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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나누는 삶’ 살았던 삼남매 엄마…3명에 ‘새 생명’ 선물하고 떠나

    평생 ‘나누는 삶’ 살았던 삼남매 엄마…3명에 ‘새 생명’ 선물하고 떠나

    “내 마지막 순간에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떠나고 싶어요.” 뇌사 상태에 빠진 세 아이의 엄마가 장기기증으로 세 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1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54세 허미경씨는 지난 7일 폐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허씨는 지난 3일 저녁 식사 후 가족과 이야기 도중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전남 순천에서 4남 3녀 중 장녀로 태어난 허씨는 따뜻한 성격으로 남을 보살피기를 좋아했다. 아들과 딸 둘을 본인보다 먼저 챙기는 헌신적인 어머니였고, 퇴근한 남편과 동네를 산책하던 자상한 아내였다. 기증원에 따르면 허씨는 평소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지적 장애인을 돌보면서 나눔과 봉사를 위한 삶을 살아왔다. 가족들은 허씨가 2019년 5월 기증희망등록을 하면서 “내 마지막 순간에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떠나고 싶다”고 말한 뜻을 지키고자 기증에 동의했다. 허씨의 막내 딸은 “우리 삼남매 잘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하늘나라에 가서는 아무런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쉬세요. 아빠랑 언니랑 오빠랑 서로 보살피며 사이좋게 잘 지낼게요. 그러니까 꿈에 자주 나타나서 예쁜 모습 많이 보여주셔야 돼요”라고 어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며 다른 이를 살리기 위한 기증을 결심하는 건 어렵고도 대단한 일”이라며 “숭고한 생명나눔 실천을 해주신 허미경님과 가족분들의 사랑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장기기증 희망등록 비율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은 대부분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2021년 말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3만9261명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뇌사자 1인당 평균 장기기증 장기 수는 3.34개(이식받은 수혜자 기준)다. 한 명의 장기기증자로 최소 3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수 대비 장기기증 희망 등록 비율은 약 4%에 머물고 있다. 본인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더라도 가족이 반대하면 장기기증을 할 수 없다. 등록 비율이 59%에 달하는 미국이나 ‘옵트아웃’ 방식(장기기증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모든 국민을 기증 대상자로 등록)을 도입 중인 유럽 등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 尹대통령 “R&D 투자, 기술 파급 큰 원천기술 집중” 당부

    尹대통령 “R&D 투자, 기술 파급 큰 원천기술 집중” 당부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연구개발(R&D) 투자는 미래전략적 도전 기술과 기술 파급효과가 큰 원천 기술에 집중해달라”고 지시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이종호 과기부 장관에게 “연구개발(R&D) 투자는 민간기업이 영리적 투자로는 할 수 없는 분야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고 수준의 인재 확보를 위해 차별화된 양성 체계를 구축할 것을 당부했다. 또 누리호 2차 발사성공을 계기로 향후 우주 경제 시대를 열어갈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마련해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수준의 인공지능(AI) 역량을 확보하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도 주문했다. 그 밖에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해 개발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 체계 수립, 취약계층 디지털 복지 강화, 무더위에 고생하는 우정사업본부의 3만여 집배원들의 건강과 안전 관리 등도 지시했다.
  • ‘전북 원팀’ 국회의원-전북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

    ‘전북 원팀’ 국회의원-전북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14개 시군 단체장들이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2023년도 국가 예산 확보를 위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협력을 다짐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처음 개최된 이번 예산정책협의회에는 김관영 도지사와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도당위원장, 정운천 국민의힘 도당위원장, 전북 국회의원과 서거석 교육감, 14개 시군 단체장 전원이 참여했다. 2023년 국가 예산은 기획재정부 1차 심의가 끝나고, 현재 쟁점사업 등에 대한 2차 심의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전북도에서는 분야별 주요 핵심사업에 대한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김관영 도지사는 국가균형발전 사업에서 전북권이 소외되지 않고 타 초광역 권역들과 동등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설치’에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지사는 “오늘 예산정책협의회는 ‘전북 원팀(One team)’의 출정식”이라면서 “앞으로 정치와 이념을 뛰어넘어 도민과 민생을 위해 일하는 전북 원팀, 전북도민의 꿈을 이뤄주는 드림팀(Dream team)이 되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라고 말했다.
  • 이서진에 “가방 들어” 美 배우, 또 인종 차별 논란

    이서진에 “가방 들어” 美 배우, 또 인종 차별 논란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배우 이서진에게 가방을 들게 하는 행동으로 비판을 받았던 할리우드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64)가 또 다시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제이미 리 커티스는 지난 13일 공개된 패션잡지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나이브스 아웃’에 함께 출연했던 쿠바 출신 배우 아나 디 아르마스(34)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커티스는 “아르마스를 처음 봤을 때 경험이 별로 없고 세련되지 않은 젊은 여성이라 생각했다”며 “쿠바에서 막 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꿈이 뭐냐’고 물었다”고 회상했다. 커티스가 아르마스에게 꿈을 물어봤던 이유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받고, 지난해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 역할에 추천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쿠바에서 나고 자란 아르마스는 12세 때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고, 이후 쿠바 국립 연극 학교를 졸업했다. 2006년 데뷔해 쿠바에서 활동하다가 18세 때 스페인으로 떠났다. 마드리드에 정착한 아르마스는 26세이던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간 뒤 영어를 배우며 연기 활동을 이어왔고, 2019년 주연으로 출연했던 영화 ‘나이브스 아웃’이 흥행하면서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커티스도 인터뷰에서 “부끄럽다”고 고백했지만, 과거 그가 꾸준하게 연기를 펼쳐온 아르마스를 배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는 것에 인종 차별적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커티스는 지난 3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때 이서진에게 대뜸 가방을 맡기는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이 모습은 지난 5월 방송된 tvN ‘뜻밖의 여정’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서진은 당시 시상자로 참석한 윤여정의 매니저 역할로 동행했고, 커티스는 시상식이 열리기 전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서 이서진에게 가방을 들게 했다. 이서진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저보고 잠시 가방을 들고 있어달라고”라고 말했다. 커티스는 계단에 앉아 사진을 찍은 뒤 돌아와 이서진에게 가방을 받아 갔다. 이를 두고 초면인 사람에게 가방을 들어달라고 부탁한 것은 무례한 행동이며, 특히 동양인은 스태프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인종 차별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한편 제이미 리 커티스는 배우 토니 커티스, 자넷 리의 딸이다. 그는 1978년 개봉한 영화 ‘할로윈’으로 데뷔한 이후 ‘트루라이즈’, ‘프리키 프라이데이’, ‘나이브스 아웃’ 등에 출연했다.
  • [서울광장] 시스템에 올라탄 대통령이 되려면/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스템에 올라탄 대통령이 되려면/문소영 논설위원

