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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7) 전남 신안군 가거도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7) 전남 신안군 가거도

    가거도는 태평양 물결이 가장 먼저 닿는 국토의 최서남단에 자리잡은 섬이다.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145㎞, 뱃길로 230여㎞나 떨어져 있어 쾌속선으로도 4시간이나 걸린다. 섬 중앙에서 북쪽으로 조금 벗어난 곳에 독실산이 솟아 있는데 해발 639m로 신안군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해안 대부분은 바위벼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민 500여명이 세 마을에 나뉘어 살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제멋대로 소흑산도라고 바꿔 부르기도 했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다. ●굴거리나무·구실잣밤나무 등 700여종 자생 가거도에는 700여 종류의 식물이 산다. 따뜻한 기온 덕에 굴거리나무,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생달나무, 센달나무, 참식나무, 황칠나무, 후박나무 같은 상록 큰키나무들이 많이 자란다. 특히 후박나무는 한약재로 사용되는 껍질을 채취하기 위해 재배까지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후박나무 껍질의 70%쯤이 이곳에서 난다. 가거도의 상록수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 만한 것은 푸른가막살나무다. 식물을 전공하는 이들에게도 이름조차 생소할 정도로 귀한 나무다. 일본에만 자생하는 나무로 알려져 오다 근래에 이곳에서 발견됐다. 우리나라에 자라는 가막살나무속(屬) 식물들 가운데 유일한 상록수로 키가 2~4m 높이로 자란다. 상록수이기 때문에 푸른가막살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맘 때 광택이 나는 둥근 잎 사이에서 새빨간 열매들이 익어 간다. 참식나무도 이맘 때 열매가 익어 가는 상록수다. 제주도와 남해안에 흔하게 자라는 큰키나무다. 봄철에 아래로 처친 채 돋는 누런 새싹이 예쁘다. 이 나무의 열매는 보통 빨갛게 익지만 가거도에서는 드물게 노란 열매를 단 것들도 발견된다. 참식나무 열매의 변이인 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기록된 적이 없다. 상록 큰키나무인 황칠나무의 열매도 익어 가는 시기인데, 이 나무의 수액은 노란 색깔 칠의 재료가 된다. 이밖에도 남오미자, 댕댕이덩굴, 인동, 청미래덩굴 같은 덩굴나무들에 달린 열매들도 볼 수 있다. 며느리배꼽, 배풍등, 알꽈리 같은 풀들도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를 달고 있다. 아직까지 꽃이 핀 식물들도 많다. 감국, 갯괴불주머니, 갯쑥부쟁이, 괭이밥, 산국, 이고들빼기가 피어 있다. 갯괴불주머니는 4월부터 꽃이 피는 봄꽃식물이지만 11월 하순에도 꽃을 피운 개체들을 만날 수 있다. 나무에 핀 꽃들도 있는데, 상록성 덩굴나무인 보리밥나무와 송악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겨울딸기는 이맘 때 꽃과 열매를 함께 볼 수 있다. 꽃이 핀 개체가 있는가 하면 이미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것도 있다. 겨울에 열매가 익는 습성에서 우리말 이름이 붙여졌는데,9~10월에 꽃이 펴 11월부터 열매가 익기 시작한다. 풀처럼 작은 나무이므로 눈여겨 찾아야 하는 식물이지만 워낙 많아서 쉽게 눈에 띈다. 가거도에서 자라는 특별한 식물 가운데 하나가 곤달비다. 곰취와 비슷하지만 꽃차례에 달리는 혀 모양 꽃의 수가 적은 특징으로 구분된다. 이곳과 흑산도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이다. 몇 해 전에 이곳에서 나도생강, 섬다래, 섬사철란, 수정란풀, 자리공, 호자나무 등을 발견해 기뻐한 적이 있다. 이들 모두 이전까지는 가거도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것들로 가거도 식물목록에 추가될 귀한 것들이다. 섬다래는 그동안 제주도에만 드물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온 희귀 덩굴나무이지만 이곳에서도 큰 군락을 지어 자라고 있다. 자생 자리공의 발견도 의의가 있는데, 몇몇 학자들이 귀화식물로 취급하기도 하는 식물의 자생지를 발견한 것이기 때문이다. ●청정바다·무공해 섬 이런 희귀식물들보다 더욱 진귀한 가거도 식물은 나도풍란이다. 대엽풍란이라고도 부르는 여러해살이풀로 여름에 아름다운 꽃이 핀다. 꽃이아름답고 잎도 상록성으로 관상가치가 높기 때문에 자생지에서 무차별 채취돼 절멸상태에 이른 대표적인 멸종위기 식물이다. 환경부가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8종의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 가운데 하나다.2000년대 초에 우여곡절 끝에 이곳에서 발견하여 몇해 동안 모니터링을 하며 연구해 왔는데, 결국 불법채취에 의해 사라지고 말았다. 가거도 바다는 말 그대로 청정바다다. 오염원이 없고 양식장도 없으므로 이곳에서 맛보는 생선회는 모두 무공해 자연산이다. 이맘 때 꽃도 좋고, 열매도 좋고, 횟감도 좋은 곳이 가거도 외에 또 어디 있으랴.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네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면 돼”

    “네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면 돼”

    고국의 전시회는 늘 풍성했습니다. 아이와 엄마, 할머니가 함께 어우러져 내 작품을 보고 웃는 모습에 작가로서 가슴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일은 공부방 ‘푸른교실’ 아이들이 내 전시회를 보러 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입니다. 수줍은 아이들은 내 작품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고 돌아갔습니다. 그 후 좋은 기회가 생겨 푸른교실 아이들에게 서너 시간 닥종이 인형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7년여의 미술교사 경험이 있는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그곳에서 신나게 미술 강습을 했습니다.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은 보통 30분이 넘으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교육학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푸른교실 아이들은 그 상식을 뛰어넘어 왕성한 욕구로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물 먹고 좀 쉬고 할까요?” 하고 물으니 “그냥 해요!” 하고 외쳤습니다. 엄마가 몽골에서 왔다는 혜빈이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앉기만 하면 그림을 그릴 정도로 혜빈이는 미술에 타고난 재능을 가진 아이라고 공부방 선생님이 귀띔해주었습니다. 혹 미래의 어느 날 가수의 꿈을 접고 화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넌지시 딴말을 물으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엄마도 한국말 잘하니?” 하고 물었더니 “잘 못해요. 그래서 내가 가르쳐줘요” 합니다. 문득 지나간 내 독일 생활 속의 딸 유진이를 떠올렸습니다. 독일 말을 못하는 엄마를 다독거려가며 독일어를 가르치던 유진이의 얼굴이 혜빈이의 얼굴에 겹쳐졌습니다. 인형을 만드는 아이들의 솜씨는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닥종이를 처음 만져본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묻습니다. “왜 닥종이라고 불러요?” 질겨서 쉽게 찢어지지 않는 종이가 이상한 모양입니다. “응. 닥나무 껍질로 만든 종이라서 닥종이라고 부르는 거야.” 자랑스러운 한국의 종이, 닥종이의 포근한 재질을 소곤소곤 아이들에게 설명하며 행복했습니다. 철사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입힌 아이들은 서로 자기 것을 봐달라고 손을 듭니다. “이렇게요?” “아유, 잘했구나.” “팔 이렇게 하면 돼요?” “어떤 사람을 만들고 싶은지 생각해봐. 네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면 돼.” 나는 독일로 날아오며 보석 같은 그 아이들의 까만 눈동자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달동네의 어려운 토양에서 아이들은 튼튼한 마음의 꽃봉오리를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야구선수와 박사를 겸하고 싶다는 아이, 우주 비행사, 발레리나, 의사 선생님, 과학자,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눈이 초롱초롱한 어린이들.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 어린 싹들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많은 꽃들이 피는 그곳, 향기 나는 사람들에게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 열세 명의 어린이들이 푸른 꿈을 키워가고 있는 ‘푸른학교’는 서울 창신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창신동은 가내 미싱공장이 많고 저소득 가정이 밀집한 지역으로 아이들의 부모님은 주로 미싱 일을 하거나 파트타임으로 식당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살고 있는 창신동 언덕배기에 위치하고 있던 ‘푸른학교’는 한 주민의 민원으로 두 달 전 근처 아파트 단지 내 빈 건물로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법규상 지역아동센터는 근린상가 건물이 아니면 정식 허가를 받을 수 없는데, 현재 건물은 관리동 건물이어서 허가가 취소되고 지원이 끊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글 김영희(닥종이 인형 작가) | 사진 이현정 CJ 도너스캠프는 소외된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원하는‘온라인 나눔터’입니다.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등의 선생님들이 올린 교육 제안서들을 후원자가 보고 직접 선택해 기부합니다. www.donorscamp.org 2008년 11월
  • 조기 풍년 ‘짧은 신바람’ 고유가·인건비 ‘긴 한숨’

