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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쌀밥 같고 영양 많은 현미밥 맛보세요

    흰쌀밥 같고 영양 많은 현미밥 맛보세요

    수확한 벼는 어떻게 찧느냐에 따라 크게 현미와 백미로 나눈다. 왕겨와 겉껍질만 벗겨낸 현미에는 씨눈과 쌀겨가 그대로 남아 있어 각종 비타민과 단백질, 지방질(불포화지방산), 식물성 섬유질, 미네랄, 탄수화물 등 인체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이에 비해 백미는 현미를 여러 번 도정해 씨눈과 쌀겨가 완전히 떨어져 나간 ‘벌거숭이 쌀’이라 할 수 있다. 현미 배아와 외 속의 지방은 양질의 불포화지방산으로 육식으로 인해 생기는 악성 콜레스테롤을 제거한다. 비타민E와 함께 구성돼 있어 체내 에너지원으로 흡수한 좋은 지방을 산화시키지도 않는다. 현미는 몸에 좋은 작용을 하는 박테리아를 증가시켜 장내 세균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 변의 체내 정체시간을 짧아지게 한다. 이에 따라 소화기관을 신속히 청소해 대장암이나 결장암, 당뇨병, 정맥류, 만성변비 등을 예방하고 치료를 촉진한다. 현미 외피에 있는 섬유소는 인체 내의 독물(화학물질, 방사성물질, 중금속 등)과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현미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조리법이 비교적 까다롭고 맛이 거칠어 소비자들이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라이스본(www.riceborn.com)에서 출시한 ‘현미로만’은 이런 단점을 개선한 제품이다. 기존 현미의 딱딱하고 먹기 불편했던 부분을 특허가공 공법으로 개선해 맛이나 조리법이 백미와 똑같다. 표피에 있는 과피층(파라핀-왁스층)만 깎아내는 독자특허 기술로 현미의 껄끄러움과 조리의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현미에는 쌀의 모든 영양소가 100% 살아 있어 현미밥 한 그릇은 백미 19그릇을 먹는 것과 같은 영양소를 흡수하는 것”이라며 “‘현미로만’은 소량씩 도정해 늘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02)553-9044.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곶감 흉년’ 상주, 지원책 마련되나

    곶감 주산지인 경북 상주에서 감 말리기 작업이 한창인 요즘, 곶감 생산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상주지역의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작업에 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상주시에 따르면 올해 상주지역의 2800여 농가가 6000여t(2000여억원)의 곶감을 생산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곶감 생산농가들은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감을 건조시키고 있다. 상주는 우리나라 곶감 생산량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곶감 최대 주산지다. 그러나 올해 기온이 너무 높은 탓에 곶감 건조대에 걸린 감의 겉껍질이 제대로 마르지 않은 채 속이 너무 빨리 홍시화돼 문제가 되고 있다. 곶감걸이와 맞닿은 감꼭지가 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다. 곶감걸이에 매달린 감이 바닥에 떨어지면 대부분 못쓰게 된다. 떨어지면서 감이 터지거나, 모양을 유지한 채 떨어지더라도 정상적으로 건조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예년 이맘 때면 큰 일교차와 적당한 햇빛과 건조한 바람으로 인해 감 말리기가 수월했다. 곶감걸이에 매달린 감의 겉이 먼저 마르고, 속은 홍시가 됐다가 서서히 젤리처럼 부드러워지는 것이 상주 곶감의 특징이었다. 상주기상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평균기온은 14.5도로, 예년 9.7도보다 4.8도나 높았다. 박경화(55·상주시 서곡동)씨는 “올해로 12년째 곶감 농사를 짓지만, 올해 같은 이상기온 피해는 처음”이라며 “피해 정도가 심한 농가의 농민들이 자살했다는 소문이 떠도는 등 민심이 흉흉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곶감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피해 정도를 파악하는 한편, 산림청에 대책 마련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창희 상주시 산림공원과 곶감담당은 “현재 곶감 농가들의 피해액을 2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구체적인 보상이나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약효 절정’ 가을 더덕, 맛있게 먹는 비법은?

    ‘약효 절정’ 가을 더덕, 맛있게 먹는 비법은?

    더덕은 인삼, 단삼, 현삼, 고삼과 더불어 오삼 중 하나로 꼽힌다. 사포닌과 히눌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한약재로도 많이 쓰이며 자양강장, 해독, 가래, 기침에 효과를 보이며 기관지염, 해독작용, 항암작용에도 좋다. 특히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더덕 우린 물은 특효로 알려졌다. 강원도 횡성더덕은 자연 친화적인 노지 재배를 통해 자란다. 이 때문에 비옥한 토양의 영양분을 그대로 먹고 자라 맛과 향이 뛰어나다. 섬유질도 풍부해 변비에도 좋다. 그 중, 횡성군 더덕영농조합은 한경닷컴 주최의 ‘2011년 하반기 중소기업 브랜드대상’을 차지한 바 있는 영농업체다. 특히 더덕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까지 약효가 가장 풍부하다. 흙에서 난 만큼 그 향이 일품인 더덕은 각종 요리법으로 그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더덕은 요리하기 전 손질부터가 까다롭다. 도라지과에 속하는 더덕은 껍질을 벗기면 끈적이는 진이 묻어 손톱 밑에 끼기 때문이다. 더덕 껍질을 깨끗하게 벗기기 위해서는 물에 불리거나 불에 살짝 구워 과일칼로 옆으로 돌려 깎으면 된다. ▷ 더덕양념구이 향긋한 더덕의 향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는 더덕구이는 더덕을 얇게 저며 두들긴 뒤 양념장에 발라 석쇠에 구워먹는 보양식이다. 불 조절이 다소 어려울 수는 있으나 불맛과 함께 느껴지는 더덕의 풍미가 일품이다. ▷ 매콤달콤 더덕생채 껍질을 깐 더덕을 방망이로 밀어 납작하게 편 뒤, 길게 찢은 후 고춧가루, 고추장, 매실액 등 갖은 양념이 든 양념장에 버무리면 쉽게 완성된다.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더덕생채는 가을철 기관지 건강에 도움이 된다. ▷ 흙냄새 물씬 나는 더덕주 더덕주는 인삼주, 매실주 등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약주다. 더덕이 품은 향긋한 흙내음을 그대로 품은 더덕주는 오래 숙성될수록 그윽한 맛을 자랑한다. 인삼주와 더불어 최고의 약주로 꼽힌다. 횡성군 더덕영농조합 이상호 대표는 “조합원들이 힘을 모아 양질의 더덕을 재배하여 높은 인지도로 호평받고 있다”며 “최상의 기후조건과 적합한 토질, 농가의 열성을 담아 횡성더덕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횡성군 더덕영농조합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울산 대왕암 해송 수백 그루 고사위기

    울산 대왕암 해송 수백 그루 고사위기

    울산 해안가에 있는 동구 대왕암공원 내 해송들이 고사 직전에 놓였다. 10일 동구 주민들에 따르면 대왕암공원(20여㏊)에 있는 해송 1만 5000여 그루 가운데 수백 그루의 솔잎이 마르고 있다. 특히 해송 숲 가장자리 산책길 인근의 나뭇가지에서 솔잎이 마르는 현상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동구는 해송에서 발생한 솔잎 마름은 솔껍질깍지벌레의 2차 피해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대왕암공원 해송은 2004년부터 솔껍질깍지벌레 피해를 입어 왔다. 또 일부 해송은 가지가 부러진 뒤 나뭇가지 사이로 균이 침투해 엽고병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아름드리 해송의 잎이 마르면 주사를 놓거나 솎아내는 등 인위적으로 처방하기보다 자연적으로 치유되도록 놔둬야 오히려 내성이 강해진다.”고 조언했다. 동구 관계자는 “국립산림과학원의 권유에 따라 일단 자연적으로 치유되도록 관리하고 있다.”면서 “피해가 더 확산되면 인위적인 처방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남녀 구별없이 젊어지는 슈퍼푸드는 ‘이것’

