세대가 약속을 계속해서 지키지 않는다면 특혜를 철회하고 환매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2018년 협약한 대로 2020년 착공하고 2024년 준공해야 한다”면서 “병원 건립을 계속 늦춘다면 2단계 부지 전체를 연세대에 공급하지 않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헐값에 분양 받은 부지를 돈 받고 야구장 임대… “해도 너무한다” 비난 여론

    인천시는 세브란스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용지 분양과정에서 연세대에 파격적인 특혜를 주기로 하는 내용을 담은 2018년 3월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안에 매매계약하기로 한 땅은 축구장 25개 면적인 33만 6600㎡로,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 옆(11-1공구)에 있다. 수익용 토지 19만 8000㎡는 3.3㎡당 389만원, 교육·연구용 토지 13만 8600㎡는 3.3㎡당 123만원에 매매할 예정이다. 전체 매매 대상의 59%인 수익용 토지는 주상복합아파트나 공동주택을 지을 수도 있는 용도다. 이런 땅을 연세대는 조성원가인 389만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상업용지 약 3만 8677㎡도 받아 개발이익이 약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반면 똑같이 11-1공구 땅을 매입한 인천 토박이 대학 인하대는 27만 7685㎡ 중 19%인 5만 2892㎡만 수익용 부지로 쓸 수 있도록 했다. 가격도 연세대보다 약 30% 더 비싼 3.3㎡당 500만원 이상으로 책정했고, 연세대와 달리 주상복합아파트나 공동주택도 지을 수 없다. 교육용 부지 가격도 인하대는 3.3㎡당 158만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연세대보다 22%가량 더 비싼 가격이다. 이처럼 지역대학도 받지 못하는 특혜를 누리는 연세대는 세브란스병원 개원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게 인천시 여론이다. 임동주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위원장은 13일 “2006년부터 계속해서 착공을 미루는 연세대에 왜 이런 엄청난 혜택까지 주면서 끌려다녀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연세대가 헐값에 분양받은 1단계 토지 가운데 8만 5000㎡를 약속했던 병원을 짓지 않고 돈을 받고 야구장으로 빌려준 사실이 최근 드러나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일제강점기 ‘초등생 강제노역’ 학적부 공개

    일제강점기 ‘초등생 강제노역’ 학적부 공개

    국가기록원과 국립중앙도서관, 동북아역사재단은 13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쟁에 동원된 아동과 여성’을 주제로 전시와 공동 포럼을 열었다. 해방 75주년을 맞아 개최한 이번 전시에선 각 기관이 소장한 일제강점기 기록 가운데 아동·여성 강제동원 관련 각종 기록물 35건이 공개됐다. 관련 기록물을 한데 모아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기록원 소장기록으로는 초등학생(당시 국민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노역 현장에 강제동원한 ‘학도동원’(學徒動員) 내용이 담긴 학적부가 눈길을 끈다. 그동안 학생 동원과 관련한 연구는 있었지만 실제 인물과 동원내용이 기재된 명부가 공개된 것은 드문 사례라고 기록원에선 설명했다. 일제가 1938년부터 학교별로 결성했던 근로보국대에 동원된 학생이 졸업 후 전쟁터로 끌려간 사실을 학적부(중학생)와 일선 파견부대 군인·군속 명부인 ‘유수명부’(留守名簿)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영도 기록원 학예연구관은 “공주의 한 국민학교와 관련한 기록을 보면 1944년에 6학년 학생(12∼13세)을 부대 형태로 만들어 강제노역을 시킨 것을 찾아볼 수 있다”며 “당시 일제는 항공유가 부족해 나무껍질에서 기름을 추출했다. 한 달에 20차례나 강제동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국가기록원 등 3개 기관은 이번 포럼과 전시를 계기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에 대한 기록 분석,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 관련 사업과 연구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노예값 달라고 하는데 왜 늦어지나… 끝을 보지 못하고 죽을까봐 걱정돼”

    “노예값 달라고 하는데 왜 늦어지나… 끝을 보지 못하고 죽을까봐 걱정돼”

