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꿀벌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 소유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 악수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 운세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 신평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55
  • [씨줄날줄] 日 왕실/ 황성기 논설위원

    일본 최고의 논픽션 작가로 꼽히는 오야 소이치는 일본 왕실을 메이지 시대까지 적나라하게 파헤친 ‘실록 천황기(天皇記)’란 명저를 남겼다. 그는 “왕실의 가장 큰 사명은 왕실 그 자체를 존속시키는 것. 천황(일왕)은 가미요(神代·천황의 전신)로부터 전해오는 ‘피’를 후세에 잇는 살아 있는 바통이자 성화이다. 이 불은 어떤 일이 있어도 꺼지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 이것이 왕실의 모든 조직, 제도, 시설 속에 일관한 사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왕실을 꿀벌 사회에 빗댔다. 꿀벌 사회를 존속시키는 정점인 여왕벌과 그의 ‘성적 예비군’인 수컷 일벌과의 관계를 왕과 왕의 피를 받는 궁내의 여성에 비유했다. 일본 왕실은 대대로 사명을 다해 다산이 이뤄지긴 했지만 성인이 되기 전 사망률이 80%에 달했다. 유아 사망률은 꽤나 높아서 메이지 일왕(1852∼1912)만 해도 왕비 외에 5명의 첩을 둬 15명의 자식을 봤으나 그중 10명이 성인이 되기 전에 죽었다. 오야는 왕실의 사망률이 높았던 이유의 하나를 조혼에서 찾았다.2차대전 패전과 함께 신의 자리에서 인간으로 내려온 일왕과 왕족들은 현대의 결혼제도인 일부일처제를 지키고 있는데 왕위를 이을 남자는 귀한 편이다. 뉴욕타임스에 “일본 왕실은 거대한 스트레스 덩어리이며 왕족은 일년 내내 먹고 자기를 반복한다.”고 고백한 도모히토(61) 친왕은 쇼와 일왕의 동생 다카히토의 장남이다. 왕위와 거리가 먼 그는 얌전한 왕족과 달리 튀는 언행으로 유명하다. 수염을 기르고 라디오 DJ까지 했던 그는 왕실의 금기인 병력 공개에 대해 “2세대에 걸쳐 6명이 암을 앓았다.”고 털어놨다. 왕실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사회적 검열의 총칭인 ‘국화 터부’가 철통 같은 일본에서 왕족인 그의 발언은 거침없다. 나루히토·마사코 왕세자 부부의 공주 출산을 계기로 ‘황실전범’을 고치자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여성도 왕위를 잇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도모히토는 “첩을 둬서라도 남자가 대를 잇자.”는 과격한 여왕 반대론자이다. 마이니치 신문의 지난해 9월 여론조사에서 여왕을 인정하자는 일본인이 72%나 됐다. 이쯤되면 여왕대세론이랄 수 있지만 ‘남성의 벽’을 넘기가 어려운 게 일본이기도 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부고]

    ●전혜숙(전 삼성그룹 연수원 일어강사)씨 별세 최대화(전 외무부 차관보)유화(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창화(다일환경산업 상무)씨 모친상 김흥곤(영동대 석좌교수)한일성(전 두산신협 이사장)씨 빙모상 30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30분 (031)787-1508 ●이유성(에스-필인테리어 대표)덕성(전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전무)도경(울산대 교수)은숙(중앙대 겸임교수)씨 모친상 박경섭(울산대 교수)이재호(변호사)전홍태(중앙대 부총장)씨 빙모상 29일 중앙대병원, 발인 1일 오전 8시 (02)860-3591 ●오현국(전 동아일보 총무국장)씨 별세 승호(서울여대 정보지원과장)씨 부친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02)3010-2291 ●송연수(SBS프로덕션)씨 모친상 김만수(삼성테스코 부장)씨 빙모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02)3010-2264 ●김현수(신도리코 차장)광수(삼성물산 과장)씨 부친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2)3010-2263 ●이영헌(자영업)남헌(현대중공업 과장)남수(자영업)두헌(전남매일 편집부국장)오헌(목포꿀벌신협 상무)씨 모친상 이재선(조광 대표)씨 빙모상 31일 목포중앙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61)271-4444 ●석만호(에이원테크 전무)만기(유앤아이델리 부회장)현수(중앙대 아트센터 예술감독)씨 부친상 김미래(국악예술고 학과장)이미오(보건복지부 사무관)씨 시부상 31일 경찰대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02)400-1099
  • ‘지역혁신대회’ 오늘 폐막…성공사례 봇물

