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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스트푸드점에 나타난 멸종위기종 원숭이

    패스트푸드점에 나타난 멸종위기종 원숭이

    맥도널도 감자튀김이 생각났던 것일까?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29일 스웨덴 고덴부르크의 한 맥도널드에 침입한 원숭이 소식을 전했다. 29일 12시 30분경. 예테보리 과학박물관은 보유하고 있던 원숭이 한 마리가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해당 원숭이는 멸종위기종인 괼디원숭이(Goeldi marmoset). 실종된 괼디원숭이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러나 녀석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됐다. 그곳은 바로 동물원에서 약 14km 떨어진 고덴부르크의 한 맥도널드 매장이었다. 오후 10시 40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고덴부르크의 경찰들은 매장 테이블 위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제일 먼저 원숭이를 발견한 매장 직원은 즉시 매장의 모든 문과 창문을 폐쇄했고 출동한 경찰들은 즉시 원숭이 포획 작전에 돌입했다. 그 사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급히 예테보리 과학박물관 직원에 의해 포획됐다. 예테보리 과학박물관 측은 “원숭이는 매우 희귀종으로 패스트푸드 직원에게 매우 감사하고 있다”면서 “원숭이는 현재 박물관에 돌아와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괼디원숭이는 아마존 강의 상류에 살고 있는 희귀 원숭이로 키 20~23cm, 꼬리 25~30cm 정도의 검고 작다. 6마리 정도가 작은 사회 집단을 이루고 살며 한 해에 두 번의 생식이 가능하며 평균 수명은 약 10년으로 알려졌다.(참고: 위키백과) 사진= 예테보리 과학박물관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아내 집에 오니 에어컨 설정온도 ↑, 남편 보던 축구채널 드라마로 전환

    아내 집에 오니 에어컨 설정온도 ↑, 남편 보던 축구채널 드라마로 전환

     알렉스가 집에 돌아오자 에어컨이 실내 온도를 22도로 설정해 작동하기 시작했다. TV도 자동으로 켜져 알렉스가 늘 보는 축구 채널을 보여준다. 집에 오자마자 축구경기에 빠져 있던 알렉스는 곧 아내 로라가 돌아올 시간이란 걸 깨달았다. 축구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거실에서 삼성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를 불러 오븐을 예열시키고 세탁기를 작동시켰다. TV화면 아랫부분에 집안 기기의 작동 상황이 자막으로 나타났다. 잠시 뒤 로라가 집에 들어섰다. 누가 집안의 권력자인지 아는 AI는 알렉스에게 맞춰져 있던 모든 집안 설정을 로라에게 맞게 바꾼다. 에어컨은 24도로 설정되고, TV는 드라마 채널을 보여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8’의 주인공은 AI이지만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물인터넷(IoT)이다. 모든 가전제품이 AI 플랫폼에 연결돼, 사용자의 생활 습관과 사용하는 방식을 학습한다. 집이 말을 알아듣는 정도를 넘어서, 딥러닝을 통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수준에 이르렀다. 31일 이번 IFA 개막 기조연설을 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과 빅데이터의 결합, 5G를 통한 연결성 향상 등을 통해 AI는 우리의 모든 생활공간과 시간을 하나로 통합시킬 것”이라면서 “인공지능 제품들은 퇴근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필요한 제품을 미리 주문해 퇴근길에 찾아올 수 있도록 차량에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핵심이 IoT라는 것은, 가장 발전된 AI 기술을 자랑하는 기업 구글과 아마존 부스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구글은 전시공간의 대부분을 IoT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씽스(Things)’에 할당했다. ‘구글’ 대신 안드로이드씽스가 전시공간 간판에 올랐다. AI 비서인 ‘구글어시스턴트’는 부스 내에 작은 공간에서 직원 한명이 담당하고 있었다.  아마존 부스도 IoT 플랫폼 ‘아마존대시’가 AI 비서 알렉사와 반반씩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 1일 부스에서 만난 담당자는 “아마존대시는 모든 가전제품에 적용될 것”이라면서 “한 예로 전동칫솔에 적용된 아마존대시는 사용자의 칫솔질 방식을 학습해, 부족한 부위와 적당한 시간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중국 가전업체 미디어는 상단 카메라로 사용자가 운동을 하는지, 잠을 자는지 등을 파악해 적절한 냉방모드로 전환하는 에어컨을 소개했다.  전시장에서 본 대부분의 주요 가전기업은 IoT로 연결된 스마트홈을 구현한 전시공간을 마련해 놨다. IFA 주최측 역시 스마트홈 주제관을 따로 마련해, IoT와 관련된 기기와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등이 전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를 학습하는 AI 제품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소니의 ‘아이보’였다. 소니의 AI 기술이 오로지 인간과 교감하기 위해 적용된 반려동물(강아지) 로봇이다. 머리와 턱 밑, 등에 있는 센서로 사람의 손길을 감지해 반응하고, 액정표시장치 눈과 꼬리, 입과 혀, 22개 관절로 감정을 표현한다. 소니 관계자는 “아이보는 진짜 강아지처럼 자신을 가장 아끼고 예뻐하는 주인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가며, 가족 구성원의 서열을 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외에 어떤 기능도 하지 않는 아이보는, 사용자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기기의 장점까지 학습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8K(7680×4320) 해상도 프리미엄 TV를 내놓은 가운데, TCL, 하이얼, 샤프 등도 8K TV를 전시했다. 중화권 업체인 하이얼과 TCL이 나란히 75인치 LCD TV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고 2016년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에 인수된 샤프도 8K 시제품을 전시했다. 지난해 하이센스에 인수된 도시바도 8K 전시 대열에 합류했다. 소니는 영상제작자의 의도 그대로를 재현하겠다는 의도로 4K 해상도 TV 4종을 전시했다. 제품엔 화면 뒤에 스피커를 적용, 영상에서 소리가 나오는 듯한 효과를 내는 ‘TV센터모드’ 기술이 적용됐다. 발쿠치네 등 본고장 프리미엄 가구업체와 손잡고 유럽 빌트인 가전시장에 진출하는 LG전자는 전시장 야외에 건물을 짓고 ‘시그니처 키친스위트’만을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사용자가 노크를 하면 조명을 켜서 내부를 보여주며, 콤프레서의 진동을 최소화해 최적의 와인 상태를 유지해 주는 셀러가 인상적이었다.  베를린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애니멀 픽!] ‘이게 나야?’…거울 속 자신의 얼굴 본 원숭이 반응

    [애니멀 픽!] ‘이게 나야?’…거울 속 자신의 얼굴 본 원숭이 반응

    깨진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 원숭이의 표정이 담긴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제가 된 사진은 프레르나 제인(56)이라는 사진작가가 인도 뉴델리에서 포착한 것으로, 사진 속 원숭이는 길거리에 버려진 깨진 거울을 들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사진작가는 “이 히말라야원숭이(Rhesus Macaque)는 깨진 거울을 우연히 발견한 뒤 이를 손에 들고 한 참을 가지고 놀았다. 그러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면서 “처음에는 거울에 비친 얼굴이 무엇인지 잘 몰라 혼란스러워 하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사진 속 히말라야 원숭이는 붉은털원숭이, 레서스원숭이라고도 불리며 긴꼬리원숭이과에 속한다. 몸길이가 50~60㎝ 정도며 의학과 행동학 연구에도 많이 이용된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지역과 아프가니스탄, 중국 남부, 인도에까지 고루 분포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주거침입 중 추락’ 남성, 하반신 마비 행세로 보험금 4억 탔다가 들통

