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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수령 600년 오죽헌 율곡매, 고사 위기 속 ‘활짝’

    [포토] 수령 600년 오죽헌 율곡매, 고사 위기 속 ‘활짝’

    18일 천연기념물 제484호인 강원 강릉시 오죽헌 율곡매가 고사 위기 속에 꽃을 활짝 피우며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 여의도 봄꽃 축제,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열린다

    여의도 봄꽃 축제,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열린다

    서울 영등포구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여의서로(서강대교 남단 ~ 여의2교 입구, 1.7㎞) 및 여의서로 하부 한강공원 국회 축구장에서 봄의 대표 축제인 ‘여의도 봄꽃축제’를 전면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제18회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봄꽃 소풍(Picnic under the Cherry Blossom)을 주제로, 행사장 전체를 캠크닉(캠핑+피크닉) 컨셉의 피크닉 존으로 꾸며 도심 속에서 여유롭게 봄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영등포 지역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영등포 아트큐브’를 처음 선보인다. 아트큐브에서는 100만 원 이하의 소규모 작품들을 소개하고 판매를 연계한다. 현대미술의 블루칩으로 불리는 김우진 작가의 조각품 ‘개(Dog)’를 중심으로 문래동 및 지역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서울시 최초로 시각 장애인들에게 축제 해설을 제공하는 ‘마음으로 걷는 봄꽃 산책’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영상 해설사가 동행해 청각과 촉각으로 함께 봄을 느끼며, 한강 요트 체험을 더해 색다른 경험을 선물한다. 오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1일 1회 운영하며, 올해 시범 운영한 뒤 보완을 거쳐 내년 정규 프로그램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1800여 그루의 벚꽃나무가 장관을 이룰 이번 축제에는 다채로운 볼거리들과 먹거리, 즐길 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축제의 첫날 500여명의 주민들과 함께하는 ‘꽃길 걷기’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매일 오후 다채로운 음악 공연이 펼쳐지는 ‘봄꽃 스테이지’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된 ‘푸드 피크닉존’ ▲벚꽃길에 생동감을 더해주는 ‘거리 공연’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쉼터’ ▲서울 마리나 리조트와 함께하는 ‘요트 투어’ ▲벚꽃과 함께 사진찍기 좋은 ‘포토존’ 등이 마련돼 있다. 아울러 구는 여의도 봄꽃축제를 찾는 방문객들을 위해 음식점, 호텔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영등포 봄꽃 세일 페스타’를 운영한다. 오는 25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하며, 자세한 할인 내용과 사용 장소는 ‘영등포 세일 페스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구는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오는 28일 정오부터 4월 4일 오후 10시까지 국회 뒤편 여의서로(1.7㎞), 서강대교 남단 공영주차장 ~ 여의 하류IC 구간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할 계획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올해는 봄꽃 소풍을 주제로 바쁜 생활 속 여유롭게 봄을 줄기실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들과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며 “봄꽃 축제에서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따뜻한 바람을 느끼며 완연한 봄을 즐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수천 개 불꽃 꽃가루처럼 흩날려…함안 낙화놀이 관심 집중

    수천 개 불꽃 꽃가루처럼 흩날려…함안 낙화놀이 관심 집중

    수천 개 불꽃이 비처럼 쏟아져 연못을 붉게 물들이는 전통 불꽃놀이. 이른바 ‘K-불꽃놀이’로 알려진 경남 함안 낙화놀이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함안군은 지난 13일 오전 10시 네이버 예약시스템에서 진행한 ‘제31회 함안 낙화놀이 공개행사’ 1차 예약분(6000명)이 37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올해 낙화놀이를 예약제로 진행하려는 것은 지난해 관람객이 대거 몰리면서 일대 교통 마비와 통신 장애 등 큰 혼잡을 빚었기 때문이다. 관람환경 개선을 꾀한 군은 예약제를 도입했고, 높은 관심을 입증하며 차질 없이 1차 예약을 진행했다. 올해 제31회 함안 낙화놀이는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 일원에서 5월 14~15일 열린다. 시간은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다. 오후 4시부터 낙화봉 달기에 들어가고, 오후 7시쯤 낙화봉 점화를 시작한다. 보통 점화 후 1시간 후 낙화놀이는 절정이 다다른다. 행사 참여 가능 인원은 이틀간 총 1만 6000명, 하루 8000명으로 제한한다. 네이버 예약시스템으로 1만 2000명을 접수하고, 함안군민은 4월 1일~12일 주소지 읍면사무소에서 방문예약으로 총 4000명 신청을 받는다. 군은 5월 초 예약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손목 띠를 발송한다. 행사장에는 손목 띠를 착용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 행사 기간 군은 무진정 일대 차량 통행을 통제할 예정이다. 임시 주자창을 마련해 셔틀버스를 운행, 사전 예약 관람객을 무진정까지 실어 나를 계획이다.군은 관람환경 개선과 관련한 다른 사업도 잇고 있다. 무진정 주변 안전로프 설치, 관람석 일부 확장, 음향 장비 개선 등이다. 도비 지원을 받아 문화유산 관광자업 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개선 사업은 다음 달 초 완공이 목표다. 이와 함께 군은 무진정 방문객 편의를 높이고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물탱크 증설 등 화장실 보수도 마쳤다. 함안군 관계자는 “함안 낙화놀이 행사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지난해 함안 낙화놀이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자 편의시설 정비 등 안전한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경남도 무형문화재 지정된 전통 불꽃놀이낙화봉 제작 과정 2012년 특허 등록되기도함안 낙화놀이 보존회 통해 명맥 이어가 함안 낙화놀이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33호로 지정된 전통 불꽃놀이다. 흩날리는 불꽃 모습이 떨어지는 꽃처럼 보인다고 하여 낙화놀이로 불린다. 올해 이틀 동안 이어지는 낙화놀이에 쓰일 낙화봉은 총 6000개다. 낙화봉은 한지 위에 참나무 숯가루와 심지인 광목을 올리고 한지를 돌돌 말아 하나의 막대를 만든 뒤, 막대 2개를 꽈배기처럼 꼬아 완성한다. 낙화놀이를 앞두고 약 3개월 동안 모든 작업을 손으로 직접 하는 까닭에 제작 과정은 2012년 특허로 등록되기도 했다. 낙화놀이 당일, 연못 위에 걸린 줄에 하루 3000개 낙화봉을 매단다. 이후 하얀 저고리와 바지를 입은 이들이 뗏목을 타고 연못 위에서 낙화봉 하나하나를 횃불로 점화한다. 함안 낙화놀이는 조선 선조 재위 당시 함안군수로 부임한 정구 선생 때 액운을 없애고 군민 안녕과 한해 풍년을 기원하고자 시작됐다. 조선 고종 때 함안군수를 지낸 오횡목이 쓴 함안 총쇄록에는 ‘함안읍성 전체에 낙화놀이가 열렸으며 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성루에 올랐다’고 기록돼 있다. 낙화놀이는 일제강점기 때 민족 말살 정책으로 중단됐다가 1960년 함안 괴항마을 농민들의 복원으로 잠깐 부활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함안면과 마을주민들이 ‘함안 낙화놀이 보존회’를 설립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일한 기능 보유자 김현규 선생과 기능이수자 4명이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낙화놀이 2차 예약은 4월 10일 오전 10시 진행한다. 행사 관련 문의는 함안군 문화유산담당관 문화유산담당(전화 055-580-2551)에게 하면 된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나의 길을 간다

