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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의 땅, 히말라야를 가다

    신들의 땅, 히말라야를 가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수 없다. 난 늘 히말라야를 어머니의 품처럼 그리워했다. 망망한 바다 위 무인도에서, 맹수처럼 포효하는 파도 속에서 우는 나를 향해 히말라야가 두 팔을 벌리고 있었다.…난 어머니 히말라야를 꿈꾸고 있었다.”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인 조연현씨가 홀연히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건 2003년 9월. 마치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히말라야에 이끌려 회사에 1년간 자비 연수를 신청하고 무작정 인도로 떠난 그가 인도에서의 ‘구도행’을 담은 여행기 ‘영혼의 순례자-신만이 사는 땅, 인도 오지에 가다’(한겨레신문사)를 펴냈다. 북부 끝 히말라야의 스피티 지역과 가로왈 지역에서 최남단 케냐쿠마리까지, 저자는 유명 관광지나 문화유적 대신 굳이 오지의 사찰과 아쉬람(수행자를 위한 인도식 공동체)을 찾아가며 스스로 고행의 길을 걸었다. 그런 만큼 책은 비장감마저 풍긴다. 보드가야 위파사나센터에서는 새끼 도마뱀들과 동거를 해야 했고, 꿀물이 새는 바람에 개미떼의 모진 공격을 받기도 했다. 저자는 이렇게 티베트 명상센터, 요가 아쉬람, 간디 아쉬람, 바베 아쉬람 등을 돌아다녔다. ‘붓다는 무엇을 깨달았는가.’ ‘힌두교는 과연 포용의 종교인가.’ ‘시크교는 화합의 종교인가.’ ‘아힘사(불살생)를 내세우는 자이나교는 비폭력 종교인가.’ 하는 의문의 실타래는 뭇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풀어갔다.‘신을 닮은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이란 경험한 자만이 아는 것. 노승과 걸인, 떠돌이 수도승, 히말라야 여인의 진솔한 삶의 모습은 ‘행복은 거기가 아니라 여기에 있다.’는 강렬한 깨달음을 안겨줬다.“달라이 라마 궁이 있는 남걀 사원으로 가는 맥레오드 간지의 템플길엔 걸인들이 유독 많습니다. 병든 몸임에도 그들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게 웃고 있지요. 오고 가는 사람들은 그의 웃음에 빨려들어 깡통에 동전을 넣고 가곤 합니다.” 책엔 80여장의 사진이 실려 있어 순례의 길을 돕는다. 저자는 “이 사진들은 내 조그만 카메라가 아수라의 눈물을 진주로 토해낸 것”이라고 말한다. 소박하기 이를 데 없지만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사진들이다.95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백문일 기자의 국제경제 읽기] 데이 트레이더 키우는 美기업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 일확천금을 노리고 초단타 매매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를 말한다.‘증시의 불나방’으로도 불린다. 장(場)이 좋으면 하루 만에 엄청난 수익률을 내지만 상당수가 정보와 판단력의 한계로 원금을 잃고 깡통을 차기 십상이다. IT로 상징되는 신경제의 ‘붐’이 일던 1990년대 미 월가에서는 데이 트레이더 출신의 백만장자들이 속출했다. 한때 1만명에 육박하던 이들은 ‘미국식 영웅’이었지만 IT의 거품이 꺼지면서 이들의 영화(榮華)는 내리막을 달렸다. 게다가 증시를 혼탁시킨 ‘주범’으로까지 내몰리면서 위험투자의 대명사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이들이 화려하게 컴백하고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은 전문지식으로 무장하고 개인이 아닌 기업의 보호 아래 일한다는 것. 뉴욕의 한 투자회사는 사내 데이 트레이더의 수를 6명에서 40명으로 늘렸다. 온라인 투자회사들도 데이 트레이더 모시기에 나섰다. 이들은 데이 트레이딩의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아는 명문대 출신의 젊은이들이다. 의사나 변호사가 부업 삼아 데이 트레이딩을 하던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신병처럼 회사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뒤 일선에 나선다. 기업은 전문 투자자를 키워 회사 수익을 늘리고 데이 트레이더들은 안정된 직장 속에서 고소득을 누릴 수 있기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셈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데이 트레이딩을 하려면 최소한 2만 5000달러를 예치하라는 규정을 만든 것도 이들의 ‘화려한’ 부활에 일조했다. 이 규정은 1999년 미국에서 한 데이 트레이더가 회사 돈 15만달러를 날리고 자기 가족과 증권 브로커 9명을 살해한 사건이 터진 뒤 재발방지 차원에서 마련됐다. 개인에게 2만 5000달러는 부담이지만 기업에는 종자돈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데이 트레이더에게 직종 전문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소수의 종목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하루 만에 모든 거래를 끝내기 때문에 거래량이 급증한다. 한국이라고 데이 트레이더가 부활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기업에 속한 전문가라면 다행이지만 한탕주의를 꿈꾸는 ‘불나방’이라면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내년 증시가 좋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앞서 지금이라도 예치금 규정을 두는 게 필요할 때다.
