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꼴불견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폐업 위기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적대행위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도시개발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출입 제한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3
  • 새벽 백사장엔 눈뜨고 못 볼 ‘세상 꼴불견’ 너무 많아요 / 경포대해수욕장 운영관리 팀장 임용수 씨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인 강원도 강릉 경포해수욕장.피서객들은 ‘한 여름 밤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들떠있지만 해수욕장 운영관리본부 직원들은 오히려 긴장감이 높아만 간다.본부장 역할을 수행하는 임용수(林龍洙·강릉시청 관광개발계장·46)팀장은 그야말로 하루를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으로 지낸다. ●해수욕장을 깨끗하게 지켜라 임 팀장은 부산 해운대와 함께 국내에서 24시간 개방되는 경포대 해수욕장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온힘을 다 쏟는다.올해 경포대에는 하루 20만명,모두 800만명의 피서객이 다녀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는 ‘장난’이 아니다. 아침 6시에 백사장으로 출근해 밤 12시까지 백사장 곳곳에 널려있는 쓰레기를 치우고 부서진 공공시설을 고치지만 역부족이다.그가 하루 걷는 백사장의 길이는 10㎞쯤 된다.직원 130명을 데리고 폭 800m,길이 1.8㎞에 이르는 백사장과 송림(松林)을 하루 3번꼴로 왕복한다. 그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해변 청소상태.새벽 2시부터 중장비 비치클리너를 동원해 지저분한백사장을 정리한다.또 소나무 숲속에 텐트를 치는 행위와 불법 주정차 등 각종 불법행위를 없애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50여명의 수상안전요원 교육도 중요한 일과다.피서객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일이다 보니 그날의 날씨와 파도,바람 등에 따라 구조선을 어떻게 투입할지 안전요원들의 근무 위치는 어떻게 정할지 등을 꼼꼼하게 알려 줘야 한다.사전에 일기예보와 현지 바다 상태 등을 직접 챙기는 것은 필수다.경포해수욕장이 지난 14년동안 무사고를 기록한 것도 이처럼 철저한 수상안전교육 덕분이다. 임 팀장은 “피서철 40여일을 해수욕장에서 ‘전쟁’치르듯 지내다 보면 몸무게가 7㎏쯤 빠진다.”고 말했다. ●숨바꼭질은 끝없이 이어진다 해수욕장을 운영·관리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뭐니뭐니 해도 피서객이나 업소들의 불법행위 단속이다.피서객들은 백사장에서 질펀한 술판을 벌이다 폭죽을 쏘아 올리며 ‘해방구’를 연출하기 일쑤다.업소들도 ‘메뚜기 한철’을 주장하며 바가지 요금을 일삼는다. 그렇지만 강력한 단속은 할 수 없다.임 팀장은 “피서객들이 어느정도 낭만과 젊음을 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업소들도 어느정도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적당한 선에서 단속하는 게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말한다. 힘든 가운데 보람도 있다.익사직전의 피서객이 안전요원들의 도움으로 살아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다.또 얼굴도 모르는 피서객이 재미있게 피서를 즐긴 뒤 돌아갈 때 감사의 표시로 음료수라도 건네는 날에는 하루의 피로를 잊는단다.임 팀장은 “사실 새벽에 백사장을 돌아보면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는 꼴불견의 흔적들이 즐비하다.”면서 “그러나 4년전 처음 이 곳에서 일할 때보다는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사진 조한종기자 bell21@
  • [열린세상] 도시의 산 살리기

    우리나라 도시에 있어 산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예로부터 도시의 입지를 정할 때 그 도시를 지켜주는 진산을 미리 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도읍풍수적 원리에 의하여 도시의 골격을 정했으며,도시가 형성된 후에도 도시 내외의 여러 산들은 그대로 보존되어 사랑 받아 왔다.평지가 별로 없었던 우리나라에서 어느 도시든 이러한 산들은 도시의 중요한 부분에 자리하면서 스카이라인에 자연적 성격과 변화를 주고,도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해왔다. 전망이 좋은 지점에서 멀리 도시를 조망할 때 보이는 도시 전체나 부분의 모습이나 실루엣은 도시의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유럽의 오랜 도시에서는 성당과 교회들의 뾰족한 탑들이 스카이라인을 지배하는 경관적 요소라면 미국의 큰 도시나 세계 여러 나라의 현대도시들은 상업적인 고층 건물군들이 마천루를 형성해서 도시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예컨대 런던의 세인트 폴 성당,로마의 피에트로 성당,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시카고의 시어스 타워 등의 예만 들더라도 도시 중심지에 이렇게 시각적으로두드러진 경관요소가 도시 이미지에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이들 도시들이 만드는 스카이라인은 도심부가 높고 주변은 낮은 볼록한 형태를 이룬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러한 역할을 산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세계 어느 나라를 보아도 한국처럼 도시 내외에 아름다운 산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은 보기 힘든 것 같다.서울의 경관이미지에 대한 한 조사기관의 시민의식조사에 의하면 서울을 대표하는 경관으로서 남산,한강,63빌딩의 순으로 나타나,산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우리는 정도 600년을 기념하여 남산의 제모습을 가꾸기 위해 남산외인아파트를 폭파한 역사적인 이벤트를 기억하며 또한 조선총독부 건물을 헐고 난 후 나타난 아름다운 북한산의 모습을 신록이 우거진 지금 감상할 수 있다.부산의 금정산,전주의 완산칠봉,경주의 남산,대구의 앞산이나 팔공산 등은 모두 사랑받는 산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산들이 과밀하고 무모한 주택단지 개발에 의하여 무참히 잘려나가고 있다.서울을 보면 풍수상 중요했던 외사산과 내사산은 어느 정도 보존되었다해도 그 이외의 소규모 산들은 많이 손상되어 시야에서 거의 사라졌다.지방도시에서는 도시주변 산자락에 20층도 더 되는 고층아파트군이 마구 들어서 산의 조망을 잃었을 뿐 아니라 도심부보다 더 높은 위압적인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이러한 오목형 스카이라인은 볼록형 스카이라인에 비해 부자연스럽고 꼴불견이다. 지금 지방자치단체마다 도시경관 관리계획을 세워 산의 조망을 살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개발업자들의 경제적 마인드,입주자들의 이해타산에 얽혀 효과적으로 규제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서울의 작은 산들의 수난은 더욱 심각하다.서울시공원위원회가 하는 일이 서울의 자연을 보호하는 일인데 필자도 오랫동안 위원으로 재직했었지만,회의안건이 거의 산자락을 침해하고 들어서려는 각종 구민회관·체육회관·골프연습장·상수도 배수지·도서관 등의 규모를 최소로 하여 다소나마 녹지면적의 침해를 줄이려는 소극적인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산 죽이기에 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오히려 시민의 편에서소홀하게 취급되기 쉬운 작은 산의 파괴를 막아보려는 움직임이 있다.매스컴에도 여러 번 보도되었던 ‘성미산 개발 저지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나 녹색서울시민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자치구별 ‘작은 산 사랑회’ 같은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서 앞으로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최근 국토계획법이 개정되면서 지역지구제에 처음 경관지구가 신설되어 지자체마다 실정에 맞도록 경관관리를 하게 함으로써 경관보존 정책에 좋은 계기가 마련되었다.이를 토대로 시민의식도 고취시켜 우리도시 고유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살리기 위하여 산을 어떻게 가꾸어 갈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규 목 서울시립대 교수 조경학
  • 미니스커트 짧게 더 짧게~

