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꾸준함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정치적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신뢰도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공약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식음료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7
  • 내년엔 더 독해질 괴물

    “한국에서 압도적인 모습이었지만 이게 의미가 있는지는 아무도 무른다. 다저스 스카우트는 확신을 갖고 영입했지만 많은 팀이 중요한 선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62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지도 확신하지 않고 있다.”(지난 1월 1일 다저스 홈페이지 켄 거닉 기자) 류현진(26·LA 다저스)이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을 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따뜻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MLB)는 한국에서 온 ‘이방인’에게 많은 의문 부호를 던졌다. 스프링캠프 러닝 훈련에서 낙오했을 때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호된 비난을 가했다. 대다수 매체는 류현진이 빅리그 중간 정도의 투수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30일 콜로라도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친 류현진은 이런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남겼다. 내셔널리그(NL) 다승 공동 10위(14승 8패), 평균자책점 공동 8위(3.00)에 오른 류현진의 활약은 웬만한 팀의 에이스 못지않았다. 신시내티의 에이스 맷 레이토스는 14승7패 3.16을 기록했다. 류현진과 가장 많이 만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성적은 13승9패 2.77이며, 디비전시리즈 첫 상대 애틀랜타의 에이스 크리스 메들렌은 15승12패 3.11이다. 류현진은 화려함에서는 부족했지만 꾸준함만큼은 최고였다.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 수 관리를 받은 이날 콜로라도전(4이닝 2실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했고, 한 차례도 5점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22차례나 해 1966년 돈 서튼(21회)을 제치고 다저스 역대 최다 신인 투수로 기록됐다. 다저스 아시아 신인투수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2002년 이시이 가즈히사(14승)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평균 구속 140㎞대 후반인 류현진의 투구는 MLB에서 평범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예리한 변화구를 구사해 빅리그 강타자들을 돌려세웠다. 그의 체인지업은 감독 설문조사에서 NL 2위에 오를 정도로 인정받았다. 특유의 위기관리와 땅볼 유도 능력으로 누상에 주자가 모이더라도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NL에서 세 번째로 많은 26개의 병살타를 낚았다. 물론 류현진에겐 과제도 있다. 1회 피홈런 7개를 허용하고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하는 등 첫 단추를 끼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홈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2.32의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원정에서는 7승4패 3.69에 그치는 등 환경에 따라 기복을 보였다. 특히 LA보다 3시간 빠른 동부지구 원정에서는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MLB] ‘100-100 클럽맨’ 추신수 가을 대잔치

    [MLB] ‘100-100 클럽맨’ 추신수 가을 대잔치

    추신수(31·신시내티)가 미국프로야구(MLB) 데뷔 9년 만에 100홈런-10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으로 풀리는 그로선 자신의 진가를 함축하는 기록을 손에 쥐게 됐다. 추신수는 28일 미주리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0-2로 뒤지던 5회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조 켈리의 시속 137㎞짜리 7구째 체인지업을 받아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17호째이자 통산 100호 홈런. 이틀 전 밀워키를 상대로 통산 도루 101개를 기록했던 그는 이로써 메이저리그의 아시아 선수로는 스즈키 이치로(40·뉴욕 양키스·110홈런-470도루)에 이어 두 번째로 100-100클럽에 가입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의 통계에 따르면 추신수는 이날 홈런 두 방을 날려 통산 101호 홈런을 기록한 셰인 빅토리노(보스턴·도루 218개)에 이어 현역 선수로는 마흔 번째로 100-100클럽에 들었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않는 선수들을 빼면 서른한 번째 가입이라고 전했다. 이 기록은 31년 역사의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19명이 달성했다. 전날 안타가 없었다가 이날 4타수 2안타로 대기록 달성을 자축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정상급의 1번 타자가 갖춰야 할 정교함과 파워를 겸비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진가는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마쓰이 히데키(39)와 비교해도 한눈에 알 수 있다. 2003년부터 아홉 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마쓰이는 1236경기에서 타율 .282, 175홈런, 760타점, 13도루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28일 현재 826경기에서 타율 .278, 100홈런, 414타점, 101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마쓰이가 7.06경기당 홈런 한 개를 날린 반면 추신수는 8.26경기당 하나를 쳐내고 있어 전혀 뒤지지 않는다.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해 2005년 4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특유의 꾸준함으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2008년 클리블랜드 시절 14개로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낸 추신수는 2009년 20개, 2010년 22개, 2011년 8개, 지난해 16개 홈런을 날렸다. 한편 신시내티는 이날 세인트루이스에 1-6으로 완패했다. LA 다저스도 시카고 컵스에 2-3으로 졌다, 선발 클레이튼 커쇼는 5와3분의2이닝 2실점(1비자책)으로 8패(13승)째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1.72로 변함없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현실적인 로드맵 장기간 추진하면 강소국”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현실적인 로드맵 장기간 추진하면 강소국”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세계 최고가 되자’처럼 못 지켜도 그만인 선언적 구호는 잘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들의 역량과 한계를 냉정하게 파악한 뒤 그 테두리에서 ‘무리하거나 요행에 기대지 않고도 해낼 수 있는’ 현실적 목표를 정해 10년 이상 꾸준히 정책을 시행합니다. 어찌 보면 그런 ‘단순함과 꾸준함’이 쌓여 오늘날의 싱가포르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윤희로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장은 싱가포르 성공의 원동력을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서 찾았다. 서울보다 약간 큰 면적에 인구 530만명에 불과한 소국이 세계적 경제 강국에 올라선 이면에는 전 세계 자본과 기술을 싱가포르로 불러 모으는 ‘허브 전략’이 있다. 이들 전략은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쳐 계획을 수립해 ‘현실 가능한 로드맵’하에 10년 이상 추진해 온 것들이다. ‘하면 된다’는 식으로 다소 무리한 목표를 세워 단기간에 자본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성과를 보려는 우리와는 방식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는 “싱가포르 정부의 정책들이 다 탁월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다 보니 결국에는 성과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관장은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아시아 금융허브’(서울 여의도, 부산 문현동) 전략이나 ‘수쿠크법’(이슬람 채권법)을 통한 이슬람 금융 허브 전략 등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목표가 큰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역량을 감안해 과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인지도 냉정히 따져 봐야 한다”면서 “우리보다 금융 강국인 싱가포르도 현재 ‘동남아 지역의 위안화 허브’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목표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 우리도 현실적인 면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글 사진 싱가포르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MLB] 신인왕, 이젠 꿈이 아냐

    [MLB] 신인왕, 이젠 꿈이 아냐

    류현진(26·LA 다저스)이 신인왕 판도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류현진은 지난 1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프로야구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쾌투, 파죽의 6연승으로 시즌 12승째를 낚았다. 무엇보다 올해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이자 ‘사이영상’ 후보인 맷 하비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해 진가를 더했다. 현지 언론은 류현진을 재조명하기 시작했고 팬들도 강한 인상을 받았다. 사실 류현진은 데뷔 이후 줄곧 신인왕 후보로 꼽혔지만 강인한 인상을 심지는 못했다. 팀이 총체적 난조에 빠졌을 때부터 ‘꾸준함’을 과시한 것이 전부였다. 신인왕 맞수들에 견줘 승수와 구위(평균자책점) 등에서 밀렸다. 하지만 후반기 5경기 모두 승리를 따내며 올 시즌 팀내 최다승은 물론 내셔널리그 신인 최다승 투수로 거듭났다. 류현진의 활약은 성적으로 확연히 입증된다. 15일 현재 리그 승률 공동 1위(.800)이고 다승 공동 5위다. 다승 1위는 조던 짐머맨(14승·워싱턴), 2위 그룹은 랜스 린, 아담 웨인라이트(이상 세인트루이스), 프란시스코 리리아노(피츠버그·이상 13승) 등이다. 다승 선두에 불과 2승 차. 류현진의 최근 구위와 패배를 잊은 다저스의 ‘신바람’을 감안하면 다승왕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류현진은 앞으로 7~8경기 더 마운드에 오른다. 그러자 리그 신인왕 판도도 새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한솥밥’ 야시엘 푸이그(23)를 비롯해 셸비 밀러(23·세인트루이스), 호세 페르난데스(21·마이애미), 류현진의 4강 구도로 압축되는 모양새였다. 푸이그가 한 발짝 앞서갔으나 류현진이 맹렬히 추격하는 양상이다. 현지 언론들도 “류현진이 과소평가돼 있다”는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말을 줄지어 인용하며 부각시키는 상황이다. 미국 스포츠웹진인 ‘블리처리포트’도 15일 “류현진이 신인왕으로 진지하게 고려될 자격이 있다”고 전했다. 일단 류현진은 다승과 평균자책점(2.91·11위)에서 밀러(11승8패·2.97)를 제쳤다. 밀러는 15일 피츠버그전에서 6이닝 5실점으로무너졌다. 페르난데스는 공교롭게도 다음 등판에서 류현진과 충돌할 가능성이 짙다. 매팅리 감독은 “선발로테이션의 변화는 없다. 선발투수들은 하루 더 쉬고 등판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마이애미가 로테이션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오는 20일 오전 8시 10분 마이애미에서 둘이 맞붙는다. 신인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페르난데스는 시속 100마일(약 160㎞)의 광속구를 연신 뿌려대며 낙차 큰 커브를 곁들인다. 마이애미의 전력이 약한 탓에 시즌 8승(5패)에 머무르고 있지만 구위를 가늠하는 평균자책점에서 2.45로 당당히 리그 4위다. 마이애미 방망이가 부실해 류현진의 승리가 조심스럽게 점쳐지지만 다저스 타선이 페르난데스를 공략하지 못한다면 류현진의 13승도 힘겨워질 수 있다. 둘의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신인왕 판도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다저스는 이날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2회 1사 2루에서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끝내기 2루타에 힘입어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8연승을 내달렸다. 이로써 다저스는 지난 6월 23일 이후 벌어진 48경기에서 40승을 질주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MLB] 류현진 > 푸이그

