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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혐오 시대, 청년들은 무엇에 분노해야 하나/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혐오 시대, 청년들은 무엇에 분노해야 하나/이창구 사회부장

    “꼰대 같은 소리 집어치우라”는 댓글이 달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청년들을 훈계하려는 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이 안타까워서 쓰는 글은 더더욱 아니다. ‘혐오’의 시대에 청년들은 과연 무엇에 ‘분노’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다.지난달 1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20대 남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29.4%로 전체 남녀별 연령집단 중 가장 낮았다. 대통령의 지지율을 20대 남성들이 앞장서서 끌어내리고 있는 셈이다. 20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와 갈라선 결정적인 원인은 젠더 이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학창 시절에는 여학생들이 공부를 더 잘했고, 취업 경쟁과 직장 생활에서는 오히려 군대도 갔다 오지 않은 여성들에게 차별받고 있다고 느끼는 남성들에겐 현 정부의 여성 우대 정책이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여성을 혐오해도 우리 사회는 ‘미투운동’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 여성을 적으로 돌린다고 남성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사회구조를 보면 권력을 휘두르는 다수는 여전히 남성이며, 수많은 여성들이 매일 성폭력에 희생되고 있다. 20대 남성이 분노할 대상은 또래 여성이 아니라 폭력적인 가부장주의다. 많은 남성들이 대법원의 양심적·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그럼 군대 갔다 온 내가 비양심이냐”라는 단순 논리를 들이댄다. 총을 드는 것 대신 다른 방식으로 의무를 다 할 테니 종교적 신념과 양심을 지키게 해 달라는 소수를 포용하지 못하는 국가는 전체주의나 다름없다. 우리가 분노해야 할 대상은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아니라 자신은 물론 아들까지 군대에 보내지 않았으면서 철 지난 반공이데올로기를 외치는 자들이다. 난민과 이주노동자를 혐오하는 양상은 남녀 구분이 없다. 난민을 일자리 도둑 또는 잠재적 성폭행범으로 보는 청년도 적지 않다. 난민을 추방하는 서구의 극우세력을 비판하던 이들까지 막상 제주도에 예멘 난민 480여명이 도착하자 생각이 바뀌었다. 난민과 이주민을 다 몰아내면 ‘좋은 일자리’가 늘까? 정작 청년들이 분노해야 할 것은 경제력 세계 12위인 대한민국이 480여명 중 고작 2명만 난민으로 인정한 옹졸함이다. 정규직에 안착한 청년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한다. 나는 힘들게 공부해 정규직이 됐는데 정부가 나서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구분을 공정한 경쟁의 결과로 인식한 탓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양산한 것은 신자유주의 체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낙오자가 아니라 이 체제의 피해자다. 청년들은 정규직화 정책에 분노할 게 아니라 오직 경쟁만 부추겨 대한민국을 각자도생의 전쟁터로 만든 기득권 세력에 분노해야 한다. 해방 이후 친일과 분단으로 기득권을 유지했던 구세대는 4·19세대에 의해 전복됐고, 군사정권과 야합한 4·19세대는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에 의해 부정당했다. 그러나 지금 청년들은 정치적 올바름에 경제력까지 움켜쥔 86세대를 향해 욕만 할 뿐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당장 먹고살 길이 없는데 무슨 세대 타령이냐”는 항변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을’들의 싸움을 부추기는 구체제의 본질은 간과한 채 자신보다 약한 타자를 향해 ‘메갈녀’, ‘무기(무기계약직)충’, ‘난민충’이란 혐오만 퍼부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window2@seoul.co.kr
  • ‘땐뽀걸즈’ 이주영, 친모 만난 뒤 분노→폭력 ‘결국 소년원행?’

    ‘땐뽀걸즈’ 이주영, 친모 만난 뒤 분노→폭력 ‘결국 소년원행?’

    ‘땐뽀걸즈’ 이주영의 억눌려있던 외로움과 상처가 자신을 버린 엄마를 향해 분노로 표출됐다. 모두의 노력으로 변화하고 있던 그녀는 소년원행을 면치 못하게 되는 걸까. KBS 2TV 월화드라마 ‘땐뽀걸즈’(극본 권혜지, 연출 박현석, 제작 MI, PCM 기준 총 16부작)에서 시은(박세완)은 혜진(이주영)을 ‘핵폐기물급 쓰레기’라고 불렀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막말을 내뱉는 것은 물론 사람을 때리고 학교에 안 나오기 일쑤였으니까. 그러나 혜진은 규호쌤(김갑수)의 꾸준한 관심과 댄스스포츠, 그리고 땐뽀반 시은과의 관계 덕분에 조금씩 변화했다. 어린 시절, 엄마 아빠도 없이 할머니 손에서 자란 혜진. 부모 밑에서 사랑받으면서 어리광부리는 대신, 빨리 어른으로 자라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이 거칠고 척박한 삶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강하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는 이런 그녀를 만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았고 혜진은 그런 관심을 폭력으로 직접 응징하는 방법을 택했다. 혜진이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이유다. 고작 18세밖에 안된 아이의 삶이라기엔 너무나도 어두웠다. 너무 일찍 어른들에게 상처를 받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고 의존하는 방식은 옳지 못하다고 여기게 된 혜진은 규호의 조건 없는 도움이 낯설고 거북했다. 그래서 “니는 이규호를 믿나? 내는 이규호, 변태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여자아들한테 춤 가르치는 게 왜 그렇게 집착하는데?”라며 규호의 진심을 부정했다. 하지만 규호는 이런 혜진의 상처 가득한 마음을 꿰뚫어보고 늘 같은 자리에서 관심을 줬고, 혜진 역시 규호의 도움은 지금껏 받아왔던 가벼운 동정과 흔한 선생들의 ‘꼰대짓’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그렇게 남은 보호관찰 기관을 무사히 보내나 싶었지만 결국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자신을 버린 엄마(김영아)를 SNS에서 찾아내 그 이유를 물은 혜진. 헤어숍을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니네 할머니(문숙)가 널 지우라고 했어. 근데 못 지웠고, 차라리 유산이라도 되길 바랐을 텐데 당신 뜻대로 안됐지. 난 너 어떻게든 키우고 싶었는데, 돈 벌려고 잠깐 떠난 사이에 니네 할머니가 강제로 연락을 끊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었어”라고 답했다. 이에 혜진은 “괜찮은데. 안 미안해해도 되는데. 차라리 없는 게 나은 부모도 세상에 많잖아요”라고 대꾸했다. 그러나 엄마는 할머니의 말대로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오래도록 못 봤던 딸과의 대화를 허겁지겁 끝냈고, 더 이상 자신을 찾아오거나 어떠한 이야기도 할 수 없도록 헤어숍 SNS를 모두 폐쇄하라고 지시한 것. 이를 혜진에게 들키고는 당황해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 한다고 아무 것도 달라지는 건 없어. 난 여전히 잘 나갈 거고, 니 복수심도 해소되지 않아. 니 인생도 내 인생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건 없다고. 그러니까 그냥 여기서 내 뺨을 세게 후려치고, 가서 보란 듯이 잘 살아”라며 모질게 돌아섰다. 혜진은 폭발했고, 헤어숍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혜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복수였다. 누구 하나 기댈 사람이나 즐거움이 없었던 삶에 규호쌤이라는 진짜 어른과 댄스스포츠, 그리고 새로운 친구가 들어오면서, 굳어 있던 얼굴에 조금씩 미소를 띠던 혜진. 그러나 직접 엄마가 자신을 버린 비정한 사람임을 확인했고, 분노는 또다시 폭력으로 폭발했다. 문제는 혜진의 보호관찰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혜진은 이번 사건으로 소년원행을 면하지 못할까. ‘땐뽀걸즈’, 오늘(18일) 밤 10시 KBS 2TV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문화마당] 영원은 없다/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영원은 없다/김이설 소설가

