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CT 검사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355
  • [기고] 혁신조달의 꽃을 피울 때다/정무경 조달청장

    [기고] 혁신조달의 꽃을 피울 때다/정무경 조달청장

    지난 5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크루드래건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사상 첫 민간 유인 우주비행의 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머스크의 성공 과정에는 민간과 공공의 역할이 공존하고 있다. 머스크는 2002년 재활용 로켓이라는 위성발사 모델을 꿈꾸며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며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공공기관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손을 내밀었다. 12차례의 위성 발사를 위탁하는 16억 달러 규모의 공공발주 계약을 건넸다. 스페이스X는 다시 도전할 수 있었고 시행착오 끝에 2015년 사용 후 엔진을 회수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공공조달을 활용한 정책 지원과 민간기업의 실험이 손을 맞잡은 덕분에 혁신이 가능했다. 스페이스X의 성장 과정은 한국 공공조달이 추구하고 있는 혁신 방향과 일치한다. 혁신을 매개로 민간과 공공이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공공조달시장은 2019년 기준 135조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의 7%를 차지하는 규모다. 중앙조달의 역할과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할 이유다. 정부는 중앙조달과 혁신성장 동력을 ‘혁신조달’에서 찾고 있다. 공공조달은 초기 기업의 성장을 위한 ‘스프링보드’로 작동하게 된다. 정부가 ‘첫 구매자’가 돼 실험실에 머물고 있는 혁신기업을 공공시장으로 유도한다. K방역을 통해 검증된 진단키트 등 혁신제품과 기술이 민간과 공공의 교류로 해외 조달시장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초기 기업 성장을 위해 100억원의 혁신시제품 구매예산을 시드머니로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혁신구매목표제를 도입해 혁신제품 구매를 4000억~5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처럼 민간 기업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한다. 전용 쇼핑몰인 혁신장터는 기존 소극적 계약 기능에서 벗어나 공공기관 수요와 기업의 공급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으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다. 탄력적이고 혁신적인 조달제도로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대 위법사항이 없는 한 적극행정 면책 제도를 활성화하고 혁신적인 정책을 발굴한 공공기관과 기업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에게 담대한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 극복과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혁신성장의 나침반 역할을 혁신조달이 할 수 있다.
  • ‘침 튀지 않게, 최대한 튀게’… 야구단 관중 맞이 新응원법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프로야구 경기에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서 10개 구단은 방역과 재미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특히 한국 야구 문화의 꽃인 ‘육성응원’을 코로나19 비말 전파 우려로 자제토록 보건 당국이 권고함에 따라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구단들은 일단 육성·어깨동무 응원 대신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율동과 도구를 활용한 응원을 구상하고 있다. LG 구단 관계자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깃발 응원과 함께 팬들에게 노란 수건을 나눠줘 응원도구로 활용할 것”이라며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는 응원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기존에는 이닝 교대 시간에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뛰거나 떼창을 해 왔는데 이를 지양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흥겹게 춤추는 선에서 끝낼 것”이라고 했다. 올해부터 10개 구단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막대 풍선 판매를 금함에 따라 LG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막대 풍선과 같은 효과를 내는 대용품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kt 관계자는 “육성 응원은 하지 않고 음악을 틀어 놓고 동작을 따라 하는 응원, 함께 퀴즈나 댄스 대결을 하는 온·오프라인 응원을 계획 중”이라며 “더운 여름에 관중석에 물을 뿌리는 워터 페스티벌은 올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NC 관계자도 “원래 소리를 지르면서 수건을 흔드는 응원이 있는데, 소리는 지르지 않고 수건을 활용해 음악에 맞춰 율동으로 표현하는 식의 시각적 응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관중이 모두 일어나 열중쉬어 자세에서 배를 튕기며 순수 육성으로 “최강 한화”를 외치는 게 트레이드 마크인 한화는 고민이 가장 크다. 한화 관계자는 “과거 현장에서 녹음한 육성 응원을 틀어 놓고 마스크를 쓴 팬들이 일어서서 동작을 따라 하는 정도로 할 것 같다”며 “그렇게 해도 일부 팬이 소리 지르는 걸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삼성 관계자는 “팬들에게 굿즈를 증정하는 등 선수들과 직접 스킨십하는 게 우리 팀의 주된 팬 서비스였는데 둘 다 할 수 없게 됐다”며 “대구가 코로나19 피해가 심했던 곳이니까 오시면 힐링하는 마음에서 보실 수 있도록 테마를 잡아서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공유 중”이라고 했다. KIA 관계자는 “선수단 사기 유지를 위해 치어리더 응원단은 유지한다”며 “관중 유입을 늘게 하려면 오히려 응원을 더 자제하고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코로나19 시대 뉴노멀, 한국프로야구 꽃인 응원문화 어떻게 될까