    류현진(26)이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 전반기 ‘최고의 신인’으로 뽑혔다. 구단 홈페이지는 18일 전반기를 돌아보는 기사에서 류현진을 신인왕에 올려 놓았다. 애드리언 곤살레스를 최우수선수(MVP)로 뽑았고 좌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게는 사이영상을 안겼다. 최고 계투 요원으로는 켄리 얀선을 선정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을 신인왕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야시엘 푸이그에겐 미안하지만 4∼5월의 성적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개막 2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류현진은 전반기에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18경기에서 7승3패와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특히 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동안 선발진 구멍을 메우며 팀의 반등을 준비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전문 기고가 마이크 페트리엘로가 운영하는 블로그 형식의 사이트 ‘트래직 일니스’도 류현진을 전반기의 소리 없는 영웅으로 꼽았다. 그는 커쇼 말고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다저스 투수진을 나열한 뒤 “가장 큰 물음표를 던진 류현진이 꾸준함을 증명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꾸준함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18차례의 등판 가운데 3자책점을 넘긴 게 세 차례뿐이고, 커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다”면서 “류현진은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할 가치가 있었음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갈수록 직구 구속이 떨어졌는데도 오히려 투구 비율을 늘린 점을 지적하며 후반기 불안 요소로 꼽았다. 한편 야후스포츠는 수비와 무관한 평균자책점(FIP)이 3.58에 그친 점을 들어 “류현진이 후반기에도 이 정도 능력을 보이고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더 높이 올라가는 데 선발진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MLB] 또 에이스와 맞대결… 이번엔 ‘클리프 리’

    류현진(26·LA 다저스)이 최강 선발과 격돌한다. 류현진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10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미 프로야구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다섯 번째 7승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26일 이날 선발 투수로 류현진과 클리프 리(35)를 예고했다. 올 시즌 6승 3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한 류현진은 6월 들어 승수를 보태지 못했다. 4경기에 나서 호투를 이어 갔지만 승리 없이 1패만을 떠안았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이달 마지막 등판인 필라델피아전에서 반드시 이겨 7월 ‘승수 쌓기’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다짐이다. 무엇보다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꾸준함을 보이는 데다 무기력했던 팀 타선도 살아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선발 맞상대가 ‘막강’ 클리프 리여서 부담스럽다. 좌완 리는 올 시즌 9승(다승 공동 4위) 2패, 평균자책점 2.51(11위)로 명실상부한 필라델피아의 에이스다. 클리블랜드 시절이던 2008년 22승 3패, 평균자책점 2.54의 엄청난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통산 134승(80패)을 수확해 현역 좌완 투수 가운데 앤디 페티트(250승), C C 사바시아(199승·이상 뉴욕 양키스) 등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승수를 쌓았다. 게다가 다저스에는 특히 강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5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0.95를 기록했다. 적지인 다저스타디움에서는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77로 위력을 더했다. 다저스 타선이 리를 상대로 점수를 뽑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희망도 있다. 필라델피아는 팀 재건을 위해 양키스, 다저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뭉칫돈’을 쏟아부었지만 주전들의 잇단 부진과 노쇠화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머물러 있다. 또 마무리 조너선 파펠본은 네 차례나 세이브 기회를 날렸고, 득점력도 하위권에 그쳐 불펜 난조와 집중력 부재에 허덕이는 다저스와 처지가 비슷하다. 류현진이 필라델피아를 제물로 팀 상승세에 한몫할지 주목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싸이가 한류인가, 아니면 한류가 싸이를 만들었나. ‘강남스타일’이 한국 스타일인가 혹은 싸이식 ‘B급스타일’일 뿐인가. 싸이 현상을 진단하는 별별 분석이 다 나온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대체 왜 싸이이고, ‘강남스타일’인가. 서울신문이 최종판을 준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이성규 뮤즈어라이브 대표,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에게 질문을 던지고 조합해 토론 형식으로 꾸몄다. 싸이 현상 지상토론, ‘강남스타일’처럼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보자.” →사람들은 왜 싸이에 열광할까. 어떤 숨은 코드가 있는 것인가. -설동훈 전북대 교수(이하 훈) 싸이가 뜬 게 아니라 ‘강남스타일’이 떴다. ‘겨울연가’로 배용준, 최지우가 인기를 끈 것과 같다. 코믹함만이 이유가 아니다. 인류의 공통 정서에 호소하는 음악성, 중독성 있는 춤, 공감을 끌어내는 장면 등이 절묘하게 결합됐다. 대중이 보편적 정서인 ‘재미’(fun)에 중독된 것이다. -이동연 소장(이하 연)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결합된 강한 비트와 단순한 후크 멜로디가 인기비결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런 사운드에 익숙하다. 또 카우보이식 춤과 말춤의 원형은 글로벌한 공감대를 갖는다. 사회병리현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물신주의, 속물적 인간관계, 자극적 쾌락이 지배하는 저속한 사회의 병리를 수면 위로 들춰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년 전 대마초 사건과 병역 문제로 지탄 받던 싸이는 사라져 버리고 애국자 싸이, 국민가수 싸이가 등장했다. -이성규 대표(이하 규) 사실 싸이가 이전에 내놓은 곡들도 유머러스하면서 섹시한 코드와 강렬한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 그런데 ‘강남스타일’만 떴다. 불황기에 섹시·유머 코드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지는 데다, 복고에 대한 향수가 중첩되는 것도 요인이 된 셈이다.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이하 섭) 요즘 사람들은 특정 유형의 메시지에 열광한다. 감동적이거나 극사실주의 같은 세밀한 작업, 기괴하고 망측하지만 예전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음악·영화, 원형과 패러디의 선순환 콘텐츠, 진지함과 코믹함의 결합 등이다. ‘강남스타일’의 경우 마지막 두 가지에 해당한다. 타이밍과 콘텐츠, 유머 코드라는 삼박자도 맞아 들어갔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 있는데. -훈 유튜브는 뮤직비디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유행을 이끌어 낸 핵심은 재미와 감동이다. 사회학자들은 유행을 집합행동으로 파악하는데 ‘강남스타일’ 집합행동을 끌어낸 동력도 그것이다. -규 유튜브만의 위력이 아니라,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의 복합적 위력이라는 설명이 정확하다. 상호작용성에는 디지털 팬덤 현상이 포함됐다. 기존 팬덤 현상과 달리 소비자는 적극적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이다. 예컨대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 확산 과정에는 팬 라이팅(Fan Writing)으로 불리는 리액션이나 패러디 영상이 역할을 했다. 유튜브 영상 가운데 수천만건을 돌파한 영상의 공통점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평범한 인물 ▲결함 있는 남성성 ▲유머 ▲단순성 ▲반복성 ▲기발하고 엉뚱한 콘텐츠 등이다. ‘강남스타일’은 이 여섯 가지 디지털 문법을 담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전략적으로 대처한 상품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섭 (전략상품은) 아니라고 본다. 싸이는 10년 전부터 자신의 콘셉트에 일관성을 지녀 왔다. 다만 우리는 싸이의 음악적 프로덕션라인이 지난해 MBC ‘무한도전’ 출연 이후 변화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꾸준함과 노력 등도 어필의 요소가 됐다. 싸이의 음악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콘텐츠는 아니었지만 유튜브 공개 뒤 반응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빠르게 대처한 것이 눈에 띈다. -훈 언뜻 보면 ‘강남스타일’은 아마추어의 엉성한 모방 복제품에 불과한 ‘키치’(kitsch·저속한 작품) 또는 B급 문화 상품처럼 여겨지지만 실상 전문가가 공들여 만든, 고도의 음악성과 안무를 갖춘 독창적 문화상품이다. →그렇다면 ‘B급 문화’가 아니라는 것인가. -훈 둘 다 B급처럼 보이지만 B급이 아니다. 아무리 봐도 연예인 같지 않은 싸이의 외모를 기준으로 보면 B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웃음). 그 외모로 ‘강남스타일’을 외치니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 싸이 스스로 캐릭터를 ‘양아치’로 잡았는데 그것을 B급이라고 할 수 있나. -연 B급이 맞다. 싸이의 출신성분이 부유하지만 천성은 ‘키치’한 저속한 B급 문화의 전도사다. B급 문화가 하층계급의 것이라거나 A급보다 수준이 낮다는 생각은 낡았다. B급 문화는 우리 안의 비밀스러운 욕망을, 속으로 하고 싶은 일탈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한 것을 말한다. 또 ‘강남스타일’은 패러디가 갖는 풍자정신을 갖고 있지 않다. 그저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사나이의 물오른 쾌락만 전해질 뿐이다. 자본주의의 속물 감정을 찬양하는 노래로 단정할 수 없는 건 은유적 공간인 강남을 무대로 벌이는 ‘풀어헤쳐진 감정’ 때문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한류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 것이 적절할까. -섭 ‘강남스타일’은 한국인의 힘으로 한국 노래를 전 세계에 퍼뜨렸다는 면에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한류가 통했다고 묶는 것은 현 정부의 성과주의적 망상과 비슷하다. 싸이 신드롬은 한류와 K팝이 동남아에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던 결과다. 지난 7월 ‘강남스타일’이 공개된 뒤 전 세계의 검색어 유입률과 추이를 보면 말레이시아를 기점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지역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후 호주·유럽·미국에서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콘텐츠를 대중이 찾을 때까지 한류와 K팝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은 뒤에는 싸이의 콘텐츠 자체가 가진 매력과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규 ‘강남스타일’은 K팝의 이전 확산 경로에 의존하지 않았다. 동남아를 제외한 지역에선 ‘강남스타일=K팝’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K팝은 영미권에서 마니아만 소비하는 다양한 음악 장르 중 하나일 뿐 보편적이지 않았다 ‘강남스타일’은 이미 구축된 K팝 팬의 도움을 얻긴 했지만 신드롬까지 이어질 때는 K팝의 위력이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얼마나 갈지도 궁금한데. -연 일회성에 그치는 유행가지만 올해까지는 갈 것이다. 올 11월 MTV어워즈와 내년 2월 그래미상 시상식이 분기점이다. 싸이스러운 스타일은 현재진행형이다. 글로벌 스타로 크려면 미국 주류 팝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YG는 글로벌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섭 K팝은 성공을 백업해 줄 콘텐츠가 부족하다. 싸이 또한 브랜드를 지속시키려면 해외 뮤지션과 협업을 통해 입지를 굳혀 가야 한다. 정리 최여경·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일본통신] 다르빗슈 떠난 일본, 올해 최고 투수는?

