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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낡은 벽시계 / 고재종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낡은 벽시계 / 고재종

    낡은 벽시계 / 고재종 사회복지사가 비닐 친 쪽문을 열자 훅 끼치는 지린내, 어두침침한 방에서 두 개의 파란 불이 눈을 쏘았다 어둠에 익숙해지자 산발한 노인의 품에 안긴 고양이가 보이고, 노인의 게게 풀린 눈과 침을 흘리는 입에서 알 수 없는 궁시렁거림, 그 위 바람벽의 사진 액자 속에서 예닐곱이나 되는 자녀 됨 직한 인총들이 노인의 무말랭이 같은 고독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람이라면 마지막으로 모여들게 되는 그 무엇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이 귀착점에서 일주일에 세 번씩 고양이의 형광에 저항하며 노인의 극심한 그르렁거림을 지탱시키느라 사회복지사는 괘종시계 태엽을 다시 감는다 *** 인도 콜카타에 ‘파라곤’과 ‘마리아’라는 이름의 게스트하우스가 있습니다. 빈대가 바글거리고 유리창이 깨져 밤이면 비둘기가 방까지 들어오지요. 세상에서 가장 허름한 이 여행자 숙소는 콜카타 배낭여행자들의 성지로 불립니다. 여행자들의 다수는 이른 아침 빈대에 물린 살갗을 비비며 마더 데레사 하우스로 출근합니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이 임종을 맞이하는 장소지요. 젊은 여행자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모습, 인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삶이 궁핍하세요? 절망적이라구요? 두세 달 시급 모으세요. 콜카타행 비행기를 타요. 현지 비자도 가능해요. 마리아에 묵으며 한 달간 데레사 하우스에 출근하는 거예요. 생에 대한 용기 다시 찾을 것입니다. 시 속의 사회복지사분, 콜카타 꽃시장의 재스민 꽃목걸이를 드립니다. 곽재구 시인
  • [단독] 소음·먼지로 힘든 산업단지, 녹색 실내 정원에서 쉬세요

    [단독] 소음·먼지로 힘든 산업단지, 녹색 실내 정원에서 쉬세요

    3~4명 휴식 가능한 박스형 16㎡ 공간 ㎡당 식물 60~70본… 생장 유지력 좋아스트레스 완화·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근로환경 개선과 휴식공간 확대를 위해 전국 산업단지에 실내 정원인 ‘스마트가든볼’이 처음 도입된다. 9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산업단지와 공공시설 등 336곳에 실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가든볼 설치를 위해 국비 50억 4000만원을 투입한다. 가든볼은 실내 정원의 공간 확보 문제와 꽃·화분 관리의 어려움 등을 개선한 일체형 정원이다. 가로·세로 각 4m에 높이 2.2m인 16㎡ 규모로 3~4명이 들어가 쉴 수 있는 박스 형태다. 온도와 습도, 조명 밝기 등을 자동 조절할 수 있는 모듈형으로 유지 관리가 편리하다. 테이블·소파뿐 아니라 산소발생기와 미세먼지센서 등도 설치할 수 있다.가든볼은 지난해 일자리위원회의 ‘산업단지 대개조 계획’(쾌적한 근로·정주환경의 청년 친화 산단)에도 반영됐다. 올해 시범사업은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가 50%씩 사업비를 부담하며, 지자체 신청을 받아 산단 기업 319곳과 공공시설 17곳을 선정했다. 산림청은 가든볼 설치에 필요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함께 민간 기술 이전도 추진한다. 현장 설치는 하반기에 본격화할 전망이다. 관상용 적합성과 생장 유지력, 빛에 대한 민감도, 공기정화능력 등을 평가해 식재 식물도 선정했다. 식재 방식은 디자인을 다양화할 수 있는 ‘일자형’과 식물 교체 및 유지 관리가 수월한 ‘키트형’으로 1㎡ 기준 60~70본을 심을 수 있다. 2018년 12월 정원디자인학회와 서울시립대가 대학생과 근로자 5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한 결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뛰어났다. 스트레스지수는 체험 전 32.58에서 체험 후 25.02로, 피곤·무력감은 11.2에서 8.5로, 긴장·불안감은 11.64에서 9.02로 각각 낮아졌다. 분노·적개심과 혼란·당황, 우울·낙담지수도 완화됐다. 정원에 머무는 최적의 시간은 13분으로 분석됐다. 산림청은 중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 시설 및 식물 유지·관리는 설치 기관·기업 부담 원칙이나 시범사업 기간은 정원 전문가와 시민정원사 등을 자원봉사 형태로 연계해 지원할 계획이다. 가든볼 설치 기업이 늘어나면 식물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식물 코디네이터’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육건수 산림청 도시숲경관과 사무관은 “시범사업을 거쳐 계속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가 관건”이라며 “소규모 기업이나 산단 내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외 가든볼을 검토하는 등 국민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양준일의 두 번째 데뷔”..‘음악중심’ 뒷이야기 공개 [섹션TV]

    “양준일의 두 번째 데뷔”..‘음악중심’ 뒷이야기 공개 [섹션TV]

    오늘(9일) 밤 방송되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가수 양준일의 ‘쇼 음악중심’ 출연 비하인드 스토리와 인터뷰가 공개된다. 세월을 앞서간 음악과 패션으로 주목을 받으며 첫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수 양준일은 지난 4일 ‘쇼 음악중심’에 출연해 역대급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그의 무대를 보기 위해 700여 명의 팬들이 모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응원 구호가 화제가 되기도했다. “기다렸어 양준일. 어서와요 양준일. 그리웠어 양준일. 함께해요 양준일. 출구없어 양준일. 출국금지 양준일”이라고 외치는 팬들의 선물에 양준일은 무대가 끝난 뒤 “MBC 무대에 설 때는 특별히 더 떨린다. 그런데 (팬)여러분이 있어서 할 수 있었다.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다. ‘쇼 음악중심’ 제작진이 양준일을 환영하기 위해 준비한 꽃길 이벤트 또한 화제가 되기도했다. 이에 최민근 PD는 양준일의 오랜 팬임을 밝히며 “앞으로 이제 꽃길만 걸으라는 의미, 양준일의 시간은 또 다시 시작된다”라는 의미에서 꽃길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19년 만에 지상파 음악방송에 출연하게 된 양준일은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예전에는 길에서 누가 나를 알아볼 거 같으면, 제가 돌아서서 딴 길로 갔었는데 이제는 그냥 서로 부드럽게 인사하면서 지나갈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며 뒤늦게 찾아온 전성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계속되는 신드롬의 주인공 양준일과의 두 번째 만남은 오늘 밤 11시 5분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태사자 이동윤, 27년 전 범죄 사과 “인정하고 사과” [종합]