  • 3000억 가장납입 ‘깡통회사’ 양산

    주식회사 설립자본금을 빌려주고, 설립 즉시 빌려준 돈을 받아내 ‘깡통회사’ 2000여개를 양산한 사채업자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국민수)는 7일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써야 하는 주금의 가장납입 행위를 단속해 명동 사채업자 등 3명을 상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7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모(46·여·구속기소)씨 등 사채업자들은 모두 3310억원의 주금을 빌려줘 2117개 주식회사가 설립됐으나 이들 회사는 ‘깡통회사’로 전락, 딱지어음 사기 등에 이용됐다. 알선업자 김모(35·구속기소)씨는 전국의 법무사 사무실에 홍보 전단지를 돌리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주식회사를 설립하려는 의뢰인들의 부탁을 받은 알선업자들은 사채업자들로부터 돈을 빌려 설립자금을 납부하고 은행에서 주금납입보관증을 발급받아 회사의 설립 등기 등 절차를 마친 즉시 전액 인출해 전주들에게 돈을 되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모 시중은행 3개 지점이 실적 경쟁 때문에 범행을 묵인한 사실을 확인, 금융감독원에 통보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낙지네 개흙 잔치/윤봉선 그림

    동시집 ‘박하사탕 한봉지’를 냈던 안학수(50) 시인이 이번엔 개펄에서 시를 캤다. 개펄에서 하나 둘 건져올린 그 작은 노랫말들은 동시집 ‘낙지네 개흙 잔치’(윤봉선 그림, 창비 펴냄)에 묶였다. 조개, 고둥, 게, 갯지렁이, 낙지…. 펄에 묻힌 갯것들을 보듬어 시인은 목청껏 노래로 꿰었다.“작은 벌레나 풀꽃 하나라도 소중히 할 줄 아는 마음이 곧 인류를 사랑할 줄도 안다.”는 철학을 어린 독자들에게 귀띔해주고 싶어서다. “뾰룩뵤룩 뾰루지/따개비는 부스럼//찌덕지덕 생딱지/눌어붙은 굴딱지//새까맣고 얼룩진/울퉁불퉁 못난이//그래도 그 품에/아기 달랑게를 품었다.//그래도 그 등에/꼬마 갯강구를 업었다.”(‘갯돌’) “개펄 마당 가득 채우며/밀려드는 밀물 깊은 곳/김발 매었던 말짱머리에/뙤똥하게 앉아 무엇으르 하나?//(…)//스님처럼 좌선한 폼이 염주 없이도 깨우치겠다./차려입은 잿빛 장삼이/목탁 없이도 성불하겠다.”(‘두루미중’) 금방이라도 개펄 내음이 코끝에 끼쳐올 것 같은 서정시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환경파괴 등 현실문제를 고민해보게 하는 시들도 자주 끼어든다.“터진 과자봉지/뒹구는 소주병/널브러진 담배꽁초/우그러진 깡통/씹다뱉은 오징어발//(…)//놀란 괭이갈매기들/메스껍다 되돌아 날며/끼야 끼야 꺄꺄/꾸루 꾸루 꾸꾸.”(‘해수욕장의 아침’) 꼼방울(솔방울), 말짱(말뚝), 트레못(나사못), 황발이(농게) 등 재미난 우리말들이 많다. 초등생용.6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北 6자회담 ‘미루기’ 美 “헛수고” 못마땅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로 6자회담 개최를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북한이 오는 11월2일 미국 대선 이후 차기 6자회담을 재개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보도했다.지난 6월 3차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은 9월말 이전 4차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교도통신도 15일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북한측이 최근 방북한 리창춘(李長春)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미 대선 전 6자회담 개최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이를 뒷받침했다.이와 관련,북한이 미 대선 기간 동안 시간을 벌면서 핵 문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미 대선의 승자와 핵 문제를 놓고 흥정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행정부는 이같은 북한측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북한에 독설을 퍼부었다.