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생일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무릎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새벽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청약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515
  • 뗏목 타고 벚꽃 즐기는 서초 ‘천천투어’

    뗏목 타고 벚꽃 즐기는 서초 ‘천천투어’

    양재천과 천변 벚꽃길에서 뗏목과 14인승 전기 셔틀카를 타고 생태체험을 할 기회가 돌아왔다. 서울 서초구는 오는 4월부터 10월까지 ‘양재천 천천투어’를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양재천 천천투어는 ‘하천(川)에서 천천히 즐기는 투어’라는 의미다. 양재천을 이동하며 자연을 체험하고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껴보는 프로그램이다. 2019년 처음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4월 한정으로 65세 이상 서초구민을 대상으로 ‘어르신 하루 여행’을 운영했다. 5월부터 10월까지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전문해설사와 동행하며 현장에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양재천 천천투어’로 운영된다. 투어는 14인승 전기 셔틀카로 이동하며 뗏목을 타고 양재천을 이동할 수 있는 체험이 포함됐다. 전기 셔틀카를 타고 전문해설사가 전하는 양재천 생태를 공부하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투어’는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씨앗과 황토를 섞어 공 형태로 만드는 ‘흙공’(씨드볼) 만들기, 오리 모이 주기 등 생태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구 관계자는 “도심 속 하천에서 뗏목을 타고 이동하며 유채꽃과 달맞이꽃 등 계절별 꽃들을 감상할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라며 “계절별 꽃들을 전기 셔틀카를 타고 이동하며 즐길 수 있는 ‘양재천 천천투어’는 구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다. 회당 20명 내외로 1일 2회(오전 10시~오전 11시 30분, 오후 2시~오후 3시 30분) 운영된다. 신청은 운영 시작일 기준 전월 20일부터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 혹시 다음은 난가?…‘이란 2인자 참수’가 불러온 나비효과 [송현서의 디테일+]

    혹시 다음은 난가?…‘이란 2인자 참수’가 불러온 나비효과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 정권 2인자로 꼽히던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에 의해 참수됐다. 이란은 피의 복수를 다짐하며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핵심 인사들이 연이어 사망하면서 권력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혁명수비대 지휘관 출신인 라리자니는 이란 군사·안보 책임자로 전쟁 수행과 외교 전략을 총괄하는 이란의 최고 핵심 인사다. 그는 하메네이로부터 비상상황 시 국가를 운영할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하메네이 사후 최고지도자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라리자니의 죽음은 이란 고위급 인사들에게 피할 수 없는 공포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타격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조사평가부서를 이끌었던 시마 샤인은 “수뇌부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고 누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잃은 것보다 이란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 “가혹한 복수” 선언했지만…이란은 곧장 가혹한 복수를 선언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란 수뇌부 2인자로 꼽히는 라리자니뿐 아니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하부 조직인 바시즈 민병대의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총사령관까지 제거되면서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에 일부 지장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의 성공적인 제거 작전 이후 이란 정권 수뇌부 사이에서 다음 타깃은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확산하고 이는 곧 전쟁 수행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발표 직후 이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는 “누가 다음 표적이냐”는 공포가 확산했다. 한 관계자는 “소식을 듣고 몸이 떨렸다”며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는 전화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라리자니 피살 하루 전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수석 부통령이 폭격을 가까스로 피했다. 이란 고위부 참수가 불러온 불바다라리자니를 포함한 이란 주요 인사들의 참수 상황은 중동 일대를 더욱 거센 불바다로 만들고 있다. 이란은 라리자니 사망을 공식 확인한 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일대에 대규모 집속탄 공격을 가했다. ‘라리자니 추도 공습’ 성격의 이번 공격으로 70대 부부 2명이 사망하고 기차역과 건물 여러 채가 집속탄의 피해를 봤다. 전장은 걸프와 레바논, 이라크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란과 인접한 바레인에는 개전 이후 미사일 129발과 드론 233대 등 총 362개의 발사체가 쏟아졌다. 이번 전쟁에서 피해가 가장 큰 걸프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라리자니가 제거된 뒤 이란의 거센 미사일 폭격을 막아내느라 진땀을 뺐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도 미 대사관과 공항 인근에서 로켓·드론 요격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은 이스라엘의 이란 지도부 참수 전략이 사실상 더욱 거센 보복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스라엘 내부서도 “작전 한계 뚜렷”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당국의 전략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니 시트리노비츠 전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 이란 담당은 뉴욕타임스에 “참수 작전에는 한계가 있다”며 “제거된 인물을 대신할 인물을 찾는 이란의 능력이 아직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아미 아얄론 전 이스라엘 내부 안보기관 수장 겸 해군 사령관도 표적 살해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면 민주주의의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혼란이 닥칠 것이라고 반신반의하는 미국 당국자들에게 경고했었다”며 “우리는 이란뿐만 아니라 중동 전역에 혼란을 만들어내기 일보 직전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전쟁의 명확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비비(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별명)가 옳다고 가정해도, 이란 정권 전복에는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권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수백만 명에 달하고 그들은 전쟁이 끝나는 날 자신들이 학살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민정의 일러두기] 비교는 봄에도 얼어 죽게 하는 것

    [김민정의 일러두기] 비교는 봄에도 얼어 죽게 하는 것

    옷장 앞에 한참을 서 있게 된다. 봄이다. 점퍼 안에 반소매 티셔츠를 받쳐 입었다가 바로 벗게 된다. 봄이다. 낮에 해가 반짝일 때는 무조건 잘될 거야, 지인에게 파이팅 응원 문자를 보내다가도 밤에 달이 흐릿할 때는 쓸쓸하고 우울해, 지인에게 심경 토로의 전화를 붙들게도 된다. 봄이다. 사계절 중 유일하게 한 글자 이름을 가진 철. 인생의 한창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지만 맨 앞에 자리하니 두려움을 동반하고 온갖 ‘첫’에 자석처럼 절로 가 붙으니 불안하기 짝이 없으나 그만큼 젊으니까 미래에 대한 기대로 하룻밤 새 물 주어 올린 콩나물의 대가리만큼 솟음을 담보로 하는 연두다. 그래 그 봄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누군가 봄 타령을 하는 내게 불쑥 신경질적인 어투를 내비친다. 주식을 꽤 열심히 하는 이다. 중동 전쟁 이후 여러 방송에 주식 전문가들이 나와 쉴 새 없이 떠들어대서 그거 경청하기 바쁘다고 했다. 밥도 유튜브 틀어 놓고 그 앞에서 먹느라 매끼 배달음식을 시킨다고 했다. 그들 말이 과녁에 가 정확히 꽂히는 재미를 좀 봤냐 하니 어디 그게 쉬운 일이냐 내게 반문했다. 베스트셀러 차트를 봤다. ‘주식’과 ‘부처’를 테마로 가진 책들이 상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 순위를 잇고 있었다. 내 돈이고 내 맘이니 심사숙고해서 내가 내 판단을 좇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나이 오십에 코스닥과 코스피를 이제 겨우 구분하게 된 주린이인 내가 말을 거들었더니 그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겠지만 내 속에 내가 하나도 없는 것 또한 문제이리라. 저마다의 살 온도가 다 다를 테니 어엿한 봄이라 해도 그것이 반소매 티셔츠든 캐시미어 목도리든 내 몸에 맞추면 될 것을 순간 내 기준이 누굴 위한 것이었나 되짚어졌다. 주식을 대하는 저마다의 판단이 다 다를 테니 누가 무엇을 사고 누가 얼마에 팔고 그건 나의 주식이 아닌 것을 왜 잃은 사람의 얘기에는 안도하고 왜 벌어들인 사람의 얘기에는 바싹 입이 말라 열패감에 싸여서는 우울을 토로하며 소주병을 까고 앉았을까. 문제는 비교에 있을 것이다. 슬픔은 비교 뒤에 남는 뒤끝의 비릿함일 것이다. 나만 해도 그렇다. 누가 나를 누군가와 비교하는 데는 분노를 못 참으면서 내가 나를 누군가와 비교하는 데는 왜 이렇게 속수무책일까. 내가 약해져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지금 여기가 바닥이니 차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데 초점을 맞추면 삶이 희망이구나 둘러보는 여유 가운데 아랫녘 매화가지에 꽃 핀 사진이 마냥 반갑지 않으려나. 지금 여기가 머리니 이제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데 핀트를 맞추면 삶은 절망이구나 숙인 고개 가운데 얼룩진 휴대폰 액정에 딱한 한숨만 깊지 않으려나. 창문을 연다. 열면 열린다는 믿음으로 바람 냄새를 맡는다. 어떤 사람도 먹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죽는 데서 다른 삶이지 않다. 너만 힘든가 하면 나도 죽겠다. 위로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자살하기 좋은 봄날이라는 메일 한 통 받고 덜컥해서는 불쑥 예까지 왔다. 김민정 시인·난다출판사 대표
  • 당진, 일상속 ‘녹색 르네상스’ 도전

