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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시간에 66만원·빅데이터 분석” 깜깜이 정시 휘젓는 불법 컨설팅

    “1시간에 66만원·빅데이터 분석” 깜깜이 정시 휘젓는 불법 컨설팅

    “대학마다 과목별 반영비율이나 가중치 등이 천차만별인데, 이 데이터를 기준으로 학생에 맞춰 상담하니 학교보다 훨씬 정교합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 대입 컨설팅 업체. 상담료가 1시간에 50만원이지만, 정시모집을 앞두고 주말에도 상담 예약 문의 전화가 끝없이 이어졌다. 업체 관계자는 “수능 원점수가 10점이나 낮은 학생이 더 좋은 대학을 가는 사례도 흔하다. 점수가 어정쩡하면 상담을 받는 게 좋다”면서 “수능 성적표를 받는 2일 이후부터 상담이 몰리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고 예약을 재촉했다. 다음달 24일부터 시작하는 대입 정시모집을 앞두고 고가의 불법 대입 컨설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9일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강남 지역 10개 업체의 23개 대입 컨설팅을 분석한 결과 65.2%에 이르는 15개 프로그램이 분당 5000원인 교습비 기준을 초과했다. 분당 교습비 5000원은 입시 단과 학원의 수업료가 분당 125원, 보습과정이 분당 269원인 것을 고려할 때 각각 40배, 18.5배나 비싸다. 그나마 강남교육지원청만 기준이 있을 뿐, 다른 지역교육청은 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다. 고가인 데다 컨설팅 정보에 대한 진위 판별조차 어렵지만, 정시모집에서 떨어지면 사실상 재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애간장이 타는 학부모로서는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기자가 1시간에 40만원을 받고 대입 컨설팅을 해주는 강남구 대치동의 B 업체에 문의한 결과 “이번 달 예약이 모두 끝났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업체 상담원은 “강남 지역의 대부분 컨설팅 학원들의 예약이 완료됐다”고 귀띔했다. 이들 업체 상당수가 학원이 아닌 벤처기업 등으로 등록해 운영되는 꼼수를 펴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C 업체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정시 컨설팅을 하며 60분에 66만원을 받는다. 분당 1만 1000원꼴이지만, 벤처 업체로 등록해 학생에 대한 교습 행위만 적용하는 학원법을 교묘히 피했다. 일반 학원으로 등록했다가 단속에 걸려 교습정지 처분 등을 받더라도 또다시 불법 컨설팅을 하는 등 악순환도 계속된다. 단속에 걸리고 나서 학원을 자진 폐원하고 대표자만 달리해 학원을 운영하거나, 교습정지·등록말소 등 처분을 받고서 동일 장소에 대표자나 학원명만 달리해 학원을 계속 운영하지만, 제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사교육걱정 측은 “고액 컨설팅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교습비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학원법을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학원법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비아그라와 보톡스의 야합

    “비아그라(발기부전 치료제)와 보톡스(주름 개선제)가 야합한다.”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미국 화이자가 보톡스 제조업체 아일랜드 앨러간과 1600억 달러(약 185조 5200억원) 규모의 합병안에 합의했다고 영국 BBC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이자의 앨러간 인수가는 화이자 주식 11.3주에 해당하는 주당 364달러 이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화이자와 앨러간의 합병으로 태어나는 ‘화이자간’은 시가총액 3300억 달러(약 381조원), 연 매출액 650억 달러를 기록해 존슨앤존슨(시가총액 2757억 달러)을 단숨에 넘어 세계 최대의 제약회사로 발돋움한다. 화이자는 2000년 워너램버트 제약을 1118억 달러, 2002년에는 파마시아를 600억 달러, 2009년에는 와이어스제약을 680억 달러에 각각 인수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호스피라를 152억 달러에 사들여 몸집을 불렸다. 다만 두 기업의 덩치가 워낙 커 반독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거래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게 부담이다. 두 회사의 결합은 시가총액 1130억 달러인 앨러간이 몸집이 두 배 가까이나 큰 화이자(2177억 달러)를 합병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본사를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옮길 수 있게 돼 법인세율을 현행 25%에서 20%로 낮출 수 있게 됐다. 톰슨 로이터는 “이번 합병 효과로 화이자는 해마다 10억 달러 정도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도 세율을 낮추기 위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인수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는 화이자가 절세하기 위해 또다시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 바꿔치기’로 불리는 이 방식은 지난해 8월 미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이 캐나다 커피·도넛 체인 팀호턴과 합병해 본사를 캐나다로 옮기면서 미국 내에서 논란이 돼 미 의회가 이를 막는 입법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화이자가 앨러간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앨러간이 화이자를 인수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법망을 피하는 얄팍한 수를 썼다는 얘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빅보이의 한방 日 꼼수 날렸다

