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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국적·나이 찾았다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국적·나이 찾았다

    국보 제289호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은 건립시기를 두고 그동안 이론이 적지 않았다. 백제시대설과 통일신라초기설, 고려시대설이 엇갈렸다. 몇몇 학자의 백제시대 것이란 확신에도 불구하고 ‘옛 백제 영토안에서 유행하던 백제계 석탑의 양식에 신라탑의 형식이 어우러진 고려 전기의 작품’이라는 설명이 대세를 이루었다. 지금도 왕궁리 석탑의 안내판은 이런 내용으로 씌어 있다. ●같은 사람이 만든 듯 똑같은 문양 그런데 왕궁면에서 가까운 금마면 기양리에 있는 미륵사터 석탑에서 지난 19일 백제 무왕 시절인 639년이란 절대연대가 새겨진 사리장엄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왕궁리 오층석탑에서 나온 사리장엄구와 비교한 결과 “같은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도 될 만큼 문양의 종류라든가 제작, 배치하는 기법이 똑같다.”는 목소리가 미술사학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비교 대상은 미륵사의 금제 사리호와 왕궁리의 금제 사리내함이었다. 사리호는 뚜껑과 목, 바닥에 연꽃잎을 넣었고, 몸통에는 인동초와 당초문을 배열했으며, 여백에는 어자문(魚子文)이라는 물고기 알 모양 문양을 촘촘히 넣었다. 바닥에 가까운 몸통 바깥에는 한바퀴 둘러가면서 이파리 3개가 난 연꽃잎을 일정하게 배치했다. 왕궁리 사리내함 뚜껑의 문양과 거의 똑같다. 불교미술사 전공인 강순형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은 “특히 이파리 3개가 난 연꽃잎과 어자문은 미륵사 사리호의 그것과 일란성 쌍둥이를 방불케 한다.”고 설명했다. 공개 현장에서 미륵사 사리장엄을 살펴본 다른 미술사학자들도 대부분 두 탑의 사리장엄이 깊은 친연성을 갖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왕궁리 오층석탑의 건립 시기로 대세를 이루던 9~10세기설이 확실한 7세기 중엽으로 2~3세기나 당겨지는 순간이었다. ●소수파였던 ‘백제시대설’이 대세로 소수파였던 ‘백제시대설’이 대세로 바뀐 것이다. 앞서 2003년 송일기 전남대 교수는 중국과 일본의 모든 금강경사경과 비교검토해 “왕궁리 오층석탑에서 나온 금강경판은 백제 무왕 때 제작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듬해 한정호 동국대 경주캠퍼스박물관 연구원도 왕궁리 오층석탑의 금제 사리내함에 새겨진 문양이 부여 능산리 고분의 금동산형투각장식과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6세기 중반~7세기 전반 백제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견해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것이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2007년 왕궁리 공방터에서 나온 도가니와 다량으로 출토된 금세공품의 성분과 제작기법을 분석했을 때도 왕궁리 오층석탑의 사리장엄은 백제의 장인집단이 만들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왕궁리 탑의 사리함과 금강경판은 각각 동판과 은판에 금으로 도금한 것인데, 금과 수은을 2대8로 섞은 아말감 기법이 공방터 금세공품의 그것과 똑같았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이번 발굴을 반긴 사람은 불교미술사학자로 초지일관 백제설을 주장한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이었을 것이다. 그는 1984년 왕궁리 오층석탑을 처음 보았을 때 “백제 것임을 의심치 않았고”, 1989년 두 번째 보면서 “백제 것임을 재확인했으며”, 1989년 세 번째 보면서 “이런 나의 감각적 파악을 실증하고 싶었다.”면서 “이 탑은 나름대로 백제석탑의 완성으로 통일신라의 감은사탑에 직접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김연우 “토이, ‘고향집’이자 풀어야할 ‘과제’” (인터뷰)

    김연우 “토이, ‘고향집’이자 풀어야할 ‘과제’” (인터뷰)

    겨울을 좋아하는 이들은, 매서운 찬바람이 할퀴어 내는 ‘시린 추억’을 간직한 이들일 것이다. 불현듯 흩날린 눈송이가 홀로 걷던 누군가의 발걸음을 멈춰서게 했다면, 잊고 지낸 어느 날의 기억을 문득 떠올리게 한 ‘잔혹함’ 때문일 것이다. 가슴 속 어딘가 콕 박혀 빠지지 않는 가시처럼, 겨울만 되면 ‘잊고 지낸 추억’을 간지럽히던 따뜻한 목소리가 있다. 96년, 토이의 객원보컬로 ‘순수와 감성’을 노래한지 14년. 김연우(37·본명 김학철)가 돌아왔다. ”변한건 없니 날 웃게 했던 예전 그 말투도 여전히 그대로니…(토이 김연우 ‘여전히 아름다운지’ 中), 아프진 않니 많이 걱정돼. 행복하겠지만 너를 위해 기도할게. 기억해 다른 사람 만나도.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토이 김연우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中 ) 하얀 겨울 밤, 소복히 쌓인 눈 위로 발걸음을 옮길 때의 ‘뽀독뽀독’ 소리처럼, 맑고 애잔한 그의 음색이 귓가에서 심장까지 또렷이 와닿는다. 김연우만의 목소리다. ◆ 수면 위로 올라온 음악세계 “2009년엔 부지런해질래요” 김연우가 3년간의 오랜 기다림을 깨고 싱글앨범 ‘지금 만나러 갑니다’(I’ll give my life with you)로 컴백했다. 거리 곳곳 마다 울려 퍼지기 시작한 그의 목소리가 이 겨울 외로운 넋두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여전히 아름다운지’,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연인’, ‘이별 택시’, ‘사랑한다는 흔한 말’ 등 1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주옥 같은 명곡을 남긴 김연우는 그간 좀처럼 방송 활동을 하지 않기로 유명했다. TV보다는 라디오와 공연을 통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하던 그가 최근 잦은 ‘방송 외출’로 반가운 얼굴을 비치고 있다. 각 지상파 음악방송과 더불어 지난 KBS ‘이하나의 페퍼민트’에 출연, 김연우는 그간 못다한 음악 이야기와 함께 신곡 ‘사랑한다 안한다’를 들려주며 한층 음악팬들 곁으로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3년 만이죠? 정규 4집을 준비하는 가운데 좋은 2곡이 있어 싱글로 먼저 선보이게 됐어요. 그럴 이유도 없었는데… 그간 너무 숨어서 음악을 들려드렸던 것 같아요. 제 목소리는 아셔도 이미지는 모르시더라고요. 아마 김범수 씨보다 모를 껄요?(웃음) 2009년에는 보다 부지런해져서, 보다 좋은 곡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고 싶은 바람입니다.” ◆ 김연우표 발라드? ‘기교’ 아닌 ‘솔직함’이 매력 10여년이 지나도록 ‘발라드 명곡’으로 꼽히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일명 ‘김연우표 발라드’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현재 호원대와 숭실대 평생교육원에 보컬 강사로도 출강하고 있는 김연우는 토이 시절 부터 자신의 노래가 변치 않는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기교’가 아닌 ‘솔직함’을 언급했다. ”화려한 기교에 치중된 발라드는 ‘노래 실력을 뽐내는’ 가수 밖에 되지 못해요. 학생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노래를 부를 때는 단 3-4분 동안이라도 자신이 주인공이 되서 이야기를 전하듯 솔직해져야 해요. 일명 소몰이 창법이 발라드의 시류를 이끌었던 때도 있었지만 한시적이었죠. 결국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음악은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곡이거든요. 음악은 솔직해요. ‘공감대’를 형성하는 음악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이죠.” 김연우의 신곡 ‘사랑한다 안한다’의 가사도 사랑과 이별의 추억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았을 법한 ‘꽃잎 떼기’를 소재화했다. ’사랑한다 안한다. 사랑한다 안한다. 꽃잎을 한 장씩 떼어 물어보지만. 바람에 시들어 버린 모두다 흩어져버린 꽃잎이 우리의 모습만 같아.(사랑한다 안한다 가사 中)’ ”이별 노래와 저는 인연이 깊나봐요. 슬픈 노래는 그만 부르고 싶다고 인터뷰마다 말하곤 했는데 그래도 가장 ‘김연우스러운’ 느낌의 곡이라는 평이 나쁘지 않네요. 앞으로 애잔한 느낌은 살리되, 너무 느린 곡은 줄여가려 해요. 좀더 세련된 사운드의 감성터치가 돋보이는 곡들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 ”토이는 내 고향집, 늘 감사해” 김연우에게 있어 그의 음악적 모태가 된 ‘토이 음악’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토이’의 객원싱어로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발표한지 14년, 그의 음악을 토이의 연장선상으로 평가하는 일부 시선에 대해 내심 서운하지 않은지를 묻자 김연우는 “토이는 내 고향집과 같다.”는 답변과 함께 미소 지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제가 태어난 고향집’ 정도가 맞겠네요. 희열이는 제 평생의 음악 동반자고요. 토이 음악은 제 음악의 한 부분이자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유)희열이와의 인연은 늘 감사해요. 그렇게 음악적 색이 잘 맞는 친구를 만나 데뷔할 수 있었던 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지금도 음악활동을 하다가 힘들때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줘요. 토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토이’라는 이름은 제게 고마운 추억이에요. 저 역시 멈춰져 있는 성격이 아니니 ‘토이 밖의 김연우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로 작용되기도 했죠.” ’토이’를 좋아하는 이들은 대다수 솔로가수 김연우 음악의 ‘잔잔한 변화’에도 호의적이다. ”어쩌다 보니 제가 이별노래 전문 가수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제 이번 앨범의 첫 트랙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상큼한 변화가 느껴지실 거예요. 품앗이로 나선 타블로의 감각적인 랩핑과 제 노래가 감각적으로 잘 어우러졌어요. 4집 정규 앨범이 나오기 전에 한 두번 정도 좋은 싱글 앨범이 준비된다면 보다 자주 선보여 드릴게요. 음악활동을 계속해 오면서 가장 뿌듯한 점은 제 유일한 재주로 다른 이에게 ‘선물이 되는 음악’을 선사할 수 있다는 거예요. 가지고 있는 재주가 이것 뿐이라…(웃음) ‘보컬 선생님’으로, ‘대중 가수’로 휴식과 추억이 되는 음악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미륵사, 639년 백제 왕후가 창건

