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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밀꽃 필 무렵’의 달밤에 移葬이라(박갑천 칼럼)

    유명한 시나 소설 등에 나오는 고장은 사람들 기억속에 깊이 자리잡게 된다.노산 이은상의 ‘가고파’가 마산(馬山) 앞바다를 가슴마다에 한폭의 그림으로서 심어놓은 것과 같이.이름모를 경상도땅 평사리도 박경리의 로 해서 전통사회 마을의 전형으로 새겨졌다. 스페인북부 바스크지방의 도시 게르니카는 어떤가.스페인내전중인 1937년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공군이 인구1만에 지나지않는 이 소도시를 폭격한다.무방비 도시를 바수지른 무차별폭격이라는 데서 세계의 비난여론이 들끓었지만 전쟁중의 비인도적 살상행위야 흔히 있어온일.한데도 이 비극의 도시가 유독 세계인의 가슴속으로 파고든건 피카소의 대작‘게르니카’의 호소력 때문이었다.이 작품이 2차대전후에는 반파시즘운동의 상징으로,동서냉전중에는 평화의 상징으로 되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있다. 강원도 산골의 봉평이라는 곳.그 외진 고장이 오늘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된것은 可山 李孝石의 단편 ‘메밀꽃 필 무렵’ 때문이다.“…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묘사하면서 가슴가슴에 서정을 깔아놓는다.지금이야 어찌가산이 살던때의 메밀꽃밭을 볼수있다 하랴.하건만 ‘봉평에서 대화까지의 80리길’은 상기도 메밀꽃 필 무렵이면 하얀 들판일거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향기높은 작품의 여운이란 그런 힘을 갖는 모양이다. 이효석하면 메밀꽃,메밀꽃하면 봉평이 떠오르는건 한국인의 자연스런 감정이다.한데 요 얼마전 이효석무덤의 이장문제가 세상에 불거져 나오면서 그 감정 위에 물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실랑이끝에 뜻을 못이룬 유족측에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요량이라 하더니 8∼9일밤 사이 감쪽같이 파주의 실향민묘지로 이장해버렸다.열여드레의 이울어가는 달이 걸려있던 밤.바람결따라 밀려온 메밀꽃내음이 이 작업을 지켜봤던 것이리라.가산의 영혼은 마치 ‘도굴’이라도 해가는듯한 이장행렬을 따라갔던 것일까. 그동안 유족측 심기를 편찮게 해온것만은 사실이다.묘역을 두번이나 옮긴 것하며 기념사업 주도권다툼 등등.비록 그렇다해도 무덤을 굳이 옮겨야만 했을까 싶어지는 마음.지하의 가산이 달빛아래 하얀 봉평메밀꽃을 즐기는듯해서 더욱 그렇다.씁쓸해진다.하지만 묘가 없다하여 평창고을에서 이효석의 문학정신까지 스러지는건 아닐게다.
  • 여름방학 이런 책 읽히세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나무인형 피노키오는 누구에게나 친근한 이름이다.하지만 피오키오를 책으로 읽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디즈니 만화영화를 통해 전세계 어린이의 친구가 된 피노키오는 사실은 이탈리아 동화작가 카를로 콜로디가 쓴 ‘삐노끼오의 모험’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영상문화의 홍수 속에 ‘비디오 키드’만 양산되고 있는 이 시대,‘학교교육이 책읽기를 방해한다’는 역설이 통하는 요즘,청소년 특히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독서습관을 내면화하는 것이다.방학은 그 좋은 기회다. 어린이독서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단체에서는 방학철이 되면 으레 권장도서목록을 발표한다.어린이도서연구회,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간행물윤리위원회,그리고 대형서점과 어린이도서총판 등이 그런 곳이다.이들 단체들이 권하는 도서목록을 참고로 어린이들에게 집중력과 사고의 자율성을 키워 줄만한 책들을 골라 소개한다. ▲유아=그림책 꽃밭을 찾아서(유애로 글·그림/보림 펴냄) 심심해서 그랬어(윤구병 글,이태수 그림/보리) 고사리손 요리책(배영희 글,정유정 그림/길벗어린이) 물(앙드리엔 수테르 글,에리엔 느드레세르 그림/보림) 우리는 바다로 간다(애니타 개너리 글,재키우드 그림/혜인) 꼬까신(최운식 글,최영주 그림/보림) ▲초등학교 1∼2학년=삐노끼오의 모험1·2(카를로 콜로디 글,김유대 그림/창작과비평사) 오소리네 집 꽃밭(권정생 글,정승각 그림/길벗어린이) 닭장에 갇힌 주머니쥐(도오튼 버어지스 글/길벗어린이)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김장성 글,노기동 그림/사계절) 할미꽃은 왜 꼬부라졌을까?(보물섬 엮음/푸른나무) 견우직녀(유애로 글,그림/보림) 물방울의 추억(에텐느 드랄라 글/서광사) ▲초등학교 3∼4학년=아기 개미와 꽃씨(조장희 글/오늘어린이) 신나는 교실 (윤태규 글/산하) 숲은 누가 만들었나(윌리엄 제스퍼슨 글/다산기획) 아씨방 일곱 동무(이영경 글·그림/비룡소) 흙꼭두 장군(김병규 글/서강) 여울각시 (이중현 글/우리교육) ▲초등학교 5∼6학년=비밀의 동굴(채영주 글/국민서관)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조은수 글/창작과비평사) 라스므스와방랑자(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비룡소) 별난 박물관 별난 이야기(허완·김제호 글/산하) 고향 솔잎(신현득 글/미리내) ▲전학년=엄마 아빠와 함께 떠나는 이색 박물관 여행(백년이웃 편집실 엮음/두산동아) 쉽게 찾는 우리 꽃(여름)(김태정 글·사진/현암사) 개구쟁이 산복이(이문구 글/창작과비평사)
  • 여름방학 어린이들 책읽히기 걱정되십니까?/사이버공간 클릭해보세요

    ◎PC통신 하이텔동호회 ‘동화읽는 어른’/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한 도서 추천·비평 방학을 앞두고 아이들은 희희낙락이지만 엄마들 마음은 오히려 복잡하다. 다들 떠나보내면 낮시간만은 한숨 돌릴 수 있었는데 하루종일 들볶일 생각,다른집 아이들에 뒤지지 않게 학원이며 캠프 챙겨 보낼 생각,모처럼 여유를 갖게 된 아이들에게 책도 읽혀야 할텐데….생각이 아이들 독서에 이르면 더욱 난감해진다. 양서를 추천하는 목록들은 많지만 거의 어른용이고 어린이책 지침서는 가물에 콩나듯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엄마들은 PC통신 하이텔 동호회 ‘동화읽는 어른’(SG98)을 노크해보자. 제목 그대로 동화,그림책에 관심있는 어른들이 모여 좋은 작품을 추천,비평하며 동화문화를 일궈나가는 곳이다. 이곳의 모태는 드물게 어린이책만 조직적·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어린이도서연구회로 이 연구회 지역모임인 ‘동화읽는 어른모임’에서 활동하던 이혜 영씨(30)가 튼 둥지다. “통신을 하다보면 문학모임이 무수한데 동화나 어린이 문학을 다루는 곳은 없더군요. 통신ID가 있는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 10여명이 우선 문패만이 라도 걸어 놓자고 시작했지요” 아동학을 전공한 이씨의 소박한 문제의식이 씨를 뿌린 이 모임은 사이버공간에서 뜻밖에 많은 동지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그새 회원이 160명까지 늘었다. 아이를 둔 주부들이 많지만 동화에 관심있는 젊은 문학도,동화작가 등도 이 공간을 기웃거린다. “모임을 꾸려나가면서 엄마들이 정말 동화 정보에 굶주려 있구나 하는 점을 절감했어요. 저 혼자 감당하기 버거울만큼 질문 E메일이 밀려들더군요. 이를 해갈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출판사가 동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원해주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족적인 동호회를 넘어서기 어려워요” 1주년을 맞아 ‘동화읽는 어른’은 게시판 목록에 여러가지 새로운 항목들을 추가하려 한다. 동화작가와의 만남도 열고 어린이도서연구회와 연계해 사이버 상담실도 꾸릴 생각이다. “여름방학 독서요? 아이들에게 시원한 자연을 느끼고,모처럼 우리 문화유적지도 찾아가고,또 읽고나면 따라 해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을 골라주세요. 그게 어디 쉽냐고요? 여기 지침을 하나 드릴께요”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여름방학에 권하는 어린이책 ◇유아=△쪽빛을 찾아서(보림) △물(〃) △심심해서 그랬어(보리) △고사리손요리책(길벗어린이) △우리는 바다로 간다(혜인) ◇1,2학년=△오소리네집 꽃밭(길벗어린이) △닭장에 갇힌 주머니쥐(곰)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사계절) △할미꽃은 왜 꼬부라졌을까?(푸른나무) ◇3·4학년=△아기 개미와 꽃씨(오늘어린이) △신나는 교실(산하) △숲은 누가 만들었나?(다산기획) △아씨방 일곱 동무(비룡소) △흙꼭두 장군(서강) ◇5·6학년=△와우!동물친구들(그린비) △비밀의 동굴(국민서관)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창작과비평사) △라스므스와 방랑자(비룡소) △별난 박물관 이야기(산하) ◇초등 전학년=△이색 박물관 여행(두산동아) △쉽게 찾는 우리 꽃­여름(현암사) △개구쟁이 산복이(창작과비평사) △사물놀이(길벗어린이)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보리) ◇청소년=△물총새 이야기(개미) △파도타는 소년(문원) △가출일기(문학수첩) △쟁점으로 보는 한국사(푸른나무) △나의 산에서(비룡소)
  • 가정의 달/가족과 손잡고 고향의 봄을…

    ◎아련한 추억 되새기며 가족애도 다지고/근교 한적한 곳 나들이로 찌든 심신 ‘훌훌’ 【양산·마산=任泰淳 기자】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냇가의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아동문학가 李元壽씨의 동시 ‘고향의 봄’이다.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동요지만 동요의 차원을 넘어 전국민이 즐겨 부르는 애창곡이다.굳이 고향이 남쪽이 아니라도 이 노래를 들으면 누구나 고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그래서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도 이 노래를 부르면서 눈자위가 붉어 진다.그만큼 고향의 정겨운 모습이 간단하고 평이한 언어로 잘 그려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또 ‘고향’과 ‘봄’의 절묘한 배치도 이 노래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李元壽는 1911년 경남 양산읍 북정리 660에서 태어났다.그가 이 노래를 지은 것은 15살이던 1926년.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의 명정같은 마음이 이 노래말을 탄생시켰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면 ‘고향의 봄’ 무대는 어디였을까.그의 생가터는 아직 북정리에 남아 있다.아파트와 연립주택을 지나 꼬불꼬불 샛길로 접어들면 제일 뒤편에 기와집이 나타난다.기와집 너머로는 낮은 야산이 있고 집좌우측으로는 대나무,감나무가 휘감고 있다.넓직한 마당 한켠에는 텃밭과 꽃밭이 있다.50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는 김복남씨(71)는 “옛날에는 마을 초입의 교리에 복숭아꽃,양산천 제방에 수양버들이 가득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택지로 개발이 되고 도로가 뚫리면서 그 옛날 고향의 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대신 양산천 너머 강서동의 춘추공원에 그를 기리는 시비만이 남아 그와의 인연을 말해준다. 李元壽는 김해,창원,마산 등을 옮겨 다니며 소년시절을 보낸다.그는 생전인터뷰를 통해 “창원에서 서당다니던 시절을 생각하며 고향의 봄을 지었다”고 회고했다.그러나 김해,창원 등지에서도 고향의 봄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다.서당과 그가 기거하던 집은 없어져 버렸고 그가 다니던 마산공립보통학교(현 성호학교)도 현대식 건물로 바꼈기 때문이다.양산과 마찬가지로 마산 산호공원에 그의 시비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5월은 어린이날,어버이날이 이어지는 가정의 달이다.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들을 이끌고 한번 고향집 뒷산을 찾아 보자.고향집이 사라졌으면 고향의 정취를 느낄수 있는 근교의 한적한 곳을 찾아 보자.
  • 빌딩옥상 녹색공간으로 바꾸자/이종세(발언대)