    남녀 구별없이 젊어지는 슈퍼푸드는 ‘이것’

    노화를 늦추고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나 가진 욕망이다. 최근 해외의 한 연구팀이 이 같은 꿈을 실현시켜줄 최고의 식품의 정체를 밝혀냈다. 스페인의 한 연구팀이 60명의 피실험자에게 한 달 동안 매일 석류의 껍질과 알맹이, 씨 부분에서 추출한 액체를 마시게 한 결과 뇌와 근육 간,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세포의 노화가 눈에 띄게 낮아졌으며, 피부 안티 에이징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심장질환 및 스트레스 해소, 성기능 향상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류를 먹을 때 주로 뱉어내는 겉껍질이나 단단한 알맹이 껍질 등을 모두 함께 섭취 했을 때 효과가 증가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스페인의 세르지오 스트레이텐베르거 박사는 “실험에 참가한 피실험자들의 소변검사를 한 결과 DNA를 산화하는 ‘8-oxo-dG’라는 신체 화학물질 수치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석류가 DNA의 산화를 둔화시켜 젊음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최고의 안티에이징 식품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석류가 주재료인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200만 파운드(약 36억원)의 연구비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져, 판매 수익향상을 위한 고도의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함양 황석산을 오르다…꼿꼿한 고봉 따라 흐르는 만추의 파노라마

    함양 황석산을 오르다…꼿꼿한 고봉 따라 흐르는 만추의 파노라마

    선비 고을 경남 함양. 예사롭지 않은 풍경들을 숨겨 두고 있는 곳입니다. 함양의 외관을 결정짓는 건 산세입니다. 사방을 둘러친 30여개의 1000m급 고봉들이 어깨를 맞댄 채 파노라마를 펼칩니다. 그 가운데 함양 사람들의 굄을 듬뿍 받고 있는 게 황석산입니다. 정상부의 칼날 같은 암봉이 압권인 산이지요. 멀리 덕유산에서도 누런 바위가 또렷이 보일 정도랍니다. 여기에 절정의 빛깔을 뽐내는 상림과 운곡리 은행나무를 보탠다면 만추의 함양 여정으로 모자람이 없겠습니다. ●서수(瑞獸)의 뿔을 딛다 함양은 산청(동), 전북 장수(서), 하동(남), 거창(북)과 인접한 전형적인 산악 소도시다. 기특하게도 조그만 품에 지리산과 남덕유산을 모두 품었다. 명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들 또한 어느 산군(群)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함양의 뒷산 괘관산(1252m), 지리산 세석고원과 닮은 월봉산(1279m), 육십령 북쪽 할미봉(1013m) 등 여느 도시에선 한 개도 찾기 힘든 1000m급 고봉들이 ‘발에 차일’ 정도다. 함양 사람 특유의 꼿꼿한 선비 기질 또한 이같은 자연환경에서 잉태되지 않았을까. 그 가운데 독특한 산세를 뽐내는 곳이 용추계곡 일대다. 용추계곡을 가운데 두고 기백산(1331m)~금원산(1353m)~거망산(1184m)~황석산(1190m)이 말발굽 형태로 에워싸고 있다. 산악인들이 비박 산행 황금 코스로 꼽는 이른바 ‘기·금·거·황 코스’다. 호사가들은 1000m가 넘는 네 산을 ‘부부(夫婦)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암수와 음양이 조화를 이뤘다는 게 이유다. 황석과 기백이 바위를 앞세운 근육질의 남성적인 산세인 것에 견줘 거망과 금원은 여성적인 부드러운 육산이다. 이웃한 황석과 거망, 금원과 기백이 각각 한 쌍의 부부로 엮인다. 그래서 산행을 할 때도 ‘부부 일심동체’라며 두 개 산을 타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초보자가 두 산을 묶어 오를 경우 체력적인 부담은 각오해야 한다. 단독 산행 일순위를 꼽자면 단연 황석산이다. 오르는 길이 제법 험하지만, 등산로 주변의 인위적인 구조물이라고는 이정표 몇 개가 전부일 정도로 옛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정상의 암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거친 산세… 울퉁불퉁 근육질 자랑하다 황석산을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정상 부근 황석산성의 동서남북 네 문을 향해 각각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 그 가운데 경사도가 비교적 완만한 접근로가 우전마을 코스다. 마을에서 황석산 정상까지 약 6㎞. 바삐 걸어도 4시간은 족히 걸린다. 26번 국도 변의 거연정 휴게소 바로 왼쪽으로 난 도로가 우전마을 진입로다. 여기서 마을을 지나 3㎞ 정도 오르면 사방댐. 이곳부터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정표가 세워진 초입부터 너덜지대다. 완만하게 이어진 구간을 20여분 오르면 거대한 피바위와 만난다. 정유재란 당시 치열한 전투 끝에 성이 함락되자 성안의 부녀자들이 적들의 칼에 죽느니 차라리 깨끗한 죽음을 택하겠다며 몸을 던져 순절했다는 곳이다. 부녀자들의 피로 바위 벼랑 아래가 붉게 물들었다고 한다. 피바위 아래를 가로질러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붙으면 황석산성 남문이다. 안내판은 황석산성에 대해 ‘2750m에 달하는 포곡식 산성’이라 적고 있다. 포곡식이란 물 확보를 위해 성벽 축조 시 계곡을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안내판 끝자락엔 황석산성 전투 당시 500여명이 순국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정대훈 서하면장은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투 중 사망한 조선인 수는 7000여명에 달했고, 성을 포위하고 공격한 왜구의 수도 2만 7000명이 아닌 7만 5000여명이었다.”며 “이때 사망한 왜구만 2만 5000여명”이라고 지적했다. 정 면장은 또 “왜구들이 조선인을 죽인 근거로 코를 베어 오라는 명을 받았는데, 당시 왜구들이 베어 간 코가 3만개에 달했다. 그중 2만개 정도가 황석산에서 가져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죽은 조선인 숫자가 7000여명이었으니, 나머지는 아군의 코였다는 얘기다. 남문에서 황석산 정상을 바라보고 오른쪽 성벽을 따라 이어지던 등산로가 샘터 갈림길에서 성벽과 떨어져 황석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구간. 산세가 어찌나 가파른지 비명 같은 거친 숨소리가 연신 터져 나온다. 정상 바로 아래, 그러니까 안부 주변의 가파른 능선을 따라 산성이 복원돼 있다. 비록 작은 산성이지만, 서수의 뿔처럼 불쑥 솟은 산봉우리를 에두른 자태가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맨 투사를 닮았다. 조총을 앞세워 밀려드는 수만의 왜구들에게 지지 않고 창칼과 낫, 그리고 투석전으로 맞섰던 조선인들의 결기가 여태 남아 있는 듯하다. 안부에서 보면 양옆으로 칼날 같은 암봉 두 개가 서있다. 오른쪽은 북봉, 왼쪽은 남봉이다. 그저 향하고 있는 방위에 따라 이름을 정한 것인데, 멋들어진 자태에 견줘 초라하기 짝이 없는 이름이다. 황석산의 정상은 왼쪽 남봉이다. 정상을 밟기 위해선 로프가 설치된 암릉을 올라야 한다. 로프를 잡고 공룡의 등껍질 같은 암릉을 오를 땐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정상은 두세 사람이 서 있기도 어려울 만큼 비좁다. 하지만 굽어보는 풍경만큼은 더없이 넓다. 가까이로는 깎아지른 북봉과 만추에 잠긴 함양 일대, 그리고 남덕유산에서 발원해 줄달음치는 거망산과 기백산, 금원산 등이 한눈에 들어찬다. 멀리 덕유산 자락과 지리산도 아련하다. ●노란 눈폭탄 날리는 운곡리 은행나무 안의면 화림동 계곡은 흔히 ‘8담(潭) 8정(亭)’으로 표현된다. 여덟 개 연못에 여덟 개 정자가 있다는 곳. 깊은 녹음과 한가로운 쉼이 한여름의 매력이었다면 가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화려함이다. 수수한 모시 적삼에서 만추의 비단 옷으로 갈아입은 계곡의 정자들이 화려하고 요염하다. 안의면에서 화림동 계곡을 되짚어 올라가면 운곡리 은행마을에 닿는다. 마을에 들면 정말 깜짝 놀랄 풍경과 맞닥뜨린다. ‘살아 있는 화석’ 은행나무다. 돌담으로 멋을 낸 마을 고샅길 끝자락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는데, 작은 시골 마을의 품에서 자란 나무치고는 헤아릴 수 없이 크다. 천연기념물 제406호. 이 계절에 운곡리 은행나무는 딱 ‘크레이지 모드’다. 가을이 깊어 가면서 잎을 떨구는데, 노란 잎들이 꼭 폭설처럼 흩날린다. 어디서고 쉽게 만날 수 없는 장관이다. 그 많은 잎을 떨궜는데도 여전히 가지마다 나뭇잎들이 치열하게 매달려 있다. 300여년 전에 생식 능력을 상실한 고목이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어느 모로 봐도 융융한 젊은이의 기상 그대로다. 높이는 38m.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39m)에 이어 국내 두 번째다. 나이는 800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안내판에 따르면 운곡리는 돛배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은행나무가 돛의 역할을 하고 있단다. 마을 이름을 ‘은행정’(銀杏亭)으로 바꿀 만큼 주민들의 각별한 굄을 받고 있다. 함양 여행길에 잊지 말고 찾아야 할 곳이 상림이다. 신라시대 최치원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비밀의 정원이다. 2만여 그루의 수목 사이로 낙엽과 단풍이 어우러지며 절정을 이루고 있다. 글 사진 함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서상나들목으로 나와 함양·안의 방면으로 우회전, 7㎞쯤 직진한 뒤 거연정휴게소 직전에서 좌회전해 1㎞쯤 올라가면 우전마을이다. 마을 끝자락 사방댐 뒤편에 승용차 3~4대 주차할 공간이 있다. 용추계곡을 들머리 삼을 경우 지곡나들목으로 빠지는 게 낫다. 장갑과 등산 스틱은 필수다. →맛집 한징기(963-9986)는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어탕국수집이다. 6000원. 민물매운탕 2만 5000원부터. →잘 곳 함양군에서 용추자연휴양림을 운영한다. 숲속의 집 4인용(5평)이 3만 5000원. 963-8702. 읍내에선 엘도라도 모텔(963-9889, 9449)이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 3만 5000원.
  • “닭고기 덜 익었다” 손님 항의에 총질한 웨이터

