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껍질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수사의뢰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본부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취임식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연구원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984
  • 합조단 “박왕자씨 100m 이내 총격 추정”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사망사건을 조사중인 정부합동조사단(단장 황부기)은 “북한군이 100m 이내의 거리에서 박씨를 조준사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합조단의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은 1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중간조사 브리핑에서 최근 실시한 모의실험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북한군 소총의 평균 명중률을 감안해 200m 이내에서 사거리를 달리한 실험을 반복한 결과 피격 거리가 100m 이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의탁사격(조준을 정확히 하기 위하여 총을 고정하고 쏘는 사격)일 경우에는 100m,추격 중일 때는 60m 이내의 거리에서 사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측 주장대로 박씨가 도주했을 경우 (초병들이 빠른 걸음으로 추격했을 것이므로) 사격 거리는 100m보다 훨씬 가까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합조단은 북한 초병들이 실제 초소 밖으로 나와 박씨를 추격,사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피격 당시 상황에 대해 김 실장은 ‘박씨가 정지 명령에 불응하고 도망쳐 총을 쐈다.’는 북한측 설명과는 달리 “박씨가 천천히 걷거나 정지 상태에서 총을 맞은 것 같다.”며 “박씨의 시신에 남아 있는 2개의 총상을 분석한 결과 총탄이 들어간 자리와 나간 자리가 지면과 수평을 이루고 있는 점에 근거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격 횟수 및 시간에 대해 “총상의 형태로 봐서 최소한 3발은 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총격 시간은 현재로서는 오전 5시16분 이전으로 알고 있을 뿐 정확히 확정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고 밝혔다. 초병이 최소 3발을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에 대해 부검결과에서 드러난 박씨의 허벅지 상처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 실험에서 허벅지 상처가 박씨 발 주변을 타격한 총탄에 의해 모래·조개껍질 등이 튀었을 경우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발사 위치와 관련, “세 번째 발사 위치는 제1탄 피격 후 고인의 행동에 따라 고인의 전방향,고인의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2시 방향 또는 4시에서 6시 방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그는 “따라서 각각 2발이 발사되었을 가능성과,전·후방에서 각각 1발씩이 발사되었을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어떤 총탄이 우선인지 모르지만 하체에 난 상처는 섰을 때 생성될 수 있는 상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정황상 둔부를 먼저 맞고 그 이전에 허벅지 상처 입고 나중에 가슴 총상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말 그대로 예측이고 정황증거만 가지고 말하는 것이라 실제 객관적으로 제시할 데이터는 없다.”고 말했다 북측이 박씨가 관광객임을 식별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실험한 날은 안개가 끼어 있어 확실하지 않으나 대체로 남녀식별거리는 70m 정도”라고 설명한 그는 “모의실험이 사건 현장과 다른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관광객임을 알았다 몰랐다 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확답을 피했다. 김 실장은 북측의 의도성에 대해 “이런 모의실험을 가지고 사실을 판달할 수 없다.”고 대답을 피하면서도 “분명한 것은 조준을 한 병사가 자기가 겨눈 총의 조준관에 자기가 목표한 목표물를 담고 목표물의 움직임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초병은)조준 당시 표적의 움직임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지상태라는 것을 인지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의도가 있는지 아니면 우발적으로 계속 연속사격을 하게 됐는지는 이런 실험결과를 가지고는 판단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모의 실험 자체가 실시하는 현장의 일기 상황 등의 조건들에 따라 차이날 수 있으므로 사건 현장에 가서 실험해 봐야 한다.”며 현장 실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합조단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번 실험 결과는 북한 초병의 과잉대응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은 지난달 27∼28일 동해 해변에서 국과수와 경찰청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산책시 이동거리 소요시간,사격 거리와 방향,사건 발생 시간대 사물 식별 가능여부,총성 등 5가지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위협받는 해양생태계’ 英 플리머스大 해양硏 전망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위협받는 해양생태계’ 英 플리머스大 해양硏 전망

    |플리머스(영국) 박건형특파원|100년 뒤 바닷물의 맛은 과연 어떨까. 수천년간 그랬던 것처럼 짠 맛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최근 이에 대해 영국의 한 연구소가 독창적인 의견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100년 뒤 바닷물은 지금의 짠 맛이 아니라 시큼한 붉은 포도주 맛에 가까울 것이라는 것. 지구 온난화로 지금보다 훨씬 많아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때문에 현재 PH 8.1 정도인 바닷물 산성도가 7.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100년 뒤의 바다 생태계와 가장 흡사한 곳으로 꼽는 현재의 지역은 이탈리아 남서부 나폴리 인근의 화산섬 이스키아다. 연간 6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이곳은 잦은 화산활동으로 하루 200만ℓ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이 때문에 이곳 바닷물의 산성도는 PH 7.4 정도를 유지한다.‘와인 맛 바닷물’의 첫 번째 희생자는 바로 산호, 조개 등 외피를 가진 어류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석회질로 된 껍질이 산성화된 바닷물에 녹아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연쇄적인 생태계 파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 이스키아 바다의 생태계도 주변 지역에 견줘 30% 이상 파괴된 상태다. 이러한 예측을 한 곳은 바로 영국의 플리머스대학 해양연구소다. 바다와 맞닿은 영국의 동남쪽 끝 데번주(州)에 자리잡고 있다.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해양연구기관’으로 31년 역사를 자랑한다. ●한류어종 사라지고 난류어종만 난립 기자를 마중 나온 연구소의 소하일 알리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해양생태계와 환경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 중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소의 첫 인상은 초라함 그 자체였다. 낡은 5층 건물의 연구소는 우리나라 여느 대학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고, 생태연구용 수족관 시스템은 우리나라 바닷가 횟집의 그것을 연상케 했다. 그럼에도 이곳이 내놓은 보고서는 유엔을 비롯한 전세계 국가와 해양학계의 필독서로 꼽힐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다.2004년 동남아 일대를 강타한 쓰나미의 위험성을 최초로 경고한 것도 플리머스 해양연구소였다. “현재 전세계에서 지난 80년간 축적된 해양 생태계 정보들을 제공받아 여러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우리가 예측하는 것 이상으로 해양생태계 파괴가 지구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점입니다. 멜 오스틴 박사는 “미국 정부의 정책과는 상관없이 대부분의 미국 과학자들도 석유사용 등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문제가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도 해양파괴 미국·유럽에도 영향 연구소의 일원이자 플리머스대학의 교수인 마이크 데플리지의 경고는 더욱 범상치 않다.“확실한 것은 지구온난화가 단순히 해수면을 높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의 결론은 해양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인류에게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연구소가 내다보는 세계 해양생태계의 미래는 대략 이렇다. 대구ㆍ청어 등 한류성 어종이 살 곳을 잃고 개체수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그 자리를 참치·고등어 등 난류성 어종이 메운다. 이로 인해 기존 천적 관계가 재설정되면서 전반적인 어종·어획량 예측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독성 전문가 소하일 알리 박사는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변이 발생 가능성도 제기했다. 인간이 만든 온실가스의 화살이 결국 바다생물을 통해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일종의 경고였다.“앞으로 일부 어종들은 급변하는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 복어독과 같은 독성물질을 만들어내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물질은 포식자에게 축적되면서 결국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인간의 단백질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플리머스 연구소에서 해양 생태계를 연구하는 앤 린리 박사는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한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나라에는 국경선이 있어 제약이 있지만 바다는 그렇지 않습니다. 베트남이나 인도 앞 바다에서 생긴 문제는 미국과 영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모를리 없겠지요.” kitsch@seoul.co.kr ■ ‘종의 멸종’ 저자 니콜라 뷰먼트 박사 “지금처럼 바다 계속 파괴하면 2048년 식탁서 해산물 사라져” |플리머스(영국) 박건형특파원|“당초 이 보고서는 제품 제조나 서비스 제공 등 인간의 경제 활동이 해양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파장이 이렇게 클 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죠.”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의 니콜라 뷰먼트 박사는 인간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이미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세계적으로 정책적·과학기술적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사에 이어 해양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뷰먼트 박사는 2007년 미국 스탠퍼드대 스티브 폴럼바이 교수, 캐나다 달하우지 대학의 보리스 웜 교수 등과 함께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해양전문 이코노미스트의 반열에 올랐다. 이들은 4년 동안 12개 해안지역을 대상으로 인간의 활동이 해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후 2003년 전세계 해역의 29%에서 어류 포획량이 1950년의 10% 미만으로 줄어드는 등 “해양생태계가 이미 붕괴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결론을 내렸다. 뷰먼트 박사는 “인류학자, 자연과학자, 경제학자들이 복합적이고 다각도로 상호보완적인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와 같은 상태가 계속될 경우 2048년이면 식탁에 오르는 해산물은 모두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생물종이 줄어들고 어획량이 감소하는 것의 표면적인 원인은 어업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무분별한 포획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붕괴”라며 “수온상승, 이산화탄소 포화도 증가로 인해 생태계가 이전처럼 쉽게 복원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뷰먼트 박사는 다만 연구가 큰 규모의 생태시스템을 기본으로 진행한 만큼 지역별로 동일한 현상이 동일한 시점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뷰먼트 박사는 현재 해양생태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개발 중인 대부분 노력들이 비효율적이고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kitsch@seoul.co.kr ■ 亞 최대규모 유전자원센터에 1777종 확보 ‘아시아 노아의 방주’로 성장 기대 한국 종다양성 보호 현황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종 다양성 훼손에 대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전자원센터’를 갖추고 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할 수 있는 유전자원 강국의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수원에 설립한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이하 ‘유전자원센터’)를 설립했다. 그동안 마땅한 공간이 없어 여러 곳에 나눠 관리하던 15만여점의 국내외 식물종자를 연면적 1만㎡ 규모의 최신시설에 모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유전자원센터는 유전자원 50만점을 보존할 수 있는 중·장기저장고, 영하 196도의 초저온 저장고,DNA 뱅크 등 세계적인 수준의 시설을 갖추었다. 현재 유전자원센터는 이런 첨단 시설을 무기로 장기적으로 ‘아시아 노아의 방주’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전자원 보존 시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아시아 지역 자원의 안전한 보존을 책임지겠다는 것. 이미 필리핀과 베트남이 참여의사를 밝혔고, 타이완을 비롯한 몇몇 나라들과도 협의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확보하고 있는 유전자원은 모두 1777종 17만 5169점(2007년 기준)이다. 미국의 46만여점, 중국 38만여점, 일본 27만 5000여점 등에 비하면 적은 수치지만 유전자원센터 준공을 계기로 적극적인 유전자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새 정부의 농진청 민영화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유전자원 보존사업은 철퇴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말랑말랑한 내 알몸 드러낸 느낌”