    ‘주거침입 중 추락’ 남성, 하반신 마비 행세로 보험금 4억 탔다가 들통

    여자 후배의 빌라에 침입하려다 5층에서 떨어진 뒤 하반신이 마비된 것처럼 거짓 행세해 수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30대 남성이 범행 4년 만에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보험사를 속여 보험금 3억 9000여만원을 타낸 혐의(사기)로 투자자문회사 직원 박모(3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3년 10월 초순쯤 서울 강서구에 있는 직장 여자 후배의 집을 찾아갔다. 술을 마시다 헤어진 후배가 계속 연락을 받지 않자 집을 찾아간 박씨는 빌라 건물의 가스 배관을 타고 올랐다. 그러나 가스 배관을 타고 들어간 집은 후배의 집이 아니라 그 옆집이었다. 집주인에게 발각된 박씨는 당황해 베란다에서 뛰어내렸고, 요추(허리뼈) 3번과 골반, 우측 발꿈치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박씨는 주거침입죄로 입건돼 처벌도 받았다.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치료를 받던 박씨는 이 일을 추락사고로 꾸며 보험금을 타내기로 결심했다. 박씨는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었으면서도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꾸며 병원으로부터 두 다리가 마비됐다는 진단서를 받았다. 특히 그는 자신의 부인이 외과 의사라고 강조하며 담당 의사를 속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단서를 받은 박씨는 2014년 5~7월 억대 상해·후유장해보험금 등을 청구해 4개 보험사로부터 총 3억 9000여만원을 타내 챙겼다. 또 자신이 베란데에서 뛰어내린 사실이 보험사에 알려질 경우 보험 면책 사유가 되기 때문에 ‘친구 집 베란다 난간에 걸터 앉아 담배를 피우다가 실수로 떨어졌다’고 보험사를 속였다. 펀드매니저였던 박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어 보험금 지급을 재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박씨의 범행은 지난해 박씨가 교통사고로 또 보험금을 받으면서 들통이 났다. 박씨의 보험 기록을 살펴보던 보험사는 그가 2014년 하반신 마비를 이유로 보험금을 타낸 사실을 확인하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올해 5월 경찰에 박씨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조사 결과 휠체어 없이는 움직이지도 못한다던 그는 재활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직접 승용차를 몰다 서너 차례 사고를 내거나 과속 단속에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박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렇게 타낸 보험금을 대부분 생활비와 치료비로 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범행이 들통난 뒤 박씨는 보험금 전액을 보험사에 변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장해 여부 판단이 환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더 정밀한 신체감정을 통해 진단서를 발급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가폭력 피해자 손배청구 길 연 헌재 결정 환영한다

    고문, 조작 등 국가폭력 피해자가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받으면 국가배상청구를 금지한 민주화운동보상법 일부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또 ‘과거사 사건’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 소멸시효를 6개월로 정한 민법조항도 위헌으로 판단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그동안 쥐꼬리 보상금만 받고 잘못된 법 조항과 퇴행적인 대법원의 판결로 고통받아 왔다. 만시지탄이지만 잘못이 바로잡히고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길이 열려 다행이다. 그동안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재심에서 무죄선고를 받더라도 민주화보상금 지급 결정에 신청인이 동의하면 민사소송법에 따른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는 민주화보상법 제18조 1항을 근거로 국가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을 거부하는 판결을 내려 왔다. 헌재는 이에 대해 7대2로 위헌을 결정하면서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 등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지 않았다. 배·보상이 이뤄졌다는 사정만으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마저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날 과거사 사건 재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에 소멸시효를 적용한 민법 제166조 제1항 등도 헌법에 어긋난다고 했다. 청구인들은 2005년 제정된 이른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재심을 거쳐 무죄 확정판결을 받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은 민법에 규정된 6개월 기간 내 권리행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두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인권에 반하는 국가범죄는 시효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허무는 퇴행을 사법부가 자행한 것이다. 하지만 법원 재판은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도록 한 헌재법 68조 1항이 국민 재판청구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은 7대2로 기각됐다.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 사실상 헌재 결정이 상급심이 돼 우리 사법제도의 근간인 3심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위헌 결정이 난 민주화보상법과 과거사 사건 국가배상청구 소멸시효 사건 등은 양승태 대법원이 재판거래를 시도했거나 헌재의 내부정보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사건들이다. 사법부가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자들의 인권엔 눈감고 권력과 담합해 잇속만 챙기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더 짙어졌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루여야 하는 사법부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 [애니멀구조대] 개농장 화재 현장에 방치…극적으로 살아남은 개

    [애니멀구조대] 개농장 화재 현장에 방치…극적으로 살아남은 개

    지난 2월 울산광역시 동구의 한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1만 2000m²가 타버린 큰 화재였습니다. 이 야산에는 한 개농장이 있었습니다. 야속하게도 화마는 개농장을 빗겨가지 않았습니다. 화마가 덮친 개농장의 개들은 온 몸이 불에 타 끔찍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개농장주는 화상 입은 개들을 방치했습니다. 개들은 차례로 하나둘 죽어나갔습니다. 농장엔 죽은 개들의 사체가 나뒹굴었지만 개농장주는 사체조차 거두지 않았습니다. 치료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도 행하지 않은 것입니다. 기적적으로 살아 남은 한 생명 안타까운 사연은 널리 퍼져 나갔고, 쇄도한 민원을 접수한 울산 동구청은 경찰과 함께 화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한 달여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화재 현장에는 놀랍게도 살아있는 한 생명이 있었습니다. 황구 한 마리가 기적적으로 살아 농장을 힘없이 배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얼굴부터 등을 지나 꼬리까지. 화마가 지난 자리마다 흔적을 남기기라도 하듯 피부는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고름과 진물로 뒤덮인 피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직관적으로 황구의 고통을 실감케 했습니다. 삐쩍 마른 몰골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겨우 숨통이 붙어 있는 가련한 생명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지역 활동가는 극적으로 살아남은 이 한 생명이라도 살려 보고자 황구를 인계해달라고 개농장주를 설득했습니다. “절대 내줄 수 없다.” 돌아오는 반응은 냉정했습니다. 밥도 물도 제대로 주지 않고, 아픈 곳을 치료해 주지도 않은 채 1달 동안 황구를 방치한 사람의 대답 치고는 참으로 강경하고 무책임했습니다. 화재는 누구에게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살아 남은 생명에게 이렇게 해서는 안되는 거였습니다. 동물학대를 법적으로 문제 삼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개농장주는 포기한 듯 마지못해 황구를 내주었습니다. 황구는 절차대로 먼저 시보호소로 옮긴 뒤, 이후 케어는 급히 이동봉사자를 구했습니다. 치료를 위해 울산에서 서울로 황구를 긴급 이송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녹아내린 몸 타버린 마음 황구의 몸은 녹아내렸고, 마음은 타버렸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구조대도 애가 타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너무 늦게 온 것은 아닌지, 때를 놓친 것은 아닌지 다급한 생각에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치료를 받게 해야 했습니다. 케어 동물구호팀은 황구를 서울의 한 대형 동물병원으로 급히 이송했습니다. 검진 결과, 바깥에 붙어 있는 피부층들은 이미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귓바퀴는 완전히 녹아내렸고, 이마도 녹아 눈을 완전히 감지도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털이 다시 자라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고, 전체적으로 흉터가 남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영양결핍은 물론 탈수까지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황구는 의지가 대단했습니다. 병원에 와서는 왕성한 식욕을 보였습니다. 비쩍 마른 몸과 왕성한 식욕이 보여주는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굶주림’.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주었습니다. 황구를 치료한 수의사는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걱정을 많이 하면서 처치를 했는데 아이가 잘 버텨주었다”며, “자기 자신의 치유력이 상처 회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처참한 환경에서 버텨준 것도 고마운데, 살아 보려는 의지까지 보이는 황구 모습에 다들 마음 한 편이 애잔해졌습니다. ‘강’하고 ‘건’강하게 황구는 사람을 잘 따르고 손길을 거부하지도 않았습니다. 케어는 이 황구에게 ‘강건’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어떤 시련 속에서도 강건하게 살아가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고통스러운 일을 겪고도, 힘차고 씩씩하게 버텨주는 모습이 애처로우면서도 대견했기에,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은 것입니다. 강건이의 일생을 떠올려봅니다. ‘개농장’은 그 자체로 생명에게 위협적인 공간입니다. 방금 전까지 옆에 있던 동물이 무참히 죽어가는 모습을 봐야 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안전한 개농장’, ‘포근한 개농장’은 성립할 수 없는 표현입니다. 그런 개농장에서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런데 심지어 같이 지내던 친구들이 모두 하루 아침에 화재로 목숨을 잃고 강건이 곁을 떠났습니다. 겨우 혼자 살아 남았지만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고통 가운데 하루 하루 버텨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흘러 왔을 강건이의 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강건이는 5개월 간 치료와 회복기를 가지고 마침내 8월 27일 동물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강건이는 간호사 선생님을 꼬리 흔들며 따라 다니고, 만져 달라며 얼굴을 들이 밀기도 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헤어지는 날, 강건이를 떠나 보내며 그간 강건이를 돌봐 준 의료진들도 모두 눈물을 훔쳤습니다. 일의 특성상 이별에 익숙할 법도 한데, 그간 사랑스러운 강건이와 많은 정이 들었나봅니다. 강건이의 모금 기록을 살펴 보니, 그간 2000명이 넘는 시민분들께서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그 온기가 지금까지 강건이의 치료와 회복을 도운 것입니다. 개농장에서의 기억들, 그리고 화재로 인한 좋지 않은 기억들이 모조리 잊혀지진 않겠지만, 강건이의 여생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겠지요. 좋은 입양자를 만날 때까지, 케어는 계속해서 강건이 곁에 머물겠습니다. “강건아, 이름 따라 씩씩하게 꽃길만 걷자!”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강아지 행국이와 함께 산다는 것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강아지 행국이와 함께 산다는 것