    [나태주의 풀꽃 편지] 나의 길을 간다

    급히 볼일이 있어 풀꽃문학관에 나가 있던 날의 일이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한 지인이 문학관에 찾아왔다. 시간 약속도 없이 불쑥 여러 명이 함께 찾아온 것이다. 보통 때, 일이 없을 때 같으면 느긋하게 시간을 갖고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불러 주고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것이 풀꽃문학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소임이라고 믿는 까닭이다. 그러나 그날은 사정이 그렇지 않았다. 여러 가지 내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밀린 우편물을 개봉하고 읽어 보는 일, 책을 정리하는 일, 외부에서 보내온 내 시집에 사인하는 일, 꽃밭에 나가 꽃들을 살피는 일 등등. 그래도 나는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분이기에 상당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개 문학관을 찾는 분들은 정신적인 목마름 때문이기에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 사정이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더이상은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그 정도에서 만남을 정리하고 싶었다. 내 사정을 밝히고 이만 만남을 마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방문객들은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좀더 시간을 내달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일 때 나는 잠시 망설이는 마음이 된다. 이렇게 내가 시간을 너무 많이 쓰면 안 되는데, 오늘 하기로 한 일을 무작정 미루면 정말 곤란한데, 그런 난감한 생각 말이다. 이럴 때 이야기해 주는 말이 ‘당신들도 당신들의 길을 가십시오’란 말이다. 야속하게 들릴지 모른다. 좀더 이야기해 달라는데 무얼 그리 인색하게 구느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인생의 속성을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다. 우리네 인생은 시간과 시간의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인생의 자산이다. 누구도 빌려줄 수 없고 빌려 쓸 수도 없는 특별한 자산이 시간인 것이다. 시간을 얼마나 좋은 곳에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도록 되어 있다. 나같이 나이가 제법 많은 사람은 더욱 시간이 급하고 귀하다.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대체 불가능 그 자체다. 나에게 시간을 달라면 돈을 달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사람은 자기의 귀중한 시간을 소비하면서 자기의 인생을 산다. 그것도 혼자서 그 시간을 사용하면서 산다. 형식상 여럿이 같은 일을 하는 때에도 실은 혼자서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생이라는 것은 철저히 단독자라는 사실. 이것을 진즉 깨달아 알았어야 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방해하거나 간섭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망가뜨려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다. 절친한 친구 사이에도 그렇고 가족 사이에도 그렇고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도 그렇다. 서로 소통하고 어울리고 조화를 이루며 살 뿐이다. 오늘도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이보다 더 좋은 삶의 명제는 없다. 이보다 분명한 인생의 사명은 없다. 그 자체가 소망의 깃발을 세우는 일이요, 멀리 별을 품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인생에서 별을 품는다는 것. 그것은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귀중한 가치다. 인생에서 별을 가진 사람의 삶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은 무엇이 달라도 다를 것이다. 별을 가진 사람의 삶은 어제의 일에 매몰되지 않고 내일을 향해 발돋움하는 삶이다. 무슨 문제나 잘못이 있다면 그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지 않고 자기 자신, 내부에서 찾을 것이다. “내 탓이요”라고 고백하는 삶이 바로 별을 지닌 사람이 지닌 삶의 자세다. 당신 마음속에 별을 가졌음을 축하한다. 그 별이 당신을 어디로 인도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그 별이 당신을 좋은 곳으로, 밝은 곳으로, 아름다운 곳으로 데려갈 거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것을 믿고 나아가는 당신의 앞날에 부디 내가 믿고 사랑하는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 나태주 시인
  •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신춘음악회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신춘음악회

    봄이다. 해마다 맞는 봄이지만 꽁꽁 언 대지를 뚫고 돋아나는 여린 새순과 피는 꽃은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다. 절기의 순환, 저절로 찾아오는 의미 없는 계절이 아니다. 봄은 생명력의 신비를 일깨우는 시간이며 공간이다. 그러니 그냥 봄이 아니라 새봄이다. 신춘(新春)이다. ‘봄은 기적’이다. 박노해 시인의 시처럼. 계절이 가진 특별한 의미와 분위기라는 시의성(時宜性)은 오랫동안 공연기획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의 탄생이나 서거 등이 시의성을 적극 활용한 기획공연의 예다. 또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에 맞춘 신년음악회, 송년음악회, 제야음악회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기적 같은 새봄이 공연기획의 소재로 활용된 사례가 신춘음악회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를 활용한 신춘음악회는 음악가와 단체들이 의욕적으로 마련하는 기획공연이다. 해마다 3월이면 신춘음악회를 알리는 각종 홍보물이 나붙고,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공연장은 활기가 넘친다. 그런데 1월의 신년음악회는 동장군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와중이어서인지 새로운 기운을 충분히 느끼기가 어렵다. 그렇다 보니 본격적인 신년 공연 프로그램의 출발점은 아무래도 신춘음악회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신춘음악회라는 용어는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정확한 기록을 찾기가 쉽지 않지만, 여러 기록에 따라 일제강점기에 시작됐다는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어쨌거나 일제 식민지 시대의 신춘음악회는 조선인들의 문화적 정체성과 독립의 의지 강화에 중요한 방식으로 활용됐다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억압받던 조선인들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저항과 독립의 의지를 담아내고자 노력했을 것이다. 1923년 2월 2일자 조선일보에 처음으로 신춘음악회 소식이 실렸다. ‘1923년 2월 3일 저녁 7시 30분 종로 기독교청년회(현 YMCA) 대강당에서 경성악대의 서곡, 배화여학교의 합창, 서울악우회의 4중창, 피아노 독주, 단소 연주, 독창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기사였다. 1925년 4월 17일자 동아일보에서는 원산의 독서인클럽이 주최한 신춘동양인음악회에 500여명의 관객이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루었다는 기사가 확인된다. 1925년 3월 16일자 조선일보도 진주에서 개최된 신춘음악회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미 1920년대에는 신춘음악회가 전국적으로 개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춘음악회는 서양 음악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에 선구적인 음악가들에 의해 새로운 서양 음악 장르를 소개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식민지라는 상황에서도 예술을 통해 조선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문화운동이기도 했다. 신춘음악회는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 1950년대부터 큰 인기를 누리게 된다. 신문, 방송사들이 마련한 굵직한 신춘음악회는 신진 음악가들에게 중요한 무대를 제공하는 동시에 최정상 연주자들이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로 활용되면서 성악, 국악, 오케스트라, 실내악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음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100년을 넘게 이어오며 하나의 브랜드가 된 신춘음악회가 해마다 우리 삶에 넘치는 활력과 기쁨의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김동언 경희대 문화예술콘텐츠학과 교수
  • 딸기밭엔 곰팡이꽃, 멜론은 크기도 전에 썩어… “밭 갈아엎을 판”

    딸기밭엔 곰팡이꽃, 멜론은 크기도 전에 썩어… “밭 갈아엎을 판”

    흐리고 잦은 눈비에 일조량 부족생산량 급감·전기요금 등 직격탄수확한 과일도 비품 판정에 한숨개화 9~12일 빨라져 냉해 우려도 “3월이면 딸기가 성수기여서 줄기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니 곰팡이만 잔뜩 꼈습니다. 빚만 늘어가니 눈앞이 캄캄하죠.” 지난 16일 오전 농부 배진영(52)씨의 전남 담양군 고서면 딸기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퀘퀘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초록빛을 띠어야 할 줄기는 생기를 잃은 지 오래였다. 꽃이 피는 기간은 닷새 남짓이지만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수분(受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꽃엔 곰팡이만 잔뜩 피어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지난해 이맘때는 하루에 150박스 정도의 딸기를 출하했지만 요즘엔 10박스도 채 안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두 달째 수입이 전혀 없다. 최근 이상기후 등에 따른 ‘프루트플레이션’(과일+인플레이션)으로 서민들만 힘든 게 아니다. 국내 딸기 주산지인 담양의 딸기 농장 태반이 배씨와 비슷한 사정이다. 배씨는 “일조량이 부족하니 벌들도 활동하지 않아 생육 상태가 좋지 않다. 꽃에 곰팡이가 낀 것을 제거하고 썩은 딸기를 따내는 게 요즘 하루 일과”라면서 “지금은 빨갛게 익은 딸기가 주렁주렁 열려야 하는데 수확할 수 있는 건 5개 중 1개도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모종 값이며 난방비, 인건비까지 안 오른 게 없는데 수확은 제대로 못 하니 빚만 늘어나는 형국”이라면서 “기후가 변해 농사가 잘 안되니 내년 작황도 기약할 수 없다. 농사를 접어야 하나 속만 태우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다른 농가들도 흉년을 넘어 사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전남 나주시 세지면의 멜론 농부 김병오(60)씨는 “올해 수확량은 반토막이 났다. 멜론 농사를 한 지 30년 됐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원인은 흐린 날이 많고 눈비가 자주 내려 지난해보다 일조량이 30% 정도 줄었고 이에 수확한 멜론 크기가 작거나 썩어 상품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름병, 잎마름병 등도 번졌다. 그는 “그나마 수확한 것도 70% 정도가 정상이 아닌 비품 판정을 받았다”며 “요즘은 인건비도 안 나오니 밭을 싹 갈아엎어야 할 상황이라 밭 꼴도 보기 싫다”고 털어놨다. 일조량이 부족하고 기온이 떨어지니 시설하우스 난방을 자주 해 전기요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기요금만 3000만원 넘게 나왔다. 김씨는 “일조량 감소에 따른 농작물 피해의 경우 전례가 별로 없다 보니 농작물 재해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못 받는다”면서 “정부 차원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프루트플레이션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이 이날 ‘생물 계절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한 결과 올해 봄 과일나무의 꽃피는 시기는 평년보다 9~12일 빨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사과꽃(후지)은 경남 거창에서 4월 9~12일, 경북 군위와 전북 장수에서 같은 달 10~13일, 경북 영주와 충북 충주에서 12~16일로 예측돼 평년보다 최대 11일 빨랐다. 개화 시기가 빠르면 꽃샘추위나 냉해에 취약한 꽃이 얼거나 괴사할 가능성이 있어 과일 작황이 부진해진다. 추병길 전북대 작물생명과학과 교수는 “꽃이 빨리 피면 수정 시기가 빨라지게 되고 아침 저온이나 서리 피해에 더 취약해 일반적으로 발육이 부진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봄철 고온에 개화 시기가 빨랐던 지난해 5월 8일 기준 전국 냉해 피해지역은 9628㏊에 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화 시기가 전년 및 평년보다 5~7일 빨랐던 사과는 꽃이 고사하고 측화에 수정이 되는 등 개화 상태가 불량해 저온 피해가 50.4% 늘었다. 개화일이 7일 이상 앞당겨진 배꽃은 저온과 서리 때문에 낙화가 발생해 저온 피해가 69.0% 증가했다. 지난 2월 비가 오는 날이 잦아 평년보다 일조량이 부족했던 점 역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일조 시간의 합은 351.4시간으로 최근 10년래 가장 짧았다. 추 교수는 “일조량 부족으로 광합성량이 부족해지면 영양분을 축적하기 어려워 작황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르포] 일조량 부족 “딸기·메론 농사 망쳤다” 전남농가 한숨