    빌딩의 숲으로 덮혀버린 서을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6.25 동란이 끝난뒤 서울시내에는 빌딩 다운 빌딩이 몇채 밖에 없었다.그러나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빌딩이 하나 둘 씩 들어 서더니 이제는 세계의 어느 대도시 못지않은 모습으로 탈바꿈했다.그동안 자고나면 빌딩 한체가 우뚝선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빌딩이 빼곡히 들어선 시내를 내려다 보면 서울은 옥상과 옥상으로 연결된 도시처럼 보인다. 바로 이들 옥상이 환경의 사각지대이다.우리의 옥상은 위험물을 아무렇게나 쌓아둔 쓰레기 집하장과 비슷하다.빨래줄과 전기줄,각종 안테나가 거미줄처럼 엉켜있는데다 냉각수탑,기름저장탱크,장독대 등이 들어 서있고 더욱이 폐건축자재,각종 박스 등 갖가지 쓰레기들도 쌓여있다. 옥상의 풍경은 마치 50년대 판자촌모습과 비슷하다. 요즘은 흡연구역을 만들어 놓지 않은 건물이 많아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따라서 옥상은 화재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호텔,백화점 등 일부 대형 빌딩 옥상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민 작은 공원들이 있다.시민들은 잔디와 꽃밭을 가꾸어 놓은 이들 옥상을 전망 좋은 쉼터로 여기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작은 건물이건 큰 건물이건 옥상에 방치한 물건들을 깨끗히 치워버리고 자연이 숨쉬는 공간으로 바꾸어 나갔으면 좋겠다. 옥상마다 공원을 조성하면 새들은 물론 나비 잠자리 등 갖가지 곤충들이 찾아들 것이다. ‘옥상을 녹색공간으로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자는 제안을 해본다.
  • 수원 갤러리아(백화점 탐방)

    ◎‘최고’로 승부… “올 1천억 매출”/장애인 휴게실·어린이 놀이동산 구비/고객불편 24시간 처리 ‘클로버 서비스”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이 중부 지역 유통업계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백화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5년 8월 개점한 후 2년만에 뿌리를 확고히 내린 갤러리아는 지역 최고의 고급매장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으로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수원은 전형적인 소비도시로 주민들의 구매력이 비교적 높은데다 대단위 택지개발사업으로 오는 2000년에는 인구가 2백여만명으로 늘어나 연간 시장규모가 1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러리아가 문을 열 당시만해도 수원에는 뉴코아백화점과 같은 계열의 하이웨이백화점,창고형할인점이 킴스클럽 등이 「뉴코아 돌풍」을 일으키며 지역 상권을 독식해 왔으나 갤러리아는 독특한 판매전략으로 기존 상권을 급속히 잠식했다. 개점초 2백75억원하던 매출액이 96년에는 8백37억원으로 올랐다.올해는 1천13억원을 목표다. 지상 6층·지하 5층 연건평 1만6천750평의 갤러리아는 고품격·고객감동형이란 명칭에 걸맞게 국내 유명브랜드와 해외명품,각종 전문매장으로 점포를 구성했다. 또 산뜻하고 부드러운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몄고 차량 1천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을 마련,고객들에게 쇼핑의 즐거움과 함께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곳은 비싼 물건만 있는게 아니다.누구나 각종 생필품을 손쉽게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싼 상품에서부터 최고급 상품까지 고루 갖춰져 있다. 갤러리아가 짧은 기간에 지역의 대표적인 백화점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것도 이같은 판매전과 고객서비스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고객을 우선하는 백화점측의 배려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매장에는 장애자를 위한 특별시설과 휴게시설,어린이들이 마음놓고 뛰어놀수 있도록 PLAY랜드,유아건강체크 및 무료상담실 등이 마련돼 있다. 백화점 1층에 설치된 고객종합서비스센터에서는 고객들이 느끼는 불만 및 건의·문의사항 등을 접수받아 대표이사에서 전산시스템을 통해 매일 보고하고 결과를 신속하게 알려주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24시간 클로버서비스제를 도입,폐점한 후에도 고객들로부터 접수되는 불편사항을 처리해 주고 있다. 옥상에 설치된 400여평 규모의 공원도 중앙분수대와 꽃밭,야외공연장 등을 설치,고객들에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 슬픈 청문회(송정숙 칼럼)

    봄꽃이 좋은 계절이다.이런 계절에는 꽃에 취해 무심히 꽃밭언저리를 돌다보면 발밑에 뭔가 물컹 밟히는 때가 있다.그때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를 수도 있다.이런 봄날이면 강아지들도 많이 풀밭에 나와 뛰어논다. 풀밭을 나와 무심코 차를 탄다든지하면 그때부터 온통 악취가 진동한다.몸을 움직일때마다 나는 그 냄새를 맡고서야 『아차! 아까 그 물컹하던 것.』하고 깨닫는다.풀에 가려있던 강아지 오물을 밟은 것이다.좁은 차안은 물론 사무실이며 집이며 모든 곳을 따라다니는 냄새 통에 곤욕을 치른다. 요즈음 국회청문회는 그런 곤욕스런 기억을 상기시킨다.특히 한 비뇨기과 의사의 대책없는 「좌충우돌」은 대한민국국회가 밟은 오물같았다.유난히 「청문회」를 좋아해 걸핏하면 판을 벌이고 스타되기를 꿈꾸는 한량들을 통틀어 그는 보기좋게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국회의원 웃음거리로 전락 심장전문의로 그 명성이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 더많이 인정받는 의사 ㄹ씨가 지난 3월 한 토론모임에 나와서 예의 비뇨기과 의사가 문제로 삼고있는 바로 그 의료기기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토로한 일이 있다. 『…그 기계가 의외로 괜찮아서 내 병원에도 그것을 설치하기 위해 진지하게 검토한 일이 있다.우리나라 의료기기로는 아주 드물게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계여서 동남아지역에 널리 나가있고 인기가 좋은 것으로 알고있다.그런 성공적인 중소기업제품이 국내 정치에 휘말려서 국제 신인도까지 잃는 일이 생길까봐 매우 유감스럽다…』 이런 말끝에 ㄹ씨는 자신이 최종적으로 그 기계를 선택하지않은 이유는 그 기계의 기능이 조금 단순하다는 것과 『…아는 수입상이 집요하게 권하는 바람에…』 외국 것을 설치했을뿐 지금도 그 국산기계의 성능의 우수함과 합리적인 값에 대한 매력은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때 토론회의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이 어려운 시절에 그 소중한 「국산제품」이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국내정국의 혼란에 휘말려 상처입는 일에 분노에 가까운 한탄을 금치 못했었다. 뭔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이는 한 「증인」의 검증할 수 없는 횡설수설로 전직총리를 비롯한 숱한 사람의 이름들이 「청문회」도마위에서 즐비하게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일은 비뇨기의사의 말처럼 그야말로 「코미디」일수도 있겠다.그러나 ㄹ씨가 증언하여 우리가 안타까워했던 그 경쟁력있는 의료기기의 명성이 다시 한번 난도질당한 일은 가슴아프다. 그 기업인이 누구인지도 어쩌다가 봄날 풀밭에서 강아지 배설물을 디딘 것같은 봉변을 당해 이런 구설수에 이르렀는지도 알수는 없지만 『…국산 의료기기로는 한두개뿐』이라는 그 기계가 청문회의 웃음거리가 되어 이리저리 채이는 모습은 진정 가슴아프다. ○무고한 사람에 상처 줄수도 우리 언론선배중에 술이 좀 과하고 취중의 기행이 심해서 많은 화제를 남긴 분이 있다.그는 감당할 수 없이 함부로 취중발언을 해서,「남산」으로 불리던 정보기관엘 곧잘 들락거린다는 소문이 있었다.그곳에 가면 맨처음에 하는 일이 서류를 작성하는 일이라고 한다.그 서류에는 「교우」와 「친지」란이 있는데 그곳에 이름이 오르면 별수없이 그와 연루된 형국이 되어 『불려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기행이 많은 사람답게 장난이 심한 그 선배는 평소에 이웃에게 이런 위협을 했었다.『나한테 술안사? 그럼 이담에 남산에 갔을때 교우나 친지란에 당신 이름 쓴다…』그의 이런 기발한 「술벌기」는 그래도 웃음이 있었지만 실성실성 지꺼리는 한 「증인」의 그것은 무고한 사람에게 살인에 가까운 상처를 줄 염려도 있다. 그런데도 그가 지꺼린 「증언」을 대서특필하도록 만드는 「청문회」의 위대한 우스개가 입증된 것이 이번 기회이기도 하다.코미디 쇼같은 청문회다.그러나 우리의 적나라한 현주소를 강아지 배설물처럼 악취를 풍기며 배회하는 슬픈 청문회이기도 하다.〈본사고문〉
  • “중량천 맑게” 6천여명 구슬땀/서울신문사 주최

    ◎5㎞ 말끔히… 꽃밭 6천평 일궈 올 가을 서울 중랑천 둔치는 눈부신 하얀 메밀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서울신문사와 서울시가 20일 상오 9시30분부터 서울 성동구 사근동 한양대 뒤쪽 중랑천 둔치 운동장에서 주최한 깨끗한 한강 지키기 현장캠페인에서 참석자들은 일대 6천여평에 메밀꽃씨 200㎏을 심어 꽃밭으로 일궜다. 중·고교생 환경봉사활동으로 올해 12차례 이어질 캠페인의 첫번째인 이날 행사에는 무학여중·고 한양대부속여중·고 성동고 장충고 서울사대부고 덕수정보산업고 장안중 장평중 행당여중 휘경중 광남중 등 17개교 학생 5천400여명과 지역 환경봉사단체,직능단체,관계공무원 등 모두 6천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성동교∼군자교 사이 5.5㎞구간의 둔치와 하천에 널린 쓰레기 20여t을 말끔히 치웠다.캠페인을 주관한 성동구는 포크레인 2대와 수중작업 요원들을 동원해 살곶이 다리에 걸려 있는 폐건축자재 등을 수거했다. 이날 행사는 교육부 환경부 서울시교육청 한국방송공사가 후원하고 한국암웨이주식회사가 협찬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과 이성전 광진구의회의장,성동교육청 이서희 장학사,서울신문사 이중호 환경운동본부장 등도 참석했다. 중랑천은 도봉구 노원구 중랑구 등 서울 동·북부 지역의 생활하수가 마구 흘러드는데다 둔치주변에 하천을 따라 뻗어 있는 동부간선도로에서 운전자들이 버린 휴지,빈병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곳이다.
  • 제주·여수·하동·구례·사천만/남녘 꽃소식 봄마중 재촉

