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껍질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법 보호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선수촌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오렌지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사용자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984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오페라하우스는 머리·건물은 몸통… 두 개층 낮은 상가, 주거를 배려하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오페라하우스는 머리·건물은 몸통… 두 개층 낮은 상가, 주거를 배려하다

    # 양지바른 북향, 시드니 시드니에 가기 전 시드니의 대표적인 무지개떡 건축이 무엇이냐고 현지의 지인에게 물었다. 흥미로운 대답이 돌아왔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가면 그 근처가 죄 무지개떡 건축이라고. 한 번 걸음에 보고 싶은 곳 두 군데를 한꺼번에 찾아갈 수 있다니 아주 반가운 소식이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호주는 대표적인 남반구 국가다. 그중에서도 시드니는 남위 33도 정도에 있는 도시로 북위 37도에 위치한 서울에 비해서는 적도에 조금 더 가깝다. 서울에 가을이 깊어 가고 있을 무렵이라 시드니에는 봄이 한창이었다. 날이 점점 더워지고 있다고 했다. 반바지 반팔 차림의 사람들도 눈에 많이 보였으나 저녁이 되면 아직 상당히 쌀쌀했다. 적도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태양이 북쪽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공간 지각의 혼동은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양지 바른 북향’이라니. 그런데 예상치 않은 곳에서 또 다른 무지개떡 건축을 만났다. 아니, 한두 채가 아니라 한 지역 전체가 그랬다. 다름 아닌 숙소 근처 지역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숙소를 시드니 중심 지역에서 벗어난 쿠지라는 해변에 잡았는데 이 일대가 무지개떡 건축으로 가득했다. 쿠지는 태즈먼해에 면한 시드니 동쪽 해안의 한 지역으로 아름다운 백사장과 깎아 지른 절벽 등으로 유명하다. 리조트 지역이라기보다는 주거지로서의 성격이 강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상가와 유흥가가 형성돼 있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밀도가 높지 않아서 대부분의 건물은 3, 4층 내외다. 대부분의 상업 시설이 저층에만 있고 그 위는 주거 기능이 있기 때문에 밤이 돼도 사람들이 별로 시끄럽게 굴지도 않고 비교적 정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주거와 상업이 공존하면 소음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거의 비중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사실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상업 시설 고객의 대부분이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쿠지 해안도 그런 편이어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밤에 나다니고 있었지만 다들 적당한 선에서 조심성 있게 행동하고 있었다. # 원주민이 조개껍질 버리던 섬, 베넬롱포인트 시내로 나가 본다. 시드니에는 우리의 교통카드에 해당하는 오팔카드라는 것이 있다. 편의점 등 여기저기에서 구할 수 있으며 잔액이 얼마 남지 않았으면 미리 알려 준다. 현금만 있어도 걱정할 것은 없다. 세상에 급할 것 없다는 태도의 버스 기사가 직접 받아서 거스름돈을 챙겨 준다. 당연히 시간이 좀 걸리지만 다들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 삶의 템포가,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이 한결 여유 있다. 가는 길, 버스 도착 시간 이런 것들은 구글 앱으로 다 해결이 된다. 편리하기는 한데 반대로 여행의 고전적인 요소인 길 물어보는 재미가 사라진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쿠지 해안에서 오페라하우스 근처의 페리 터미널인 서큘러키까지는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시드니의 인구는 350만명.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고 부산 정도다.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베넬롱포인트는 시드니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원래 이곳은 오랫동안 원주민들이 조개를 잡아 그 껍질을 버리던 섬이었다. 1788년 호주 최초의 총독 아서 필립이 함대를 이끌고 신대륙을 찾아왔다. 그 배에는 1000명 이상의 범죄자들뿐 아니라 말을 포함한 일부 가축도 타고 있었다. 동물들은 이 섬에 방목됐고, 이송된 범죄자들 중 여자들이 조개껍질을 모아 시멘트 모르타르와 섞을 석회를 구웠다. 그 재료를 이용해 정부가 사용하기 위한 2층 건물을 지었다. 1790년대 초 호주의 초기 역사에서 가장 특이한 인물인 원주민 베넬롱이 필립 총독을 설득해 집을 하나 지었고 이에 따라 이 섬에 그의 이름이 붙게 됐다. 그는 영국인과 원주민 간의 가교 역할을 하던 인물이었다. 19세기 초 섬과 반도 사이의 바다를 메우고 땅을 평평하게 고른 후 매커리라는 이름의 요새가 들어섰다. 시드니에 전차가 들어온 이후에는 전차 차고가 됐다. 이후 1957년 세계 건축사에서 가장 떠들썩한 사건 중 하나였던 대대적인 국제 현상 공모를 통해 덴마크의 무명 건축가였던 예른 웃손이 이 신생 국가의 상징이 될 오페라하우스의 설계자로 선정됐다. 그 부지가 바로 베넬롱포인트였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1973년 개관할 때까지 공기는 10년이 연장됐고 비용은 14배가 초과됐다. 건물 하나를 짓는 일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정부가 몇 번 바뀌었고 설계자와의 관계는 지극히 악화됐다. 정부 측은 설계도 끝나기 전에 공사를 진행하고자 했고, 수많은 변경을 요구했으며, 심지어 임금도 체불했다. 결국 웃손은 저주에 가까운 악담을 퍼부으며 중도에 덴마크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분노한 그는 평생 호주 땅을 다시 밟지 않았다. 오페라하우스의 공사 과정에서 이 땅이 밟아 온 이런저런 역사적 흔적이 발굴된 것은 기대치 않았던 수확이었다. 여기까지는 마치 소설 같은 사실로, 신생 국가 호주로서는 실로 영욕이 교차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그다음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일단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완공되자 그들은 장기간에 걸친 계획을 통해 이 일대를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할 만한 도시적 장소로 바꿔 나갔다. 지금의 베넬롱포인트는 해안가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필두로 하여 수많은 건물과 옥외 공간, 도시 인프라가 결합돼 있는 매우 특별한 지역이다. 게다가 그 배경은 세계 최대의 자연 항구인 시드니만이다. 그 변화의 한 축에 복합건축, 즉 무지개떡 건축이 있다. 바다를 향해 돛을 펼친 범선과도 같은 오페라하우스가 머리라면 그 뒤를 길게 따르고 있는 건물들은 몸통에 해당한다. 이 건물들은 모두 주상복합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주변은 일종의 주거지역인 것이다. 동시에 시민들과 관광객이 엄청난 숫자로 몰려드는 도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 오페라하우스를 품은 중심지, 이스트서큘러키 지도를 놓고 이 일대를 들여다보면 그 도시적 상황을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일단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서큘러키가 있다. 필립 총독이 배를 이끌고 내렸던 바로 그곳이면서 현재는 시드니만 일대의 다양한 장소를 그물처럼 연결해 주는 페리 선착장이다. 그 동쪽 지역, 즉 이스트서큘러키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쪽이고 반대쪽에는 시드니의 구시가가 가장 잘 남아 있는 ‘더 록스’ 지역, 시드니 현대미술관, 그리고 국제 여객선 터미널 등이 있다. 서큘러키의 바로 남쪽, 즉 내륙 쪽으로는 고가도로와 지하철이 지나가며 그보다 더 남쪽은 고층 빌딩이 솟아 있는 시드니의 중심업무 지역이다. 한마디로 자연과 역사, 교통, 그리고 현대 도시의 활력이 모두 집중된 보기 드문 장소인 것이다. 이스트서큘러키 지역은 고저차가 심하다. 이곳의 주상복합 건물들은 자연 지형을 최대한 이용해 지어진 탓에 바닷가 쪽과 반대쪽 입구는 두 개 층의 차이를 갖는다. 즉 언덕에 바로 붙어서 건물이 마치 옹벽처럼 서 있는 상황이다. 앞쪽은 더할 나위 없이 붐비는 도시의 광장이지만 뒤쪽은 널찍하고 조용한 공원이다. 주거와 상업 시설이 공존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건물 사이로 역시 상당히 역사가 있어 보이는 계단이 있어서 이 두 장소를 연결해 준다. 모든 건물의 저층부는 상가와 카페, 음식점 등이며 그 위는 건물에 따라 호텔, 사무실, 그리고 고급 주거 등이 들어가 있다. 물론 이 거대한 계획이 아무 탈 없이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이스트서큘러키 지역이 본격적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90년대 이후였다. 초기 계획안이 발표되자 시민들의 원성이 들끓었다. 결국 총리까지 동원되는 우여곡절 끝에 - 몇십 년 전 오페라 하우스 때도 그랬듯이 - 건물의 높이가 낮아지고 건축가가 바뀌면서 현재의 안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1993년 3월 시드니가 2000년 올림픽 개회 도시로 선정되면서 이 계획의 중요성은 급격히 커졌다. 저층부의 상가를 구성하는 육중한 콜로네이드 때문에 시민들에게 빵 굽는 ‘토스터’라는 별명을 얻는 등 논란이 끊임없이 계속됐으나, 이제는 시드니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진 상태다. 오페라하우스는 웃손이라는 한 명의 천재로 설명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도시를 이렇게 만들어 온 것은 어느 개인이 아니다. 온갖 우여곡절을 포함한 인간의 집단지성이 필요한 대표적인 존재가 바로 도시다. # 잘나가는 오페라하우스, 주민을 배려하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바로 옆, 서쪽 해안은 두 개 층으로 된 테라스 구조다. 바다에 바로 면한 아래층은 여러 개의 레스토랑이기 때문에 항상 엄청난 수의 사람들로 붐빈다. 당연히 소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바로 위층, 즉 지상의 데크는 비록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기는 하지만 소음이 많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곳은 완전히 보행자 지역으로 자동차도 다니지 않는 곳이다. 이 두 층의 차이는 불과 3미터 내외로, 완만한 계단 몇 단을 오르내리면 쉽게 오갈 수 있는 구조다. 이렇게 복층으로 구성한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일반 보행자와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레스토랑의 고객들을 분리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그룹의 사람들이 서로 방해받지 않고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생각은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동시에 이 지역 일대를 정온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부수적인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아래층에서 나오는 소음은 바닷바람에 묻혀, 그리고 데크의 처마에 가려 상당히 완화된다. 물론 물리적인 장치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사람들의 조심성 있는 태도가 아울러 필요하다. 아래층 계단 입구에 붙어 있는 간단한 안내문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배려심, 그리고 이 지역의 복합적인 성격을 잘 보여 준다. 방문객 귀하 이웃을 위해 오페라하우스를 떠날 때 조용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거지역으로 가는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드림
  • [메디컬 인사이드] 저염·저열량 ‘대시 다이어트’ 아시나요