    [르포] 일조량 부족 “딸기·메론 농사 망쳤다” 전남농가 한숨

    전남지역 비닐하우스에서 일조량이 부족해 과일이 잘 자라지 않고 썩거나 곰팡이가 생겨 농가에서는 한 해 농사를 망치고 있다. 여기에 농사용 전기요금과 비료값 같은 생산비마저 올라 농업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장의 실태를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주“3월이면 딸기가 성수기여서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니까 꽃에 곰팡이가 끼면서 수확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요. 눈앞이 캄캄하네요.” 16일 오전 전남 담양군 고서면에서 4년째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배진영(52세) 윤우하(48세)씨 부부는 잿빛으로 변해버린 딸기를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 부부는 5년 전 광주에서 담양으로 귀향해 4년째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 3월이면 한창 딸기를 출하해야 할 때지만 일조량이 부족해 딸기가 기형이 되거나 곰팡이가 슬어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는 하루에 딸기 150박스를 출하해 많은 수익을 올렸지만 요즘엔 10박스도 채 안된다. 예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두 달째 수입이 전혀 없다. 딸기 수확은 줄어들고 있는데 기름값과 전기료가 올라 농장 운영비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배 씨는 “농사를 계속해야 되나 접어야 되나 속만 태우고 있다. 내년 농사도 기약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쾌쾌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초록빛을 띠어야 할 줄기는 생기를 잃은 지 오래였다. 꽃이 피는 기간이 5일에 불과하지만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꽃에 곰팡이까지 생겨 꽃을 따내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배 씨는 “일조량이 부족하니 벌들도 활동하지 않아 생육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한창 자라고 있는 딸기에 곰팡이가 피어 잿빛으로 변했다. 이제 막 생긴 과실은 모양이 울퉁불퉁하고, 꽃에도 곰팡이가 피었다. 수확할 수 있는 딸기는 5개 중 1개도 되지 않는다. 지금은 빨갛게 익은 딸기가 주렁주렁 열려야 하는데 수확할 딸기가 별로 없다“고 한숨지었다. 그는 ”햇빛이 들어 곰팡이균을 말려줘야 하는데 아무리 약품 방제를 해도 이게 안 된다. 꽃에 곰팡이가 낀 것을 제거하고 썩은 딸기를 따내는 일이 요즘 하루일과다. 모종값이며 난방비, 인건비까지 안 오른 게 없어 빚만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배 씨는 “농산물 재해보험도 안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피해 농가를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 나주 세지면 멜론농장 김병오씨“수확앞둔 멜론 썩어…30년 평생 처음 겪는다”멜론 심하게 썩고 줄기는 갈변돼 “멜론 농사를 한 지 30년이 됐는데 일조량 때문에 막심한 피해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부 지원이 절실합니다. 농민들을 살려주기 바랍니다.” 16일 서울신문 기자가 만난 나주시 세지면 김병오씨(60)는 한숨부터 내쉰다. “요즘은 밭에 나가기 싫을 정도”라고 했다. 세지면은 국내 최대 멜론 생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그는 2,310㎡(43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3곳에서 30여 년간 멜론을 재배하고 있다. 또 70여 농가와 함께 만든 세지멜론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 씨는 “올해 맬론 수확량이 반토막 났다”고 했다. 원인은 흐린 날이 많고 눈비가 자주 내려 지난해보다 일조량이 30% 정도 줄어 멜론 크기가 작거나 썩어 상품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해서 멜론 표면의 그물 모양 네트가 형성될 시기에 균이 내려앉았고 열매가 썩고 줄기는 갈변된 상태가 된 것이다. 특히 무름병, 잎마름병, 과썩음병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었고 품질이 떨어져 특품이나 상품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웃 농가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전남도와 농협에 마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다니느라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김 씨는 “멜론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그나마 수확한 것도 60~70%가 정상 등급이 아닌 비품 판정을 받아 빚만 늘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멜론밭을 갈아엎어야 할 상황이다. 나뿐만 아니라 세지면의 70여 농가 모두가 다 그렇다“고 했다. 일조량이 부족하고 기온이 떨어지니 시설하우스 난방을 자주 해 전기요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하우스 1동당 전기 온풍기 6대씩, 총 3동에 18대를 가동해 지난 1년 동안 전기요금이 3000만원 넘게 나왔다. 시설하우스 멜론 농사는 7~9월 3개월 휴지기를 빼고 9개월간 2.5기작을 한다. 난방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진다. 생육기에는 영상 18도, 과실이 커지는 비육기는 23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당도가 오르려면 충분한 광합성이 필요한데, 해가 뜨질 않으니 재배기간만 길어지고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농민들의 어려움에 십분 공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천재지변인데 아직 선례가 없다 보니 저희 농가들이 천재지변에 의한 보험혜택을 못 받고 있다.“고 했다. 나주멜론연합회는 전남도가 나서서 일조량 감소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재해로 인정하고, 신속하게 현장조사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 차원의 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 뮤직카우 네 번째 청약 곡은 god ‘관찰’...조각투자 흥행 이어갈까?

    뮤직카우 네 번째 청약 곡은 god ‘관찰’...조각투자 흥행 이어갈까?

    음악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가 공모 청약(옥션) 증권 개시 후 3연속으로 조기 마감을 이어간 가운데 15일 네 번째 청약을 개시했다. 뮤직카우는 가수 god의 곡 ‘관찰’의 음악수익증권 5000주에 대한 공모 청약을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했다. 시작가는 3만 2000원으로 투자를 원하는 고객은 상한가인 4만 1600원까지 금액을 설정해 참여할 수 있다. 뮤직카우는 2022년 음악 저작권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고,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음악증권 거래를 시작한 데 이어 올 1월 첫 청약을 시작했다. 음악에 대한 저작권을 소액으로 나눠 살 수 있는 ‘조각 투자’는 미술품이나 부동산 등 다른 조각 투자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으로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악 수익증권은 4만원 이내의 자금으로 1주를 보유할 수 있고 증권 보유자가 매달 발생하는 저작권료 수입을 투자한 비율만큼 받을 수도 있다. 지난 1월 진행한 첫 번째 공모 청약 NCT드림(Dream)의 곡 ‘ANL’은 6분 34초 만에 청약이 모두 완료됐다. 옥션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상승해 1만 4000원에서 30% 오른 1만 8200원에 상한가 마감했다. 지난 13일 세 번째로 실시한 산이(SanE)와 레이나의 ‘한여름밤의 꿀’ 음악수익증권 3750주 옥션도 7시간 만에 마감됐다. 2만 7500원으로 시작한 옥션은 시작 약 1시간 만에 입찰 수량이 전체 모집 수량을 돌파했고 7시간 만에 모집 수량이 모두 상한가인 3만 5700원으로 낙찰되며 조기마감 됐다. 다만 이날 개시된 청약은 앞서 진행된 세 건의 청약에 비해 투자 열기가 다소 식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체 5000주 가운데 618주(약 12%)만 신청이 이뤄졌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청약 일정이 자리 잡히면서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를 짜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곡의 예상 수익률이나 개인의 취향을 고려하는 등 고객들이 점점 일반 증권처럼 거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뮤직카우의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청약 대상 곡과 진행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0일에는 쏜애플의 ‘한낮’, 22일 god의 ‘니가 필요해’와 HAON(김하온)의 ‘꽃’, 25일 산이(SAN E)의 ‘ME YOU’ 등 이달에만 5곡이 더 진행될 예정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주로 인터넷상에서 투자하는 소비자들은 안정적인 선택을 하기보다 다소 조급한 모습을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새로운 방식의 투자 상품이어도 막상 수익률이 크지 않으면 소비자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이승만 몰아냈던 민주화 목소리…3·15의거 64주년 기념식 거행

