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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셋집 주인이 중국인…한국 부동산 쓸어담는 王서방

    전셋집 주인이 중국인…한국 부동산 쓸어담는 王서방

    최근 제주도는 중국자본인 신해원 유한회사와 170필지 40만748㎡ 규모의 송악산 일대 토지 매매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일부 토지의 등기 이전을 마쳤다. 토지 매입비는 583억원. 신해원에 190억원에 팔았던 걸 393억원을 더 얹어서 되사는 셈이다. 송악산 사례처럼 한국 부동산을 중국인에게서 웃돈을 주고 되사는 일이 앞으로 더 잦아질지도 모르겠다. 중국인의 국내 토지 및 주택 보유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어서다.국민의힘 홍석준(대구 달서구갑·초선) 의원이 국토교통부의 ‘외국인토지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3년 6월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한국 토지는 전국 18만 1391개 필지로 나타났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살펴보면 서울(12조 1861억원), 경기(5조 5099억원), 인천(2조 7294억원), 전남(2조 5287억원), 부산(2조 1978억원) 등 순이었다. 이 중 중국 국적자의 토지보유는 2016년 2만 4035건에서 2023년 상반기 7만 2180건으로 7년 사이 3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적 기준으로는 2016년 1609만 4000㎡에서 2023년 상반기 2081만 8319㎡으로 증가했으며, 공시지가 기준으로는 2조 841억원에서 3조 693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외국인 보유 한국 토지의 약 40%가량을 중국인이 가지고 있는 셈이다.중국인의 한국 주택 소유 역시 증가했다. 중국인의 공동주택 소유는 지난해 12월 4만 3058호에서 2023년 6월 기준 4만 5406호로 2348호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공동주택 소유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은 4만 8467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인의 한국 토지 및 공동주택 보유 증가로, 정작 우리 국민의 주거 안정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 마포구 30대 직장인 A씨는 “국내 출장차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에서 아파트 단기임대를 알아본 적이 있는데, 공동주택의 호스트가 중국인인 경우가 허다했다”고 전했다. 특히 내집 마련의 꿈을 접고 중국인 집주인이 소유한 주택에 임차인으로 살야아 하는 상황이 점차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확정일자를 받은 외국인 임대인이 2016년 8604명, 2017년 8371명, 2018년 9190명, 2019년 1만 114명, 2020년 1만 1152명, 2021년 1만 2256명, 2022년 1만 7488명, 2023년 1만 777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이에 대해 홍 의원은 우리 국민도 중국에서 토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양국 간 상호주의 원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우리 국민은 중국에서 토지를 소유할 수 없는 등 부동산 취득에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만 일방적으로 국내 부동산 소유가 증가하게 되면 향후 국가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인의 부동산 취득에 대해 상호주의 적용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이것도 신년사라고/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이것도 신년사라고/서강대 교수(매체경영)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 우리가 익히 아는 속담들이다. 얘기할 때 곧잘 등장한다. 그러나 단언컨대 요즘 세대들은 열이면 아홉은 무슨 말인지 모른다. 강의해 보면 안다. 모두가 멀뚱멀뚱 쳐다본다. 하기야 유년 시절 시골에서 자란 나도 가래와 써레를 구별하지 못한다. MZ세대들에게는 대략난망한 물건들이다. 가래는 물론 호미도 아는 이가 드물다. 부뚜막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상상 속의 공간일 뿐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는 더더욱 모른다. 이처럼 세월이 감에 따라 이해가 어려운 말들이 종종 나타나게 된다. 그릇된 학설이 그럴듯하게 인용되는 경우도 있다. 비커 속의 개구리가 예가 된다. 흔히 기업가, 정치인들이 걸핏하면 인용하는 사례다.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즉시 뛰쳐나온다. 그러나 개구리를 찬물이 담긴 비커에 넣고 서서히 끓이면 그냥 삶겨 죽게 된다. 현실에 안주하고 타협해 결국 망가지고 마는 현상을 경고할 때 자주 인용된다. 이른바 ‘삶은 개구리 증후군’이다. 문제는 이 학설이 이미 한물갔다는 데 있다. 폐기 처분에 가까운 주장이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개구리는 물이 뜨거워지면 뛰쳐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에피소드는 여전히 등장한다. 새해가 되면 재벌 총수, 정치인들이 한마디씩 한다. 언론은 또 이를 받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경우에 따라 친절하게 해석까지 덧붙인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해현경장’(解弦更張)이 그가 내놓은 신년사다.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제대로 음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한나라 사상가 동중서가 한무제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을 듣고 감동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거문고를 직접 본 사람은 드물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악기의 줄이 어쩌고저쩌고하며 교훈을 들먹인 것이다. 최 회장은 한(漢)나라에 살고 있나 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택상주’(麗澤相注·두 개의 맞닿은 연못이 서로 물을 대어 주듯이 공존하는 것)를 내놓았다. 이택상주, 한문을 꽤 한다고 자부하는 나도 처음 접했다. 이런 난해한 고사성어를 신년사로 들은 신한은행그룹 임직원의 반응이 궁금하다. 이같이 시대에 뒤떨어진 신년사는 사라질 법도 한데 여전히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 재벌을 대표하는 한경협 류진 회장이 내놓은 신년사는 ‘심상사성’(心想事成)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오랫동안 꿈을 그린 자, 마침내 그 꿈의 주인공이 된다”는 프랑스 작가 앙드레 말로의 말과 비슷하다. 앙드레 말로의 말은 쉽고 가슴에 와닿는다. 그러나 류 회장의 말은 어렵다. 인터넷을 뒤져 봐야 겨우 뜻을 알게 된다. 지금의 한글세대에게는 모르는 한자들의 나열일 뿐이다. 감동은 없다. “가난한 내가 /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눈 내린 겨울날 종종 등장하는 백석의 시다. 그러나 이런 절창도 지금 세대에게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세상이 바뀌었다. 한국의 기업가, 정치인 등 유명 인사들이 내놓는 쌍팔년도식 신년사는 이제 그만 사라질 때가 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들려오는 인공지능(AI), 로봇 얘기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왔음을 말한다. AI는 이제 과거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 이상으로 우리 삶 자체를 뒤집어 놓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시대에 해마다 등장하는 고리타분한 신년사는 허무 아재개그나 다름없다. “라떼는 말이야” 세대가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 中 어이없는 반칙 작전… 날아간 18세 소년의 꿈

    中 어이없는 반칙 작전… 날아간 18세 소년의 꿈

    한국에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강원2024) 첫 금메달을 안겼던 쇼트트랙의 메달 레이스가 중국의 반칙 작전에 멈췄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기대주’ 주재희(18)는 21일 강원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중국 선수의 반칙으로 넘어져 4위에 그쳤다. 전날 남자 1500m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주재희의 2관왕 도전은 하루 미뤄졌다. 이날 결승에서 주재희는 중국 선수 2명과 외로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김유성(16)이 준결승에서 4위에 그쳐 파이널 B(순위결정전)로 밀려난 것이 아쉬웠다. 결승전 시작과 함께 치고 나가며 전력 질주한 주재희는 중국 선수들과 선두다툼을 벌이다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한 바퀴를 다 돌기 전에 미끄러져 넘어졌고, 규정에 따라 심판이 재경기를 선언했다. 재경기를 시작한 주재희는 선두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레이스 중반 중국 선수들의 심한 견제를 받았다. 주재희는 결승선 6바퀴를 남기고 중국 장신저에게 1위 자리를 내줬고, 이어 중국 장보하오가 뒤에서 압박했다. 결승선 5바퀴를 남긴 두 번째 직선주로에서 장보하오는 아예 주재희를 미는 반칙을 저질렀다. 주재희는 장보하오의 왼손에 밀려 그대로 넘어졌다. 그리고 장보하오가 1위, 장신저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판진은 장보하오의 플레이를 반칙으로 판단해 페널티를 부과했고, 금메달은 2위로 들어온 장신저가 가져갔다. 그러나 주재희는 “노골적으로 손을 쓸 줄은 몰랐다. 좋은 경험 했다”며 “비슷한 상황이 또 나온다면 깔끔하게 실력으로 꺾을 것”이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여자 1000m에선 정재희(16)와 강민지(16)가 모두 준결승에서 넘어지는 불운을 겪으며 결국 이날 한국 쇼트트랙은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22일 열리는 남녀 500m에서 다시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루지 기대주 김보근(18)은 남자 싱글 1, 2차 합계 1분 35초 046으로 11위에 올랐다. 한국 루지는 전날 남자 더블에서 김하윤(16)-배재성(17)이 8위, 여자 싱글에서 김소윤(17)이 9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여자 스노보드 최가온(16)은 이날 스위스 락스에서 열린 2023~24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연습 중 부상으로 시즌을 그대로 끝낼 위기에 놓였다. 최가온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그는 월드컵을 마치고 미국으로 이동해 엑스게임에 나간 뒤 강원2024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부상으로 이후 대회 출전을 모두 포기했다.
  • 야구로 치면 겨우 7회말… 남은 2회도 내 호흡대로… 소리판에서 놀다 가야지