    최근에 영화 두 편을 봤다. ‘번 더 스테이지’와 ‘보헤미안 랩소디’.‘보헤미안 랩소디’는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었던 록그룹 ‘퀸’의 이야기다. 그룹 형성부터 해체, 재결합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룹을 이끌었던 프레디 머큐리를 중심에 두고 펼치는 서사다. 6분 동안 이어지는 실험적인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이룬 월드스타로서의 ‘퀸’이 아니라 인간적인 ‘퀸’을 조명한다. ‘번 더 스테이지’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다. 일곱 청년들의 성장기이자 청춘의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월드 투어를 가장 가까이에서 담아낸 영상이다. 무대 위가 아닌 조명이 꺼졌을 때 멤버들의 담담한 읊조림으로 유례없는 인기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재밌게도 근래 본 두 영화 모두 남성, 그룹, 그리고 음악에 관한 영화였다. 두 영화의 다른 점이라면 ‘보헤미안 랩소디’가 정점을 찍고 흩어진 그룹의 일대기이자 레전드였던 시절의 회고록이라면, ‘번 더 스테이지’는 이제 한창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어쩌면 정점인 현재의 복판을 기록하는 일기에 가까워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인이라면 ‘퀸’은 몰라도 이제 ‘방탄소년단’을 모르기가 힘들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성공한 현재의 모습만 보여 줬어도, 우리는 ‘방탄소년단’의 일곱 청년이 얼마나 힘들게 그 자리에 오르게 됐는지, 그저 우연이나 운명이 아닌 그들의 ‘피·땀·눈물’로 이뤄진 결과라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방탄소년단’ 팬들인 ‘아미’들에게 원성을 들을지라도, 이상하게 두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어김없이 ‘끝’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수능 0세대부터는 소위 X세대라 불렸다. 그리고 누군가는 ‘서태지 세대’라고도 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무대를 직접 본 세대이며, 컴백 방송을 보기 위해 야간자율학습을 땡땡이치고 텔레비전 앞으로 달려갔던 세대였다. 그러나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끝나지 않고, 헤어지지 않을 것 같던, 늘 정상에 있고, 늘 우리 곁에서 우리의 눈을 마주쳐 줄 것 같던 우상이 어떻게 해체됐는지 똑똑히 목도했으며, 중년이 된 그들 각각의 삶이 어떤지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이들을 보며 흐뭇하게 옛 시절을 회상하기보다는, 그들 또한 이별과 끝에 대해 배우게 될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괜히 코끝이 시큰해지는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의 사랑만큼은 그 영원이라는 단어를 붙여 보고 싶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던 편지를 썼던 무수한 지난날들이 있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헤어지게 돼 있으며, 아프지 않은 이별은 없고, 끝이 없는 사랑도 없더라는 이야기를 중얼거리는 내가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 세대들에겐 꼰대라 불릴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이제는 사랑할 때 이별을 생각할 줄 아는 나이가 됐다는 것이 별로 쓸쓸할 것도 없는 세대가 된 것이란 고백밖에 안 될지라도 말이다. 사랑할 때 열심히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 사랑이 끝나도 후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련이 남고, 그래도 후회가 쌓이고,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아픈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지금 사랑을 하는 중이라면 ‘퀸’의 공연장에 모여든 관객들의 환성만큼, ‘방탄소년단’을 향해 흔드는 아미밤의 불빛만큼 있는 힘껏 사랑하기를 바란다. 세상에 끝이 없는 무엇인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미추리’ 제니 “양현석은 돈 많아..손담비는 꼰대” 파격 발언

    ‘미추리’ 제니 “양현석은 돈 많아..손담비는 꼰대” 파격 발언

    블랙핑크 제니가 ‘퀴즈 불도저’로 변해 SBS ‘미추리 8-1000’(이하 ‘미추리’) 멤버들을 ‘올킬’시켰다. 제니는 최근 진행된 ‘미추리’ 녹화에서 이미지 퀴즈에 나섰다. ‘가요계 선배’ 손담비에게 뜻밖의 “꼰대”라는 파격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아침 밥상을 건 퀴즈에서는 ‘양현석 하면 떠오르는 다섯 가지’ 질문에 “YG, 돈 많아, 강아지, 유진이, 현석이(?)”라는 기상천외한 답변으로 남다른 예능감을 뽐냈다. 지난주 방송에서의 제니가 귀여운 매력을 뽐냈다면, 오늘(23일) 방송부터는 ‘예능인’으로 거듭난 제니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니가 함께 하고 있는 ‘미추리’는 각 분야의 대세 스타들이 시골 마을에 숨겨진 ‘천만 원’을 찾는 과정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예능’으로 첫 방송부터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핫예능’이다. 오늘 방송에서는 멤버들의 치열한 추리로 ‘천만 원’의 행방이 드러날 예정이다. ‘라이징 예능스타’로 거듭난 제니의 맹활약은 오늘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되는 ‘미추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종로구의 전통 한복 논란이 남긴 것/주현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종로구의 전통 한복 논란이 남긴 것/주현진 사회2부 차장

    “‘반짝이 한복’ 고궁 무료 입장 폐지 논란으로 전통 한복 보존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최근 서울 경복궁 정문 앞에서 만난 강한솔(27·여)씨 일행은 요즘 고궁에서 유행하는 반짝이 한복 대신 단아한 전통 한복을 빌려 입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젊은이들 입장에선 고궁 한복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한복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데 요즘 대세인 반짝이 한복이 전통 한복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구별해 주지 않는다면 우리 고유의 것은 잊혀지고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10~20대 내국인 여성들은 고궁 한복 나들이 의상으로 반짝이 한복을 선호한다. 금박, 은박, 큐빅, 망사 등 화려한 장식과 함께 링 속치마로 서양식 드레스처럼 치마통을 동그랗게 부풀리고, 저고리 뒤로 크게 묶은 리본이 특징인 일명 반짝이 한복이 고궁을 찾는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이다. 시대에 따라 옷이 바뀌는 만큼 전통 의상이라고 해도 다양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의견과 전통 한복을 왜곡한 국적 불명의 옷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맞선다. 반짝이 한복은 문화재청이 한복 고궁 무료 관람을 시행한 2013년 전주 한옥마을에서 등장했다.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 한복을 입고 인증샷을 올리는 문화와 맞물리면서 고궁 한복 입기가 유행처럼 번졌는데 이 과정에서 화려한 드레스 느낌의 반짝이 한복이 탄생했다고 한다. 고유의 의상인데도 전통 양식과 차이가 크다는 것과 별개로 낮은 제작 단가를 맞추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무분별하게 만들어 수입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종로구가 지난 9월 문화재청에 반짝이 한복 고궁 무료 입장 혜택 폐지를 요청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종로구의 전통 한복 논란은 우리가 전통 한복을 어떻게 지켜 나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라고 하면 첫손에 꼽는 것이 한복이지만, 보존과 계승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만큼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전통이 제값을 받을 수 없는 분위기에서는 어어지길 기대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전통 한복 논란이 고궁 무료 입장 폐지 쪽으로만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안타깝다. 정작 고민해야 할 전통 한복 보존 방안에 대한 논의는 쏙 빠졌기 때문이다. 국감에 한복을 입고 나와 무료 혜택 폐지 반대 이야기만 한 국회의원, 무료 입장 혜택 폐지 주장은 ‘꼰대’ 발상이라며 감정적인 공격에만 급급했던 일부 언론, 보존 방안 고민 대신 반짝이 한복 무료 입장 폐지는 어렵다며 소극적인 방어에만 골몰한 해당 부처 등이 대표적이다. 종로구가 달을 보라고 손을 들어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본 격이 아닐 수 없다. 연암 박지원은 법고(法古)와 창신(創新) 앞에서 법고를 내세우는 사람은 옛 자취에만 얽매이는 것이 병통(病痛)이고, 새것을 만들자는 사람은 상도(常道)에서 벗어나는 게 걱정거리라고 했다. 전통을 지키면서 발전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종로구는 그동안 역사 도시 1번지라는 정체성에 착안해 한복, 한옥, 한식, 한글, 한지 등 우리 것을 계승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지만 지자체 혼자 전통을 지켜 나가기엔 한계가 있다. 전통이 사라지면 한류도 발전할 수 없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복 업계뿐 아니라 우리 모두 전통 한복을 계승하면서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아 가길 기대해 본다. jhj@seoul.co.kr
  • “종로는 역사도시… 품격 맞는 우리 전통 한복 정체성 보존 중요”

    “종로는 역사도시… 품격 맞는 우리 전통 한복 정체성 보존 중요”