    ‘비타민 고추’가 있다. 일반 고추보다 비타민C의 함유량이 15배나 높다. 그래서 생겨난 별칭이다. 원래 이름은 ‘생생 청양고추’다. 매운 고추로 유명한 충남 청양이 히트시켰다. 제조 비결은 청양만의 독특한 건조 설비. 그런데 그 건조장이 다름아닌 폐교다. 일반 비닐하우스에서 말렸을 때보다 비타민 함유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해당 농가의 소득도 덩달아 2배 늘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 연구소, 학교 등이 합심해 빚어낸 대표적 혁신 성공사례다.13일 폐막식만을 남겨놓은 ‘지역혁신대회’에는 비타민 고추 못지 않은 혁신 성공 사례들이 시선을 붙들었다. 한 달간의 대회기간 동안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대표사례들을 들여다봤다 ● 고추에도 ‘명품’이 있다 생생 청양고추의 본류는 청양고추다. 맵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정작 명성에 비해 실제 이 고추를 사는 소비자는 전국의 1%에 불과했다. 청양군청과 공주대학교, 지역주민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청양의 청정 환경에 착안, 명품 고추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먼저 공주대가 주축이 돼 들쭉날쭉한 고추 품질을 표준화했다. 최소한 소비자들이 고추를 샀다가 낭패볼 일은 없게 만든 것이다. 주민들은 고추연구회를 조직했다. 제조업체나 시도하던 리콜(소환 수리) 서비스를 도입했다. 제초제도 추방했다. 문제는 판로였다. 명품 청양고추만을 사는 소비자를 데이터베이스(DB)화했다. 고추마을을 만들고 고추축제를 열어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인터넷 판매망도 구축했다. 그 결과, 연간 100억원의 추가소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히트시킨 신상품이 바로 비타민C 고추다. 청양은 ‘고추 혁신’으로 충청권 대전에서 지자체 부문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 곤충을 농사짓다 경북 예천군에는 색다른 농업이 있다. 바로 ‘곤충 농사’다. 환경이 깨끗해 당도 높은 ‘예천 사과’로 유명한 이곳은 사과에 몰려드는 꿀벌과 나비 등에 주목하게 됐다. 화분 매개 곤충을 키워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러나 기술력이 부족해 툭 하면 곤충이 죽었다. 농민들도 “키울 게 없어 곤충이냐.”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시장성이 불투명했다. 희망이 보인 것은 경북대 농업과학기술연구소 등과 산·학 협력을 맺으면서부터. 자신감을 되찾은 예천군은 2004년 농민들을 다시 설득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화분 매개 곤충인 호박벌과 머리뿔가위벌을 지역 농가에 공짜로 나눠줬다. 약용 곤충인 흰점박이 꽃무지의 대량생산에도 들어갔다. 꼬리명주나비를 인공 증식하고 장수풍뎅이와 넓적사슴벌레를 본격 사육했다. 덕분에 호박벌 1㏊(헥타르 약 3000평)당 74억 64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게 됐다. 수입대체 역할도 톡톡히 했다.2003년 25만원이던 호박벌 수입가격이 2006년 9만 5000원으로 떨어졌다. 곤충생태체험관 운영을 통한 관광 부수입도 짭짤하다. ● 장애인재단, 베이비 채소로 히트 그렇다고 지자체만 혁신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복지재단인 유은재단은 종업원의 특성을 살려 혁신에 성공했다. 전체 근로자의 70% 이상이 장애인이다.2003년 웰빙 바람이 불자 이 재단은 의류 사업을 접고 새싹채소(Sprouts) 재배로 사업을 전환했다. 출발은 좋았다. 적은 인원으로도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이내 시련이 닥쳤다. 잦은 시행착오와 유통업체 부도 등으로 떼이는 돈이 쌓여갔다. “결국 믿을 것은 품질밖에 없다.”는 각오로 전 직원이 품질 향상에 매달렸다. 상품 가짓수도 늘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요즘 큰 인기인 베이비 채소(Baby Leaf)는 그렇게 해서 나왔다. 새싹채소보다 상품성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다. 메밀싹과 허브도 재배한다. 요즘에는 새싹채소를 이용한 2차 가공에 도전 중이다. 비누, 화장품, 로션, 건강기능식품 등 응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한때 부산 최고의 번화가였던 중구(中區)도 지역혁신대회의 ‘스타’로 떠올랐다. 신흥 시가지에 밀려 쇠퇴해가던 중구는 간판 거리인 광복로를 패션 1번지로 탈바꿈시켰다. 자갈치 축제를 대폭 물갈이하고 보수동 책방골목을 복원했다. 시민들이 다시 중구를 찾기 시작했음은 물론이다. ● 27억원 아낀 영어특구 경남 창녕군의 외국어교육특구는 몇 안되는 지역특구 성공작 가운데 하나다. 초기에는 도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국인 강사와 학생들이 외면했다. 하지만 창녕만의 3단계 특화로 약점을 극복했다. 먼저 관내 9개 고등학교에 외국인 교사를 1명씩 배치했다. 해외배낭여행, 외국 학교와의 자매결연, 고교 토익반 운영 등 수요자(학생) 중심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중학교에도 외국인 교사를 전부 배치했다. 2단계로는 창녕영어체험캠프를 만들었다. 투자비용이 워낙 많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다른 지역의 영어마을과 달리 처음부터 연간 6억원의 저비용 고효율에 맞춰 상품을 설계했다.2년째를 맞은 영어캠프는 전국 50여개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여름방학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영어를 체험시키는 ‘인텐시브 코스’가 인기다. 마지막 3단계가 사이버외국어학습센터다. 실시간 화상교육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유명 강사의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했다. 영어체험캠프와 사이버학습센터를 연계시켜 영어에 대한 호기심을 꾸준히 이어가게 한 것도 인기 비결이다. 창녕군이 영어특구를 통해 절감한 사교육비만도 연간 27억원으로 추산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회 총괄 정준석 산업기술재단 이사장 정준석(56)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일반인에게는 낯설지만 ‘혁신 세력’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다름아닌 지역혁신대회를 디자인하고 총괄 관리하는 ‘총감독’이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12일 “혁신의 근간은 사람”이라고 했다.“지역혁신대회 무대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지역”이란 말도 했다. 재단은 무대 뒤에서 그저 약간의 윤활유 역할만 할 따름이라는 겸손이다. 그는 지역혁신대회의 성공 비결을 ‘과감한 주인공 교체’에서 찾았다.“역대 모든 정부가 지역 혁신을 추진했으면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지역정책의 주도권이 지역이 아닌 중앙정부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시스템으로는 세계화·지방화 시대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주도권이 부처별로 흩어지다보니 추진력도 떨어졌다. 지역들도 중앙정부에 의지하는 타성에 젖었다. 정 이사장은 “혁신대회를 권역별로 나눠 실시함으로써 지역들 스스로 산학 협력 등을 통해 혁신 대상과 해결책을 찾게끔 동기 부여를 한 것이 적중했다.”면서 “이제는 하나의 축제로 자리잡았다.”고 뿌듯해했다.‘공동 감독’인 광역자치단체와 지역혁신협의회에 공을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 이사장은 “사람이 없는 산업, 사람이 없는 기술, 사람이 빠진 지역발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지역의 혁신 리더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기술인재 양성에 최우선 순위를 둘 방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 이사장은 올 3월 취임했다. 서울 용산고를 나와 연세대 경영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19회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총무과장, 무역투자실장 등을 지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지역혁신대회란 2006년 처음 선보였다. 해마다 열리는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에 앞서 열린다. 전야제격 행사이자 미니 박람회인 셈이다. 권역별로 혁신성공 사례를 발표하고 우수작을 뽑는다. 혁신 주체는 자치단체, 기업, 재단 등 제한이 없다. 첫 해에는 부산, 대구·경북, 광주·전남 세 곳만 참여했으나 반응이 좋아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16개 광역자치단체를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 충청권(대전, 충북, 충남) 등 10개 권역으로 나눠 한 달간 행사를 치른다. 올해는 지난달 13일 강원권에서 시작됐다. 우수사례는 지역혁신박람회 홈페이지(www.kricx.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행사격인 대한민국 혁신박람회는 9월17일부터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 ‘꿀벌 선생님’ 장웅익씨등 8명 한국교육대상 선정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제정한 ‘제3회 한국교육대상’에 강원 영월군 녹전중학교 장웅익(50) 교사 등 8명이 선정됐다. 대상 수상자로 뽑힌 장 교사는 강원도에서 ‘꿀벌 선생님’으로 통한다. 양봉과 관련한 연구 결과를 지역사회와 공유, 양봉으로 얻은 수익을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나눠주고, 지역 노인들을 후원하는 등 모범을 보였다. 시상식은 13일 오전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인천 은광학교 정창곤 교장(특수교육) ▲충남 원북초 고종영 교장, 경기 서현초 김석옥 교장(이상 초등교육) ▲경기 부발중 곽수영 교장, 성균관대 권철신 교수(이상 중등교육) ▲부산 문현여고 정태열 교장(과학교육) ▲전주교대 정서란 교학계장(교육행정)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책꽂이]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이용재 지음, 멘토프레스 펴냄) 환기미술관, 미당 고택, 박수근미술관, 명성황후생가, 김옥길기념관, 이상 고택, 의재미술관 등을 통해 시대와 역사를 들려주는 대중교양서. 건축평론가인 저자는 김수근 김중업 이희태 등 한국 건축 1세대 건축가를 비롯해 2세대인 김원 김홍식 우규승 김인철 방철린 조성룡,3세대인 승효상 김개천 이종호 김억중 등의 작품세계를 살핀다. 또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노이슈타트 등 외국 건축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은 야사, 설계에 얽힌 뒷이야기 등을 소개한다.‘H형강’‘코르텐강’‘필로티’ 등 건축용어들도 쉽게 풀이했다.1만 5000원.●위대한 버림(이준엽 엮음, 빨간우체통 펴냄) 부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성도(八相成道)에 따라 8명의 스님이 ‘인간 붓다, 그 위대한 사상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엮었다. 중앙승가대 총장인 종법 스님, 전 동국역경원장 월운 스님, 능인선원 주지 지광 스님 등이 부처가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부터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는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에 이르기까지 팔상성도를 차례로 설명한다.1만 1000원.●욕망하는 몸(루돌프 셴다 지음, 박계수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중세 사람들은 처녀의 피나 순결한 아이들의 피는 나병에 특효가 있다고 믿었다.11세기 이후 널리 퍼진 전설에 따르면 아멜리우스라는 사람은 나병에 걸린 친구인 아미쿠스를 낫게 하기 위해 자신의 두 아들을 죽였다고 한다. 중세 독일의 시인 하르트만 폰 아우에의 작품 ‘가련한 하인리히’를 보면 순결한 시골처녀가 나병을 앓는 기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피를 제공하려 하는 장면도 나온다. 머리에 얽힌 사연으로는 참수형이 유럽에서 18세기 말까지 공개적인 의식으로 거행됐으며 민속 축제와 같은 것이었다는 사실도 소개한다.2만 8000원.●신나고 탑나고 절나고(장영훈 지음, 담디 펴냄) 풍수미학을 전공한 저자가 들려주는 우리나라 주요 사찰의 풍수이야기. 저자에 따르면 신라시대 왕들은 ‘왕이 곧 부처’(王卽佛)라는 명목으로 절을 지어 통치수단으로 활용했으며, 불국사가 궁궐을 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사찰들은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을 통과해야 높은 곳에 위치한 커다란 대웅전에 이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면 당나라에서 입국한 스님들을 중심으로 “내가 곧 부처”라며 참선을 중시하는 선종이 유행하자 일주문과 대웅전을 가깝고 나란히 배치한 절들이 지어졌다. 그 대표적인 사찰이 바로 실상사다.1만 5000원.●앤디 워홀의 철학(앤디 워홀 지음, 김정신 옮김, 미메시스 펴냄) 스스로 “녹음기와 결혼했다.”고 말한 앤디 워홀은 평생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대화를 녹음했다. 이 책은 워홀이 그런 녹음기의 기록을 몇 가지 테마로 나눠 정리한 것.8살 때부터 백반증을 앓아 살갗이 하얘지고 딸기코였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와 체념, 섹스와 마약에 대한 탐닉, 가난한 이민자 가족 출신인 그가 돈에 대해 가졌던 집착 등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1만 5000원.●디테일-가까이에서 본 미술사를 위하여(다니엘 아라스 지음, 이윤영 옮김, 숲 펴냄) 시각예술의 이미지 속에 묻혀 있는 창의적인 사유의 광맥을 캐낸 미술교양서.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권위자인 저자는 미술작품과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서는 ‘아는 만큼 보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마다 독창성이 살아 있는 개별 미술작품에 지식과 정보가 폭력적인 방식으로 작용하기 쉽기 때문이다.3만원.●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김선빈 등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정책지식이란 정부가 국정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지식을 가리키는 말. 나아가 정책지식 생태계라고 하면 이런 정책지식을 만들어내는 주체, 지식의 이용자인 정부의 중요 의사결정자, 언론기관이나 시민단체 등 의사결정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관들이 상호작용하는 관계와 시스템을 지칭한다. 이 책은 새로운 국가발전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서라도 ‘건강한 정책지식 생태계’의 조성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2만 8000원.●벌(모리스 메테를링크 지음, 김현영 옮김, 이너북 펴냄) 희곡 ‘파랑새’로 유명한 벨기에의 노벨문학상 작가의 대표적인 자연관찰 에세이.20년간 양봉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꿀벌들의 세계를 한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저자는 벌들이 유모, 시녀, 건축가, 석수, 채집가 등 인간사회와 비슷한 분업활동을 통해 놀라운 문명사회를 이어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8800원.
  • [녹색공간]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박정임 KEI책임연구원

