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청년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박사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재무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당분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355
  • 최상덕 전남대 교수, 전국 농어민 추대로 비례대표 도전

    최상덕 전남대 교수, 전국 농어민 추대로 비례대표 도전

    전남대 수산해양대학 학장을 역임한 최상덕 교수가 전국 농해양수산인 단체의 추대로 제21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최 교수는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자신을 추대해준 제주에서부터 서울, 강원도까지 428개 단체 및 지도자들과 수많은 전국 농해양수산인들에게 올바른 의정활동을 통해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보였다. 최 교수는 첫 번째 공약으로 청년 일자리를 농해양수산에서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생존을 위해서 거친 자연과 싸우지 않고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미래 세대들이 꿈을 펼쳐 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 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특색있는 문화를 활용, 농어촌 관광산업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했다. 아직도 살아 있는 농어촌의 정, 아름다운 다도해가 간직한 자연유산과 독특한 섬 문화의 잠재력을 꽃 피울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 방안도 제시했다. 최 교수는 “바다를 떠나서는 뚜렷한 해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해양플랜트 산업 활성화가 중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 생산, COP 유치와 청정개발체제(CDM) 사업 추진 등 현실적인 법령을 마련해 기후변화의 대응방안을 바다에서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농업과 수산업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재활용과 자원화 방안 마련, 현실성 없는 농해양수산법을 일상 생활에 맞게 개정하는 등 다양한 공약을 약속했다. 그는 “지난 30여년간 연구자, 교육자, 현장전문가로 살아온 전문적인 지식과 현장감으로 국민과 함께 더불어 잘 살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최 교수는 전남대 어촌양식연구소 소장과 해양수산부 국가중요유산자문위원회 심의위원, 여수지속가능발전협의회 연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업무평가 일자리·국정과제 평가위원 등을 역임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부산 이전 공공기관 코로나19 극복 지원 ...기부릴레이

    부산 이전 공공기관이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보탠다. 3일 부산시에따르면 예탁결제원,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자산관리공사,남부발전,한국거래소,기술보증기금 등 공공기관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들 공공기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복구를 위해 6억원 상당 성금과 위생 키트를 기부하기로 했다. 또 혈액 부족 현상 해소를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헌혈 동참 운동을 벌이고 어려운 지역 경제 여건을 고려해 상반기 중 지역 물품 구매 예산을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와 온누리 상품권과 지역화폐 동백전 구매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기관별 지원 대책을 보면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27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본부에 2천만원 상당 위생 키트와 결식 예방식품 키트를 지원한 데 이어 4일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시내 복지시설 및 취약계층에 위생용품과 농산물 구매권,방역 소독비 등 1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예탁원도 온누리상품권 1억원을 부산지역에 지원한다.자산관리공사는 취약계층과 자가 격리자에게 1억원 상당 마스크와 긴급 구호 세트를 전달하기로 했다. 거래소도 취약계층 아동 860명에게 위생용품을 전달한 데 이어 이달 중 성금 1억원과 지역 농산물 및 꽃 구매 등의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도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위생용품 1억원어치를 전달한 데 이어 이달 초 의료진 및 의료시설 직원을 위한 위생용품 5천만원어치를 추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남부발전도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천만원 상당 위생용품을 지원한 데 이어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해 헌혈증서 500장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밖에 기술보증기금,게임물관리위원회,해양수산개발원 등도 후원금과 위생용품을 취약계층에 지원할 방침이다.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이전 공공기관을 비롯한 금융기관 직원의 기부는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끝내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안녕? 자연] 핏빛으로 물든 남극 빙하…지구온난화의 비극

    [안녕? 자연] 핏빛으로 물든 남극 빙하…지구온난화의 비극

    마치 붉은 눈이 내린듯 핏빛으로 가득찬 남극 한 섬의 빙하 모습이 공개됐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남극기지인 베르나드스키 연구기지 측은 남극의 갈린데즈 섬에서 촬영한 빙하의 모습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 속 빙하의 모습은 핏빛으로 가득차 마치 잔혹한 사냥이 끝난 후 동물의 피가 낭자하게 뿌려진듯 보인다. 이같은 모습 때문에 영어명으로 '수박눈'(watermelon snow) 혹은 '핏빛눈'(blood-red snow) 등 다양하게 불리지만 사실 남극 뿐 아니라 지구촌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다.빙하를 핏빛으로 만든 '범인'은 녹조류다. ‘클라미도모나스 니발리스'(Chlamydomonas Nivalis)라 불리는 이 녹조류는 전세계 만년설 등 추운 곳에 숨어있는데 겨울에는 눈과 얼음 속에서 잠자고 있다가 기온이 올라 눈이 녹으면 마치 붉은 꽃처럼 퍼진다. 특히 클라미도모나스는 태양 복사에너지를 10% 이상 더 잘 흡수하기 때문에 빙하를 더 잘 녹이는데 일조한다. 빙하가 붉게 변하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같이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브라질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아르헨티나의 남쪽, 남극 반도 그레이엄 랜드의 섬 중 하나인 시모어섬은 무려 20.75℃의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초여름 경의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따뜻한 날씨. 전문가들은 남극 대륙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같은 현상이 이제는 흔한 일이 되고 있으며, 최근 남극의 온난화는 주변 해류 변화와 엘니뇨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편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1월 전 세계 지표면과 해수면의 평균온도가 141년 관측 역사상 1월 기록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1월 지표면 평균온도는 20세기 평균 1월 온도보다 1.14도 높게 나타났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속보] 일본 정부 외면 속 위안부 할머니 또 별세…18명 생존

    [속보] 일본 정부 외면 속 위안부 할머니 또 별세…18명 생존

    일본 정부의 외면 속에 꽃다운 시절을 짓밟혔던 일본군성노예제(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또 숨을 거뒀다. 이제 남은 위안부 생존 할머니는 18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대구 지역에 살던 이모 할머니가 2일 향년 92세 나이로 별세했다. 1928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17살 때 돈을 벌어 집안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중국으로 갔다.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부정하며 역사 왜곡을 일삼는 동안 지난해에만 김복동 할머니를 포함해 5명의 위안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올해는 지난 1월에도 경남 창원 지역에 살던 A할머니가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와 배상 등 법적책임을 기다리다 눈을 감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일본 사죄 받지 못한 채 위안부 할머니 또 별세…생존자는 18명

    일본 사죄 받지 못한 채 위안부 할머니 또 별세…생존자는 18명

    향년 92세, 유가족 뜻에 따라 장례는 비공개로올들어 2명 세상 떠나…작년에도 5명 생마감일본 정부의 외면 속에 꽃다운 시절을 짓밟혔던 일본군성노예제(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또 숨을 거뒀다. 이제 남은 위안부 생존 할머니는 18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대구 지역에 살던 이모 할머니가 2일 향년 92세 나이로 별세했다. 1928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17살 때 돈을 벌어 집안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중국으로 갔다. 정의기억연대는 “이 할머니는 당시 중국의 베 짜는 공장에 가면 밥도 실컷 먹고, 돈도 벌 수 있다고 해서 거기 가서 돈을 벌면 집안 돕기 쉽겠다 싶어서 가겠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할머니의 삶은 비참했다. 일본군으로부터 모진 고초와 피해를 당한 할머니는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2000년대에 이르러서야 국적을 회복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日정부 끝내 공식사과·배상 등 법적 책임 외면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부정하며 역사 왜곡을 일삼는 동안 지난해에만 김복동 할머니를 포함해 5명의 위안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남은 할머니들도 모두 고령으로 힘겹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 할머니에 관련된 장례절차와 정보는 할머니와 유가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한다. 올들어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이 할머니가 2번째다. 앞서 지난 1월에도 경남 창원 지역에 살던 A할머니가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와 배상 등 법적책임을 기다리다 눈을 감았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외따로운 그곳에서 홀로 서정꽃 피우다