    조기 풍년 ‘짧은 신바람’ 고유가·인건비 ‘긴 한숨’

    ‘ 전남 목포항에서 직선거리로 145㎞, 뱃길로 233㎞(쾌속선으로 4시간30분) 떨어진 국토 최남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크기가 9.6㎢(300만평)로 서울 여의도의 3배로 한반도 국토 방위상 아주 중요한 거점이자 어업 전진기지다. 5일 가거도 방파제에서 바라본 가거 1구(대리마을)는 한 폭의 산수화였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 바닥 조약돌까지 보이는 푸른 바닷물, 독실산(해발 639m)의 상록수림. 그러나 이곳도 경기 한파의 예외지대는 아니다.‘조기 풍년’으로 잠시 신바람이 나기도 하지만 기름값과 인건비 등을 빼면 손에 쥐는 것이 없다. 그래서인지 어부들의 노랫소리보다 정부를 향한 쓴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 ●후박나무 껍질 명성, 중국산에 밀려 옛말 주민 50여명이 두패로 나눠 선착장 옆 빈터에 둥그렇게 줄지어 서서 빠른 손놀림으로 조기가 주렁주렁 매달린 그물을 털어냈다. 요즘 가거도 주변에는 조기 어장이 형성돼 그야말로 ‘물반 조기반’이다. 주민 김순철(65)씨는 “주민들은 가을 멸치잡이 전에 공동으로 조기 그물을 털어 돈을 벌지만 기름값이 많이 올라 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가거도 해역은 수심 100~120m로 조기와 돌돔은 물론 여름에는 보양식인 바닷장어가 잡힌다. 한 주민은 “가거도 장어는 통통하고 기름기가 많아 구워도 불판에 붙질 않아 최고품으로 쳐준다.”고 말했다. 주민들 소득원은 계절별로 다르다. 봄에는 미역이나 톳, 우뭇가사리 등 해조류를 따다 판다.6월에는 한약재인 후박나무 껍질을 벗긴다. 한때는 국내 유통되는 후박나무 껍질의 70%가 가거도 산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값싼 중국산에 밀려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가을 멸치잡이는 뭍에서도 유명하다. 겨울에는 피항하는 선박들이 적잖은 도움을 준다. 국내외에서 피항하는 선박은 연간 1100여척이다. 강태공들도 1만여명이 찾는다. 한 주민은 “가거도 방파제 공사가 1979년 착공돼 28년 만인 올 6월에 완공된 뒤 돈벌이가 줄어들어 아쉽다.”고 했다. 식당에서 나오는 전복, 넙치, 소라, 돔 등 모든 해산물은 자연산이다. 맛이 고소한 뿔소라는 가거도에서만 나온다. 가거도는 물이 깊고 차서 양식이 안 된다. ●관광가이드 “가거도는 국토의 시작점” 마을 선착장 앞에 세워진 이정표의 화살표에는 필리핀, 중국이라고 적혀 있다. 관광가이드 임진욱(44)씨는 “우리 주민들은 가거도가 국토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여긴다. 여기서 북쪽은 중국이고 아래로는 타이완, 오키나와, 필리핀으로 가는 길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인 박성철(40) 레이더 기지장은 “우리 전경대원들이 산속 뽕나무에 기생하는 자연산 상황버섯을 따다 보리차 대용으로 끓여 먹는다.”고 말했다. 김용궁(21·서울) 일경은 “대원들이 상황버섯차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피부가 반질반질하고 건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주민은 233가구에 542명(남자 288명)이다. 경찰서, 우체국 등 공공기관이 8개다.1580년 서씨가 처음 자리잡은 뒤 1800년께에 장흥 임씨가 정착했다. 지금은 경주 고씨와 평택 임씨가 더 많다. 글·사진 가거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청송 폴리페놀 사과’ 인기