    “닭고기 덜 익었다” 손님 항의에 총질한 웨이터

    음식에 대해 항의를 하던 손님이 웨이터가 쏜 총에 맞고 사망한 황당한 사건이 최근 남미 콜롬비아의 한 식당에서 벌어졌다. 손님을 살해한 웨이터는 사건 직후 도주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볼리바르라는 도시의 숯불구이 전문점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엘비스라는 이름의 40세 남자가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남자가 시킨 음식은 숯불구이 닭고기 반마리. 잠시 후 웨이터가 닭고기를 들고 와 테이블에 내려놨다. 엘비스는 지글지글 기름이 흐르는 닭고기를 칼로 썰어 접시에 덜었다. 그러나 먹음직스러운 보인 건 껍질뿐(?), 속은 덜 익은 상태였다. 남자는 웨이터를 불러 “이런 걸 어떻게 먹냐! 어떻게 이런 고기를 먹으라고 내오냐!”며 언성을 높이며 손님이 항의를 계속하자 웨이터는 주머니에서 불쑥 총을 꺼내 가슴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버렸다. 3발의 총을 맞은 손님은 그 자리에서 고꾸러졌다. 쓰러진 손님을 본 웨이터는 그길로 도망갔다. 병원으로 옮겨진 남자는 응급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경찰은 도망간 웨이터를 추적하고 있다. 사진=크로니카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6)유해조류의 놀라운 지능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6)유해조류의 놀라운 지능

    수확철이 되면 농가는 유해(有害) 조류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애지중지 키운 1년 농작물을 헤집어 놓는 통에 군이나 면 단위로 전문 엽사까지 고용할 정도다. 독수리 모양의 연, 허수아비 로봇, 전기철책, 매 소리를 내는 스피커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인간들은 아직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찾아내지는 못한 상태다. 온갖 신무기를 갖고도 새들을 쫓아내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놀라운 학습능력 때문이다. 유해 조류 중 가장 머리가 좋은 녀석은 단연 까마귀다. 머리만큼 먹성도 좋아 농부들 사이에선 “까마귀 떼가 헥타르(가로·세로 각 100m인 정사각형 면적)당 1000만원어치를 쪼아 먹는다.”는 탄식이 나온다. 녀석들의 경탄할 만한 두뇌는 훔친 물건을 먹는 방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호두 같은 견과류를 훔쳤을 때는 아스팔트 도로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높은 곳에서는 떨어뜨려 껍질이 깨지면 속을 파먹는다. 경험 많은 놈들은 견과류를 자동차에 깔리게 한 뒤 알맹이를 빼먹기도 한다. 학자들은 이런 까마귀의 행위를 일종의 ‘유희’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 스위스에서는 까마귀가 눈밭에서 미끄럼을 즐기는 모습이 목격됐다. 까마귀들은 먹이를 위해서라면 인간 뺨치는 계략을 선보인다. 독일의 동물학자 하인리히에 따르면 까마귀는 먹이 다툼이 벌어졌을 때 동료에게 속임수를 쓴다. 까마귀는 먹이를 혼자 먹기 위해 땅에 묻었다가 며칠 후 꺼내 먹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약삭 빠른 놈들은 멀찌감치서 동료가 먹이를 숨기는 모습을 봐 두었다가 훔쳐 먹기도 한다. 놀라운 능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절도를 경험한 까마귀는 더 이상 순진하게 먹이를 숨기지 않는다. 먹이를 숨기는 걸 다른 까마귀에게 들켰다고 판단하면 다시 먹이 근처로 가서 딴 곳을 파는 시늉을 한다. 상대를 헷갈리게 하는 속임수다. 은닉과 약탈, 약자와 강자의 사슬 속에 그들이 터득한 생존 전략이다. 까치는 기억력이 비상하다. 최근 서울대 연구팀은 까치가 자기를 위협하는 사람 얼굴을 정확히 구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까치의 인지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한 학생에게 매번 새끼 까치를 꺼내 가는 악역을 맡겼다. 그러자 까치들은 해당 학생이 둥지 근처에 나타날 때마다 경계하는 소리를 내며 따라왔다. 옷을 바꿔 입어도 결과는 같았다. 학계에서는 인간과 삶의 공간을 공유하는 까치가 사람 얼굴의 차이점을 구별하는 방법을 배운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허수아비 등을 내세워 새들을 쫓으려 했던 인간의 계략이 얼마나 얕은 수였는지 확인하게 하는 대목이다. 흔히 ‘새대가리’라며 머리 나쁜 사람을 새에 비유한다. 건망증 있는 사람에겐 “까마귀 고기를 먹었냐.”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그런 관용어가 적절한 비유인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새대가리’라 욕하지마라…놀라운 유해조류의 지능