    코로나19 시대 뉴노멀, 한국프로야구 꽃인 응원문화 어떻게 될까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프로야구 경기에 관중 입장이 허용된 가운데 10개 구단은 방역과 안전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비말 전파 우려로 한국 야구 문화의 꽃인 ‘육성응원’을 자제토록 보건 당국이 권고함에 따라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구단들은 일단 육성·어깨동무 응원 대신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율동과 도구를 활용한 응원을 구상하고 있다. LG 구단 관계자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깃발 응원과 함께 팬들에게 노란 수건을 나눠주고 이를 응원도구로 활용할 것”이라며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는 응원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기존에는 이닝 교대 시간에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뛴다든가 떼창을 해왔는데 이를 지양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흥겹게 춤추는 선에서 끝낼 것”이라고 했다. 올해부터 10개 구단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막대 풍선 판매를 금함에 따라 LG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막대 풍선과 같은 효과를 내는 대용품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8회 팬들이 모두 일어나 열중쉬어 자세에서 배를 튕기며 ‘최강 한화’를 앰프 장치의 도움 없이 순수 육성으로만 외치는 응원이 트레이드 마크인 한화는 고민이 크다. 한화 관계자는 “과거 현장에서 녹음된 육성 응원을 틀어놓고 마스크를 쓴 팬들이 일어서서 동작을 따라하는 정도로 할 것 같다”며 “그렇게 해도 일부 팬이 소리 지르는 걸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팬들 대신 배터리 뒤편 응원석을 지키고 있던 인형들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해 소외 가정 어린이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 관계자는 “팬들에게 굿즈를 증정하고 선수들과 직접 스킨십하는게 저희 팀의 주된 팬 서비스 였는데 둘 다 할 수 없게 됐다”며 “대구가 코로나19 피해가 심했던 곳이니까 오시면 힐링하는 마음에서 보실 수 있도록 테마를 잡아서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중”이라고 했다. kt 위즈 관계자는 “육성 응원은 하지 않고 음악을 틀어서 동작을 따라하는 응원, 함께 퀴즈나 댄스 대결을 하는 온·오프라인 응원전도 계획중”이라며 “더운 여름에 관중석에 물을 뿌리는 워터 페스티벌은 올해는 없을 예정”이라고 했다. NC 다이노스 관계자도 “야구장 오신 분들께 육성 응원 대신 충족할 수 있는 시각적인 표현을 찾고 있다”며 “예를 들어, 원래 소리를 지르면서 수건을 흔드는 응원이 있는데, 소리는 지르지 않고 수건을 활용해 음악에 맞춰 율동으로 표현하는 식”이라고 했다. KIA 타이거스 관계자는 “선수단 사기 유지를 위해 치어리더 응원단은 유지한다”며 “관중 유입 늘게 하려면 오히려 응원을 더 자제하고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각 구단 관계자들은 팬서비스를 할 수 없는 것에 안타까워 하면서도 적극적인 응원 장려에는 회의감을 가졌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팬들에 대한 팬서비스는 두번째 문제다. 첫번째는 팬들의 안전”이라고 했다. SK 와이번스 관계자도 “직관의 첫번째 재미는 관람이다. 응원도 중요하지만 팬들의 안전 위해 KBO 가이드라인 준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서울포토] 꽃길 걷는 김지영…KLPGA 투어 3년 만에 우승

    [서울포토] 꽃길 걷는 김지영…KLPGA 투어 3년 만에 우승

    김지영이 포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 가든·팰리스 코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김지영은 28일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김지영은 박민지와 함께 2차 연장까지 치른 끝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지난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정규 투어 첫 승을 따낸 김지영은 약 3년 만에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9월로 연기한 고양꽃박람회 취소

    코로나19가 국내 최대 화훼박람회인 고양꽃박람회 개최도 무산 시켰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최근 제60차 이사회에서 오는 9월로 연기했던 2020고양국제꽃박람회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꽃박람회는 매년 4월 말 부터 5월 중순 까지 개최해오던 중 코로나19 여파로 가을로 연기했었다. 이사회에서는 국제적인 화훼 전문 박람회로 올해는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9월 야외 행사 위주로 열리는 ‘고양가을꽃축제’는 꽃 소비 활성화 및 화훼 농가 돕기 캠페인으로 사업 계획 변경을 승인해 개최하기로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안양시, 학운공원 녹지대에 무궁화 등 약 6000그루 식재

    안양시, 학운공원 녹지대에 무궁화 등 약 6000그루 식재

    경기 안양시는 동안구 학운공원에 무궁화동산을 조성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산림청 주관 ‘2020년 무궁화동산 공모’에 선정된 사업으로 추진했다. 학운공원 운동장 녹지대 900㎡ 부지에 무궁화 묘목 1460그루와 영산홍, 자산홍 등 3종 6000여 그루를 식재했다. 나라꽃에 대한 바른 인식을 선도하기 위해 지난 23일 1억원을 들여 무궁화동산 조성을 완료했다. 시민들이 주변에서 무궁화를 가까이 할 기회를 제공하고 나라꽃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10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학운공원에 식재한 무궁화 묘목이 내년 이맘때 만개해 아름다운 무궁화꽃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우리나라 꽃 무궁화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고, 안양의 새로운 힐링명소가 될 수 있도록 조성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진정되나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진정되나

    충북지역 과수농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과수화상병이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26일 충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달초 하루 30~40여건에 달하던 의심신고가 지난 15일 이후 10건 안팎으로 줄었다. 지난 23일과 24일은 각각 11건, 25일은 6건이 접수됐다. 농업기술원은 두 가지를 이유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초 사이 자치단체와 농촌진흥청이 전수조사를 벌여 초기에 과수화상병을 많이 찾아내면서 요즘들어 의심신고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름철 온도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괴수화상병 균이 가장 활동하기 좋은 온도는 25~27도 정도인데, 최근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염력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정확한 연구결과는 아직 없지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들은 35도 이상이면 활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현재 도내 과수화상병 확진농가는 446곳(253.1㏊)이다. 사과 주산지인 충주가 313곳으로 가장 많고 제천 119곳, 음성 12곳, 진천 2곳 등이다. 확진 농가 가운데 412곳(236.3㏊)은 매몰이 완료됐다. 충북 피해는 전국에서 가장 크다. 전국 전체 확진농가는 518농가(275.5㏊)다. 안성, 천안, 아산, 파주, 익산 등에서도 일부 농가가 과수화상병에 감염됐다. 과수화상병은 현재 정확한 발생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뚜렷한 치료제도 아직 없다. 나무에 잠복된 균이 적정 기후를 만나 발현되거나, 균이 비바람, 벌, 전정가위 등을 통해 번지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렇다보니 충북에 집중되는 이유 역시 아직 오리무중이다. 발생 농가는 과수원 내 감염 나무가 5% 이상이면 나무를 뿌리째 뽑아 묻고 전체가 폐원된다. 폐원된 과수원은 3년간 과수 농사를 짓지 못한다. 감자나 콩 등은 가능하다. 농가는 나무 수령과 영농손실 등을 따져 보상금을 받는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나 배 등에서 발생한다. 감염되면 잎과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다. 도는 피해를 줄이기위해 과수원 방제와 전정가위 소독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발생 농가는 사람 출입을 차단중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세계 80가지 나무의 뿌리 깊은 이야기