    이어령(76)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가 시집을 냈다. 제목이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문학세계사)다.50여년 문단생활을 하면서 낸 첫 번째 시집이다. 이 교수가 대학시설 학교신문에 투고한 시부터 최근에 쓴 시까지 모두 61편이 담겼다. ●“겸허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독백” 3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 교수는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기쁘다.”는 말로 시집 출간의 소감을 밝혔다. 시집 첫머리에선 “절대로 볼 수 없는 그리고 보여서는 안 될 달의 이면같은 자신의 일부를 보여줬다.”면서 “(시를 쓴다는 것은) 딱정벌레의 껍질 뒤에 숨어 있는 말랑말랑한 내 알몸을 드러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도 썼다. ‘시인 이어령’이 사용한 언어는 의외로 소박하다. 각종 평론에서 현란하고 분석적인 언어를 즐겨 쓰던 그의 예년 글쓰기 스타일에 비하면 양념하지 않고 날것으로 먹는 채소와도 같은 느낌이다. 이 교수는 “이번에 발표한 시들은 시집을 내려고 독자를 의식하고 쓴 글이 아니라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독백을 겸허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들”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가 시를 쓴 것은 그가 2003년부터 1년간 일본 교토의 일본문제연구소에서 연구생활을 하면서 느낀 외로움을 내밀한 언어로 기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비닐봉지 안에서 식어가는 식빵의 식욕/체온계처럼 옆구리에 끼고 가다가/내일 아침에도 혼자 앉을 식탁을 생각한다.”(‘세븐일레븐의 저녁시간’ 중에서) ●“시는 기도에 가장 가까운 장르” 그가 ‘세븐일레븐의 저녁시간’이란 시에서 쓴 것처럼 일흔이 넘어 이국 땅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해야 했던 시간은 참을 수 없이 외롭고 힘든 것이었다. 이 교수는 “편의점에서 다른 연구원들이 다 떠난 빈 기숙사 가운데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내 방을 바라보며 꼭 재단의 촛불 같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기도에 가장 가까운 장르가 시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표제작이기도 한 그의 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자, 시집에 실린 61편의 시 가운데 신앙시가 11편을 차지하게 된 배경이다. 이 교수는 “나도 나름의 시론을 가진 사람인데 내 시론대로라면 이번 같은 시집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시들은 시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적절치 않은 내면의 고백”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시집에서 자신의 시론에 가장 부합하는 시로 꼽는 것은 시집 말미에 실은 ‘양계장 보고서’다. 오로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무자비하게 사육되는 닭의 처참한 모습을 고발하는 보고서 형식의 실험시다. 그는 “정말 소신대로 쓰는 시들은 아마도 죽고나서야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한국의 토종] (10) 한산모시

    [한국의 토종] (10) 한산모시

    찌는 듯한 무더위가 초여름부터 계속되고 있다. 에어컨도 없던 시절, 그저 부채바람으로 땀을 식히던 때에 옛 어른들은 무슨 옷을 지어 입고 어떻게 더위를 견뎠을까.‘입고 있어야 오히려 시원하다’는 전통 옷감이 있었으니 바로 토종 ‘삼베’와 ‘모시’다. 삼베는 대마(大麻)의 껍질을 벗겨 삼은 올이 굵은 직물로 서민들이 주로 즐겨 입었다. 삼베보다 올이 가늘고 촘촘한 모시는 저마(苧麻)의 껍질을 벗겨서 만든다. 모시는 결이 곱고 부드러운 만큼 만들기가 까다롭고 값이 비싸 지위가 높은 층이 사용했다. 속이 비칠 듯 말 듯하면서 바람이 잘 통하는 모시옷을 입고 체면도 지키고 맵시를 뽐내면서 여름 한철 더위를 난 것이다. 하늘하늘 잠자리 날개처럼 속살을 내비치는 모시옷 한 벌은 당시엔 최고의 ‘명품(名品)’이었다. ●모시의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까지 올라가 이 땅에서 모시의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까지 올라간다.‘삼국지’나 ‘후한서’ 등의 기록에 보면 삼한시대부터 마섬유를 재배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문무왕 32년에 ‘30승포(升布)·40승포’의 극세포(極細布)를 중국에 공물로 보냈다.”는 기록이 보인다.“세(細)모시 옥색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 김말봉이 쓴 우리 가곡 ‘그네’의 한 소절이다. 장마가 소강상태로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 이어진 이달 초순, 노랫말에 나오는 ‘세모시’로 이름난 충남 서천군 한산(韓山)면을 찾았다.“예부터 한산모시를 최고로 쳤어요. 임금님 진상품으로 올라갔으니까요.” 모시수확이 한창인 밭으로 안내를 하던 장정수(69·서천군 모시재배회장)씨의 말이다. 수확한 모시풀에서 옷감이 나오기까지는 공이 많이 들어간다. 모시짜기의 제작과정은 재배와 수확, 태모시 만들기, 모시째기, 모시삼기, 모시굿 만들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모시짜기, 모시표백 등 그 공정이 까다롭기 그지없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인 ‘한산모시짜기’의 기능보유자 방연옥(61)씨.“옛날에는 집집마다 베틀에서 모시짜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지요.” 워낙 손이 많이 가고 수익은 적어 현재는 겨우 몇집만이 전통적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단다.“입을수록 제 살갗처럼 윤기가 나는 것이 모시”라며 섬세하고 단아한 토종모시가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했다. ●디자인·직조기술 개선 세계화 사업 추진 정성어린 손길을 거친 모시섬유는 순백색에 비단 같은 광택이 난다. 옷도 해 입고 방석이며 이불도 했다. 예전에 대갓집에서 모시로 수의를 했는데 나라에서 금했다고 할 만큼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서천군은 쇠퇴하는 모시산업을 육성 발전하기 위해 ‘세계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철순(52·한산모시세계화사업단장)씨는 “토종 한산모시를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어 보겠다.”며 자신의 포부를 밝힌다.“작년부터 지리적 표시 인증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현대적 감각에 맞는 디자인과 직조기술의 고급화 교육 등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수한 ‘토종모시’를 지키는 작업은 단순히 ‘전통을 보존하자’는 감성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할 일이 아니다. 멋스럽고도 실용적인 옷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활성화되고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흰 모시적삼에 한 손엔 부채를 든 여유 있는 모습을 여름철 곳곳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계절에 순응하며 살았던 옛 조상의 지혜를 보듯이. 글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크크섬의 비밀(MBC 오후 7시45분) 중견기업 일일쇼핑의 구매부 직원 10명은 주말도 반납하고 회사가 후원하는 낙도에 물품을 전달하러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가던 중 조난을 당한다. 눈을 떴을 땐 이미 인적이라곤 없는 무인도 백사장에 버려져 있었고, 배 안에서 곤드레 만드레 술에 취했던 터라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는데….   ●TV책을 말하다(KBS1 오후 11시30분) 낯선 모험의 길을 떠난 15살 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은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평소 청소년들의 문화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배우 권해효, 소설가 이만교와 함께 고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청소년문학상을 휩쓸어온 소설가 전아리가 토론한다.   ●애자언니 민자(SBS 오후 7시20분) 콘도에서 잠을 자던 채린과 하진. 하진은 아침준비를 하고, 채린은 부스스한 눈으로 하진을 바라본다. 채린은 하진에게 자신이 과연 하진의 사랑을 받을 만한 사람인지, 그리고 평생을 하진과 같이 할 수 있을지 자신감이 없어진다며 흐느낀다. 잠시 후 하진은 채린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려는 걸 발견하는데….   ●실버퀴즈 노노클럽(EBS 오후 7시50분) 충남 아산시 방축동 희안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퀴즈도 풀어보고, 그들의 속내도 시원히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름하여, 실버퀴즈쇼 노노클럽. 희안마을의 특산물 옥수수의 껍질을 누가누가 빨리 많이 까는지 대회를 벌인다. 또 OX퀴즈에서 밝혀진 어르신들의 성형의혹. 과연 그 진실은?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동양적인 이미지와 분위기를 아름답고 고급스럽다고 여기는 오리엔탈리즘이 인테리어 분야에서는 ‘아시아 누보’라는 용어로 통한다. 지난날의 난해한 아시아 스타일과는 달리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대담한 색상이 곁들여져 미묘하면서도 극적인 효과를 빚는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불도저 플레이로 주목받는 골프선수 박인비. 그녀가 슬럼프를 이겨내고 우승컵을 들어올리기까지의 얘기를 들어본다. 또한 그의 부모와의 인터뷰, 우승장면 등도 함께 소개한다. 묵묵히 자신의 가는 길을 지켜봐주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도 들어본다.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뭍사랑 빠진 섬사람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뭍사랑 빠진 섬사람

    ■ 농업이 주업… “해산물도 사다 먹어요” 섬에는 ‘그리움’과 ‘기다림’이 있다. 밭일을 하던 섬 아낙네가 선착장에 들어오는 통통배 소리에 목을 늘인다. 육지에 나갔던 남편에 대한 기다림이다. 뭍에서 온 아들의 전화를 받는 할머니의 굽은 허리는 이 애틋함을 더한다. 섬은 ‘고된 삶’이 묻어나는 곳이다. 이래서 섬의 낭만과 멋, 자유는 육지 사람만의 전유물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홀로 풍랑을 맞는 섬들의 자태는 예나 지금이나 여러 ‘태고의 흔적’과 ‘감성의 샘’을 간직하고 있다. 변한 것은 섬 사람들이 부쩍 경제·정치사에 관심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삶의 팍팍함 때문이다. 남·서해안의 전남 신안은 이 같은 섬들이 모여사는 시골 고향같은 곳이다. 자그마치 1004개다. 국내 섬 10개 가운데 6개가 신안에 있는 셈이다. 수년 전만 해도 14개 읍·면이 모두 섬이었다. 이제야 2개 섬에 다리가 놓여 그나마 섬 주민들의 발품을 덜어주고 있다. 신안의 섬들은 ‘섬 속의 육지’로도 불린다. 섬에서 해산물을 돈 주고 사먹을 정도로 주업이 어업이 아니라 논농사다. 섬 연구가들은 섬 사람들이 전통 농업사회에서 ‘뱃놈’,‘섬놈’이란 하대(下待) 풍조에 반항, 내 농토를 갖고 농사지으려는 육지 지향성을 보였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이아몬드제도 사람들 신안의 읍·면 가운데 흑산면만 고기잡이로 먹고 산다. 나머지는 농사가 생계 수단이고 어업은 부업이다. 논·밭 경작지 면적은 2만여㏊로 전남도내(22개) 시·군에서 5번째쯤 된다. 안좌도·압해도·지도는 논농사가 저마다 1000㏊를 넘는다. 다이아몬드제도로 불리는 자은·암태·도초·하의·신의·장산·비금·팔금도 등 8개 섬도 웬만한 육지보다 농토가 더 넓다. 하의도 대리 1구 양성열(55) 이장은 “마을 62가구에서 50가구가 논농사를 짓고 3가구는 농사와 어업을 한다.”면서 “섬이지만 농촌처럼 노령화가 심각하고 주민들도 순박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비금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읍동리 조탁균(44)씨는 “섬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것도 주 소득원인 농산물값 안정”이라며 주업은 단연 농사일이라고 말했다. 천일염전으로 유명한 증도에는 횟집이 한 곳도 없다. 풍어제를 모시는 흔한 사당도 없다. 교회만 11개로 주민 10명 가운데 9명이 교회에 나간다. 국내 최대인 태평염전은 463만㎡(140만평)로 소금 생산으로 돈벌이를 삼는다. 한창 더운 날 만들어지는 천일염은 단순 노동력이 만들어 낸다. 오죽하면 인부 ‘땀 한 됫박에 소금 한 됫박’이라고 했을까. 최근 천일염이 광물에서 식용으로 법적인 인정을 받았으니 증도 섬주민들의 호주머니는 더 풍족해질 듯하다. ●토속민요에 삶을 녹여 2006년 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녹음실에는 신안의 각 섬에서 내로라 하는 소리꾼 50여명이 모였다. 토속민요 21곡을 음반에 담았다. 음반 제목은 ‘신안 섬사람들의 삶의 노래, 희로애락’.‘섬에 사는 물고기는 잡혀서 서울 구경하는데 우리들은 육지 구경 한 번 못했네’. 가거도 뱃노래다. 죽은 시어머니를 욕하지만 그리워하는 청춘가, 진도 아리랑과 흡사한 가락에 흑산도 산다이(파시에서 부르는 노래)도 있다. 이밖에 얼씨구타령, 난초노래, 물레노래, 해녀들의 놋소리, 보리타작, 연자방아 노래 등 힘든 삶에서 나온 노동요가 태반이다. 이 음반 발매를 기획한 신안문화원 최성환(37) 사무국장은 “육지 민요가 국악화된 반면 섬 민요는 삶의 애환을 실어 부르기 쉬운 노래”라며 “섬 민요는 신세 한탄으로 노랫말이 구슬프지만 가락은 아주 흥겹고 즐겁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음반 발매 이후 섬 가수들로 ‘섬들이 민요합창단(주민 40여명)’을 꾸려 3년째 운영해 박수를 받고 있다. ●열린 섬사람들 지난 6월 18대 총선에서 신안(무안군 포함) 유권자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임에도 불구, 대통령 아들과 민주당 후보 대신 무소속을 찍어 놀라게 했다.2006년 4월 신안군수, 이해 10월 치러진 군수 재선거에서도 민주당 대신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 섬 사람들이 품은 속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 연구원이었던 김준(45·해양관광) 박사는 “섬은 지형상 폐쇄적이지만 주민들은 아주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라며 “이는 모든 길이 뱃길로 열려 있어 문화와 문물 흡수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섬 문화가 넘실대는 전남지역에는 1964개(유인도 276개) 섬이 존재한다. 이곳에 사는 주민만도 20만 772명. 섬 면적을 합치면 1755㎢로 서울시(605㎢)보다 3배 가까이 넓으니 섬은 주민들의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존재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주식·생필품 죄다 내륙서 ‘공수’ 가거도 사람들은 국토 최서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소흑산도). 이곳은 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136㎞ 거리다. 쾌속선을 타면 4시간30분이 걸린다. 독도에서 뜬 해가 한반도를 지나 마지막으로 가거도로 떨어지는 곳이다. 오가는 사람이 적다 보니 주민들은 때 묻지 않아 순박하다. 오죽 먹고살 게 없었으면 사람이 살 만하다고 해 ‘가거도(可居島)’라 했겠는가. 가거도에는 305가구 529명(남자 302명)이 산다. 섬 크기는 900만㎡(300만평)로 논농사는 전혀 하지 않는다. 밭농사도 텃밭에서 푸성귀 정도만 키운다. 주식과 생필품을 죄다 뭍에서 실어다 먹는다. 주민들은 요즘 “물가는 올라가고 벌이는 줄고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가게에서는 두홉들이 소주 한병이 2500원,1.5ℓ짜리 음료수가 3000원이다. 육지보다 거의 곱절이다. 조기·멸치를 빼면 바다에서도 별로 나는 게 없어 주민 생활도 궁핍하다. 섬 가운데로 독실산(해발 639m)이 심술궂게 솟아올라 길마다 가파르다. 물양장에서 가거리 2구와 독실산 군사기지까지 4∼5㎞ 남짓만 찻길이다. 나머지는 경사도 40∼60도인 골목길이다. 어찌나 가파른지 노인들은 맨몸으로 걷기조차 힘들다. 배로 생필품이 도착하면 다시 2만∼3만원을 줘야 집까지 날라다 준다. 박인영(50)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장은 “집들이 대부분 비탈면에 지어져 있어 노인들은 걸어 다니기조차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 주 소득원이 한약재로 쓰이는 후박나무 껍질이다.6월 한달동안 섬사람들은 후박나무 밑동을 잘라낸 뒤 껍질을 벗겨 삶고 말리는 일에 매달린다. 주민 임진욱(44·가거1구)씨는 “가장 잘 벗기는 사람이 하루에 10만원 조금 넘게 번다.”고 말했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석유 제로 현장’ 스웨덴 벡셰를 가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석유 제로 현장’ 스웨덴 벡셰를 가다