    태사자 이동윤, 27년 전 범죄 사과 “인정하고 사과” [종합]

    그룹 태사자 이동윤이 학창시절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소속사 측이 입장을 밝혔다. 이동윤은 9일 소속사 크리에이티브 꽃을 통해 “안녕하세요. 이동윤입니다. 우선 이른 아침부터 저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자리에 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기사에 나온 이야기들이 전부 사실은 아닙니다. 어디서부터 말씀을 드려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지만, 27년 전 어린 시절 철없이 보낸 저의 잘못이니 하나하나 따지기보다는 그 시간들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되어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고 밝혔다. 또 “그 일들에 대해 다시금 후회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미스러운 이야기로 팬분들과 여러분들께 상처를 안겨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그리고 이것은 저 개인의 일이니, 저로 인해 열심히 잘 살아온 저희 멤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크리에이티브 꽃 박교이 대표는 “앞으로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글들에 대해 법적 절차를 통해 강경 대응에 나설 예정이며, 과장된 추측성 기사는 자제 부탁드립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슈가맨에 나온 태사자 멤버 중 한 명 전과자 아닌가요‘라는 글을 게재해 파장을 불렀다. 네티즌은 “이동윤이 중학교 때 일진이었다. 사고를 많이 쳤다. 중학교 때 퍽치기 하다가 경찰에 잡혀 구치소인가.. 아무튼 몇 개월 살다 나와서 보호관찰 도중 미국으로 이민 갔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빽치기란 핸드백을 가로채는 절도 행위를 뜻하는 은어다. 한편 태사자는 최근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멤버 김형준과 이동윤은 박준석의 아내 박교이 씨가 대표로 재직 중인 크리에이티브 꽃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이하 태사자 이동윤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이동윤입니다 우선 이른 아침부터 저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그 자리에 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기사에 나온 이야기들이 전부 사실은 아닙니다. 어디서 부터 말씀을 드려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지만, 27년 전 어린 시절 철없이 보낸 저의 잘못이니 하나하나 따지기보다는 그 시간들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되어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 일들에 대해 다시금 후회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미스러운 이야기로 팬분들과 여러분들께 상처를 안겨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그리고 이것은 저 개인의 일이니, 저로 인해 열심히 잘 살아온 저희 멤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크리에이티브 꽃 측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티브꽃 대표 박교이입니다. 앞으로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글들에 대해 법적 절차를 통해 강경 대응에 나설 예정이며 과장된 추측성 기사는 자제 부탁드립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오동도, 이순신을 꿈꾸다 - 여수 오동도해상공원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오동도, 이순신을 꿈꾸다 - 여수 오동도해상공원

    #오동도 #이순신 #거북선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을 것이다)' 1592년 4월 14일, 일본이 우리땅으로 넘어온다. 임진왜란이다. 즉시 임금은 나라를 팽개쳐 버렸다. 임금은 죽더라도 천자의 땅에서 죽겠노라 지껄였다. 임금은 한양을 벗어나 신의주를 건너 요동으로 건너갈 채비였다. 임금마저도 내버린 나라에서의 전라좌수사 이순신(1545~1598)은 여수에서 거북선을 만든다. 곡창지대였던 호남지방이 왜적에게 넘어가는 순간 나라는 무너진다. 왜적은 전라도를 휩쓸고 군량을 채워 서울로 가고자 하였다. 어림도 없었다. 이순신은 전라좌수사 본영과 휘하의 각 진의 전선을 이끌고 호남으로 넘어오는 길목인 한산도 앞바다에 진을 친다. 여수 앞바다로 넘어가는 왜적은 모조리 도륙되었다. 1593년 사헌부 현덕승에 보낸 편지글인 ‘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을 것이다)’는 국보 76호 서간첩으로 보존되고 있다. 이순신의 넋이 붉게 피었다. 동백꽃으로 가득한 여수 오동도해상공원이다. 여수는 이미 남도 관광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 기초자치단체의 시(市) 가운데서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라남도에서는 일찌감치 최다 인구(28만 2946명. 2019.5 기준)를 자랑하는 전남 대표 도시기도 하다. 둘러싸인 3면이 그리도 고와서인지 930년, 즉 고려 태조 23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여수(麗水)'라는 이름을 놓지 않고 있다. 아름다운 여수의 관광지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손들어 주는 곳이 곧 ‘오동도’다. 오동도는 여수 한려 해상 국립 공원의 출발지이자 지금도 가장 많은 외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1935년에 만들어진 길이 768m의 방파제를 따라 내륙과 연결된 오동도는 전체 면적이 0.12㎢에 불과한 자그마한 섬이다. #시누대화살 #동백꽃 #여수밤바다 하지만 오동도에는 관광지로 이름날만한 수준의 기암절벽들과 겨울이면 섬을 빨갛게 흔들어놓는 붉은 동백(冬柏)꽃들과 광나무, 팽나무, 참식나무 등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난대성 식물 193종이 우거져 있다. 또한 군량미 한 톨도 아쉽던 이순신 장군은 흔히들 시누대라 부르는, 오동도에서 지천으로 자라는 곧은 대나무 줄기로 화살을 만들어 왜적을 심장을 뚫었다. 오동도 관광은 겨울이 제격이다. 섬 입구에 도착하면 방파제 입구에서 동백열차를 타거나 걸어서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요즘 1월부터 오동도에 자생하는 3천여그루의 동백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3월까지 오동도는 곳곳마다 붉은 동백꽃 터널이 만들어 진다. 또한 오동도 정상에는 1952년에 설치된 높이 25m의 등대가 있어 매년 200여만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다. 등대에서 바라보는 여수항과 광양항의 바다 풍광은 예로부터 유명하다. 섬 아래 중앙광장에는 여수엑스포기념관이 있어 여수엑스포 유치성공 과정과 오동도에 관한 영상과 입체영상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4D영상 체험관도 가족단위로 체험할 수도 있다. 오동도 중앙광장 바로 옆에는 유람선선착장도 있어 오동도를 일주하거나 돌산대교, 향일암, 금오열도를 유람할 수 있는 유람선을 탈 수도 있다. 따라서 이곳 중앙광장에서 거꾸로 2.5Km에 달하는 오동도 순환산책로도 배편으로 감상할 수도 있으며 동쪽의 방파제는 광양만과 남해바다로 쭉 뻗어나가있기에 강태공들의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오동도 해상공원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5개 만점) - 여유를 누리고 싶다면, 넉넉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슬로우, 슬로우!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연인과 함께 3. 가는 방법은? - 전라남도 여수시 오동도로 222 - 전라선 여수엑스포역에서 도보 30분. 버스 2, 333, 68, 76번 오동도 입구 정류장 하차 4. 오동도 방문의 특징은? - 여수 관광의 핵심. 오동도와 인근 볼거리가 많다. 5. 방문 전 유의 사항은? - 생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들이 몰릴 수 있다. 평일 오전 시간이 여유를 누리기 좋은 시간 6. 오동도에서 꼭 볼 곳은? - 등대, 중앙공원, 해안 산책로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여수 오동도 먹거리는? - 여수는 대표적인 남도 먹거리의 중심지. 게장백반 ‘두꺼비게장’, ‘로타리식당’, 갯장어 ‘자연횟집’, 장어탕 ‘자매식당’, 철판짜장‘순심원’, 게장‘맛나게장’, 갈비찜‘원조400번’, 돼지국밥‘나진국밥’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www.yeosu.go.kr/tour 9. 주변에 더 방문할 곳은? - 향일암, 진남관, 여수밤바다/산단야경, 여수해상케이블카, 이순신대교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여수와 순천 지역은 겨울이면 더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다. 여수는 볼거리, 먹을거리도 이름나 있지만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사 충무공 이순신의 넋이 잘 남아 있는 곳. 역사적 의미도 큰 지역이라는 사실도 함께 생각하자.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검찰 고위간부 인사…윤석열 총장 참모진 전원 교체