    충남 당진시가 시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다양한 테마공원에 휴식을 넘어 문화와 참여를 담은 ‘녹색 르네상스’ 도전에 나섰다. 17일 당진시에 따르면 2028년 개원을 목표로 고대면 옥현리 일원에 18만 9710㎡(약 5만 7400평)의 ‘당진 지방정원’과 친환경 산림 문화의 거점이 될 ‘정원문화지원센터’를 조성한다. 지방정원은 억지로 꾸미지 않는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선보인다. 기존 산림을 밀어내고 꽃을 심는 낡은 방식을 버렸다. 승환산 자락의 묵논습지와 버드나무 군락 등 239종의 자생 식생을 고스란히 품는다. 정원문화지원센터 건립도 남다르다. 건축 자체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국산 목재를 50% 이상 사용한다. 센터는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정원문화를 누릴 수 있는 거점 공간으로 꾸며진다. 이곳에는 개방형 실험 온실과 생태 조망대, 체험 공간 등이 들어선다. 식물 성장 과정을 시민과 공유하는 신개념의 ‘보이는 아카이브’도 도입해 시민들이 정원 주인이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시는 이번 사업을 인접한 삼선산수목원과 연계해 ‘수목원-지방정원-목조 건축’이 어우러지는 거대한 ‘복합 녹색 문화벨트’로 완성할 계획이다.
  • [기고] 문화도시 노원의 꿈

    [기고] 문화도시 노원의 꿈

    요즘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연일 관람객으로 북적인다. 아트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인상파, 찬란한 순간들’ 전시에 개막 한 달 만에 2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고 대공연장에서는 창비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 초연이 입소문을 타며 흥행했다. 그동안 창작 초연 대형 뮤지컬과 전시는 강남이나 광화문, 혜화동 일대의 대형 공연장과 미술관에서 열리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졌다. 서울 동북쪽 끝자락에 있는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이러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례적이다. 오랫동안 문화 소외 지역으로 인식돼 온 노원구에서 변화가 가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장 앙리 파브르는 ‘식물기’에서 좋은 토양은 처음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오랜 시간 뿌리를 내리고 낙엽을 떨어뜨리며 스스로 만들어 낸 결과라고 말한다. 도시의 성격이 문화적으로 바뀌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반짝하는 문화행사나 잘 지어진 시설 하나가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은 없다. 지속적인 공공의 문화정책, 예술가들의 창작, 시민 참여가 축적될 때 도시의 토양이 바뀌고, 그 위에 새로운 문화가 싹튼다. 노원구는 지난 몇 년간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도 집 가까이서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문화도시를 목표로 지속적인 정책을 펼쳐 왔다.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상주 예술단체 협약을 맺고 아파트 단지와 근린공원 등 노원구 곳곳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했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 관람에 주민들이 익숙해지도록 했다. 수락산, 불암산, 화랑대 철도공원, 경춘선 숲길, 노해로, 당현천 등 지역 명소에서 절기마다 축제와 콘서트를 개최해 문화예술을 터의 무늬로 새겼다. 극장과 전시장을 현대적 감각에 맞도록 리모델링했고 조수미 콘서트와 뮤지컬 ‘우키시마마루’, ‘뉴욕의 거장들’, ‘근현대 명화전’ 전시 등 온라인상에서 “노원구가 미쳤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예술 관람이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파브르의 식물들은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말라 죽기도 하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낙엽을 떨어뜨린다. 낙엽은 미생물을 불러들이고, 뿌리는 땅의 공기를 순환시키며, 토양을 조금씩 바꿔 낸다. 문화도시를 향한 노원의 여정도 마찬가지다. 예산 낭비 아니냐던 지역사회와 주민 인식이 서서히 바뀌었고, 노원에서 문화행사들이 활기를 띠고 꽃을 피우는 밑거름이 됐다. 문화도시 노원은 이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 스위스 루가노, 영국 맨체스터와 같이 교육, 복지, 의료, 환경과 결합한 도시의 문화정책과 문화예술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다. 이 도시들은 의료 현장에서 예술 프로그램을 정신건강과 만성질환 관리에 활용하고, 복지 영역에서는 문화예술 공동체 활동을 장려해 고립과 외로움을 해소한다. 도시 전체를 교실로 삼아 아이들을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 내지 건강한 문화 향유자로 성장시키고 있다. 아울러 문화적 도시 재생을 통해 오염되거나 방치된 장소와 시설을 개선하고 도시의 매력을 향상하려 노력하고 있다. 다음 답을 찾아가는 문화도시 노원구의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이 도시의 문화예술은 시민을 얼마나 덜 아프게, 덜 외롭게, 더 배우며, 살맛 나게 하고 있는가.” 강원재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 동남아 뚫은 제주… 필리핀 크루즈 첫 입항

    동남아 뚫은 제주… 필리핀 크루즈 첫 입항

    제주도의 동남아 공략이 통했다. 필리핀 크루즈 첫 입항과 싱가포르 대규모 관광단 유치가 동시에 성사됐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출발한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16일 강정항에 입항했다고 제주도가 밝혔다. 마닐라발 크루즈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크루즈에는 필리핀 관광객 2233명이 탑승하고 있다. 제주도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날 해녀 테마 공연을 선보이고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이용권과 제주 감귤 열쇠고리를 증정하는 환영 행사를 열었다. 도는 관광 일정에 전통시장을 포함해 지역 상권으로의 소비 확산도 기대하고 있다. 마닐라를 출발해 대만 지룽, 일본 후쿠오카를 거쳐 제주에 기항한 코스타 세레나호는 19일 마닐라로 돌아간다. 싱가포르에서는 유명 방송인을 앞세운 봄꽃 테마 관광단이 제주를 찾는다. 인기 방송인 궈량과 함께하는 ‘제주 봄꽃 여행’ 상품으로 20일부터 25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221명이 방문한다. 관광단은 녹산로 유채꽃길, 성산일출봉, 우도 등 봄꽃 명소를 둘러보고 9.81 파크, 제주당 베이커리 등 최근 인기 관광지도 방문할 예정이다. 공연 난타 관람과 동문시장, 칠성로, 매일올레시장 등 전통시장 투어도 일정에 포함됐다. 이 상품은 지난해 도가 싱가포르 여행사를 초청해 진행한 관광 콘텐츠 답사를 계기로 개발됐다. 두 사례는 단순히 방문객을 늘리는 단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결과물이라 주목된다. 그동안 중국, 일본 등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 온 제주 관광으로서는 동남아 관광객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양보 도 관광교류국장은 “필리핀 크루즈와 싱가포르 테마 관광단은 제주 관광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역 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관광 허브로서 제주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구례 지리산 산수유꽃축제

    구례 지리산 산수유꽃축제

    15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 관광지 일대에서 열린 제27회 구례산수유꽃축제에서 상춘객들이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14일 개막한 축제는 22일까지 이어진다. 구례 연합뉴스
  • 붉은 동백으로 물드는 봄,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숲