    |벡셰(스웨덴) 류지영특파원|“스웨덴에 석유를 거의 쓰지 않고 운영되는 도시가 있다고요? 그것도 제가 사는 바로 옆 마을이라니…허허허. 여기서만 2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한 저로서도 금시초문이군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스웨덴 최남단 도시 말뫼에서 기차로 30분을 올라가 도착한 소도시 에슬롭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오히려 ‘유럽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도시(the greenest city in Europe)’가 자기가 살고 있는 바로 옆 마을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만큼 ‘석유 제로도시’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벡셰(vxj)는 오히려 스웨덴에서는 조용하고 일상적인 모습의 마을이었다. |벡셰(스웨덴) 류지영특파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던가. 유럽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보면서도 그저 부러워하는데 그친다면 한국의 에너지·자원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서울을 비롯한 우리 도시들도 벡셰처럼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인 청정도시로 탈바꿈할 수는 없을까? “인구 8만명, 면적 1925㎢의 소도시 노하우를 인구 1000만명, 면적 605㎢의 거대도시 서울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죠. 이미 에너지 다소비 구조가 정착된 전세계 여러 도시 담당자들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서울도 석유 제로도시가 될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벡셰시(市) 환경 프로젝트 담당자인 헨리크 요한손은 세계 여러 도시 관계자들과 논의했던 각종 해법들을 소개했다. “석유 제로도시의 핵심은 친환경 냉·난방과 전력 생산을 위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서울과 같은 큰 도시라면 적어도 20∼30개는 필요하죠.” “하지만 서울에는 그 정도 건물을 지을 만한 부지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라는 기자의 반론에 요한손은 “시간을 충분히 갖고 도심 발전소 건설을 준비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천연가스나 석유를 사용하는 기존 지역난방시설을 바이오매스 발전시설로 개·보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벡셰도 그런 방식으로 바이오매스 발전을 해나갔습니다. 다음 단계로는 부지 마련이 가능한 외곽 지역에서부터 신규 발전소를 지어 나가고, 장기적으로 도심지역 재개발 계획에 바이오매스 발전시설 건립을 포함시키는 겁니다. 그러면 20∼30년 뒤 도시 전역에서 무공해 친환경 발전소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도시 전체에 전기와 열을 공급할 엄청난 양의 바이오연료는 어디서 충당하나요?” “먼저 쓰레기, 낙엽, 나뭇가지, 음식물 쓰레기 등 도시 안에서 구할 수 있는 연료는 모두 찾아야 합니다. 나머지는 인근 농촌 지역에서 볏짚, 분뇨, 우드칩(나무껍질 등 산지 부산물을 압축해 만든 땔감) 등을 공급받으면 되고요. 벡셰도 모자란 연료를 주변지역에서 충당하고 있는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래도 부족하면 태양광이나 풍력, 석유 등 에너지원을 고려해야죠. 당연히 패시브 하우스 등 에너지절약형 주택 보급도 병행해야하고요.” “서울은 벡셰처럼 자전거로 출·퇴근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고 복잡합니다. 도로체계가 엉망이어서 사고의 위험도 높고요.” “석유 제로도시의 또 다른 핵심인 자전거 출·퇴근이 어렵다면 일단 자전거와 대중교통수단 간에 연계망만이라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축해야 합니다. 집에서 자전거로 불편없이 전철역이나 기차역, 버스 정류장까지 이동한 뒤 이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야 하죠. 이를 위해서는 스웨덴 스톡홀름(인구 170만명), 덴마크 코펜하겐(인구 140만명)과 같은 주요 자전거 도시들의 노하우를 배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막대한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수 있죠?” “벡셰의 경우 발전소, 배관, 자전거 도로체계 등 인프라를 갖추는 데 7000만 유로(약 1100억원)가 들었습니다. 비용은 대부분 정부 보증을 통해 은행 대출로 충당했고요. 서울은 벡셰보다 인구밀도가 높아 단위 면적당 건설비용은 적겠지만 그래도 최소 20억∼30억 유로(약 3조 2000억∼4조 8000억원)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큰 돈이지만 장기적으로 화석연료 절감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정치권의 합의가 관건이죠.” superryu@seoul.co.kr ●“유럽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도시” “이곳은 인구 8만명의 소도시지만 환경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지난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속 가능한 에너지상’을, 발틱해 도시연합으로부터 ‘최고의 환경 실천상’을 각각 받았습니다. 해마다 이곳의 도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전세계 도시 설계자, 언론인, 정치인 등 100여개 그룹이 찾고 있죠.”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벡셰 시청사에서 만난 보 프랑크 시장은 기자를 반갑게 맞으며 마을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이 도시가 ‘석유 제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과 개발에 대한 유엔회의’에서부터였다. 당시 소개된 ‘지속가능한 개발’(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는 개념에 공감한 벡셰는 지역 환경단체와 손잡고 ‘화석 연료 없는 도시’를 선언했다. “2005년 현재 벡셰의 총 에너지 소비량은 2만 4794GWh(기가와트시,1GWh는 10억Wh)로, 이 중 바이오매스(분뇨나 나무껍질 등 동식물의 부산물로 만든 연료) 등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52%에 달합니다. 스웨덴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지만 석유 사용량을 ‘0’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노력해야 합니다.” 벡셰에서 여러 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헨리크 요한손은 기자에게 벡셰의 석유 제로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인 시영발전소 ‘벡셰에너지’(VEAB)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1970년 설립된 벡셰에너지는 오일쇼크를 계기로 1980년부터 바이오 연료를 이용한 전력생산과 난방을 시작했습니다.2002년부터는 바이오연료 사용량이 97%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덕분에 2006년 1인당 이산화탄소(CO3/8)발생량(3.2t)을 1993년(4.6t)에 비해 30%나 줄일 수 있었죠.2025년까지는 70%까지 절감할 계획입니다.” 요한손은 또 벡셰에너지가 자리잡은 트루멘 호수 주변에 짓고 있는 5층짜리 ‘패시브 하우스’ 아파트 단지도 소개했다. 패시브 하우스란 단열 효과를 극대화해 기존 주택보다 90% 이상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절약형 주택. 현재 벡셰는 기존 주택들을 패시브 하우스로 교체하면서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요한손은 “최근 벡셰의 쾌적한 환경이 많이 알려지면서 스웨덴 전역에서 이주해 오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과 일본의 도시 관계자들이 시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교통수단이 가장 어려운 개혁대상” “벡셰라고 해서 골칫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에요. 자전거 출·퇴근을 위한 여러 시스템을 갖춰 놓았지만 그래도 자가용 사용을 줄이기 위한 묘수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교통수단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개혁 대상이죠. 화석연료 사용량이 전체 에너지의 40%에 육박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벡셰가 석유 제로도시로 이행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보 프랑크 시장은 곧바로 교통수단을 지목했다. 편한 것을 추구하는 개인의 욕망을 바꾸는 게 에너지 위기 극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솔직한 토로였다. “자동차 사용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차량용 바이오연료 보급이라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벡셰의 바이오연료 보급률은 석유 사용량의 3%에도 미치치 못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미 세계 여러 도시들에 ‘지금 가진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에너지·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자부합니다. 세계가 석유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각종 첨단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기존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에너지·온실가스 절감효과를 낼 수 있었고요.” superryu@seoul.co.kr
  • ‘가고싶은 섬’ 1위 충남 보령 ‘외연도·호도’

    ‘가고싶은 섬’ 1위 충남 보령 ‘외연도·호도’