    날이 따뜻해질수록 시원해지는 여성들의 다리.밋밋한 다리 위에 스커트의 변주곡이 울려 퍼진다.패션 리더들은 벌써 무릎 위로 깡총 올라오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파리·밀라노 등 세계 유명 컬렉션에서 대거 등장한 미니스커트 트렌드에 맞춰 패션업계는 지난해보다 길이가 한층 짧아진 스커트에 각양각색의 디자인과 스타일을 가미한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변화무쌍한 디자인 봄·여름을 겨냥해 여성스러운 주름 스커트,군복 스타일의 주머니가 달린 카고 스커트,캐주얼한 데님 스커트 등이 쏟아지고 있다.소재와 디자인이 다양한 게 특징이다.또 여러가지 장식의 스커트와 앞부분을 여미는 랩 스타일의 스커트,스포티한 트레이닝 스타일의 타월 소재 스커트 등도 가세해 그 어느 때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무엇보다도 유난히 길이가 짧고 주름이나 트임을 넣어 실루엣을 강조한 스타일이 많다. 캐릭터 스포츠 캐주얼브랜드 ‘EXR’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다양한 스타일의 미니스커트를 출시했고,진캐주얼 ‘클라이드’는 현재 내 놓은 디자인 외에 가을을 겨냥해 3∼4개를 더 선보일 계획이다.클라이드 임은주 디자이너는 “길이는 전체가 40∼45㎝ 정도의 치마를 기본으로 마이크로 미니라고 불리는 초미니스타일도 눈에 띈다.”며 “여기에 금속이나 보석장식을 사용하고 깜찍·발랄한 셔링(주름 장식),입체감 있는 주머니로 변화를 주는 디자인이 많이 출시됐다.”고 말했다. ●미니스커트 예쁘게 입기 짧기만 한 미니스커트가 식상한 느낌이라면 주머니 장식이 들어간 멋스러운 카고 스타일이 좋다.발랄함에 섹시한 느낌까지 더할 수 있어 올 봄·여름 최고의 아이템이 되고 있다. 옆선에 단 스트링으로 길이를 조절하거나 주름을 만들어 입으면 스포티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데님 스커트의 경우 길고 넓은 집시형 벨트를 허리뼈까지 낮춰 입으면 더욱 발랄하고 활동성 있는 젊음을 연출할 수 있다.통통한 엉덩이도 가리고 짧은 치마를 입었을 때의 불안함을 한번에 떨어낼 수 있는 레깅스(얇고 타이트한 바지)와 미니스커트를 함께 입는 코디는 결점을 커버하면서 스타일을 살려주는 코디 법.하지만 미니스커트의 길이가 어중간하면 다리는 짧아 보인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에고이스트 홍보실 김수경씨는 “(신장 163∼165㎝를 기준으로 봤을 때)무릎 위 20㎝가 가장 예쁜 치마 길이”라며 “미니스커트는 웬만한 상의와 신발이 다 잘 어울리는 패션 아이템이지만 치마 기장에 가까운 긴 재킷이나 헐렁한 니트 등은 꼴불견으로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눈길을 사로잡는 각선미와 맨다리의 싱싱함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직장에선 너무 짧은 미니스커트는 피하고 반드시 스타킹을 신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여경기자 kid@
  • [대한포럼] 힐러리 콤플렉스

    대통령 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당 후보에 대한 검증 작업과 함께 장래 ‘대통령 부인감’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여성 잡지들은 후보 부인들에 대한 스토리를 앞다퉈 싣고 일간지,여성 전문신문,여성유권자단체 등은 후보 부인들의 생각을 직접 듣기 위해 인터뷰,토론회 등을 기획하고 있다. 대통령 부인이라는 자리가 대통령,혹은 국정에 미치는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런 관심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후보 부인들이 이러한 자리를 극구 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의 퍼스트레이디들 중엔 남편과 자신을 철저히 분리해 행동한 사례가 있긴 하다.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부인 다니엘라는 남편이 대통령이 된 후에도 사저에 살면서 인권 운동을 계속했다.조스팽 전 프랑스 총리 부인 실비안은 남편이 선거 운동을 할 때조차 파리고등사회과학원 철학과 교수로서 자기 일에 전념했다. 하지만 우리의 퍼스트레이디 후보들이 이들처럼 자신의 커리어나 가족들과의 사생활 유지를 위해 앞에 나서길 꺼리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불우시설을 방문한다거나 각종 종교·사회단체 행사 등에는 부지런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전통적 고정 관념을 들 수 있겠다.한국에는 ‘3대 힐러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힐러리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으로 적극적인 정치활동으로 유명했고 현재는 뉴욕주 상원의원이다.하지만 한국에서 ‘힐러리’는 ‘잘 나가는 남편 옆에서 눈에 띄게 설치는 꼴불견 여자’쯤으로 해석된다.‘3대 힐러리’로 불린 부인들은 하나같이 적극적인 성격과 세련된 패션감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힐러리’라 불릴 땐 이런 점들의 긍정적 측면은 사라지고 부정적 측면만 강조돼 공격 대상이 돼 버린다.우리 대권후보들은 이들처럼 ‘행여 튀어 보일세라’ 부인을 대중의 눈으로부터 떼어놓기로 작정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대선후보 부인들이 자신을 드러내길 꺼리는 것은 전직 대통령 부인들의 행적과도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우리나라 대통령 부인들에는 적극적인 활동을 한 유형과 전통적인 내조형으로 일관한 두 가지 유형이 있다.적극형 부인들은 자신이 직접 사회봉사단체 등을 만들어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막강한 영향력으로 정부인사 등에 개입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이에대한 반작용인지 적극형 퍼스트레이디 다음 대엔 전통적 내조형 퍼스트레이디가 나왔다는 사실도 흥미롭다.현재의 퍼스트레이디가 여성운동가 출신이고 보면 다음 퍼스트레이디는 전통적 내조형이 호감을 살 것이란 계산을 후보측은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밖에도 현실적으로 후보 가족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각종 정쟁적 의혹들이 부인들의 노출 기피증을 불러오고 있는 측면이 있다.상황이 민감할 때 부인들의 한마디가 긁어 부스럼이 되거나 말실수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숨어있을 수만은 없다.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을 움직이는 숨은 권력(hidden power)이라는 사실이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통해 드러났다.그렇기 때문에 후보 부인에 대한 검증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대선후보 부인들은 현재의 수동적 자세를 버리고 국민들 앞에 진실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국민들 또한 퍼스트레이디의 현실적 역할을 인정하고 그들의 소리를 경청할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여성이 나서면 될 일이 없다는 식의 ‘힐러리 콤플렉스’는 이제 과감히 벗을 때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열린세상] 日 노벨과학상에 숨겨진 비밀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유난히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노벨과학상에 집중되고 있다.우선 이웃 일본이 3년 연속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고,금년에는 물리학상과 화학상에서 모두 수상자를 냄으로써 아시안 게임에서 일본을 누르고 2위를 차지한 우리의 자부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더욱이 일본이 3년 동안 4개의 노벨과학상을 수상하고 심지어는 박사 학위도 없는 회사원까지 상을 타는 마당에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자체가 대선 정국에서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되어,결과적으로 국가의 위신을 추락시키는 꼴불견을 연출한 것을 본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했다. 일본이 노벨과학상을 계속 수상하고 세계의 27개국이 노벨과학상을 받는 마당에 우리는 아직도 단 1개의 노벨과학상을 받지 못한 원인에 대해서 여러 언론 매체에서 다양한 진단이 쏟아져 나왔다.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대표적인 이유를 보면 일본은 이미 100년 이상 기초과학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왔지만,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기초과학에 대해 투자한 것은 불과 30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또한 독창적인 사고의 발달을 가로막는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교육제도나 몇 년 안에 눈에 보이는 기대효과만을 요구하는 근시안적인 연구개발 정책도 우리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로 도마위에 올라왔다.기초과학자들은 정부가 실용적인 학문만을 선호하고 과학기술 발전에 기반이 되는 기초과학을 홀대한다면 우리나라는 결코 노벨과학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이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이유는 당연히 기초과학에 대한 꾸준한 투자덕분일 것이다.하지만 올해 일본이 수상한 노벨과학상의 내용 자체는 세계과학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근본적인 지각 변동의 모습도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올해 일본이 수상한 노벨과학상을 살펴보면 모두 관측 장치나 실험 장비와 같이 새로운 실험 장치를 창안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것은 과거에 이론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내거나 새로운 실험적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여한 것과는 아주 판이하다. 과학은 이론,실험,그리고실험기구를 통해 발전한다.과거에는 실험 장비를 이용해 탁월한 실험을 하거나,실험 결과에 부합되는 정합적인 이론을 만드는 것이 과학 발전에 핵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왔다.좋은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실험 장비를 만드는 것이 물론 중요했지만,이것은 일차적으로는 기능인이나 기술자들의 몫이었지 박사학위까지 한 과학자의 주된 임무는 아니었다.하지만 20세기 후반에 들어오면서 이론이나 실험 못지않게 독창적인 실험 장치를 개발하는 것 역시 과학기술의 발전에 중요하다는 점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인정되기 시작했다.이미 1930년대부터 미국의 로렌스는 사이클로트론이라는 입자가속기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고,최근에 들어와서는새로운 장치 개발로 노벨상을 수상하는 예가 급격히 많아졌다.실험장치를 개발하는 데에는 반드시 최고 학부를 졸업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올해에 일본의 실험기구 제작 회사에서 일하던 다나카에게도 노벨과학상을 수상하는 기회가 올 수 있었다. 결국 일본은 이미 30년 전부터 세계 과학계의변화를 읽고 이 새로운 조류속에서 묵묵히 과학기술에 기반이 되는 연구활동을 지원해온 것이다.지난 100년 동안 수많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던 연구기관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그 연구기관과 밀접한 연계를 맺고 있는,실험기구나 장치를 개발하는 회사들이 그 기관의 주변에 있었다.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독일의 베를린대학,미국의 버클리 대학 주변에도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실험기구제작 전문회사들이 과학자들의 연구를 보이지 않게 지원해왔다. 일본의 노벨과학상을 그저 부러워할 것만이 아니라 그들의 사례를 통해 세계 과학의 흐름을 새롭게 읽고 우리도 하루빨리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주변 여건을 정비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임경순 포항공대 교수 과학사
  • 아시안게임/ 스포츠정신 흐린 꼴불견들 “이기면 자기 실력 지면 편파판정탓”