    미륵사, 639년 백제 왕후가 창건

    설화 안에 머물렀던 백제 불교의 베일이 벗겨졌다. 익산 미륵사의 창건 주체는 그동안 알려졌던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가 아닌 ‘백제 무왕의 다른 왕후’로 확인됐다. 미륵사는 무왕과 선화공주가 세웠다는 설화가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었다. 미륵사의 창건 연대도 밝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9일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미륵사터 석탑 해체 보수 현장에서 “지난 14일 석탑 1층 심주(心柱) 윗면 중앙에서 사리공(舍利孔)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백제 왕실의 안녕을 위해 백제 무왕의 왕후가 조성한 금제 사리호(舍利壺)와 금제 사리봉안기(舍利奉安記) 등 최상위 국보급 유물 등 500여점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김봉건 문화재연구소장은 “사리봉안기를 해독한 결과 정확한 창건 연대는 무왕 재위 시대(600~641년)의 기해년(己亥年)인 서기 639년으로 확인됐고, 창건 주체는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 최고 관직인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인 왕비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리호는 높이 13㎝에 너비 7.7㎝로 거의 훼손되지 않은 완벽한 형태였고, 옥으로 만들어진 내함에 사리가 담겨 있다. 사리호 표면에는 연꽃잎 무늬와 연주문 등이 세밀하게 새겨져 있어 백제 금속공예의 정교함과 우수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현장에서 “백제 문화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굉장히 귀중한 자료로 국보 중의 국보”라면서 “1400여년의 세월 동안 조금도 훼손되지 않고 완벽하게 발견된 것은 고고학적 쾌거이자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익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적벽대전2’ 양조위, 여심 흔드는 ‘칼춤’ 선보여

    ‘적벽대전2’ 양조위, 여심 흔드는 ‘칼춤’ 선보여

    영화배우 금성무와 함께 ‘적벽대전1’에서 거문고 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양조위가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에서는 칼춤으로 여심을 녹일 채비를 갖췄다. 영화에서 양조위는 마지막 결전을 눈앞에 둔 복잡하고 미묘한 심경을 한편의 칼춤으로 승화시켰다. 날카로운 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양조위는 절도 있는 동작과 특유의 강렬한 눈빛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여기에 펼쳐지는 춤사위마다 병법을 인용하며 차를 준비하는 소교(린즈링 분)의 단아함, 꽃잎이 휘날리는 섬세한 영상미가 함께 어우러진 주유(양조위 분)의 칼춤 장면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완벽한 칼춤을 선보인 양조위는 현란하면서 절도 있는 칼춤 동작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내내 손에서 검을 놓지 않았다. 흔들림 없는 춤사위를 표현하기 위해 10시간 넘게 와이어에 매달려 촬영하는 열정으로 오우삼 감독과 주변 스태프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느린 템포의 거문고 연주에 맞춰 빠른 템포의 칼춤 사위를 펼쳐보인 양조위는 “빠르지만 강하면서 부드러운 춤사위를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양조위의 칼춤이 돋보이는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은 오는 22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한민국무용대상 김민희 발레단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제1회 대한민국무용대상에 김민희 글로벌 컨템포러리 발레단의 ‘아랑,백골의 눈물 꽃잎처럼’이 24일 선정됐다.이날 오후 서울 워커힐호텔 컨벤션센터에서 함께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에게는 대통령상 상장과 지원금 2000만원이 수여됐다. 우수상은 윤미라 무용단의 ‘화첩-공무도花’에 돌아갔으며,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상장과 지원금 1000만원이 주어졌다.올해 창설된 이 대회는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해 10월31일까지 전국에서 공연된 모든 신작 중 공연시간 30분 이상,중극장 이상 규모에서 공연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5) 경남 고성군 연화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5) 경남 고성군 연화산