    김건희 여사가 지인과 함께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라고 솔직하게 답변했을 때 다수가 ‘헉’ 하고 숨을 삼켰다. 상상해 보자.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임기 동안 ‘검찰총장을 처음 해봐서’라는 발언을 했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다. 헌정 이후 준비된 대통령들이 많았다.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 전 대통령이나 ‘차기는 당신’이라고 일찌감치 내락됐다던 노태우 전 대통령, 3당 합당으로 ‘대통령 꿈’을 이룬 김영삼 전 대통령, 4수 끝에 대통령에 오른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은 오랜 세월 벼른 만큼 국정 철학이나 목표가 단단했다. 시대적 요구를 해결하는 성과도 냈다. 대통령의 미숙함을 해결하는 것은 시스템이다. 직업 공무원으로 구성된 행정부와 대통령비서실, 집권 여당 등이다. 특히 대통령제에서 대통령비서실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와 조율해 대통령의 의지를 집행하도록 역할하는 곳이 대통령비서실이다. 대통령비서실에 여당도 당료를 파견하지만, 각 부처의 유능한 공무원들과 한국은행 등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다수 파견된다. 이들 행정관은 부처의 이해를 대변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대통령과 여당에 설득해 관철하는 힘든 일도 하니 원대복귀할 때 승진하는 것이 관례였다.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대통령비서실로 차출되기도 하는데, 그때는 비서관이나 수석비서관 등으로 간다. 이들 덕분에 여야 정권교체에도 정부의 연속성이 유지된다. 일례로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노무현 정부에서는 외교보좌관(수석급)을 지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은 시스템에 업혀서 가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불안정한 시스템 위에 올라가 있다는 것이다. 책임장관제로 전환하고 ‘청와대 정부’를 회피하고자 대통령비서실을 크게 변형하고 축소한 것이 문제다. 특히 경찰이나 검찰ㆍ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을 관장하고,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을 관리하며, 인사를 검증하는 민정수석실을 없앤 부작용이 하나둘씩 나온다. 국기 문란 논란을 빚은 경찰청의 치안감 인사 번복 혼선은 민정수석실을 폐지한 결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친인척이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것이나 극우 유튜버의 누나를 행정관으로 발탁한 일, 나토 정상회의 순방길에 민간인을 ‘1호기’에 태운 일도 민정수석실이 존재했다면 걸러 냈을 것이다.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지만 벌써 4명의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면 고위직 인사 검증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봐야 맞다. 부처와 대통령비서실에 검찰 출신을 다수 발탁한 것도 시스템의 탄력을 떨어뜨린다. 박정희 정부와 전두환 정부는 정통성이 떨어지는 정권의 보위를 위해 쿠데타의 공신인 선후배 군인을 주요 요직에 다수 기용했다. 하지만 민주적 투표로 선출된 윤석열 정부는 검찰 쿠데타 정부가 아니지 않은가. 검찰 밖에서 인재를 찾아 써도 대통령에게 충성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았다. 7월에 전 연령, 전 지역에서 고르게 10% 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떨어졌다. 이래서는 국정 운영의 동력이 생길 수 없다. 눈치 빠른 공무원이 가장 먼저 복지부동 자세를 취한다. 임시방편이지만 지지율을 급상승시킬 방안이 없지 않다. 첫째, 인기 만점이지만 논란이 큰 도어스테핑이 정교해져야 한다. 홍보수석실은 출근길에 대통령과 상의해 예상 질문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정책 부정은 심각했다. 둘째는 김 여사와 관련해 ‘조용한 내조’의 약속을 지키든지, 제2부속실 폐지 공약을 포기하고 공조직의 보좌를 강화하든지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현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 [사설] 지하철만큼 시급한 생활 주변 장애인 이동권 확보