    붉은 동백으로 물드는 봄,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숲

    전북 고창의 봄은 선운산에서 시작된다. 완만한 능선과 기암괴석,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선운산은 높이 336m의 비교적 아담한 산이지만 사계절 풍경이 뚜렷해 많은 이들이 찾는 명산이다. 특히 봄이 시작되는 3월이면 산자락 곳곳에 동백꽃이 피어나며 산 전체에 붉은 색을 더한다. 차가운 겨울을 지나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 바로 이곳의 동백이다. 선운산의 산길은 비교적 완만해 산행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계곡과 바위 능선이 어우러진 풍경이 이어지고, 그 길의 중심에는 천년 고찰인 선운사가 자리한다. 산을 찾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선운사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때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깊은 산속에 자리한 만큼 경내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는 한층 차분해진다. 오래된 전각과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사찰 특유의 고즈넉함을 전하며, 사찰 뒤편에 자리한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184호)은 선운사를 대표하는 봄 풍경으로 손꼽힌다. 이곳의 동백나무는 수백 년의 세월을 품고 자라온 나무들이다. 봄이 되면 붉은 꽃이 가지마다 피어나고, 시간이 지나면 꽃이 통째로 떨어지며 바닥을 붉게 물들인다. 화려하게 피어나는 순간뿐 아니라 떨어진 뒤에도 아름다운 동백의 모습은 선운사를 찾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풍경 속에서 매년 봄이면 선운사 일대에서는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 맞춰 축제가 열린다. 올해 역시 3월 2일부터 선운사 동백꽃 축제가 시작된다. 축제 기간 동안 방문객들은 사찰 주변 동백숲을 걸으며 붉게 물든 봄 풍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축제에서는 동백꽃을 주제로 한 사진 공모전도 함께 진행된다. 선운사의 동백꽃 풍경이나 축제 현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붉은 동백꽃과 고즈넉한 사찰 풍경이 어우러지는 순간은 카메라에 담기 좋은 장면이 많아 매년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되고 있다. 선운산과 선운사는 자연과 문화, 그리고 계절의 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봄이면 동백꽃이 붉게 피어나고, 사찰의 고요한 풍경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천천히 느낄 수 있다.
  • 붉은 동백으로 물드는 봄,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숲 [두시기행문]

    붉은 동백으로 물드는 봄,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숲 [두시기행문]