    외따로운 그곳에서 홀로 서정꽃 피우다

    2019년이 다 가는 세밑에 춘천에서는 이색적인 문학 행사가 하나 열렸다. 강원문학을 소설과 시 양쪽에서 이끌어 온 전상국 선생과 이상국 선생이 함께하는 자리였다. 전상국 선생의 전집 첫 권인 ‘동행’과 이상국 선생의 문학자전 ‘국수’ 출간을 기념해 두 분의 이름을 따서 ‘상국’이라는 이름의 북 콘서트가 열린 것이다. 우리에게 ‘아베의 가족’이나 ‘우상의 눈물’로 유명한 전상국 선생, 농촌 사회의 활력과 그늘을 동시에 투시해 온 이상국 선생은 모두 ‘강원도의 힘’을 선명하게 일군 대가급 문인이다. 특별히 이상국 선생의 ‘국수’는 40여년 동안 고향을 지키며 다듬어 왔던 삶과 생각, 시와 산문을 망라해 ‘시인 이상국’을 들여다보는 투명한 창(窓)이자 조감도가 되기에 족한 뜻깊은 지표가 돼 줄 것이다.그렇게 ‘서정시의 힘’으로 일생을 살아온 이상국 시인이 이번에 한국작가회의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선생이 작가회의를 맡게 된 것은 두 가지 점에서 특징적인데, 하나는 선생이 주로 지역에서 활동해 온 문인이라는 점이고, 다른 것은 선생이 강한 저항시보다 깊은 서정시에 충실했던 시인이라는 점이다. 그의 이사장 선출로 인해 작가회의의 시선이 지역이나 자연 같은 문학의 다양한 심층적 원리로 확장해 갈 예감을 얻게 되는 것도 이러한 점 때문일 것이다. ●고독한 시인의 탄생 이상국 시인은 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1976년 ‘심상’에 ‘겨울 추상화’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시에는 양양, 속초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동해바다의 그윽한 서정이 흐르고 있고, 윤색이나 과장, 언어 조탁 같은 인위적 색채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구성하는 시가 아니고 자연스럽고 간결하게 흐르듯이 쓰여진 맛이 깊다. 그는 시인 박목월 선생과 두 번의 인연을 떠올렸다. 먼저 스물여섯 살 때다. “강원일보로 등단했는데 그때 박목월 선생과 박남수 선생이 심사를 했어요. 돌아가신 이성선 시인이 박목월 선생이 ‘심상’을 만드셨으니 그리로 한번 나가 보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해서 몇 해 후 ‘심상’으로 재등단했습니다. 그때가 1976년이니까 벌써 45년째네요.”그 후 이상국 시인은 박목월 선생을 서울 원효로에서 한 번 봤고, 얼마 후 라디오에서 선생의 별세 소식을 들었다. “첫 시집 낼 때 강원일보에 연락해서 작품을 받았습니다. 신춘문예라는 허울을 쓰고, ‘문밖’이라는 상징으로 시대를 표현하기는 했는데, 난삽하고 정말 마음에 안 들었어요. 결국 시집에 실리지 못했습니다. 그때 박목월 선생께도 죄송했지요.” 1985년에 첫 시집 ‘동해별곡’을 내고 이상국 시인은 자신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농촌 사회를 재현하면서 거기서 살아가는 이들의 소박한 삶을 따뜻하게 옹호하는 시세계를 이어 간다. 해체 일로에 있던 농촌 현실과 농민의 삶을 형상화한 그의 초기작은 잘 절제된 핍진성으로 평단의 깊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시에는 투명하고 부드러운 ‘심상’이 진하게 녹아 있어 저항적이고 사실적인 ‘농민시’와는 큰 차별성을 가지고 있었다. ‘내일로 가는 소’, ‘우리는 읍으로 간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등에서 선생은 퍽 다채로운 소재와 어법을 통해 농촌 현실에 대한 사랑을 노래했고, 시적 형식의 완결성을 통해 전통 정서나 정신적 경지까지 아우르는 내밀한 욕망을 실현해 갔다. 이러한 지향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얻어낸 결과가 아니라 철저하게 고독하고 외따로운 곳에서 스스로 터득하고 심화해 간 기율 같은 것이었을 터다. 이상국 시인은 “스승이나 도반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문밖에서 서성거리며 문학을 스스로 깨우쳐 갔다”고 떠올렸다. “문학을 배워 갈 때 강원도에는 ‘갈뫼’라는 동인지가 있었어요. 고교 은사였던 소설가 윤홍렬 선생께서 1969년에 속초 지역 문인들과 함께 ‘갈뫼’를 창간하셨지요. 동인으로는 이성선, 최명길 등 선배들이 계셨습니다. 그분들은 자연이나 인생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셨는데 저는 그때부터 조금 겉돌았지요.” 스러져 가는 고향 지역에 대한 애정이랄까. 엄혹했던 역사를 두고 스스로 문학을 만들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사를 하거나 따끔한 말씀을 주실 분이 안 계셨다. “그게 오히려 제 나름의 방법과 생각을 정리해 가는 길도 되었으니 꼭 손해 보지는 않은 듯해요. 어쨌든 생래적으로 제 안에는 농경 정서와 산천에서 일하는 사람의 정서가 들어와 있었고, 거기에 현실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결합하면서 시세계를 일구고 지탱해 온 거지요.”●원만해진 마음과 품 초기 시에 담겼던 농경 사회의 리얼리티는 후기로 오면서 인생철학을 담은 실 존적 세계로 이월해 간다. 삶의 근원에 대한 섬세한 사유와 자연 사물에 대한 미시적 관찰 같은 데로 흘러온 것이다. 이처럼 ‘집은 아직 따뜻하다’ 이후로 근작 ‘달은 아직 그 달이다’에 이르기까지 그의 시는 시인 자신의 세계관이나 신념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모든 사람과 풍경과 순간을 스스로의 내면과 견주고 어울리게 하는 과정에서 발원돼 간다. 그래서 손쉬운 의인화나 안이한 계몽적 알레고리로 떨어지지 않는 특유의 서정적 긴장을 형성하게 된다. 그는 초기 시가 현실에 대한 부딪침과 기다림에서 나왔다면, 나이 오십을 넘기면서 인생을 다르게 본 결과를 후기 시라고 했다. “누구는 불교에 바탕을 둔 관조나 달관으로 설명했는데, 일리는 있지만 저는 그저 나이 들면서 사물이나 순간을 편하게 바라보자 하는 생각으로 시를 썼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안에 선적 직관도 들어가 있게 된 거지요.” 쉰다섯에 절집에 들어가 10년 있었으니 알게 모르게 불교와 친해졌을 수도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모서리들도 비교적 원만해지고 마음도 편안해진 것 같다는 거다. “품을 키워 가면서 단정한 쪽으로 가고 있지 않은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상국 시인은 10년 동안 만해마을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수많은 작가를 만나고 돌보고 그들과 함께했다. 작가들은 한결같이 외롭고, 소소한 일에 좋아하고, 대체로 고독이나 슬픔에 젖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래서 더 사람의 깊이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술회한다. 그렇게 지역에서, 사람의 변방에서 살아온 선생이 이제 커다란 규모의 한국작가회의를 맡았으니, 그 느낌은 어떨까? 한국작가회의라면 자유실천문인협의회에서 민족문학작가회의를 거쳐 권위주의 정부 때 저항의 전진기지 역할을 감당했지만, 지금의 민주 정부에서는 역할이 최소화될 가능성이 혹시 있지 않을까? ●청정한 그만의 세계 “40년 전은 시절이 엄중했고 많은 작가가 감옥에 갔지요. 이제 많은 시간이 흘러 전선이 뚜렷하지 않고 작가회의의 정체성도 변화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지역’이라는 의제나 소통과 배려의 문제도 크게 대두했고요. 물론 반칙이나 불평등이나 폭력을 해소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더불어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억압들과 싸워야지요. 하지만 싸움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 않겠는가, 당연히 좋은 세상을 향해 문학은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유 때문에라도 이상국의 시는 초월이나 탈속 편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자연의 은밀한 성스러움과 인간 사회의 실물성을 동시에 탐침하면서 선생은 삶의 감각과 성찰을 끊임없이 결속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이법을 온몸으로 긍정하면서 그 안에서 인간이 상실한 삶의 근원적 가치를 발견하고 노래하는 것이 선생 스스로 한 세상을 건너가는 오래된 방법이 돼 줄 것이다. “시집을 일곱 권 냈는데 6년 터울 정도였어요. 조만간 동시집이 나올 거예요. 무안하기는 한데, 모서리는 닳고 숨어 있던 부드러움이 나온 결과가 아닐까 하고 스스로 위안합니다. 어쨌든 제 시가 가지는 촌스러움을 유지하면서,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아름다움과 위엄을 노래해 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이상국 선생의 시를 통해 사라져 가는 것들의 잔영을 증언하는 시인의 따뜻하고도 고단한 운명을 만나게 될 것이다. 보잘것없어 보였지만 소중하기 이를 데 없는 신성한 순간의 마지막 기록자로서, 선생은 늙어 가는 눈으로 보는 한계가 있겠지만 바로 그 한계에 충실하면서 청정한 자신의 세계를 완성해 갈 것이다. 분주하게 속초와 서울을 오가며 감당해 낼 작가회의 이사장으로서의 큰 행보와 함께 말이다. 한양대 교수·문학평론가
  • [포토] 봄 알리는 산수유꽃