    ◎노란 유채향기에 신혼여행의 추억을­제주/꽃봉우리째 반기는 동백­여수/매화구름에 신선이 된듯­하동/무리져 피는 산수유 참맛­구례/하늘 가리는 벚꽃 황홀경­사천만 봄바람을 타고 꽃소식이 올라온다.남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하루하루 꽃소식을 북으로 밀어올린다.제주에는 이미 들판마다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노오란 꽃밭에서 노니는 신혼부부들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남해안 절벽 바위벼랑마다 동백꽃이 선홍빛으로 화사한 매무새를 자랑한다.지리산 자락에는 샛노랗게 피어난 산수유가 별천지를 이루고 섬진강가에는 매화가 황홀경을 연출한다.봄철 꽃놀이의 대표격인 벚꽃도 평년보다 1주일 가량 빨리 필 것이라는 소식이다.이미 제주 서귀포에서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은 벚꽃축제로 유명한 진해에서 이달말쯤 만개해 4월8일쯤 서울까지 북상할 것이란다.한번쯤 일상의 때를 훌훌 털어버리고 꽃소식을 따라서 봄마중을 나가 봄직도 하다.꽃향기를 만끽할 만한 곳 몇군데를 소개해본다. ○일출봉서 보면 진경 ◇제주 유채꽃=제주의 봄은 유채꽃에서 시작된다.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라산을 배경으로 화사하게 피어나는 유채꽃은 3월 초순에 남제주에서 피기 시작해 5월 초순까지 이어진다.유채꽃은 배추 유채꽃과 토종 유채꽃 두 종류가 있는데 배추 유채꽃은 3월에 피어나지만 토종 유채꽃은 4월 하순에 만개한다.남제주군 송악산·산방산 주변과 성산 일출봉 진입로 일대가 군락지로 유명하다.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유난히 더 노랗고 진한 향기를 내뿜는다.성산 일출봉에 올라가면 아래쪽의 꽃밭을 내려다 볼 수 있어 좋다. ◇여수 동백꽃=반도 남단의 미항 여수에서 7백여m의 다리를 지나 오동도에 이르러 산마루에 서면 여수시의 전경과 한려수도의 수려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고 한잎 한잎 지지 않고 꽃봉오리째 뚝뚝 떨어지는 동백이 봄나그네를 반긴다.오동도는 절개를 지켜 바다 바위벼랑에서 떨어져 죽은 어부 아내의 순정이 전해져 오는 곳.섬 둘레로 2㎞에 이르는 산책로는 동백과 해송,대나무 등으로 뒤덮여 아늑한 멋을 풍긴다.오동도 동백은 연등할머니가 승천하는 날인 음력 2월20일쯤 만개해 4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룬다.해삼 우럭 등 해산물도 제철을 만나 입맛을 돋구어준다. ◇하동 매화=경남 하동군 섬진강가 섬진마을과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라 일대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매화의 별천지를 이룬다.이 동네에 매화가 과연 몇그루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그저 매화가 피면 또 한해 봄이 왔구나 생각하고 꽃이 지면 봄이 가는구나 생각한다.매화가 활짝 피는 때는 3월 하순 열흘 가량에 불과해 꽃을 즐기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은게 아쉽다.섬진마을 매화는 마치 뭉게구름을 산자락에 깔아놓은듯 하다. ○4월초까지 꽃세상 ◇구례 산수유=옛부터 「산수유의 땅」으로 이름난 전남 구례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는 온통 샛노랗게 피어난 산수유로 그야말로 「꽃세상」을 이룬다.우리나라 산수유 열매 생산량의 60%가 이곳에서 나며 구례 지방 생산량의 85%가 지리산 만복대 기슭에 자리잡은 산동면에서 나올 정도로 산수유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산수유가 이 지방 특산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것은 200여년전 쯤부터.지리산 험산준령에 둘러싸여 논이 적고 밭이 척박해 산수유 나무를 심어 생계수단으로 삼았던 것이다.산수유의 아름다움은 무리지어 피어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꽃잎 길이가 2㎜ 정도로 매우 작아 꽃송이 하나 하나의 모습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수백 그루씩 무리지어 자란 산수유나무가 한꺼번에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는 모습은 말로 나타낼 수 없는 장관을 이룬다. ○3면이 바다로 트여 ◇사천만 벚꽃=벚꽃 하면 우선 진해 군항제를 떠올리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게 흠이다.그러나 남해 사천만 선진공원은 잘 알려지지 않아 벚꽃을 한가로이 즐길수 있다.이 공원은 평소에는 한적한 곳이지만 해마다 벚꽃이 만개하면 하늘을 가리는 황홀경을 연출하는 이색지대이다.공원안에만 700여 그루의 벚꽃나무가 있어 「꽃에 가려 하늘이 안보일 정도」이다.공원입구에서 53계단을 오르면 3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탁트인 공간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 「인사나누기운동」 더 널리 번지길(박갑천 칼럼)

    외국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에게서 먼저 실뚱머룩한 표정부터 읽는다고 한다.웃음이 모자라 무양무양해 보이고 인사성에 붙임성이 없어 무뚝뚝해 보인다.그래서 적대감이라도 품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는 것.내가 먼저 인사하는 걸 허리 굽히는 걸로 여기면서 저쪽의 인사를 바란다.이런 생각이 엉켜 도시인을 「군중속의 고독」으로 몰고 간다.가만히 보노라면 가진 자와 배운 사람일수록 더 배타적이다.달동네에는 있는 인정이 부자동네에서는 대문 걸어잠그며 비쌔는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던가. 옛날에도 이같은 성향은 있었던 듯하다.500년 전에 쓰인 「용재총화」(8권)가 그런 꼬투리를 보인다.『요즈음은 풍속이 날로 야박해지지만 오직 시골사람에게만은 아름다운 풍습이 그대로 있다.대체로 천인끼리의 이웃이 모여 즐기는데 적으면 8∼9명이요 많으면 100여명이 다달이 돌려가며 술을 마시고… 이는 참으로 좋은 풍속이다』 어린 자녀에게 친절한 사람 경계하라고 가르쳐야 하게 돼 있는 세상이기는 하다.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일산신도시 강선마을에서 벌인다는 인사나누기운동은 성현 말마따나 『참으로 좋은 풍속이다』 싶다.당연히 해야 할 일 가지고 「운동」까지 펼칠게 있느냐는 말도 나올 법은 하다.하나 이 살천스러운 현실 속에서 이렇게라도 동네에 마음의 꽃밭을 일궈나가는 일은 치하받아 마땅한 움직임.동네뿐 아니라 직장이나 배움터 등 다른 데서도 본받아나갔으면 한다. 「논어」에는 『겉치레로 하는 말과 웃는 얼굴에는 인의 덕이 거의 없느니라(교언령색선의인)』라는 말이 있다.촉한의 사마휘는 그런 겉치레말이 싫어서 남이 건네는 인사에 건성건성 『좋습니다』라고만 겉치레대답을 했던 것일까.그는 누군가 『오래 못 뵈었습니다.사실은 자식이 죽어서…』 하는 인사에도 『좋습니다』라 했다는 펄꾼이었다.우리의 실뚱머룩한 표정에도 이 비슷한 그림자가 어린다고 하겠다. 주민끼리 주고받는 『안녕하십니까』도 처음에는 「겉치레」로 비칠지 모른다.하지만 형식은 내용을 지배하기도 하는 법.웃음속에 오갈 때 진실과 정성을 실어가게 될 것이다.「예기(곡례상)」에 『예는 오고 감을 중히 여긴다(예상왕래)』고 한 것도 그것이 마침내 정의의 꽃을 피운다는 뜻 아니었던지.더 널리 더 참되게 메아리질때 우리사회는 한결 밝아지는 것이리라.〈칼럼니스트〉
  • 발레리나 문훈숙(이세기의 인물탐구:114)