    [그 책속 이미지] 세계 80가지 나무의 뿌리 깊은 이야기

    “탱글탱글한 낱알이 서로 완벽하게 맞물려 포장술의 정수를 보여 준다. 과즙은 새콤하고 톡 쏘는 맛이다. 목질화된 건조한 씨앗을 먹어 주는 것에 대한 보상이며, 누군가에게는 뱉을 것인가 삼킬 것인가의 딜레마를 준다.” 석류를 참 맛깔스럽게도 표현했다. 그림도 만만치 않다. 붉은 꽃과 툭 터진 열매 표현이 생생하다. 현재 재배되는 석류의 조상은 수천 년 전 이란에서 자랐다. 광주리를 놓고 석류를 따는 이란 여성의 모습도 있다. 영국 에덴 프로젝트 이사이자 세계자연기금 대사로 활동하는 조너선 드로리가 ‘나무의 세계’에서 전 세계 80가지 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랑스 출신 삽화가 루실 클레르가 그림을 보탰다. 멋진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책은 나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구청장 아저씨’의 성북천 사랑 “코로나 블루, 꽃 보며 날려봐요”

    ‘구청장 아저씨’의 성북천 사랑 “코로나 블루, 꽃 보며 날려봐요”

    바람마당 40㎡에 25종·2700본 심어 운동복 차림 물 주니 ‘아저씨’ 호칭도 “관리 잘돼 스트레스 싹~” 주민 호평“장기화한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은데 성북천에서 잠시라도 힐링하고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의욕과 희망을 충전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23일 이승로 서울 성북청장은 트레이닝 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했다. 성북구가 지난 3월 성북천변 바람마당에 조성한 ‘치유화단’에 물을 주고 성북천 정화 활동에 나서기 위해서다. 그는 식물의 종류에 따라 물의 양도 세심하게 조절했다. 구는 40㎡ 공간에 제주목향, 산앵도 등 관목류와 천일홍, 델피니움 등 초화류 25종 2700본을 심었다. 치유화단이란 이름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지역 경제 어려움 등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주민을 위로한다는 취지로 붙였다. 이 구청장은 “치유화단에 형형색색 싱그러운 꽃과 풀이 가득하다 보니 자연스레 성북구의 명소가 됐다”며 “운동하러 나왔다가 발길을 멈추고 식물을 감상하는 노인부터 화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연인, 가족까지 많은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운동복 차림으로 화단에 물을 주다 보니 이 구청장을 ‘아저씨’라고 부르며 꽃 이름을 묻는 주민도 많다. 이 구청장은 친절하게 천일홍, 일일초, 버베나, 델피니움, 세이지 등을 알려주고 습성도 설명했다. 이 구청장이 애지중지하는 또 한 곳이 성북천이다. 성북천은 성북동 북악산에서 발원해서 청계천으로 합류하는 생태하천으로 수변에 갯버들, 수크령, 풀억새 등이 식물 군락을 형성했다. 다양한 어류는 물론 왜가리, 백로, 야생오리 등도 서식한다. 이날 이 구청장은 무릎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빗자루를 쥔 차림으로 성북천으로 직접 들어가 돌이끼를 닦거나 천변 쓰레기를 주웠다. 성북천과 인접한 삼선·동선·안암·보문동 주민과 돈암초 ‘아름다운 봉사단’ 등 60여명이 함께했다. 이 구청장은 땀을 비 오듯 쏟아내면서도 바위에 엉겨 붙은 돌이끼를 닦아냈다. 주민 홍모(34)씨는 “최근 코로나19로 친구들을 만나거나 실내에서 운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북천을 걸으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운동이 돼 자주 찾는데 지금처럼 관리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성북천 정화 활동에 함께한 주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더욱 쾌적하고 아름다운 성북천을 만끽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성북천 아저씨’로 남겠다”며 “장마철이 본격 시작된 만큼 주민이 성북천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유정희 서울시의원, 2020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우수상 수상

    유정희 서울시의원, 2020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우수상 수상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유정희 시의원(더불어민주당·관악4)이 24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2020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공모대회’에서 지방의원 부문 공동체역량 증진분야 우수상을 수상했다.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위원회 후원하고 (사) 거번넌스센터에서 주최하는 ‘거버넌스 지방정치 대상’은 지방 정치에서 거버넌스 패러다임을 통한 올바른 자치 분권 활동을 발굴, 전파, 확산하고, 격려, 포상의 포지티브 캠페인을 통해 유능하고 건강한 지방정치인 및 활동을 지원, 육성하며, 시민 주권의 선진적인 다원적 문명 국가를 위한 건강한 정치부문 주체를 확대한다는 취지로 매년 열리고 있다. ​제 10대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유정희 시의원은 지방의원 부문 공동체 역량 증진 분야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지역 내 어둡고 지저분한 골목길이나 등굣길, 육교, 아파트 단지 등을 정원으로 바꾸는 ‘골목길 동네숲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내 주민주도 녹색문화 정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대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정희 시의원은 “추천해주신 관악구 주민분들과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송경영 이사장님, 꽃과 나무를 통해 마을의 주인인 주민 분들이 주도적으로 마을을 살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한 노력을 높게 평가해주신 모든 심사위원분들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자만하지 않고 주민 역량 증진과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의정활동을 펼치겠다”라고 수상수감을 밝혔다. 제 10대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과 관악산과 도림천 환경지킴이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유정희 시의원은 도림천 완전복원과 한강 내 수달 복원 등 지역 생태계 복원을 위해 오랜 시간 활동하고 있는 환경운동가 출신 의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케이팝 팬덤이 보여 주는 언택트 시대의 연대와 운동