    충남 보령시 외연도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가고싶은 섬’ 1위로 선정했던 곳이다. 최근엔 행정안전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2008 휴양하기 좋은 섬 베스트 30’ 중 한 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대천항에서 서쪽으로 53㎞. 충남 보령시에 속한 70여 개의 섬들 중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외연도에 가기 위해 행장을 꾸린다. # 천연기념물 상록수림과 ‘사랑나무’ 외연도를 찾아가는 길은 꼭 ‘달력 사진’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풍경의 연속이었다. 먼 바다의 한 점 섬까지 또렷하게 보이는 깨끗한 시계와 장판을 깐 듯 잔잔한 바다에 더해, 만지면 묻어날 것 같은 파란 하늘이 소름돋을 만큼 황홀한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이날 느꼈던 외연도의 아름다움의 절반은 아마도 날씨의 몫이었을 게다. 외연도를 상징하는 것 중 하나가 ‘사랑나무’라고 불리는 동백나무 연리지(連理枝)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맞닿은 채 오랜 기간 자라면서 서로 합쳐져 하나의 나무가 되는 현상이다. 나뭇가지가 이어지면 연리지, 몸체가 이어지면 연리목이라고 한다. 둘이 하나가 되기까지는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 두 나무의 몸이나 가지가 맞닿은 부분이 압력을 견디다 못해 껍질이 벗겨지고, 드러난 생살이 부딪치는 쓰라린 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하나로 이어진다. 연인들이 이 나무 아래를 지나면 사랑을 얻는다는 속설은 그런 까닭에서 생겨났다. 어디 연인뿐이랴. 두 개의 자아가 하나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하물며 서로 다른 이상을 가진 수천만명이 하나가 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일 게다. 생살만 찢을 뿐 좀처럼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남과 북은 벌써 반세기 넘는 기간 연리의 고통만 곱씹고 있지 않은가. 문화재청은 사랑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상록수림을 천연기념물 제136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중국의 장수에게 제사 지내는 섬 외연도를 포함한 외연열도와 전북 어청도 등에는 전횡(田橫)이라는 중국의 장수를 당신(堂神)으로 숭배하는 풍습이 남아 있다. 전횡은 전국시대 제나라의 종실(宗室)인 전씨(田氏) 일족. 한나라 유방(劉邦)이 천하를 평정하자 자신의 군사 5백여 명과 함께 현 산둥성의 전횡도에 숨어 살다, 유방의 부름을 받고 뤄양(洛陽)으로 가던 중, 부끄러움에 자결한 인물이다. 그의 죽음을 들은 군사 5백여 명도 함께 자결했다고 역사는 전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이 어떤 연유에서인지 전횡이 은거했던 섬이 외연도라는 전설로 변했고, 마을사람들은 사당을 지어 그의 신위를 받들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요즘도 음력 정월대보름 자정에 살아 있는 소를 제물삼아 제를 올린다.9번 종을 침과 동시에 소를 잡는데, 제사가 끝난 후 땅에 닿은 부분은 마을사람들이 먹고, 땅에 닿지 않은 부분은 전횡 장군에게 바친다. 사당 뒤편엔 제물로 바쳐졌던 우공(牛公)들의 뼈가 수북이 쌓여 있다. # 큰 명금과 작은 명금의 몽돌해변 외연도는 작은 섬이다. 섬내 원동기라곤 트럭 몇 대뿐이어서, 주민들은 특별히 차를 쓸 일이 없는 한 걸어서 오간다. 선착장에 내려 상록수림을 넘으면 큰 명금, 작은 명금 등 몽돌해변이 나온다.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려니와, 풍경 또한 빼어나다.1㎞ 남짓한 길이의 산책로도 조성해 뒀다. 해변 뒤쪽 몽돌에는 서해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기름 묻은 돌들이 간혹 섞여 있는 편이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기기엔 전혀 무리가 없다. 바다낚시 1급 포인트도 널려 있다. 간단한 루어낚시 장비를 준비해 가는 것도 좋겠다. 우럭 등은 물론, 운이 좋다면 농어도 낚을 수 있다. # 여우를 닮은 섬 호도 외연도로 가던 배가 잠시 들르는 곳이 여우를 닮은 섬 호도(狐島)다.70가구 정도가 사는 아주 작은 섬이지만, 이곳을 여행목적지로 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호도해수욕장의 모래는 유리의 원료가 되는 규사다. 여우의 눈처럼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모래가 바람에 날릴 정도로 곱고 부드럽다. 해수욕장 오른쪽 모퉁이는 밀물때 물에 잠기는 갯바위가 많은 지역. 바위에 붙은 굴 등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갯바위 지역를 넘으면 몽돌해안이 나온다. 물색이 맑아 스노클링을 즐기기 좋다. 글 사진 보령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041) ▶가는 길:승용차는 서해안고속도로→대천나들목→대천항 여객터미널 순으로 간다. 서울 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과 남부터미널에서 대천행 버스가 4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대천항에서 호도, 외연도를 왕복하는 배가 하루 1회 운항한다. 주말과 여름철 특별수송기간엔 2회(호도는 3회) 운항. 호도까지는 약 50분, 외연도는 1시간35분 정도 소요된다. 운임은 호도 9350원, 외연도 1만 5700원. 신한해운 930-5050. ▶잘 곳:두 섬 모두 민박이 대부분이다. 외연도는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여관이 4만원, 민박은 4만∼6만원선. 송경일 이장 010)6435-1769. 호도에 최근 콘도식 민박이 조성됐다. 에어컨이 없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할 듯. 성수기 10만원. 고윤옥 이장 010)6488-0016. ▶먹거리:외연도에만 7개의 식당이 있는 등 음식 걱정은 접어도 좋겠다. 요즘은 우럭, 농어가 많이 나는 철.1㎏에 3만∼5만원쯤 받는다. 모두 자연산이다. ▶주변 볼거리:외연도는 모래 해변이 없다. 배로 5∼10분 거리의 오도, 횡경도 등 백사장이 있는 무인도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와도 좋겠다. 왕복 10만원선. 이종복 010)4431-5959.
  • 아토피를 위한 건강 밥상

    아토피를 위한 건강 밥상

    우리가 흔히 아토피라 부르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이제 국민 만성병이 되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4세 이하 영·유아의 18%가 각종 아토피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아토피는 암과 함께 현대 불치병 중 하나로 확산되고 있는 환경성 질환으로 새집증후군, 환경오염, 편중된 영양 섭취 등 원인이 다양합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양준모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토피를 앓는 어린이의 30% 가량이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우유나 달걀, 콩류 등에 민감한 아이들은 이런 음식물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토피를 일으키는 여러 요인 중 특히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형성된 잘못된 식습관이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아토피 아이의 경우 균형 잡힌 식습관을 형성하기 어렵게 되고, 이러한 식습관은 성인이 되어 암, 고협압, 당뇨병, 비만 등 다른 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현대 아토피 치료법은 약물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보양식을 섭취하는 것보다 해가 되는 음식을 삼가는 것이 병을 치료하는 데는 더욱 효과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토피 환자들이 가장 멀리할 음식으로는 고추, 설탕, 육류와 유가공품, 카페인 식품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고추에 함유된 캅사이신은 소장 점막을 훼손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설탕은 위 점막을 보호해 줄 수는 있으나 조직활동 속도를 저하시키고, 당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단백질이 변형되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당이 많아지면 체온이 올라가고, 과민반응을 일으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과일을 너무 많이 먹거나 밥 대신 주식으로 먹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청국장, 된장, 김치 같은 발효식품, 섬유질이 풍부한 현미, 잡곡, 채소 등은 소장을 튼튼하게 하는 식품들입니다. 특히 청국장은 장내의 젖산균을 도와 유익한 물질을 생성하며 장내 유용 미생물의 균형을 이루게 해주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은 해독 능력이 뛰어나며 유독물질을 흡착하여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해줍니다. 아토피를 퇴치하는 밥상의 기본 전략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식’이어야 합니다. 현대인의 먹을거리에는 농약으로 찌든 식재료, 식품첨가물, 중금속, 화학물질, 항생제 등으로 오염된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토피 퇴치를 위해 지켜야 하는 밥상 수칙은 고추, 설탕, 육류 및 유가공품, 카페인 식품 같이 소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식품은 삼가며, 밥은 현미식을 기본으로 하고 청국장, 된장, 김치 같은 발효식품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튀긴 음식, 화학조미료, 수입과일 등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아토피 퇴치의 해답은 각종 생리활성물질이 일반 재료보다 많은 유기농 식재료와 쌀의 영양이 가득한 현미밥, 세계인이 주목하는 건강음식인 발효식품 등 가장 한국적이며 자연적인 밥상에 있습니다. 아토피에 좋은 음식_ 배 냉채 ■ 재료: 배 1/4개, 파프리카 1/4개, 대추 2개, 검은깨 약간, 소금 약간,식초 1, 설탕 0.5 ■ 만드는 법 1. 배는 껍질을 벗겨 채를 썰고, 파프리카도 채를 썬다. 2. 대추는 젖은 면보로 닦은 후 돌려깎기해 씨를 발라내고 채를 썬다. 3. 소금 약간, 식초 1, 설탕 0.5큰술을 한데 섞은 후 준비한 재료와 무쳐 검은깨를 뿌린다. ■ Tip 배는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섬유질이 많아 장 운동을 도와주고, 알레르기 반응도 없어 아토피 환자에게 권장할 만한 과일이다. 사과와 배는 껍질을 벗겨서 레몬즙이나 식초에 잠깐 담갔다가 건지면 갈변을 방지한다. 제철 재료를 이용한 건강 메뉴_ 오이장아찌 ■ 재료: 오이 2개, 고추 4개, 소금 약간, 간장 1/2컵, 물 1/4컵, 식초 1/4컵, 설탕 3큰술, 다시마 1장 ■ 만드는 법 1. 오이는 표면을 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후 4등분 한다. 2. 간장 1/2컵, 물 1/4컵, 식초 1/4컵, 설탕 3큰술, 다시마 1장을 넣어 끓인다. 3. 통에 오이, 고추를 담고 뜨거운 양념을 붓는다. 4. 이틀 정도 지나면 국물을 냄비에 따라서 다시 한번 끓여 식힌 다음 통에 붓는다. ■ Tip 오이는 조선오이를 이용하면 아삭해서 좋다. 오이 외에도 양파장아찌, 가을에는 무를 넣어 무장아찌를 해도 좋다. 담아 낼 때는 짠맛이 강하니까 너무 두껍지 않게 썰어 낸다. 그리고 국물도 촉촉하게 부어서 내면 더욱 좋다. 장아찌를 다 먹고 남은 양념은 다시 가열해 간을 더 하면 또 장아찌를 담을 수가 있다. 글 이미경 월간 쿠켄 요리연구소 소장, 블로그 http://blog.naver.com/poution       월간 <삶과꿈> 2008년 7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여름철 복병 햇빛·금속·과일 알레르기