    ◎영혼을 춤추는 황색요정/국내외 공연 7백회… 한국발레 대명사/푸에테 36호 회전… 동양인 핸디캡 극복 발레리나 문훈숙,그의 춤추는 모습은 바람에 날려 떠다니는 공기의 정,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비실체적 이미지다.그의 부단한 변용과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깃털 같은 비약은 지상의 것같지 않은 눈부신 백색광을 무대곳곳에 흩뿌린다.실제로 그를 만나본 사람이라면 올백으로 곱게 올려빗은 머리와 가늘고 희고 수줍은 모습에서 흡사 그가 춤추는 「백조」나 「레실피드」 혹은 「지젤」의 일면을 발견하게 된다. 평론가 김경애에 따르면 「이른바 한국 발레의 대명사로 지칭되는 그는 어느덧 무용계정상에 우뚝 서서 그가 아니고는 한국발레를 말할 수 없다」는 평을 듣게 된 위치다.「단지 춤잘추는 발레댄서일뿐만 아니라 그가 우리 발레에 끼친 공로는 참으로 지대하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지난 89년 러시아 키로프발레단 초청으로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서 「지젤」공연을 가졌을때 극장을 가득 메운 발레본고장의 관객들로부터 7차례이상의 열광적인커튼콜을 받았고 「춤추는 동양의 진주」 「황색요정」의 돌풍을 불러일으키면서 그는 일약 국제무대의 주역으로 도약했다.동양인으로서는 넘볼 수 없던 고난도의 푸에테 36회 회전으로 발레 콤플렉스를 일시에 불식시키는 순간이었다. ○발레계 발전 지대한 공헌 그는 또 춤의 직업성을 투철하게 각인시킨 본격적인 직업발레리나이기도 하다.그가 소속한 유니버설발레단은 「정부의 지원이 없는 민간단체로서 국립발레단을 넘어서는 괄목할만한 업적을 남겼다」는 평을 듣는다. 고전발레에서 창작발레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700여회의 공연을 기록했고 볼쇼이의 안드레스 리에파 키로프의 알렉산더 쿠르코스 아메리칸발레 시어터의 케빈 매켄지 같은 기라성같은 세계적 발레댄서들과 파트너를 이루었으며 그중에서도 「심청」은 우리 발레 레퍼토리로서는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어 평론가 김태원은 장면장면을 정확하게 재현해 낸 문훈숙을 향해 「지적인 발레리나」란 명칭을 장식해 주고 있다. 모든 무대예술이 그렇듯이 춤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대스타가 절대 요구되는 예술이다.더구나 발레는 눈으로 감상하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문훈숙을 이 시대 「스타」의 한사람으로 손꼽는 데 주저할 사람은 없다. 그가 스타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재능과 자기 노력,그리고 춤예술이 스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을 기민하게 파악한 유니버설 발레단의 탁월한 기획력이 뒷받침한 때문일 것이다.그런 행운의 세례를 받아 오늘에 이르렀고 그는 그런 의미에서의 노력가였으며 또한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상급을 받은 행운아이기도 하다. ○로잔발레콩쿠르 첫 입상 그는 현재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에다 선화학원 이사장 한국문화재단부 이사장 한국무용협회 최연소 이사지만 직함에 어울리는 권위나 오만이나 섣부른 흐트러짐은 어느 부분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긴 목선과 긴 팔,활처럼 휘는 긴 속눈썹과 함께 그 얼굴은 아직 소녀의 티를 벗지 못한 채 그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정겹게 따를줄 알고 아직은 「피자」를 좋아하는 신세대 분위기를 품고 있다. 아침 9시 반에 성동구 능동에 있는 발레단사무실에 나와 하오 3시반까지 연습,어릴 때부터 기숙사생활이 몸에 밴 독립심이 강한 기질로 한가지 일에 몰두하면 꾸준히 일을 성취하는 형이다.정교한 생김과는 달리 전혀 까다롭지 않아 단원들이 마시던 커피잔을 거둬 씻거나 어질러진 소품을 정리하기도 한다.그의 성격은 약간의 낯가림과 수줍음이 있지만 그의 후배인 강수진이 「외국생활의 외로움과 숱한 경쟁을 이겨내고 세계가 주목하는 발레리나가 된 것」을 환영하여 지난 6월 강수진초청 「지젤」공연을 마련할 만큼 관대하고 포용력이 큰 편이다. 한국문화재단의 박보희씨와 윤기숙씨 사이의 3남3녀중 넷째.밀밭을 스치는 바람이나 도약하는 새의 비상등 미세한 움직임에 대해 예민한 감응력을 지닌 그는 『춤은 일찍부터 삶의 일부로서 나의 내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말한다. 워싱턴에서 태어나 74년부터 리틀엔젤스에서 세계순회공연에 참가했고 미국 체스터브룩 초등학교졸업후 선화중에 오면서 애들리언 델라스등 철저한 외국인 발레교사들로부터 「날카로운 테크닉」을사사받았다.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입상하면서 미국 오하이오발레단과 워싱턴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약,『발레리나는 즐기기보다 보여주기 위해 최고로 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터득한 후에도 춤추는 것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17세때 한때 가벼운 슬럼프를 겪었다.그러나 철저하고 혹독한 훈련을 극복한 끝에 「발레의 참맛」을 알게 되면서 안나 파블로나 알리시아 마르코바 같은 신화적인 무용수를 꿈꾸게 되었다. 문선명 통일교교주의 차남(흥진씨)과 21살되던 해 미국에서 약혼,결혼을 불과 몇달 앞두고 약혼자가 교통사고로 타계하자 「인생은 영원할진대 지상에서 못다한 백년해로 천국에서 하겠다」며 영혼 결혼을 간청한 것으로 한때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그때부터 그의 이름 박훈숙 대신 부군의 성을 따서 문훈숙을 사용하게 되었고 국제무대에서는 통상 「줄리아 문」으로 불리고 있다.지금은 한남동시댁에서 5년전에 입양한 아들(신철·유치원)을 향한 모성의 행복에 젖어있다. ○문선명 차남과 영혼결혼 스타는 아름답고 그들의 감정은 관객을 변화시킨다. 어느 때는 날개처럼 어느 때는 비누방울처럼 가볍게 비상하고 비약하고 비행하면서 「인간 영혼의 가장 고매한 정서를 표현」하는 그의 테크닉은 장대한 포물선과 살아있는 나선을 커브시키면서 「천상의 꽃밭을 수놓는 신비로운 나비」로 무대를 날고 있다. 『육체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심정의 세계를 표현하는 참예술인이 되리라』 그는 45세까지 춤추는 것이 소망이지만 어쩌면 마사 그레이엄처럼 80이 넘어서도 무대에 서있을때 서있는 자체만으로 이미 춤으로서 관객을 눈부시게 할지도 모른다. 몸이 악기인 춤예술에서 그는 지금 한창 생동감에 넘쳐 물오른 장미와 같은 시기다.무용의 세계에서 오랫동안 생명력을 잃지 않고 불멸의 광채로 남고 싶어하는 그를 향해 「우리시대 자랑스러운 신데렐라」로 표현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연보 ▲1963년 미국 워싱턴 출생 ▲76∼79년 선화예고에서 발레 전공.애들리언 델라스 사사 ▲79∼81년 영국로열발레 및 모나코 왕립발레학교 수학(마리카 베스브라소바 사사),미 오하이오발레단 솔리스트 「비애」 출연 ▲82∼84년 미 워싱턴발레단 솔리스트 「헨델축하」 출연 ▲84년 유니버설발레단(UBC)창단기념공연 「신데렐라」 주역 ▲85년 일본 대만 등 5개도시에서 「세레나데」「흑조 그랑파」주역 ▲86년 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무용제 박용구대본 「심청」주역 ▲87년 일본 말레이시아 등 6개도시 「심청」 「호두까기 인형」 주역 ▲89년 키로프발레단초청 「지젤」주역(키로프 마린스키극장) ▲90년 러시아 노던팔마이라 페스티벌초청 「레실피드」,레닌그라드 백야제초청 「돈키호테」 주역 ▲91년 뉴욕 이글레프스키발레단초청 「호두까기 인형」,「상트 페테르부르크 르네상스를 위한 갈라텔레톤」행사초청 「지젤 파드두」,모스크바 크렘린궁전극장 아메리칸발레 페스티벌 참가 ▲92∼96년 키로프발레단초청 「돈키호테」,「춤의 해」기념 「백조의 호수」등 국내및 해외 50여개도시순회등 700여회.12월 20∼25일「호두까기 인형」(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현재〉 유니버설발레단단장겸 수석무용수,한국무용협회이사,학교법인 선화학원이사장,한국문화재단 부이사장 〈수상〉 문학의 해 기념 「가장 문학적인 발레리나상」 MBC문화스페셜 선정 「4월의 예술가상」 한국발레협회상(96년)
  • 「빠떼루」가 유행어됨은 세상탓이라(박갑천 칼럼)

    지난 애틀랜타 올림픽후 유명해진 체육인(레슬링 해설가)이 있다.「빠떼루아저씨」로 통한다는 김영준씨.전파매체에 불려다니더니 광고에까지 나온다.그런만큼 그가 쓴 「빠떼루」란 말은 유행어로서 소소리바람을 일으킨다. 「빠떼루」는 레슬링에서 경고를 주는 파르테르 포지션(parterre position)의 「파르테르」에서 왔다.이 프랑스말은 꽃밭·땅바닥을 뜻한다.경고받은 선수가 경기장 바닥에 엎드리는데서 온듯하다.프랑스말은 【p】나【t】가 된소리(경음)에 가깝기 때문에 「빠르떼르→빠떼르」로.김씨 입에서는 그게 「빠떼루」로 나오면서 「일본식발음」이란 말도 있었지만 「르→루」만 뺀다면 오히려 「프랑스식 발음」이라 해야겠다. 이말이 뜻밖의 유행바람을 탄 까닭은 투박하고 구수한 그의 남도사투리에 있다고들 말한다.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세태와도 관계는 있는듯이 보인다.한때 유행한 대중가요 노랫말에 앞을 보나 뒤를 보나 「몽땅 사장님」이란게 있었는데 그말 그대로 앞을 보나 뒤를 보나 「빠떼루」감들 좀많은 세상인가.따져 생각해보자면 이승을 사는 사람치고 「빠떼루」감 아닌 경우는 없다고 함이 더 옳은 표현으로 되는 것이리라. 설교를 받아야할 사람이 언거번거한 설교를 하고 단속을 받아야할 사람이 지더린 단속을 한다.제허물은 덮어둔채 곤댓짓하면서 남더러만 「빠떼루」감이라고 나탈거린다.「송남잡지」 등에 나와있는 속담마따나 『가마밑이 노구솥밑 검다고 하는』것이 세상사.큰 「빠떼루」감들이 작은「빠떼루」감들에게 생청붙이는게 아니던가.「맹자」(리루상편)가 『사람의 잘못된 버릇은 남의 스승되기를 좋아하는데 있다(인지환재호위인사)』고 말한 뜻도 거기 있다.남을 탓하기에 앞서 제 매무새부터 챙기고 제 걸음걸이부터 살피라는 뜻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사회라는 큰 얼개로서 본다면 「빠떼루」란 끊임없이 주고받아야 하는것.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은 그럴수밖에 없고 그가운데서 발전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한판의 레슬링은 그래야 하게 돼 있는 인생무대를 비쳐준다.그러므로 특히 어른들의 「빠떼루」주는 소리는 서릿발 같아야 한다.그 말본새가 시르죽으면 안된다.그럴수있게 어른들 스스로도 몸가짐 마음가짐을 삼갈줄은 알아야겠고. 『지금 빠떼루 주고 있슴다.경기(사회)가 잘 풀리고 있슴다』〈칼럼니스트〉
  • 스페인 알람브라궁:하(세계 문화유산 순례:4)