    [포토] 봄 알리는 산수유꽃

    지난달 29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반곡마을에 봄을 알리는 산수유꽃이 꽃망울을 터트린 가운데 상춘객들이 꽃길을 거닐고 있다.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개화한 산수유꽃은 3월 중순께 만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구례군 제공/연합뉴스
  • 유지태, 코로나19 극복 위해 1천만원 기부 “대표 선행 배우”

    유지태, 코로나19 극복 위해 1천만원 기부 “대표 선행 배우”

    배우 유지태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성금을 기탁했다. 유지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예방 및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28일,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조협회를 통해 재난구호성금 1천만 원을 기탁하며 기부행렬에 동참한 것. 전달된 유지태의 기부금은 마스크, 소독제 등 재난취약계층을 위한 감영병 예방 물품과 의료물품 구입에 사용되어 피해 복구 지원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지원될 예정이다. 유지태는 지난해 4월 강원 지역 산불 피해로 인한 이주민들을 돕기 위해 1천만 원을 기탁한 것에 이어,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의 오랜 후원자이자 홍보대사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곳곳 도움이 필요한 곳에 꾸준히 봉사하며 연예계 대표 선행 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는 유지태는 tvN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포토] 광화문 글판, ‘너에게 쓴다‘

    [서울포토] 광화문 글판, ‘너에게 쓴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 외벽 ‘광화문 글판’에 천양희 시인의 시 ‘너에게 쓴다’의 한 구절이 새겨져있다. 이번 광화문글판 봄편은 아름다운 꽃이 진 곳에 새 생명이 다시 자라나는 자연의 순리를 보며 지난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내일의 희망을 기대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2020. 3.2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서울포토]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너에게 쓴다’

    [서울포토]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너에게 쓴다’

    교보생명이 봄을 맞아 광화문 글판을 ‘봄편’으로 교체했다. 이번 광화문글판 봄편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은 천양희 시인의 시 ‘너에게 쓴다’로 선정됐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길섶에서] 망춘(望春)/박홍환 논설위원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과 비가 내려 싹이 튼다는 우수를 지나 시간은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향해 가고 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듯이 겨울이 가면 봄이 오기 마련이다. 자연의 섭리는 그런 것이다. 매섭지 않았던 겨울이었지만 새벽 첫 공기를 들이켜며 겨울을 실감했듯이 한낮의 온화한 햇살을 받으며 봄이 가깝게 왔음을 한껏 느끼는 요즘이다. 몸은 또 그렇게 계절의 변화에 적응할 것이다. 봄을 기다리는 이유는 단언컨대 겨울이 있어서다. 생명을 거부하는 겨울의 혹독한 시련은 가열차게 봄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눈밭을 뚫고 수줍게 올라오는 노란 복수초가 기특한 까닭은 시련을 극복한 희망의 표지이기 때문이다. 개나리는 봄을 기다린다는 뜻의 망춘(望春)으로도 불린다. 아지랑이 피어나는 언덕길의 샛노란 개나리꽃 군락은 흡사 겨울을 물리쳤음을 자축하는 군무와도 같다. 코로나19로 나라가 꽁꽁 얼어붙었다. 겨울이 지나가지만 사람들은 온몸을 꼭꼭 싸맨 채 움츠리고 있다. 하지만 단연코 봄은 올 것이다. 혹독한 시련을 이겨 내고 꽃을 피우는 복수초나 망춘처럼 코로나19를 물리치고 따뜻한 햇살을 만끽할 봄날은 반드시 오고야 만다. 그러자면 묵묵히 뿌리의 내력을 키워야 한다. stinger@seoul.co.kr
  • 조폐공사,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메달 선착순 예약접수

    조폐공사,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메달 선착순 예약접수

    풍산화동양행은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을 맞아 한국조폐공사와 함께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메달’과 싱가포르 조폐국의 ‘무궁화 입체 기념은화’를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조폐공사의 추념메달은 대한의 자주(自主)와 독립(獨立)을 염원하며 3∙1 운동으로 인해 1920년 18세 꽃다운 나이에 감옥에서 순국한 유관순 열사의 ‘의지’와 ‘항거’를 기억하고 그 뜻을 기리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했다. ‘추념금메달 I’(金 99.9%, 31.1g, 40mm, 소장용 프루프급, 500장 한정)은 3∙1운동 당시 유관순 열사가 일제에 항거하던 ‘아우내 장터’를 소재로 하고 있고 이를 태극과 무궁화가 감싸 안은 형태로 디자인했다. 우측 하단에는 각도에 따라 ‘태극문양’과 ‘100’이 보이는 잠상이미지를 배치했다. ‘추념금메달 II’(金 99.9%, 15.55g, 28mm, 소장용 프루프급, 500장 한정)는 태극기를 들고 있는 단아한 유관순 열사의 모습과, 그 배경에 순국한 서대문 형무소를 배치했고 태극과 무궁화가 이를 감싸 안은 모습을 하고 있다. ‘태극’과 ‘100’이 보이는 잠상이미지는 상단 우측에 배치했다. ‘추념은메달’(銀 99.9%, 31.1g, 40mm, 소장용 프루프급, 2000장 한정)은 앞면에 ‘추념금메달 I’과 같은 디자인에 무궁화 부분을 컬러로 처리했다. 추념메달의 공통 뒷면은 100년의 시간이 흘러 무궁화로 꽃을 핀 유관순 열사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무궁화가 숫자 ‘100’에 걸쳐 있고, 유관순 열사의 유언 중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 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란 문구가 발췌되어 각인됐다. ‘무궁화 입체 기념은화’(銀 99.9%, 31.1g, 43.55x43.47mm, 프루프라이크, 니우에, 전 세계 5000장 한정)는 싱가포르 조폐국에서 이번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메달 출시와 특별히 일정을 맞춰 발행한다. ‘무궁화 기념주화’는 싱가포르 조폐국의 각국 ‘국화(國花)’를 주제로 하는 ‘매혹적인 세계의 국화’ 기념주화 시리즈 중 하나로 발행된다. 이번 무궁화 기념주화는 일반적인 원형의 형태가 아닌 입체적으로 무궁화의 모습을 심도 있게 재현했다. 싱가포르 조폐국은 2000장을 한국에 특별 배정했다. 예약접수는 다음달 2일부터 13일까지 기업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우체국 전국 지점, 한국조폐공사, GS샵,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풍산화동양행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코로나 시련 뚫고, 또다시 봄이 왔네

