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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다 버리면 ‘진짜’만 남을까… 11세 소녀의 힘겨운 세상기행

    ‘가짜’ 다 버리면 ‘진짜’만 남을까… 11세 소녀의 힘겨운 세상기행

    어쩌자고 이리도 지독하게 세상을 깨쳐야 하나. 고작 열한 살 소녀다. 그 나이에 겪기에는 너무 불행스럽고, 언젠가 그 소녀를 스쳐 보냈던 우리에게는 너무 불편한 상황의 연속이다. 누군가가 웃으려면 누군가는 반드시 울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가 고프면 뭐든지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미 등쳐 먹는 못된 아들놈의 혀는 뽑아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세상은 진짜인 척 하는 가짜로 온통 가득 차 있음을…. 어린 가슴이 힘겹게 배워가는 세상의 진실은 잔혹하기 그지없다. 최진영(29)의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한겨레출판 펴냄)이다. 소박한 행복조차 누리지 못하는 상실감과 소중한 관계 하나 오롯이 이어가지 못하는 고독함 속에서 힘겨워했던 한 소녀의 우울하고 냉혹한 성장 오디세이다. 최진영은 이 작품으로 제15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 1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패와 5000만원 상금을 받았다. 소녀는 온전한 이름조차 갖지 못했다. 가정폭력에 시달려 뛰쳐나와야 했던 집에서는 ‘이년’이었고, 황금다방에서는 ‘언나’(어린아이의 강원, 경상지역 방언)였고, 잠시나마 행복을 느꼈던 태백식당에서는 ‘간나’였다. 서울에서 비슷한 상처를 지닌 또래들과 어울리며 ‘유나’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얻기도 했지만 역시나 그보다는 ‘이 년, XX년’ 등으로 더 많이 불렸다. 소녀는 ‘진짜 엄마’로 상징되는 ‘진짜’를 찾아 헤맨다. 딱 보면 알 수 있기에 자신 있어 한다. 애정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아빠는 가짜 아빠이고, 그에게 무기력하게 맞고 살다가 도망치기를 반복하는 엄마도 가짜 엄마일 뿐이다. 살갑게 아껴주는 황금다방의 장미 언니 또한 진짜 엄마의 후보에 있었으나 짐승 같은 이를 애인으로 삼아 맞고만 사는 것을 보니 가짜다. 이렇게 가짜를 하나하나 수집해서 태워버리고 있다. ‘세상의 가짜를 다 모아서 태워버리면 결국 진짜만 남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언제나 자신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예쁜 옷도 만들어주고, 장터구경도 시켜주는 주름살 많고 허리 굽은 문맹의 태백식당 할머니에게서 ‘진짜 엄마’를 느낀다. 그러나 할머니 역시 못된 아들놈 등쌀에 어쩔 수 없이 소녀를 경찰서에 맡긴다. 각설이패 대장과 달수 삼촌 역시 호탕함과 진솔함으로 ‘진짜 아빠’의 따뜻한 느낌을 잠시 주지만 미성년 고용이라는 혐의를 쓰며 소녀를 서울로 보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비슷한 상처에 시달리는 유미, 나리, 상호 등을 만나가며 소녀는 깨닫는다. 자신을 알아보고 따뜻하게 눈길, 손길을 건네는 사람들은 자신만큼이나 가난하고 배고프고 추운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자신이 가짜라고 태워버렸던 것들이 가짜라면 세상에 진짜는 하나도 없겠다라는 냉혹한 현실을. ‘당신 옆을’에서 소녀를 바라보는 시선의 역설은 따로 있다. 지독한 불행을-그리고 한 번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 행복의 파편을- 얘기하면서도 꽁꽁 뭉쳐 있어 쉬 건드리기 어려운 문장으로 펼쳐낸다는 것이다. 최진영의 미덕이다. 덕성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 단편소설 부문을 통해 등단한 최진영은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을 계속 쓸 수 있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대답하기보다는 질문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진짜로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가 있었을까. 우리가 어제 저녁 퇴근길에 무심한 눈길로 지나쳤던 그 꾀죄죄한 소녀였을 수도 있다. 아니면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끌끌 차게 만들었던 며칠 전 폭주족 오토바이 뒷자리의 깻잎머리 소녀였을 수도 있다. 뒤늦게나마 이름을 묻고, 이름을 불러줘야 할 때다. 동정도, 연민도 아닌, 존재에 대한 인정(認定)이 필요한 때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천금같은 결승골 쏜 이니에스타

    천금같은 결승골 쏜 이니에스타

    키 170㎝, 몸무게 65㎏. 축구선수 치고는 왜소한 몸집에다 이마까지 벗겨진 볼품없는 모습이지만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그라운드를 누빈 미드필더. 120분 동안 무려 14.028㎞를 뛰면서 41개의 패스를 정확하게 동료들의 발과 머리에 얹어준 ‘무한체력’의 소유자이자 ‘패스의 달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6·바르셀로나)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쏜 슈팅은 첫 우승컵을 놓고 겨루던 네덜란드의 골망을 흔들었고, 조국 스페인을 80년 만의 첫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12일 새벽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아공월드컵 결승전. 이니에스타는 연장 후반 11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1-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1930년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조국에 첫 우승을 안긴 순간. 결승전에서의 골은 언제나 극적이지만 이니에스타의 골은 연장 후반 4분을 남겨놓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나온 터라 더 극적이었다. 연장 후반에 접어들어서도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승부차기라는 최후의 승부를 앞둔 순간 9만여명 관중의 입에서 마침내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11분. 교체 투입된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가 아크 정면에서 잡아 다시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이니에스타에게 공을 내줬다. 오프사이드를 피해 쇄도한 이니에스타는 침착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꽁꽁 잠겨있던 네덜란드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원샷 원킬’. 슈팅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조별리그 칠레와의 경기에서의 첫 골 이후 두 번째 골. A매치 49경기 8번째 골이 ‘역사의 골’이 되는 기쁨도 함께 맛봤다. 이니에스타는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팀 동료인 사비의 그늘에 가렸지만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8) 우승을 맛보면서 스페인 대표팀과 바르셀로나의 주축 멤버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보잘것없는 체격 탓에 상대 수비수들에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되레 상대를 속이는 뛰어난 발재간과 지능적인 플레이로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 남아공월드컵 최고의 스타로 변신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부동산정책 파격 없다?

    부동산정책 파격 없다?