    야구로 치면 겨우 7회말… 남은 2회도 내 호흡대로… 소리판에서 놀다 가야지

    한국 나이로 ‘7학년 6반’인데 진짜 노래는 10년 뒤 나올 것 같다고 한다. 목소리가 쉬고 음정이 틀리고 엉망진창이라도 그 노래는 진짜일 것이라고. 평생 라이브만 고집해 온 소리꾼이 눈빛을 반짝거린다. 오체투지를 하듯 나를 음악에 던져야 희로애락이 소리에 스며든다고. 장사익은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마흔여섯 살이던 1994년 대표곡 ‘찔레꽃’으로 무대에 선 후 지금까지도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는 1집 ‘하늘 가는 길’을 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국악도, 대중음악도, 아리아도 아닌, 뭣도 아닌” 소리로 ‘장사익류(流)’로 불리는 독보적 장르를 만들어 냈다. 그는 국내외에서 ‘장사익의 소리판’ 공연을 쉼 없이 펼치며 9장의 정규음반을 발표했다. 다음달 6년 만에 10집을 낸다.다음달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봄날음악회’ 무대에 서는 그를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만났다. 집은 사시사철의 풍경을 품고 있다. 벽 두 면을 튼 2층 거실의 통유리창 너머로 그가 ‘와불’(누워 있는 부처) 같다고 한 인왕산 뒷자락의 봉우리와 능선이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달인 차(茶)와 삶은 고구마를 내온 그는 싱긋 웃으며 차 석 잔을 다 마셔야 인터뷰를 한다고 했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쌀쌀한 기온이 느껴지는 마당 한켠에서 인터뷰 사진을 찍던 그는 몸을 사뿐사뿐 흔들며 ‘찔레꽃처럼 노래했지/찔레꽃처럼 춤췄지/찔레꽃처럼 사랑했지/찔레꽃처럼 살았지’(찔레꽃)를 노래했다. 흥이 일자 ‘젊은 날 떫고 비리던 내 피도/저 붉은 단감으로 익을 수밖에는’(단감)을 재즈 가수처럼 읊조렸다. 장사익은 타고난 가인(歌人)이다. -데뷔 30주년 소회는. “30년이 사흘같이 후딱 지나갔다. 10주년 기념 콘서트 때 ‘10년이 하루’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했고, 20주년 때는 ‘찔레꽃’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섰다. 그때그때의 인생 이야기를 해 왔다. 노래를 하다 보면 내 인생이 보이고, 관객들은 ‘내 이야기를 하네’라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세상에 나와 이렇게 노래하는 게 운명이구나 싶다.” -30주년 공연 계획은. “오는 10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30주년 주제로 ‘나에게 꽃을 준다’는 시(詩)의 한 구절을 마음에 두고 있다. 우리가 남들 좋은 일이 있으면 꽃다발도 건네고 축하도 한다. 그러나 본인에게는 참 가혹하다. 못난이, 바보 천치라고 자기 탓을 하고 스스로 비하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들한테 주는 꽃다발을 자신에게는 주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온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인생’이라고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공연마다 인생의 의미를 담아낸다. “내게 노래는 깨달음을 주는 시이다. 작년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야구나 인생이나 다른 게 없다. 칠순 중반의 나는 야구로 치면 7회 말을 앞두고 있다. 내가 이기고 있다 싶으면 8회, 9회 열심히 점수를 지키기 위해 뛴다. 지고 있다고 하면 더 분발하면 된다. 7회를 기준으로 뒤돌아도 보고 앞도 내다본다. 인생의 순간순간을 담아내는 게 노래다.”-‘장사익류’는 어떤 음악인가. “내 음악이 무엇이다 스스로 평가하는 건 마땅치 않다. 표현하자면 박자를 무시하는 의도적인 박치 아닐까. 내 노래는 100% 시다. 시의 운율이 악보 박자대로 딱딱 맞을 수 없다. ‘찔레꽃’, ‘꽃구경’은 아예 박자가 없다. 무대에서 관객과 교감하면서 내 호흡대로 부른다. 대중들이 처음에는 ‘이게 노래인가’ 하고 의구심을 가졌는데 한 10년 넘으니까 내 노래에 몰입하고 함께 즐긴다.” -음악의 스승이 준 깨달음은. 장사익은 2004년 별세한 천재적인 타악연주가 흑우(黑雨) 김대환을 ‘음악의 스승’으로 꼽는다. 김대환은 열 손가락에 북채, 장구채, 드럼 스틱 등 여섯 개의 채를 쥐고 여러 타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는 ‘프리뮤직’의 창시자다. 오는 3월 1일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트럼펫 최선배, 이광수 민족음악원장, 장사익, 기타리스트 김광석, 색소폰 이정식, 해금 강은일, 오쿠라 쇼노스케(일본 전통 북), 요코자와 가즈야(일본 피리) 등 흑우와 인연이 깊은 한일 정상급 음악인들이 20주기 추모 공연을 연다. “무명 시절 사물놀이패를 쫓아다니며 태평소를 불 때다. 어느 뒤풀이 자리에서 김대환 선생님이 나를 불러내 동요 ‘송아지’를 음정, 박자 다 무시하고 불러 보라고 했다. 열심히 노래했더니 선생님이 ‘너 속으로 박자를 세고 있잖아. 그것도 깨야지’라고 하는 순간 머릿속에 번갯불이 일었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대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데뷔 후에는 선생님이 딱 한마디, ‘너 인기 끌지 마’라고 했다. 난 그 말씀을 음악의 본질로 승부하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불혹을 넘어 데뷔했다. “보험사 영업사원도 뛰고, 가구점, 카센터에서도 일하고 이것저것 많이 했다. 당시 노래하는 게 꿈인지도 잘 모른 채 좌절을 많이 겪었다. 먹고만 살 정도면 불행하겠다 싶어 국악을 공부했다. (피아니스트) 임동창과 죽이 맞아 신촌의 소극장에서 그의 피아노 반주에 이틀간 노래한 게 데뷔 무대가 됐다. 100석 규모의 소극장을 800명이 몰려와 도떼기시장판처럼 떠들썩하게 했다. 그때 관객들에게 참 감사하다.” -소리를 잃을 뻔했다. “지난 7년간 성대결절 수술을 세 번 했다. 두 번 재발해 마지막 수술을 한 후 두 달간 전혀 소리를 내지 못했다. 소리를 질러도 음이 나오지 않아 절망도 했다. 의사가 성대 근육에 상처가 너무 많다고 했다. 한 1년은 매주 클래식 성악 발성 치료를 했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하는데 목 상태가 최상이다. 