    [사설] 지하철만큼 시급한 생활 주변 장애인 이동권 확보

    어제 서울신문에 실린 ‘장애인 제주 여행 동행기’는 장애인 이동권을 남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독자의 시각 변화를 이끌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장애인 관련 단체가 서울 지하철에서 벌이는 시위를 두고 우리 사회는 찬반을 가르며 여전히 논쟁이 한창이다. 그럴수록 제주 여행기를 포함한 ‘장애인 이동권, 갈등 넘어 연대로’ 기획기사는 장애인 이동권이 비단 지하철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절절하게 깨닫도록 한다. 장애인들이 벌이는 ‘지하철 선전전’은 지하철이 대표하는 우리 사회 장애인에 대한 장벽을 상징하고 있을 뿐이다. 제주 밖 뭍의 비장애인이 ‘마라도 짜장면’을 먹어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휠체어 여행자들은 같은 목적을 이루려 제주에 모이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마라도로 가는 선착장은 배로 이어지는 다리 폭이 너무 좁았다. 마라도 선착장은 아예 계단이어서 휠체어를 들어서 옮겨야 했다. 애플리케이션에서 ‘휠체어 사용 가능’ 표시를 보고 찾아간 짜장면집은 턱이 있어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마라도의 장애인 화장실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다. 휠체어 장애인은 “너무 힘들다. 다시는 못 오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한다.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하철 설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물론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휠체어 장애인이 마라도 여행길에 부닥친 갖가지 장벽은 꼭 예산이 투입돼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제주 여행기는 우리 주변에 엄청난 비용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조금만 장애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없앨 수 있는 장벽이 얼마든지 있음을 알려 준다. ‘우리도 마라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 때 다시 찾아가고 싶다’는 휠체어 장애인의 꿈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서점·카페·비행기·지하철… 박찬욱이 머무는 곳은 그의 서재가 됐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서점·카페·비행기·지하철… 박찬욱이 머무는 곳은 그의 서재가 됐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서재, 책이 있는 공간은 한 사람의 취향과 관심사, 내면과 정신의 풍경입니다. 우리 시대 대표 출판인 김언호가 한국 사회 각 분야에서 자기 세계를 구축한 명인들의 서재를 찾아 그들의 오늘을 있게 한 책 읽기와 삶에 대한 품격 있는 담론을 펼칩니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영화감독 박찬욱의 서재 이야기를 시작으로 2주마다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 6월 29일 편집실 친구들과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을 보았다.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 작품을 개봉 첫날에 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상영시간 138분, 파주 출판도시의 영화관 메가박스, 다른 관객 20여명과 함께 우리는 문제작에 몰두했다. 고수의 뛰어난 연출에 다소 긴장하는 표정들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카페로 자리를 옮겨 즐거운 합평회를 펼쳤다. “프로이트, 도스토옙스키, 히치콕이 다 녹아 있는 영화야. 사랑이 무엇인지를 박찬욱이 우리에게 묻고 있네.” “마지막 장면, 쏟아져 들어오는 파도가 압권입니다.” “맞아,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 이구아수폭포 장면을 연상시키는 파도, 그 파도가 순간 멈추면서 영화가 끝나네요.” 나는 이튿날 다시 그 영화관으로 갔다. 자세히 보고 싶었다. 박찬욱 감독의 사랑론, 아니 인간론을 탐구해 보고 싶었다. 역시 그 대사들이 나의 주목을 끌었다. 클래식한 이미지의 대사들. “당신이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당신을 떠났고, 이제 내가 당신을 사랑하려 하니 당신이 나를 떠나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갖고 싶어.” ‘헤어질 결심’을 다시 보면서, 나는 참 시적(詩的)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 폭풍우 같은 소음의 시대에, 그의 영화는 절제된 언어를 구사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사랑과 죄가 무엇인가를 시적 언어로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그의 영화는 시적이다.●박찬욱 감독의 영화 또는 인간탐구 15년여 전 나는 헤이리 회원들과 포르투갈을 여행했다. 거장 알바로 시자의 건축들을 보러 가는 것이었다. 박찬욱 감독의 아버님 박돈서 선생과 동행했다. 포르투의 세랄베스미술관! ‘시적 건축’을 언명하는 알바로 시자의 세랄베스미술관은 한 편의 시였다. “선생님, 건축이 시가 될 수 있군요.” “알바로 시자의 건축미학·건축철학을 실감합니다.”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운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무엇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순간 나는 추사 선생의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란 말을 떠올렸다. 가슴속의 청고(淸高)하고 고아(古雅)한 뜻은 문자향과 서권기에서 비롯되고, 문자향 서권기는 자신의 서예 작품의 근원이 된다는 추사의 예술정신. 내가 박 감독을 처음 만난 것은 2004년이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예술마을 헤이리, 나는 2003년에 입주했고 2004년 박 감독도 부모님과 함께 입주한 직후였다. 그때 나는 박 감독에게서 영화 이야기뿐 아니라 책 이야기를 들었다. 1970년대부터 출판과 책은 나에게 운명 같은 주제였다. 박정희 유신 권위주의와 전두환 신군부의 통치시대에, 우리는 ‘위대한 책의 문화’를 주창하면서, 책만들기 책읽기가 우리의 자랑스런 ‘운동’이었다. 1990년대 파주출판도시 건설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무렵, 나는 책의 마을, 책방마을을 구상하고 있었다. 열화당 이기웅 사장과 나는 볼로냐 아동도서전을 참관하러 가는 길에, 영국 웨일스 지방, 폐허가 된 탄광촌에 들어선 고서마을 헤이온와이를 찾아갔다. 1994년 봄날이었다. 헤이온와이 ‘고서마을의 황제’ 리처드 부스 선생과의 인연은 그렇게 맺어졌다. 당초 책방마을로 구상된 헤이리에 미술가·도예가·음악가·영화인·인문학자들이 동참하게 되면서 책방마을은 예술마을로 확장되었다. 오래전부터 책의 집, 책을 위한 집은 나의 꿈이었다. 책방과 전시, 담론과 공연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북하우스’는 그렇게 탄생했다. 동아일보사에서 함께 일하다 해직된 독서인 이종욱 시인도 헤이리 만들기에 동참했다. 그의 서재가 북카페 ‘반디’가 되는 것이었다. 황인용의 음악카페 ‘카메라타’와 함께 북하우스와 반디는 영화인이자 독서인인 박찬욱의 열려 있는 서재이자 휴식공간이 되었다. “독서는 내 영화의 원천입니다. 좋은 책 이야기하기는 영화를 잘 찍는 일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영화인 박찬욱에게 서재란 여느 사람의 서재와는 다르다. 세계가 그의 활동영역이 되면서 여유를 갖고 서재에서 한가하게 책 읽을 시간을 내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가 머무는 공간이면 다 서재가 된다. 서점이, 카페가, 비행기가, 호텔이, 지하철이 그의 독서공간이 된다. “저희 집에도 서재라고 부를 만한 공간이 있지만 서재라기보다 서고라고 할까요.”●영화 보는 시간보다 독서 시간 길어 헤이리에 지어 입주한 아버지 박돈서와 아들 박찬욱의 자하재(紫霞齋)는 참 독특한 구조를 가진 주택이다. 건축가 김영준의 작품인 자하재는 한 집인데 두 집이다.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주택. 겉으로는 하나이지만 내부는 독립되어 있다. 현관도 따로따로다. 가운데에 같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다섯 평짜리 정원부터 반 평짜리 정원까지 정원만 26개나 된다. 대지 130평, 건평 110평이다. 박 감독의 서재 또는 서고는 공공도서관 서고처럼 여러 서가들이 병렬하고 있다. 많은 책은 이렇게 해야 수장할 수 있다. 서가 구석에 작은 탁자와 의자가 있다. 책을 꺼내와 잠깐 보다가 꽂아 놓는다. 더 읽을 책은 거실로 갖고 나온다. 서고 옆에는 작은 영화관처럼 큰 스크린이 있고, 계단식 관람석이 있어 10여명이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박 감독은 오디오 마니아다. 헤이리 회원들은 자하재를 여러 차례 구경하면서 독특한 공간 경험을 하곤 했다. 서울에서, 지방에서 많은 인사들이 견학하러 왔다. 헤이리에는 실험 적인 건축물이 제법 많지만, 자하재는 나에게 영화 ‘공동경비구역’을 떠올리게 한다. 2005년에 한국건축가협회로부터 ‘올해의 베스트 건축’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뉴욕현대미술관의 건축실에 도면과 모형이 전시된 후 소장되고 있다. 박 감독은 자신이 “평범하게, 무탈하게 성장해 왔다”고 하지만, 82학번인 그에게도 1980년대는 ‘격동의 시대’였을 것이다. “사회과학 독서보다는 인문·문학 독서를 했습니다. 조금 외로움을 느꼈지만, 주로 문학에 몰두했지요.” 영화 ‘아가씨’ 같은 경우에도 조진웅 배우가 친일파로서 대부호 역할을 한다. 원작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굳이 이야기를 일제강점기의 조선 땅으로 가져와 그 인물과 시대를 보여 준다. 채만식의 ‘탁류’ 같은 소설은 우리 문학사의 빛나는 리얼리즘의 성과다. 그런 작품을 읽은 영화인 박찬욱의 가슴엔 어떤 형태로든 역사 같은 것이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헤어질 결심’의 조선족 송서래(탕웨이)의 할아버지도 조선 독립운동가로 ‘역사성’이 환기된다. 박 감독의 가슴엔 이문구의 ‘관촌수필’이 선연하게 살아 있다. “이문구 선생의 ‘관촌수필’은 저에겐 아주 결정적인 작품입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이렇게 조탁해서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런 아름다운 문학예술이 우리에게 있다고 자부합니다. ‘관촌수필’은 영화로 만들지 않고 그냥 보존하고 싶습니다.” 영화인 박찬욱에게는 영화를 보는 시간보다는 책 읽는 시간이 더 길다. 책에 관련된 일에 참여하는 일을 마다한 적이 없다. 좋은 책을 널리 알리는 일은 자신이 제작한 영화를 알리는 일 못지않게 소중하다. 책은 그의 삶에서 가장 즐겁고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건축학자인 아버지가 사다 놓은 ‘을유세계문학전집’은 중·고교 시절 그가 씨름한 주제였다. 그의 문학적 지향을 형성한 책들이었다. ‘삼중당문고’와 ‘동서추리문고’도 그의 취향과 문제의식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책 읽는 집안의 전통 손에 늘 책을 들고 있는 어머니 심성구 여사로부터도 박 감독은 책읽기를 체득했을 것이다. “책이 있는 곳에 찬욱이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내다버린 책더미를 뒤지곤 했어요.” 동생 박찬경도 책 읽기로 자신의 미술세계를 구현하고 있을 것이다. 여동생 박찬희가 영어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는 것도 독서하는 집안의 분위기에서 기원할 것이다. 시서화(詩書畵)를 즐기는 집안의 전통. 아버지 박돈서 선생도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참 좋아한 독서인이었다. 박돈서 선생은 사시집(寫詩集) ‘인향만리’(人香萬里)와 시화집(詩集) ‘묵향천리’(墨香千里)를 펴낸 시인이기도 하다. 언젠가 박 감독의 영화에 등장할 만한 한 미장센. 노부인이 벽난로 옆에서 무릎에 담요를 덮고 흔들의자에 앉아 추리소설을 읽고 있다. 고양이가 그 옆에서 졸고 있다. 중학생 박찬욱이 언젠가 어머니에게 이야기한 풍경이다. ●진리는 모호한가 박찬욱 영화의 일관된 주제라면,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그러나 정답은 없다. 진리는 모호할 것이다. 참, 박 감독이 주관하는 영화사 이름이 ‘모호’다. 그의 영화철학의 일단일까. ‘헤어질 결심’에서 정훈희와 송창식이 ‘안개’를 부른다. 인간의 삶은 안갯속 같은 것일까. 박 감독이 지금까지 읽은 그 수많은 책 중에서, 우리 젊은이들에게 권독하고 싶은 책 다섯 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안갯속을 헤매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약간의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 해서다. 그가 문자로 보내왔다. 이문구의 ‘관촌수필’, 카프카의 ‘성’,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 그레이엄 그린의 ‘브라이턴 록’. 인터뷰하는 그날 박 감독은 ‘강화학파의 서예가 이광사’(이진선 지음)를 구입했다. 북하우스의 그 많은 책들 가운데 ‘이광사’를 딱 집어드는 선책(選冊)의 안목. 나는 연세대 영문학과 이경원 교수가 30년의 연찬 끝에 써낸 거작 ‘제국의 정전 셰익스피어’를 북하우스 방문 기념으로 박 감독에게 증정했다. 그는 셰익스피어를 탐독하는 영화예술가다.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처형 장소 물색…‘우크라 용병’ 외국인 포로들 비공개 총살할 것”