    여름철 복병 햇빛·금속·과일 알레르기

    전국이 섭씨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으로 비상이다. 이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알레르기’를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보통 알레르기는 겨울이나 봄에만 주의해야 할 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여름 ‘햇빛’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햇빛 알레르기’가 무서워 햇빛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생명의 원천이다. 여름철이면 누구나 어떻게 햇빛을 쬐면서 즐길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햇빛에 민감해 짧은 시간만 쬐어도 피부에 발진이 나면 ‘햇빛 알레르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햇빛 알레르기는 자외선A나 B가 피부를 자극해 생긴다. 강한 자외선은 표피 바로 아래에 있는 면역세포를 자극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런 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는 햇빛을 쬔 부위에 가려움을 느끼고, 일부 는 붉은 반점이나 발진을 경험하기도 한다. 심하면 피부가 붓거나 물집이 잡힐 수도 있다. 증상이 반복되면 피부가 두껍고 거칠게 변한다. 햇빛 알레르기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많은 것이 ‘다형일광발진’으로, 잠깐 야외생활을 한 뒤 저녁때나 그 다음날 피부에 좁쌀 같은 발진이나 습진이 생기는 것이다. 햇빛을 쬐면 곧바로 두드러기가 생겨서 가렵고 화끈화끈한 느낌이 드는 ‘햇빛 두드러기’도 있다. 심장병, 관절염 등 만성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약도 일부는 햇빛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햇빛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먼저 야외활동을 줄여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폭염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한낮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을 해야 한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모자나 양산 등을 활용해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감귤류의 ‘아로마 오일’도 햇빛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동남아 등지에서 망고, 라임, 레몬, 만다린, 베르가못, 오렌지, 탄제린 등의 아로마 오일을 바르면 피부에 과민성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재일 교수는 “햇빛 알레르기가 일시적으로 발생했을 때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증상이 완화된다.”면서 “하지만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멋내려다 ‘금속 알레르기’ 시원스레 노출된 목과 팔에 반짝이는 액세서리, 하지만 멋내려다가 되려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금속은 니켈과 스테인리스 스틸. 주로 귀금속, 장신구, 시계, 안경, 벨트장식 등이다. 여름철에 금속 알레르기 환자가 유난히 많은 이유는 금속 장신구와 땀이 상극이기 때문. 땀의 습기와 소금성분이 금속을 녹여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피부가 예민하면 바지 주머니속의 열쇠나 브래지어 컵의 철심, 휴대전화 키패드에 의해서도 알레르기가 생긴다. 금속 알레르기는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으면 금방 사라진다. 임시 방편으로 피부에 직접 닿는 부위에 투명 매니큐어를 바르는 방법도 있다.18K 이상의 금, 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알레르기가 심할 때는 트러블이 없었던 제품이라도 장시간 착용을 피하고 착용 후 청결하게 보관해야 한다. 치료에는 스테로이드 연고, 항히스타민제 등이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 많이 즐기는 과일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복숭아가 가장 흔하며 참외, 자두, 바나나, 키위, 파인애플, 사과 등 대부분의 여름철 과일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지미안피부과 김경호 원장은 “알레르기 유발 성분의 대부분이 껍질에 있기 때문에 과일은 깎아서 먹는 것이 좋다.”면서 “오래된 과일은 알레르기를 더 잘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영장도 알레르기 주의보 수영장 물은 예민한 피부를 자극해 아토피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수영장은 보통 수인성 세균을 막기 위해 염소를 1ppm까지 넣는다. 이는 동절기 수돗물의 염소량인 0.2ppm의 다섯배에 해당되는 양이다. 따라서 대규모 워터파크와 같은 곳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염증이 잘 나타나는 아토피 환자는 농가진, 전염성연속종 등의 질환에 감염되기 쉽다. 따라서 수영장을 가기 전에 항균비누나 아토피용 비누, 보습제 등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균에 오염됐다면 환부를 긁지 말고 옷과 수건을 삶거나 햇빛에 소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염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아이디어 작품 총집합

    아이디어 작품 총집합

    접착제를 일절 쓰지 않고 밥풀로만 만든 그릇, 돼지가죽으로 찌그러뜨려 만든 국회의사당, 나무합판으로 종이보다 더 종이처럼 보이게 다듬은 소포상자, 마늘껍질 외관에 오렌지 알맹이로 속을 채운 도자 작품…. 번득이는 아이디어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 전시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판을 벌이고 있다.‘크리에이티브 마인드’전에는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중무장한 현대미술 작가 20명의 작품 40여점이 나와 있다. 조각, 설치, 영상, 사진 등 작가들의 창의력을 엿볼 수 있는 장르도 매우 다양하다. 전시는 모두 4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가운데서도 맨 먼저 눈길을 잡아끄는 공간이 ‘거꾸로 보는 세상’. 당장 팬시 상품으로 개발해도 좋을 아이디어 작품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매화나무 가지에 꽃송이 대신 팝콘이 빼곡히 매달린 구성연의 사진작품 ‘팝콘시리즈’, 사과 모양인데 속은 엉뚱하게 고추씨로 채워진 김문경의 도자 작품 ‘고추사과’, 동파이프를 활용해 소나무의 결을 절묘하게 표현한 이길래의 조각 ‘소나무’, 경찰서 건물을 돈피로 구겨 만들어 권위 전복의 메시지를 함께 던지는 정혜련의 설치작품…. 무심코 지나쳤다 다시 돌아와서 요리조리 뜯어보게 만드는, 아이디어의 힘이 센 작품들이다. 30∼40대 젊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국수를 카펫처럼 깔고 그 위에 우레탄을 불에 그을려 갓 구워낸 소보로 빵처럼 보이는 소파를 놓아둔 작품 ‘커뮤니케이션’의 주인공은 일흔살이 넘은 노작가 조성묵. 창의력과 나이의 함수관계가 반드시 반비례한다고 믿는 관객들을 머쓱하게 만든다. 기획에서부터 전시까지 1년 넘게 공을 들였다는 큐레이터 황정인씨는 “사람들은 대상에 대한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눈에 보이는 이미지를 해석하려는 습관이 있다.”면서 “창의적 예술가들은 세상을 바라볼 때, 그들이 지닌 다양하고 복합적인 모습을 어떻게 파악하고 표현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전시”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미지의 재발견’ 섹션에서는 우리 주변에 널린 일상적 소재들이 어떻게 예술의 영역으로 편입될 수 있는지를 압축해 보여준다. 멀리서 보면 근사한 벽지 패턴 같은데 자세히 보면 작가의 아이 사진이 반복표현돼 있거나(이중근 ‘You are my angel’), 실제 자투리 영화필름들을 모아 붙여 독특한 패턴으로 변모시키기도(김범수 ‘Hidden emotion’) 했다. 외국인 작가는 한 명 참여했다.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독일 작가 베른트 할프헤르는 원구에 이미지를 펼친 사진콜라주 작품 ‘바로크 교회’를 내놓았다. 만들기 등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참가비 1만원)도 운영한다.31일까지.(02)736-4371.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글로벌 시대]실용도 업그레이드돼야/정희섭 주한 덴마크대사관 투자담당관

    [글로벌 시대]실용도 업그레이드돼야/정희섭 주한 덴마크대사관 투자담당관

    군대가 길을 가고 있었다. 길의 오른쪽은 눈이 내려 얼음이 얼어 있었다. 그리고 길의 왼쪽은 불바다였다. 이 군대가 길 오른쪽으로 가면 얼어 죽게 되고, 길 왼쪽으로 가면 불에 타 죽는다. 하지만 가운데 길은 따듯함과 시원함이 적당히 조화된 길이었다. 유대인의 생활 철학이자 규범인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한쪽으로의 치우침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자각하게 하고, 중용의 덕을 강조하기 위해 우리에게 던져주는 작은 교훈이기도 하다. 물론 위의 이야기처럼 이쪽으로 치우치지도 않고 저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는 아무런 갈등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두 갈래 길에서 한쪽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사이고 현실이기에 보다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효율 내지는 실용을 찾게 된다. 위의 이야기를 좀 변형해서, 가운데 길은 없고 춥거나 뜨거운 길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추운 것에 강한 사람은 얼음이 있는 오른쪽 길로 가고 싶을 것이고, 더위에 강한 사람은 조금이라도 왼쪽 길로 가고 싶을 것이다. 어느 쪽으로 가도 죽을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더 나은 방법으로서의 효율과 실용은 공허한 외침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들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의 키워드는 시나브로 ‘실용’이 되었다.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실용의 뜻은 ‘실질적인 쓸모’이다.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쓰임을 받을 수 있어야 우리는 비로소 실용적이라는 말을 한다. 편리함도 없는 데다가 나아가 이익을 줄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실용적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정말 실용을 실천하고 있는 나라에서의 실용과 우리의 실용은, 같은 목표를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가 많아 보인다. 흔히 북구라고 통칭되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실용적인 국가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덴마크가 돋보인다. 사회 각 분야의 실용성을 한데로 통합하여 국가경쟁력으로 이어가는 모범적 사례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다. 불필요한 부문은 통폐합하고 필요한 부문은 보강한다. 통폐합하고 보강하는 과정에서 각 부문의 이익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실용을 생각하고 실천한다. 실용을 만들어 내는 과정 자체가 실용적이다. 실천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가지고 태어난 실용의 산물은 실질적인 쓸모 그 자체가 되고, 결과적으로 누가 말하고 지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시너지를 창출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통폐합과 보강을 통해 실용을 기획하고 시행하려는 수뇌부들이 그 실용의 의미를 솔선수범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실용을 실천하라고 질책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스스로 먼저 실용적으로 변화한다. 실용을 외치는 자가 스스로를 먼저 변화시키기 때문에 타인으로 하여금 자발적 컨센서스(consensus)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선포하는 규칙의 형식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공감하고 좋아서 따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일쇼크를 방불케 하는 초고유가 시대에 배기량 큰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수뇌부들은 형식과 껍질로서의 실용만을 만들어 낼 뿐이다. 디지털 포퓰리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대는 변했다. 그러하기에 실용이라는 의미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품격이 다른 실용이되어야 한다.“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실용적으로 변하라.”라고 외치는 명령과 지시로서의 실용이 아닌, 모든 구성원이 존경을 표하고 자발적으로 따르는 격이 다른 실용을 만들어 내려면 실용의 기획가, 생산자, 집행자들이 스스로 실용의 진정한 의미인 실질적인 쓸모가 될 수 있도록 변하려는 노력부터 보여주어야 한다. 정희섭 주한 덴마크대사관 투자담당관
  • ‘공룡알 추정’ 1억년 전 화석 中서 발견

    최근 중국에서 1억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알 화석이 발견돼 고고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최근 중국 지린(吉林)성 화뎬(樺甸)시에서 8개의 알 화석이 발견됐다. 알을 둘러싸고 있는 석회층을 조사한 결과 약 1억 년 전의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화뎬시 전기배선 공사 중 지하 60m에서 발견된 이 화석들은 진흙에 묻혀 있었으며 오래된 화석화로 표면은 단단하고 두껍게 굳어있었다. 8 개 중 한개는 발굴 도중 파손됐으며 2개는 표면이 붙은 상태로, 나머지 5개는 개별로 발견됐다. 화석 발견 소식을 접한 지린성 문물관리소와 화석 전문가들은 알의 균열을 통해 표면 안쪽의 껍질을 관찰한 후 “알 껍질은 붉은 색이었으며 흰색 반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인 외형으로 봤을 때 공룡 알화석과 매우 비슷하다.”며 “그러나 1억년이 넘은 화석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공룡이 살았던 시기와 같기 때문에 공룡 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화석이 1억 년 전 이 지역 일대의 기후와 환경변화 등을 조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천연섬유 전문 쇼핑몰 등장