    17살 때 일본제철소 끌려가 강제노동 1944년엔 일본군 강제징병까지 당해 임재성 “압류 결정문, 日외무성이 막아책임 기업들, 동원 인정하고 사과해야”“올해 안에는 해결됐으면 좋겠는데….” 이춘식(96)씨의 오랜 바람,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15일 광복 75주년을 맞지만 약 80년 전 이씨의 빼앗긴 권리는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이씨는 일제강점기인 1941년 17살의 나이로 일본 이와테현에 있는 일본제철의 가마이시 제철소로 강제로 끌려가 임금도 못 받고 매일 12시간씩 일했다. 1944년에는 일본군에 강제징병까지 됐다. 해방 후 고국으로 돌아온 이씨는 60년이 지난 2005년이 돼서야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기 위해 다른 강제징용 피해자들(고 김규수·신천수·여운택씨)과 함께 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그로부터 13년 뒤인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은 일본제철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각 피해자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1월 3일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일본제철이 보유한 피엔알(PNR·포스코와 합작 설립한 회사) 주식 8만 1075주의 압류를 결정했다. 하지만 일본제철은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에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했다. 이씨는 손배소송 사건을 대리한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를 지난 4일 광주에서 만나 “내가 노예로 있었는데, 그 노예값 달라고 하는 건데, 이렇게 늦어지는 게 이해가 잘 안 된다”, “끝을 보지 못하고 죽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임 변호사는 전했다. 이씨는 임 변호사와 헤어지면서 “다음에 올 때는 보따리(배상금) 가지고 와라”고 말했다고 한다. 임 변호사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에도 할아버지께서 ‘올해 안에 해결되냐’고 물으셔서 ‘올해 안에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본제철은 묵묵부답이고 일본 외무성도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문을 일본제철 본사에 송부하지 않으면서 집행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민사 분쟁이 일어나고 있고, 관련 서류들은 ‘헤이그 송달협약’에 따라 송달이 잘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한 소송 서류 송달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강제동원과 관련한 서류 송달을 일본 외무성이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이그 송달협약은 가입국으로 하여금 해외에 송달되는 재판 문서 및 재판 외 문서가 충분한 기일 내에 수신인에게 전달되도록 하고 있다. 한일 모두 이 협약 가입국이다. 일본제철이 항고장을 제출한 사건 심리는 향후 대구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임 변호사는 “강제동원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엄연히 존재하고, 2007년 4월 일본 최고재판소도 비록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지만 강제동원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면서 “일본제철 등 배상 책임이 있는 일본 기업들이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부천국제만화축제, 만화속 명장면 이색 수중화보 공개

    부천국제만화축제, 만화속 명장면 이색 수중화보 공개

    경기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만화축제)는 75주년 광복절을 기념해 이무기 작가의 ‘곱게 자란 자식’ 작품 속 인물의 ’이색 코스프레 수중화보‘를 공개했다. 13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만화 ‘곱게 자란 자식’은 일제강점기 시절의 공출과 수탈, 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등 어두운 역사를 섬세하고 해학적인 표현과 몰입도 높은 연출로 담아낸 작품이다. ‘2019 부천만화대상’ 대상 수상작이다. ‘이색 코스프레 수중화보’는 이 작품 속에서 위안부에 끌려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평범하고 해맑던 소녀 ‘순분’이 비록 가상이지만 함께 광복의 기쁨을 맞이했으면 하는 염원을 담아 만화의 명장면을 재현해냈다. 비록 작품 속에서 ‘순분’은 광복을 기쁨을 맞이하지 못하지만 가상으로나마 ‘순분’과 광복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화보를 완성했다. 수중촬영방식을 활용해 ‘수담스튜디오’와 사진작가 잔도, 수중촬영 전문모델 아이리아의 콜라보로 진행된 이번 수중화보는 이무기 작가가 뽑은 ‘곱게 자란 자식’의 대표 이미지를 오마주하는 컷으로 시작됐다. ‘이제염오(離諸染汚)’의 뜻을 담고 있는 만화의 대표 이미지 속 소녀는 흙탕물에서 자라는 연꽃과 함께 물에 떠 있다. 이무기 작가는 “진흙탕에서 피어났지만 더러운 것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만화 속 평범한 소녀들은 잔인한 이들에도 결코 더럽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전투기 그림자가 비치는 수면에 평화롭게, 어쩌면 애처롭게 떠 있는 모습이 일제강점기 시절 해맑던 소녀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화의 명장면을 재현해 광복의 기쁨을 표현한 이번 수중화보는 부천국제만화축제 홈페이지(www.bicof.com)에서 만날 수 있다. 화보 촬영 현장을 담은 메이킹 영상은 잔도와 아이리아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수중화보를 활용해 제작되는 부천국제만화축제 트레일러 영상이 오는 17일 만화축제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올해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9월 19~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길섶에서] 산책 묘미/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처음엔 그냥 걸었다. 특별한 생각이나 목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무작정 한 두어 시간쯤 걸어 볼 심산이었다. 집을 나선 발걸음은 무심코 강가로 향했고, 어느새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산책로를 따라가고 있었다. 뛰는 사람,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저마다 취향대로 산책로는 분주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다이어트를 위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계절을 즐기는 것인지, 건강함을 즐기는 것인지 모두 행복한 표정이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의무감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마음에 이끌려 나온 산책이었기에 도심의 강가가 평화로워 보였다. 강변도로의 자동차 소리조차 산골의 개울물 흐르는 소리처럼 거슬림이 없었다. 장미꽃 향기가 남아 있던 늦은 봄 시작한 초저녁 산책은 여름 들어 더 잦아졌다. 아내도 같이 걸으니 구경거리를 찾아 밤마실 나온 것처럼 즐겁다. 달 밝은 밤이면 잊고 지냈던 어린 날의 추억도 떠올라 더욱 정겹다. 땀을 흘리고 체중 조절까지 가능해지니 건강한 기분은 덤으로 찾아오는 기쁨이다. 집으로 오는 길에 치맥이라도 하게 된다면 여름밤은 더없이 아름다워진다. 전국을 강타한 물난리가 하루빨리 해소돼 시민들이 강변의 산책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 몽골에 ‘항일 병원’ 개원… 독립운동자금·의열단 지원한 애국지사