    ‘새대가리’라 욕하지마라…놀라운 유해조류의 지능

    수확철이 되면 농가는 유해(有害) 조류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애지중지 키운 1년 농작물을 온통 헤집어 놓는 통에 군이나 면 단위로 전문 엽사까지 고용할 정도다. 독수리 모양의 연, 허수아비 로봇, 전기철책, 매 소리를 내는 스피커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인간들은 아직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찾아내지는 못한 상태다. 온갖 신무기를 갖고도 새들을 쫓아내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놀라운 학습능력 때문이다. 유해 조류 중 가장 머리가 좋은 녀석은 단연 까마귀다. 머리 만큼 먹성도 좋아 농부들 사이에선 “까마귀 떼가 1㏊(가로·세로 각 100m인 정사각형 면적)당 1000만원어치를 쪼아먹는다.”라는 탄식이 나온다. 녀석들의 경탄할만한 두뇌는 훔친 물건을 먹는 방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호두 같은 견과류를 훔쳤을 때는 아스팔트 도로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높은 곳에서는 떨어뜨려 껍질이 깨지면 속을 파먹는다. 경험 많은 놈들은 견과류를 자동차에 깔리게 한뒤 알맹이를 빼먹기도 한다. 학자들은 이런 까마귀의 행위를 일종의 ‘유희’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 스위스에서는 까마귀가 눈밭에서 미끄럼을 즐기는 모습이 목격됐다. 까마귀들은 먹이를 위해서라면 인간 뺨치는 계략을 선보인다. 독일의 동물학자 하인리히에 따르면 까마귀는 먹이 다툼이 벌어졌을 때 동료에게 속임수를 쓴다. 훔친 먹이를 저 혼자 먹기 위해 땅에 묻었다가 며칠 후 꺼내먹는 습성이 있다. 약삭빠른 놈들은 멀찌감치서 동료가 먹이를 숨기는 모습을 봐 두었다가 훔쳐먹기도 한다. 그만큼 눈썰미도, 기억력도 좋다는 얘기다. 놀라운 능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절도를 경험한 까마귀는 더 이상 순진하게 먹이를 숨기지 않는다. 먹이를 숨기는 걸 다른 까마귀에게 들켰다고 판단하면 다시 먹이 근처로 가서 딴 곳을 파는 시늉을 한다. 상대를 헷갈리게 하는 속임수다. 은닉과 약탈, 약자와 강자의 사슬 속에 그들이 터득한 생존 전략이다. 까치는 기억력이 비상하다. 최근 서울대 연구팀은 까치가 자기를 위협하는 사람 얼굴을 정확히 구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까치의 인지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한 학생에게 매번 새끼 까치를 꺼내가는 악역을 맡겼다. 그러자 까치들은 해당 학생이 둥지 근처에 나타날 때마다 경계하는 소리를 내며 따라왔다. 옷을 바꿔 입어도 결과는 같았다. 학계에서는 인간과 삶의 공간을 공유하는 까치가 사람 얼굴의 차이점을 구별하는 방법을 배운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독수리 연이나 허수아비 등을 내세워 새들을 내쫓으려 했던 인간의 계략이 얼마나 얕은 수 였는지 확인하게 하는 대목이다. 흔히 ‘새대가리’라며 머리 나쁜 사람을 새에 비유한다. 건망증 있는 사람에겐 “까마귀 고기를 먹었냐.”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그런 관용어구가 적절한 비유인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조선시대 성냥 독일서 첫 발견

    조선시대 성냥 독일서 첫 발견

    기록에만 남아 있던 조선시대 성냥 인광노(引光奴)가 독일에서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2년부터 시행한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조사 연구사업의 하나로 지난 8월 독일 라이프치히 소재 그라시 민속박물관에서 인광노를 비롯해 조선시대 생활유물 1000여점을 찾았다고 19일 밝혔다. 인광노에 대한 기록은 조선 후기 성호 이익이 쓴 박물학서 성호사설(星湖僿說) 중 제4권 만물문(萬物門)에 나온다. “화(樺)나무 껍질로 많이 만드는데 처음에는 새벽에 일어나 글 읽는 자가 만들었다. 부싯돌에 인화(引火) 물질을 대고서 부쇠로 친 다음 유황에다가 불꽃을 일으키면 등불 켜기가 쉽다고 한다.” 화나무는 벚나무, 왕벚나무, 자작나무 등을 가리킨다. 북쪽 지방에서 난다는 이익의 언급으로 볼 때 자작나무일 가능성이 높다. 연구소 측은 “인광노는 성호사설 등의 문헌에는 보이지만 실물이 남아 있지 않아 확인할 길이 없었는데 이번에 그 실체를 확인함으로써 조선시대 생활사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7~18세기 상류층이 사용한 은입사 자물쇠와 18세기 흑칠함, 대(竹)못으로 수리한 나막신 등도 발견됐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조선시대 성냥 ‘인광노’ 독일서 찾았다

     기록에만 남아 있던 조선시대 성냥 인광노(引光奴·?사진?)가 독일에서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2년부터 시행한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조사 연구사업의 하나로 지난 8월 독일 라이프치히 소재 그라시 민속박물관에서 인광노를 비롯해 조선시대 생활유물 1000여점을 찾았다고 19일 밝혔다.  인광노에 대한 기록은 조선 후기 성호 이익이 쓴 박물학서 성호사설(星湖僿說) 중 제4권 만물문(萬物門)에 나온다. “화(樺)나무 껍질로 많이 만드는데 처음에는 새벽에 일어나 글 읽는 자가 만들었다. 부싯돌에 인화(引火) 물질을 대고서 부쇠로 친 다음 유황에다가 불꽃을 일으키면 등불 켜기가 쉽다고 한다.”  화나무는 벚나무, 왕벚나무, 자작나무 등을 가리킨다. 북쪽 지방에서 난다는 이익의 언급으로 볼 때 자작나무일 가능성이 높다.  연구소 측은 “인광노는 성호사설 등의 문헌에는 보이지만 실물이 남아 있지 않아 확인할 길이 없었는데 이번에 그 실체를 확인함으로써 조선시대 생활사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7~18세기 상류층이 사용한 은입사 자물쇠와 18세기 흑칠함, 대(竹)못으로 수리한 나막신 등도 발견됐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람과 뒹굴던 악어 ‘포초’ 50살로 숨져