    어느 종목에도 매너 없는 경기 운영으로 경기장을 진흙탕으로 만들어버리는 ‘미꾸라지’ 한 둘씩은 있기 마련.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도 이런 선수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첫번째 기피 대상은 ‘이기면 내 실력,지면 네 탓’형.불리한 심판의 판정에 무조건 딴죽을 거는 식이다.지난 1일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전에서 한국의 이승원과 대결을 벌인 중국의 왕징지가 대표적이다.그는 분명히 자신이 실점했음에도 이승원의 점수가 올라갈 때마다 중국응원단을 쳐다보며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한술 더 떠 아예 경기장을 떠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인도네시아 배드민턴팀은 지난 9일 한국과의 남자단체전 결승전에서 선심 판정에 불만을 품고 행패를 부렸다.이들은 선심의 안경을 벗기는 것도 모자라 결국 선수단을 모두 철수시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 경기 결과나 판정이 마음에 안 들면 주먹부터 휘두르는 ‘조폭형’도 있다. 지난 10일 남자농구 순위결정전에 출전한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선수들은 공이 아닌 주먹으로 승부를 가렸다.지고 있던 아랍에미리트의 한 선수가 공으로 카타르 선수의 하복부를 맞힌 것이 발단.선수들의 싸움을 말려야 할 코치진과 벤치 멤버들이 ‘이단옆차기’로 가세,농구 코트가 ‘집단 킥복싱 경기장’으로 변했다.그런가 하면 중국 배드민턴팀의 리용보 감독은 지난 8일 한국과의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부으며 선심의 머리를 내려쳤다.리 감독은 국제배드민턴연맹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경기위원회로부터 출전금지처분을 받았다. 심판의 눈을 속이며 교묘히 주먹을 날리는 것은 고전적인 수법.지난 10일 태권도 여자 47㎏급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둔 첸신심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흐느끼고 말았다.금메달의 감격 때문이 아니라 상대인 베트남의 응엔 티후예가 경기 종료 직전 날린 주먹에 코를 강타당했기 때문.패배를 ‘강펀치’로 보복한 셈이다. 부산 이두걸기자 douzirl@
  • [대한포럼] 다시 부는 신도시 광풍

    불과 50년 전만 해도 미국 LA는 사막 끝에 자리잡은 인구 100만명 남짓한 아담한 도시였다.하지만 1960년대 말부터 개발붐이 일면서 30년만에 인구 1000만명이 넘고,위성도시 78개를 거느린 미국 제2의 도시로 급성장했다.오늘날의 샌 퍼낸도 밸리와 샌 게이브리얼 밸리 일대가 그때 생겨난 위성도시군(群)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벼락촌들이 연이어 건설되면서 갖가지 꼴불견과 사기행각이 꼬리를 물었다.전국의 사기꾼들이 신도시에 입주하는 졸부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몰려든 것이다. 가장 먼저 인테리어업자들이 쳐들어왔다.이들은 벼락부자들의 허영심을 한껏 부추겼다.한집이 수영장을 만들면,옆집은 수영장에 정원을,다시 옆집은 수영장과 정원에 금장식이 달린 문틀을 설치하는 등 허세는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됐다.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엉터리 자재납품,날림공사,공사 계약금 챙기고 달아나기 등 사기가 난무했다. 주택 단장 열풍이 지나가자 이번에는 고급 양탄자,가전제품,호화가구 등 가구용품 업자들이 신도시를 휩쓸고 지나갔다.마지막으로 금박을입힌 전집을 파는 책장수와 피아노 등 고급 악기상들이 ‘품위’를 미끼로 졸부들의 쌈짓돈까지 털어갔다. 미국의 유명 사기사건은 대부분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를 바 없다.지난 1990년대초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등 수도권 5개 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되자 신도시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허영과 사치의 광풍이 몰아쳤다.서울의 집을 팔아 새 집을 분양받고도 적게는 몇천만원,많게는 몇억원이 남았다는 황홀감에 젖어 ‘부티내기’ 경쟁이 벌어졌다. 8층의 입주민이 아직 사람의 발길이 닿지도 않은 거실·주방 바닥과 장판을 뜯어내고 대리석으로 도배질하자,1층의 입주민은 거기에 덧붙여 선택사양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설치한 싱크대와 찬장을 가구점에서 주문한 고급품으로 갈아치웠다.3층의 입주민이 거실과 베란다를 트는 공사를 하자 모든 입주민들은 앞다퉈 베란다 칸막이를 때려 부쉈다. 자고 나면 모든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에는 멀쩡한 장롱,침대,책상,의자 등을 비롯해 TV,가스레인지,전기밥통 등 가전제품이 수북이 쌓였다.‘새 술은새 부대에’라는 성경 말씀을 잘못 이해한 신도시 주민들 덕분에 가구공장창업 러시가 일었다.이때 생겨난 가구공장들은 아직도 신도시의 위성도시를 상대로 성업중이다. 신도시 주민들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행여 서울 ‘강남공화국’의 주민들보다 뒤질세라 아이들을 새벽반부터 심야반까지 과외공부로 내몰았다.신도시 입주 초기 I초등학교 1학년생의 평균 과외과목(예체능 포함)이 5과목이나 됐다고 한다.부모의 능력과 자식 사랑의 척도가 아이들의 학원 수강 숫자와 정비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이 때문에 강남에서 이사온 학부모들조차도 신도시 주민들의 높은 ‘학구열’과 거센 치맛바람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이같은 광풍도 강남의 수요를 끝내 충족시키지 못했다.그 이유는 신도시 개발 이후 폭주한 주변의 난개발로 인한 교통지옥,고교 평준화 적용과 더불어 시작된 신도시 신흥 명문고 위기 등 여러 가지가 꼽힌다. 정부는 올 들어 난기류에 휩싸인 집값 폭등세를 잠재우기 위해 기준시가 상향 조정 등고단위 세정책(稅政策)과 함께 서울 주변에 ‘강남에 버금가는’ 신도시 2∼3개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강북 개발론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신도시 개발이 강남을 향한 욕구를 잠재울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견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10년 전 수도권 신도시의 복사판이 되면서 한바탕 투기와 허영의 열풍만 몰고올 뿐이라는 우려도있다. 신도시를 건설할 바에는 ‘1개의 신도시라도 제대로 건설했으면’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대~한민국 24시] 제주국제공항