매일 2시간 운동하고 명상한다. 좋은 소리는 건강한 몸과 정신에서 나온다.” -10집 신곡 의미는. “그간 소리판 라이브로 불러온 노래들을 작년 가을 녹음했다. 타이틀은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는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을 노래한 곡이다. 한상호 시인의 ‘뒷짐’은 한 손으로 가면 외롭기에 두 손으로 뒷짐을 지듯 인생도 어울려 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합창곡이다. 서정춘 시인의 ‘11월처럼’은 자식들이 떠나고 덩그러니 남은 노부부의 이야기를 재즈처럼 불렀고, 허형만 시인의 ‘뒷굽’은 늘 한쪽만 먼저 닳는 구두처럼 기울어진 세상을 노래한다.” -서울신문 봄날음악회 선곡 중 ‘아리랑’이 눈에 띈다. “아리랑은 이 땅에 봄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노래다. 애국가 같기도 하고, 들을 때마다 막 소름이 돋고 정신적인 각오가 생기는 한국적인 노래다. 봄을 아리랑으로 연다는 의미도 크다. 봄날음악회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 -장사익의 노래 인생은. “아이돌 노래가 꽃피는 화려한 봄이라면 내 노래는 굽이굽이 사철의 희로애락이 있다고 할까. 봄이 왔는데도 엉뚱하게 겨울같이 사는 사람들을 보면 철모르는 놈이라고 하지 않나. 늙으면 늙는 대로, 희면 흰 대로 순리대로 산다. 나도 노래도 꾸미지 않고 철 따라 흘러간다.”
  • 월세 1만원, 청년들이 돌아왔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월세 1만원, 청년들이 돌아왔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대한민국이 소멸해 간다는 사실은 굳이 통계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다. 지방은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졌고, 전국 젊은이들을 죄다 빨아들이고 있는 서울에서도 아기 울음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서울신문은 연중 기획을 통해 소멸 5분 전까지 치달은 대한민국의 인구 위기를 진단하고,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현장을 발굴해 희망과 대안을 공유하고자 한다.전남 화순군 인구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6만 1331명이다. 2년 전보다 21명이 늘었다. ‘21’은 화순엔 희망의 숫자다. 추락하기만 하던 인구 그래프가 드디어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층 52명이 새로 유입된 게 인구 순증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청년을 끌어들인 일등 공신은 화순군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만원 임대주택’이다. 청년층의 최대 고민 중 하나인 주거 문제를 파고든 것이다. 화순군은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50채를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세 1만원에 공급했다. 경쟁률이 34대1까지 치솟았다. 19~49세 청년층 42가구 52명을 포함해 100가구가 순식간에 전입을 마쳤다. 보증금 4800만원은 화순군이 내주고 입주자는 예치금 88만원에 1년치 월세 12만원만 내면 된다.“상상 이상으로 싸고 절차가 빨라서 아주 좋아요. 정부의 ‘청년 주택’은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데 화순에서는 당첨에서 입주까지 한 달도 안 걸렸어요.” 지난해 11월 만원 주택에 입주해 석 달째 살고 있는 송한솔(26)씨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송씨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화순에서 졸업하고 서울의 한 사립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중구의 허름한 오피스텔에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6평(20㎡)에 불과했지만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70만원이었다. 여기에 관리비와 생활비 등 80만원이 더 들어갔다. 학비도 내야 했다.2021년 초 졸업하니 더 막막해졌다. 수많은 회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실패했다. 2022년 송씨는 서울 생활을 접고 광주행을 결심했다. 대우가 괜찮은 광주의 대형 법무사 사무실에 취업했다. 하지만 광주에서도 주거비와 생활비가 만만치 않았다.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던 차에 화순에서 ‘만원 임대주택’ 정책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 때문에 경제적으로 독립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어요. 소식을 듣자마자 신청했죠.” 화순에서 광주까지는 차로 30여분이면 충분해 출퇴근이 가능했다.송씨는 “퇴근 후 20평이나 되는 널찍한 집에 돌아오면 피곤이 싹 풀린다”고 했다. 1998년에 지어진 아파트라서 외부는 여기저기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만, 내부는 새집처럼 단장돼 있다. 거실과 주방이 미닫이문으로 분리돼 있고 옷방, 작은 창고까지 있다. “26년 된 집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아늑해요. 특히 욕실이 마음에 들어요.” 생활이 안정되니 목표가 생겼다. 법무사 자격증을 따려고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 저축을 시작해 보니 내 집을 장만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만원 임대주택의 또 다른 성공 포인트는 인근 광주에 일자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일자리와 주거를 어떻게든 매칭해야 소멸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화순의 만원 주택이 일깨워 주고 있다.
  • 예매 고민하고 있다면··· K-촬영 감독 참여한 ‘웡카’ 어떨까 [시네마랑]