    “맛과 효능이 탁월한 ‘청송 폴리페놀 사과’ 맛보세요.” 사과의 고장 경북 청송지역에서 생산된 항(抗)산화물질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한 기능성 사과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다.‘폴리페놀’은 인체 내의 유해산소인 활성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 주는 항(抗)산화물질로, 암세포 축소와 노화방지, 고혈압 억제, 면역력 증가 등 각종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청송군에 따르면 지역 120여 사과 재배농가들로 구성된 ‘청송 항산화폴리페놀사업단’이 천연식물 추출액(NPGC)을 사용해 생산·브랜드화한 ‘청송 폴리페놀 사과’가 이마트 등 전국 대형마트 및 직거래를 통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20여t에 이를 정도다. 청송 폴리페놀 사과가 이처럼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자 서울 신세계백화점은 이달부터 이 사과 시판에 들어갔다. 대구 등 전국 대형 백화점들의 납품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는 것. 폴리페놀 사과는 정부로부터 무농약 및 우수 농산물관리제 인증을 받은 농가들이 졸참나무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성분의 액비를 사과나무와 토양에 시비해 생산하는 특화상품으로,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기능성 사과다. 폴리페놀 사과는 경북대와 안동대 임산공학성분 실험 결과 시료 0.274g에서 일반 사과의 경우 폴리페놀 함량이 4.512㎎/L인데 반해 6.979㎎/L으로 월등히 많았다. 또 당도가 14∼16도로 일반 사과에 비해 2도 정도 높고 산화 진행 과정이 늦어 저장성이 높다. 가격은 18㎏ 상자당 4만 3000원으로 일반 사과 3만 2000원에 비해 30% 이상 비싸다. 청송 폴리페놀사업단 심중환 이사는 “청송 폴리페놀 사과는 이미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품질의 우수성과 명성을 인정받았다.”며 “앞으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청송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다빈치 통해 읽는 진화생물학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김동광·손향구 옮김, 세종서적 펴냄)은 다윈 이래 가장 널리 알려진 미국의 진화학자 스티븐 J 굴드가 잡지 ‘내추럴 히스토리’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진화의 개념과 발전사를 중심으로 서술한 이 과학 에세이에는 ‘인문주의적 박물학자’로서의 저자의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책은 르네상스 시대 천재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조개화석에 쏟은 열정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연다. 다빈치는 노아의 홍수에 의해 해양생물 껍질이 산으로 이동했다는 식의 당시 화석이론이나 ‘화석은 암석에서 자라나는 것’이라는 신플라톤주의자들의 이론에 반대했다. 대신 철저한 고생물학적 관찰을 바탕으로 ‘땅의 융기설’을 주장했다. 저자는 이같은 다빈치의 연구를 단지 ‘시대를 앞서간 외계인’의 성과쯤으로 접근해서는 올바른 이해에 도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위대한 과학의 업적도 모름지기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배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빈치의 새로운 화석이론에도 ‘지구를 살아 있는 인체에 비유하는’ 중세의 인문학적 관점이 깔려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루터에 대한 이야기 또한 인문학적인 시각과 자연과학적인 관점을 연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준다. 종교개혁가 루터를 단죄하기 위해 1521년 신성로마제국 보름스에서 제국의회가 소집되지만, 루터는 성경이나 명백한 논리에 의해 잘못이 입증되지 않는 한 주장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루터의 반대파는 물론 루터파마저도 금서, 분서, 교의 말살, 박해 같은 독선적이고 잔혹한 학살을 서슴지 않는다. 이같은 불관용과 폭력이라는 인간 행위를 규명하기 위해 저자는 진화생물학적 근원을 더듬는다. 예컨대 소집단을 이뤄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원시인 조상들이 생존을 위해 저지른 행위에 대한 기억이 ‘저주받은’ 유전자가 돼 대물림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두 21편의 에세이를 통해 자연과학의 가장 깊고 넓은 주제인 ‘진화’가 불러 일으킨 희망과 편견, 갈등과 오류 등을 유머러스하고도 적나라하게 펼쳐 놓는다.2만 5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속속들이 살핀 순천만 갯벌 생태계

    속속들이 살핀 순천만 갯벌 생태계

    ‘생명의 소용돌이’‘지구의 허파’‘지구의 콩팥’ 이곳은 어디일까. 홍수를 조절하고 수질을 정화해 기후변화를 더디게 하는 곳이자 생명의 다양성을 유지해 주는 주인공. 바로 ‘습지’다.‘MBC스페셜’이 우리 갯벌의 소중함을 돌아본다.31일 오후 9시55분 람사르 총회 특집으로 마련한 ‘순천만 도둑게’편에서다. 새달 4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제10차 람사르 총회는 158개국 2000여명의 습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적 회의. 이번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은 ‘MBC스페셜’이 카메라를 가져다 댄 순천만 갯벌을 찾을 예정이다.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 사방 10리에 이르는 순천만 갈대밭은 풍요로운 생태계의 보고이자 자연생태학습의 본거지이다. 흑두루미가 전 세계를 통틀어도 1만마리가 채 안되는데, 무려 200마리 이상이 이곳에서 월동한다. 또 건강한 갯벌의 징표와도 같은 짱뚱어, 말뚝망둥어, 도둑게 등이 활보하는 곳이다. 새마을 사업이 시작되기 전 민가의 부엌을 드나들며 음식을 훔쳐 먹은 탓에 이름 붙여진 도둑게. 이들은 지금도 6~9월이면 민가로 잠입한다. 그러나 요즘엔 집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고 닭똥이나 개사료 등을 주워 먹는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사람이 먹다 남긴 수박껍질이다. 물이 가득 차오르는 보름날 알을 털기 위해 갯벌로 나가는 이들의 움직임과 짝짓기 등이 고영상 화면에 펼쳐진다. 제작진은 아직 학회에 보고되지 않은 미기록종 두 가지도 발견했다. 그중 하나는 주민들이 ‘말똥’이라 부르는 바다달팽이. 크기가 5~10cm인 이들은 등에 해삼 같은 돌기가 솟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열대나 열대성 등 남방계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물고기와 게 등도 발견됐다. 지구 온난화가 순천만 갯벌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증거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길섶에서] 가을 도서관/구본영 논설위원

    얼마 전 대학 도서관에서 일하는 친구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도서관을 둘러보고 온 뒤의 일이다. 상식이 풍부한 다른 친구가 그에게 “도서관을 가리키는 영어 library의 어원이 나뭇잎(leaf)”이라고 주장했다. 낙엽지는 이 가을에 도서관을 가까이하지 못해 쓸쓸해진다는 너스레와 함께. 나중에 알고 보니 아주 정확한 얘기가 아니었다. 다만 library는 나무의 속껍질을 뜻하는 라틴어 liber에서 유래했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기원 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는 한때 수십만권의 장서가 있었고, 이는 나일강 유역의 파피루스란 식물을 종이처럼 납작하게 다져서 만들어진 것이었다고 한다. 어원이야 아무러면 어떠랴. 진부한 말이지만 가을은 역시 독서의 계절이 아닌가. 요즘 어수선한 사회나 바쁜 일상을 핑계로 책읽기를 소홀히 했던 터였다. 뒤늦게 도서관의 어원 얘기를 꺼낸 친구의 진의가 감지돼 새삼 고마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털북숭이로 나타난 삼촌 괴물 ‘빅풋’일까 아닐까

    어느날 베니 삼촌한테서 엽서가 날아들었다. 잠깐 들르겠다는 반가운 소식이 담겨 있다. 그런데 ‘나’는 도무지 삼촌에 대한 기억이 없다. 삼촌은 왜 사진도 한 장 찍어놓지 않았을까. ‘왕발이 삼촌’(조지 오코너 글·그림, 강유하 옮김, 내인생의책 펴냄)은 물음표를 콕 찍어놓고 꼬마독자를 감질나게 만든다. 삼촌이 왜 그렇게 사진 찍히는 걸 싫어했는지, 그러나 금세 깜짝쇼처럼 그 까닭을 말해준다. 꼬마 주인공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삼촌이 깊고 깊은 산 속에 사는 털북숭이 ‘빅풋’일 거란 사실을! 하지만 다시 주인공은 차근차근 삼촌을 뜯어본다. 그러고는 새 물음표를 찍는다. 우리 삼촌이 진짜 괴물 빅풋이 맞을까, 아닌 것도 같은데? 귓구멍에도, 발가락에도 털이 북실북실 나 있는 삼촌을 엄마는 빅풋이 아니라고 말한다. 세상에는 어마어마하게 손이 크거나 발이 큰 사람도 있다는 얘기와 함께. 문화와 인식의 다양성을 웅변하는 주제어가 선명한 그림동화다. 요즘 한창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 문제도 에둘러 환기시키는, 기민한 책이기도 하다. 길지 않은 문장들로 편견의 껍질을 깨나가도록 유도하는 요령이 좋다.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삼촌은 더 이상 빅풋이 아니었다. 마지막 장까지 상상과 은유의 여지를 남겨 놓는다. 또다시 날아든 엽서 한통. 스코틀랜드에서 네시 고모가 놀러온다는 소식이다. 이제 주인공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초등저학년.1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초등생·중년 등 12인의 석기시대 체험