    꿀벌 실종 사건 때문에 미국이 떠들썩하다. 꿀벌들이 죽은 것이 아니라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벌집에는 여왕벌과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벌들만 남아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 그치지 않고 캐나다와 브라질, 스위스와 독일 등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은 지난해 가을부터 조짐이 나타났다. 지난 다섯달 새 미국 24개주에서 평균 25%의 벌이 사라졌고, 어떤 곳은 70%까지 없어지기도 하였다. 엄청난 규모의 실종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도대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농약 중독이나 추위가 원인이었다면 벌집 주변에서 꿀벌의 사체가 보여야 한다. 만일 꿀벌들이 어떤 위협을 피해 도망한 것이라면 여왕벌을 남겨두고 갔을 리가 없다. 꿀벌의 양분이 부족했다거나 미지의 병원균에 감염되었기 때문이라거나, 유전자변형 생물체 때문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제기된 가능성 중에 그럴듯한 원인 하나는 꿀벌들이 방향감각을 잃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꿀벌이나 비둘기가 집을 찾아오는 방향감각은 지구의 자기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구 자기장에 문제가 생긴 것이거나, 지구 자기장에서 나온 전자기선을 방해하는 어떤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방해꾼으로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지목되고 있다. 과학적으로 확증되지 않은 것이기는 하지만 이 기발한 생각에는 근거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전기선 주변에서 꿀벌의 행동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벌집 주위에 휴대전화가 놓여 있으면 꿀벌이 집에 들어가려 하질 않는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없어지면 인류가 4년 안에 멸망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고 한다. 꿀벌은 꿀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과·딸기·호박·오이 등 식용작물의 90%가 꿀벌 없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꽃가루받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식물이 없어지고 동물도 없어지니, 결국은 인류도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게 과연 꿀벌만의 문제일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수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제까지 밝혀진 것은 대략 140만종 정도이지만, 과학자들은 모두 1000만 내지 8000만 정도로 추산한다. 개미 연구와 사회생물학으로 유명한 하버드대학의 윌슨에 의하면 매년 열대 우림에 사는 생물의 0.5% 정도가 멸종되어 간다. 지구상 생물의 총수를 1000만이라고 볼 때 매년 5만종가량의 생물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로 나가면 금세기 내에 지구상 생물종의 25%가 사라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생태계 균형을 파괴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천적인 뱀이 멸종하는 경우 들쥐의 수가 늘어나게 되어 유행성출혈열을 비롯한 전염병을 옮기게 된다. 개구리가 멸종하는 경우 곤충이나 기타 해충이 크게 번식하여 농작물에 피해를 주게 된다. 사람도 어차피 생태계의 일원이다. 생태계가 균형을 잃으면 사람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봄이면 어김없이 돌아와 처마 밑에 둥지를 틀었던 제비가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는다. 제비는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그러고 보니 흔하게 보았던 개구리나 두꺼비 같은 양서류도 쉽게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40여년 전 레이첼 카슨은 새가 떠나, 봄이 와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는 생태계의 모습을 ‘침묵의 봄’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래도 그녀는 DDT 같은 살충제가 그 원인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미국의 꿀벌 실종 현상을 접하며 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들이 사라지는 이유조차 모른 채 하릴없이 떠나보내기 때문이다. 박정임 KEI책임연구원
  • [책꽂이]

    ●감각과 언어의 크레바스(방민호 지음, 서정시학 펴냄) “감각과 언어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크레바스가 있다. 언어는 감각을 완전히 재생해 낼 수가 없고 감각은 언어 바깥에 언제나 여분을 남긴다. 언어는 감각을 애타게 그리워하되 그 감각이라는 이름의 피안에 가 닿을 수 없는 영원한 나룻배 같은 것이다.” 인간의 감각과 언어 사이에 가로놓인 깊은 간극에 관한 저자(서울대 국문과 교수)의 사유가 담긴 평론집.‘지구는 연잎처럼 오무라들고 펴고’ ‘징후적으로 읽는 이상의 것’등 5부로 이뤄졌다.2만원.●과부마을 이야기(제임스 캐넌 지음, 이경아 옮김, 뿔 펴냄) 콜롬비아 출신 신예작가인 저자의 첫 장편소설. 산간마을 마리키타를 무대로 과부가 된 여자들이 자신들만의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마리키타는 어느날 혁명을 꿈꾸는 마르크스주의 게릴라들이 남자들을 모조리 잡아가면서 여자들만 남게 된다. 작가는 혁명을 위해 전쟁을 벌이는 게릴라들의 이야기를 통해 남자들이 꿈꾸는 혁명이라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묻는다. 전2권, 각권 9000원.●꿀벌의 언어(이재룡 지음, 현대문학 펴냄) 누보로망 이후 신경향 소설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장 에슈노즈와 장 필립 투생 등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저자의 산문집. 저자는 “언어는 설득하지만 이미지는 유혹한다.”며 “문자를 통한 설득은 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지적 노력을 요구하는 피곤한 일이지만 이미지는 첫눈에 반하는 감미로운 눈요기”라고 말한다. 제목은 프랑스 평론가 롤랑 바르트가 언어의 실용적 기능을 지칭한 표현이다. 꿀벌도 소통하기 위한 실용적 언어를 갖지만 그런 꿀벌의 언어로는 예술적 차원의 묘사에 이를 수 없다는 것.1만원.●근대 극복의 이정표들(유희석 지음, 창비 펴냄) ‘민족문학 2세대’를 자처하는 저자의 첫 평론집. 저자는 이상·김수영·기형도 등에 덧씌워진 ‘모더니스트’라는 선입견을 제거, 시대와 감응하는 시인으로서의 그들의 면모를 되살려낸다. 윌리엄 워즈워스의 장시 ‘황폐한 농가(The Ruined Cottage)’에 대한 곡진한 비평문 ‘시의 드러남에 관하여’도 눈길을 끈다.1만 8000원.●천일의 유리(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문학동네 펴냄) 1967년 ‘여름의 흐름’으로 일본 문학사상 최연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작 장편. 인간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사물ㆍ동물ㆍ관념ㆍ감정 등 이 세계를 구성하는 1000개의 요소들의 시각을 빌려 그려낸 실험적 소설이다. 전2권, 각권 1만 1000원.
  • [지역명품의 재발견] 전남 담양 봉산딸기

    전남 담양군 봉산면 와우리 ‘와우딸기’는 ‘딸기의 명품’으로 통한다. 실한 과육과 달콤한 맛, 친환경 농법등 수십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배되기 때문이다. 와우딸기는 때깔과 크기부터 다르다. 어린이 주먹만한 딸기는 선홍색 빛을 띤다. 당도는 14%로 월등히 높다. 요즘 출하가 한창인 와우딸기는 서울 가락동 시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경매에 나온다.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찾기 때문이다. 가격 역시 2㎏ 들이 한상자에 1만9000원으로 보통 딸기 보다 5000∼6000원이 비싸다. 와우딸기가 ‘으뜸 딸기’로 자리한 것은 1971년 구점림(65·봉산농협 조합장)씨 등 주민 10여명이 “새로운 농사를 짓자.”며 만든 마을작목회에서 비롯됐다. 원예작물 재배 경험을 토대로 1976년부터 딸기를 처음 도입했다. 소출이 많고 가격이 높은데 비해 일품은 훨씬 적게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 딸기를 재배한 주민들이 많은 돈을 벌어들이자 주변 농가의 참여가 잇따랐다. 지금은 120가구 가운데 80여 가구가 작목회원이다. 올해는 17㏊에서 560여t을 생산,30억원의 소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민 박모(50)씨는 “가구당 연 평균 소득이 5000만원을 웃돌면서 귀농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작목회원들은 1983년 이상 저온상태에서 꽃핀 딸기의 수정에 애를 먹었다. 전국 원예시험장을 돌며 얻은 해결책은 ‘꿀벌 수정’이었다. 하우스 안에 꿀벌을 들이니 자연스레 농약을 쓸 수 없게 됐다. 작목회는 이듬해 튼실하게 자란 딸기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특·상·중·하로 분류했다. 포장도 나무상자에서 스티로폼으로 바꿨다. 생산자의 이름과 전화 번호를 기록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였다. 작목회 김상철(45)회장은 “명품 딸기 생산은 개별 농가의 재배기술에 달렸다.”며 “이를 위해 우리 작목회는 연작을 금지하고, 매년 객토 등을 통해 땅심을 높인다.”고 말했다. 담양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산수유마을 강풍에 겹주름

    봄의 전령사인 산수유와 매화꽃 축제를 앞둔 주민들이 수확량 감소에 불안해하고 있다. 12일 이들 특산지인 전남 구례군과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주 매화와 산수유 꽃이 한창 필 때 두세 차례나 눈과 함께 강풍이 불어닥쳐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 때문에 쌓인 눈이 얼었다 풀리면서 연약한 꽃잎이 시들시들해져 떨어지고 있다.더욱이 추위로 꿀벌마저 활동하지 않아 자연 수정률마저 크게 낮아지면서 수확량 감소가 점쳐진다. 산수유 마을인 구례군 산동면 상위·하위마을 주민들은 올해 산수유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밑으로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위마을 정조명(40) 이장은 “지난주에 꽃이 활짝 피었는데 서너 차례 강풍이 분 뒤 꽃잎이 적잖게 떨어졌다.”고 불안해했다. 이 마을에서 거둬들이는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60%쯤이다. 또 매화마을인 광양시 다압면 섬진마을 주민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주민 김을수(43)씨는 “꽃이 만발할 때 눈은 안 왔지만 바람과 함께 기온이 영하로 낮아지면서 수정도 안 된 꽃잎이 나무마다 20∼30%가량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섬진마을에서 수확한 매실은 전국 수확량의 30%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올해 산수유와 매실 값이 올라가면 중국산이 대거 밀려올 것으로 염려했다. 산수유는 한약재가 아닌 식품가공용으로만 수입되고 있다. 여기다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축제 일정도 일부 빨라져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줄지나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제9회 산수유꽃축제는 15일부터 18일까지이며, 제11회 매화문화축제는 17일부터 25일까지 각각 열린다.구례·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Local] 칠곡군 양봉특구지정 추진

    전국 최대 꿀생산지인 경북 칠곡군이 ‘양봉산업특구’지정을 추진한다.20일 칠곡군에 따르면 칠곡에서 생산되는 꿀은 연간 708t(시가 250억원)으로 전국 꿀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매년 ‘아카시아 벌꿀축제’가 열리는 지천면 신동재 일대는 40∼50년생 아까시나무가 약 330만㎡에 군락을 이루고 있고, 이 곳에서만 400여 양봉농가가 연간 150t의 꿀을 생산하고 있다. 칠곡군은 전국적인 명성을 올리고 있는 양봉산업의 기반 위에 양봉산업특구로 지정되면 지역 벌꿀의 특화가 가능해져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꿀벌 생태 학습장, 꿀벌 테마공원, 채밀 체험장, 꿀벌 역사박물관, 양봉연구소 등을 조성한다. 칠곡군 관계자는 “칠곡은 아까시나무의 최대 집산지인데다 아까시 꽃이 전국에서 처음 개화해 꿀의 품질이 전국 최고다.”면서 “양봉특구로 지정되면 호주, 뉴질랜드에서 생산되는 마뉴카 꿀을 능가하는 친환경 기능성 꿀을 생산해 세계시장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카시아와 아까시 아카시아는 아까시의 학명으로 열대 식물이다. 우리가 보통 아카시아나무라고 부르는 하얀 꽃이 피는 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아까시(아카시)나무라고 부르는 것이 바르다. 칠곡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굴속의 곰 노인 부부