    예매 고민하고 있다면··· K-촬영 감독 참여한 ‘웡카’ 어떨까 [시네마랑]

    신비로운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공장장 ‘윌리 웡카’가 돌아온다. 엉뚱함과 괴짜스러움을 모두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 웡카의 젊은 시절은 어땠을까. 누적 수익 5억 794만 달러(약 6758억원)를 기록하고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는 등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웡카’가 오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웡카’는 ‘올드보이’ 촬영감독으로 잘 알려진 우리나라 정정훈 감독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작 소설과 세 편의 ‘웡카 시리즈’ ‘웡카 시리즈’는 1964년 ‘아동 문학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영국 작가 로알드 달이 발표한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을 원작으로 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공개된 이후 32개국으로 출간, 현재까지 약 20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도서다. 로알드 달은 아동 문학에서 ‘가장 대담하고, 신나고, 뻔뻔스럽고, 재미있는 동화를 쓰는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세계 최고의 초콜릿을 만드는 윌리 웡카 초콜릿 공장에 방문할 기회(황금티켓)를 얻은 다섯 명의 어린이들이 공장을 견학하며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다룬다.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전 세계적 인기를 끌자 소설 출간 후 7년이 지난 시점인 1971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첫 번째 영화가 공개됐다. 멜 스튜어트 감독의 ‘초콜릿 천국’(Willy Wonka & The Chocolate Factory)이다. 원작 소설 작가 로알드 달이 직접 각본을 쓴 만큼 원작 세계관을 충실히 따른 것이 특징이다. ‘초콜릿 강’과 ‘움파룸파’ 등 원작의 유니크한 판타지를 스크린에 구현했지만 개봉 당시 흥행몰이에는 실패했다. 이후 미국 영화 평론가의 대명사인 로저 에버트(1942~2013)가 “오즈의 마법사 이후 최고의 아동 영화”라고 극찬하며 재조명받았고 영국의 출판사 Quintessence Editions Ltd.에서 출간하는 인기 시리즈 ‘1001 Before You Die’의 영화 편(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소개되며 많은 이들에게 명작으로 기억되고 있다.‘윙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 그 유명한 팀 버튼 감독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이다. 앞서 소개한 ‘초콜릿 천국’(1971)의 리메이크작으로 역시 원작에 충실한다. 감독인 팀 버튼은 물론 조니 뎁(윌리 웡카 역), 프레디 하이모어(찰리 버켓 역), 데이빗 켈리(조 할아버지 역) 등 배우들까지 로알드 달의 열렬한 팬임을 밝히고 원작의 감동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팀 버튼이 그려낸 판타지 세계관과 화려한 영상미, 매력적인 음악 등으로 개봉하자마자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인 흥행을 얻었다.‘초콜릿 천국’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초콜릿 공장을 견학하는 순수한 어린이 ‘찰리’의 시선으로 보여졌다면 오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둔 ‘웡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웡카’는 초콜릿 공장장인 ‘윌리 웡카’의 시점에서 만들어졌다. 로알드 달의 원작 소설 출간 60주년 기념해 제작된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의 프리퀄(Prequel) 영화다. ‘웡카’는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폴 킹이 ‘윌리 웡카의 젊은 시절은 어땠을까?’라고 상상하며 시작됐다. 영화 ‘웡카’에는 찰리가 태어나기 전 디저트의 성지 ‘달콤 백화점’에 초콜릿 가게를 열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도시로 온 윌리 웡카의 역경과 열정이 녹아있다. 가진 것이라곤 단돈 12소베른과 낡은 모자뿐이지만 특별한 마법의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사로잡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청년 윌리 웡카가 초콜릿 공장에서 일하는 난쟁이 종족인 움파룸파를 만나 초콜릿 공장을 만들기까지의 모험의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조력자와 함께 악당을 물리쳐라!’ 유쾌한 가족 영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여정 좋은 일은 모두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도시로 상경한 웡카는 겨우 머물 곳을 구했지만, 여관 주인 스크러빗 부인(올리비아 콜맨)과 블리처(톰 데이비스)의 계략에 빠져 눈더미처럼 불어난 숙박비로 인해 거액의 빚을 지게 된다. 밤마다 초콜릿을 훔쳐 가는 작은 도둑 ‘움파룸파’(휴 그랜트)와 ‘달콤 백화점’을 독점한 초콜릿 카르텔의 강력한 견제까지. 세상 모두가 웡카의 달콤한 꿈을 가로막는 듯 하지만 그에게도 조력자가 있다. 웡카는 고아 소녀 누들(칼라 레인)과 4인의 조력자를 만나 이곳을 벗어날 방법을 찾아간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를 꿈꾸는 웡카의 결말을 알고 있다. ‘웡카’가 프리퀄 영화이기도 하고 또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이해하기 쉬운 영화’인만큼 스토리 전개의 예측이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가족 영화 전통의 권선징악 구조를 그대로 따랐다. 그래서인지 영화 전개가 밋밋하고 평범해 아쉽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현재 평론 리뷰 매체 로튼 토마토 82%를 기록하고 있는 ‘윙카’의 평론가 비판 대부분도 화려한 영상 뒤에 숨은 빈약한 스토리텔링을 지적한다. 하지만 ‘탄탄하지 않은 몇 개의 플롯에도 영화 속 달콤한 순간순간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것’이라는 영화 작가 페리 네미로프의 후기처럼 어린 시절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풍부한 상상력에 매료된 경험이 있다면 가볍고 달달하게 즐기기엔 충분하다. 티모시 샬라메의 노래, 춤, 연기··· 반응은? 국내에서 ‘듄’, ‘본즈 앤 올’ 등으로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온 할리우드 대세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주인공 윌리 웡카 역을 맡았다. 특히 기대되는 점은 ‘웡카’가 뮤지컬 영화라는 것. 영화 ‘윙카’에서는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는 티모시 샬라메의 다채로운 매력을 엿볼 수 있을 듯 하다. 영화 평론가 코트니 하워드는 “영화에는 기발함, 신랄함, 순수한 상상력이 있다”며 “특히 티모시 샬라메의 카리스마에 반했다”고 평가했다. ‘윙카’의 감독 폴 킹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윌리 웡카를 서사의 감정적 구심점에 놓으면서 그의 기이한 면을 더한다면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윌리 웡카 특유의 기행과 기묘함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코미디 감각도 갖춘 티모시 샬라메를 기용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티모시 표 웡카 연기가 궁금하다면 극장을 찾아보길 권한다. 정정훈 촬영감독 우리나라 촬영감독 정정훈이 ‘웡카’에 참여했다는 것 또한 눈여겨 볼만한 포인트다. 영화 ‘올드보이’(2003)를 시작으로 ‘친절한 금자씨’(2005), ‘신세계’(2013), ‘아가씨’(2016) 등 국내 유명 작품에 참여한 그는 2013년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를 시작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할리우드 진출 8년 만에 한국 출신 촬영 감독 중 최초로 미국촬영감독협회(ASC, American Society Of Cinematographers)의 정식 회원에 선정된 바 있다. 영화 평론가 코트니 하워드는 ‘웡카’ 감상 후기를 전하며 “정정훈 감독의 영화 촬영법은 아주 훌륭하다”고 평했고, 포브스의 사이먼 톰슨은 정정훈 감독의 풍부한 촬영기법에 감탄을 남겼다고 알려졌다.
  • 우정이 전하는 따뜻한 겨울 감성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우정이 전하는 따뜻한 겨울 감성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바깥 날씨가 춥기에 겨울은 유독 더 따뜻한 감성이 그리운 계절이다. 한국 공연계에는 찬 바람 부는 계절마다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마음을 녹이는 작품이 몇몇 있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그런 대표작 중의 하나다. 2010년 초연 이후 2011년 재연부터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항상 겨울마다 관객과 만났다. 4년 만에 돌아온 지금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일곱 번째 시즌으로 공연 중인데 지난해 11월 30일 개막해 오는 2월 18일에 끝난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와 그의 친구이자 천진난만한 소년의 모습을 간직한 앨빈 켈비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두 사람은 어릴 적 먼저 죽는 친구의 송덕문(고인의 공덕을 기리어 지은 글)을 써주기로 약속했는데 앨빈이 먼저 죽으면서 토마스가 송덕문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잘나가는 작가이지만 토마스는 좀처럼 송덕문을 완성하지 못한다. 그에게 송덕문은 우정의 징표에 앞서 작가로서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토마스에게 “아는 걸 써”라고 말하는 앨빈이 찾아와 과거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버지가 서점을 했던 앨빈이 ‘톰 소여의 모험’을 선물해 토마스가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것, 12살에 선생님의 장례에서 송덕문을 써주기로 약속했던 일화, 고등학생 때 앨빈이 ‘나비효과’(나비의 작은 날갯짓처럼 사소한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나 파장으로 이어지게 되는 현상)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했던 일, 토마스가 대학입시에 내야 하는 소설을 앨빈에게 먼저 보여줬던 추억 등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된다. 늘 함께였던 두 사람은 토마스가 다른 지역의 대학교에 다니면서 이별하게 된다. 작가를 꿈꾸던 토마스가 다시 고향에 들렀을 때 두 사람은 함박눈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앨빈은 늘 푸른 소나무처럼 그 자리에서 토마스를 반겨주지만 토마스는 앨빈이 찾아가려 해도 오지 말라며 말린다. 앨빈은 “보고 싶다”고 하지만 토마스가 작가로 성공할수록 그의 삶에서 앨빈은 소외된다. 그러나 앨빈의 죽음을 계기로 토마스는 자신이 써 내려간 이야기가 앨빈과의 추억에서 영감을 얻었음을 깨닫는다. 잊어버리고 점점 멀리하며 지냈지만 토마스 역시 앨빈이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였음을 깨닫는다. 앨빈과 토마스의 우정을 통해 언제나 나를 지지해주고 든든히 지켜주는 세상의 모든 소중한 마음들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두 사람의 우정을 넘어 인간관계 전반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야기는 피아노, 첼로, 클라리넷 3인조로 구성된 밴드의 서정적인 연주와 동화 같은 무대와 어우러져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책과 종이로 가득 찬 무대는 두 사람이 함께한 추억들을 상징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마지막에 종이가 흩뿌려진 장면은 토마스가 아직 써 내려갈 추억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두 명의 배우가 100분 동안 오롯이 무대 위에서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작품을 보고 나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잘 지내느냐는 안부를 묻고 싶은 마음이 드는 따뜻한 여운이 남는다.
  • “30년 승려 생활 끝…걸그룹 닮은 동반자 찾습니다”

    “30년 승려 생활 끝…걸그룹 닮은 동반자 찾습니다”