    [메디컬 인사이드] 저염·저열량 ‘대시 다이어트’ 아시나요

    ‘생선·잡곡·채소·견과류 등 식단 추천소금 섭취 줄여 심장·혈관 기능 보전하루 1만보 이상 걷는 등 운동 필요금연·절주하고 식사 거르지 말아야 저(低)탄수화물·고(高)지방식’ 열풍이 불면서 건강한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은 단기간에 살을 빼는 데 효과적일지 모르겠지만 오랜 기간 유지하기 쉽지 않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극단적으로 낮출 때 생기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시도하다 두통과 피로, 심한 피부발진, 요요현상을 호소하는 분도 있습니다. 최근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등 전문가 단체가 한목소리로 이 다이어트법을 반대한 이유는 건강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육류 위주의 식단으로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은 ‘황제다이어트’ 창시자 엣킨스 박사도 2003년 심장마비로 사망한 전례가 있습니다. 사망 당시 그의 나이는 72세로, 몸무게가 116㎏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건강도 지키고 요요현상 부담 없이 체중을 조절할 수 있는 식이요법은 없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대시(DASH) 다이어트’에 주목합니다. 건국대병원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대시 다이어트에 맞는 저열량 도시락을 일부 직원에게 점심으로 제공하고 효과를 측정했다고 합니다.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23 이상인 직원 40명을 프로그램에 참여시켰습니다. 일반적인 비만 기준은 BMI 25 이상입니다. A군 20명은 저열량식만 제공하고 B군 20명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칭찬과 함께 의견을 나누도록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집에서도 비슷한 식단을 유지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식사일기’를 쓰도록 하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열량식 실천방안을 교육했습니다. ●요요현상 없이 전원 체중감량 3개월 뒤 A군은 평균 2.2㎏, B군은 4.4㎏을 감량했습니다. 가장 많은 체중을 감량한 직원은 12㎏을 줄였습니다. 단기간에 많은 체중을 감량하는 데 목적을 두는 분들이 보면 대단한 성과가 아닐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사실은 40명 중에서 요요현상이 생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유정아 건국대병원 영양팀장은 4일 “한 달에 2㎏을 감량하면 보통 건강한 다이어트로 보는데, 다소 지치는 과정이긴 했지만 끝까지 한 명도 요요현상을 겪지 않은 점에서 다이어트 유지율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커뮤니티를 구성해 칭찬을 하고 서로의 의지를 북돋는 방법이 좀더 효과적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무엇을 먹었을까. 대시 다이어트는 사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발한 식이요법이 아닙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영양학자들과 만든 대시(DASH)라는 단어에는 ‘고혈압을 막는 식이요법’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식이섬유와 과일, 저지방 유제품, 단백질이 많고 지방질이 적은 생선과 닭을 많이 섭취하는 대신 소금과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당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 골자입니다. 체중감량 효과가 많이 알려져 최근에는 일반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상황에 맞춰 보면 곡류는 잡곡밥으로 매끼 3분의2 또는 1공기 정도 먹고 포만감을 높이기 위해 나물이나 생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건국대병원은 강황가루를 첨가한 현미밥, 잡곡밥 등을 제공했습니다. 국이나 찌개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유제품은 저지방이거나 무지방이면서 설탕이 들어 있지 않은 우유와 요구르트, 치즈 섭취를 권장합니다. 우유와 요구르트는 1컵 정도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살코기 식품과 햄 등 고지방 육류는 가급적 줄이는 대신 껍질을 제거한 닭고기와 생선류를 적당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소금이 첨가되지 않은 땅콩, 호두, 잣, 해바라기씨도 제공합니다. 반대로 마요네즈나 버터, 설탕, 단 음료수, 사탕, 젤리 등은 가급적 적게 먹어야 합니다. 건국대병원은 대시 다이어트에 기초해 2000㎉를 하루 제공 열량 최대치로 보고 키와 몸무게, 성별에 따라 조절했습니다. 평균 제공 열량은 1600~1800㎉였습니다. 일반적인 한국인 권장 열량인 남성 2500㎉, 여성 2000㎉보다 다소 낮은 수준입니다. ●소금을 줄여야 하는 까닭은 여기서 또 중요한 것은 나트륨으로 이뤄진 ‘소금’입니다. 대시 다이어트 기준에 따르면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3g 이하로 줄여야 하고 고혈압 환자는 1.5g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4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절반 정도로 소금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김성권(서울K내과 원장) 서울대 명예교수는 “짜게 먹으면 나트륨 농도를 맞추기 위해 물을 많이 들이켜게 되는데, 요즘에는 물을 먹지 않고 당류가 많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비만이 생길 위험이 높은 데다 혈압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피자나 닭 튀김에는 많은 나트륨이 들어가는데 기름진 음식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짠 맛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무의식적으로 탄산음료에 손을 대는데 이것은 다시 비만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옵니다. 높아진 혈압은 심장의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관에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을 상상해 보면 됩니다. 힘차게 혈액을 뿜어야 하는데 혈압이 높으니 심장근육이 강하게 움직여야 하고 더 빨리 지치게 됩니다. 신장도 혈압이 높아지면 서서히 망가집니다. 김 교수는 “고혈압이 있으면 20년 뒤 심장을 못 쓰게 되고 30년 뒤에는 신장을 못 쓰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에는 혈압이 높지 않은 환자도 소금을 섭취하면 혈관에 문제가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미국의 한 연구에서 뇌졸중 환자를 10년 관찰해 보니 혈압이 높지 않아도 소금을 많이 먹으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소금이 혈관세포를 위축시키기 때문인데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과도한 소금 섭취가 면역체계에 문제를 일으켜 아토피 피부염 같은 면역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시 다이어트에서 빼먹지 말아야 할 부분이 또 있습니다. 바로 ‘운동’입니다. 금연과 절주도 필수입니다. 유 팀장은 “사실 운동과 병행하지 않고 먹는 것만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가급적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하루 1만보 이상을 걷도록 권했다”고 했습니다. 특정 음식만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은 쉽지 않을뿐더러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가만히 앉아서 체중이 줄기를 기다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아예 먹지 않고 굶는 것도 요요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런닝맨’ 트와이스 출격, 돼지국밥+꼼장어 껍질까지 ‘레전드 먹방’

    ‘런닝맨’ 트와이스 출격, 돼지국밥+꼼장어 껍질까지 ‘레전드 먹방’

    걸그룹 트와이스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먹방’의 정석을 보여준다. 트와이스는 최근 진행된 ‘런닝맨’ 촬영에서 부산 시민이 추천하는 부산의 대표 음식을 먹고 ‘십자말퍼즐’을 완성해야하는 레이스를 펼쳤다. 트와이스는 레이스 도중 돼지국밥부터 조개구이와 살아 움직이는 꼼장어까지 가리는 음식 없이 모두 먹으며 먹방의 끝을 선보였다. 쯔위는 난생 처음 보는 ‘꼼장어 껍질’의 맛에 반하며 남다른 입맛을 자랑했고, 정연은 미션으로 제공된 어묵 국물을 원샷하여 남김없이 먹어치우는 가하면 레이스 내내 고기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내 新 먹방 요정으로 등극했다. 또한 지효는 십자말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음식과 관련된 단어를 척척 만들어내는가 하면 기발한 잔머리를 발휘해 얍삽하다는 뜻의 별명 ‘쌥쌥이’를 획득하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나연은 런닝맨 맏형 지석진이 알려주는 ‘추억의 손장난’을 모조리 꿰고 있는 모습으로 남다른 ‘아재 취향’을 드러냈다. 트와이스의 활약은 4일 일요일 오후 6시 30분 ‘런닝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SBS ‘런닝맨’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달 새 13번 휘청인 ‘불의 고리’ 대지진 오나… 꺼지지 않는 불안

    한달 새 13번 휘청인 ‘불의 고리’ 대지진 오나… 꺼지지 않는 불안

    ●연말 대지진 우려 목소리 커져 세계 최장의 지진대인 환태평양 조산대, 일명 ‘불의 고리’가 심상찮다. ‘불의 고리’란 아르헨티나 최남단 티에라델푸에고에서 시작해 칠레 서쪽 안데스 산맥과 미국 서해안, 알류샨 열도, 베링해를 거쳐 일본,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뉴질랜드로 이어지는 고리 모양의 지진대를 말한다. 전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몰려 있고, 7개의 지각판들이 만나 지각변동이 활발하다. 전 세계 지진의 약 90%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한 달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 지진은 모두 16건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13건이 ‘불의 고리’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불의 고리’가 흔들리면서 연말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천 ㎞ 떨어져 발생… 연관성 적어 전문가들의 말은 일단 안도감을 안겨준다. 서로 수천 ㎞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도미노처럼 상호연관성을 갖고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지만 하나의 판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태평양판, 필리핀판, 남미판, 호주판 등 다양한 지각판들이 복잡하게 맞닿아 있는 특성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지진은 남미판이 충돌한 것이고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은 필리핀판의 변동으로 생긴 것이다. 때문에 연쇄반응으로 인한 지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한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인접 지각판에 ‘응력’(지진에너지)이 전달돼 영향을 미치는 ‘방아쇠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방아쇠 효과로 발생하는 지진 규모는 2.0~4.0 정도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다른 판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최근 발생한 지진들만으로 불의 고리가 활성화됐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최근 불의 고리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횟수는 평년 수준에 불과해 더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홍 교수는 “대형 지진이라고 할 수 있는 규모 8.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에나 인근 지역의 지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들 지역의 지진이 한반도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진은 지구 내부에 축적된 탄성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방출되면서 땅속의 거대한 암반이 갑자기 갈라지고 그 충격으로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다. 지각과 상부 맨틀은 암석으로 이뤄져 있는데 탄성한도 이내에서는 어느 정도 휘어졌다가 원래대로 되돌아가게 된다. 그렇지만 지각에 응력이 쌓여 탄성한도를 넘으면 암석층은 깨지고 이때 발생한 진동이 땅을 흔드는 것이다. ●판 경계 아닌 中 쓰촨성서도 강진 학계에서는 지진의 발생원인에 대해서 탄성반발론과 판구조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탄성반발론은 19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질학자인 해리 필딩 레이드가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조사한 뒤 제기한 이론으로 지진이 단층운동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각 일부는 지구 내부의 힘으로 인해 변형되는데 그 힘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 암석층이 급격히 파괴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판 구조론은 독일 지질학자 알프레드 베게너가 제기한 것으로 지진이 단층운동으로 발생한다고 할 때 단층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에 대해 설명하는 이론이다. 판 구조론에 따르면 지구의 껍질이라고 할 수 있는 암석권은 10여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다. 이들이 서로 부딪치거나 밀리고 포개지기도 하면서 매년 수 ㎝ 정도의 속도로 맨틀 위를 이동한다는 것이다. 판의 운동은 다른 판과의 마찰력에 의해 저항을 받는데 판의 운동에너지가 마찰력을 넘어서는 순간 갑작스러운 미끄러짐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지진이라는 설명이다. 판 경계에서만 지진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1976년 규모 7.8의 중국 당산 지진이나 2008년 발생한 규모 8.0의 중국 쓰촨성 지진, 그리고 지난 9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경주 지진도 모두 판 경계와는 떨어져 있는 판 내부에서 발생했다. ●“한반도 규모 5.0이상 지진 배제 못해” 판 내부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판 경계부에서 발생한 응력이 판 내부에 전달돼 오랜 기간 축적되다가 약한 지각 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서 발생한다. 9월 경주 지진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어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홍 교수는 “최근 대전이나 금산, 보령같이 이전에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경주 지진의 여파”라며 “경주 지진 발생 이후 경주의 북북동쪽, 남남서 방향. 그리고 수직 방향으로 응력이 전달되면서 이들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이며 이론상으로는 규모 5.0 이상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감기인 줄만 알았던 감염병… 손 제대로 씻었나요