    이승만 정부가 장기집권을 위해 자해했던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민주화를 외쳤던 3·15의거 제64주년을 기리는 기념식이 15일 경남 창원시 3·15아트센터에서 거행됐다. ‘3·15의거 60주년 기념 시(詩) 노래’에 수록된 우무석 시인의 시 ‘마산의 봄’ 문구를 인용한 ‘눈부신 큰 봄을 만들었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3·15의거 유공자와 유족,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 박완수 경남지사, 홍남표 창원시장, 각계 대표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3·15의거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유혈 민주화 운동이다. 1960년 3월 15일 옛 마산시에서 이승만 정권이 자행한 부정선거에 항거해 일어났다. 당시 마산 중앙부두에 떠오른 중학생 김주열 열사의 참혹한 주검이 부산·마산과 서울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3·15의거일은 2010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정부기념식으로 격상돼 2011년부터 매년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기념식이 열린다. 한덕수 총리는 기념사에서 “마산 시민들은 당시 낱낱이 드러난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우리의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함께 일어섰고, 불의에 항거하는 시민들의 하나 된 외침은 우리 국민의 열망이 되어 마침내 4·19혁명이라는 큰 봄을 꽃 피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지방시대] 춘래불사춘… ‘광주의 봄’은 오려나

    [지방시대] 춘래불사춘… ‘광주의 봄’은 오려나

    결국 봄은 우리 곁에 왔다. 여기저기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봄의 입김이 와닿는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는 ‘소군원’이란 시에서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이라고 그렸다.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왔다 한들 봄 같지 않구나.” 전한시대에 흉노족 왕의 아내로 선발돼 끌려간 왕소군의 슬픈 사연을 노래한 것이다. 그는 봄 날씨를 말하고 있지만 안타까운 현실을 담아낸 것이다. 광주의 건설경기도 마찬가지다. 봄이 왔지만 아직 봄이 아니다. 기업하는 이들에게는 아직 엄동설한이다.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금리가 올라 자금 압박이 심해지면서 광주 건설시장에는 지금도 매서운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광주연구원이 최근에 펴낸 ‘광주 정책 포커스’는 현실을 냉혹하게 진단했다. 광주에서 건설 투자가 현 상태에서 1% 이상 감소할 경우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0.54% 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 건설투자가 495억∼1187억원 감소할 경우를 가정하면 생산액은 606억∼1455억원, 부가가치액은 242억∼581억원, 취업 인원은 558∼1339명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2022년 기준 광주 건설업 종사자 수는 모든 산업의 10.9%(광역시 평균 7.3%), 생산액은 GRDP의 4.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컸다. 건설업과 부동산업 사업체는 각각 1만 6000개(9.4%)·9000개(5.4%), 종사자는 7만 3000명(10.9%)·2만 5000명(3.7%), GRDP는 2조 1000억원(4.7%)·3조 9000억원(8.7%)이었다. 문제는 공사비가 오르고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된 데다 건설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상황을 만든 저성장과 고금리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이 살아야 지역 경기가 산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맞다. 건설경기 침체의 후폭풍은 심각하다. 우선 실업자가 늘어난다. 가구, 전자제품 등 다른 소비산업이 위축된다. 그래서 건설경기가 침체되면 내수경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민들의 고통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을 비롯한 건설경기를 살리는 것만큼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은 없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올해 예산을 상반기에 60% 이상 집행한다고 했다. 지역경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정부도 나서야 한다. 건설기업의 자금난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역경기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불황은 가장 먼저 서민들 삶을 팍팍하게 만든다. 지금이 그렇다. 봄이 왔어도 온 것 같지 않은 암담한 현실이지만 희망을 가져 보자. 그 힘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도 이겨 내지 않았던가. 광주에 진정한 봄이 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서미애 전국부 기자
  • [서울인싸] 지금, 당신에겐 정원이 필요하다

    [서울인싸] 지금, 당신에겐 정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서울정원박람회에 정원해설사로 참여했던 장순임씨는 시민정원사, 시민참여 협동정원 조성 등 정원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했었다. 왜 이렇게 열심히 정원에 대한 활동을 하시냐 여쭤 보니,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우울감이 심해졌었는데 다양한 정원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지금은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한다. 정원 활동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순임씨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까? 행복의 수치보다 불행의 수치가 더 크게 와닿는다면 지금 당신에겐 정원이 필요하다. 정원이 주는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단순히 정원 경관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지니는데 불안감은 20%, 부정적인 기분은 11% 감소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정형화되지 않은 기하학 형태의 정원은 다양한 감정을 조화롭게 느끼도록 하는 효과를, 자연스러운 풍경은 편안함과 즐거운 감정을 일으킨다. 특히 스코틀랜드의 2004년 연구 내용 중 정원을 소유한 사람의 스트레스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73.63% 낮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 워릭대 앤드루 오즈월드 연구팀에 따르면 유럽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지수가 높다. 가정을 돌보고 일을 가장 많이 하는 40대 중반에 가장 불행하고 어린 시절과 노년기의 행복지수는 월등히 높은 U자형의 그래프를 보여 준다. 반면 한국 사회는 노인이 될수록 행복하지 않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연령별로 행복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19∼44세 39.5%, 45∼64세 35.3%, 65∼74세 29.7%, 75세 이상 25.7% 등이다(2023년 질병관리청 학술지 ‘주간 건강과 질병’에 실린 ‘생애주기별 한국인 행복지수 영향요인’). 하지만 아이들이 풍부한 상상력을 이끌어 내는 정원을 마주하고 자랄 수 있다면, 출근해서도 회사 앞이나 옥상에서 정원을 만나 볼 수 있다면, 은퇴 후 적적한 일상에서 마을의 꽃과 텃밭을 가꿀 수 있다면 우리의 생애가 좀더 행복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특히 개인화와 저출생, 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지금을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한 솔루션으로 어느 때보다 정원의 효능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조경가 옴스테드는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만한 넓이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없이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도시가 시민에게 선사할 수 있는 위안과 치유, 그것이 정원이다. 그것이 지금 당신에게 정원이 필요한 이유이고 서울에 정원이 많아져야 할 이유다. 얼마 전 ‘매력가든 동행가든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만 1000여개의 정원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단숨에 도시가 바뀌진 않겠지만 서울에 아름다운 정원을 채워 나가 사람들의 마음에 단단한 위안과 희망을 심어 가고자 한다. 더 많은 시민들이 계절마다 피어나는 ‘정원 혜택’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이수연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
  • 빙어호, 사계절 복합관광지로 탈바꿈… 인제 ‘관광 삼각벨트’ 구축

    빙어호, 사계절 복합관광지로 탈바꿈… 인제 ‘관광 삼각벨트’ 구축

    겨울철 빙어낚시터로 유명한 강원 인제 남면 빙어호가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난다. 인제군은 빙어호 일대를 대상으로 한 사계절 복합관광지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4개 세부 사업으로 나뉘는 복합관광지 조성 사업이 오는 2027년 모두 완료되면 인제의 관광지도를 바꿀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세부 사업들 가운데 130억원이 투입되는 소양호 빙어체험마을 조성 사업은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3층 연면적 533㎡ 규모의 빙어홍보관과 1.7㎞ 길이의 왕벚나무 가로수길, 다목적광장, 정원 등을 만드는 게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소양호 명품 생태화원 조성 사업은 올해 안에 기반 공사를 마친다. 이후 내년 봄부터 다양한 꽃을 심어 계절별로 각기 다른 멋을 뽐내는 꽃밭과 꽃길을 조성한다. 화원 넓이는 습지를 포함 11만 1000㎡로 축구장 면적의 17배에 달한다. 총사업비는 도비 25억원, 군비 30억원 등 55억원이다. 소양호 자연생태관 식물원 및 체험장 조성 사업도 54억원을 들여 진행하고 있다. 2만 5000㎡ 규모의 온실식물원과 생태체험장을 짓는 게 골자다. 군은 이달에 기본구상 용역을 마무리한 뒤 다음 달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가 2026년 완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107억원이 투입되는 소양호수권 테마거점지역 조성 사업은 2027년 완료된다. 수변을 따라 1.2㎞ 길이의 잔도가 놓이고, 관광형 인도교와 부교, 전망도 설치된다. 군은 여름철 관광객 유입을 위해 빙어호 일원에서 ‘캠핑’, ‘물’을 테마로 한 축제도 열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빙어호를 중심으로 한 여러 사업이 마무리되면 남면지역 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연간 30만명 이상 방문객이 찾는 원대리 자작나무숲, 설악산 백담사를 연계한 관광삼각벨트가 만들어져 인제관광의 한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광 콘텐츠 뭉쳐야 산다… 지자체들, 경계 넘어 상생