    감촉이 깔깔하고 통풍이 잘돼 여름철에 알맞은 전통 옷감인 모시와 삼베. 손질하기 까다로운 것도 그렇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일반인들이 엄두 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화공약품으로 물을 들인 제품인 경우 예민한 피부에 좋지 않고 색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불만을 사왔다. 일반 취급점에서는 폭리에 울고, 또 전문적인 공방에서는 높은 가격에 울어야 했던 이들이라면 천연섬유 전문 쇼핑몰의 등장에 반색할 만하다.‘그린GS(www.gold1000.co.kr)’는 화학재료가 아닌 천연재료로 물을 들인 모시, 삼베, 명주 등 전통 섬유를 판매한다. 김동일 대표는 “천연 염색 제품은 가격이 비싸 작품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들이나 소수 계층만 접근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여기에서 취급하는 제품들은 품질은 높으면서 시중가보다 30∼40% 정도 저렴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시중에서 화공약품으로 염색한 모시로 저고리·치마 한 벌 해 입으려면 최소 60만∼70만원이 든다. 하지만 쇼핑몰에서 다루는 옷감의 가격은 1야드당 1만 3000∼1만 6000원. 모시로 한 벌 맞출 경우 17야드 정도의 천이 필요하니 원단 값은 22만원이다. 공임은 보통 8만∼15만원. 합쳐 봐야 시중가의 절반으로 전통 모시 옷을 입을 수 있다. 고객이 원하면 맞춤집까지 연결해 준다.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중국에서 천을 들여와 염색 작업만 국내에서 하기 때문이다. 보통 ‘중국산’ 하면 선입견이 있는 것이 사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베틀을 이용한 전통 방식으로 직접 짰기 때문에 기계로 만들어 낸 것과 비교가 안 된다.”고 자신한다. 염색은 전라남도 벌교에서 천연염색으로 신지식인에 선정된 장인이 맡았다. 소나무, 대나무, 향나무, 은행나무 껍질, 버섯구름 등 자연의 색을 입은 옷감들은 은은하고 고운 자태로 전통 옷감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02)577-3375.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아름다운 간판 2008] (5)간판이 살아나야 경제가 산다