    2003년 8월 태어난 지 3개월 정도 된 요크셔테리어를 만났습니다. 피부병이 있는 녀석은 주인도 없이 병원에 홀로 남겨져 있었습니다. 입양을 위해 멀리 청주까지 갔건만, 막상 녀석을 보니 망설여졌습니다. 지저분한 털 상태에 예쁘지 않은 얼굴. 그냥 돌아설까 하는 마음을 안 건지 애처로운 표정을 하고 쳐다보던 눈망울. ‘나를 버리지 마세요. 데려가 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눈망울을 외면할 수 없어 품에 안았습니다. 미용을 하니 꼬질꼬질한 모습은 사라지고 잘생긴 얼굴이 나오더라고요. 함께 행복하자고 ‘행복’이란 이름을 지었다가 조금 특별하게 바꿔주고 싶어서 한문을 찾아서 ‘행국’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행복할 ‘행’, 움켜잡을 ‘국’ 그렇게 15년을 행국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행국이는, 별 것 아닌 나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볼일을 가리는 것부터 자율급식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 있는 저의 걱정을 덜어주는 똑똑하고 애교 많은 강아지입니다. 감정은 또 어찌나 잘 읽는 지요. 속상한 일로 울고 있으면 조용히 다가와 눈물을 핥아주고, 꼬리를 흔들면 애교를 부려줍니다. 크게 아픈 곳 없이 12년을 보냈습니다.행국이 덕분에 편하게 지냈는데도 이사 때마다 집을 구하기 쉽지 않았고, 친구들처럼 장기간 여행을 하는 것은 포기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 행복했습니다. 어느 날부터는 간식을 던져줘도 반응이 없어 ‘늙어서 귀찮은 건가’ 싶었는데 실명이었습니다. 망막위축증에 백내장이 온 행국이의 양쪽 눈은 빛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 화장실을 찾는다고 여기저기 부딪히며 다치는 행국이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고 막막했습니다. 울타리를 만들고 온 집안에 안전가드를 붙여놓았지만 화장실 안에서 또 부딪히고... 패드를 사서 교육을 시작했지만 평생 화장실에 볼일을 보던 행국이는 울기만 했습니다. 울타리 안에 패드를 가득 깔고, 행국이가 답답하지 않게 했습니다. 혼자 있을 녀석이 걱정돼 설치한 홈CCTV. 행국이는 제가 없는 동안 뱅글뱅글 돌고 치매가 온 듯 이상했습니다. 회사에서 10분 거리의 집이었기에 두 달 가까이 잠을 줄여가며, 일하다 달려오기도 여러 번. 동물병원에서는 안락사를 생각해보라고 말했습니다. 약한 마음으로는 ‘이렇게 늙고 병든 강아지를 나만큼 사랑으로 키워줄 곳은 없는데 고통 없이 떠나보내는 것을 어떨까’란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내 ‘행국이가 힘든 게 아니라 행국이를 돌보는 내가 힘들어서 행국이를 보내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국이는 안락사를 고민했던 못난 제 마음을 아는 건지, 점점 안정을 찾았습니다. 아직은 함께하고 싶다고, 기운차려 보겠다고 하는 것 같아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행국이는 제 손이 닳도록 핥아줍니다. 그러면 저는 ‘행국아, 사랑해. 더 아프지 말고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자’ 매일 말해줍니다.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20대에 만난 행국이. 겉모습이 아닌, 마음을 보게 해주었습니다. 소중한 생명이 알려준 마음. 영원히 새끼강아지 같던 행국이는 늙었고, 그만큼 저는 성숙했습니다. 함께하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 스튜디오에 갔습니다. 갑자기 아플까봐 그렇게 영영 떠날까봐 두렵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의 이별을 걱정하기보다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에 감사하며 사랑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다가올 이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별 준비가 또 다른 가족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 행국이엄마 지원씨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여기는 남미] 돈 달라는 부인 앞에서 ‘시체놀이’ 한 男 망신살