    우리나라는 보전가치가 높은 산들을 자연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자연공원법에 의해 지정되는 이들 공원은 관리주체에 따라 국립공원, 도립공원, 군립공원 등으로 나뉘고 각각 국가, 도, 시·군이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도립공원은 국립공원 다음 가는 경관과 생태계를 간직한 산들로 전국에 24개가 지정되어 있다. 고성 연화산은 양산·밀양·울주에 걸쳐 있는 가지산과 함께 경상남도가 지정한 2곳의 도립공원 가운데 하나다. 도립공원 연화산의 최고 자랑거리는 천년고찰 옥천사다. 연화산이 옥천사요, 옥천사가 곧 연화산이라 할 만큼 연화산과 옥천사는 떼어 생각할 수 없다. 신라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고찰로서 조선시대에는 한지 제작으로 이름을 날렸으며, 청담스님이 출가한 삭발본사로도 유명하다. 옥천사라는 이름은 경내에 있는 옥천(玉泉)이라는 샘에서 유래되었다. 한국의 100대 명수에 올라 있을 정도로 이름난 샘으로서 사시사철 샘물이 마르지 않고 흘러나온다. 옥천사는 연화산 정상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련암, 청연암, 연대암 등의 부속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산세가 연꽃 닮았다고 ‘연화산´ 연화산은 해발 528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옥천사를 중심으로 능선들이 둘러쳐져 있고 울창한 숲을 간직한 계곡들이 있어 도립공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산세가 연꽃을 닮아 연화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옥녀봉, 선도봉, 망선봉 등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능선 곳곳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당항포 쪽의 남해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연화산의 숲은 소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나무숲이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곳곳에 굴참나무숲, 느티나무숲, 서어나무숲 등이 발달해 있으며, 개서어나무, 당단풍나무, 때죽나무, 말채나무, 비목, 산벚나무, 졸참나무, 쪽동백나무 등의 큰키나무가 자라고 있다. 숲의 중간층을 이루는 떨기나무로는 진달래, 가막살나무, 개옻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연화산에는 귀한 식물이 많이 살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계절에 가도 여러 가지 꽃들을 관찰할 수 있다. 봄에는 고깔제비꽃, 얼레지, 현호색이 많다.3월 중순이면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얼레지가 꽃을 피워 장관을 연출한다. 이밖에도 각시붓꽃, 금붓꽃, 좀땅비싸리, 좀씀바귀, 진달래, 철쭉, 흰털괭이눈 등을 봄철에 만날 수 있다. 이맘때 연화산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옥천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차나무다. 지름 3~5cm의 하얀 꽃이 잎 사이에서 피어난다.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면 향기가 좋다. 차나무는 어린 잎을 차로 먹기 위해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는 상록 떨기나무로 원산지는 티베트와 중국 쓰촨성이다. 오래 전 중국에서 들여와 심었던 것이 산에 퍼져 자라는 것이므로 우리나라 자생식물은 아니다. 식물학적으로 엄밀하게 말하면 귀화식물의 일종인 셈이다. 남부지방의 백양사, 쌍계사 등 사찰 주변에서 야생 상태로 자라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차나무 외에 아직까지 꽃을 피우고 있는 가을꽃으로 개쑥부쟁이, 고마리, 뚝깔, 벌등골나물, 산구절초, 산국, 억새, 이고들빼기, 참취, 한라돌쩌귀 등이 있다. 꽃과 열매를 동시에 달고 있는 며느리배꼽도 만날 수 있는데, 둥근 잎 사이에서 나온 열매자루에 작은 열매들이 모여 달린 모습이 재미있고, 남색으로 익는 열매색깔도 눈길을 끈다. ●옥천사에서 1박2일 템플스테이 해볼까 고마리는 참으로 늦게까지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8월부터 피기 시작한 꽃이 11월까지 간다. 습기가 있는 도랑, 하천변, 강변, 숲가장자리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덩굴지며 1m까지 자라고 밑을 향한 거친 가시가 나 있다. 꽃은 연분홍색이 많지만 흰 꽃을 피운 개체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꽃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꽃잎처럼 생긴 5장의 꽃받침잎이 예쁘다. 꽃받침잎의 끝만 붉은빛이 돌아서 더욱 예뻐 보인다. 꽃받침잎 안쪽에 보일듯 말듯하게 돋아난 8개의 수술도 아름답다. 고만이라고도 부르는 친숙한 풀로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수질정화 작용을 해주는 고마운 풀이라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이도 있으나 근거는 전혀 없다. 빨갛게 익어가는 가막살나무와 보리수나무 열매도 만날 수 있다. 둘 다 먹을 수 있는 열매지만 보리수나무 열매가 더 맛이 있다. 덜 익은 보리수나무 열매는 떫은 맛이 나지만 서리를 맞은 후에 잘 익은 열매는 맛이 달다. 전국에 흔하게 자생하는 토종나무로서 불교와 관련 있는 보리수나무와는 아주 다른 식물이다. 절에서 열매로 염주를 만드는 나무도 석가모니와 관련 있는 보리수나무는 아니고, 피나무의 일종인 보리자나무로서 중국에서 들어온 외래식물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관련 있는 보리수나무는 뽕나무과 무화과속 식물로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무화과, 모람, 인도고무나무 등이 같은 속(屬)에 속하는 나무들이다. 이번 주말 도립공원의 의미를 되새기며 연화산을 찾아보면 어떨까. 차의 재료 정도로만 알고 있는 차나무의 꽃을 비롯하여 늦가을 남쪽 꽃들을 관찰하며 가을을 만끽해 보자. 옥천사에서 1박 2일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것도 좋겠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단풍나무 길에 서서/장철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단풍나무 길에 서서/장철문

    꽃잎이 사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다 신록의 단풍잎 사이에서 와서 신록의 단풍잎 사이로 떨어지고 있다 사선을 그리며 유성우(流星雨)가 떨어지고 있다 궁창(穹蒼)속에서 와서 궁창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흙이었으며 흙으로 돌아가고 있다 꽃이었으며 꽃으로 돌아갔었다고 해도 좋다 햇살이 신록의 단풍나무숲을 투과하고 있다 신록의 단풍잎을 투과하고 있다 사선을 그리며 사라지고 있다 사라지는 어느 한순간도 잡을 수가 없다 지금이 사라지고 있다 궁창으로부터 궁창으로 사라지고 있다 폭우처럼 사라지고 있다 가슴으로부터 가슴으로 사라지고 있다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1)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도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1)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도

    생물이 일정한 시간을 주기로 같은 행동을 하거나 생리생태적 습성을 보이는 것을 생물시계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드는 사람들의 생체리듬이나 새벽마다 수탉이 우는 행동 등이 모두 생물시계의 예라 할 수 있다. 봄이 왔음을 알리며 피는 보춘화, 해마다 장마가 시작될 때 꽃이 피기 시작하는 자귀나무, 추석을 전후해서 땅위로 솟아나는 송이버섯 등도 생물학적 시계를 가진 생물들이라 할 수 있다. 꽃이 피고 지는 습성을 관찰해 보면 2가지 부류가 발견된다. 첫 번째는 한번 꽃이 피면 시들 때까지 오므라들지 않는 식물들로서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다른 부류는 아침에 꽃을 피웠다가 저녁에 오므리기를 반복하는 종류다. 수련의 수면(睡眠)운동이 잘 알려져 있는데, 이른 봄에 꽃이 피는 봄꽃들 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꿩의바람꽃, 얼레지, 복수초 등이 이런 습성을 보이는데, 겨울처럼 차가운 이른 봄의 밤기온을 견디기 위해서인 듯하다.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생물의 특성이기에 저녁이나 밤에 꽃을 피우고 아침이면 꽃잎을 닫는 특별한 식물들도 있다. 달맞이꽃이나 분꽃, 몇몇 원추리 종류들은 보통 꽃들과는 달리 밤에 꽃을 피우는 별난 습성을 가지고 있다. ●독특한 생물시계… 밤10시 꽃잎 닫아 우리나라 토종식물 가운데 생물시계를 갖고 있는 것이 많지만, 그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습성을 보여주는 것은 대청부채다. 꽃이 피는 시간이 아침이 아니라 오후, 그것도 오후 3시를 전후해 피는 것부터 독특하다. 오전 내내 꽃잎을 굳게 닫고 있다가 오후 3시가 되어서야 꽃을 활짝 피운다. 꽃잎을 오므리는 시간도 정해져 있어 더욱 신비감을 자아내게 하는데, 밤 10시를 전후해서 꽃잎을 닫는다. 그것도 그냥 닫히는 것이 아니라 빨랫감을 비틀어 짠 듯이 비틀린 채로 오므라든다. 대청부채는 얼이범부채라고도 부르는 여러해살이풀로 붓꽃과(科) 붓꽃속(屬)에 속한다. 우리나라 붓꽃속 식물들이 대부분 봄에 꽃을 피우고 늦은 것이라 해도 여름이면 지는 게 보통인데, 이 식물은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에 피므로 가을에 꽃 피는 유일한 붓꽃종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이웃한 백령도에도 자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만주, 아무르, 몽골 등지에도 분포하는 북방계식물이며, 북한의 평안북도에도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생 미스터리´ 금방망이도 활짝 이맘때 대청부채가 예쁜 꽃망울을 터뜨리는 대청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속하는 서해 5도 가운데 한 섬이다. 위도상으로 서울보다 북쪽인 파주와 비슷하지만 난류의 영향으로 기온이 따뜻해 난대식물인 동백나무가 이곳까지 올라와 자라고 있다. 대청리의 동백나무자생지는 이 식물 분포의 북방한계선이라는 이유로 천연기념물 66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밖에도 보리밥나무, 보춘화, 실거리나무, 장딸기, 큰천남성, 후박나무 같은 난대성 식물들이 생육하고 있다. 이맘때 대청도에서 피는 풀꽃 가운데 금방망이도 특별하다. 한반도 고산지역에 드물게 자라는 이 식물이 대청도, 백령도 및 중부지방의 서해안 섬에도 분포하는 것은 다른 식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일로서 학술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한라산이나 덕유산 등 높은 산에서는 드물게 발견되지만 대청도를 비롯한 서해안 섬에서는 비교적 흔한 점도 수수께끼 같다.7월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한라산의 금방망이는 막물 꽃이라 해도 9월 초순까지가 볼 수 있는 게 한계지만 대청도에서는 9월 중순에 꽃이 한창이다. 대청도의 희귀식물로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정향풀이다. 전라남도 해안가 등 몇몇 곳에서 자생지가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좀처럼 보기 어렵다. 아름다운 남자색 꽃이 5월에 핀다.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우리말이름에 ‘대청’이 붙은 식물 가운데 대청가시풀이 있다. 미국 원산으로 우리나라에 귀화한 외래식물인데, 서해를 오가는 배들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옥죽동 해안의 모래언덕에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다. 열매에 굳세고 날카로운 가시가 많아서 옷이나 신에 붙으면 떼기가 무척 어렵다. ●사막같은 모래언덕… 가을여행 떠나볼까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대청도까지는 쾌속선이 하루에 3번 다니며,4시간쯤 걸린다. 홍어, 팔랭이 등 자연산 횟감이 넘쳐나는 섬, 사막을 방불케 하는 너른 모래언덕이 펼쳐지는 섬, 담백한 맛과 향이 일품인 까나리액젓을 맛볼 수 있는 섬, 백령도와 그 너머 북녘땅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보이는 섬, 백령도는 가을여행을 떠나봄직한 섬이다. 대청도에서는 바닷바람을 맞아 더욱 싱싱한 가을꽃들도 만날 수 있다. 대청부채를 비롯하여 까실쑥부쟁이, 나비나물, 대나물, 물옥잠, 사철쑥, 이고들빼기 같은 가을꽃들이 한창이고, 분꽃나무, 윤노리나무, 덩굴별꽃, 보리수나무들의 열매도 볼 수 있다. 다음날 점심때 배를 타고 나와야 하는 일정이라면 대청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대청부채부터 챙겨보는 것을 잊지 않기 바란다. 다음날은 떠날 때까지 꽃잎을 꼭꼭 다물고 있을 터이니.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고마운 그 신사(紳士)는 10대만 꺾는 늑대