    감기인 줄만 알았던 감염병… 손 제대로 씻었나요

    해마다 겨울철이면 기승을 부리는 단골 감염병이 있다. 한번 걸리면 고열과 견디기 어려운 근육통으로 일주일 이상 꼬박 앓아야 하는 독감(인플루엔자), 감기몸살처럼 뼈마디가 욱신거리고 구토와 설사를 하는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성인이 걸리면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지만 영유아가 걸리면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이다. ●독감 외엔 백신 없어 개인 위생수칙 지켜야 세 가지 감염병 모두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곧바로 심한 전신증상이 나타나고 전염성마저 강해 음식물 관리나 손 씻기 등 감염병 위생수칙에 소홀해지기 쉬운 겨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과 독감 유행시기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이며,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은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발생한다.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6~22일에 독감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4.0명 수준이었지만 이달 6~12일에는 4.5명으로 늘었다. 독감 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8.9명 이상이면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다. 대개 12월부터 독감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1월쯤 유행주의보 기준을 넘어서고 2월에 정점에 이른다. 콧물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감기와 달리 독감은 고열과 근육통 등 전신증상이 가라앉을 무렵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며 감기보다 훨씬 오래간다. 합병증도 심해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폐렴이나 폐렴균·포도상구균 등의 세균이 일으키는 폐렴에 걸릴 수 있고 바이러스와 세균에 한꺼번에 감염된 혼합형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물이나 감염자의 분변, 구토물을 통해 전염된다. 설사 증세를 보이는 아기의 기저귀를 갈다 가족이 감염되기도 한다. 이 바이러스는 일반 세균과 달리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오래 생존한다. 또 적은 양으로도 쉽게 전파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문고리 등을 만지거나 노로바이러스 환자와 함께 밥을 먹고 생활해도 감염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가 몸에 들어가면 평균 하루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오심(속이 메스꺼운 증상), 구토, 복통, 설사,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완치돼도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14주만 지속해 다시 감염될 수 있다.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예방백신도 없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은 아이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집에서 잘 발생한다.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과 비말(작은 침 방울)을 통해 전파되며 열이 나고 인후통, 기침, 콧물, 코막힘, 천명(쌕쌕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문제다. ●단체 식사 후 2명 이상 증세 보이면 보건소 신고 독감은 백신이라도 맞아 예방할 수 있지만 노로바이러스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백신이 없어서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손이 시리더라도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자주 손을 씻고 안 씻은 손으로 눈이나 코, 입을 만지지 않는다. 기침할 때는 옷 소매로 입을 가린다. 음식은 꼭 익혀 먹고 채소와 과일은 깨끗한 물에 씻어 껍질을 벗겨 먹는다. 도마나 칼 등 조리기구도 깨끗이 닦아 사용한다. 만약 여러 명이 같은 장소에서 식사했는데, 그중 2명 이상이 설사를 세 차례 이상 하거나 구토를 하고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면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모델 박둘선의 영화 음식 이야기] 게살이 가득한 태국의 밥도둑

    [모델 박둘선의 영화 음식 이야기] 게살이 가득한 태국의 밥도둑

    자신을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해외로 떠난 어머니가 그곳에서 어떤 어린이를 돌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기분이 좋을 까닭이 없다. 일본 영화 ‘수영장’은 4년 만에 어머니 교코를 태국에서 만난 사요가 어머니가 돌보는 태국 소년 비이를 보면서 느끼는 불편함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영상이 멈췄나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한 장면을 길게 비추는 롱테이크 기법처럼 사요의 어머니에 대한 감정은 서서히 긍정적으로 바뀐다. 태국 소년과 우정을 쌓고 그동안 서운했던 감정을 어머니에게 털어놓은 사요는 일주일 뒤 일본으로 돌아간다. 교코가 태국에 도착한 딸을 위해 준비하는 요리 목록에 푸팟퐁커리가 있다. 푸팟퐁커리에 쓰이는 게는 겉껍질이 얇아서 씹어 먹을 수 있는 ‘소프트셸크랩’을 쓰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소프트셸크랩은 냉동 상태로 많이 팔리고 있다. 일반 꽃게를 써도 되지만 이 경우에는 좀 더 오래 볶아 준다. 게를 튀기기도 하는데 이때도 마찬가지다. 푸팟퐁커리에 게맛살을 쓰는 경우도 있다. 새우를 쓰면 푸팟꿍커리가 된다. 오징어 등 여러 해산물을 넣으면 탈레팟퐁커리라고 불린다. 부드러운 해산물 카레라고 보면 된다. 태국 요리에 자주 쓰이는 야채 중 파프리카와 피망은 얼핏 보면 비슷하다. 하지만 맛은 조금 다르다. 서울요리학원의 김홍준 강사는 파프리카는 과육이 굵어서 포를 뜨는 것처럼 얇게 저며야 요리할 때 편하다고 조언했다. 아삭한 식감을 즐기는 샐러드용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다. 서양고추인 피망은 맵지는 않지만 고추처럼 톡 쏘는 맛이 있다. 과육은 파프리카보다 얇다. 피망 대신 파프리카를 써도 된다. 닭 육수는 닭 뼈, 양파, 당근, 파, 생강 등을 넣어서 팔팔 끓인 뒤 미지근한 불에 한 시간 정도 더 끓여 주면 된다. 보통 닭 육수를 만들어서 한 번 쓸 분량씩 담아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쓰기도 한다. 그럴 시간이 없다면 시중에서 파는 액상 닭 육수를 쓰면 된다. 닭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면 물에 카레가루만 풀어 써도 된다. 카레는 일본산 S&B카레가루를 썼다. 김 강사는 국산 카레보다 좀 더 깊은 맛이 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둘선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교수는 여기에 강황가루를 좀 넣어도 괜찮겠다고 했다. 박 교수는 “향신료를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레 요리에 강황을 즐겨 쓴다. 매운맛을 우려내기 위해 다진 마늘과 베트남 고추부터 볶았다. 베트남 고추는 태국 요리에 종종 쓰이는데 청양고추보다 더 매운맛을 자랑한다. 베트남 고추가 많이 대중화되면서 즐겨 먹는 사람도 늘어났다. 박 교수도 종종 베트남 고추를 즐겨 먹는단다. 카레 끓일 때 넣는 코코넛밀크는 푸팟퐁커리를 고소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코코넛밀크가 없다면 우유를 넣어도 된다. 한 예능 방송 프로그램에서 카레에 코코넛밀크를 넣는 것이 방영될 정도로 대중화됐다. 일부 음료 회사에서 코코넛밀크를 팩 형태로 출시했다. 채소가 어느 정도 익으면 게를 넣고 다음으로 계란을 넣고 저어 준다. 계란이 카레 색을 띠기 시작하면 푸팟퐁커리가 완성된 것이다. 계란이 있어 더욱 부드러워진 밥도둑이 나왔다. 정리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재료 게 4마리, 양파 반 개, 달걀 2개, 쪽파 100g, 닭 육수 반컵, S&B카레가루 반 컵, 올리브오일 필요량, 다진 마늘 2큰술, 베트남 고추 8개, 코코넛밀크 250㏄, 청·홍피망 50g 만드는 법 ① 게는 깨끗이 씻어 4등분으로 자른 뒤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노릇하게 볶는다. ② 양파는 얇게 채썰고 쪽파는 깨끗이 씻어 5㎝ 길이로 자른다. 피망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③ 그릇에 닭 육수와 카레가루를 넣고 섞어 놓는다. ④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베트남 고추를 볶다가 카레를 넣고 끓인다. ⑤ 만들어 놓은 ④ 에 코코넛밀크를 넣고 끓인 다음 손질한 채소를 넣어 익혀 준다. ⑥ 팬에 익혀 둔 게를 넣어 잘 버무린 다음 계란을 넣고 익혀 준다. <도움말:서울요리학원(02-766-1044)>
  • [사설] 최순실씨 재벌 총수 석방에까지 관여했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지난 4년여간 국정을 철저히 농락한 사실이 양파 껍질 벗겨지듯 속속 드러나면서 많은 국민은 최씨의 ‘마수’가 미치지 않은 청정지대는 결코 없을 것이란 비관적 인식을 갖게 됐다. 권력을 무기 삼아 뱃속을 채우기로 작정한 최씨 일당의 ‘먹잇감’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는 사실은 검찰의 공소장에도 상세하게 기재돼 있지 않은가. 게다가 정유라씨 친구의 부모가 운영했던 회사처럼 최씨의 힘이 필요했던 기업이나 개인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씨의 사법 농단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화가 김승연 회장의 횡령·배임 사건 파기 환송심을 앞두고 최씨에게 구속집행정지 상태였던 김 회장 석방 민원을 했고, 선고 하루 전 집행유예 판결이 나온다는 언질을 받았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최씨의 힘이 국가 법질서 체계까지 무너뜨렸다는 것이어서 이만저만 심각한 일이 아니다. 검찰과 특검, 국정조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철저히 규명해야만 한다. 당시 한화는 김 회장 구명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이 사실이다. 수천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회장은 2012년 8월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4개월여 복역 후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계속 재판을 받았지만 형이 확정되면 나머지 형기를 채워야만 할 처지였다. 하지만 2013년 9월 대법원은 “일부 유무죄 판단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돌려보냈고, 김 회장은 결국 2014년 2월 11일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한화 측은 “파기 환송심 재판과 관련해 최씨에게 전혀 석방 민원을 하지 않았고, 재판 결과도 당일 판결을 통해 확인했다”며 의혹 전체를 부인하고 있다. 사실이길 바란다. 그렇잖아도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사면권을 재벌과의 ‘부당거래’ 재료로 이용했는지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SK와 CJ의 경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이 그룹 총수의 사면과 관련 있을 것이란 추측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 아닌가. 최씨가 김 회장의 법원 판결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유전무죄, 유권무죄’ 논란이 재연되면서 최악의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해도 썩은 부위는 도려내야만 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최씨의 사법 농단 의혹을 규명해야만 한다.
  • 공효진 “공블리는 잠시 잊어주세요”

    공효진 “공블리는 잠시 잊어주세요”