    전북 고창의 봄은 선운산에서 시작된다. 완만한 능선과 기암괴석,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선운산은 높이 336m의 비교적 아담한 산이지만 사계절 풍경이 뚜렷해 많은 이들이 찾는 명산이다. 특히 봄이 시작되는 3월이면 산자락 곳곳에 동백꽃이 피어나며 산 전체에 붉은 색을 더한다. 차가운 겨울을 지나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 바로 이곳의 동백이다. 선운산의 산길은 비교적 완만해 산행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계곡과 바위 능선이 어우러진 풍경이 이어지고, 그 길의 중심에는 천년 고찰인 선운사가 자리한다. 산을 찾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선운사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때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깊은 산속에 자리한 만큼 경내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는 한층 차분해진다. 오래된 전각과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사찰 특유의 고즈넉함을 전하며, 사찰 뒤편에 자리한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184호)은 선운사를 대표하는 봄 풍경으로 손꼽힌다. 이곳의 동백나무는 수백 년의 세월을 품고 자라온 나무들이다. 봄이 되면 붉은 꽃이 가지마다 피어나고, 시간이 지나면 꽃이 통째로 떨어지며 바닥을 붉게 물들인다. 화려하게 피어나는 순간뿐 아니라 떨어진 뒤에도 아름다운 동백의 모습은 선운사를 찾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풍경 속에서 매년 봄이면 선운사 일대에서는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 맞춰 축제가 열린다. 올해 역시 3월 2일부터 선운사 동백꽃 축제가 시작된다. 축제 기간 동안 방문객들은 사찰 주변 동백숲을 걸으며 붉게 물든 봄 풍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축제에서는 동백꽃을 주제로 한 사진 공모전도 함께 진행된다. 선운사의 동백꽃 풍경이나 축제 현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붉은 동백꽃과 고즈넉한 사찰 풍경이 어우러지는 순간은 카메라에 담기 좋은 장면이 많아 매년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되고 있다. 선운산과 선운사는 자연과 문화, 그리고 계절의 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봄이면 동백꽃이 붉게 피어나고, 사찰의 고요한 풍경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천천히 느낄 수 있다.
  • [지방시대] 충청광역연합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방시대] 충청광역연합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한 장면이다. 콜로세움에서 전차부대와 맞붙은 주인공 막시무스가 불안에 떨고 있는 동료 검투사들에게 말한다. “어떤 상대든 뭉치면 살 수 있다”고. 신은 하나가 된 검투사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현실에서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약자에게 상생과 연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2024년 12월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개 지방자치단체가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충청광역연합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충청광역연합은 행정구역은 그대로 둔 채 상생을 위해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특별지자체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기에 당시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과 행정안전부 김민재 차관보 등 200명이 참석해 충청광역연합의 출범을 축하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어떤가. 충청권에 상생의 꽃이 활짝 피는 봄이 올 줄 알았는데 혹독한 겨울이 엄습했다. 대전과 충남은 둘만의 행정구역 통합에 매몰돼 정신이 없다.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김영환 충북지사가 “대전·충남 통합은 ‘충청광역연합’이라는 협력의 틀 안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통합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을까. 위기감을 느낀 충북도는 각종 특례가 담긴 충북특별자치도법 제정에 나섰다. 연대를 외쳤던 충청권이 각자도생에 주력하는 형국이다. 정면충돌이 우려되는 상황도 전개되고 있다. 충북도가 청주 오송역 인근에 돔구장 건립을 추진하자 충남도가 천안아산역 인근에 돔구장을 짓겠다고 나섰다. 인접한 곳에 2개의 돔구장이 생기면 행사 나눠 먹기로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 다행히 정부가 공모를 통한 돔구장 건립에 나설 계획이라 충청도에 2개의 돔구장이 들어설 가능성은 작아졌다. 하지만 공모 이전에 교통정리가 되지 않으면 충북과 충남은 상대를 쓰러뜨려야 내가 사는 ‘사각의 링’에 올라가야 한다. 돔구장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 사업이라 양보를 기대하기 어렵다. 어제의 동지가 적이 돼 유치 경쟁이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이런데도 아무도 말이 없다. 충북과 충남은 국민 앞에서 협력을 약속한 사이다. 최적의 돔구장 후보지를 따져 보는 공동 용역이라도 해야 하지 않는가. 충청권 4개 시도에서 파견된 공무원 60명으로 구성된 충청광역연합 역시 절망적이다. 상생을 위한 초광역 사업 전담 조직이지만 지역 간 이견으로 사업이 삐걱거리는 등 잡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상생을 위해 모였는데 계산기를 끌어안고 있는 셈이다. 출범 1년이 지나도록 충청광역연합의 눈에 띄는 성과를 찾아보기 어렵다면 충청광역연합을 수술대에 올려 메스를 가해야 한다. 충청권 단체장들과 충청광역연합은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의 상생을 배워라. 두 지자체는 국립소방병원 유치전에 뛰어든 경쟁 관계였지만 과감하게 전략을 수정했다. 진천군이 유치를 포기하고 이웃인 음성군에 힘을 보탰다. 진정한 상생 덕에 음성군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소방병원을 품에 안았다. 음성군에 건립된 소방병원은 진천군은 물론 증평군과 괴산군의 의료 환경까지 개선하며 충북 지역 중부 4군 모두에 최고의 선물이 됐다. 혼자 가면 길이 되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될 수 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왜 역사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는가. 남인우 전국부 기자
  •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세계 최대 분화구 ‘할레아칼라산’일출 압권… 한낮에도 色다른 절경분화구 속 크고 작은 분화구 매력마카푸우 일대 혹등고래 관찰 명소탄탈루스 전망대 일몰은 명불허전루비빛 샌디 비치는 서퍼들의 천국화산이 만든 원초적 세계, 미국 하와이주의 두 번째 여정이다. 마우이섬과 오아후섬이 목적지다. 두 섬은 모양새가 퍽 다르다. 화산이 만들었다는 것 외엔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마우이는 빅 아일랜드처럼 극한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활화산은 없어도, 화산이 하와이에 남긴 풍경 가운데 가장 매혹적인 경관이 이 섬에 있다. 하와이주의 주도인 오아후섬이야 설명이 필요 없는 하와이의 대표 섬이다. 마우이와 오아후 여정에서 가장 기대한 건 사실 ‘우영우 고래’ 혹등고래와 바다거북 관찰이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실패했다. 그래도 그 파란 바다 아래 전설적인 동물들이 유영하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하와이의 풍경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마우이섬은 색으로 말한다. 우주 어딘가에서나 볼 법한 색과 마주할 수 있다. 거기가 할레아칼라산이다. 둘레 33.5㎞, 지름 14㎞로 세계 최대 분화구다. 높이 3055m. 백두산과 서울의 남산을 합친 높이쯤 된다. 고도는 높아도 정상까지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봉우리에 가까워질수록 비릿한 담뱃잎 냄새도 강해진다. 물론 유황 냄새다. 산자락의 집들은 죄다 지붕에 굴뚝을 이고 있다. 아니, 웬 굴뚝? 하와이에서 난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하와이의 연평균 기온은 22도 정도로 온화하다. 한데 마우이의 할레아칼라산이나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산은 다르다. 고지대여서 낮에도 제법 춥다. 특히 절경으로 입소문 난 새벽 일출과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를 이루는 별밤을 보려면 최소 늦가을 옷차림이 필수다. 숙소에서 대형 수건을 챙겨가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다. 할레아칼라는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이다. 외계 행성에 온 듯한 휴화산 분화구는 새벽 무렵에 숨 막힐 정도로 다양한 색상의 일출을 선사한다. 하와이 사람들은 새벽에 나타나는 이 붉은 줄무늬를 ‘카헤 라’라고 부른다. 주로 시 같은 문학 작품에 흔히 쓰이는 표현이라는데 ‘새벽의 붉은 빛줄기’ 정도의 의미다. 태양이 중천으로 오르면 분화구 안에 여태 한 번도 본 적 없을 빨강, 분홍, 주황 등의 색조가 드러난다. 빅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이 거칠고 남성적이라면 할레아칼라 화산은 우아하고 현란한 여성미가 압권이다. 분화구 안의 크고 작은 분화구(제주의 ‘오름’과 같다)들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봉긋 솟아올랐다. 분화구 내 토양은 형형색색으로 반짝거린다. 표면이 달과 흡사해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훈련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단다. ‘슬라이딩 샌즈 트레일’(키오네히에 트레일)을 통해 분화구 안을 둘러볼 수 있다. 할레아칼라 방문자 센터 약간 아래에 있다. 트레일 길이는 16㎞ 정도다. 공원 관계자는 “키오네히에 트레일 전체가 꽤 길어서 하루 만에 완주하기는 어렵다”면서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부분만 돌아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할레아칼라 분화구 건너편은 미 항공우주국(NASA) 천문관측소다. 차로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이 일대에서 굽어보는 마우이섬 전경이 일품이다. 섬 드라이브에 나선다. ‘로드 투 하나’(하나 고속도로)는 섬의 동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거리는 약 85㎞다. 길지는 않지만 만만히 볼 도로는 아니다. 머리핀처럼 굽은 구간이 617개, 1차선 다리가 59개, 사각지대도 수없이 많다. 제한속도가 시속 25마일(40㎞)이어서 도로 주행 시간은 평균 2시간 30분에 이른다. 현지에선 ‘이혼의 길’이라 불린다. 글쎄, 난폭운전은 잦은 다툼과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려나. 마우이엔 오아후만큼이나 가볼 만한 해변이 즐비하다. 카팔루아 비치가 가장 널리 알려졌다. 흔히 플레밍 비치 파크라 불리는데, 몇 해 걸러 한 번씩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힐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카아나팔리 비치 역시 ‘2003년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혔다고 한다. 백사장 길이가 4.8㎞나 된다. 마우이 서쪽에 있다. 이 해변 북쪽의 푸우 케카아, 흔히 ‘블랙 록’이라 불리는 암초 지대는 스노클링 명소다. 라우니우포코 비치 파크는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용암석으로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이다. 이제 오아후섬으로 넘어간다. 마우이에 ‘로드 투 하나’가 있다면 오아후엔 ‘72번 국도’가 있다. 탄탈루스, 다이아몬드 헤드, 진주만 기념공원 등 오아후의 거의 모든 명소가 이 도로에 굴비처럼 매달려 있다. 와이키키를 기준으로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에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보는 게 좋다. 교통량, 주차 등에 유리하다. 하루에 다 돌아보기는 어렵다. 섬 동쪽 해안의 경우 마카푸우 전망대나 좀 더 위의 카일루아 비치 정도에서 복귀하는 게 좋다. 시내 와이키키 해변 뒤의 탄탈루스 전망대는 일몰을 겨냥해 찾아가면 된다. 해넘이 풍경이 명불허전이다. 야경도 빼어나다. 오아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 헤드는 사실 우리나라에도 있다. 제주 성산일출봉이 다이아몬드 헤드와 생성 과정이 정확히 일치한다. 바다에서 화산이 만든 풍경은 매우 드물다. 성산일출봉과 하와이 다이아몬드 헤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섬 동쪽 코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카이 전망대다. 여긴 한국인들에게 이른바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산 중턱의 분지에 들어선 주택들이 한반도 형상과 닮았다는 곳이다. 사실 ‘한반도 지형’은 코웃음이 나올 정도의 억지춘향 작명이지만 코코헤드 분화구 풍경만큼은 아주 빼어나다. 여행객들이 자주 들르는 것도 사실 코코헤드를 보기 위해서다. 라이나 전망대는 현지의 한 잡지에서 본 사진 한 장에 이끌려 찾아간 곳이다. 제주 지질트레일 중 용머리 해안의 축소판 같다. 주름진 코코 헤드 분화구와 억겁의 풍화, 침식으로 형성된 해안 바위 지대가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좀 더 위의 샌디 비치 공원은 큰 파도가 자주 몰려오는 곳이다. 서퍼들이 즐겨 찾는다. 일몰 때면 연한 루비 색깔로 물드는 하늘이 황홀경을 펼쳐낸다. 오아후에서 가장 유명한 마카푸우 전망대는 동쪽 해안 끝에 있다.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이 장쾌하다. 구글 지도엔 대놓고 ‘고래 관찰 명소’라고 표기했다. 주차장에서 1시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마카푸우 전망대에 오른 건 역시 혹등고래를 보기 위해서다. TV 드라마로 유명해진 이른바 ‘우영우 고래’다.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 사람들도 혹등고래와 바다거북에 아주 각별한 감정을 갖는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범고래가 혹등고래 새끼를 사냥하거나, 뱀상어가 바다거북의 등껍질을 갈가리 찢는 걸 보면 강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연민을 넘어 거의 동류의식에 가까운 듯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매우 각별하게 보호 활동을 벌인다. 하와이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바다거북 곁에 약 3m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법까지 만들었다. ‘대항해 시대’에 멸종에 이르도록 잡아먹었던 죄를 씻으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등고래는 등이 울퉁불퉁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생태는 남극 등 극지방의 어장에서 크릴새우 등을 잔뜩 먹은 뒤 지구 반 바퀴를 헤엄쳐 하와이 등 따뜻한 바다에서 새끼를 키운다. 사실 따뜻한 열대 바다엔 혹등고래가 좋아하는 크릴새우 등 먹잇감이 전혀 없다. 따뜻한 바다는 그저 새끼를 위한 보육원일 뿐이다. 마카푸우 일대의 물빛은 제주 바다와 비슷하다. 지구 끝에 온 것 같은 아름다운 빛이다. 같은 화산섬이니 당연하다. 다만 제주 바다와 달리 오아후는 파도가 거세 수영보다는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열대섬 하면 연상되는 반얀트리 나무는 오아후에 세 그루 있다. 카메하메하 동상 옆, 와이키키 해변 인근, 그리고 바다거북 관찰로 유명한 노스 쇼어의 터틀베이다. 이 중 터틀베이 인근의 반얀트리가 가장 크다. 카이마나 비치는 와이키키 동쪽 끝에 있는 한적한 해변이다. 운이 아주 좋으면 하와이 특산종인 몽크 바다표범과 마주할 수 있다. 워낙 귀한 녀석이라 몽크 바다표범이 등장하면 곧바로 해변을 폐쇄하고 ‘인간’의 출입을 통제한다. 카카아코는 거리 벽화 덕에 힙스터의 성지가 된 곳이다. 9개 블록의 거리에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호놀룰루 시가지에서 바닷가 쪽에 있다. 하와이를 찾는 신혼부부를 위해 현지의 전설 하나 소개한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꽃 중 하나는 나우파카다. 만개해도 쥘부채처럼 절반만 핀 듯한 형상의 꽃이다. 해변에 핀 건 나우파카 카하카이, 산에 핀 건 나우파카 쿠아히위다. 두 꽃은 각각 나우파카 공주와, 그의 약혼자이자 어부인 카우이의 화신이다. 카우이의 사랑을 갈망했던 ‘불의 여신’ 펠레가 둘을 질투해 각각 산과 해변에서 자라게 갈라놨다고 한다. 하와이의 연인들은 종종 완전한 사랑을 꿈꾸며 각자의 팔뚝에 두 꽃을 문신으로 나눠 새긴다. 두 꽃을 표현한 거리 벽화, 액세서리도 흔히 볼 수 있다. ■ 여행 수첩 -하와이 모든 지역의 출입 절차가 예전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워졌다. 입장료도 비싼 편이다. 특히 마우이섬의 할레아칼라는 돈이 있어도 못 들어갈 수 있다. 하루 입장객과 차량 수를 제한한다. 할레아칼라로 가는 도로(Hy. 378)는 일출 예약제로 운영된다. 24시간 연중무휴이지만 매일 오전 3시부터 7시까지는 예약자 외에 공원 출입이 제한된다. 일출 관람객이 많을 경우 추첨을 하기도 한다. 누리집(www.recreation.gov)에서 2개월 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 수수료 1달러, 입장료는 자동차 한 대당 30달러다. 패스는 3일 연속 유효하다. 방문 48시간 전 오전 7시에 추가 티켓을 판매하긴 하나, 하와이 가기 전에 예약해 두길 권한다. 할레아칼라 일대에서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음식과 음료를 충분히 챙겨야 한다. 음식점은 물론 편의점도 없다. -할레아칼라의 아름다운 색이 담긴 사진은 한낮에 촬영해야 한다. 일출, 일몰 전후엔 분화구가 그늘에 가려 암석의 색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를 권한다. -마우이는 12~4월 혹등고래가 몰려드는 세계적 명소다. 1~3월이 절정으로 알려졌다. 마우이와 몰로카이, 라나이섬 사이의 아우 해협이 유명하다. 호오키파 비치 공원에선 바다거북을 볼 가능성이 높다. 오아후에선 마카푸 전망대가 고래 관찰 명소, 바다거북이 자주 출몰하는 곳은 노스 쇼어 일대다. -진주만 기념관에선 속이 보이지 않는 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소지품 보관함에 맡겨야 한다. 핵심 시설인 애리조나 기념관, 미주리호, 태평양 항공 박물관, 보우핀 잠수함 등은 오가는 셔틀과 보트 등의 예약이 필수다.
  • [데스크 시각] 가벼운 전쟁