그는 14일 미 101공수사단 기지가 있는 켄터키주 포트 캠벨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합리적이고 문명화된 나라로서 처신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6자회담을 이끌었지만 북한은 계속 다시 아래로 깡통을 발로 차왔으며,별로 협조적이지 않았다.”면서 “언제 북핵문제가 끝날지는 나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월드이슈-중국 고도성장의 그늘] “베이징서 살면 수명 5년 단축”

    [월드이슈-중국 고도성장의 그늘] “베이징서 살면 수명 5년 단축”

    중국이 고도성장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평균 9%대의 고도성장을 구가했으나 환경 문제를 등한시,중국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강은 썩고 공기는 혼탁해져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순환계 질병을 유발하는 온상이 됐다.의료시스템도 형편없다.몸이 아프지만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한다.시장은 경쟁과 효율성을 좇지만 산업화와 도시화,빈부격차 등에 따른 환경오염과 건강 문제는 ‘성장의 단맛’에 철저히 가려져 있다. ●죽음의 강으로 전락한 생명의 젖줄 지난 7월 말 중국 7대 강 가운데 하나인 후아이강에선 수백만마리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133㎞에 이르는 강의 표면은 짙은 갈색의 띠를 이뤘다.물고기뿐 아니라 주변의 야생동물도 참화를 면치 못했다. 중국 환경보호부(SEPA)의 팬위 부부장은 “너무 많은 물을 끌어 써 강이 자체 정화력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설명했다.환경보호주의자들은 강 주변의 공장들이 폐기물을 거르지 않고 강에 그대로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SEPA는 중국의 7대 강 가운데 5개 강의 수질이 인체접촉에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도시화에 따른 가정 쓰레기도 주요한 오염원이다.버려지는 깡통이나 유리병,플라스틱,신문 등이 연간 1억 6800만t에 이른다.이 가운데 20%만 제대로 처리되고 나머지는 방치된다.매일 쏟아지는 하수 37억t 가운데 절반만 정상 처리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광둥성의 작은 마을 상바의 사례를 들었다.농업에 주력하던 이곳 주민은 3300명.주변에 광산이 들어서면서 강물이 오염되고 먼지가 마을을 뒤덮었다.논에 물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유독성 물질이 강에 유입됐고 농업 기반을 잃었다.지난해 사망자 31명 가운데 14명,올 상반기 11명 가운데 5명이 암으로 죽었다.마을 사람들은 광산 탓으로 돌린다.주변에서는 상바를 ‘암의 마을’로 부른다. ●죽음 부르는 대기중 산화물 1999년 당시 주룽지 총리는 “베이징에서 일하면 목숨이 최소한 5년은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지금 상황은 더 나빠졌다.세계은행은 전 세계의 가장 오염된 도시 20개 가운데 중국의 도시가 16개나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의 70%를 석탄연료로 충당하기 때문이다.일반 가정의 난방 역시 석탄에 의존한다.대기 중에 방출되는 아황산 가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중국 전역의 25% 지역에서 산성비가 내린다.SEPA는 중국 300대 도시에서 대기오염을 점검한 결과,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적합한 곳은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승용차 배기가스 문제가 중국에선 이제서야 이슈로 등장했다.중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상하이에서 100만대의 차량 가운데 70%가 옛 유럽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지방정부의 개혁이 환경 개선의 관건 농지 침식과 삼림 황폐로 사막화가 진행돼 베이징에서도 모래폭풍이 일 정도다.