    “처형 장소 물색…‘우크라 용병’ 외국인 포로들 비공개 총살할 것”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장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에 맞섰다가 포로로 잡힌 ‘외국인 용병’들에 대한 처형 준비를 모두 끝마쳤다고 주장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과 러시아 타스통신은 DPR 수장 데니스 푸실린이 현지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푸실린은 방송에서 “모든 외국인 포로들이 상소를 제기했고, 우리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이 사형에 대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그들을 형 집행기관으로 넘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실린은 이어 상소 기각에 대비해 외국인 용병 포로들을 처형할 장소도 물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푸실린은 “모든 준비는 끝났다. 하지만 처형 장소와 날짜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포로들을 예고 없이 총살할 것이라고 말했다. DPR은 사형을 비공개 총살형으로 집행하고 있다.DPR 최고법원 재판부는 지난 6월 9일 모로코 국적의 이브라힘 사둔(21)과 영국 국적의 에이든 애슬린(29), 숀 핀너(48)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용병 행위, 정권 찬탈 및 헌정질서 전복 활동 등 이들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모로코 국적의 사둔은 우크라이나 유학 중 육군에 합류했으며, 3월 중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볼노바하에서 포로로 잡혔다. 군인 출신인 핀너는 2018년 우크라이나로 건너가 군에 입대했다. 간병인 출신인 애슬린 역시 같은 해 약혼자를 쫓아 우크라이나로 간 후 군 생활을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4월 중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투항했다.군 복무가 사실이라면 이들은 전쟁포로 자격으로 제네바 협약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영국도 자국인인 애슬린과 핀너가 수년 전 우크라이나에 정착해 우크라이나 정규군 소속으로 참전했다면서, 제네바 협약에 따라 용병 행위 참여로 인한 기소에서 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둔의 아버지도 모로코 매체 ‘마다르21’ 인터뷰에서 “아들은 우주비행사 꿈을 품고 우주과학을 공부하던 학생이다. 용병이 아니다. 돈 때문에 우크라이나 육군 보병에 합류한 것도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친러 세력이 장악한 DPR 사법당국은 이들을 ‘용병’으로 규정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는 국제의용군을 용병으로 간주하고, 전쟁포로 자격을 부여하지 않을 거라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로선 포로들의 상소가 기각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영국 데일리메일은 DPR의 처형 위협이 영국과의 관계에서 외교적 우위를 점하려는 러시아의 책략일 수 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 “비행기 연상시키는 우아한 곡선”…역대급 주행거리, ‘세계 최고’ 전비

    “비행기 연상시키는 우아한 곡선”…역대급 주행거리, ‘세계 최고’ 전비

    “마치 도로 위를 달리는 비행기 같던 20세기 초 자동차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었다.” 우아하게 흐르는 유선형의 차체가 돋보인다. 실내는 ‘누에고치’ 안에 들어온 듯 안락한 느낌을 줬다.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현대자동차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사진)에 미디어에 이목이 쏠렸다.우선 실험적인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부드러운 곡선과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아우르는 이번 디자인 콘셉트를 현대차는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라고 명명했다. 외형을 먼저 다루던 관습적인 자동차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탈피해 고객이 머무르는 공간도 설계 초기부터 함께 고려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1880㎜의 넓은 전폭과 대형차와 맞먹는 2950㎜의 긴 휠베이스는 실내 공간성을 극대화한다.얼굴 달라도 체스 말처럼 뭉치면 한 팀 전작 ‘아이오닉5’와는 전혀 다른 인상이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처럼, 하나의 스타일을 여러 차종에 통일시키는 ‘패밀리룩’을 적용하지 않았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은 “대중 브랜드로서 고객의 가치를 높일 방법을 고민한 결과, 패밀리룩과 구별되는 ‘현대룩’ 전략을 실현코자 했다”면서 “체스의 말처럼 각자 다른 형상을 하고 있지만, 뭉치면 하나의 팀이 되는 라인업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100년 전, 항공기 엔지니어들이 자동차 산업으로 넘어오던 시절의 전설적인 모델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팬텀 코르세어’나 ‘사브 92’, ‘스타우트 스캐럽’ 등이다. 이 부사장은 “심플하면서도 공격적인, 비행기 엔지니어들의 독특한 차 디자인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면서 “당시 자동차들은 마치 비행기가 땅 위를 달리는 것 같았고, (인간은) 여기서 ‘앞으로는 자동차가 하늘을 날 수도 있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수준 전비… 국내사 배터리만 전용 플랫폼과 아울러 공력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대거 적용하면서 현대차 역대 최저 공기저항계수인 0.21을 달성한 최초의 차량이기도 하다. 이를 토대로 1회 충전 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현대 전기차 최대인 524㎞(18인치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 기준)나 된다. 같은 모델을 기준으로 전비(전기소비효율)도 6.2㎞/㎾h로 현존하는 전용 전기차 중 세계 최고수치다. 800V 초급속 충전 인프라와 함께 일반 400V 충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올해는 SK온의 배터리를 적용한 뒤 내년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적용해서 출시할 예정이다. 논란이 됐던 중국 CATL 배터리 탑재 계획은 아직 없다고 한다. 77.4㎾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와 53.0㎾h 배터리가 들어간 스탠다드 두 가지 모델로 출시한다. ‘전기차다운’ 성능들도 추가됐다. ‘EV 성능 튠업’ 기술이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차량 내 12.3인치 대화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서 성능이나 운전감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다. 차량 속도에 따라 조명의 밝기가 변하는 ‘속도 연동 실내조명’도 적용했다. 속도를 올릴수록 조명이 밝아져 속도계를 굳이 볼 필요가 없이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속도가 줄면 다시 원래 밝기로 되돌아온다. 28일 사전계약 올해 1만 2000대 판매목표 김흥수 현대차 EV사업부장은 “운전 감성과 안전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만의 독특한 가상 주행 사운드인 ‘전기차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도 최초로 적용됐다. 마치 웜홀을 통과하는 우주선의 이미지를 연상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가격은 세제 혜택을 적용하기 전 5500만~6500만원이다. 이날 공개된 뒤 오는 28일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한다. 9월 중 본격적으로 판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국내 판매목표는 1만 2000대다. 한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 올해 판매를 시작한다. 북미에서는 내년 판매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 “현대 명성 재건”… 현정은 회장 마지막 승부수