    빅보이의 한방 日 꼼수 날렸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이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9회 극적인 역전승을 일구며 세 번째 ‘도쿄 대첩’을 완성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이대호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팀이 도쿄돔에서 일본 국가대표와 겨룬 건 이번이 네 번째.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3-2)와 2009년 제2회 WBC 1라운드 순위결정전(1-0)에 이어 또 한번 승리를 따내며 도쿄돔 역대 전적을 3승1패로 만들었다. 대표팀은 지난 8일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무득점으로 당했던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를 이날도 공략하지 못했다. 개막전과 달리 빠른 타이밍에 방망이를 내밀었으나 시속 160㎞에 달하는 오타니의 강속구에 밀렸다. 6회까지 노히트노런을 당하는 등 7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빼앗기며 1안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그러나 0-3으로 뒤진 9회 기적 같은 드라마를 만들었다. 선두 타자 오재원과 다음 손아섭이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고, 정근우가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고대했던 첫 점수를 뽑았다. 이용규의 몸 맞는 볼로 잡은 무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한 점을 더 따라붙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가 바뀐 투수 마쓰이 히로토시로부터 천금 같은 2타점 역전 좌전 적시타를 날려 승부를 뒤집었다. 투수진의 호투도 돋보였다. 이대은이 3회까지 잘 던지다 4회 실책 등 불운이 겹치며 3과3분의1이닝 3실점(1자책)으로 물러났으나 차우찬-심창민-정우람-임창민-정대현-이현승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이 철벽 같은 모습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공동 개최국 일본의 꼼수로 잇달아 피해를 입었다. 조별리그 장소인 대만으로 직행한 다른 국가와 달리 삿포로돔에서의 개막전 탓에 일본-대만-일본을 오갔다. 지난 18일 대만에서 도쿄로 이동할 때는 일본이 도쿄돔에서의 연습시간을 오후 4시에 배정한 탓에 새벽부터 일어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편 이날 WBSC는 좌선심에 일본인 가와구치 코다 심판을 배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제대회에서 경기를 치르는 팀의 국적 심판을 배정하는 건 상식 밖의 일이다. KBO는 곧바로 항의했으나 WBSC는 “규정상 누심은 불가능해도 선심은 가능하다”며 끝내 가와구치 심판을 좌선심으로 내보냈다. 대표팀은 2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멕시코 승자와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도쿄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단독] 美,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꼼수’ 더이상 못 부린다

    미국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수출 가격과 내수 가격이 다르다며 내린 반덤핑, 상계관세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가 협정에 위반된다고 판정했다. 특히 미국이 덤핑 판정을 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해 온 ‘제로잉 기법’에 대해 협정 위반임을 분명히 해 이 기법을 사용한 덤핑 판정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WTO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분쟁해결기구(DSB) 패널 최종보고서를 확정하고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을 포함한 분쟁 당사국 등이 회람 중이다. 최종보고서는 영어본 외에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번역작업을 마무리한 뒤 공개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2012년 12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적용한 표적 덤핑과 제로잉 기법이 WTO협정 2.4.2조와 9조 위반이며 이와 관련한 상계관세는 2.1조 위반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적 덤핑은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판매된 물량에 대해서만 덤핑 마진을 산정하는 것이다. 제로잉은 덤핑 마진을 계산할 때 상품별로 덤핑 마진을 계산해 단순 합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 마진은 덤핑 마진을 0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전체 덤핑 마진이 실제보다 더 높게 나오게 된다. 제로잉 기법이 WTO협정 위반임을 아는 미국은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처음으로 표적 덤핑과 제로잉 기법을 섞어서 관세를 부과해 판정 결과에 세계 각국이 비상한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은 2011년과 2012년에도 한국산 스테인리스 철강 제품과 도금강판 등에 대해 제로잉 기법을 사용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했으나 한국의 제소로 모두 WTO에서 패소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과거 10년간 WTO에 제소된 20건의 제로잉 사건 중 18건의 당사자일 정도로 이를 이용해 덤핑 마진을 책정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이번에도 패소하면서 더이상 제로잉 기법을 사용해 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와 정부의 생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판정을 계기로 미국은 더이상 제로잉 기법을 사용해 덤핑관세를 부과하는 관행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도 활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보고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90일 이내에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심 결과를 거의 뒤집지 않는 WTO 관례상 결과가 뒤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이 2012년 7월 삼성전자 등 한국산 세탁기를 저가로 판매해 타격을 입었다며 덤핑 관세를 부과하자 WTO 협정 위반이라며 2013년 8월 미국을 제소한 바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사설] 의원 릴레이식 쪽지 예산 부끄럽지 않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옛 계수조정소위)는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의 개별 사업을 심사해 증·감액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기구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예산안 심사철만 되면 자기 지역구의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소위에 참여하는 동료 의원들에게 사업 이름과 액수만 적은 쪽지를 집중하여 전달해 이른바 ‘쪽지 예산’이 범람하곤 했다. 대부분 선심성 사업일 뿐이어서 비판 여론이 높았다. 이에 여야 공히 소위의 투명한 운영을 다짐해 왔지만 오히려 수법만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올해는 ‘인간 쪽지’라는 기상천외한 방법까지 나왔다. 소위 정원(여당 8명, 야당 7명)을 한 명씩 증원하려던 여야의 시도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 때문에 인원을 늘렸다”는 역풍을 맞고 무산됐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헌정 사상 초유의 편법을 동원해 ‘꼼수 증원’을 강행했다. 소위 위원으로 8명을 할당한 뒤 사·보임을 통해 ‘순번제’로 매일 한 사람씩 빠지게 한 것이다. 쪽지 예산을 없애겠다고 다짐하더니 아예 인간 쪽지를 매일 집어넣는 것과 다름없다. 듣도 보도 못한 황당한 방법이 부끄럽고 어색했는지 그제 배재정 의원 대신 소위 위원이 된 정성호 의원도 “쑥스럽다”고 하지 않았는가. 여당인 새누리당도 호남 몫으로 이정현 의원을 순번제로 막판에 투입하려다 슬그머니 철회했다고 하니 여야의 예산 욕심에 할 말을 잃을 정도다. 386조원에 이르는 새해 예산안은 국민이 피땀 흘려 납부한 혈세를 바탕으로 짜인 것이다. 한 푼도 허투루 사용돼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쌈짓돈인 양 불요불급한 지역구 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의 발상이 기가 막힐 따름이다. 혹여 국가 예산은 ‘따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야 모두 자성해 보길 바란다. 불요불급한 예산 파티의 최대 희생자는 바로 국민이다. 그렇지 않아도 19대 국회는 개원 이래 지금까지 뭐하나 제대로 한 일이 없다. 얼마나 한심하면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가 나오겠는가. 그런데도 마지막 예산안조차 나눠 먹기에 골몰하고 있으니 이젠 아예 국민의 따가운 시선조차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국회에 예산 심의권을 부여한 목적은 지역의 선심성 예산을 챙기라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씀씀이를 심사해 불요불급한 지출을 방지하라는 것이다. 19대 국회는 제발 이제라도 사익(私益)을 앞세워 예산 파티를 벌이는 부끄러운 행태를 중지해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 [여의도 블로그] 한심한 예결위 꼼수 파행