    몽골에 ‘항일 병원’ 개원… 독립운동자금·의열단 지원한 애국지사

    현실과 타협해 안주할 수 있는 전문직인 의사들 중에도 독립운동에 뛰어든 이들이 많다.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아 포상을 받은 의사 또는 의대 재학생은 70여명이며 포상을 받지 못한 이들을 포함하면 150여명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고 한다(‘일제시기 한국 의사들의 독립운동’, 의사학(醫史學) 통권 33호). 1908년 배출된 세브란스의학교 1기 졸업생 7명 가운데 김필순, 박서양, 주현측, 신창희 등 대부분이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김마리아의 숙부로 안창호와 의형제를 맺은 김필순은 서간도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박서양은 대한국민회 군사령부의 군의(軍醫)였다. 대한의원 부속의학교 학생이었던 오복원과 김용문은 이재명 의사와 함께 이완용 처단에 가담해 각각 징역 10년형과 7년형을 받았다.‘몽골의 슈바이처’, ‘신의’(神醫)로 불리는 이태준도 빼놓을 수 없다. 세브란스의학교 2회 졸업생으로 김필순의 후배인 이태준은 몽골에 병원을 세워 의술을 베풀고 독립운동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다. 지난달 17일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이태준의 고향인 군북면에 ‘이태준 기념관’을 짓는 첫 삽을 뜬 것이다. 기념관은 이태준 서거 100년이 되는 내년 1월 완공된다. ●고향 군북면에 ‘이태준 기념관’ 내년 개관 이태준 선생은 1883년 11월 21일 함안군 군북면 명관리에서 출생했다. 위쪽으로 경전선 철도가 지나가는 백이산의 서쪽 자락이 명관리인데 선생의 생가터는 명관저수지에 수몰돼 있다. 이태준은 일찍 결혼해 두 딸을 낳았는데 첫 부인 안위지는 둘째 딸을 낳고 사망했다. 두 딸은 동생 이태식이 길렀다. 한학을 배운 선생은 20대 초반에 상경해 24세 때인 1907년 10월 세브란스의학교에 입학했다. 상경과 입학 과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독교 선교사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생은 재학 시절 도산 안창호를 만났다. 안창호는 1909년 10월 안중근 의사 의거 후 일제에 체포됐다가 이듬해 2월 석방돼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안창호는 선생의 구국 의지를 알아보고는 신민회의 자매단체인 청년학우회에 가입하도록 소개했다. 그러는 사이 나라는 일제에 넘어갔다. 선생은 1911년 6월 학교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의사로 일했다.1912년 초 선생은 중국으로 망명했다. 망명 동기는 중국 난징으로 간 직후 미국에 있던 안창호에게 보낸 1912년 7월 16일자 편지에 밝히고 있다. 날로 심해지는 일제의 탄압에 분개하던 차에 1911년 10월 발발한 중국의 신해혁명에 크게 감동했다는 것이다. 선배이자 스승인 김필순의 영향도 컸다. 일제가 조작한 ‘105인 사건’에 걸려든 김필순이 먼저 탈출하고 선생은 상황을 봐 가면서 뒤따라 결행하기로 했다. 1911년 마지막 날 김필순은 신의주 세브란스분원에 출장 간다며 경의선 열차에 올랐다. 여동생 김순애가 동행했는데 김순애는 후일 이태준과 몽골로 함께 간 독립운동가 김규식과 결혼한다. 김필순을 배웅하고 병원으로 돌아온 이태준은 뜻밖에도 자신이 중국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음을 알고 황급히 기차를 타고 망명길에 올랐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난징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선생은 중국인 기독교도의 도움으로 기독회의원 의사로 취직했다. 김필순은 서간도에서 병원을 열어 독립군 군의관으로 독립운동에 가담했는데 1919년 사망하기 전 선생과 만났다는 기록은 없다. 1912년 중반 선생은 한인 유학생들과 교류하며 어떻게 독립운동에 나설지 고심했다. 선생의 선택은 몽골이었다. 