    “현대 명성 재건”… 현정은 회장 마지막 승부수

    “정몽헌 회장은 생전 ‘끊임없는 혁신만이 기업의 퇴보를 막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혁신만이 우리의 살길입니다.” ‘왕자의 난’을 비롯한 숱한 경영 위기에 ‘차포’를 떨군 현대그룹. 그나마 그룹의 자존심을 지키는 현대엘리베이터가 198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본사를 충북 충주로 옮기며 ‘충주시대’를 열어젖혔다. 한때 재계 1위에서 중견기업 수준으로 쪼그라든 현대그룹의 옛 명성을 재건하기 위한 현정은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라는 분석이 많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3일 충주 스마트 캠퍼스 대강당에서 ‘미래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회사는 디지털 전환, 혁신 제품 출시 등 5가지 전략과제를 토대로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글로벌 엘리베이터업계 ‘톱5’ 도약 등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는 “혁신 기술을 개발해 도요타의 렉서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같은 고급 브랜드를 내세워 향후 시장을 선도하며 글로벌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첨단 로봇이 즐비한 자동화 공장이다. 17만㎡ 부지에 세워진 공장은 명칭을 ‘스마트 캠퍼스’라고 지을 정도로 고효율의 자동화 설비들이 대거 설치됐다. 이날 미디어에 처음으로 공개된 공장에는 사람이 일하는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의 문과 벽, 천장을 생산하는 1공장(F01) 조립라인에서는 총 45대의 산업용 협동로봇이 바쁘게 제품을 조립하고 있었고, 무인 지게차는 정해진 공정에 맞춰 필요한 자재들을 스스로 운반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공장 사업비는 총 3320억원으로, 4차 산업 혁명의 여러 기술을 구현할 공간으로 조성했다”며 “향후 전체 공정의 자동화율을 78%까지 끌어올리고 생산 규모도 현재 2만 5000대에서 2028년 3만 5000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SK하이닉스가 된 현대전자 시절 경기 이천에 작은 부지를 확보하면서 시작된 현대엘리베이터 이천공장은 연간 2만대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부지가 좁아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회사가 내린 결론이다. 회사가 후보지를 물색하던 중 국토 중앙에 위치해 전국으로 제품을 운송하기 적합한 충주를 낙점했다. 충주에 이 정도 규모의 제조기업이 들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엘리베이터는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그룹의 경영권 분쟁,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굵직한 사업들을 떼어낸 현대그룹의 마지막 알짜사업이다.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의 후계자였던 정몽헌 회장 사후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현대가 며느리’ 현 회장이 충주를 발판 삼아 명가의 지위를 재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 등 지역 정치인 외에도 오너 일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현 회장은 “우리 선조들이 넘나들었던 ‘하늘재’는 문경과 충주를 하나로 잇는 지리적 요충지이자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통로였다”며 “현대엘리베이터는 ‘하늘재’를 닮아 단순히 건물의 층간 이동 수단을 뛰어넘어 미래의 꿈을 현실화하는 통로이자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 미녀 수영복 심사 vs 여군 목욕… 웃지 못할 남북 심리전 역사 현장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미녀 수영복 심사 vs 여군 목욕… 웃지 못할 남북 심리전 역사 현장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치열했던 6·25의 상처로 ‘펀치볼(화채 그릇)’이란 아름다운 이름을 얻은 강원 양구군 해안면 일대는 아픔을 남긴 전쟁 덕에 70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숲을 길러 냈다. 비무장지대(DMZ) 펀치볼 둘레길은 천혜의 숲길이 천연 그늘을 만들어 한여름에도 평지보다 기온이 3도 이상 낮다. 펀치볼 둘레길을 함께 가꾸고 지켜 온 60년 지기 친구들을 만났다. “타원형의 펀치볼은 면적이 여의도의 25배나 되는 땅입니다. 6·25가 말 그대로 휴전이 됐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고도 3년 뒤에서야 이 땅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30년 전까지도 군부대에서 임시 출입증을 받아야 여기 들어올 수 있었어요.” 펀치볼 둘레길 안내센터의 정광규 숲길등산지도사와 사단법인 DMZ펀치볼숲길의 최창식 사무국장은 예순다섯 살 동갑내기 친구다. 두 사람은 양구에서 태어나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고 난 뒤에는 펀치볼 둘레길을 찾는 탐방객을 위해 진심을 다하고 있다. 펀치볼이란 지명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 종군기자가 북한군과 쟁탈전을 벌이던 해발 1240m 가칠봉에서 내려다본 분지가 노을빛으로 물들자 화채 그릇처럼 아름답다고 쓴 기사에서 유래했다. 산림청은 펀치볼을 이루는 1000m 이상의 산봉우리 아래에 총연장 73㎞의 둘레길을 조성해 국가숲길로 지정했다. 정 등산지도사는 펀치볼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부부소나무 전망대에서 북한과 접하고 있어 벌어졌던 흥미진진한 근현대사를 풀어 놓았다. 가칠봉 정상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수영장이 있는데, 여기서 1992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한 미녀들의 수영복 심사가 있었다는 것이다.“이곳은 남한과 북한이 치열한 심리전을 벌였던 현장입니다. 하지만 불과 30년 전에 탤런트 이승연씨가 가칠봉 수영장에서 수영복 심사를 받았다고 하면 다들 이상하다고 그러죠. 북한군은 박달봉 계곡에서 여군들이 목욕을 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술술 풀어내는 재미나는 얘기와 친철한 안내 덕분에 정 지도사는 펀치볼 둘레길 탐방객들로부터 ‘자상함의 끝판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마침 비가 몹시 내린 다음날 부부소나무 전망대를 오르는 길에는 산양과 고라니의 발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둘레길을 오르는 길에는 붉은 흑색으로 산화한 폭탄의 철제 파편이 아직도 눈에 띄었다. 금강초롱, 백작약 등 한군데서 70가지의 다양한 식생을 볼 수 있는 숲길이기도 하다. 펀치볼이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거대한 분지 지형이 만들어진 것은 수천만년 동안 단단한 변성암이 해안면 일대를 둘러싼 산봉우리들을 형성하고, 가운데 화강암은 풍화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라고 정 지도사는 전했다. 해안면이란 지명도 바다란 의미가 아니라 옛날에 뱀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돼지 해(亥) 자와 편안할 안(安) 자를 써서 해안면인데, 뱀 때문에 주민들이 밖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겪자 어느 스님이 돼지를 키우라고 조언했다. 돼지가 뱀을 먹어치우면서 주민들이 편안하게 살게 되자 해안면이란 이름이 붙게 됐다. 최 사무국장은 펀치볼 주민들이 전쟁의 상처를 이겨 낸 역사를 들려줬다. 그는 아들의 생일잔칫날 지뢰 때문에 사망한 아들 친구를 잊을 수 없다. “1960년대만 해도 일년에 한 번은 지뢰 사고로 주민들이 사망했다”면서 “아들 생일잔치에 초대했던 친구가 외삼촌이 토끼몰이하는 것을 구경 갔다 지뢰사고로 영영 못 올 곳에 갔다”면서 아픈 기억을 돌이켰다.펀치볼에는 전쟁 이후 1956년 정부가 북한에 보여 주기 위한 전시용 주택을 지으면서 180가구가 처음 입주했다. 전쟁 전에는 1000여명이 살던 지역이었지만, 대부분 북한으로 가면서 아직 땅 소유권 분쟁이 진행 중이다. 현재 해안면 인구는 1200여명이나 외국인 인력 700~800명이 버스를 수십대씩 타고 사과밭과 감자밭에 일하러 온다. 작은 마을에 2000여명이 상주하다 보니 웬만한 중견기업 수준이라고 최 국장은 덧붙였다. 산림청이 2011년부터 숲길을 개설하면서 하루 200명이 사전 예약을 거쳐 펀치볼 둘레길을 탐방할 수 있다. 지뢰 지대는 둘레길 가운데 먼멧재길에 일부 있으며 등산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돌아볼 수 있다. 2020년 수해가 났을 때는 지뢰 지대의 출입이 통제됐다. 지역주민 20여명이 참여해 사단법인 DMZ펀치볼숲길을 만들어 11년째 탐방객들에게 숲밥을 대접하고 있다. 질경이, 고사리, 돼지감자 조림 등 펀치볼에서 난 농작물로 만든 음식 맛에 반한 탐방객들은 밥값 이상으로 감자, 시래기, 사과 등을 사 간다. 10년간 숲밥을 짓던 한 양구 주민은 손맛을 인정받아 산림교육센터인 국립춘천숲체원으로 스카우트되기도 했다. 펀치볼 둘레길을 가꾸고 지켜 온 두 친구의 꿈은 펀치볼을 둘러싸는 가칠봉, 대우산, 도솔산, 먼맷재 등의 봉우리를 잇는 군부대 보급로를 개방해 이곳을 세계적 명소로 키우는 것이다. 군부대의 지프가 지나다니는 길은 70년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원시림에 가까운 숲길을 걸을 수 있다. 먼맷재 정상에서는 금강산의 비로봉을 맨눈으로도 희미하게 볼 수 있다. 설악산과 북한의 금강산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은 펀치볼 숲길만의 자랑이다. 지뢰의 공포를 이겨 내고 돌무더기였던 펀치볼을 농토로 일군 양구 주민들이 몸과 마음의 평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둘레길로 초대한다.
  •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취임 후 첫 기자회견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취임 후 첫 기자회견

    “혁신 교육을 넘어 포용 교육으로 미래 인재를 육성하겠습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13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취임 첫 기자회견을 열고 포부를 밝혔다. 이 교육감은 “모두의 꿈이 실현되는 다양성 교육을 추진하겠다”며 “공부를 원하는 학생은 더 깊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미래기술을 반영한 직업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또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를 강화하기 위해 광주진로진학교육원을 조직해 운영하고 학생 개별 대입 전문 디렉터 양성, 맞춤형 진로진학 상담 서비스를 통해 학생 특성에 맞는 진로진학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이 교육감은 특히 “상상이 현실이되는 미래교육을 추진하겠다”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해 4차산업혁명기술을 학교교육에 도입하고 에듀테크를 활용한 최첨단 미래교육으로 광주학생들을 미래인재로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을 설치하고 특별한 시점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100인 100분 토론회’ 등도 개최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학 중 학교급식 시범운영’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시범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며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안착시킬 예정이다”고 밝혔다. 청사 이전과 관련해서는 “현재 TF팀을 구성해 예산마련, 이전부지 선정 등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 남대문경찰서, 학교 밖 청소년 재능기부 프로젝트 ‘꾸밍’ 추진