    ◎호화로운 왕의 욕실… 천장은 수천개 「벌집」 장식/정원 곳곳 아담한 2층탑… 하나하나에 전설이/천장 꼭대기 창문 16개 햇빛받아 신비한 광채/지붕은 검은색 별모양 바다위 대형기뢰 연상/여름궁전 헤네랄리페 길목마다 탑·인공연못 알람브라는 유럽대륙에서 흔히 볼수 있는 거창한 종교 건축물도 아니고 역사적인 대사건과 관계된 유적도 아니다.알람브라는 오직 이슬람술탄(왕)들이 현세의 즐거움과 휴식을 위해 만든 왕의 거처일 뿐이다.그래서 알람브라를 장식하고 있는 아름다움은 지극히 감각적인 것들이다. 알람브라궁 안에서도 이 감각적인 현세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을 꼽는다면 바로 정원과 호화롭게 장식한 왕의 사우나실이다. 지중해 권에서 목욕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갖고 있었다.특히 당시 회교도들은 기도하기 전 몸을 깨끗이 한다는 종교적인 이유로,또한 기분전환을 위해,감각적인 쾌락의 한 방편으로 사우나와 마사지를 즐기는 욕실을 드나들었다고 한다.왕과 권력자들은 호화로운 개인욕장에서 즐기고 일반시민들은 모든 도시와마을에 있는 공중목욕탕으로 갔다.회교도시에서 공중목욕탕은 보통 시장과 모스크(회교사원)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다. 왕의 욕실은 처첩들이 머무르는 하렘이라고 부르는 내궁의 끝부분에 자리잡고 있다.여러개의 크고 작은 욕실,사우나실,휴게실로 이루어진 욕실은 벽과 기둥이 청·녹·황금·붉은색의 타일들로 촘촘하게 장식돼 있다.방 한가운데는 역시 가습기용 작은 분수가 자리잡고 있고 가운데가 좁아지는 둥근 천장은 꼭대기부분 바로 아래쪽에 여러 개의 창을 달아 햇빛이 들어오게 만들었다. 「하맘」이라고 부르는 이 욕실은 여러개의 크고 작은 방들로 꾸며져 있다.가장 앞부분에 있는 호화로운 방은 시녀들이 왕을 맞는 대기실 격이다.안내실을 지나면 옷을 갈아입고 슬리퍼를 싣는 탈의실이 나온다.그 다음 작은 욕탕이 마련된 욕실로 들어간다.마지막으로 「바이트 알 사유니」라고 부르는 사우나실이다.사우사실을 밖에서 보면 지붕이 둥근 별모양을 하고 있는데 검은 색으로 채색돼 있어 마치 바다에 떠있는 대형 기뢰를 연상시킨다.사우나실은 우리같은 온돌식으로 장작이나 석탄을 때서 공기를 덥히는 방식이었다고 한다.사우나실 한쪽에 마련된 작은 방에서 술탄은 느긋하게 쉬면서 마사지를 받는다.전체적인 욕실의 구조와 분위기는 로마나 폼페이의 로마유적들에서 볼수있는 욕실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아 로마의 영향을 크게 받았음을 짐작케 한다. 술탄은 사막의 소왕국에서 온 사신들과 함께 사우나를 즐기기도 하고 수십명이 되는 처첩들을 거느리고 함께 사우나를 하기도 했는데 처첩들 중에 단둘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인에게는 목욕이 끝난 뒤 사과를 하나 보냈다고 한다. 내궁을 벗어나면 시야가 탁트이며 멀리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배경으로 건너편 산허리에 자리한 왕의 여름궁전인 헤네랄리페 정원이 보인다.그러나 사람들은 건너편 산허리에 시간을 뺏기고 있을 겨를이 없다.바로 눈앞에 너무도 아름다운 소정원들이 줄지어 나타나기 때문이다.내궁을 나와 헤네랄리페로 연결되는 길목이 모두 돌기둥과 벽돌탑,인공연못으로 장식돼 있는 것이다. 알람브라의 뒤뜰 정원격인 이곳에서 미의 여왕은 단연 「여인의 탑」으로 불리는 파르탈 탑이다.5개의 아치를 이루는 돌기둥 회랑위에 나무천장이 얹혀있고 그위로 2층에 탑이 만들어져 있어 탑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실상은 어엿하게 아름다운 궁전이다.집앞에는 역시 장방형의 인공연못이 꾸며져 석주회랑을 그대로 물위에 비쳐내고 있다. 이 뒷정원은 작은 언덕을 따라 건너편의 헤네랄리페 정원으로 계속되는데 언덕의 높낮이에 따라 높이가 서로 다른 연못과 분수·꽃밭·탑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그래서 연못주위에 만들어져 있는 키 높이의 담벼락을 껑충 뛰어올라보면 그 위에 또다른 연못이 나오고 주위에는 또다른 색깔의 꽃들이 핀 꽃밭이 만들어져 있다.이렇게 뛰어다니기 시작하면 한이 없기 때문에 적당한 곳에서 포기하고 발길을 옮겨야 한다. 뒷정원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탑.이 탑들은 기독교도들이 하늘을 향해 찌를듯이 솟게 만든 웅장한 탑이 아니라 회랑과 돌기둥을 받치고 그위에 2층 높이로 나지막이 만든 아담한 궁전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어찌보면 우리의 원두막을 연상시킨다.이 탑들이 곳곳에 들어서서 정원분위기를 한층 아담하게 감싸주는 역할을 한다. 「여인의 탑」옆으로 난 소로를 따라 올라가면 여러개의 탑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로스 피코스」와 「엘 카디」라는 군사용 성탑이 나온다.활과 총을 쏘도록 구멍을 촘촘히 뚫어놓았다.그밖에도 유수프 1세왕 때 포로들을 동원해 지었다고 해서 「포로들의 탑」이라는 이름의 탑도 있다.술탄 물라이 하셈이 총애했던 여인 도나 이사벨라 데 솔리스가 이곳에 살았다고 안내인은 설명한다. 「어린이의 탑」이라는 뜻의 「토레 데 라스 앙팡타스」탑도 있다.이 이름은 술탄의 3공주에 얽힌 전설에서 유래됐다고 한다.3공주중 두 공주는 성을 탈출해 사모하던 기독교도 왕자들과 결혼했는데 막내공주는 탈출에 실패해 이곳에서 왕자를 그리다 탈진해 죽었다고 한다.탑과 아치문 하나하나마다 이름 모를 전설들이 간직돼 있을 것만같다. ◎여행 가이드/궁 단체관광 호텔서 예약/맞은편 집시촌도 가볼만/저녁은 플라멩코 리듬 맞춰 스페인 남부여행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중앙역에서 고속열차 AVE를 타고 내려가 안달루시아 지방의 3총사격인 세빌랴,코르도바,그라나다를 함께 보는 것이 좋다. 2시간 거리인 세빌랴에 내려서 세빌랴성당 등을 보고 다음 동쪽으로 코르도바,그리고 코르도바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인 그라나다를 보고 그곳에서 항공편으로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게 가장 알차고 경제적인 관광코스이다. 세곳중 어느 한곳에서 1박하면서 저녁에 스페인 남부의 가장 큰 볼거리인 플라멩코 춤을 보도록 하자. 그라나다의 경우 숙박은 알람브라궁 부근에 늘어서 있는 유서 깊은 호텔들을 이용하는 게 좋다. 1백달러 내외면 깨끗한 호텔에 묵을 수 있다. 플라멩코는 우리의 극장식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하는데 호텔에서 예약을 하면 순환버스가 공연장까지 왕복을 책임진다. 알람브라관광은 궁전앞 매표소에서 성·궁·정원을 한꺼번에 볼수있는 표를 산 다음 혼자서 돌아보는 수가 있고 영어를 할줄 안다면 영어 가이드가 달린 단체관광객 그룹에 들어가도 좋다. 가이드 예약도 호텔 프런트에서 하면된다. 알람브라궁 맞은편 언덕의 집시촌도 색다른 여행의 맛을 위해 한번 가볼만 한 곳.산허리에 2∼3평 크기의 토굴이 점점이 만들어져 있는데 그 속에서 기거하며 집시들이 관광객들에게 술도 팔고 돈을 받고 시진도 함께 찍어준다. 물론 단신으로 가는 것은 다소 위험하니 단체관광 그룹에 끼여서 가는게 좋다.
  • 승주군 선암사·민속마을 낙안읍성/고즈넉한 고찰…고향의 정취 물씬

    ◎승주군 선암사/선녀가 하늘나는 모양 승선교/화사한 봄꽃 속세를 잊게하고 국내서 가장 큰 「측간」도 볼거리/민속마을 낙안읍성/정겨운 초가·나지막한 돌담등 6백년전 그때 그모습 그대로/주말 전통혼례식… 관광객 붐벼 남녘은 요즘 꽃밭이다.길목마다 온갖 봄꽃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길손의 눈길을 끈다. 화사한 꽃과 어우러진 문화유산을 찾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즐겨봄직한 때다. 전남 승주군의 선암사와 낙안읍성은 남녘의 아름다움을 모두 간직한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군청에서 8㎞쯤 떨어진 조계산(887m)에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정감이 넘치는 절,선암사가 자리하고 있다.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촬영장소이기도 한 때묻지 않고 고요한 사찰이다. 선암사에 오르는 길목은 녹음이 짙게 드리워져 터널을 연상케 하고 주변의 물소리와 새소리가 적막함마저 느끼게 한다. 일주문(해탈문)을 지나 경내에 이르면 온갖 봄꽃이 우선 반겨 맞는다.목련·벚꽃·동백꽃·개나리 등이 절정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 절은 태고종의 총림.신라말도선국사가 창건했다 한다.정유재란 때 대부분 불타버렸고 순조 25년(1825)에 중건됐는데 대웅전·원통전·팔상전 등 20여개 동이 남아 있다. 특히 선녀가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모양의 승선교(보물 400호)는 절에 오르기 전 이 다리를 건너야 속세의 오염을 깨끗이 씻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된 「측간」 또한 볼거리다.『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며 찾는 이에게 들려주는 지허 주지스님의 설법이 감명을 더해준다. 스님의 설법으로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린 뒤 승용차로 불과 10여분 거리에 사적 제302호인 「낙안읍성 민속마을」이 있다.요즘 관광객으로 붐빈다. 낙안읍성은 타임머신을 타고 600여년 이전으로 거슬러올라가면 볼 수 있는 그때 그 모습을 고이 담고 있다.정겨운 초가,한옥과 마당,대나무로 엮은 사립짝,낮은 돌담 등…. 조선 태조 6년(1397) 왜구침입 때 이 고장 김빈길이 의병을 일으켜 토성을 쌓았으며 인조 때(1626) 임경업 장군이 군수재직중 석성으로 중수했다 한다.1.4㎞의 성곽으로 둘러싸인 성내(4만1천평)에는 현재에도 원형을 그대로 유지,민속보존자료로 지정된 초가 9채 등 1백8가구가 실제 생활하고 있으며 민가와 동헌·주막 등이 당시의 마을형태를 잘 보여준다. 이곳에는 임장군의 영혼이 마을을 수호한다는 전설이 있어 매년 정월 보름에는 면민대제를 지낸다.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전통혼례식이 열린다.신랑이 말 타고 신부가 가마를 타는 혼례식이야말로 이곳의 풍경과 맞아떨어지는 볼거리다.〈승주(전남)=김민수 기자〉
  • 한·미정상 공동회견 일문일답