    코로나 시련 뚫고, 또다시 봄이 왔네

    나라 전체가 멈춰 선 듯하다. 바이러스 탓이다. 사람들은 나들이를 꺼리고, 여행지는 얼어붙었다. 빼앗긴 들에도 왔던 봄인데, 한국인의 가슴엔 봄이 내려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막아서도 봄은 온다. 매화가 팝콘처럼 터지기 시작했고 들꽃들도 시나브로 꽃대를 밀어 올리고 있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를 찾았다. 늙은 매화가 필 때면 늘 뭇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는 절집이다. 절집 뜨락의 수백년 묵은 자장매가 붉은 꽃술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행장 꾸려 내려갔다.●부처님 진신사리 모신 사찰… 370년 ‘자장매’ 인기 통도사는 선원과 강원, 율원을 모두 갖춘 대가람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어 불보 사찰이라고도 한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봄의 통도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이른바 ‘자장매’(慈臧梅)다.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을 딴 매화다. 영각(影閣) 처마 아래 있다. 수령은 370년쯤 됐다고 한다. 2월 하순쯤 꽃이 피기 시작하면 분홍빛 매화를 보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극락보전 옆에도 이름난 홍매 두 그루가 있다. 각각 만첩홍매와 분홍매로 불린다. 한데 ‘꽃보다 절집’이었다. 자장매의 자태도 명불허전이었지만 절집의 웅숭깊은 아름다움은 그보다 몇 배 뛰어났다. 다른 여행지를 둘러볼 생각은 못하고 절집에서 ‘혼자놀기의 진수’를 선보인 건 그 때문이다. ●법당 중심으로 상로전·중로전·하로전으로 나뉘어 통도사는 가람 배치가 독특하다. 법당을 중심으로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이는 통도사가 조성 시기가 다른 3개의 가람이 합해진 복합사찰이라는 뜻이다. 일주문을 넘어서면 곧 하로전이다. 영산전(보물 제1826호)과 극락보전, 범종루 등의 당우가 밀집돼 있다. 극락보전 외벽의 ‘반야용선도’가 여행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용선을 타고 피안의 세계로 가는 중생들의 모습을 담았다. 삼층석탑(보물 제1471호) 맞은편은 영산전이다. 하로전 구역의 중심 건물이다. 영산전은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다보탑을 그린 ‘견보탑품도’ 등 진귀한 벽화들(보물 제1711호)이 즐비하다. 중로전 구역에는 고려 말 건물인 대광명전을 비롯해 용화전, 개산조당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구역에서 가장 독특한 건 봉발탑(보물 471호)이다. 부처님의 발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밥그릇에 뚜껑이 덮인 형상을 하고 있다. 발우는 스님들이 밥을 먹을 때 쓰는 그릇이다. 봉발이란 발우를 모셨다는 뜻이다. 용화전 안에는 중국 소설인 서유기의 내용 일부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절집 벽화로는 매우 이례적인 그림이다. 이제 상로전으로 간다. 가장 중요한 건물은 ‘대웅전 및 금강계단’(국보 제290호)이다. 대웅전은 사면이 한 건물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다. 면마다 출입문이 있고, 현판도 달려 있다. 동쪽은 대웅전(大雄殿), 서쪽은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은 금강계단(金剛戒壇),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다. 이는 모두 대웅전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대웅전 안에는 불상이 없다. 건물 뒤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으므로 불상이 따로 필요 없다는 의미다. 금강계단은 납자가 되려는 이들에게 계(戒)를 수여하는 의식을 벌이는 곳이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에서 계를 받는 건 곧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계를 받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납자들 모두가 이 계단을 통해 득도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 통도사란 이름도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고 한다. 대웅전 지붕 위에도 볼거리가 많다. 가로 지붕과 세로 지붕이 만나는 정점에 철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석탑의 찰주(꼭대기에 있는 원기둥 모양의 중심 기둥)와 불가에서 보배로 여기는 보주(둥근 구슬)를 형상화한 것이다. 사파이어빛 조형물이 아름다우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 모습 못 봤으면 후회가 막심할 뻔했다. 대웅전 주변에서는 찰주의 일부만 보인다. 통도천 건너편의 사자목 오층석탑에 오르면 전체를 살필 수 있다. 찰주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기와 끝자락에 하얀 연꽃봉오리 같은 것들이 늘어서 있다. 이른바 백자연봉이다. 기와 끝의 숫막새에는 와정이라는 못이 박혀 있다. 기와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박아 놓은 것이다. 못을 가리고 조형미를 더하기 위해 와정 위에 연꽃 모양의 백자를 얹는데, 이게 바로 백자연봉이다. 대방광전 앞의 구룡지(九龍池)는 통도사의 창건 설화가 담긴 작은 연못이다. 자장율사가 구룡소에 사는 용들을 승천시키고 못을 메워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응진전 앞 바닥에는 호혈석(虎血石)이라 불리는 붉은 돌이 있다. 호랑이의 기를 누르기 위해 호랑이 피를 발랐다는 반석이다. 물을 부으면 붉은 빛을 띤다. 극락전 앞에도 또 하나의 호혈석이 있다. 아울러 대웅전 계단에 새겨진 용의 비늘, 계단 옆에 마련해둔 아귀밥통 등 재밌는 이야기를 담은 유물들을 찬찬히 찾는 재미가 각별하다.●벽화부터 명필 글씨까지… ‘불화의 보고’로 유명 통도사는 흔히 ‘불화의 보고’라고 불린다. 그만큼 벽화가 많다는 뜻이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볼 수는 있으니 최대한 많이 눈에 담아가는 게 좋겠다. 