    [일본통신] 다르빗슈 떠난 일본, 올해 최고 투수는?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15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5승(9패, 평균자책점 4.02)째를 거뒀다.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일본에서의 명성을 재확인 시키고 있는 다르빗슈는 그동안 문제시 됐던 제구력이 향상되며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다르빗슈는 당초 목표로 했던 15승에 이미 도달했고 이제 남은 건 3점대 평균자책점이다. 4점대와 3점대는 선발투수로서 보여지는 무게감이 다르기에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다르빗슈가 떠난 일본 프로야구는 올 시즌 고만고만 한 선발투수들이 사와무라 에이지상을 비롯, 각 부문 타이틀 홀더가 되기 위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해 일본야구는 그동안 리그를 호령했던 다르빗슈를 포함해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첸 웨인(볼티모어)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그리고 지난해 사와무라상 수상자인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마저 초반 부상으로 이탈해 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예년보다 투수 부문 경쟁이 덜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즌 종료까지 팀 당 14~18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지금 현재 그 어느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센트럴리그는 세명의 투수가 13승(마에다 켄타, 우츠미 테츠야, 요시미 카즈키) 으로 다승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고 이 투수들은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마에다-1.55 우츠미-1.75 요시미-1.80)을 기록 중이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누가 1위를 차지 할지는 시즌이 끝나봐야 알수 있을 정도로 안개 속이다. 퍼시픽리그는 선발 전환 2년차인 소프트뱅크의 셋츠 타다시(15승 5패, 평균자책점 1.98)가 다승 1위, 그 뒤를 니혼햄의 요시카와 미츠오(13승 4패, 평균자책점 1.66), 그리고 소프트뱅크의 오토나리 켄지(12승 6패, 평균자책점 1.76) 순으로 형성 돼 있다. 역시 센트럴리그와 마찬가지로 다승은 물론 평균자책점에서도 1점대를 유지하고 있어 이 리그 역시 시즌 막판까지 가봐야 타이틀 수상자를 알수 있을듯 싶다. 하지만 올해 일본 프로야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투수천하’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올 시즌 사와무라상 자격 조건 7가지(25경기, 15승, 평균자책점 2.50 이하, 10완투, 200이닝 투구, 150탈삼진, 승률6할)를 충족시키는 선수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경기 수를 감안하면 양 리그에서 다승과 평균자책점 싸움을 하고 있는 투수들 중 6가지조건을 갖추는 투수는 나올지 모르겠지만 ‘10완투’는 모두가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주니치 드래곤스의 요시미가 올 시즌 여섯번의 완투 기록이 있지만 남은 경기에서 세번의 선발 등판 밖에 남지 않아 불가능하다. 또한 센트럴리그에서 13승씩을 올리고 있는 다승 1위 투수들 역시 2~3번의 선발 기회 밖에 없어 15승을 채울는게 우선이다. 퍼시픽리그의 오토나리 역시 여섯번 완투를 했지만 현재 22경기, 탈삼진 117개 밖에 되지 않아 자격 조건을 채울수 없다. 지금까지 사와무라상은 매년 7가지 자격을 모두 갖춘 투수만 받았던 건 아니다. 2010년 수상자인 마에다 켄타(히로시마)는 완투에서 미달(6완투)됐지만 수상했다. 사와무라상 자격을 갖추기가 워낙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꼭 모든 부문을 채울 필요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상자가 없는 해도 나온다. 센트럴리그 같은 경우는 상을 수상하기가 퍼시픽리그에 비해 훨씬 어렵다. 지명타자제인 퍼시픽리그와는 달리 투수도 타석에 들어 서기 때문에 경기 중 투수 타석에서 대타를 기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무래도 완투 여건은 센트럴리그 투수들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2010년 당시 마에다는 2004년 가와카미 겐신(한신) 이후 6년만에 센트럴리그 투수로서 이상을 수상했다. 시즌이 종반에 이른 지금 올 시즌 가장 안타까운 투수는 타나카다. 부상으로 인해 다른 투수들에 비해 늦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수와 다승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을 거의 달성했기 때문이다. 타나카가 보이지 않을때만 해도 올해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울거라고 기대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미 규정이닝을 넘었고(147이닝) 다승왕 후보 투수들보다 적은 이닝에서 탈삼진을 148개나 뽑았다. 그리고 양 리그 통틀어 최고 완투인 7완투를 기록 중이다. 야구에서 만약은 필요 없는 가정이지만 타나카가 부상 없이 올 시즌을 소화했다면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사와무라상 수상이 유력했을 것이다. 다르빗슈가 떠난 지금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는 의견이 분분하다. 마에다, 매 시즌 꾸준한 스기우치 토시야(요미우리), 그리고 스기우치가 떠난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셋츠, 역시 꾸준함의 대명사인 요시미 등등 많은 투수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지난해 다르빗슈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고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던 타나카가 일본 최고 투수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겠지만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어떤 투수를 마운드에 올릴 것인가. 라는 가상의 질문을 던져 본다면 타나카만큼 안정적이고 압도적인 피칭을 기대 할만한 투수가 없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공부에는 정년 없어 인생 2막은 후진양성”

    “공부에는 정년 없어 인생 2막은 후진양성”