    [여기는 남미] 돈 달라는 부인 앞에서 ‘시체놀이’ 한 男 망신살

    돈만 아는 부인에게 질린 남자가 결별을 위해 꼼수를 부렸다가 망신만 당했다. 온두라스 출신으로 2년 전 결혼을 하고 돈벌이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단니 곤살레스(27) 전국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주인공. 사건은 그가 일련의 사진을 부인에게 보내면서 시작됐다. 3자를 통해 온두라스에 남은 부인에게 전달된 사진은 끔찍하게도 이미 사망한 곤살레스를 촬영한 것이었다. 사진 속 곤살레스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있고, 코와 입에 솜이 박혀 있다. 가슴 쪽으론 하얀 이불이 덮여 있어 망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런 사진들을 부인에게 전달한 3자는 "곤살레스가 암으로 죽었다"고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만약 부인이 그저 남편의 사망을 안타까워하기만 했다면 사건은 여기에서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인이 사진을 들고 방송국을 찾아가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부인은 "우리 남편이 미국에서 죽었대요. 보상도 받고 시신을 찾을 수는 없을까요?"라고 하소연했다. 돈 때문에 헤어져서 지내던 부부에게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는 소식은 언론을 통해 온두라스 전역에 퍼졌다. 그와 함께 곤살레스의 사진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일은 꼬이기 시작했다. 최초로 꼬리를 잡은 건 날카로운 네티즌들이었다. "아무리 사진을 봐도 죽은 것 같지 않다" "표정이 웃고 있는데 죽었다고?"라는 등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곤살레스가 덮고 있던 이불의 정체를 밝혀낸 한 네티즌의 지적은 결정적이었다. 그는 "이거 이불이 아니라 베갯잇이다"라며 죽음은 가짜라도 단정했다. 의혹이 꼬리를 물자 현지 언론은 확인취재에 나섰다. 일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결국 곤살레스는 자수(?)를 결심했다. 그는 언론에 연락을 취해 "모든 게 꾸민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유 있는 사기극이었다. 곤살레스는 "부인이 매주 전화를 걸어 돈을 보내달라고 하는 바람에 일을 꾸미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건너온 후 부인이 사진 1장 보내지 않더라. 안부를 물은 적도 없다. 매주 토요일마다 전화를 걸어 돈을 더 보내달라는 요구만 했다"고 말했다. 최신형 핸드폰을 보내달라는 요구도 끊이지 않았다. 곤살레스는 "2년 동안 미국에서 보내준 핸드폰만 6대"라며 "최신형을 보내주면 얼마 있지 않아 도둑을 맞았다고 다시 보내달라고 하곤 했다"고 했다. 안타까운(?) 진실이 드러났지만 곤살레스에 대한 여론은 싸늘한 편이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부모님 등 가족들도 있는데 얼마나 걱정을 하였겠는가, 보다 현명하게 부인과 헤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고 곤살레스의 경솔함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곤살레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문화마당] 삶의 터전 삶의 노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삶의 터전 삶의 노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마른 풀과 장작 냄새가 은은하게 퍼져 있다. 말똥 냄새가 코끝에 스친다. 기백년 됐을 법한 통나무로 지어진 마구간이 공연장으로 쓰이고 있는 사례는 유럽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천장이 높고 공간이 널찍해 간단한 무대 설치와 객석의자를 배치하면 멋들어진 공연장이 완성된다. 특히 알프스 산골 깊은 곳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서는 그 운치가 더해진다. 늘 그러하듯 후각은 금세 적응되어 진정되고, 나무기둥과 들보로 받친 높은 천장의 나무 사이로 드리우는 햇빛이 자연조명을 밝히고 음악이 그 공간을 채운다. 시각과 청각이 즐거워지는 시간이다.이따금 밖에서 새들이 함께 노래하고, 소의 목에 걸려 있는 벨들이 장단을 맞춘다. 첨단 공법으로 지어져 완벽한 잔향을 갖춘 새로 지어진 공연장만큼 완벽하고 화려할까마는 자연과 하나 되는 맛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공연 장소이다. 호텔의 고급 와인바에서 나비넥타이를 매고 우아하게 와인을 마실 수 있겠지만, 슈베르트가 그러했듯 칼렌베르크의 호이리게 선술집 마당에서 빈의 바람 내음과 어우러진 와인을 마시는 맛은 그 어느 와인바하고도 비교할 수가 없다. 억압에 의해 종교적인 서사만을 표현했던 중세시대를 제외하면 모든 예술의 가장 사랑받는 첫 번째 소재는 두말할 필요 없이 사랑이고, 두 번째는 바로 자연이다. 자연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한없이 아름답고 고귀하면서도 인간의 나약함을 일깨워 주고 겸손하게 만든다. 슈베르트를 포함한 베토벤, 드뷔시, 슈트라우스, 말러 등 시대를 초월해 기억되는 모든 작곡가들은 자연에 무척이나 관심을 가지며 그를 흠모했고 곡으로 표현했다. 그런 곡들을 실제로 자연 속에서 연주하는 느낌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보며 사랑 노래를 부르는 느낌과 같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연주자의 품에 안겨 있는 악기도 그 마구간을 채웠던 존재들과 고향과 조상이 같은 한가족이다. 악기 제작자의 장인정신에 의해 그 통나무들은 매혹적인 곡선을 가진 악기로, 말꼬리의 털은 소나무 수액이 발려 활털로 재탄생된다. 그래서 그렇게 마구간과 클래식음악이라는 다른 삶, 다른 감성에서 탄생된 존재들이 놀랍게도 하나로 조화를 이루게 되나 보다. 마구간 공연은 도시를 벗어난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이고, 유럽의 도시에서는 전용 공연홀을 제외하고도 많은 음악회가 교회나 성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교회는 역사적으로 한 도시에서 지어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건축물이었을 테고 몇백 년에 걸쳐 신을 찬양한 장소이므로 음악회가 이루어지기 매우 합당한 장소이고, 성에서는 귀족들의 방에서 자장가가 연주됐거나 연회 장소에서 왈츠 같은 음악이 연주됐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그리고 문화유적지 같은 역사적인 장소에서 좋은 공연이 많이 펼쳐지고 있다. 동서양의 건축문화가 애초에 달라 유럽형 교회나 성 같은 천장이 높은 건축물이 없기에 좋은 음향을 갖춘 공연장들이 더더욱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마구간이 자연친화적이고 교회가 성스럽고 성이 고풍스러워서 그 음악회들이 더 가치 있는 게 아니다. 그 장소들이 그들의 일상에 깊숙이 관여된 삶의 터전이었기에 그 음악들이 더 자연스럽게 와닿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마구간에서 태어난 이가 성전의 휘장을 찢어 성소의 개념을 허물고 신을 내 몸 안에 모실 수 있도록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음악을 하는 게 아니라 삶의 터전에서 삶의 노래를 항상 부를 뿐이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꽃과 열매 없이도 매력적인 식물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꽃과 열매 없이도 매력적인 식물