    제주관광의 시작이요 끝인 제주국제공항.하루 200여편의 국내·국제선 여객기가 뜨고 내리는 이곳은 명실상부한 제주의 현관이다.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연간 823만여명,하루 평균 2만 2000여명 꼴이다.올해는 월드컵과 주 5일 근무제 등을 계기로 사상 처음 연간 1000만명을 돌파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제주공항은 1942년 1월 일제가 군비행장으로 개항,1949년 1월 민간항공기인 KNA가 최초로 취항한 데 이어 1958년 1월 대통령령으로 제주비행장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그로부터 반세기,이제 제주공항은 비행기가 연간 5만 5000여 차례 운항하고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백태의 양상을 보이는 격세지감의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국제관광지 제주도의 관문,제주국제공항의 아침은 여명이 다할 즈음 첫 출발·도착편 비행기와 승객들을 안전하게 보내고 받으려는 새벽 근무 에어사이드 요원들의 잰 몸놀림으로 시작된다.소방·항무통제·관제·레이더 등등. 이어 6시 30분쯤 20여명의 환경미화원들이 청사 안팎을 쓸고 닦을 때 항공사 발권직원과 임검경찰,수하물 검색요원 등 ‘공항 사람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오전 7시 제주발 서울행 첫 비행기를 타려는 승객들이 공항 고가도로를 통해 한사람 두사람 도착하면서 공항은 서서히 제 모습을 그려간다. 그러나 4만 6600여㎡의 3층짜리 거대한 청사건물은 구둣발을 크게 내딛지않아도 울릴 정도로 적막하다.상가도 식당도,청사 맞은편과 왼편 5만여㎡의 유료 주차장도 아직은 텅 비었다.3층 출발대합실 오른쪽 구석에 자리잡은 스낵코너에서만 커피잔이 달그락거릴 뿐이다. 일반적으로 첫 비행기 손님들은 ‘급한 사람들’이다.제주에 왔다 서울로 돌아가 긴급히 볼 일이 있거나 일을 보고 그날 다시 내려 올 제주사람들,아니면 인천국제공항으로 달려가 국제선 수속을 밟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그래서인지 승객들의 복장은 낮이나 저녁편 출발 승객들에 비해 비교적 단정하고 얼굴도 무표정한 쪽이다. 서울에서 출발한 첫 여객기가 도착하고 제주발 서울행 2∼3회차 비행기가 뜨는 오전 8시를 전후한 시각,고요하던 공항은 드디어 작은 소음들로 깨지기 시작한다. 제주공항에 상주하는 경찰·세관·검역소·병무청·출입국관리사무소 등 16개 국가기관과 82개 국영기업 및 사기업체 직원수는 2100여명.이 가운데 당일 근무자 1200여명이 꾸역꾸역 들어오는 것도 이때부터다. 대합실 3층에 있는 서점과 구두미화소,선물의 집,약국,토산품 판매점,농특산 마트 등 공항 상가들도 어느새 포장을 젖히고 손님받기에 들어갔다. 이어 5분에서 10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도착하고 뜨는 오전 9∼10시,1층 국내선 도착대합실과 3층 출발대합실은 가고 오는 사람들로 점차 소란스러워가고 청사 앞 교통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도 덩달아 바빠진다. 주차장 곁 승차대에서부터 ‘부산 아시아경기대회’‘36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대축전’‘WEL-COME TO ASIAN GAME’이라 적힌 부산아시안게임 회전식 선전탑이 서 있는 공항 입구까지 100여m는 벌써 말쑥하게 세차를 마친 개인택시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낮12시 지나 정기편 외에 특별기와 연착된 비행기마저 내려 승객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쏟아질 즈음 대합실 로비는 그야말로 ‘난장’이다. 2번 출구쪽으로 내국인 면세점을 만드느라 공사중인 요즘은 장소가 비좁아 특히 더하다. ‘최○○씨 △△△여행사’‘○○친목회 ▲▲관광’‘○○로터리클럽 ××투어’ 등 이름이나 소속이 적힌 피켓 수십개가 출구앞에 난무한다.자기승객을 먼저 찾으려는 몸싸움들도 치열하다. 나온 승객을 미처 찾지 못해 탑승 여부를 확인하며 핸드폰을 마이크로 착각한 듯 마구 소리를 질러대는 사람들,짐 찾으랴 마중객과 인사하랴 대합실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바쁜 승객들,“흩어지지 말고 나를 따라오라.”면서 혼자 잰 걸음으로 나가는 여행사 가이드들의 모습 등 여러 ‘가관’은 주 5일근무제에 막바지 피서철까지 겹친 요즘 제주공항 도착대합실 로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신혼부부 등 ‘알짜’손님을 끌기 위해 호객꾼들이 은밀히 움직이는 것도 이 때다.그 엉킴과 북적임 속에서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여행 온 사실을 어떻게 알고 접근하는지,추려내는 솜씨가 가히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비슷한 시각 3층 출발대합실도 시끄럽긴 하지만 가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아랫쪽보다는 훨씬 덜하다. 그래도 항공사 발권카운터 앞은 북새통이다.좌석번호를 배정받으려는 사람들,미처 예약하지 못한 대기승객들,그리고 마일리지를 확인해 달라는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매달리는 바람에 창구 여직원의 “차례로 하세요.”소리는 아예 쉬어버렸다.창구를 막지 않고 세로로 줄을 선다면 수속시간이 훨씬 빨라질 텐데 그놈의 ‘조급증’이 수속을 더욱 더디게 만드는 셈이다. 국제선쪽은 지난 11∼18일의 일본 오봉절 연휴가 끝나면서 다소 한가해졌다.연휴 때는 도쿄(東京)·오사카(大阪)·나고야(名古屋)·후쿠오카(福岡)·히로시마(廣島) 등지에서 하루평균 600명씩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떠나는 통에 출입국관리사무소,세관,검역소 등 CIQ 요원들은 냉방 사실마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국제선 대합실의 꼴불견은 ‘엔화’를 의식한 여행사와 호텔직원들의 지나친 몸사리기다.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우리식대로 인솔해 가는데 반해 일본인들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저자세다.상대가 상대인 만큼 ‘이랏샤이 마세(어서 오십시오)’‘우레시이 데스(반갑습니다)’라는 인사와 피켓 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행사 가이드나 호텔 판촉담당 직원들의 ‘허리 90도 굽히기’는 광복 57주년을 무색케 할 정도다. 그러나 제주공항에 소란과 무질서,꼴불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점심시간을 전후한 시각,불고기 정식,낙지덮밥,갈비탕,옥돔구이 정식,생선초밥,전복죽,새우튀김 정식 등을 파는 2층 식당과 팥빙수,돈가스,햄버거,프라이드치킨 따위를 파는 그 곁 패스트푸드점은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모습들로 메워진다.커피·햄버거·보리빵·음료·샌드위치를 파는 스낵코너들도 마찬가지. 대합실 주변 상가에서 선물을 사거나 눈요기를 즐기는 승객들도 많다.제주특산품 매장의 제주한란·풍란코너,제주보리빵 코너,제주 도자기숍,제주갈옷 판매점,옥돔판매장,돌하르방 코너 등은 특히 인기다. 시간이 넉넉한 축은 동백나무와 귤나무,와싱토니아 등 제주 자생수목과 아열대식물이 가득한 공항공원에서 사진을 찍거나 청사 2층 ‘작은 박물관’에 진열된 ‘가야시대 투구’‘농경문 청동기’‘통일신라시대 토용(土俑)’등 진귀한 우리 유물과 사료를 감상하는 여유도 보인다. 제주 출발 첫 비행기가 서울행이었듯 마지막 도착편도 오후 9시45분 도착 서울발 대한항공 KE1269편이다. 서둘러 나오는 승객들 틈에 월드컵과 함께 국민복 1호로 등장한 ‘Be The Reds’가 박힌 붉은악마 티셔츠가 유난히 눈에 띈다. 오후 10시 넘어 대부분의 ‘공항 사람들’이 물러가고 10시30분쯤 관광협회 소속 직원들이 마지막 퇴근채비를 차릴 무렵 공항청사는 다시 어제처럼 적막으로 무거워진다. 유도로등과 활주로등,비행기 진입등,그리고 비행장 등대 불빛이 을씨년스러워지는 가운데 공항은 어둠으로,밤으로 다가간다. 그러나 이 불들이 밝혀주고 있는 한 공항은 잠들지 않는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편집자문위원 칼럼] 편견·차별의식 타파 앞장을