    검찰 고위간부 인사…윤석열 총장 참모진 전원 교체

    靑 ‘선거개입·감찰무마’ 의혹 수사 지휘부 모두 교체한동훈 반부패부장·박찬호 공공수사부장, 지방 전보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8일 단행됐다. 청와대의 ‘선거개입·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반부패강력부장·공공수사부장 등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 참모진이 전원 교체됐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대검검사급(검사장)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했다. 인사 제청에 필요한 검찰총장 의견청취 절차를 두고 대검과 공방을 벌이던 법무부는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인사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에서 벗어나 그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던 일선의 우수 검사들을 적극 중용했다”면서 “검찰 본연의 업무인 인권보호 및 형사·공판 등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전념해온 검사들을 우대했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이번 인사로 검사장급 대검 참모진이 모두 일선 검찰청으로 발령 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또 조상준 대검 형사부장은 서울고검 차장으로, 이원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두봉 대검 과학수사부장은 대전지검장으로, 문홍성 대검 인권부장은 창원지검장으로 부임한다. 노정연 공판송무부장은 전주지검장으로 이동한다. 신임 검사장들이 대검 참모진으로 대거 기용됐다.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각각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을 맡는다. 이정수 부천지청장이 대검 기획조정부장, 김관정 고양지청장이 형사부장, 이수권 부산동부지청장이 인권부장으로 각각 승진·전보됐다. 노정환 대전고검 차장과 이주형 대구고검 차장이 각각 대검 공판송무부장·과학수사부장으로 수평 이동했다.서울중앙지검장은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자리를 옮긴다.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총괄한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부 핵심 요직인 검찰국장으로 보임됐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파견된 경력이 있다. 이 검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이다. 강남일 대검 차장은 대전고검장으로 전보됐다. 구본선 의정부지검장이 대검 차장으로 부임한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 났다. 검찰 내에서 윤 총장과 가장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윤대진 수원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이동한다. 아울러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5명이 승진했다. 사법연수원 기수별로는 26기가 3명, 27기가 2명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길섶에서] 겨울밤의 온기/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올해는 그다지 춥지 않다고들 하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아침이면 선뜻 이불 밖으로 나와지지가 않는다. 윗목 아랫목이 따로 없는 아파트의 방이지만 자꾸만 구석진 이불 밑으로 파고든다. 몇 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불 밑의 온기는 쉬 떨쳐 내기 어려운 유혹이다. 구들목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다소곳이 식구들을 기다리던 밥 그릇 한두 개. 두 다리를 무릅까지만 이불 속에 넣은 채 읽었던 만화책. 입이 심심할 때 꺼내어 먹던 생고구마와 생무. 누군가 호떡 몇 개라도 가져오면 너무나 행복했던 밤. 기억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어릴 적 겨울밤의 풍경이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유리창에 얼음꽃이 피었다. 동화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기묘하고 아름다운 모양의 성에. 추위로 피어난 꽃이라 애정 어린 손길로 쓰다듬어 보지만 금방 물방울로 사라진다. 성에가 낄 정도였지만 부모, 형제의 온기에 그다지 추위를 느끼지 못했던 밤이었다. 언제부턴가 겨울이 싫어졌다. 더이상 눈의 아름다움도 낭만도 느껴지지 않는다. 옷을 겹겹이 입어야 하는 것도 귀찮다. 빙점이 더이상 내려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따스한 추억이 떠오를 정도의 겨울이면 족하다. 온기 가득했던 어릴 적 그 겨울의 밤처럼. yidonggu@seoul.co.kr
  • 9회 연속 올림픽 향해… 닻 올린 김학범호

    9일 中과 첫 경기… 승점 챙겨야 8강 이후 박항서 감독과 붙을 수도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서기 위한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도전이 마침내 시작된다. 무대는 8~23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다.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 대회는 16개 팀이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 팀이 8강전부터 녹아웃 스테이지로 우승팀을 결정한다. 도쿄올림픽에 걸린 아시아 티켓은 4장. 이미 일본이 개최국 몫인 한 장을 챙겼다. 그러나 일본이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4위팀까지도 도쿄행 티켓을 품을 수 있다 2014년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2016년 대회부터 올림픽 예선을 겸하고 있다. 첫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한국은 2016년 대회 때는 준우승으로 그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해 세계 처음으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C조에서 중국(이하 한국시간 9일 오후 10시 15분), 이란(12일 오후 7시 15분), 우즈베키스탄(15일 오후 7시 15분)과 잇달아 맞붙는다. 역대전적에서는 한국이 가장 우세하다. 중국을 상대로는 10승3무1패, 이란과는 5승1무2패다. 또 우즈베키스탄과는 9승1무2패다. 그러나 A대표팀과 달리 U23 대표팀의 실력은 가늠하기 쉽지 않다. 한국은 2018년 대회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만나 연장 끝에 1-4로 대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직전 대회 결승에서 베트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터라 C조에서 김학범호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면 D조(베트남·북한·요르단·아랍에미리트) 2위와 8강전에서 만난다. 상황에 따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한국인 사령탑 맞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펼쳐진 ‘김학범·박항서 대결’의 ‘시즌2’가 성사된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해 11월 두바이컵을 통해 다양한 ‘옥석 가리기’를 해 왔다. 좌우날개 김진야(서울)·이유현(전남), 중앙수비 김재우(부천)·이상민(울산) 조합의 포백라인은 사실상 완성됐다. 골키퍼에는 전북 현대의 골문을 지킨 송범근이 유력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맹성웅(안양)과 원두재(후쿠오카 아비스타)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대구FC의 ‘꽃미남’ 정승원이 유력하다. 다만 측면 공격수에는 K리그2 MVP 이동준(부산)을 비롯해 엄원상(광주), 김대원(대구), 이동경(울산),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오세훈(상주)과 조규성(안양)의 ‘2파전’ 양상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딸에게 선물받은 목도리 두른 채… 아빠는 복직한 날 눈물만 흘렸다