    직접 움막을 짓고 사냥으로 음식을 구해야 한다면? EBS ‘리얼실험 프로젝트X’가 실험에 나섰다.21일부터 매주 화요일 3주간 오후 7시50분에 방송될 ‘석기시대를 가다’편에서 현대인 12명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보냈다. 초등학교 2학년인 9살 소년에서부터 46살의 중년 아저씨까지 12명의 지원자들이 3주 동안 인류 문명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살아보기로 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지원한 실험자는 모두 ‘귀농사모’(귀농을 꿈꾸는 모임) 회원들. 직업과 나이가 다양한 만큼 참여한 이유도 제각각이다. 군 입대 전에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인내심을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는 이도 있다. 실험장소는 충북 옥천군 이원면의 금강 상류 지역. 문명의 이기들이 철저히 차단되어 있는 데다 인적도 드문 곳이어서 그들의 실험을 방해할 건 아무 것도 없다. 참가자들은 3주간 꼼짝없이 돌과 동물의 뼈를 갈고 쪼개 생활도구를 만들고 음식을 구해야 했다. 옷은 가죽으로 직접 해 입었다. 사용하는 언어도 의성어나 의태어, 명사로만 제한됐다. 불은 실험 시작 직전에 딱 한번만 제공됐다. 과연 이들은 생존할 수 있었을까. 처음엔 모든 게 어설펐다. 밤 껍질을 숟가락으로, 갈대를 젓가락으로 그대로 활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돌로 갈판, 도끼날, 칼날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소통. 한 실험자가 의문을 제기한다.“과연 석기시대의 언어가 있었을까?” 실험자들은 온갖 손짓, 발짓을 다 동원하며 의사소통을 시도해 보지만, 영 불편하다. 식량 구하기도 큰 문제. 조와 기장만 약간 제공될 뿐 나머지는 각자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이들은 밤, 다슬기, 민물조개, 메뚜기를 잡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뱀과 멧돼지까지 사냥하며 식사를 해결해 나간다. 위기 상황도 닥친다. 불이 없어 종일 한 끼도 못 먹은 출연자에게 제작진이 결국 딱 한번 더 불을 제공한다. 그러나 아차 하는 순간 불씨가 꺼지고 만다. 당번까지 정해가며 불을 사수하려는 이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부상자도 속출하고 예고 없는 비에 움집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석기시대에서 진화를 이뤄낸다. 실험이 끝난 뒤 족장 최익화(46)씨는 ‘신석기 마을’이란 카페를 운영한다. 일부는 여전히 생식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매순간 첨단문명의 세례 속에서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이들의 실험은 얼마만큼의 충격으로 다가갈까.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4) 강원도 오대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4) 강원도 오대산

    오대산은 규모 면에서,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는 몇 안 되는 국립공원 중의 하나다. 노인봉, 진고개, 동대산, 두로봉이 연이어지며 백두대간을 이루고 있고, 대간의 두로봉에서 큰 가지 하나가 갈라져 나와 북대령, 상왕봉, 비로봉, 호령봉으로 솟구치며 오대산의 큰 뼈대를 형성한다. 능선들 사이사이에는 소금강계곡, 신선골, 동피골, 조계골, 개자니골, 아홉사리골 등 수많은 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면적만 하더라도 300여 ㎢에 달하므로 지리산, 설악산국립공원 다음으로 넓은 산악공원이며 한라산국립공원보다 2배쯤 넓다. 높이에서도 상봉 비로봉의 높이가 1563m로 국립공원 중에서는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높다. ●람사르습지로 등록 고도가 높은 능선들, 끝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계곡들을 품은 오대산은 식물이 자라기에 알맞은 조건을 애초부터 갖추고 있는 셈이다. 몇몇 골짜기들은 아직도 사람의 발길을 거부한 채 원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원시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며칠 전에는 질뫼늪, 소황병산늪, 조개동늪을 포함한 ‘오대산국립공원습지’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다. 오대산은 넓고 깊은 산세에 걸맞게 수많은 식물을 키워내고 있다. 숲만 헤아려 보아도 신갈나무군락, 소나무군락, 굴참나무군락, 피나무군락, 고로쇠나무군락, 당단풍나무군락, 사스래나무군락, 서어나무군락, 자작나무군락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은 우리나라 중부지방을 대표하는 숲일 뿐만 아니라,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숲 중의 하나이므로 의미가 더욱 크다. 해발 13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볼 수 있는, 사스래나무가 간간이 섞인 가운데 전나무, 주목,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을 주종으로 이루어진 침엽수림은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녹지자연도(綠地自然度) 9등급에 해당하는 극상림으로서 남한에서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860여 종류 식물 ‘보고´ 오대산에는 860여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지대에는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만병초, 산마늘, 한계령풀 등을 비롯하여, 고산식물인 금강애기나리, 꽃개회나무, 두루미꽃, 연령초 등이 발견된다. 이밖에도 감자난초, 관중, 광대수염, 꿩의다리아재비, 노랑제비꽃, 눈개승마, 눈빛승마, 단풍취, 동자꽃, 미나리냉이, 박새, 산꿩의다리, 송이풀, 요광나물, 은방울꽃, 촛대승마, 풀솜대, 터리풀, 투구꽃, 광대수염, 회나무 등의 풀과 노린재나무, 당단풍나무, 마가목, 매발톱나무, 물참대, 복자기, 붉은병꽃나무, 산개버찌나무, 산앵도나무, 생열귀나무, 시닥나무, 야광나무, 전나무, 피나무, 층층나무 등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갈퀴현호색, 금강초롱꽃, 금마타리, 누른종덩굴 같은 우리나라 특산식물들도 자라고 있다. ●깊고 넓은 산세… 수많은 계곡 품어 오대산 고지대 능선은 고도가 높은 능선이면서도 초원이나 바위지대로 되지 않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들어찬 숲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상왕봉과 비로봉 일대의 능선에는 피나무, 신갈나무, 주목 등이 숲을 이루고 있다. 한여름 산행에 나서더라도 이 숲이 만들어내는 짙은 그늘이 있어 더위를 잊고 산행할 수 있을 정도다. 고도가 조금 낮은 숲 속에는 함박꽃나무, 노루오줌, 까치밥나무, 백당나무, 고광나무, 등칡, 다래, 물참대 등이 자라고 있다. 월정사 일대의 저지대에는 전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아름드리 전나무 100만여 그루가 250여만 평에 숲을 이루어 자라고 있고, 이곳에는 큰스님들의 부도도 놓여 있어 숲과 사람의 조화를 실감하게 한다. 오대산 꽃산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이 전나무숲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푸름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언제 찾아가 보아도 좋다. 전나무숲을 먼저 보고 나면 오대산 어느 곳을 찾아가 식물을 즐겨도 좋다. 상원사에서 넓은 길을 따라 북대령까지 꽃을 보며 오른 후에 주릉을 타고 비로봉을 향해 가도 좋고, 북대 미륵암에서 상왕봉을 거쳐 비로봉까지 걸어 보아도 좋다. 이맘때 오대산에서는 단풍 숲 속에서 익어가는 여러 가지 열매를 만날 수 있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한층 더 붉고 탱글탱글해 보이는 백당나무의 열매, 노란 껍질이 벗겨져서 붉은 속살을 드러내는 노박덩굴의 열매를 비롯하여 노란 개다래 열매, 빨간 보리수나무 열매, 푸르고 까만 댕댕이덩굴 열매 등이 가을이 결실의 계절임을 증명해 보여준다. 아직 남아 있는 풀꽃들도 더러 있다. 개쑥부쟁이가 길가 양지에서 제철인 양 꽃을 피우고 있고, 숲 속에는 미역취가 아직껏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고려엉겅퀴, 산구절초, 수리취 같은 가을꽃들 중에서도 늦깎이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운이 좋으면 8월 하순에 첫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던 좀개미취의 마지막 남은 꽃도 볼 수 있는데, 북방계식물로서 남한에서는 매우 귀한 식물이다. 절정을 이룬 단풍 숲길을 거닐며 익어가는 산열매들과 함께 늦깎이 꽃들을 만날 수 있는 때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이번 주말엔 ‘고인돌 가족’ 돼볼까