    “‘쪽지 의원’은 헌정 사상 초유의 행위다.”(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그러는 여당은 얼마나 자신 있는가.”(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 새해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2주일 앞둔 18일 오전 국회 본청 638호. 예산안 심사에 한창이어야 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회의장에 고성이 난무했다. 야당이 자기 당의 소위 위원 7명 중 1명을 매일 다른 의원으로 교체하는 편법으로 사실상 정원을 늘리려고 하자 여당이 반발한 것이다. 결국 회의는 20분 만에 파행됐다. 여당도 떳떳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여당 역시 예산안 증액 심사 때 소위 위원이 아닌 이정현 의원을 교체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예산소위는 출범부터 지각을 면치 못했다. 여야가 소위 정원(여 8명, 야 7명)을 한 명씩 더 늘리려고 시도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으면서다. 그런데 여야는 대오각성하기는커녕 ‘돌려막기 증원’이라는 기상천외한 꼼수를 내놨다. 비유하자면 뷔페식당에 들어가 먼저 식사를 하고 밖에 있는 친구와 교대하면서 밥값은 1인분만 내는 식이다. 예산 심사 때마다 판치는 ‘쪽지 예산’ 대신 ‘인간 쪽지’가 등장한 셈이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여야는 일단 사·보임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여당은 이 의원의 참여를 철회했고, 야당도 소위 위원을 고정키로 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원내 관계자는 “증액 심사 때 사·보임이 이뤄질 수도 있다”며 추가 교체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런 꼼수까지 등장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을 챙기려는 의원들이 많은 탓이다. 하지만 예산소위는 지역구 예산을 따내는 곳이 아니라 386조원의 국민 혈세가 한 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심사하는 곳이다. 총선 당선을 위해서라면 온갖 꼼수를 불사하는 대한민국 입법부의 수준이 나라 밖으로 알려질까 걱정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프리미어12] 살아난 한 방, 두 번 안 당해

    [프리미어12] 살아난 한 방, 두 번 안 당해

    한국 야구대표팀이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닛폰햄)를 상대로 ‘도쿄대첩’에 나선다. 지난 16일 대만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8강전에서 쿠바를 7-2로 격파하고 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19일 일본의 심장 도쿄돔에서 숙적 일본과 결승 티켓을 놓고 외나무다리 사투를 벌인다. 한국 대표팀은 18일 격전지 도쿄에 입성한다. 도쿄돔에서의 한·일전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1, 2위 결정전 이후 2446일 만이다. 당시 예선전에서 한국은 일본에 2-14(7회 콜드게임패)로 졌지만 1, 2위 결정전에서는 1-0으로 이겼다. 또 2006년 WBC 도쿄돔 예선전에서도 3-2로 승리했다. 당시 사령탑은 모두 김인식 감독이었다. 한국은 숙명의 한·일전 성사로 고대했던 설욕의 기회를 잡았다. 한국은 지난 8일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 완패의 수모를 당했다. 상대 선발 오타니의 완벽투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오타니는 시속 160㎞를 웃도는 직구와 최고 147㎞의 포크볼로 한국 강타선을 6이닝 2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농락했다. 그런 오타니가 한국과의 준결승에 다시 나선다. 일본은 개막전 이후 치른 5경기 동안 오타니를 철저히 아꼈다. 오타니는 오로지 한국전에 대비하며 10일 만에야 마운드에 서게 된다. 하지만 한국 타선은 무기력했던 당시와 사뭇 다르다. 예선과 8강전을 치르면서 타격감이 살아난 데다 쿠바전 2회 6안타 등 집중력까지 빛을 내고 있다. 특히 김현수(두산)가 25타수 8안타, 타율 .320으로 맹활약하고 ‘예비 빅리거’ 이대호(소프트뱅크), 박병호(넥센)가 짜릿한 손맛을 보는 등 중심 타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주포 이대호는 “두 번 당하면 자존심이 상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게다가 일본이 우승을 위해 준결승 일정까지 하루 앞당기는 ‘꼼수’를 쓴 것이 알려지면서 선수들의 눈빛도 매서워졌다. 한국은 팀 타율 .289(5위)로 일본(.324 1위)에 뒤지나 팀 평균자책점에서는 2.42(2위)로 일본(.283 3위)에 앞선다. 김인식 감독은 4강을 확정 지은 뒤에도 ”당장 선발투수를 밝힐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대은(지바롯데)이 유력하지만 다른 카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대은은 일본 타자들을 많이 상대했고 도쿄돔에도 서 봤다. 하지만 일본도 이대은을 잘 아는 탓에 김 감독의 생각도 많아졌다. 깜짝 카드로는 탈삼진왕 차우찬(삼성)과 이태양(NC)이 점쳐진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퇴직금 챙기려고… 안홍철 ‘꼼수 사퇴’ 했나

    안홍철(65) 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퇴직금이 도마에 올랐다. 감사원 감사 결과 모두 26건의 비위 혐의가 제기됐지만 미리 사퇴해 퇴직금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15일 KIC에 따르면 2년간 재임한 안 전 사장의 퇴직금은 성과급 등을 더해 총 7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KIC 퇴직금 규정은 업무와 관련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징계 면직된 경우 퇴직금을 절반 깎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안 전 사장은 감사원 발표가 있기 닷새 전인 지난 6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는 바로 수리돼 현재로서는 퇴직금 삭감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감사원은 지난 11일 KIC 운영 실태와 관련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안 전 사장의 공직 취업을 제한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안 전 사장은 위탁운영사 선정 과정에서 후보사로 참여한 딸의 재직 회사를 방문하고 잘못된 투자 결정으로 5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초래하는 등 26건의 비위 혐의가 적발됐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정부의 전방위 사퇴 압력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안 전 사장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꼼수 사퇴’를 한 것”이라면서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닌 만큼 국회 차원에서 책임을 묻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주장했다. 퇴직 뒤라도 비위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퇴직금 절반을 환수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여야 의원정수 확대 꿈도 꾸지 말라