    남대문경찰서, 학교 밖 청소년 재능기부 프로젝트 ‘꾸밍’ 추진

    서울 남대문경찰서(서장 김종관)와 중구청소년지원센터(센터장 김홍준)는 학교 밖 청소년에게 미술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해당 작품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꾸밍’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꾸밍은 ‘꿈’과 현재진행형을 의미하는 ‘ing’를 합한 것으로, 학교 밖 청소년의 꿈을 계속 이어나가길 바라는 마음과 글씨를 꾸민다는 의미를 담았다. 경찰과 센터는 소외된 학교 밖 청소년에게 팝아트 등 미술교육을 진행하고 이를 활용해 메뉴판을 제작, 인근 지역 소상공인에게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봉사심과 사회적응력, 성취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남대문경찰서와 청소년지원센터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활동을 벌여 꾸밍 프로젝트 참여 청소년을 모집했고 전문강사를 연계해 7주간의 팝아트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 12일에는 청소년들이 제작한 메뉴판을 중림동 소재 ‘홍반장 떢볶이’에 전달했다. 업주는 “낡고 노후된 메뉴판을 교체하고 싶어도 소액으로 해야 해서 설치 업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경찰과 학생들이 도와줘서 너무 고맙고 학생들에게 더 맛있는 음식을 해주면서 베풀며 살겠다”고 말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청소년은 “내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설레고 뿌듯했고 코로나로 힘들어 하시던 분들을 도울 수 있게 돼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상준 남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학교 밖 청소년들의 재능기부 봉사활동이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나눔의 기쁨을 느끼게 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여기는 남미] 마취 여성 환자에게 ‘몹쓸짓’ 한 의사…수술실 카메라에 딱걸려

    [여기는 남미] 마취 여성 환자에게 ‘몹쓸짓’ 한 의사…수술실 카메라에 딱걸려

    마취한 여성 환자에게 몹쓸 짓을 한 30대 브라질 의사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의사에게 여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경찰은 11일(현지시간) 마취전문의 글로바니 베세라(32)를 성범죄 혐의로 체포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다물레르 병원에 근무해온 그는 제왕절개를 위해 수술실에 들어간 임신부를 마취한 뒤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있다. 범행 당시 수술실에는 의사와 동료들이 있었지만 가림막이 설치돼 있어 그의 범행을 직접 본 목격자는 없었다. 하지만 그의 성범죄는 동료들이 몰래 설치한 카메라에 딱 잡혔다. 동료 의사들은 "베세라가 점점 센 마취약을 많이 사용하는 게 이상해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의심은 적중했다.  동료들은 베세라가 휴지통에 버린 거즈를 수거해 영상과 함께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병원에서 몹쓸 짓을 당한 여자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여자는 "(마취 후) 그저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했다. 내가 성범죄를 당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브라질 경찰은 "범인을 잡은 건 합리적 의심을 한 동료 의사들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이었다"면서 "완벽한 증거를 잡아 경찰에 넘겼다"고 말했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베세라는 평소 의심을 살 만한 말을 자주 했다. 특히 여성의 가슴 위를 가리기 위해 설치하는 수술실 가림막을 더 높이자고 주장하곤 했다. 익명을 원한 한 의사는 "도대체 그런 주장을 왜 하는지 아무도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그 말만으로도 무언가 일을 벌이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베세라의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증언을 종합할 때 최소한 2명의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한편 기소 후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베세라에겐 징역 8~15년이 선고될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 “전장연 20년이 장애인들 일상 바꿔…인권 보편성 확장은 여전히 부족해”[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전장연 20년이 장애인들 일상 바꿔…인권 보편성 확장은 여전히 부족해”[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얼마 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장애인 단체의 출근길 지하철역 집회를 두고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공언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안정감으로 승진하고 서울청장까지 맡은 김 청장의 아연실색할 망언이었다. 공감능력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 지구 끝은커녕 집 밖에서 뜻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이들에게 또 한 번 깊은 좌절감을 안겼음은 물론이다. 분개의 마음을 갖기는 인권활동가 이구원(32)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 집회의 자유, 권리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다. 그냥 현 정권의 코드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아 안쓰럽기도 했다”고 잘라 말했다. “잡아가려면 잡아가 보라지요. 2년 전 장애인단체 활동가 3명이 장애인 이동권 요구 시위에 대해 집시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그분들은 벌금을 내는 대신 구치소를 선택했어요. 하지만 구치소에 장애인을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 자체가 없으니 바로 나오게 됐죠.” ●선천성 사지절단증 장애인 이씨는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하는 ‘인권연대 숨’의 활동가다. 지난 7일 이씨를 만났다. 통성명하며 인사를 나눈 뒤 건넨 명함은 그를 돕는 활동지원사가 대신 받았고 이씨의 명함 역시 활동지원사가 대신 전해줬다. 이씨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다. 선천성 사지절단증 장애인이다. 문서 작업을 해야 할 때는 특별히 제작된 막대기를 입에 물고 컴퓨터 키보드를 눌러야 한다. 1분에 120~130타를 치는 느린 속도다. 하지만 그는 장애인 인권운동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활동 공간인 ‘인권연대 숨’은 장애인 인권단체가 아니라 인권교육, 역사 현장 평화기행 사업, 회원 소모임 등을 작지만 알차게 진행하는, ‘아주 보통의’ 인권단체다. 이씨는 지난해 2월부터 이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2018년부터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서 3년 가까이 장애인 동료 상담, 초·중등학생 상대 장애인 이해 교육 등의 일을 하다가 아예 인권활동가로 나선 셈이다. 장애인 인권뿐만이 아닌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 즉 인권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인권은 모든 인간이 가진 보편적인 권리이고 장애인, 비장애인을 분리하지는 않는다”면서 “개인의 특성 때문에 활동 공간이 달라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씨는 “인권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워 왔고, 내가 이미 인권을 침해받는 차별적 경험을 해왔음을 뒤늦게 자각한 것이 인권운동의 계기라면 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예컨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같은 장애인 인권운동 단체가 아닌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을 법했다. 그는 “전장연을 지지하고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전장연 주최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장연의 20년에 걸친 활동이 있어서 장애인들의 일상이 많이 바뀔 수 있음을 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고 그것은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확장”이라고 말했다. 거듭된 우문(愚問)에 돌아온 현답(賢答)이었다. 장애인은 장애인 단체에서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 자체가 편견이자 차별적 시각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물론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과 삶에 기반한 분야를 특화시킨 운동만큼 강력한 추동력을 가질 수는 없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그의 각별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단체에서 독서모임, 글쓰기모임을 같이 하고 지역인권 이슈를 발굴하는 한편 인권강좌 중 장애인권 교육도 맡고 있습니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는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월 530시간 활동지원사 도움받아 이씨는 “저상버스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실제로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컸던 만큼 본격적인 인권운동을 하기 전까지는 저상버스를 확대하기보다는 장애인 콜택시 운영을 늘리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저상버스는 장애인만이 아닌 유아차를 미는 부모,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어린아이 등 비장애인을 포함한 모두의 이동권과 관련 있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저상버스의 여러 지역별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관련 제도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이씨는 “서울은 도입률이 50% 정도 되지만 전국적으로는 28% 정도에 불과하며 저상버스 이동 현황 등을 담은 저상버스 운영정보시스템 앱 개발·보급 등도 부족하다”면서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저상버스를 보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상버스를 중심으로 보편적 이동권을 높이고 장애인 콜택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를 포함해 세 명의 활동가가 있는 ‘인권연대 숨’은 휴식의 권리,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월~목 주 4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쉬는 날에는 집에서 영화도 보고, 책도 보고, 친구들 만나 술 한잔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월 530시간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단체 활동 및 개인 생활을 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개인의 무능함 정도를 정부로부터 검증받아서 부여받는 활동 지원 시간”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애등급제는 폐지됐다고 하지만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기 위해 사실상 심사를 받아야 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의 삶은 어릴 때부터 TV 등 언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되곤 했다. 자서전 ‘오체불만족’을 써서 화제를 모았던, 비슷한 장애를 딛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의 오토다케 히로타다(46)와 비교되기도 했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가 바람 어릴 적부터 천주교 공동체에서 생활하며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선교사로 살던 그의 삶의 방향은 인권의 가치를 놓고 급전환했다. 하지만 그는 그 변화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는 않았다. 실제 그의 얘기를 들으면 인권활동가로 나서게 된 특별한 각성의 순간이 따로 필요하지는 않은 듯했다. 어찌 보면 삶의 매 순간이 특별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태어난 직후부터 유소년 시절을 천주교 수도원에서 공동체 생활을 했고, 학교를 다니지 않고 검정고시를 치르고서 대학에 간 특별한 이력을 가졌다. 2014년 방한한 프란체스코 교황을 따로 만나 얘기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씨는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스스로 선택한 삶이 없이 엄격한 규칙 속에서 종교적 생활을 해야 했다”면서 “비록 원했던 역사학과가 아닌 신학과를 가야 했지만 대학에서 선후배들과 어울리며 비로소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부터 본격적인 자립 생활을 시작했고,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며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며 돈을 벌고, 인권운동단체에서 일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도 그 이후의 일들이다. 그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혹시라도 확진 판정을 받아 돌봄(활동지원 서비스)을 받지 못할까 봐 걱정이 많았는데 잘 넘겨서 다행”이라며 배시시 웃었다. 서른두 살 청년으로서 이씨는 별 바람이 없다지만 슬며시 풀어내는 꿈은 크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를 비롯해 인권운동 분야에서 자신의 책임성을 더욱 높이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희망과 함께 “같이 노력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권을 포함해서 계속 활동하겠지만 계획이나 목표를 정교하게 설정해서 사는 것은 제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얼핏 보면 낙천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내성적인 면도 많다 보니 현실에 안주하려고 할 때도 있어요. 아무튼 나이 먹어도 꼰대는 되지 말아야죠. 그러려면 계속 공부해야 하고요. 세상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후회를 덜 남기는 삶을 살고 싶네요.” 
  • “엔딩과 랜딩, 한 끗 차이일 뿐”… 간판 뗀 주짓수 관장의 통찰