이는 김필순의 매제인 김규식의 권유 때문이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에 유학하고 귀국해 연희전문학교 교수 등을 하던 김규식이 국내를 탈출해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것은 1913년 중반이었다. 김규식은 신해혁명에 자극을 받아 몽골에 비밀군관학교를 설립할 작정이었다. 선생은 김규식과 1914년 무렵 몽골 수도인 고륜(庫倫·현 울란바토르)으로 갔다. 후일 비행사가 되는 서왈보라는 애국청년도 동행했다. 그러나 세 사람의 계획은 국내 지하조직에서 약속한 자금이 도착하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해 가을 김규식은 피혁 판매업을 시작했고 선생은 고륜에 동의의국(同義醫局)이라는 병원을 열었다. ‘같은 뜻’이라는 병원 이름에서도 선생의 항일의식을 읽을 수 있다. 몽골을 떠난 김규식은 1918년 5월 앤더슨 마이어 회사의 울란바토르 지점장이 돼 고륜으로 다시 올 때 사촌 여동생 김은식과 함께 왔고 선생은 김은식과 결혼했다.●몽골 보그드칸 어의돼 최고등급 ‘국가 훈장’ 당시 몽골인들 사이에는 성병이 번져 70~80%가 감염돼 있었다. 선생은 특히 몽골인들의 성병 퇴치에 큰 공을 세웠다. 미신적 치료법밖에 모르던 몽골인들에게 근대 의술을 펼친 선생은 신과 같은 존경을 받았다. ‘까우리(고려) 의사’ 이태준을 모르는 몽골인이 없을 정도였고 ‘신인’(神人)이나 ‘여래불’(如來佛)로 불렸다(여운형, ‘몽고사막 여행기’). 선생은 왕궁의 두터운 신임도 얻어 몽골 활불(活佛), 즉 몽골 왕 보그드 칸의 어의(御醫)가 됐다. 1919년 7월 보그드 칸은 이태준에게 최고 등급의 국가훈장을 수여했다. ●상하이 임시정부 군의관 감무로도 활동 이태준은 독립운동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하고 지원했다. 번 돈의 대부분을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썼고 고륜을 오가는 애국지사들에게 숙식과 교통을 비롯한 갖은 편의를 제공했다. 그의 병원과 집은 하루에 사오십 명의 독립운동가들이 묵기도 한 연락처 겸 거점이었다. 김규식이 파리강화회의에 대표로 파견될 때 당시로서는 거액인 2000원을 지원한 것도 선생이었다. 선생은 상하이 임시정부의 군의관 감무(監務)로도 활약했다. 한인사회당이 소비에트 정부에서 받은 40만 루블어치의 금괴 운송에 선생이 깊숙이 관여한 일도 주목할 만하다. 선생은 한인사회당의 비밀연락원이었다. 40만 루블의 1차분인 8만 루블에 해당하는 금괴를 선생과 김립은 1920년 초겨울 고륜에서 상하이까지 성공적으로 운반했다. 무게가 수백㎏이었다고 하니 들키거나 도둑맞지 않고 옮기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금괴 운반을 마친 선생은 베이징에서 의열단장인 김원봉을 만나 자신의 차량 운전사이던 폭탄제조 기술자 마자르를 소개했다. 헝가리인 마자르는 선생이 죽은 후 의열단에 폭탄 제조법을 알려주었다. 마자르의 폭탄 제조법 전수는 의열단 거사의 큰 전환점이 됐다.선생은 러시아 백위파 운게른 부대가 고륜을 점령한 1921년 2월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3000여명의 대원을 거느린 운게른은 러시아혁명군에 쫓겨 몽골로 들어온 잔혹한 성격의 인물이었다. 운게른은 중국군을 몰아내고 대대적인 약탈과 살육을 자행했다. 운게른 부대의 일본인 장교들은 선생을 체포해 처형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선생은 고륜을 빠져나와 상하이로 가던 도중 붙잡혀 고륜으로 끌려가 잔인하게 처형당했다. 선생의 나이 38세였다. 11개월 된 딸도 죽임을 당했다. 선생은 중국군 사령관의 퇴각 동행 요구도 거절했다. 고륜에 남아 김원봉에게 마자르를 소개하기로 한 약속 등을 지키려 했던 것이다. 고륜의 구릉에 있던 이태준의 묘를 찾은 여운형은 “이 땅의 민중을 위하여 젊은 일생을 바친 한 조선청년의 거룩한 헌신과 희생의 기념비”라고 애도했다. 선생의 묘는 그 뒤 개발 과정에서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몽골 정부는 묘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찾지 못했다. 2001년 7월 울란바토르에 이태준 기념공원이 문을 열어 넋을 기리고 있다. 정부는 1990년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막나가는 중국, 反中 시위의 스승 지미 라이 체포에 빈과일보 압수수색