    평소 주변 사람들로부터 어떤 식물을 좋아하느냐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식물이라면 다 좋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눈이 더 간다거나, 한번 그려보고 싶은 식물들이 있긴 하다. 그건 이미 연구가 많이 되어 그림 기록이 많은 것보다는 아직 연구가 덜 되어 연구하고 기록할 여지가 많은 식물이다.식물을 연구하고 기록하는 사람의 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대중은 대체로 화려한 꽃이나 열매를 가진 이색적인 식물을 좋아하지만 연구자들은 아직 연구가 많이 되지 않은, 미지의 식물에 흥미를 느끼기 마련이다. 수목원에서 일하던 시절, 이러한 연구자들의 특정 식물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일이 많았고, 그 애정의 대상인 식물 중 하나가 양치식물류였다. 심지어 동료들은 양치식물만 연구하는 ‘양치식물 연구회’를 만들어 수년간 회사 밖에서도 이들을 좇았다. 도대체 양치식물에게 어떤 매력이 있기에 연구자들이 이토록 이들을 좋아하는 걸까? 양치식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전까지는 늘 그 이유가 궁금했다. 양치식물은 ‘포자’라는 기관으로 번식하는 식물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식물 이름에 ‘고사리’가 들어가는 고사리류와 석송류가 모두 양치식물이다. 세계적인 양치식물 권위자인 뉴욕식물원의 로빈 모란 박사가 펴낸 ‘고사리의 자연사’란 책에서 그는 양치식물 전반에 대해 말하지만, 제목에는 양치식물(pteridophytes)이 아닌 고사리(Ferns)란 용어를 썼다.그는 책의 서문에서 고사리란 용어 대신 양치식물이란 용어를 써야 했지만, 양치식물의 자연사라고 하면 제목만 보고 누가 선뜻 책을 사겠느냐며 대중이 알아보기 쉽게 ‘고사리의 자연사’라고 정했다고 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양치식물은 곧 고사리로 대표된다. 내가 지금 그리는 건 ‘식물학 그림’이지만 이미 ‘식물세밀화’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져 있어, 식물학 그림과 식물세밀화라는 용어를 겸용해 쓸 수밖에 없는 상황과 비슷한 것일까란 생각이 들어 모란 박사의 말에 공감했다. 어쨌든 양치식물은 고사리 외에도 부처손이나 석송, 다람쥐꼬리 등 석송류 식물까지를 모두 일컫고, 연구자들이 이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이들은 지구에서 3억 4000만년 동안 살아온, 가장 오래된 식물이라는 점, 그리고 이들만이 가진 독특한 번식 기관인 ‘포자’ 때문이다. 이들은 꽃이 피지도, 열매를 맺지도 않는다. 그러니 당연히 씨앗도 없다. 씨앗이 없다면 어떻게 번식할까. 이들만이 가진 씨앗, 포자를 퍼뜨려 번식한다. 무더위가 끝나고 산책하기 좋은 이맘때, 식물이 있는 공원이나 식물원, 숲에 가면 양치식물들이 한창 제 모습을 드러내는 걸 볼 수 있다. 그러나 멀리에서 혹은 위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것으론 그들의 모습을 온전히 다 감상할 수 없다. 손을 뻗어 양치식물의 잎을 뒤로 돌려 바라봐야 이들의 진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거기엔 동그랗거나, 나선이거나 혹은 검정이거나 갈색이거나, 다양한 형태와 색의 포자낭군이 잎 뒷면에 붙어 있다. 포자낭군은 양치식물의 씨앗인 포자가 모여 있는 포자낭의 무리이다. 이 모습은 마치 여느 꽃과 같이 화려하고 다양하다. 잎을 다 관찰하고 포자를 만진 손을 털어내면 바람을 타고 양치식물은 번식한다. 몇 년 전 큰지네고사리라는 우리나라 자생 희귀, 멸종 양치식물을 그렸다. 이들은 제주도에서 주로 분포하는데, 늦여름 내내 이 식물을 관찰해 채색화로 그려냈다. 이들은 주맥 가까이에 3줄 정도의 갈색 둥그런 포자낭군이 달리는데, 이들을 반복적으로 그릴수록 잎에서의 포자낭군 위치와 개수에 수학적 규칙성이 있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 아직 자라지 않은 고사리 새순의 말린 모양과 일정한 각도는 스피라 미라빌리스라는 수학 용어의 기반이다. 이들에게 또 다른 수학적 규칙이 숨어 있을 여지는 많다. 그렇다고 이들이 대중에게서 영 멀리 떨어져 있는 식물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늘 고사리나물을 먹어 왔고, 집에서는 공기 정화 효과를 가진 보스턴고사리나 듀피고사리를 키운다. 초봄 아직 채 자라지 않은 고사리, 고비 등의 잎을 톡톡 따 건조해 삶아 1년 내내 요리의 재료로 먹고, 나사에서 실험한 대표적인 공기정화식물인 보스턴고사리를 미국에서 수입해 와 집에서 재배하기도 한다. 이들은 우리나라 실내 습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키우기 까다롭지 않아 어디를 가든 많이 볼 수 있다. 큰지네고사리를 그린 후, 나의 가장 좋아하는 식물 목록에는 양치식물이 포함됐다. 이들에게서 나는 다른 어떤 식물들보다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었던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강인한 힘을 배운다. 꽃을 피우는 여느 식물들과는 다르지만,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다. 그 ‘다름’이 더 오래도록 끈질기게 지구상에 살아남아 온 양치식물의 힘이기 때문이다.
  • 은평은 지금 ‘교통 정비’ 삼매경

    은평은 지금 ‘교통 정비’ 삼매경

    ‘신사지하차도 경사로’도 공사 예정서울 은평구는 구민의 보행 안전을 위해 보행보도정비와 교통축개선사업을 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은평구 신사동과 경기 고양시 향동동을 잇는 봉산터널 개통으로 가좌로 등 주변 일대 교통량이 크게 증가해 구민들의 불편이 제기됐다. 봉산터널 개통 전 하루 7000대에서 개통 후 2만 2280대로 교통량이 3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구는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아 교통축개선사업을 지난달 말 완료했다. 먼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신사동 상신초등학교 주변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보행로를 확보했다. 가좌로 전 구간의 통행제한속도는 시속 60㎞에서 50㎞로 내렸다. 또 신사시티아파트 앞에 봉산터널 방향 신호 및 과속단속용 무인교통단속장비(CCTV)를 설치하고, 꼬리 물림 해소를 위한 신호체계를 개선했다. 한편 구는 보도폭이 협소한 불광천 레인보우교~응암시장 교차로 부근 전신주, 분전함, 가로수 등을 제거하고 보도를 확장해 보행환경을 개선했다.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신사지하차도 경사로 정비공사’도 시행할 예정이다. 경사로가 심해 보행자들에 악명 높은 신사시티아파트~가좌로 377구간 경사 보도를 완만하게 만들 계획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은평구는 은평둘레길 조성, 자전거 교실 운영, 통학로의 차량통행제한 등 걷기 좋은 은평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 은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의대교수가 자녀에 33억 집 사주고 증여세 ‘0원’… 탈세 캔다

    의대교수가 자녀에 33억 집 사주고 증여세 ‘0원’… 탈세 캔다

    ‘꼼수 증여’ 혐의 자산가 146명도 포함국세청이 최근 부동산 투기 과열 조짐을 보인 서울 용산 등지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강도 높은 기획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7일 서울 종로·중·동작·동대문 등 4개 자치구를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데 이어 국세청까지 칼을 뽑아 든 것이다. 국세청은 29일 이 같은 부동산 거래 탈세 혐의자 360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변칙 증여 혐의가 있는 고액금융자산 보유자 146명도 함께 조사한다. 이번 세무조사는 자녀에게 수십억원을 몰래 주고 주택이나 분양권을 사면서 증여세를 탈세한 의혹이 있는 자산가, 고가 부동산을 팔면서 다운계약서를 쓴 양도소득세 탈루 혐의자, 토지를 싼값에 사들여 허위 과장광고로 비싼 값에 되팔고 양도세를 내지 않은 기획부동산 등이 타깃이다. 특히 세무조사 대상 중에는 소득이 아예 없거나 연봉이 낮은 미성년자, 20~30대 자녀에게 고가 아파트를 편법 증여한 고소득자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실제 의대 교수 A씨는 연봉 5000만원인 20대 자녀에게 서울에 있는 33억원짜리 아파트를 사 주고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청약 과열 지역의 분양가 14억원짜리 아파트에 당첨된 만 19세 미성년자는 부모로부터 편법 증여를 받은 혐의가 포착됐다.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자산가들의 수법 역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B씨는 계좌 이체로 아들에게 집 살 돈을 주면 현금 거래 내역이 남는 것을 우려해 꼼수를 썼다. 은행을 수차례 방문해 창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뺀 뒤 아들 계좌로 넣기를 반복했다. 아들은 이 돈으로 10억원대의 신도시 부동산을 샀지만 결국 국세청에 꼬리가 잡혀 수억원의 증여세를 물게 됐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부동산 거래 관련 기획 세무조사를 다섯 차례 실시했다. 지금까지 1584명에게 255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고 59명을 조사 중이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과열 지역 주택을 이용한 편법 증여와 다주택 취득자 등에 대한 검증 범위를 확대하고 탈루 혐의가 발견되면 자금 출처 조사를 포함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왕년엔 세제실, 요즘엔 예산실… 기재부 별들의 ‘센터 전쟁’

    왕년엔 세제실, 요즘엔 예산실… 기재부 별들의 ‘센터 전쟁’

