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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민을 쓰지, 비트를 타지, 할말은 하지… 힙합은 간지”

    “고민을 쓰지, 비트를 타지, 할말은 하지… 힙합은 간지”

    나만의 심경 담아낸 자작랩 통해 위로 사회 문제에도 목소리… 유튜브로 공개“웃고 있다면 웃고 있다면 이게 정말 행복일까/ 울고 있다면 울고 있다면 이게 정말 불행일까…/ 난 분명 행복한데 왜 난 안 그런다 느낄까/ 나 좋아하는 음악 하며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불행하다 느낄까.” 다음달이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성보문(15)군은 요즘 문득 느끼는 복잡한 심경을 자작 랩 ‘Sad and…?’에 꾹꾹 눌러 담았다. 공부라는 평범한 길을 접어두고 랩(Rap)에서 꿈을 찾기로 했지만, 이 길이 맞는 걸까 하는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성군은 무료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에 자작 랩을 업로드했다. “노래 좋다!” “팬입니다”라는 댓글에 다시 미소를 지었다. 활달한 성격의 성군에게 공부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 책상 앞에 앉아 참고서에 파묻히는 생활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런 성군을 위로했던 건 10대 래퍼 빈첸(이병재)의 ‘Ouu Ouu Ouu’라는 곡이었다. “고작 이 정도라서 미안해/ 잘하지 못해서 또 미안해…/ 널 행복하게만 해주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어/ 어제의 난 많이 어렸고 나는 아직도 어려…” 랩이 누군가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성군은 부모님을 설득해 컴퓨터와 스피커, 마이크 등 장비를 장만했다. 인터넷에 누군가 올려놓은 무료 비트 위에 직접 쓴 랩을 얹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린 자작 랩은 서른 곡이 넘는다. 주로 감성적인 비트 위에 자신과 주변 친구들의 고민과 상처를 가감 없이 풀어낸다. “가사가 비트에 딱딱 들어맞을 때” 짜릿함을 느끼고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에 힘이 난다. “어른이나 아이나 저마다의 고민이 있어요. 하지만 어른들은 10대의 고민을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죠. 제 랩에는 제 인생이 담겨 있어요. 랩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는 힙합이 대세죠.” 고등학교 2학년 김창하(17)군은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면 다들 랩을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에는 ‘고등학생 자작랩’ ‘16세 래퍼 자작랩’ 같은 영상들이 셀 수 없이 올라오고 많게는 수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다. 10대들로 구성된 힙합 크루(팀)가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10대 래퍼들을 앞세운 TV프로그램이 줄을 잇는 등 힙합에 빠진 10대들은 또래 문화의 울타리를 뚫고 나와 대중음악과 방송으로까지 영향력을 뻗어가고 있다.고등학교 밴드부가 차지하던 ‘축제의 메인 공연’ 자리는 이제 힙합 동아리가 대신하고 있다. 김군이 올해부터 ‘부장’을 맡은 서울 상문고 힙합동아리 ‘흑락회’(黑樂會)는 힙합에 관심 있는 10대들 사이에서는 ‘전국구’다. 흑락회는 1999년 창단돼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긴 고교 힙합 동아리로 알려져 있다. 학교 축제의 개막 공연을 도맡아 하는 것은 물론 인근 학교 축제에서도 인기 게스트로 통한다. 우리나라 힙합의 성지인 홍대에서도 무대에 오른다. 김군은 “공부를 하면서 취미 삼아 랩을 하는 친구들이 모인 동아리지만, 활동을 하면서 래퍼가 되고 싶은 꿈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0대들 사이에서의 힙합 열풍은 음악전문채널 엠넷의 고교생 랩 대항 프로그램 ‘고등래퍼’의 인기에서 가늠할 수 있다.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 격으로 2017년 첫 방송된 ‘고등래퍼’에는 당시 2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영비, 하온, 빈첸 등 이 프로그램을 거친 래퍼들이 스타로 떠오르면서 지난 23일 첫 전파를 탄 시즌3에는 1만명 이상이 도전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은 책임프로듀서는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 등을 통해 자신의 랩을 공개하는 10대 래퍼들은 거의 다 지원했다고 봐도 될 정도”라면서 “힙합 음악을 하는 10대들에게 ‘고등래퍼’는 필수 관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10대들이 랩에 열광하는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힙합 중심으로 재편된 대중음악 트렌드의 영향이 크다. 또한 랩의 장르적 특성에도 기인한다.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는 “4분의4박자라는 동일한 패턴 안에 쿵쾅거리는 드럼의 경쾌함, 고저와 강약이 강조되는 랩 등 단순함 위의 다이내믹함에 10대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악기를 연주할 필요 없이 기존에 만들어진 비트만 있으면 가능해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인기에) 한몫한다”고 분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을 보여 주려는 10대들의 욕구가 랩과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김 책임프로듀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말로 내뱉는 게 랩”이라면서 “자기주장이 강하고 분출하고 싶은 것이 많은 10대들이 랩에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랩은 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에요. 주로 암울한 느낌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가사로 써요.”(김창하군) 랩을 하는 10대들은 자신의 고민을 꾹꾹 담아 두지 않는다. 지금 딛고 서 있는 현실에서 겪는 꿈과 좌절, 희망과 우울에 천착하고 이를 서슴없이 드러낼 줄 안다. 한 평론가는 “기성 래퍼들은 부와 성공을 향한 욕구를 주로 노래하지만 10대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나 학업에 대한 고민, 이상과 걱정 같은 노래를 많이 한다”고 분석했다. 직접 랩 가사를 쓰며 ‘할 말은 하는’ 10대들에게 방송가와 교육계 등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고등래퍼’에 이어 지난해에는 SBS ‘방과후 힙합’, EBS ‘배워서 남줄랩’ 등 랩을 하는 10대들을 내세운 프로그램이 잇따라 전파를 탔다. 얼핏 유행에 편승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지만, 10대들이 문화를 소비하는 ‘객체’가 아닌 문화를 창조하는 ‘주체’로서 대접받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방송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 책임프로듀서는 “10대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기”라면서 “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고민들을 보여 줌으로써 기성세대들에게 화두를 던져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10대들에게 랩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도록 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최근 개발한 ‘노동인권 지도자료’에는 노동 인권의 중요성을 알리는 힙합 음악을 제작하는 활동이 포함돼 있다. 굿네이버스가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함께 개최한 ‘쇼미더권리’ 경연대회에는 자신의 권리에 대한 고민을 랩으로 표현하는 10대 래퍼들의 경연이 펼쳐졌다. 대상을 받은 최용진(13)군은 “다들 꿈을 좇으래/ 근데 이제는 현실과 한발 가까워졌고/ 잘못될 수도 있는 선택”이라며 중학교 1학년이 겪는 꿈과 현실의 충돌을 노래해 박수를 받았다. 굿네이버스 측은 “10대들이 직접 가사를 쓰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아동 권리’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듣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10대들의 힙합 문화에 기성 래퍼와 이들을 다루는 대중매체가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평론가는 “방송에 나오는 유명 래퍼들이 자기 과시에 치우쳐 있고 10대들도 무의식 중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10대들의 랩에서는 기성세대의 그것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순수한 울림이 있다는 의미다. 10대 래퍼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하온이 지난달 발표한 ‘꽃’은 이제 막 성인이 돼 사회에 발을 내딛는 또래 친구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나이가 벼슬 또 젊음 이 변명 비록 지갑은 비었어도/ 머지않아 이쁜 꽃이 빛낼 거야 이 도실/ 회색도시 미세먼지 우리를 가릴 수 없지…”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유엔주재 미 대사에 ‘공화당의 큰손’ 크래프트 캐나다 대사 지명