    고마운 그 신사(紳士)는 10대만 꺾는 늑대

    “깡패가 따라온다” 말 걸곤 이력서 쓰자며 여인숙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빌딩」가의 골목길. 방범등(燈)이 매달려 있긴해도 불쑥 깡패들이 나타날듯한 불안한 밤길을 한 소녀가 총총걸음으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등뒤에서 갑자기 사나이들의 구두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녀는 감히 뒤돌아 볼 염도 없이 몸을 움츠리고 발길만 재촉했다. 어느새 신사복차림의 중년 사나이가 다가 왔다.『깡패들이 너를 잡으려고 뒤쫓고 있지 않나』점잖게 말을 건네며 소녀의 등을 감쌌다. 지난달 27일 밤8시쯤 대구시 태평로4가 골목길에서 있었던 일. 바로 이 신사복 차림의 사나이가 막 피어나려는 꽃잎을 마구 짓밟아 온 색마일 줄이야. 『얼마나 무서운 골목인데 다 큰 가시나가 혼자 다니노. 직장에 다니는 것 같은데 그래 직장이 어디길래 이렇게 늦게 다니노』막 골목길을 빠져 나오자 신사는 가엾다는 듯 나무랐다. 소녀는 시내의 H학원에서 공부를 끝내고 집에 돌아 가던 중. 『기술배울라꼬 학원에 다녀예. 보통 7시에 끝나는데 오늘은 좀 늦었어예』 신사가 아버지처럼 마음 든든하게 느껴져 소녀는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직장여성이 아니라 학원생이구만. 돈을 벌어야지 배우기만 하면 뭘하노』『취직이 어디 돼야지예』『내가 시켜 줄까. 전매청 여직공자리가 한 두개 비어 있는데…』 「취직」이란 말에 눈이 번쩍 뜨인 소녀는 흥분이 가슴을 메웠다. 신사와 소녀는 다정한 부녀인 듯 대화를 나누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한달에 2만원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취직시켜 준다는 바람에 소녀는 미처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달래가며 통금(通禁)만 기다려 신사는 당장 이력서를 쓰라며 문방구점에 들어가 용지까지 사들고 오지 않는가. 소녀는 저도 모르게 신사를 따라 여인숙에 들어 갔다. 이 아버지같은 신사는 지난1일 동대구경찰서에 강간치상혐의로 구속된 백상복(白祥福)(39·경북 영천군 영천읍). 욕을 보기 직전에 구출됐던 소녀는 조(趙)모양(17). 조양은 백의 하숙집이라는 평원여인숙에 미처 간판도 보지 못한채 들어 섰다. 바로 백의 글씨로 이력서가 쓰여졌다. 『부양가족이 많아야 연말에「보너스」가 많다』며 가족사항을 캐 묻기도 했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운 아저씨도 있었던가. 그러나 이 고마운 아저씨가 이렇게 하여 꺾어 버린 꽃송이들이 경찰의 조사로만도 5명이나 될 줄이야. 백은 이러한 수법으로 소녀들의 신상을 파악, 일단말썽이 없으리라고 판단되면 차차 이리의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람둥이가 아닌가 보자』며 소녀의 손톱을 검사한다고 손을 주물럭거리다가 다음에는「스토킹」을 벗기고 발톱을 검사한다. 소녀들은 만에 하나 이 고마운 아저씨를 의심할수 없다. 어찌 감히 저항하랴. 건강을 진단한다며 뼈마디를 쓰다듬고 옷속에 손을 넣을 때쯤에는 소녀의 마음에 의심이 고개를 든다. 백은 여기서 일단 후퇴, 소녀만을 방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간다. 10분쯤뒤에 마실것과 먹을 것을 사들고 들어온다. 이력이나 건강이나 모두 합격이기 때문에 취직이 된거나 다름 없으니 축하한다고 수작을 부린다. 통금시간이 코앞에 닥쳤지만 소녀들은 잠시라도 의심을 한게 더욱 죄스러워 초조하면서도 백의 호의를 뿌리칠 수 없다. 어느덧 통금이 되어 소녀의 발이 묶이게 되면 백은 전기를 끄고 덮친다. 조양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여인숙 방에 들어 가자 이력서가 쓰여지고 손발을 매만지던 백은 밖으로 나갔다가 이윽고 마실것과 먹을 것을 사왔다. 그리고는 통금이 지나고 조양의 경계가 풀릴때쯤해서 전깃불을 끈 그는 어린 소녀의 몸을 덮쳤다. 아슬아슬한 그 순간에 문을 벌컥 열고 경관이 들이닥친 것이다. 경찰은 역시 백의 제물이 됐던 임(林)모양(18)의 고발로 백을 미행했던 것. 쇠고랑을 찬 백은 일절 여죄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으나 경찰의 조사결과만으로도 같은 방에서 송(宋)모양(15) 김(金)모양(17) 신(申)모양(19)등 모두 5명의 소녀가 피해를 입었다는 것. 요(要)조심! “교활 잔인한 이 사나이의 수법” 이 소녀들은 시골에서 대구로 나와 자취하거나 친척집에 의지하고 있는 가난한 처지들. 구직이 절실한 처녀들이었다. 백을 고발한 송모양은 극장 매표원을 시켜주겠다는 바람에 덫에 걸렸다. 지난 11월26일밤 11시쯤 언니(20), 남동생(16)등 3자매가 자취하고 있는 신천동집에 백이 찾아왔다. 언니와 백은 잘 아는 사이인 듯. 『너를 취직시켜 줄 분이 찾아왔다. 나가 보아라』며 잠든 송양을 깨워 백을 만나게 했다. 백은 임양을 데리고 거리를 한 바퀴 돌면서 대구극장앞에 이르자『저 극장 매표소가 네가 일할곳』이라며 일러주기도 했다. 결국 여인숙으로 끌려간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저항을 하다 호되게 매를 맞고 두 번 욕을 당하고 심한 국부 파열상을 입었다. 이 사실은 곧 언니에게 알려졌고 자매간에『언니때문』이라며 말다툼을 하다 전직 검찰청서기였던 아저씨 임모씨 귀에 들어 갔다. 임씨는 두자매의 말다툼을 듣고 단박 백이 『인간이랄 수 없는 치한』임을 알아채고 『어떤 망신을 당해도』그냥 둘 수 없다고 결심, 경찰에 고소토록 한 것이다. 경찰조사에 의하면 백은 2남1녀의 아버지. 4년전 아내 유(兪)모여인(34)이 도망쳐 버려 홀아비신세. 처음 대구에 와서는 D이발소등에서 이발사를 했다. 그가 소녀들을 꾀기위해 이력서용지,「콜라」, 과자봉지등을 사들인 돈과 숙박비등 생활비를 어떻게 염출해 냈는지는 그가 입을 열지 앟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구=배기찬(裵基燦)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12월 12일호 제4권 49호 통권 제 166호]
  • 고전·무성 걸작 영화들 재밌네