    “은행 대출금리가 높아지거나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죄수의 딜레마’가 부동산 시장에 적용된다. A와 B, 두 사람 모두 적당한 가격에 집을 낮춰 팔면 되지만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더 낮은 가격에 경쟁적으로 매물을 내놓아 집값 하락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한 부동산 전문가) ‘딜레마’에 빠진 부동산 시장에 정부가 어떤 처방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실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정부의 출구전략에 따른 부동산 후속대책이 곧 나올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12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후속대책은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가 대안을 마련, 마지막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시장이 원하는 수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부양대책은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속대책은 지난달 17일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나온 ‘떨어지는 집값은 건드리지 않은 채 거래활성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원칙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값 안정과 거래 활성화라는 상반된 목표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금리인상의 파급효과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시장 흐름을 충분히 관찰한 뒤 (금리인상) 대책을 마련해도 된다.”며 “부동산 후속대책에는 생각만큼 파격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세제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며 “세금을 건드릴 경우 실수요자들이 집값 추가 하락을 예상해 오히려 거래활성화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관련 부처들은 여전히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완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LTV나 DTI는 거시경제 조정 측면에서 접근하되 부동산 대책카드로는 활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한 부동산 컨설턴트는 “이미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어 통화팽창을 억제했는데 다시 규제완화로 돈을 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관련 부처 사이에서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주택의 취득·등록세를 크게 낮추자.’는 안이 논의됐지만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미 내년 4월 말까지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지방 미분양주택에 대해 취득·등록세의 75%를 감면하는 안이 시행 중인데 지방자치단체의 반대가 심하기 때문이다. 취득·등록세는 자치단체의 주요 지방세 수입이다. 이번 안에는 지방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혜택의 전국적 확대 방안도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실수요자를 위한 ‘갈아타기’를 활성화시켜 주택거래에 힘을 실어주는 세부적 기술을 발전시키는 게 핵심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이 오르지 않는데 누가 집을 사려 들겠느냐.”며 “여당이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경기 부양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정부도 미세조정이라는 약처방만 내릴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 풀이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리서치연구소장도 “금리인상은 규제완화와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놓고 정부와 투자자가 모두 딜레마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17개월 만의 금리인상 부작용 최소화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2월부터 연 2%에 묶어두었던 초저금리가 소폭이지만 오른 셈이다. 상징적 수준의 금리인상이지만 출구전략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올해 1분기의 경제성장률은 8.1%로 7년3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5월 취업자는 58만 6000명이 늘면서 2002년 4월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같은 경제지표로 볼 때 금리인상은 예견돼 왔다. 경제성장률과 고용이 좋은 것으로 보이는 게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제가 나빴던 데 따른 기저(基底)효과도 있지만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했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다. 서민들은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지표는 긍정적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괜찮은 경제지표와 공공요금 인상을 비롯한 물가불안을 감안할 때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린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금통위도 금리인상을 시사해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금리인상을 권고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취한 초저금리 기조를 정상화해야 할 필요성은 지적돼 왔다. 초저금리에 따라 가계부채는 700조원을 넘는다. 지난 5월 삼성생명의 공모주 청약에는 20조원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리는 등 시중에 넘쳐나는 부동(浮動)자금은 초저금리의 폐해로 볼 수 있다. 금리를 인상하면 인플레이션과 거품을 잡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특히 서민과 중소기업에는 늘어난 이자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그렇지 않아도 꽁꽁 얼어 있는 부동산시장에는 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어 걱정스럽기도 하다. 정부는 금리인상의 부작용은 줄이고 친서민 대책은 보다 강화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와 한은은 남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상황 등 불확실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추후 금리인상 시기와 폭을 정하기 바란다. 아직 글로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장에 금리인상의 신호는 충분히 줬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은 신중히 접근할 필요도 있다.
  • 골든슈 누구에게

    남아공월드컵 우승 트로피의 향방은 네덜란드-스페인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황금신발’의 주인공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5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결승에 오른 다비드 비야(스페인)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네덜란드)가 나란히 5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3·4위전에 나서는 토마스 뮐러, 미로슬라프 클로제(이상 독일),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이 4골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안심하기도, 실망하기도 이르다. 마지막 경기에서 골든슈(득점왕)의 향방이 갈린다. 일단은 비야와 스네이더르가 유리하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비야는 감각적인 볼터치를 앞세워 득점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이번 월드컵 6경기에서 5골 1어시스트.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에서 득점왕(4골)을 차지하며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던 ‘짜릿한 기억’을 재현할 기세다. 세 경기 연속골의 상승세를 탄 스네이더르도 5골 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5골 모두 후반전에 폭발시켰을 만큼 끝까지 집중력이 생생하다. 투쟁력과 골 결정력, 경기조율 능력을 고루 겸비했다. 다만 이들이 결승전에서 골맛을 볼지는 미지수다. 굳이 이번 월드컵에서 두드러진 ‘실리축구’나 ‘이기는 축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결승은 매번 살얼음판을 걷는 승부가 연출됐다. 촘촘하게 블록을 나눠 수비를 탄탄하게 했고, 득점원은 꽁꽁 묶이기 일쑤였다. 4년 전 독일대회 때도 3·4위전에선 4골(독일 3-1 포르투갈)이 터진 반면 결승에선 2골(이탈리아 1-1 프랑스)에 그쳤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터키도 5골을 터뜨렸지만, 결승은 2골 승부(브라질 2-0 독일)였다. 역대 월드컵을 보더라도 결승은 ‘짠물축구’가, 3·4위전은 ‘골잔치’였던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독일-우루과이의 ‘4골 3인방’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객관적 전력에서 우루과이를 압도하는 독일이 ‘화력쇼’를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분풀이’의 선봉에는 4골씩 뽑은 원톱 클로제와 측면 날개 뮐러가 나선다. 특히 1978년생으로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클로제는 대기록 작성에 혼신의 힘을 다할 전망.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5골씩 뽑았던 클로제는 남아공에서 4골을 보태 브라질의 호나우두(34·코린티안스)가 갖고 있는 월드컵 최다득점(15골)에 1골차로 접근했다. 뮐러와 포를란 역시 ‘꿈의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은 열망이 간절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실용적 토털사커’ 32년만에 일냈다

    ‘실용적 토털사커’ 32년만에 일냈다

    지난 36년 동안 세계무대에서 네덜란드 축구의 아이콘은 ‘토털사커’였다. 전원공격, 전원수비로 설명되는 토털사커는 유럽축구의 변방에 머물고 있었던 네덜란드를 1974년과 1978년 월드컵 결승까지 올려놓았다. 이후로 네덜란드는 수비수의 공격가담을 미덕으로 여겼고, 수비의 공백으로 골을 내주더라도 전원공격으로 더 많은 골을 넣으면 된다는 식의 경기운영을 해 왔다. 이 같은 전술은 수준이 낮은 상대를 만났을 때 골잔치를 벌이며 맹위를 떨쳤고, 세계 축구팬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수비조직이 탄탄하고, 공격전술이 뛰어난 강팀을 상대로는 어이없이 무너지는 약점을 노출했다. ‘정해진 포지션은 없다.’는 토털사커의 대전제를 충족하기 위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세계수준의 선수 7~8명이 필요했다. 모든 선수들이 최전방에서 최후방까지 끊임없이 돌아다녀야 하는 전술적 특성은 체력부담도 컸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는 비교적 약팀들과 상대하는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승승장구하다가 16강 토너먼트에서는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 정상의 주변에서 겉돌던 네덜란드 토털사커에 과감한 혁신을 시도한 것은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이었다. 유로2008을 계기로 전술변화를 시도한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위해 최후방 수비를 보강하고, 미드필더진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조했다. 수비수들의 공격가담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비 뒷공간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전원공격’이라는 토털사커의 제1원칙을 버렸고,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이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테르 밀란) 등의 스피드와 결정력이 높은 선수들에게 공격을 전담시켰다. 반면 ‘전원수비’라는 제2원칙은 유지했다. 공격전담 선수들도 수비상황에서는 모두 자기진영으로 내려와 대인마크를 하게 했다.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 안정적 수비가 균형을 맞춘 ‘실용적 토털사커’가 완성된 셈.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공수의 조율을 사위인 마르크 판 보멀(바이에른 뮌헨)에게 맡겼다. 판 보멀은 터프한 플레이로 상대 역습을 중원에서 차단하고, 상대 공격의 키플레이어를 꽁꽁 묶었을 뿐만 아니라 역습 상황에서 적재적소에 공을 뿌려주는 등 장인어른의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다. 팬들은 “‘오렌지 군단’ 특유의 화끈한 축구가 실종됐다.”고 네덜란드의 전술적 변화를 비판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7일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와의 준결승전에서 3-2로 승리하며 6전 전승으로 32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이런 결과는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전술혁신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좋은 축구’를 버리고 ‘이기는 축구’를 선택한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네덜란드가 그토록 열망했던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두 남자, 끝내 골은 허락되지 않았다