    오는 22일 방송되는 KBS Joy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30년 승려 생활 후 최근 환속해 이제는 평생 함께 할 동반자를 찾고 싶다는 사연자가 등장한다. 과거 서른둘 나이에 결혼과 승려 생활 사이에 고민했다는 사연자는 어릴 적 동양 화가가 되고 싶었던 꿈을 간직한 채 결국 수행과 그림에 몰두하는 삶을 택하며 불교에 정진했지만, 이제는 인생의 동반자를 찾고 싶어 환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수근이 “썸 타시는 분 계세요?”라고 질문하자 사연자는 “현재는 없고 과거에는 ‘없었다’라고 할 순 없다”라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유발했다. 사연자의 짝을 찾아주기 위해 이수근이 “어떤 스타일을 원하세요?”라고 묻자 사연자는 “스타일을 가지고 조건을 제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이내 조심스레 “걸그룹 OO입니다”라고 답해 두 보살을 당황시켰다. 두 보살은 적지 않은 나이의 사연자를 향해 상대방이 재혼이든 초혼이든 상관없는지와 종교 조건 등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며 매력 어필도 요구했는데, 사연자가 본인을 “유머가 있고 성격이 자상하고 건강하다”라고만 설명하자 서장훈이 답답한 마음에 사연자의 장점을 대신 어필했다고 전해진다. 짝을 찾는 것에 대한 기대를 품고 30년 승려 생활 종지부를 찍은 사연자의 정체와 서장훈이 대신 전한 사연자의 반전 매력 포인트가 무엇인지는 22일 방송되는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골든걸스, 日신문 1면 대서특필…박진영 반응이

    골든걸스, 日신문 1면 대서특필…박진영 반응이

    골든걸스가 일본 신문 1면을 장식했다. 19일 KBS 2TV ‘골든걸스’에서 음악 프로듀서 박진영은 걸그룹 골든걸스(인순이, 신효범, 박미경, 이은미)를 만난 자리에서 “일본 메이저 신문 1면에 우리 기사가 났다”는 희소식을 전했다. 그는 “한마디로 대서특필”이라고 강조하며 뿌듯해 했다. 이를 들은 이은미는 “사건사고로 안 나온 게 얼마나 다행이냐”면서도 “이건 좀 사건사고 같아”라고 박진영의 사진을 가리켜 폭소를 유발했다. 박진영은 연신 감격하며 “‘늦지 않았다, 언제든 꿈을 향해 가고 보여줄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메시지가 실렸다. 이런 걸 일본 신문에서도 보여주니까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신문에 아무나 나냐고”라며 다시 한번 뿌듯해 해 눈길을 모았다. 이에 신효범이 “글로벌 가자! 좋아! 가자!”라고 외쳤다. 그러자 박진영이 “한 단계씩 하자. 글로벌 가기 전에 지방 먼저 가야 돼. 순서가 있잖아”라며 갑자기 선을 그어 웃음을 자아냈다.박진영은 본격적으로 지방 공연 얘기를 꺼냈다. 그는 “사실 프로그램 시작했을 때부터 지방 가겠다고 팬들한테 약속했지 않냐. 지역마다 다 갈 수가 없는데 우리가 임의로 고르면 팬들이 서운해 하지 않겠냐. 그래서 준비했다”라더니 돌림판을 선보였다. 돌림판은 제주 등 여러 지역을 왔다갔다 하다가 대전에서 멈췄다. 박진영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정중앙 아니냐. 팔도에서 오실 분 다 오라는 거다”라며 흡족해 했다. 이후 골든걸스는 대전에서 수많은 팬들을 만났다. 이들은 두 번째 신곡 ‘더 모먼트’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뜨거운 환호 속에 무대를 마치자, 박진영은 “이것이 골든걸스의 섹시함”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부산시·관계기관 직원 급여 자투리 모아 자립 청소년 후원

    부산시·관계기관 직원 급여 자투리 모아 자립 청소년 후원

    부산시는 시 직원 등이 자투리 급여를 모아 마련한 3800만원을 아동복지시설 아동의 자립을 위한 후원금으로 전달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전달한 후원금은 다음달 아동복지시설에서 퇴소하는 청소년 76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지원될 예정이다. 시와 구·군, 부산시사회서비스원, 부산교통문화연수원 등 직원 2200여명은 2008년 4월부터 매월 급여에서 만원, 1000원 미만의 금액을 모아 기부하고 있다. 올해로 16년째 계속한 자투리 급여 후원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1850명에게 총 8억 2000여만원이 지원됐다. 한편, 시는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하는 청소년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돕기 위해 1인당 1000만원의 자립정착금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 진항자에게는 입학금과 1학기 등록금을 지원하고 매월 50만원의 자립 수당도 지원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사회에 정착하는 데 후원금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자립 준비 청소년들의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 부천시 “지역 청년동아리에 100만원 지원”…내달 15일까지 모집

    부천시 “지역 청년동아리에 100만원 지원”…내달 15일까지 모집

    부천시가 청년단체 및 청년동아리 활성화를 위해 청년 커뮤니티 5팀을 선정해 50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한다. 대상은 부천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3인 이상의 청년 모임으로, 구성원은 부천시에 주소(또는 재학·재직·사업장)를 둔 19세 이상 39세 이하(1985~2005년생) 청년이어야 한다. 지원 분야는 청년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으나, 단순 친목 도모나 정치·영리·종교 목적 및 학원·공방 등 수익 창출 목적의 동아리는 지원하지 않는다. 시는 청년 활동 전문가 등의 심사를 통해 5개 팀을 선정해 팀별 100만원 이내로 지원할 예정이다. 시의 지원금으로는 모임 운영비와 소모품비, 강사비, 홍보비 등 커뮤니티 활동에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다. 선정된 팀은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매월 1회 이상 모임 및 활동을 진행해야 하며, 12월에는 최종 성과보고회를 통해 팀별 활동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팀은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부천시청 3층 미래세대지원과로 방문해 신청하거나, 우편 또는 이메일(cja0828@korea.kr)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식 및 자세한 사항은 부천시 홈페이지(http://www.bucheon.go.kr > 부천소식 > 고시·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선정 결과는 4월 중 부천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선정된 팀에게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서로 소통하고 함께 꿈을 키울 청년 커뮤니티 모집에 많은 청년들의 지원을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청소년올림픽 金타고 밀라노 향해 달려야죠”

    “청소년올림픽 金타고 밀라노 향해 달려야죠”

    “청소년올림픽 금메달을 발판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올림픽 출전을 위해 달려야죠.” 한국 봅슬레이의 최고 유망주 소재환(18·상지대관령고)이 역사에 도전한다. 그는 19일 개막하는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모노봅(1인승 봅슬레이)에 출전한다. 시상대에 서면 이 대회 썰매 종목(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에서 메달을 따낸 아시아 최초 선수가 된다. 소재환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소재환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에서 금빛 주행을 펼쳐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 사상 첫 아시아 금메달리스트가 된 윤성빈의 뒤를 이어 스타가 될 것으로 기대받는 재목이다. 그는 “설날 떡국을 먹으며 윤성빈 선배가 금메달을 따는 것을 TV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썰매에 꿈을 싣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봅슬레이에 입문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중학교 때 포환 던지기 선수였다. 또래보다 체구가 크고 힘도 좋았는데 성적이 나진 않았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인 2021년 5월 전환점을 맞았다. 봅슬레이를 만나 남다른 민첩성과 순발력이 꽃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듬해 3월 봅슬레이를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성인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지난해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유스 시리즈에서는 금메달 5개와 은메달 3개를 휩쓸었다.현재 봅슬레이 국가대표팀 막내이자 유일한 고등학생인 소재환은 “스타트에 강점이 있는데 주행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며 “트랙을 세심하게 타고 속도를 내며 코너를 빠져나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했다. 최근 유스 시리즈에서 율리안 클라인(독일)에 밀려 3연속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흔들림이 없다.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선 IBSF가 제공하는 썰매를 무작위로 타기 때문에 트랙에 대한 경험치가 매우 중요하다. 소재환은 지난해 11월부터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하루에 최대 4번, 보통은 2~3번씩 지금까지 300회 이상 주행하며 트랙을 익히고 또 익혔다. ‘노력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입증하는 것이다’라는 좌우명을 가진 그는 “금메달로 제 노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대회가 끝나면 모노봅을 졸업하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향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성인올림픽에서 남자부는 2인승, 4인승 경기를 한다. 소재환은 지난해 8월 전국 봅슬레이·스켈레톤 스타트선수권대회에서 모노봅은 물론 선배들과 짝을 이룬 2인승, 4인승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2인승에서는 파일럿, 4인승에서는 브레이크맨으로 뛰었다. 10년 뒤 모습을 그려봐달라고 했더니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한국 봅슬레이는 6년 전 평창에서 4인승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앞으로 소재환의 손에서 새 역사가 쓰일지도 모른다.
  • ‘어쩌다 해녀’ 화가 “삼춘들에게 스며들었죠”