    앞으로 30년은 건강하게 너끈히 살 수 있다던 포초. 악어보다 사람을 더 좋아한 자이언트악어 포초가 갑자기 숨졌다. 현지 언론은 12일(현지시간) “악어로는 지구에서 유일하게 사람의 친구였던 포초가 죽은 채 발견돼 주민들이 묻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초의 장례식은 16일 거행될 예정이다. 포초가 숨진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죽은 포초를 찾아낸 건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주인 격인 치토(54·본명 길베르토 쉐덴)였다. 몇 시간 동안 친구악어가 모습을 보이지 않자 문득 불길한 생각이 든 치토는 호수에 뛰어들어 정신없이 포초를 찾았다. 치토가 호수 안을 샅샅이 뒤져 악어를 발견했을 때 포초는 이미 숨진 뒤였다. 치토는 “20년 지기 친구인 포초의 죽음이 너무 슬프다. 포초는 최고의 친구였다.”며 울먹였다. 50살로 사망한 포초는 중미 코스타리카에 살던 길이 약 5m, 몸무게 445kg의 자이언트 악어다. 사람과 친한 악어로 세계 언론에 소개되면서 일약 화제가 됐다. 주인 겸 친구 치토와 자이언트악어 포초가 인연을 맺은 건 20년 전이다. 코스타리카 시키레스라는 시골에 살던 34세 청년 치토가 배를 타고 가다 총상을 입은 포초를 발견하면서 운명적인 만남 시작됐다. 치토는 악어껍질이 탐나 포초를 집으로 옮겼지만 악어는 쉽게 숨을 놓지 않았다. 애처러운 생각이 든 치토는 포초를 정성껏 치료해주고 자신의 땅에 있는 호수에 풀어놨다. 이후 20년간 줄곧 이 호수에서 살면서 포초는 치토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치토와 사귀면서 포초는 꼬리와 머리 쳐들기, 포초의 등에서 뒹굴기, 손(발) 내밀어 악수하기 등 재롱까지 익혔다. 나중엔 신호를 보내면 윙크까지 하는 명물 악어가 됐다. 소문이 퍼지면서 치토가 살고 있는 곳엔 포초를 구경하러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치토와 포초는 매주 1회 함께 뒹굴며 쇼를 보여주는 동업자가 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데스크 시각] ‘측근비리’ 서둘러 뿌리뽑아라/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측근비리’ 서둘러 뿌리뽑아라/김성수 정치부 차장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몰아친 ‘안철수 바람’에 대해 한마디로 이렇게 평가했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밤 가진 TV 간담회에서다. “스마트시대가 왔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지 않으냐.”고도 했다. 평소 지녔던 ‘여의도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즉각 정치권의 반발을 불러왔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직설적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들이 정치를 극도로 불신하게 된 원인은 주로 대통령 자신에게 있는데, 한가하게 “네 탓이오”만 외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의 이런 비난과는 무관하게 이 대통령은 평소에도 정치보다는 국정운영에만 매진하겠다는 뜻을 자주 밝히고 있다. ‘일하는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임기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국민들을 위해 일을 하다가 떠나겠다는 것이다.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은 없다.”, “친인척 비리, 권력비리는 없다.”는 발언에서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인 신념과 함께 자신감도 묻어난다. 하지만 올 초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권력 주변 인사들의 비리가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둘씩 불거지면서 이미 적잖은 내상(內傷)을 입었다. 지난 1월엔 함바비리 연루 의혹으로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이 물러났다. 2월에는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이 줄줄이 구속됐다. 5월에는 2007년 대선 때 ‘BBK대책반장’을 맡았던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급기야 지난 21일엔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검찰에 불려갔다. 이런 와중에 현 정권의 또다른 실세인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차관으로 일하던 시절을 포함해 지난 9년여 동안 한 기업인으로부터 10억원이 넘는 금품을 지속적으로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신 전 차관은 지난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됐지만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사실이 인사청문회에서 밝혀져 낙마했다. 입각에 실패한 이후에도 인사철마다 청와대 정무수석, 민정수석 후보에 꾸준히 거론됐을 만큼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결국 검찰수사로 밝혀지겠지만, 이런 비리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집권 4년차이지만 우리는 다른 정권처럼 무슨무슨 게이트는 없지 않으냐.”는 청와대의 자신감도 급속히 무너지면서 빠르게 레임덕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청와대 내부에서는 ‘레임 덕’(절름발이오리)이 아니라 ‘다리가 없는’(legless) 오리가 된 지 오래됐다는 자조 섞인 한탄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주변의 측근 인사들이 연루된 비리가 속속 드러난다면 현 정권의 국정운영 기조인 ‘공정사회’, ‘공생발전’을 아무리 외쳐봐야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썼던 사람만 다시 돌려쓰고, 자기사람만 챙기는 인사를 반복하다 보니 몇몇 사람에게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됐고, 이런 인물들을 청와대가 사전에 인사검증 시스템 등을 통해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15개월여가 남아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비롯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측근 비리를 이참에 서둘러 뿌리 뽑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했고,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유치하면서 국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공적들도 측근 비리에 묻힐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서 흐트러진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기왕에 드러난 비리는 명명백백하게 진위를 밝혀서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불식시켜야 한다. 그것이 사태의 재발을 막는 지름길이면서 동시에 정권의 부담도 더는 일이다. 책임을 진 정권이 잘못한 일에 대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좌고우면만 한다면 결국엔 올 것이 올 수밖에 없다. sskim@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6)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6)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