    이번 주말엔 ‘고인돌 가족’ 돼볼까

    6000년 전의 선사시대가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퍼포먼스와 원시 체험으로 재현된다. 강동구는 오는 10∼12일 암사동에서 ‘제13회 강동선사문화축제’를 연다고 7일 밝혔다. 원시마라톤과 바위절 마을 호상놀이, 다양한 원시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다. 선사시대를 공부할 수 있는 ‘살아 있는 교육장’인 데다 놀이·체험 마당이 적지 않아 가족 나들이의 최적지로 꼽힌다. 이번 주말엔 선사시대로 돌아가보자. ●11일 원시인 복장 마라톤대회 10일(오후 7시) 개막식에 이어 11일 오전 9시엔 ‘선사 원시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원시인 복장을 한 1200명이 선사주거지를 출발해 선사초등학교, 광나루 둔치, 잠실 둔치를 거쳐 다시 선사주거지로 돌아온다. 대회의 재미를 더하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원시인 복장은 물론 기발한 분장으로 즐거움을 선사한 참가자에게 분장상을 수여한다. 가족 화합상과 최고령상도 있다. 참가자들은 5㎞나 10㎞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11∼12일에는 원시 타악공연이 펼쳐진다.11일엔 오리지널 난타팀,12일은 비트 서클이 각기 다른 매력의 타악 공연을 진행한다.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원시인 되기 ▲원시마을 만들기 ▲원시춤 배워보기 ▲원시 불씨 피우기 ▲빗살무늬 토기 제작 ▲곡식껍질 벗기기 ▲민속놀이 체험교실 ▲옛 집자리 가상 발굴 등 선사시대 신석기인들의 삶과 문화를 체험한다. ●일제때 교과서 등 희귀도서전 개최 선사문화축제에서 첫선을 보이는 자활박람회와 고가의 소장가치를 지닌 희귀본 도서 전시회도 눈길을 끈다.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보통학교 조선어 및 한문독본,1949∼1964년 문교부가 발행한 국어, 산수, 사회, 자연 교과서들을 볼 수 있다. 조선왕조 국왕의 수결(결재 서명), 역대 대통령 9명의 서명을 인쇄해 나눠 주는 이색 행사도 열린다. 12일 오후 6시에는 헤어 디자이너의 현란한 헤어쇼가 펼쳐진다. 올해는 ‘고전 전통머리’를 주제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별 머리 스타일을 각기 다른 개성으로 연출한다. 폐막 무대에서는 가수 윤도현밴드와 여행스케치 등이 출연한다. 이해식 구청장은 “6000년 전 조상들의 삶의 터전에서 풍성한 문화축제를 열게 돼 기쁘다.”면서 “가을 나들이를 나선다면 역사도 공부하고 볼거리도 많은 암사동 선사주거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확산되는 멜라민 파문] CJ 등 식품업계 CEO 20여명 새달 회동

    멜라민 불똥이 식품업계로 튀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CJ제일제당 등 굴지의 식품업계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이 다음달 2일 회동한다. 앞서 식품회사 연구소 소장들도 30일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29일 식품업계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인 분리대두단백의 멜라민 함유 여부도 조사하겠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에 초긴장 상태다. 두부·차 등 식품 전반에 중국산(産) 원료가 주·부재료로 쓰이고 있다.제품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중국산이란 말만 나와도 고개를 돌리는 소비자들에게 ‘찜찜한 인상’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분리대두단백(껍질을 벗긴 콩에서 추출한 콩단백질)을 함유한 햄·맛살·어묵·두부 등의 제조 업체는 당장 곤혹스럽다.CJ제일제당과 동원F&B 관계자들은 “분리대두단백을 전량 수입하는 데 그 가운데 중국산도 일부 있다.”면서 “제품군이 많고 수입국도 많아 (중국산 분리대두단백이)어떤 제품에 얼마나 들어 있는지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조식품 관계자는 “전량 중국산 분리대두단백을 사용하고 있다.”며 “분리대두단백은 저렴하기 때문에 굳이 값이 비슷한 멜라민을 첨가할 이유가 없고 분리대두단백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사례도 없다.”고 사태 확산을 경계했다. 그러나 “조사 대상이 된 만큼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사태를 예의주시했다. 분리대두단백뿐만 아니라 식품업계가 원료로 사용하는 중국산은 허다하다.CJ제일제당, 대상 등 주요 장 업계의 고추장에는 중국산 고춧가루가 들어간다. 풀무원 ‘유기농 콩’ 브랜드의 콩 원료, 광동제약 ‘옥수수차’의 옥수수도 중국산이다. 이 밖에도 부지기수다. 관세청이 밝힌 국내 중국산 농산물 수입량은 지난해 총 736만 6000t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모든 수입 유가공품 멜라민 검사