    얼마 전 택시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민심을 읽으려면 택시를 타거나 시장에 가보라는 말이 있듯이 택시기사는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쉴새없이 정치인들과 현 정권을 성토하는 데 열을 올렸다.대부분 공감할 만한 내용인지라 가끔씩 맞장구를 쳐주면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런데 이 기사 아저씨 왈,현 정권이 들어선 후 시행한 수많은 정책 중 가장 불만스러운 것이 여성부 신설이란다.민족이 남북으로 분단되고,분단된 반쪽이 또 다시 동서로 나뉘어 지역감정이다,뭐다 해서 삿대질하며 싸우는 것도 꼴불견인데 이제는 남성과 여성조차 대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여성에 대한 차별을 막고,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려는 기본적인 노력조차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곡된 시선으로 보는구나하는 생각에 혼자 씁쓸히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우리 안의 편견과 차별의 뿌리는 무척이나 깊고 질기다.그리고 또다른 모습으로 끊임없이 왜곡되고 재생산된다.이 ‘왜곡된 편견’은 그 전처럼 노골적이지 않아서 우리가 미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 7월30일자 대한매일 19면의 ‘난 당당하게 일하고 사랑한다’라는 기사를 보면 ‘(드라마나 문학)작품 속의 여성은 그 시대 여성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맞는 말이다.그리고는 뒤 이어 ‘요즘 드라마 속의 여성들을 살펴보면 이 시대 여성에게 요구되는 상을 발견할 수 있다.’며 여주인공들의 예를 드는데,그 예로 든 여성이 다름 아닌 ‘예쁘고 능력있는 것은 기본이고,드럼을 연주하고,살사도 잘 추는 등 재능과 취미를 갖고’ 있으며,심지어 아버지에게 복수하려고 아버지의 새 부인을 괴롭히는가 하면,이복동생의 약혼자를 유혹해 뺏기도 하는 여성이다. 필자가 보기엔 그것이 결코 이 시대 여성에게 요구되는 상이 아니다.물론 그 기사는 과거처럼 남편에게 순종하고,주어진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현모양처’형 여성을 아직도 선호하는 ‘고루한’ 남성들에게 ‘이제 세상이 변했으니,너희도 변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그러나,‘예쁘지도 않고 특별한 능력도 없으며,살사도 못 추지만’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려는 보통의 여성들에게 이런 글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혹시 암암리에 여성에 대한 또 다른 왜곡된 편견을 갖게 하지는 않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조금 다른 문제이기는 하지만,편견과 차별이라고 하면 또 하나 떠오르는 단어가 인종이다. 8월2일자 대한매일 국제면 머릿기사의 제목은 ‘팔,외국인도 무차별 테러’였다.그러나 똑같이 무고한 민간인들의 생명을 앗아간 행위일지라도,이스라엘군의 무차별 살상행위는 ‘공습’일 뿐이고(7월24일자 9면),팔레스타인인들의 행위는 ‘무차별 테러’로 표현된다.이러한 작은 표현의 차이가 반복되다 보면 독자에게 이스라엘의 살상행위는 군사작전 중에 일어난 ‘있을 수있는’ 일이고,팔레스타인인들은 곧 테러리스트라는 편견을 무의식 중에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혹자는 너무 지엽적인 것을 문제삼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앞서 말한 대로 우리 안의 편견과 차별의식은 이처럼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스멀스멀 기어들어와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작지만 강한’ 신문은 이처럼 작게 느껴지는 부분부터 꼼꼼히 되돌아보고 조금씩 바꿔 나갈 때만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재훈(인권.평화 국제연대 상임간사)
  • 독자의 소리/ 방송의 애매한 외래어 꼴불견

    요즘 TV나 라디오 방송에 등장하는 프로그램 제목이나 말의 쓰임새를 보면서 지나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방송 프로그램 제목 중에는 ‘스타 서바이벌 미팅’‘러브 러브 쉐이크’등 국적도 뜻도 애매한 온갖 외래어가 뒤섞여 쓰인다. 청소년의 우상이라는 젊은 가수들의 애칭과 이름은 더 심하다.HOT며 SES며 베이비복스,핑클….이루 다 열거할 수조차 없다.방송 진행자가 이 황당한 이름들을 더 세련되게 발음하려고 신경쓰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외래어나 외국어를 많이 쓰는 게 유식해 보이고 튀어 보인다는 생각 때문인지 우리말이 죽어가고 국적불명의 황당한 외래어나 조어가 판을 치는 것이다.시장에 나와 있는 ‘몸에 좋은’이란 뜻의 모메존이라는 상품명은 차라리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방송이 앞장서서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했으면 한다. 윤인중[부산 남구 용호동]
  • [2002 길섶에서] 불과 얼음

    월드컵과 지방선거.불과 얼음처럼 대조를 이룬다.월드컵은 갈수록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른다.반면 지방선거는 분위기가 싸늘하다.월드컵 못지않게 지방선거도 중요한 국가적 대사인데 이래도 되는가 싶다. 월드컵 현장에선 페어플레이가 불꽃을 튀기고 있다.룰에 따라 온몸을 던지는 멋진 장면이 날마다 연출된다.오죽하면 축구라면 TV채널을 돌리던 여성들마저 환호를 보낼까.패스 하나하나마다 의미를 담아,치열하게 공을 다투는 선수들에 관객은 열광할 수밖에 없다.여기서 지방선거를 보자.과거와 전혀 달라진 게 없다.출마자 대부분이 막말과 비방,금권의 ‘네거티브 접근법’을 금과옥조로 지키고 있다.축구로 치면 드리블은 바닥이면서 파울이나 일삼는 삼류 팀이라고나 할까. 요즘은 옛날과 달리 볼거리가 널려 있다.선거전을 잘 해도 관심이 적을 때이다.이런 상황에서 꼴불견 선거판이라니.시선을 끌면 그게 엽기이다.월드컵이 끝난 다음 곧바로 ‘세계 지방선거 대회’를 열면,우리가 ‘꼴불견 랭킹’을 다투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박재범 논설위원
  • 베스트거리 청담사거리·워스트거리 연세대앞길

    서울시는 26일 녹색소비자연대가 시내 주요 문화·관광거리 20곳을 모니터한 결과를 토대로 ‘베스트 거리’와 ‘워스트 거리’ 각 5곳씩을 선정해 발표했다. 아름답운 간판과 꼴불견 간판 각 5개씩도 함께 선정했다. 65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 문화유적지와 대단위 쇼핑몰,볼거리가 많은 곳과 대단위 업무지구 등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문화·관광 등 지역의 특성표현,주변 환경과의 조화 여부를 비롯해 업소 성격,환경친화적 소재 사용 여부 등을 고려했다. 모니터링 결과 ‘베스트 거리’로는 ▲강남구 압구정동청담사거리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앞길 ▲강남구 삼성동거리 ▲서초구 양재동 강남대로변 ▲마포구 서교동 홍대앞 등이 뽑혔다. 반면 각종 간판이 난립해 보행을 방해하는가 하면 불법현수막이 내걸려 주변 경관과 도시미관을 해치는 ‘워스트 거리’에는 ▲용산구 이태원 정류장 일대 ▲서초구 양재역 주변 ▲서대문구 창천동 연세대 앞길 ▲종로구 종로3가동 종묘공원 주변 ▲중구 필동 충무로역 주변거리 등이 꼽혔다.심재억기자
  • 연예프로 ‘연예인 두둔’ 꼴불견