    유엔주재 미 대사에 ‘공화당의 큰손’ 크래프트 캐나다 대사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2개월여 공석인 유엔 주재 미대사에 켈리 나이트 크래프트(57) 캐나다 주재 미대사를 지명했다. 크래프트 지명자는 남편과 함께 ‘공화당의 큰손’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동부 대형 석탄업체 ‘얼라이언스 리소스 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인 ‘억만장자’ 조 크래프트 3세의 아내인 크래프트 지명자가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 캠프에 최소 200만 달러(약 22억원)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사실 그가 캐나다 주재 미대사에 발탁된 것도 이러한 ‘보은’ 성격과 무관치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든든한 경제적 배경이 주캐나다 대사에서 ‘다자외교의 꽃’ 유엔 무대의 미 대표로 직행하는 데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화당 ‘상원 사령탑’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크래프트 대사를 차기 유엔 대사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래프트 지명자는 캐나다 대사로 1년 5개월여 근무했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멕시코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상(나프타)을 폐기하고 새로운 협정(USMCA)을 체결하는 논의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조지 W 부시 전 정부 당시 유엔 주재 미대표부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직업 외교관’ 출신은 아니지만, 전·현직 공화당 정권에서 외교 경험을 쌓은 셈이다. 유엔 대사는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쳐 인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크래프트 지명자는 2017년 8월 캐나다 대사 지명자로 상원 문턱을 넘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결격 사유가 드러나지 않는 한 인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NYT는 “이미 한 차례 상원 인준을 통과한 점과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유엔 업무를 경험한 점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이끌어 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엔 미 대사는 니키 헤일리 전 대사가 지난해 말 사임한 이후로 2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다가 여성 대사가 다시 뒤를 잇게 됐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故이은주 오늘 22일 14주기, 25살 꽃다운 나이에 무슨 일이..

    故이은주 오늘 22일 14주기, 25살 꽃다운 나이에 무슨 일이..

    故이은주 오늘 22일 14주기 고(故) 이은주가 세상을 떠난 지 14년이 됐다. 고인은 2005년 2월 22일, 스물다섯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은주는 우울증으로 남몰래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은주가 삶을 마감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팬들은 여전히 그를 그리워한다. 1980년 군산에서 태어난 이은주는 1996년 학생복 모델 선발대회에서 입상한 뒤 본격적으로 연예계로 뛰어들었고 1997년 KBS 드라마 ‘스타트’로 연기자 데뷔를 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곧잘 등장하며 얼굴을 알리던 그가 존재감을 보인 건 1999년 SBS ‘카이스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카이스트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담은 드라마에서 이은주는 전산학과 구지은 역을 맡아 차갑고 도시적인 이미지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듬해 2000년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을 통해 ‘배우’의 호칭을 얻었다. 이후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 ‘태극기 휘날리며’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한국 영화계를 이끌 재목으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5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 ‘불새’마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이은주는 톱 여배우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2005년 우울증 증세를 보였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어졌다. 이은주는 어머니에게 “꼭 지켜줄게”라는 유서를 남긴 채 2005년 2월 22일 분당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지구온난화 때문?…올해 벚꽃 일주일 빨리 핀다

    지구온난화 때문?…올해 벚꽃 일주일 빨리 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서 일까. 올해 벚꽃은 평년보다 일주일 가량 빨리 필 것으로 전망됐다.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와 진달래도 평년보다 닷새 정도 빨리 개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21일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올해 벚꽃 개화시기는 4~7일 정도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벚꽃 개화시기는 2월과 3월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이달 상순과 중순의 지역별 관측기온과 2월 하순~3월 기온 전망을 보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2월은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어 평년보다 다소 낮은 기온분포를 보였지만 1월은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아 기온변화는 컸지만 찬 대륙고기압 세력이 약해 평년보다 높은 분포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웨더측은 3월 21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3월 22~31일경, 중부지방은 3월 31일~4월 7일에 벚꽃이 피기 시작해 일주일 뒤부터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은 제주에서는 3월 28일, 남부지방 3월 29일~4월 7일, 중부지방 4월 7~14일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 관람지역으로 꼽히는 여의도 윤중로의 경우 최근 10년간 가장 벚꽃이 빨리 피었을 때는 2014년으로 3월 29일에 개화됐고, 개화가 가장 늦었을 때는 2012년과 2013년으로 4월 15일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올해는 전반적으로 봄에 볼 수 있는 꽃들이 빨리 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개나리와 진달래 역시 평년보다 3~5일 빨리 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개나리는 평년보다 닷새 이른 3월 11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 3월 12~23일, 중부지방 3월 22~31일에 필 것으로 보이며 진달래는 3월 15일 제주도와 부산 등 경남 남해안지역을 시작으로 그 밖의 남부지방은 3월 22~27일, 중부지방은 3월 24일~4월 2일이 되겠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예술의 예술을 위한 -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예술의 예술을 위한 -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헤이리 헤이리 어허야 “산천 경계로 구경을 가자아 / (중략) / 에헤 어리 헤이리 어허 어허야” ‘헤이리’라는 마을 이름 하나는 기막히게도 잘 지었다. 서울 위쪽, 그러니까 고양시에서 개성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파주에는 예로부터 특이한 노동요 하나가 내려오고 있다. 바로 ‘헤이리 소리’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메기고 되받아치는 형식의 노래로 혼자서도 부르고, 논 맬 때도 부른다. 내용은 무척이나 간단하다. 시간이 흘러 늙어가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러니 부지런히 ‘꽃다운 청춘에 님의 허리를 덥썩 안고 산천 경계로 구경’을 가자는 내용이다. 우리도 구경거리 가득한 파주 헤이리 예술 마을로 가 보자.파주 탄현면에 위치한 헤이리 예술마을은 넓다. 생각보다 크다. 15만평이다. 이와 더불어 볼거리와 쉴거리, 먹을거리, 들을거리도 많다. 무궁무진하다. 한두 시간 슬렁슬렁 걸어 다닐 요량이라면 애당초 헤이리에 오면 안 된다. 시작은 이러했다. 헤이리 예술 마을은 1998년에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미술인,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 380여명의 국내의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공간이다. 이 곳에는 실제 작가들이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의 문화예술공간과 아울러 방문객들을 위한 여러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기도 하다.# 2009년 12월, 문화지구로 지정되다. 처음 헤이리 예술 마을이 들어섰을 때는 작가들이 많이 모여 사는, 서울 외곽에 위치한 전원마을 정도로 여겨졌다. 실제로도 외부 관람객들을 위한 시설들은 거의 전무하였다. 고작 딸기 캐릭터 체험관이나 작은 카페나 식당 등이 마을 조성 단지의 고즈넉한 풍경이었다. 그러다 2009년 12월에 정부가 이 곳을 문화지구로 지정한다. 한 마디로 서울 도심의 인사동이나 대학로처럼 나라가 헤이리 마을을 관리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이다.문화지구로 지정이 되면 지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가 있는 데 박물관, 미술관, 서점 등의 권장시설에 대해서는 취득세, 재산세 등을 50% 감면을 받는다. 또한 건물을 새로 짓거나 기존 건축물을 개보수하는 경우에도 융자금이나 이자 감면의 혜택을 볼 수가 있다. 바로 이런 정부의 넉넉한 지원을 바탕으로 헤이리 예술 마을의 외양은 2011년부터 비약적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게 된다.현재 헤이리 마을의 모든 건축물의 60%는 문화 시설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또한 페인트를 쓰지 않고 지상 3층 이상의 건물은 짓지 않는다는 마을 규정에 따라 될 수 있는 한 생태친화적인 풍광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헤이리 예술 마을이 조성 초기에 가졌던 정체성보다는 상업적 공간의 이미지가 짙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 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럼에도 다정한 연인, 아니면 혼자라도 서울 외곽의 조용한 거리를 거닐고픈 사람들에게는 아직은 추천하고픈 공간, 헤이리 마을이다. <파주 헤이리마을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파주에 갈 일이 있다면, 방문 적극 추천. 2. 누구와 함께? - 연인들. 데이트 코스 3. 가는 방법은?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 합정역에서 좌석버스 2200번 / 파주 시내버스 900번 4. 감탄하는 점은? - 아직은 남아있는 창립초기 가졌던 예술 마을로서의 흔적들. 갤러리.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중, 주말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6. 관람방법은? - 걸어서 다니는 것보다는 매표소에서 패키지 티켓을 구매하여 전기버스인 ‘도나도나 버스’를 타고 다는 것이 제일 낫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커피와 머핀 ‘카메라타’,‘커피공장’, 파스타 ‘잇탈리’, 피자 ‘라치오 비엘’, ‘인스퀘어’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heyri.net/blog/heyri/index.a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도라산역, 제 3땅굴, 임진각, 파주 출판단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너무 많은 갤러리, 공방, 카페 등이 있기 때문에 블로그나 기타 헤이리 마을 방문 관련 정보를 미리 보고 가는 것이 좋다. 헤이리에 어울리지 않는 공간도 최근에 많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서울 근교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는 편. 방문 추천!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사람이 어렵고 사랑이 어려운 이들에게…죽은 시인이 남긴 울림