    딸에게 선물받은 목도리 두른 채… 아빠는 복직한 날 눈물만 흘렸다

    무기한 휴직 상태로 공장 출근 강행 “다시 차 만들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휴직 철회 안 하면 부당휴직 구제신청 예병태 사장 “생산량 늘어야 복직 가능”“‘내가 또 가족을 울리는구나’ 싶어서 마음이 무겁죠.” 차가운 겨울비가 땅을 적신 7일 오전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 공장 앞. 조문경(57)씨는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쳤다. 한 손에는 꽃을 들고, 목에는 흰 목도리를 둘렀다. 대학생 딸이 손수 만든 아빠 복직 선물이었다. 회사의 약속대로라면 조씨는 지난달 31일 부서 배치가 완료될 예정이었다. 2009년 6월 정리해고를 당한 지 10년 7개월. 매일 출근할 날만 손꼽아 기다린 그는 다시 절망했다. 복직을 고작 일주일 앞두고 회사가 ‘무기한 휴직’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복직하면 딸에게 노트북을 사주기로 했는데…”라며 말을 끝맺지 못했다. 조씨를 포함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 46명은 이날 공장으로 출근했다. 다시 일자리를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는 ‘출근 투쟁’이었다. 앞서 쌍용차는 2018년 9월 노노사정(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쌍용차노동조합, 쌍용차,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 따라 해고 노동자들을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후 지난해 말까지 부서 배치를 완료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지난달 24일 해고 노동자들에게 기약 없는 휴직 연장을 통보했다. 해고 노동자 이덕환(53)씨는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비가 오니 눈물이 난다. 쌍용차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회사에 다녔다. 그 꿈을 안고 다시 회사에 들어갈 줄 알았는데 회사가 (그 기대를) 꺾었다”면서 “그래도 저희는 (공장 안으로) 들어가서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월 복직한 해고 노동자 71명 중 한 명인 김선동(51)씨는 “2018년 9월 합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축하하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같은 해 10월 쌍용차 본사를 방문해 노동자들을 안아 준 국민적 합의”라면서 “회사는 46명 동지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공장 안으로 들어가 예병태 쌍용차 사장을 만났다. 예 사장은 “현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가 굉장히 어렵다. 회사는 지금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면서 “차 판매량이 늘고 생산량이 늘었을 때 최우선적으로 여러분을 공장에 돌아오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지부는 사측이 무기한 휴직을 철회하지 않으면 9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휴직 구제신청을 하는 등 모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부터 한 달 동안 매일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해 투쟁을 이어 갈 방침이다. 평택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미래엔 이동 수단이 삶의 공간으로 진화한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미래엔 이동 수단이 삶의 공간으로 진화한다”

    현대차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디자이너“구현된 미래 도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배경”“PBV ‘S-링크’ 샌프란시스코 트램에서 영감” “미래에는 이동 수단이 삶의 공간으로 진화합니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자동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센터장은 미래 모빌리티 전망에 대해 “운송수단은 사람을 편하게 하려고 생긴 것이고 지금도 기술 발전과 함께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가 도입되는 시기”라면서 “자동차 소유 개념은 없어지지 않겠지만, 대중교통을 공유하며 그 안에서 많은 일을 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대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으로 구성된다. ‘PBV’란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탑승객에게 식당, 카페, 호텔, 병원, 약국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환경 이동 솔루션이다. 콘셉트 모델의 이름은 ‘S-링크’다. 하늘의 S-A1과 지상의 S-링크는 ‘S-허브’(S-Hub)라는 모빌리티 환승 거점을 구심점으로 서로 연결된다. S-허브 최상층에는 S-A1 이착륙장이 들어서고, 1층에는 도심 운행을 마친 S-링크가 정차하는 도킹 스테이션이 설치된다. 이 솔루션이 구현된 미래 도시는 이 센터장의 손에서 탄생했다. 개념도는 세계에서 5번째로 교통이 혼잡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디자인됐다. PBV 콘셉트 S-링크는 이 지역의 명물인 ‘트램’(케이블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자신이 디자인한 ‘S-링크’와 ‘S-허브’에 대해 “공용화 사회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준다”면서 “라면집, 빵가게 차량이 허브에 도킹되면 두 공간은 푸드코트가 되고, 치과나 내과, 약국이 도킹되면 병원이 되고, 신발가게나 꽃가게가 도킹되면 쇼핑 아케이드가 되고, 집 없는 분이 생활하는 공간이 도킹되면 숙박시설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S-허브가 지금의 공항처럼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개인비행체의 이착륙만 가능하다면 누가 이용하겠나”라면서 “UAM-PBV-Hub는 하나로 연결돼 도시 전체에 끊김이 없는 이동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에어택시 붕붕 떠다니는 미래 도시 머지않았다