    “우리나라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추리하는 걸 좋아하잖아요. ‘그것 봐, 내가 맞았네’ 하며 승리감을 즐기죠. 이런 것들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관객들을 헷갈리게 하려는 제 목표는 달성한 것 같은데요?” 입을 열면 모든 게 스포일러라며 지금까지 작품 중 인터뷰하기가 제일 어렵다고 툴툴거리지만 시사회 이후 쏟아지는 호평에 공효진(36)의 얼굴은 웃음 한가득이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두 남자의 질투를 부르는 ‘공블리’의 매력을 한껏 뽐냈던 그녀가 오는 30일 개봉하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에서는 의문의 여성으로 눈빛을 바꾼다. 아이를 데리고 사라진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를 쫓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의 추적극이다. 영화는 장르적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모양새를 취하는데, 여성 감독과 두 여배우에 의한, 여성 관객을 위한 여성 영화가 분명하다. 공효진은 남성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두 엄마 아닌 두 여자 이야기… 남성들 공감했으면” “‘또 유괴 얘기냐’는 선입견이 생길 수 있는데 뻔한 이야기였다면 출연하지 않았겠죠. 누구에게나 자식에게 생기는 일은 공포스럽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했어요. 플롯이 제가 좋아하는 ‘화차’와 비슷해 더 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죠. 그런데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두 여자의 동질감이에요. 예상하지 않았던 지점을 건드리는 영화라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지선은 한매에게 다가갈수록 양파 껍질 벗겨지듯 새로운 진실들과 마주하고, 상충되는 감정을 느낀다. 관객들도 마찬가지다. 흐트러진 시간 순서로 만나는 과거와 현재의 한매는 바보처럼 착하고, 애처롭다가도 서늘하며, 광기를 드러낸다. 어느 모습이 진짜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영화를 찍으며 남자와 여자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남자 스태프들은 이건 엄마 이야기, 모성애 이야기라고 말해요. 그러면 아니다, 우리(감독과 두 여배우)는 여자 이야기라고 본다, 그렇게 답하곤 했죠. 여자 이야기와 엄마 이야기는 다르거든요. 관객에게 두 엄마로 남을지, 두 여자로 남을지 무척 궁금하네요.” ●“여성 감독과 작업 잦아… ‘공블리’와는 먼 캐릭터” 공효진은 유난히 여성 감독과의 작업이 잦다. 부지영, 임순례, 이경미 감독을 거쳐 차기작 ‘싱글라이더’의 이주영 감독까지 다섯 편이나 된다. 최근 10년간 필모그래피의 절반을 채우고 있다. “아마 남녀 배우를 통틀어 여성 감독님하고 제일 많이 작업한 배우 같네요. 남은 여성 감독님이 몇 안 될 정도죠. 호호호.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닌데 무슨 운명인지 모르겠어요. 여자가 쓰는 이야기에 끌렸을 수도 있어요. 대부분 여성 감독님이 직접 쓰고 연출한 작품이었거든요. 이번에도 여성 작가가 쓴 시나리오를 감독님이 각색했죠.” 그러고 보니 드라마가 공블리 변주곡의 연속이었던 것과 달리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여성 감독 작품에서는 공블리와는 거리가 먼 캐릭터를 도맡았다. “의도적이라고 봐야겠죠. 모든 배우는 스펙트럼을 넓히다 죽는다고 봐요. 연기한 지 17년쯤 되어서 되돌아보니 매체마다 다른 연기를 해 왔더라고요. 시청자들이, 관객들이 보고 싶은 건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 드라마에서는 인생은 살 만하다, 희망적이다, 연애하고 싶다, 이런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던 거고, 드라마에서 러블리한 캐릭터를 맡으며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쌓였던 것들을 영화에서 해소하는 거죠. 그렇게 극과 극을 오가는 밸런스가 제겐 맞는 것 같아요.” ●“사극은 엄두 안 나… 똑같은 연기 듣기 싫어 몸부림” 자연스러움이 자신의 무기이자 강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공효진은 앞으로 도전해야 할 게 많다고 했다. “사극은 엄두가 안 나요. 섭외도 많지 않지만 한복을 입고, 사극톤의 대사를 하면서도 제 강점을 살릴 수 있을지 두렵죠. 해야 할 건 많지요. 악역도 못 해 봤어요. 더 나이가 들면 반사회적 인격장애(소시오패스)의 아들을 키워 온 엄마 이야기를 다룬 ‘케빈에 대하여’ 같은 작품을 해 보고 싶어요. 한국 영화 산업 안에 있는 여배우라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는 없고, 잘하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도 똑같다는 이야기는 안 들으려고 엎치락뒤치락 몸부림치고 있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코코넛 크랩의 ‘집게발 힘’ 알고보니 동물 최강급

    코코넛 크랩의 ‘집게발 힘’ 알고보니 동물 최강급

    과거 SBS ‘정글의 법칙’에서도 방영돼 화제가 된 코코넛 크랩의 놀라운 비밀이 밝혀졌다. 최근 일본 오키나와 추라시마 재단 연구팀은 코코넛 크랩의 집게발 힘이 육상 포식자만큼이나 강력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오키나와와 태평양, 인도양 일대 섬에 서식하는 코코넛 크랩(Coconut crab)은 땅 위에 사는 게로 지구 상에서 가장 큰 절족동물이다. 몸무게 3~4kg, 크기는 최대 1m에 육박할 정도. 주식은 코코넛과 열매로 거대한 집게를 이용해 딱딱한 껍질에 구멍을 내고 살을 파먹는다. 이 때문에 미식가들 사이에서 코코넛 크랩은 탱글탱글하고 달콤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이번 연구는 오키나와에 서식하는 29마리 코코넛 크랩의 집는 힘을 측정해 이루어졌다. 이 크랩들의 몸무게는 33g~2.12kg 사이였고, 집게의 힘은 29.4~1765.2뉴턴(n)으로 측정됐다. 이 기록을 4kg에 달하는 코코넛 크랩에 적용하면 그 힘은 무려 3300뉴턴으로 계산된다. 인간의 무는 힘이 340뉴턴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강한 지 알 수 있는 대목. 연구를 이끈 신-이치로 오카 박사는 "코코넛 크랩의 힘은 놀랍게도 사자가 무는 힘에 필적한다"면서 "몸무게 대비 90배 이상의 힘을 가져 가공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코넛 크랩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것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딱딱한 열매를 먹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존하는 동물 중 가장 무는 힘이 센 동물은 악어로 1만 6000뉴턴 수준이다. 지구촌 최강의 포식자였던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경우 전문가들은 3만~6만 뉴턴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新국토기행] 소백산 자락·낙동강 물길… 마음 쉬어 가는 영주