    막나가는 중국, 反中 시위의 스승 지미 라이 체포에 빈과일보 압수수색

    홍콩 언론계의 거물이자 반중 민주 진영을 대변하는 정신적 지주인 지미 라이(黎智英·72)가 국가보안법(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보안법 위반 혐의로 39~72세 7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외세 결탁 등의 범법을 저질렀다. 이는 보안법 29조 위반”이라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동틀 무렵 국가안보처가 민주파를 지지해온 라이를 호만틴(何文田) 지구의 자택에서 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안보처는 중국이 직접 설립한 보안법 담당 조직이다. 라이는 반중 성향의 빈과일보(?果日報)로 유명한 넥스트디지털 창업주다. 국내에도 의류 브랜드로 낯익은 지오다노 오너이기도 하다. 한 소식통은 “그가 외국과의 유착, 선동적인 언행, 사기 공모 등 혐의로 체포됐다”고 말했다. 라이는 민주화 시위를 주도해 오다 얼마 전 영국으로 도피한 조슈아 웡과 함께 보안법 처벌의 우선 순위로 거론돼 왔다. 국영 글로벌 타임스는 영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라이를 “폭동 선동가“라고 거칠게 표현하며 체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국가안보처는 대대적인 기습 작전을 벌여 7명을 체포했는데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 소식통은 “작전이 계속되고 있어 체포 인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가 되기 전 200명이 넘는 경찰 기동부대(PTU)가 정관오 지역에 있는 넥스트디지털 본사를 급습했는데 경찰 고위 간부는 편집부나 기자들은 체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라이는 수갑이 채워진 채 오전 11시쯤 자신의 사무실로 연행됐고, 뒤이어 변호사가 건물에 도착했다. SCMP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까지 체포된 일곱 명 중 라이의 두 아들이 포함됐는데 한 아들은 외세와 결탁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혐의를, 다른 아들은 사기 공모 혐의가 제기됐다. 다른 네 사람은 빈과일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다. 국가안보처는 홍콩에 없는 라이의 측근이자 넥스트디지털 임원 마크 사이먼도 체포하려고 했다. 경찰은 사이먼이 어떤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이먼은 라이의 두 아들은 빈과일보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당국이 라이의 개인 투자 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NYT는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관련 수사는 홍콩정연회(Politihk Social Strategic)를 비롯한 친중 성향 단체들이 제기한 의혹을 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들은 빈과일보의 모기업인 넥스트디지털이 임대료를 피하기 위해 당국에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고 고발했다. NYT에 따르면 빈과일보는 이날 오전 경찰의 급습 상황을 생중계해 경찰관들이 기자 책상 위의 서류를 샅샅이 뒤지고 수갑을 찬 라이가 사무실로 끌려오는 모습도 홍콩 전역에 중계됐다. 한편 홍콩의 ‘우산혁명’을 주도했던 아그네스 차우도 뒤따라 이날 검거됐다. 홍콩의 유명한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는 트위터를 통해 아그네스가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체포 내용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며 “끔찍한 날”이라고 말했다. 조슈아 웡도 앞서 트위터에다 “홍콩 경찰이 아그네스 차우의 자택에 도착했다”며 변호사가 급히 가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보안법 위반 혐의로 23세부터 72세까지의 남성 9명과 여성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단독] 민주 패스트트랙 기간 줄인다… ‘공수처법 개정’ 통합당 압박

    [단독] 민주 패스트트랙 기간 줄인다… ‘공수처법 개정’ 통합당 압박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까지 최장 330일이 걸리는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기간을 75일가량으로 대폭 단축한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임시국회에서 일방적 표결로 부동산 입법을 밀어붙인 뒤 ‘거대 여당의 독주’라는 비판을 받고 지지율까지 하락하자,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플랜B’ 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하는 공수처법 개정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지난 7일 패스트트랙 처리 기간을 대폭 줄인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패스트트랙은 여야 이견으로 상임위에 발이 묶인 법안을 신속 처리하기 위한 제도로 현재 상임위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본회의 자동 상정 60일 등 최대 330일이 걸린다. 진 의원의 개정안은 이를 상임위 60일, 법사위는 15일로 각각 단축하고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법안을 자동 상정하도록 했다. 짧게는 75일 만에 법안 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앞서 지난 6월 민주당 노웅래 의원도 패스트트랙 기간을 최장 120일로 단축하는 법안을 냈으나 진 의원 법안은 이보다도 훨씬 더 법안 처리 속도가 빠르다. 진 의원은 서울신문 통화에서 “현행 패스트트랙은 법안 처리에 1년 이상 걸려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다”며 “패스트트랙에 법안이 태워지면 절차대로 ‘패스트’하게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임대차보호법, 부동산 세법 등을 속전속결로 일방 처리했다가 여론의 반발을 샀다. 이에 후속 입법 과제로 떠오른 권력기관 개혁 작업은 국회법 절차에 따른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공수처장 후보 추천은 이해찬 대표까지 나서 압박했지만 미래통합당은 후보 추천위원을 선임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끝내 공수처 출범이 표류하면 모법(母法)인 공수처법 개정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부동산 입법과 달리 공수처법 강행 처리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급한 민생의 불가피성’을 내세울 수 없다는 이유다. 이에 일종의 플랜B로 패스트트랙 손질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진 의원은 이에 대해 “국회법 개정은 여야 합의가 필요한데 이 법을 처리하고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면 너무 늦게 된다”며 “공수처 출범이 더 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20대 국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패스트트랙에 속수무책으로 끌려온 통합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에 수정안 불허’(엄태영), ‘소관 상임위 변경 시 다시 180일 심사’(조수진) 등의 개정안을 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원팀’ 미묘한 균열… 당 중심의 당청 관계로 재편 빨라지나