    ◎“「4자회담」 북·중에 이틀전 전달”/새 평화체제 구축 전에는 정전협정 유지/미,한국방어위해 큰 각오… 양국공조 잘돼 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16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정상회담을 마친뒤 호텔 후원 야외잔디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클린턴대통령은 노란 유채꽃밭을 넘어 바다가 보이는 풍광에 취한듯 표정이 밝았고 『김대통령께서 이 아름다운 섬으로 초청해준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회견을 시작했다.이어 이날 제안된 4자회담이 김대통령의 「작품」임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다음은 이날 회견에서 양 정상 모두발언과 기자 일문일답. ▲김대통령 모두발언=양국 정상은 앞으로 한반도에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하기 위해 양국이 경계태세와 강력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데 합의하였습니다.두 사람은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체제가 구축되기 이전에는 현 정전협정이 계속 유지되고 준수되어야 하며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문제는 한반도문제의 직접당사자인남북한이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클린턴대통령과 나는 한반도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남북한과 정전협정 관련국인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전제조건없이 조속한 시일내에 개최하는데 합의하고 이에 관한 공동제안을 발표키로 했습니다.우리 제의에 대해 북한과 중국이 적극적인 호응을 해줄 것으로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클린턴 대통령 모두발언=미국은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천명합니다.미국과 한국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새로운 4자평화회담을 제의합니다.이 회담은 조속히 개시될 것이며 아무런 전제조건이 없습니다.우리의 제의는 평화를 얻기 위한 것이며 우리는 북한측이 이를 신중히 받아들일 것을 희망하고 기대합니다.우리는 또한 정전협정의 또다른 서명자로서 중국의 참가를 환영합니다.정전협정 위반은 사고나 실수 또는 오판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며 이는 중대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이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에서 고도의 전투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한반도 평화구축은 한국인 즉,남북한의 책임입니다.미국은 이러한 과정을 지원하고 촉진할 것입니다.우리는 북한과 별도의 평화협정을 협상하지 않을 것입니다.한반도 장래는 한국민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4자회담 제의는 어떤 경로를 통해 전달했으며 회담 성사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김대통령=중국에 대해서는 아주 정중하게,충분한 내용을 강택민주석에게 전달했습니다.물론 북한에게도 전달했습니다.너무 일찍 전달하는 것도 좋지 않을 것같아 지난 일요일 전달했습니다.북한이 오늘 당장 좋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이 이상의 선택이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따라서 결국은 받아 들일수 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클린턴 대통령=미국은 한국의 방어를 위해 큰 각오를 하고있으며 양국 공조도 잘 돼 있습니다.정전협정과 관련,미국은 절대로 북한과 별도협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4자회담 제의는 김대통령의 지도력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4자회담 성사여부에 관계없이 북한측과 별도 대화를 갖게 될 것인지요. ▲클린턴 대통령=우리는 북한과 오랫동안 접촉 해왔습니다.예를 들어 미군유해송환문제라든가 미사일협상을 해왔습니다.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정전협정과 관련해 그들과 별도 협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평화정착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현재의 정전협정체제는 유지돼야 합니다.중국도 이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남북한 민족,남북 당사자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합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데 북한이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결국 4자회담을 받을 것으로 보는지요. ▲김대통령=북한은 식량문제 뿐만 아니라 에너지난등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입니다.또한 정치적으로도 매우 불안하고 여러모로 불확실한 지역입니다.어제 일기예보로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비가 왔으면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에서 야외기자회견을 할 수가 없었을 텐데 북한의 변덕스러움은 일기예보와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클린턴 대통령=나라나 개인이나 어렵게 되면 어떤 문제에 대해 합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러나 북한의 어려운 상황이 지금까지 취해온 태도를 바꾸게 할지는 모르겠습니다.김대통령의 노력으로 제안된 이번 제의는 당장 북한의 반응을 얻겠다는 것은 아닙니다.그러나 장기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제안입니다.〈서귀포=이목희 기자〉
  • 두 정상 유채꽃밭 거닐며 담소/한­미정상회담 이모저모

    ◎“재선될것 믿는다”에 “그 예측 꼭 맞기를”/“일정 짧아 아쉽다” 헬기장 가면서 환담 16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공동기자회견은 유채꽃이 만개한 봄기운 속에 시종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김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중문단지의 신라호텔에 함께 머물면서 이날 상오 11시15분 호텔후원의 산책대화를 시작으로 하오 2시10분쯤 오찬회담이 끝날때까지 3시간동안 「밀착외교」를 펼쳤다. ▷한미정상회담◁ ○…김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상오 11시25분부터 약 1시간동안 신라호텔 1층 「사라」실에서 통산 5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안보현안을 집중논의,이른바 「제주선언」으로 불리는 대북정책 기조를 정리. 평상복차림의 김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배경으로 회담장내 탁자 좌우로 좌정했고 양국정상 정면에 약간 간격을 두고 우리측에서 공로명 외무·이양호 국방장관,박건우 주미대사,유종하 외교안보수석,유명환 외무부미주국장이,미국측에서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제임스 레이니 주한대사,안소니 레이크 안보보좌관,윈스턴 로드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가 배석. 회담에 앞서 양국대통령은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취재진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한뒤,양측배석자를 소개하는 것으로 회담을 시작.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정상은 평복차림으로 호텔 후원을 거닐며 산책 겸 대화.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숙소인 호텔 6층에서 내려와 후원에 먼저 도착,곧이어 후원으로 내려온 클린턴 대통령을 맞아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취재진을 위해 잠시 포즈.양국정상은 환한 모습으로 굳게 악수를 나누며 긴밀한 한미 동맹관계와 돈독한 개인적 우의를 과시.양국정상은 유채꽃을 배경으로 봄기운이 완연한 호텔후원을 거닐며 약 10분간 담소. ▷공동회견◁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체제는 이날 회견장에서 발표된 「제주선언」에 그대로 반영. 김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유채꽃이 피어있는 호텔 후원으로 이동,후원에 마련된 야외 회견장에서 공동회견을 갖고 회담결과를 발표. 김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차례로 회견 서두문을 낭독,제주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제주선언」과 회담에 임한 각국의 입장을 설명. 회견을 마친뒤 김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주변의 유채꽃밭을 거닐며 잠시 산책. 김대통령은 『제주도는 바다도 좋지만,한라산도 명산』이라면서 『우리국민이 진심으로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에는 유채꽃이 없는데 정말 아름답다』고 말하자 김대통령은 『기후조건이 맞아 제주 전역에서 아름답게 피어 봄을 알린다』고 설명. 클린턴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장의 풍경과 날씨가 좋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환한 웃음 한편 미국은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등을 의식한 탓인지 미국의 CNN방송은 공동기자회견 과정을 생중계. ▷오찬회담◁ ○…양국 정상은 회견을 마친뒤 걸어서 호텔 1층의 오찬회담장인 「월라」실로 어깨를 나란히 한채 걸어서 이동. 오찬장에서 김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장방형 테이블을 마주보고 앉았고,양측 고위수행원 20명이 양측 대통령 좌우로각각 배석. 양국 대통령은 먼저 제주도 경치와 봄날씨등을 화제로 가볍게 환담을 나눈데 이어 오찬사 없이 회담을 진행,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전략 ▲일본의 신방위 대강 및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대만사태를 비롯한 미·중관계와 한반도정세 전반에 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 오찬 회담은 클린턴 대통령이 주로 최근의 한·일,한·중,북·중 관계에 대해 질문하고 김대통령이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 양국 정상은 또 한·미 통상관계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김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5번째 수출시장이고,작년부터 대미 무역이 역조를 보이고 있다』며 통상분야의 협조를 당부. 오찬이 끝날 무렵,김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자,클린턴 대통령은 『일기예보는 틀려도 각하의 그 예측은 맞길 바란다』고 말해 웃음과 박수가 나오기도. ▷클린턴 이한◁ ○…클린턴 대통령과 힐러리 여사는 이날 9시간의 일정을 끝낸뒤 하오 3시쯤 호텔로비에서 김대통령내외와 아쉬운 작별.김대통령은 『일정이 짧아 아쉽다』고 말했고 클린턴 대통령은 『후의에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표시.이어 두정상은 호텔 동쪽 헬기장까지 걸어가며 계속환담. ▷클린턴 도착◁ ○…이에 앞서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새벽 5시35분 부인 힐러리 여사와 함께 특별기편으로 제주공항에 안착. 클린턴 대통령내외는 공항에 도착,미리 나와있던 공외무와 박대사,신구범제주지사 내외와 문동석의전장의 영접을 받았다. 클린턴 대통령 내외가 이날 새벽 5시50분쯤 숙소인 신라호텔에 도착하자 정장을 한 김대통령과 한복을 입은 손여사가 호텔 현관 안쪽에서 반갑게 맞이했으며 양국정상내외는 『이렇게 다시 만나뵙게 돼 반갑다』며 인사를 교환.〈서귀포=김영주·이목희·이도운 기자〉 ◎힐러리 멋진 제주풍광에 “원더풀” 연발/클린턴과 소나무숲·해변 걸으며 오붓한 한때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는 16일 하오 1시부터 공식수행원의 부인들과 함께 손명순여사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했다. 힐러리 여사는 이날 평상복 차림으로 오찬장에 도착,손여사와 공로명 외무부장관의 부인 한명숙씨등의 영접을 받은뒤 제주도의 풍경등을 화제로 환담하며 양식으로 식사를 했다. 손여사와 힐러리 여사는 이미 몇차례 만나 친숙해진듯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으며,힐러리 여사는 제주도의 풍광이 마음에 드는듯 몇번씩 「원더풀」을 연발했다고. 힐러리 여사는 이에 앞서 이날 상오 6시30분부터 8시까지 남편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제주 신라호텔 주변을 산책. 클린턴 대통령부부는 제주도가 우리나라의 신혼여행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듯,호텔 주위에 펼쳐진 노란 유채꽃밭과 소나무 숲,남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오솔길,중문 해수욕장의 모래사장 주변을 거닐며 오랜만에 오붓한 기분을 만끽하기도.
  • 곽재구씨 시집 「참 맑은 물살」 펴내

    ◎최근 3∼4년 작업모아 책으로/소리꾼 할머니의 서글픈 삶 아름답게 묘사 곽재구 시인(41)의 새 시집 「참 맑은 물살」이 창작과 비평사에서 출간된다.지난 81년 신춘문예를 통해 「사평역에서」로 등단한 시인이 최근 3∼4년간의 작품들을 모아 펴내는 다섯번째 시집이다. 15년간의 시작생활을 통해 그는 우리 문단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정시를 쓰는 한사람으로 꼽혀왔다.누더기같은 삶의 쓸쓸함에서 결곡한 아름다움을 길어올리는 그의 한결같은 시구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않는 시인의 내면풍경을 엿보게 한다. 이번 시집은 시인의 서정성이 남도소리,설화 등 삶에 아직도 얼비치고 있는 우리것에 대한 천착과 맞물리는 모습을 보여준다.태어나면서 한번 들은 강강수월래로 그만 소리의 길에 접어들어버린 진도 할머니나 갈대꽃을 흔드는 진양조의 처연한 만가가락 등에 얽힌 한맺힌 사연이 펼쳐지는가 하면 성수대교와 백화점 붕괴의 현실이 판소리 사설 형식에 담겨 꼬집힌다. (「조공례 할머니의 찢긴 윗입술」중) (「팍큐소전」중) 구겨진 민족의 삶을 찾아 캘리포니아와 용정까지 넘나드는가 하면 시인은 동학의 현장인 전남 고부 메밀꽃밭에선 동족상잔에 순결을 앗기고에 스민을 떠올리기도 했다(「은선리 오층석탑 이야기」) 곡성땅으로 접어들어 인민군으로,국군으로약수물 받으러 온 외지 차량에 사라져버린 한 친구를 통해 우리 현대사의 그늘을 비춰본다(「물봉선 전」). 보잘것 없는 사람들의 흔한 사연을 바라보면서도 시인의 눈은 그러나 시종 따스함을 잃지 않는다. 구차한 삶의 세목에서 향기와 그리움을 읽어내는 이같은 시에는 삶을 보다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하는 시인의 소망이 깔려있다.
  • 30여년 옥살이 대남공작원의 삶 추적