    두 남자, 끝내 골은 허락되지 않았다

    남아공으로 떠날 때만 해도 이런 결과는 상상하지 못했다. 모두가 ‘황제’라고 치켜세웠다. 머릿속에는 황금빛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을 그렸다. 골망을 흔드는 짜릿한 쾌감과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순간도 꿈꿨다. 하지만 실현된 건 없었다. 쓸쓸하게 짐을 쌌다.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래서 더 슬펐다.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관심을 모았던 ‘슈퍼스타 빅3’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왼쪽), 카카(브라질·오른쪽),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얘기다. ●메시 15번 유효슈팅 불구 무득점 메시(바르셀로나)는 4일 8강전에서 독일에 0-4로 패한 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품에 안겨 눈이 빨개지도록 울었다. 축구를 시작한 뒤부터 줄곧 황제였던 메시가 4점차로 대패한 적이 있었을까.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5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고 15번의 유효슈팅을 날렸다. 패스성공률은 72%에 이르렀다. 득점은 없었지만 현란한 드리블과 송곳같은 패스로 아르헨티나 공격을 나홀로 이끌었다. ‘골 없는 최우수선수(MVP)’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로 발군의 활약이었다. 그러나 ‘전차군단’ 독일은 너무 크고 강했다. 감기몸살이 겹친 메시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에게 꽁꽁 묶였다. 드리블을 할 틈조차 없었다. 남아공의 메시는 바르셀로나의 메시가 아니었다. 부푼 꿈을 안고 참가한 두 번째 월드컵은 쓰라린 상처만 남겼다. ●브라질 카카 3어시스트에 그쳐 전날엔 ‘하얀 펠레’ 카카(레알 마드리드)가 월드컵 무대에서 내려왔다. 네덜란드에 1-2로 역전패당하는 걸 망연자실 지켜볼 뿐이었다. 카카의 패스와 슈팅은 날카롭게 빛났지만 끝내 골은 없었다. 3어시스트가 전부. ‘그라운드의 신사’로 불리는 카카에게 이번 월드컵은 유독 혹독했다. 경고 3장을 받았고,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상대의 할리우드 액션에 억울하게 퇴장당했다. 더욱 아쉬움이 남는 까닭이다. 브라질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 이어 또 8강에서 탈락했다. 카카는 “브라질엔 슬퍼할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보다 더 슬픈 사람은 없다.”고 굳게 입을 다물었다. 카카는 “대표팀 생활을 시작한 이래 가장 슬픈 날이다. 내가 또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16강전에서 이미 떠났다. 조별리그 북한전에서 머쓱하게 기록한 1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세계 축구를 좌지우지한 ‘빅3’의 뒷모습은 씁쓸하기만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8강 키플레이어 매치업] 아르헨티나vs독일/파라과이vs스페인

    [8강 키플레이어 매치업] 아르헨티나vs독일/파라과이vs스페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8강 대진이 가려졌다.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와의 리턴매치에서 3-1 완승을 거두며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이어 또 다시 멕시코를 잡았고, 독일은 잉글랜드와의 라이벌 매치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4-1 대승을 거뒀다. 또한 파라과이는 일본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두 팀은 12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를 통해 승패를 갈랐다. 마지막으로 스페인은 비야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에 1-0 신승을 거뒀다. 경기의 중요도가 높아질수록 키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 또한 높아진다. 물론 축구는 개인이 아닌 11명이 만드는 팀 스포츠이고 세계적인 선수들로 구성된 잉글랜드, 프랑스, 이탈리아는 팀으로서 하나가 되지 못해 탈락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해내는 것은 결국 한 명의 에이스다. 월드컵 8강, 과연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 키플레이어는 누구일까? ▲ 아르헨티나 vs 독일 - 7월 3일 밤11시, 그린 포인트 아르헨티나 KEY PLAYER = 리오넬 메시(1987년6월24일, 바르셀로나)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2008/09시즌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트레블(리그, 컵대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FIFA(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은 과거 디에고 마라도나를 연상시키며, 웬만한 특급 공격수 못지않은 득점력까지 갖췄다. 비록 아직까지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아르헨티나의 모든 득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팀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KEY PLAYER = 메수트 외질(1988년10월15일, 베르더 브레멘) ‘전차군단’ 독일의 새로운 에이스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나며, 패스실력 또한 발군이다. 이번 월드컵에선 미하엘 발락이 빠진 독일의 중원을 이끌고 있다. 케디라와 슈바인슈타이거가 공수의 밸런스를 유지시켜준다면, 외질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 가나전에선 결승골을 터트리며 직접 해결사로 나섰고, 잉글랜드전에선 포돌스키, 뮐러와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한마디로 독일 공격의 핵심이다. ▲ 파라과이 vs 스페인 - 7월 4일 새벽3시 30분 엘리스 파크 파라과이 KEY PLAYER = 파울로 다 실바(1980년2월1일, 선더랜드) 파라과이의 수비의 리더다. 남미예선에서도 붙박이 수비수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파라과이의 본선행을 이끌었다. 2002년과 2006년에 이어 벌써 3번째 월드컵이다. 그만큼이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갖췄다. 파라과이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이유도 후방에서 다 실바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전에선 질라르디노를 무력화시켰고, 일본전에선 혼다를 꽁꽁 묵었다. 스페인 KEY PLAYER = 다비드 비야(1981년12월3일, 바르셀로나) 스페인의 득점기계다. 지역예선에서 경기당 1골을 성공시키며 스페인의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신장은 작지만 민첩성이 뛰어나며 탁월한 골 결정력을 갖췄다. 또한 프리킥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하다. 단짝 토레스가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혼자서 4골을 터트리며 스페인의 8강행을 책임졌다. 또한 어느덧 개인통산 42골을 기록하며 라울 곤잘레스가 보유하고 있는 A매치 최다골(44골)에도 바짝 다가섰다. 사진=멀티비츠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우루과이는 없다! 26일은 유쾌한 8강의 밤