    [新국토기행] 소백산 자락·낙동강 물길… 마음 쉬어 가는 영주

    경북 영주는 힐링 1번지다. 2014년 전국 최초로 중소기업청의 ‘힐링특구’로 지정됐다.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소백산국립공원과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부석사,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조선 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의 10승지 중 1승지 등 때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인문자원 등을 간직한 관광의 보고다. 특히 의상대사가 창건한 한국 화엄종의 근본 도량인 부석사는 몸과 마음을 닦고 수양한 곳으로, 오늘날 ‘몸과 마음의 치유’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되찾는다는 의미인 힐링의 원류쯤으로 여겨진다. 사람의 체온과 같은 북위 36.5도에 있는 국토의 중심 영주는 15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품 인삼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조선 왕실에서 영주 풍기 인삼만을 고집했을 정도로 최고의 품질과 명성을 자랑한다. 최근엔 전국 최초로 국립산림치유원이 문을 열었고 고택과 템플스테이, 힐링투어 등 특별함도 즐길 수 있다. 또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산양산삼·산약초 홍보관과 국립녹색농업치유단지 등을 갖춰 치유 농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한국 정신문화의 고장 영주는 힐링이 살아 숨쉬는 현장으로, 건강을 찾고 찬란했던 옛 역사와 전통문화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볼거리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 ‘다스림’은 한국형 산림 치유의 허브 기능을 담당하기 위해 지난달 영주시 봉현면 옥녀봉지구(두산3리 주치골) 부지 2889㏊에 152㏊(중심시설지구) 규모로 개원했다. 산림 치유 국가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치유원의 구심점인 건강증진센터와 단체형 숙박 치유 공간인 산림치유수련원, 물을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수치유센터, 장단기 체류시설, 치유숲길 등을 갖췄다. 체류시설은 산림치유동과 숙박치유동, 연립형숙박동, 단독형숙박동 등 총 180실을 갖췄다. 치유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개인형, 아동과 청소년형, 성인형, 가족형 등으로 생애주기별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목적별로는 단체형,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테마형, 원예와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형, 질환별 특화 프로그램형 등으로 나눠 운영된다. ●1300년 애환 간직한 화엄종찰 부석사 부석사는 676년 신라 문무왕 16년에 의상이 왕명을 받들어 창건했다.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서 1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숱한 애환과 사연을 간직한 채 한국 불교의 융성을 이끌어 왔다. 해 뜨기 전 안개가 차오르면 봉황산 봉우리만 둥둥 떠다니는 육지 속의 섬으로 변해 바닷속 용궁과도 같다고 한다. 그래서 그 속에 용이 산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사찰은 국보 5점, 보물 6점, 유형문화재 2점을 보유하고 있다. 부석사는 오랜 역사만큼 숨은 이야기가 많다. 1956년 부석사를 방문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자신이 쓴 친필 현판 ‘浮石寺’(부석사)를 뒤늦게 바꾸도록 한 이야기, 의상조사와 선묘 아가씨에 얽힌 사랑 이야기, 석룡으로 변한 선묘 아가씨 이야기, 극락세계에 숨은 부처 ‘공포불’ 이야기 등을 간직하고 있다. ●한양 가는 선비 넘던 소백산자락길 영주의 힐링 관광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소백산자락길이다. 모두 12자락으로 나뉘며 약 158㎞에 달한다. 1자락길(선비길·구곡길·달밭길)은 소수서원에서 시작해 죽계구곡, 초암사를 거쳐 삼가리까지 이어지는 13㎞ 구간이다. 2자락길(학교길·승지길·방찬길)은 삼가주차장에서 금계바위를 지나 소백산역까지 이어지는 16㎞ 구간이다. 3자락길(죽령옛길·용부원길·장림말길)은 소백산역에서 시작해 죽령주막을 지나 충북 단양군 대강면으로 이어지는 11㎞ 구간이다. 이 중 죽령옛길은 소백산역(희방사역)을 출발해 죽령주막까지 이어지는 2.8㎞ 구간으로, 그 옛날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선비들과 보부상이 넘던 길로 유명하다. ●소백산, 하늘이 내린 꿈 같은 풍경 소백산은 고산 철쭉 산행의 백미로 이름난 산중화원이다. 매년 5~6월 소백산릉에 분홍색 철쭉이 피면 실로 장관을 이룬다. 산 중턱 해발 700m 지점의 희방폭포(높이 28m)가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다. 소백산 영봉 중 하나인 연화봉에서 발원, 희방계곡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물줄기다. 조선 전기의 학자 서거정(1420~1488)은 ‘천혜몽유처’(天惠夢遊處), 즉 ‘하늘이 내려 준 꿈에서 노니는 듯한 풍경’이라고 노래했다. 비로봉 정상(1439.5m) 인근에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주목이 군락을 이룬다. 수령 200~500년 된 고목 1000여 그루가 붉은 줄기를 자랑하며 빽빽이 들어차 있다.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등 세 봉우리는 절집도 거느린다. 연화봉 아래에는 희방사, 비로봉 아래에는 비로사, 국망봉 아래에는 초암사가 있다.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무섬전통마을 무섬전통마을은 안동의 하회마을, 예천의 회룡포, 영월의 선암마을과 청령포처럼 마을의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문수면 수도리에 있다. 영주에서는 2011년 소백산자락길, 2012년 선비촌에 이어 세 번째로 지난해 한국 최고의 관광지인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됐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과 영주 서천이 만나 태백산과 소백산 줄기를 끼고 마을의 삼면을 감싸듯 휘감고 돈다. 강변의 넓은 백사장과 외나무다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반남 박씨와 선성(예안) 김씨 집성촌인 이 마을에는 고색창연한 50여채의 고가가 자리잡았다. 350여년간 무섬마을과 강 건너를 연결해 준 외나무다리가 이채롭다. 길이 150m, 폭은 30㎝에 불과한 이 외나무다리는 최근 관광상품으로 주목받는다. ●500년 풍기 인삼 시작된 풍기읍 금계리 풍기읍 금계리는 정감록의 십승지(十勝地) 중 첫 번째로 언급된 곳이다. 정감록을 해석하는 사람들은 금계1리와 백1리 희여골 일대를 십승지의 중심 마을로 본다. 소백산이 감싸 안은 명당 중의 명당이란다. 소백산 삼가매표소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마을 입구에는 한자로 ‘鄭鑑錄第一勝地 豊基人蔘始培地’(정감록제일승지 풍기인삼시배지)라고 적힌 큰 비석이 서 있다. 이 마을은 1542년 당시 풍기군수이자 소수서원 설립자인 주세붕이 이곳에 인삼을 심도록 장려해 풍기 인삼을 처음으로 생산한 곳이기도 하다. ●퇴계 이황 자취 서린 소수서원 소수서원은 조선 중종 37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국내에 주자 성리학을 처음 전한 성리학의 비조(鼻祖·시조) 회헌 안향(1243~1306)을 제향할 목적으로 건립했다. 명종 3년에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부임한 후 명종 5년 소수서원이란 사액을 받아 사액서원의 시초가 됐다. 1871년 대원군의 서원철폐 때에도 철폐를 면한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로, 지금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소수란 ‘무너진 유학을 다시 이어 닦게 한다’는 의미로, 소수서원은 ‘학문의 중흥’이란 큰 임무를 띠고 탄생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인 회헌영정(국보 111호)은 소수서원의 자랑거리다. 서원 옆으로 낙동강의 작은 젖줄인 죽계수가 흐르고 개울 건너편 아담한 바위에는 주세붕이 직접 쓴 ‘경’(敬)자가 붉게 새겨져 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먹거리 ●청정 소백산록 풍기 인삼 영주가 자랑하는 대표 명품 먹거리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한다. 청정 지역 소백산록의 유기물이 풍부한 사질양토와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재배돼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강하며 유효 사포닌 함량이 36종으로 미국산 19종, 중국산 15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 약탕기에 끓여 재탕, 삼탕해도 풀어지지 않는다. 같은 분량을 달여도 다른 인삼보다 농도가 훨씬 진해 약효도 뛰어나다. 풍기 인삼은 수삼과 홍삼, 홍삼 가공제품인 홍삼농축액, 홍삼에 벌꿀을 입힌 홍삼정과, 홍삼절편, 홍삼진액, 홍삼뿌리제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생산된다. 인삼떡, 인삼튀김, 인삼막걸리 등 인삼으로 만든 각종 요리도 선보인다. ●껍질 얇고 당도 높은 영주 꿀사과 영주는 제1의 사과 생산지다. 소백산록의 과원에서 생산되는 영주 사과는 풍부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 등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재배돼 맛과 향이 뛰어나다. 껍질이 얇고 향기와 당도가 높으며, 단단한 과육과 신선도가 오래가는 게 특징이다. 일명 소백산 꿀사과로도 불린다. 우수농산물 인증제(GAP), 선플러스 등을 통해 저농약 유기농법으로 재배돼 껍질째 먹을 수 있다. 최신식 비파괴 당도선별기 등으로 과중, 빛깔, 체형, 당도별로 사과를 등급화하는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쳐 유통된다. 영주 사과는 냉장고에서 4도 내외로 저장하면 맛과 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한국능률협회인증원으로부터 9년 연속 웰빙인증을 획득했으며, ‘아이러브 영주사과’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성 소비자가 뽑은 프리미엄브랜드 대상에 선정됐다. ●전국 최고 품질의 영주 한우 영주 한우는 2003년 브랜드 출시 후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능률협회인증원으로부터 8년 연속 웰빙인증을 획득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주관한 우수축산물 브랜드로 2007년부터 10년 연속 선정됐다. 일반 한우보다 불포화지방산과 올레산 함량이 높고 맛이 뛰어나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1등급 한우 출현율도 전국 최고다. 영주 한우는 전북 남원과 강원 평창 대관령 한우시험장을 오가며 수정란을 공급받아 지역 번식우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개량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슈퍼 한우’도 탄생시켰다. 일반 한우보다 태어날 무렵 평균 10~20㎏ 더 무겁고 성장 속도가 빠르며 성질이 온순하고 질병에 강한 게 특징이다. 소백산록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원료로 만든 특수사료를 먹여 맛과 영양이 최고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은 대신 불포화지방산 함량은 높아 성인병 예방 효과도 탁월하다. ●30년 전통·합성 첨가물 없는 생강 도넛 생강 도넛은 30년 전통의 영주 향토 음식이다. 국산 생강과 찹쌀, 팥 등을 주재료로 해 식용유에 튀겨 낸다. 합성 보존제나 반죽 연화제 등의 첨가물은 쓰지 않는다. 졸깃졸깃하면서도 생강 특유의 매콤한 성분으로 입안이 상쾌하고 식욕을 돋우며 소화도 도와준다. 살균 효과에다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정도너츠’는 인삼과 사과, 호박씨, 참깨 등 영주 특산물과 농산물을 부재료로 활용해 다양한 도넛을 개발, 상품화했다. ●조선 시대 장군들 보양식 영주 삼계탕 조선 시대 장군들이 전쟁터에 나가기 전 원기를 돋우기 위해 즐겨 먹었던 건강식인 영주 칠향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통 보양식이다. 3년 된 풍기 인삼과 그날 잡은 어린 토종닭에 산초열매, 도라지, 마늘, 생강, 간장, 식초, 참기름 등 몸에 좋은 일곱 가지 재료를 넣고 푹 고아 낸다. 국물이 구수하면서도 새큼한 게 특징이다. 허해진 체력 보강에는 최고다. 칠향계 요리를 제대로 맛보려면 풍기에 있는 ‘영주 칠향계 삼계탕’을 찾으면 된다. 이 집은 영주 삼계탕 요리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세상에 실존…엄청나게 큰 동물 15선

    세상에 실존…엄청나게 큰 동물 15선

    세상에는 다양한 동물이 존재한다. 엄청나게 큰 동물부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동물까지 그 크기는 다양하다. 하지만 같은 종에서도 평균 크기를 가볍게 넘길 정도로 크게 자라는 동물도 있다. 최근 미국 랭킹사이트 ‘더리치스트닷컴’(Therichest.com)은 세상에 실존하는 초거대 동물 15종을 선정해 소개했다. 몸길이 2m를 넘는 개부터 7m를 넘는 뱀 등 어느 것도 눈길을 끌지 않는 것은 없다. 15. 골리앗 새잡이 타란튤라 거미 세계 최대 거미다. 몸길이는 10㎝ 정도로, 몸무게는 175g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구리나 도마뱀, 작은 새 등을 포식한다. 14. 그레이트데인 개(제우스) 세계엣 가장 큰 개로 기네스북에 오른 제우스라는 이름의 그레이트 데인. 몸높이는 약 111㎝, 몸길이는 223㎝ 정도 된다. 13. 아프리카 자이언트 달팽이 세계 최대 달팽이. 껍데기 길이 약 20㎝, 지름은 7~8㎝ 정도 된다. 식물은 물론 동물의 사체까지 뭐든지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껍데기의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 콘크리트까지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12. 컨티넨탈 자이언츠 토끼(다리우스) 몸길이 131㎝까지 성장한 거대 토끼 다리우스. 그의 자식 토끼 제프도 110㎝까지 성장했다. 이들 부자 토끼만 1년만에 당근 2000개, 사과 700개를 먹어치웠다고 한다. 11. 중국 장수 도롱뇽 장수 도롱뇽 가운데 가장 크다. 몸길이는 180㎝를 넘긴다. 미국의 장수 도롱뇽은 150㎝ 정도까지 자란다. 10. 메인쿤 고양이(루도) 루도라는 이름의 메인쿤 고양이는 생후 17개월 때 몸길이가 114㎝ 정도에 달했다. 이후 이 고양이가 다 자랐을 때의 몸길이는 무려 123㎝였다. 9. 골리앗 개구리 세계 최대 개구리다. 몸길이 17~32㎝ 정도 되며 사지를 포함한 길이는 무려 80㎝에 달하며 체중도 무려 3㎏이나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8. 벨기에 겔딩 말(빅 제이크) 빅 제이크라는 이름을 가진 키 210㎝짜리 말. 품종은 벨기에 겔딩으로, 몸무게도 무려 1179㎏이나 나간다. 7. 라이거(헤라클레스) 사자와 호랑이의 교배종. 헤라클레스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라이거는 몸길이가 3.3m에 달한다. 6. 일본 거미 게 다리를 확장했을 때 길이는 3.8m가량 되는 세계 최대 게. 그 껍질만해도 무려 40㎝나 된다. 5. 홀스타인 젖소(블로섬) 세계에서 가장 큰 소로 기네스북에 오른 블로섬이라는 이름을 가진 블로섬이라는 이름의 홀스타인 젖소. 키는 무려 192㎝ 정도 된다. 4. 가오리 미국의 동물 전문가 제프 코윈이 태국에서 잡은 몸길이 4.2m 정도 되는 가오리. 무게는 약 360㎏이었다고 한다. 3. 그물무늬 비단뱀(메두사) 미국 미주리주(州)에서 발견된 몸길이 7.6m 정도 되는 그물무늬 비단뱀. 세계에서 가장 큰 뱀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2. 바다 악어(로롱) 2011년 필리핀에서 3주만에 잡혀 로롱이라는 이름이 생긴 바다 악어. 길이는 6.17m, 무게는 1톤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 돼지(빅 빌) 빅 빌이라는 이름의 이 거대한 돼지는 몸길이 274㎝, 높이 152㎝, 몸무게 1157㎏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더리치스트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식음료 특집] 롯데칠성음료 ‘델몬트 파머스 주스바’, 물 한 방울 안 넣었어요… ‘당신의 비타민’ 착즙 주스