    [데스크 시각] 가벼운 전쟁

    쿠웨이트에 파병돼 있던 미국 여군 니콜 아모르는 이번 작전을 마지막으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엄마로서 어린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대이란 전쟁의 첫 미군 희생자 6명 가운데 한 명인 그는 차가운 시신이 돼 고국으로 돌아왔다. 어느 외신 홈페이지에는 아모르를 비롯해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희생된 미군들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렸다. 전역하면 무술 도장을 여는 게 꿈이었던 아버지, 고등학생 아들과 아홉살 딸을 둔 어머니, 창창한 미래를 기다리던 스무살 청년. 이들은 군인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었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7일이었다.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있었던 대이란 전쟁 전사자 6명에 대한 영결식 현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에 큼지막하게 ‘USA’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흰색 야구 모자를 쓴 채 영결식 일정을 소화했다. 그가 대이란 전쟁을 전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힌 영상 연설에서도 썼던 바로 그 모자였다. 장례식장에서는 조금만 밝은 옷을 입어도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은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물며 전사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춰야 하는 자리에 야구 모자를 쓰고 나온 대통령이라니. 정치권에서는 “당장 그 모자를 벗으라”는 비판이, 외신 독자들 사이에서는 “전사자 유족에게 기념품 모자를 팔려고 하는 것이냐”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실제 이 모자는 트럼프 관련 온라인 매장에서 5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한 자릿수 미군의 희생을 이미 1000명 이상이 사망한 이란과 비교할 수는 없겠다. 열흘 넘게 이어지는 이번 전쟁에서 가슴 한 켠을 가장 무겁게 했던 장면은 사진으로 올라온 숨진 이란 소녀들의 무덤이었다. 대이란 공습 첫날이었던 지난달 28일 170여명의 초등학생 소녀들이 수업 중 학교에 오폭으로 떨어진 폭탄으로 인해 모두 숨졌다. 현지에서 올린 소녀들의 무덤 사진을 보며 수년 전 가족이 있는 납골당을 찾았다가 어린 딸의 영전 앞에서 ‘반쯤 실성한’ 채로 동화책을 읽어 주던 한 여성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이란에는 그런 어머니가 얼마나 많이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이 설계했다는 이 전쟁의 실체는 대체 무엇일까. 이런 전쟁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아니 ‘전쟁부’ 장관은 화려한 수사로 브리핑한다. 한국시간으로 밤 9~10시쯤 열리는 전직 폭스뉴스 앵커 출신 장관의 ‘전쟁 브리핑’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한편의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것 같다. 최근 백악관은 영화 예고편 같은 전쟁 홍보 영상으로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영화 ‘아이언맨’의 한 장면을 시작으로 ‘브레이브 하트’, ‘탑건’, ‘슈퍼맨’, ‘트랜스포머’, ‘데드풀’ 등 할리우드 영화를 짜깁기한 영상의 제목은 ‘미국식 정의’(JUSTICE THE AMERICAN WAY)였다. 해당 영상에도 헤그세스가 ‘깜짝’ 등장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전쟁을 정말 할리우드 영화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못다 핀 꽃 한 송이같이 세상을 떠난 이란의 소녀들도, 전장에서 가정으로 돌아가겠다는 소박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주검이 된 미군도 모두 이 전쟁이 낳은 비극이다. 독재를 종식하고 핵 위협을 없애겠다는 등 전쟁의 어떤 명분도 이들의 희생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소식들이 저 멀리 중동에서 매일 들려 오는데, 대통령은 전사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야구 모자를 쓰고 나오고 국방부 장관은 허세 가득한 호전적 목소리로 전쟁을 브리핑한다. 트럼프의 전쟁은 너무나 가볍다. 그 가벼운 전쟁이 어서 빨리 끝나기만을 오늘 하루도 바라 본다. 안석 국제부장
  • 생선으로 만든 콘돔?…중국 여성들의 ‘고약한’ 피임 방법 모아보니 [핫이슈]