    고전·무성 걸작 영화들 재밌네

    서울 충무로국제영화제가 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영화인과 관객 등 1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배우 장동건과 이미연, 하지원, 김정은, 신현준, 김민준, 최수종, 하희라, 신애, 유진, 이하나 등이 참석해 영화제를 빛냈다. 또 심사위원장 마이클 치미노 감독과 심사위원 데라와키 켄, 임권택 감독, 배우 이케와키 치즈루 등도 국립극장을 찾았다. 영화제는 레드카펫 행사를 시작으로 개막 행사, 개막작인 히구치 신지 감독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이 상영됐다. 배우 박중훈과 강수연이 개막식 사회를 맡았다. 개막 축하 행사로는 뮤지컬 ‘싱글즈’로 유명한 악어 컴퍼니의 ‘무비컬’(무비+뮤지컬) 공연이 진행됐다. 영화제의 공식초청 부문에는 터키 영화 ‘드라이 서머’, 뉴 아프리칸 시네마를 주도한 ‘투키 부키’ 등 알려지지 않은 걸작들이 관객을 찾는다. 또 영국의 거장 데이비드 린 감독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닥터 지바고’와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 그의 대표작 4편이 상영된다. 지난해 타계한 헐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데보라 카가 주연을 맡은 ‘검은 수선화’와 ‘지상에서 영원으로’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무성 영화의 향연’에서는 ‘청춘의 십자로’‘황태자의 첫사랑’ 등 한국과 외국의 대표 무성영화가 상영된다.‘양철북’‘커밍아웃’ 등 독일의 대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독일영화사 특별전도 기대된다. ‘CHIFFS 매스터즈’에서는 특수효과의 선구자인 더글러스 트럼블을 소개한다.‘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개봉 40주년을 맞아 미국영화연구소에서 진행됐던 특별 강연도 선보인다. 짙은 정치색과 외설 논란으로 화제를 낳은 장선우 감독의 특별전도 눈길을 끈다.‘서울예수’와 ‘우묵배미의 사랑’‘화엄경’‘꽃잎’‘거짓말’ 등이 상영된다. 1958∼98년 끝자리 ‘8’의 영화들을 선보이는 ‘한국영화 추억전 #8’과 최근 한국 장·단편 영화를 소개하는 ‘충무로 나우(Now)’도 마련됐다. 칸 감독주간 40주년 특별전에서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비열한 거리’, 마이클 피기스 감독의 ‘폭풍의 월요일’ 등 거장들의 초기작들과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도 감상할 수 있다. 영화제는 오는 11일까지 9일간 대한극장과 중앙시네마, 씨너스 명동, 신세계 문화홀 등에서 40개국 170여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27) 대관령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27) 대관령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터널이 뚫리기 전까지 영동과 영서를 연결시켜주는 주요 교통로 역할을 하던 대관령(832m)은 백두대간 위에 놓인 고개 가운데 하나다. 북쪽으로 선자령(1157m), 매봉(1173m)을 거쳐 오대산국립공원의 노인봉(1388m)으로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능경봉(1123m), 고루포기산(1238m)을 거쳐 석병산(1055m)으로 연결된다. 대관령 일대는 동쪽 강릉 쪽으로 급한 경사를 이루고, 서쪽 횡계 쪽으론 비교적 경사가 낮은 펑퍼짐한 지형을 이루어 전형적인 경동지괴 현상을 보인다. 경사가 완만한 횡계 쪽 사면은 특별한 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독특한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넓은 지역이 펑퍼짐한 지형을 이루다 보니 이곳의 수계는 여러 곳에 습지들을 만들어 놓았다. 더욱이 이곳은 고도가 해발 800m 이상 되는 곳이므로 습지들은 자연스레 고산습지가 되어 식물들에게 특별한 생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고산습지가 특별한 생육환경 만들어 대관령은 물론이고 이곳을 중심으로 북쪽의 선자령 일대나 남쪽의 능경봉 일대까지 드넓게 형성된 습지들에는 희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대관령의 습지는 어느 한 곳에 발달한 것이 아니고, 백두대간에서 서쪽으로 흘러드는 계곡이 발원하는 곳이면 어디에나 형성되어 있는 셈인데, 이들 습지에는 가는바디나물, 개발나물, 곰취, 궁궁이, 금꿩의다리, 꽃창포, 바디나물, 놋젓가락나물, 애기앉은부채, 제비동자꽃, 참좁쌀풀, 촛대승마, 큰용담 등이 자라고 있다. 참좁쌀풀이나 금꿩의다리도 귀한 식물이기는 하지만 이곳 습지에 자라는 식물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제비동자꽃을 꼽을 수 있다. 남한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북방계 식물로서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은 산의 풀밭에서 매우 드물게 자란다. 줄기는 높이 50∼80㎝이고, 잎은 잎자루가 없이 줄기에 마주난다. 꽃은 7∼9월에 줄기 끝에서 짙은 홍색으로 피며, 꽃잎은 5장이고 끝이 가늘게 갈라진다. 세계적으로는 만주, 우수리, 일본에 분포한다. 제비동자꽃과 함께 습지 부근에 자라는 귀한 식물이 하나 더 있는데, 미나리아재비과의 놋젓가락나물이다. 전국에 자란다고 알려져 있지만,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 희귀식물이다. 미나리아재비과의 투구꽃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며, 투구꽃과는 달리 줄기가 덩굴지며 다른 물체에 감기는 특징이 있다. 덩굴진 줄기는 길이 2m에 이르며, 잎은 줄기에 어긋나게 달린다. 꽃은 투구 모양이며,8∼9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서 청자색으로 핀다. 독이 있는 뿌리를 한약재로 쓴다. 만주와 시베리아에도 분포한다. ●제비동자꽃 보기 = 하늘의 별따기 대관령 일대의 숲은 신갈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이맘때 숲 속에는 모시대, 애기앉은부채, 은방울꽃, 투구꽃, 흰투구꽃 등이 무리를 지어 꽃을 피운다. 숲 바닥을 꼼꼼히 살피면 앙증맞은 모습의 애기앉은부채 꽃들을 만날 수 있는 시기도 요즈음이다. 이른 봄에 눈 속에서 피워 올랐던 파란 잎은 이미 진 후고, 뿌리에서 돋아난 자줏빛 꽃이 낙엽 사이에 숨어서 피어 있다. 능선의 양지바른 곳에는 가는쑥부쟁이, 개쑥부쟁이, 각시취, 고려엉겅퀴, 꿩의비름, 동자꽃, 마타리, 분홍바늘꽃, 산비장이, 톱풀, 큰용담, 큰잎쓴풀 등이 꽃을 피운다. 대관령에서 횡계로 이어지는 도로 가에도 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금꿩의다리, 단풍터리풀, 생열귀나무, 범꼬리 등을 만날 수 있다. 단풍터리풀은 장미과의 북방계 식물로 터리풀에 비해서 잎이 더욱 깊게 갈라지며, 잎 뒷면에 흰 털이 많이 나는 특징으로 구분된다. 백두산을 비롯하여 만주, 몽골, 시베리아, 캄차카 등 고위도 지방에 분포한다. 남한에서는 이 일대를 비롯하여 강원도 몇몇 곳에서만 살고 있다. ●봄엔 파란 잎, 가을엔 자주꽃으로 변신하는 애기앉은 부채꽃 최근에는 대관령 일대에 자란다고 기록은 되어 있으나 좀처럼 발견되지 않던 독미나리가 발견되어 이곳의 식물학적 중요성을 방증해주기도 했다.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북방계 식물로 남한에서는 이곳을 포함해 몇몇 곳에서만 살고 있는 귀한 식물이다. 백두대간의 주요 고개 가운데 하나인 대관령은 식물학적으로도 이처럼 의미가 큰 곳이다. 대관령의 식물을 관찰하는 꽃산행은 대관령에서 출발해 북쪽 선자령까지 다녀와도 좋고, 남쪽으로 능경봉을 올라도 좋다. 선자령은 5시간, 능경봉은 왕복 4시간이면 주변의 꽃을 자세히 보며 오가기에 넉넉하다. 숲 속에 다소곳이 피어 있는 놋젓가락나물, 제비동자꽃, 산비장이 예쁜 꽃과 만나게 되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지리라.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장마를 이기는 야생초를 아시나요