    [홍석경의 문화읽기] 케이팝 팬덤이 보여 주는 언택트 시대의 연대와 운동

    케이팝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의 주도권이 케이팝 산업과 스타들에서 케이팝 팬들에게 넘어갔다고 할 수 있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BTS가 미국 내에서 인정받는 데 미국팬들의 자발적이면서 연동된 운동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미를 비롯한 케이팝 팬덤은 미국 음악산업의 여러 기준을 정확히 알고 실행에 옮기는 대대적인 작업을 장기적으로 벌여 왔다. 음반 사전구매든, 스트리밍으로 음원을 듣는 일이든, 라디오 방송에서 케이팝이 울려퍼지게 한 노력이든, 모두 예상한 목표가 있는 전략적인 집단행동이다. 가장 최근에 이 능력을 보인 사례가 트럼프 대통령이 3개월 만에 조직한 오클라호마의 정치집회이다. 1만 9000석 집회장의 전체 예약석 중 6200석만 실제 입장, 집회장의 3분의2가 텅 비도록 만들어 집회의 주인공을 대로하게 만든 집단행동의 주체로 미국 언론들은 케이팝 팬들과 틱톡 사용자를 지목했다. 이 사건을 혹자는 케이팝 팬덤과 Z세대에 속하는 청소년세대가 만나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석하는데, 이 집단행동이 시작되도록 호수에 던져진 돌 역할을 했다는 틱톡 영상의 주인공이 청소년이 아니었던 것처럼, 단지 청소년들의 치기 어린 실력 행사로 보면 안 될 것이다. SNS를 이용해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집단행동을 조직할 수 있고, 이에 오프라인의 공권력이 어떤 힘도 쓸 수 없다는 것은 SNS의 역사에서 여러 번 증명됐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가 일상화되기 시작했을 때, 청소년들은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누군가의 생일파티를 급습한다거나 경찰이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없도록 짧고 영향력 높은 도심의 시위를 조직하면서 소셜네트워크의 용도를 익혔다. 십수 년 전 이 청소년들은 지금 삼십 대가 됐다. 이 능력을 목표가 확실한 집단행동으로 수행하는 데 활용한 것이 국내 케이팝 팬덤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차트에 올리고 유지하는 기술, 엄청난 노력으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려 노력하는 아티스트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즉 “꽃길만 걷게” 하기 위한 여러 일을 케이팝 팬들은 SNS를 통해서 이루어 왔다. 자신의 성공이 팬의 사랑에 좌우됨을 아는 아티스트는 SNS를 통한 친밀한 정서교류로 팬들의 사랑에 답해 왔다. 케이팝이 유튜브와 같은 영상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가시화되면서, 외국의 케이팝 청취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인 것은 케이팝의 혼종적 스타일과 대단한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한국의 케이팝 팬들이 스타와 맺는 이 정서적인 유대와 팬들 사이의 끈끈한 연대였다. 특히 청소년문화가 약하고 개인주의적인 서구 사회 속에서 인종적, 성적 정체성의 문제를 혼자 겪어 내야 하는 구미의 팬들에게, 케이팝은 지배적인 기성 문화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는 해방적인 공간으로 다가갔다. 미국의 BLM운동에 미국 케이팝 팬들이 케이팝 스타들의 지지를 요구한 것도 이런 정서적 유대와 연대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SM의 슈퍼M과 빅히트의 BTS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유료 온라인 콘서트를 만들어 팬들에게 원격 현전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이벤트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정서적 유대에 기초한 것이다. 케이팝 팬덤이 아티스트와의 연대 및 스스로의 힘을 확인하는 집단행동의 꽃은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총공”(Chonggong)이라고 부르는, 한국 팬덤으로부터 배운 앨범차트 정상 탈환을 위한 전력동원이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본 것은 그 힘의 아주 사소한 일부일 뿐이다. 이미 자발적인 온라인 동원에 익숙한 케이팝 팬덤은 앞으로도 언택트 시대의 동원 능력을 오프라인 현장에서 실현할 것이다. 케이팝 스타들은 케이팝을 이루는 문화적 다양성만큼이나 인종이나 젠더와 관련된 여러 가지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소환될 것이다. 그동안 해외 케이팝 팬덤을 시장으로만 대해 왔던 케이팝 산업 관계자들은 이러한 소환에 소신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대응할 준비가 됐을까. 스타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을 원치 않는 국내 케이팝 팬덤과 이들의 연대를 원하는 해외 케이팝 팬덤 사이의 틈은 좁혀질 수 있을까. 케이팝은 이렇게 대면 접촉이 어려워진 언택트 시대에도 연대와 동원의 역사를 계속 써갈 것이다.
  • [문화마당] 21세기 르네상스, 대한민국에서 피어나길/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21세기 르네상스, 대한민국에서 피어나길/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2010년 아이슬란드에서 큰 화산 폭발이 있었다. 온 하늘이 화산재로 덮여 유럽의 모든 비행기가 수일 동안 운항이 중지됐다. 비행기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세르비아의 노비사드라는 도시에서 공연이 잡혀 있었다. 모든 비행이 취소됐으니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 외에는 다른 수가 없었다. 편도로만 24시간에 걸친 기차 여행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여러 이유로 비행기를 탔어야만 하는 모든 북유럽인들이 기차를 타고 동쪽으로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열차 밖에 사람만 매달리지 않았을 뿐이지 피난열차를 방불케 했다. 현대판 게르만족 대이동이라 이름붙일 만했다. 화산이 터진 초기에는 이처럼 어떻게든 공연을 취소시키지 않기 위해 무리해서 장거리 기차로라도 이동을 했지만, 며칠 지나면서 현실적인 비상대책이 자연스레 나오기 시작했다. 유럽 내의 모든 공연계 아티스트들은 이동이 불가능한 채로 어딘가에 체류하고 있을 텐데, 그럼 각각의 도시에 갇혀 있는 아티스트를 서로 스와프하면 되지 않을까. 내가 내일 파리에서 연주해야 하는데 현재 베를린에 있다면, 내일 베를린에 와서 연주해야 할 다른 어떤 아티스트를 대신해 베를린에서 연주해 주고, 파리에서 해야 할 연주는 그곳에 머물고 있는 다른 아티스트가 대신하는, 그런 방식 말이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릴지 몰라도 하늘길이 막혀 버린 그 비상시국에 나온 아티스트 스와프는 절묘하면서도 현실 가능한 아이디어였다. 비슷한 예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에 모든 아티스트들이 일본에 가기를 꺼려해서 일본 투어를 취소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본 투어를 앞두고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공연을 취소한 대가들을 대신해 젊은 아티스트들을 일본으로 보내는 경우가 생기게 됐다. 젊은 아티스트들은 방사능 유출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이렇다 할 정확한 정보가 없는 채로, 몸을 사리며 공연을 취소한 대가들의 빈 자리를 기회로 잡을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해야 했다. 아이슬란드 화산 재해는 일주일 정도 지나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일본 원전사고는 국지적으로 일어났던 현상이니 이번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나 피해 규모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하지만 개인 간이나 국가 간의 여행과 교류의 제한, 그리고 폐쇄적·방어적·고립적인 태세로의 전환은 그 양상이 비슷하다. 앞으로 더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할 재해와 사고들이지만 우리가 어찌 자연을 거스를 수 있겠는가. 겸손히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방법을 기억하고, 유연하면서도 강해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다.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던 우리나라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국내에 들어와 있다. 의료진과 정부, 모든 국민이 함께한 모범적인 대처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 재개되고 있다.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국가의 위상이 높아져 다른 해외 아티스트들도 우리나라에 들어와 활동하기를 원한다. 나라 밖에서 국위선양을 하던 아티스트들이 내수 문화를 다지고, 예술적 외화보유고도 늘어나고 있는, 전에 없던 새로운 시기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며 발전한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절 역시 지금과 마찬가지로 극장이 폐쇄됐지만, 암흑 같은 시기에 셰익스피어라는 희곡작가가 탄생했고, 중세봉건주의의 막을 내리고 르네상스가 꽃을 피우게 된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오게 될 새로운 르네상스와 인본주의를 염원한다. 과학자와 예술가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 마련해 주었듯이 우리나라가 그 역할을 할 절호의 타이밍이라 생각한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먹는 꽃봉오리, 아티초크의 무심한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먹는 꽃봉오리, 아티초크의 무심한 매력