    ◎교사 출신 소설가 유시춘 소설집 「안개너머 청진항」/신념보다 “북에 두고 온 가족 위해 자기 희생” 교사 출신의 중견소설가 유시춘(45)씨가 소설집 「안개너머 청진항」을 창작과 비평사에서 펴냈다. 그동안 교육계와 노동계의 인권상황을 현실감 있게 묘사해온 유씨는 이번 소설집에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소설문법으로 인권문제에 파고들고 있다.이분법적 시각을 탈피해 비전향 좌익장기수의 인권을 다룬 「안개너머 청진항」연작과 교원노조문제를 다룬 중편「아버지의 꽃밭」이 그것으로 특히 연작형식의 「안개너머 청진항」은 비전향 좌익장기수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 보여준다. 대남공작원으로 남파됐다 체포되어 30여년간 옥살이를 하면서도 전향하지 않은 한 노인의 삶을 추적하는 것이 「안개너머 청진항」의 기본 줄거리.결국 노인이 전향하지 않은 것은 사상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북에 남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이 드러난다.이에 따라 소설 전개상 노인은 처음의 완강한 이념의 수호자에서 역사의 간계에 짓밟힌 초라한 희생자,고향과 가족이 너무도 그리워 정신이 돌아버린 한갓 보잘것 없는 노인으로 전락된다. 그러나 작가는 이처럼 보잘것 없는 한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오히려 감동을 이끌어낸다.이는 엄혹한 고난 속에서 고통과 불행이 예고되는데도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인간 존재의 신비에 관한 것이며 그로 인해 인간의 품위와 존엄성이 부각되고 있다. 아울러 이 작품 속에는 90년대를 살아가는 민족문학권 작가로서의 의지가 반영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소설가 강신재(이세기의 인물탐구:67)

    ◎「젊은 느티나무」로 60년대 낭만주의 새바람/주제설정 명확하고 작중인물 심리파악에 민감/오페라 가수가 아리아 부르듯 혼신의 창작작업/“언제나 깨어있는 작가”… 최근엔 역사재조명 작업 전념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아니,그렇지는 않다.언제나라고는 할 수 없다­ 이렇게 시작되는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는 1962년 이 소설이 발표되자 문단은 한동안 「젊은 느티나무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듯했다.당시 카뮈 사르트르의 반항과 부조리문학에 감염되어 기진하고 황폐하던 젊은이들에게 이 한편의 명편은 푸르른 낭만과 사랑의 절제를 심어줬으며 「비누냄새」는 지금까지도 싱그러운 젊음의 상징으로 대변되고 있다. 강신재소설은 현대적 감각과 단편소설만의 「영롱한 완벽성」을 추구하면서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화섬의 문체가 특징이다.그의 글은 독자에게 긴장된 추적을 강요하지 않는다.난해한 관념을 함축하기보다 간결하고 명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을 설명해낸다.사랑에 빠진 한 소녀가 상대방 청년에게 느끼는 미묘하고도 애틋한 감정을 「그에게서 비누냄새가 난다」고 표현한 것이 그 예다. ○천분의 재질 갖춘 작가 일찍이 월탄은 그의 소설을 향해 『주제설정이 명확하고 작중인물의 다면적·복합적 심리파악에 특히 민감하다』고 했고 남의 작품평에 까다로운 박화성도 『인물들의 개성을 신기에 가깝도록 그려내기 때문에 그의 소설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평론가 김윤식은 그의 첫장편소설인 「임진강의 민들레」에 이르러 『천분의 재질로 황홀한 경지를 이룩한 작가』임을 전제,『만일 불모성을 향한 소멸의 미학이 사랑이라면 한국문학은 이 작가에 의해 종종 양식에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을 예고했다. 작가자신은 「언제나 깨어 있는 작가」이기를 원한다.그리고 작품을 쓸 때마다 자신의 슬픔이나 기쁨을 『마치도 오페라가수가 전심전력을 기울여 아리아를 부르듯,혹은 해변의 빛과 볕에 마음을 그을리듯』 그렇게 함몰된 상태에서 혼신을 다했다고 말한다.이런 투철한 문학정신으로 63년 「현대문학」에 연재한 「파도는 노소층을 막론한 이례적인 절찬을 모았고 그후 20여개에 이르는 신문연재소설도 일과성이 아닌 문학작품의 범주에서 독자의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의 삶을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치는 사회기구의 힘을 어떻게 느끼지 않을 도리가 있으며 그것의 포악과 비정과 어리석음을 작가로서 어찌 무심할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모든 시대상의 아픔을 가족사나 남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승화시키면서 작품의 진실과 완벽성에 천착할 뿐 이리저리 가꾸어 맵시나게 만들자는 생각은 애초부터 갖고 있지 않았다.그런 만큼 「감각적」이라거나 「아름다운 수채화」란 말을 듣기보다 「이지적인 필치」「냉정한 태도로 대상을 간파한 문학작품」이란 평을 들을 때 그는 비로소 작가로서의 긍지를 느낀다. 그에게선 시류에 휩쓸리거나 감정에 복받치거나 상황에 따라 모습을 변환시키는 속물근성은 찾아볼 수 없다.불가근불가원으로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세상을 냉철하게 정시하고 어떤 소설에서든지 적시에 삶의 진실과마주치는 필연을 제시해나간다. 낮고 조용한 목소리,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따뜻한 표정은 실은 무한히 다정할 것 같지만 은근히 까다롭고 은근히 고집과 자존심이 세어서 하지 않는다고 마음먹은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60년대말 조선일보에 「유리의 덫」을 연재할 때가 그 좋은 예일 것이다. 당시 편집국장으로 있던 선우휘가 그에게 연재소설을 부탁했고 『원고료는 작가에게 실례가 되지 않게 대접해드리겠다』고 단서를 붙였다.그러나 연재 한달만에 붙여온 고료는 결코 섭섭지 않게 대접하겠다는 약속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그는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일년동안 쓰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약속은 지키겠다.그러나 원고료는 보내지 말라.이번에 보낸 고료도 다시 가져가라』고 했다.이 전화를 받은 선우휘는 혼비백산하여 사정을 알아보고는 그에게 백배사죄한 후 그의 부군인 서임수씨를 만나 『서선생,애 많이 잡숫갑시다』했다는 것이다.「그처럼 까다로운 여류작가를 부인으로 모셨으니」 부군으로서 참으로 고달프리라는 우려였다. ○남편의 식사는 손수준비 그러나 실은 그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여류로 유명하다.번거로운 모임이나 단체에 관여하지 않고 어쩌다 문단모임에 나와서도 시간이 되면 소리없이 빠져나가 부군의 식사를 손수준비한다.미식가이며 특히 무청과 배추줄거리를 좋아하는 부군을 위해 새벽마다 시장에 나가 채소상이 길에 버린 무청을 거둬들이자 시장사람들이 오죽하면 『집에서 토끼를 기르시나보다』고 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그런 그를 문단에서는 「쌀쌀이」란 별명을 붙이고 있지만 낯모르는 후배가 책을 출간하여 증정하면 잘 받았다는 축하카드와 함께 반드시 문학의 정진을 격려하는 글을 써서 보내준다. 언젠가 「북간도」의 작가 안수길은 『강신재가 있으면 장미꽃밭처럼 화사하고 향기롭다』고 말한 적이 있다.원로·중진들이 엄숙하게 모여앉은 자리에 그가 나타나면 무겁고 지루하고 낡아보이던 모든 것이 금가루를 뿌린 듯 금세 현란해진다는 것이다.그것은 무엇보다 그의 타고난 미모탓일 수도 있다.지금도 여전히 섬연하여 만모의 기색이나 비풍이 없이 사람을 반기고 감싸면서 그가 쓴 「레이디 서울」처럼 만년숙녀의 모습을 변함없이 간직한다. 그는 지금의 남대문근처인 용산구 어성동에서 태어났다.부친은 세브란스병원 의사인 강태순씨이고 어머니는 숭의학교를 졸업한 신여성으로 풍금·피아노가 있는 환경에서 비바람을 모른 채 곱게 성장했다.경기고녀에 다닐 때는 영미문학에 심취했으나 일본인 교사가 『귀축미영과 전쟁을 하고 있는데 영문학을 한다는 것은 사상이 불건전해 보이기 쉽다』고 경고하여 이전 가사과에 가게 되었다.그러나 염색이니 자수·재봉은 체질에 맞지 않아 대학재학중에 만난 서임수씨와 결혼,우연히 써본 단편소설을 손소희를 통해 김동리에게 보였고 과찬의 추천사와 함께 문단에 등단했다. ○아직도 청랑의 미모간직 그가 소설을 쓰기까지는 서임수씨(남성해운 이사)의 보이지 않는 외조를 빼놓을 수 없다.서임수씨는 경향신문부사장·국회의원·국민대학장등을 지낸 저명인사로 그는 소설집필에 필요한 모든 자료와 책들을 일일이 구입해주어 서재에 산적해 있는 수천여권의 장서중작가의 손으로 산 책은 한권도 없을 정도다.자녀(건축가 기영씨와 피아니스트인 타옥씨)는 결혼후 따로 나간 지 오래이고 동호가 내려다보이는 옥수동 한남 하이츠빌라에서 부부가 새벽산책과 음악과 미식을 즐긴다. 그에게도 어쩔수없이 세월이 스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이제는 청랑의 미문이나 감각의 번뜩임을 휘두르기보다 「육성에 닮아 있을수록 문학이 우수하다」는 것을 지키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사실로 존재하던 소설이며 소설은 존재할 수 있던 역사』라는 공쿠르의 말에 공감하여 최근에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재조명하는 작업에 계속 전념해 있다.지난해말 아홉번째 역사소설인 「광해의 날들」을 펴냈고 이번 겨울 조선조말을 무대로 하는 다음 작품의 구상을 끝냈다. 별은 딸 수 없는 물건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며 웃고 울고 생각하는 인간의 행위는 이후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그리고 그런 행위에 많은 시간과 힘을 바치는 사람들의 행렬에 끼어 그는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별빛 같은 화섬의 광채를 언제까지나 비쳐줄 것이다. □연보 ▲1942년 경기고녀 졸업 ▲1944년 이화여전 중퇴 ▲1949년 「문예」지 소설「얼굴」「정순이」추천 ▲1958년 단편집 「희화」(계몽사) ▲1968∼82년 문협 PEN이사 ▲1982년 한국여류문학인 회장,한국소설가협회 분과위원장 ▲1992년 소설가협회 대표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예술원 정회원, 소설가협회 대표위원 단편집 「여정」(중앙문화사 59년)「젊은 느티나무」(대문출판사 72년)「황량한 날의 동화」(삼중당 76년) 장편집 「청춘의 불문률」(여원사 60년)「임진강의 민들레」(을유문화사 62년)「이 찬란한 슬픔을」(신태양사 64년)「그대의 찬손」(신태양사 65년)「오늘과 내일」(을유문화사 66년)「신설」(대문출판사 67년)「숲에는 그대 향기」(대문출판사 69년)「유리의 덫」(삼성출판사 70년)「파도」(대문출판사 72년) 강신재대표작전집 8귄(삼익출판사 74년)「레이디 서울」(선일문화사 75년)「서울의 지붕밑」(문리사 76년)「그래도 할말이」(서음출판사 77년)「마음은 집시」(태창문화사 77년)「밤의 무지개」(청조사 77년)「천추태후」(동화출판사 78년)「불타는 구름」2권(지소림 78년)「우연의 자리」(명서원 78년)「모험의 집」(범조사 79년)「사도세자빈」3권(행림출판사 81년)「사랑의 묘약」2권(중앙일보사 86년)「신사임당,문정왕후 아수라」(한벗 87년)「간신의 처」(문학세계사 89년)「명성황후」3권(세명서관 91년)「광해의 날들」(창공사 94년) 수필집「사랑의 아픔과 진실」(중앙문화사 66년)「모래성」(서문당 74년)「거리에서 내마음에서」(평민사 76년)「무엇이 사랑의 불을 지피는가」(나무사 86년) 한국문협상 여류문학상 중앙문화대상 예술원상
  • “신세계 열자” 상업성 벗기 힘찬 몸짓(브로드웨이 “새바람”:1)