    사람이 어렵고 사랑이 어려운 이들에게…죽은 시인이 남긴 울림

    ‘연인들은 부지런히…’ ‘착한 사람이…’ 등 꽃잎으로 산화한 그의 심장 같은 시편들꼬박 50년 인생을 살았던 시인은 살아생전 부지런히 죽음에 관한 시어를 골랐다. 그랬던 그가 가기 직전 그러쥔 것은 사랑과 이별이었다.지난해 2월 3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뜬 박서영(사진 왼쪽·1968~2018) 시인 1주기를 맞아 시집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 ‘연인들은 부지런히 서로를 잊으리라’(사진 가운데·문학동네), ‘착한 사람이 된다는 건 무섭다’(사진 오른쪽·걷는사람) 등 유고 시집 2권과 2006년 출간됐다 절판된 첫 시집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걷는사람) 등이다. 1995년 ‘현대시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한 박 시인은 첫 시집 때부터 ‘죽음으로 가득 찬 시 세계’에 천착했다. 경남 고성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마을 주변에 널린 수많은 무덤 사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유족, 지인들이 모은 원고에 문예지 등에 발표됐던 시를 모은 ‘착한 사람이 된다는 건 무섭다’에서 시인은 ‘나는 흰 사람처럼 서 있다/노란 국화꽃 화분을 들고 서 있다/애도할 무언가 있는 것처럼 서 있다/수많은 의자를 배경으로 둔 채/여전히 누군가를 기다리며 서 있다’.(‘기다리는 사람’) 시인의 병은 완치 후 재발이라는 과정을 겪었고, 상황이 악화됐던 그 1년 새 저간의 사정을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해설’에서 문학평론가 김경복 경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박서영이 홀로 죽음을 맞기까지 가졌을 내면의 풍경을 짐작해 보는 것은 안타깝다 못해 섬한 느낌”이라고 했다. ‘어머니에겐 미리 말하는 게 좋을 뻔했어요/주치의가 말했다 나는 그날 이후 주치의를 바꾸었다.’(‘연인들’) 시인이 차마 제목을 붙이지 못한 원고 몇 편은 시의 마지막 구절을 제목으로 했다. 또 다른 유고시집 ‘연인들은 부지런히 서로를 잊으리라’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노래다. 사랑은 나와 너의 사랑이기도 하고 생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고 스러져가는 몸뚱어리에 대한 사랑 같기도 하다. 나는 너가 아니고, 너도 내가 아니어서 생기는 필연적인 오해와 헤어짐에 관한 한 이 시집처럼 지극할 수가 없다. ‘서로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할 때 우리는 등을 돌렸다. 이제 내 몸에서 돋아나는 그림자를 이해하기 위해 계절의 밤을 다 소비해야 한다. 우리의 그림자는 한패가 아니다. 그림자는 암호처럼 커진다. (중략) 우리는 오로지 나였을 한 사람과, 너였을 한 사람이 되기 위해 붙어 있다.’ (‘홀수의 방’) 장석주 시인은 발문에서 말한다. ‘사랑은 부재하는 것과 현존하는 것을 그러쥐려는 욕망이고, 그 욕망은 불가사의한 영역에 속한다.’(106쪽) 사람이 어렵고 사랑이 어려운 이들에게 큰 해답이 되어 줄 시집이라는 출판사 측 설명이 이해가 된다. ‘관 뚜껑이 열리듯 꽃이 피면/내 몸은 쫙쫙 찢어진 꽃잎이 된다’고 첫 시집의 표제작에서 시인은 말했다. 꽃잎으로 산화한 시인의 마지막 심장 같은 시편들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전 세계에 88개밖에 없는 시계

    전 세계에 88개밖에 없는 시계

    20일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직원들이 이탈리아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의 ‘루미노르 시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파네라이는 2009년부터 매년 십이 간지를 기념해 ‘루미노르 시랜드’ 시계를 전 세계에 88점 한정 출시하고 있다. 올해는 황금돼지해를 맞아 돼지와 행운을 상징하는 꽃을 스파르셀로라는 전통 기법으로 장식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서울포토] 전 세계 88개 한정 제작된 ‘황금돼지’ 시계

    [서울포토] 전 세계 88개 한정 제작된 ‘황금돼지’ 시계

    20일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전세계 88개 한정 제작된 이태리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의 황금돼지시계가 선보여지고 있다. 이 상품은 파네라이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12간지를 기념해 선보이는 시계로 전 세계 88점 한정 출시된다. 올해는 황금돼지해를 맞아 돼지와 행운을 상징하는 꽃을 ‘스파르셀로’라는 전통기법으로 새겨넣은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천 7백만원대.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이시언 ‘어비스’ 출연 확정, 외강내유 순정남 형사 변신 “대‘세’배우 행보”

    이시언 ‘어비스’ 출연 확정, 외강내유 순정남 형사 변신 “대‘세’배우 행보”