    추적거리는 빗속에 추석 명절이 지났다. 나무가 자라고 열매 맺는 데에 햇살이나 바람만큼 비도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지나쳐서 좋을 리 없다. 여름 내내 그리고 추석에 이르러서까지 내리는 비가 야속하기로는 나무도 마찬가지다. 하염없는 비는 이즈음에 열매를 맺어야 할 나무들에게도 적잖은 아픔을 가져왔다. 빗물을 한껏 머금은 나무에게는 잎과 가지를 말릴 충분한 햇살이 꼭 필요하다. 모든 나무는 젖었다 말랐다를 되풀이하며 자란다. 특히 여름이 지난 뒤에는 햇살을 한참 품어야 나무들은 좋은 열매를 맺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비는 예상치 못한 병을 불러왔다. 나무들이 열매는 한 톨도 맺지 않고 시름 속에 가을을 불러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 가마 넘게 호두를 거뒀어요. 그런데 올해는 여름에 하도 비가 많이 내려서 나무에 병이 들었어요. 보시다시피 성한 이파리가 몇 장 없어요. 700년을 꿋꿋이 버텨 왔지만, 지난여름의 비는 견디기 어려웠나 봅니다.” 충남 천안 태화산 광덕사의 호두나무를 놓고 문화재해설사 황서규씨가 먼저 꺼낸 이야기다. 최상의 건강 상태는 아니었지만 광덕사 호두나무는 그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매를 맺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단 한 알의 호두가 눈에 띄지 않는 건 700년 만에 처음이다. “실하진 않아도 몇 알 맺힌 게 있긴 했는데 그나마 청설모가 죄다 따 갔어요. 그 녀석들도 그걸로 겨울을 나기엔 턱도 없이 적어 걱정이에요.” 황씨의 걱정은 나무에 기대어 사는 뭇 생명들의 겨울나기로 이어진다. 호두는 청설모와 다람쥐가 좋아하는 먹거리이지만, 사람에게도 매우 요긴한 먹거리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오래전부터 무척 아껴 온 열매이기도 하다. 심지어 고대 로마에서는 주피터에게 제사를 올릴 때 바쳤다고 해서 호두를 ‘주피터의 열매’라고 부른다. ●오랑캐國서 온 복숭아 호도(胡桃) 유래 호두나무는 2000년 전 중국의 한무제가 중앙아시아의 페르시아 지역에 파견한 장건(張騫)이라는 사람의 손을 거쳐 중국에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때 몽골 지역에 세워진 원나라를 통해 처음 들어왔다. 그래서 처음에는 ‘오랑캐의 나라에서 들어온 복숭아’라는 뜻에서 호도(胡桃)라고 부르다가 나중에 호두나무로 바뀌었다. 흔히 먹거리로 나오는 딱딱한 껍질의 호두는 열매의 씨앗 부분이고, 과육을 벗겨 내기 전의 호두는 작은 복숭아를 닮았다. 호두나무를 우리나라에 들여온 사람은 류청신이라는 관리였다. 원나라 말에 능통했던 그는 고려 충렬왕의 사신으로 원나라를 자주 찾았다고 한다. 그때 원나라에서 호두 맛을 알게 된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이 나무를 키우려고 묘목 한 그루와 씨앗을 가져왔다. 그는 자신이 살던 집 앞에 씨앗을 심고, 묘목은 집 근처의 절집에 심었다. 지금의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가 바로 그 나무다. 호두나무를 말하자면 고마운 인물이지만, 류청신은 ‘고려사’ 간신전에 나오는 대표적인 간신이자 매국노다. 원나라 사신으로서 중책을 맡은 그는 특히 충렬왕의 총애를 받았다. 원나라를 세운 세조의 딸인 홀도로게리미실 공주와 혼인까지 하며 두 나라의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려 했던, 충렬왕에게는 꼭 필요한 인물이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그의 욕심이 도를 넘었다. 그는 자신의 권세를 키우기 위해 원나라의 힘을 빌리려 했다. 원나라에 고려를 팔아넘기면서 왕실의 신임을 얻으려 한 것이다. 고려를 원나라의 일개 성(省)으로 편입시키고자 한 ‘입성책동’(立省策動)이 그 사건이다. 그는 원나라 왕실에 이 같은 청을 올렸고, 이에 감복한 원나라 임금은 그에게 ‘훌륭한 신하’라는 뜻으로 ‘청신’(淸臣)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본래 이름인 ‘비’(庇)를 버리고 ‘청신’이라는 이름으로 원나라에 충성을 바친 그의 계략은 그러나 성공하지 못했다. 간신이 있으면 충신이 나오게 마련이다. 당시 이제현(李濟賢)을 비롯한 여러 충신들이 조국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나섰고, 류청신의 음모는 비틀린 야심가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반역의 계략이 들통 난 류청신은 결국 생전에 고국 땅을 다시 밟을 수 없었다. 타향에서 치욕스러운 삶을 마친 그는 자신이 조국에 가져다 심은 나무에서 맺힌 호두를 끝내 맛보지 못했다. ● 다람쥐·청솔모 등 겨울나기 먹이도 그러나 나무는 도담도담 자랐다. 700년을 살면서 광덕사 호두나무는 키가 18m까지 컸고, 둘로 나뉜 줄기는 제가끔 둘레가 2.5m를 넘게 자랐다. 노쇠 현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열매를 맺으며 잘 버텨 왔다. 아울러 천안 지역민들은 기묘한 맛과 풍부한 영양을 갖춘 호두의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보았다. 나무를 가져온 사람의 치욕스러운 삶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천안의 농부들은 한 그루의 나무를 애지중지 키워 씨앗을 내고, 묘목을 내며 한 그루 두 그루 늘려 갔다. 마침내 천안은 호두의 명산지가 됐고, 호두과자는 전국민의 먹거리로 이름을 떨쳤다. 역사의 도도한 물결 속에서 변화와 발전은 어느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되는 건 다반사다. 분명 ‘단 한 사람의 힘’은 중요하다. 그러나 정작 역사의 큰 흐름은 이름 없는 민초들의 수굿한 노력과 지극한 정성으로 이루어진다. 간신 류청신이 아니라 천안의 이름 없는 민초들이 훌륭하게 지켜 온 광덕사 호두나무가 보여 주는 역사의 가르침이다. 글 사진 천안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길 충남 천안시 광덕면 광덕리 641-6. 경부고속국도의 천안나들목으로 나가서 남천안 방면으로 4㎞ 남짓 남하하면 청삼교차로가 나온다. 우회전해 1.3㎞쯤 지나면 고가도로가 나오는데, 그 옆길로 나가 곧바로 좌회전한다. 아늑한 풍경의 풍세면을 거치며 약 16㎞ 가면 왼쪽으로 광덕산 휴게소 앞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의 좁은 도로를 이용해 300m쯤 가면 광덕사 입구의 주차장이다. 호두나무가 있는 광덕사 보화루는 주차장에서 약 200m 걸어가면 닿을 수 있다.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0)전래동화로 본 동물들의 잘못된 상식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0)전래동화로 본 동물들의 잘못된 상식

    추석 연휴에 보름달을 보고 있노라면 달의 표면에 토끼 귀 한쌍 같은 무늬가 보인다. 저걸 갖고 옛날 사람들이 달에 토끼가 산다고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상한 점은 나는 아무리 봐도 분명히 한 마리뿐인데, 전래 동화에서는 두 마리가 마주 보고 떡방아를 찧는 걸로 나온다는 점이다. 한 마리만 있으면 외로울 거라고 생각한 조상들의 배려일까.(참고로 야생 산토끼는 실제로 혼자 산다.) 동화책 속의 동물 이야기에는 작가의 개인적 생각이 많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생물을 다루다 보니 이야기가 입에서 입을 거치면서 사실에 기반한 것처럼 둔갑되기도 한다. 이것은 종종 동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편견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손해를 보는 동물이 이솝우화 속의 베짱이다. 곤충학자의 관점에서 베짱이의 음악은 겨울이 되기 전에 자손을 남기기 위한 처절한 노동의 산물이다. 하지만 이솝우화 속에서는 게으름과 나태함의 극치로 묘사된다. 베짱이의 수명은 6개월 정도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평균 수명이 짧아서 겨울을 못 넘긴다. 당연히 죽기 전에 짝 찾을 마음이 다급하다. 높은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인하는 수컷의 목소리는 종족 번식을 위한 절박한 세레나데다.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미운 오리새끼의 사례도 과학과 동떨어져 있다. 오리과에 속하는 어미새들은 둥지 주변에서 알과 비슷하게 생긴 것을 모두 끌어오는 습성이 있다. 심지어 공이나 백열전구를 자기 알로 착각하기도 한다. 오리나 고니 등은 한번 동거가 이루어지면 평생 자기 부모, 자식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뻐꾸기의 탁란(托卵)이 가능하고 개가 고양이를 키우는 것 또한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운 오리새끼가 동화의 스토리처럼 가족들로부터 구박을 받았을 리는 없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자기 정체성을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전래 동화가 다들 비과학적인 건 아니다. 흥부전 원본을 읽다 보면 조상의 지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중에서 흥부가 다친 새끼 제비의 다리를 고쳐주는 장면을 살펴보자. “…칠산 조기 껍질 벗겨 두 다리를 돌돌 말고 오색 당사로 찬찬 감아 제 집에 넣었더니 십여일 지난 후에 양각이 완고하여 비거비래(飛去飛來) 노는 거동 보기가 장히 좋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수의사인 내 눈에는 우리나라 전래 의학의 응급처치법과 골절 치료법이 상세히 보인다. 잘 마른 조기 껍질이나 명주실은 탄력성이 있으면서 상처와 친화되는 좋은 재료다. 특히 제비 다리 정도의 가는 다리에는 부목으로 아주 제격이다. 서민들의 상식이 이 정도라면 당시 우리 의학이 상당한 수준에 있었던 게 아닌가 여겨지는 대목이다. 최종욱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enat@hanmail.net
  • 뿔 달린 희귀 암모나이트 화석 발굴한 5세 英소녀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5살 밖에 안된 꼬마 소녀가 날카로운 뿔이 달린 희귀 암모나이트 화석을 발굴해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에밀리 볼드리(6)는 지난해 3월 잉글랜드 글로우스터셔 사이렌체스터 근처의 코츠월드 워터파크에서 첫 고고학 발굴 작업에 참여해 약 1억 6000만년 전 이 지역에 서식한 희귀 화석을 발굴해냈다. 에밀리가 발굴한 화석은 암모나이트류인 리에넥키아 오디세우스(Rieneckia odysseus)로, 이 화석화된 생명체는 쥐라기 시대 바닷속에 살던 지름 약 40cm짜리 연체동물의 나선형 모양의 껍질이다. 특히 이 바다 생명체는 다른 포식자들의 공격을 피하고자 가시처럼 날카로운 많은 뿔을 지니고 있다. 이에 에밀리는 이 화석에 ‘스파이크’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고. 당시 에밀리는 진흙 성분의 암석인 이암 덩어리 속에서 이 화석을 발견하고 부친 존(40)의 도움으로 발굴까지 해냈다. 하지만 그녀는 좀더 완벽한 복원 작업을 위해 지질학자 네빌 홀링워쓰에게 이 화석을 양도했고, 지난 11일 사이렌세스터 인근 게이트웨이 정보 센터에서 스파이크와 다시 만나게 됐다. 에밀리는 “화석을 다시 보니 너무 흥분된다.”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화석을 보게 돼 아주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복원된 화석은 영국에서 발굴된 암모나이트류 화석 중 가장 완벽한 것이라고 복원에 참여한 홀링워쓰가 주장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20]달토끼에 대한 명상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20]달토끼에 대한 명상