    “전통 한복 논란은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우리 옷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은 지난 21일 ‘퓨전 한복 고궁 무료입장 혜택 폐지’에 대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적 불명의 퓨전 한복이 한복의 전통성을 훼손한다며 퓨전 한복 착용자에게 고궁 무료입장 혜택을 제한하자고 문화재청에 제안했던 김 구청장은 문화재청이 일부 반대 여론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음에도 “젊은이들이 우리 옷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역사 도시의 수장으로서 우리 전통 한복이 왜곡되는 것을 알고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도 말했다.●“전통 한복 제대로 구분할 수 있도록 알려야” 지난 21일 일요일 오후. 분홍색 두루마기를 곱게 차려입은 김 구청장은 따뜻한 가을 햇살을 받으며 경복궁을 찾은 인파 속에서 서울신문과 만났다. 전통 한복 논란 이후에도 고궁에는 반짝이는 일명 퓨전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레이스, 금박, 은박, 큐빅 등 화려한 장식과 함께 링 속치마로 서양식 드레스처럼 치마통을 동그랗게 부풀리고, 짧은 저고리에는 등 뒤로 크게 묶은 리본이 특징인 퓨전 한복. 얼핏 보기엔 한복 같지만 엄밀히 따지면 전통 한복과는 거리가 먼 옷들이다. 김 구청장은 이에 대해 “깃이나 고름 같은 한복의 기본 틀을 갖추지 못한 왜곡된 옷은 우리 전통 한복이 아니다”라면서 “그런 옷은 그런 옷대로 입도록 하되 젊은이들이 전통 한복과는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구청장은 퓨전 한복 착용자 고궁 무료입장 혜택 폐지 요청으로 전통 한복 논란을 일으키면서 ‘꼰대 발상’ 등 험한 비방까지 들었지만 이를 계기로 전통 한복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했다. 논란 이후 고궁 일대에 전통 한복을 입은 젊은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경복궁에서 만난 강한솔(27)씨 일행은 “우리 전통 한복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면 우리 것은 다 사라질 것”이라면서 “기본과 전통을 구분해 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역시 우리 한복을 입은 싱가포르 관광객인 캐일러 림(23) 일행은 “한복 대여점에서 반짝이 한복도 보여줬는데 고궁에 온 만큼 전통 스타일로 단장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 “반짝이 한복보다 전통 한복이 멋스럽다”고 말했다.●한복·한옥·한식·한지·한글 보존 정책 추진 김 구청장은 “2015년쯤부터 고궁 방문객들이 이상하게 변형된 한복을 입는 게 눈에 띄었다”면서 “국적 없는 옷이 한복으로 분류돼 궁궐 무료입장까지 허용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퓨전 한복은 문화재청이 한복 무료 관람을 시행한 2013년쯤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한복 대여점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등장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복을 입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문화가 유행한 게 고궁 한복 착장 유행을 불러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새로운 디자인을 찾으면서 왜곡된 형태의 한복, 즉 퓨전 한복이 탄생한 것이다. 다만 왜곡된 한복은 출혈 경쟁으로 낮은 제작 단가를 맞추기 위해 대부분 해외 시장에서 무분별하게 만들어 수입된다는 점에서 전통 한복을 위기로 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종로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문화재청,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소재 궁궐 관계자, 한복 대여업체, 한복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고 전통 한복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장을 마련했다.그는 “지난해 한복을 입고 고궁을 찾은 사람만 63만명에 달한 만큼 한복 대여는 하나의 전문 분야로 자리잡았다”면서 “변형된 염가 수입 옷 대신 우리 옷으로 승부한다면 한복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현재 종로구에만 70개가 넘는 한복 대여점이 영업 중이다. 김 구청장은 4대 궁이 있는 역사 도시의 수장으로 한류를 발전시키려면 우리 것을 지켜야 한다는 철학을 행정 속에서 실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복을 비롯해 한옥과 한식, 한지, 한글을 알리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2016년부터 종로한복축제를 진행하고, 상인들과 협의해 한복을 입고 지역 음식점을 찾은 관광객에게 음식값의 10%를 할인해 주도록 했다. 한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지구단위계획을 관리 중이며, 한식을 홍보하기 위한 궁중 음식 축제도 연다. 한옥 방식으로 건립한 혜화동주민센터 뒤뜰에는 장독대를 만들어 주민들이 장을 담그고 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 2010년 민선 5기 첫 취임 때도 한복을 입었던 그는 공식 행사 때 한복을 즐겨 입는 것은 물론 구청 직원들도 함께 입도록 권장한다. 2013년부터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열리는 간부회의에는 참석자 60여명 전원이 한복을 입는다.●“어른들이 장인 정신으로 젊은 취향 이끌어야” 한복진흥센터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체험 한복을 대여하는 관람객은 외국인(53.1%)이 내국인(46.9%)보다 많은데 업체 심층인터뷰 결과 외국인 소비자들은 전통 한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체험 한복을 빌리는 연령은 20대가 과반수(55.2%)로, 70% 이상이 퓨전 한복을 선호했는데 내국인 소비자들은 즐기는 놀이 문화의 하나로 한복 대여를 인식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가 전통 한복 논란을 촉발한 이후 한복 업계에서는 전통 한복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종로에서 한복 대여점을 운영하는 류영민 대표는 “한복이 시대에 맞게 달라진 적은 있지만 저고리, 옷고름, 깃 등 기본 틀은 유지했다”면서 “우리 한복 업계가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쫓아가기보다 그들을 끌어올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이 전통 한복과 퓨전 한복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해서 우리 옷을 값싼 옷으로 전락시키지 않도록 지원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김 구청장은 요즘 구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한복 손님 지역 음식점 할인 혜택을 통해 전통 한복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업주들의 협조를 장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통을 지키는 것은 힘들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한다면 우리 문화가 사라진다”면서 “우리 한복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가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건…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가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건…

    번외/박지리 지음/사계절/160쪽/1만 1000원고교 교실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던 그 시각, 심부름을 가는 바람에 유일한 생존자가 된 ‘나’. 그날 이후 ‘나’는 ‘숙제 같은 거 안 해도 설마 수학 선생님이 때릴 리 없는’ 아이가 됐다. 정말로 선생님이 내게만 관용을 베풀까 봐 ‘나’는 조퇴를 한다. 조퇴 역시도 ‘프리패스’. “그날 이후로 뭐든 이렇게 쉬워졌다.” 소설 ‘번외’는 참극 속에서 홀로 살아남은 ‘나’의 참사 1주기 다음날 하루 동안의 여정을 그렸다. 학교 밖 세상에서 ‘나’는 공사장 청년을 만나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동물원에 들른다. ‘나’의 교복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어제, 우리도 같이 묵념했어. 너, 3분이 얼마나 큰 줄 아니?” 소중한 시간 3분을 너를 위해 투자했으니 응당 고마워해야 한다는 투다. ‘나’가 그렇게 해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세상은 주인공에게 끝없는 시혜를 베푸는 척하며 그에 대한 대가로 일종의 역할 모델을 강요한다. “그 아비규환에서 살아 남았으면 말야, 자기 인생을 좀더 책임 있게 꾸려 가야지” 하는 식이다. 그러나 주인공에게 세상은 쓸데없는 의미 부여로 넘쳐나는 모순 덩어리일 뿐이다. 동물원을 배회하다 꽃가루 알레르기 반응으로 쓰러진 ‘나’. 철저히 타의로 실려온 응급실에서 치료비를 내지 않고 도망쳤다는 이유로 지구대에 잡혀온 ‘나’는 세상이 요구하는 반성문에 이렇게 답한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의미라는 것을 우악스럽게 따지고 들면 결국엔 ‘내가 태어난 것’이 문제가 된다. ‘번외’는 2016년 가을 유명을 달리한 고 박지리 작가의 마지막 출간작이다. 문학 전공자도 아니며, 그 흔한 아카데미 한 번 다녀 본 적 없는 작가는 ‘미친 글발’로 혜성처럼 문단에 등장했다. 2010년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합체’는 출간 이래 5만부가 팔렸고, 최근엔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번외’는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지만, 마지막에 쓰여진 작품은 아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보다 먼저 쓰여졌지만, 출판사 측 판단에 따라 ‘다윈 영…’이 먼저 출간됐다. 책을 읽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세월호 생각이 나지만, 세월호와도 무관하다. ‘번외’의 최종 원고 저장 날짜는 2014년 3월. 세월호 참사는 한 달 뒤인 4월 16일이다. 그해 6월 작가로부터 원고를 받았다는 김태희 사계절 편집 팀장은 “참사 생존자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써서 처음 읽었을 때는 ‘(세월호) 유족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될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그 이전에 다 쓰여진 거였고, ‘1~2년 지나면 참사 당사자들이 이런 감정의 파고를 겪겠구나’ 하고 짐작하게 됐어요.” 몇 안 되는 작가의 생전 인터뷰에는 “딱히 그런 건 아니구요, 그냥 그랬어요”라는 멘트가 주를 이룬다. 책 속 ‘나’처럼 기계적인 의미 부여를 꺼렸던 것 같다. ‘나’가 떠난 이를 추모하는 일에 대해 ‘왜요?’라고 묻는다면 ‘꼰대’ 같지만 이렇게 답해 주고 싶다. “그것밖에 해줄 게 없어서…그냥 그랬다”고. ‘번외’ 또한 그냥 그렇게 읽는 게 일찍 가 버린 천재 작가를 추모하는 가장 성실한 방식일 것 같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손광업 ‘백일의 낭군님’ 출연 확정..조성하 심복 ‘장문석’ 役