    굴속의 곰 노인 부부

    멧돼지와 호랑이만 지나다니는 산중턱에 6순의 두 노인이 살고있다. 20년 가까이 생식을 하며 살아온 6순의 이 부부는 구천동(九千洞) 의 「로빈슨·크루소」. 그러나 길을 잃고 헤매는 사냥꾼들 30여명을 구하기도 했다. 해발 1천5백m의 덕유산 중턱에 자리잡은 통나무 굴집-이 집이 「구천동(九千洞) 곰노인 부부」라 불리는 길관수(吉寬洙)씨(65)와 이대길(李大吉)노파(63)의 보금자리다. 吉노인의 고향은 평안북도, 공산당이 싫어서 해방되던해 단신 남하한 吉씨는 강원도 경기도로 떠돌아 다녔다. 6·25동란 다음해인 51년 吉씨는 벌채 인부들 틈에 끼어 처음으로 무주구천동(茂朱九千洞) 에 발을 디뎠다. 벌채가 끝나고 동료 인부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떴다. 그러나 웬일인지 吉씨는 구천동(九千洞) 을 떠나고 싶지가 않았다.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 병풍속의 한폭 그림같은 대자연, 바람과 산새 소리뿐인 고요, 이런 것들이 길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의 모략, 배신, 속임수 들이 없는 이런 곳에서 한평생을 보내기로 吉씨는 굳게 마음먹었다. 길씨는 양지바른 바위 틈에 움막을 치고 그해 여름을 났다. 한길이 넘는 산풀을 깎아 말려 이불과 요를 만들고 동료들이 주고 간 식량과 부식으로 배를 채웠다. 낮에는 펀펀한 산 비탈을 파고 갈아 오는 봄의 파종에 대비했고 밤이면 관솔불 아래서 말린 풀을 엮어 겨우살이 준비를 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됐다. 길씨는 우선 이웃 동굴속으로 집을 옮기고 생식을 시작했다. 처음 한달 동안은 소화가 안되고 이가 시리는등 부작용이 있었으나 곧 괜찮아졌다. 눈이 쌓였다. 동굴앞과 뒤로 수많은 짐승의 발자국이 지나갔다. 길씨는 짐승의 왕래가 잦은 곳에 땅을 파서 함정을 만들고 칡덩굴을 끊어 덫을 만들었다. 첫 수확이 좋았다. 1백 20근짜리 멧돼지가 걸려들었다. 약 6km 떨어진 마을로 끌고 내려가 5천원에 팔았다. 한 겨울동안 토끼와 노루 너구리 여우 멧돼지등 수많은 산짐승을 잡았다. 일부는 팔고 일부는 털을 베어 옷과 이불로 대용했다. 새봄이 왔다. 마을에 내려가 옥수수와 조 그리고 수수씨등을 구해 파종을 했다. 그리고는 낮이면 약초와 고사리 도라지 등을 채집하고, 밤이면 동굴속에서 관솔불을 밝힌채 날을 보냈다. 이듬해 여름 산골짜기를 지나가다 꿀벌집을 발견, 산대나무로 엮은 둥우리속에 담아와 동굴앞에 놓았다. 늦가을까지 꿀 세 사발을 떠 한 그릇에 3천원씩 사냥 나왔던 포수에게 팔았다. 또 겨울이 오고 그 해 눈이 무척 많이도 내린 겨울밤 吉씨가 파놓은 함정 근처에서 으르렁거리는 호랑이 소리에 몸을 떨었다. 밤을 지내고 아침에 가보니 멧돼지를 잡으려고 쳐놓은 덫에 호랑이가 죽어있었다. 소식을 듣고 한달만에 찾아온 무주(茂朱)군 설천면 李모씨에게 2만원에 팔았다. 구천동(九千洞)의 「로빈슨·크루소」吉씨의 생활은 이렇게 해가 바뀌어 갔다. 63년 덕유산 꼭대기에서 약초를 캐던 吉씨는 인기척에 까무러치도록 놀랐다. 웬 여인이 산나물을 캐고 있었다. 덕유산 너머 경상북도 어느 마을에서 산나물을 캐러 온 여인이었다. 두사람은 이렇게 해서 쉽사리 만났고(그때 나물 캐던 여인이 현재의 吉씨 부인 李노파이다) 곧 이어 신세가 비슷한 둘은 동거생활로 들어갔다. 그런데 한가지 난점이 생겼다. 吉씨는 생식을 하는데 李여인은 생식을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吉씨는 생식을 중단키로 했다. 집도 동굴에서 나와 양지바른 산비탈에 통나무를 엮고 흙을 발라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동안 모아놨던 돈으로 옷가지와 이불도 장만하고 마을에서 암탉 1마리와 수탉 1마리를 사 길렀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무주(茂朱)군 당국에서도 이들을 돕기로 하고 매월 약간의 밀가루와 보리쌀을 보내줬다. 이제 이들 부부는 더 부러울 것이 없는 행복한 새 살림을 꾸려 나간다. 밭도 더 넓히고 씨도 뿌리고 가을이면 호박과 박도 거두었다. 비록 옥수수와 고구마 그리고 조밥을 먹을 망정 떳떳한 자급자족 생활이었다. 더우기 마음이 편해 더 바랄게 없었다. 이 늙은 신혼부부(?)는 낮이면 밭은 갈고 밤이면 옛날 애기로 꽃을 피웠다. 지난 65년부터는 경찰에서도 자주 吉노인의 통나무 굴집을 찾아 모든 걱정을 해주는가 하면 이 두노인을 상대로 반공 교육과 계몽을 실시, 지리산으로 통하는 덕유산 일대에 나타나는 낮선 사람을 신고토록 하고 조난자를 구하는 역할을 도맡게 했다. 오늘까지 이들은 길 잃은 포수와 등산객의 유일한 구세주가 됐고 무려 30여명의 인명을 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가지 큰일이 생겼다. 어두운 곳에서만 지내다 보니 눈이 이상하게 변했다. 좀 나쁜 표현으로 짐승의 눈과 같아져 갔다. 광채가 나고 고양이의 눈을 닮아갔다. 그밖에 건강은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비록 고기는 못 먹고 호의호식은 못할망정 마음이 편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데다 산채와 약초를 먹고 여름철이면 뱀까지 먹으니 건강이야 좋을 수밖에 없다. 아름드리 통나무를 젊은 사람들 보다 더 많이 짊어지고 산에서 내려오던 吉노인은 빙그레 웃으면서 『앞으로 30년은 더 살테니 자주 만납시다. 허허…』 [선데이서울 70년 2월 1일호 제3권 5호 통권 제 70호]
  • [세이프 코리아] 성묘·벌초사고 61% ‘벌’에 당한다