    배우 이시언이 tvN 새 월화드라마 ‘어비스’의 출연을 확정 지으며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tvN 새 월화드라마 ‘어비스’는 초절정 미녀 검사와 하위 0.1% 역대급 추남이 신비한 영혼소생 구슬 어비스로 인해 확 바뀐 외모의 완전 흔녀와 꽃미남으로 각각 부활하면서 꼬여버린 인생과 사랑을 새로고침하는 드라마다. 리얼한 연기력으로 사랑받는 배우 이시언은 극 중 강력 1팀 소속 형사 박동철 역을 맡아 맹활약한다. 그는 누구보다 상남자인 비주얼을 자랑하지만 알고 보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고 상처받는 외강내유 순정남으로 변신, 코믹과 카리스마를 오가는 자유자재 연기력으로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탄생시킬 예정이다. 이시언은 최근 드라마 ‘플레이어’에서 해킹 마스터 임병민 역을 맡아 심약한 천재 해커의 면모부터 귀여운 허세, 현실 오빠미(美)까지 보여주며 변화무쌍한 매력을 뿜어냈다. 특히 탄탄한 연기 내공과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율로 매 역할을 자연스럽게 녹여냈기에 이번 작품에서 보여줄 그의 새로운 변신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라이브(Live)’, ‘리멤버-아들의 전쟁’, ‘W(더블유)’ 등은 물론, 최근 첫 주연을 맡으며 화제가 된 영화 ‘아내를 죽였다’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어비스’에서 돋보일 이시언의 흥미로운 활약에 기대감이 폭주하고 있다. 이에 이시언은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작품으로 시청자분들을 찾아뵐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시간가는 줄 모를 만큼 재밌는 대본과 ’박동철’이라는 캐릭터에 큰 매력을 느껴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색다른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해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시언의 매력적인 변신을 예고한 tvN 새 월화드라마 ‘어비스’는 올 해 방영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700만원대 황금돼지 시계

    2700만원대 황금돼지 시계

    20일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전세계 88개 한정 제작된 이태리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의 황금돼지시계가 선보여지고 있다. 이 상품은 파네라이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12간지를 기념해 선보이는 시계로 전 세계 88점 한정 출시된다. 올해는 황금돼지해를 맞아 돼지와 행운을 상징하는 꽃을 ‘스파르셀로’라는 전통기법으로 새겨넣은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천 7백만원대 2019. 2. 2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자연주의 브랜드 하예진 ‘원샷 세럼’, 화장품설문회 만족도 94.4% 기록

    자연주의 브랜드 하예진 ‘원샷 세럼’, 화장품설문회 만족도 94.4% 기록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화장품 브랜드 하예진의 ‘블레싱 오브 스프라우트 인리치드 세럼’이 화장품 정보 앱 ‘화해’가 진행한 설문조사 ‘피부에 순한 느낌이었다’ 항목에서 만족도 94.4%를 기록했다. 하예진은 자연으로부터 얻은 성분 그대로를 사용, 균형 잡힌 아름다운 피부를 추구하는 화장품 브랜드다. 하예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 그대로 당신을 생각합니다’를 슬로건으로 자연의 건강한 에너지를 피부에 그대로 전달하고자 한다. 화해는 ‘대한민국 No. 1 화장품 앱’을 내세우며, 370만 개의 화장품 실사용 리뷰와 화장품 랭킹, 화장 팁 등을 전달하는 서비스다. 이번 화해화장품설문회에서 ‘블레싱 오브 스프라우트 인리치드 세럼’ 제품에 대해 화해 유저 290명이 2주간 제품을 사용해 본 결과, 98.2%가 ‘피부에 빠르게 흡수되었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발림성이 부드럽다’에는 99.3%가, ‘사용 후 끈적임이 없었다’에는 96.2%가 만족을 표했다. 하예진의 ‘블레싱 오브 스프라우트 인리치드 세럼’은 연꽃배아추출물과 친환경 새싹 4-Complex(유채싹, 밀싹, 회화나무싹, 브로콜리싹) 성분을 사용, 피부에 활력감과 영양감을 부여한 제품이다. 이뿐만 아니라 미백효과와 주름개선에 도움을 주는 나이아신아마이드와 아데노신 성분이 함유, 원샷을 받은 듯 피부톤을 밝혀주는 효과로 ‘원샷세럼’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꽃을 피우기 위한 새싹의 에너지를 담은 ‘블레싱 오브 스프라우트 인리치드 세럼’은 새싹의 고보습, 고영양 성분을 피부 깊이 전달해 잔주름과 칙칙한 피부 톤을 개선하는데도 효과적이다. 하예진은 앞으로도 순하고 자극이 없으며, 피부 속부터 생명력을 가득 채워주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관계자는 “하예진의 대표 제품인 원샷세럼이 높은 만족도를 기록해 무척 기쁘다”며 “특히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화해 유저들로부터 얻어낸 만족도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더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예진 코스메틱 자사몰에서는 이번 화해화장품설문회를 통해 96%의 사용감 전체 만족도를 평가받은 것을 기념하여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원샷세럼 25%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반쯤 필 때가 가장 좋은 때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반쯤 필 때가 가장 좋은 때

    요즘 제주도에서는 조기를 닮은 부세가 많이 잡힌다. 참조기, 수조기, 백조기, 흑조기 등도 잡히지만, 부세가 가장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원래 부세는 조기를 닮아 ‘짝퉁 조기’라고 푸대접을 받았던 물고기다. 그런데 황금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고가의 선물로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색깔 하나로 어생역전을 한 셈이다. 우리는 살이 부드러운 참조기를 좋아하지만, 황금빛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부세를 높은 가격에 사들이고 있다. 1㎏짜리 부세 한 마리가 70만원 정도인데, 위판장에 내놓기가 무섭게 팔린다. 중국의 설인 춘제까지 판매량이 계속해서 늘어날 거라고 한다. 알다가도 모를 게 물고기 신세다. 연평도 어부들은 조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하여 임경업 장군을 ‘조기의 신’으로 모신다. 그렇지 않아도 신이 많은 제주도에선 ‘부세의 신’을 따로 모셔야 할 판이다. 제주 유배 중에 송시열이 ‘임경업 장군전’을 썼지만 누군가 ‘부세의 신’에 대해 써야 할지도 모른다. 조기의 시대는 가고 부세의 시대가 올 줄 그 누가 알았을까만 세상사란 원래 그런 것이다. 요즘은 명태도 난리다. 우리나라 명태 자원은 놀라울 만큼 풍부했다. 그런데 자원이 고갈되면서 정부는 급기야 명태 포획 금지령을 공표했다. 이제 냉동하지 않은 국내산 명태로 끓인 생태탕을 잘못 먹었다간 범법자가 될 판이다. 함경도 명천에 사는 어부 태(太)서방이 처음 잡았다고 하여 명태라고 이름 붙여졌다지만, 이제 태서방도 잡아서는 안 될 물고기가 됐다. 명천은 철종 때 ‘북천가’(北遷歌)를 남긴 김진형이 유배 살던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기생 매향이, 군산월과 유람을 다녔다. 이때 그녀들이 끓인 생태탕을 먹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해배가 되자 기뻐하기보다 ‘즐거운 일이 다하면 슬픈 일이 닥쳐온다’고 ‘흥진비래’(興盡悲來)라 노래했다. 더 이상 기생들과 유람을 다니지 못하게 돼 아쉬움이 컸던 모양이다. 그 아쉬움에 생태탕도 한몫했을지 모른다. 흥진비래란 세상사라는 것이 돌고 돈다는 의미다. 부세가 조기보다 귀한 신세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 흔한 명태가 희귀어가 될 줄도 몰랐다. 그러나 이 또한 영원하지 않을 것이고, 처지가 뒤바뀔 때가 또 올 것이다. 달도 차면 기울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지 않은가. 물극즉반(物極則反)이라고 이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은 극에 이르면 반대로 반드시 되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니 ‘극’(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다. 최근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지위와 명예, 부를 대물림하기 위해 극만을 추구하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면서 화제가 됐다. 그들은 족함을 모른 채 그치지 않고 극만을 추구했고, 결국 파멸을 했다. 정치적으로 극좌나 극우도 마찬가지다. 극단주의는 반드시 망하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침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장구할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고 노자가 말했다. 성삼문은 동백꽃이 “반쯤 필 때가 가장 좋은 때”(半開是好時)라고 했다. 다 피면 지는 일만 남았거늘 만개(滿開)한 때 꽃 보는 것을 삼가고, 반개(半開)한 꽃을 좋아하는 지혜를 가지라는 뜻이다. 바로 족함과 그침을 아는 지혜다. 이런 지혜를 갖지 못하면 “피지 않았을 땐 조바심에 더디 피는 걸 염려하다가(未開躁躁常嫌遅), 한창 피고 나면 시들어 떨어지는 것을 애태우며 다시 걱정한다”(旣盛忡忡更怕衰)고 말한 것처럼 사는 내내 조바심과 염려뿐이고 애타도록 걱정뿐이다. 그렇게 살아야 하겠는가?
  • 100세 앞둔 中 노부부, 증증손녀 도움으로 82년 만에 혼례