    손광업 ‘백일의 낭군님’ 출연 확정..조성하 심복 ‘장문석’ 役

    배우 손광업이 tvN 새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에 캐스팅 확정됐다. 하반기 기대작 tvN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은 가상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전대미문의 세자 실종 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로맨스 극이다. 죽은 줄 알았던 세자가 궁으로 살아 돌아오기까지 걸린 100일의 시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손광업은 극 중 조선시대 최고의 권력자 김차언(조성하 분)의 심복이자 행동대장 ’장문석‘ 역을 맡았다. 김차언의 곁에서 그를 위해 어떠한 악행도 서슴지 않는 충성스러운 인물로 수준급 무예를 겸비했다. 손광업은 조성하의 악역 연기에 시너지를 더하며 극의 몰입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뮤지컬과 연극 무대로 탄탄한 연기력을 키워온 손광업은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SBS 드라마 ‘피고인’을 통해 악랄한 교소도장 역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JTBC ‘미스티’에서 김남주의 보도국 고선배 역을 맡아 자격지심에 휩싸인 꼰대의 모습을 선보였다. 한편, tvN 새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은 오는 10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액터컴퍼니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씨줄날줄] 달라지는 기업 인재상/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달라지는 기업 인재상/이순녀 논설위원

    엊그제 20주기를 맞은 최종현 SK 회장은 생전에 “내 일생을 통해서 80% 정도는 인재를 모으고, 육성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나무는 50년을 보고 심고, 인재는 100년을 내다보고 키운다’는 의미의 ‘수인백년(樹人百年), 수목오십년(樹木五十年)’을 강조하며 평생 ‘인재의 숲’ 조성에 매진했다. 사람을 귀히 여긴 건 다른 창업주들도 마찬가지였다.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자택 거실에 신입사원 교육 일정을 걸어 놓을 정도로 인재 양성에 애착이 깊었다고 한다. 고 구인회 LG 창업주도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LG연암문화재단 설립을 비롯해 각종 장학사업에 힘썼다.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는 예비 취업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관심사다. 기업의 인재상은 해당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 외에 사회 변화와 미래 예측, 시대정신 등을 두루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는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항상 갈망하고, 바보짓을 두려워 말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명언으로 애플이 원하는 인재상을 에둘러 드러냈다. 잡스의 뒤를 이은 팀 쿡 최고경영자는 2년 전 어느 강연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애플의 인재상을 언급한 바 있다. 그가 꼽은 덕목은 명석함, 결단력, 호기심, 협동심, 도전정신 등 5가지다.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데 열정적인 인물’이 애플에 최적화된 인재다. 국내 100대 기업의 인재상이 5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흥미로운 조사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올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의 첫 번째 덕목은 소통과 협력이었다. 이어 전문성, 원칙과 신뢰, 도전정신, 주인의식이 차례로 5위에 들었다. 2013년에는 딴판이었다. 도전정신이 1위였고, 소통과 협력은 7번째에 불과했다. 그보다 앞서 2008년 조사에선 창의성이 1위였다. 도전정신은 3위, 소통과 협력은 5위에 머물렀다. 이런 결과에 대해 대한상의는 “직원은 상사를 ‘꼰대’로 인식하고, 상사는 직원을 자기 것만 챙기는 ‘요즘 애들’로 치부하는 경향이 심해지는 등 기업 내 소통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위에 열거한 인재상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도전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전문성이 떨어지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원칙과 신뢰는 사회인의 기본이기도 하다.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취업문을 통과해야 할 예비 취업자들의 어깨가 이래저래 더 무거워질 듯싶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도전정신에서 소통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변했다

    국내 주요 기업이 꼽은 인재상이 지난 5년 사이 ‘도전정신’에서 ‘소통과 협력’으로 바뀌었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들이 각각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향하는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소통과 협력’을 꼽은 기업이 63개사로 가장 많았다. 전문성(56개사), 원칙과 신뢰(49개사), 도전정신(48개사), 주인의식(44개사), 창의성(43개사), 열정(33개사), 글로벌역량(31개사), 실행력(22개사)이 그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의 5년 전 조사에서는 ‘소통과 협력’이 7위였으나 올해 1위가 됐고, ‘원칙·신뢰’ 덕목도 같은 기간 5위에서 3위가 됐다. 반면 5년 전 인재상 1위 덕목이었던 ‘도전정신’은 올해 4위로, ‘주인의식’은 2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대한상의는 “직원은 상사를 ‘꼰대’로 인식하고, 상사는 직원을 자기 것만 챙기는 ‘요즘 애들’로 치부하는 경향이 심해지는 등 기업 내 소통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기업들이 직원을 채용하거나 육성하는 데 소통과 협력을 주요 역량으로 꼽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도전정신에서 소통으로 …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변했다

    국내 주요 기업이 꼽은 인재상이 지난 5년 사이 ‘도전정신’에서 ‘소통과 협력’으로 바뀌었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들이 각각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향하는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소통과 협력’을 꼽은 기업이 63개사로 가장 많았다. 전문성(56개사), 원칙과 신뢰(49개사), 도전정신(48개사), 주인의식(44개사), 창의성(43개사), 열정(33개사), 글로벌역량(31개사), 실행력(22개사)이 그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의 5년 전 조사에서는 ‘소통과 협력’이 7위였으나 올해 1위가 됐고, ‘원칙·신뢰’ 덕목도 같은 기간 5위에서 3위가 됐다. 반면 5년 전 인재상 1위 덕목이었던 ‘도전정신’은 올해 4위로, ‘주인의식’은 2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대한상의는 “직원은 상사를 ‘꼰대’로 인식하고, 상사는 직원을 자기 것만 챙기는 ‘요즘 애들’로 치부하는 경향이 심해지는 등 기업 내 소통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기업들이 직원을 채용하거나 육성하는 데 소통과 협력을 주요 역량으로 꼽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민낯 등교·풀메 하교…“애걔, 기자 언니는 화장품 이거밖에 없어요?”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민낯 등교·풀메 하교…“애걔, 기자 언니는 화장품 이거밖에 없어요?”