    [세이프 코리아] 성묘·벌초사고 61% ‘벌’에 당한다

    추석이 2주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성묘는 우리의 고유한 미풍양속이다. 명절을 앞두고 벌초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벌초와 성묘길에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풀을 깎는 용도로 많이 보급된 예초기 사고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들뜨기 쉬운 명절일수록 각종 안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추석을 앞두고 벌 쏘임과 예초기 사고 등이 급증함에 따라 18일 ‘추석절 성묘·벌초 등에 따른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충북·경북·경기순으로 많아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벌초 등으로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288건이다. 벌 쏘임이 전체의 61.5%인 177건을 차지했다.195명이 벌에 쏘여 2명은 사망했다. 예초기 사고가 59건, 뱀에 물리는 사고도 52건이나 일어났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벌 쏘임 30건, 예초기 6건, 뱀 물림 4건 등 40건을 비롯해 ▲경북 38건 ▲경기 35건 ▲강원 34건 등이었다. 일요일인 지난 10일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야산에서 벌초를 하던 김모(55)씨는 땅속에서 갑자기 날아오른 벌에 머리를 쏘여 숨졌다. 이날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서는 40대 남자가 예초기 작업을 하다가 발등을 크게 다치는 불상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오는 21일 윤달이 끝난 뒤에는 벌초 등 묘지관리를 위한 입산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벌 쏘임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벌을 자극해서 일어난다. 벌집은 땅 속에 있거나 나무 등에 매달려 있다. 벌들에게 벌초·성묘객은 ‘침입자’다. 벌에 쏘이는 것은 보통사람들에게는 사실 사고라고도 할 수 없다. 여러 차레 쏘이지 않는 이상 약간의 통증과 쏘인 부위가 부어오르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벌독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얘기가 달라진다. 심하면 몸 전체에 두드러기가 나고 위경련, 자궁 수축, 설사와 함께 호흡 곤란 등의 쇼크 증세로 사망할 수 있다. 뱀은 주로 4월 하순부터 11월 초까지 활동한다. 뱀은 주로 바위나 썩은 나무 밑 등 습한 곳에서 서식한다. 잡초가 우거진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가는 것도 삼가야 한다. ●묘지 주변 술 뿌리면 멧돼지 부르는 셈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뱀은 대부분 독이 없다. 살모사나 까치살모사 등 독사도 맹독성은 아니다. 뱀에 물렸을 때는 최대한 움직이지 말고,119에 신고해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낫 대용으로 사용하는 예초기도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날이 고속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몸의 일부분이 닿으면 큰 상처를 입기 일쑤이고 심하면 절단되기도 한다. 날에 돌맹이 등이 튀어올라 다치는 사례도 적지않다. 유행성 출혈열도 주의가 필요하다. 쥐의 배설물에 오염된 먼지가 사람의 호흡기에 들어오거나 쥐에 물리면 감염된다. 이 병의 초기 증상은 고열, 두통, 복통 등이다. 풀이나 나뭇잎에 스치거나 옻독 등에 오르면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며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이밖에 벌초나 성묘를 한 뒤 묘소 주변에 술을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멧돼지가 술냄새를 찾아 묘를 마구 파헤치곤 해 자칫 명절에 ‘불효’가 될 수도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벌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 할리우드의 1991년작 영화 ‘마이걸’에서는 아역배우 매컬리 컬킨이 연기한 주인공이 벌에 쏘여 죽는 장면이 나온다. 주연 배우의 비극적인 결말은 영화에서 뻔한 스토리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벌독 알레르기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제대로 꽃이 피지 않아 꿀이 부족해졌다. 이 때문에 ‘식량’을 구하지 못한 벌들은 더욱 예민해졌다. 올 가을 벌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벌독 알레르기는 주로 꿀벌과 말벌 등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과민반응이다. 벌독 알레르기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아토피 병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이 벌에 처음 쏘이면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조금 아프거나 가려운 것으로 끝난다. 이때 독액은 림프관이나 혈관으로 체내에 흡수된 뒤 항체가 생긴다. 문제는 두번째 쏘였을 때. 독이 항체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구토, 현기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최악의 경우 한시간 안에 사망하기도 한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지는 일반 병원에서 벌독 추출액으로 피부반응시험을 해서 진단할 수 있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병원에서 에피네프린을 처방받거나, 그물망을 머리에 덮어 쓰고 나가야 한다. 아예 벌초와 성묘를 피하는 것도 좋다. 말벌이 꿀벌보다 훨씬 위협적이다. 꿀벌은 한 번 쏘면 죽지만, 말벌은 여러 차례 쏠 수 있다. 말벌은 길이가 25㎜ 정도로 꿀벌보다 약간 크다. 요란한 예초기 소음과 진동, 매연 등은 땅벌을 자극한다. 벌초 전에 흙을 조금씩 뿌리면서 수풀이나 무덤 근처 나무에 벌집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밝은 색이나 원색 옷은 피해야 한다. 향수나 화장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 말벌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벌초나 성묘를 갈 때 소매가 긴 옷과 장화 장갑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하는 것은 상식이다. 살충제도 필수품이다. 벌은 파리나 모기보다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약하다. 피부와 겉옷에 곤충을 쫓는 약을 뿌리는 것도 좋다.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가능한 낮은 자세를 취하거나 엎드린다. 갑자기 뛰거나 손·손수건 등으로 주위를 휘두르는 것은 절대 금물.‘나 여기 있소’ 하고 벌떼를 유도하는 행위다. 벌침은 핀셋보다는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밀어 빼는 것이 좋다. 쏘였을 때는 얼음 찜질을 하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른 뒤 안정을 취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예초기·뱀사고 예방·대처법 예초기는 사용이 간단한 기계처럼 보인다. 그러나 농촌에서 자주 쓰는 사람들도 부주의로 부상을 당하곤 한다. 평소에 잘 접해보지 않은 도시민들은 그만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예초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목이 긴 장화와 장갑, 보호안경 등 안전장구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예초기 날에는 보호덮개를 부착하고 볼트, 너트, 칼날 등 기계 부품 부착 상태를 사용 전에 점검해야 한다. 작업을 할 때는 칼날이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초보자는 금속날 대신 안전한 나일론 커터를 쓰고, 작업 반경 15m 안에는 사람이 접근하지 않도록 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깨끗한 물로 상처를 씻고 소독약을 바른 뒤 수건으로 감싼다. 절단된 부위는 얼지 않을 정도로 차갑게 유지한 뒤 병원에서 곧바로 접합수술을 받아야 한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예초기 날에 튄 작은 돌이나 나뭇조각으로 눈을 다치기도 한다. 눈을 비비며 이물질을 빼내려고 하면 상처가 악화될 수 있다. 일단 고개를 숙이고 눈을 깜박거리며 눈물이 나도록 해 이물질이 자연스럽게 빠져나오게 해야 한다. 두꺼운 등산화는 뱀에 물리는 것을 막는 필수품. 잡초를 헤치기 위한 지팡이 등도 준비한다. 일단 뱀에 물리면 독이 퍼지지 않도록 최대한 움직임을 줄이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최선이다.30분이 지나지 않았으면 상처 부위를 1㎝ 정도 절개한 뒤 입으로 독을 빨아낸다. 입 안에 상처나 충치가 없어야 한다. 물린 부위가 통증과 함께 부풀어오르면 물린 곳에서 5∼10㎝ 위쪽을 끈이나 고무줄, 손수건 등으로 묶어 독이 퍼지지 않게 한다. 얼음 찜질도 통증 완화에 좋다. 손을 물렸을 때는 반지와 시계 등을 빼야 한다. 응급 조치가 끝나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반드시 해독제를 맞아야 한다. 유행성 출혈열을 막기 위해서는 벌초나 성묘 때 긴 옷을 입고, 작업한 뒤에도 목욕을 하고 입었던 옷은 세탁해야 한다. 야외에서 섣불리 잔디나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는 것도 예방책이다. 야외에 나갔다 돌아온 뒤 1∼3주 사이에 발열, 오한,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의사를 찾아야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브라질의 토칸틴스 강에 위치한 대형 댐 투쿠루이.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에너지 자원으로 인식되던 댐이 환경을 파괴하며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투쿠루이 댐 건설로 인해 수많은 주민들과 동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마을 전체가 잠겨 집과 나무들이 부패되면서 오염 물질을 만들고 있다. ●다큐 죽마고우(EBS 오전 7시20분) 휠체어가 미끄러지듯 무대 위로 들어온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무대 위를 향하고 관객들의 두 눈을 사로잡는다. 두 개의 핀 조명이 무대 위의 두 사람을 집중한다.‘중증장애인의 문화 축제’에서 현란한 춤사위를 뽐내고 있는 사람은 휠체어에 앉아 춤을 추는 오연석씨와 그의 파트너 이경화씨다. ●SBS 스페셜<환경호르몬의 습격>(SBS 오후 11시5분) 청소년의 30%가 자궁내막증이 있고, 극심한 생리통으로 고통을 겪는 소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원인은 바로 환경호르몬. 내분비장애물질, 즉 환경호르몬이 소리 없이 다가와 우리 인간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환경호르몬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알아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단 17시간 만에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6명이 사살되었다. 피살자들은 같은 지역 사람이라는 사실 외에 어떠한 공통점도 원한도 없었는데, 얼마 뒤 버지니아 주에서 똑같은 살인사건이 일어나 경찰은 범인과의 게임을 시작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무차별적인 살인사건 속으로 들어가 본다. ●싱싱 일요일(KBS2 오전 8시) 시골이 싫어 서울로 떠난 윤상복씨가 5년간의 도시생활에서 깨달은 것은 벌 농장과 농사일의 소중함이다.95년 부부가 고향으로 돌아 온 후 1400ℓ의 꿀을 보관할 수 있는 대형 꿀 저장고를 만든 남편, 아버지의 오랜 노하우와 윤상복씨의 현대기술이 합쳐진 꿀벌농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데…. ●신화창조(KBS1 오후 11시) 인도차이나 반도 내륙에 위치한 국가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중에서 가장 낙후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불모지 같은 땅에 연간 1억 2000만불의 매출을 올리는 한국기업 코라오가 있다. 라오스 자동차시장 60%를 장악하여 라오스의 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최대 민간기업 코라오 그룹의 성공신화를 따라가 본다.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5) 님의 기도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5) 님의 기도