    장마를 이기는 야생초를 아시나요

    텔레비전에서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하더니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매년 요맘때면 풋고추며 애호박 따위의 푸성귀들이 얼마만큼 자라 맛나게 부침개를 부쳐 먹습니다. 별 양념이 없어도 소금 간을 한 밀가루 반죽에 싱싱한 푸성귀를 넣고 부쳐 먹는 부침개는 심심한 입을 달래기에는 충분합니다. 이왕 손에 밀가루를 묻히는 거 어머니는 양푼 가득 반죽을 만들어 이웃들에게도 돌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입이 소태같이 써 그 맛난 부침개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복분자 농사는 대부분 장마와 함께 끝을 맺습니다. 아직 넝쿨마다 여남은 복분자가 남아있지만 대부분 장맛비에 녹아내릴 것입니다. 비가림 시설을 했다고 하더라도 날이 궂으면 열매에 곰팡이가 생겨 내다 팔 수 없습니다. 올해는 참 힘든 농사를 짓습니다. 고창 지역 대표 특수작물 복분자는 냉해를 입어 작년에 비해 작게는 15%에서 많아야 50%를 밑도는 수확량이 고작입니다. 몇 해 전부터 고소득 작물로 복분자가 관심을 받고, 많은 지역 사람들이 경작하던 밭에 복분자를 심어두었는데 망연자실 손가락만 빨게 생겼습니다. 복분자 팔아 딸내미 여운다던 아짐, 서울에 취직한 아들 사글세방 보증금을 마련하겠다던 아재. 참말로 환장할 노릇입니다. 마음도 뒤숭숭하고, 비도 오고. 삽자루 하나 들고 논으로 물꼬를 보러 나갑니다. 미리미리 물꼬를 봐두지 않으면 방천(논에 물이 넘쳐 둑이 무너지고, 벼가 불어난 물에 쓸려 가는 일)이 날지도 모릅니다. 마을 앞 논에는 저보다 일찍 나온 동네 어르신들이 비옷을 입고 논일을 보고 계십니다. 저도 부지런을 떤다고 하는 편이지만, 논을 돌보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아직 농사꾼이 되려면 한참 먼 일인 것 같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논에 심어둔 벼들이 초록을 입습니다. 비가 내린 다음날이면 벼는 한 뼘은 자랍니다. 이것들 자라는 거 보면 또 맘이 흐뭇해집니다. 야생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가 그친 후 잔뜩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면 그 작은 몸으로 장대비를 이겨낸 것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더욱 맑고 선명한 빛을 냅니다. 야생초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저에게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유혹이기도 합니다. 여름을 알리는 야생초로는 산수국, 연꽃, 패랭이, 달개비(닭의장풀), 모싯대, 참나리 등이 있습니다. 이중 제가 좋아하는 것으로는 산수국과 연꽃, 달개비 등입니다. 산수국은 6월에서 8월경 주로 야산에 많이 피는데, 생김새는 깨알 같은 진한 청색의 꽃들을 두고 가장자리에 네다섯 개 꽃잎을 가진 연한 청색의 꽃이 나비처럼 둘러싸고 있는 모양입니다. 하늘을 닮은 푸른색이 참 예쁩니다. 근데, 산수국에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진짜 꽃과 가짜 꽃이 있다는 겁니다. 가장자리의 나비 모양 꽃이, 암술도 수술도 없는, 다시 말해 꽃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않는 ‘가짜 꽃’입니다. 산수국은 이 가짜 꽃으로 벌이나 곤충을 유인하여 종을 번식시킵니다. 진짜 꽃이 너무 작아 벌과 나비를 유인할 수 없으니 눈에 잘 띄는 ‘가짜 꽃’을 개발한 모양입니다. 농수용으로 담아둔 논에는 연꽃이 한창입니다. 연꽃은 진흙 속에 피면서도 맑고 청아한 맛이 있어 불교에서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부처님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곳도 연단이며, 옛날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졌다가 환생한 꽃도 연꽃입니다. 지금은 군것질거리가 많아 천대 받지만 먹을 것이 귀했던 옛날에는 연꽃 열매인 연밥은 아이들에게 좋은 간식거리였습니다. 지금도 연 뿌리는 연근이라 하여 귀한 음식입니다. 닭의장풀도 여름을 대표하는 야생초입니다. 주로 파랑색 꽃이 피는데, 그 모양이 닭의벼슬을 닮기도 했지만 닭장 주변에 많이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대부분의 야생초가 그렇지만 이 녀석도 생명력이 질겨 뽑아도 완전히 말려 죽이지 않으면 금세 다시 땅으로 뿌리를 내립니다. 닭의장풀은 약용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커다란 주전자에 끓여 차처럼 마시면 당뇨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 밖에 초여름의 숲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꽃나무가 있는데, 분홍 실을 풀어놓은 듯한 꽃잎을 부챗살처럼 활짝 펼쳐 놓은 자그마한 꽃이 특징인 자귀나무입니다. 잎은 낮에는 옆으로 퍼져 있으나, 밤이나 흐린 날에는 금세 입을 접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모습이 꼭 잠을 자는 귀신처럼 생겼습니다. 또 자귀나무는 합환목(合歡木)·합혼수(合婚樹)·야합수(夜合樹)·유정수(有情樹) 등으로 불리며, 그 이름은 부부의 금실을 뜻하기도 해 집안에 심어두기도 했다고 합니다. 물꼬를 다 보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장마가 어느 정도 지나면 논에 비료를 뿌려야 합니다. 논에 들어갈 비료의 양을 계산하다보니 또 한숨이 나옵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비료값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비료의 종류에 따라 차등은 있지만 올해만 들어 60~101%까지 올랐습니다. 12,000원 하던 요소비료는 이제 20,700원이나 합니다. 천정부지로 뛰는 비료 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앞으로 더 오른다고 합니다. 사안이 이러다 보니 비료를 사재기 하는 현상도 빈번이 일어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가림시설(하우스)에 들어가는 철재 값은 220%나 올랐습니다. 이것저것 계산해 보니 일 년 벼농사 지어봐야 200평에 소작료를 빼고 나면 8천 원 가량이 남습니다. 어쩌다 보니 하늘 잔뜩 흐린 날, 좀 무거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비가 지나고 나면 활짝 피는 야생초처럼, 농민들이 얼굴도 활짝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주영태 농부 글쓴이 주영태 씨는 전라북도 고창에서 농사를 짓고 사진을 찍으며 살아가는 젊은 농사꾼입니다.
  • [문화플러스]