    [식음료 특집] 롯데칠성음료 ‘델몬트 파머스 주스바’, 물 한 방울 안 넣었어요… ‘당신의 비타민’ 착즙 주스

    롯데칠성음료는 물 한 방울 넣지 않고 생과일을 짜서 만든 착즙 주스의 대중화를 시도하고 있다. 1인 가구 시대를 맞아 용량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어디서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소용량 제품도 나왔다. 첫 제품은 지난해 12월 나온 ‘델몬트 파머스 주스바’ 1000㎖ 2종이다. 일부 유통 채널에서 시범 출시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아 지난 5월 750㎖ 제품을 내놨다. 오렌지 750㎖ 제품은 미국 플로리다산 생오렌지 10.3개를 짠 주스가 95%, 오렌지 속껍질인 펄프셀이 5% 담겨 있다. 자몽 제품은 스페인산 생자몽 7.8개를 짠 주스가 95%, 펄프셀이 5%다. 과일 속껍질이 들어 있어 과일을 직접 갈아 마시는 것과 같은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 9월에는 240㎖ 제품도 나왔다. 한 번에 마실 수 있고, 가벼워서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파머스 주스바는 외부 공기나 세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무균 상태에서 내용물을 담는 어셉틱 공법으로 생산된다. 유통 및 판매 과정에서도 저온 상태를 유지하며 냉장 유통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이 적용된다. 상대적으로 대용량인 1000㎖ 제품에는 여섯 겹의 종이팩인 TPA팩이 쓰였다. TPA팩은 햇빛이나 산소의 흡수를 최소화해 제품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시킬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별도 첨가물 없이 과일을 그대로 짜낸 착즙주스 시장 규모가 2013년 196억원, 2014년 234억원, 지난해 274억원 등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3000억원대로 예상된다.
  • 바스락, 떠나는 발걸음…보고 또 봐도 그립구나

    바스락, 떠나는 발걸음…보고 또 봐도 그립구나

    아산 공세리성당, 300살 넘은 느티나무, 가을빛 머금다 공주 갑사, 은행나무 터널 지나니 오색 단풍 반기다 보령 청라 은행마을, 3000여 그루 노란빛 자태에 넋을 잃다 가을도 끝자락이다. 나무들은 북풍 한 자락에 하릴없이 나뭇잎을 떨군다. 이제 가지 끝에 이파리 매달고 있는 건 몇몇 노거수(老巨樹)뿐이지 싶다. 단풍 좋은 곳을 찾아 헤매다 돌아오니 제집 담장 옆의 단풍이 가장 곱더라는 옛말이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예쁜 단풍은 곳곳에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여태 자연이 벌이는 색의 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당신, 충남권의 단풍 명소들에 주목하시라. 가까워서 좋고, 늙은 나무들이 깊은 풍경을 펼쳐 내서 더 좋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불리는 곳, 그래서 ‘태극기 휘날리며’ 등 7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됐던 곳. 이 모두가 아산의 공세리성당을 일컫는 표현들이다. 공세리성당이 깃든 내포(內浦) 지역은 충남뿐 아니라 한국 천주교의 요람 같은 곳이다. 당연히 공세리성당의 역사도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95년 프랑스에서 에밀리오 드비즈(한국명 성일론) 신부가 공세리로 부임해 온다. 두 해 뒤 그는 한옥 성당을 신축했고 1922년엔 직접 설계까지 맡아 성당을 짓는다. 그게 지금의 공세리성당이다. 공세리성당엔 유명한 일화가 전해 온다. 바로 ‘이명래 고약’이다. 1900년대 아산 지역엔 종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았다. 당시 외국인 선교사들은 포교를 위해 일정 수준의 의학 지식을 갖추고 있었는데, 드비즈 신부 또한 치료와 선교를 병행하고 있었다. 드비즈 신부는 의학 지식을 활용해 종기 퇴치 약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 줬다. 당시 공세리성당에서 심부름을 하던 소년 이명래는 드비즈 신부에게서 고약 조제법과 치료법을 배웠다. 이어 1906년 아산에 ‘명래한의원’을 개업하고 종기를 치료하는 고약을 만들었다. 그게 ‘이명래 고약’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겐 ‘화석’ 혹은 ‘유물’처럼 여겨질 약이겠지만 당시엔 거의 유일한 종기 치료제였을 만큼 ‘전설적인’ 고약이었다. 성당은 아름답다.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이라고는 하는데 범부의 눈엔 그저 여느 성당과 다름없는 단아한 건물로 각인된다. 공세리성당을 완성하는 건 주변 풍경과의 조화다. 수령 350여년의 느티나무, 시퍼런 힘줄 같은 뿌리를 드러낸 팽나무 등의 노거수들이 성당 건물을 둘러쳤다. 여기에 가을빛이 더해져 풍경이 더욱 깊어진다. ‘공세리성당’은 그러니까 성당뿐 아니라 주변 모든 풍경을 수렴하는 의미로 봐야 옳지 싶다. 사람들은 대개 성당 앞만 보고 간다. 한데 성당 오른쪽으로 돌아 건물 뒤편으로 가면 또 하나의 볼거리가 나온다. 바로 ‘십자가의 길’이다. 예수가 십자가를 진 채 처형장까지 갔던, 저 유명한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 길, 짧지만 참 멋지다. 낙엽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 예수 고난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14처에 걸쳐 세워져 있다. 종교와 무관한 이라도 조용하게 걸어 볼 만하다. 공세리성당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의 곡교천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전국의 아름다운 가로수길 10선’에 이름을 올렸던 아산의 명소다. 곡교천 북쪽 충무교에서 현충사 입구까지 2.5㎞ 구간 뚝방에 35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식재돼 있다. 4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아름드리 거목으로 성장해 해마다 가을이면 주변을 온통 노란빛으로 물들인다. 다만 올해는 이상 기온 등으로 잎의 빛깔이 그리 곱지는 않다. 공주에 들른다. 어차피 내려가는 방향이어서 시간 손실을 걱정할 일은 없다. 목적지는 갑사다.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했던가. 봄엔 신록이 아름다운 마곡사를, 가을엔 단풍이 고운 갑사를 찾으라는 뜻이다. 갑사로 드는 길에 만나는 은행나무 터널이 이방인의 시선을 잡아끈다. 늙은 은행나무들이 400~500m 남짓 터널을 이뤘다. 옆으로 펼친 가지 끝엔 노란 이파리가 매달렸다. 갑사에 이르는 길은 흔히 ‘오리숲길’로 불린다. 오색 단풍이 일품인 곳. 참나무 등의 활엽수와 단풍나무가 다채롭게 어우러졌다. 낙엽들이 쌓여 만든 푹신한 길을 걷는 맛도 각별하다. 보령 땅에 들어선다. 40~50대 장년층이라면 1995년 보령과 통합되면서 제 이름을 잃어버린 ‘대천’이란 지명이 더 귀에 익을 터다. 라면처럼 휘어진 철길을 달리던 옛 장항선 열차를 타고, 가수 윤형주가 그랬듯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어 주고야 말겠다’는 강렬한 꿈을 꾸던 곳이 바로 대천 땅, 대천해수욕장이다. 실제 윤형주가 노래 ‘조개껍질 묶어’를 만든 곳도 대천 바다였다. 이 계절 보령에서 찾아야 할 곳은 청라면이다. 은행나무들이 노란 꽃구름을 만들고 있는 곳이다. 청라면으로 드는 길목 여기저기 가을빛이 화사하다. 저수지는 노랗게 물든 단풍을 그대로 수면 위에 담아내고, 사방을 둘러친 산자락엔 붉은 빛깔로 단장한 단풍나무들이 단풍 명산 못지않은 요염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은행나무 많기로 이름난 청라면에서도 뭇사람들이 ‘엄지 척’ 꼽는 곳은 청라 은행마을이다. 수령 100년이 넘는 토종 은행나무 30여 그루를 포함해 모두 3000여 그루에 달하는 은행나무가 식재된 우리나라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중 한 곳이다. 마을에 들면 신경섭 가옥이 객을 맞는다. 조선 후기 가옥 형태가 오롯이 남은 고택이다. 담장 안팎으로 100년 이상 된 은행나무들이 시립하듯 서 있다. 특히 대문 앞을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는 수령이 500년을 헤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늙은 은행나무들은 가지마다 노란 이파리를 가득 매달고 있다. 바닥엔 또 그만큼의 잎을 떨궜다. 꼭 노란 융단을 밟고 선 듯한 느낌이다. 청라 은행마을에서는 해마다 전국 은행 수확량의 절반이 넘는 100t가량의 은행이 수확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가로수나 경관을 위해 심은 은행나무와 달리 이 마을의 나무들은 죄다 소출을 위해 심었다는 뜻이다. 그 탓에 비록 빼어난 조형미를 갖추지는 못했어도 이방인들에게 자연스럽고 정감 넘치는 풍경을 안겨 준다. 글 사진 아산·보령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아산 공세리성당, 곡교천 은행나무 거리, 현충사 등의 순으로 돌아보면 효율적이다. 이어 공주 갑사를 둘러본 뒤 보령 청라 은행마을, 천북면 순으로 일정을 짜면 무난하다. 올해 수능 수험생이라면 아산레일바이크(547-7882)와 피나클랜드(534-2580)를 찾아도 좋겠다. 수험표를 지참한 본인은 50%, 동반 3인까지는 30% 할인된다. →맛집 : 공세뜰두부집(533-1545)은 집에서 만든 두부를 내는 집이다. 두부 요리도 맛깔스럽지만 무엇보다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칼칼하게 끓여 내는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청국장도 별미다. 아산 공세리성당 앞에 있다. 보령 쪽에선 굴구이가 계절 별미다. 천북면 쪽에 굴구이집들이 밀집돼 있다. 서너 명이 3만원짜리를 먹는 게 보통이지만, 적은 인원이 갈 경우 양과 값을 조정할 수 있다. 굴을 구울 때 파편이 많이 튄다. 다소 위험할 수 있으니 안경이나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는 게 좋다. 오천항의 키조개도 달짝지근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성주면의 황해원(993-5051)은 짬뽕으로 유명한 집. 점심때만 문을 연다. →잘 곳 : 아산은 온천 도시다. 조선 시대 온천 행궁이 있던 온양온천, 충남도 1호 보양 온천인 도고온천, 게르마늄 온천인 아산온천 등 이름난 온천 지구만 세 곳이다. 보령 쪽 바닷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호텔뷰(641-7890)를 권한다. 객실은 조리를 할 수 있는 펜션형과 호텔형 두 가지다. 바다 쪽 전망은 펜션형이 더 낫다.
  • “금선탈각 우리銀, 내년 지주사 전환”

    “금선탈각 우리銀, 내년 지주사 전환”