    꽃집을 개업한 친구에게 넌지시 물었다. 혹여 꽃이 팔리지 않고 남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친구는 별걸 다 물어본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꽃집 한켠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마냥 아름답게만 느껴지지 않던 게 그때쯤부터였다. 저 꽃들을 차라리 먹을 수 있다면 마음도 덜 아프고 환경에 덜 미안할 텐데.우리를 절로 미소 짓게 하는 관상용 꽃은 대부분 먹을 수 없다. 태생적으로 독성을 갖고 있는 꽃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농약 때문이다. 벌레 먹은 관상용 꽃은 상품 가치가 떨어지니 화훼농가 대부분 병충해를 막기 위해 독한 농약을 쓴다. 한편 식용으로 길러지는 꽃도 있다. 진달래, 국화, 장미, 금잔화, 팬지는 접시 위에서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꾸며주는 대표적인 식용꽃이다. 식당에서 많이 쓰이지만 대개 빈 접시에 식용꽃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꽃을 먹는 게 익숙지 않은 탓이다. 식용꽃의 가격을 생각하면 요리하는 사람 입장에선 꽤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의식하지 않지만 일상적으로 먹는 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브로콜리다. 재미있게 생긴 채소라고 여기지만 엄밀하게는 채 피지 않은 꽃봉오리 상태다. 사촌 격인 콜리플라워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선 생소하지만 유럽에선 브로콜리만큼이나 인기 있는 식용꽃이 있다. 바로 아티초크다. 아티초크는 키나라 스콜리무스라는 학명으로 불리는 엉겅퀴의 꽃봉오리다. 아티초크 꽃은 진한 자주색을 띠며 피는데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처럼 꽤 아름답지만 농부 입장에선 전혀 달갑지 않은 장면일 수 있다. 브로콜리처럼 꽃이 피기 전에 수확해야 상품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지중해 지역이 고향인 아티초크는 유럽에서 꽤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사용해 왔다. 시칠리아에 정착한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굽거나 삶은 아티초크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아티초크의 조상 격으로 카르둔이라는 식물이 있는데 크기만 좀 작을 뿐 아티초크와 거의 흡사한 형태와 맛을 지니고 있다. 카르둔을 식용으로 먹기 좋게 개량한 것이 아티초크라는 학설도 있다. 이탈리아 요리 유학 시절 만났던 아티초크는 다루기 꽤 까다로웠던 식재료였다. 주먹보다 큰 아티초크를 요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손질을 해야 했다. 비늘처럼 겹겹이 나 있는 잎들을 하나하나 잘라내고 두툼한 꽃받침과 줄기의 겉 부분을 손질하고 나면 원래 크기의 8분의1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손질은 빠르게 진행돼야 했는데 깎아낸 아티초크 꽃받침이 공기와 접촉하게 되면 쉽게 갈변하기 때문이다. 색이 변한 아티초크는 떫은 맛이 강해진다. 빠르게 손질하고 난 후엔 반드시 산성액체, 즉 레몬즙을 넣은 물에 담가야 갈변을 방지할 수 있다. 손질이 까다롭고 수율도 낮은 이 식재료의 맛은 어떨까. 갓 손질한 아티초크를 생으로 한입 베어 물어 보면 약간 씁쓸하고 떫은, 생감자를 먹는 듯한 맛이 난다. 특별한 향도, 미각을 강렬하게 자극하지도 않는다. 손질하느라 겪은 고생이 무색해지는 듯한 소박한 맛이다. 튀기거나 삶거나 구워 익힌 아티초크는 특유의 향이 좀더 강해진다. 여기에 감자나 무와 같은 익힌 뿌리식물에서 맛볼 수 있는 약간의 단맛과 씁쓸함도 함께 선사해 준다. 특유의 풍미가 주는 소박한 매력이 분명 있지만 무언가 대단하고 특별한 걸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딱 좋은 식재료다. 자체 맛이 소박한지라 아티초크를 이용한 요리법은 버터나 소스 등을 첨가해 맛을 북돋아 주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버터에 가볍게 굽거나 튀긴 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듬뿍 뿌린 후 레몬을 곁들여 먹는 게 이탈리아에서 가장 흔히 먹는 방법이다. 이탈리아에서 아티초크 하면 로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는 아티초크를 통째로 튀긴 ‘카르초포 알라 주디아’다. 직역하자면 유대인식 아티초크. 유대 요리에는 유독 기름에 튀기는 방식이 많은데 이 요리도 그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아티초크 잎은 잘라내고 밑동만 먹는데 카르초포 알라 주디아는 통째로 기름에 튀긴다. 곱게 오므린 잎들이 뜨거운 기름과 만나면 활짝 펼쳐지는데 모양새가 제법 멋져 별미로 통한다. 혹자는 아티초크의 매력이 시나린이라는 성분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성분은 우리 혀의 단맛수용체를 일시적으로 억제시키는 작용을 한다. 아티초크를 먹은 후에 먹는 다른 음식을 더욱 달게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런 미각의 왜곡작용 때문에 와인을 먹을 때 피해야 할 식재료로 꼽히기도 하지만 저렴하고 편한 와인과 함께하는 평범한 이탈리아 식탁에서는 도리어 환영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 코로나19서 회복돼도 ‘폐 영구 손상’↑…“폐섬유증 회복 불능”