    ‘원팀’ 미묘한 균열… 당 중심의 당청 관계로 재편 빨라지나

    “국민 속상했을 것” “공정 차이 못 읽어”당권주자들 잇단 자성의 목소리 주목이낙연 당선 땐 ‘당 주도 리더십’ 전망일각 “文 지지율 높아 일방 주도 어려워”청와대 개편과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의 당대표 선출 시기가 맞물리면서 향후 당청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부동산 대책, 부산·서울시장 사태 등으로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당이 주도권을 쥐는 시기가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면 대통령의 레임덕과 함께 당청 관계도 균열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는 코로나19라는 공통의 과제와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 덕분에 집권 4년차에도 비교적 원만한 당청 관계가 유지돼 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 이후 여론이 계속 악화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청와대 대응이 미흡하자 당청 관계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당정청 ‘원팀’을 강조해 온 당권주자들도 자성과 변화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 7일 광주방송 토론회에서 “고위 공직자들에게는 다주택을 처분해 집 하나만 가지라고 말해 놓고 자기들은 굼뜨게 대처했다는 것에 (국민은) 몹시 속상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논란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부겸 후보 역시 오거돈 전 부산시장·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의 사태와 관련해 “우리 당 소속 단체장의 부족하고 부끄러운 문제에 대해 분명히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주민 후보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를 거론하며 “당이 생각한 공정과 20대가 생각하는 공정성의 차이점을 못 읽었다”고 시인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청의 리더십 변화가 더욱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당 지지율을 웃도는 만큼 당의 일방적 주도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이는 문재인 정권의 안정에 방점이 찍힌 선택일 수밖에 없다”며 “과거처럼 청이 당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정책적 비판 정도의 긴장 관계가 끝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 巨與, 패스트트랙 기간 단축 추진…‘공수처법 개정’ 압박도

    [단독] 巨與, 패스트트랙 기간 단축 추진…‘공수처법 개정’ 압박도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까지 최장 330일이 걸리는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기간을 75일가량으로 대폭 단축한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임시국회에서 일방적 표결로 부동산 입법을 밀어붙인 뒤 ‘거대 여당의 독주’라는 비판을 받고 지지율까지 하락하자,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플랜B’ 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하는 공수처법 개정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지난 7일 패스트트랙 처리 기간을 대폭 줄인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패스트트랙은 여야 이견으로 상임위에 발이 묶인 법안을 신속 처리하기 위한 제도로 현재 상임위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본회의 자동 상정 60일 등 최대 330일이 걸린다. 진 의원의 개정안은 이를 상임위 60일, 법사위는 15일로 각각 단축하고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법안을 자동 상정하도록 했다. 짧게는 75일 만에 법안 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앞서 지난 6월 민주당 노웅래 의원도 패스트트랙 기간을 최장 120일로 단축하는 법안을 냈으나 진 의원 법안은 이보다도 훨씬 더 법안 처리 속도가 빠르다. 진 의원은 서울신문 통화에서 “현행 패스트트랙은 법안 처리에 1년 이상 걸려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다”며 “패스트트랙에 법안이 태워지면 절차대로 ‘패스트’하게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민주당은 임대차보호법, 부동산 세법 등을 속전속결로 일방 처리했다가 여론의 반발을 샀다. 이에 후속 입법 과제로 떠오른 권력기관 개혁 작업은 국회법 절차에 따른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공수처장 후보 추천은 이해찬 대표까지 나서 압박했지만 미래통합당은 후보 추천위원을 선임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끝내 공수처 출범이 표류하면 모법(母法)인 공수처법 개정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부동산 입법과 달리 공수처법 강행 처리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급한 민생의 불가피성’을 내세울 수 없다는 이유다. 이에 일종의 플랜B로 패스트트랙 손질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진 의원은 이에 대해 “국회법 개정은 여야 합의가 필요한데 이 법을 처리하고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면 너무 늦게 된다”며 “공수처 출범이 더 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20대 국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패스트트랙에 속수무책으로 끌려온 통합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에 수정안 불허’(엄태영), ‘소관 상임위 변경 시 다시 180일 심사’(조수진) 등의 개정안을 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허가/송경동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허가/송경동