    기획재정부 세제실과 예산실은 정부 부처 안에서 최고의 ‘라이벌’ 실국으로 꼽힌다. 행정고시 재경직 중에서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다는 기재부 안에서도 가장 경쟁 의식이 큰 데는 다 이유가 있다.일단 출신부터 경쟁 관계다. 기재부에는 두 개의 큰 흐름이 있다. ‘모피아’(재무부 영문 약자 MOF+마피아)와 ‘EPB’(경제기획원의 영문 약자)다.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의 모태인 기획처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때 탄생했다. 재무부는 세제와 국고, 금융, 통화, 외환 정책을 담당했다. 기획처는 1961년 경제기획원으로 확대·신설되면서 예산과 경제개발계획 수립을 맡았다. 두 부처는 1994년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됐다가 1997년 외환위기 때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다시 나뉘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다시 기재부로 합쳐졌지만 여전히 간부들에게는 출신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세제실은 ‘세피아’(세제실+마피아)라는 별명까지 따로 갖고 있는 재무부의 대표이고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예산실은 EPB의 얼굴이다. 최근 세제실은 부진하고 예산실은 잘나간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실장의 장·차관 영전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면서 “과거 세제실장은 장관·부총리까지 올랐는데 최근에는 예산실장이 차관 이상 승진에서 승승장구”라고 말했다. 1990~2000년대 초반까지 세제실장의 면면은 화려하다. 강만수, 윤증현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기재부 장관을 지냈다. 김진표 전 실장은 앞서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 자리에 올랐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세제실장 출신이다. 이 시장은 관세청장과 국세청장은 물론 행정자치부와 건설교통부 장관까지 맡아 ‘직업이 장관’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낸 김영룡 전 실장 뒤로는 세제실장이 중앙부처 장·차관으로 영전하는 명맥이 끊겼다. 실장으로 옷을 벗거나 차관급이지만 기재부 외청인 관세청장, 조달청장이 마지막 자리였다. 예산실장은 기재부 2차관 등 정무직 승진의 ‘보증수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물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방문규 전 복지부 차관,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 모두 예산실장·2차관 출신이다. 세제실 몰락의 원인으로 ‘폐쇄적 조직 구조’가 꼽힌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제실 직원들은 다른 부서로 나가질 않는다”면서 “세법 전문성은 장점이지만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고 말했다. 세제실에 전통 세제맨은 넘쳐나지만 경제정책 전반을 꿰뚫는 경제통은 손에 꼽을 정도다. 기재부에서 세제실은 1차관이 담당하지만 1차관은 주로 EPB 출신 경제정책국과 정책조정국 출신이 맡는 이유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재무부에서는 거시경제 업무를 그나마 세제실에서 할 수 있어서 승진에 유리했다”면서 “EPB와 합쳐진 뒤로는 경제정책국에서 경제정책방향에 넣을 각종 세제 지원 대책을 만들라고 하면 갖고 오는 등 경제정책국의 2중대로 전락한 느낌마저 든다”고 밝혔다. 세제실 안에서도 이런 문제를 절감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이상 세제통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세제실이 그동안 세수 확보를 위해 보수적으로 세법 개정에 임했지만 최근에는 부서 간 협의에서 세제 지원 방안을 먼저 발굴·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제실 직원들 사이에서 김병규 세제실장이 꽉 막힌 정무직 승진길을 뚫어 주길 기대하는 모습도 보인다. 김 실장은 세제실 법인세제과장, 재산소비세정책관 등을 지내 세제실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예산실 교육과학예산과장, 주영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등도 맡았다. 세제실과 예산실의 경쟁은 체육대회에서도 재미난 에피소드를 남겼다. 이석준 전 실장이 예산실장으로 부임한 2012년 예산실 간부들을 불러 첫 회의를 할 때 업무가 아닌 체육대회 관련 지시부터 내렸다. 이 전 실장은 “올해 축구에서 세제실을 꼭 이겨야 한다”면서 “세제실 연습 경기를 비디오로 찍어 분석하라”고 명령했다. 세제실은 전통의 축구 강호로 체육대회 종합우승을 도맡아 왔다. 그해 체육대회에서는 예산실이 세제실을 축구에서 꺾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세제실이 2차관 산하로 편입됐는데 당시 예산실장인 이 실장이 2차관에 오르면서 예산과 세제를 총괄해 ‘슈퍼 차관’으로 불렸다. 그는 당시 업무가 너무 많아졌다면서 이 별명에 대해 “슈퍼 차관이 아닌 ‘슬퍼 차관’”이라는 농담을 했다. 기재부 2차관에게 예산에 세제까지 몰아줘서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이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고 세제실은 1년 5개월 만에 2차관 산하에서 1차관 산하로 돌아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유럽 최대 보호종 거북이 밀매조직 적발…마리당 1300만원

    유럽 최대 보호종 거북이 밀매조직 적발…마리당 1300만원

    거래가 금지된 보호종 거북이를 몰래 키워 유럽 전역으로 내다팔면서 막대한 수입을 올린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스페인 경찰이 마요르카에서 불법으로 운영되던 거북이 양식장을 적발, 폐쇄했다고 현지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식장에선 거북이 1100마리와 부화 과정에 있던 알 750여 개가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거래가 금지돼 있는 거북이를 불법으로 양식하고 밀매하는 조직으로는 유럽에서 최대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조직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 서식하는 희귀종 거북이를 밀반입하거니 양식해 바르셀로나에 있는 희귀종 반려동물샵을 통해 유럽 각국에 공급했다. 겉으론 희귀종이지만 판매가 금지되어 있지 않은 동물을 팔면서 뒤로는 거래가 금지된 거북이를 밀매했다. 조직이 판매한 거북이는 대부분 멸종위기에 처해 '몸값'이 비싼 종이었다. 스페인 경찰에 따르면 양식장에서 발견된 거북이들은 대부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50대 종이었다. 덕분에 조직은 거북이 밀매로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가 마리당 1만 유로(약 1290만원)에 거북이를 판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발견된 거북이만 시가 110만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142억원을 웃도는 셈이다. 스페인 경찰이 거북이 밀매의 꼬리를 잡고 수사를 개시한 건 18개월 전이다. 마요르카 공항을 통해 해외로 밀반출되던 거북이들이 발견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각지로 거북이 밀매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국가로부터 수사 협조를 받아 문제의 양식업장을 찾아냈다. 사진=스페인 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밀양 얼음골, 늦더위 날려버리는