    우루과이는 없다! 26일은 유쾌한 8강의 밤

    무서웠다. 1990년 6월21일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하얀 유니폼을 입은 우루과이 선수들은 마치 거인 같았다. 크고 단단해 보였다. 위축됐다. 앞선 벨기에, 스페인전의 연패 영향도 있었을 테다. 하지만 모두 이를 악물었다. 3전 전패로 돌아갈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가 모두의 눈에 깃들었다. 세계의 벽은 높았다. 수비수를 여럿 제치고 달려나가는 ‘득점왕’ 소사를 따라잡지 못했다. 고조된 관중들의 함성도 부담이었다. 앙다문 각오가 되레 파울로 이어졌다. 윤덕여가 후반 25분 레드카드를 받았다. 우리는 제대로 된 공격 한번 펼치지 못하고 그렇게 0대1로 고개를 떨궜다. 대표팀의 결정적 실패요인은 정보력 부재였다. 황보관 일본 프로축구 오이타 감독(당시 포워드)은 “대다수의 참가국들이 3-5-2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강한 압박 축구를 구사했지만 한국의 포메이션과 전술은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최강희 K-리그 전북 감독은 “감독이 상대편 선수들 이름도 잘 모르는 등 상대팀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부족한 해외 경험에 위축된 선수들의 심리상태도 문제였다.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두고 현지에 도착해 시차 적응과 컨디션 조절에도 실패했다. 당시 수비수로 경기장을 누볐던 최 감독은 “후반전 추가시간, 상대 공격수 다니엘 폰세카의 헤딩슛이 골문을 가르며 3전 전패가 결정됐을 때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그는 “진 게 억울했던 게 아니었다. 허무해서 눈물이 다 나더라. 2년 넘게 월드컵만을 바라보며 훈련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한 번 펼쳐 보지도 못했다는 사실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완급을 조절하는 게임조절 능력, 최고의 골잡이들, 남미 특유의 빛나는 개인기…. 우루과이는 그렇게 강팀이었다. 지금의 우루과이도 20여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노장들은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황보 감독은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처럼 볼 컨트롤이 자유자재인 데다 패스도 뛰어나다. 오히려 당시엔 개인기 위주의 팀이었지만 지금은 전술과 수비력까지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거칠고 지저분한 경기 스타일도 변수다. 손으로 잡아당기고 발로 걷어차는 것은 예사다. 심하면 침까지 뱉는다. 당시만 해도 대표팀은 이런 거칠고 더티한 스타일에 주눅이 들었다. 그래서 ‘더 거친 축구’를 주문했다. 우리도 달라졌다. 황보 감독은 “체력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에선 오히려 앞선다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수 개개인의 해외경기 경험이 늘어 지나친 긴장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황보 감독은 “특히 신·구세대의 조화와 잘 맞춰져 있는 포지션 체제는 눈에 띄는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도 “이제 앞선 예선전에서 드러난 측면 수비불안에 대비해야 한다. 나이지리아전 때도 사이드 돌파가 잦았다. 크로스할 때의 위치선정도 불안했다. 공격 때 좀 더 빠른 템포로 돌파해야 한다.”면서 “우루과이는 틈이 있으면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팀이기 때문에 수비전술에 있어서 절대로 틈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우루과이에 대해 “한국의 장기인 ‘세트피스’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이번엔 다양화된 전술과 허리를 강화한 수비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남미팀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선수들이 바로 아시아 선수들”이라면서 “기동력·순발력·투지 등 남미선수들에게 부족한 점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황보 감독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여유, 조직적인 세트 플레이, 공격적인 자세를 다시금 가다듬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속공’과 ‘세트피스’, 10번 포를란을 중앙미드필드에서 꽁꽁 묶는 ‘그물망 수비’로 우리가 못 이룬 ‘짜릿한 복수전’을 후배들이 해주리라고 믿는다.”고 일본땅에서 승리를 기원했다. 자,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20년 전 선배들이 들었던 쓴잔, 겁 없는 후배들이 돌려줄 기회다.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기고] 농촌발전에도 ‘스토리’가 필요하다/조영철 전라북도 농업기술원장

    [기고] 농촌발전에도 ‘스토리’가 필요하다/조영철 전라북도 농업기술원장

    전통문화자원들 중 우리 모두에게 가장 친근한 것 한 가지를 꼽으라면 바로 ‘이야기’일 것이다. 오로지 수학능력시험에만 집중하는 수험생조차도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치르는 순간, 우리의 전통문화를 담은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본래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사물을 의인화시킬 수도 있는 존재는 인간뿐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말문을 트기 어려운 순간 공통된 화제를 찾느라 애를 먹은 경험은 누구나 적어도 한 번씩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두 발을 붙이고 사는 이 땅, 그리고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화제에 오른다면, 처음 만나 어색한 사이에서 두 팔을 양 어깨에 두를 수 있는 의형제가 되는 과정까지 무척이나 수월해질 것이다. 도시와 농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지금 우리의 사회에 꼭 필요하다. 21세기는 지식 정보화의 사회다. 이 사회의 지식과 정보는 최첨단 정보 기술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과학·기술·이론적으로 진보되는 한편 우리의 감성과 인성은 사람과 정(情), 전통을 뒤돌아보게 된다. 이는 균형감각을 유지하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함이다.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의 현재를 재촉하는 한편으로 우리의 뿌리를 알고자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현대를 사는 우리가 전통을 담은 이야기에 집중하는 이유일 것이다. 우리의 전통, 한반도의 전통은 과거 농경사회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뿌리는 농업과 농촌에 있다 할 수 있겠다. 이 뿌리에 보다 더 쉽게, 수월하게 다가가기 위해 재미있고 타당한 이유를 갖춘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의 농촌을 방문하는 이들의 발길은 더욱 더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농업·농촌에 아직까지도 꽁꽁 숨겨져 있는 이야기와 소재를 갖춘 농촌진흥청의 농촌전통문화자원 발굴 사업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윌리엄 홀포드는 ‘어메니티(Amenity)’를 ‘있어야 할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우리의 농업과 농촌이 현대사회의 어메니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농업·농촌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 개인, 단체뿐만 아니라 전국민은 개인이 보유한 농촌전통문화자원을 발굴, 기증하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의 농업·농촌에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농촌지도기관은 농업·농촌에 대한 다각적 지원체계를 확립하여 농촌전통문화자원의 체계적 정리·보존·관리를 통해 한국전통지식의 국제적 권리와 대응 등으로 미래 지향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애써야 하겠다. 또한 농업인들은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을 통하여 문화 마인드를 함양하여 우리만의 농업·농촌의 어메니티를 확립하여야 한다. 진정한 이야기꾼이자 우리 농촌전통문화자원의 수호자로서 굳게 서기 위해서다. 이렇게 농업인과 농촌지도기관 그리고 전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이루어져 농촌전통문화의 전통성이 재조명되고, 우리 농업과 농촌의 품격이 높아진다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러움 없는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을 동시에 갖춘 농촌 어메니티를 모두 함께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 누가 박주영을 욕하는가···아르헨전을 되새김질 한다