    코로나19서 회복돼도 ‘폐 영구 손상’↑…“폐섬유증 회복 불능”

    “중증환자 수만명 검사 필요” 우려 표명보조기구 없이 호흡하기 어려울 수도中서도 66~70세 퇴원 후 폐손상 확인다행히 경증환자는 영구 손상 드물어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서 회복되더라도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증으로 폐에 영구적인 손상이 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 중국에 이어 영국 의학계에서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에서 회복돼 퇴원한 환자가 한 달여 뒤에 재검사를 한 결과 20~30%의 초기 폐 손상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의학계 일부 전문가들은 중증 코로나19 감염자의 경우 폐의 상당 부분에서 폐섬유증으로 알려진 상처가 남을 수 있어 일정 기간 후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폐섬유증에 걸렸을 경우 회복이 불능하며, 심각할 정도로 숨이 가빠지거나 기침, 피로를 동반할 수 있다고 BBC가 전했다. 집중치료 받았던 퇴원자, 두 달 뒤에도폐 점액이 폐포에 차 하얗게 덮인 현상 BBC에 따르면 전직 택시 기사였던 앤서니 맥휴(68)는 지난 3월 6일 코로나19 증상으로 입원했으며, 상황이 악화해 집중 치료 센터에서 산소호흡기를 단 채 13일을 보냈다. 맥휴는 병원에서 총 4주를 보내다가 4월 중순 퇴원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계단을 오르거나 꽃에 물을 주는 일상생활을 할 때도 허리를 숙이고 멈춰야 할 만큼 여전히 호흡 곤란을 겪고 있다. 맥휴 CT 촬영 결과 양쪽 폐 모두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하얀 안개가 덮인 모습이 잡혔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면역 체계가 과잉 반응해 점액이 폐포에 가득 차는 현상 때문이며, 결국 보조 기구 없이는 호흡하기 어려운 상태로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통상 바이러스 감염 후 6주면 원상 회복…코로나는 6주 후 20~30% 폐 손상 확인” 中서도 3월 코로나 환자 퇴원후 폐 손상 영국 방사선과 협회 고문인 햄 헤어 박사는 “현시점에서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통상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6주 후 원상회복이 된다”고 말했다. 헤어 박사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되고 나서 6주 후 재검사를 한 결과 20∼30% 정도는 초기 폐 손상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경증 환자에서는 영구적인 폐 손상이 드물지만, 집중 치료 센터에 입원할 만큼 중증이었다면 취약하기 때문에 수만 명을 재검사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의료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BBC가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연구팀의 지난 3월 연구 결과 66∼70세의 코로나19 환자는 퇴원 후에도 폐 손상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폐섬유증은 치료가 불가능하지만 신약을 사용할 경우 진행을 늦출 수 있고 적기에 발견할 경우 멈출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아름다운 밤이에요~” 장미희의 그때 그 모습은?

    [선 넘는 일요일] “아름다운 밤이에요~” 장미희의 그때 그 모습은?

    ‘선데이서울’에 실린 전설적인 스타들의 그때 그 모습.1970년대 정윤희·유지인과 더불어 ‘2세대 新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던 장미희의 ‘선데이서울’ 속 과거 모습은 어땠을까?장미희는 1976년 박태원 감독의 <성춘향전>을 통해 20세의 어린 나이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비록 영화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지만, 이듬해인 1977년 장미희가 주연으로 발탁된 <겨울 여자>가 약 5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다. 이 작품을 기점으로 장미희는 유지인·정윤희와 함께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 ‘문희·남정임·윤정희’의 뒤를 잇는 2세대 여배우 트로이카의 시대를 열게 된다. 이후 정윤희와 함께 출연한 <청실홍실>과 <비바람 찬이슬>, <찔레꽃> 등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장미희는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남다른 두각을 보여주게 된다. 1977년 ‘미녀배우 순위’에서는 정윤희의 뒤를 이어 2위의 자리에 오르며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다. 1983년부터는 배창호 감독과의 인연이 시작되어 <적도의 꽃>, 1984년 <깊고 푸른 밤>에서 원숙미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게 된다. 당시 성인영화가 범람하던 시기인터라 장미희도 기존의 풋풋했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성숙미를 선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장미희는 1990년 이덕화와 호흡을 맞춘 <불의 나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으며, 1991년 <사의 찬미>를 통해 제12회 청룡영화상, 제2회 춘사대상영화제, 제30회 대종상, 제37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 모두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되면서 당대 여배우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연기력을 입증했다. 특히 제22회 대종상에서는 그 유명한 “아름다운 밤이에요~”라는 유행어까지 탄생시킬 정도로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2000년대에 이르러 영화보다 드라마 활동에 전념하기 시작한 장미희는 2008년 KBS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 2010년 SBS 특별기획 <인생은 아름다워> 등에서 우아하고 고고한 연기를 펼치며 활약했다. 이때부터 주로 기품있는 사모님풍의 배역을 자주 맡으면서 장미희는 ‘사모님’, ‘귀부인’과 같은 수식어가 붙게 됐다. 2세대 여배우 트로이카 중 현재까지 활발한 연기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장미희의 대표작으로는 <겨울여자>, <육남매>, <장미빛 연인들>, <같이 살래요> 등이 있다. 글 임승범 인턴 seungbeom@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
  • 6·25 참전 소년·소녀병도 국가유공자 되나