    4전5기 만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내년 금융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14일 사내 특별방송을 통해 우리은행 민영화 결과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앞으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행장은 ‘금선탈각’(蟬脫殼·애벌레였던 매미가 껍질을 벗으면 화려한 금빛 날개를 갖게 된다)을 인용하며 “민영화 성공이라는 역사의 변곡점을 통해 과거의 껍질을 벗고 새로 태어나 멋지게 비상할 수 있는 크고 강한 날개를 갖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2017년 5대 신성장 동력’을 제시했다. 이 행장은 제일 먼저 금융지주 체계를 재구축해 1등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몸집을 가볍게 하기 위해 2014년 지주를 해체하고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들을 매각했다. 우선 내년 상반기 중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PE 등 7개 자회사를 지주 체제로 재편할 방침이다. 보험사와 증권사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은퇴시장 등 생애주기 맞춤 자산관리 강화 ▲4대 금융 플랫폼을 활용한 플랫폼 네크워크 강화 ▲글로벌 시장에서의 적극적인 현지 리테일 영업 ▲이종산업 진출과 IB 분야에서의 다양한 수익 기회 도모 등도 향후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경제 컨트롤타워, 더 오래 비워 둬선 안 된다

    최순실 게이트가 온 나라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국정 리더십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국정 유린의 실체가 양파 껍질 벗겨지듯 파헤쳐지면서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신뢰는 끝 모를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경제 상황이다.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9월 소매 판매가 4.5%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2.1% 줄었다. 특히 가계와 기업의 경제 심리가 위축돼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 문제다. 소비·투자의 위축은 생산 감소로 이어져 실물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침체될 수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내년 1, 2분기 마이너스 성장까지 내다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대외적인 환경은 더 불안하다. 당장 미국 대통령 선거는 결과에 따라 핵폭탄급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경우 브렉시트의 10배에 이르는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더구나 연말엔 미국 금리 인상도 예정돼 있다. 모두 무역과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악재들이다. 해외 출장 중이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어제 오후 조기 귀국해 ‘금융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연 것도 이 같은 상황의 엄중함 때문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그제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24시간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기로 했다. 문제는 책임 있게 위기 대응을 지휘할 사령탑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최순실 사태 이후 현 경제팀은 동력을 상실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가 새 총리를 추천하면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 여야와 청와대는 조만간 새 내각 구성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물론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임 위원장의 입지도 불투명해졌다. 경제 부처 관료들은 위기 대응에 매진하기보다는 누가 새로운 수장으로 올지에 관심을 쏟을 게 뻔하다. 경제팀 컨트롤타워의 공백을 최소화하려면 정치권이 새 내각 구성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총리 인준 후 최우선적으로 경제부처 수장부터 정해야 한다. 폭증한 가계부채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실업 대책, 400조원의 예산안 처리, 긴급한 구조조정 등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미국발 금융·외환 위기 대응책도 시급하다. 여야가 총리와 장관 추천 등을 둘러싸고 정쟁에 빠지면 우리 경제는 회복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 [新전원일기] ‘배움’ 뿌리고 ‘자연’ 거두고 ‘이웃’ 나누고

    [新전원일기] ‘배움’ 뿌리고 ‘자연’ 거두고 ‘이웃’ 나누고

    성공한 귀농이란 무엇일까. 억대 연봉의 농부, 외제차를 타는 농부가 성공한 귀농의 롤모델이 되어야 할까. 물론 ‘농민이 부자 되는 세상’이야말로 좋은 세상이겠지만 처음부터 목표를 그렇게 잡는 것은 귀농 생활을 또 다른 생존 경쟁의 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나 자신의 간절함으로부터 시작되는 귀농, 그것이야말로 귀농의 첫걸음이 아닐까. 한 사람의 개인적 귀농도 중요하지만 농촌 생활에서는 마을공동체와의 융화가 중요하다. 더 오래 지속 가능한 귀농, 마을공동체와 함께하는 귀농,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보람과 깨달음을 주는 귀농의 핵심은 바로 ‘귀농 교육’에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농촌 생활의 A부터 Z까지 철저한 귀농 교육을 실천해 온 이해경(60) 남원귀농귀촌학교 교장을 만났다. 이 교장은 경제학 박사 출신의 농부이자 한국의 자연농업 1세대다. →귀농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준다면. -대학원에서 경제사학을 공부하며 조교, 시간강사의 코스를 걷는 동안 맞벌이 아내의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되자 계속 학자의 길을 갈 수 있을지 고민이 깊었다. 1993년 박사 논문을 끝내고 중국 북경인민대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며 읽고 싶은 책들을 원 없이 읽었다. 처음으로 의무감이 아닌 자유 의지에 의한 공부에 깊은 희열을 느꼈다. 그때 여러 책을 읽으며 ‘무위자연’의 화두가 마음속에서 점점 살아나며 귀농의 꿈을 꾸게 됐다. 친구 농장에서 1년 정도 농촌 생활을 경험하며 농사의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남원귀농귀촌학교를 설립하게 된 과정은. -이병철 전국귀농운동본부장의 소개로 1998년 전북 남원 산내면에 위치한 ‘실상사 귀농학교’(남원귀농귀촌학교의 전신)의 개교를 계획하던 도법스님을 만났다. 어느덧 귀농교육을 진행한 지 18년째다. 산내에서의 13년은 멈추지 않는 불도저처럼 일했다. 실상사 농장을 귀농자들에게 제공해 전업 농부를 양성하고, 사단법인 한생명을 결성해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인드라망 생명공동체’의 지리산 거점을 만들었다. 어린이집, 방과후학교, 노인건강교실 등을 만들어 귀농인들이 정착할 수 있는 문화인프라를 구축했다. 2009년에는 도법 스님의 뒤를 이어 실상사 귀농학교의 교장을 맡았다. 2011년 남원시, 남원시 도시민유치협의회와 함께 남원귀농귀촌학교를 시작했다. →자연농법에 대한 신념을 갖고 귀농을 결심하신 계기는. -1992년은 내게 ‘운명의 해’였다. 전국이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의 쌀시장 개방 이슈로 뜨겁게 불타고 있었다. 쌀시장 개방은 우리 농업과 농민의 사망 선포나 다름없는 막중한 결정이었다. 그때 시내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한권의 책 ‘생명의 농업’(후쿠오카 마사노부)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 무경운의 ‘4무 농법’이 한국 땅에서 가능하다면 쌀시장 개방에 맞서 우리 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었다. 4무 농법은 생산비를 대폭 낮출 수 있어 저가의 수입쌀과 대등한 가격 경쟁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경제학자로서의 분석이었다. ‘생명의 농업’이 나에게 던져준 화두는 바로 무위자연이었다. ‘스스로 그러함, 자연에 순응하는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이 진정 나의 갈 길’을 분명하게 깨닫게 해주었다. →실상사 귀농학교 시절부터 귀농 교육을 해왔는데, 귀농 교육의 밑그림은 어떤 것인지. -초기에는 단지 배움에 대한 욕망으로 시작된 일이 점차 생태적 귀농의 확산을 통한 농촌공동체의 복원이라는 사회적 과제로 변화되면서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알찬 교육을 통한 귀농인의 농촌 유입 확대와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는 일, 지역민과 귀농인의 조화로운 협력을 통한 마을공동체의 복원이라는 두가지의 과제가 오롯이 나 자신의 과제가 되었다. 거기에 40대의 열정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귀농귀촌 교육은 피할 수 없는 18년 동안의 나의 운명이 되어버렸다. 우리 귀농학교가 연결시켜 준 커플이 무려 50쌍이 넘을 정도다(웃음). →자연농법의 미래는 어떤지, 그리고 주로 어떤 농작물을 가꾸고 있는지. -현대 농업은 철저한 외부 종속형 구조다. 모든 것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고비용 농업이다. 당연히 비용을 많이 투입할 수밖에 없으니 아무리 농사를 오래 해도 망하기 십상이다. 남원귀농귀촌학교의 농지 규모는 논 5000평, 밭 5000평 정도다. 아무리 쌀값이 떨어져도 우리의 밥상만큼은 꼭 지켜야 한다. 핵폭탄보다 위력이 훨씬 큰 식량위기 폭탄이 조만간 오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도가 23%에 불과하다. 농민들이 벼농사를 포기하는 순간, 우리나라는 식량 안보에 큰 위기가 온다. 쌀값을 올릴 수 없으면 농사 비용을 줄이는 자연 농업을 실시해야 한다. 내가 두 번째로 중시하는 작물은 약초와 산채류다. 야생의 형질이 강하기 때문에 농부의 큰 노력 없이도 자연재배의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자연의 약성을 최대로 살리는 약초와 산채류의 자연농업은 앞으로 건강한 밥상을 지켜줄 최고의 힐링 작물이다. 세 번째는 토종 작물이다. 종자의 주권을 빼앗기면 농업의 주권을 상실하는 것이다. →귀농 이전과 이후의 삶에서 가장 달라진 점들은 어떤 것들인지. -귀농 이전에는 학교라는 조그만 틀 속에서 안주하고 살았던 것이 전부였다. 귀농 후에도 여전히 사회에서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잘난 체를 많이 했다(웃음). 서투르면서도 의욕만 앞세워 갈등이 발생했다. 귀농 전 사회에서는 상처가 발생할수록 자신을 더욱 단단한 껍질로 보호막을 만들었을 텐데, 오히려 귀농 후에는 내 자신을 두껍게 감싸고 있던 자아의 막들이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 마음을 채우고 있던 모든 것들을 비우고 내려놓자 진실로 평안해졌다. 지금은 모든 것이 고맙고, 지금 현재가 참으로 행복하다. 위대한 자연을 평생의 스승으로 모시고 농사를 힘든 일이 아닌 ‘농선’(農禪)으로 생각하게 되니 농부임이 자랑스럽다. →귀농 교육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신 적은 언제인지 궁금하다. -교육의 보람은 귀농학교를 거쳐간 분들이 농촌에 잘 정착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어떤 젊은 여자분은 초창기 실상사 귀농학교가 비닐하우스 교실에서 교육을 할 때 실수로 화재를 일으켜 시설이 전소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불을 낸 당사자는 늘 미안한 마음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그분이 농촌 현장체험을 하다가 남편을 만나 훌륭한 가정을 이루어 TV프로그램에 초대돼 행복한 귀농생활의 사례가 되었을 정도다. 어떤 젊은 친구는 교육을 마치고 학교에서 소개한 곳에서 현장 체험을 하던 중 좋은 인연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산중에서 학교에서 배운 자연농업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데, TV 인간극장에서도 소개됐다. →현재 일종의 귀농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런 열풍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대부분의 귀농귀촌 교육이 성공을 목표로 하는 교육에 치중돼 있다. 억대부자 농부, 억대 매출 사업가 등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그들을 따라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부가 교육시간 100시간을 지원 조건으로 정하면서 그 시간만 이수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필요에 의해 교육을 이수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에 의해 교육에 참여하기 때문에 간절함이 부족하다. 귀농귀촌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기 자신을 향한 귀농귀촌이다. 자기 바깥만 바라보며 살아가다가는, 귀농의 진정한 목적을 잊어버리게 된다. ‘나’를 잘 바라볼 수 있다면 귀농귀촌은 무조건 성공한다. 또한 모든 면에서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주·의·에너지’는 반드시 자립의 토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산야초학교, 자연순환농업학교, 자연음식학교, 자연건강교실, 흙집짓기학교, 적정기술학교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귀농을 준비하거나 꿈꾸고 계신 분들께 조언을 한다면. -첫째, 귀농귀촌의 핵심은 농사다. 농사는 ‘준비’와 ‘때’가 가장 중요하다. 씨앗, 농지, 농자재 등을 준비하고 체력도 단련해야 한다. 그러면 저절로 때가 찾아온다. 둘째, 땅값 싼 곳이나 경치 좋은 곳만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으면 무조건 좋은 이웃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좋은 이웃은 가장 좋은 귀농귀촌 보험이다. 셋째, 남의 인생을 표절하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 억대부자 농부, 억대 성공 사례를 따라가는 것은 드라마 작가가 남의 작품을 표절하는 것과 같다. 나의 정체성을 세우는 나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넷째, 결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오자마자 창업자금 융자받아 사업부터 추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시작이 빚쟁이의 굴레 속에서 이뤄진다면 평생 그것을 벗어나기 어렵다. 최근 수년간 정부가 수많은 빚쟁이 귀농귀촌 창업을 권장했는데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5년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향후 계획은. -남원귀농귀촌학교에서는 인공 감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자체 브랜드 쌀막걸리를 만들 예정이다. 무공해 산야초를 중심으로 다양한 먹거리의 상품화도 계획 중이다.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귀농교육 프로그램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귀농교육이 이뤄지는 ‘귀정사’로 가는 길 곳곳에서 동네 주민들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참으로 정겨웠다. 도시에 사는 나에게는 이런 마을이 없다. 이사 온 지 8년째이지만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 없다. 나는 ‘마을’을 잃어버렸기에 이토록 외로운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문득 울컥한 무엇인가가 치밀어 올랐다. 잃어버린 이웃을 찾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삭막한 도시 속에서도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결국 귀농귀촌은 ‘관계 맺음’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인간과 자연 사이, 상품과 소비자 사이의 관계까지도 바꾸는 자연농법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게 되었다. 농민의 부채를 양산하는 대량생산 농업을 지양하고, 저비용 고효율의 자연농법으로 가는 길을 개척하는 남원귀농귀촌학교의 미래는 밝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나 농약의 장기적 위험을 깨달은 사람들이 점점 더 자연농법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고, 건강한 먹거리, 안전한 먹거리,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대한 비전을 추구하는 자연농법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글쓴이 정여울 작가 2013년 제3회 전숙희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공부할 권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
  • 박원순 “조기 대선 반대하지 않아... 식물 대통령이 더 큰 혼란”