    100세 앞둔 中 노부부, 증증손녀 도움으로 82년 만에 혼례

    평생을 함께한 노부부가 82년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중국 산둥성에 사는 왕씨 부부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증손녀의 도움으로 혼례를 치렀다고 전했다. 97세의 왕씨 할아버지는 전쟁 중이던 1937년 이웃의 소개로 할머니를 만나 소가 이끄는 수레에 태워 집으로 왔다. 비록 결혼식은 치르지 못했지만 왕씨 부부는 6명의 자녀와 8명의 손자, 14명의 증손자와 3명의 증증손자까지 보며 평생 큰 말다툼 없이 오손도손 살아왔다. 왕씨 부부의 막내 증손녀 우제이(40)는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장미꽃 한다발을 들고 증조부의 집을 찾았다. 평소 수줍음이 많지만 꽃을 좋아하는 부인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던 할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린 때문이었다. 증손녀에게 꽃을 넘겨받은 왕씨 할아버지는 곧장 할머니에게로 가 꽃다발을 내밀었고 왕씨 할머니는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이를 지켜본 우제이는 증조부모를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전통혼례복을 구해온 그녀는 그 자리에서 증조부모의 결혼식을 진행했다. 빨간 혼례복을 입고 장미꽃다발을 부케로 든 왕씨 할머니의 입가에는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고, 왕씨 할아버지는 그런 신부의 베일을 장난스럽게 걷어올리며 행복해했다. 100세를 앞둔 왕씨 부부는 “앞으로 남은 생 둘이 건강하고 오붓하게 사는 것이 꿈”이라며 82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소감을 전했다. 이들 노부부의 혼례는 중국 쇼트클립 플랫폼 콰이쇼우에 공유되며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일제 침략·탄압에 자결로 항거하다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일제 침략·탄압에 자결로 항거하다

    ‘어지러운 세상에 떠밀려 백발의 나이에 이르도록/몇 번이나 목숨을 끊으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네/이제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바람 앞의 가물거리는 촛불 푸른 하늘 비추누나//(중략)//새 짐승 슬피 울고 바다와 산도 시름거리니/무궁화 세상은 이미 망하고 말았네/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역사를 돌이켜보니/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하략).’ 조선 말기 우국지사인 매천 황현(1855~1910)은 2000여수의 시를 짓고 한국 근대사 연구에 중요한 저술로 꼽히는 ‘매천야록’(梅泉野錄)과 ‘오하기문’(梧下記聞)을 남겼다. 그는 1910년 8월 29일 국권이 일제에 넘어가자 9월 8일 칠언절구 한시 ‘절명시’와 유서를 쓰기 시작했다. 죽음으로 일본의 침략과 탄압에 항거하기 위함이었다. 구절마다 비통함과 참담함이 배어 있는 이 시에서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라고 말한 황현은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력함을 토로했다. ‘절명시’ 마지막 부분에서 국가의 기강을 세우는 상소를 하고 황제의 노여움을 사서 억울하게 죽은 송나라 선비 진동(陳東)과 자신을 비교하며 적극적인 저항이 아닌 자결이라는 소극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못내 부끄러워했다.나라의 자주독립을 갈망했던 한 시인의 죽음은 적지 않은 울림을 남겼다. 황현의 친필 유묵첩 ‘사해형제’(四海兄弟)에 담겨 있는 독립운동가 한용운(1879~1944)의 친필시 ‘매천선생’(梅泉先生)에는 고인의 숭고한 충절을 존경하는 뜻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의리로써 조용히 나라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한 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 나시네/이승의 끝나지 않은 한 저승에는 남기지 마소서/괴로웠던 충성 크게 위로하는 사람 절로 있으리.’ 또 다른 자료인 ‘수택존언’(手澤存焉)에서도 황현의 항일의식을 살펴볼 수 있다. 황현은 1908년 3월 독립운동가 전명운·장인환의 스티븐스 저격 사건, 1909년 12월 독립운동가 이재명의 이완용 암살 시도 등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독립운동가들의 신문 기사를 꼼꼼히 스크랩했다. 특히 1909년 10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과 안 의사의 공판 과정에 대한 신문 기사를 빠짐없이 모아둔 점은 황현이 얼마나 나라의 명운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지리산 자락에 터잡고 재력 키운 류씨 가문… ‘조선판 엘도라도’ 꿈꾸다