    “밝은 모습을 브라운관에서 하루 빨리 다시 볼 수 있으면좋겠습니다.아직 확실한 건 모르니까 함부로 말하지 맙시다. ”(SBS 한밤의 TV연예). “잘못은 했지만 싸이 본인도 깊은 반성을 하고 있으며 가요제 신인상 후보에서 제외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KBS연예가중계). “박경림씨 자신이 의도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 실수였다고 밝혔습니다.시청자들도 이해하실 것으로 믿고 원만한 해결을 바랍니다.”(MBC 섹션TV 연예통신). 공중파 방송 3개사의 연예 프로그램들의 연예인 편들기가정도를 넘어 볼썽사납다.대마초를 피우건,마약을 하건,말 실수로 기업에 피해를 입히건,거짓말을 하건 “한 번만 봐줘. 왜? 연예인이잖아”라는 식의 말들이 버젓이 전파를 타고 있다. 지난 6일 방영된 SBS ‘한밤의 TV연예’(목 오후 10시55분)에서 변우민의 거짓 열애설을 거론하는 장면.조영구 리포터가 “변우민씨의 감정이 와전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면서 “변우민씨가 이번 일로 많은 상처를 입었으며 하루빨리 밝은 모습으로 방송에서 만나고 싶다”고 발언해 시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가해자인 변우민을 사랑의 상처를받은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순간이었다. 변우민은 SBS ‘한선교·정은아의 즐거운 아침’에 출연해“재미 영화배우 구희진씨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다”고 털어놨다.그러나 사실 확인결과 상대방인 구희진과는 2년전부터 전혀 연락이 없었으며 사귄 적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상식적으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거짓말에 ‘한밤의 TV연예’가 마치 부모처럼 과도한 두둔을 하고 나선 것이다. 또 KBS ‘연예가중계’(토 오후 8시)는 빚 문제로 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등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탤런트 송경철이 멀쩡한 모습으로 화면에 나와 “순간적인 감정을 조절하지못했다”면서 “친구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등 장시간에 걸쳐 변명의 기회를 제공했다.반면 피해자인 친구의 입장은 전혀 내보내지 않았다. 주병진의 ‘강간치상 항소심 재판 무죄선고’ 건에서도 일방적으로 주병진의 입장만을 방영하는 것은 3개 방송국이 대동소이하다.3개 방송사는 이성미,박미선,이경실 등이 출연해 각기 주병진을 편들면서 우는 장면을 계속 보여줘 주병진의 무죄 굳히기에 열심인 듯 보였다.강간이 부부간에도 성립될 수 있는 범죄인 점을 감안하면 방송사의 주병진 편들기는‘여성은 당해도 가만 있어야 한다’는 편견에 부채질을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마초 사건에 연루된 가수 싸이와 심신도 연예정보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연예인으로 갖는 심적 부담감이 컸다”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변명성 방송을 내보내기만 할뿐 따끔한 질책성 멘트는 찾아보기 힘들어 연예인이 면죄부라는 느낌을 줬다. 한밤의 TV연예의 이충용 PD는 “비리 연예인을 감싸거나 변호하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그러나 가끔씩 예상하지 못한 실수가 생기는 만큼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대한포럼] 농지보전의 딜레마

    5년전 현대그룹의 서산농장이 첫 농사를 지을 무렵 비행기가 볍씨를 뿌리는 사진이 공개됐었다.아,우리나라도 드디어 외국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계화 영농 시대가 왔구나 하는느낌이 진했던 기억이 난다.실제 선진 영농이 이 땅에서 가능하다면 아마도 대규모 간척지나 매립지에서일 것이다.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직사각형이나 정사각형의 논과 밭에서 첨단 기계 장비를 동원해 경작하면 얼마나 효율적이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평균 3,000여평 남짓한 좁은 땅에 농사짓는 대다수 국내 영세 농가에게 간척지와 매립지 농사는 한마디로 국내 농업이 가야할 청사진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한 것은 정작 앞선 영농을 선보여야 할간척지와 매립지의 탈(脫)농지 시도가 줄기차게 계속되어왔다는 사실이다.김포매립지의 경우 당초 동아건설이 용도변경을 시도하다 도산한 뒤 그 소유권을 넘겨받은 농림부와농업기반공사는 매립지 절반은 농지로,나머지 절반은 도시로 쓰자고 나섰다.매립지 전부에 농사만 지어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계산에서다.다른부처는 손해를 면하려면 아예 그 땅 전부를 농지말고 도시로 바꾸라고 지적한다.현대그룹도 서산농장 개장 전후부터 농지의 용도변경을 모색해 왔다.당초 서산농장의 조성 배경도 ‘예비 산업기지’였다.고(故)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중국 부상에 따른 ‘서해안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잡아놓은 터였다고 한다. 김포매립지의 당초 소유자였던 동아그룹과 현 소유자인 정부,그리고 서산간척지의 소유자인 현대그룹 모두 기를 쓰고 용도변경을 시도했거나 꾀하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너나없이 용도변경에 매달리는 이유는 분명하다.농지로 묶이면값이 떨어지고 농지에서 풀리면 값이 몇배로 오르기 때문이다. 간척지의 용도변경 문제는 우리나라 농지가 처한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사실 농민들은 농산물 가격 등락 못지 않게,아니 어떤 경우 그보다 더 농지값을 중시한다.농지야말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수단인 동시에 재산증식과노후대책을 위한 자산이다.농지값이 오를 경우 농사의 수익성은 떨어진다.그래도 농민은 당장 농지값 상승에 기뻐하며 농지전용 역시 늘 농민의 가장 많은 민원사항이 되고 있다. 농지전용은 꾸준히 지속돼 지난 수년간 농지가 택지나 공장용지로 바뀌는 면적은 연간 2만㏊(6,000만평)선에 달한다.현대 서산농장의 2배에 달하는 농지가 매년 없어지는 셈이다.정부는 논밭 포함해 180만㏊정도인 농지가 조금씩 전용돼도 10년후 170만㏊까지는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적어도심한 흉년에 대비한 ‘식량 자급’을 위해 그 정도는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농지로 묶어 용도를 제한하는 데 대한농민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농지가 있으니 농사를 더 짓고그래서 농산물이 넘쳐 가격을 제대로 못받는 악순환도 여기서 비롯된다.농지가 너무 많지 않느냐는 일각의 지적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농민들이 농지를 다른 용도로 쓰고 싶어할 경우 대단위 농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를 적극 허용하면 어떨까. 적어도 현재 농지규제에 따른 불이익이 농산물 수매가 인상 요구로 이전되는 사태를 완화시켜 농민 불만을 상당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농지전용이 쉬워지면 대지가 부족해들판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꼴불견도 줄어들 것이다.농민들이 농지를 바꿔 관광농원 등을 조성해 도시인에게 휴양지나 주말농장을 제공하면 좋을 듯 싶다.농민들도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는 다른 생활수단이 있다면 반드시 농사를 고집할 필요는 없으며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정부도 도와주어야 한다. 정부가 땅의 용도를 강하게 규제하고 이에 따라 농민들이받는 불이익을 충분히 보전하기는 점차 어려워진다.예산도한계가 있는 데다 많은 농지에서 생산되는 과잉 농산물과그 가격하락도 감당하기 힘들다.농지의 딜레마를 풀 길은농민이 원하는 용도를 들어주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건간에….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대한광장] 국회마크 ‘或’字 떼어내자