    ‘어쩌다 해녀’ 화가 “삼춘들에게 스며들었죠”

    “해녀가 되고 싶다면 바다를 좋아하는 건 기본이고 먼저 사람들과 친해져야 합니다. 해녀학교 나온다고 다 해녀가 되는 건 아니에요.” ‘어쩌다 해녀’가 된 지 이제 3년이 다 돼가는 화가 나경아(46)씨는 18일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항상 같이 하는 공동체 마인드로 ‘해녀 삼춘’들에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춘(삼촌)은 제주도 사람들이 남녀 구분 없이 동료나 이웃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다. 나씨는 “보통 인턴 3년을 거쳐야 해녀가 되는데, 나는 이런 자세 덕택에 3개월 만에 정식 해녀로 인정받는 특혜(?)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나씨는 서귀포 법환 좀녀(해녀)학교에서 해녀에 대한 꿈을 키웠다. 지금은 남원읍 태흥2리 어촌계에서 물질을 하며 작품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은 나씨의 집념을 높이 사 해녀아티스트 작품전을 기획하면서 첫 작가로 그를 선택했다. 나씨는 지난 9일부터 오는 3월 10일까지 해녀박물관에서 ‘나는 어쩌다 해녀가 되었다’라는 작품전을 연다.서울 출신으로 추계예술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나씨는 영국 런던에서 8년 동안 페인팅과 패션을 공부했다. 2010년 바라만 봐도 좋은 바다에 이끌려 무작정 제주로 와 정착했다. 한적한 마을을 찾다가 우연히 남원읍 태흥리에 터를 잡았다. 나씨는 “바다가 좋아 바다 풍경을 그리다가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수중 풍경을 담았고 해녀가 된 후엔 수면을 그림에 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진정한 해녀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부캐’(부업)로 한 달에 6~7번 정도 물질을 할 정도”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일상과 작품 활동 시간을 구별하지 않는다. 해녀 삼춘들과 테왁을 들고 바다로 향하는 길은 테왁의 색감을 잘 표현한 작품 ‘출근길’로 구현됐다. 평소 물질을 하면서 일기처럼 조금씩 드로잉을 해 놓는다. 카메라를 들고 물질을 하면서 찍은 사진과 영상들은 ‘떠다니는 섬’ 시리즈로 표출됐다. 그의 작품 속 물결치는 파도는 ‘반수면’ 상태다. 수면 아래의 수중 생물들과 어울리다가 숨이 다 돼 가는 순간 수면 위로 올라 다시 숨을 불어 넣는 곳. 우주에서 빛을 받아 반짝이는 생물들, 해초들 그리고 물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자신의 몸짓이 하나가 돼 작품 속에 녹아들고 있다.
  • 어쩌다 해녀가 된 화가 “해녀 되고 싶다면 먼저 삼촌과 친해지세요”

    어쩌다 해녀가 된 화가 “해녀 되고 싶다면 먼저 삼촌과 친해지세요”

    “해녀가 되고 싶다면 바다를 좋아하는 건 기본이고 먼저 사람들과 친해져야 합니다. 해녀학교 나온다고 다 해녀가 되는 건 아니에요.” ‘어쩌다 해녀’가 된 지 이제 3년이 다 돼가는 화가 나경아(46)씨는 18일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항상 같이 하는 공동체 마인드로 ‘해녀 삼춘’(삼촌)들에게 스며들어야 한다”면서 “보통 인턴 3년을 거쳐야 해녀가 되는데 이런 자세 덕택에 3개월 만에 인정받는 특혜(?)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나씨는 서귀포 법환 좀녀(해녀)학교에서 해녀에 대한 꿈을 키웠다. 지금은 남원읍 태흥2리 어촌계에서 물질을 하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은 나씨의 집념을 높이 사 해녀아티스트 작품전을 기획하면서 첫 작가로 그를 선택했다. 나씨는 지난 9일부터 오는 3월 10일까지 해녀박물관에서 ‘나는 어쩌다 해녀가 되었다’라는 작품전을 연다.서울 출신으로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나씨는 영국 런던에서 8년 동안 페인팅과 패션을 공부했다. 2010년에는 바라만 봐도 좋은 바다에 이끌려 무작정 제주로 와 정착했다. 한적한 마을을 찾다가 우연히 남원읍 태흥리에 터를 잡았다. 나씨는 “바다가 좋아 바다 풍경을 그리다가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수중 풍경을 담았고, 해녀가 된 후엔 수면을 그림에 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진정한 해녀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부캐(부업)’로 한달에 6~7번 정도 물질을 할 정도”라고 겸손해 했다. 그는 일상과 작품 활동 시간을 구별하지 않는다. 해녀 삼춘들과 테왁을 들고 바다로 향하는 길은 테왁의 색감을 잘 표현한 작품 ‘출근길’로 구현됐다. 평소 물질을 하면서 일기처럼 조금씩 드로잉을 해놓는다. 인상적인 느낌은 글로 써 놓는다. 카메라를 들고 물질을 하면서 찍은 사진과 영상들은 ‘떠다니는 섬’ 시리즈로 표출됐다. 전시회에서는 물질하며 찍은 영상을 틀어 작품세계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의 작품 속 물결치는 파도는 ‘반수면’ 상태다. 멈추었던 숨을 다시 들이쉬는 찰나의 경계다. 수면 아래의 수중 생물들과 어울리다가 숨이 다 되어가는 순간, 수면 위로 올라 다시 숨을 불어 넣는 곳. 우주에서 빛을 받아 반짝이는 생물들, 해초들, 그리고 물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자신의 몸짓이 하나가 되어 작품 속에 녹아들고 있다.
  • 교가 개정 등 ‘학교 일제 잔재 청산’ 나선 충남교육청

    교가 개정 등 ‘학교 일제 잔재 청산’ 나선 충남교육청

    교가 개정·교포 변경 등 ‘일제 잔재 지우기’역사의식 함양 ‘독립유공자 학교’ 알리기 1939년 개교한 충남 천안의 보산원초등학교 교가가 지난해 8월 교체됐다. 학생·학부모·동창회 등 교육 가족의 동의를 거쳐 노랫말과 멜로디를 모두 바꿨다. 친일 경력의 작곡가가 만든 교가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8일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지난 2018년부터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에 나섰다. 도교육청이 학교 내 일제 잔재 조사 결과 도내 24개교에서 친일 행적이 있는 인물이 작사·작곡한 교가를 사용했다. 교내 일본인 학교장 사진이 게시된 곳도 29개교에 달했고, 학생 생활 규정 중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징계 항목도 100개교에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2020년까지 ‘1기 일제 잔재 청산’으로 학교 내 일본인 교장 사진과 4개교에 설치된 일제식 머릿돌을 모두 철거했다. 징계 항목에 ‘동맹휴학’·‘백지동맹’ 등의 용어를 사용한 100개교의 학생 생활 규정은 교육 가족 의견 수렴을 거쳐 수정했다. 4개교에서는 친일 행위 경력자가 작사·작곡한 교가가 개정됐다. 2기(2021~2023년) 일제 잔재 청산에서는 서천여자정보고 등 4개교에서 친일 행위 경력자가 작사·작곡한 교가를 개정했다. 논산 양촌초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연상되는 학교 휘장인 교표를 변경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독립운동 역사 계승과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을 위해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학교에 ‘독립유공자’ 학교 현판을 설치하고 있다. 논산의 강경중앙초와 천안의 목천초 등 54명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14개교에 독립유공자 학교 현판이 설치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일제 잔재어 청산을 위해 ‘한글사용 책임 관제’나 ‘이끎 학교’ ‘우리말 우리글 꿈 잔치’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지철 교육감은 “충남의 학생들이 독립운동의 가치를 기억하고 그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본받아 미래 세대의 당당한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하반신 마비’ 축구선수 유연수 “음주운전 가해자, 사과 안해”