    ‘직장에는 정년이 있어도 공부에는 정년이 없다.’ 서울 자치구의 한 국장급 공무원이 이러한 생각으로 정년을 코앞을 두고 박사학위를 취득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이민래(58) 관악구 도시관리국장. 27일 관악구에 따르면 이 국장은 지난 17일 안양대에서 ‘도시정비사업의 시행 단계별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시정비사업 개선안 마련하고 퇴직하고파” 1978년부터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 국장은 34년 동안 국토·도시계획 분야에서 근무했다. 그는 오랫동안 도시정비사업에 빠지지 않는 집단 민원과 소송, 갈등을 지켜보며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하고 최근 5년간 자료를 모아 이번 논문을 썼다. 이 국장은 논문에서 “정비사업을 주민들은 재산 증식 수단으로, 공공 부문은 도시 관리 차원으로 보는 입장 차이에서부터 갈등이 시작된다.”며 “준비 단계에서부터 정비사업 전문가를 총괄책임자(MM)로 세우고 추진위·조합 임원들에 대한 자격 제한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정비사업 전문 공무원제 도입, 시공 단계에서의 감리 및 주민 대표 참여, 소통형 민관 거버넌스 체계 구축, 중앙정부의 정비사업 기반 시설 지원 등을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형편 어려워 머슴살이까지… “꾸준함이 비결”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업에 매진해 온 이 국장의 인생 이야기는 직원들 사이에 자자하다. 열한 살 때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고향에서 3년간 머슴살이를 하다 상경한 그는 중학교부터 최근 박사과정에 이르기까지 17년에 걸친 모든 학업 과정을 야간으로 마쳤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도시계획기술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관련 전문 서적을 저술해 중앙대 초빙교수 자리도 맡았다. 이 국장은 “이것이 끝이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며 “퇴직하면 제2의 인생은 학업과 후진 양성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큰 꿈을 갖고 목표를 향해 노력하되 남을 탓하지 말고 항상 본인의 부족함을 느끼면서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목표는 이루어진다.”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덧붙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세트제도 ‘신궁 코리아’ 못 막았다

    세트제도 ‘신궁 코리아’ 못 막았다

    ‘한여름 밤의 납량특집’ 같았다. 느긋하게 금메달을 확신(?)하던 과거의 올림픽과 달랐다. 마음 졸이며, 손에 땀을 쥐며 리모콘을 잡았다. 올림픽 양궁 얘기다. 국제양궁연맹(FITA)은 2010년 4월부터 국제대회에 세트제를 도입했다. 12발을 쏴 점수 합산으로 승부를 가리던 기존 방식(누적점수제)과 달리 이번 런던에서는 3발씩 세트로 쪼개 경기를 치렀다. 각 세트에서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을 얻는 방식. 5세트까지 먼저 6점을 따는 선수의 승리. 그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단 한 발로 승자를 결정하는 슛오프에 들어갔다. 언제든지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데다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당연히 높아진다. 화살 한 발에 승부가 요동치기 때문에 박진감은 생겼지만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온 우리 한국에는 당연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처음 세트제가 도입됐을 때 ‘한국 죽이기’라는 얘기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그동안 올림픽 양궁은 ‘한국 견제의 역사’와 일맥상통했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1988년 서울대회까지 양궁은 사격과 비슷한 기록 경기였다. 30·50·70m마다 36발씩 총 1440점 만점으로 총점이 높은 선수가 우승하는 방식. 깜짝 스타나 이변이 나오기 힘든 구조였고 한국의 독주가 계속됐다. FITA는 1992년부터 토너먼트제를 도입했고 4년 전 베이징대회 때는 12발로 화살 수를 줄여 한 발의 중요성을 높였다. 런던의 세트제도 그 연장선이다. 전체 점수가 높더라도 화살 세 개, 세트별로 득실을 따지기 때문에 변수가 크다. 꾸준함이나 안정성보다는 컨디션이나 바람 운 등이 작용할 여지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교대 발사 시간을 기존 30초에서 20초로 줄인 것도 압박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한국 양궁은 세계 최강 자리를 위협하는 규칙 변화에도 꿋꿋하게 정상을 지켜냈다. 전 종목 석권이라는 당초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금메달 3개를 거두며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철저한 연습을 바탕으로 2초마다 표적을 바꾸는 집중력 훈련, 야구장·군부대를 오가는 소음 훈련 등 다채로운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만 오진혁(현대제철), 기보배(광주광역시청) 외에 나머지 네 선수가 토너먼트에서 일찌감치 발목을 잡히는 등 정상 수성을 위한 과제도 남긴 대회였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열린세상]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 /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열린세상]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 /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유산을 뜻하는 영어 단어 ‘legacy’는 도시 연구에서 자주 등장한다. 도시는 과거로부터 다양한 영감과 교훈을 얻고 이 과정을 거치며 보다 나은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본받을 만한 도시들은 자신들만의 ‘위대한 유산’을 지닌다. 위대한 유산을 언급하면 파리, 로마, 빈과 같은 역사 도시를 연상한다. 도시 전체가 있는 그대로 박물관이나 다름없을 만큼 화려한 건물과 예술품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이는 도시의 유산을 주로 물리적 맥락에서 이해하도록 만드는 위험성이 크다. 즉, 대규모 프로젝트나 그럴듯한 건물을 지어 후세에 물려주는 것에 집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몇 개는 기본이고 심지어 몇 십 개를 지어서 한두 개만 성공하면 된다는 무모한 발상까지 한다. 과정과 무관하게 도시의 역사는 걸작과 그것을 실현한 지도자를 기억한다는 그릇된 학습 효과도 한몫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는 우리가 칭송하는 살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들이 ‘보이지 않는 유산’을 계승·발전시켜 왔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데 있다. 건물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도시를 위한 바람직한 ‘제도·전통·관행’ 등이 하나의 유산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에 관심을 갖고 이를 뿌리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비판적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다.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절대적인 해답은 존재할 수 없으므로 사안별로 폭넓게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전문가만을 가까이하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본다. 소위 전문가 편식증이다. 도시학자 조지프 리쿼드는 비판적 전문가의 의견이 얼마나 올바르게 전달되는가가 도시의 수준을 판단하는 척도라고 강조한다. 도시에서 진행되는 각종 개발은 수많은 이권이 개입하고 충돌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는 ‘예스맨’들에 의해 발전할 수 없고, 비판을 수용하고 내공을 다져야 진일보한다. 둘째, 정책을 갈고 닦는 꾸준함이다. 정책을 수립하는 일과 갈고 닦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몇 해 전에 영국 최고의 도시건축정책 수립 기구인 케이브 전문가를 만났을 때 받은 감동의 여운이 그런 것이었다. 자신이 몇 년에 걸쳐 수립한 정책에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빼곡하게 메모를 적어 놓았다. 이유를 물으니 수립 이후 해당 정책을 계속 분석해 보다 나은 방식을 찾았으므로 수정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처음 탄생한 정책은 완벽할 수 없으므로 그 자체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불완전한 정책을 갈고 닦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 비난의 대상이 되어 마땅하다. 태어나서 진화하지 않는 진부한 정책은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다. 정책이 있느냐 없느냐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 정책을 얼마나 시의적절히 개선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셋째, 반이성적 관행을 깨는 노력이다. 예를 들어보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월에 ‘서울시 보도블록 10계명’을 발표하고, 연중행사처럼 시행되던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악습에 제동을 걸었다. 합리적이지 못함을 알면서도 무려 60여년간 지속된 관행이다. 이는 하나의 작은 사례에 불과할 뿐 전국에서 벌어지는 유사한 맥락의 반이성적 관행은 여전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한 도시에서 시행하는 관행을 깨기 위한 노력은 다른 도시에서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해당 도시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함으로써 도미노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머지않아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는 자치단체를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원칙적으로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을 확립하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그런데 그 지도자를 움직이는 것은 시민이다. 화려한 치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을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에게 관심을 갖고 응원한다면 그 누가 세계 최고·최대 따위의 수식어를 붙여가며 눈을 현혹하는, 보이는 유산에만 천착하겠나. 훌륭한 지도자를 판단하는 잣대를 수정해야 할 시점이다.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으로.
  • 마흔살 이인우, 7년만에 우승 키스