    어제 여야는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을 절충하느라 온종일 진통을 겪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법정 시한 하루 전날까지 극심한 산고를 치른 셈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스스로 위법적 상황을 자초한 것도 문제이려니와 협상의 교착을 의원 수를 늘려 풀겠다면 염치없는 일이다. 여야는 의원 정수 확대는 안 된다는 데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졌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선거구 획정을 지각 처리하는 행태는 정치권의 고질이었다. 이번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종전엔 일부 지역구만 조정됐기에 행정상 큰 문제가 없었지만, 올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현행 선거구 구역표 전체가 무효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각한 상황으로 몰리게 된 근본 원인은 여야의 당략 탓이다. 여야가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라는 게 국민의 뜻임을 받아들였다면 타협이 불가능하진 않았을 터다. 피차 농어촌 선거구 수 축소를 최소화하기로 공감했다면 현행 지역구 수(246개)와 비례대표 의석 수(54석)를 적정하게 조정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헌재는 지난해 선거구별 인구편차 3대1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대1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농어촌 선거구 축소가 불가피한데, 지역 대표성의 약화를 막기 위해 축소 폭을 줄이려면 그만큼 비례대표를 줄이면 되는 것이다. 물론 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장도 명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군소 지역당이 난립하는 게 우리 정치 풍토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비례대표를 소폭으로 줄인다면 석패율제 도입 등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제3의 대안 모색도 가능하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며칠 전 이병석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의 중재안마저 거부했다. 현행 의석 수를 유지하면서 지역구를 일정 부분 늘리고,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 수의 과반을 보장해 주는 ‘균형 의석’으로 변환시켜 여야 간 이해를 절충하는 안이었다. 이처럼 결국 야권이 한사코 비례대표를 단 몇 석도 줄이지 못하겠다니 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꼼수가 고개를 드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여야는 의원 기득권 확대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의원 수가 모자라 국회가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보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과 일본 등은 우리보다 의원 1인당 인구가 훨씬 많지 않은가. 농어촌 지역 대표성 유지나 직능 전문성을 살린 비례대표의 필요성도 고려해야겠지만, 유권자의 헌법상 평등권 보장을 위한 인구 등가성 원칙을 지키는 것을 우선할 순 없다. 헌재가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1로 정했다면 그에 따라 합리적으로 지역구부터 조정하는 게 먼저라는 얘기다. 비례대표가 직능 전문성보다는 여야 당 지도부의 낙하산식 전략공천의 방편으로 활용된 측면이 강했던 게 저간의 사정이 아닌가. 그렇다면 비례대표를 조금도 줄이지 말아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은 별반 설득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 가뭄극복 예산 2037억 추가 투입

    정부와 새누리당은 11일 전국적인 가뭄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총 2037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제2차 가뭄 극복 당정협의를 개최한 뒤 “2015년 예비비 517억원, 2015년 특별교부세 259억원, 2016년도 예산증액분 1261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총 2037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 지원을 통해 당정은 415억원을 최근 가뭄 피해가 심한 충남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에 투입하기로 했다. 가뭄에 취약한 경북 지역에도 상주보~중덕·화룡 저수지 간 도수로 공사를 진행하며 33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당정은 충남 서부 지역의 가뭄 피해 해결이 시급하다고 보고 현재 진행 중인 보령댐 도수로 건설 사업을 위해 313억원을 투입해 해당 사업이 내년 2월까지 차질 없이 준공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보령댐의 물을 공급하는 충남 서부권 광역상수도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도 내년에 추진해 사업이 조기에 착수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밖에 저수율 50% 미만인 전국 저수지 178곳에 대한 준설사업을 위해 452억원을 지원하고 지하수·하천 이용을 위한 양수시설 및 관정 개발을 위해 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4대강 지류·지천 정비 사업은 이번 대책에서 제외됐다. 나성린 새누리당 민생119 본부장은 “4대강 논란이 있는 지류·지천 정비사업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홍수 예방과 하천 환경 등을 개선하는 것은 일단 가뭄 극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에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가뭄을 핑계로 선심성 총선 예산을 숨기는 꼼수를 가려내야 한다”며 “증액안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중국판 ‘블프’ 때문에… 호주 엄마들 ‘분유 찾아 삼만리?’

    중국판 ‘블프’ 때문에… 호주 엄마들 ‘분유 찾아 삼만리?’