중국 정부는 벌목 금지와 대대적인 식목으로 환경 개선에 나섰으나 초지와 농지는 계속 줄고 있다. 중국은 5개년 환경보호계획에 따라 1990년대 GDP의 0.8%이던 환경 예산을 2005년까지 1.3%로 올리기로 했다.그러나 세계은행이 권고한 2%에는 못미친다.특히 지방 환경보호청의 월급과 연금이 성장 위주의 지방정부에 의존,환경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한다.상·하수도를 관장하는 건설부와의 협조도 미미하다. ●붕괴되는 의료시스템 현재 농촌지역에서 의료보험을 갖고 있는 중국인의 비율은 10% 정도다.도시에서도 40%에 불과하다. WHO는 중국의 공공진료 시스템이 세계 191개국 가운데 141위라고 밝혔다.1인당 국민소득이 중국의 절반인 인도는 112위에 랭크됐다.세계은행은 지난 20년간 중국인 4억명이 가난에서 벗어났지만 수백만명이 진료비가 없어 죽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길섶에서] 고향냄새/ 김경홍 논설위원

    가끔 수산시장에 들를 때가 있다.어떤 이들은 생선비린내에 코를 싸잡아 쥐기도 하지만 어촌 출신들에게 생선비린내는 바로 고향냄새다.싱그러운 산이나 흙냄새도 좋지만 비릿한 바다냄새는 그것만으로도 세월을 훌쩍 넘어 옛날로 달려가게 만든다. 어린시절,우리들의 놀이터는 방파제이거나,어판장이거나,배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작은 부두였다.아이들은 어선들이 들어올 때쯤이면 긴 철사의 끝을 구부려 만든 갈고리와 깡통 하나씩을 들고 어판장 주변을 기웃거린다.마침 어판장에는 갓 잡아온 생선들이 여기저기 무더기로 쌓여있고 뱃사람들과 상인들의 경매가 한창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둘러선 틈새나 다리사이로 갈고리를 집어넣어 재빨리 생선을 낚아채 달아난다.어른들이 “이놈들!”하고 소리치지만 한번도 붙들리거나 노획물을 빼앗긴 애들은 없었다.어른들은 누구네 집 애들인지 다 알고 있었지만 그 때 우리는 감쪽같이 성공한 줄로만 알았다.옹기종기 둘러앉아 구워먹던 오징어,고등어,꽁치,양미리 등등.다시 돌아가고 싶은 날들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길섶에서] 소쿠리/우득정 논설위원

    여름철이면 어머니는 항상 처마 끝 시원한 곳에 대나무로 엮은 소쿠리를 매달아 두곤 했다.소쿠리에는 아침에 먹다 남긴 밥과 누룽지가 담겨 있었다.점심 겸 간식이다.이따금 감자나 고구마를 삶아 담아놓기도 했다.그래서 우리 형제,누이들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앞다퉈 소쿠리를 뒤지곤 했다.항상 고구마,감자,누룽지 그리고 먹다 남은 밥 순으로 해치웠다. 몹시 무더웠던 어느 날,동네 꼬마녀석들이랑 미꾸라지잡이에 나섰다.집안 곳곳을 헤집던 내 눈에 소쿠리가 들어왔다.소쿠리에 매달린 줄을 끊고 한걸음에 개울로 내달렸다.다른 녀석들도 모두 소쿠리 하나씩을 들고 나왔지만 절반쯤 해어졌거나 손잡이 부분이 떨어져 나간 폐품들이었다.대나무 살 하나도 손상되지 않은 장비 덕분에 다른 아이들보다 미꾸라지를 몇배나 더 잡았다.큰 깡통에 그득 담긴 미꾸라지를 자랑삼아 흔들며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어머니의 안색이 새파랗게 변했다.몇대 맞다가 미꾸라지와 소쿠리를 팽개치고 달아났던 것 같다. 얼마 전 성남 모란시장에 갔다가 겹겹이 쌓인 소쿠리가 눈에 띄었다.그리고 새파랗게 질렸던 어머니 얼굴이 떠올랐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깔깔깔]

    ●엽기 답안 문)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의 의미는? 답)여럿이 힘을 합하면 해내지 못할 일이 없다. 문)삼장법사가 손오공,저팔계,사오정을 만나면서 겪은 모험담을 쓴 책의 이름은 무엇인가? 답)날아라 슈퍼보드. 문) 어떠한 일을 3일도 안 되어 바꿔버리는 마음을 ‘작○삼○’이라고 한다. 답)‘작은삼촌’. 문)우리나라 최초의 신부는? 답)웅녀. ●거지의 이사 어떤 거지가 길거리에서 깡통을 요란하게 차며 걸어가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경찰이 거지에게 다가와 말했다. “이봐요,당신 혼자 사는 동네예요? 길에서 요란하게 깡통을 차고 다니면 어떡합니까?” 그러자 거지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전 지금 이사가는 중인데요.”˝