    에어택시 붕붕 떠다니는 미래 도시 머지않았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2028년 상용화 목표S-A1은 수직이착륙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PAV)세계 최대 승차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와 협업 개발‘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는 식생활·의료 솔루션UAM·PBV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에서 연결정의선 “인간중심 미래도시 구현…인류 위한 진보” 현대자동차가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개인비행체’(PAV) 콘셉트를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차는 2023년까지 시제품을 완성하고 2028년 국내에서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국토교통부도 “현대차의 상용화 스케줄에 맞춰 기체 개발 인증과 운영을 위한 관제 등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솔루션의 핵심인 PAV 콘셉트 ‘S-A1’을 공개했다. S-A1은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기의 힘으로 수직이착륙(eVTOL)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해 활주로가 없는 도심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전시된 콘셉트 모델은 실제 비행 상황을 연출하고자 바닥으로부터 2.2m 높이 공중에 설치됐고, 프로펠러도 구동된다. 상용화 초기에는 운전사가 직접 조종하지만, 자동비행기술이 안정화되면 자율비행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S-A1의 프로펠러 하나에 이상이 생겨도 문제없이 이착륙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최우선에 두고 개발에 나선다. 저소음 설계를 바탕으로 비행 중 탑승자 간 대화가 원활하도록 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추고, 승객 중심의 사물 인터넷(IoT)이 결합된 내부 디자인을 완성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S-A1은 세계 최대 승차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와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우버의 에어택시 프로젝트 ‘엘리베이트’를 총괄하는 에릭 앨리슨은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도심 항공 모빌리티 분야 첫 번째 파트너”라면서 “현대차의 제조 역량과 우버의 플랫폼 기술이 결합하면 도심 항공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A1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차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솔루션은 하늘길을 활용해 지상의 교통체증을 없애고, 모든 이에게 ‘비행의 민주화’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부장은 “교통 혼잡에서 해방되면 가치 있는 활동을 할 시간을 더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차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콘셉트 ‘S-링크’도 공개했다. S-링크는 탑승객이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식당, 카페, 호텔, 병원, 약국 등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주거·의료용 차량이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삶의 공간으로 진화한 모습이다. 하늘의 S-A1과 지상의 S-링크는 ‘S-허브’(S-Hub)라는 모빌리티 환승 거점을 구심점으로 서로 연결된다. S-허브 최상층에는 S-A1 이착륙장이 들어서고, 1층에는 도심 운행을 마친 S-링크가 정차하는 도킹 스테이션이 설치된다.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UAM과 PBV를 Hub로 연결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인간 중심의 미래 도시를 구현해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나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사 직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UAM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 “2028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같이 할 계획”이라면서 “한국에선 관련 법규 같은 것들이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계속 정부와 이야기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현대차의 장단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단정지어 장단점을 얘기할 순 없다”면서 “각자의 전략이 있기 때문에 4~5년은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에 대해서는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좋은 파트너들과 협력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더 훌륭한 인력들이 들어와서 고객에게 더 편한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이 구현된 미래 도시는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손에서 탄생했다. 개념도는 세계에서 5번째로 교통이 혼잡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디자인됐다. S-링크는 이 지역의 명물인 ‘트램’(케이블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국내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는 앞으로 무인화를 통해 공간을 이동하는 수단에서 생활 공간, 삶의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링크와 S-허브에 대해서는 “공용화 사회의 새로운 비전”이라면서 “라면집, 빵가게가 차려진 S-링크가 S-허브에 도킹되면 두 공간은 푸드코트가 되고, 치과나 내과, 약국이 도킹되면 병원이 되고, 신발가게나 꽃가게가 도킹되면 쇼핑 아케이드가 되고, 생활하는 공간이 도킹되면 숙박시설이 된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약속 지켜달라” 쌍용차 해고노동자 약 11년 만에 출근

    “약속 지켜달라” 쌍용차 해고노동자 약 11년 만에 출근

    해고노동자 46명 현재 휴직 상태“조속한 부서 배치 완료” 촉구예병태 쌍용차 사장과 면담예 사장 “당장 복직 어렵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비록 쌍용차의 일방적인 통보로 휴직 기간이 연장됐지만 7일 오전 공장에 출근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2018년 9월 합의대로 즉각 부서 배치를 완료해달라는 해고노동자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8시쯤 경기 평택 쌍용차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가 지난해 상반기 말까지 채용하지 못한 해고노동자들을 지난해 말까지 부서 배치를 완료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전에 공장 안 정문 쪽 출입 게이트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먼저 복직한 쌍용차 노동자들이 해고노동자들의 조속한 부서 배치를 원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치려 하자 쌍용차 직원들이 제지했다. 현수막을 들고 있던 쌍용차 노동자들은 “정당한 노조 활동”이라면서 맞섰고, 결국 공장 안 정문 앞에서 ‘해도 해도 너무한다. 부서 즉각 배치‘라는 글자 등이 적힌 현수막을 펼쳐 보였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2018년 9월 노·노·사·정(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쌍용차 노동조합, 쌍용차,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말까지 부서를 배치받지 못한 해고노동자들을 지난해 7월 1일부터 6개월 간 무급 휴직으로 전환한 후 지난해 말까지 부서 배치를 완료하기로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31일 부서 배치 예정이었던 해고노동자는 46명이다.이날 공장 앞에 모인 해고노동자 30여명은 2009년 6월 8일 정리해고일 이후 약 11년 만의 출근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꽃을 받았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지난 2018년 9월 노·노·사·정이 합의하기 전날도 밤을 꼬박 샜는데, 오늘 출근을 앞두고 전날에도 잠을 거의 못 잤다. 지난달 24일 회사의 일방적인 휴직 기간 연장 통보 이후로 ‘멘붕’이었고 분노가 계속 치밀어 올랐는데, 다른 해고노동자 45명과 어느 때보다 자주 만나면서 서로 마음을 보듬었다”면서 “공장 안으로 들어가 회사에 부서 배치를 완료해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9월 노·노·사·정이 합의한 ‘해고자 복직 합의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복직 대상 해고노동자를 2018년 말까지 60%를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노동자를 지난해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이 합의로 해고노동자 71명이 지난해 1월 복직했다. 그런데 쌍용차는 기업노조와 합의해 부서 배치가 예정됐던 해고노동자들의 휴직 기간을 지난달 24일 연장했다. 무급 휴직을 유급 휴직으로 전환했지만 휴직 종료일은 추후 쌍용차와 기업노조 간 합의로 정하기로 했다. 쌍용차지부는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쌍용차와 기업노조에 실무교섭을 요청했지만 양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해고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부터 정문 쪽 출입 게이트 안으로 차례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꽃을 손에 들고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해고노동자들을 향해 박수와 함께 “매일 출근합시다”, “들어가서 나오지 마십시오”라는 말을 건네며 응원했다. 해고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예병태 쌍용차 사장과 면담했다. 예 사장은 “추운데 고생이 많으시다”면서 해고노동자들과 차례로 악수했다. 그러나 예 사장은 “현재 (회사 입장에서 해고노동자들이 돌아와서 일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가 굉장히 어렵다. 회사는 지금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차 판매량이 늘고 생산량이 늘어났을 때 최우선적으로 여러분들을 공장에 돌아오게 하는 것 외에는 지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지부장은 “2018년과 지난해 쌍용차에서 정년 퇴직하는 현장기능직 직원이 50명이다. 그들이 나가는 자리에 해고노동자들이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경영난 문제를 해결해야지 해고노동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휴직 연장 통보는 부당하다”고 맞섰다. 쌍용차지부는 쌍용차와 기업노조가 기존의 휴직 연장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오는 9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휴직 구제신청을 하는 등 모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부터 한 달 동안 매일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해 투쟁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남극좀새풀 유전자로 추위, 가뭄 강한 벼 품종 만들었다