    지리산 자락에 터잡고 재력 키운 류씨 가문… ‘조선판 엘도라도’ 꿈꾸다

    1776년 음력 3월, 52년이나 왕위를 누렸던 영조가 승하하고 정조가 즉위했다. 양력 3월, 지구 반대편에서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출간했고, 7월에는 미국의 독립선언이 있었다. 정조는 18세기 영정조 문예부흥의 꽃을 피웠고, 국부론은 자본주의의 이론적 근거를, 미국 독립선언은 민주주의의 정치적 토대를 마련했다. 바로 그 해, 한반도 남쪽에선 한 지방 관료가 지리산 자락에 일생일대의 집을 지었다. 집의 이름은 ‘운조루’(雲鳥樓).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따왔다고 하니 세계의 거대한 변화와 다소 동떨어진 소박한 꿈의 실현이었다.●금거북이 진흙에 들어간 ‘금구몰니’ 터에 자리 창건주 류이주(1726~1797)는 대구 태생으로 무과에 급제해 용천부사까지 역임한 고위 관료였다. 영남 양반인 그가 전라도 낙안군수를 지낼 당시 인근 구례 땅에서 명당 터를 발견하고 이곳에 정착할 뜻을 두었다 한다. 그는 소싯적부터 학문보다 사냥을 즐겼고, 관직은 주로 남한산성과 함흥성 공사 등 국영 건설업에 종사했다. 무신의 주임무는 국가 방위지만, 평화 시에는 산성 수축 등 건설 사업을 담당했다. 사냥은 땅을 읽는 능력을 개발하고, 건설업은 건축적 자신감을 키운다. 류이주는 자신의 두 능력을 활용해서 운조루를 창건한 것이다. 운조루가 자리 잡은 곳은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동이다. 이 동네에는 3개의 진혈(眞穴) 터가 있다는데, 금거북이 진흙 속으로 들어간 ‘금구몰니’, 지리산 선녀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린 ‘금환락지’, 그리고 다섯 보물이 서로 모여 있는 ‘오보교취’의 땅이다. 운조루 창건 시 땅속에서 거북 모양의 돌이 출토되어 가보로 삼았으니, 금구몰니 혈을 운조루가 차지한 셈이다. 이후 이 집은 대를 더하며 재력을 키운 명문가가 되었으니 오미동은 풍수설을 입증한 대표적인 명당 마을이 됐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조선총독부 보고를 보면 20세기 초에 풍수적 목적으로 오미동에 이주한 가구가 100여호에 달했다.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나머지 두 곳의 진혈을 찾아온 이들이다. 운조루 류씨 가문의 당시 일기에 의하면 금환락지의 땅을 발견하고 집을 지었다고 주장하는 이가 한 해에도 서넛이 됐다. 그러나 엘도라도의 꿈은 꿈일 뿐 대부분 몇 년 버티지 못하고 가산만 탕진한 채 다시 떠나갔다. 아직도 몇 개의 흔적은 남아 있다. 앞마을 샛뜸정은 둥그런 동네 윤곽을 가지고 있고, 환동 마을의 곡전재는 아예 담장이 동그란 모양이다. 서로 금환락지의 진혈이라 주장하듯, 가락지의 동그란 형태를 따라 집과 마을을 지은 까닭이다.●오미동가도에서 읽는 한옥의 정신 정말 류씨 가문이 쌓았던 막대한 부가 명당 때문이었을까? 가부를 묻지 말자. 풍수설이란 입증 불가능한 패러다임으로서 믿음의 문제이다. 오히려 250년간 이 집을 가꾸어 온 주인들의 성실한 노력에 주목하자. 5대주 류제양은 무려 70년 동안, 7대주 류형업은 40년간 일기를 써서 남겼다. 이들의 철저한 기록 정신은 건축에 대한 여러 도면도 남겨서 그동안의 건축적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한옥으로서 이처럼 정확하고 지속적인 건축 기록은 거의 유일하다. 가장 주목할 것은 1800년대 초 작품으로 추정하는 ‘전라구례오미동가도’이다. A1 정도 크기에 초창기 운조루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인데, 건물 몇 칸을 제외하곤 지금의 모습과 놀랄 만큼 일치한다. 심지어 마당의 위성류(버드나무의 일종)까지도 그대로 그렸다. 이 그림은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집을 보여주기 위한 설명용이다. 집에 대한 주인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어서, 이 한 장의 그림만으로 운조루와 조선시대 한옥의 중요한 특징들을 이해할 수 있다. 가난한 집을 일컫는 ‘초가삼간’은 세 칸짜리 건물 한 채를 의미하며, 그 자체가 한 집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한옥은 사랑채, 안채, 행랑채 등 여러 건물들이 모여 한 집을 이룬다. 이 그림에는 10채가 넘는 기와집들이 그려져 있다. 한 건물 안에 수십 호의 집이 있는 아파트와는 반대로 한옥이라는 건축은 여러 건물의 집합이다. 특히 건물들이 그려진 방식이 특이하다. 어떤 건물은 옆으로 자빠졌고, 또 어떤 것은 아예 뒤집혀졌다. 이런 그림의 방법을 ‘사면전개도법’이라 부를 수는 있지만, 그 전개되는 뭉텅이가 여럿인 것이 특이하다. 2~4동의 건물들은 하나의 마당을 향해 전개되어 있는데, 이 건물들은 이 마당 소속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한옥의 중심은 비어 있는 마당이며, 건물들은 마당을 둘러싸기 위한 시설에 불과하다. 운조루의 경우 바깥사랑마당, 안사랑마당, 안마당, 책방마당, 곳간마당, 사당마당 등 적어도 6개의 마당이 중심을 이룬다. 담장 바깥 뒷산에 울창한 솔숲을 세워서 대문 앞에는 운치 있는 연못을 뒤집어 그렸다. 뒤 솔숲과 앞 연못은 운조루에 속하는 조경시설이라는 의미다. 담장은 소유권의 경계선이 아니라 집안의 마당을 만들기 위한 시설물에 불과하다. 더 뒤쪽 멀리 지리산 노고단과 형제봉을, 멀리 앞으로는 섬진강과 그 건너 오봉산을 역시 뒤집어 그렸다. 이제 운조루는 뒤로 지리산부터 앞으로 섬진강까지 대자연을 소유하게 된다. 물론 법적 소유가 아니라 심리적 경관적 소유이다. 집 그림은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한옥의 자연관을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다. 집이란 결국 사람을 위한 환경물이다. 오미동가도에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서쪽 큰사랑 누마루에 남자 주인을, 동쪽 안사랑 누마루에 여자 주인을 그렸다. 두 인물은 조선시대 한옥이 갖는 내외 구별의 상징인 동시에 건물과 마당과 외부의 자연까지 사람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천인합일의 주인공이다.●방부터 대문까지… 비어 있는 공간 사이 ‘흐름’ 한옥은 온돌과 마루를 한 지붕 아래에 가진 집이다. 따뜻한 온돌과 시원한 마루는 각기 겨울과 여름을 나기 위한 시설이다. 온돌방은 닫혀 있고, 마루 대청은 비어 있다. 또 대청 앞마당도 뒷마당도 대문간도 비어 있다. 이 비어 있는 공간들 사이에는 흐름이 생긴다. 문전옥답인 너른 귀만들부터 집 앞의 연못을 거쳐 개울을 건너 대문을 통하고, 마당과 대청이 서로 연결되고, 그 흐름은 뒤뜰을 거쳐 다시 뒷산으로 이어진다. 자연과 건축이 하나가 되고, 건축과 인간이 일체가 된다. 비어 있는 마당은 모든 건축의 중심이며, 운조루 구성의 기본 틀이다. 이 집을 지을 당시 창건주인 류이주는 함흥, 상주, 용천 등 외지의 관직에 있었고, 실질적인 공사는 조카 류덕호가 맡았다. 그러나 류이주는 다년간의 국가 기반시설 공사 경험을 바탕으로 운조루를 직접 설계했고, 류덕호는 그 설계를 충실히 따라 감리 역할을 했다. 류이주는 대지의 남쪽과 중앙에 긴 행랑을 직각으로 설계했다. 남쪽 행랑은 집의 안과 밖을 구별하며, 중앙 행랑은 남자와 여자의 영역을 구획한다. 남자 영역은 바깥사랑마당을 중심으로, 여자 영역은 안마당과 안사랑마당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주인들의 영역 뒤로는 나뭇간과 우물 등 작업 영역이 위치하고, 집의 동쪽 뒤 양지바른 곳에 사당을 두어 조상의 영역을 마련했다. 매우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설계였다. 이 집 곳곳에는 땅 위에 떠있는 누마루를 마련했고, 안채에는 아예 2층 다락인 층루들을 두었다. 이들은 마당을 내려 보고 먼 산의 경관을 바라보는 곳이다. 바깥의 경치를 집 안으로 끌고 들어와 내 것으로 만드는, 이른바 ‘차경’을 위한 곳이다. 한옥의 앞마당에 정원을 가꾸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자연이라는 거대한 정원을 차경하기 위함이다. ‘오미동가도’ 주인 내외가 각자의 누마루에 앉아 있는 모습도 멀리 앞산의 차경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집 그림과도 같이 실제 운조루의 생활도 그처럼 평화롭고 풍요로웠을 것이다. 오미동의 형국을 하늘에서 떨어진 금가락지 모양이라 한다면, 그 정점에 위치한 운조루는 너른 풍요의 들판과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경치를 자기 것으로 삼았다. 그러나 해방 후 토지개혁으로 대부분 가산을 해체당하고, 해방 공간의 빨치산 전쟁으로 장손을 잃는 등 가문의 운세도 기울었다. 설상가상으로 이 집의 문화재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수십 차례 도둑과 강도가 들어 가보를 비롯한 소장품들을 강탈해갔다. 그 중요한 ‘오미동가도’도 절취당해 복사본만 남아 있다. 천혜의 명당도 추악한 역사를 피해갈 수는 없는가. 언젠가 명당과 명가라는 공간의 힘이 현대사라는 시간적 질곡을 치유하고 극복할 날이 오리라.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건축학자
  • 어느새 복사꽃 피는 계절