    무허가/송경동 용산 4가 철거민 참사현장 점거해 들어온 빈집 구석에서 시를 쓴다 생각해 보니 작년엔 가리봉동 기륭전자 앞 노상 컨테이너에서 무단으로 살았다 구로역 CC 카메라 탑을 점거하고 광장에서 불법 텐트 생활을 하기도 했다 국회의사당을 두 번이나 점거해 퇴거불응으로 끌려나오기도 했다 전엔 대추리 빈집을 털어 살기도 했지 허가받을 수 없는 인생 그런 내 삶처럼 내 시도 영영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누구나 들어와 살 수 있는 이 세상 전체가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아침이 지나고 다시 밤이 오는 것 또한 그렇다. 낮과 밤 사이에 걸친 시소. 삶이란 그런 것이다. 라떼는 말이야…. 아무리 꼰대짓을 잘한다 해도 세월은 흐르고 꼰대는 사라진다. 간단명료한 사실을 꼰대는 모른다. 기억에 꼰대가 아닌 몇의 한국인이 있다. 이 시를 쓴 이도 그중 한 사람이다. 낮과 밤을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무허가로 존재하며 무허가 시를 쓴다. 형식은 무허가이지만 삶의 의미는 철저히 인간적이다. 그의 삶이, 그의 시가 어떤 국회의원이나 장관보다 소중하고 사랑스럽다. 이런 이가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되는 세상은 없을까. 곽재구 시인
  • [금요칼럼] 역사 갈등의 끝판/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역사 갈등의 끝판/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며칠 전 누군가 내게 물었다. “교수님, 한일 양국의 역사 문제는 언제쯤 해결될까요?” 답답하기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골똘히 생각하는데 20년 전 대학생들과 함께 만든 책 한 권이 떠올랐다. ‘아버지, 난 누구예요’(궁리, 2000). 지금은 중년이 된 그 당시 청년들이 두 나라의 역사적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알려 주는 글도 여럿이었다. 책에서 어느 학생은 자기 집안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의 큰아버지가 일본으로 징용을 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한 비극이었다. 한 시골 마을에 일제의 파출소(‘지서’)에서 심부름하는 이가 있었는데, 그는 상부의 명령대로 일본어를 아는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었다. 얼마 후 그 명단에 이름이 적힌 사람은 모두 일본으로 끌려갔다. 학생의 큰아버지도 그렇게 군수공장으로 잡혀갔단다. 세월이 흘러 해방은 왔으나 그는 돌아오지 못했다. 하필 그가 탄 귀국선이 침몰했단다. 얼마 전까지도 가슴 저린 이런 이야기를 어디서나 들을 수 있었다. 우리 책에서 다른 학생도 동의했듯,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일본의 악랄한 침략 행위를 고발하는 슬픈 이야기가 너무 많아 한국 사람이 일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당연했다. 동시대 일본의 시민들은 강점기에 한국인이 겪은 부당한 고통을 과연 짐작이나 했을까. 우리 책에는 서울로 유학 온 일본 학생도 등장한다. 그는 그런 역사를 한 번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그 유학생은 대중매체를 통해 한국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전부였다며 매우 충격적인 한 가지 기억을 상세히 소개했다. 1990년대 초반 텔레비전에서 본 장면이었다. ‘위안부’ 문제로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하던 시민들이 이토 히로부미의 초상화가 그려진 1000엔짜리 일본 화폐를 불태우고, 이토의 얼굴을 짓밟았다. 지폐에 초상화가 등장할 정도면 대단한 위인인데 한국인들이 저렇게 함부로 모욕해도 되는가 싶었단다. 이렇듯 20년 전 한일 양국의 청년들은 역사적 기억을 공유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 그들이 미래에 거는 기대만은 똑같았다. 일본인 유학생은 과거사를 언급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 불쾌감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양국이 공동의 역사 인식을 토대로 관계를 개선하기 바란다는 소망이었다. 한국 대학생들도 다르지 않았다. 그들 역시 한일 양국 시민이 역사적 진실을 공유하게 되기를 소망했다. 세월은 흘러 우리 책이 나온 지 20년이 지났다. 그사이 양국 관계는 더 나빠졌다. 진실을 왜곡하며 양국의 화해를 가로막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근자에 서울의 교수 한 사람이 일본의 우익 잡지에 글을 실어 물의를 빚었다. 그는 징용 간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자원한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또 위안부도 취업 사기를 당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과연 역사의 진실이라는 말인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본에도 양심적인 역사연구자가 상당수 있다는 사실이다. 위안부 문제만 해도 일제강점기의 정치·사회적 배경을 고려해야 본질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15년 5월, 16개의 일본 학술단체가 공동성명서를 발표해 위안부의 강제연행은 이미 실증된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말 딴 세상의 이야기지만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의 20여년 전 발언이 주목된다(1999년 12월 17일). “독일 국가와 기업은 과거의 범죄행위에 대해 연대책임을 져야 합니다.” “저는 오늘 독일의 지배 당시에 노예노동, 강제노동을 강요당한 모든 사람을 기억하며 독일 민족의 이름으로 용서를 빕니다.” 라우 대통령은 나치 독일이 폴란드에 저지른 죄악을 고백하며 화해를 청했다. 언제쯤이면 일본에도 이처럼 용감하고 책임감 있는 지도자들이 등장할 것인가.
  • 상승세 탄 통합당, 지도부는 ‘원내투쟁’ 전략 굳히기