    생선으로 만든 콘돔?…중국 여성들의 ‘고약한’ 피임 방법 모아보니 [핫이슈]

    수백~수천 년 전 중국 여성들의 다양한 피임 방법이 소개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피임법 중 하나는 ‘구룽’ 섭취다. 고대 중국 문헌에 등장하는 약초인 구룽의 잎은 난초처럼 생겼고 뿌리는 도라지와 비슷하다고 묘사돼 있다. 매우 쓴맛이 특징인데, 고대 기록에서 이 식물은 ‘꽃은 피지만 열매는 맺지 않는 식물’이라는 이유로 구룽을 먹으면 임신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 피임 효과가 현대 과학에서 확인된 적은 없다. 물리적 피임법은 전국시대(기원전 475~221년)에 등장했다. 중국 후베이성 중부에 있는 한 무덤의 발굴 조사 당시 말린 생선의 부레로 만든 원통형 물체가 발견됐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고대 피임 기구(콘돔)로 여겨진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중국 여성들은 생선의 부레를 깨끗하게 씻어 말린 뒤 원시적인 형태의 피임 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도구는 매우 불쾌한 냄새와 함께 사용이 불편하고 위생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한나라(기원전 202년~서기 220년) 시대에는 사향과 사슴뿔을 섞어 만든 환이 피임을 도와준다는 믿음이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 약은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매혹적인 향이 나게 했지만, 동시에 불임을 유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통 중국 의학에서는 사향이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동시에 장기 사용하면 자궁 내막에 손상을 일으켜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사슴뿔의 경우 과도하게 섭취하면 호르몬 불균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당나라 시대가 된 이후에는 실크로드를 통해 서방 문명과 활발히 교류하며 다양한 피임법이 중국에 소개됐다. 그중 하나는 사향(사향노루의 향낭에서 얻는 향료·약재) 및 향신료이자 약재인 사프란을 섞어 만든 피임약이다. 중국 전통 의학에서 사프란은 월경을 촉진하고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여겼으나, 피임 또는 낙태 목적으로 사용된 경우도 많았다. 사향과 사프란 등을 섞어 가루나 환 형태로 만든 피임약은 매우 비싸고 귀해서 구하기 어려웠다. 올챙이부터 수은까지…위험천만한 피임법효과가 좋거나 안전한 피임법은 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탓에 보통 여성들은 올챙이를 먹거나 수은을 섭취하는 등 위험한 민간요법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챙이의 경우 오래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민간요법 중 하나로, 이를 먹으면 월경이 멈추고 임신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소량의 수은은 에스트로겐 생성을 방해한다고 믿었으나 모두 매우 위험한 방식이었다. 이와 함께 당나라 황제들의 일부 후궁들은 사향, 거머리, 등에 등을 섞어 약으로 만든 뒤 이를 마시기도 했는데, 이 약은 심한 복통과 함께 영구적인 불임으로 이어졌다는 기록도 있다. 이 밖에도 명나라 때에는 한 여성이 출산 후 회복 시기에 살아있는 강달팽이(민물달팽이) 두 마리를 먹으면 피임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따랐다가 말을 할 수 없는 부작용에 시달렸고 결국 26세에 세상을 떠난 사례가 있다. 청나라 시대에는 목화씨 기름을 남성 피임약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SCMP는 “오늘날 현대 의학의 발전과 성평등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한다”면서 “여성의 만족도를 우선시하는 피임 제품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더 많은 남성들이 피임을 여성만의 부담이 아닌 공동의 책임으로 인식해 정관 수술을 선택한다”고 전했다.
  • 신한금융, 저출산 100억원… 중기 육아휴직에 대체 인력

    신한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중소기업 육아휴직 대체인력 지원 사업이 기업 상생 협력 사례로 소개됐다.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협력의 씨앗, 모두의 성장으로 꽃 피우다’ 간담회에서 신한금융은 저출산 대응과 중소기업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대체인력 지원 사업을 상생 협력 사례로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2024년 8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출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출연했다. 이 기금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 시 발생하는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체인력 채용 지원에 활용된다. 50인 미만 중소기업이 육아휴직 대체인력을 채용해 고용노동부 지원금을 신청하면 신한금융이 채용 후 3개월과 6개월 시점에 각각 100만원씩, 최대 2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구조다. 지원금 지급은  현재까지 약 2700여개 중소기업에 총 36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집계됐다.
  • 이 풍경의 길 끝에 뭐가 있을까

    이 풍경의 길 끝에 뭐가 있을까

    지중해성 기후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색감의 꽃들과 이글대는 형상으로 하늘로 뻗은 사이프러스. 그 사이로 난 길의 끝은 하늘에 닿는다. 흐드러지고 흔들리는 꽃과 나무는 길과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지우며 어우러진다. 가수 겸 화가 권지안(솔비·42)이 서울 강남구 갤러리 위 청담에서 풍경을 담은 30여점의 작품으로 개인전 ‘허밍 로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작 가운데 다수의 작품에서 길이 등장한다. 그는 이 길이 특정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경로라기보다 삶의 시간이 축적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권지안은 10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단순히 풍경을 재연하는 게 아니라 풍경과 함께 있는 순간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어느새 마흔을 넘었고 그림을 그린 지도 15년이 됐는데, 여전히 막연하다. 길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자 앞으로 펼쳐 나갈 길에 대한 다짐”이라고 소개했다. ●붓 대신 손으로 그리는 그림 추구 앞서 그는 ‘사과는 그릴 줄 아느냐’라는 비아냥에서 시작된 ‘애플’ 시리즈와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 놓인 ‘허밍 레터’ 시리즈 등을 2012년부터 꾸준히 선보여 왔다. 붓 대신 손가락을 사용하며 물감을 직접 얹고 밀어내는 신체적 행위를 중시하는 게 권지안 작품의 특징이다. 그는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며 지난해 빈센트 반 고흐의 숨결이 살아있는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로 향했다. 그 영향인지 작품의 색감이 기존에 비해 훨씬 밝아졌다. 고흐의 작품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사이프러스도 작품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사이프러스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나무이자 죽음과 애도를 상징하는 나무다. 작가에게는 사이프러스가 또 다른 길인 셈이다. ●글자로 옮긴 ‘허밍’ 소리는 또 다른 언어 길과 맞닿는 부분에 적힌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씨들은 작가가 꾸준히 작품에 담아온 ‘허밍’이다. 흥얼거리던 소리는 작품 속에서 흘린 글씨 모습으로 남았다. 권지안은 “나의 허밍은 떠나보낸 아버지를 향한 마음에서 시작됐다”며 “내게 허밍은 기억과 감정을 잇는 통로가 됐고 점차 다양한 세계로 연결하는 하나의 언어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혼란함이 마음을 지배할 때 그는 자연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제안한다. “우리는 때론 길 위에서 멈칫하며 방향을 잃기도 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길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그때 자연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허밍에 다시 걸어갈 동력을 얻길 바랍니다.”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
  • [천태만컷] 봄의 계단, 피어나는 선율

    [천태만컷] 봄의 계단, 피어나는 선율

    층층이 쌓인 선반 위에 화사한 꽃의 화분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오선지 위에 그려진 화려한 봄의 음표처럼 보입니다. 생동감 넘치는 색과 모양이 어우러져 봄의 리듬을 만들어 냅니다.
  • 백서향 향기 가득한 제주 저지곶자왈