    호주 엄마들은 요즘 분유를 찾아 헤매고 있다. 특히 유기농 고급 분유인 벨라미스 분유는 아예 씨가 말랐다. 젖먹이 아기를 둔 한 시드니 주민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반경 20㎞ 이내의 어느 상점에서도 벨라미스 분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호주에서 갑자기 분유 품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중국의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싱글데이) 할인행사 탓이다. 중국의 구매대행업체들이 광군제 행사 때 팔 요량으로 호주 분유를 사재기하는 통에 정작 호주에서 분유 사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로라 맥베인 벨라미스 최고경영자(CEO)는 “미처 손쓸 새가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를 하루 앞둔 10일 중국의 인터넷은 할인행사를 알리는 판촉 문구로 도배됐다. 광군제는 난징대학의 싱글 남학생들이 1993년부터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던 풍습에서 시작됐다.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2009년 27개 브랜드로 인터넷 쇼핑 잔칫날을 기획한 이후 6년 만에 세계 최대 소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광군제가 글로벌화되면서 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이 알리바바 쇼핑몰인 타오바오몰과 티몰에 줄을 섰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 행사에 참여하는 외국 기업만 5000여개이다. 이 중 일본 기업만 100개가 넘는다. 콧대 높던 미국의 메이시스 백화점과 영국의 최대 슈퍼마켓 세인스베리, 코스트코, 월트디즈니, 애플, 캘빈클라인 등도 알리바바의 문을 두드렸다. 블룸버그는 “광군제만 놓고 보면 중국 경기가 과연 침체되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3억명에 이르는 중국 중산층을 외면할 기업은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알리바바가 광군제 하루 동안 올린 매출액은 571억 위안(약 10조 1600억원)이었다. 할인이 시작되는 11일 0시부터 단 3분 동안 10억 위안이 팔려나갔다. 올해 매출은 800억 위안(약 14조 2000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이번 광군제에 얼굴을 내민 제품은 무려 600만개에 이른다. 참가 기업은 4만개, 브랜드 수는 3만개이다. 광군제 당일 1인당 소비 금액은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1761위안(약 32만원)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알리바바 쇼핑몰에서 판매된 상품을 배달하는 인원만 1700만명에 이르며 차량은 40만대가 동원된다. 중국 우정국은 “전국적으로 7억 6000만건의 택배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광군제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광군제 할인을 위해 미리 가격을 올리는 ‘꼼수’가 비일비재하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허위 가격으로 소비자를 속인 기업과 ‘짝퉁’ 상품을 판매한 기업은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너무 많은 상품이 거래돼 단속이 쉽지 않다. 광군제가 가격과 유통 구조를 왜곡시켜 오히려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지적도 있다. 징둥닷컴에서 퇴직한 유통전문가 루어후이린은 “공급자 측면에서 보면 광군제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은 원자재 가격과 재고, 물류비용 등을 고려해 적합한 설비와 인력을 배치해 최적의 양을 생산해야 가격 균형을 맞출 수 있는데 모든 제품을 하루에 싼 가격에 대방출하다 보니 시장 왜곡이 생기고 기업은 할인 가격을 벌충하기 위해 가격을 어떻게든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올해도 역시… ‘주장’과 ‘막말’ 넘쳐난 예결특위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로 시끌시끌하다. 심사 권한을 가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28일부터 사흘간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했지만 원만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졸속 심사’, ‘날림 처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여야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예비비 지출을 놓고 하루에 한 번꼴로 파행을 빚었다. 예결위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증·감액이 이뤄지는 예산소위까지는 매년 정치적인 공방을 해 왔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야는 ‘교과서 예비비 44억원’을 놓고 연일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웠다. 야당은 예비비 편성은 국정화를 밀어붙이려는 꼼수라며 세부 사용 내역의 제출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고, 여당은 법에 따라 국회에 내년 5월 30일까지만 제출하면 문제없다고 정부를 지원사격했다. 마이크에 입을 대고 본인의 말만 쏟아 낼 뿐 여야 간 협의는 거의 없었다. 정부는 여야 싸움에서 한 발짝 물러선 태도로 ‘카세트 녹음을 틀어 놓은 듯한’ 답변만 반복했다. 막말과 고함은 ‘덤’이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첫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언젠가는 적화통일이 될 것이고 (중략) 남한 내에서 어린이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키겠다는…”이라고 발언, 국정화 반대 세력과 적화통일 세력을 동일시한다는 비판을 샀다. 다음날은 야당이 막말 바통을 이어받았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화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충북대 사무국장 오모씨의 출석을 요청하면서 “어디엔가 감금돼 있단 소문도 있고 (중략) 불길한 얘기도 떠돌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 예결위원장이 수차례 제지할 정도로 심한 고함과 야유도 오갔다. 물론 이 같은 정면충돌이 계속돼도 예산안은 헌법이 정한 법정기일(12월 2일) 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여야 합의로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2월 1일이면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고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헌법 시한을 지킨 지난해처럼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고자 한다면 여·야·정이 지금부터 한발씩 양보하는 건 어떨까.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충돌] 野 “국정화 예비비 내역 공개” 압박… 최 부총리, 사실상 자료 제출 거부

    국회에서는 28일 하루 종일 여야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국정화 관련 예비비 자료 제출 여부 등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며 파행을 거듭했다. 운영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도 교육부 교과서 태스크포스(TF)의 불법 여부를 놓고 날 선 공방만 오갔다. 본 업무인 예산안 심사는 교과서 ‘블랙홀’로 인해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예결위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종합정책질의에서 여야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44억원’ 관련 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는 예비비를 통한 국정화 강행은 꼼수”라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세부 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최 부총리는 “예비비 관련 자료는 헌법과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회의 결산 심사를 위해) 내년 5월 30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게 돼 있다”며 사실상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예비비는) 내년 총선을 치른 뒤 20대 국회에서 심사할 자료”라며 옹호했다. 회의 시작 1시간 동안 공방만 계속되자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또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야당의 국정화 반대 움직임에 대해 “언젠가는 적화통일, 북한 체제로 통일이 될 것이고 그들의 세상이 올 것을 대비해 남한 어린이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라는 발언을 해 회의가 다시 파행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오해를 유발한 건 제 책임”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는 교육부의 교과서 TF 운영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청와대가 관여했다며 TF 직원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교육부가 주도한 사안이라고 맞섰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역사 교과서가 쟁점화됐는데 상황 파악도 안 하면 직무유기 아닌가”라는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의 질문에 “정쟁화되다시피 한 업무에 대해 TF를 안 만드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면서 “해당 비서관실이 수시로 보고받는 게 당연하다”고 답했다. 새정치연합 이춘석 의원은 “청와대가 주도하는 일일 점검회의는 없었다고 했는데 TF 단장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공개하라”면서 “행정자치부가 전국의 반상회에 국정 교과서를 홍보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내지 않았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비서실장은 청와대 출입 기록 제출에 대해서는 “확인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는 교육부의 교과서 TF 운영 논란이 좀 더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새누리당은 TF가 늘어난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가동된 정상적인 조직임을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TF 운영에 청와대가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설훈 의원이 황우여 교육부 장관을 향해 “공천 위협 때문에 대통령의 잘못을 말하지 못하는 구조”라며 사퇴를 촉구하자 즉각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여당 의원들을 공천 때문에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파렴치한으로 몰고 간다”고 반발해 설전이 벌어졌다. 한편 국회 교문위원장인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부의 독주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게 그 뜻을 묻자”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카드뉴스] 귀신이 보인다고? 꼼수 부리지 마~