    ▲1교시 끝. 베이스(피부 화장) 시간. 얼굴이 하얘지는 기능성 선크림을 바른 후 커버력 좋은 쿠션팩트를 팡팡. 수업 종이 울리면 화장품과 거울은 빛의 속도로 가방에 투척. 다크서클로 칙칙했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2교시 끝. 교실 뒤 거울로 간다. ‘눈썹은 얼굴의 지붕’이라던 뷰티 유튜버 언니의 말을 떠올리며 공들여 눈썹을 그린다. 틴트도 입술에 톡톡 펴 바른다. 손가락에 남은 틴트는 거울 옆 벽에 쓱쓱. 거울 옆엔 붉은 자국투성이다. 여기까지가 선생님도 인정하는 ‘학교용 메이크업’이다. ▲4교시 끝. 점심시간은 본격적인 화장 타임이다. 밥 먹느라 지워진 입술을 꼼꼼히 수정하고 마스카라로 눈매를 한껏 살린다. ▲6교시 끝. 하교 메이크업 돌입. 중간에 자면서 지워진 부분을 고친다. 발그레한 볼 연출을 위한 블러셔로 마무리. 정문으로 나가다 선생님을 마주치면 클렌징당할 수 있으니 후문으로 사라진다. “저희 아빠는 딸이 두 명인 거 같대요.” 외동딸인 고등학교 1학년 박영선(16)양은 등하교 때 얼굴이 다르다. 학생부 선생님한테 걸릴까 봐 등교 땐 민낯으로 가고 하교 전에 화장을 하기 때문이다. 화장을 못하면 불볕더위에도 마스크를 쓴다. 시간에 쫓기는 시험기간에도 ‘마스크 부대’가 늘어난다고 한다.요즘 10대 소녀들의 책가방 속엔 화장품 파우치가 꼭 들어 있다. 화장은 더이상 일탈이 아니라 생활이다. 박양과 윤서영(16)양의 화장품 파우치에는 20대 후반인 기자보다 3배 많은 화장품이 들어 있었다. 입술 틴트는 물론 눈화장을 하는 섀도도 색깔별로 5개를 챙겼다. 이들은 “하나라도 없으면 불안하다”면서 “화장 안 한 내 모습이 싫다”고 했다. “너희는 화장 안 하는 게 더 예뻐”라는 말은 꼰대 어른들의 잔소리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다수 10대 소녀들이 처음 화장품을 손에 쥐는 건 중학생 때다. 서울 시내 한 화장품 가게 앞에서 만난 고등학교 1학년 정모양은 중2 때부터 화장을 했다. 그때부터 입술이랑 비비(BB)크림은 기본이었다. 중학교 1학년 박모양도 “막 화장을 시작해 용돈을 다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화장에 적응하고 나서 고등학생이 되면 화장은 일탈이 아닌 필수가 된다. 아이들에게 왜 화장을 하는지 물었다. “밥을 왜 먹느냐”는 질문을 들은 표정이었다. 당연하다는 듯 “겉모습이 중요하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외모로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해야 한다. 화장을 안 하면 공부만 하는 애로 분류된다. 윤양은 “어느 날 화장을 했더니 친구들 반응이 바뀌었다”면서 “안 한다고 ‘찐따’라고 할 순 없지만, 괜히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친구들끼리 유행하는 화장을 따라하며 동질감을 확인하기도 한다. 겉모습을 통해 또래문화를 형성하는 10대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유빈(14)양은 “친구들이 아이라인 그리는 법을 나도 해 본다”면서 “친구들 화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지난 주말 서울 신촌과 홍대입구 일대에서 만난 학생들은 삼삼오오 비슷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유튜브는 가장 친절한 화장 선생님이다. 서울신문이 만난 10대 대부분이 유튜브를 보고 화장법을 배운다고 했다. ‘등교 메이크업’, ‘졸업 메이크업’ 등 주제에 맞는 화장이나 이사배, 포니 등 유명 뷰티 유튜버들의 영상 중 팁이 될 만한 것들을 골라 따라서 한다. 10대가 주로 쓰는 모바일 뷰티 앱으로 정보를 얻기도 한다. ‘일자눈썹 그리는 법’ ‘여드름 없애는 법’ 등 각종 ‘꿀팁’은 물론 1+1 행사나 할인 정보가 올라와 있다. 댓글로 친구 아이디를 연결해 제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단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광고하는 제품은 그들을 ‘밀어주기’ 위해서 쓰지 않더라도 산다. 화장품 가격이 만만치 않다 보니 10대들이 사는 제품은 대부분 1만원 안팎의 로드숍 브랜드다. 하굣길에 친구들과 상점에 들러 신상품을 찾아보고 발라 본 후 구매한다. 서울 마포구 E화장품 점원은 “2만~3만원대 팩트를 많이 사는 20대와 달리 학생들은 주로 1만원 이하의 틴트나 저렴한 선크림을 사간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저렴이’만 쓰는 건 아니다. 명품 립스틱은 ‘로망’이다. 비싼 제품을 산 친구들은 자랑 삼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영수증을 올리기도 한다. 서대문구에 사는 장모(16)양은 “잘사는 애와 그렇지 않은 친구들의 화장품은 확 차이가 난다”면서 “맥 립스틱처럼 비싼 걸 쓰는 애들은 따로 있다”고 했다. 화장품에서도 빈부 차를 느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생일날 친구 4~5명이 돈을 모아 명품 립스틱을 선물하는 문화도 생겼다. 화장품을 사려면 부모님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화장품을 빼앗기기라도 하면 용돈만으로는 부족하다. “화장 안 하면 애들이 놀린다”고 하소연하면 엄마들은 마음이 약해진다. 용돈을 모으거나 엄마를 졸라도 안 되면 아르바이트를 한다. 중3 딸을 둔 김모(46·여)씨는 “하지 말라고 해도 하니까 피부가 덜 상하는 제품으로 사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용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학교는 다르다. 화장을 하나라도 더 하려는 학생과 금지하는 학교 사이에 숨바꼭질이 벌어진다. 김다은(16)양은 “화장품이 발견되면 선생님이 압수해서 잘 감춰야 한다”고 했다. 생활지도 선생님 수업시간에는 특히 더 주의하고 하교 땐 후문으로 나간다. 현실적으로 화장을 완전히 금지하기 어려워진 일선 학교들은 색조화장만 규제하고 베이스는 허용하는 추세다. 서울신문이 경기도 내 중·고등학교 20곳의 인권규정을 확인해 보니 18곳에 화장에 대한 항목이 있었고 그중 16개교는 색조화장만 금지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 이모(42)씨는 “화장 관련 규정은 사문화된 경우가 많다”면서 “학생 인권 차원에서 심한 색조가 아니면 봐 준다”고 전했다. 학교에서도 공식적으로 화장할 수 있는 날은 1년에 이틀로, 체육대회와 졸업사진 찍는 날이다. 박영선양은 올해 체육대회 땐 친구들과 ‘키라키라 이가리’(일본어로 반짝반짝 숙취라는 뜻) 메이크업에 도전했다. 작은 보석을 얼굴에 붙여 반짝이게 하고 볼을 붉게 물들여 술 취한 듯한 느낌을 주는 화장이다. 공들인 화장이 땀에 다 지워지지 않을까. 박양은 “그래서 운동을 잘 안 하다”고 답했다. 졸업사진을 찍는 날에는 책상 위에 각종 화장품이 진열된다. 여선생님들은 헤어롤로 머리를 말아 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당연시된 화장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들이 생기며 ‘탈코르셋’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고2 장모양은 “남자애들은 안 하는데 왜 우리만 할까 싶다”면서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화장을 안 하는 친구들도 한두 명씩 있다”고 전했다. SNS에도 “학교 행사 때 화장에만 열중하고 정작 행사엔 열의가 없는 건 문제”라는 등의 비판이 올라온다. 외모 꾸미기에 대한 욕구와 그 피로감 사이에서 10대들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10대 탈코르셋 캠프’를 기획한 김성미경 인천여성의전화 대표는 “요즘 청소년들은 어릴 때부터 화장에 익숙해져 있지만 그에 대한 부담도 많이 호소한다”면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몸을 부정하지 않도록 스스로 성찰하는 기회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명예기자가 간다] 우리 지역서 내딛는 취업 첫발… 청년들 과감하게 도전하세요

    [명예기자가 간다] 우리 지역서 내딛는 취업 첫발… 청년들 과감하게 도전하세요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처음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또 어렵습니다. 능숙하지 못해서 어설프고 익숙하지 못해서 실수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죠. 취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무엇이 가장 걱정이냐고 묻는다면 대개는 사회에 어떻게 첫발을 내디뎌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어느 곳에서 첫 시작을 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이 아닌가 합니다.제 20대를 돌아보자면 막연히 불안했습니다. 전공과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취업할 분야에서 원하는 스펙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고생해서 그 스펙을 채웠다 한들 그곳에서 첫 시작을 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막막했었습니다. 그저 ‘시작의 기회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수 있을 텐데…’라고 다짐하곤 했었습니다. ‘모호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 주자.’ 최근 정부가 준비하는 청년일자리 정책의 방향은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회를 향한 첫 시작을 어디서, 어떻게 열어야 할지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추진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는 지역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지원 방법도 과거의 무조건적 취업을 위한 자금 지원 형식이 아니라 지역 상황과 청년 구직자들의 현실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설계돼 있습니다.가령 관심 있는 영역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지역사회 민간 기업과 연계해 약 1~2년 동안의 임금을 지원받게 됩니다. 과거에도 인턴십을 장려하고 인턴비용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청년들의 개성과 향후 계획에 맞게 스스로 경험하고 싶은 기업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 다릅니다. 무엇보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지원의 큰 특징은 청년들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꿈과 희망을 키워 가며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뜻이 맞는 청년들끼리 마을기업, 협동조합, 벤처기업 등을 만들거나 일할 수 있는 지원금도 준비돼 있습니다. 지금도 땀 흘려 공부하고 알바하며 오늘을 보내는 후배들에게 ‘젊은 꼰대’로서 한마디 드립니다. 새로운 도전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과감히 문을 열고 나와 첫발을 딛고 성큼성큼 걸어가 일단 경험해 보시라고. 그 전에 자신의 목적지는 확실히 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목적지가 분명한 배는 바람이 불어오면 그에 맞게 돛의 방향을 바꾸고, 파도가 몰아치면 파도를 넘나들며 제 길을 찾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청춘의 저력을 믿습니다. 최영선 명예기자(행안부 대변인실 서기관)
  • 선우정아 “19살에 만난 첫사랑과 10년 연애 후 결혼”