    백서향 향기 가득한 제주 저지곶자왈

    제주시 한경면 저지곶자왈에서 열린 ‘2026 제4회 저지 백서향 향기축제’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8일 제주백서향이 가득한 숲길을 돌아보고 있다. 제주도에서만 자생하는 제주백서향은 매화나 산수유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꽃으로, 이름처럼 향이 좋고 멀리 간다고 해 ‘천리향’으로도 불린다. 제주 연합뉴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아버지를 업고(채길우 지음, 난다) “열 살 무렵 개나리/ 그늘 아래 나란히// 사십대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보면// 중년이 된 지금의 나는/ 사진 속 어린 나보다/ 그 시절 아버지를 더 닮았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지만// 아버지는 지금 저/ 꽃 안에서 웃고 있다.// 옆에서 덜 핀/ 나도 그렇다.” 중년이 된 아들과 딸이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와 찍은 사진을 보며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당신을 닮았다’고. 이런 상념을 담은 ‘부활’을 비롯해 49편 시가 수록된 채길우 시인의 신작 시집이 난다시편 7번으로 출간됐다. 시인은 “세수를 마친 거울”, “느리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의 낡은 그림자”, “조그만 아이의 하품”처럼 모든 곳에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를 썼다. 시인과 아버지의 추억으로 채운 시이지만 보편적 감성으로 공감이 인다. 124쪽, 1만 3000원. 죔레는 거기에(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김보국 옮김, 은행나무) “이 책은 상상의 산물이며 그것 자체로도 현실의 일부로서 이번에도 현실로부터 양분을 얻고 있지만, 간접적으로 양분을 얻은 그 현실과 이 작품은 여기에서 읽히는 예술적 형식 안에서 이제부터는 더 이상 아무런 관련도 없다. 유감스럽게도.” 지난해 노벨문학상 주인공이 된 헝가리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장편소설. 어느 이름 없는 마을 작은 집에서 죔레라는 이름을 가진 개와 함께 사는 90대 카다 요제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왕정복고, 네오나치 등의 현상을 그리며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책은 한 장이 쉼표로만 연결된 한 개의 문장(또는 두 문장)일 정도로 호흡이 긴, 독특한 형식이다. “크러스너호르커이 작품의 정점”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블랙코미디 속에 불안감을 퍼뜨리는 작가의 소설 세계가 제대로 구현돼 있다. 392쪽, 1만 8000원. 고양이가 커진 날(김효정 글·그림, 사계절) “시간이 유난히 더디게 흐른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멀게 느껴진 날//…// 고양이가 커진 날// 사실은 내가 작아진 날” 몸과 마음이 지친 어느 날, 집에 왔더니 키우던 고양이가 커져 있다. 고양이가 구워준 소소한 빵 한 조각이 알맞은 온도로 부풀어 오른 덕분에 마음이 빵빵해졌다. “괜스레 움츠러드는 날, 슬며시 손잡아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짧은 그림책 속 따뜻한 그림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44쪽, 1만 5000원.
  •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작은 고분 ‘마총’ 찾아가는 길아득한 사랑의 시작이 떠올라오아르미술관 창문 너머 고분금관총 지나 봉황대까지 산책3월 대릉원의 밤은 목련 명소불같은 사랑의 계절 지나간 듯황남리고분군에선 평온하게어느 커다란 무덤 앞에서 당신이 내 손바닥을 펴더니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손바닥을 접어주었다. 나는 무엇이 적힌 줄도 모르면서 고개를 한참 끄덕였다. -‘그해 경주’(박준)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건 사랑의 고백이었을까. 봄밤의 서정이었을까. 아니면 말로 할 수 없어 그려 나간 암호 같은 기호였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손끝을 세워 점 하나를 찍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사는 이 도시에서, 커다란 무덤은 유구한 약속의 증표였으며 그 또한 하나의 점을 찍는 데서 출발했을 터이므로. ●사랑이 꽃피는 무덤가에서 제133호 고분 마총(馬塚)은 제일 작은 무덤이다. 경북 경주시에 가기 전, 지도 앱을 펼치고 손가락 끝으로 위치를 옮겨 다녔다. 노서동에서 노동동으로 황리단길을 건너 대릉원으로 가장 작은 고분을 찾으려 이름 없는 작은 원들을 살폈다. 점 하나라도 남기고 싶은 절박한 심정은 왜 꼭꼭 숨겨둔 사랑의 고백을 닮아 보이던지. 알고는 있다. 고분의 크기가 곧 권위다. 작은 무덤은 말석일 확률이 높다. 지도의 축척조차 표현하지 못한 너비가 있을 것이고, 그 터만 남아 한없이 초라해지기도 했을 것이다. 또 어떤 무덤은 이름조차 얻지 못한다. 고분에는 능(陵)이 있고, 총(塚)이 있고, 분(墳)이 있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다. 미추왕릉은 삼국유사에 그의 무덤이라 기록된 바다. 총은 유물이 있어 왕릉으로 추정하나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이다. 금관이 나와서 금관총이고 천마도가 나와서 천마총이라 부른다. 가치는 있으나 유물도 없고 주인도 모르는 큰 무덤은 분이다. 분의 근원을 알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오면 총이 되고 능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러니 실은 어느 것이 크고 어느 것이 작은 무덤인지 알 수 없다. 오늘은 그저 눈에 띈 가장 작은 것을 찾아 헤맬 따름이다. 왠지 그것이 ‘그해 경주’를 닮은 사랑의 깃대가 되어 줄 듯해서. 마총에 가려고 경주역에서 내려 버스를 탔다. 앞자리에는 젊은 연인이 앉았다. 버스는 황리단길까지 20분이 걸렸다. 그 짧은 동안에도 그들은 사소하게 다투고 서둘러 화해했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남자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사랑해.” 나는 왜 이토록 일상적인 사랑의 뒷자리에 앉아 있는가. 설레고 흔들리는 마음, 아무것도 모르면서 고개만 끄덕이게 하는 불안한 흔적들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난해 가을, 우연한 기회로 경주에서 박준 시인의 강연을 들었다. 그는 시를 느리고 모호하게 표현하는 문학이라 정의했다. 뜨거운 감정은 말로 전하기 힘들어, 뜨거운 채로 건네지면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에둘러 건네는 복잡한 마음은 부풀어 시가 된다. 그날 시인이 읽어준 시가 ‘그해 경주’였다. 시인의 육성을 들으며 문득 이 시가 생각나면 다시 경주를 찾아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내게도 아득한 어느 날 당신이 손끝을 세워 써준 몇 개의 글자가 있을 테고, 접었던 손바닥을 스스로 펴보면 암호 같던 그 말들을 뒤늦게나마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작은 고분과 명소가 된 미술관 마총은 노서리고분군 가장자리에 간신히 걸쳐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지름 11~14m, 높이 3.4m인 이 작은 무덤은 ‘고분’이란 말조차 버거워 보인다. 처음 연 지도에는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작은 원이었다. 다른 지도에는 방문자 리뷰가 4건 있었는데 대체로 노서리고분군을 대신한 표시였다. 그나마 이름이 있고 안내판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말뼈와 마구가 발견되어 붙은 마총은 얼마나 무심한 명명인가. 고분의 위용은 외려 이름 없는 134호 고분이 두드러진다. 남과 북의 두 기가 겹친 규모로 마총을 압도한다. 마총 곁에는 지난해 4월 1일 오아르미술관이 개관했다. 작은 고분 곁에 일어난 거짓말 같은 일. 오아르는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을 뜻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했다. 건축가의 명성 덕분인지 단숨에 경주의 명소로 떠올랐다. 고분과 접한 미술관 동쪽은 2층 전체가 거대한 창이다. 고분군의 풍경을 잔뜩 품어 안는다. 그래서 미술관을 소개하는 글에는 어김없이 ‘고분을 품은 미술관’ ‘왕릉 뷰’라는 수사가 따른다. 그때 고분과 왕릉에는 금관총과 봉황대 등 커다란 고분이 오르내린다. 마총은 미술관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슬며시 이름을 감춘다. 작은 봉분을 마주하려 미술관을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을 여는 건 고작 작은 열쇠 하나다. 미술관 1층은 카페와 전시장이 공존한다. 카페만 이용할 수도 있는데 다정한 시간을 원하는 연인들은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1층에서 바라보는 건 어김없이 마총이다. 거대 고분군을 배경으로 소담하게 솟은 마총은 아래쪽 석재가 높이의 절반을 차지한다. 기단처럼 보이지만 봉분 안의 널길이나 돌방의 일부일 것이다. 본래의 크기는 인근에 있는 쌍상총(지름 17m, 높이 5m) 정도로 추정한다. 그러니 카페에서 보이는 마총의 서남쪽은 훼손된 형체, 시간이 지나 부서지고 무뎌진 자취다. 그 자리에서 ‘그해 경주’는 마총으로 인해 달리 읽힌다.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말들은 어쩌면 접어 쥔 손안에서 모래시계처럼 흘러내려 이별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해 경주’가 실린 산문집의 제목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난다)이다. 사랑이 지나간 후의 노래 같아서 책 속에는 ‘그해’로 남은 시가 유독 많다. ‘그해 인천’과 ‘그해 경주’가 첫 장을 열고 여수, 협재, 묵호, 행신, 삼척을 지나 ‘그해 연화리’라는 글로 닫힌다. 그해 경주에서, 시 속의 당신과 내가 나란히 앉아 바라보던 무덤은 혹여 마총 같은 자그마한 고분은 아니었을까. 다만 사랑했으므로 우리의 맹세는 그 무덤을 커다랗다고 믿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경주의 시간을 걷는 길 오아르미술관 2층에는 134호 고분의 정상부가 눈을 맞춘다. 마총은 보이지 않는다. 134호 고분은 하부가 절반쯤 사라진 높이로 주변의 고분과 부유한다. 창가로 한 걸음 다가가자 비로소 마총이 보인다. 한층 낮아진 고분 곁으로 손을 마주 쥔 연인들이 지난다. 그들에게는 이 모든 고분이 사랑의 배경이 될까. 마침 전시의 제목은 ‘잠시 더 행복하다’(2026년 3월 16일까지)다. 박서보, 야요이 쿠사마, 줄리안 오피 등의 작품을 본다. 시간을 겹겹으로 쌓아 그리는 박서보, 이우환과, 김문호 관장이 천진함에 반했다는 아야코 록카쿠가 세대를 넘나든다. 작품은 없지만 옥상은 잠시 더 행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다. 계단식 전망대가 고분 위에 앉아 경주를 내려다보는 듯한 시점을 제공하는데, 봉분들은 파도처럼 넘실대고 능선 끝에서 기어이 경주 남산까지 가닿는다. 교촌마을의 한옥 또한 옹기종기하다. 천년 경주의 스펙트럼이 그 한 장면 안에 있다. 다시 부풀고 설레는 마음. 이런 황홀한 풍경을 같이 바라볼 때, 연인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처음으로 손을 잡을지 모르겠다. 미술관을 나와서는 금관총을 지나 봉황대를 돌아본다. 그러고는 대릉원으로 옮겨간다. 오로지 고분만을 따라 걷는 산책이다. 지도 위에 무뚝뚝한 직선을 그으면 500~600m 남짓이지만 발끝을 세워 걸으니 누그러져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이때만은 옛 무덤의 문을 두드리듯 능이나 총이라 이름 붙여진 고분의 사연을 물어도 좋겠다. 금관총은 봉분이 없다. 대신 돔을 덮어 유적 전시관으로 거듭났다. 신라의 고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그 대답이 금관총 안에 고스란하다. 지난해 APEC 2025 정상회의 기간,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 여섯 점을 한데 전시해 주목받았다. 금관총은 처음 신라의 금관을 발견한 고분이다. 주막 주인이 언 땅을 파헤친 게 계기다. 2013년에는 ‘이사지왕’(爾斯智王)이란 이름을 새긴 고리자루큰칼이 출토되며 한 번 더 세상을 놀라게 했다. 봉황대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마총과 반대로 경주에서 가장 큰 고분이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조선시대 문인들은 구릉인 줄 알고 올라 경주를 조망하는 시를 읊었다. 고목 아홉 그루가 사슴 뿔처럼 무덤을 장식한다. 보는 방향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연인들은 자꾸만 무덤 주위를 맴돈다. ●봄밤 그리고 목련 대릉원은 봄밤의 다정한 산책에 적합하다. 노서리와 노동리고분군이 집들과 경계 없이 한데 어울린다면 미추왕릉, 천마총, 황남대총은 담장을 둘러 한층 은밀하다. 어둠에 묻힌 능은 서로의 능선이 엇갈리며 길을 만들고, 그 사이로 다정한 걸음을 낼 때 봄밤의 상큼한 기운을 물씬 풍긴다. 그 또한 밤의 무덤일 텐데 두렵지 않은 건 왜일까. 고분과 고분, 대나무숲과 연못 사이를 거닐 때는 도심마저 잊힌다. 손끝에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연인들은 3월 중순이 나을 수도 있겠다. 대릉원 황남대총 동쪽은 목련 한 그루가 유명하다. 박준 시인의 ‘그해 경주’를 사진으로 그려내면 이런 장면이 아닐까. 두 봉분 사이로 하얗게 핀 목련은 고분 위에 쓰인 연서인 듯 하다. 목련 앞에는 사진으로 추억하려는 이들이 늘 길게 늘어선다. 고분의 목련은 경주오릉도 뒤지지 않는다. 오릉은 ‘능’이니 그 이름의 주인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삼국사기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왕비 알영부인 그리고 후대 네 임금의 무덤이라 기록한다. 경주오릉 숭덕전 담장에는 여러 그루의 목련이 전각보다 높게 자란다. 잎도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운 나무는 사랑에 비유하면 풋풋하여 풋사랑이다. 그래서 어느 날 후드득 꽃잎을 떨구는 것이려나. 대릉원과 오릉 사이에는 황남리고분군이 있다. 고분 사이에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눈길을 끈다. 남쪽에는 테라로사 경주점이 있는데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그 전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먼 데서 보는 황남리고분군은 지척의 노서동이나 품 안의 대릉원과는 또 다른 감흥을 안긴다. 불같은 사랑이 지나가고 평온한 시절의 연인을 보는 듯 하다.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는 대신 발끝을 세워 나란하게 지나온 궤적들, 오므린 손바닥을 가만히 펴서 지난 ‘그해’의 시간들을 들여다본다. 사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셈할 수 없는 발견이었을 뿐, 간절한 것은 또 얼마나 오래 걸려 이곳으로 왔던가.
  • 신안서 새달 국내 최대 ‘새우란대전’ 개최