  • 깡통 찬 벤처사업가

    한 때 잘나가던 벤처사업가 강모(32)씨와 박모(34)씨가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가장한 사기꾼에게 15일 만에 무려 46억원을 날렸다. 이공계 출신의 강씨와 박씨는 지난 96년 바이오벤처 업체인 H사를 설립,큰 성공을 거두었다.2002년 한 경제단체로부터 바이오벤처 분야 최우수벤처기업으로 선정될 정도였다.그러나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이들은 “한번에 이익을 얻어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로 출발하자.”며 만회할 방법을 찾기로 했다.지난해 1월 이들 앞에 자신을 CIA 요원이라고 소개한 유모(41·수감)씨가 나타났다. 유씨는 이들에게 “지하에서 유통되는 자금을 양성화하는 CIA 비밀요원인데 한국의 지하자금을 구입하려 한다.”면서 “당장 필요한 30억원만 보태주면 이익금 200억원을 돌려주겠다.”고 유혹했다.유씨는 일당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직원 등으로 둔갑시켜 이들을 속이기 위한 연극도 꾸몄다.미 연방채권을 구입한다며 이들이 보는 앞에서 일당 박모(수배)씨에게 12억원을 건네는 장면도 연출했다. 또 강씨가 이익금의 지급을 요구하자 존재하지도 않는 액면금 10만달러짜리 지폐 1억 2000만달러를 건네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유씨의 일당에 속아 지난해 1월10일부터 보름새 무려 46억여원을 건넸다.이들은 지난해 말 회사자금 46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유씨에게 속은 사실을 털어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성영훈)는 23일 지난해 구권화폐를 이용한 사기행각을 벌이다 기소돼 징역 2년6월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인 유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기소했다.또 공범 조모(46)씨를 불구속기소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달라진 남이섬 한번 가볼까?

    남이섬,뻔하다고? 그렇다면 당신은 ‘쉰세대’. ‘진정한 신세대’는 남이섬을 즐길 줄 안다. 몇 년 전만 해도 놀고 마시는 유원지나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친숙했던 섬,남이섬이 달라졌다. 2001년 그래픽 디자이너 강우현(50)씨가 ㈜남이섬 사장으로 취임한 후 섬은 창작문화예술의 공간으로,각종 동물들이 뛰노는 생태의 장으로 거듭났다.나무와 숲,잔디밭이 워낙 넓고 좋아 예전부터 데이트코스로 사랑받았지만,최근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데이트족은 더 늘어났다. ●낭만의 섬 남이섬은 연인들에겐 최고의 데이트 코스다. 이왕이면 사람 북적거리는 주말보다는 한적한 평일에 찾으면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다.코스의 중심은 다양한 숲길.배에서 내려 섬 안쪽으로 1㎞ 정도 잣나무 숲길이 이어진다.숲길 입구 왼쪽에 ‘남이섬’이란 이름이 있게 한 남이장군 묘가 있지만 데이트족들에게 관심 밖의 대상. 진한 잣나무향을 마시며 걷는 연인들은 어김없이 손을 잡거나 어깨를 감싸안고 있다.길 옆에 시원하게 펼쳐진 잔디밭은 소풍 온 유치원생들 차지다.푹신한 잔디밭에서 선생님과 함께 뛰노는 아이들의 웃는 모습만 보아도 기분이 상쾌하다. 잣나무숲길이 끝나면 다양한 체험 및 전시공간,식당 등이 모여 있는 아담한 ‘다운타운’이 나타난다.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콰이어길,은행나무길이 이곳에서 갈린다.드라마 ‘겨울연가’로부터 불어온 거센 ‘한류열풍’의 위력을 볼 수 있는 곳.촬영지인 메타세콰이어길과 은행나무길엔 중국인인지 홍콩 사람인지 구분이 안되는 관광객들 수백명이 저마다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나 둘만이 데이트를 즐길 만한 호젓한 장소는 따로 있다.은행나무길을 지나 별장촌 끝에서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잣나무 숲길이 그 곳.눈치없이 혼자 들어섰다가는 구석구석 놓인 벤치에서 ‘은밀한 사랑’의 스릴을 만끽하던 데이트족들로부터 원성을 사기 십상이다. ●동물과 자전거의 섬 남이섬엔 동물이 많다.