    [아름다운 간판 2008] (5)간판이 살아나야 경제가 산다

    간판이 방문객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간판 정비는 단순히 상점의 겉모습만 아름답게 바꾸는 게 아니다. 끊어지던 방문객의 발길을 되돌리고, 등지려던 업주들의 마음을 다잡는다. 이처럼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는 간판 정비를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광복로의 현재…방문객·매출 ‘쑥쑥’ “간판을 바꾸니 방문객과 매출이 쑥쑥 올라가네요.” 꽃이 만개한 고목처럼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광복로에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광복로는 1970∼80년대 부산을 대표하는 번화가였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0년대 말 이후 해운대·광안리 등 새로운 상권들이 부상하고, 시청·경찰청 등 주요 공공기관들이 빠져나가면서 상권은 급속도로 위축됐다. 하지만 광복로는 간판·거리 정비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간판과 거리의 변화상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방문객 증가로 이어진 것. 부산 중구청에 따르면 실제 광복로를 찾은 방문객 수는 간판 정비 이전인 2006년에 비해 하루 평균 최대 40% 이상 늘어났다.2년 전에는 평균 방문객 수가 평일 8000명, 주말 6만 3000명에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평일 1만명, 주말 9만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방문객의 증가는 이곳 상점들의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정욱 사장은 요즈음 매출전표를 계산하면서 저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린다고 한다. 최근 3개월 동안 매출이 이전에 비해 10%가량 뛰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과거와 비교하면 대박 수준”이라면서 “손님들이 간판과 거리가 짜임새 있고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하고,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단골손님들도 다시 찾기 시작했다.”면서 껄껄 웃었다. 매출이 오른 상점은 비단 이곳뿐만 아니다.15년째 피자가게를 운영 중인 김익태 사장도 맞장구를 친다. 그는 광복로 입주업체들의 대표자인 주민지원협의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광복로에 있는 상점 대부분의 매출이 10% 이상 올랐다.”면서 “볼거리가 늘어나니 방문객이 증가하고, 장사가 안 돼 떠나려던 상인들도 다시 짐보따리를 풀고 있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광복로의 1년전…화두는 조화로운 ‘S라인’ 지난 2월 부산 중구청과 광복로 상인들은 장장 3년에 걸친 ‘광복로 시범가로 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 부산 시가지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용두산공원 아래 광복로 750m 구간과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PIFF) 광장 주변 240m 구간 등이 대상이었다. 우선 광복로에 들어서면 부드럽게 굴곡을 이룬 ‘S라인’ 도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곧게 뻗은 기존 2차선 일방통행로를 S자형 1차선으로 바꾼 것이다. 차도의 폭을 줄이는 대신 보도는 넓혔다. 여유공간 곳곳에는 분수·벤치·화단 등 쉼터가 조성됐다. 보기에도 시원한 야자수, 강아지 모양의 앙증맞은 의자, 나무를 형상화한 가로등 등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사람들이 직접 쓴 ‘추억남기기’ 조형물 위에서는 무언극인 ‘마임’ 등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져 발길을 붙잡는다. 차도 역시 시커먼 아스팔트 대신 분홍빛 화강석으로 바뀌었다. 장애인들이 불편을 호소했던 차도나 보도의 높은 턱도 사라졌다. 이와 함께 거리 양 옆으로는 깔끔하게 정비된 상점들의 간판이 눈길을 끈다. 간판에는 산과 바다를 상징하는 녹색과 파란색 형광띠가 새겨져 광복로의 야경을 책임지고 있다. 광복로에 입주한 450개 상점 중 75%인 336곳이 이같은 간판 정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를 통해 건물을 도배하다시피했던 1300여개 간판은 900여개로 30% 이상 줄었다. 오세욱 중구청 토목계장은 “S자형 도로로 도시 미관을 살릴 뿐만 아니라, 차의 속력은 줄이는 대신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으며 쇼핑할 수 있는 ‘느림의 미학’을 담고 있다.”면서 “정비 사업에 국비 30억원을 포함해 모두 85억원이 들었지만, 효과는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광복로의 미래…주민들 자발적 규제로 ‘쾌청’ 광복로는 지난달 관광특구로도 선정됐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데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도 밑바탕됐다. 광복로 일대의 건물·상가·주민 대표들은 ‘시범가로지원협의회’를 만들어 머리를 맞댔다. 정비사업 자체를 꺼리는 이웃들도 직접 설득했다.3년간 130여차례의 회의를 통해 견해 차이를 좁혔다. 사업이 끝난 뒤에는 ‘간판감시위원’을 자체적으로 뽑아 간판이 무질서하게 난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사업 초기에는 호두껍질같이 단단했던 사람들도 이젠 형님, 아우하고 지내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면서 “간판이 커야 잘 된다는 생각을 바꾸니 건물과 거리가 보이기 시작했고, 방문객과 매출까지 늘어 살맛까지 느끼게 된 민·관이 만든 최고의 합작품”이라고 만족해했다. 오는 2013년 광복로 주변에는 107층짜리 엔터테인먼트단지인 롯데월드가 들어설 예정이다. 과거에는 상권을 위축시킬 ‘악재’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호재’로 간주된다. 오 계장은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타이완의 경우 100층짜리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25만∼30만명에 이른다.”면서 “광복로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편의시설까지 잘 갖춰져 방문객 증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등의 추가 유입 가능성도 높다.”고 기대했다. 부산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건국 60년의 경제는 한마디로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이적인 기록은 한국 경제의 저력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압축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 경제는 또다른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도전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다.60년간 우리 경제의 변천과 산업현장의 주역들인 기업의 눈부신 업적 등을 되돌아 보고 글로벌의 파고를 넘는 ‘60년의 미래’를 짚어본다. ■ 소비자물가·경제규모로 본 과거 60년 달걀 1개면 서울시내에서 버스를 5.5번 탈 수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달걀이 아주 귀했던 1948년 건국 시절의 얘기다. 당시 달걀 1개의 가격은 24.8원(圓)으로 서울 시내버스 요금 4.5원(圓)의 5.5배였다. 건국 60년을 맞은 2008년은 어떨까. 2008년에는 거꾸로 달걀을 5.5개를 모아야만 서울서 버스 한번 탈 수 있다. 달걀 한개 가격이 2008년 현재 163원, 서울시내 버스비는 900원으로 역전됐기 때문이다. 달걀은 60년 전에 비해 6572배(두 차례 화폐개혁 반영해 2008년 가격×1000)가 올랐지만, 서울시내 버스비는 달걀 상승분보다 3배 이상 더 올라 20만 배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신문이 19일 한국은행에 요청해 1948년 건국 이후 60년 간의 생필품 가격변동을 살펴본 결과다. 한은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60년 동안 1만 121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5만 2920배·쌀 1만 7943배 올라 상품별로 쇠고기(500g)는 255.8원(圓)에서 5만 2920배가 오른 1만 3537원이다. 돼지고기는 237.5원(圓)에서 8458원으로 올라 3만 5612배가 뛰었다.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오른 것이다. 한은 물가통계국은 “1945년에는 쇠고기는 15.8원인 반면 돼지고기는 21.7원으로 더 비쌌다.”면서 “일하는 소가 먹는 소로 인식이 바뀌면서 1948년부터 가격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소주는 83원에서 942원으로 1만 1349배, 밀가루는 102.1원에서 1454원으로 1만 4241배,80㎏ 쌀은 8875원에서 15만 9242원으로 1만 7943배 올랐다. 금 1g은 1401.6원에서 3만 1489원으로 2만 2466배 올랐다. 특히 광복부터 건국까지 3년간은 주요 생필품이 약 11배(1000%)가 올라,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고통받았던 서민들의 애환을 짐작할 수 있다. 주식인 쌀은 3년간 286.5원에서 8875원으로 약 31배가 상승했고, 서울시내 버스요금도 0.16원에서 4.5원으로 28배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로 살펴보면 1945년부터 ‘광복 60년’간 소비자물가는 약 11만배 상승했지만,1948년부터 ‘건국 60년’은 1만 2000배로 대폭 축소된다. 이 역시 건국 직전 3년간의 인플레이션을 짐작하게 한다. ●1인당 국민소득 1만9053배로 확대 건국이후 60년간 경제규모는 1만 9053배(달러 기준으로는 746배)로 확대됐다.6·25 전쟁이 끝난 해이자 통계작성 시점인 1953년 473억원(13억달러)에 불과하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07년에 901조 1886억원(9699억달러)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1인당 국민소득도 1953년 67달러에서 1995년 1만달러를 돌파했고,2007년에는 12년 만에 2만달러를 돌파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됐다. 경제성장률은 1954년 5.6%였고 2007년에는 5.0%였다. 자동차 총보유대수는 2008년 5월 현재 1667만대로 1945년의 7326대와 비교해 2200배가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 대수는 1955년 7대에서 2007년 408만 6308대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선박 건조량은 1만 8955대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교수가 보는 미래 60년 지역마다 고부가가치 산업 분산 통해 4만달러 시대로 “우리나라 휴대전화가 세계 ‘넘버 원’인 것은 국내의 소비자들이 가장 깐깐하기 때문입니다. 시민과 업체가 끊임없이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찾은 결과죠. 이는 집중을 통해 ‘2만달러 시대’를 맞이했다면 다양한 목소리들의 분산을 통해 4만달러 시대로 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모든 유행어는 시대의 조류를 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88만원 세대’라는 표현이 유행어로 떠오른 것은 20대 비정규직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는 전직 말지 기자인 박권일씨와 함께 저서 ‘88만원 세대’를 내놓으면서 시대의 화두를 던진 경제학자다. 우 교수는 지난 60년의 한국 경제를 ‘압축성장’이라는 단어로 정리한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지만 경제적인 불균형이란 부작용을 낳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균형을 푸는 게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라고 우 교수는 지적한다. 이는 유럽의 예와 같이 국가도, 시장도 아닌 ‘시민’이 경제 활동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크게 국가가 운영하는 경제와 시장 중심 경제로 구분한다면 스위스나 덴마크 등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은 협동조합 등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4만달러 시대’를 맞았습니다. 자원투입형 경제는 이미 ‘과거의 유산’이라는 뜻이죠.”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에서,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한국 경제의 수준을 감안했을 때 물량을 투입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존의 구조는 불가능하다는 게 우 교수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우 교수는 기존의 양을 늘리는 ‘집합의 경제’가 아닌 질을 높이기 위한 ‘분산의 경제’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좋은 국민경제’의 틀을 갖추는 것은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분산의 경제는 구나 동 등이 실제로 한 단위가 돼 경제 활동을 펼치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 경제가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 분야에 충분한 사회적 투자가 진행돼야 하죠.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3∼4년 만에 몇 배의 이윤을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투자하고 연구하겠습니까. 결국 독점과 투기를 줄이지 않고서는 좋은 국민경제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규모를 키워 2만달러 시대를 맞았다면 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의사소통을 활발히 진행시켜야 4만달러 시대로 갈 수 있습니다.” 우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조언한다.90년대 초부터 10년 동안의 헤이세이 공황을 겪었지만 교토 등 지역 경제는 중앙과 달리 탄탄하게 유지됐다. 그래서 다시 안정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역이 중심이 된 분산의 경제는 자연스레 대규모 공장 대신 경쟁력 있는 소규모 공장 체제로 재편된다. 이때의 자원은 석유가 아닌 지식과 문화다. 우 교수는 “우리는 훌륭한 전통을 물려받은 문화국가인 데다 지난 30년 동안 공업을 발전시켜 본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스위스의 시계브랜드인 스와치 등과 같이 지역에 맞는 정밀기계나 소재, 정밀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킨다면 전 국토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성장 중시<60·70년대>→세계화·IMF체제<90년대 초·중반>→분배<2000년대 전후> 경제 패러다임 변화 ‘성장, 분배, 그리고 세계화.’ 우리나라 경제의 60년을 농축하고 있는 키워드다. 1960년대 경제 개발은 성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였다고 볼 수 있다.1·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은 경제도약의 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1970년대는 중화학공업과 수출 중심의 정책이 추진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새마을운동이 도입된 것도 이 때다. 매달 대통령의 수출확대회의 주재,10대 종합상사 설립 등 전폭적 지지로 10년간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46%였다. 지난 77년에는 수출 100억달러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한 수출지상주의는 대기업이 재벌로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성장이 이데올로기화되면서 정치·사회발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1·2차 석유파동과 만성적인 물가상승 등으로 ‘복부인’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10·26사태 직후인 1980년 경제성장률은 -2.1%,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8.7%였다. 자연스레 안정성장에 초점이 맞춰졌고, 연 평균 물가성장률을 5%의 틀로 만든 것도 이때부터였다.80년대에는 북방외교 추진, 과거 공산권 국가와의 교류 및 교역확대, 해외투자 증가 등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무리한 성장정책과 노동력 착취 등은 노사분규를 태동시키는 요인이 됐다. 1993년 등장한 문민정부는 ‘세계화’의 흐름이 경제정책을 주도했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고 우리나라는 다음해인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이에 따른 외환규제 완화는 외환위기를 부르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외환위기는 경제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확 바꿨다. 전면적 구조개혁이 이어졌고 무리한 성장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으로, 한편으로는 ‘성장의 그늘’로 여겨진 소외계층에 대한 분배정책이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분배정책에 치중했던 참여정부는 2003년 경제성장률이 3.1%로 뚝 떨어지면서 저성장 논란에 휩싸였다. 동시에 성장과 분배, 그리고 세계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정책적 우선순위를 놓고 적잖은 논쟁을 불러왔다. 분배중심의 경제정책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성장과 글로벌 경제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연평균 7% 경제성장,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7대 경제강국을 의미하는 ‘747공약’도 이런 토대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섬유·가전으로 성장…반도체·車로 글로벌 기업 배출 80년대 이후 수출 효자 ‘선박’ 대표기업 수출품 변천사 1980년대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한 식당 주인에게서 변상 요구를 받았다. 세탁기가 막혔으니 물어내라는 요구였다. 서비스팀이 출동해 조사해보니 배수관에 감자 껍질이 무수히 쌓여 있었다. 세탁기에 감자를 넣고 돌리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는 경험담이 입소문을 타면서 식당 주인들이 너도나도 감자를 ‘빤’ 것이다. 처음엔 “황당한 요구”라며 실소하던 삼성전자는 그러나 결국 세탁기를 고쳐줘야 했다. 제품 설명서에 ‘빨랫감 외에는 넣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년 뒤 미국에서 애완고양이를 목욕시킨 뒤 털을 말리려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고양이를 잃은 할머니에게 이 전자레인지를 수출한 일본 가전업체가 수억달러를 물어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역시 ‘음식물 외에는 넣지 말라.’는 경고를 빠뜨린 탓이었다. 일련의 이 사건들은 삼성을 비롯해 앞만 보고 내달리던 국내 기업들에 ‘소비자의 권익’을 의식하게 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사회 책임’을 고민하게 했다. ●철광석·포목·오징어로 버텼던 ‘기업 태동기’ 한국 기업의 역사는 1896년 서울 배오개 고개에 둥지를 틀고 옷감 등을 내다팔던 박승직상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의 두산그룹 효시다. 구인회상점(1931년,LG 모태), 삼성상회(1938년, 삼성 모태), 현대토건사(1947년, 현대 모태), 선경직물(1953년,SK 모태) 등도 잇따라 태동했다. 하지만 근대 기업이 본격적으로 뿌리내린 것은 1950년대 중반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미국 달러화에 의지한 ‘원조 경제’ 시대였다. 김성수 경희대 교수는 이 시기 경제의 특징을 “돈벌이 자체에 집착한 천민형 자본주의”라고 정의했다. 주된 수출품도 가공하지 않은 원재료였다. 지식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1961년 수출 1,2위 상품은 철광석(530만달러)과 중석(510만달러)이었다. 오징어(5위)와 활선어(6위)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섬유·가발·가전 꽃피운 ‘고도성장기’ 70년대 들어 한국 경제는 질적으로 도약했다. 중공업 비중이 1975년 처음으로 경공업과 같아지더니 이내 역전했다.‘국산 1호’ 타이틀을 건 치약, 라디오, 전화기, 흑백TV, 세탁기, 자동차 등이 줄줄이 쏟아졌다. 중동 특수가 일면서 건설업도 급성장했다.70년대가 LG(당시 금성)의 시대였다면 80년대는 현대의 전성기였다. 그래도 수출 저변은 섬유·의류산업이 떠받쳤다. 1970년 섬유는 단일품목으로 무려 3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그 유명한 가발(3위) 수출도 이 때 이뤄졌다. 정부 주도 ‘계획경제’의 빛과 그림자가 심화된 것도 이 무렵이다. ●반도체·자동차·선박 앞세운 ‘글로벌 성장기’ 80년대 말의 3저(低) 호황과 88서울올림픽 개최에 힘입어 정부와 기업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노사분규도 급증했지만 ‘고도성장’에 묻혔다.1995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매출 증가율(27.7%)과 영업이익률(11.3%)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고 기록이다. 산업구조에도 또 한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반도체, 선박, 컴퓨터, 철강 등이 수출 주력상품으로 전면 부상했다. 반도체는 1992년 수출 1위 품목(68억달러)으로 처음 올라선 뒤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동차도 ‘포니 신화’를 연 지 20년 만인 1995년, 연간 100만대 수출을 돌파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이’ 1997년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경제가 크게 휘청댔다. 재계 판도도 바뀌었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서열 1위(자산 기준)는 현대(54조원)였다. 삼성은 52조원으로 2위였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올 4월, 삼성(144조원)은 현대차(74조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혔다. 롯데가 ‘빅5’로 올라선 것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해서다. 반면, 대우, 한라, 진로, 고합, 해태 등 10개가 넘는 재벌그룹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벤처 버블 붕괴’의 고통도 뒤따랐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해외 현지생산 확대 등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주주 자본주의가 뿌리내린 것은 이 시기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IT 경쟁력으로 中 추격 막아야” 미래 성장모델은 “회사가 10년,20년 후에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5년 전에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으로 10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5년간을 여러분(임직원)이 그냥 까먹었다. 이대로 가면 5년 안에 망한다.”(최태원 SK그룹 회장)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M&A)에 대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실행역량을 강화하라.”(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미래를 걱정하는 대기업 총수들의 발언에는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냉혹한 ‘비즈니스 정글’의 생존명제가 녹아있다. 멈추는 순간 쓰러지고마는 굴렁쇠처럼 진화의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 기업은 언제건 과거의 영화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변화·혁신 없인 지속적 성장 어려워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55년 국내 100대 기업에 들었던 곳 가운데 50년이 흐른 2005년에도 순위에 들어있는 곳(상호변경 포함)은 CJ,LG화학, 현대해상, 한진중공업,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 등 7개에 불과했다. 기업집단으로 따지면 64년 10대그룹 중 지금도 10대그룹인 곳은 삼성과 LG뿐이다. 변화와 혁신은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특히 앞으로는 한국기업 고유의 성장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따라 배울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았다. 미국식이나 일본 또는 유럽식 경영모델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 따라가면 됐다. 실제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런 벤치마킹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다르다. 김신(경희대 교수) 한국기업경영학회장은 국내기업에 특징적으로 부과된 과제를 ▲소유와 경영에서 어떠한 기업행태를 만들어 내느냐 ▲한국기업이 처한 기업지배구조를 어떠한 방식으로 선진화하느냐 ▲초일류 기업으로서 어떠한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느냐 ▲이제까지 세계가 보지 못했던 혁신 제품을 어떻게 개발하느냐 ▲선도기업으로서 국제가격과 기술주도권을 어떻게 획득하느냐 ▲한국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로 요약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앞으로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업의 장점과 단점,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여기에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변수들을 집어넣어 우리만의 새로운 기업모형과 경영이론을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활용도에 미래경쟁력 달려 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첫머리에 꼽는 것이 세계의 공장 중국의 활용이다. 거의 모든 산업부문에서 중국의 맹추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버릴 것과 살릴 것을 명확히 구분해 강점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재단 전망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이동통신장비, 디지털TV, 냉연강판 등은 2010년 중국 우위로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MP3플레이어 등에서는 이미 2004년을 전후로 중국에 역전을 허용한 상태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지칭하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을 필두로 베트남·인도네시아·터키·멕시코 등이 꼽힌다.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비상하고 있는 중동 등 산유국도 국내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쟁취해야 하는 주력시장이다. ●규모 큰 세계시장에 집중 투자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고 세계시장 규모가 큰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도 중요하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제품·서비스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등의 결합·융합 부문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IT 분야의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에너지, 헬스케어, 환경 등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연료전지 등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산업, 건강과 장수의 꿈을 실현하는 생명산업, 개인과 기업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부티크·투자은행 등이 유망분야로 꼽힌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실물보다 더 진짜같은 표현은 상상력에서 나오죠”

    “실물보다 더 진짜같은 표현은 상상력에서 나오죠”