    “엔딩과 랜딩, 한 끗 차이일 뿐”… 간판 뗀 주짓수 관장의 통찰

    망한 자영업자에겐 어떤 희망이 있을까. 거기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과, 끝이 아닌 다음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한 끗 차이다. 겪어 보지 않은 자의 공허한 충고가 아닌 까닭은 지난해 12월 운영하던 주짓수 도장의 간판을 내린 이원석 시인이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 시인은 그걸 ‘엔딩과 랜딩’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엔딩은 완전히 끝나는 것이고, 랜딩은 완전히 끝나지 않고 연착륙을 해서 다음 세계가 열릴 수 있는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겪는 엔딩을 랜딩으로 만드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202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 시인이 최근 첫 시집 ‘엔딩과 랜딩’을 냈다. 12일 인천에서 만난 이 시인은 “계속 버티다가 폐업하고 지금은 아는 동생이 차린 체육관에서 사범을 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말장난 같은 엔딩과 랜딩이 짝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이 시인은 “엔딩이 완전한 파멸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위해 닫히는 하나의 중간종결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면 짝을 이룰 수 있다”며 “살아가면서 생겨나는 수많은 끝과 시작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현실과 꿈과 무의식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어떤 새로운 모험의 결과물들을 부려 놓을지 기대를 갖게 된다”던 2년 전 신춘문예 심사평처럼 그의 시집에는 과학소설(SF) 같은 세계관이 펼쳐진다. 우주와 행성, 인공위성, 로봇, 나사, 볼트 등을 맞물려 언어로 직조한 그의 시 세계는 현실의 인간 이야기를 전하는 한편으로 어떤 특별한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이 시인은 “SF 요소들을 통해 독자들이 익숙한 이미지를 차용하면 자연스럽게 세계관이 생기고 그 안에서 놀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시인은 또 “보편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과정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그 사람이 살아가는 구조와도 필연적으로 맞닿아 있다. 그는 “아주 단단한 구조를 갖춘 사회 속 한 존재가 그 구조에서 생기는 모순에 작용받는 것도 시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 밝지 않은 분위기의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은 그가 다루는 인간의 감정을 부각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시집에 실린 시는 대체로 길어 단박에 읽기가 쉽지 않다. 특히 6개월에 걸쳐 완성한 ‘Long Walk’는 한 편의 대서사시다. 이 시인에게 긴 시는 일종의 자유를 상징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배웠던 시들은 기승전결이 있고 딱딱 떨어지는 시였는데, 정형화된 사고를 벗어나는 게 힘들더라”며 “어느 순간 그런 시들이 답답해 더 자유로울 순 없을까 고민했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쏟아져 내려와 하나의 세계를 형성하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첫 시집이 당연히 기쁘지만 이 시인은 너무 들뜨지 않았다. 이 또한 다음 시집을 위한 하나의 과정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시인은 “어떤 시를 써야겠다는 것보다는 내 삶의 과정이 시로 담겼으면 좋겠다”면서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감정에 따라 다른 시를 쓸 텐데, 그런 의미로 본다면 첫 시집은 시인으로서 첫 엔딩이자 첫 랜딩”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 법리로 李 넘고… 윤심으로 친윤 제압…權力, 권성동의 힘[INTO]

    법리로 李 넘고… 윤심으로 친윤 제압…權力, 권성동의 힘[INTO]

    지난 8일 오전 2시 45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내리면서 국민의힘은 미증유의 혼돈에 빠져들었다. 오전 8시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불복 의사를 방송에서 밝히면서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오전 9시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당대표 유고 시 권력승계 1순위였기 때문이다. 1시간 뒤 권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단호한 어조로 자신이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선언했다.  ●신속하고 질서정연한 갈등 봉합 이후 주말 사이 당내 한편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로 새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권 원내대표는 이마저도 진압했다. 11일 권 원내대표가 잇따라 주재한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참석자들은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공개적인 반발을 하지 않았고 권 원내대표와 같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조기 전대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도 침묵을 지켰다. 이처럼 신속하고 질서정연한 갈등 봉합은 예상 밖이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2일 “권 원내대표가 법리로 이 대표를,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으로 조기 전대 주장을 펴는 일부 친윤계를 제압했다”고 했다. 실제 권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윤 대통령과 만나 정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황상 윤 대통령이 조기 전대보다는 직무대행 체제가 맞다는 권 원내대표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후 당의 기류가 직무대행 체제로 일사불란하게 정리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권 원내대표는 정권 출범 두 달 만에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겸하는 ‘원톱’으로 우뚝 올라섰다. 정권 초 집권여당에서 당과 국회를 아우르는 ‘1인 2역’을 맡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윤 대통령의 강릉 친구로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가 공식적으로도 당의 최고권력을 한 손에 거머쥔 셈이다.  검사 출신인 권 원내대표는 유년시절부터 신문 읽기를 좋아했다. 특히 정치 면은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3김 정치, 40대 기수론, 이철승 의원의 중도통합론을 읽는 게 재미있었다. 정치인 계보를 줄줄 외울 정도였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 때 앞집에 강릉지청 검사가 이사 오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진다. 교사였던 아버지가 그 검사에 대해 얘기하면서 “판검사가 돼라”고 권유한 것이다. 정치인을 꿈꿨던 권 원내대표는 아버지의 소원대로 검사가 됐고, 인천지검 특수부장을 마지막으로 옷을 벗었다.  ●‘탄핵 5적’ 등 정치적 수난 겪어 그리고 마침내 정치에 입문하면서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뤘다. 2009년 재보궐선거로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정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20대 국회 하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은 운명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 때문에 친박(친박근혜) 강경파에게 찍혀 ‘탄핵 5적‘으로 몰렸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사건에 휘말려 기소된 지 4년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기도 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해 기호 10번을 달고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등 역경을 이겨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권 원내대표에게 고진감래의 기회가 왔다. 지난 4월 윤심을 업고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은 시작에 불과했고, 이번에 당대표 직무대행을 겸하면서 그는 정치 인생 최고의 권한을 손에 쥐게 됐다.  다른 말로 하면 그의 정치력은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그래서 지금 그의 위상을 두고 정치권에선 ‘잘하면 영광의 면류관, 못하면 독이 든 성배’라는 얘기가 나온다. 1인 2역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당내 권력을 공고히 하면서 내년 전당대회에서 정식 당대표가 될 수 있고, 나아가 더 큰 꿈을 꿀 수도 있다. 반면 기대에 못 미치면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고 추락할 수도 있다. 권한을 홀로 가진 만큼 책임도 홀로 져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우선 추락한 대통령의 지지도와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이 대표 징계 이후 흔들리는 2030 젊은층 지지를 붙드는 것도 발등의 불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운신의 폭이 좁다는 것도 취약점이다. 경쟁자일 수도 있는 다른 윤핵관들을 제압하거나 보듬어야 하는 것도 숙제다. 정치권 관계자는 “역사상 가장 불리한 여당 수장이라 할 만하다”고 했다. ●이준석 혁신위’ 참석 권력 의지 지금까지 나타난 그의 장점은 추진력과 권력 의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사실상 이 대표 조직으로 평가되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 참석했다. 그런 조직이라면 보통은 외면하거나 없앨 법도 한데, 그는 그것을 ‘접수’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누가 뭐래도 자신이 당대표임을 주지시킨 행보라 할 수 있다. 앞서 그는 지난달 일부 친윤 의원이 계파 조직 성격의 ‘민들레’ 모임을 발족하려 하자 일거에 무산시켰다.  유년시절부터 독학으로 정치를 공부한 그의 노력이 지금 여당 수장의 리더십으로 만개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무리 잘해도 ‘필요조건’일 뿐이다. 정치의 본질은 민심을 얻는 것이라고 보면, 민심을 감동시키는 ‘충분조건’을 달성해야 그의 유년시절 꿈을 진정으로 이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넷플릭스, 드라마 말고 예능도” 한국서 투자 늘린다