    선우정아 “19살에 만난 첫사랑과 10년 연애 후 결혼”

    네 살 때 엄마 손을 잡고 처음 피아노 학원에 갔던 어린 꼬마는 그곳에서 음악이라는 평생의 친구를 만났다. 그 후 단 한번의 외도 없이 한평생 음악과 손잡고 지금까지 걸어와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싱어송라이터로 자리 잡기를 30년, 그러나 그는 여전히 목마르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죽기 직전까지 음악 하는 게 평생의 목표”라 말하던 그녀, 가수 선우정아다. bnt와 화보촬영을 위해 만난 선우정아는 자기만의 개성과 색깔을 외치는 요즘 사회에서 그야말로 특출난 ‘인재’였다. 독특한 음색과 위트 넘치는 가사,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을 뚝딱 만들어내는 그의 음악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녀가 대한민국의 음악시장에서 얼마나 독보적인 존재인지 수긍할 수밖에 없을 터. 평소 팬이었던 기자가 잔뜩 기대를 하고 만났던 선우정아는 기대 이상으로 멋지고 근사한 뮤지션이었다. 인터뷰 중간중간 허밍을 흥얼거리던 그에게 음악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절대적이고 또 자연스러운 일인 듯했다. 남들은 놀이터에서 뛰놀기 바쁘던 네 다섯 살때부터 음악을 친구 삼아 자라왔다는 그는 18살 때 홍대에서 싱어송라이터로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다고. 그때부터 차곡차곡 쌓아올린 그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알아본 음악인들 사이에서 점차 유명해진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YG로부터 프로듀싱 제안을 받기에 이른다.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커다란 행운이 아주 갑작스럽게 찾아올 때가 있는 거 같아요. YG와의 인연이 제게 그런 셈이었죠” 그렇게 투애니원의 ‘아이돈케어’ 편곡 작업을 시작으로 지드래곤, 이하이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한 선우정아는 투애니원의 ‘아파’로 처음 통장에 천만 원대의 금액이 찍혔던 일화를 들려주며 “진짜 내 통장이 맞나 싶더라”며 웃음으로 당시를 회상했다. YG를 만나기 전까지 ‘대중가요는 가볍다’는 편견에 휩싸여 있었다는 그는 “YG와 함께 일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대중음악에 대한 선입견이 산산이 부서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덕분에 음악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또 내 음악도 대중에게 한결 다가가기 편하도록 부드러워졌다”고 밝히며 “지금은 대중가요 마니아”라고 말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그룹으로 트와이스와 레드벨벳을 꼽았다. 이후 ‘복면가왕’에 출연하며 ‘레드마우스’라는 별명으로 5연승을 거머쥐며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선우정아. “‘복면가왕’은 그동안 아집에 사로잡혀있던 내가 세상에 용기 있게 나아갈 수 있었던 큰 기회”라 표현한 선우정아는 “내 입으로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복면가왕’ 출연 전에도 나름 음악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아티스트였다. 그러다 보니 자존심도 세지고 쓸데없는 체면과 꼰대 같은 것들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면서 “그러던 어느 순간 스스로 자문하게 되더라. 주변에 아무리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세상엔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데 뭘 그리 가진 척을 하고 쎈 척 하기 바쁘냐고. 그렇게 스스로 자조 섞인 깨달음이 몰려올 때쯤 ‘복면가왕’ 섭외가 들어와 흔쾌히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며 속내를 전했다. 그렇게 무려 5연승을 달성하며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게 된 선우정아는 “가면 덕이 컸다. 얼굴을 가린 덕분에 사람들이 편견 없이 내 음악을 들어줄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말하며 “덕분에 시댁에도 내 존재감을 입증했다”면서 “그 동안 가수인 줄은 알았지만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지 잘 모르셨는데 ‘복면가왕’ 덕분에 사이가 가까워졌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최근 많은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롤모델로 꼽히고 있는 선우정아에게 그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아마 나만의 색깔을 계속해서 잘 유지해나가는 걸 좋게 봐준 것 같다”며 겸손히 답했다. 아이유와의 문자가 공개되며 화제를 불러모았던 것에 대해서는 “아이유의 앨범 작업을 도왔는데 그 보답으로 나 ‘고양이’라는 음악에 피처링을 맡아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서로 짙은 색깔을 가지고 있는 두 아티스트가 함께 만나 작업해본 소감을 묻자 “원래도 팬이었지만 함께 작업해보고 더 팬이 됐다”고 밝히며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똑똑하고 음악성 높은 친구”라면서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느낌으로는 마치 선배 같았다”며 치켜세웠다. 한편 오는 8월,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단독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선우정아는 “지금까지 했던 공연 중 가장 큰 규모”라며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대중에게 자신의 음악이 너무 ‘독특하고 특이한’ 음악으로만 비춰지는 것에 대해 “내 노래가 너무 독특하다는 평으로 치우치는 게 좀 속상하다”고 말하며 “생각보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는 ‘비온다’를, 입문자들을 위한 추천 곡으로는 ‘봄처녀’와 ‘구애’를 꼽았다. 한창 자신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던 선우정아는 자신의 러브스토리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현재 결혼 5년차에 접어든 그는 “19살에 만난 남편과 10년 열애 후 29살에 결혼했다”고 밝히며 자신의 20대를 모두 함께 보낸 남편을 향해 “나의 가장 가까운 영혼의 동반자이자 비선실세”라는 말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집에 가면 나는 추레한 와이프”라면서 “아무래도 밖에서 에너지를 많이 쏟는 직업이다 보니 집에 있을 땐 최대한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빈둥거린다. 음악 빼곤 아무것도 못해 남편이 나를 바보로 생각할 것”이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직까지 자녀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딩크족은 아니다. 지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이에 대해서는 마음이 열려있다”며 2세 계획을 암시하기도. 자신에게 음악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라고 답한 선우정아의 30년 음악인생을 단 두 시간 안에 모두 담아내기란 역부족이었지만 아쉽지는 않다.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해서 그녀의 음악을 통해 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테니까.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열린세상] 당신은 청바지 꼰대?/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당신은 청바지 꼰대?/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다양한 세대가 함께 협업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해야 하는 조직에서 세대 갈등은 더욱 큰 문제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매킨지컨설팅이 함께 펴낸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 주었다. 2016년 1차 진단 후 2년 사이 기업 문화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직장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이다. 보고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조직의 리더들이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복장을 자율화하고 직급 호칭을 없앴지만 정작 의견은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하고 모양새를 갖췄지만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답변이었다. 이를 ‘무늬만 혁신’이라 불렀고, 복장만 자유로워진 상사를 ‘청바지 입은 꼰대’라고 비유했다.조직문화 전문 컨설팅사 이머징리더십인터벤션즈 장은지 대표는 “수직적 조직 문화에서 손발 역할을 하며 겨우 ‘머리’가 된 선배들이 밀레니얼세대를 만나면서 충돌을 일으킨다”고 설명하면서 “고성장 시대가 끝남으로써 윗사람들의 성공 경험과 그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수직적 조직 문화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데 계속 고집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기업 혁신의 키를 ‘꼰대’들이 쥐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대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조직의 혁신을 이루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명품 브랜드 구찌 사례를 살펴보자. 명품의 침체기로 여겨졌던 시기인 2017년에 “올해의 핫 브랜드 1위”로 꼽힌 명품 브랜드가 바로 구찌다. 구찌는 그해 최고의 제품 1, 3, 4, 5위를 싹쓸이했다. 한마디로 밀레니얼세대로부터 환호를 받는 브랜드로 거듭난 것이다. “아이 필 구찌”(I feel Gucci)라는 말은 “아 좋다”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구찌는 어떻게 밀레니얼세대의 사랑을 듬뿍 받는 브랜드로 부활했을까? 2015년 구찌의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마르코 비자리는 구찌의 위기가 밀레니얼세대의 외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비자리는 사내에 ‘30세 이하 밀레니얼세대 직원들과의 모임인 ‘섀도 커미티’(그림자위원회)를 만들었다. 임원회의가 끝나면 그 주제를 가지고 섀도 커미티에서 다시 토론했다. 여기서 나온 의견을 최종 반영해 회사의 전략을 결정한 것이다. 밀레니얼세대가 여행을 필수라고 생각한다는 점에 착안해 ‘구찌 플레이스’라는 여행 앱을 론칭했다. 환경문제나 동물보호에 민감한 밀레니얼세대에 맞추기 위해 2018년 봄 시즌부터 일체의 모피 사용 금지를 선언했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과감하게 반영하면서 새로운 브랜드 명성을 구축하고 있다. 구찌 사례를 보면 CEO의 오픈 마인드, 공감 능력, 진심에 기반한 소통 노력 등이 젊은 직원들의 역량을 끌어냈고, 그것이 성과로 연결됐음을 알 수 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도 ‘내가 본 미래’라는 책에서 CEO는 특히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젊은 사람들이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니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나와 다를 수 있지만 사고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꼰대일까 아닐까 고민하지 말자. 굳이 청바지 입으려고 노력하지 말자. 그것보다는 다양한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귀를 기울여 보자. 예를 들면 젊은 직원들이 10분 정도 취미생활이나 최근의 관심사 등을 이야기하도록 하는 ‘미니토크’ 같은 비공식 행사를 자주 여는 것도 좋다. 요즘 기술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해커톤과 같은 행사를 열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인공지능, 다양성과 포용성,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모바일 앱 등 막 대학을 졸업한 직원들이 잘 알고, 익숙하게 여기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미니토크를 한다면 배울 것이 많을 수 있다. 어쩌면 비슷한 연배,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앉아서 일방적 강의를 듣는 수많은 조찬 강의보다 더 유익할 수도 있다. 내 경험, 내 의견을 전달하는 컴포트존에만 머물지 말고 과감하게 마음을 열어 젊은 세대의 진짜 속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당신은 결코 꼰대가 아닐 것이다.
  • 현직 판사가 쓴 판사 이야기