    6·25 참전 소년·소녀병도 국가유공자 되나

    강대식 의원 개정법안 대표발의재일학도병과 형평성 문제제기“헌신·희생에 합당한 예우해야”미래통합당 강대식(대구 동을) 의원이 6·25 전쟁 70주년을 앞두고 6·25 참전 소년·소녀병을 예우·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강 의원은 24일 6·25 참전 소년·소녀병을 국가유공자에 포함하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국가유공자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국가유공자단체에 6·25 참전 소년·소녀병전우회를 추가하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국가유공자단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6·25 전쟁 당시 병역의무대상이 아닌 17세 이하 소년·소녀들은 자원 또는 강제로 징·소집돼 대한민국 수호에 공헌했다. 그럼에도 비슷한 연령대인 재일학도의용군인의 경우 모두 국가유공자로 예우하고 있는 것에 비해 6·25 참전 소년·소녀병은 전사자·전상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고 있어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왔다. 강 의원이 발의한 국가유공자법 개정안은 6·25 참전 소년·소녀병을 국가유공자에 포함해 보상 및 교육·취업·의료 지원 등에 있어 예우를 갖추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가유공자단체법 개정안은 이들을 위한 위령제, 추모비 건립 등 보훈 활동을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강 의원은 “6·25 전쟁 당시 꽃다운 나이에 목숨 바친 소년·소녀병들이 백발의 노인이 다 됐고, 이제 2000여명도 채 되지 않는다”며 “21대 국회에서는 이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한 합당한 예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야가 한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유공자법·국가유공자단체법 개정안에는 곽상도, 김상훈, 김승수, 김용판, 류성걸, 서정숙, 신원식, 양금희, 유의동, 윤재옥, 윤창현, 이명수, 이종배, 전주혜, 조수진, 조태용, 추경호, 홍석준 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끝없는 일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끝없는 일

    한여름으로 들어서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길어지고 있다. 매일매일 물 주는 것이 일이다. 풀도 뽑아야 하고 가지치기한 나무들은 여전 한쪽에 쌓여 있다. 매일매일이 일이다. 전원생활이란 낭만을 기대하지 않았어도 도시 살 때와 달리 일이 많다고 느껴지기 일쑤이다. 과연 그런가? 일의 종류가 달라지며 요령이 없으니 모든 걸 힘으로 해결해야 했다. 간단한 호미질도 익숙하지 않아 힘이 들고 쭈그려 앉아 바늘 찾듯 풀을 뽑다 보면 시간조차 주저앉은 듯 답답함이 밀려오곤 했다. 넝쿨을 조금만 방치하면 들어서기 어려울 정도로 무성해지고 그 무성한 사이에 벌레들은 신나게 자리하고 가끔 새 둥지도 발견하고 그랬다. 모든 게 어설프니 힘이 든다고 투덜대는 시간이 많았다. 모르기에 막막했던 날들이었다. 일이 힘든 것은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이라 우선 풀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잡초라 불려도 이름 없는 풀은 없는 법. 모를 때는 모든 것이 풀이고 제거해야 할 것이었는데 이제는 아는 것부터 제거하는 일이 가능해졌다.화단에서 제일 귀찮은 괭이밥은 꽃 필 무렵 씨방이 터지기 전에 뽑으니 쉽게 잡혔다. 작은 것을 일일이 뽑아내려면 쉽지 않지만 포복하듯 줄기를 뻗친 것은 뿌리를 찾아 캐면 되고 그해 잘 자란 괭이밥은 쉽게 뽑혔다. 딱딱해진 땅에 유독 잘 자라는 질경이는 호미로 캐자면 힘이 들지만 삽으로 뿌리 근처를 찍으면 제거하기 쉽다. 환삼덩굴과 새삼덩굴도 어린 것보다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잡으니 더 쉬웠다. 잡풀이 자리한 곳을 보면 제대로 키우는 것이 없을 때 왕성하다. 잡초를 한꺼번에 다 정리하기는 어렵고 지칠 뿐이다. 키우고 싶은 모종을 정하면, 심을 자리 잡초를 제거한 다음 그 모종이 그 구역을 채우는 방법을 쓰고 있다. 물론 그런다고 절대 사라지지 않을 잡초들이다. 무성해져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나무들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가지치기가 왜 필요한지 시행착오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필요한 도구들도 알아가는 중이다. 차차 익숙해지는 만큼 시간은 줄어들 것이고 한계점을 금방 확인하게 될 듯하다. 제일 경계해야 할 것은 커져버리는 욕심이다. 담 너머 커가는 복숭아를 보면 부럽고 길가에 아름답게 자라는 꽃들을 보면 키워 보고 싶어진다. 이 좁은 마당에서 말이다.
  • [책 속 한줄] 당신도 나도 나비가 될 수 있다

    [책 속 한줄] 당신도 나도 나비가 될 수 있다

    “제기랄, 꼭대기에 아무것도 없쟎아!” “바보야, 조용히 해! 저 밑에 있는 친구들이 듣쟎아. 그들이 올라오고 싶어하는 곳에 우리가 와 있는 거야.” 이렇게 높이 올라왔는데, 아무것도 없다니! 다시 위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읍니다. “저기 좀 봐-이런 기둥이 또 있쟎아. 저쪽에도 또-아니, 온통 기둥 아냐!” 줄무늬애벌레는 실망과 더불어 분노를 느꼈읍니다.(85~86쪽, 1981년 출간 당시 맞춤법에 따름) ‘꽃들에게 희망을’(거암) 중 위로 오르려는 애벌레들이 거대한 기둥을 이룬 장면이다. 기둥 꼭대기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애벌레들은 기를 쓰고 오른다. ‘더 나은 삶’은 남을 밟고 선다고 이룰 수 없다. 그렇게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다 해도 남는 건 분노와 환멸뿐이다. 당신 속엔 이미 고치가 있다. 그걸 깨닫는 순간, 누구라도, 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나비가 될 수 있다. 우리에게 보내는 저자의 메시지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여기는 인도] ‘나무 인형’과 전통 결혼식 올린 남성… “아버지 때문에”

    [여기는 인도] ‘나무 인형’과 전통 결혼식 올린 남성… “아버지 때문에”