    모든 수입 유가공품 멜라민 검사

    정부가 멜라민 검사 대상 품목을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수입하는 유제품 함유 가공식품으로 전면 확대했다. 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및 반가공 수입식품의 원산지와 OEM 여부를 의무적으로 표시토록 하는 수입식품 전면(前面)표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해태제과 ‘미사랑 코코넛’에서는 새로 271ppm이 넘는 멜라민이 검출되고, 미사랑 카스타드 3건에서도 다시 멜라민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러시아 출국에 앞서 청와대 공관에서 멜라민 사태와 관련,“철저히 대책을 강구해 조속히 해결하도록 하라.”고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지시했다. ●중국산 콩 단백질도 검사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날 중국에서 유제품을 수입한 외국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고 있는 점을 고려, 통관 과정의 수입검사 단계에서 모든 유제품 함유 식품에 대해 멜라민 검사를 확대키로 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중국산 유제품을 수입해 제3국에서 제조된 식품 중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식약청은 콩 단백질도 우유와 마찬가지로 단백질 함량을 속이기 위해 멜라민이 첨가됐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중국산 분리대두단백도 멜라민 검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분리대두단백은 껍질을 벗겨내고 수분을 제거한 콩에서 추출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간장 등 음식 조리용 소스와 어묵, 만두, 건강기능식품 등 종류를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식품에 쓰인다. 이번 검사 확대 조치는 새로 수입되는 식품을 대상으로 통관 단계에서 실시하며, 이미 유통 중인 제품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 정부와 한나라당도 이날 위해식품을 제조·판매하다 2차례 이상 적발된 사업자는 관련업계에서 완전히 퇴출하는 ‘2진 아웃제’를 도입키로 했다. 또 식품 위해사범에 대한 형량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위해식품 제조사업자에 대한 부당이익 환수제를 강화,10배까지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위해식품 근절을 위해 식품 집단소송제와 식품 제조자에 대한 무한책임제를 도입하고, 수입식품의 원산지와 OEM 여부를 의무적으로 표시토록 했다. ●해태 ‘미사랑…´ 4건 추가 검출 당정은 긴급회수 품목을 TV 자막을 통해 방영하고 식품 위해정보 취득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는 식품위해발생 경보제를 도입하고, 외국의 식품 위해정보 취득시 관련 품목에 대한 국내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식약청의 수거검사 진행과정과 검사결과를 실시간 공개하고, 총리실 산하의 식품안전정책위에 읍·면·동 단위까지 현장 수거 조치 및 보고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한편 이날 식약청 조사결과 미사랑 코코넛(유통기한 2008.12.1)에서는 무려 271.4ppm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지난 24일 137ppm의 멜라민이 검출된 미사랑 카스타드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체중 20㎏인 어린이가 5.5g인 미사랑 코코넛 7∼8개(멜라민 10.5∼12㎎)만 먹어도 유럽식품안전청의 멜라민 하루 섭취허용량을 초과한다.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신장결석 등의 건강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사랑 카스타드 3건에서도 46∼155ppm의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광삼 정현용 윤설영기자 hisam@seoul.co.kr
  • 상상을 초월하는 문어의 변신술

    상상을 초월하는 문어의 변신술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독특한 테마의 다큐멘터리를 한 편씩 엄선해 소개하는 EBS ‘다큐 10´(오후 9시50분)이 이번 주에도 성찬을 차려낸다. 가장 군침이 도는 프로그램은 29일 ‘자연’편에 등장하는 ‘위장술의 대가’ 문어 이야기다. 기묘한 자연현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바다 생명체의 세계. 그 가운데서도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변신의 귀재는 단연 문어다.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꾸는 변신술이 기가 막히다. 제트기처럼 바다 속을 재빠르게 비행하다가도 순식간에 헬리콥터처럼 착지할 수 있는 재주꾼이다. 미처 알지 못했던 문어의 숨겨진 면모가 새삼 놀랍다. 문어는 원래 단단한 껍질을 가진 조개류에 속했던 것이 진화과정에서 지능을 얻어 지금처럼 다양한 재능(?)을 지니게 됐다는 것. 30일 ‘역사´편에서는 ‘근대 일본의 탄생-에도막부시대´를 통해 외국인의 눈에 비친 일본을 들여다본다.17세기 초 일본의 통치자 쇼군은 포르투갈 왕이 신하에게 일본에 대해 한 얘기를 들었다. 저 멀리 동쪽의 일본이란 나라에 금은이 넘쳐나니 그 땅을 종교와 군대로 차지하겠다는 요지였다. 정국의 오랜 혼란기를 막 벗어난 에도시대의 막강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도 그들의 위협은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일본에 진출한 외국인들은 일본을 어떤 시각으로 기록했을까. 새달 1일 방영될 ‘에베레스트 진료소’편도 흥미롭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병원,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진료소가 소개된다. 해발 8848m의 위용을 자랑하는 지구 최고봉 에베레스트. 매년 봄이면 정상정복을 노리는 세계 산악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에베레스트 진료소의 의사 루엔 프리어는 해마다 봄이면 병원을 열어 부상을 입은 산악인, 급성 고산병으로 고생하는 관광객, 지역 주민 등에게 치료의 손길을 내민다. 생명을 구하는 의사들의 헌신이 뭉클한 감동으로 전해온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최태환칼럼] 정치판엔 ‘로이스터 감독’이 없는가/ 논설실장