    마흔살 이인우, 7년만에 우승 키스

    마흔살 ‘노장’ 이인우(스위스저축은행)가 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인우는 24일 충북 제천 힐데스하임골프장(파72·7188야드)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KGT)를 겸한 아시안투어 볼빅-힐데스하임오픈 마지막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로만 4타를 줄인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176타로 우승했다. 이인우는 전날 3라운드에서 무려 5명이나 공동선두(8언더파)에 오르는, 근래 보기 드문 우승경쟁을 벌이며 끈질기게 따라붙은 타완 위랏찬트(태국)를 1타차로 따돌리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1998년 시드선발전을 통해 이듬해 투어에 데뷔, 13년 동안 단 1승에 머무르다 무려 7년 만에 다시 맛본 감격의 우승. 이인우는 데뷔 6년차였던 2005년 기아로체 비발디오픈에서 박노석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데뷔 6년 만에 처음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해 ‘잊혀진 선수’로 남았다. 170㎝, 65㎏으로 골프선수치고는 왜소한 몸집의 이인우는 그러나 한때 태극마크를 가슴에 붙였던 국가대표 출신이다. 티칭프로인 부친 이원만(64)씨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했던 그는 1989~91년 상비군을 거쳐 이듬해 국가대표를 지낸 유망주였다. 사실, 우승 기회는 한 번 있었다. 지난 2009년 KGT 동부화재 프로미배 군산CC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4강까지 올라 통산 2승째 꿈을 부풀렸지만, 체력 부족으로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꾸준함은 가장 큰 자산이자 무기였다. 2010년에도 ‘톱 10’에 한 차례밖에 들지 못했지만 13년째 투어 시드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이번 대회 1라운드 공동 31위로 출발한 뒤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유지한 끝에 통산 두 번째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6만 달러(약 7000만원). 이인우는 또 20~30대가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국내투어에서 2009년 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서 우승한 강욱순(46) 이후 3년 만에 우승한 40대 선수이기도 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일본통신] 다르빗슈 뒤 잇는 일본야구 新에이스는?

    [일본통신] 다르빗슈 뒤 잇는 일본야구 新에이스는?

    일본에서 7년을 뛰며 통산 93승 38패(평균자책점 1.99) 5년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 사와무라 에이지상(2007) MVP 2차례(2007,2009). 올해부터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절스 유니폼을 입게 될 다르빗슈 유(25)의 화려한 경력이다. 다르빗슈는 누가 뭐라 해도 일본 제1의 에이스였고 최근 4년동안의 성적만 보더라도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이란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르빗슈가 원래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다. 다르빗슈의 부친은 일본에서 커리어를 끝내길 원했었고 다르빗슈 역시 이러한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아내와의 이혼문제, 그리고 좀 더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뛰길 원하는 목표의식이 그의 빅리그 진출을 이끌어 냈다고 볼수 있다. 이제 올 시즌부터는 일본하면 다르빗슈 라는 수식어보다는 빅리그에서 얼만큼 활약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때를 같이해 다르빗슈가 떠난 일본야구는 벌써부터 그 자리를 물려받겠다는 선수들로 넘쳐난다. 다르빗슈가 없는 일본야구의 새 에이스를 자처하고 나선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일본야구의 ‘황금의 88년생’들이 주목받고 있다. 원래 일본의 황금세대는 1980년생, 그중에서도 다르빗슈보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최고의 좌완투수인 스기우치 토시야(요미우리),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큐지(한신), 2010년 퍼시픽리그 타점왕인 코야노 에이치(니혼햄)가 바로 1980년생이다. 한때는 이 선수들을 묶어 ‘마쓰자카 세대’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마쓰자카 세대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1988년생들인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 마에다 켄타(히로시마), 사이토 유키(니혼햄)는 앞으로 일본야구를 이끌어 갈 주역이자 소속팀에서 에이스 반열에 올라와 있는 선수들이다. 또한 지난해 센트럴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던 사와무라 히로카즈(요미우리),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역시 1988년생들이다. 이 세대들은 고시엔을 통해 아마때부터 스타 반열에 올랐던 사이토 덕분(?)에 ‘사이토 세대’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누구도 ‘사이토 세대’란 말을 쓰지 않는다. 프로에 들어와 이미 실력이 역전이 됐고 특히 사이토의 성장세가 돋보이지 않기에 이제는 사이토 세대라는 말보다는 ‘타나카 세대’라는 말이 훨씬 더 어울린다. 이미 마에다는 2010년 사와무라 에이지상을 수상한 바 있고 타나카 역시 지난해 투수부문 7관왕과 사와무라 에지상을 수상해 사이토가 이들을 따라잡으려면 아직도 멀었기 때문이다. 타나카는 2007년 퍼시픽리그 신인왕, 비록 야수지만 사카모토 역시 팀의 리드오프로써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겸비한 보기드문 타자로 성장해 있다. 어쩌면 프로에 늦게 뛰어든 사이토가 이들을 밀어내려면 한참의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비록 다르빗슈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호랑이 없는 곳에 여우가 왕’인 모양새가 됐지만 일본최고의 투수 싸움은 타나카와 마에다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사와무라는 좀 더 경험이 필요하고, 사이토는 떨어진 폼부터 본 궤도에 오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마에다는 히로시마 토요카프의 희망이다. 야구 명문인 오사카 가쿠엔 고교(PL학원) 출신인 마에다는 150km를 상회하는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특히 100km대의 드롭성 커브볼을 주무기로 한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스피드 변화를 통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피칭이 인상적이다. 날씬한 체격(180cm 70kg)이지만 경기 후반에 가서도 140km대 후반의 속구를 유지하며 지치지 않는 그의 스태미너 역시 큰 무기다. 이미 2년연속 200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2년연속 리그 탈삼진왕에 오르기도 했다. 2010년 마에다는 히로시마 구단 사상 최연소이자 최초의 투수부문 3관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꽃을 피웠지만 지난해에는 승보다 패(10승 12패)가 더 많은 다소 아쉬운 한해를 보내고 말았다. 히로시마가 워낙 약체팀이기도 했지만 승운이 뒤따라 주지 않았던 것도 그 이유였다. 하지만 마에다는 올 시즌이야 말로 다르빗슈를 잇는 새로운 에이스가 되겠다고 이미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타나카는 이제 라쿠텐을 넘어 일본 제1의 선발투수로서 본격적인 승수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 2007년 퍼시픽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될성 부른 떡잎’이란 평가를 받았던 타나카는 지난해 완전히 물이 오르며 리그를 평정했다. 다승 1위(19승) 평균자책점 1위(1.27) 승률 1위(.792) 완투 1위(14회) 완봉 1위(6회) 무사사구 경기 1위(4회)를 기록하며 다르빗슈를 뛰어 넘어선 것. 타나카 역시 마에다와 마찬가지로 소속팀이 약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었지만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들을 요리하는 능력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원래 타나카 하면 150km를 상회는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과 세로로 떨어지는 칼날같은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다. 특히 그의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알면서도 못친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위력이 대단했는데 지난해에는 이것에 더해 스플리터 구종을 장착하며 더욱 더 무서운 투수가 됐다. 그렇지 않아도 상대하기 벅찬 투수였던 타나카는 스플리터 덕분에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다는 격이 됐고 올 시즌 역시 사와무라 에이지상은 물론 MVP에도 도전장을 던지 상황이다. 특히 타나카는 올 3월, 4살 연상의 인기 탤런트 사토다 마이(28)와 결혼이 예정 돼 있어 정신적인 안정감(?)을 안고 운동에만 전념할수 있게 됐다. 물론 사토다의 엽기적인 행동이 얼만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다르빗슈가 떠난 일본프로야구는 타나카와 마에다의 2파전 속에 이들의 1년 후배들인 1989년생들의 반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부상으로 인해 아쉬움을 샀던 일본최고의 강속구 투수인 사토 요시노리(야쿠르트), 올 시즌 지바 롯데 마린스의 새 에이스를 꿈꾸고 있는 카라카와 유키는 가능성 측면에선 전도유망한 투수들임엔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일본통신] 임창용이 기록한 30세이브의 상징성