    [카드뉴스] 귀신이 보인다고? 꼼수 부리지 마~

    주위에 병역기피자가 있다면? 정신질환 행세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는 자, 고의적 신체 손상이나 체중을 일부러 줄이고 늘이는 행위를 한 자, 산업기능요원 등이 복무지를 이탈해 허위 복무한 자.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병무청 홈페이지 병무 부조리 신고 코너로 신고하실 수 있습니다. 도움말 : 병무청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법 내 기구로 ‘상고법원 신설’ 수정 추진

    대법 내 기구로 ‘상고법원 신설’ 수정 추진

    양승태 대법원장의 역점사업으로 ‘상고법원 설치’를 추진해 온 대법원이 한 발 물러섰다. 대법원 외부에 상고법원을 신설하는 원안을 고수하되 대법원 안에 상고법원을 두는 방안도 예비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이번 19대 국회 통과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차선책을 마련한 것이다. 27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은 대법원과 별도 법원으로 신설을 추진 중인 상고법원을 대법원 내부기구로 두는 방안을 담은 수정안을 다음달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 제시하기로 했다. 현재 대법원 상고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소부(1~3) 외에 별도의 상고법원을 두고, 기존에 확정된 대법원 판례에 따른 단순 사건을 이곳에서 처리하도록 한다는 게 수정안의 밑그림이다. 단순 사건이 아니라 대법관들이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할 사건은 기존의 소부에서 담당하게 된다. 소부 사건 중 소부를 구성하는 대법관 4명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새로운 판례를 확정해야 하는 사건 등은 현행처럼 대법관 13명(대법원장 포함)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로 회부된다. 대법원의 이런 방안은 상고법원을 별도의 법원으로 만들면 ‘최종심 재판은 대법원에서 받아야 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맞지 않고, 상고법원에 불복하고 대법원으로 다시 갈 경우 사실상 ‘4심제’가 될 수 있어 위헌적인 요소도 담고 있다는 외부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적재산 사건을 전담하는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는 도쿄고등재판소 내부에 특별지부 형태로 설치돼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금도 상고법원은 원안 추진이 대법원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러 의원들이 상고법원을 대법원 안에 설치하는 방안도 언급하면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상고법원과 관련한 법사위 공청회에서 “상고법원을 대법원 내에 두는 것이 상고법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 정서에도 더 부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법원은 원안에 포함된 특별상고제도의 폐지와 이에 따른 보완책도 검토하고 있다. 특별상고는 상고법원 판결이 헌법이나 대법원 판례와 어긋나는 등 예외 상황에서 대법원에 재심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사실상 4심제에 해당하고 시간·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는 등 우려가 제기됐다. 대법원은 지역적 특성이 짙은 사건은 상고법원 재판부가 직접 해당 지역에 내려가 순회재판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상고이유서 등을 서울에 있는 대법원에 낼 필요 없이 지역의 원심 재판부에 제출할 수 있는 제도도 법사위에 제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상고법원 방안에 반대해 온 쪽에서는 대법원의 수정안에 대해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고법원 대신 현행 시스템을 유지하라는 논리의 핵심은 대법관 수를 늘려 대법관들이 직접 상고 사건을 판단하라는 것”이라면서 “적체된 상고 사건의 신속한 처리와 사법신뢰 회복을 위한 대안은 상고법원의 형태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대법관 증원”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경제 블로그] 담배회사 꼼수에 ‘오버’하는 복지부

    [경제 블로그] 담배회사 꼼수에 ‘오버’하는 복지부

    올해 담뱃세 2000원을 올려놓고도 내년 금연 예산을 삭감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보건복지부가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해대는 모습입니다. 일본담배회사 JTI코리아의 ‘속보이는 상술’도 거슬리지만 복지부의 ‘오버’도 그다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JTI코리아는 26일 ‘카멜 블루 14개비 팩 한정판’을 갑당 2500원에 내놓았습니다. 개비당 179원입니다. 20개비(한 갑)가 4000원이니 개비당 21원가량 싸게 파는 것입니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저가 마케팅’이자 일단 담배 맛에 길들여 계속 피우도록 하는 ‘중독 마케팅’입니다. 담배 맛 길들이기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싶으면 바로 가격을 원상 회복시킨다는 점에서 ‘꼼수’ 눈총도 받습니다. 앞서 BAT코리아도 지난해 ‘던힐 엑소틱’을 갑당 14개비로 판매했고, 올해는 던힐 2종을 소량(14개비) 포장 담배로 팔고 있습니다. 두 배 가까이 오른 담뱃갑이 부담스러운 흡연자들로서는 업체의 노림수를 떠나 2500원이라는 가격에 혹할 만합니다. 그러자 복지부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반값 판매를 못 하도록 ‘법을 뜯어고치겠다’며 보도자료까지 내놨습니다. 현행 담배사업법 등은 갑당 ‘20개비 담배’의 재포장만을 금지하고 있어 14개비 소포장 판매를 막을 수단은 없습니다. 담뱃값도 신고제여서 마땅한 규제 수단이 없습니다. 복지부 측은 “청소년들이 담배를 쉽게 구매할 수 있고 흡연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담뱃값 인상 효과를 반감시킨다”며 법 개정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법 개정권을 갖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담배회사가 한시적으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쓰는 마케팅인데 (그걸 못 하게 하겠다며) 법을 고치겠다니…”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흡연자들은 “국민 건강을 그렇게 생각하는 복지부가 금연 예산은 왜 줄였는지 모르겠다”고 냉소합니다. 주요 편의점들은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판매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CU편의점 측은 “14개비 팩 한정판을 팔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미성년자의 흡연 가능성을 낮추려고 소량 포장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멀쩡한 정수기 렌털 해지 종용 ‘사기 마케팅’ 논란