    “정불염사(政不厭詐)” 정치란 거짓행위(詐術)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던가.요즘 들어 날마다 듣고 보는 정치권의행태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알까 민망할 정도다. 정도의 차이는 있다고 하나 유독 우리나라의 정치권이 총체적으로경멸의 대상이 되고 있는 꼴불견 현상은 그 원인이 도대체어디에 기인할까,궁금해하는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아 직도 우리 정치권에 대한 한가닥 미련과 기대를 저버리지않고 있다는 점에서 천만다행이다. 차라리 “대정부 국정질의 제도를 없애버리자”고 주장한한 초선의원의 하소연이 애처롭다. 뜻있는 국민들에겐 그주장이 마치 국회를 아예 없애버리자는 소리로 들렸으니말이다.10·25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린 정기국회의 대정부 질문 과정을 TV나 지상중계를 통해 지켜본 국민이라면,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과 설'로 점철된 이전투구(泥田鬪狗) 현상에 대해 으레 발동하던 막연한 호기심마저사라지고 도리어 뿌리칠 수 없는 환멸에 몸서리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 각국은 미국 테러사건과 백색가루공격,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전쟁으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장이 돼 있는데도,우리나라 정치권과 국회만은 ‘딴나라,딴 세상' 사람마냥 행동들을 하고 있으니,마치 구한말의 한 TV 사극을 보고 있는 듯하다.도대체 면책특권이있다고 해서 무책임하고 무자비한 의혹과 설을 폭로한 다음 ‘아니면 말고'식의 정치행태를 가지고 어떻게 당면한국난과 민생고를 해결하겠다는 말인가.자기 당 국회의원당선과 정권 획득에 보탬이 될 것이라 해서 아비규환의 싸움질뿐인가.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 뒤 벽면에 크게 붙어 있는 국회 마크는 마치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듯하다.무궁화 꽃잎들 가운데 둥근 굴레를 치고 유난히도 뚜렷하게 ‘或’자를 새겨 넣었는데 그 뜻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그 배지를 달고 다니는 분들이야 면역이 되고 관성에 젖어 제대로 느끼지 못할는지모르지만….주관적인 해석일지 미심쩍어 학생들에게 국회마크 속 ‘或'자의 의미를 물어보았다.“그거 ‘유혹’(誘惑)이라는 뜻 아니에요? 아니 ‘의혹’(疑惑)을 말하겠지요. 무슨 소리,그건 ‘미혹’(迷惑)의 약자임이 틀림없어”라고들 대답한다. 아마도 원 글씨는 나라 국(國)을 뜻함이 틀림없을 터인데문제는 사각형(口) 대신 둥근 테두리를 둘러놓아 이같은혼란을 자초한 것 같다.그래서인지 국회가 열리기만 하면허구한 날 의혹투성이요,유혹과 미혹으로 얼룩진 50여년의정치사다. 말(馬)이 사슴(鹿)으로 둔갑하고,거짓이 진실을제압하며, 국익이나 민생보다는 당략과 정권욕이 압도하는우리의 국회상을 이 ‘或'자 마크는 언제나 지켜보고 함께해온 것이다.극우파가 주사파를 변호하고,칠흑정책이 햇볕정책을 압도하며,당리당략이 민생문제를 밀쳐내는,그러면서도 대명천지하에 국민의 이름과 다수결의 이름으로 이전투구 행위마저 정당화해 온 국회사다.‘IMF라는 시체와 똥'을 저지른 당사자(당파)가 오히려 그 뒤치다꺼리를 맡은사람(당파) 더러 잘못 치웠다고 나무라는 듯한 기현상이연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정권 장악에 보탬이 된다면 지역주의와 지역감정마저 여과없이 쏟아내고,탈세행위와 선거법 위반,국론분열,남남대결,남북갈등도 사양하지 않는다.철학이 없는 대북정책과안보상업주의 언론의 랑데부,개혁을 희화화하는 인기발언,대관절 무슨 말이든 서슴지 않는다.내(우리)가 하면 로맨스요,남이 하면 부정이다.부정행위가 발각돼도 그 사건 앞에 ‘○○탄압'이라는 말만 갖다 붙이면 무사통과다. 그러나 천려일실(千慮一失)이라 할지,한 가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내가 한 짓,내가 걸어온 발자취를 다음 사람들이 어김없이 흉내내고 따라온다는진리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고려장(高麗葬)의 흉내는 계속돼 되풀이된다는 심플한 원리를 간과하고 있다. 정권이바뀌고 세력이 뒤집힐 경우 오늘의 가해자가 내일의 피해자가 돼 흠집내고 흉내내기는 더하면 더했지 사그라들지않을 것이다.고려장에 쓰인 지게를 부수어 없애버리는 결단은 다수당과 후속 대권주자의 몫이다.그래서 국회 스스로 그 심벌인 ‘或'자부터 과감히 떼어내 한글로 대체하는용단이 필요하다. ▲김성훈 중앙대교수·경제학
  • 산자·정통부 꼴불견 ‘밥그릇 싸움’

    정보기술(IT)산업을 놓고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간의‘밥그릇싸움’이 끝이 없다.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7일 산업자원부가 입법 예고한 ‘전기용품안전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산업자원부령 103호)의 철회를 산자부에 요구했다.지금까지 PC는 전자파 적합등록만 받으면 안전인증 없이 사용할 수있었으나 산자부가 개정안에서 PC도 전기안전인증을 받도록 규정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협회는 건의문에서 “전자파 적합등록과 안전인증은 이중규제일 뿐 아니라 국내 PC산업의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고있는 시기에 중소업체의 도산을 불러올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정통부는 “산자부가 정통부 등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반발했다. 두 부처가 대립하는 근본적인 배경은 ‘영역다툼’이다.산자부는 안전담당 승인기관을 ‘비영리법인 및 단체’로 제한했다.산자부 산하 3개 기관으로 국한하겠다는 뜻이다. 정통부도 개정안의 근본 취지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그러나 국제기준에 맞으면 인증기관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이런 조건에 맞는 기관들은 정통부 산하에 있으므로 역시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는 의도다. 산자부 개정안에 따르면 PC를 조립해서 사용하려면 PC 한대마다 일일이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중소 PC업체들은 PC 기본모델에 대해 안전인증을 받으면 일부 조립하더라도 안전인증을 면제해줘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대출기자 dcpark@
  • 학생들 북적 ‘게임방의 하루‘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웬만한 어른들보다 바쁜 요즘 학생들에게 유일한 해방구는 PC방이다.상가 건물마다 하나씩 들어서 있는 PC방은 ‘상상력의 놀이터’이자 학원에 가기 전 잠시 들리는 ‘정류장’ 같은 곳이다.2001년 5월.어른들이 모르는 그들만의 세계를 살짝 엿봤다. “친구들이랑 만나려고 와요”“엄마가 집에서는 게임을 못하게 해요”“시간때우기 좋아요”“갈데가 없어요” 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PC방.아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앗 몬스터가 온다.바바리안은 뭐 하는 거야?이쪽으로 유닛을 옮겨.에이 죽었잖아 치∼이”‘몬스터’ 퇴치에 나선아이들이 소란스럽다. 자율방학이라 하루 쉰다는 초등학교 5학년생 민수,윤태,병일이는 ‘이따가 2시에는 영어 학원에 가야한다’며 그때까지만 놀거란다.지난달 컴퓨터를 생일선물로 받은 뒤 ‘디아블로Ⅱ’ 게임에 흠뻑 빠진 태영이는 아침 10시부터 일찍감치 자리를 잡고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영어회화,태권도,피아노,독후감,축구.병일이가 매일 가는학원만 5곳이다.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내며 학원을 옮겨다니는 짬짬이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이곳을 찾는다. 12시가 넘자 아이들이 점심 먹으러 간다며 일어섰지만 태영이는 PC방에서 파는 햄버거를 먹으며 여전히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오후 2시30분.인근의 또다른 PC방.제일 좋아하는 가수 이름을 본따 ‘godgod’라는 이름으로 ‘디아블로Ⅱ’ 배틀넷에접속한 창우(12)는 좋아하는 캐릭터인 ‘바바리안’ 전사로변신해 있다.창우는 너무 바빠서 금요일과 일요일에만 온단다.창우의 수첩에는 학원 시간표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월·수요일 영어과외를 끝내면 학습지 선생님과 국어,한자 학습지를 푼다.화·목·토요일은 외국인 영어수업이 있고,뒤이어 수학학원에 가야한다. 창우는 “다른 애들도 다 하는걸요.학원도 재미있어요”라며 오히려 담담하다. 창우는 PC방에서는 게임만 한다.친구들과 팀을 짜서 배틀넷에 접속해 함께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엄마 잔소리도 듣지 않아서 좋다.학교 숙제는 집에서 한다.세계 유명 박물관의 조각 작품과 작가들을 정리하는 숙제를 인터넷으로 유명 박물관에 접속한 뒤 조각사진과 작가들을 찾아 다운받았다. 창우는 “어른들이 PC방에서 야한사진이나 이상한 영화를보는 것이 제일 꼴불견”이라고 꼬집었다. 구석에 앉아 연신 깔깔거리고 있는 6학년 소영이(13·여)는 ‘Love 13살 우리 널잣 헤헷’이라는 대화방에 들어가 채팅을 하느라 바쁘다.소영이의 대화명은 ‘빨간여우’다.채팅이 끝나면 ‘흑장미 교양클럽’이라고 여자친구들끼리 만든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서 수다를 떤다.집에서도 매일 3∼4시간채팅을 하는 소영이는 “8시간 연속으로 채팅을 한 적도 있다”면서 “인터넷에서는 대학생 오빠한테도 반말을 할 수있고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가 넘어서자 교복을 입은 한 무리의 중학생들이 들어온다.1학년인 영규(14)도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바로 PC방에 온다.‘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게임을 2시간 정도하고 학원으로 향했다. 오후 9시30분 종합반과 단과반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노량진의 한 PC방.15평 남짓한 지하 PC방은 담배연기로 자욱하다.화상채팅을 위해 켜놓은 스피커에서는 시끄러운 음악과 욕설이 묻어 나왔다.채팅을 하던 고등학생 진우(17),경호(17) 등 같은 단과반 친구 6명은 미성년자 출입금지 시각인 10시가 다 되서야 PC방을 나왔다.PC방을 나온 아이들은 잠시옥신각신하다가 진우 등 3명은 다른 데로 향했다.채팅을 하던 여학생과 번개(즉석만남)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진우는 “12시까지만 놀다가 집에 간다”며 사라졌다.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비스트는 잔혹하고 폭력적인 전자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비유해 ‘미국에서는 일곱 살 정도가 되면 전쟁에 징집된다’고 꼬집었다. PC방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어른들의 눈길은 괜한 노파심일지도 모른다.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건강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눈뜨고 볼수 없는 해외스타 횡포