    어느새 복사꽃 피는 계절

    우수를 하루 앞둔 18일 전북 완주군 한 시설하우스에서 농부가 복숭아꽃을 관리하고 있다. 조생종 복숭아는 요즘 꽃을 활짝 피우며 5월 중순이면 수확할 수 있다. 완주 뉴스1
  • 文대통령 위로 받은 유가족 “좋은 대통령 만나 다행”

    文대통령 위로 받은 유가족 “좋은 대통령 만나 다행”

    文 “첫출근 전 양복 입던 영상에 가슴 아파안전·차별없는 신분 보장 위해 노력할 것” 유족 “대통령 진심 느껴… 진상규명 약속”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유가족을 만나 “생명과 안전을 이익보다 중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기관 평가 때도 생명과 안전이 제1의 평가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과 유족의 만남은 지난해 12월 11일 사고 발생 후 69일 만으로 예정보다 15분 길어진 45분간 이뤄졌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와 아버지 김해기씨, 이모 김미란씨가 이날 청와대 본관으로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어머니에게 다가가 두 손을 잡은 뒤 안아 주면서 “많이 힘드셨죠”라고 다독였다. 이어 김씨 아버지, 이모와 악수하며 “명복을 빈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스물네 살 꽃다운 나이 김씨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특히 첫 출근을 앞두고 양복을 입어 보면서 희망에 차 있는 동영상을 보고 더 그랬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마음 아파했을 것이지만 자식 잃은 부모의 아픔을 다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추모한 뒤 “사고 이후 조사와 사후 대책이 늦어지며 부모님의 마음고생이 더 심했으나 다행히 대책위와 당정이 좋은 합의를 끌어내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 더 안전한 작업장, 차별 없는 신분보장을 이루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해기씨는 “대통령이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을 다 알고 계셔서 고맙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 더는 동료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 달라. 절대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어머니 김씨도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죽음을 당해 억울하고 가슴에 큰 불덩이가 생겼다”면서 “진상조사만큼은 제대로 이뤄지도록 대통령이 꼼꼼하게 챙겨 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씨는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 생사기로에 있는 용균이 동료가 더는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고인의 직장 동료 이준석씨, ‘고(故) 김용균시민대책위원회’ 박석운 공동대표, 이태의 공동집행위원장도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박홍근·한정애 의원은 중재자 자격으로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유족을 만나 위로와 유감을 전할 의사가 있다’고 김 대변인을 통해 밝혔고, 유족 측은 영결식이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 직후인 지난 11일 이를 수용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27일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면담을 마치며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대책위와의 합의 사항을 당이 끝까지 챙기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본관 앞 현관까지 유족을 배웅했고, 이들을 태운 차량이 떠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가족들은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진상규명에 대한 점검을 대통령이 약속했다”며 “대통령의 눈빛을 보고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대책위도 “부모님들이 나오면서 말씀하시길 ‘좋은 대통령 만나서 다행이었다’고 했다”며 “(문 대통령이) 진정성 있는 위로를 하셨다”고 말했다. 대책위와 당정이 합의한 진상규명위원회 설치와 관련해선 고용노동부 등이 참여하는 총리훈령기구가 이달 말쯤 출범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안달루시아부터 카탈루냐까지… 열정의 땅 스페인 소도시를 걷다

    안달루시아부터 카탈루냐까지… 열정의 땅 스페인 소도시를 걷다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잇는 정열의 땅 스페인을 EBS1 ‘세계테마기행’이 찾아간다. 4부작 ‘스페인 소도시 기행’에서는 사진작가 나승열이 다양한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스페인의 작은 마을들을 하나씩 찾아간다. 1부 ‘정열의 꽃, 세비야’에서 찾아간 곳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수도이자 예술·문화의 중심지 세비야다. 세비야는 스페인이 ‘해가지지 않는 제국’이던 시절 신대륙 무역을 책임지는 항구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도시이기도 하다. 스페인 광장에서 한평생 플라멩코를 춰온 무용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 절벽 위의 마을 론다에서는 예비 투우사와 성난 소의 치열한 한판 승부를 느껴본다. 2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살라망카’에서는 스페인 대표 학문 도시의 살라망카 대학교를 찾는다. 유럽 최초로 대학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학교다. 도심을 벗어난 곳에는 행복한 이베리코 돼지들이 뛰놀고, 살라망카 프랑시아 산맥 자락의 모가라스 마을에서 초상화의 비밀을 짚어본다. 3부 ‘축복의 땅, 피레네’에서는 험한 산길을 따라 멧돼지를 뒤좇는 사냥꾼들을 따라 나선다. 아라곤 왕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마을 아인사에서 사냥꾼표 빠에야를 맛본다. 스페인 안의 또 다른 스페인 바스크의 어촌마을에서 마을 주민들과 선상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4부 ‘시간을 달려 그곳으로’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의 카탈루냐를 만날 차례다. 스페인 최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바르셀로나에서 명물 ‘똥 싸는 인형’을 만난다. 마드리드의 중세 마을 친촌에서 70도의 독주 아니스주를 맛보고 17세기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EBS1 ‘세계테마기행’의 ‘스페인 소도시 기행’편은 18~21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서대문형무소에서 만나는 독립운동가들의 100년 전 뜨거운 함성