    멀쩡한 정수기 렌털 해지 종용 ‘사기 마케팅’ 논란

    최근 대표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한일월드의 정수기 렌털 제품을 쓰고 있는 회사원 이모(35)씨는 자신의 제품을 관리해 주던 영업사원의 말만 믿다가 손해를 봤다. 더이상 관리가 안 되는 한일제품을 해지 처리해 줄 테니 한일월드 이용객은 일반 고객보다 약 15% 저렴한 렌털비로 쓸 수 있는 쿠쿠전자 신상품으로 갈아타라는 제안을 수락한 것이다. 하지만 한일월드 고객들은 이달부터 정상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상태였기에 이씨는 더 비싼 렌털 제품으로 정수기를 바꾸면서 무단 해지에 따른 위약금까지 물어야 했다. 쿠쿠, 동양매직 등 국내 정수기 렌털업체들이 지난 9월부터 사실상 부도 상태인 렌털업체 한일월드의 1000억원대 고객 계정을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부당 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사실상 사기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이어서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 동양매직 등 중견 정수기 렌털업체들은 한일월드 영업사원들을 고용해 기존 한일월드 정수기 렌털 고객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일월드 정수기 렌털 이용자들은 회사 부도로 더이상 관리가 안 돼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말에 속아 멀쩡한 정수기를 떼내고 위약금(약 20만~30만원)까지 내고 있다. 한일월드는 회사가 사실상 공중분해됐지만 고객들은 정상적인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앞서 한일월드로부터 1000억원대 정수기 렌털 고객 계정을 산 BNK캐피탈, DK인베스트 등이 청호나이스 등 일부 렌털업체에 관리 서비스를 맡긴 상태다. 정수기 업계가 이 같은 부당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고객 계정을 쉽게 확보해 덩치를 불리기 위해서다. 렌털은 ‘계정 수’로 굴러가는 규모의 경제 사업이어서 가입자 규모가 중요하고, 신규 가입자 확보보다 기존 회원을 공략하는 편이 빠르다. BNK 등으로부터 제값을 주고 고객 계정을 사 오는 데 따른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실제 불법 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업체들은 생활가전 렌털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는 곳들이다. 제지할 방법은 별로 없다. 업계 관계자는 “쿠쿠, 동양매직 등이 한일월드 영업사원을 이용해 기존 한일월드 고객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영업사원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동양매직의 충북 청주 물류 창고에는 한일월드 정수기 400여대가 쌓여 있다. 동양매직 측은 “청주 창고에 한일월드 정수기가 쌓여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들이 고객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 “부당 행위가 적발되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쿠쿠의 경우 BNK로부터 기존 한일월드 고객 1만여 계정에 대한 렌털 서비스를 위탁받은 상태에서 이 같은 부당 마케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BNK 측은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쿠쿠 등 렌털 서비스를 위탁받은 업체들이 유지보수 계약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고 회사 차원에서 소비자에게 자사 정수기로 갈아타라고 유도했다면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부당 고객 유인에 해당한다”며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조사를 통해 불법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씨줄날줄] 이탈리아 의회의 ‘다이어트’

    국회가 불신의 대상이 되면서 생긴 오래된 농담이 생각난다. 미녀와 임신부, 국회의원이 강에 빠졌을 때 의원을 맨 먼저 건진다는, 썰렁한 개그다. “강물의 오염을 막기 위해서”라는 기막힌 반전이 웃어넘기기엔 더없이 씁쓸했다. 의회 정치가 고장난 건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의회 시스템의 비생산성이나 선량들의 부패에 관한 한 우리 국회보다 한술 더 떴다고 해야겠다. 내각책임제인 이탈리아에서 지난 70년간 내각이 무려 63차례 바뀌었다. 재임 때 온갖 엽기적 스캔들로 해외 토픽을 장식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그나마 장수했을 만큼 정정은 불안했다. 특히 상원이 이탈리아판 ‘불임(不姙) 정치’의 주요인이었다. 하원을 통과한 여하한 개혁 법안도 상원 의원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느라 ‘말짱 도루묵’이 되기 일쑤였던 탓이다. 그런 이탈리아 의회가 확 바뀔 참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마테오 렌치(40)총리가 의회 구조개혁에 착수하면서다. 그는 이를 위해 ‘헌법 개혁 장관직’에 신출내기 하원의원인 마리아 엘레나 보스키(34)를 임명했었다. 고질적 난제를 풀 해결사로 미모의 젊은 여성이 발탁됐을 때 이탈리아 조야에선 냉소적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청소년들이 침대 머리맡에 꽂아두는 ‘핀업걸’ 사진인 양 보스키의 비키니 수영복 모습을 앞다퉈 게재했다. 그러나 보스키는 기대 이상으로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다. 며칠 전 상원은 총 315석의 상원의원을 100석으로 줄이는 구조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보스키 장관이 상원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제 머리를 깎는 개혁을 설득해 낸 결과였다. 이탈리아 의회의 ‘다이어트’를 지켜보면서 우리 국회를 돌아보게 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의원정수와 맞물린 선거구획정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사실 의원 정수에 관한 한 정답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다만 헌법이 국회의원 정수를 굳이 ‘200명 이상’이라고 규정한 것은 200∼299명 사이로 하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현재 우리 국회의원 한 명이 대표하는 인구수는 17만 1000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중간쯤 된다. 프랑스(11만명)와 독일(14만명)에 비해 많지만 일본(26만명)과 미국(69만명)에 비해선 적다. 물론 대의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의원 숫자를 다소 늘릴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는 국민이 자신들이 뽑은 ‘머슴’들이 제구실을 한다고 인정할 때만 가능할 게다. 국민의 눈에는 지금도 300명의 의원이 저잣거리의 술안주인 양 씹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일 정도다. 그런데도 농어촌 대표성을 살린다는 명분을 핑계로 의원 수를 슬그머니 늘리려 한다면? 정치권은 혹여 그런 꼼수가 먹혀들 것으로 착각하지 말고 이탈리아 의회의 자성 어린 결단을 돌아보는 게 옳을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쿠쿠전자, 동양매직 정수기 사기 마케팅 논란