    ●63스카이 아트 뮤지움 개관기념전 한화63시티는 여의도 63빌딩 전망대를 ‘63스카이 아트 뮤지움’으로 바꾸고 개관기념전 ‘키티 에스(Kitty S)’를 열고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김두섭, 설치미술가 변대용 등 젊은 아티스트 30여명이 키티 캐릭터를 재해석했다. 자정까지 개관.11월30일까지.(02)789-5663. ●장기영, 박영덕화랑서 작품 전시회 꽃잎이나 나뭇잎의 이슬방울을 사진처럼 극사실 묘사하는 장기영이 청담동 박영덕화랑에 신작 20여점을 내놓았다. 자연을 직접 관찰하지 않고 카메라 앵글에 담긴 이미지를 회화화한 작법이 독특하다.21일까지.(02)544-8481. ●신인작가 박동수 충정각서 작품전 충정로 대안공간 충정각에는 글씨를 그림 안에 녹여 넣는 신인 작가 박동수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예컨대, 입맞춤하는 남녀 그림에다 ‘쪽쪽쪽’이란 글씨를 함께 그려넣는 방식. 주제를 문자로도 표현한 작품들은 무엇보다 경쾌해서 좋다. 새달 5일까지.(02)363-2093. ●구자승 등 작가 9명 ‘과일나라’전 팔판동 갤러리 도올에 달착지근한 과일향이 진동한다.20일부터 새달 8일까지 과일을 소재로 한 ‘과일나라’전이 열릴 예정. 구자승, 김문식, 김일해 등 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02)739-1405.
  • 8000만원짜리 샴페인은 어떤맛?…日서 판매

    샴페인 한 병이 무려 8000만원? 일본 나고야(名古屋)시의 한 백화점에 한 병에 무려 8000만원이 넘는 샴페인이 등장해 화제다. 나고야시에 위치한 마츠자카야(松坂屋)는 특별히 제작한 6ℓ짜리 ‘돈페리뇽’(Dom Pérignon)샴페인을 한 병당 840만엔(약 8000만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번 샴페인은 총 5병이 만들어졌으며 마츠자카야에서는 3병이 판매될 예정이다. 샴페인을 최초로 만든 중세 프랑스 수도승의 이름에서 따온 돈페리뇽은 여타의 샴페인과 달리 그 해 수확된 포도만을 사용해 만들어지는 고급 샴페인의 하나이다. 마츠자카야가 이번에 출시한 샴페인은 돈페리뇽 중에서도 맛에 대한 평가가 높은 1996년산으로 ‘돈페리뇽 로제 빈티지 1996’이란 이름이 붙었다. 샴페인이 담겨진 병에는 꽃잎을 형상화한 금박이 새겨져 있으며 병에 조명을 비추는 전용케이스도 제공된다. 전시된 돈페리뇽을 본 한 남성(60)은 “(도요타자동차의 고급차인) 렉서스보다도 비싸다. 마셔보고는 싶지만 무리”라며 입맛만 다셨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 숲으로의 초대

    영화 숲으로의 초대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CHIFFS)가 40개국 170여편의 영화, 총 11개의 섹션을 확정했다. 개막작으로는 히구치 신지(일본) 감독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이 상영된다. 또 올해 신설된 국제경쟁부문에 오를 11개의 해외 영화도 선정했다. 대상 수상작품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9일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초청 상영작과 게스트, 섹션별 프로그램, 축제 행사 등을 발표했다. 영화제는 9월3일 국립극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9일간 대한극장과 중앙시네마, 씨너스명동, 신세계문화홀 등에서 진행된다. 또 남산골 한옥마을, 충무로 예술인의 거리, 명동 등 야외 광장에서 영화 상영과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9월11일 국립극장에서 폐막한다. ●국제경쟁부문에 오른 작품 올해 신설된 국제경쟁 부문에서 세계 각국 영화 11편이 대상(상금 3000만원)과 심사위원특별상(500만원), 올해의 발견상(300만원), 관객상(200만원)을 놓고 경쟁한다. 심사위원단은 ‘디어 헌터’의 마이클 치미노 감독과 이명세 감독, 김영 프로듀서, 프랑스 여배우 리제 벨링크, 일본 평론가 데라와키 겐이다. 상영작으로는 ▲괜찮아질 거야(감독 이브-크리스티앙 푸르니에)▲그녀의 남자친구(미샤 레빈스키)▲핸들 미 위드 케어(콩데이 자투라나사미)▲매드 디텍티브(두기봉·위가휘)▲나는, 인어공주(안나 멜리키얀)▲조용한 혼돈(안토넬로 그리말디)▲레스트리스(아모스 콜렉)▲우연 혹은 필연(필립 바신스키)▲스노우(아이다 베기츠)▲트랩(슬로단 고르보비치)▲라이벌(자크 마이오) 등이다. 개막작은 영화 ‘일본 침몰’로 친숙한 히구치 신지 감독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2008)이 선정됐다.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에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한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의 동명 사무라이 영화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해외 스타도 영화제 기간 한국을 찾는다.‘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배우 이케와키 지즈루,‘동사서독’의 배우 양채니, 올리비에 페레 칸 감독주간 집행위원장, 영화 ‘새들의 노래’ 알베르 세라 감독 등이 행사에 맞춰 방한한다. ●고전 영화를 만나다 친숙한 고전 영화들이 다시 태어난다. 공식 초청부문에선 마틴 스코세이지의 ‘성난 황소’와 막스 오퓔스의 ‘롤라 몬테스’ 등을 만난다. 또 데이비드 린 감독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아라비아의 로렌스’,‘닥터 지바고’가 선보인다. 지난해 10월 별세한 영화배우 데버러 커를 기려 ‘검은 수선화’와 ‘지상에서 영원으로’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짙은 정치색과 외설 논란으로 화제를 낳은 장선우 감독의 특별전도 눈길을 끈다.‘서울예수’(1986)와 ‘우묵배미의 사랑’(1990),‘화엄경’(1993),‘꽃잎’(1996),‘거짓말’(1999) 등이 상영된다. ‘CHIFFS 매스터즈’ 섹션에서는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블레이드 러너’ 등 할리우드 초기 SF영화에 참여했던 ‘특수 효과의 아버지’ 더글러스 트럼블이 소개된다. 또 ‘아시아 영화의 재발견:작가와 장르’ 섹션에선 지난 2월 타계한 일본 이치가와 곤 감독의 대표작들이 선보인다.‘무성 영화의 향연’에서는 ‘청춘의 십자로’,‘황태자의 첫사랑’ 등 한국과 외국의 대표 무성영화가 상영된다.‘양철북’,‘커밍아웃’ 등 독일의 대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독일영화사 특별전도 기대를 모은다. 또 1958∼1998년 끝자리 ‘8’의 영화들을 선보이는 ‘한국영화 추억전 #8’과 ‘칸 감독주간 40주년 특별전’, 최근 한국 장·단편 영화를 소개하는 ‘충무로 나우(Now)’도 마련됐다. 이덕화 운영위원장은 “충무로영화제의 흥행과 성공을 위해 국내 유명 배우들을 대거 초청할 계획”이라며 “기대해도 좋습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태안 앞바다서 또 고려청자

    태안 앞바다서 또 고려청자

    지난해 고려청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또 다른 고려시대 난파선의 흔적이 발견되어 고려청자 515점이 수습됐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태안 말섬(馬島) 앞바다에서 지난 5월 긴급탐사에 이어 최근 발굴조사를 벌여 연꽃잎무늬 대접을 비롯한 고려청자 515점을 건져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발굴은 지난해 고기잡이를 하던 어부가 3차례에 걸쳐 청자 25점을 신고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조사 지역은 신진도항과 방파제로 연결된 태안군 근흥면 말섬 앞 300m 해역으로 지난해 대규모 수중발굴이 이루어진 대섬(竹島)에서 가깝다. 청자는 침몰선에 3꾸러미 단위로 적재되어 있었으며, 갯벌에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방파제 축조 등의 원인으로 주변 해저 지형이 변화함에 따라 드러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양유물전시관은 “출토된 청자는 대접과 사발, 접시, 잔 등 종류가 다양하며 같은 종류라도 무늬와 번조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고, 그에 따른 질적 차이도 확인되고 있다.”면서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전반 사이에 전북 부안이나 전남 강진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진도항 일대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조운선과 청자운반선 등이 자주 침몰하여 ‘지나기 힘든 여울목’이라는 뜻의 난행량(難行梁)으로 불렸다. 한편 문화재청은 유물과 유적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말섬 앞바다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가지정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깔깔깔]