    현직 판사가 쓴 판사 이야기

    법정드라마 홍수 속 현실감 압권 민사재판 중심 일반인 삶에 밀착 고아라·성동일·김명수 환상케미악인이 종종 단죄받지 않는 현실세계에 대한 답답함 때문일까. 최근 통쾌한 권선징악을 앞세운 법정드라마가 봇물이 터지고 있다. 대형 로펌의 세계를 그린 ‘슈츠’(KBS2), 법의학을 통해 사건을 풀어 나가는 ‘검법남녀’(MBC), 조폭 출신 변호사의 법정활극 ‘무법 변호사’(tvN), 그리고 판사들의 생활과 실제 판결을 현실감 있게 담아낸 ‘미스 함무라비’(JTBC)가 줄이어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의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사실 법정만큼 드라마틱한 공간도 없다. 각종 사건과 사연이 늘 넘치기 때문에 드라마 소재로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이 4편의 법정 드라마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건 지난 21일 처음 방송된 ‘미스 함무라비’다. 흔히 법정 드라마를 풀어 가는 방식은 비범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권력형 비리를 파헤치거나 사회의 부조리함을 일거에 해결하는 등 판타지 요소가 강했다. 타고난 지략으로 재판으로 가기도 전에 사건을 해결하는 변호사와 한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하는 천재 변호사의 콤비 이야기인 ‘슈츠’가 그렇고, 조폭 출신의 변호사가 절대악에 맞서 어머니의 복수를 감행하는 ‘무법 변호사’가 그렇다. 정의 실현이라는 대리 만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긴 하나 현실과 동떨어진 전개에 일부 시청자들은 식상함을 호소하기도 한다.‘미스 함무라비’는 기존 법정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리얼리티’로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월·화 밤 11시라는 늦은 시간대에도 2회 만에 4.7%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 드라마는 캐릭터나 사건이 과장되지 않고 실제 일반인들의 삶에 밀착한 법원 이야기를 보여 줌으로써 오히려 참신하다는 평을 받는다. 드라마의 현실감은 무엇보다 현재 서울 동부지법 현직 판사인 문유석 판사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데다 그가 손수 극본까지 썼기에 가능했다. 극은 살인, 절도 등 형사사건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집중된 민사 재판을 중심으로 한다. 냉정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판사 임바른(김명수)과 따뜻하고 사회적 약자가 우선인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20여년간 온갖 사건들을 경험한, ‘꼰대’ 같으면서도 인간적인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 등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판사들이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재판 과정에서 설전을 벌이고 좌충우돌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개성 넘치면서도 설득력 있게 표현됐다. 우리 사회의 편견과 비상식적 행동에 일침을 가하는 ‘사이다’ 드라마이기도 하다. 첫 회에서 박차오름이 지하철에서 쩍벌남이나 성추행범에게 기지를 발휘해 대항하는 모습이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법원에 출근해 보수적인 법조계에 파장을 일으키는 장면, 부장판사가 복장을 문제 삼자 니캅(눈만 빼고 모두 가리는 이슬람 여성의 복장)으로 갈아입고 나타나는 장면 등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미스 함무라비’ 첫 방송, 현직 판사가 쓴 법정 드라마...관전포인트는?

    ‘미스 함무라비’ 첫 방송, 현직 판사가 쓴 법정 드라마...관전포인트는?

    ‘진짜’ 판사들이 펼치는 생활밀착형 법정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가 드디어 오늘(21일) 첫 방송된다.21일 JTBC 새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가 드디어 시청자를 만난다. ‘미스 함무라비’는 기존 법정 드라마의 틀을 벗어나 ‘사건’보다 ‘사람’에 집중된 이야기로, 현직 부장판사인 문유석 작가가 집필해 공감도를 높였다. 또 곽정환 감독의 디테일과 고아라, 김명수, 성동일, 류덕환, 이엘리야 등 배우들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이 뽑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사람 냄새 폴폴~ ‘진짜’ 판사들이 만드는 생활밀착형 법정 드라마의 탄생 ‘미스 함무라비’에는 거대한 음모나 세상을 뒤흔드는 사건은 없다. 드라마의 중심인 ‘민사44부’는 사람에 집중하는 민사 재판을 다룬다. 소소하지만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을 들여다보게 하는 그런 사건들이다. 대본을 집필한 문유석 판사는 “살인 사건이나 거대 권력 비리는 전체 사건의 0.1%도 안 된다”며 “‘미스 함무라비’는 누구나 실제로 겪을 수 있는 ‘진짜’ 사건들과 그걸 다루는 사람들의 ‘진짜’ 고민을 그려보고자 한다. 소박하게나마 각자 자기가 선 자리에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재판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과 공정한 재판을 위해 고뇌하는 판사들의 고군분투가 울림 있는 감동과 공감을 자아낸다. #흥미로운 꿀조합! 고아라X김명수X성동일X류덕환X이엘리야, 세상 따뜻한 재판부 출격 이제껏 본 적 없는 흥미로운 꿀조합이 기대감을 더한다. 자신만의 색으로 강단 있는 연기를 펼쳐온 고아라는 남다른 공감력을 지닌 ‘이상주의’ 초임판사 박차오름으로, 매 작품 성장을 거듭해온 김명수가 ‘원칙주의’ 엘리트 판사 임바른으로 한층 성숙해진 연기를 선보인다. 어떤 역이든 인간적 매력을 불어넣는 성동일은 현실의 무게를 아는 부장판사 한세상을 맡았다. 세 사람은 때론 부딪치고, 때론 화합하며 인간미 넘치는 ‘민사 44부’ 재판부를 만들어 나간다. 여기에 ‘천의 얼굴’ 류덕환이 ‘판사계의 안테나’ 정보왕을 맡아 활력을 불어 넣고, ‘캐릭터 소화제’ 이엘리야가 미스터리 속기실무관 이도연으로 분해 재미를 더한다. #문유석 판사X곽정환 감독 크로스! 리얼리티 100% 디테일 다른 재판이 온다! 동명의 원작 소설 작가인 문유석 판사가 직접 집필한 대본은 리얼리티를 보증한다. 칼럼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을 비롯해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 유감’ 등으로 통찰력 있는 필력을 선보여온 문유석 판사가 원작 소설에 이어 대본까지 직접 집필해 우리가 몰랐던 재판부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공감도를 높인다. 여기에 ‘THE K2’, ‘도망자 PLAN.B’, ‘추노’ 등 섬세한 연출은 물론 묵직한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는 ‘디테일 장인’ 곽정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흡인력을 선사한다. ‘믿고 보는’ 드림팀이 만들어낼 사람 냄새 나는 법정물이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전하며 안방극장을 매료시킨다. #꼰대의 세상에 도전장을 내밀다! ‘청춘’ 판사들의 통쾌한 하이킥! 판사라고 우리와 다르지 않다. 그들도 때로는 서툴고, 실수하고, 고민하는 ‘미생’이다. ‘미스 함무라비’는 박차오름, 임바른, 정보왕 등 ‘요즘’ 판사들의 고군분투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공감을 자아낸다. 꼰대들의 지적에 통쾌한 사이다로 반격하기도 하고, 넘어설 수 없는 벽 앞에서 무력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매력 있고 실력 있는 청춘들은 쉽게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간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박차오름, 임바른과 어쩌다보니 어느새 꼰대가 된 한세상 부장판사의 관계는 그래서 흥미롭다. 달라도 너무 다른 세 판사가 끊임없이 부딪치며 화합하고 성장하는 과정은 ‘미스 함무라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한편 ‘미스 함무라비’는 이날(21일) 오후 11시 JTBC를 통해 방송된다. 사진=JT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청바지 입은 꼰대들…韓기업 무늬만 혁신