    남극좀새풀 유전자로 추위, 가뭄 강한 벼 품종 만들었다

    국내 연구진이 남극에서 자생하는 식물의 유전자를 이용해 추위와 가뭄에 강한 벼 품종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극지연구소와 연세대 생물학과 공동연구팀은 춥고 건조한 남극에서 꽃을 피우는 ‘남극좀새풀’이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이용해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벼 품종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식물 및 세포 생리학’ 1월호에 실렸다. 남극좀새풀은 0도에서도 광합성 능력을 30% 이상 유지하고 건조한 상황에서도 광합성이 가능해 자연재해나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피해를 막아줄 수 있는 유전자원으로 주목받아왔다. 연구팀은 이런 남극좀새풀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GolS2’ 유전자가 극한 환경에서 식물의 생장에 도움을 주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벼의 유전자에 삽입해 형질을 바꾸는 실험을 실시했다. GolS2 유전자를 가진 벼는 일반적으로 벼가 자라는 기온에서는 성장에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냉해피해가 발생하는 저온에서는 일반 벼보다 생존율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4도인 환경을 만들어 생존율을 관찰한 결과 형질전환 벼는 54%, 일반 벼는 11%가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또 9일 동안 물을 주지 않는 가뭄 환경에서의 생존율도 형질전환 벼는 30%, 일반 벼는 10%로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극한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한 벼의 형질전환 실험은 저온이나 건조상황 중 하나에만 작용했는데 GolS2 유전자를 이용한 형질전환 벼는 두 가지 복합적 상황에서 모두 내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춥고 건조한 상황에서 형질전환 벼를 분석한 결과 세포 내부에 활성산소를 줄이는 올리고당 함량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이형석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GolS2 유전자가 식물 생장환경이 나빠져 스트레스를 받을 때 세포 내 당 함량을 늘려 극복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극지식물의 유전자원이 냉해와 가뭄을 이겨내고 농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홍진경, 딸 공개 “똑닮은 미모+모델 유전자”[EN스타]

    홍진경, 딸 공개 “똑닮은 미모+모델 유전자”[EN스타]

    방송인 홍진경이 딸 라엘의 사진을 첫 공개했다. 홍진경은 자신의 SNS에 “라엘아 어딜 그렇게 신나서 가니”, “참 아름다운 나난이모의 선물”이라는 글과 함께 딸 라엘의 사진을 여러 장 게재했다. 사진 속에서 홍진경의 딸 라엘은 생일을 맞아 윈도우 페인팅 장르를 개척한 아티스트 나난 작가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액자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나난의 작품은 여러가지 꽃과 나비들이 가득한 꽃 밭 속에 있는 라엘이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꽃 속에 그려진 라엘이의 모습은 긴 머리와 큰 눈망울이 실제의 모습과 완벽하게 닮아 시선을 모으고 있다. 또다른 사진에서 라엘이는 생일을 맞아 생일케이크와 함께 환한 미소를 짓고 있으며, 긴 머리를핑크 리본으로 반 묶음 한 헤어와 블랙 셔츠에 쉬폰 스커트를 매치해 스타일리쉬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모델출신인 엄마 홍진경을 닮은 긴 팔과 다리길이는 물론 큰 키를 자랑해 우월한 유전자임을 입증해 눈길을 끌고있다. 한편 재치있는 입담과 남다른 진행실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홍진경은 코미디언 이수근, 탤런트 소이현과 함께 tvN ‘나의 첫 사회생활’ MC를 비롯해 나영석 PD와 ‘스페인 하숙’의 장은정 PD가 공동연출을 맡은 tvN 옴니버스 예능 ‘금요일 금요일 밤에’에 출연하며 2020년에도 맹활약 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꽃만 팔면 합법, 꽃 화분은 불법… 별난 규제에 뿔난 화훼농가

    꽃만 팔면 합법, 꽃 화분은 불법… 별난 규제에 뿔난 화훼농가

    “30년 이렇게 팔았는데… 화훼산업 붕괴” 道 “어려운 사정 감안해 접점 찾아볼 것” “땅에 심으면 합법, 화분에 심으면 불법.”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화훼단지 불법행위 단속을 놓고 경기지역 지자체와 화훼 농가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지자체들은 그린벨트에서 꽃이나 식물을 화분에 담아 판매하는 행위가 불법이라며 단속하고 있으나 농가들은 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는 등 반발하고 있다. 6일 경기도와 화훼농가들에 따르면 도와 북부지역 시군들은 그린벨트 내 비닐하우스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며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당초 단속 대상은 그린벨트 내 계곡 무단 점유 또는 축사 불법개조 등이었지만 범위가 확대되면서 불똥이 화훼단지로 튄 것이다. 현행법상 그린벨트에서 꽃이나 식물을 땅에서 재배해 판매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단순히 화분에 담아 판매하는 것은 불법행위로 규정하는데 해당 지자체에서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화훼농가들은 수십년간 꽃이나 식물들을 화분에 심고 관리하면서 소매상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 단속의 표적이 됐다. 실제로 의정부와 양주 등 경기북부 지역 그린벨트에서 비닐하우스 화원을 운영하는 200여 농가들에 철거 계고장 및 이행강제금 부과 공문이 발송됐다. 이행 강제금은 농가당 1000만~4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화훼농가들은 “30~40년간 지금의 유통체계를 유지해왔는데, 지자체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화훼산업을 죽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양주와 의정부시 화훼단체 회원 200여명은 지난 3일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단속 중단과 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화훼산업 육성 법을 만드는데 지자체들은 정반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생산자와 소매상을 연결하는 현행 유통단계를 무너뜨려 화훼산업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난 1971년 제정된 현행 개발제한구역법은 최근의 변화된 유통구조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법 개정을 요구했다. 김동화 의정부시 화훼연합회 추진위원회장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과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화훼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면서 “화훼농가의 권리 보호가 이뤄질 때까지 집회를 계속하는 등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그린벨트 내에서 단순 화훼판매 행위는 현행법상 불법이어서 단속대상은 맞지만 이들의 사정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화훼농가들이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접점을 찾아보겠으나 법 등 제도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우연’은 어떻게 작품을 빚어내는가