     추석 연휴에 보름달을 보고 있노라면 달의 표면에 토끼 귀 한쌍 같은 무늬가 보인다. 저걸 갖고 옛날 사람들이 달에 토끼가 산다고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상한 점은 나는 아무리 봐도 분명히 한 마리뿐인데, 전래 동화에서는 두 마리가 마주 보고 떡방아를 찧는 걸로 나온다는 점이다. 한 마리만 있으면 외로울 거라고 생각한 조상들의 배려일까.(참고로 야생 산토끼는 실제로 혼자 산다.)  동화책 속의 동물 이야기에는 작가의 개인적 생각이 많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생물을 다루다 보니 이야기가 입에서 입을 거치면서 사실에 기반한 것처럼 둔갑되기도 한다. 이것은 종종 동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편견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손해를 보는 동물이 이솝우화 속의 베짱이다. 곤충학자의 관점에서 베짱이의 음악은 겨울이 되기 전에 자손을 남기기 위한 처절한 노동의 산물이다. 하지만 이솝우화 속에서는 게으름과 나태함의 극치로 묘사된다. 베짱이의 수명은 6개월 정도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평균 수명이 짧아서 겨울을 못 넘긴다. 당연히 죽기 전에 짝 찾을 마음이 다급하다. 높은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인하는 수컷의 목소리는 종족 번식을 위한 절박한 세레나데다.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미운 오리새끼의 사례도 과학과 동떨어져 있다. 오리과에 속하는 어미새들은 둥지 주변에서 알과 비슷하게 생긴 것을 모두 끌어오는 습성이 있다. 심지어 공이나 백열전구를 자기 알로 착각하기도 한다. 오리나 고니 등은 한번 동거가 이루어지면 평생 자기 부모, 자식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뻐꾸기의 탁란(托卵)이 가능하고 개가 고양이를 키우는 것 또한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운 오리새끼가 동화의 스토리처럼 가족들로부터 구박을 받았을 리는 없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자기 정체성을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전래 동화가 다들 비과학적인 건 아니다. 흥부전 원본을 읽다 보면 조상의 지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중에서 흥부가 다친 새끼 제비의 다리를 고쳐주는 장면을 살펴보자.  “?칠산 조기 껍질 벗겨 두 다리를 돌돌 말고 오색 당사로 찬찬 감아 제 집에 넣었더니 십여일 지난 후에 양각이 완고하여 비거비래(飛去飛來) 노는 거동 보기가 장히 좋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수의사인 내 눈에는 우리나라 전래 의학의 응급처치법과 골절 치료법이 상세히 보인다. 잘 마른 조기 껍질이나 명주실은 탄력성이 있으면서 상처와 친화되는 좋은 재료다. 특히 제비 다리 정도의 가는 다리에는 부목으로 아주 제격이다. 서민들의 상식이 이 정도라면 당시 우리 의학이 상당한 수준에 있었던 게 아닌가 여겨지는 대목이다. 최종욱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enat@hanmail.net
  • 추석 앞두고… 과일값 떨어졌네

    추석 앞두고… 과일값 떨어졌네

    최근 사과·배 등 과일값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주부들이 추석 제수용 장보기를 앞두고 한결 부담이 줄어들 듯하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공급 물량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8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서울 가락시장에서 사과 홍로(10㎏ 상자)의 경매 평균 가격이 지난 7일 2만 985원으로 2일 2만 8671원에 비해 26.8%나 하락했다. 사과 후지(5㎏ 상자) 경매 평균 가격도 같은 기간 1만 8834원에서 4500원으로 무려 76.1%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햇배(신고·7.5㎏ 상자)의 경매 평균 가격은 2만 9118원에서 2만 6134원으로 10.2% 낮아졌다. 사과·배 가격이 이처럼 하락한 이유는 최근 일조량 증가로 작황이 호전돼 과일 크기가 커지고 착색 상태가 좋아져 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과연합회 서병진 회장은 “가락시장에 산지에서 출하된 햇과일들을 지난해보다도 싼 가격에 내놓고 있지만 경매 트럭이 경매장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밀려 있다.”면서 “올해 작황 부진으로 사과와 배 가격이 높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어 출하마저 못 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공급이 이처럼 밀려드니 가격은 자연스레 낮아질 수밖에 없다. 사과와 배 가격이 하락한 데는 수요 측면에서도 한몫했다. 과일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추석용 과일선물세트 대신 다른 선물세트로 대체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주로 대기업에서 대량 소비됐던 추석 선물세트 수요가 값이 내려간 한우선물세트 등 다른 상품들로 대체되고 경기 침체로 소비가 부진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격 하락에도 수요가 늘어나지 않자 농민들은 울상이다. 천안배원예농업협동조합 박성규 조합장은 “가격이 낮아졌는데도 추석이 이르다 보니 물량이 빨리 안 나가서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제수용으로 소비되는 사과 홍로는 껍질이 얇고, 신고 배는 햇배라서 상대적으로 덜 여물어 저장성이 떨어진다.”면서 “추석 전에 사과·배 물량이 소진되지 않으면 상품 가치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감동·메시지·여운 기대 마세요… 보고 즐기면 그뿐”