    지방자치단체들이 인접 지역의 ‘관광 콘텐츠’를 한데 묶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진해 눈길을 끈다. 각 지자체들이 가진 고유의 관광 자원을 교류와 상생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상생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전남 강진군과 해남군, 영암군은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강해영(강진+해남+영암) 프로젝트’ 업무협약 및 동행 선포식을 가졌다. 강해영 프로젝트는 지역연계 관광 활성화 사업 추진으로 생활인구를 유입해 인구소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다. 강해영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3년 동안 진행한다. 올해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 및 브랜딩과 프로그램 개발 운영, 내년에는 강해영 프로젝트 관광 콘텐츠 활성화 및 역량강화에 역점을 둔다. 마직막 해인 2026년에는 강해영 방문의 해를 추진해 상생협력의 선례를 남길 계획이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3개 군이 온 힘을 합쳐 관광을 통한 생활인구 유입 등 인구소멸 대응의 모범 사례를 남기겠다”며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남도여행 권역으로 관광객 유치에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남 광양시와 곡성·구례군, 경남 하동군 등 섬진강권 4개 시·군은 지난해 3월 광양매화축제 개막식에서 ‘섬진강 관광시대 원년’ 선포식을 갖고, 섬진강 통합 관광시대를 열어 간다는 목표로 손을 잡았다. 지난 2020년 섬진강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4개 지자체들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관광벨트는 광역단체의 경계를 넘어 기초단체들이 공동으로 추진한 전국 최초의 통합 관광 사업이다. 섬진강권 4개 지자체는 지난 8일 광양매화축제를 시작으로 ‘캐시워크 섬진강 봄맞이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4개 시·군 12개 관광명소를 방문하는 스탬프 챌린지다. 광양 매화 마을, 구례 산수유꽃, 하동 벚꽃, 곡성 장미 등이 봄꽃 축제를 연계하는 형태다. 4개 지자체는 지난해부터 13개 관광명소에 대해 입장료 50% 인하 등 연계 할인제를 시행하고 있다. ‘낙동강’ 이웃 도시인 김해시·양산시와 부산 북구·사하구·강서구·사상구 등 6곳은 지난해 6월 낙동강협의체를 구성하고 낙동강을 매개로 문화관광 교류를 시작했다. 이들은 오는 5월부터 지자체별로 선정한 2개 관광지 스탬프를 찍고, 도장 개수대로 상품을 지급한다.
  •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예술도, 낭만도, 커피향도 흐른다… 책덕의 성지니까 충북 청주 문화제조창은 불과 20년 전까지 연초제조창이었다. 해마다 약 100억 개비의 담배를 만들었다. 현재는 청주 문화예술의 심장으로 변신했다.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의 제일 높은 층을 차지한다. 구조는 전형적인 도서관과 거리가 있다. 백화점 고층의 서점 같기도 하다. 정숙을 강조하는 도서관도 아니다. 적당한 백색소음이 긴장과 경계를 허문다. 물론 더는 담뱃잎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당연히 금연 공간이다. 단 커피 등 음료 반입은 제한하지 않는다. 서가에서 책 한 권을 꺼내서는 ‘몰링’(쇼핑몰에서 시간 보내기)하듯 돌아다니다 자리를 잡는다. 봄날의 청주는 커피와 담배 대신 책과 커피지 하며.●소리 내 읽는 도서관 영국 런던에 테이트모던이 있다면 청주는 문화제조창이다. 역사가 뒤질 뿐 시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중추인 본관과 수장고형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시민예술놀이터 동부창고 등은 한나절 내내 봄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만큼 콘텐츠가 다채롭다. 오늘 소개할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 본관 5층 전체를 아우른다. 공연장, 키즈 카페 등이 공존하는데, 구석구석 책의 띠가 선처럼 번진다. 대출은 불가하지만 원하는 신작 도서가 항상 비치돼 있다. 또한 도서관 책을 들고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당당히 입장할 때는 내 집 서재인 양하다(그래도 책은 조심히 아껴 봐 주시길).본관의 강렬한 첫인상은 아트리움이다. 천창에서 1층까지 내리는 봄빛이 깊고 눈부시다. 1층만 얼핏 봐서는 음식점, 카페, 뮤지엄숍이 입점한 쇼핑몰 같다. 칠이 벗겨진 벽과 기둥은 옛 연초제조창의 흔적으로, 자연스레 레트로 감성을 연출한다. 공기는 2층부터 달라진다. 청주시청의 제2임시청사, 한국공예관 전시실, 공예스튜디오 등이 층층이다. 문화와 예술이 점점 목소리를 높인다. 그 끝에서 5층 청주열린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텐트 두 채와 캠핑 소품으로 꾸민 캠핑존 ‘책멍’이 기다린다. 이미 만원이다. 한쪽에서는 아빠와 딸이 마주 앉아 색칠 공부 중이고, 건너편에는 어린 자매가 나란히 책을 읽는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는 책 속 글자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맹렬하다. 이번 달 책멍의 주제는 ‘그럴 때도 있지’다. 실수에 관대한, 이해받을 수 있는 주제라 좋다. 주제 큐레이션 도서 중 ‘지각’(허정윤 글·이명애 그림·위즈덤하우스)은 제목만으로 공감 백배다. 도서관 이용 안내문도 눈길을 끈다. 열린도서관의 개념을 가볍게 정의한다. 소리가 있는 도서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란다.●음악 속으로 쏙! 책 속으로 폭! 보통 도서관 중앙 서가가 있을 법한 위치에는 직선의 긴 서가가 있다. 박물관처럼 은은한 조명이 내리고 통로 가운데는 전시대가 놓여 있다.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과 도서관이 협력해 지역 공예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이달 주제는 ‘영광의 꽃 어사화’다. 전시 주제와 연계한 책 큐레이션은 그림 에세이 ‘꽃 그리고 초록’(김소라·EJONG) 등이다. 역시 봄은 꽃이지, 하며 한 권 한 권을 살핀다. 서가의 중심은 안내데스크 앞이다. 동선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긴 독서 테이블이 뿌리내렸다. 서가 사이사이 홈을 파듯 열람석을 만든 것도 재미난다. 몇몇 좌석은 CD플레이어를 갖췄다. ‘이곳은 열린도서관이라 얼마간 시끄러울 수 있어, 그러니 이 자리는 어때?’ 하고, 도서관이 조용한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열람석이다.서가 사이로 쏙 들어가 음악에 폭 안긴다. 한 권의 책처럼 앉아 CD플레이어를 재생한다. 살짝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린다. 영화 ‘라붐’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 헤드셋을 씌워 주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 나만 홀로 멈춰 선다. 오늘의 선곡은 ‘그래스’(Grass)라는 단어에 끌려 택한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I think we should take it slow.’ 삶은 너무 빠르니 천천히 살아 보자는 가사가 귓가에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핑크 마티니는 느린 삶을 지향하는 매거진 ‘킨포크’의 고향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결성된 12인조 재즈 밴드다. 그들의 노래는 음표로 쓴 시집을 읽는 듯하다. 왠지 도서관과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다. 다음은 이어지는 부분이다. ‘rest our heads upon the grass and listen to it grow’(잔디에 머리를 기대고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뜻). 박웅현 작가는 ‘책은 도끼다’에서 이 곡의 이 노랫말에 귀 기울여 보라고 했다.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간이라니. 3월이 우리에게 음악을 빌려 권하는 독서법이다. 그 여유는 짧게 타는 담배보다는 길게 남는 책에 가깝다. 일과 생활도 그리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헤드셋은 안내데스크에서 대여한다. CD장은 서가 가장 안쪽에 있어 공연이 있는 날엔 접수대에 가려지는데, 가장자리 틈새로 진입하거나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된다.●‘라붐’ 다음은 ‘러브레터’ 흥미로운 게시판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안내데스크 옆 완독을 목표로 하는 ‘나의독서기록’이다. 영화 ‘러브레터’에도 등장하는 옛날 독서카드를 활용했다. 독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서관을 방문할 때마다 읽은 쪽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확인 도장은 직접 찍는다. ‘기죽지마그럴수있음’, ‘이걸해냄’, ‘찢었다!’ 같은 재미난 응원과 위로의 문구를 새겼다. 또 카드 뒷면에는 마음에 드는 책 속 문장을 적을 수 있는 칸을 마련했다. 도서관에서 내키는 분량만큼만 읽는 걸 좋아해 전국 도서관에 읽다 만 책이 넘치는 나 같은 이에게는 제법 흥미로운 도전이다. 