    ●순진한 아이들 유치원에서 소풍을 갔다.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고, 바닥엔 꽃잎이 잔뜩 떨어져 있었다.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물었다. “저기, 저게 뭘까요?” “나무가 솜사탕을 먹고 흘린 거예요.” “나무가 밥 먹다 흘린 거예요.” “나무가 종이를 잘라서 종이가루를 만든 거예요.” 선생님이 마지막 아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아이의 충격적인 한마디. “저거 비듬 아니에요?”●직장인 거짓말 베스트5 1위:“아 그거요? 다 돼 갑니다.”(시작도 안함) 2위:“예, 저 몸이 좀 안 좋아서요.”(꾀병) 3위:“지금 너무 바빠서요.”(애인과 채팅 중) 4위:“차가 너무 막혀서 늦었습니다.”(늦잠) 5위:“저, 선약이 있어서요.”(회식 빠질 때)
  • [열린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 교수

    [열린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 교수

    삭발하고 지리산에 머문 지 석 달째다. 세상 최고의 예술작품도 자연 만큼 아름답지도, 역동적이지도 못하다고 새록새록 느끼는 하루하루다. 새 소리에 잠을 깨면 솔숲 새로 어느덧 동살이 희붐하다. 눈부시게 청초한 산목련과 새뜻한 으아리, 소담스레 꽃들을 단 까치수염 곁으로 여름 햇살이 스며들면, 꽃잎에 연 이슬들이 영롱한 빛을 발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발을 옮기면, 솔향기를 함빡 담고 와 볼을 스치며 지나는 바람은 그지없이 청량(淸凉)하고, 온갖 새들의 노래 소리에 나무들이 제 생긴 대로 화답하여 내는 교향곡은 더 없이 청염(淸艶)하다. 몸을 낮추어 가까이 들여다보면 손톱보다 작은 참꽃마리 하늘색 꽃잎이 그지없이 아리땁고, 서서 멀리 바라보면 첩첩이 이어진 지리산의 품이 마냥 너그럽고 웅대하다. 자연은 읽을수록 의미가 샘솟고, 늘 감동해도 다함이 없는 무진장의 텍스트다. 이리 자연을 벗하는 것 이상으로 즐거운 일은 고운 이들을 만나는 일이다. 노래 가사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IMF 이후 서울은 급속도로 타락했다. 대화의 소재는 돈 버는 것과 감각에 즐거운 것 일색이다. 이 판에서 올바른 삶에 대해 말을 꺼내면 분위기를 썰렁하게 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기 십상이었는데, 여기 오니 그 반대다. 서울에선 타인의 것을 취해 내 것으로 삼는 길에 대해 고민하는데, 여기는 타자를 위해 자신의 욕망을 줄이는 방편에 대해 성찰한다. 세속의 탐욕과 부패가 싫어, 출가한 사람, 귀농한 사람, 활동가로 뛰는 사람, 대안교육을 하러 온 사람들이 실상사, 인드라망공동체, 생명평화결사, 귀농학교, 작은 학교를 매개로 공동체를 이룬 탓이다.‘오래된 미래, 라다크’의 한국 버전이다. 여기 사람들은 다른 전원마을이나 생태마을처럼 나 혼자 자연 속에서 잘 살고자 하지 않는다. 스님, 농민, 학생이 한 데 어울려 버스를 빌려 대운하에 반대하는 생명의 강 순례를 하고 촛불집회에 참석하러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부채의식에 시달리던 필자도 신나서 그들과 함께 하였고 따로 광화문에도 갔다. 그날 강경진압이 예고되었는 데도 수많은 시민들이 태평로에 운집하여 강렬한 거부의 몸짓을 하였다. 촛불이 맺힌 사람들의 눈동자는 야생화보다 아름다웠다. 그를 보며 “자연보다,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좀 더 어여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타자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밉살스러운 것에 대하여 저항하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어두울 때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이들의 저항이 있었고, 이것이 모여 세상을 바꾸었다. 극우파 사람들도 지금 한국 사회에 부조리와 부패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금이 있어 바다가 썩지 않듯, 이 저항하는 주체가 있었기에 세상은 그나마 이 정도의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게다. 세상 이치가 이럴진대, 군대만 갔다 오면 공손해져서 돌아오는 복학생들, 자유로운 지성의 광장이어야 할 대학에서마저 폭력을 행하거나 이를 수용하는 학생들, 아무 비판도, 질문도 없이 대학생활을 소일하거나 새내기부터 취업공부에만 매달리는 예스맨들이 오늘의 한국 대학에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 교육, 사회, 국가의 시스템이 모두 억압에 길들여지도록 강요하고 내면화하는 복종의 문화인 탓이다. 이를 깨고,‘발칙한’10대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고, 구속을 각오하고 당당하게 실명으로 인터넷에 댓글을 올리고 있다. 그들에게서 ‘추한 것에 저항하는 주체’의 싹을 본다. 그 싹들을 밟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우는 행위다. 먼저 싹을 틔운 이들은 그 싹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보듬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싹들이 오롯이 자라 서로 의지하며 숲을 이루고 꽃들로 흐드러져 세상 곳곳으로 향기를 날릴 때, 사람들은 말하리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의 숲이 저기 대한민국에 있다고. 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 교수
  • 서늘한 사원

    서늘한 사원

    숲이 우거진 계절. 땡볕이 내리쬘 때 우리는 그늘을 찾게 된다. 그늘 중에서도 숲속 그늘이 더 좋은 것은 여러 나무에서 뿜어 나오는 향내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잎 질 때까지 그 향은 변함이 없다. 나뭇잎과 풀잎 꽃잎 모두가 온몸으로 향을 사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햇살이 아무리 따가워도 나뭇잎이나 꽃잎을 만져보면 서늘하다. 꽃 색깔이 붉고 노란 것도 서늘함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그 서늘한 촉감이 문득 고독의 촉감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뭇잎이 무성하여 울울창창하지만 잎들 하나하나는 자기의 위치를 이탈하지 않는다. 거센 폭우가 몰아쳐서 찢어져도 절대 자리를 뜨지 않는다. 때가 되어 질 때까지는 요지부동이다. 고독하다. 그래서인지 잎마다 자신만의 고독을 거느리고 있는 사원(寺院)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사람들은 삶에 부대끼거나 지칠 때, 혹은 절대적 존재에게 자신을 고백하고 싶을 때 성당이나 절, 교회 등을 찾아, 마음의 평정과 새로운 기운을 얻는다. 이러한 상황을, 더울 때 서늘한 그늘을 찾는 것에 비유해 보면 어떨까? 그늘에서 몸이 활력을 얻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런 글을 써본 적이 있다. ‘새로 돋아난 잎도/ 갓 피어난 꽃잎도/ 서늘함을 품고 있다./ 따가운 햇살을 딛고 뻗어나갈 수 있는 힘은/ 그 서늘함에서 나온다./ 바람에 나부껴도/ 잎끼리 부대껴도/ 잃지 않는 서늘함은/ 고독의 촉감./ 각각이 사원(寺院)이다./ 잎 질 때까지/ 온몸으로 향을 사르는/ 서늘한/ 사원이다.’ <서늘한 寺院> 全文 글 설태수 시인 / 그림 설승순 화가 설태수 ·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푸른 그늘 속으로》 등이 있다. 현재 세명대학교 영문과 교수. 설승순 · 홍익대 대학원 서양학과 졸업. 독일 Duesseldorf kunstakademi 수학. 현재 서울여대·용인대 출강.     월간 <삶과꿈> 2008년 7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향기로운 배꼽’/길상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향기로운 배꼽’/길상호

    흰 꽃잎 떨어진 자리 탯줄을 끊고 난 흉터가 사과에게도 있다 입으로 나무의 꼭지를 물고 숨차게 빠는 동안 반대편 배꼽은 꼭꼭 닫고 몸을 채우던 열매, 가쁜 숨도 빠져나갈 길 없어 붉게 익었던 사과 한 알, 멧새들이 몰려와 부리로 톡톡 두드리다가 사과의 배꼽, 긴 인연의 끈을 물고 포로롱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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