    ‘하반신 마비’ 축구선수 유연수 “음주운전 가해자, 사과 안해”

    음주 운전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전 축구선수 유연수가 17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 이날 유연수는 사고 당일을 떠올리며 “누가 나를 깨우길래 시끄러워서 일어났는데 가슴 밑으로 움직임이 없고 감각이 없더라. 꿈인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흉추가 부러져 있는 상황인데 고통을 몰랐다. 정신이 없었다. 밖에서 누가 안아줘서 구급차에 탔다. 그 순간부터 등에서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더라. 30분가량 통증을 느끼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잠이 깨니까 위에는 불이 켜져 있고 중환자실이었다”고 밝혔다. 유연수는 “엄마가 주치의 선생님이랑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평생 누워 있든가 휠체어를 타야 한다고 얼핏 들었다. 엄마는 밖에서 울고 계시더라. 같이 울면 많이 슬퍼할까 봐 저는 아무렇지 않게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그 많은 사람 중에 저일까 생각도 해보고, 잘 살았는데 왜 진짜 힘들게 프로까지 갔는데 왜 나일까. 이런 생각을 제일 많이 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가해자는 사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연수는 “재판에서는 저희한테 사과를 하려고 했다고 하시는데 어떻게든 사과할 방법은 많았다. 정작 저희는 한 번도 연락받은 적이 없다. 더 화가 나더라. 와서 무릎 꿇고 사과라도 했으면 저는 그래도 받아줄 의향이 있었는데 너무 화가 나더라”고 답답해했다. 재판을 위해 선임한 변호사의 태도도 분통을 터뜨리게 했다. 유연수는 “변호사를 선임한 뒤 병원에 있다 보니 신경을 많이 못 썼다. 구자철 형이 몰래 도와주셨다. 제가 선임했던 변호사가 재판 당일에 안 갔다더라. ‘첫 재판은 안 가도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재판 당일에 구자철 선수 변호사가 연락을 주셔서 ‘가도 되겠냐’더라. 만약 구자철 선수 변호사님이 안 갔으면 일반상해 전치 32주 환자로 처리될 뻔했다. 저는 하반신 마비에 장애를 갖고 있는데”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이어 “처음 선임한 변호사는 해임했고 구자철 선수 변호사님이 형사 사건을 무료로 해주고 계신다. 비용이 발생하면 그 부분은 구자철 선수가 다 알아서 한다고 했다”며 고마워했다. 한편 지난달 검찰은 음주·과속운전 교통사고 가해자인 30대 남성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1월 25일이다.
  • 김새롬, KBS PD 소개팅 거절? “돌싱에 더 끌려”

    김새롬, KBS PD 소개팅 거절? “돌싱에 더 끌려”

    방송인 김새롬이 미혼 남성보다는 돌싱 남성을 선호한다며 재혼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17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새롬은 “돌싱도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헤어·메이크업도 세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혼이라는 게 너무 힘들고 그랬지만 막상 끝내고 나면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이혼은 신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발언에 대해 “내가 왜 포털사이트에 많이 나오나 했더니 말을 세게 했구나”라며 자신을 되돌아봤다. 동시에 “사실 연예계 데뷔에 대한 꿈이 있었던 게 아니다. 17세 때 슈퍼모델 나가서 갑작스럽게 일을 했고, 19세부터 일이 잘됐다. 방송을 쉰 적도 없다. 그래서 내가 오만했던 거 같고 귀도 닫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혼을 경험하고 나서는 ‘내가 틀렸구나, 내가 틀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김새롬은 “브레이크가 없는 느낌이었는데 이혼이 브레이크를 달아줬다. 마음을 많이 열었다. 이혼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또 “만약 내가 누구를 다시 만난다면, 같은 조건인데 한 명은 미혼이고 다른 한 명은 돌싱이라면 돌싱을 고를 것”이라며 “경험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돌싱글즈’에 출연자로 나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아울러 그는 결혼이 인생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며 “얼마 전까지 교제하던 사람과는 아름답게 마무리했다”면서 현재 솔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싶은데 가만히 있는다고 되지 않으니까 많이 움직여야 하지 않냐. 오늘도 여기서 주선자 두 명을 물어갈 거다”라며 하하와 조정식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김구라는 “이상형을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새롬은 “예전에 김구라의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팅해 주려고 했다. 그사이 내가 남자 친구가 생겼다. 얼마 후 소개팅해 주려고 했던 분의 모습을 봤는데 굉장히 독특하더라”라고 전했다. 김구라가 “KBS 이창수 PD다. 눈을 봤냐?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다. PD계의 기안84. 사실 창수가 새롬이를 조금 좋아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김새롬은 기계적인 리액션으로 거절 의사를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 윤상 “子 앤톤 아이돌 꿈에 뒷목잡아”

    윤상 “子 앤톤 아이돌 꿈에 뒷목잡아”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이 아들 앤톤이 아이돌 꿈을 고백했을 당시 심경을 전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228회 ‘가족’ 특집에는 윤상, 라이즈 앤톤 부자가 게스트로 출연했다.이날 앤톤을 본 유재석은 “웃을 때 상이 형이 있다. 형수님도 계시고”라며 감탄했다. 윤상이 “90% 엄마 닮았다고 하더라”고 하자 유재석은 “웃을 때는 형님이 있다”면서 앤톤의 얼굴에서 윤상을 찾아냈다. 앤톤은 데뷔 전 수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윤상은 아이돌을 아들로 두게 된 심경을 묻자 “상상도 못 했다”면서 “음악을 어릴 때부터 좋아한 건 맞는데 아이돌은 또 다른 길이잖나. 원래 수영을 10년 정도 했기 때문에 또 하다 보니 또래 중에 꽤 좋은 성적이 나와서”라고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앤톤은 수영 선수를 꿈꾸진 않았다며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 했던 것. 수영하면서 피아노, 첼로도 했고 중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작곡에 관한 관심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혼자서 가수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지만 “아빠 엄마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었으니까 처음 말 꺼내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아들이 평범하게 학교 가길 바랐다는 윤상은 앤톤이 문득 ‘가수할래’라고 했을 때 “진짜 그러지 말라고 너 아빠한테 왜 그러냐?”고 했다고 고백했다. 윤상은 “제 딴에는 넓은 곳에서 큰 꿈을 꾸라고 기러기 생활도 시작했는데 갑자기 아이돌 하겠다고 한국에 온다고 하니까. 한 1년 정도 찬영이가 엄마하고 계속 밀고 당기기(실랑이)를 했다. 결국 제가 기회는 한번 줘보자고 해서 들어오라고, 그런 마음으로 학교에서 공부가 되겠니 싶어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 [김천식의 통일직설] 대한민국은 통일 이끌 책임 국가다/통일연구원장·전 통일부 차관