    박원순 “조기 대선 반대하지 않아... 식물 대통령이 더 큰 혼란”

    박원순 서울시장이 조기 대선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작은 혼란과 고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모든 새로운 탄생은 껍질을 벗는 아픔이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조기 대선에 대해 “국민의 요구와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거국 내각을 제대로 했다면 이런 요구가 줄어들었을 수도 있었다. 어제 보여준 행태를 보면 이 문제를, 국민의 분노·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어제 개각 소식이 야당이나 국민의 절망을 강화하고, 하야 주장을 더 강화했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식물 대통령’이라고 날선 비판도 했다. 박 시장은 “이런 ‘식물 대통령’ 상황이 1년 4개월이나 남은 것이 더 큰 혼란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에는 “수사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라면서 “범죄가 분명하다면 얼마든지 탄핵이나 이런 길이 열려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 달고 건강한 초콜릿…‘과학적 비법’ 찾았다 (연구)

    더 달고 건강한 초콜릿…‘과학적 비법’ 찾았다 (연구)

    다크 초콜릿은 건강에 유익하지만 쓴 맛이 부담스럽고, 밀크초콜릿은 입에 달지만 살이 찔 위험이 높다. 이 두 초콜릿의 장점만 모을 수는 없을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연구진이 더욱 건강한 초콜릿을 만드는 과학적인 방법을 찾았다고 주장해 학계뿐만 아니라 관련업계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연구진이 찾은 ‘비법’은 다름 아닌 땅콩 껍질이다. 땅콩껍질에서 추출한 페놀성 화합물(phenolic compounds)은 특별한 첨가제를 넣지 않고도 밀크 초콜릿 특유의 단맛을 유지하면서 영양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땅콩 껍질은 쓸모없이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페놀성 화합물이 다량 함유돼 있어 건강에 유익하다. 땅콩 껍질에서 추출한 페놀성 화합물에 전분에서 얻어내는 당 성분인 말토덱스트린을 섞어 사용하면 밀크초콜릿과 같은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80명에게 땅콩 껍질에서 추출한 화합물을 넣어 만든 밀크 초콜릿과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밀크 초콜릿을 같은 양만큼 지급하고 맛을 비교하게 했다. 그 결과 대다수의 사람들은 두 가지 초콜릿의 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반면 영양분을 비교해봤을 때, 땅콩 껍질 추출물을 넣은 초콜릿이 시중에 판매되는 다크 초콜릿이나 일반 밀크 초콜릿에 비해 항산화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땅콩 껍질 추출물을 함유한 밀크 초콜릿은 다크 초콜릿과 일반 밀크 초콜릿에 비해 건강에 더 유익한 동시에, 맛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땅콩에 부담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즐기기에 무난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땅콩 가공 시 버려지는 땅콩 껍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주목받았다. 연구를 이끈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의 리사 딘 박사는 “만약 땅콩 껍질에서 추출한 물질을 넣은 초콜릿이 상업화 된다면, 소비자들은 더욱 부드러운 식감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유익한 초콜릿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땅콩 껍질 추출물이 함유된 초콜릿을 먹었을 때의 반응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추후 연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식품과학저널’(Journal of Food Science)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춤’으로 풀어낸 과학논문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춤’으로 풀어낸 과학논문

    공부 잘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책이나 입시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20세기 위대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무언가를 이웃집 아이나 할머니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듯이 자신이 배운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박사학위 춤으로’ 대회 12개팀 참가 그렇다면 어려운 수학식이나 거북이 등껍질 같은 화학식으로 가득찬 과학논문들은 어떨까요. 쉬운 용어나 표현으로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신체를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창작행위인 춤을 이용한다면 일반인들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는 않을까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당신의 박사학위를 춤으로’(Dance Your Ph.D.)라는 대회입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를 발행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과학자들은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08년부터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를 춤으로 표현하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참가 요건은 ▲박사학위를 소지했거나 박사학위 과정에 재학 중일 것 ▲사회과학을 포함한 과학과 관련된 학위과정일 것 ▲연구자가 꼭 직접 춤을 출 것입니다. 종합 우승자에게는 1000달러의 상금과 내년 초 AAAS 연례회의가 열리는 미국 보스턴 여행권이, 각 분야 우승자에게는 500달러가 주어집니다. 또 우승자들의 작품은 전문 안무가들과 협의를 거쳐 다듬어진 뒤 AAAS 연례회의에서 공연될 예정이라고도 합니다. ●인공심장 판막 원리, 살사댄스로 설명 매년 10~30개 정도의 연구자들이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도 전 세계 12개 팀이 참가해 전공 분야의 최신 연구내용을 다양한 춤으로 표현해 경쟁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생물학, 화학, 사회과학 3개 분야와 인기상 수상자가 선정됐습니다. 원래 이 대회는 물리, 화학, 생물, 사회과학 4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뽑는데 이번에는 아쉽게 물리학 분야는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올해의 최우수상 수상작품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의생명공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제이컵 브루버트와 동료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들은 소와 돼지, 독특한 외과의사 복장을 하고 훌라후프와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을 이용해 살사댄스와 탭댄스를 추면서 복잡한 인공심장 판막 구조와 원리를 효과적으로 설명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생물학 분야 우승은 항생제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가 어떻게 형성되고 확산되는지를 현대무용으로 표현한 영국 글래스고대 칼라 브라운 박사에게 돌아갔습니다.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에 재학 중인 마거릿 다닐로비치에게 우승의 영광이 돌아갔습니다. 다닐로비치는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이 퇴화되는 원리와 전 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고령화 인구 증가에 따른 적응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해결할지 펑키댄스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과학은 점잖은 학문의 세계라고만 생각하는 이들에겐 이런 행사나 매년 9월 중순에 열리는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장난 같고 과학의 권위를 떨어뜨린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어렵고 근엄하기만 한 과학을 재미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웃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과학이 학문의 영역을 떠나 문화나 사회의 한 영역으로도 확고히 자리잡았다는 의미 아닐까요. 우리 사회 역시 항상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강조하기는 하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사건사고들을 보다 보면 여전히 과학은 먼 나라 얘기이고 머릿속 사변으로만 남아 있는 것 아닌가 싶어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edmondy@seoul.co.kr
  • 우리가 먹은 ‘와사비’, ‘진짜’가 아니었다

    우리가 먹은 ‘와사비’, ‘진짜’가 아니었다

    얼마전 일본 오사카의 한 식당에서 벌어진 이른바 '와사비 테러'는 일본 내 혐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와사비(고추냉이)는 우리 음식 문화에서도 이미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이 사건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26일 현재 대부분 일본 관련 음식 식당에서 나오는 와사비는 '진짜 와사비'가 아니라 서양고추냉이라고 부르는 호스래디쉬에 연두색 색소를 탄 것이라고 보도했다. 와사비 자포니카 종을 재배하기가 대단히 까다롭다는 것이 진짜 와사비를 구경할 수 없는 주된 이유다. 와사비 자포니카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미온의 온천수가 필요하고, 대단히 섬세한 빛과 그늘의 환경을 제공하면서 18개월 동안 길러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한 재배 조건이다. 또한 상업적으로도 와사비를 상어 등껍질 같은 강판에 갈고 나서 5분이 지나면 특유의 향을 잃어버린다는 점도 식당에서 다량으로 쓰기 어려운 점이다. 가격 역시 호스래디쉬에 색소를 섞은 와사비는 와사비 자포니카종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진짜 와사비는 코가 찌릿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호스래디쉬를 주성분으로 하는 서양의 와사비, 혹은 시판 와사비는 매운 맛을 주로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서구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은 '가짜 와사비'다. 그러다보니 진짜 와사비 가루를 생산하는 한 식품업자는 "기존의 색소 섞인 와사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 때문에 가짜와 좀 더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진짜 와사비에도 연두색 색소를 넣고 있다"고 말할 정도가 됐다. 인디펜던트는 "당신이 일본 정통 식당에 가서 와사비를 먹어보지 않는 한, 영국에서는 진짜 와사비를 먹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