    누가 박주영을 욕하는가···아르헨전을 되새김질 한다

     지난 17일 밤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2차전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에 1-4로 참패를 했다. 포백 수비는 메시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에게 번번이 뚫렸으며, 미드필더들은 부정확한 패스로 경기의 주도권을 넘겨줬다. 공격수들 또한 둔한 움직임으로 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경기 후 팬들은 허정무 감독의 전술 실패를 비난했고, 자책골을 넣은 박주영을 탓했다. 결정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오범석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박주영의 자책골도, 이과인의 해트트릭과 메시의 개인기도 아니다. 이청용이 첫 골을 넣을 때 보여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고, 정성룡의 ‘슈퍼 세이브’를 되새겨야 한다. ☞[사진] 한국-아르헨전…메시는 ‘펄펄’ 지성은 ‘꽁꽁’  ● 이청용 ‘골’…집념의 승리  16강행이 걸린 나이지리아의 경기에서 첫번째로 기억해야 할 것은 ‘집중력’이다. 이청용이 첫 골을 넣은 장면에서 집중력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다.  전반 46분 아르헨티나의 수비수들이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을 때였다. 중앙에 있던 데미첼레스가 공을 받고 좌에서 우로 도는 순간 이청용이 날카롭게 공을 낚아챘고 골로 연결시켰다. 공에 대해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한국팀은 후반 초반 공세를 이어갔지만, 1-3으로 벌어진 뒤 집중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한 골을 더 내주고도 후반 막판에 한 차례 더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 한국의 수호신…정성룡의 ‘슈퍼세이브’  허정무 감독은 이번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수문장으로 이운재를 쓸지 정성룡을 쓸지 내내 고심하다가 결국 신예 정성룡을 기용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아르헨티나에 비록 4골을 내주긴 했지만, 실제 정성룡의 판단 실수나 실책으로 인한 실점은 아니다. 오히려 정성룡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위력적인 슛을 수차례 막아내며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수문장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특히 일대일 상황, 공격수가 골대에 근접한 상황에서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며 슛을 막아냈다. 정성룡의 선방에 16강 진출의 희망이 보인다.  ● 이동국이 12년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월드컵 불운’에 시달렸던 이동국이 지난 아르헨티나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허정무 감독은 1-4로 뒤진 후반 36분 박주영 대신 이동국을 투입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동국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두어차례 헤딩 경합을 벌였고, 서너차례 공을 만졌을 뿐이다.  하지만 당시 1-4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한국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이동국이 직접 그라운드를 밟았다는 게 중요하다. 총력을 기울일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감을 잡고,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  ● 호재…나이지리아 부상과 퇴장  나이지리아의 왼쪽 풀백을 맡는 선수들이 모두 부상을 당했다. 이와 함께 오른쪽 주전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가 17일 그리스전에서 퇴장을 당해 한국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나이지리아의 왼쪽 풀백 자원이 모두 부상을 당하면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에 호재됐다. 카이타는 스물네살의 젊은 선수로 나이지리아내 볼 배급을 담당하고, 활발한 활동력으로 중원을 책임지던 선수였다. 이런 그의 공백은 우리에겐 기회다.  이와 함께 나이지리아의 왼쪽 풀백을 맡는 선수 2명이 부상으로 실려나갔다. 우리 팀에 또다른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타예 타이워가 먼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고, 대신 투입된 우와 에치에질레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나이지리아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반대로 우리팀이 이 부분을 잘 공략한다면 경기 승리와 더불어 16강 진출도 유력해진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관련기사 나이지리아 “박지성만 없으면…” 2-0, 1-4 맞춘 예언자 “나이지리아전 2-1승” 잉글랜드-알제리, 0-0 지루한 무승부
  • 정대세의 ‘발칙한 도전’ 한반도 아픔도 날린다

    정대세의 ‘발칙한 도전’ 한반도 아픔도 날린다

    북한의 주전 공격수 정대세(26)는 ‘축구’라는 소재로 한국과 소통한다. 한국과 함께 남아공월드컵 B조에 속한 그리스,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치른 뒤 한국에다 그들의 장단점과 필승전략을 전했다. 낙관적 예상까지 더했다. 한국의 한 포털사이트에 칼럼도 연재한다. 천안함 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정세 속, 유일한 남북한의 소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정대세는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는다. ‘7000만 한민족의 공격수’로 떠오른다. 마냥 밝고 당당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재일교포 3세인 정대세의 삶에는 지난 100년 동안 우리 민족이 겪었던 아픔과 이로 인한 모순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일제강점기, 전쟁과 분단, 이념갈등, 그리고 재일 조선인에 대한 차별 등…. 일본 나고야에서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 2세 아버지와 ‘조선’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정대세는 우리말을 가르치는 조총련계 조선학교에 입학했다. 여학생들의 치마·저고리가 찢기는 뿌리깊은 차별과 ‘조센진’이라는 놀림 속에 오롯이 공을 찼다. 일본은 싫었지만 축구는 계속하고 싶었다. 2006년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입단해 2년 만에 최고의 공격수가 됐다. “꿈꾸던 무대”인 월드컵 무대를 ‘조선의 스트라이커’로 누비고 싶은 정대세의 욕심은 점점 커졌다. 어머니의 나라, 북한의 국가대표로 뛰기 위해 아버지의 나라,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한국은 북한 국적을 인정하지 않아 국적은 그대로 한국. 재일조선인축구협회의 도움 속에 국제축구연맹(FIFA)에 남북한의 상황과 자신의 독특한 가족사를 설명한 자필 청원서를 보내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북한 국가대표가 됐다. 정대세는 축구에 대한 열망 하나로 삶의 질곡을 정면으로 돌파한 것이다. 몸싸움을 피하지 않는 저돌적인 드리블과 폭발적인 슈팅으로 설명되는 그의 플레이스타일과 꼭 닮았다. 드디어 꿈의 무대를 밟는 정대세는 불행하게도 엄청난 상대들을 만난다.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축구 를 잘하는 팀들만 있는 ‘죽음의 G조’다. 조별리그에서 결승상대를 만난 셈. 또 그가 존경하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경기를 하려면 결승까지 가야 한다. 한국과 북한은 월드컵에서도 이렇게 만나기 힘들다. 그러나 정대세는 “브라질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16일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에서 오전 3시30분 열릴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상대할 정대세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정대세 ▲출생 1984년 3월2일 일본 나고야생 ▲신체 181㎝, 80㎏ ▲국적 대한민국 ▲소속 북한 월드컵대표팀 /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 ▲성적 20경기 12골(A매치) / 83경기 27골(J-리그)
  • 포백 고전 그리스 ‘5백 카드’ 승부수

    축구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골이다. 강력한 슈팅이 골망을 뒤흔들 때의 쾌감은 축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그리스전은 답답하고 지루하고 짜증날 수도 있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가늠할 월드컵 본선 첫 경기인데 왜 그렇다는 걸까. ‘질식수비’로 유명한 그리스가 꽁꽁 걸어 잠그는 전술로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수비 라인에 7~8명을 배치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2001년 취임한 뒤 10년째 그리스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오토 레하겔 감독은 ‘늙은 여우’로 불릴 정도로 치밀하다. ‘공격은 재미를, 수비는 우승을 선사한다.’는 축구계 격언을 신봉한다. 절대 이기기 위한 축구를 한다. 모든 감독이 다 그렇겠지만, 레하겔 감독은 특히 그렇다. 그래서 그리스 축구는 재미가 없다. 상대가 제풀에 지쳐 쓰러질 때까지 하염없이 공격을 받아주다가 단 몇 차례의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터뜨린다. 해볼 만한 상대라고 생각될 때는 공격적인 포백수비를 들고 나오기도 한다. 북한과의 평가전 때 그랬다. 물론 그리스답게 8-0-2에 가까운 수비적인 4-4-2시스템이었지만 말이다. 투톱 공격수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반면 꼭 이겨야 할 상대라면 수비라인에 무려 5명을 포진하는 ‘5백 시스템’을 구사한다. 5백의 양쪽 측면 선수들은 전방까지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스리백과 같은 말로 통한다. 그러나 그리스는 다르다. 양 날개가 수비라인까지 깊숙이 내려와 머문다. 그리스 취재기자도, 협회 관계자도 그리스의 전술을 ‘3-4-3포메이션’보다는 ‘5-2-3포메이션’이라고 소개했다. 수비 5명도 충분히 많은데 미드필더 2명이 순간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 7명까지 수비 숫자가 늘어난다. 위협적인 지역에서 찬스가 생길 확률을 원천차단하는 셈. 그야말로 인해전술이다. 그리스는 이미 ‘한국전 올인’을 선언한 데다 최근 북한·파라과이전에서 포백으로 나섰다가 고전했다. 훈련 상황을 보더라도 5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그리스는 골망을 걸어 잠그는 대신 191㎝의 골잡이 앙겔로스 하리스테아스(30·뉘른베르크)를 앞세워 공중볼과 세트피스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부활한 질식수비가 한국에도 통할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단체장 물갈이… 지자체 곳곳 업무 혼선