    서대문형무소에서 만나는 독립운동가들의 100년 전 뜨거운 함성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한다면,/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하략)’ 독립운동가이자 소설가·시인인 심훈(1901~1936)은 시 ‘그날이 오면’에서 조국의 광복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노래했다. 올해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심훈처럼 독립을 간절히 염원했던 선열들의 항일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화재청이 마련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이다. 이번 전시는 19일부터 4월 21일까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옥사에서 열린다. 1910년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긴박했던 당시 상황과 선열들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자리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18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천 황현 선생의 유물, 이봉창 의사의 선서문 및 의거자금 송금증서 등 살아있는 자료들을 통해 항일 독립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총 3부로 구성된다. 도입부에서는 조선말기 우국지사 매천 황현(1855~1910)의 유물이 눈에 띈다. 1910년 경술국치에 항거하는 황현의 결연한 뜻을 담은 칠언절구 4수의 한시 ‘절명시’를 비롯해 황현의 후손들이 100년 넘게 소장해온 또다른 자료 ‘사해형제’(四海兄弟)와 신문 자료를 모아놓은 ‘수택존언’(手澤存焉)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특히 ‘사해형제’에는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한용운이 황현의 죽음을 기리며 쓴 애도시 ‘매천선생’(梅泉先生)이 수록돼 있어 눈길을 모은다. 홍영기 순천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한용운이 1913년 ‘조선불교유신론’을 간행한 뒤 전국 유명 사찰을 순회하며 강연을 했다”면서 “구례 화엄사에 갔을 때 황현의 동생을 만나 이 시를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1부 ‘3·1운동, 독립의 꽃을 피우다’에서는 등록문화재 제730호인 ‘일제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를 만나볼 수 있다. 안창호, 윤봉길, 유관순, 김마리아 등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 4857명에 대한 신상카드가 소개된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지역 3·1운동 수감자와 여성 수감자의 활동 상황도 살펴볼 수 있다. 지난해 각각 등록문화재 제713호와 제738호로 등록된 이육사의 친필 원고 ‘편복’과 ‘바다의 마음’도 전시된다.2부 ‘대한민국임시정부, 민족의 희망이 되다’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관련한 다양한 유물이 소개된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인 조소앙이 ‘삼균주의’(三均主義)를 바탕으로 독립운동과 건국의 방침 등을 정리한 등록문화재 제740호 ‘대한민국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과 두터운 천 위에 일본 국왕을 처단할 의지를 맹세한 ‘이봉창 의사 선서문’ 등이다. 나라의 광복과 환국의 긴박했던 상황을 조명하는 3부 ‘광복, 환국’에서는 백범 김구가 1949년에 쓴 붓글씨 ‘신기독’(愼其獨·‘홀로 있을 때도 삼가다’는 뜻)과 1945년 11월 초판 발행된 등록문화재 제576호 ‘한중영문중국판 한국애국가 악보’가 공개된다. 다만 문화재청은 유물의 보존 환경을 고려해 복제본을 전시하기로 했다. 전시 개막일인 19일과 3월 1일, 4월 11일에만 유물 원본을 전시한다. 이밖에도 문화재청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22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항일문화유산의 현황과 보존·활용’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열고, 3월 1일부터 31일까지는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에서 ‘100년 전, 고종 황제의 국장’(가제)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제로페이와 핀테크 생태계 키우기

    [임정욱의 혁신경제] 제로페이와 핀테크 생태계 키우기

    지난해 12월 20일 제로페이가 처음 등장한 후 지난 두 달간 자주 써보려고 노력했다. 내 스마트폰 네이버앱에 은행계좌와 연동해 제로페이를 쓸 수 있도록 해놨다. 하지만 겨우 한번 써봤다. 우선 제로페이가 되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파리바게뜨에서 된다고 해 여러 매장에서 물어봤지만 단 한 곳에서만 가능했다. 본사 직영점이었다. 물론 서울시청 인근에는 제로페이를 받는 곳이 있다. 하지만 강남에서 일부러 광화문까지 가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하철역 등 서울시내 곳곳이 제로페이 광고로 도배돼 있는데도 그렇다. 그럼 왜 상인들은 제로페이를 적극 받아들이지 않을까. 제로페이를 먼저 쓰자는 고객이 없는 탓이다. 그럼 왜 사람들은 제로페이를 쓰지 않을까. 기존 신용카드보다 혜택이 거의 없고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소득공제가 더 된다지만 모든 지출을 제로페이로 하지 않으면 공제금액은 미미하다. 잔고 없이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신용카드와 달리 제로페이는 연결 계좌에 꼭 돈이 있어야 한다. 제로페이를 은행앱 등에 등록하고 사용하는 과정도 신용카드 사용에 비해 더 불편하다. 상인 입장에서도 제로페이가 줄여 준다는 결제 수수료는 체감상 크지 않다. 이미 영세 상인에게 카드 수수료는 높은 편이 아니다. 카드 수수료 몇푼 줄여 주는 것보다는 손님이 더 많이 와서 매출이 올라가는 것이 휠씬 중요하다. 그래서 제로페이를 외면하는 것 같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을 보자. 일본은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결제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NTT도코모, 라쿠텐, 라인, 아마존, 페이페이, 오리가미 등 통신, IT 대기업과 스타트업 회사들이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막대한 돈을 퍼부으며 경쟁 중이다. 가맹점으로 가입하는 상점들에는 대부분 회사가 향후 2~3년간 수수료를 무료로 하면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업계 자발적으로 경쟁을 통해 제로페이가 만들어진 것이다. 아마존 등은 상점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태블릿 컴퓨터를 무상으로까지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한술 더 떠 고객이 자신의 모바일 결제 상품을 사용하도록 오히려 돈을 준다.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설립한 후발 주자인 페이페이는 지난해 12월 이 회사의 모바일 결제 상품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결제 금액의 20%를 환원해 준다는 마케팅 캠페인을 실시해 큰 화제를 모았다. 즉 1만원을 결제하면 2000원을 포인트로 돌려준다는 것이다. 약 100억엔(약 1000억원)의 마케팅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진행한다고 했는데 큰 관심을 모으며 불과 10일 만에 전액이 소진됐다. 가입자도 폭증했다. 큰 효과를 본 페이페이는 최근 다시 한번 1000억원을 들여 20% 환원 캠페인을 또 시작했다. 심지어 아베 총리도 이달 소상공인의 꽃집에 가서 페이페이로 꽃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일본의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이런 마케팅 캠페인으로 고객이 늘어나고 경쟁으로 당장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면 안 쓸 이유가 없다. 한일 간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일본에서는 민간 업체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경기장에 선수로 뛰어들어서 경쟁에 참가한다. 경기장에서 심판을 봐야 할 사람이 말이다. 구청 직원 등 공무원들이 나가서 가맹점을 늘린다. 공공광고 공간을 이용해 마케팅에 나선다. 하지만 별 효과는 없다. 근본적으로 공무원들이 첨단 모바일 결제 상품을 개발해 업계를 선도한다는 것이 무리다. 잘된다고 해도 인센티브도 없다. 결국 정부가 잘할 수 없는 일이다. 결제 비즈니스는 엄청나게 복잡하다. 한편 민간 결제서비스 업체들은 속앓이를 한다. 한 결제 스타트업 대표는 이런 말을 했다. “한 고객이 전화해서 그럽니다. 제로페이는 돈을 안 받는데 너희는 왜 수수료를 받느냐고요. 이러다가 이 비즈니스 자체가 공짜라는 인식이 생길까봐 두렵습니다.” 안 그래도 한국은 소프트웨어 등 지식형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데 인색한 시장이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는데도 그렇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우습게 생각해 정부가 뛰어든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다. 간단해 보일수록 그 뒤에서는 더 많은 소프트웨어 노동자들이 고생하고 고민해 만들어 낸다.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민간에서 알아서 고객을 위한 혁신 제품을 만들어 내도록 정부는 뒤에서 응원하고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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