웹존(웹툰과 웹소설)과 초등학습만화 서가도 존재한다. 각각 키즈카페의 좌우 복도에 자리잡았다. 5층에서도 다소 외진 곳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적합하다. 그에 앞서서는 카페 분위기의 너른 휴게실이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주말에는 보드게임을 무료로 대여해 즐길 수도 있다. 물론 5층에는 아직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빈 공간들이 더 있다. 카페나 서점 등 어떤 시설이 들어올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독서와 책이라는 행위는 구석구석에 번져 있다. 도서관은 잠시 머물며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기에 카페보다 좋은 곳인데, 청주열린도서관의 이 같은 특징은 그 장점을 극대화한다. 문화제조창 이곳저곳을 관람하다 여행의 쉼터로 머물기에 최적이다. ●크루아상· 맥주·욕조가 있는 봄날 그래도 도서관은 독서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되는 이를 위해서는 추천 도서 목록 책장이 있다. 2020년 개관부터 지금까지 청주열린도서관 큐레이션과 사서들이 추천한 책 목록을 스크랩해 비치한다. 청주열린도서관 사람들은 봄날에 어떤 책을 권하고 읽었을까? 매해 3월의 추천 목록을 차례로 넘겨 본다. 그중 지난해 3월 이주리 사서가 추천한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필리프 들레름)을 고른다. 단순히 크루아상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으로! 이 사서는 “우리의 평범한 삶에 깃들어 있는 작지만 보편적인 기쁨을 담은 책”이라 소개했다. 이미 제목부터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냄새가 바스락댄다. 책장을 후루룩 넘기다 ‘일요일 저녁에서’라는 글에 꽂힌다. 마침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날이 일요일 오후라서. 작가는 일요일 저녁 ‘푸르스름한 거품이 바글대는 욕조에서 뽀얗게 낀 수증기와 보드라운 솜 같은 사소한 것들 사이로 둥실 몸을 내맡기’는 목욕의 기쁨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다음 글은 ‘첫 맥주 한 모금.’ 맥주의 첫 모금만이 줄 수 있는 찌릿한 행복을 누군들 거부할까. 하지만 작가는 ‘동시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최고의 기쁨을 벌써 맛보아 버렸다는 것’이라고 쓰며, 그 상실감을 얄밉게 애통해한다. 욕조의 나른한 휴식과 시원한 맥주의 전율이 있는 일요일. 핑크 마티니의 노랫말이 맞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특히 일요일 오후의 시간은 ‘마시면 마실수록 기쁨은 점점 더 줄어’드는 맥주와 닮았다. ‘우리는 첫 모금을 잊기 위해 계속 마신다’라는 들레름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라면 내가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오늘은 일요일 오후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을 오늘은 금요일이라는 사실. 작은 위안이 되려나? 일요일이 아니더라도 봄날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플라타너스 터널을 지나면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를 듣고 있으면 청주는 이 곡과 어울리는 여행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가로의 드라마 같은 플라타너스 고목들, 번화한 중앙로 한가운데 버티고 선 국보 당간지주, 옛 도지사 관사로 쓰던 언덕 위 충북문화관으로 가는 정겨운 오솔길,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휘게문고 같은 책 공간, 대통령의 옛 별장 청남대 등 굳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 도시는 온전히 발산하지 않았을 뿐 아름다운 여행지라는 걸 직감할 수 있다. 도시와 자연 어느 쪽을 좋아하는 여행자든 만족할 만하다.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은 현시점에서 제일 반짝이는 장소다. 청주열린도서관 외에 한국공예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꼭 들러 보라 말하는 이유다. 도서관 아래 4층 한국공예관엔 예스튜디오, 아카이브실, 윈도우갤러리 등이 모여 있다. 중앙홀에는 2023년 출품작인 ‘우리 서로 다리가 되어’를 전시 중인데, 17인이 6개월 동안 작업한 대형 옻칠 의자가 공간을 장식한다. 3층은 6개의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상설전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은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 전시로, 지난 20여년간 비엔날레를 빛낸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연초제조창에서 문화제조창으로’는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과 우리나라 담배의 변천사가 관심을 끈다.●비밀스러운 미술관, 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 본관 남쪽에 이웃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청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하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다. 비밀스러운 공간의 문을 여는 설렘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뒷걸음질치다 ‘툭’ 하고 고가의 미술품을 훼손하는 염려부터 할 까닭은 없다. 전시 방식은 다르지만 관람법은 여느 미술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개방 수장고는 1층과 3층에 위치한다. 1층은 조각, 3층은 회화가 주다. 1층 수장고는 작품을 보관하는 여러 개의 철제 선반이 관람 동선을 형성한다. 가장자리는 주로 대형 작품들이다. 현재는 기획전 형식으로 전뢰진 작가의 조각 10점과 드로잉 7점을 전면에 배치했다. 평소 미술관 전시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3층 개방 수장고는 ‘디지털 스토리 : 이야기가 필요해’라는 제목으로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을 집중 전시 중이다. 3층 안쪽에는 ‘보이는 보존과학실’이 있다. 유화작품보전처리실과 유기분석실, 무기분석실 등을 평일 오후 1~3시(화~금요일)에 하루 한 차례 개방한다. 2층 보이는 수장고는 꼭 들러야 한다. 대형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장고 안의 작품을 감상하는 형식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 명작전을 전시한다.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호안 미로의 일곱 작품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두고 소파에 앉아서 감상한다. 웬 호사인가 싶다.●책 덕후들의 성지, 또 하나의 도서관 청주에는 책 ‘덕후’들이 주목하는 사설 ‘도서관’이 하나 더 있다. 건축과 책 그리고 커피가 어우러진 인문 아카이브 양림(養林)&카페 후마니타스다. 출입구는 북쪽에서 지하층으로 난 통로다. 콘크리트 벽 사이로 걷는데 바로 앞에 3층 한옥이 웅장하다. 통로 벽에 전시한 잡상은 김창대 제와장(국가무형문화재)의 솜씨다.인문 아카이브 양림&카페 후마니타스는 한 장소에 있지만 그 이름처럼 크게 두 곳으로 나뉘며 서로 넘나든다. 두 공간의 갈림길 뜨락정원(sunken garden)에는 우리 전통 한옥의 귓기둥(모서리에 있는 기둥) 목구조를 상징화한 조형물이 우뚝 서 있다. 곁에는 독서토론이나 소모임을 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위치한다. 폴딩 도어를 열면 봄바람이 안과 밖을 넘나들며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인문 아카이브 양림은 뜨락정원 오른쪽에 있다. 밖에서 볼 때 3층 한옥의 지하 1층에 해당한다. 목가구와 노출 콘크리트 벽이 조화로운 북카페다. 반면 2층과 3층은 전형적인 도서관의 서가다. 이무희 성익건설 대표의 소장 도서와 기증자료 3만여권으로 꾸민 서가는, 십진분류법에 따라 청구기호를 붙여 구분했다. 그 가운데 문화재 관련 분류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문화재 보수 건설회사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서가 사이 테이블이나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때 남쪽으로는 주봉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지하 1층 카페 후마니타스는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저수지를 마주한다. 여름에는 연꽃이 코앞에서 아른댄다. 공립도서관에 비하면 책 권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도서관 대신 인문 아카이브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여행수첩] ●청주열린도서관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연중무휴, 설, 추석 당일 휴관 www.cj-openlibrary.co.kr, (043)241-0651.
  • ‘은행 없는’ 삼성금융 4형제… 그룹 내 연봉 킹 싹쓸이