    지난번(34회 글)처럼 인격적 정신보다 자연적 사실의 진리를 더 설파하면, 기도하는 종교적 마음이 생길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부처님’,‘하느님’ 같은 개념은 인격적 개념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한국어의 님은 오로지 존칭적 인격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해님, 달님, 별님처럼 자연적 사물에 대해서도 사용된다. 민간신앙에서 한국인들이 기도하고 귀의하는 일체존재가 다 님이 된다. 님은 한국인의 심리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깊이 새겨져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주자학은 매우 합리적 도리를 탐구하는 학문인데, 한국주자학은 이런 이지적 탐구의 학문을 넘어 다사로운 기도의 의미를 은연중에 안고 있다. 특히 퇴계유학이 이런 님의 종교성을 풍긴다. 주희가 아주 소극적으로 쓰던 상제(上帝=님)라는 개념을 퇴계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주리(主理)유학의 거봉 퇴계는 만년에 상제개념을 상징하는 이능자도설(理能自到說=理가 스스로 내림함)을 제창한다. 퇴계의 태극지리(太極之理)는 우주의 추상적 원리보다 오히려 우리의 경배대상이 되는 인격적 상제를 더 짙게 함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는 퇴계의 유학이 자연적 신학사상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퇴계의 유학사상은 한국사상사에서 저 인격적 정신주의의 전통이 가볍지 않음을 생각하게 한다. 퇴계가 어느 유학자보다 더 경(敬)공부를 강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의 경사상은 초월적 인격과 합일하기 위한 마음의 수의성(隨意性=상제의 뜻을 따름=disposability)과 다름없겠다. 그러나 인격적 정신주의의 철학은 그것이 지닌 고상한 이념에도 불구하고, 은연중에 인간과 신처럼 인격적인 것이 아닌 비인격적 사물들을 늘 주인인 정신이 소유가능한 도구로 여기는 인간중심주의적 생각에서 해방될 수 없다. 인격적 정신주의는 본의 아니게 이 우주를 주인과 손님으로 이분화하고 주인의 소유주의를 정당화하는 철학을 잉태한다. 이번 글은 자연적 사실주의에서도 님의 존재와 종교적 기도의 의미가 우러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한국사상사에서 님의 존재는 인격적 정신의 존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만해스님의 유명한 장편시 ‘님의 침묵’의 몇 구절을 인용하련다.“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님의 존재가 오동 잎, 푸른 하늘, 고요한 하늘의 향기, 작은 시내의 노래 소리 등으로 다양하게 구체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님은 인격적 존재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미학적 모습을 담고 있다. 님은 한국사상에서 사랑하는 존재를 상징한다. 사랑하는 존재가 오직 인격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대체로 사랑이란 말을 감상적, 낭만적 차원에서 사용하기를 즐긴다. 이런 사랑을 ‘낭만적 거짓말’(romantic lie)이라고 프랑스의 20세기 철학자인 지라르가 그의 ‘낭만적 거짓말과 공상적 진실’에서 언급했다. 남녀간의 애욕은 본능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는 소유욕의 은유법에 불과하고, 그 애욕에는 경쟁과 질투와 환멸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그런데 인간사회가 그런 애욕을 불멸의 사랑이란 이름으로 애드벌룬처럼 붕 띄우는 ‘낭만적 거짓말’을 지라르는 냉혹하게 분석한다. 만해의 님은 낭만적 애욕의 상징이 아니다. 그 까닭을 다음의 시구들이 말해준다.‘님의 침묵’의 한 절구에서 만해는 ‘달콤하고 맑은 향기를 꿀벌에게 주고 다른 꿀벌에게 주지 않는 이상한 백합꽃이 어데 있어요/자신의 전체를 죽음의 청산에 제사지내고 흐르는 빛으로 밤을 두 조각으로 베히는 반딧불이 어디 있어요/아아 님이여 정(情)에 순사(殉死)하려는 나의 님이시여 걸음을 돌리서요 거기를 가지 마서요 나는 싫어요/(…)’라고 묘사했다. 또 다른 한 절구에서는 ‘님의 얼굴을 어여쁘다고 하는 말은 적당한 말이 아닙니다/어여쁘다는 말은 인간사람의 얼굴에 대한 말이요 님은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가 없을 만치 어여쁜 까닭입니다/(…)’라고 묘사되어 있다. 만해의 시를 이해하기 위하여 잠깐 우회의 길을 가자. 하이데거가 인격적 정신주의와 연관된 존재자학(ontic science)과 자연적 사실주의와 일맥상통하는 존재론(ontology)을 각각 구분하였다.(15회 글) 그가 다시 재래의 서정시(poem=Poesie)와 존재론적 시(ontological poetry=Dichtung)를 역시 구분했다. 서정시는 시인의 자아적 감정에 느껴지는 모든 것을 노래하는 낭만적 시다. 그런데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론적 시는 그런 주관적 자아의 서정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감정이 비워진 무아의 평온한 마음에 비쳐지는 존재의 사실을 그대로 현시한다. 서정시의 주체는 서정시인인 ‘나’(I)인데, 존재가 계시하는 말은 ‘그것’(It=Es)의 말(17회 글)이다. 자아의 주관적 감정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법인 사실의 존재가 삼인칭 단수로 말한다. 존재의 말을 받아 모시는 시인과 철학자를 ‘존재의 목자(牧者)’(shepherd of Being)라고 하이데거가 그의 저서 ‘숲길’에서 언급했고, 또 존재의 시와 존재의 사유는 존재의 진리를 보호하는 ‘존재의 집짓기’에 해당한다고 언명했다.14세기 독일의 신학자 에카르트가 특이하게 신(神)을 ‘그것’(Isness)이나 ‘무’(nothingness),‘존재가 없는 존재’(beingless Being=존재자가 아닌 존재) 등의 개념으로 천명했다(17회 글). 이 에카르트의 신학은 한국에서 통용되는 인격적 하느님의 신학과 아주 다르다. 그의 신은 인격적 절대자가 아니고, 우주의 사실적 존재 자체와 같다. 에카르트가 말한 신의 존재로서의 ‘그것’은 16세기 조선의 서산대사가 부처를 우주적 사실로서 지적한 ‘그것’(渠)과 다르지 않겠다. 에카르트에게 신은 ‘그것’이다. 그가 말한 ‘그것’은 신을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는 우주의 근원적 사실과 힘으로서 텅 빈 무(無)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신에 대한 기도도 인격신에 대한 소유적 갈구가 아니라, 무심하게 마음을 비우는 행위로 이해된다. 그가 ‘명상록’에서 남긴 말이다.“우리는 무심하게 신을 사랑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너의 영혼이 마음의 정신적 활동도 영상이나 표상도 없이 존재하도록 해야 한다. 너의 영혼이 모든 마음에서 벗어나라.” 영혼을 무심지심(無心之心)의 상태로 유지하라는 뜻이겠다. 또 에카르트는 ‘나는 신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신에게 기도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무심하게 마음을 비움으로써 영혼이 우주의 ‘그것’과 합일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 공자가 ‘장자’ 속에서 설파한 심재좌망(心齋坐忘=마음이 재계해서 온갖 것을 잊고 만물과 일체가 됨)의 경지와 다르지 않겠다. 서산대사와 에카르트, 하이데거가 공통으로 언명한 ‘그것’의 의미는 곧 우주의 진리가 인간중심으로 소유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겠다.‘그것’이 곧 우주의 본성으로서의 법성(法性)이고, 그리스도성이고, 천성이고, 양지(良知)고, 불성이다. 존재론적으로 ‘그것’은 우주의 일심(一心)이다.(30회 글) 이 말은 우주가 죽은 추상적 법칙의 세계가 아니라, 무한대의 고갈되지 않는 태허기(太虛氣)를 바탕으로 하여 생멸하는 존재론적 욕망의 표현임을 말한다. 우주가 기(氣)의 욕망이고, 마음도 기(氣)의 욕망이니 우주와 마음이 하나다.(1·16·23회 글) ‘그것’은 일심의 우주가 스스로 지닌 지혜다. 우주의 일체가 다 동기(同氣)로 엮어져 있다. 서로 존재하게끔 동기로 엮어져 있는 우주가 어찌 지혜없이 제멋대로 지리멸렬할까? 만약 그렇다면, 일체 동기하는 일심은 불가능하겠다.‘그것’은 지혜일 뿐만 아니라, 또한 자비이기도 하다. 지혜와 자비(사랑)가 바로 우주의 진리다. 일체 동기가 서로 존재하게끔 천을 짜나가는(34회 글) 지혜는 동시에 일체가 일체에게 복락을 주려는 자비와 같다. 이 우주를 소유론적으로 보면 지옥이 되나, 존재론적으로 보면 우주는 바로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 바로 천국이 된다. 외경으로 취급되는 도마복음(113절)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천국은 언제 오느냐 하고 물었다. 예수님이 가로사되 천국은 오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그곳을 기다린다면, 여기를 보라든가 저기를 보라든가 하는 식으로 아무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나라가 이 지상에 이미 퍼져 있으나, 아무도 그것을 보지 않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인간이 나중심이나 인간중심을 버리지 않는 한에서 인간은 소유욕의 차원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인간이 소유주의를 초탈할 때에, 인간은 우주의 ‘그것’(지혜와 자비)과 하나가 된다. 존재론적 기도는 소유론적 기도처럼 나중심의 소유적 갈구가 아니라, 무심한 마음이 우주적 지혜와 자비와 하나가 되기를 욕망하는 것과 같다. 기도는 나중심과 인간중심을 해체시킨다. ‘님의 침묵’은 불승이자 망국의 정한(情恨)을 지닌 시인이 조국의 산하와 역사를 님으로 모시면서 그 님과 하나가 되기를 갈망하는 존재론적 기도의 노래다.‘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이다’로 시작하는 님의 노래는 끝에 가서 ‘네네 가요 지금 곧 가요’로 대미를 장식한다. 일제강점기에 조국의 역사와 산하대지가 다 훼손되는 현실에서 만해는 한국인의 님이 떠난 부재를 보았고 그 슬픔을 탄식했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는 돌아오려는 님을 마중하러 급히 떠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글로 장편시의 막을 내린다. 님과의 이별과 그 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이에 그는 님과 하나가 되어지게 해달라는 기도를 올린다. 우리는 기도하자. 기도하되 나의 소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공동 존재의 복락을 위하여 님에게 기도하자. 그 님은 바깥에 있는 초월적 존재자가 아니고, 바로 사심을 버린 우리 마음이다. 그 님은 우주적 지혜와 자비로 변한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만해가 찾던 님은 바깥에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이주일의 어린이책] 어린이 교양 ‘선물세트’

    제목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어린이책 시리즈가 나왔다. 비룡소가 펴낸 ‘지식 다다익선(多多益善)시리즈’.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교양지식을 두루 압축하되 그림책 방식을 택했다는 대목이 먼저 눈에 띈다.‘그림책 교양서’라는 희소가치가 이 시리즈의 핵심인 셈이다. 시리즈 1차분으로 네 권이 먼저 나왔다.1권 ‘에스키모 아푸치아크의 일생’을 비롯해 ‘아이, 달콤해-사탕, 초콜릿, 껌, 캐러멜의 역사’(2권) ‘티나와 오케스트라’(3권) ‘티나와 피아노’(4권) 등이다. 책의 사이즈나 표지그림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한꺼번에 내밀어도 아이들이 반색하지 않을까 싶다. ‘에스키모 아푸치아크의 일생’(폴 에밀 빅토르 글·그림, 장석훈 옮김)을 펼쳐보자. 지은이가 프랑스 극지 탐험의 선구자인 만큼 얼음나라 에스키모인들의 정보가 더없이 정확하고 사실적이다. 이 책은 아기 에스키모인의 탄생과 성장, 죽음까지의 일생을 동화를 읽어주듯 살갑게 들려준다. 그 사이사이로 교양정보들을 촘촘히 끼워놓은 건 물론이다. 여백 많은 지면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삽화도 푸짐하다. 2권 ‘아이, 달콤해’(루스 프리먼 스웨인 글, 존 오브라이언 그림, 고정아 옮김)편은 어린 독자들에게 문화사적 시각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1차분 가운데서도 가장 알차보인다.“세상에는 단것이 참 많아요. 입속에서 돌돌 구르는 알사탕, 고소한 아몬드가 가득 들어있는 쫀득쫀득한 초콜릿 바, 진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풍선껌…이 단것들은 모두 어디서 생겨날까요?” 이렇게 의문부호를 찍은 뒤 책은 단맛을 내주는 주인공 설탕의 유래, 사탕의 역사 등을 찾아 멀리멀리 고대 인도로까지 ‘문화사 모험’에 나선다. 사탕수수의 줄기에서 뽑아낸 달콤한 즙으로 설탕을 처음 만든 건 고대 인도인들이었고, 사탕을 만들기 위해 꿀벌을 치는 모습이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로 남아있다는 등의 다양한 지식이 이야기체의 문장을 빌려 술술술 풀려나온다. ‘티나와 오케스트라’와 ‘티나와 피아노’는 주인공 티나가 지휘자 삼촌에게서 클래식 악기의 원리를 배우는 내용이다. 악기 소리가 녹음된 CD가 함께 수록됐다.6세 이상∼초등 저학년. 각권 8500∼1만 10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World cup] “따끈한 월드컵 소식 우리가”