    ◎뮤지컬·미술·춤·패션… 창조의 수도/1백년 영화거부,인간성 회복 도전/문화·경제적 흡인력 바탕… 뉴욕의 심장으로 자리매김 미국의 심장이자 세계의 심장을 자처하는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에 새시대를 맞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세계금융의 중심인 월스트리트를 시발로 하고 있는 브로드웨이는 1894년 첫 뮤지컬 아도니스의 대히트 이래 미술·건축·뮤지컬·영화·오페라등을 꽃피우며 「20세기 세계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왔다.이제 1995년으로 문화의 꽃밭으로서 새세기의 원년을 맞은 브로드웨이.그 약동의 현장을 나윤도 뉴욕특파원의 취재로 약 20회에 걸쳐 싣는다. 『나를 살게 해주오 모든 불빛이 붉게 빛나는 브로드웨이에/오가는 사람 모두가 행복에 넘쳐 보이는 그곳에/사람들은 어리석은 꿈을 말하며 그 꿈의 실현을 기도하는/꿈이 헛됨을 알아도 결코 떠날수 없는 마을에//브로드웨이 불빛마다에 상심한 가슴들이 달려있고/불빛들은 수많은 슬픔을 이야기 하네/머리위의 불빛은 당신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을/무엇인가를 갚아야 할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인데』(하워드 존슨 「브로드웨이 불빛」) 브로드웨이의 새세기는 서설로 시작된다.세계인의 꿈과 기대,사랑과 동경,그리고 이별과 슬픔,절망과 좌절을 한데 받아온 브로드웨이 1백년을 「아메리칸 드림의 부활」로 승화시키는 대서사시의 첫장은 현란한 불빛보다도 고즈너기 내려앉아 제막을 기다리는 하얀 광목천 처럼 소담스런 백설축제로 와닿는다. ○정형의 구속 거부 새세기를 여는 오늘 브로드웨이의 첫아침은 지난 1백년의 역사를 거부한다.상업성을 지상최고의 덕목으로 쌓아온 브로드웨이의 영화(영화)는 또 하나의 바벨탑에 불과한지도 모른다.뮤지컬 1백년,영화 1백년으로 응축돼온 브로드웨이에 『인간은 어디로 갔는가』의 외침이 메아리져 온다.그러나 새세기는 인간상실에서 벗어날 설렘에서 어느때 보다 힘찬 발걸음으로 다가온다.신성과 인간의 모독을 청산하고 신성과 인간의 경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브로드웨이는 맨해튼의 남쪽끝 배터리파크에서 북으로 북으로 뻗어올라가 맨해튼섬을 종단하여 브롱스까지 30여㎞ 길이로 이어져 있으며 지난 1백년동안 수많은 가지에 자양분을 공급해온 맨해튼의 척추이자 뉴욕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브로드웨이는 그 길의 생김새부터 정형의 구속을 거부하고 변형의 자유를 추구한다.남북으로 뻗은 애브뉴와 동서로 뻗은 스트리트로 바둑판 처럼 구획된 맨해튼 한복판을 굽이굽이 헤치며 남북으로 달리는 브로드웨이는 많은 애브뉴들과 만나면서 스퀘어(광장)라는 독특한 공간을 창출해왔다. 이는 결국 도전의 역사이고 그 숱한 도전 속에서도 브로드웨이는 새로운 만남에 대해 질시와 반목보다는 관용과 융화를 통해 거대한 용광로처럼 포용해 나감으로써 브로드웨이의 신화를 만들어왔다. 자유의 여신상을 마주하는 배터리파크 북쪽의 1번지 「볼링 그린」공원을 출발한 브로드웨이는 왼쪽으로는 월드트레이드센터,오른쪽으로는 월스트리트를 거느리며 국제 금융의 중심가로 당당하게 시청앞 광장까지 북상한다. 여기서 브로드웨이는 미술의 거리이자 패션의 발상지인 소호로부터 첫번째 도전에 직면한다.차이나타운과 리틀 이태리도 작은 도전이다.미로처럼 퍼져나간 구시가의 골목들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는 도전을 모두 포용하여 브로드웨이는 4번가와 만나는 워싱턴 스퀘어에서 하나의 용광로를 이룬다. 히피들의 퍼포먼스 혹은 반전주의자들의 반전집회는 물론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상대로한 스트리트 퍼포먼스의 본고장인 워싱턴 스퀘어는 백남준의 굿판을 주제로한 비디오 아트 예술도 훌륭하게 융화시킨다. 워싱턴 스퀘어를 떠나 또 북상하던 브로드웨이는 예술의 도시 그리니치빌리지를 지나며 14번가에서 파크애브뉴(4th.)와 만난다.이는 두번째 도전이며 거대한 유니언 스퀘어를 만들어낸다.이어서 23번가에서는 세번째 도전인 피프스(5th.)애브뉴와의 만남이 이뤄지며 여기서 만들어진 매디슨 스퀘어는 남부 브로드웨이 최대 오아시스인 메디슨 스퀘어 파크를 이루고 있다. ○수많은 인파 몰려 네번째 도전은 아메리카스 애브뉴(6th.)와 만나는 34번가에서 이뤄지며 헤럴드 스퀘어를 창출한다.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으로 이어지는 이곳은 맨해튼 상업문화의 표본인 메이시백화점의 생스기빙(추수감사절) 퍼레이드의 종점이기도 하다. 다섯번째 도전은 브로드웨이에 가장 큰 충격을 주었으며 세븐스(7th.)애브뉴와 만나는 42번가의 타임스 스퀘어가 바로 그 현장이다.맨해튼의 40여개에 달하는 뮤지컬극장이 몰려있는 이곳은 브로드웨이 생명력의 원천으로 늘 수많은 인파로 밤낮없이 북적댄다. 여섯번째 도전은 에잇스(8th.)애브뉴와 만나는 59번가로 맨해튼 최대의 오아시스인 센트럴파크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한 이곳에는 콜럼버스 동상이 높이 받들어진 콜럼버스서클이 자리잡고 있으며 교통의 요지를 이루고 있다. 일곱번째 도전은 콜럼버스 애브뉴(9th.)와 만나는 65번가에 위치한 링컨 스퀘어에서 이뤄진다.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뉴욕주립극장을 비롯,줄리어드음대 등으로 구성된 링컨센터는 타임스 스퀘어의 뮤지컬에 비길수 있는 미국음악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여덟번째 도전은 암스테르담 애브뉴(10th.)와 만나는 72번가로 이탈리아 음악가 베르디의 동상이 서있어 베르디 스퀘어라고 불린다.부근에 미국자연사박물관이 위치하고 있으며 바브라 스트라이센드,아놀드 슈와르제네거등 수많은 인기스타들이 몰려 살고 있다. 브로드웨이는 베르디 스퀘어를 지난후에는 107번가에서 웨스트엔드애브뉴(11th.)와 만나면서 줄곧 함께 올라간다.모닝사이드 하이츠라는 지역으로 불리는 이곳은 콜럼비아대학이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브로드웨이의 다른 곳과는 전혀 다른 학구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어서 브로드웨이는 할렘의 중심가인 125번가와 만나 랩과 힙합등 흑인음악과 만난후 줄곧 북상하여 168가에서 세인트 니콜러스 애브뉴와 만나면서 미첼 스퀘어를 형성한후 폭도 좁아지고 조용한 거리로 변하여 브롱스로 연결된다.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모여들게 하는 브로드웨이의 엄청난 흡인력은 오늘날 맨해튼을 인간의 창조력으로 만들어낸 모든 것들의 수도로 만들었다.뮤지컬의 수도,오페라의 수도,출판의 수도,건축의 수도,미술의 수도,박물관의 수도,고전음악의 수도,춤의 수도, 재즈의 수도, 패션의 수도, 광고의 수도, 금융의 수도, 법률의 수도, 경영의 수도, 신문의 수도, 잡지의 수도가 되고 있으며 또 다이아몬드의 수도, 레스토랑의 수도이기도 하다.혼잡함의 수도,범죄의 수도,세금의 수도,오만의 수도,경멸의 수도등 악명도 따라다닌다. ○상업주의 중병 앓아 맨해튼이 이같은 수도로서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17세기 중반 신성모독의 도시로 신대륙의 타도시들과 차별화되면서부터였다.청교도의 도시 보스턴, 퀘이커의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볼때 맨해튼섬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건설한 뉴암스테르담은 신성보다도 이윤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신성모독의 수도였던 것이다. 1643년의 한 선교보고서에는 당시 뉴암스테르담의 5백명 거주자들의 언어가 18개에 달할 정도로 뉴암스테르담은 국제적 성격을 띠고 있었으며 이들의 유일한 공통가치는 상업이윤이었다고 적혀 있다. 그후 17세기말 네덜란드 세력이 밀려나고 영국의 지배권이 강화되면서 맨해튼은 뉴암스테르담에서 뉴욕으로 이름이 바뀌고 해적의 수도로 변모했다.당시 부패한 영국 총독은 세계각국의 보화를 강탈해 오도록 해적활동을 장려했기 때문이다. 이후 맨해튼은 조선의 수도,산업의 수도로 발전해왔으며 1830년 대에는 금융의 수도로,1860년 대에는 공업의 수도로,19세기말에는 문화의 수도로 변해왔다.2차대전 이후에는 유럽세의 약화로 맨해튼은 유엔의 수도가 되면서 명실공히 세계의 수도로 등장했다.그러나 극도의 상업주의를 바탕으로 구축된 맨해튼은 최근 십수년간은 세기말의 중증을 앓아왔다. 이제 새세기를 맞는 맨해튼은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인간을 회복하는 인간의 수도로,절망의 도시가 아니라 소망의 도시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새해아침 브로드웨이는 누구보다 먼저 스스로 잠에서 깨어나 서설의 의미를 깨닫는다.이제 브로드웨이 구석구석을 찾아 심연에서 우러 나오고 있는 재탄생의 벅찬 고동과 몸짓을 생생하게 독자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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