    [일본통신] 임창용이 기록한 30세이브의 상징성

    임창용(35. 야쿠르트)이 2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시즌 30세이브를 올렸다. 야쿠르트가 4-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피안타 3개를 허용하며 1실점, 결국 팀의 4-3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투구수는 32개로 다소 많았고. 탈삼진 1개를 기록했지만 실점을 하는 바람에 평균자책점은 2.13에서 2.25로 다소 높아졌다. 임창용은 올 시즌 현재까지 59이닝을 소화하며 3승 2패, 30세이브를 기록중이다. 비록 기대에 못미친 투구내용이긴 하지만 이날 기록한 임창용의 30세이브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임창용은 일본진출 첫해(2008년)에 33세이브를 올린 후 2009년엔 28세이브, 그리고 지난해 35세이브를 기록하며 야쿠르트와 대형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팀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란 평가대로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임창용은 통산 100세이브(126세이브)를 넘긴지 오래이며 비록 세이브왕은 힘들어졌지만 일본 진출 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야쿠르트는 센트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 주니치에게 2경기차로 쫓기고 있는 상황이다. 시즌 중반 한때 2위권 팀들과 8경기 이상 차이로 멀찌감치 달아났던 때와 비교하면 긴장을 늦춰선 안될 시기다. 임창용의 30세이브는 기록적인 측면에선 대단한 업적이지만 리그 내 다른 팀 마무리 투수들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현재 세이브 부문 1위는 후지카와 큐지(한신)와 데니스 사파테(히로시마)가 35세이브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한신은 4위, 그리고 히로시마는 5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위팀 마무리 투수인 임창용의 세이브 숫자는 만족할만한게 아니다. 세이브는 강팀의 조건중 하나다. 팀이 리드하는 경기가 많아야 그만큼 마운드에 출격하는 횟수가 많은데 한신과 히로시마와 비교해 보면 임창용이 보다 더 강팀에 있으면서도 세이브 숫자가 적은 것이다. 한때 임창용과 10세이브 가까이 차이가 났던 이와세 히토키(주니치)가 어느새 34세이브를 기록하며 임창용을 앞지른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임창용은 리그 마무리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59경기에 출전했다. 8월에 슬럼프 기미를 보이며 마무리 자리를 불펜 투수인 토니 바넷(28)에게 양보했던 시기도 있었다. 원래 시즌 초부터 전문 마무리 투수가 없었던 요미우리를 제외하면 5개팀 마무리 투수가 경쟁을 한 셈인데 현재 임창용은 세이브 부문 4위다. 한때 임창용은 팀의 연전연승을 확실히 지켜내며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린 적이 있었다. 6월까지만 해도 일본진출 후 첫 타이틀 획득도 기대가 됐던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결국 고질적인 여름철 체력문제에 따른 2군행이 발목을 잡으며 연이은 블론세이브를 기록,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마무리 투수에게 있어 세이브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그동안 빼어난 활약을 한 임창용이지만 세이브왕을 차지한 적도 없다. 하지만 그 어느때보다 타이틀을 획득할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음에도 세이브왕 다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올 시즌 센트럴리그 세이브 홀더는 누가 될까. 현재로써는 후지카와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한신은 센트럴리그 팀들 가운데 가장 많은 20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나머지 팀들이 13-16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것에 비해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 한때 사파테의 1위가 확정적이었지만 최근 히로시마의 성적이 좋지 못하며, 9월에만 2패를 기록하며 뒷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한신과 히로시마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다소 비관적이다. 한신은 어느새 3위 요미우리와 5.5 차, 그리고 히로시마는 8.5경기 차이까지 벌어져 있다. 비록 임창용의 세이브왕 꿈은 힘들어 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보여준 임창용의 활약은 결코 무시할수 없다. 이미 선동열(당시 주니치)의 통산 세이브 기록을 넘어섰고 현재 일본에서 활약중인 한국인 선수들 가운데 꾸준함에 있어 그와 비견될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올 시즌이 임창용 개인에게 있어 비록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긴 했지만 30세이브란 상징성 역시 대단한 기록이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 와카마쓰 쓰토무 감독 이후 만년 하위권 팀이었던 야쿠르트가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기에 임창용의 남은 경기에서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11년연속 ‘3할-30홈런-100타점’ 도전 알버트 푸홀스

    11년연속 ‘3할-30홈런-100타점’ 도전 알버트 푸홀스

    ‘죽음, 세금, 그리고 켄 그리피 주니어의 골드글러브’ 이 세가지는 켄 그리피 주니어(은퇴)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에 성공했을 무렵 한 기자가 도저히 피할수 없는 것들이라며 찬양했던 명언이다. 그렇다면 현역 선수들 중 이러한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더 머쉰’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라면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푸홀스가 드디어 3할 타율을 넘어서며 데뷔 이후 11년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의 신기원을 향해 달리고 있다. 푸홀스는 17일(한국시간) 피츠버그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를 때려내며 종전 타율 .296에서 .301를 기록, 3할 달성에 성공했다. 이튿날(18일) 경기에서도 4타수 1안타를 쳐내며 현재 .301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18일 기준) 푸홀스의 성적은 타율 .301 홈런 35개, 93타점으로 이미 타율과 홈런은 목표치를 넘어섰고 이제 남은 것은 시즌 끝까지 3할을 유지한채 100타점을 채우는 것이다. 세인트루이스의 남은 경기수는 11경기. 타점 추이를 보면 100타점이 가능한 상황이기에 3할-30홈런-100타점은 충분히 달성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올 시즌 푸홀스는 시작부터 좋지 못했다. 4월 한달을 .257/.319/.475(타/출/장)로 시작한 푸홀스는 5월이 끝났을때 타율 .267 홈런9개 타점31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떨어지면 회복하는 푸홀스의 스탯회귀 본능은 6월에 접어들면서 불을 뿜기 시작했으며 6월 21일 부상자명단에 오르기전까지 6월에만 타율 .317/.419/.778 를 기록하며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듯한 느낌이었다. 2할 5푼 언저리에 머물렀던 푸홀스의 타율은 이때 .279까지 끌어올리며 반등은 시간 문제였던 것. 하지만 6월 20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인터리그에서 손목골절상을 당하며 불운이 시작됐다. 하지만 당초 6주 정도의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던 푸홀스는 그러나 단 16일만에(7월 6일) 부상에서 회복,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푸홀스는 8월까지 2할 7푼~8푼대를 오가며 방망이 조율을 하더니 9월에 들어서(16경기) 타율 .421를 기록하며 드디어 3할 타율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그동안 3할 타율 진입 여부가 관심사였지만 현재 푸홀스는 35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내셔널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만약 푸홀스가 올 시즌 홈런왕을 차지하게 되면 내셔널리그에선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3년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는 유일한 선수가 되며 1946-1952년 랄프 카이너, 1974-1976 마이크 슈미트 이후 내셔널리그에서는 3번째로 3년연속 홈런왕에 오르는 선수가 된다. 실로 이 시대 최고의 타자란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다. 올 시즌 푸홀스가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을 이어 간다면 이것은 그 연속성이란 측면에서 보면 대단한 기록이다. 역대 10년연속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모두 5명(에이로드,지미 폭스,루 게릭,알 시몬즈, 푸홀스)이다. 10년연속 30홈런-100타점은 모두 3명(지미 폭스,에이로드,푸홀스)이다. 하지만 10년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역사상 푸홀스가 유일하다. 덧붙여 푸홀스는 데뷔시즌부터 10년연속 이 기록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기에 올 시즌 반드시 이 기록을 11년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짧은 스윙궤적이지만 강력한 상하체의 회전력, 거의 제자리에서 출발하는듯한 느낌의 노 테이크 백, 타격시 앞발의 이격없이 매우 짧은 스텝으로 최소화한 스트라이드(Stride), 그리고 연습벌레라는 성실함까지 지금까지 푸홀스는 이 자리까지 올라오는데 있어 타의 모범이 된 선수중 한명이다. 올해 세인트루이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다소 힘들긴 하지만 만약 진출하게 된다면 푸홀스의 MVP 가능성도 충분할듯 싶다. 한편 푸홀스와 같은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 지난해까지 10년연속 3할-200안타 기록을 이어왔던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는 올 시즌 대기록이 모두 중단 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이치로는 타율 .273 안타 172개를 기록중인데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185안타로 시즌을 종료할듯 보인다. 이치로의 거침없는 안타행진도 흐르는 세월 앞에선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두근 두근 ‘캡틴 더비’

    두근 두근 ‘캡틴 더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전·현직 ‘캡틴’ 박지성(왼쪽·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오른쪽·아스널)이 만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그것도 ‘빅4’로 꼽히는 명문구단의 유니폼을 입고서. 박주영의 입단이 며칠만 빨랐다면 지난 28일 자정 열린 3라운드 맨유-아스널전(맨유 8-2승)에서 ‘캡틴 더비’를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스널 킬러’ 박지성이 시즌 첫 골을 터뜨렸을 때 박주영이 같은 그라운드에 있었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그러나 박주영의 계약이 이적협상 마감일(31일) 하루 전에 이뤄진 탓에 ‘양박’(兩朴)의 대결은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양박은 한국축구가 자랑하는 대표 아이콘이다. 박지성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아 더 이상 대표팀에서 함께하는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을 이끌던 모습은 또렷하다. 적으로 만난 적 없는 둘이 EPL에서 펼치는 대결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005년 한국인 1호로 EPL에 입성한 박지성은 ‘아시아 마케팅용 선수’라는 편견을 깨고 2013년까지 장기계약에 성공했다. ‘산소탱크’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꾸준함과 성실함에 경기 흐름을 읽는 영리한 움직임까지 갖춰 맨유의 베테랑으로 자리매김했다. ‘태극호 넘버원 스트라이커’ 박주영도 유럽무대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 프랑스 AS모나코 유니폼을 입고 세 시즌간 25골(91경기)을 터뜨리며 한국인 9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프랑스보다 빠르고 거친 EPL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탁월한 문전 움직임과 골 결정력은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 로빈 판 페르시(네덜란드), 시오 월콧(잉글랜드) 등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고 병역문제도 해결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첫 ‘캡틴 더비’는 내년 1월 21일 자정에 열리는 아스널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아스널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박지성을 기억한다면 박주영의 연착륙 여부에 따라 둘이 맞대결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설 연휴 첫날 친지들과 응원하며 보는 맛이 쏠쏠할 예정. 팬들은 벌써부터 ‘캡틴더비’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한 축구팬은 “전국 예비군들이 1시간씩 복무할테니 박주영의 입대를 최대한 미뤄줘라. 아스널의 박주영과 맨유의 박지성을 실컷 보고 싶다.”며 흥분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9] 볼트도 안 무섭다, 난 조국 위해 달린다