    6·2 지방선거에서 전국 광역단체장 및 기초자치단체장 상당수가 물갈이되면서 단체장이 바뀌는 대다수 자치단체가 인사는 물론 주요 업무 등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당선자 측이 신규 사업과 인허가 업무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전하면서 직원들과 민원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전국 주요 광역시와 서울시 자치구 등에 따르면 인천시에서는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의 시장직 인수위원회인 ‘대인천 비전위원회’가 지난 7일 인천시와 산하기관에 재산·토지 매각을 일체 중지하고 관련 업무에 대해 반드시 송 당선자와 인수위에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또 시와 산하기관이 모든 문서, 자료를 파기하거나 위·변조, 수정할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불가피한 인사 이동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당선자 측과 협의토록 했다. 인수위는 특히 송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 인천시 재정악화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큰 것으로 지목했던 인천도시개발공사에 인수위 사무실을 마련, 시에 대해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대전에서는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을 놓고 박성효 현 시장과 염홍철 당선자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 시장은 8일 마지막 확대 간부회의에서 “임기가 다하는 6월까지 마무리할 것은 할 것”이라며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을 직접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선거 기간 중 엑스포공원 재창조 사업 공모와 공원 내 주거시설 건립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염 당선자는 지난 7일 재창조 사업에 대한 별도 보고를 요구, 경제과학국장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염 당선자는 “대전시가 시장 임기 10여일을 앞두고 투자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제주에서는 선거 직후 4급 승진 인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우근민 당선자 측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구청장이 교체된 23개 자치구 역시 손발이 꽁꽁 묶여 사실상 행정 공백 상태다. 새 당선자들은 선거 이후 해당 구청 간부 등과 개별 접촉을 하거나 인수위원회를 통해 구청 측에 요구나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모 구청장 당선자는 선거 직후 구청을 방문해 간부들과 인사를 나눈 자리에서 직원 인사뿐 아니라 각종 인·허가 업무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심지어 이 당선자는 직원들에게 청소를 깨끗이 하라는 ‘잔소리’를 하는 등 취임 전부터 시시콜콜한 일까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청의 한 직원은 “법적 절차나 일정상 처리해야 하는 일들까지 손대지 말라고 하면 한달 가까이 구정을 마비시키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했다. 구청장이 바뀌는 다른 구에서도 상당수 당선자가 “신규사업과 선심성 행사를 자제하고 긴급하지 않은 예산 지출 결정은 보류하며, 인사를 해야 하면 미리 협의해 달라”는 등의 뜻을 내비쳤다. 구청에서는 당선자 발언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우왕좌왕하거나, 반대로 당선자가 별다른 방침 표명을 하지 않아 어떤 속뜻을 갖고 있는지를 몰라 불안해하기도 했다. 전국종합·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3] 천하무적 양박쌍용

    [2010 남아공월드컵 D-3] 천하무적 양박쌍용

    ‘양박쌍용’. 한국 축구의 황금시대를 이끌고 있는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25·AS모나코), 이청용(22·볼턴 원더러스), 기성용(21·셀틱)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클럽에서 활약하다 조국의 부름을 받고 월드컵대표팀에 합류했다. 박지성은 세 번째, 박주영은 두 번째, 이청용과 기성용은 첫 번째 월드컵이다. 이들은 각각 공격과 미드필드에서 주전으로 발탁돼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이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4700만의 믿음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래서 부담스러울 텐데 역시 ‘월드 클래스’다. 이기든 지든,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캡틴’ 박지성은 늘 차분한 어조로 자신이 분석한 팀의 장단점을 설명한다. 우쭐거릴 만도 하다. 그런데 ‘모나코의 별’ 박주영은 과묵하다. 필요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이청용은 잘 웃는다. 하루 여덟 번 먹는 특별 영양제가 몸에 맞지 않아 배탈이 났는데, 계속 먹으라고 강요한다고 투덜거린 장본인이다. 항상 수줍은 듯한 ‘미소년’ 기성용도 밝기는 마찬가지다. 부진의 이유를 묻자 천연덕스레 “감독님이 하기 싫은 수비를 하래서….”라며 웃는다. 성격도 개성도 제각각인 이들이 그라운드만 밟으면 돌변한다. 미소와 수줍음, 과묵함은 사라진다. 박지성은 빈 공간을 질풍노도처럼 달려가고, 이청용은 미꾸라지처럼 상대 수비를 피해 다닌다. 박주영은 상대 수비수와 싸울 듯한 기세로 몸을 부딪친다. 기성용은 끊임없이 이들의 발 앞으로 볼을 뿌려댄다. 유로2004 우승에 빛나는 그리스의 장신 ‘질식수비’를 뚫는 데 부족함은 동료들의 도움으로 채운다. 공격에는 비운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전북)과 ‘특급 조커’ 안정환(다롄 스더), 수비에는 ‘초롱이’ 이영표(알 힐랄)와 ‘터미네이터’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있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위시한 아르헨티나의 공격수들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그들보다 영리하다. 이영표-차두리 라인이 불안해 보여도 ‘진공청소기 1호’ 김남일(톰 톰스크)과 ‘2호’ 김정우(광주)가 있고, 이들이 지쳐도 이정수(가시마)와 조용형(제주)이 있어 든든하다. 아르헨티나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협력수비로 꽁꽁 묶겠다는 의지로 충만하다. 모래알 같은 나이지리아가 2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을 다진 뒤 달려든다. 검은 대륙의 원정 팬들도 요란하다. 이름 모를 나팔과 북소리에 붉은 악마의 외침은 묻혀 버린다. 하지만 일본 사이타마를 시퍼렇게 물들인 6만 ‘울트라 닛폰’ 앞에서도 당당했던 태극전사다. 잠시 당황하더라도 ‘맏형’ 골키퍼 이운재(수원)의 사자후에 정신을 차리고, ‘투혼’을 불사른다. 특유의 조직력과 당당함으로 한국을 얕봤던 나이지리아를 16강의 문턱에서 철저히 무너뜨리는 모습이 겹쳐진다. 그 다음은 알 수 없다. 다만 한국 축구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이라는 역사를 새로 쓸 태극전사들은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잊었다. 꿈★은 이뤄진다. 누가 ‘언감생심’의 꿈이라고 했던가. 1954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처음 출전한 스위스월드컵. 헝가리에 0-9, 터키에 0-7로 패한 뒤 분루를 삼키며 조국에 돌아와 고개조차 들지 못했던 선배들의 꿈. 4700만의 꿈을 실은 23인 태극전사들의 거침없는 질주가 시작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최병규 기자의 헬로 남아공] 치안 불안… 3보 이상은 차타라고?