    “감동·메시지·여운 기대 마세요… 보고 즐기면 그뿐”

    1990년대 중반 ‘덤 앤드 더머’, ‘마스크’(1994) 등 흥행영화를 들여온 선구안 좋은 수입업자였다. 팝 가수 마이클 잭슨 첫 내한(1996) 등 굵직한 공연을 성사시킨 솜씨 좋은 기획자이기도 했다. 그런데 영화에 대한 갈증이 풀리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차린 뒤 1997년 ‘할렐루야’를 시작으로 24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드라마 ‘아이리스’와 ‘아테나’도 제작했다. 정태원(47) 전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얘기다. 지난봄 그가 ‘가문의 영광 4-가문의 수난’ 감독을 맡겠다고 나섰을 때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제작자가 직접 메가폰까지 잡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 게다가 시리즈 3편인 ‘가문의 부활’ 흥행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기에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영화가 개봉한 7일, 서울 신사동 태원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감독’ 정태원을 만나 봤다. ‘가문의 수난’은 8일 현재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왜 메가폰을 잡았나. -처음부터 연출할 생각은 아니었다. 2·3편을 찍은 정용기 감독이 이미 다른 작품(‘커플스’)에 착수했더라. 정 감독과 함께하려면 12월 말이나 개봉이 가능했다. ‘9월 개봉’ 전통(‘가문’ 시리즈는 2002년 1편부터 계속 9월에 개봉했다)을 깨고 싶지 않았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의 박성균 감독과도 얘기했는데 컨셉트가 안 맞았다. 시간은 두달 남짓, 시리즈와 배우들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아무리 ‘가문’ 시리즈가 총 1400만명 넘게 동원한 ‘추석영화의 강자’라고는 해도 감독 데뷔가 적잖이 부담됐을 텐데. -솔직히 연출 공부를 따로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뒷짐 지고 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을 안다고 확신했다. →미안한 얘기지만 기자 시사 반응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기자 시사회를) 안 하려고 했다(웃음). 배급사에 기자 시사 대신, 개봉 2주 후에 간담회를 하자고 했다. 흥행에 참패한다면 (감독으로서) 비난받아도 좋다. 그런데 관객이 보기도 전에 혹평이 난무하면 선택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관객 반응은 긍정적이다. 추석 영화 3편(‘가문의 수난’, ‘통증’, ‘챔프’) 가운데 유료시사 관객이 가장 많았다. 트위터 입소문도 상당히 괜찮다. →평단은 몰라도 관객 반응에는 자신 있는 모양이다. -난 20년 가까이 관객 반응만 보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제작단계부터 관객 입맛에 맞췄다. (어떤 영화를 보여줄지 사전통보 없이 하는)블라인드 시사를 3차례 하면서 편집 방향을 잡았다. 예컨대 탁재훈이 침 뱉는 장면이 있었다. 시사회 뒤에 ‘더러워서 삭제하면 좋겠다’와 ‘괜찮다’를 놓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반반이더라. 그래서 없앴다. 그런 식으로 사라진 장면이 꽤 된다. →저급한 ‘화장실 유머’라는 냉소도 있다. -웃음에는 저급, 고급이 따로 없다. 길을 걷다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면 조건반사처럼 웃는 게 사람이다. 영화 속 ‘화장실 유머’, 특히 정준하가 방귀로 사람을 기절시키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웃음이) 터진다. 어른들도 다르지 않다. 팍팍한 세상 아닌가. 스트레스 받는 이들이 ‘가문의 수난’을 보고 웃고 갔으면 좋겠다. 난 대놓고 말한다. 감동, 메시지, 여운이 없는 ‘3무’(無) 영화라고. 감동 이런 걸 원하면 다른 영화를 보면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팝콘무비에서 의미를 찾고 평가를 하려드는 건 당황스럽다. →그래서 관객이 얼마나 들 것 같나. -숫자는 잘 못 맞힌다. 순제작비가 32억원이고 마케팅비까지 하면 50억~52억원쯤 들었다. 140만명이 손익분기점이다. 3편 ‘가문의 부활’(320만명)보다는 잘돼야 하지 않겠나. 내가 시리즈의 맥을 끊었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 →이전 시리즈와 차이가 있다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착한 코미디다. 전작들은 흥행은 됐지만, 과도한 폭력과 욕설, 민망한 성적 단어들이 있었다. 4편에서는 조폭 코미디 요소를 순화시켰다. →또 감독을 할 생각인가. -이번 영화가 중요하다. 다음에는 좋은 책(시나리오)을 구하든, 직접 쓰든 쫓기지 않고 해봤으면 좋겠다. 이번엔 워낙 시간이 촉박해 돌아볼 겨를도 없이 두어달 만에 찍었다. 그런 면에서는 혹평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연결 장면인데 햇볕이 쨍쨍하다가 안개가 끼었다. 정상적이라면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다가 찍어야 하지만 시간이 없어 김수미씨가 “왜 갑자기 안개가 끼고 지랄이야.”라는 대사를 치고 가야 했다(웃음). →신문 문화면 못지않게 사회면에도 등장 빈도가 높은데(그는 1월에 걸그룹 카라의 분열 배후로 지목됐고, 5월에는 코스닥 우회상장 과정에서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숨을 내쉬며) 답답하다. 상장은 할 생각도 없었다. 받을 돈 대신 떠안은 회사가 (우회상장 통로로 지목된) 스펙트럼DVD였다. 회사 덩치 키우는 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정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인 소개로 알게 된 투자자가 사채업자와 기업사냥꾼이었다. 카라 멤버 모친과는 식당에서 소개받아 인사한 게 전부다. 그 어머니와 동업을 한 건 우리 회사 부사장이던 또 다른 정씨인데 황당했다. 툭하면 이름이 오르내려 회사 이름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태원엔터테인먼트) 지분은 다 팔았고, 사무실 방도 뺐다. →지분은 왜 팔았나. -원래 회사를 키우고 살림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여동생(정재희)에게 다 넘겼다. 연출이든, 제작이든 영화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뱀 껍질’ 희귀 피부병女, 20년간 투병 ‘감동’

    피부가 뱀이나 물고기 비늘처럼 변해 매일같이 관리해줘야 살 수 있는 희귀병과 지난 20년간을 싸워 온 여성이 소개돼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싱가포르 일간 아시아원 등 보도를 따르면 응포펭이란 이름의 여성은 생후 8개월째 병원 의사들로부터 선천 비늘증 혹은 선천성 어린선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몸에 땀구멍이 없어 열을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 갈라지고 벗겨져 물고기 비늘처럼 변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당시 의사를은 아이가 두 달 안에 죽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죽음의 문턱에서 한 달 만에 살아남았고, 지난 20년간 이 질병과 싸우며 버텨냈다. 지금까지도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이 희귀병을 그녀는 “사랑”의 힘으로 버텨냈다고 말했다. 가족의 변함없는 사랑에서, 그녀는 용기를 얻었고,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심지어 그녀는 자신의 악조건 속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3월 경영학 고급 국가 ITE 자격 과정(Higher NITEC)을 취득하기도 했으며 관련업에 종사하길 원하고 있다. 한편 응포펭이 걸린 이 희귀병은 현재 의학 기술로 완치가 어렵지만 많은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는 사례가 종종 소개됐다. 지난 2월에는 미국에서 이 같은 희귀 질환에 걸렸지만 긍정적인 삶의 자세로 이를 극복하고 있는 5살 소녀 에나벨이 소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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