    [김천식의 통일직설] 대한민국은 통일 이끌 책임 국가다/통일연구원장·전 통일부 차관

    북한은 남북 관계를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대한민국을 핵무기로 초토화시키는 대사변을 준비하고 있다. 남한은 더이상 동족도 아니며 화해와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겠다고 한다. 이에 맞춰 헌법을 바꾸고 남북 관계 기구를 폐쇄하며 통일기념물을 치우는 등 분단 영구화에 몰입하고 있다. 북한은 핵을 가졌으나 민생은 도탄에 빠졌고 인민들의 마음은 자꾸 ‘남조선’으로 향하고 있다. 여러 법을 만들어 사형까지 시키면서 한류를 틀어막고자 하나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통일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짙게 배어 있다. 이제 북한 주민들의 마음에서 동족·화해·통일을 완전히 지우고 적대감에 들끓게 함으로써 남한에 대한 동경과 기대를 단념시키는 것이 급한 듯하다. 한민족은 통일된 자주독립의 민주공화국을 건설해 개인의 생명,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한결같은 꿈을 갖고 있다. 이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면 누구든 반민족 세력이 되는 것이다. 분단되는 순간부터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로, 남한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하겠다는 목표로 치열한 체제 경쟁을 해 왔다. 이러한 관계에서 남북한은 자기 체제가 한민족의 꿈을 더 잘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마지막 선택은 자유로운 8000만 한국인이 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의 자결권 행사를 봉쇄해 평화통일의 가능성을 없애려 한다. 북한 정권은 스스로 반민족 세력, 반평화 세력임을 증명했다. 이제 핵전쟁의 참화를 막고 8000만 한민족 통일 국가의 꿈을 실현하며 민족사의 정통을 이어 가야 할 책임은 완전히 대한민국의 몫이 됐다. 북한이 핵전쟁을 추구하며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합의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도 자유와 인권의 보편 가치나 민주공화국을 실현한 정치적 선진성이나 경제력 면에서 통일을 이끌 힘과 당위성은 대한민국에 있다. 그러나 북한이 두 국가 관계를 주장하자 이에 맞장구치며 북한을 우리나라 영토에서 떼어내자고 하는 세력이 있다. 두 국가 주장은 명백히 헌법 위반이며 국가 반역이다. 한반도는 자연적·역사적·문화적으로 본래 하나의 실체이며 분리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영토다. 분단은 8000만 한국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고 전쟁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한다. 한반도는 통일돼야 하며 이것이 역사의 순리다. 분단 고착을 추구하는 2국가론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핵을 가진 북한을 도와주는 일이다. 우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에 합의했다. 지금 우리가 2국가를 주장하게 되면 우방국이 우리의 통일 의지를 의심하게 된다. 과거 동독이 2국가 2민족을 추구했지만 결과는 인민에 의한 동독 체제 소멸이었다. 서독은 통일될 때까지 한 번도 동독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단일 국적을 유지했다. 동독이 서독 기본법의 통일 원칙 삭제를 요구할 때에도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한 후에는 동독과 소련에 공한을 보내 독일 민족의 자결권 행사로 통일한다는 국가 목표는 변함없다고 통보했다. 서독 외무부는 끝까지 내독 관계에 관여한 바가 없다. 우리가 어느 길을 가야 하겠는가. 한민족은 5000년 역사로 형성됐다. 북한이 다른 민족으로 부른다 해서 뿌리 깊은 민족 정체성을 파괴할 수는 없다. 정권은 유한할 것이나 한민족은 앞으로도 장구할 것이다. 우리는 같은 민족으로서 동질성을 발전시켜야 한다. 남북한이 개방하고 소통해 언어가 달라지지 않도록 하고 북한 동포들의 삶과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당하다. 북한의 반민족과 핵전쟁 기도는 역사의 순리를 거역하는 것이며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 작품이 되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 작품이 되다

    안경신(1888~?)과 현미옥(1903~1956?). 생소한 이름의 두 사람은 독립운동사에서 많이 조명받지 못한 인물들이다. 수많은 서사에 가려있던 이들은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최근 두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한 연극이 연달아 무대에 올랐다.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에 선정돼 지난 14일 공연을 마친 ‘언덕의 바리’, 오는 2월 1일까지 선보이는 ‘아들에게: 미옥 앨리스 현’이 그것이다. ‘언덕의 바리’는 ‘여자폭탄범 안경신’의 이야기를 한국 대표 신화 중 하나인 바리데기와 엮어 꿈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안경신은 1888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출생한 인물로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평양에서 군중을 선동해 만세를 부르다 체포된 이력이 있다. 1920년 8월 3일 평안남도 경찰국 청사 폭탄 투척 사건을 일으켜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10년형으로 감형됐고 7년이 되던 해 가출옥해 친오빠의 집으로 갔다는 기록 이후로 행방이 묘연하다. 바리공주는 한국 신화에서 대표적인 신이자 영웅으로 무당들의 조상으로 대접받는 존재. ‘바리의 언덕’은 바리라는 신화적인 존재와 안경신이 감옥에서 출소해 아들을 만났고 세상으로부터 사라진 지점을 신비롭게 결합했다. 제목에 맞춰 원래 관객들이 앉아야 하는 객석은 언덕이 됐고 관객들은 무대 바로 옆을 둘러싼 객석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구조였다.“난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강해요”라는 대사처럼 경신은 겉보기보다 심지가 독한 사람이다. 당대 시대상으로는 약자인 여성이지만 강한 면모를 드러내는 공통점이 바리와 경신을 이어준다. 독립운동에 투신한 그는 임신한 몸으로 폭탄 테러를 준비한다. 임신한 경신이 아들이 혹여 예정보다 일찍 나올까 몸을 꽉 조여 맨 모습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무한한 축복을 받아야 하는 새 생명마저 축복하지 못하는 비극적 시대상, 어미로서 죽을 마음을 품고 살아가야 했던 경신의 독기가 서늘하게 다가온다. 이승과 저승 사이를 오가며 강렬히 열망하는 무언가를 위해 헌신하는 경신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초 끝에 매달린 불꽃처럼 위태롭지만 그럼에도 기꺼이 살아가는 삶에서는 어떤 숭고함도 느껴진다. 김정 연출은 “안경신은 폭탄 투척에 실패한 뒤 자취를 감췄다는 점에서 성공하지 못한 독립운동가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그의 강렬한 열망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니멀한 무대를 한 여성의 서사가 꽉 채우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아들에게’는 1903년 하와이에서 태어나고 중국, 일본에서 공부했으며 중국, 러시아, 미국을 오가며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현미옥(앨리스 현)의 이야기이다. 치열한 삶을 살았으나 공산주의자였기에 결국 남한과 미국에서는 설 곳이 없었고 북한에서는 미국 간첩 혐의로 죽은 경계인의 삶을 그렸다. 작품은 1956년 함경북도 청진 해안에서 미옥이 즉결심판으로 바다에 던져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디선가 나타나 기자로 칭한 인물인 박기자가 미옥의 삶을 취재하면서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진다. 현미옥은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현순(1880~1968) 목사의 딸로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났다. 부친을 따라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며 여운형, 박헌영과 친분을 쌓았고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넘나들며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활동을 펼쳤다. 해방 뒤엔 남한에서 미군 군무원으로 일하다 공산주의자로 찍혀 미국으로 추방됐다. 1949년 아들이 의사로 일하던 체코를 거쳐 북으로 건너가 조선중앙통신, 외무성 등에서 일하다 박헌영이 ‘미 제국주의 간첩’으로 기소됐을 때 간첩 활동 매개자로 지목돼 처형당한다.‘아들에게’는 몇 줄 글로 빠르게 요약되는 그의 삶을 아주 상세히 풀었다. “죽은 정신으로라도 이 길을 거닐겠다”며 투철한 신념을 따라 살았던 현미옥의 인생이 3시간 가까이 펼쳐진다. 제목에 대해 김수희 연출은 “현미옥의 자신의 삶을 항변한다면 가장 먼저 아들에게 하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붙였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고 여자 공산주의자였던 그는 경계인으로서 세상에서 결국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죽는 비극을 맞는다. 현미옥의 아들 정웰링턴의 삶도 비극적인데 그 역시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1963년 체코에서 부인과 자녀를 남기고 자살한다. 격정적인 드럼 연주와 그림자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무대 연출, 삶에 얽힌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이 대극장 연극의 힘을 보여준다. 다만 한 사람의 삶에 대해 알아낸 정보를 다 보여주려고 있었던 일을 최대한 다 넣은 탓에 극이 지나치게 늘어진 점이 작품 감상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두 작품은 개별적이지만 나란히 요즘 창작물의 추세가 담겼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최근 창작물을 보면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 서사의 개발과 근현대 역사에서 소재를 발굴하는 흐름이 주를 이루는데 두 작품은 이 두 가지를 다 담은 딱 요즘 시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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