    “뭐? 3보 이상은 승차해야 된다고?” 군대 이야기가 아니다. 루스텐버그에서 남아공월드컵 현장을 취재하고 있는 60여명 기자단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우스갯소리다. 남아공월드컵을 걱정하는 것 가운데 으뜸가는 게 치안문제다. 기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밤에 함부로 밖에 나다니지 말라는 건 잔소리 축에도 끼지 못한다. 낮에도 한적한 길을 혼자 걷지 말 것, 화장실에는 3명 이상 동행할 것 등의 행동강령(?)까지 만들어졌다. 더욱이 최근 취재진을 상대로 한 강도사건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기자들 특유의 ‘잰걸음’도 꽁꽁 묶였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은 솥뚜껑만 봐도 놀라는 법. 6일 루스텐버그의 미디어호텔 식당에는 또 한 명의 기자가 변을 당했다는 소문이 짜~하게 퍼졌다. 더반에서 취재 중이었던 H일보 기자가 혼자 화장실에 갔다가 지갑을 강탈당했다는 소식이었다. 소문은 나름대로 분석과 해설까지 곁들여져 ‘카더라 통신’처럼 퍼져 나갔다. 그러나 같은 H사 동료가 전화로 확인한 결과 강도를 당한 일은 없을뿐더러 지갑이 없어진 것도 당사자가 분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만 하면 ‘포비아(공포증)’ 수준이다. 남아공의 각종 범죄는 흑백분리주의(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이후 폭발한 흑인들의 피해의식에다 뿌리 깊은 ‘제노포비즘(외국인혐오증)’이 결합한 결과다. 나티 음테트 남아공 치안장관은 지난 4일 “남아공월드컵을 치르기 위한 준비는 끝났다. 치안에는 문제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지만 현지를 방문 중인 외국인들의 귀에는 영 와 닿지 않는다. 기자들이 월드컵 기간 머물 루스텐버그의 미디어호텔 큰길 건너편에는 제법 근사한 쇼핑몰이 자리잡고 있다. ‘Pick&Pay’ 같은 대형 슈퍼마켓까지 갖추고 있어 요긴한 생필품과 음식물을 장만하는 데는 아주 그만이다. 그러나 기껏해야 250m 거리의 이곳은 기자들에게는 20리보다도 멀다. 단체버스가 아니면 아무리 가까운 곳도 가지 못하는 남아공의 현실. 그래서 ‘3보 이상 승차’는 군대가 아닌 이곳에서 적용되는 웃지 못할 규칙이 되고 있다. 루스텐버그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성남 주민 날파리떼 공포

    기온이 섭씨 30도가 넘는 한여름 밤 극성을 부리는 날파리(초파리)떼가 여름철 이상 저온현상에도 불구하고 탄천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어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주민들의 날파리 제거 민원에 해당 자치단체가 특별방역에 나섰지만 좀처럼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7일 분당주민과 성남시에 따르면 아침 저녁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초여름 이상저온현상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초부터 탄천변을 중심으로 날파리떼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수도 예전에 비해 2배가 넘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날파리들은 특히 퇴근 후 주민들이 가족나들이 겸 탄천 둔치를 찾는 오후 5시부터 밤 8시 사이에 극성을 부리고 있다. 도시락과 과일 등을 펼쳐놓고도 먹을 수 없을뿐더러 눈과 귀, 그리고 옷 속에 파고드는 날파리떼의 공격(?)으로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다. 자전거를 즐기는 주민들은 아예 얼굴을 꽁꽁 싸맨다. 얼굴을 가리는 스카프는 웃옷 속으로 말아 넣어 틈을 없애고, 고글로 눈을 가린다. 귀에 들어가는 날파리를 막기 위해 솜이나 귀마개를 하는 주민들도 있을 정도다. 사정이 이러니 해당 자치단체인 성남시도 비상이 걸렸다. 하루에도 10여통의 민원 전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부터 분당보건소가 주축이 돼 특별방역반을 편성, 추가방역활동에 나섰다. 이도 모자라 민간방역전문업체 5곳에 방역을 의뢰해 주말 방역을 실시하고 있지만 날파리떼는 꿈쩍도 않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주로 탄천변에 머물렀던 날파리들이 야탑동과 서현동 등 먹자촌 일대나 사거리 교차로 횡단보도 등에까지 날아들어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날파리는 노랑초파리로 3~11월 사이에 활동하며 주로 상한 과일 주변에 모여 번식한다. 주로 날씨가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6~7월 쯤에 절정을 이루지만 이번 여름은 석연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7년여 전 날파리들이 지구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스스로 유전자를 바꾸고 있다는 학계의 연구결과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2003년 미국 유전학자 맥스 레비탄 박사는 ‘진화생태학’ 학술지에서 초파리들의 유전자 변형을 주장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구성수 분당보건소장은 “올해의 경우 예년에 비해 날파리가 급격히 늘어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전문기관에 의뢰해 원인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3] ‘죽음의 G조’ 북한의 생존전략은

    북한이 속한 G조는 남아공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로 손꼽힌다. ‘세계 최강’ 브라질(FIFA 랭킹 1위)을 비롯해 ‘아프리카 최강’이라는 코트디부아르(27위), ‘유럽 강호’ 포르투갈(3위) 등 강팀들과 일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의 랭킹은 105위로 랭킹만 고려한다면 북한은 단 한 게임도 이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세계무대에 복귀하는 북한으로서는 너무 가혹한 현실이다. 북한을 눌러야 16강 진출이 가능한 나머지 세 팀은 승점 3을 챙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북한을 물고 늘어질 것이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1무(승점 1점)만 해도 기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러나 북한이 1966년 월드컵에서 1승1무2패로 8강에 진출하며 ‘황색돌풍’을 일으켰듯 다시 한번 이변을 일으켰으면 한다. ‘붉은악마’라는 닉네임을 얻은 북한은 남미의 강호 칠레와 비기고,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아시아 국가 최초로 ‘8강 신화’를 쏘아 올렸다. 이는 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하기 전까지 40여년간 아시아 최고의 성적이었다. 이번에 만나게 될 포르투갈과도 전반에 3-0으로 앞서다가 후반에 4골을 내주면서 3-5로 역전패한 경험이 있다. 북한은 1994년 미국월드컵 예선 탈락 이후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추었지만, 꾸준하게 투자한 결과가 2004년부터 나타났다. 2004년 아시아 17세 이하(U-17) 선수권 준우승, 2005 U-17 월드컵 8강, 2006 아시아 U-19 우승,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이번에 북한 대표팀의 주축은 이렇게 성장한 선수들이다. 여기에 ‘인민 루니’로 불리며 일본 가와사키에서 활약하는 정대세(26)와 오미야에서 뛰는 안영학(32), 러시아 로스토프에서 활동하는 홍영조(28) 등 해외파가 합류했다. 북한 대표팀은 수비축구로 유명하다. 한준희 위원은 “북한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강한 수비력을 최고의 무기로 삼았지만, 2-2 무승부로 끝난 그리스 평가전을 살펴보면 본선에서 북한의 수비력이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경험이 부족한 북한이 볼 처리를 미숙하게 하는 순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앞세운 포르투갈이나 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속한 코트디부아르, 카카(레알 마드리드)의 브라질 등에 호되게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통한 골키퍼 리명국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 또 북한은 세트피스도 약하고, 다양한 공격 패턴도 없다. 스트라이커인 정대세에 대한 해외 언론의 관심이 고조될수록 상대팀의 수비에 꽁꽁 묶일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다고 16강 진출이 북한에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3무승부로 조별 라운드를 통과할 수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카메룬 등이 3무승부로 16강에 진출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도 네덜란드와 아일랜드가 3무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했다. 투지와 젊음으로 승부하고 있는 북한의 ’수비축구’가 2010년 남아공에서 빛날 수 있을까. 문소영·조은지기자 symun@seoul.co.kr
  • 김태균 첫 만루홈런 ‘경악스런 타격기술’

    김태균 첫 만루홈런 ‘경악스런 타격기술’