    신안서 새달 국내 최대 ‘새우란대전’ 개최

    전남 신안군이 국내 최대 규모의 새우난초 전시·경연 행사인 ‘2026 전국새우란대전’을 다음 달 개최한다. 신안새우난초는 1980년대 흑산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09년 자생지가 공식 확인된 희귀종이다. 꽃은 연한 보라색이나 홍색을 띠며 4~5월에 핀다. 전국 단위 행사로 올해 네 번째 맞는 이번 대전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신안새우난초를 포함한 다양한 새우난초 품종의 우수성을 알리고 자생란 문화의 대중화와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군은 전국의 새우난초 재배 농가, 애호가, 단체를 대상으로 출품 참가자를 모집한다. 행사는 다음 달 17일부터 19일까지 신안군 황해교류박물관 일원(1004섬 분재정원)에서 열린다. 전국에서 출품된 250여 점의 작품과 전시용 300여 점이 함께 공개되며 개막식·시상식, 새우난초 전시·판매 장터, 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출품은 새우난초를 보유한 개인·단체 누구나 가능하다. 출품작은 무기명 번호제로 접수돼 공정한 심사를 거친다. 군은 대상, 최우수상, 명품상, 1004섬신안상 등 다양한 상을 시상한다. 특히 올해는 일반부 외에 국민 참여형 전시를 강화해 일반 관람객과의 소통 기회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전국 새우난초대전은 애호가와 재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품종의 아름다움과 재배 노하우를 나누는 소중한 장”이라며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대한민국 자생란의 가치와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