    [최태환칼럼] 정치판엔 ‘로이스터 감독’이 없는가/ 논설실장

    프로 야구가 막바지다. 한국 야구가 올해처럼 짜릿했던 적이 없었다. 베이징 올림픽은 신화였다. 픽션이었다면, 과장과 반전이 지나쳤다 할 만한 각본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은 전설이 됐다. 올 정규시즌도 마찬가지다.SK만 독주했다. 나머지 7개 팀은 살얼음판이었다.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뀌었다. 그중 롯데의 도약은 ‘사건’이었다. 7년 세월이었다.7년동안 꼴찌를 맴돌았다. 하지만 부산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즌 내내 사직야구장을 메웠다. 일편단심 ‘가을야구 하자’였다. 마침내 정규시즌 4강 진입에 성공했다. 가을 야구팀에 이름을 올렸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는다. 하지만 올해 야구를 들여다보면 감독 놀음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26년의 프로야구 역사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프런트의 능력은 상당히 평준화됐다. 감독의 리더십이 프로야구의 판도를 바꿨다. 미래와 가능성을 내다본 지도자가 승자였다. 롯데·올림픽 대표팀의 실험이 이를 증명했다. 올해 롯데는 확 달라졌다. 시즌초반 반짝했던 롯데가 아니었다. 로이스터 감독의 말대로 이름만 ‘롯데’ 그대로다. 새로운 팀으로 완전히 거듭났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해 초 미국서 영입됐다. 그는 팀 스피릿(정신력)을 특히 강조했다. 롯데 벤치의 화이트 보드가 인상적이었다.‘No Fear(두려워하지 마라)’ 로이스터 감독이 써 놓은 글이다. 패배감에 빠져있던 선수들이었다. 팀은 결정적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선수의 네임 밸류에 연연하지 않았다. 눈여겨본 2군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줬다. 삼고초려의 섬세함도 보였다. 멕시코 출신 거포 가르시아, 마무리 투수 코르테스의 영입 같은 케이스다. 그는 이제 부산시민들의 영웅이 됐다. 올림픽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도 마찬가지다. 과거지향의 일본 호시노 감독과 대비를 이뤘다. 호시노가 한국팀 킬러 이와세, 와다 투수에 집착했을 때 그는 젊은피 김광현, 윤석민을 내세웠다. 다른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 이종욱, 김현수, 고영민, 이용규 등 20대 초반의 겁 없는 신인들을 중용했다. 장타에 의존하는 미국스타일의 빅볼에 스몰볼을 접목시켰다. 스몰볼은 일본 특유의 끊어치는 짧은 안타, 뛰는 야구다. 과거를 지워버린 변화와 혁신이었다. 미래와 가능성의 승부수였다. 김경문 감독은 국민영웅이 됐다. TV 중계를 가끔 본다. 정치인들이 보인다. 경기장에서 뭘 느낄까 궁금하다. 정치판의 이치가 야구와 다를까. 과거의 껍질과 잔영에 갇힌 지도자에겐 미래가 없다. 남의 탓만 하는 정치인에겐 감동이 없다. 하지만 우리 정치판은 지금도 미래보다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 새 국회가 들어섰지만, 행태는 예 그대로다. 여당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난리다. 야당은 잃어버린 7개월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10년, 한나라당은 뭘했나. 이명박 정권 7개월, 민주당 정치인들은 식물인간이었나. 누워서 침뱉기다. 김경문 감독은 “야구는 4번 타자만 갖고 꾸릴 수 없다.”고 했다. 희생과 팀워크의 강조다. 로이스터 감독은 “나를 온전히 던질 수 있는 한국(야구)이 좋다.”고 했다. 이제 우리 정치판에도 ‘로이스터’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에 갇힌 삶의 각축으론 너무 삭막하기에…. yunjae@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가을철 별미로 빼놓을 수 없는 새우. 가을과 겨울 사이, 새우 속살에 들어 있는 글리신의 함량이 최고로 높아져 달콤한 맛이 그만이다. 새우 껍질에는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키토산이 다량 함유돼 있고, 머리와 알은 스태미나의 원천이다. 신선한 새우 고르는 법, 깔끔한 새우 요리법을 알아본다. ●춘자네 경사났네(MBC 오후 8시15분) 복심은 주혁에게 재차 정연과 파혼할 거냐고 묻는다. 주혁은 죄송하다며 일축하고, 분희는 당장 집에서 나가라며 성화를 부린다. 대팔과 삼숙은 각자 맞선 볼 준비로 바쁘다. 달삼은 대팔에게 삼숙과 잘 어울리는데 굳이 맞선 볼 필요가 있냐고 핀잔을 준다. 한편, 영애를 만난 분희는 약혼 예물을 돌려준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병원에만 있던 아내가 외출만 하면 감감무소식이다. 누구의 전화인지 자꾸만 휴대전화를 나가서 받는다. 이상한 행동이 잦아진 아내 혜란씨. 강민씨가 누구냐고 물을 때마다 엉뚱한 소리만 하던 아내였다. 그런데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리고 있을 줄이야. 혜란씨는 남편의 병원비에 시달리다 결국 사채를 쓰게 됐다. ●신의 아이들(EBS 오후 7시55분) 네팔의 퍼슈퍼티낫에 있는 성스러운 강 바그머티를 따라 펼쳐지는 아름답고도 기이한 풍경, 삶과 죽음의 공존.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화장하는 동안 아이들은 장례식장에서 떠내려오는 돈과 음식을 얻으려 강에 뛰어든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는 여인들이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기도를 간절히 올린다. ●애자언니 민자(SBS 오후 7시20분) 사무실에서 채린은 양금에게 자신이 임신했음을 고백하고, 양금은 깜짝 놀라서 상대 남자가 혹시 하진이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채린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양금은 또 하나의 채린을 만들면 안 되니 당장 산부인과에 가자고 채근한다. 채린은 그럴 수 없다며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 간척사업으로 인한 갯벌 감소 등 여러 이유로 생기는 적조현상으로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채 물 위로 떠오르고 있다. 주민과 어부들은 물고기 풍년이라며 반기지만, 잦은 적조현상으로 환경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우려도 많다.
  • 새 기술 벤치마킹하세요

    새 기술 벤치마킹하세요

    ‘육상의 수조에서 김의 씨앗을 채취해 김발에 붙인다면(수산분야). 제초제,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녹즙, 한방영양제를 벼논에 뿌린다면(영농분야)’농어촌에 기존의 방식을 탈피한 영농·영어 방법이 속속 접목되고 있다. 이들 방식은 일손을 덜어 주고 수확량을 올리는 지름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위 말하는 ‘과학 수산·영농 방법’들이다. ‘땅끝 마을’인 전남 해남군 어민들은 요즘 땅 위에서 김발에 씨앗(사상체)을 붙이는 채묘작업으로 바쁘다. 육상 채묘장에서 김 씨앗을 굴 껍질에 배양한 뒤 여기에서 나온 씨앗을 밧줄로 된 김발에 붙이는 작업이다. 옛날 겨울철 바다에서 하던 일이다. 작업 과정을 보면 굴 껍질에서 자란 김의 이파리(엽채)에서 씨앗이 발아한다. 김은 영하의 수온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영하 이하로 낮춘다. 이어 채묘장 한쪽에 설치된 물레를 돌려 이 씨앗을 김발에 골고루 붙도록 물결을 일으킨다. 씨앗이 붙은 김발은 하루 뒤 바다로 옮겨지고 이파리가 2∼3㎝가량 자랄 때까지 길러진다. ●갯병 피해 걱정 크게 덜어 해남군청 직원들은 “해마다 10∼11월이면 김에 갯병이 번져 다 지은 김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다.”며 “갯병이 발생하기 전에 김발을 육지로 옮겨 냉동망에 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갯병을 피하기 위해 바다에 있던 김발을 그대로 걷어올려 냉동망으로 옮긴다. 이 때 김 이파리를 탈수기로 짠 뒤 영하 35∼40도에서 보관한다. 갯병이 지나간 뒤 이 냉동 김발을 꺼내 다시 바닷물에 담가놓으면 김 이파리가 되살아나 20여일 만에 수확할 정도로 자란다. 이준(31) 해남군 어업생산담당은 “육상 채묘는 해상 채묘에 비해 김발에 골고루 씨앗을 붙여 수확량이 늘어나고 냉동으로 파래 등 잡태를 없애 고품질 김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력과 비용(100책당 85만원·1책은 김발 40m), 비닐 등 쓰레기도 줄어든다. 생산 어민들은 “육상 채묘 시설인 김 냉동망이 늘어나면 갯병을 피해 고품질 김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반겼다. ●안방서 비닐하우스 온·습도 등 점검 해남군이 이처럼 육상 채묘하는 비율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25%(2만 5200책)로 높아진다. 전국 최대 김 생산지인 해남군은 올해 7746㏊ 바다 양식장에서 김발 8만 5000책을 시설해 김 1400만속(443억여원)을 생산한다. 해상 채묘는 고흥·장흥 등 전남 남해안과 경남 진해 등에서도 어민들의 요구대로 늘려가는 추세다. 김용운(54·경북 군위군 군위읍)씨는 인터넷으로 호접란(蘭)을 생산한다. 농촌진흥청과 농정사이버㈜가 공동개발한 온실관리 자동화시스템 덕분이다. 김씨는 안방에 앉아 인터넷으로 온도와 습도, 일사량을 점검한다. 하우스 안팎에 설치된 카메라로 원격 자동제어를 한다.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에서나 가능한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가능한 세상) 농업에서 한다. 김씨는 “옛날에는 하우스 온도와 습도를 맞추느라 잠시도 자리를 못 비웠으나 지금은 컴퓨터 화면만으로 모든 농삿일을 한다.”고 자랑했다. ●육상 육묘공장서 모 대량 생산도 강원 고성군은 내년부터 생명환경농법으로 벼를 기르기로 했다. 농약이나 제초제, 화학비료 등을 전혀 쓰지 않고 녹즙, 한방영양제, 토착미생물 등을 만들어 벼논에 뿌리는 유기농법이다.163㏊ 논에서 먼저 시작하기로 했다. 이학렬 고성군수는 “연구·시험 결과 이렇게 하면 영농비가 줄고 수확량이 늘어 우리나라 농업 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남에서는 기계화 영농이 뿌리내리면서 어린 모를 못자리가 아닌 육상 육묘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 중이다. 육상육묘장에서는 플라스틱 모판에 황토를 뿌리고 촉이 튼 씨를 뿌려 8일 만에 벼논으로 가져가 모를 심는다. 무논에 만들던 못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검은 진주’ 석유의 종말, 한국 선택은