    ‘은행 없는’ 삼성금융 4형제… 그룹 내 연봉 킹 싹쓸이

    삼성카드 2년 연속 평균 연봉 1위직원 연령·근속 연수 상대적 높아 톱5서 삼성물산만 유일한 비금융 지난해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중 직원 평균 급여액이 가장 높은 회사는 삼성카드로 나타났다. 삼성카드를 비롯한 금융 계열사 4곳은 그룹 내 상위 5위권에 모두 포진했다. 호실적에 비금융 계열사보다 근속 기간이 긴 것도 고연봉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신문이 14일 삼성 주요 계열사 15곳(상장사 기준)의 2023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보니 직원 평균 급여가 1억원이 넘는 계열사는 10곳으로 집계됐다. 1~3위는 각각 삼성카드(1억 4600만원), 삼성증권(1억 4500만원), 삼성화재(1억 4400만원)로 모두 금융 계열사다. 금융 계열사 ‘맏형’인 삼성생명(1억 3500만원)도 5위를 차지했다. 비금융 계열사 중에서 유일하게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곳은 삼성물산(4위·1억 3600만원)이다. 금융 계열사 4곳은 지난해 4조 870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국내 1위 금융지주사인 KB금융(4조 6319억원)을 앞섰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모두 순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했다. 삼성카드는 순이익이 소폭 줄었지만 부진한 업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충당금, 상생금융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은행 없는’ 삼성금융의 약진은 그룹 내 연봉 순위마저 바꿔 놓았다. 금융 계열사의 평균 근속 연수가 비금융 계열사보다 길어 고연령·고직급자가 많은 것도 연봉이 높은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평균 근속 연수는 17.1년으로 15개 계열사 중 가장 길다. 삼성카드 15.7년, 삼성화재 15.3년으로 삼성전자(12.8년), 삼성SDI(12.6년), 삼성물산(12.5년)과도 3년 정도 차이가 난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그룹 내 평균 연봉 1위에 오른 삼성카드 측은 “초과이익성과급(OPI)에 따른 일회성 결과”라며 “직원들의 평균 연령과 근속 연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삼성 계열 상장사 중 9번째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 4위로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평균 근속 연수가 4.6년으로 짧은 탓에 그룹 내 연봉 서열은 10위권 밖이다. 지난해 평균 급여는 9900만원으로 1억원에 살짝 못 미친다. 삼성전자는 2021년과 2022년 그룹 내 연봉 순위가 각각 2위, 3위로 상위권이었으나 지난해 반도체(DS)부문 성과급이 안 나오면서 9위로 내려갔다.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평균급여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DS부문과 달리 완제품을 만드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직원 연봉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샐러리맨의 꽃인 임원만 놓고 보면 연봉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임원 1명당 평균 급여(미등기임원 기준)는 7억 2600만원으로 15개 계열사 중 가장 많다. 이어 제일기획(5억 4600만원), 삼성증권(5억 2000만원), 삼성SDI(5억 1400만원) 순이다.
  • [지방시대] 춘래불사춘 ‘광주의 봄’은 오려나?

    [지방시대] 춘래불사춘 ‘광주의 봄’은 오려나?

    결국 봄은 우리 곁에 왔다. 여기저기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봄의 입김이 와 닿는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는 ‘소군원’이란 시에서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이라고 그렸다.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왔다 한들 봄 같지가 않구나” 전한시대에 흉노족 왕의 아내로 선발돼 끌려간 왕소군의 슬픈 사연을 노래한 것이다. 그는 봄 날씨를 말하고 있지만 안타까운 현실을 담아낸 것이다. 광주의 건설경기도 마찬가지다. 봄이 왔지만 아직 봄이 아니다. 기업하는 이들에게는 아직 엄동설한이다.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금리가 올라 자금 압박이 심해지면서 광주 건설시장에는 지금도 매서운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광주연구원이 최근에 펴낸 ‘광주 정책 포커스’는 현실을 냉혹하게 진단했다. 광주에서 건설 투자가 현 상태에서 1% 이상 감소할 경우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0.54%P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 건설투자가 495억∼1187억원 감소할 경우를 가정하면 생산액은 606억∼1455억원, 부가가치액은 242억∼581억원, 취업 인원은 558∼1339명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2022년 기준 광주 건설업 종사자 수는 모든 산업의 10.9%(광역시 평균 7.3%), 생산액은 GRDP의 4.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컸다. 건설업과 부동산업 사업체는 각각 1만6000개(9.4%)·9000개(5.4%), 종사자 는 7만3000명(10.9%)·2만5000명(3.7%), GRDP는 2조1000억원(4.7%)·3조9000억원(8.7%)이다. 문제는 공사비가 오르고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된 점, 건설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상황을 만든 저성장과 고금리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이 살아야 지역 경기가 산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맞다. 건설경기 침체가 가져오는 후폭풍은 심각하다. 우선 실업자가 늘어난다. 가구, 전자제품 등 다른 소비산업이 위축된다. 뿐 아니라 도배, 인테리어 등 소상공인까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건설경기가 침체되면 내수경기에 치명적이다. 서민들의 고통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을 비롯한 건설경기를 살리는 것만큼 서민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없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공급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는 올해 예산을 상반기에 60% 이상 집행한다고 했다. 지역경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정부도 나서야 한다. 건설기업의 자금난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기업의 자구 노력을 지원하고 주택경기 회복을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 건설기업이 일거리를 가질 수 있게 공공공사를 서둘러 발주해야 한다. 공공부문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수요를 확대하고 대·중소 건설업체들이 동반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경기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불황은 가장 먼저 서민들 삶을 팍팍하게 만든다. 지금도 그렇다. 봄이 왔어도 온 것 같지 않은 암담한 현실이지만 희망을 가져보자. 그 힘든 IMF도 이겨내지 않았던가. 광주에 진정한 봄이 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 “15만원 꽃다발에 스프레이 칠”…꽃집 사장이 밝힌 이유에 ‘황당’

    “15만원 꽃다발에 스프레이 칠”…꽃집 사장이 밝힌 이유에 ‘황당’

    전액 선입금으로 꽃다발을 제작하는 업체가 고객이 요구한 꽃 색깔이 없다는 이유로 고객과 논의 없이 염색을 해 논란이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꽃 없다고 새빨갛게 스프레이 칠해준 꽃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최근 서울의 한 꽃집에 선물용 맞춤 꽃다발을 주문했다. 그는 “호접란을 메인으로 하고, 다른 부분은 붉은 계열로 해달라”면서 꽃집 측이 공유한 기존 작업물 사진 중 두 개를 골라 비슷하게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해당 꽃집은 전액 예약금 제도로 운영하고 있어 A씨는 15만원을 선입금했다. 그러나 꽃다발을 가지러 간 당일, A씨는 꽃다발의 상태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A씨가 요구한 호접란은 꽃다발 가운데가 아닌 잘 보이지 않는 끝에 있었고, 붉은 계열의 꽃은 염색 스프레이로 보이는 것으로 덧칠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A씨는 “빨간색 꽃이 꽃시장에 없었다고 다른 색 꽃 위에 빨간 염색 스프레이를 덧칠해줬다”면서 “염색 상태가 고르지 않고 얼룩덜룩하고, 락카 냄새처럼 향이 너무 심해 꽃향기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염색된 꽃에 대해 꽃집은 “꽃시장에서 보내준 호접란 상태가 이랬다. 원래는 보고 사 오는데 토요일이라 시장에서 보내주는 대로 받았다”며 “꽃시장에서 빨간 꽃들이 있다고 해서 보내줄 줄 알았는데, 나중에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꽃집을 나온 A씨는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전화를 걸어 “미리 염색한다고 협의하거나 꽃이 없어서 다른 꽃으로 진행한다고 물어보실 수는 없었냐”고 물었다. 이에 꽃집은 “그런 걸 미리 협의하지는 않는다”며 “붉게 해달라고 하셔서 맞춰드렸고, 지금까지 염색 관련 항의는 한 번도 없없다”고 답했다. 결국 심한 냄새로 꽃다발을 선물하지 못한 A씨는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다만 꽃집은 “염색 향과 염색이 균일하지 않다거나 하는 등은 보관 장소의 통풍 등 환경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진행되는 부분이라 모든 꽃들이 명확한 균일함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상품이 나갈 때 사진을 찍어 확인했지만 염색 정도가 불균일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환불을 거부했다. 또 꽃잎이 아닌 가지와 이파리에도 붉은색이 묻어난 것에 대해서는 “주문하실 때 호접란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붉은색이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하셔서 해당 부분도 붉게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A씨는 “꽃 선물 종종 하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황당하고 속상하다”고 호소했다. 꽃집 측은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일본에서 수입해온 생화 전용 스프레이고 외국에서는 스프레이 염색이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이에 대해 고지할 필요를 잘 느끼지 못했다”면서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업계에서는 생화 전용 스프레이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편”이라고 했다. A씨는 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했고, 꽃집 측은 A씨를 허위사실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추가로 게시글을 올려 “경찰서에서 혹시 인터넷에 올린 글을 삭제할 의향이 있는지 여쭤보셨는데 절대 없다”면서 “공익적인 측면에서 글을 게시했고, 판단은 수사 기관에서 공정하게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화살나무, 제비꽃, 꽃마리… 의외의 봄나물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화살나무, 제비꽃, 꽃마리… 의외의 봄나물들