    라틴팝 스타 리키 마틴이 내한공연차 서울에 도착한 지난24일 오후.그의 한국내 홍보를 맡은 음반사 소니코리아측은 부랴부랴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다음날 정오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취소하기 위해서였다.“(가수가)피곤해서 도저히 기자회견장에 나갈 수 없다고 한다”는 게 이유였다.소니코리아측은 “지난해 내한공연 때 손상된 (리키 마틴의) 이미지를 회복시키려고 어렵게 주선한 자리였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그의 2박3일 체류일정에 한국음반사가 들인 경비는 3,000만원가량.리키 마틴은 지난해 10월 내한때 매끄럽지 못한 공연으로 관람객들의 원성을 크게샀었다. “해외스타들의 ‘매너’가 수준 이하다” 요즘 공연계 안팎에서 이런 볼멘소리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최근 해외아티스트들의 ‘횡포’사례가 리키 마틴 말고도 여럿 있는 탓이다. 지난달 인기그룹 ‘마이클 런스 투 록’은 서울공연을 느닷없이 취소했다.“10월로 공연을 연기했지만 성사될 지는 미지수”라는 게 공연을 주선한 EMI측의 해명이다.취소이유는 더욱 아리송하다.“투어공연을 하기로 한 동남아 몇개국 중 하나가 빠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그룹 ‘보이즈 투 멘’이 왔을 때도 마찬가지.한 멤버는 허리부상을 이유로 아예 입국도 하지 않은데다 반주테이프에 맞춰 공연하다 관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결국 기획사가 입장료를 돌려주는 웃지못할 결과를 빚었다. 주가높은 아티스트일수록 ‘까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메일로 후식메뉴까지 주문하는가 하면,식중독 예방주사를 맞는 극성을 떨기도 한다.지난해 내한한 가수 머라이어 캐리는 과일쥬스 농축액의 농도와 생수의 상표까지 지정했다. 외국인 스타의 꼴불견은 클래식계도 뒤지지 않는다.독창회를 위해 입국한 세계적 소프라노 제시 노먼은 지난 26일기자회견에서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흑인 성악가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느냐”는 첫 질문이 껄끄러웠는지 노먼은 각종 질문에 단답식으로 간단하게 대답해 기자들의 머쓱하게 만들었다. 그는 방한 일정을 묻자 “28일 공연이 끝나면 30일 일본으로 떠난다”고 했고,공연장인 예술의전당에 대해아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이런 모습은 1회공연에 1억3,000여만원의 개런티를 받는 프로의 자세는 아니라는게 공연계의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내한공연한 캐슬린 배틀의 안하무인도 입방아에 올랐다.오만함과 기행(奇行)으로 악명 높은 그녀는 호텔방 배정 등에서 트집을 잡았다.리허설 취재도 방송사 1곳에만 허용했다.그나마 “이 장면을 찍어라,이장면은 안되니 카메라를 치워라”는 등 끊임없이 간섭했다.그러나공연의 질은 실망스런 수준이었다는게 관객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이같이 해외스타들이 수억원의 몸값만 챙기고 무성의한행태만을 되풀이하는 데 대해 “기획사들의 무분별한 스타 유치경쟁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공연계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허윤주 황수정기자 rara@
  • 혈세 삼킨 제일銀 노사, 스톡옵션 챙기기 꼴불견

    10조원의 국민 혈세를 삼킨 제일은행 노사가 공적자금 상환노력은 뒷전인 채 ‘잿밥’만 챙기고 있어 금융권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일은행 노조는 “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을 나눠달라”고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다.노조는 지난달 13일 ‘은행이 경영진의 지갑이 되어서도 안된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회사가치 상승에 대한 이익은 그에 기여한 주체인 정부와 국민,투자자와 경영진,직원들 모두에게 분배의 정의가 실현돼야 한다”면서 자신들의 ‘몫’을 조심스럽게 요구했다. 이어 지난 6일 재차 성명서를 냈다.이번에는 ‘이사·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개정정관까지 앞세워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였다.성명서는 “호리에 행장이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준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전체 스톡옵션의 78%를 행장 1인에게 부여한 전례는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결코 몫 챙기기가 아니라 정당한 분배정의를 실현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들의시선은 곱지 않다.“어떻게든 합심해 공적자금을 상환할 생각은 안하고 잿밥 싸움만 벌이고 있다”며 오십보 백보인 제일은행노사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신랄하게 성토했다. 제일은행은 지난해 임원진 등 16명에게 527만여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으며 이중 78%인 413만주를 호리에행장에게준 것으로 알려졌다. 안미현기자 hyun@
  • [씨줄날줄] ‘아전인수’ 對 ‘꼴불견’

    여야 대변인실이 입으로는 ‘상생(相生)의 정치’를 외치면서 행동은 상대방 흠집내기에 골몰하고 있다.야당인 한나라당은 일요일인 지난 11일 ‘DJP 야합정권의 후안무치 꼴불견작태 10선’에 ‘권력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나’라는 부제까지 달아 여당을 공격했다.이에 민주당은 몇시간 뒤 ‘한나라당과 이회창총재의 아전인수(我田引水)10선’에다가 역시‘대권에 눈이 멀면 사물이 거꾸로 보이는가’라는 부제를붙여 맞받아 쳤다. 여야가 서로 한치도 차이가 없는 난형난제(難兄難弟)의 모습을 연출했다.‘꼴불견 10선’에는 △국민과의 대화는 홍보쇼 △장관직 암거래 논란 등이 나열돼 있고 ‘아전인수 10선’에는 △안기부 예산횡령,강삼재 방탄국회 △이총재의 전주 이씨 역할론 등을 늘어 놓았다.여야 3당 원내총무들이 지난달 14일 “소모적 정쟁을 지양하고 정치 대혁신을 위해 노력한다”고 다짐한 뒤 한달도 채 지나기 전에 이같이 시장바닥의 욕설과 다름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뒤늦게나마 민주당의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13일 “앞으로 일체의저질논평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니 다행이나 두고 볼 일이다. 정치란 본래 말로써 하는 것이라고는 하나 여야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대변인실이 상대당에 대한 비방을 지금처럼증폭시켜 나가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잖아도 TV에 정치뉴스만 나오면 채널을 돌려 버리는 ‘정치 혐오증’이 확산되고있는데 또다시 ‘짜증나게 하는 정치’로 얼굴을 찌푸리게해서는 안된다.정당들이 저질 논평을 내놓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언론이 이를 그대로 보도해주기 때문이다.그 ‘말들’이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경구도 아닌데 단지 재미나다고 해서 ‘우스갯거리’의 가십(gossip)정치로 희화화하는 것은언론의 바른 길이 아니다. 차제에 각당은 중앙당 사무처 중심의 대변인실을 축소,부대변인들을 과감하게 줄이고 대변인은 당 공식입장과 당직자회의 내용만을 브리핑하는 수준으로 그 역할을 좁힐 필요가 있다.국회문제는 원내총무단에서,당 정책문제는 정책위의장단을 중심으로 발표하는 것이 의회정치의 활성화나 정당간 정책대결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앞으로대권경쟁의 시동이 걸리면 부대변인들이 여야 할 것 없이 십수명으로 늘어나게 될 것인데 이들이 토해낼 ‘말’의 공해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귀가 멍멍해진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