    밀양 얼음골, 늦더위 날려버리는

    8월 하순으로 접어들어 계절은 가을로 향하고 있지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도 불지만 한낮에는 다시 습기 젖은 무더위가 찾아든다. 올여름 한반도를 덮친 사상 최악의 폭염이 긴 꼬리를 남긴 채 어슬렁거리는 듯하다. 더위를 잊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잠시나마 계절을 거슬러 찬 공기를 느낄 수 있는 경남 밀양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이웃한 창원에서는 사격을 즐기며 더위와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 버릴 수도 있다.한여름 더위도 금세 가시게 할 밀양의 명소는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얼음골(천연기념물 제224호)이다.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얼어 있는 골짜기라 얼음골로 불린다. 나라에 큰 우환이 있을 때 땀을 흘린다는 표충비, 두드리면 종소리·쇳소리·옥소리가 난다는 만어사 경적과 더불어 밀양의 3대 신비다. 찬 계곡물 돌무더기 틈마다 얼음 꽁꽁 ‘얼음골’ 밀양에는 KTX역이 있어 서울역에서부터 2시간 30분이 채 안 걸리지만 얼음골의 신비를 확인하려면 밀양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영남알프스까지 가는 수고가 필요하다. 대중교통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 걸리고 번거로워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밀양 시내에서 울산 방향으로 난 24번 국도를 따라 30여분 달리다 얼음골교차로로 빠져 5분쯤 더 가면 산내면 얼음골 주차장에 이른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얼음골의 냉기를 찾는 건 이르다. 휴게소매점 뒤 깊은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지나 사과를 바구니에 담아 파는 상인들이 보일 때쯤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오는 시원한 공기가 조금씩 느껴진다. 오른편 물이 흐르는 계곡은 바위마다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책을 읽는 노부부, 화투패를 손에 든 사람들, 가만히 누워 여유로움을 즐기는 모습까지 각양각색이다. 아기자기한 돌다리를 건너 천황사를 왼편으로 두고 더 올라가니 냉장고를 열어 둔 듯 시원했던 공기가 냉동실 문을 연 것처럼 차가워진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분명 뙤약볕이 쨍쨍한데 냉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졸졸 흐르는 계곡물은 얼음장처럼 차갑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얼음골의 실체가 나온다. 수많은 돌이 무더기로 흩어져 있는 모습은 마치 폐허 같아 자칫 실망할 수도 있지만 돌무더기 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로 꽁꽁 언 얼음이 보인다. 3월 초순 얼음이 얼기 시작해 8월 하순까지 녹지 않는다는데 겨울에는 반대로 바위틈에서 더운 김이 올라온다고 한다. 밀양의 얼음골 사과는 고급 사과로 유명하다. 낮 동안 밀양의 햇볕을 쬐다 해가 지면 얼음골의 냉기를 머금어 그 일교차가 단맛을 빚어낸다고 한다. 밀양의 대추 역시 같은 이유로 이름났다.붉은 꽃 활짝 핀 표충사 고즈넉한 풍경 위양지 얼음골에서 휴식을 즐겼으면 인근 표충사를 둘러봐도 좋다. 천황산을 기준으로 얼음골과 반대편인 남쪽 자락의 표충사까지는 차로 25분쯤 걸린다. 필봉·사자봉·재약봉·문수봉 등 부채처럼 펼쳐진 재약산의 8개 봉우리가 표충사를 감싸고 있다. 신라 무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절은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사명대사를 제향하는 사당이 있던 절이라 표충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대선사가 1966년 열반한 곳이기도 하다. 널찍한 마당을 둘러 자리한 대광전, 서래각, 사당인 표충사 등을 천천히 둘러볼 만하다. 3층 석탑(보물 제467호) 뒤편 배롱나무에 활짝 핀 붉은 꽃은 야릇한 정취를 더한다. 기왕 밀양에 왔으니 떠나기 전 고즈넉한 풍경이 일품인 위양지를 잠시 들러보는 건 어떨까. 밀양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차로 20분가량 거리에 있는 크지 않은 못이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못 가운데에는 완재정이 작은 섬처럼 자리하고 있는데 그곳에 이르는 짧은 길이 마치 비밀정원으로 들어가는 길처럼 느껴진다. 못의 물 위로 손끝을 대고 있는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오리 한 쌍이 유유히 헤엄치는 풍경을 바라보면 마음이 한결 느긋해진다.시내 남동쪽 방향 20분 거리에는 화려하게 탈바꿈한 삼랑진읍 트윈터널이 가족·연인 단위 여행객의 발길을 잡는다. 2014년 KTX 개통으로 버려졌던 터널이 지난해 화려한 색의 빛을 주제로 한 터널로 거듭났다. 1억개의 LED 전구가 각 450m가량의 상·하행선을 왕복으로 수놓는다. 터널 내부는 한여름에도 영상 14℃를 유지해 더위를 피해 가기에도 좋다.클레이·공기소총·권총 사격…창원으로 밀양에서 한껏 여유를 즐겼다면 창원으로 이동해 다이내믹한 즐거움을 찾아보면 어떨까.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국제사격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창원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창원국제사격장이 있다. 국제대회를 열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일반인도 클레이 사격, 공기소총·권총 사격 등을 즐길 수 있다. 사격 시뮬레이션 게임도 있어 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다. 창원시는 대회에 맞춰 올해를 ‘창원 방문의 해’로 정했다. 이번 대회는 91개국에서 4255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북한 대표팀도 14개 종목에 출전할 선수 12명(남 5·여 7)과 임원 10명 등 22명이 등록을 마쳤다. 창원시는 대회 기간 사격장 내에 관광홍보관을 만들어 지역 대표 관광지와 축제 등을 안내하고 벚꽃빵, 진해콩, 아구포 등 특산물을 판매할 계획이다. 글 사진 밀양·창원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부담 큰데 지원은 쥐꼬리… 개선을” 물이용부담금에 반기 든 인천·서울

    인천시와 서울시가 물이용부담금제 운용에 문제점이 많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 제도가 경기, 강원, 충북 등 한강수계 상수원 지역의 수질 개선을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부담 대비 수혜의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해 정책 취지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1999년부터 물이용부담금제를 시행한 이래 지난해까지 서울 2조 8208억원, 인천 7804억원, 경기 2조 7680억원을 부담했다. 반면 지원받은 금액은 서울 2204억원, 인천 331억원, 경기 2조 9880억원으로 큰 차이를 드러냈다. 강원과 충북은 물이용부담금을 내지 않으면서 1조 2916억원과 5786억원을 각각 지원받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한강 상류에 대한 지원은 당연하지만, 하류지역도 지속 가능한 물관리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서울시는 물이용부담금을 현재 t당 170원에서 150원으로 인하할 것을 지난해와 올해 연속 한강수계관리위원회에 요구했지만 잇따라 부결됐다. 이들은 물이용부담금으로 조성되는 한강수계관리기금에서 과도한 잉여금이 발생하고 있다며 물이용부담금 인하를 주장한다. 한강수계관리기금 여유자금은 2014년 637억원에서 2015년 1003억원, 2016년 1010억원, 지난해 1160억원 등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인천·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들은 물이용부담금 인하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강수계관리위원회는 5개 시도(서울·경기·인천·강원·충북)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9자로 구성됐지만 사실상 환경부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따라서 인천과 서울은 한강수계관리위원회를 5개 지자체 중심의 상생위원회로 개편하고 환경부 직원 중심의 사무국을 독립시켜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원회를 5개 시·도 또는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는 환경부까지 포함하되 직접 관련이 없는 나머지 기관은 자문 역할을 하는 데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와우! 과학] 초기 거북은 등껍질 없었다…2억 2800년 전 화석 발견

    [와우! 과학] 초기 거북은 등껍질 없었다…2억 2800년 전 화석 발견

    다른 동물에는 없는 거북이의 신기한 등껍질의 생성과 진화 과정을 밝혀줄 거북 화석이 발견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 해외 유력언론들은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2억 2800만 년 전 살았던 거북 화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몸길이가 2.5m 정도로 지금의 거북보다 훨씬 큰 이 거북은 두개골부터 꼬리까지 그대로 보일만큼 보존상태가 거의 완벽하다. 특히 이번 발견에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이 고대 거북의 경우 거북의 상징인 등껍질이 없다는 점이다. 거북의 등껍질은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갈비뼈와 등뼈가 붙은 복잡한 구조로 약 50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동물들의 껍질은 모두 신체 표면에 난 뼈비늘이지 뼈가 몸 밖까지 나온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거북의 독특한 등껍질이 어떻게 생성돼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는지 관심을 가져왔다. 보도에 따르면 원반같은 형태의 몸매와 긴 꼬리를 가진 이 거북은 넓은 갈비뼈를 가지고 있으나 상징인 등껍질이 없다. 이에 앞선 지난 2008년 중국에서 발견된 2억 2000만년 전에 살았던 거북 조상 오돈토켈리스(Odontochelys semitestacea)의 경우에는 등껍질은 부분적으로만 형성된 상태였으며 단단한 복갑(腹甲·배를 싸고 있는 단단한 껍질)은 있었다. 특히 연구팀은 이 화석에서 이빨없는 부리를 확인해 '중국에서 온 첫번째 부리거북'이라는 의미의 '에오린크오킬리스 시넨시스'(Eorhynchochelys sinensis)로 명명했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미국 시카고 필드 자연사박물관 고생물학자 올리비에 리펠은 "거북의 진화 과정은 다른 동물과 비교대상이 없어 매우 알기가 어렵다"면서 "부리를 가진 거북 화석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그간 알지 못했던 거북 진화 과정의 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명 과학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헌재 대외비 문건도 빼낸 ‘무법천지’ 양승태 대법원