    ‘우연’은 어떻게 작품을 빚어내는가

    ‘입체회화’로 유명한 손봉채 작가의 명함은 특이하다. 종이가 아니라 투명 OHP 필름을 사용한다. 캔버스 대신 방탄유리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에 유화 물감으로 그린 그림을 여러 장 겹친 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입체적인 느낌을 살리는 그만의 독창적인 창작 방식의 기원도 바로 이 투명 OHP 필름이다. “대학 강사를 하던 2000년에 시험 감독을 들어갔다가 투명 OHP 필름을 커닝페이퍼로 활용하는 학생을 적발했다. 압수한 커닝페이퍼를 집에 가져와 시험지와 겹쳐 놨는데 글자들이 덩어리져 보이면서 입체 효과가 나더라. 원래 입체감 있는 회화를 하고 싶었던 터라 이를 계기로 다양한 재료를 실험하게 됐다.” 예술가는 창작의 영감을 어디서 얻을까. 언제나 궁금한 질문이다. 무언가 필연적이고, 운명적인 계기를 기대하지만 정말 우연한 기회에 뜻밖의 선물처럼 마주치는 경우가 있다고 작가들은 말한다. 18세기 영국 소설가 호러스 월폴은 이처럼 귀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는 능력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이름 지었다.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의 신년기획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는 개성 넘치는 작품 세계를 구축한 21명의 예술가가 최초의 영감을 얻은 순간부터 행운의 씨앗을 보듬어 창작의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거쳐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작품으로 결실을 맺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보여 주는 흥미로운 전시다. 소나무 조각으로 알려진 이길래 작가도 ‘우연한 발견’의 수혜자다. “2001년 충북 괴산에서 작업할 때 대학에 강의를 나가느라 고속도로를 오갈 일이 잦았는데 어느 날 앞차 트럭에 실린 동파이프를 보고 불현듯 생명의 최소 단위인 세포 이미지가 떠올랐다.” 동파이프를 두드려 타원형 고리를 만든 뒤 소나무 형태로 이어 붙인 그의 작품은 나무껍질의 질감이나 나이테 흔적, 이끼가 낀 듯한 청동의 부식된 색감까지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엑스레이 필름을 활용해 작업하는 한기창의 세렌디피티는 1993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나타났다. 진료실에서 본 자신의 엑스레이 필름 속 뼈 이미지가 먹의 농담처럼 보이는 데 주목했다. 엑스레이 필름을 이리저리 오려 붙여 생명의 상징인 꽃과 새를 만들고, 의료용 금속 철침으로 흑백 산수화를 제작하는 등 창작의 지평을 넓혔다. 미국 뉴욕 유학 시절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의 광고 필름에서 강렬한 영감을 얻은 김범수, 전남 해남 작업실에서 슬럼프를 겪다가 우연히 창밖으로 유유자적 흐르는 구름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는 ‘구름 작가’ 강운, 5살 때 엄마가 만들어 준 계란 프라이에 대한 기억을 창작의 원천으로 삼은 최현주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작품뿐 아니라 창작의 모티브가 된 재료나 작업 도구 등 다양한 참고 자료를 함께 배치해 관람객이 작가의 작업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해 눈길을 끈다. 금속과 털의 상반된 질감을 한 화면에 담는 함명수 작가는 자신이 사용하는 수십 종류의 붓을 작품 옆에 가져다 뒀다. 한기창 작가의 작품 옆에는 엑스레이 필름과 의료용 철침이, 성동훈 작가가 몽골의 산양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산 할아버지’ 옆에는 재료인 옛날 동전과 청화백자를 만드는 틀이 놓여 있다. 작가의 비밀스러운 작업실을 살짝 엿보는 듯한 재미가 있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작가마다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시점이 있다. 최초의 우연한 발견이 단순히 그 순간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연구와 실험을 통해 현재의 작업으로 이어졌는지 추적하고 싶었다”며 “관람객들도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세렌디피티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4월 2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테두리 없고 두께도 15㎜ ‘삼성 8K TV’…천장서 돌돌 내려오는 ‘LG 롤러블 TV’

    테두리 없고 두께도 15㎜ ‘삼성 8K TV’…천장서 돌돌 내려오는 ‘LG 롤러블 TV’

    세계 최대 전자쇼… 4500여개 기업 참가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비전 최초 공개 SK는 작년보다 8배 큰 공동부스 마련155개국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4대 대기업도 총출동해 첨단 제품을 선보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새해 벽두에 열리는 첫 ‘전자 쇼’인 만큼 올 한 해 가전·정보기술(IT)·모빌리티의 화두와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CES 개막을 이틀 앞둔 5일 삼성전자는 ‘CES의 꽃’이라 불리는 TV 부문에서 ‘테두리 없는’(베젤리스) 제품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삼성이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2020년형 QLED 8K(초고화질) TV는 전면의 99%가 디스플레이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경쟁사들도 ‘베젤리스 TV’를 표방하며 제품을 내놨지만 1㎜ 정도의 테두리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삼성의 TV는 눈으로 테두리를 찾아보기 쉽지 않을 정도다. 극도로 얇은 베젤이 디스플레이를 잡아 주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더 시원시원한 화면을 통해 영상을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테두리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TV의 두께도 15㎜에 불과해 타사 제품보다 디자인이 더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화질이 나쁜 영상도 인공지능(AI)이 스스로 최적의 알고리즘을 찾아 8K 수준으로 변화시키는 기능이 탑재됐다. 스마트폰을 TV 디스플레이에 갖다 대기만 해도 스마트폰 화면이 TV에 그대로 나타나는 ‘탭뷰’ 기능도 최초로 적용됐다. 이에 맞서 LG전자도 새로운 야심작으로 맞불을 놓는다. LG전자는 LG시그니처 올레드(OLED) 8K TV 77인치, LG 나노셀 8K TV는 65인치를 이번 전시회에서 추가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8K TV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보다 크기가 작은 제품을 라인업에 추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공개했던 돌돌 말리는 ‘롤러블 올레드 TV’를 새롭게 단장한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롤러블 TV는 천장 쪽에 말려 있던 TV가 바닥을 향해 내려오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최초로 공개한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 등과 같은 구성 요소를 긴밀하게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활용해 도로 혼잡을 줄여 줄 미래 핵심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C 등 SK그룹은 지난해보다 약 8배 넓은 713㎡ 규모의 공동부스를 마련하고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차 기술, 자동차 소재 등 SK그룹이 보유한 모빌리티 산업 역량을 총결집해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를 총망라한 자동차 이미지인 ‘SK 인사이드’를 공개한다. 라스베이거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라스베이거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지긋지긋한 ‘접촉성 피부염’ 유발 경로 찾았다 (연구)

    지긋지긋한 ‘접촉성 피부염’ 유발 경로 찾았다 (연구)