명필들의 글씨도 많다. 일주문 현판의 ‘영축산통도사’(靈鷲山通度寺), 관음전 맞은편의 ‘원통소’(圓通所) 현판, 대웅전의 네 개 현판 중 ‘대방광전’과 ‘금강계단’ 등이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글씨다. ‘일로향각’(一爐香閣) 현판과 주지실 앞의 ‘탑광실’(塔光室) 등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알려졌다. 추사의 ‘성담상게’(聖覃像偈)라는 서예작품은 성보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춘풍에 세상 시름 씻겨 보내리●1㎞ 솔숲 걷노라면 업장이 벗겨지는 듯 통도사 입구를 넘어서면 곧바로 솔숲이 펼쳐진다. 이른바 ‘무풍한송로’(舞風寒松路)다. 무풍교에서 일주문 사이 솔숲에 조성된 보행로다. 솔숲에 들면 늙은 소나무들이 춤을 추듯 늘어서 있다. 통도사 일대의 빼어난 풍경을 일컫는 이른바 ‘통도8경’ 가운데 1경인 ‘무풍한송’이 바로 여기다. 솔숲의 길이는 1㎞ 정도다. 천리길을 걷듯 느릿느릿 걷는 게 솔숲의 정수를 만끽하는 방법이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솔향이 코를 간질이고, 솔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영혼이 씻기고 업장이 벗겨져 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하마비가 세워진 산자락엔 큰 암벽이 있다. 부채를 펼친 듯하다는 선자바위다. 바위 여기저기에 선인들의 이름이 빼곡하다. 조선의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 일제강점기 박영효, 종두법의 지석영, 애국지사 의암 손병희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데,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껄렁한 여행자 눈엔 그저 우수마발들의 이름만 들어찰 뿐이다. 부도탑에 이르면 무풍한송로는 끝이 난다. 곧장 들어가면 통도사 중심 영역이고, 주변으로 실핏줄처럼 이어진 소로를 따라 가면 부속 암자들이 나온다. 통도사의 부속 암자는 모두 19곳이다. 불심이 깊은 이들은 암자를 모두 둘러보는 ‘19암자 순례’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 일정으로는 어려워 일반 관광객들은 유명한 암자 서너 곳을 둘러보는 게 보통이다. 19암자 가운데 영축산 중턱의 백운암을 제외하면 모두 차로 접근할 수 있다. 서운암은 장독대로 유명하다. 그 숫자가 무려 5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원래 야생차로 유명했던 곳인데 요즘은 장독대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더 많다. 옹기들은 대부분 최소 50년이 넘었고 200~300년 된 것도 섞여 있다. 장독 안에서는 된장이 익어간다. 운이 좋으면 서운암에서 키우는 공작새가 꼬리깃을 활짝 펼친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영축산 능선 품은 16만 도자대장경의 장경각 서운암 위는 장경각이다. 16만 도자대장경을 모신 곳이다. 도자대장경은 도자에 새긴 불경을 일컫는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8만 1528장의 목판 양면에 법문을 새긴 까닭에 견줘 도자대장경은 한 면에 새긴 탓에 전체 도판 수가 그 두 배인 16만 3056장에 이른다. 도자대장경을 완성하기까지 준비기간 5년을 포함해 무려 15년이 소요됐다고 한다. 이웃한 곳에 삼천불전도 있다. 역시 도자로 만든 3000개 불상을 모시고 있다. 장경각 앞 뜨락에 서면 영축산과 멀리 양산 시가지가 한눈에 담긴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은 자장암이다. 첫손 꼽히는 건 마애아미타삼존상(등록문화재 제617호)이다. 전체 높이가 4.54m에 이르는 대형 마애불이다. 1896년(고종 33년) 조성됐다. 다른 곳과 달리 자장암의 마애상은 바위에 얕게 새겨진 편이다. 이 덕에 조각이 아닌 불화(佛畵)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애상 뒤편 바위엔 금와보살이 산다. 거대한 바위 중심부에 작은 구멍이 뚫렸고, 종종 이 구멍 밖으로 황금빛 개구리가 출현한다고 한다. 불심 깊은 이들 눈에만 보인다고 하니 한번 도전해 보시길.●빼어난 경관에 왜구들도 활을 놨던 안양암 암자의 마루에 걸터앉으면 ‘악’ 소리나는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뜨락 위의 키 낮은 담장 너머로 영축산 능선이 얹혀져 있다. 늙은 소나무들은 이리 휘고 저리 굽은 자태로 추임새를 넣고 있다. 단정하고 소박한 풍경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발품 판 노고는 보상받고도 남는다. 원래 통도사 암자 가운데 전망 좋기로 명자깨나 날리던 곳은 안양암이다. 임진왜란 때 왜구들이 활을 쏘려다 눈앞에 펼쳐진 경관이 너무 빼어나 활을 놓고 말았다던가. 통도8경 중 제3경인 안양동대(安養東臺)가 바로 이 절집이 앉은 자리를 일컫는 말이다. 한데 시원한 맛으로는 자장암에 한 수 접어줘야 할 듯하다. 극락암은 극락영지(極樂影池)라는 작은 연못과 그 위에 놓인 어여쁜 홍교로 유명한 암자다. 통도8경 중 제5경이 바로 여기다. 연못엔 영축산 풍경이 그대로 담긴다. 연못 위 홍교는 당대 최고의 선지식으로 꼽히는 경봉 스님이 1962년 조성했다. 극락영지와 나란히 선 늙은 벚꽃이 개화하면 그야말로 선경이 펼쳐질 듯하다. 글 사진 양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대중법회 일시 중단… 공양간도 폐쇄 -금강계단은 상시 개방됐던 예전과 달리 일정 기간에만 공개된다. 매달 음력 1~3일, 보름 등의 특정 시기 오전 11시~오후 2시에 개방한다. 통도사 홈페이지에 자세한 개방일자가 나와 있다. 평시에는 대광방전 쪽 담장 너머로 살펴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대중법회 등은 취소됐지만 다행히 산문은 폐쇄되지 않았다. 다만 내방객 모두 발열 체크를 해야 하는 등 다소간의 불편은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방문 전 확인하는 게 좋겠다. -공양간도 폐쇄됐다. 3월 초까지는 절밥을 먹을 수 없다. 산문 앞에 산채비빔밥 등 맛집들이 즐비하다. 삼정메밀소바, 금호정 등은 메밀국수로 유명한 집이다. 통도사 입구에서 멀지 않다. -통도사는 울산 울주군과 인접해 있다. 양산 시내보다는 석남사, 반구대암각화 등 울주 쪽 명소들을 묶어 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 활자 너머 ‘여성과 여성 잇기’…한밭에서 한바탕 펼쳐 볼까요