    한겨울 도시를 걷다 보면 화단 가장자리에서 타원형 붉은 열매를 매단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이들 이름은 화살나무. 회양목만큼 흔히 만날 수 있는 조경 식물이다. 숲에 사는 개체는 3m 이상까지 자라기도 하지만 도시 화단의 개체는 사람의 키보다 작게 전정돼 구역을 나누고 동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화살나무는 가지에 붙은 날개 모양의 깃이 화살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이 독특한 화살 깃은 수십m 되는 거대한 나무들 사이에서 초식동물들의 공격에 취약한 작은 화살나무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든 방패막이다. 화살 깃은 수베린 성분으로, 퍼석퍼석하고 달지도 않기 때문에 동물들은 화살나무를 먹기 꺼린다. 음나무가 동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가지에 뾰족한 가시를 내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나 인간은 화살나무를 먹는다. 우리는 봄에 돋는 부드럽고 연한 화살나무 잎을 따서 데쳐 나물로 무친다. 이 나물을 가리켜 ‘홑잎 나물’이라 부르며, 나물뿐만 아니라 잎을 밥에 넣어 짓거나 말려 차로 마시기도 한다. 동물이 먹기 꺼리는 화살 깃 가지를 귀전우라는 한약재로도 쓴다. 화살나무는 나물의 정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나물은 흔히 산과 들 야생에서 채취한 채소라 일컬어지며, 나무가 아닌 풀로 한정될 때가 많다. 그러나 나물 중에는 재배되는 것도, 나뭇잎도 있다. 참나물, 미나리, 냉이, 달래 등 우리가 가장 자주 먹는 대부분의 나물은 야생의 개체가 아닌 농장에서 집약적으로 재배돼 수확된 것이며, 화살나무 잎뿐만 아니라 봄에 먹는 두릅나무, 가죽나무, 옻나무, 다래나무, 오갈피나무 등의 어린순 또한 분명 나물이다.따라서 나물을 ‘캔다’는 표현이라든지 허리를 굽혀 앉아 풀을 채취하는 모습으로 나물하는 풍경을 설명하는 것은 반만 맞다. 사전적 의미에서 나물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허리를 세우고 저 높은 가지 끝에 달린 어린잎을 따는 모습 또한 나물하는 풍경인 셈이다. 봄꽃이 피기 시작할 즈음에 봄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작은 봉지를 들고 산과 들로 향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어느 해의 이른 봄, 경기도 포천 야산에서 제비꽃을 발견해 꽃 클로즈업 사진을 찍는 나에게 한 어르신이 다가와 물었다. “사진 다 찍었어요?” 내가 질문의 연유를 여쭤 보니 그는 제비꽃 잎을 채취하려던 참이라고 말했다. 막 피어난 어린 제비꽃잎을 뜨거운 물에 데쳐 나물해 먹을 것이라며. 우리는 같은 시간 같은 제비꽃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부위를 바라보고 또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제비꽃, 꽃마리, 꽃다지, 개별꽃, 괭이밥 등 봄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나는 들풀 또한 나물이 될 수 있다. 보통은 어린순을 뜯어 데친 후 양념하거나 장아찌로 만든다. 쑥 또한 대표적인 봄나물이지만 봄이 지나면 잡초로 통한다. 쑥이 그나마 주목받는 계절은 꽃이나 열매가 필 때가 아닌 초봄, 어린잎을 먹을 수 있는 시기뿐이다. 나물을 채취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식물을 훼손하는 행위와 직결된다. 따라서 나물할 때 주의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화단에 심긴 풀과 나뭇잎을 채취해 먹는 것은 위험하다. 중금속과 농약에 오염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먹어서는 안 되는 식물 종도 있다. 봄 물가 근처에서 노란 꽃을 피우는 동의나물과 피나물, 개발나물, 대나물, 윤판나물은 이름에 모두 ‘나물’이 들어가지만 독성이 있기에 먹어선 안 된다. 특히 동의나물은 구토, 발진, 설사, 호흡 곤란을 동반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진달래는 먹어도 되지만 진달래와 비슷한 철쭉은 먹어선 안 된다. 진달래를 참꽃이라 하고 철쭉을 개꽃이라 부르는 것은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물과 먹지 못하는 식물을 대하는 태도를 잘 보여 준다. 또한 허가된 장소에서만 나물을 채취하며, 멸종위기식물과 특산식물, 희귀식물 등 특정 식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나물은 우리를 시험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물을 채취할 때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욕망이다. 더 많이 캐고자 하는 욕망, 더 귀한 종을 얻고자 하는 욕망. 욕심에 취해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갈 때 우리는 길을 잃고 헤매게 될 뿐이다. 우리에게 나물 한 접시 그 이상은 필요치 않다. 주어진 자원 안에서 만족을 느끼는 일. 이것이 나물하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격 조건이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지방튼튼 나라튼튼] 물류·기업·사람 모이도록…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로

    [지방튼튼 나라튼튼] 물류·기업·사람 모이도록…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로

    지난 연말 국회미래연구원이 전국 7대 특·광역시 청년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를 조사했더니 부산이 전국 1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부산 청년들이 서울로 떠나가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보고서를 읽어 보면 이해가 된다. 일자리 때문에 서울로 가긴 해도 치열한 경쟁 속 삶이 행복하진 않더라는 것이다. 반면 인구가 집중되는 서울의 출산율은 해마다 전국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수치는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위기와 그 해법을 나란히 제시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외에도 대한민국은 구조적 성장 잠재력 저하, 사회 격차 심화라는 위기를 동시에 안고 있다. 한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다. 각 지역이 스스로 잠재력을 일깨워 혁신적 발전을 이루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시대를 실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의 권한과 예산을 지역에 마치 떡 나눠 주듯 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떡시루를 만들 힘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상상해 보라. 세계 2위의 환적항(운송해야 하는 화물을 도중에 다른 선박에 옮겨 싣는 데 활용하는 항구)을 가진 부산의 잠재력을 진작에 키워 싱가포르와 같은 글로벌 허브도시로 만들었다면 지금 한국이 고민하는 저성장, 저출산, 지역 불균형 발전 해소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됐겠는가. 희망적인 건 지금 정부가 이 점을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부산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부산을 국가 남부권 거점도시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물류, 금융, 첨단산업 등에서 규제를 철폐하고 투자를 진흥하는 내용을 담았다. 부산이 전 세계 물류와 기업,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가 된다면 남부권 전체가 한국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으로 성장할 것이다. 지방시대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균형발전과 인구문제를 총괄적으로 다룰 부처 신설도 서둘러야 한다. 그동안 균형발전 정책은 부처별로 흩어져 추진되면서 연속성, 연계성이 떨어지는 한계를 보여 왔다. 앞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있었고 지금 지방시대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이들 위원회는 집행 기능 없이 각 부처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만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문제는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인구를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균형발전 정책을 통해 풀 수밖에 없기 때문에 두 과제를 연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으로서 지난 1월 전국 17개 시도지사에게 가칭 ‘인구지역균형발전부’ 신설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3월을 맞아 전국에서 반가운 꽃소식이 아닌 초중고교의 폐교 소식이 더 크게 들려온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박형준 부산시장
  • 전남 관광, 세계관광문화대전으로 세계화

    전남 관광, 세계관광문화대전으로 세계화

    물을 뿌리며 축복을 기원하는 세계 10대 축제의 하나인 태국 송크란 물축제를 올해부터는 남도의 대표 여름 축제인 장흥 물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전남도가 지역 축제의 인지도 제고와 글로벌 축제 육성을 위한 세계관광문화대전’의 일환으로 전남의 대표 축제와 유사한 세계적인 축제와의 교류와 관광상품 개발에 나선다. 전남도는 글로벌 전남 관광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축제와 미식, 웰니스, K-컬쳐, 농산어촌 등 5개 분야에 대한 ‘2024~2026 전남 세계관광문화대전’을 추진한다. 먼저 5대 분야 첫 번째인 축제 사업은 장흥 물축제와 태국 송크란축제의 교류와 함께 꽃의 천국 베트남 럼동성의 달랏 꽃축제와 함평 국향대전의 교류를 통한 지역 축제의 세계화다. 5대 분야 두 번째인 남도 미식 사업은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와 연계한 ‘2024 남도 주류페스타’를 개최, 지역 음식 페어링과 전통주 하이볼대회 등 프로그램으로 남도 미식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밖에 전남의 천년 사찰과 산림, 해양 치유자원을 활용한 웰니스산업과 남도 고택과 종갓집 등 역사, 문화적 전통을 관광 명소화할 ‘남도 K컬쳐’, 남도의 자연을 둘러보는 농산어촌 프로그램 사업 등이 추진된다. 전남도는 오는 6월 1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계관광문화대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국제적 수준의 경쟁력 있는 전남의 관광, 문화자원을 통합 브랜드와 글로벌 마케팅으로 세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순선 전남도 관광체육국장은 “지난 2년 ‘전남 방문의 해’ 성과를 발판으로 올해부터 3년간 ‘전남 세계관광문화대전’을 성공리에 추진할 계획”이라며 “전남의 멋과 맛을 전 세계에 알려 ‘다시 찾고 싶은 글로벌 매력 도시 전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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