    상승세 탄 통합당, 지도부는 ‘원내투쟁’ 전략 굳히기

    상승세 탄 통합당 전략 재정비최근 힘 얻은 원내투쟁 고수일각선 여전히 장외투쟁 요구도정부여당이 연이어 실책골을 던지는 동안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지난 두달의 원구성 협상과 7월 임시국회를 돌아보며 당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6일 원내투쟁에 재차 힘을 싣고 나섰으나 일각에선 여전히 장외투쟁 목소리도 나온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비공개 회의를 열고 7월 임시국회에 대한 내부평가와 이후 정기국회 전략을 논의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후 “소수 의석 당으로서 저항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야당으로서 무력하게 보일 지라도 개개인이 실상을 제대로 지적해 국민들이 알 수 있게 하는 방법 외 다른 대응 방법이 없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며 원내투쟁에 힘을 실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장외투쟁은 국민들 분노가 임계점 달했을 때 하는 것이지, 폭우 피해도 있고 하계휴가철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외투쟁은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당 내 장외투쟁 목소리를 고려해 “장외투쟁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장외투쟁을 하지 말자든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최근 윤희숙 의원의 여당의 부동산 관련법 강행처리를 비판한 ‘5분 연설’이 국민적 관심을 끌자 통합당에서는 원내투쟁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다만 메시지 투쟁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보다 강경한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나온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윤 의원 건은 고무적이나 장기적 방법이 될 순 없고 결국 앞으로도 민주당에 법안마다 끌려다니는 상황이 반복될 것인데 결국엔 장외투쟁 방법밖에 없지 않나”면서 “현장에서도 여당이 잘못된 법안 다 통과시키는 동안 야당은 무엇하냐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통합당 각 지역 조직은 장외투쟁이 언급될 때마다 불안한 마음으로 지도부의 입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통합당 서울·수도권에서는 지난해 수차례 열렸던 장외투쟁이 지역에서 긍정적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던 데다 인원 동원에도 어려움을 겪어 장외투쟁을 기피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공직자가 말로 국민 아프게 해선 안 된다”

    “공직자가 말로 국민 아프게 해선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노웅래(서울 마포갑) 후보는 최근 민주당 인사들의 잇따른 실언에 대해 “공직자의 말은 신중해야 한다”며 “힘든 국민들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아프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결국 국민의 마음은 ‘말’이 좌우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부동산 문제 등 현안에 있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부동산 문제 등 현안 국민 눈높이 못 맞춰 노 후보의 이런 우려는 최고위원 도전과도 연결된다. 최고위원 출마자 중 최다선(4선)인 노 후보는 “당이 힘든데 몸을 사릴 게 아니라 앞장서서 당을 추스르고 바로 세우는 역할을 하자, 뼛속까지 민주당, 모태 민주당인 노웅래가 나서자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또 “오죽했으면 대선주자들이 당대표에 나섰겠느냐”고도 했다. ‘무한책임’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건 그는 “촛불정권이 들어선 후 지금 국민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민심을 정교하게 읽지 못해 공감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며 “중심을 잘 잡아 당심과 민심, 당과 정부의 소통 다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다선·서울 유일 후보로 당 중심 잡을 것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서울 지역 출마자인 노 후보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아직 후보를 낼지 당의 입장을 정하지 않았는데 원칙을 갖고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눈가림이나 임시방편은 국민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행정수도 완성’에 대해선 “지역균형발전은 지역 간 뺏고 뺏기는 싸움이 아니라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서울도 경쟁력을 특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의 ‘입법 독주’ 지적에 대해 노 후보는 “21대 총선 민심은 발목 잡히지 말고, 끌려다니지 말라는 것”이라며 “여야가 싸우는 게 한쪽의 일방적 책임은 아니지만 야당도 국회에 들어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 후보는 지구당 부활과 원외 정치인 후원회 신설, 당 노인위원회와 청년위원회에 정당 국고보조금 5% 배정, 지방의원 보좌관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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