    미니홈피를 통해 세계 속 월드컵 소식을 속속들이 전하는 싸이월드 ‘글로벌 일촌리포터’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본선에 진출한 17개국(대한민국 제외)에서 선발된 이들은 살아 꿈틀거리는 월드컵 뉴스를 ‘태극일촌 미니홈피(www.cyworld.com/tk1chon)’에 실시간으로 쏘고 있다.39명의 일촌리포터들은 교포나 유학생들이다. 프랑스전을 앞두고 한국에서 공수받은 Reds,go together 티셔츠, 뿔 달린 태극기 머리띠를 하고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누비는 독일 청년의 모습이 컬러사진으로 생생하게 들어온다. 토고와의 경기 후 패장인 오토 피스터 감독이 홀로 벤치에 남아 담뱃불을 붙이는 쓸쓸한 모습도 미니홈피에 올려졌다. 신문과 TV가 좀처럼 잡기 힘든 ‘속살 뉴스’를 꿀벌처럼 부지런히 날라오고 있다. 미니홈피 방문객도 폭발적이다. 개최국인 독일에서는 5명의 일촌리포터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벌써 230건의 ‘따끈따끈한’ 소식을 전해왔다. 이들이 전하는 독일 소식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독일 ‘키커’지에 소개된 한국팀 독일 입성 사진들이다. 일촌리포터 윤준씨가 전해왔다. 독일을 찾은 한국팀을 반갑게 맞이하는 독일 교민들의 사진이 담긴 이 기사는 독일의 쾰른 지역신문에도 그대로 소개됐다. 일촌리포터 윤해영씨의 독일 현지 사진도 화제다. 독일 시내의 주요 교통수단인 슈트라세 반(전차)에 태극기, 한국 축구선수들을 응원하는 한국 응원단의 모습이 들어 있는 사진을 보내왔다. 유럽에서 가장 큰 백화점 가운데 하나인 카데베(KaDeWe)백화점에 걸린 월드스타 박지성 선수의 대형 포스터 사진도 태극일촌 미니홈피를 방문하는 회원들에게 자부심과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 백화점은 방문객 수도 어마어마하지만 하루에 수만명이 지나가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유럽에서의 박지성 선수의 위상을 재삼 확인케 해준다. 축구팬들에게 흥미 있는 소식도 전해진다.7월9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에 사용되는 잔디를 축구팬들이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독일의 Quelle사는 30㎝ x 20㎝의 이 잔디조각을 75유로에 판매한다는 소식이다. 월드컵 풍경도 재미있다.일촌리포터 오정민씨는 뮌헨공항 고속도로에 설치된 대형 올리버 칸 구조물 사진을 보내왔다. 넓은 고속도로 위를 가로질러 공을 쳐내는 골키퍼 올리버 칸의 구조물은 마치 합성한 사진처럼 엄청난 크기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감성 조명’ 체험해 보세요

    ‘감성 조명’ 체험해 보세요

    조명이 점점 밝고 화려해지면서 빛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와 미래 조명의 트렌드는 ‘밝음’을 넘어 감성에 공명하는 ‘감성조명’이 대세다. 국내 유일의 조명박물관으로 지난해 문을 연 경기도 양주 ‘필룩스 조명박물관(관장 노시청)’에 가면 조명의 역사와 미래, 빛에 의한 생명체의 피해를 뜻하는 ‘빛 공해’까지 빛과 조명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감성조명은 태양 빛의 색온도와 밝기가 수없이 변하듯 인간의 심리상태에 맞춰 색온도와 밝기에 변화를 주는 조명이다. 감성조명은 빛에 의한 눈의 피로와 심리적·육체적 충격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광원(光源)에서 나온 빛을 직접 조명으로 쓰지 않고 벽면이나 반사막을 통해 되받는 ‘간접조명’이 원칙이다. 3300여평 규모인 이 박물관 지하1층 미래조명관에는 학생들의 수업과목에 따라 조명을 자동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교실, 환자의 질병에 따라 바뀌는 라이트 테라피(빛 치료) 병실 등 감성조명 실례를 체험 할 수 있다. 아파트 내부의 조명을 보여주는 공간에선 드레스룸형 화장대 앞에 앉은 주부가 외출전 고를 의상이나 화장을 외출 시간이나 장소의 분위기와 어울리는지 시험해 보는 자동 조명변환 장치도 마련돼 있다. 백화점 매장, 쇼 윈도의 의류나 식탁위에 차려진 음식이 조명에 의해 얼마나 달라져 보일 수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옆 전시실엔 미술작품과 함께, 작품을 돋보이게 하고 주제와 어울리는 조명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자동조명 장치가 설치돼 있다. 조명예술관엔 조명과 빛을 이용해 만들어낸 젊은 예술가들의 라이트 아트(Light Art) 작품들이 연중 전시된다. 1층 빛 공해관에선 원치 않는 빛이 인간과 생태계에 미치는 피해를 보여준다. 가로수 나무에 무수히 매달려 수목 생육에 영향을 주는 야간 장식 조명용 전구들, 도심의 한밤을 밝히는 현란한 원색의 네온사인들이 사진자료로 전시돼 있다. 밤에도 알을 낳도록 고촉광 전구를 켠 양계장과, 고운 단청에 강렬한 빛을 직접 쪼여 문화재적 가치를 훼손한 정자 등도 예시돼 있다. 필룩스 박물관은 조명의 역사를 조망하는 현장 학습장이기도 하다.1층 조명역사관에는 횃불싸움에 사용됐던 홰, 관솔 등의 원시 등화구를 비롯해 토기 등잔, 청동 촛대, 유기 촛대에서부터 다양한 재질과 형태로 만들어진 등잔걸이인 등가(燈架), 등경(燈)과 추억속의 주마등 등 수백점의 전통조명 기구가 전시돼 있다. 꿀벌의 집에서 꿀을 짜내고 남은 벌집을 끓여 만든 밀초의 실물도 볼 수 있다. 옆의 근대조명 전시실엔 오일램프·남포·가스등 등의 실물이 비치됐다. 근대조명의 아버지 격인 에디슨의 초창기 전구를 비롯해 관련 자료들도 전시돼 있다. 현대조명실엔 백열전구·형광등·할로겐 등과 함께 반도체 기술을 응용한 LED(발광다이오드) 조명까지 망라돼 있다. 1층엔 필룩스 박물관의 모체인 필룩스사의 감성조명 제어시스템을 절전형 신상품을 통해 확인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필룩스 박물관은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박물관과 함께 ‘빛공해 사진공모전’을 오는 7월8일∼10월20일까지 연다. 과도하가나 부적절한 빛이 공해가 되어 경관과 환경을 파괴하는 현장을 고발한 사진들이 출품된다. 지난 1월엔 ‘우리 전통등전’을 열어 호평을 받았다. 이 전시회에선 등잔이나 초와 같은 직접조명에다 한지를 이용한 등을 제작해 불 빛을 줄여 반사와 공해를 막고 은은한 조명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이고 예술적인 조명의 세계를 펼쳐보였다. 필룩스 박물관은 공휴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연중 문을 연다. 관람료는 없다. 평일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 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3시까지 개방한다.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 두차례 안상경 학예연구사(33·여)등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둘째와 넷째 토요일엔 스탠드, 한지만들기 등 조명체험교실도 열린다. 평일에도 단체 20명 이상이 신청하면 체험학습이 가능하다.031-820-8001. 양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거래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거래