    [대구세계육상 D-9] 볼트도 안 무섭다, 난 조국 위해 달린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는 206개국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만 오는 게 아니다. 미국, 자메이카, 영국 등 쟁쟁한 육상 강국의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속속 한국에 도착한 17일 지구 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의 선수 한 명도 이들과 함께 대구 땅을 밟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 선수는 볼트를 위협할 유력한 도전자 가운데 한 명이다. 앤티가바부다의 다니엘 베일리(25)가 그 주인공이다. 카리브해에 있는 3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구 8만 5000여명의 나라인 앤티가바부다는 오랜 식민의 역사를 안고 있다. 1632년 영국의 식민지가 됐고 350년이 지난 1981년 명목상 독립은 했지만 현재도 영국령이다. 국가 원수가 영국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고, 영국 국왕의 임명장을 받은 총독이 최고 통치자라는 뜻이다. 국민 대부분이 아프리카계 흑인으로 농업과 관광으로 먹고사는데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를 약간 넘는다. 그럭저럭 사는구나 싶지만 빈부 차가 심해 원주민 대부분은 빈곤하다. 게다가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의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했고 금융도 무너졌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국제통화기금(IMF)의 신세를 지고 있다. 한국도 수교를 맺고 있지만 인근 주도미니카 공화국 대사관에서 대사업무를 겸임하고 있을 만큼 존재감이 없는 나라다. 이 작은 나라는 이번 대구 대회에 단 2명의 선수를 보냈다. 남자 100m, 200m에 출전할 예정인 베일리와 브렌단 크리스티안(28)이다. 이들은 너무도 작지만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달린다. 크리스티안의 100m 최고기록은 10초 09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기준 A기록은 넘었다. 하지만 하락세다. 지난해 기록이 10초 44다. 오히려 200m에서 기록이 좋다. 그래도 세계 정상급과는 거리가 있다. 올 시즌 최고 기록이 20초 60이다. 그러나 베일리는 볼트와 아사파 파월을 위협하는 수준의 선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0초 23으로 6위에 그쳤지만,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9초 93으로 4위를 차지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9초 91. 그리고 지난해 열린 카타르 도하 실내육상대회에서는 60m에서 6초 57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베일리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세계대회를 거듭하면서 큰 기복이 없다. 베를린 대회 뒤에도 9초대를 계속 달렸고 올 시즌도 9초 97을 기록 중이다. 물론 볼트가 세계 1인자이지만 자메이카가 단거리 왕국으로 급성장하는 데는 파월의 공이 컸다. 2000년대 초반 세계대회를 휩쓸기 시작하면서 자메이카의 어린이들이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볼트도 파월을 보고 달린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한 명의 스타급 선수가 탄생하면 그 나라의 스포츠 지형이 변화하고 상승한다. 앤티가바부다에서 베일리도 그런 희망의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이 무명의 선수가 대구 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볼트와 파월을 제치고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등극하더라도 너무 놀라지는 말자.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경기·인천 독거노인 400명에게 일주일에 두 차례씩 전화로 안부를 챙기는 ‘사랑잇는 전화’ 활동이 신한은행 콜센터 직원들의 일상에 녹아 들었다. 새벽잠이 없는 노인을 위해 평소보다 한 시간 빠른 아침 8시부터 전화를 붙잡아야 하지만, 오히려 “아침 끼니는 거르지 않았느냐.”며 안부를 챙겨주는 노인들 덕분에 마음은 훈훈해진다. 목소리로만 만나고 세대차이도 느껴질 나이인데 시시콜콜 안부를 묻는 사이로 발전하는 데에는 전화 응대라면 추종이 불가한 직원들의 전문성과 붙임성이 큰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은행이라니까 ‘보이스피싱’이 아닌지 의심하시기도 했어요. 모르는 어르신께 전화를 드리려니 저희도 막막했고요. 지금은 ‘자식보다 낫다’고 치켜세워 주실 때도 있어요.” 지난 1월부터 사랑잇는 전화 봉사에 나선 직원 이미나(35·여)씨는 15일 “처음에는 날씨나 불편하신 사항만 여쭤봤는데, 요즘에는 시시콜콜한 얘기도 하고 40분 동안 통화를 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사무적으로 “감사합니다.”라는 통화 마무리 인사도 “다음에 또 통화하자.”는 살뜰한 말로 바뀌었다. 일 주일에 두 차례씩, 같은 사람이 안부를 묻는 ‘꾸준함’의 위력이 거둔 결실이다. 직원들은 어르신이 안부 전화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여러 겹의 장치를 마련했다. 몸이 불편하다거나 필요한 물품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통화가 끝난 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내용을 올렸다. 그러면 지역 사회복지사가 게시판을 확인한 뒤 관련 조치를 취한다. 이렇게 해서 몸살 감기를 앓고 몸져누운 노인에게 사회복지사가 구호조치를 한 일도 있었다. 꼭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전망이 더해진 셈이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필요한 물품뿐 아니라 “전화를 안 받는다.”는 게시물도 빼곡했다. 매일 받던 전화를 안 받으면 걱정이 되어서 직원들이 일과 시간에도전화를 해보거나 글을 올려서 사회복지사가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사랑잇는 전화 활동을 총괄하는 김은미(35·여) 팀장은 “매번 통화가 되던 분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직원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면서 “할머니·할아버지와 같이 산 경험이 있는 직원들은 통화 도중에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고 전했다. 반복적으로 통화를 하면서 직원들과 독거노인 간 유대감이 강해지는 것이다. 친부모·친조부모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커졌다. 이태희(52) 콜센터 부장은 “사랑잇는 전화 활동이 시작된 뒤 친어머니와 통화하는 일이 더 잦아졌다.”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안부전화를 놓칠 때도 다반사인 게 직장인들 생활이지만, 전화 한 통이 가진 힘을 보니까 자연스럽게 수화기를 들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보면 고령화 사회에서 독거노인 문제가 저소득층이나 생활보호대상자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보편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콜센터는 회사 내 사회공헌활동 경진대회에서 지난해까지 2연패를 기록했다. 한 부서가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직원들은 근처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사회보호단체를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고, 연말에는 김장을 담가 소외계층과 나눈다. 신한은행 전체로는 푸드마켓을 찾지 못하는 독거노인을 위한 ‘이동푸드마켓’을 운영하고, 임직원 모금활동인 ‘따뜻한 겨울나기 사랑나눔’과 ‘사랑의 클릭’ 기부 활동을 벌였다. 서울노인복지센터 노인 걷기대회 봉사활동 등을 합치면 전체 봉사활동 가운데 노인과 관련된 봉사활동이 13%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사랑잇는 전화 활동은 콜센터 직원들의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김은미 팀장은 “직업과 연계된 사회봉사활동을 하게 된 점이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콜센터 직원들이 목소리도 좋고 상냥하고, 진심을 다해 통화를 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런 목소리를 활용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일종의 ‘재능기부’에서 받는 성취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덕분에 직원들의 적극성도 더해지고 있다. 이미나씨는 “8일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주기 행사에 직접 가서 100명을 뵙게 됐는데, 실제로 뵙게 되니 ‘이런 분들이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더 알고,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방안을 궁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화를 하면서 ▲할머니보다 할아버지들이 아침 끼니를 거르시는 일이 많다든지 ▲사랑잇는 전화 때문에 사회복지사들이 직접 찾는 빈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금전적 지원 못지않게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맞춰드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이씨의 걱정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요구를 반영, 신한은행은 연말 김장김치 나누기 봉사를 할 때 안부를 여쭙던 독거노인을 직접 찾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태희 부장은 “안부 전화를 하면서 실제로 노인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보고 직접 만나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오릭스 에이스 카네코 부상 박찬호엔 어떤 변수?