    검은 진주의 종말? KBS1TV ‘환경스페셜’은 17일 오후10시 ‘재난의 서곡-검은 진주의 종말’편을 통해 석유위기를 진단한다. 석유생산정점연구협회의 셜 알레크렛 회장은 “샴페인 20병 중 11병을 비우고 냉장고에는 9병만 남았다.”는 말로 석유의 미래를 예측한다. 석유 보유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석유로 인해 전세계는 에너지·식량·환경의 3각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환경스페셜’은 오일쇼크에 매우 취약한 한국의 선택을 살펴보고, 일방적인 석유의존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난 스웨덴의 ‘2020 석유제로선언’을 취재했다. 우리나라가 하루에 소비하는 석유량은 장충체육관 5개를 채울 만한 분량.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06년 한해 소비한 석유는 8억 9000만배럴,558억 6000만달러 규모이다.1인당 소비량으로는 세계 7위, 비산유국 가운데에서는 2위, 아시아권에서는 1위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새로운 재생에너지 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제주도의 풍력발전과 영광의 태양광이 그 예다. 지난 11일 정부는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으로 9개 분야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신재생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비율의 2%에 불과하다. 반면 긴 겨울을 나는 스웨덴은 2020년부터 난방용 석유소비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72%에 달하던 석유 의존도를 29%까지 대폭 낮췄다. 나무나 솔방울 등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연구를 통해서다.‘환경스페셜’은 오일쇼크 후 톱밥과 나무껍질, 나무뿌리까지 연료로 활용하고 축산분뇨와 폐수 등 버려지는 자원으로 난방과 버스 운행까지 하는 스웨덴 정부의 노력을 살펴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줄탁동시’/구본영 논설위원

    ‘줄탁동시( 啄同時)’란 중국 송대 선종(禪宗)의 화두를 모은 공안집(公案集)인 ‘벽안록’에 나오는 화두다.‘줄탁동기( 啄同機)’라고도 한다. 줄은 알 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두드려 바깥으로 나갈 때를 알리는 소리를, 탁은 어미 닭이 이에 맞춰 밖에서 껍질을 깨주는 것을 의미한다. 어려운 한자인 탓인지 일상에서 잘 안 쓰이는 글귀다. 하지만 ‘3김(金) 정치’ 때 김종필(JP) 자민련 총재가 사용하면서 세간에 널리 회자됐다.1997년 대선을 앞두고 3김 중 인문학에 관한 한 상대적으로 조예가 깊었던 그가 신년휘호로 쓰면서다.JP는 김대중(DJ) 당시 국민회의 총재와의 연대(DJP연합)를 포함해 대권 쟁취를 위해선 때를 놓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의중을 은유적으로 드러냈던 셈이다. 한국경제가 요즘 고물가·저성장에다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쳐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은 위기 극복을 위한 최적의 화두로 ‘줄탁동시’를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자 대상 사이트 ‘SERICEO’가 CEO 307명에게 ‘불황 극복 방법’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를 물은 결과다. 줄탁동시에 공감하는 응답자가 21.6%로, 인재 발탁을 뜻하는 삼고초려(三顧草廬), 즉 삼고지례(三顧之禮·3.4%)를 훨씬 웃돌았다. 이는 기업이 당면한 불황을 극복하려면 노사가 적기에 똘똘 뭉쳐 협력하는 게 최선임을 가리킨다.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타이밍을 맞춰 알을 깨듯이 말이다. 하기야 최근 삼국지 연구자들도 적벽대전의 진정한 승인은 촉·오 연합군의 완벽한 협력이라고 하지 않는가. 나관중은 야사인 삼국지연의에서 동남풍을 부른, 제갈량의 신출귀몰함만을 미화했지만…. 때를 맞춰 안팎과 상하의 협력으로 극복해야 할 일이 어디 기업이 직면한 불황뿐이랴. 어려움에 봉착해 있긴 나라 경제나 남북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모쪼록 정부와 국민, 그리고 국제적 기류 등 세 방면의 호응하는 힘이 모아져 국가경영상의 갖가지 난제들이 극복되기를 빌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쇼핑플러스]

    [쇼핑플러스]

    ●경동나비엔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30일까지 경동나비엔의 따뜻한 세상 만들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경동나비엔 홈페이지에서 경동나비엔 제품과 관련한 퀴즈를 풀고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30명에게 1000만원씩 총 3억원의 소원 성취금을 준다. 또 매일 30명씩 900명에게 별도로 문화상품권을 준다. 당첨자는 10월 초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닥터브라운인터내셔널이 골퍼 전용 자외선차단제인 굿샷을 출시했다.PF50+,PA+++의 제품으로 알부틴과 아데노신이 들어 있어 미백과 주름살 개선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50㎖ 2만 5000원. 클렌징폼(80㎖)을 추가한 선물 세트는 3만 5000원이다. ●웅진코웨이는 기존 주방 등에 한정됐던 가구 브랜드 뷔셀의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 웅진코웨이는 2004년 웅진코웨이의 시스템 키친 브랜드(맞춤주방가구)로 출발한 뷔셀의 영업조직(200명)을 최근 출범시켰다. 제품군(群)도 드레스룸, 학생방 가구, 서재, 소파, 장식장 등으로 넓혔다. 유럽 프리미엄 주방 가구인 알로 제품도 판매를 대행한다. ●대상의 청정원 참작 브랜드에서 참나무 훈연 베이컨,밥에 싸먹는 베이컨,구워먹기 좋은 베이컨 등 프리미엄 베이컨 3종을 출시했다. 삼겹살로 만들었으며,4℃이하에서 48시간 저온 숙성해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참나무 훈연 베이컨은 125g 3300원. ●사조그룹의 사조대림이 스모크 가슴살햄을 내놓았다. 국산 닭가슴살을 반건조 훈제한 제품이다. 술안주 및 간식용으로 나왔다.45g 1700원. ●보령메디앙스의 대표 수유브랜드인 누크에서 친환경 소재로 만든 퍼스트초이스 천연고무 젖꼭지와 유리 젖병을 출시했다. 천연고무 젖꼭지는 고무나무 껍질에서 추출된 라텍스로 만들었다.2개 1만원. 유리 젖병은 환경호르몬 염려가 없고, 열 소독에도 안전하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150㎖ 1만 7000원. ●농심켈로그는 곡물이야기 건강스낵 자연이 키운 베리를 출시했다. 기존에 선보인 자연이 키운 통밀, 귀리, 카카오 등 시리즈에 이은 시리즈 제품이다. 낱개 1팩(38g)은 800원,6팩이 담긴 멀티팩(228g)은 48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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