    마르케스의 소설 ‘백 년 동안의 고독’에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자식에게 돼지꼬리가 달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을 읽으면서 나는 신의 저주로 말미암은 퇴화를 생각했다. 우리에게는 상피(相避)라는 말이 있다.‘가까운 친척 남녀 사이에 저지른 성적 교접’을 뜻한다. 원래는 ‘서로 성관계를 피하는 사이’를 뜻한 말이었다. 그것은 부모 자식 사이, 오누이의 사이, 삼촌과 조카의 사이, 사촌이나 5촌 사이처럼 서로 당연히 성관계를 피해야 하는 사이를 말하는 것이다. 어느 마을에서 오누이의 사이에, 혹은 삼촌과 조카의 사이, 사촌이나 오촌 사이에 간음 사건이 일어나면 ‘그 집안에 피 붙었다네.’ 혹은 ‘상피가 났다네.’하고 말하곤 했다. 어떤 통계를 보니, 여성 남성 모두 철들기 이전에 상피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성관계(혹은 성폭력)를 맺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하여 우리 선인들은 남녀칠세부동석을 강조했던 것일까. 조선조 유학자들은 본관이 같은 자들 사이의 혼례를 절대로 금했다. 왜 근친상간을 금한 것이었을까. 단순히 윤리 도덕 때문일까. 그것에 대한 해답을 프랑스의 문화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가 내놓았다. 브라질 원시 부족사회로 들어가 연구한 결과 ‘거래’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 딸은 저쪽 집에 주고 저쪽의 딸을 데려온다. 세상의 모든 거래는 권력과 권력 사이의 화해의 수단이기도 하다. 사실은, 우주 자체가 거래를 하고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다 거래를 한다. 인연을 따라 생성 소멸한다는 원리도 거래 그것에 다름 아니다. 글로벌 세상 속에서의 우리 살림살이를 들여다 보자. 어디에 거래 아닌 것이 있는가. 당연히 꽃들도 거래를 한다. 꿀벌과 나비를 불러들이기 위하여 꽃들은 꿀과 향기를 준비한다. 벌과 나비는 꿀을 빨아가는 대신 꽃가루를 묻혀 갖고 가 다른 꽃 암술에 전달해 준다. 여기에는 확고한 철칙이 있다. 꿀벌은 꿀을 채취해 가되 절대로 꽃잎이나 암술이나 수술 그 어느 것도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것. 모든 꽃들은 자기 꽃들끼리의 미묘한 거래 법칙이 또 하나 있다. 그 미묘한 거래를 위하여 암술 속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드높은 문턱 하나를 마련해 놓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꽃의 수술로부터 떨어지는 꽃가루가 흘러들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근친상간을 방지하기 위한 턱인 것이다. 말하자면 다른 꽃의 수술을 꿀벌이나 나비를 통해 받을 뿐, 자기의 수술에서 떨어지는 꽃가루를 받지 않겠다는 절제인 것이다. 진돗개의 순수혈통을 보존하려고 근친 교배를 시키면, 짖을 줄도 모르는 천치 바보들이 50∼60%쯤 태어나는데 그들은 다 도태시켜야 한다. 사람의 경우도 근친상간으로 인해 태어난 자식들은 백치들이 많다. 예로부터 결혼은 한사코 멀고 먼 곳에 사는 사람과 해야 한다고 했다. 그 논리대로 한다면 국제결혼을 하면 강하고 우수한 인재가 태어날 터이다. 같은 종 가운데에서 가장 강한 것은 혼혈종이다. 동식물의 강한 우성의 새 품종을 만들어내는 교배사들은 새로운 틔기 만들기에 골몰한다. 외따로 떨어져 있는 감나무의 암꽃이 다른 나무의 수술에서 꽃가루를 받지 못하고, 자기 수술의 가루를 받아 열매를 맺고, 또 그 열매에서 태어난 감나무가 그와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치곤 하면 ‘고욤’처럼 작은 열매를 맺는 감나무로 퇴행하게 된다. 우주는 거래를 통해 혼혈 종을 만들어내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 의지가 우주를 새로운 모양새로 바꾸곤 한다. 우리는 한국에서 혼혈아로 태어나 미국에 가서 크게 성공한 청년을 알고 있다. 순수 혈통만을 지키려 하는 것은 억지이고 자폐이다. 문화도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어 왕래하면서 부단히 섞이어 왔다. 틔기 문화가 강하다. 더욱 강한 틔기 문화를 창출하려면 먼저 우리 순수 문화의 혈통이 보존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순수문화와 외래문화 사이의 2대 3대 4대의 더욱 강한 틔기문화들이 창출될 수 있다.
  • ‘하늘 아래 첫 동네’ 사라지나

    지리산 노고단을 지붕삼아 ‘하늘 아래 첫동네’로 더 잘 알려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심원(沈遠)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남부사무소가 자연환경 복원을 위해 이 곳 일대 각종 시설물을 철거하고 주민을 이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 남부사무소는 오는 2011년까지 이 마을을 이주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원 마을(해발 705m)은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칠선계곡·문수계곡과 함께 지리산 3대 계곡 가운데 하나인 심원계곡 부근, 지리산 반야봉(1751m)과 노고단(1507m) 사이에 있다. 마한의 별궁터가 있는 달궁계곡과도 이웃하고 있다. 노고단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마을 앞을 흐른다. 이 마을은 조선조 고종 때인 1800년대 후반 약초를 캐고 토종 꿀벌을 키우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한때는 40여가구가 살기도 했으나 지금은 19가구 34명이 거주하고 있다. 아직껏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았고 초·중학생 5명은 인근 전북 남원시 지역 학교까지 매일 20㎞가 넘는 거리를 걷거나 부모님의 차량으로 등·하교한다. 주민들은 관광농원과 송어양식장·민박집 등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지난 1988년 지리산 일주도로가 생기기 전까지는 외지인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산간 오지였다. 지금은 국내 유명 관광지로 매년 여름철엔 하루 평균 1000∼2000명의 피서객이 찾을 정도다. 이로 인해 심원계곡 물은 1급수에서 2급수로 변해가고 있다. 지리산 남부사무소가 ‘주민 이주계획’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관광수입으로 연평균 5000만∼7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평당 개별 공시지가가 30만원에 달하는 부지 1만여평을 매입하는 예산 확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구례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사업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사업

    나의 92세 노모께서 강건한 ‘늙은이’이므로 그분의 아들은 예의상 싱싱한 ‘풋 늙은이’여야 한다. 나이 들면서 일과 꽃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집착이고 탐욕인지도 모른다. 꽃을 보면 허기진 듯 코를 대고 향을 맡곤 한다. 색을 밝히는 남자들은 사랑해야 할 여인이 없으면 꽃이라도 희롱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꽃을 탐하는 것은 무어라 흉허물해야 하는가. 나는 그것을 꽃들의 사업 사랑하기라고 말한다. 꽃 한 송이 피는 것을 보고 우주의 변환을 헤아린다. 꽃들이 하는 사업처럼 화사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우주 율동의 원리에 따라 천하 인민들에게 베푸는 것을 사업이라 한다.’고 주역은 말한다. 강진에서 18년 동안 유배살이를 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실사구시적인 글쓰기가 사업이었다. 사업을 통해 정심(깨달음)에 이르곤 하신 그분의 한 권 한 권의 결과물들은 거대한 꽃 타래이다. 꽃들의 사업은 열정으로 자기를 불태우듯이 터뜨리는 것이고, 세상을 황홀하게 장식하는 것이고, 향기 퍼뜨리고 꿀벌에게 화분 주고 꿀 주고, 열매 맺어 번식한다. 세상을 온통 자기 꽃으로 덮으려 하고, 자기가 언제 떨어져 썩어 없어질 것인가를 알고 스스로 땅에 떨어진다. 꽃은 사람으로 치자면 생식기인 것인데, 사람의 그것과는 정 반대쪽에 향기롭고 화사한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이 자기의 꽃을 몸의 아래 땅 쪽(陰)의 깊숙한 옷 속에 감춘다면 그들은 몸 위의 하늘(陽)을 향해 드러내어 장엄하다. 나무의 뿌리와 사람의 머리털은 모양새가 비슷하다. 뿌리는 땅 속에 숨어 영양소를 빨아들이고, 머리털은 하늘 쪽으로 뻗어 신령스러움을 빨아들인다. 식물과 사람은 정 반대의 삶을 살면서 서로 교통하고 교감한다. 가장 불가사의한 것들은, 초봄에 잎사귀보다 먼저 꽃을 터뜨리는 족속들이다. 상식적으로는 줄기와 잎사귀들이 나온 다음에 꽃을 터뜨리는 순서여야 하는데, 그들은 발가벗은 몸으로 겨울철을 보낸 다음 꽃망울을 키웠다가 펑펑 터뜨린다. 입춘 훨씬 전, 눈보라 치는 소한·대한 때부터 나는 매화나무 산수유나무의 꽃망울들을 살피며 기다려왔다. 시인 김영랑이 한 해의 모란꽃잎 떨어져 시드는 5월의 어느 날부터 다음해 그 꽃 피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내내 기다렸듯이. 내 기다림에 보답하듯 매화나무는 입춘이 지나면서부터 좁쌀만하던 꽃망울들을 참새의 검은자위만하게 키우고 다시 녹두알만하게 키우고 콩알만하게 키웠다. 그리고 바야흐로 폭죽처럼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내 토굴 앞 정원의 매화 꽃망울 커지는 것을 보면서 한 원로 영화감독의 사업을 생각한다. 소설가에게는 소설쓰기가 사업이고 영화감독에게는 영화 찍는 일이 사업이다. 사람이 치열하게 자기 사업을 하면서 영육을 소진시킨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행운인가. 또 그 사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불행인가. 나는 살아 있는 한 내 사업을 할 것이고 사업을 하는 한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사업을 하지 않는 나의 생물학적인 생명은 무의미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가 찍으려 하는 영화가 돈이 안 될 것이라며 처음의 제작사가 매정하게 그를 배반했을 때,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각박한 인심에 분노하고 슬퍼했었다. 그런데 감격적이게도 그는 다른 제작사의 도움으로 그 영화를 다시 찍게 되었고 그의 영화는 천년 동안을 기다려 온 신화 속의 학처럼 비상을 꿈꾸고 있다. 청매화 꽃망울들은 가장자리가 진한 옥색으로 변하고 홍매화 꽃망울들은 붉은 빛을 띠고 있다. 그의 마음은 지금 광양의 매화 꽃 지천으로 피는 마을에 가 있을 터이다. 젊은 시절에 그가 영화 찍는 것을 따라다니며 구경한 적이 있다. 그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하여 하루 혹은 며칠을 허비하곤 했다. 허비한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찍을 대상에 내리는 빛과 어리는 그림자가 마음에 들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이었다. 한 차례 봄비가 내린 다음에는 날씨가 연일 따스할 거라고 한다. 올해의 매화꽃들은 넉넉하게 그의 사업을 도와주는 향기로운 사업을 하게 될 것이다. 매화 꽃망울들아, 그의 천년학의 비상을 위해 한사코 곱고 예쁘게 터져라.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