    양승태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에 파견된 판사를 동원해 대외비인 헌재의 비공개 평의 내용까지 빼낸 정황이 드러났다. 그중에는 국민적 관심사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민감한 정보도 있었다. 지난달 대법원이 공개한 ‘대통령 하야 정국이 사법부에 미칠 영향’ 문건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자행했다가 들통난 사법농단 사례들은 이미 한둘이 아니지만, 공무상 비밀누설의 범죄까지 저질렀다는 사실에 새삼 경악한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는 최모 부장판사는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헌재에 파견 근무하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사건 중 헌법소원이 제기된 사건의 헌재 평의 문건들을 법원행정처로 빼돌렸다. 과거사 국가배상소멸시효 관련 판결, 현대차 노조원 업무방해죄 판결 등 헌재 평의 내용과 연구관들의 보고서도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게 전달된 모양이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 의혹은 자고 나면 꼬리를 물어 터진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일본 전범기업 상대 소송 재판을 지연시키려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전략 회동을 했다는 구체적 의혹까지 나왔다. 해외 파견 법관을 늘린 양 전 원장에게 회동 결과가 전달돼 실행됐다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강제징용 피해자 수십만 명 중 생존자 3500여명은 대법원 확정 판결을 학수고대하는 초고령자들이다. 이런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 대법원의 민낯은 추하다 못해 공포스럽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불가피하다. 법과 양심을 팽개친 사법부의 개혁이 시급한데, 법원은 사법농단과 관련한 검찰의 영장을 거듭 기각하고 있다. 이대로는 신뢰 회복이 영영 불가능하다.
  • [열린세상] 노인들의 세상은 어디나 같다/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노인들의 세상은 어디나 같다/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사람 사는 곳은 세상 어디나 같다. 특히 노인들에게는.그들은 외롭다. 사회와 가족에게 밀려나 고령화 사회로 더욱 길어진 여생을 쓸쓸하게 보내야 한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처럼 늙어 가면서 함께 웃고, 울고, 놀면서 마지막까지 곁에 있어 주는 친구는 드라마에서나 가능하다. 아내와 남편이 떠나고 거동조차 불편해지면 요양원이나 단칸방 신세가 된다. 그들은 가난하다. 가족 부양으로 주머니가 텅 비어 있다. 쥐꼬리만큼 되는 연금이나 정부 보조금으로는 생계조차 힘들다. 아파도 마음대로 병원에 갈 수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먹을 수도 없다. 여차하면 재정악화로 그것조차 끊기거나 줄어들지 모른다. 통계가 말해 주듯 정부에서 생색내면서 만든 일자리라고 해야 저임금의 단순노무직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오래 버틸 수도 없다. 그들은 무시당한다. 흰머리와 주름살이 이제는 경륜도 품격도 아니다. 자식과 젊은 세대들에게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낡은 아집과 욕심으로 ‘5포 세대’와 ‘헬조선’을 만든 장본인 취급을 당한다. 정치인들 역시 선거 때만 표를 위해 큰절 한 번 얼른 하고 돌아서면 그만이다. 온갖 ‘예찬’을 늘어놓아도 늙음은 서럽고 쓸쓸하다. “나 여기 있다”고 소리쳐 봐야 들리지 않는다. 잊히고, 가난해지고, 사라져 간다. 자연의 법칙이고, 삶의 섭리다. 그래서 일찌감치 시인 예이츠가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의 첫 구절에서 단언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나라가 아니라 어떤 ‘곳’도 없다. 심지어 감옥조차도. 잭 브래프 감독의 영화 ‘고잉 인 스타일’(Going in Style)이나 잉엘만순드베리의 소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를 보면 ‘아메리칸 드림’을 외치는 미국이라고, 복지 천국을 자랑하는 스웨덴이라고 다르지 않다. 돈이 없어 먹고 싶은 파이 하나 못 사먹고, 간식 금지에 산책 자유조차 없는 노인 요양원에서 나무토막처럼 사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며 뛰쳐나온다. 하물며 노인 절반 가까이(45.6%)가 빈곤에 허덕이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빈곤율 1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은 말해 무엇하랴. ‘고잉 인 스타일’에서 세 노인도 30년 동안 일한 철강회사로부터 퇴직연금을 받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집세 내기도 빠듯하고 신장 투석을 위해 병원도 제대로 갈 수 없다. 그나마 그 연금마저 회사 합병에 따른 적자 보전을 이유로 끊기게 생겼다면. 후지타 다카노리가 말하는 이런 ‘하류노인’은 미국에도, 일본에도 고령화의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우리나라에도 부지기수다. 국민연금 수급액이라고 해봐야 한달 평균이 노후 최저생계비의 3분의1에 불과한 36만 8600원이다. 그마저도 받지 못해 거리를 떠돌거나, 스웨덴의 메르타 할머니가 “감옥보다 못하다”고 말한 노인요양소로 가거나. 아니면 메르타 할머니처럼 차라리 감옥에 가기로 작정하고 강도짓을 하거나. 은행을 털기로 한 ‘고잉 인 스타일’의 세 노인도 그렇게 말한다. “최악의 경우 감옥에 가면 돼. 거기에는 안정된 세끼 식사와 침대까지 있잖아”라고. 감옥을 또하나의 복지시설로 생각하는 노인들은 이미 일본에 많다. 적은 연금으로 사는 것보다 무료 숙식과 말동무가 있으며, 건강관리까지 해주는 감옥에 가기 위한 노인 범죄가 급증해 전체 절도범의 30% 이상을 차지한 지 오래다. 비극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노인 빈곤은 또 다른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노인자살률 1위가 노인빈곤율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고잉 인 스타일’의 세 노인과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의 다섯 노인 모두 어설픈 은행털이로 거액을 손에 쥐는 데 성공한다. 감옥에도 가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도, 그들도 그것이 결코 현실이 될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들의 날카로운 풍자와 유쾌한 반란이 씁쓸하고, 해피엔딩이 공허한 이유다. 그들은 갈수록 길어지는 남아 있는 나날들을 더 가난하고 아프고 슬프게 보내야 할 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어디에도 없고, 아직은 누구도 ‘노인을 위한 나라’를 만들지 못하고 있으니까.
  • 부상 떨친 류한수, 집념의 ‘2연패 메치기’

    부상 떨친 류한수, 집념의 ‘2연패 메치기’

    2인자 꼬리표 떼고 레슬링 자존심 세워 펜싱 에페 맏언니 강영미 첫 개인전 金주변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레슬링 류한수(30·삼성생명)는 넘어질때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최악의 부상도 그의 집념을 막진 못했다. 류한수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하고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뗐다. 류한수는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어셈블리 홀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의 알마트 케비스파예프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패다. 류한수는 오랫동안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친구 김현우(30·삼성생명)에게 가려져 있었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 때 크게 넘어져 관중석에서 김현우의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이를 악문 류한수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김현우와 함께 한국 레슬링의 희망으로 떠올랐으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류한수는 포기 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더니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로 실력과 정신력을 매트 위에서 증명했다.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의 맏언니 강영미(33·광주 서구청)도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랭킹 6위인 강영미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쑨이원(중국·5위)을 11-7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함께 출전한 최인정(28·계룡시청·7위)은 준결승에서 쑨이원과 연장까지 갔으나 10-11로 져 인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는 손영기(33·대전도시공사)가 준결승에서 황멍카이(중국)에게 6-15로 져 동메달을 따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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