    활자 너머 ‘여성과 여성 잇기’…한밭에서 한바탕 펼쳐 볼까요

    2014년 창간한 잡지 ‘보슈’(BOSHU·‘보라’는 뜻의 충청도 방언)는 지역 청년들과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대전 청년들이 만들었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보슈 팀원들은 자연스럽게 여성주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해 9월 발간한 6호 ‘발톱’에서 ‘여성 혐오’ 문제를 다룬 것을 시작으로 2018년 8월 발간한 10호 ‘방어흔으로부터’에서는 고등학생 페미니스트, 사회운동을 하는 여성들, 여성 택시 운전기사 등 여성들의 이야기로만 잡지를 채웠다. 이를 계기로 보슈는 본격적으로 ‘페미니즘 잡지’를 표방하게 됐다. 잡지와 여성주의 문화 대전이라는 ‘지역’과 그 지역에 사는 ‘여성 청년’에 집중하는 잡지를 만드는 동시에 다른 일도 많이 벌였다. 2017년 일회성 행사로 여성들이 여성 감독으로부터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강좌를 열었고, 이듬해에는 아예 여성 축구팀 ‘FC우먼스플레잉’을 창단했다. 여성 주짓수팀 ‘오버셋’도 만들었다. 여성주의 글쓰기 강연과 젠더 관점으로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법을 배우는 페미니즘 문화기획학교 ‘우리가 좋아하는 기획이 있지’, 여성 DJ가 음악을 틀고 여성들끼리 춤출 수 있는 파티 ‘우리가 좋아하는 리듬이 있지’ 등 각종 행사를 열어 여성들의 교류를 주선했다. 보슈 팀원들은 그 과정에서 종이 위 활자를 통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와 현장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나도 무언가 함께하고 싶다’, ‘나는 이런 주제에 관심이 있다’는 여성들의 열망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뒤 보슈는 자연스레 새로 거듭났다. 페미니스트 문화 기획 그룹으로서 여성과 여성을 잇는 다양한 ‘판’을 마련하고 여성들이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을지 함께 골몰하기로 했다. 20대 후반 여성 다섯 명으로 구성된 보슈 운영진 가운데 권사랑·서한나 공동대표를 최근 대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역에서 여성 청년 그리고 페미니스트 기획자로 사는 것에 대해 물었다. -잡지를 만들던 ‘보슈’가 본격적으로 여성들을 위한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그룹으로 변모한 이유가 있다면요. 서한나 약 5년간 잡지를 만들면서 독자와의 만남을 진행했어요. 저희가 페미니즘을 내걸고 잡지를 만들다 보니까 모이는 분들도 대부분 페미니즘에 대한 욕구가 있는 분들이었어요. 이분들이 잡지를 보면서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느끼는 것을 넘어 ‘나도 뭔가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는 걸 확인하게 됐죠. 그러다 보니 이분들이랑 끈끈함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리게 됐어요. -보슈를 창간했을 때와 현재 활동의 결이 조금 달라진 건가요. 권사랑 저희 두 사람은 창간 멤버는 아니지만 보슈 창간 당시에는 페미니즘을 생각하고 팀에 들어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당시에는 그냥 대전에 사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모인 단체였거든요. 결정적으로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멤버들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면서 ‘잡지에 페미니즘 이야기를 실어야겠다’는 의견이 모아졌어요. 그러면서 잡지의 성격이 조금씩 바뀐 거죠. 서한나 당분간은 오프라인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잡지 제작은 잠정 중단할 것 같아요. 그래도 단행본 작업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다음달에 여성 간의 관계를 다룬 책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에요. 여성들의 좀더 깊은 우정, 여성 간의 연대와 사랑 등을 다루게 될 것 같아요. ‘비혼 후 갬’ 90명, 회원수의 의미 보슈의 한 해 활동 계획은 철저히 팀원들의 관심사에 따라 정해진다. 2018년의 화두는 ‘여성의 몸’이었다. 여성 축구팀과 주짓수팀을 창단하면서 여성들이 ‘보여지는 몸’이 아닌 ‘움직이는 몸’을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여성들만 참여하는 운동회 ‘동분서주’, 몸을 다양하게 움직이는 방법을 익히고 특정 장면을 몸으로 표현하는 연기 수업 ‘페미활극’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2019년에 이어 올해 보슈가 주목한 주제는 ‘비혼’이다. 지난해 비혼 여성 커뮤니티 ‘비혼 후 갬’을 만들어 비혼 여성들의 생활 전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강연과 워크숍을 열었다. 지난 1월 ‘비혼 후 갬’의 올해 회원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올리자 90명의 여성이 신청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누군가는 100명에도 못 미치는 작은 규모라고 생각하겠지만 보슈 팀원들에게는 여성들의 결집된 욕망을 한 번에 확인하게 된 의미 있는 숫자다. -‘비혼’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권사랑 지난해부터 비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경제적인 불안이나 정신적인 외로움을 견디면서 사는 게 간단한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특히 ‘비혼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고 다녀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건 어른들의 반응에 화가 나기 때문이에요. 비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 어른들의 표정이 변하는 걸 많이 봤어요. 저희가 ‘여성주의 활동을 하면서 여성 청년을 90명이나 모았다’고 이야기하면 처음에는 ‘진짜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다가 그 모임이 ‘비혼 여성 커뮤니티’라고 하면 주춤하면서 ‘비혼만은 선택지로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거든요. 서한나 페미니즘에 대한 반응과 비슷한 면이 있죠. 비혼이라는 게 남자를 배척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여자를 생각할 때 항상 남자를 연상시키는 관점을 뒤집고 여자도 당연히 한 개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간 이상했던 정책을 정상화시키자는 발상이잖아요. 사실 결혼 안 하고 아이 안 낳겠다고 하는 게 이기적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죠. 4인 가족 이성애 부부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정책들이 더 이상하지 않나요. 권사랑 지난 1년간 비혼 여성들을 위한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실질적인 정보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건 마음 맞는 비혼 여성 친구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올해는 서로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려고 해요. 광역시라고는 하지만 지역 도시인 대전에서 한 달에 2만원씩 회비를 내는 여성 90명이 모였다는 게 저희에겐 어떤 신호로 다가오거든요. 페미니즘 불모지서 꽃 피우다 ‘페미니즘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대전에서 여성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행사를 꾸준히 마련해 온 젊은 단체는 보슈가 거의 유일하다. 팀원들의 돋보이는 기획력과 저돌적인 추진력 덕분에 최근에는 보슈가 행사를 연다고 하면 대전뿐 아니라 다른 지역 여성들도 관심을 보이고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보슈는 여성과 여성, 여성과 또 다른 지점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자처한다. -보슈가 선보이는 행사를 통해 여성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권사랑 저희는 축구·주짓수나 연기 수업을 통해 20~30년 경력의 여성 스포츠인과 문화예술가를 젊은 페미니스트들과 만나게 해주는 게 일종의 중간다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또 여성 청년들과 대전시를 연결하기도 하고, 기존 여성 단체와 여성 청년을 연결하기도 하거든요. 서울과 비서울 사이에도 저희가 있다고 느끼고요. 서한나 어떤 매체에 제가 ‘지역에서 활동가로 일하는 것’에 대한 소회를 담은 기고를 쓴 적이 있는데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이 그 글을 보고 많이 공감해 주셨어요. 덕분에 익산, 광주, 부산 등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지역 페미니스트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강의도 많이 했어요. 지역 여성들이 저희를 보면서 기획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아, 얘네가 이렇게 살아남는 걸 보니까 희망적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고요. 거의 화개장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지역에서 페미니스트로서 활동할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서한나 대부분의 담론이 서울에서 만들어지고 서울에서 유통되잖아요. 대전에서는 이걸 같이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그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배울 곳도 마땅치 않고요. 특히 저희 같은 경우에는 동료로 생각할 만한 단체가 없는 점도 아쉬워요. 사람이 뭔가 참조하고 비교하면서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외롭죠. 개인적으로 활동가로서 느끼는 갈증도 있어요. 대부분의 (여성주의) 강의나 학회 등이 서울에서 열리고 여성학을 배울 수 있는 대학원이 대전에는 아직 없거든요. 권사랑 어떤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모을 때 서울과 지역이 10배 정도 차이 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축구 강좌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했을 때 서울에서는 12시간 만에 60명이 신청한다면 대전에서는 겨우겨우 참가자를 모으거든요. 그게 저희가 활동하는 데 굉장한 직격타죠. 서한나 롤모델을 찾기 어려운 점도 불안해요. 저희의 활동 경력으로 보나 일에 대한 의지로 보나 미래에 무엇이 될 수 있을지 현재 꿈꿀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으니까 ‘내가 5년, 10년 뒤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면 막막할 때가 있죠.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터전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슈는 ‘결핍’에서 본인들이 가야 할 길을 찾는다고 했다.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 서울과 지역의 불균형 등을 의제로 삼고 대전 여성 청년들의 욕구와 부합하는 지점을 찾아 부지런히 기획물로 발전시킨다. 지금 원하는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혹은 현재 느끼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일을 기획하는 방식은 보슈가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보슈 팀원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됐나요. 권사랑 저는 일을 할 때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믿어요. 제가 원하는 일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이 보슈가 아니면 전무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조직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런 일은 하기 힘들겠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내가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과 매일 하는 건 끔찍하잖아요. 서한나 자신의 욕구와 갈증을 일 안에서 해결하는 건 비단 저희 단체뿐 아니라 요즘 젊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일의 방식인 것 같아요. 저희는 하루의 대부분을 일 생각을 하며 보내는데 그게 개인의 욕구와 맞닿아 있지 않으면 굉장히 고통스럽거든요. 저는 사람이 살면서 감정이든 체력이든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회사라는 조직에 속해 있으면 내 페이스대로 조절하기 힘들잖아요. 자기 감정을 소외시키지 않고 개인과 조직이 맞닿을 수 있는 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일의 방식이죠. -앞으로 꿈꾸는 목표가 있다면요. 권사랑 개인적으로 보슈는 아마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이것저것 별일을 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 그런 가운데 보슈 팀원 개개인이 잘 생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활동하면서 ‘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괴로워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서한나 ‘비혼 후 갬’ 회원들이 커뮤니티 내에서 여러 수업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좀더 알아 가셨으면 좋겠어요. 또 정책적인 부분에서 여성 문제에 개입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저희 팀을 통해 좀더 공적인 영역에 진입할 수도 있겠죠. 그런 식으로 저희를 많이 활용하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희가 충분히 활용되기 위해서는 저희 스스로도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지금 하는 일들을 사회적으로 좀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쪼록 저희를 밟고 어디론가 멀리 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글 사진 대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forest 집중 유형 분석’ 화제, 애플리케이션 사용 방법은?