    오릭스 에이스 카네코 부상 박찬호엔 어떤 변수?

    올 시즌 ‘신 황금시대’를 모토로 의욕적인 출발을 보였던 오릭스 버팔로스에 먹구름이 끼였다.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에서 동계훈련중인 오릭스는 에이스이자 지난해 다승왕(17승)인 카네코 치히로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카네코는 6일 피칭 도중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오사카로 돌아갔다. 정밀검진 결과 팔꿈치에 뼛조각이 발견됐다.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최소 3개월은 그라운드에 설수 없다는 진단이다. 카네코는 일찌감치 3월 25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야후돔)와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내정됐던 투수다. 오릭스는 카네코의 부상 이탈로 인해 그동안 구상했던 선발 로테이션을 전면으로 수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에이스 없이 개막전을 치르게 됐고 카네코는 빨라야 5월 초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카네코의 초반 이탈은 팀의 위기다. 올해 퍼시픽리그는 그렇지 않아도 각팀마다 전력보강이 충실하게 이뤄져 순위를 예상할수 없을만큼 안개속 형국이었다. 6개팀 모두 박빙의 전력으로 초반 승수쌓기가 그만큼 중요할것으로 예상됐던 것. 올해 오릭스는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많다. 이것은 좋은쪽으로 해석하면 기대를, 반대라면 물음표 투성이나 다름없다. 카네코의 부상 소식은 선발 진입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에겐 기회이며 자연스럽게 박찬호에게 시선이 쏠릴수 밖에 없다. 카네코가 빠지면서 박찬호의 개막전 선발 등판 여부가 이슈의 중심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박찬호의 개막전 출격은 결코 이로운 점이 없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박찬호의 개막전 등판은 곧 상대팀 에이스와의 맞대결을 의미한다. 일본은 6인 선발 로테이션, 즉 이동일인 월요일을 더하면 일주일에 한번 등판하는 것이 보통이다. 지난해 라쿠텐의 타나카 마사히로와 같은 경우는 거의 고정적으로 일요일에만 선발로 등판했다. 박찬호가 처음부터 상대팀 에이스와 대결하면 로테이션상 다음번 선발등판때 타팀 에이스와 또다시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물론 카네코가 돌아오기 전까지 박찬호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다면 걱정할 사항은 아니다. 만약 박찬호가 소프트뱅크와의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나선다면 지난해 카네코와 함께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던 와다 츠요시 또는 스기우치 토시야와 맞대결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4월 1일 교세라돔 홈 개막전에서는 라쿠텐의 개막전 선발투수였던 이와쿠마 히사시 또는 타나카 마사히로와 맞대결 할 가능성이 크다. 선발투수로 뛰어본지가 오래된, 그리고 일본야구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막강한 투수들과의 선발 맞대결은 박찬호로서도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니다. 둘째, 그렇다면 카네코를 대신해 박찬호가 꼭 개막전 선발로 뛰어야 할까. 일부 일본언론에서는 오릭스 코칭스탭들의 말을 인용해 박찬호의 개막전 출격을 언급한 곳도 있다. 하지만 이팀엔 지난해 10승 투수 키사누키 히로시(12패, 평균자책점 3.98)가 대안으로 존재한다. 재작년 오프시즌에 요미우리에서 트레이드 돼 오릭스 유니폼을 입었던 키사누키는 2003년 센트럴리그 신인왕에 빛나는 투수다. 하지만 부상등으로 인해 꾸준한 활약을 하지 못했고 오릭스로 이적한 지난해에 비로써 재기에 성공했다고 볼수 있는 선수다. 키사누키는 오릭스 팀내에서 포크볼을 가장 잘 던지는 투수로도 정평이 나있다.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위닝샷으로 던지는 포크볼은 상당한 수준이다. 미야코지마 스프링캠프에서 박찬호가 키사누키에게 포크볼을 배우겠다는 것도 이 선수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올해 키사누키의 목표는 요미우리 시절인 지난 2007년에 거뒀던 승수와 똑같은 12승 이라고 한다. 그동안 꾸준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선수였지만 지금은 부상이 없기 때문에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한 투수다. 현실적으로 봤을때 오릭스의 개막전 선발은 박찬호가 아닌 키사누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오릭스는 카네코의 부상으로 인해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다. 오카다 감독은 겉으로는 선발후보감으로 분류된 투수들에겐 기회가 될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에이스의 이탈은 분명 치명적이다. 퍼시픽리그에는 안정된 선발 3인방을 보유한 팀들이 많다. 지바 롯데가 다소 처지긴 하지만 이젠 오릭스도 지바 롯데와 같은 입장이 됐다. 박찬호가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지 못하더라도 그만큼 그의 어깨가 무거워진 셈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런던통신] 아스날은 어떻게 첼시 징크스에서 벗어났나?

    [런던통신] 아스날은 어떻게 첼시 징크스에서 벗어났나?

    2008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첼시 앞에만 서면 작아지던 아스날이 지긋지긋한 징크스 탈출에 성공했다. 아스날은 현지시간으로 27일 밤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2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첼시에 3-1 완승을 거뒀다. 주장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앞세운 아스날은 더 이상 ‘벵거 유치원’이 아니었다. 아스날의 첼시전 패배공식은 늘 똑같았다. 첼시의 터프한 몸싸움에 고전했고 디디에 드로그바의 득점행진을 막지 못했다. 무려 2년 간 아스날은 그렇게 알면서도 첼시에게 당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적어도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진 않았다. 드로그바의 발을 묶었고 애슐리 콜의 오버래핑을 저지했다. 그리고 승점 3점을 챙기며 리그 2위로 올라섰다. 그렇다면, 아스날은 어떻게 첼시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표면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이날 아스날은 모든 면에서 첼시를 압도했다. 즉, 아스날이 경기를 더 잘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최근 첼시는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팀이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아스날에게 이번 경기는 첼시를 이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아스날의 승리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경기 전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는 과거 두 팀의 경기를 통해 그동안 아스날의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1) 미드필더 싸움의 패배 2) 애슐리 콜의 오버래핑 3) 드로그바 봉쇄 실패였다. 아스날은 지난 2년 간 이 세 가지 요인을 제어하지 못하며 패배를 거듭했다. 아스날에게는 변화가 필요했고, 아르센 벵거 감독은 첼시전 패배공식을 깨기 위해 베스트11을 재구성했다. 이적 첫 해 주전 원톱자리를 꽤 찬 마루앙 챠마크 대신 로빈 반 페르시를 기용했고 안드레이 아르샤빈을 빼고 월콧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사실 이는 도박에 가까운 변화였다. 적어도 올 시즌 만큼은 반 페르시와 월콧이 주전으로 나온 경기가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과연 벵거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챠마크 대신 반 페르시를 선택한 이유는 두 선수의 움직임(플레이 스타일) 차이에 있다. 반 페르시는 웨인 루니, 카를로스 테베스처럼 주로 후방으로 내려와 볼을 전개하고 움직인다. 상대 박스 근처에 머무는 챠마크에 비해 공격의 변화를 주기에 용이하다. 실제로 이날 벵거 감독은 반 페르시가 측면이나 후방으로 빠지며 상대 수비수를 유인할 때 파브레가스를 전진시키며 그 공간을 노렸다. 첼시는 전반에 존 오비 미켈로 하여금 파브레가스를 견제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후반에 미켈이 빠지자 내리 두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이 과정에서 파브레가스는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는)아르샤빈을 과감히 빼고 월콧을 투입한 결정도 아스날 승리에 큰 힘이 됐다. 월콧의 위협적인 돌파는 애슐리 콜의 오버래핑을 견제하는데 도움이 됐고 그의 빠른 스피드는 역습 시 팀 공격에 속도감을 더해줬다. 이날 애슐리 콜은 단 한 개의 크로스도 시도하지 못했다. 벵거의 월콧 카드가 100% 적중한 것이다. 이 밖에도 아스날 중원의 터프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송 빌롱과 잭 윌셔는 첼시의 미드필더진을 상대로 이전과는 달리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아스날이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반면 첼시는 누구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선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마이클 에시엔은 첼시 입단 이후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고 부상에서 돌아온 프랭크 램파드는 경기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그리고 살로몬 칼루는 니콜라스 아넬카의 공백을 더욱 크게 만들었으며 가엘 카쿠타는 이런 큰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너무 어린 유망주였다. 어쨌든 아스날은 첼시를 꺾으며 맨유와의 우승 경쟁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벵거 감독은 “앞으로도 오늘과 같이 꾸준함을 보여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자만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반면 첼시는 최근 8경기에서 1승 3무 4패(이는 20개 팀 중 1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고 안첼로티 경질설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진=영국 일간지 ‘더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