    인도의 한 마을에서 독특한 결혼식이 열렸다. 언뜻 보면 평범한 잔치 같지만, 이 결혼식의 주인공이나 다름 없는 신부의 ‘정체’가 남달랐던 탓에 관심이 쏠렸다. 인디아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북동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알라하바드의 한 마을에서는 지난 18일 좀처럼 보기 드문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에게 안긴 채 등장한 신부는 사람이 아닌 나무 인형이었다. 신부가 사람이 아닌 나무 인형임에도 불구하고, 이 기괴한 결혼식은 전통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나무 신부’는 붉은 비단을 입은 채 꽃으로 장식했고 이를 축복하는 친척들이 화환을 들고 모였고, 신랑과 '신부'는 하객 앞에서 혼인 서약을 하기도 했다. 신랑이 나무 인형과 결혼식을 올린 이유는 신랑의 아버지 때문이었다. 올해 90세인 아버지에게는 총 9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결혼식을 올린 아들은 9번째 막내아들이다.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8명의 아들은 모두 결혼을 했다. 남은 막내아들은 총명하지 못한 데다, 결혼을 시킬만한 돈이 없어서 결국 나무 인형과 결혼을 하게 했다”고 밝혔다. 신랑의 친척들은 “신랑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 막내아들을 결혼시키는 것이었다. 신랑은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결혼식을 올린 것”이라고 전했다. 신랑의 정확한 나이는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인도에서 사람과 동물 또는 무생물이 결혼한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에는 어린 시절 개 두 마리를 죽인 남성이 십 여년이 흐른 후 속죄를 위해 개와 결혼식을 올려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시 이 남성은 거리에서 배회하는 개 한 마리를 찾아내 정성스럽게 씻긴 후 `사리‘(인도 여인이 몸에 두르는 길고 가벼운 옷)를 입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 후 신랑과 친지들은 호화로운 식사를 했지만 ‘신부’에게는 빵 한쪽만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에는 당시 7세 여자아이가 악령을 쫓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개와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마을 원로는 “아이의 이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자라고 있다. 개와 결혼하지 않으면 나쁜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혼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한국 야생화에 재미있는 이름이 많다. 열매가 갈고리처럼 달라붙어서 ‘도둑놈의갈고리’, 지린내가 나니까 ‘쥐오줌풀’, 열매가 개의 성기를 닮았다고 ‘개불알풀’…. 그 밖에 ‘광릉요강꽃’, ‘도둑놈의지팡이’, ‘개털이슬’, ‘족도리풀’들도 특이한 모양이나 특성을 따라 이름을 붙인 경우다. 사연을 담은 이름도 적지 않다. 사위질빵은 사위를 향한 장모의 사랑이 담뿍 담겨 있다. 사위가 처가에 와서 나무를 하러 가는데 너무 많이 지면 힘들다며 장모가 이 덩굴식물로 질빵을 만들어 주었다. 사위질빵은 쉽게 끊어지는 특성이 있다. 아름다운 미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잎과 줄기에 작고 딱딱한 가시가 촘촘히 나 있는 풀이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해서, 볼일을 본 뒤 휴지 대신 밑을 닦으라고 이 풀을 내주었단다. 이름만으로도 며느리에 대한 증오가 배어나오는 듯하다. 이현세의 만화,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에 등장하는 꽃도 며느리밑씻개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옛날에 며느리가 밥이 잘 됐나 보려고 밥풀 몇 알을 입에 넣다가 시어머니한테 들켰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밥을 훔쳐 먹는다며 때려 죽였는데 그 후 며느리 무덤가에 밥풀을 닮은 꽃이 피었다. 실제로 꽃을 보면 피처럼 붉은 꽃잎 한가운데 밥풀 무늬 두 개가 선명하다. 유형은 비슷하건만, 사위질빵은 장모의 사랑을, 며느리밑씻개 등은 시어머니의 서슬 푸른 증오를 담고 있다. 백년손님 사위는 씨암탉까지 잡아 고이 모시고, 며느리는 몸종 정도로 여기던 풍습을 꽃 이름에서까지 확인하는 듯해 늘 씁쓸한 기분이다. 얼마 전 태백산에서 기생꽃을 보았다. 기생꽃은 멸종위기 2급의 희귀식물이다. 이 꽃 역시 모양 때문에 이름을 얻었는데, 희고 고운 꽃이 기생의 고운 얼굴이나 장신구를 닮았다는 것이다. 나는 귀한 꽃을 만난 기쁨에 SNS에 꽃 사진을 올리고 이름까지 달아 주었다. 얼마 후 한 여성이 댓글을 달았는데 창피하게도 난 그 댓글을 읽고 나서야 기생꽃이라는 이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름 성차별이나 여성비하 언어에 민감한 편이라 여겼건만 나 역시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댓글은 “꽃 이름에 꼭 이렇게 여성비하 개념이 들어가야 할까요?”였다. 꽃 이름 갖고 웬 호들갑이냐 할지 몰라도, 호칭은 부르거나 불리는 대상의 존재를 규정하므로 모든 차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며느리가 남편 식구들을 서방님,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게 온당치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노예제 시대에 흑인들을 학대하고 죽이고 강간하고 매매하는 게 가능했던 이유도, 노예를 사람이 아니라 가축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 들었다. 꽃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서라지만 그 이름이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풍류로 남성의 흥을 돋우는 일이 직업인 여성”을 뜻한다면 여성 입장에서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며느리밑씻개의 어원은 일본 이름 “마마코노시리누구아”에서 비롯했다. 마마코는 의붓자식이란 뜻이고 시리누구아는 밑씻개를 뜻한다. 일본에서 왜 “의붓자식”이 미움의 대상인지 모르겠으나, 그걸 우리말화하면서 작명자가 굳이 며느리로 바꾸었다면 그 “남자”가 평소 여성을 어떤 존재로 여겼는지 짐작할 만하다. 우리 삶 속에는 여전히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밑씻개 같은 차별의 언어들이 차고도 넘친다. 낙엽을 화냥기에 비유하고 ‘인어상 찌찌’ 운운하는 글을 쓰거나 읽고도 아무렇지 않고 심지어 박수갈채를 보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기생꽃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칭송했는데 무슨 문제냐는 투다.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퍼포먼스가 유행인가 보다. 거대담론에 대한 문제제기도 좋지만 내 주변에, 내 생활에, 내 의식ㆍ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차별의 잔재도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그런데 이현세는 며느리밥풀꽃이라는 이름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그 꽃의 정확한 이름은 꽃며느리밥풀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