    ‘forest 집중 유형 분석’ 화제, 애플리케이션 사용 방법은?

    ‘forest-mt’ 집중 유형 분석 테스트가 화제다. 27일 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forest’, ‘집중 유형 분석’ 검색어가 상위권에 올라 왔다. ‘forest-mt’는 자신의 집중 유형을 찾을 수 있는 심리테스트의 일종이다. 관련 홈페이지(forest-mt.seekrtech.com)에 접속하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이용할 수 있다. 테스트를 시작하면 음악과 함께 “어느 주말 오후, 당신은 친구에게서 신비한 씨앗들이 든 가방을 받게 됩니다. ‘집중을 하게 되면, 이 씨앗들은 성장해서 너의 모습을 반영하게 될 거야’라는 말을 남기곤 말이죠. 호기심이 든 당신은 심어보기로 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이어 ‘다음 중 어떤 씨앗을 심겠습니까?’라는 질문이 나온다. 선택지로는 △단단한 줄무늬 씨앗 △털이 난 가벼운 씨앗 △커다랗고 통통한 씨앗 △빛나는 황금빛 씨앗이 있다. 이후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들으시겠습니까?’, ‘가장 읽고 싶은 책은 어떤 건가요?’, ‘(책을) 어디서부터 읽어보시겠습니까?’ 등의 질문에 답하면, 나에게 어울리는 꽃과 내가 어떤 집중 유형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을 멀리해 집중력을 높이고 효율적인 생활 습관을 양성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핸드폰을 멀리할 수록 애플리케이션 속 나무를 심고 가꿀 수 있다. 자신이 집중해야 할 시간을 정하고 나무를 고른 뒤, 그 시간 동안 핸드폰을 보지 않으면 된다. 시간은 1회 최소 10분부터 최대 120분까지 설정할 수 있다. 단, 설정한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도중 핸드폰을 한 번이라도 건들면 나무가 죽게 된다. 미션에 성공하면 건강한 나무를 받을 수 있고, 받은 나무로 숲을 가꿀 수 있다. 또 코인 등 보상도 주어진다. 모은 코인으로 앱에 있는 다른 나무를 사거나 실제로 나무를 심어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한국나무벌·참닻꽃 등은 한국 고유종

    한국나무벌·참닻꽃 등은 한국 고유종

    참닻꽃·한국나무벌·황줄꽃무지 등 466종이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확인됐다. 27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2019년 12월 말 기준 국가생물종목록에 등록된 생물 종수가 5만 2628종으로 집계됐다. 첫 집계가 이뤄진 1996년(2만 8462종)과 비교해 85% 증가한 규모다. 참닻꽃·한국나무벌 등 466종의 신종을 비롯해 조선흑삼릉·적갈색따오기·함평매부리 등 미기록종이 확인되면서 지난해(5만 827종)보다 1801종이 새로 추가됐다. 신종은 세계적으로 처음 밝혀진 새로운 생물종이고, 미기록종은 다른 나라에 분포하지만 한국에서는 서식이 첫 확인된 생물이다.닻꽃은 중국·러시아·몽골·일본 등에도 분포한다. 신종인 황줄꽃무지, 유로말루스 코레아누스, 트리코더마 코리아눔 등은 학명에 ‘코리아(korea)’를 넣어서 생물주권을 강조했다. 국내에 10만여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자생생물 발굴 조사·연구를 통해 매년 1800여종을 추가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사진 위에서부터)신종 참닻꽃, 한국나무벌, 황줄꽃무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그럼에도 꽃은 핀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그럼에도 꽃은 핀다