    청바지 입은 꼰대들…韓기업 무늬만 혁신

    88% “개선 효과 없다” 부정적 비효율 야근·회의 낙제점 여전 8곳 중 7곳 해외기업 대비 약체“선배들이 ‘웅크린 거북이’처럼 살라고 한다. 일 몰리면 그냥 넘어지라고. 한 번 그래야 더 안 시킨다는 얘기다.”(대기업 A과장) “‘미어캣’이 딱 우리다. 리더는 혼자 서 있고, 중간 관리자는 멀찌감치 서 눈치만 보고, 직원들은 구경만 한다.”(중견기업 B과장) “소통을 활성화하겠다고 복장·직급 자유롭게 해 놓고 정작 의견은 잘 안 듣는다. 딱 ‘청바지 입은 꼰대’들이다.”(중견기업 C대리) 직장인 10명 중 9명은 후진적 조직문화에서 탈피하기 위한 최근 기업문화 개선 활동에 대해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개선 기미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국내 기업문화가 ‘청바지 입은 꼰대’, ‘무늬만 혁신’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매킨지’는 14일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2016년 1차 진단 후 2년간의 개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을 조사했다. 2년 전 후진적인 기업문화 요소로 지적받았던 습관적 야근과 비효율적 회의 등은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문화 개선 효과를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59.8%)이 “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다. ‘이벤트성일 뿐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도 28.0%에 달했다. 총 87.8%가 부정적인 답변을 한 것이다. ‘근본적인 개선이 됐다’는 응답은 12.2%에 그쳤다. 세부 항목별로는 ‘야근’이 31점에서 46점으로 개선됐으나 50점을 밑돌았고, 회의(39→47점), 보고(41→55점), 업무지시(55→65점)도 모두 개선됐지만 70점을 밑돌았다. 회식은 77점에서 85점으로 유일하게 ‘우수’로 평가됐다. 개선 활동에 대한 평가도 ‘재미없음’, ‘보여 주기’, ‘비효율’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업 8곳(대기업 3, 중견기업 3, 스타트업 2)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 건강도’ 분석에서도 7곳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약체인 것으로 진단됐다. 대한상의는 “근본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빠른 실행 업무 프로세스, 권한·책임이 부여된 가벼운 조직체계, 자율성 기반 인재육성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콘퍼런스와 리더십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70년 선거史 기리며… ‘투표소 가는 길’ 우표로 나온다

    70년 선거史 기리며… ‘투표소 가는 길’ 우표로 나온다

    지난해 19대 대통령선거 당일 투표 참여 캠페인 차원에서 서울신문에 게재됐던 그림 ‘투표소 가는 길’이 우리나라 민주선거 7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로 발행된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우정사업본부가 ‘투표소 가는 길’과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 전경을 ‘민주선거 70주년 기념우표’로 만들어 오는 10일부터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 기념우표는 1948년 5월 10일 제헌국회의원 선거로 시작된 우리나라 민주 선거의 역사를 기념하고 다음달 13일 치러지는 제7회 전국지방동시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제작됐다.‘투표소 가는 길’은 투표일 아침 다양한 유권자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투표소로 향하는 풍경을 담은 그림이다. ‘행복한 대한민국을 꿈꾸는 아름다운 길’을 주제로 좋은 정치를 향한 염원이 선거를 통해 모이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 그림은 지난해 대통령 탄핵·파면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상황으로 치르게 된 19대 대선을 앞두고 김대년(58)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직접 그렸고, 대선 투표일인 5월 9일자 서울신문 3면에 실렸다. 앞서 서울신문은 김 사무총장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한국만화가협회 회원인 그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의 그림을 그려 줄 것을 제안했고, 김 사무총장이 흔쾌히 응하며 ‘투표소 가는 길’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독학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김 사무총장은 사무관 시절 경민대 만화예술과를 야간으로 다니며 정식으로 만화를 공부했다. 지난해 2월부터 네이버 웹툰 도전만화 코너를 통해 ‘소심상사’라는 필명으로 ‘꼰대별곡’이라는 작품을 연재하기도 했다. 1995년 준공된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는 1963년 선관위 창설 이후 공직선거를 비롯해 각종 선거를 지원하고 정당 발전, 민주시민교육 등 국민과 함께 아름다운 선거문화를 조성해 온 선관위의 역할을 상징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우표는 선관위의 첫 기념우표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적 선거를 기념하는 상징물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면서 “지난 70년 선거사에는 민주주의를 향한 노력과 열정이 오롯이 담겨 있는 만큼 선거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기고 주권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우표는 2종을 모두 합쳐 51만 6000장이 발행되며 전국 총괄 우체국과 인터넷우체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자치광장] 50대, 중단이 아닌 계속을 말하다/하재호 서울 양천구 홍보정책과장

    [자치광장] 50대, 중단이 아닌 계속을 말하다/하재호 서울 양천구 홍보정책과장

    나이 오십을 일컫는 지천명(知天命). 공자가 쉰 나이에 천명을 알았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다’는 뜻이란다. 지금의 50대는 1960년대에 태어난 산업화시대의 막내둥이 세대로, 유년 시절에는 대가족 내에서 형제들과 부대끼며 성장했고 결혼 후에는 자녀 수도 1~2명으로 자발적으로 제어해야 했던 핵가족제도 이행 세대다.50대 중반의 필자도 어른공경·대가족주의라는 관례적 전통과 핵가족주의 지향이라는 양면적 굴레 속에서 살아왔고, 어느새 필자 앞에 돌아온 건 ‘지천명’ 대신 ‘꼰대’라는 호칭에 무엇 하나 장담할 수 없는 퇴직 후 20년 이상 남은 잿빛 미래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노후 불안’ 역시 50대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 중 하나가 됐다. 최근 50대 독거남의 고독사가 언론에 자주 보도된다. 50대의 삶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리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복지는 65세 이상 독거노인에게 맞춰져 있고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 1인 가구 지원 정책은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양천구는 작년 초 우리나라 고독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50대 독거남들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해 2월부터 40일간 지역 내 50대 독거남 6841가구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 생계·주거·의료 지원이 급히 요구되는 고위험군 96가구를 발굴했다. 이웃주민으로 구성된 95명의 멘토단은 사회와 단절된 50대 독거남들과 친구가 돼 그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그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손잡아 주고 있다. 정신적인 부분뿐 아니라 건강·금융·생활자금 등 현실적인 문제도 다양한 지역 사회 자원을 활용해 도움을 주며, 50대 독거남들이 오롯이 사회공동체의 건강한 일원으로 복귀하도록 힘을 쏟고 있다. 한때는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가장이었던 이들이 혼자가 되고 사회로부터 잊히고 있다. 공동체 문화 실종, 각자도생의 사회. 한번 쓰러지면 재기가 어려운 작금의 현실에서 위기의 50대 독거남 문제는 지역 사회의 해법도 마련돼야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해결 의지와 지원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는 “인생의 목표가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으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인생의 비극이 아니라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없는 것이 비극”이라고 말했다. 100세 시대. 50대라면 이제 고작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제2의 도전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출발선에 나서 ‘중단’이 아닌 ‘계속’을 말해야 한다. 아직은 현역으로서의 삶이 필요한 50대들이여, 힘을 내시라. 60~70년을 살던 시대엔 30대가 청춘이었다면, 100세 시대엔 50대가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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