    쿠쿠전자, 동양매직 정수기 사기 마케팅 논란

    최근 대표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한일월드의 정수기 렌털 제품을 쓰고 있는 회사원 이모(35)씨는 자신의 제품을 관리해 주던 영업사원의 말만 믿다가 손해를 봤다. 더이상 관리가 안 되는 한일제품을 해지 처리해 줄 테니 한일월드 이용객은 일반 고객보다 약 15% 저렴한 렌털비로 쓸 수 있는 쿠쿠전자 신상품으로 갈아타라는 제안을 수락한 것이다. 하지만 한일월드 고객들은 이달부터 정상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상태였기에 이씨는 더 비싼 렌털 제품으로 정수기를 바꾸면서 무단 해지에 따른 위약금까지 물어야 했다.  쿠쿠, 동양매직 등 국내 정수기 렌털업체들이 지난 9월부터 사실상 부도 상태인 렌털업체 한일월드의 1000억원대 고객 계정을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부당 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사실상 사기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이어서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 동양매직 등 중견 정수기 렌털업체들은 한일월드 영업사원들을 고용해 기존 한일월드 정수기 렌털 고객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일월드 정수기 렌털 이용자들은 회사 부도로 더이상 관리가 안 돼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말에 속아 멀쩡한 정수기를 떼내고 위약금(약 20만~30만원)까지 내고 있다.  한일월드는 회사가 사실상 공중분해됐지만 고객들은 정상적인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앞서 한일월드로부터 1000억원대 정수기 렌털 고객 계정을 산 BNK캐피탈, DK인베스트 등이 청호나이스 등 일부 렌털업체에 관리 서비스를 맡긴 상태다.  정수기 업계가 이 같은 부당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고객 계정을 쉽게 확보해 덩치를 불리기 위해서다. 렌털은 ‘계정 수’로 굴러가는 규모의 경제 사업이어서 가입자 규모가 중요하고, 신규 가입자 확보보다 기존 회원을 공략하는 편이 빠르다. BNK 등으로부터 제값을 주고 고객 계정을 사 오는 데 따른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실제 불법 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업체들은 생활가전 렌털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는 곳들이다.  제지할 방법은 별로 없다. 업계 관계자는 “쿠쿠, 동양매직 등이 한일월드 영업사원을 이용해 기존 한일월드 고객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영업사원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동양매직의 충북 청주 물류 창고에는 한일월드 정수기 400여대가 쌓여 있다. 동양매직 측은 “청주 창고에 한일월드 정수기가 쌓여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들이 고객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 “부당 행위가 적발되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쿠쿠의 경우 BNK로부터 기존 한일월드 고객 1만여 계정에 대한 렌털 서비스를 위탁받은 상태에서 이 같은 부당 마케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BNK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쿠쿠 등 렌털 서비스를 위탁받은 업체들이 유지보수 계약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고 회사 차원에서 소비자에게 자사 정수기로 갈아타라고 유도했다면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부당 고객 유인에 해당한다”며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조사를 통해 불법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선거구 획정도 못하며 國事 논할 자격 있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어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정해진 법정 시한을 준수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했다.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을 겸하고 있는 김대년 획정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할 법정 기한인 10월 13일까지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럽다. 정치개혁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야 할 역할을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4·13 총선까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의 룰조차 결정하지 못한 선거구획정위 활동이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사상 처음으로 획정위를 독립기구로 둔 의미가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선거구획정위는 말만 독립적 기구이지 위원장을 제외하고 8명의 위원이 4대4로 갈려서 여야의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여야의 합의 없이는 선거구획정위가 한발도 나아갈 수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여론의 질타와 국민의 비판을 피하려는 꼼수로 정치권이 선거구획정위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획정위가 지난 3개월 동안 여야의 대리전을 치르면서 결정한 것은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대로 300명으로 하고 지역구 역시 현재의 246곳을 유지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이러다 20대 총선이 유권자에게 ‘묻지마 투표’를 강제하는 최악의 선거로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정치권이 선거의 기초인 선거구 획정도 못 하면서 국사(國事)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실제로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시 인구 편차를 3대1로 맞추라는 헌재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불과 총선을 한 달여 정도 앞둔 시기에 선거구 획정이 이루어진 적도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2004년 상황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헌재 결정에 따라 지역구 인구 편차를 2대1로 맞출 경우 7~8석의 농어촌 지역구가 축소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여야는 물론 같은 당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일점을 찾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심지어 선거구 통폐합 또는 분구를 막기 위해 특정 구·시·군의 일부를 떼어내 다른 구·시·군에 붙이는 방안마저 논의되고 있다. 이는 선거법에 어긋날 뿐 아니라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 현행 유지를,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대표 축소 불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농어촌의 대표성을 인정해 지역구 대신 비례대표를 줄여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여당의 논리는 갈등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지역감정 해소와 사표 방지를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해 온 야당도 비례대표 감축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당과 의원들의 유불리만을 따져 선거구를 획정할 수 없는 노릇이다. 후진적 정치를 극복하는 정치개혁의 차원과 현실적 해법을 동시에 만족하게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치가 어느 일방의 압승으로 귀결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정치개혁이라는 열망과 인구 편차 조정이라는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야의 정치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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