    비싸고 후기 좋은 화장품, 내게도 과연 좋기만 할까? 화장품이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 등을 유발하는 경로가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의 병원인 보스턴의 브리검앤우먼 병원과 컬럼비아대학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여성이 하루 동안 바르는 화장품 종류는 평균 12종이며, 여기에는 대략 168가지의 화학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전까지 페이스크림뿐만 아니라 로션이나 바디워시, 샴푸와 치약 등 광범위한 화장품류와 생활용품이 발진과 홍조,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보이는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정확한 경로는 밝혀진 바가 없다. 연구진은 처방전 없이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화장품류에서 덩굴옻나무와 마찬가지로 피부 가려움과 발진을 유발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성분이 알레르기 피부염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화장품을 사용한 직후 특정 성분이 면역시스템의 T세포가 이를 ‘외부물질’로 인지하면서 알레르기 반응이 시작된다. T세포는 아주 적은 양의 화학성분에도 반응할 수 있으며, 문제의 화학성분은 스스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면역성의 단백질과 결합해 또 다른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인간 세포의 조직 배양을 통해 실험한 결과,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일반적인 화학물질이 ‘CD1a’라는 단백질 분자에 결합해 T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CD1계열의 단백질은 지질과 당질 항원을 T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CD1a 분석을 통해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12가지 화학물질을 확인했다. 여기에는 ‘페루 발삼’(Balsam of Peru)와 파르네솔(farnesol)이 포함돼 있다. 페루 발삼은 식물에서 추출된 천연수지의 하나로 국소보호제나 윤할제로 쓰이며, 향료 성분이 함유돼 있다. 연구진은 페루 발삼에 함유된 벤질 벤조에이트와 벤질 신나메이트가 주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파르네솔은 아카시아의 꽃, 계피유 등에서 추출되며 은은한 향내가 있어 역시 향료의 원료로 쓰는 액체 알코올 성분이다. 페이스 크림뿐만 아니라 스킨이라 치약, 향수 등의 원료 중 하나다. 연구진은 이러한 일부 화학물질이 T세포를 활성화 시키고 피부 세포의 자연지방을 제거해 발진 등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과정이 알레르기 환자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문제가 되는 화학물질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 뿐이다. 국소 연고가 발진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심한 경우 특수 스테로이드나 면역계를 억제하는 항염증제 등을 처방받을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 3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칼렛 마이애미‘ 낸시랭 “낙인 찍힌 여성들을 위한 작품”

    ‘스칼렛 마이애미‘ 낸시랭 “낙인 찍힌 여성들을 위한 작품”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구랍 13일 미국 마이애미 파빌리온에서 열린 ‘2019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신작을 선보였다. 또 그는 아트 디스트릭트 그래피티의 중심인 윈우드(Wynwood)에서 스칼렛 마이애미(Scalet Maiami)’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날 낸시랭은 노란색 복장을 입고 등장했다. 그는 여성을 상징하는 화려한 꽃 이미지, 터부요기니(Taboo Yogini)가 믹스된 커다란 캔버스 위에서 남성을 상징하는 펌핑건으로 물감을 자유롭게 뿌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스칼렛’은 주홍색이란 뜻으로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에서 영감을 받았다. 전 세계 여성들의 다양한 문화적 고통과 삶, 사회적 위치에 대해 물음을 담은 퍼포먼스다.낸시랭은 3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영화 ‘주홍글씨’에서 불합리한 고통을 당하는 여성의 모습에 큰 영감을 받았다”며 개인적으로 겪은 고통이나 슬픔을 가지고 전 세계 여성들의 불합리한 고통, 그리고 그들의 인권과 행복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며 작품의 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낸시랭은 “‘스칼렛’은 포르노리벤지, 가정폭력, 이혼녀 등으로 낙인이 찍힌 여성들을 위해서 작품으로 질문을 던지는 퍼포먼스”라고 덧붙였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CES에서도 불꽃튀길 삼성·LG ‘TV 맞대결’

    CES에서도 불꽃튀길 삼성·LG ‘TV 맞대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7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지는 세계 최대의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인 ‘CES 2020’에 참가해 자존심을 건 ‘TV 맞대결’을 펼친다. 두 회사 모두 ‘CES의 꽃’이라 불리는 TV 부문에서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이다. 2019년 CES에서는 화면이 말리는 LG전자의 ‘롤러블 TV’와 초소형 LED(발광다이오드) 광원을 이용한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기반 ‘더월’이 박람회의 주인공이었는데 올해 CES에서도 두 회사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역량을 쏟아붓고있는 마이크로LED 기반의 새로운 T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이하 크기의 LED를 뜻한다. 조명이나 LCD TV 백라이트로 활용되던 LED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크기와 형태 등에 제약없이 생산이 가능하다. 향후 삼성전자는 기존의 QLED 8K와 마이크로LED TV 양쪽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제조단가가 비싸고 대량 생산 기술이 무르익지 않아서 대중화가 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TV 옆을 감싸는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QLED TV도 이번 CES에서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로(0) 베젤’이라고 주장하는 TV가 몇몇 나오긴 했지만 베젤이 아예 없는 TV는 삼성전자가 최초로 공개하는 것이다. 중국의 샤오미가 지난해 베젤을 최소화한 TV를 출시했지만 그 제품도 베젤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TV에 베젤을 없애면 시청자는 같은 인치의 TV를 보더라도 화면이 더 커진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윤이 많이 남는 65인치 이상부터 베젤이 없는 제품을 순차적으로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LG는 ‘롤다운 롤러블 올레드 TV’를 새롭게 선보일 전망이다. 2019년 CES에서 공개했던 것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롤업 롤러블 TV’였는데 말리는 방향이 반대로 전환된 것이다. ‘롤업 롤러블 TV’를 설치하려면 스크린이 돌돌 말려 들어가는 거치대를 둘만한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위에서 TV가 내려온다면 천장에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든다는 점이 핵심이다. 제품 크기는 65인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전자는 LG시그니처 올레드 8K TV를 기존 88인치에 77인치를 추가해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LG 나노셀 8K는 기존 75인치에서 65인치를 추가했다.QLED와 OLED 방식을 놓고 서로 자사가 탁월하다고 주장하는 ‘삼성·LG TV 설전’이 CES에서 재현될지도 관심이다. CES 2020을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시 참가 계약서에 업체 간 상호 비방을 금지하는 조항을 뒀다. 업계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두 회사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처럼 설전을 펼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LG전자는 당시 IFA에서 삼성의 2019년형 QLED 8K TV의 화질 선명도(CM)가 12~18%에 불과해 국제 기준(50% 이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비판했는데 최근 해당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CES 2020을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2020년형 QLED 8K TV 전 제품에 대해 ‘8K UHD’ 인증을 받은 것이다. 이로써 적어도 CM값 논쟁은 CES에서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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