    매년 2월 마지막 토요일이면 우리 동네엔 겨울 동안 오지 않았던 꽃 트럭이 찾아온다. 꽃 트럭에는 다양한 관엽식물과 향기로운 허브, 집에서 재배하기 수월한 다육식물이 실려 있다. 나는 늘 이 꽃 트럭을 통해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트럭 안 푸른 잎들 사이에는 유일한 꽃 무리가 있는데, 바로 히아신스와 무스카리다. 이들은 추위가 다 가지 않은 이른 봄 우리를 맞아주는 봄의 알뿌리식물이다.구근 혹은 알뿌리라고 부르는 이 식물들을 나는 유난히 좋아한다. 튤립, 히아신스, 크로커스, 수선화, 무스카리…. 모두 길고 긴 겨울을 지나야 비로소 볼 수 있는 귀엽고 이색적인 색의 식물들이다. 이들의 존재는 추운 겨울을 견딜 가치를 충분히 준다. 심지어 나는 이 알뿌리식물을 너무 좋아해 세계에서 가장 큰 알뿌리 축제인 네덜란드 쾨켄호프에 간 적도 몇 번 있다. 누군가 내게 이들의 매력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그저 ‘알뿌리이기 때문에 알뿌리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땅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견딜 수 있는 것 그리고 이른 봄 그 어떤 식물보다 빨리 꽃을 피운다는 것 모두 이들이 비대한 알뿌리를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식물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이 시끄러운 세상에 자신에게 시선을 주는 이 없더라도 언제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낸다. 그리고 그런 식물이 가진 여러 기관 중 뿌리는 가장 식물다운 식물의 기관이 아닌가 싶다. 뿌리는 땅속에서 식물을 지탱하고, 혹시 모를 비상 상황을 대비해 양분과 수분을 저장해 둔다. 그리고 지상부의 기관들이 원하는 때에 알맞은 양분과 수분을 공급하고 모든 기관이 유연하게 순환하도록 돕는다. 마치 지상부를 보호하는 부모와 같이 식물의 몸을 통찰한다. 알뿌리식물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봄에 이들이 그 어떤 식물보다 빨리 꽃을 피울 수 있는 건 춥고 건조한 겨울 동안 땅속의 뿌리에 양분을 저장하고, 겨울 추위가 지나가는 것을 기다렸다가 봄이 됐을 때 그간 저장해 두었던 뿌리 양분을 모두 이용해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식물에게만 뿌리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인류가 수천년간 주식으로 먹어온 감자와 우리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마늘과 양파 모두 알뿌리다. 물론 이들의 가치는 식용을 넘어 아름다움을 관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 화훼식물로서 계승돼 왔고, 버블을 일으킨 튤립처럼 유난히 다양한 빛깔로 또 다양한 형태로 육성돼 왔다. 그래서 이맘때면 알뿌리식물들은 호황을 맞는다. 식물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봄을 핑계로 화분 하나 장만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꽃집을 찾아 화분 하나를 손에 쥔다. 백화점과 카페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봄을 느낄 수 있는 히아신스와 튤립, 수선화가 장식된다. 옅은 푸른색의 무스카리, 같아 보이지만 모두 다른 다양한 종의 수선화, 누구도 쉽게 재배해 꽃을 피울 수 있는 향기로운 히아신스. 모두 이른 봄이면 도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야기가 다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입학식과 졸업식이 생략되고, 결혼식이나 개업식과 같은 행사는 취소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만남을 자제한다. 기념일과 행사용 꽃 소비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 화훼식물의 수요가 없어진 것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땅속에 묻혀 추위를 견디고 봄이 되어 비로소 꽃을 피우게 된 봄의 알뿌리식물들은 오갈 데 없어졌다. 때가 되면 꽃은 피게 마련인데, 이 꽃을 바라보고 아름답다 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 이것이 이 봄에 꽃을 피운 알뿌리식물의 슬픔이고, 이들을 재배하는 화훼 농가와 소상공인의 안타까움일 것이다.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시기, 그럼에도 내 책상 위 히아신스 화분에는 꽃이 피어났고 이 꽃의 짙은 향기가 지금 내 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 아침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마스크의 갑갑함에 놓였던 나는 이 히아신스 한 송이 덕분에 집에 와서야 비로소 마음껏 숨을 내뱉고 봄의 향기를 맡는다. 그리고 이런 히아신스를 보면서 이 화분 안에 있을 알뿌리처럼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최전방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겨우내 매서운 추위와 장대비, 거센 바람 속에서도 생을 위해 지탱해 왔던 식물의 뿌리처럼 그 어떤 역경에서도 이 나라를 지키려는 사람들. 긴 겨울을 지나 꽃을 피워낸 봄의 알뿌리식물들처럼 이분들의 노고가 꽃을 피우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찾는 사람 없이 이미 핀 꽃과 피어날 꽃에 걱정의 한숨을 쉬고 있을 전국 화훼농가와 소상공인들에게도 하루빨리 봄이 오기를 기대한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 ‘집콕’… 자연에서 뛰놀아야 행복감 커진대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 ‘집콕’… 자연에서 뛰놀아야 행복감 커진대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3월 개학이 일주일 늦춰졌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달리 10대 이하 아동, 청소년들의 감염 사례들도 속속 나타나면서 부모들의 걱정은 더해집니다. 이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못하도록 하다 보니 학교 가는 때가 늦춰졌다고 해도 아이들은 즐거움이나 기쁨보다는 답답함이 더한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학교뿐만 아니라 학원도 휴원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집 안에만 있어야 하니 지루함을 이해할 만도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최악의 경우는 4월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바이러스라는 존재가 사람들의 생각처럼 움직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료 시점이 더 늦어질 수도 있지만 더 빨라질 수도 있겠지요. 봄꽃 가득하고 나뭇잎이 짙어지는 시기까지는 계속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실은 연구 결과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멕시코 소노라공과대(ITSON), 소노라대 심리·커뮤니케이션학과 공동연구팀은 자연을 자주 접하는 아이들이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적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고 행복감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를 실험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콜로지’ 2월 26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북서 멕시코 지역에 거주하는 9~12세의 남녀 어린이 296명을 대상으로 평소 야외에서 뛰어노는 횟수와 한 번 나가서 노는 시간을 조사한 뒤 자연에 대한 생각, 생태환경적 행동, 절제력, 이타심, 배려심, 행복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설문조사 항목들은 ‘사람은 자연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거나 ‘나는 빈 병을 분리해서 버린다’와 같이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적절히 조정됐습니다. 연구팀은 한 달에 네 번 이상이거나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자연에 나가 뛰어노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생태보호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물론 이타성과 절제력, 배려심이 우수했으며 행복감은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놀고 자신이 자연의 일부임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되면서 교실에서 배우지 않더라도 환경, 생태보호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체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자연을 접하면서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행복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부수적인 효과이지만 행복감이 높은 아이들은 학업성취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이런 여러 긍정적 효과 때문에라도 아이들이 자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라우라 베레라 에르난데스 ITSON 박사(환경심리학)는 “이번 연구는 어려서부터 자연에서 뛰놀게 하면 인간의 삶이 자연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음을 인식하게 되면서 ‘미래 지구의 관리인’으로서 책임감과 함께 행복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아동심리학자와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마음껏 놀아 본 아이들이 창의력과 사회성도 높고 나중에 행복한 어른이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들을 더 놀게 해줘야지’라는 마음을 먹더라도 곧바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그런 망설이는 모습은 아이를 통해 자신의 소망을 이루려는 부모의 욕심 때문일까요, 아이들까지도 경쟁에 내몰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 때문일까요. 다른 것 같지만 결국 둘 다 ‘어른들이 문제’란 결론입니다. edmondy@seoul.co.kr
  • 졸업식 취소한 서울대, 꽃다발도 ‘시무룩’

    졸업식 취소한 서울대, 꽃다발도 ‘시무룩’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에 마련된 ‘2019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포토월 인근에 판매용 꽃이 전시돼 있다. 서울대는 지난 20일 이날 예정된 학위수여식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세계 최고령 남성 인증했던 112세 日 꽃할배 사망

    세계 최고령 남성 인증했던 112세 日 꽃할배 사망

    日 후쿠오카 117세 여성 세계 최고령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남성으로 기네스 공인을 받았던 112세 일본인이 공식 인증서를 받은 지 11일 만에 별세했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니가타현 조에쓰시의 요양시설에서 거주해 온 와타나베 지테쓰가 지난 23일 오후 11시 10분쯤 세상을 떴다. 고인은 특별한 병환은 없는 상태에서 노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녀 5명, 손자 12명, 증손자 16명, 현손 1명을 남겼다. 고인은 지난 12일 세계기록 인증기관인 영국 기네스월드레코드로부터 ‘112세 344일’의 세계 남성 최고령자 인증서를 받았다. 인증식에서 그는 “(나의 장수 비결은) 웃는 것”이라며 젊은이들에게 “힘을 내자”고 말했다. 서예가 취미인 그는 인증식에 맞춰 미리 써놓은 ‘세계제일’(世界一) 휘호를 보여주며 주먹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는 자세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직후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녀 통틀어 세계 최고령은 현재 후쿠오카에 살고 있는 117세 여성 다나카 가네다. 지난해 3월 ‘116세 66일’로 기네스월드레코드의 공인을 받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