    경악스러운 홈런이었다. 그리고 놀라운 김태균(치바 롯데)의 타격기술이 다시 한번 위용을 과시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김태균이 2일만에 다시 홈런을 추가하며 퍼시픽리그 홈런2위 자리를 지켰다. 김태균은 7일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경기에서 일본 진출 첫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무너져 버린 야쿠르트 마운드를 홀로 지키며 분투한 선발 무라나카 쿄헤이가 물러나자 7회에만 대거 10득점을 올린 팀 타선의 집중력도 돋보였다. 김태균은 앞선 세타석에서 삼진 두개와 병살타를 기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상대 선발 무라나카의 호투에 꽁꽁 묶여 있었던것. 최근 타격감각이 떨어져 있던 김태균으로서는 어떠한 반전을 이끌어야 했고 그 순간은 7회초에 찾아왔다. ◆ 7초 만루상황, 아시아 최고의 타격기술을 보여준 김태균 김태균이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하자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타격폼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많았다. 물론 한국시절과 비교해 보면 현재 김태균의 타격폼은 변해 있다. 하지만 그 변화는 매우 미세한 것으로 이젠 작은 차이가 명품기술을 더욱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이번 만루홈런이 그걸 증명해줬다. 김태균에게 홈런을 허용한 투수는 지난 2006년 고교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야쿠르트에 입단한 마쓰부치 타츠요시다. 드래프트 당시 세이부와 야쿠르트로부터 지명을 받았지만 추첨을 통해 결국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었는데 마쓰부치 어머니가 야쿠르트 판매원으로 일하고 있는것도 운명적 요소가 가미된 케이스. 마쓰부치는 고질적인 변화구 제구력의 문제로 기대만큼의 성장을 못하고 있던 투수다. 하지만 이번 김태균에게 홈런을 허용한 공은 제구가 완벽히 된 공이었다. 볼카운트 2-3에서 위닝샷으로 선택한 공은 포심패스트볼(138km)로 김태균 몸쪽으로 꽉차게 들어왔다. 하지만 김태균은 마치 이 코스의 공을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그대로 잡아당겨 좌월 만루홈런으로 연결했다. 만약 이 공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삼진을 줘도 무방할 정도의 코스였으며, 설사 배트에 맞더라도 안타조차 생산하기 어려운 코스였다. 자신의 포인트보다 늦은 타이밍에서 맞게 되면 3루수 내야땅볼, 빠른 타이밍에서 맞으면 3루쪽 파울타구가 나와야 정상인 코스였기 때문이다. 그럼 김태균은 이렇게 이러한 몸쪽공을 홈런으로 연결할수 있었을까? 첫째는 김태균 특유의 스윙궤적이다. 김태균의 인코스 공에 대한 대처방법은 타격기술의 교본이다. 배트헤드 부분이 여타의 타자들보다 빨리 돌지 않는 장점이 돋보이는데 이것은 일본으로 진출한 이후 더욱 더 발전해 있다. 배트 손잡이 아래부분의 노브(Knob)를 최대한 앞으로까지 끌고 갔다가 폭발시키는 이러한 타격은 배트가 컨택트(Contact) 지점에서부터 공을 통과하는 여분의 시간이 길어져야 가능하다. 몸쪽 공이라서 단지 잡아당겨서 치는게 아니라, 배트가 공을 뚫고 지나간다는 느낌으로 가격해야 파울을 방지할수 있는데 이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다. 인 앤 아웃 사이드 배팅(In&Out Side Batting)은 타격의 기본이지만 김태균은 그 기본중에도 가장 이상적인 롤모델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현역 일본선수과 비교해도 이부분에 대한 타격기술은 김태균이 최고라고 감히 말할수 있는데, 시즌 3호홈런(스기우치 상대)도 이번 만루홈런과 비슷한 코스로 오는 공을 홈런으로 연결했던 적이 있다. 두번째는 스탠스의 변화에 따라 전체적인 타격이 달라졌다. 한국시절에는 준비자세에서 아주 넓은 스탠스 폭을 유지했으나 지금은 한족장 정도 좁혔다. 또한 앞발을 짧게 내딛었던 것도 지금은 거의 제자리에서 뒷꿈치만 들어서 스윙으로 연결하는데 이렇게 되면 상체가 세워져 배트가 히팅지점까지 최단거리로 이동하는데 있어 좀 더 수월해진다. 축을 중심으로 하는 김태균의 회전력은 이젠 밀고 당기는 능력까지 겸비한 최고의 선수가 됐다. 김태균은 현재(8일 기준)까지 타율 .292(226타수 66안타) 15홈런(2위),59타점(1위)으로 4번타자로서의 몫을 다해내고 있다. 현재까지 팀이 소화한 59경기에서 59타점을 쓸어담고 있어 시즌이 끝나면 수치상으로 144타점을 얻을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과 같은 타점 행진은 현재 리그 홈런1위(17개)를 달리고 있는 호세 오티즈(소프트뱅크)가 지난 2003년(당시 오릭스) 일본 진출 첫해에 기록한 86타점(33홈런)은 충분히 넘어설수 있는 페이스다. 금일(8일)하루를 쉰 김태균은 9일부터 히로시마와의 교류전을 다시 시작한다.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센터백 콤비’ 조용형-이정수 합격점

    ‘센터백 콤비’ 조용형-이정수 합격점

    결과는 패배였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 후보인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단 한 골만 내준 수비는 승리나 다름없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식상한 멘트가 꽤 어울리는 경기였다. 시험대에 올랐던 포백라인은 안정적이었고, 특히 ‘센터백 콤비’ 조용형(27·제주)-이정수(30·가시마)는 합격점을 받았다. 원래 월드컵대표팀 포지션 중 가장 먼저 결정된 포지션은 수비라인이었다. 지난달 22일 한국을 떠날 때 발표한 26명의 엔트리에 수비수는 딱 8명이었다. 포백라인의 한 자리당 선수 2명씩 배정된 것. 남아공행은 당연히 보장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벨라루스전에서 곽태휘(29·교토)가 부상을 당하며 계획이 꼬였다. 예비 엔트리(30명)에 있던 강민수(24·수원)가 대타로 부랴부랴 합류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고민을 덜어줄 적절한 대안은 아니었다. 허 감독은 당초 그리스전에 나설 중앙 수비조합으로 곽태휘-이정수 카드를 염두에 뒀다. 조용형이 안정적인 수비력을 뽐내긴 했지만, 키(182㎝)가 작았다. 190㎝을 훌쩍 넘는 ‘장신군단’ 그리스를 상대하기엔 힘과 높이를 겸비한 ‘트윈타워’ 곽태휘-이정수가 적격이었다. 떠난 카드를 언제까지 만지작거릴 수는 없었다. 허 감독은 스페인전에서 조용형-이정수 조합을 꺼내 들었다. 둘은 3월3일 코트디부아르전(2-0 승) 이후 3개월여 만에 선발로 나란히 출전했다. 후반 42분 헤수스 나바스에게 실점을 허용했고, 몇 차례 잔실수도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높이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둘은 스페인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요렌테(195㎝)를 꽁꽁 묶었다. 신장이 좋은 이정수가 요렌테를 1차로 전담 마크했고, 조용형은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커버했다. 둘의 조화로운 백업플레이는 공격 흐름을 적절하게 끊었다. 난다 긴다 하는 선수들이 대거 투입된 후반엔 더욱 빛났다.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 사비 에르난데스 등 주전들이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끄떡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커버플레이는 더 탄탄해졌다. 호흡도 좋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이정수는 “후반 20분까지는 잘했는데 몸값이 비싼 선수들이 나온 뒤 힘들어졌다.”고 농담하면서 “우리가 강팀에 절대 뒤지지 않는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형 역시 “세계적인 선수들에 당당히 맞설 수 있었던 좋은 경기다. 무실점을 바랐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당당한 ‘센터백 콤비’는 우리를 16강까지 인도할 수 있을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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