    누군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극사실 화가 박성민(41)이 그 주인공이다. 실물보다 더 진짜 같은 얼음 이미지를 고집하는 그의 붓 끝으로 부쩍 화랑가의 관심이 쏠려 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얼음 작가’라는 별명으로 한창 돋을새김되고 있는 그가 근작들을 보여줄 참이다.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갖는 개인전은 세 번째. 투명한 얼음 덩어리 속에 덩굴 잎이나 딸기 등이 박혀 있는 작가의 전작들을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 전시도 낯설지가 않다. 첫눈에도 고아한 운치가 절로 배어나는 이조백자 속에 각얼음들이 수북이 담겨 있고, 짙푸른 청미래 줄기나 새빨간 딸기가 절규하듯 틈새를 헤집고 나오는 정물화들을 선보인다. 그런데 왜 그의 오브제는 변함없이 얼음일까. “뭐든 그대로 불변의 상태로 담아둘 수 있는 그릇이 얼음이란 생각을 합니다. 생명이 유지되는 상태, 그 자체. 환경문제도 고민해볼 수 있는 훌륭한 오브제이기도 하죠. 생명체의 선도가 유지되는 냉각 상태…. 얼음의 메시지는 무궁무진합니다.” 그는 늦깎이 화가이다. 디자인을 전공하다 방향을 튼 것은 2000년. 뒤늦게 홍익대 미대를 들어가 새까만 동생들과 함께 공부했다. 하지만 작가에겐 그게 더 큰 기회였다.“10년쯤 어린 후배들과 어울린 덕분에 싱싱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다.”는 작가이다. 화랑가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계기는 지난 2004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당시 수상작도 극사실 ‘아이스 캡슐’ 시리즈였다. 사실주의 필법에 대한 작가의 자신감은 대단하다.“요즘 유행하는 사실화들을 그저 단순히 ‘보고 베낀다’는 식으로 폄하하는 시각들이 안타깝다.”는 그는 그래서 더 치열한 작법을 고집한다. 표현할 대상을 카메라로 포착해 화폭에 재현하는 극사실주의의 일반적 기법과는 달리 그의 작품들은 온전히 머릿속 상상에만 기댄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얼음, 실제 냉각상태에선 불가능한 각도로 삐져나온 딸기나 청미래 줄기의 표현은 그래서 가능했다. 한국에서 뜨기 무섭게 귀신같이 베껴 먹는다는 중국 작가들도 그의 그림을 복제하지 못하는 건 그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는 얼음덩이를 비집고 나오는 정물들의 ‘순간’을 포착한,‘아이스 캡슐’ 시리즈를 20여점 내놓는다. 작가가 말하는 전시 주제는 간결하다.“껍질을 깨고 나오는 그 ‘순간’이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는 작가는 내년 2월 독일 뮌헨에서도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02)544-8481.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뉴질랜드 최대의 국립공원인 피오르드랜드. 세계자연유산으로 테아나우 호수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테아나우 호수는 피오르드랜드 트레킹의 일부 시작점이다. 피오르드랜드 최장의 홀리포드 트랙은 원시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어 트레킹의 절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행 칼럼니스트 김태훈씨와 함께 떠나본다.●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하루 네 차례의 수술 집도, 외래진료 환자 80명. 각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한국의 명의들은 그 명성만큼이나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명의들은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들의 건강비결은 ‘식탁’에 숨어있었다. 한국의 명의들은 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고 있는지 그들의 ‘건강 식탁’이 공개된다.●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30분) 90년대 가요계를 뒤흔들었던 반가운 얼굴 R.ef의 이성욱, 성대현이 출연한다. 오프닝 무대에서 ‘찬란한 사랑’의 한 소절을 멋지게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그들만의 라이브 무대를 보여준다. 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는 첫 출연이라는 ‘누나 가수’ 최진희가 젊은 후배 가수들과 함께 어울려 파워를 보여준다.●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일본 자객들 손에 억울한 죽음을 맞았던 명성황후.100년 후, 명성황후의 얼굴이 종적을 감췄다.1996년까지 교과서에 실렸던 명성황후의 사진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1997년부터는 사진이 삭제되었던 것. 지금까지도 진위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는 명성황후의 얼굴. 과연 황후의 얼굴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35분) 왕실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고, 왕과 왕비의 의상을 입고 차를 마시는 이색카페도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이다.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에서부터 왕실태교의 비법을 알아본다. 양고기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대나무 속껍질을 이용했던 신라 왕실의 요리비법, 왕후들의 다이어트와 미용비법도 공개한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밤 12시20분) 보행이 자유롭지 못하고, 대소변도 혼자 처리할 수 없는 민정이는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는 집 밖에 나갈 수가 없다. 이런 사정 때문에 아빠는 일하는 틈틈이 집에 들어와 민정이의 대소변을 봐주고 나간다. 엄마 아빠를 걱정해 병원에 안 가도 된다고 말하는 민정이는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희망풍경(EBS 오전 6시) 완도 바닷가 작은 집에 13년 동안 방에서만 갇혀 살아온 장애인 딸과 평생 어부로 살며 병상의 딸을 보살펴온 아버지. 월남 파병을 다녀온 아버지는 자신이 앓고 있는 고엽제 후유증 때문에 딸까지 병을 앓는 것이 아닌지 늘 마음이 아프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꿋꿋이 살아가는 딸과 아버지를 만난다.●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방글라데시 인구의 절반이 기본적인 위생시설조차 없이 생활하고 있다. 강이나 들판을 화장실로 이용해 주변 환경은 늘 불결하고, 질병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던 중 위생 시설에 대한 의식을 개혁하기 위해 ‘CLTS’라는 공동체 주도형 위생사업이 진행됐는데….
  • [건국 60주년] 면서기로 입문 ‘개국 공무원’ 오억근씨

    [건국 60주년] 면서기로 입문 ‘개국 공무원’ 오억근씨

    인생의 ‘3대 경사’로 회갑(출생 후 60년), 회혼(결혼 후 60년), 회방(과거급제 후 60년)을 꼽는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직전인 1948년 6월 면서기로 공직에 발을 디딘 오억근(82·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1987년 회갑,2004년 회혼에 이어 올해 회방의 기쁨까지 누리게 됐다. 그는 현재 몇 남지 않은 ‘대한민국 개국 공무원’이다.1988년 6월 서울대 약대 서무과장을 끝으로 정년 퇴직할 때까지 꼬박 40년 동안 공복을 입었다. 오씨가 전하는 ‘기억의 타임머신’을 타고 정부수립 당시로 가봤다. ●세금 안 걷혀 월급 두세달 밀리기 일쑤 1944년 일제의 ‘위안부 모집 바람’을 피해 18살의 나이에 17살 신부를 맞이한 오억근씨의 공무원 도전기는 1948년 시작됐다. 그는 같은해 2월 미군정청에서 시행하는 부(도)·군·읍·면 서기 공채시험에 응시, 당시 1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오씨는 “쌀 두되를 짊어지고 고향인 경기 안성에서 시험을 보는 수원까지 80리(32㎞)를 걸었다.”면서 “2시간 동안 시험을 치렀는데, 일반상식 문제가 대부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같은해 6월30일 고향인 안성군(현 안성시) 양성면에서 면장이 직접 쓴 사령장을 받고 서기로 임명됐다. 당시는 농가 1000호가 1개 면을 이루고, 면을 단위로 사실상의 자치제가 실시되고 있었다. 오억근씨는 “월급이 얼마였는지 정확한 액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쌀 3∼4말을 살 수 있는 정도였고, 이마저도 세금이 잘 걷히지 않으면 월급이 두세달씩 밀리기 일쑤”라면서 “생활은 농사를 지어서 했고, 면서기는 명예나 부업 개념”이라며 미소지었다. 그는 이어 “일제로부터 시달림을 받다 독립한 지 얼마 안 된 혼란기라 정부가 제 구실을 하기 힘들었다.”면서 “8월15일 정부가 수립됐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없었고, 하던 일을 계속 했다.”고 전했다. ●먹물과 주판이 사무용품의 전부 최일선 행정기관인 면사무소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행정지도와 납세·부역 등을 담당했다. 상급기관에 보고할 때는 미농지(닥나무 껍질로 만든 질기고 얇은 종이) 안에 먹지(한쪽 또는 양쪽 면에 검은 칠을 한 종이)를 끼워 넣어 같은 내용의 공문서를 여러 통 제작했다. 또 각 마을에 보내는 공문서는 원지(두껍고 질긴 바탕 종이)에 골필(촉을 쇠·유리 등으로 만들어 먹지를 대고 복사할 때 쓰는 필기도구)로 쓴 다음 일일이 등사했다는 것. 오씨는 “문서나 장부를 정리할 때는 먹물로 펜글씨로 쓰고, 각종 통계 숫자는 주판에 의존했던 시기”라면서 “심지어 당시에는 우체국과 주재소(현 파출소)에만 전화가 있었을 뿐, 면사무소에는 전화조차 없어 모든 공문서를 사람이 직접 전달할 정도로 열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문서는 주로 한문으로 썼는데, 어려운 글자나 문구로 표현하는 공문이 인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공무원들에 대한 주민들의 신망은 두터운 편이었다고 한다. 오씨는 “공무원은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로 간주돼 면장은 학식과 덕망을 갖춘 가장 큰 어른이었으며, 면서기도 각 부락에서 추천받은 40∼50대 지역유지가 대부분”이라면서 “주민들은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면서기가 됐다는 점을 오히려 의아해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구구절절한 사연 듣고 빈손으로… 당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먹고 사는 문제였다. 쌀농사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비가 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천수답이 대부분인 탓에 가구당 10명 가까운 식구들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마차가 고작인 도로를 닦으려고 해도 주민들이 부역을 통해 자체 해결할 정도로, 정부 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오씨는 “농가의 벼농사 작황을 조사하고 상·중·하 등급을 매겨 세금을 부과해야 했기 때문에 논두렁을 돌아다니던 게 일”이라면서 “또 집집마다 세금을 걷으러 다니면 구구절절한 사연을 듣다가 빈 손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수립 이후 60년간의 발전상을 얘기하다 보면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국민들이 긍지를 갖고 지속·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터전을 정부가 만들어 줘야 하고, 공무원들은 나라를 위한다는 마음가짐 못지않게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LPGA ‘1승’ 그립다

    ‘10명의 효자보다 한 명의 악처가 낫다.’는 말이 있다. 현재 미국 L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낭자들에게 꼭 맞는 이야기다. 지난 1998년 박세리가 미국 무대에 진출한 지 꼭 10년이 됐다. 이제 LPGA에서 뛰는 선수는 무려 48명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이선화가 우승한 이후 아직 우승소식은 없다. 국내 골프팬들의 시선이 국내 대회로 방향을 틀었다는 최근의 조사 결과이고 보면 상황은 자못 심각하다. 지금까지 허탕을 친 게 벌써 25경기째다. 언론들도 최근 우호적인 시각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돌아서고 있다.A급 대회도 아닌 B급 대회에서조차 우승컵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회의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지금 LPGA의 선수들에게 필요한 건 총 몇 승이 아니라 단 1승이다. 당초 올 시즌 이들에게 기대한 승수는 최소 4승 정도였다. 하지만 누군가가 물꼬를 터 줘야 하는 상황일 뿐 우승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부진은 오초아의 독주와 길어진 코스 때문”이라고 혹자는 말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세계 골프’에 부응하지 못하고 ‘한국적 골프’에 머물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 선수들은 오로지 훈련에만 열중한다. 물론 골프선수에게 훈련 만큼 좋은 효과를 내는 건 없다. 그러나 슬럼프가 오거나 난관에 닥쳤을 때 이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건 바로 정신적인 성숙이다. 지금까지 LPGA에서 한국 선수들이 거둬들인 64승의 놀라운 수확은 연습벌레 소리를 들으며 훈련에 열중한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언어와 문화 익히기, 그리고 룰 공부엔 소홀함이 있다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평가다. 안니카 소렌스탐과 필 미켈슨 등 당대의 스타들은 한결같이 “골프를 이기려 하지 말고 즐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골프를 즐기기보다는 최종 목표로 생각한다. 목표가 실현된 그 다음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 한국 선수들에겐 골프에 대한 새로운 인식, 그리고 새로운 행동 양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1998년 IMF가 한창이던 그때 박세리의 맨발의 투혼으로 대표되던 US여자오픈 정상은 감동 그 이상이었다. 그는 한국골프의 무서운 잠재력을 전 세계에 알리며 국민들로 하여금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게 했다. 그 후 꼭 10년. 영웅은 항상 난세에 태어나는 법이다. 누가 알 껍질을 먼저 깨고 나올까.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