    “넷플릭스, 드라마 말고 예능도” 한국서 투자 늘린다

    영화와 드라마로 유명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서 예능 콘텐츠를 대폭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드라마 분야에서 나아가 예능 프로그램까지 적극 투자해 시청자들과 만나겠다는 구상이다. 넷플릭스는 12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국내 언론과 만나 “올해 하반기부터 오리지널 예능을 한두 달에 하나씩 꾸준히 공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넷플릭스 콘텐츠 팀에서 예능(논픽션) 분야를 담당하는 유기환 매니저는 “지금까지 넷플릭스는 예능 제작에 있어 첫걸음 단계였다. 앞으로 예능을 보려고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2018년 ‘범인은 바로 너‘를 시작으로 ‘투게더’(2020), ‘백스피릿‘(이하 2021), ‘신세계로부터’, ‘먹보와 털보’, ‘솔로지옥’까지 총 6개의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백스피릿‘부터 ‘솔로지옥’까지 최근 네작품이 세 달간 몰아서 나온 것이다. 유 매니저는 “많은 시청자들이 아직은 ‘넷플릭스에 예능이 있긴 하느냐‘고 말씀하시는데, 지난해 말에야 많은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촬영 후 런칭까지 제작 기간을 더 단축해 빠른 시간 내에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솔로지옥’의 경우 글로벌 톱10 순위에도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얻었지만, 다른 예능의 경우 국가별 문화 차이 등의 이유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유 매니저는 “기획안을 받을 때부터 국내 시청자의 취향을 먼저 고려한다”며 “예능은 웃음 코드 등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어 해외에서 반응이 적더라도 국내에서 호응이 크다면 절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내부에서는 ‘솔로지옥‘보다 ‘먹보와 털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게 한 예다. 그는 “주당 2회차씩 28일에 걸쳐 공개된 ‘솔로지옥’은 총 41일 동안 국내 10위권 안에 머물렀지만, ‘먹보와 털보’는 한꺼번에 공개됐는데도 30일 동안 10위권을 지켰다”며 “국내 예능 프로그램 중 처음으로 톱10 리스트에 오른 작품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유 매니저는 “100% 사전 제작 형식이라서 시청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제작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방송국과 협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을 넷플릭스에서 동시에 공개하거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을 한 방송국 채널에 독점 제공하는 방안 등도 도입할 게획이다. 넷플릭스는 하반기에 4개의 오리지널 예능을 잇달아 선보인다. 조수미, 임재범 등 국내 아티스트들이 꿈의 무대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음악 예능 ‘테이크1’, 유재석·이광수·김연경이 전국 방방곡곡의 장인을 찾는 ‘코리아 넘버원’, 몸매에 자신 있는 남녀 100명이 펼치는 서바이벌 ‘피지컬: 100’, ‘솔로지옥’ 시즌 2 등이다.
  • 정치인생 최고 권력 거머쥔 권성동, 영광의 면류관인가, 독이든 성배인가

    정치인생 최고 권력 거머쥔 권성동, 영광의 면류관인가, 독이든 성배인가

    지난 8일 오전 2시 45분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내리면서 국민의힘은 미증유의 혼돈에 빠져들었다. 오전 8시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불복 의사를 방송에서 밝히면서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오전 9시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당대표 유고시 권력승계 1순위였기 때문이다. 1시간 뒤 권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단호한 어조로 자신이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선언했다. 이후 주말 사이 당내 한편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로 새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권 원내대표는 이마저도 진압했다. 11일 권 원내대표가 잇따라 주재한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참석자들은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공개적인 반발을 하지 않았고 권 원내대표와 같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조기 전대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도 침묵을 지켰다. 이처럼 신속하고 질서정연한 갈등 봉합은 예상 밖이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2일 “권 원내대표가 법리로 이 대표를,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으로 조기 전대 주장을 펴는 일부 친윤계를 제압했다”고 했다. 실제 권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윤 대통령과 만나 정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황상 윤 대통령이 조기 전대보다는 직무대행 체제가 맞다는 권 원내대표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후 당의 기류가 직무대행 체제로 일사불란하게 정리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권 원내대표는 정권 출범 두달만에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겸하는 ‘원톱’으로 우뚝 올라섰다. 정권 초 집권여당에서 당과 국회를 아우르는 ‘1인 2역’을 맡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윤 대통령의 강릉 친구로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가 공식적으로도 당의 최고권력을 한 손에 거머쥔 셈이다. 검사 출신인 권 원내대표는 유년시절부터 신문 읽기를 좋아했다. 특히 정치면은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3김 정치, 40대 기수론, 이철승 의원의 중도통합론을 읽는 게 재미있었다. 정치인 계보를 줄줄 외울 정도였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 때 앞집에 강릉지청 검사가 이사오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진다. 교사였던 아버지가 그 검사에 대해 얘기하면서 “판·검사가 돼라”고 권유한 것이다. 정치인을 꿈꿨던 권 원내대표는 아버지의 소원대로 검사가 됐고, 인천지검 특수부장을 마지막으로 옷을 벗었다. 그리고 마침내 정치에 입문하면서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뤘다. 2009년 재보궐선거로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정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20대 국회 하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은 운명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 때문에 친박 강경파에게 찍혀 ‘탄핵 5적‘으로 몰렸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사건에 휘말려 기소된지 4년만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기도 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해 기호 10번을 달고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등 역경을 이겨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권 원내대표에게 고진감래의 기회가 왔다. 지난 4월 윤심을 업고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은 시작에 불과했고, 이번에 당대표 직무대행을 겸하면서 그는 정치인생 최고의 권한을 손에 쥐게 됐다. 다른 말로 하면 그의 정치력은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그래서 지금 그의 위상을 두고 정치권에선 ‘잘하면 영광의 면류관, 못하면 독이 독이 든 성배’라는 얘기가 나온다. 1인 2역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당내 권력을 공고히 하면서 내년 전당대회에서 정식 당대표가 될 수 있고, 나아가 더 큰 꿈을 꿀 수도 있다. 반면 기대에 못미치면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고 추락할 수도 있다. 권한을 홀로 가진 만큼 책임도 홀로 져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우선 추락한 대통령의 지지도와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이 대표 징계 이후 흔들리는 2030 젊은층 지지를 붙드는 것도 발등이 불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운신의 폭이 좁다는 것도 취약점이다. 경쟁자일 수도 있는 다른 윤핵관들을 제압하거나 보듬어야 하는 것도 숙제다. 정치권 관계자는 “역사상 가장 불리한 여당 수장이라 할 만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나타난 그의 장점은 추진력과 권력의지다. 권 원내대표는 12일 사실상 이 대표 조직으로 평가되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 참석했다. 그런 조직이라면 보통은 외면하거나 없앨 법도 한데, 그는 그것을 ‘접수’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누가 뭐래도 자신이 당대표임을 주지시킨 행보라 할 수 있다. 앞서 그는 지난달 일부 친윤 의원이 계파 조직 성격의 ‘민들레’ 모임을 발족하려 하자 일거에 무산시켰다. 유년시절부터 독학으로 정치를 공부한 그의 노력이 지금 여당 수장의 리더십으로 만개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무리 잘해도 ‘필요조건’일 뿐이다. 정치의 본질은 민심을 얻는 것이라고 보면, 민심을 감동시키는 ‘충분조건’을 달성해야 그의 유년시절 꿈을 진정으로 이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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