타조,사슴,청설모,토끼 등등.타조와 사슴은 얼기설기 나무로 만든 울타리에 갇혀 있지만 다른 동물들은 섬 이곳저곳을 제멋대로 뛰어다닌다.동물들을 쫓아다니는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난다.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게임도 있다.6월10일까지 진행중인 ‘꽃도둑 토끼’ 체포행사.남이섬의 꽃과 나무를 훼손하는 토끼를 체포하는 놀이다.관리사무소 서비스센터에서 뜰채와 장갑을 대여해 토끼를 잡는다.(대여료 1000원) 체포해 관리사무소에 전달하면 현상금 3000원을 준다.1만원을 내면 체포한 토끼를 집에 가져갈 수도 있다.‘토끼가 그렇게 많을까?’하는 걱정은 접을 것.섬 동쪽의 토끼집 마을 주변 숲에 가면 어떤 토끼를 잡아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다.하지만 뜀박질 도사인 토끼를 체포하기란 욕심만큼 쉽지 않다. 남이섬에선 자전거 타기의 기쁨을 빼놓을 수 없다.포장과 비포장,아기자기한 숲길,강변길을 내달리는 기분은 타본 사람만이 안다. 연인들은 물론 아이부터 노인까지,남이섬에서 자전거는 만인의 장난감이다.대여료는 1인용 1시간 5000원,2인용 1만원. ●문화예술과 체험의 섬 섬 동쪽의 안데르센 홀에선 연중 테마전이 열린다.지난해 8월 개관후 ‘안데르센 동화와 원화전’을 시작으로 아이와 가족들이 함께 볼 만한 전시회를 열어왔다.지금은 ‘데미안’의 작가인 헤르만 헤세가 직접 그린 수채화 80여점을 선보이는 ‘헤르만 헤세 수채화 원화전’이 열리고 있다. 일일이 타자로 쳐서 작성한 편지,그 옆에 연필이나 수채를 이용해 오밀조밀하게 그린 그림을 보면 ‘대문호’가 아닌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소녀의 작품같은 느낌이 든다.전시는 6월27일까지. 섬 중앙의 체험공방에선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곳.흙이나 나무,유리,깡통 등을 이용해 도자기,타일,캐릭터,머그잔 등 강사의 지도에 따라 손쉽게 만들어볼 수 있다.천연염색과 한지 공예,서예 체험도 할 수 있다.이중 흙과 물레를 이용해 도자기,머그잔,화병을 만들어 구워가는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가 있다.남이문화센터 체험공방 운영간사인 이현순씨(010-3078-6807)에게 예약하고 가야 한다.체험료는 내용에 따라 3000∼5000원. 60·70년대 이후의 생활풍경을 재현해 놓은 ‘그때 그 시절’ 전시관(입장료 2000원)에도 들러보자.당시의 집안 풍경은 물론 대장간,이발소,학교 교실,극장 입구 등이 30·40대들의 향수를 자극한다.전시관 입구의 구멍가게 앞에서 설탕을 녹여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 먹는 ‘뽑기’를 하는 한 40대 부부의 얼굴에 어릴적 천진함이 그대로 되살아 난다. 남이섬 글 임창용기자 sdragon@ ●가는 길 국도 46번 경춘국도를 따라 달리다가 청평읍,가평을 거쳐 경춘주유소 4거리에서 우회전해 2.4km 정도 들어가면 남이섬 선착장이 나온다.주차료는 4000원,도선료는 왕복 5000 원(어린이 2500원).버스(상봉터미널)나 기차(청량리역)를 타고 가평역에서 내려 1시간마다 운행되는 남이섬 선착장행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숙박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섬에서 하룻밤 묵어보자.섬 동남쪽 강변에 있는 남이섬호텔은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강변과 울창한 숲을 조망할 수 있는 곳.1979년 배우 신성일,엄앵란씨가 자주 들렀다 해서 유명해졌다.‘겨울연가’ 촬영시 배용준과 최지우가 잠도 자고 휴식도 취했던 호텔이다.숙박료 5만 5000원.가족 단위라면 남서쪽 강변에 위치한 콘도형 별장이나 방갈로가 좋다.강변에 접한 야외 테라스에서 북한강을 바라보며 숯불 바비큐를 해먹을 수도 있다.숙박료는 방갈로(2인용)는 4만 5000원,별장은 사람 수에 따라 10만∼18만원.문의 남이섬 관리사무소 서비스센터(031-582-5118). ●먹거리 남이섬은 먹거리에도 테마를 부여했다.‘겨울연가’ 제작 발표회 기념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카페 ‘戀家之家(연가지가)’의 ‘옛날 벤또 도시락’은 남녀노소,특히 연인들이 좋아하는 메뉴.울퉁불퉁한 양철 사각 도시락통에 밥을 담고,그 위에 김치와 계란 프라이를 얹어 뚜껑을 덮은 뒤 연탄난로 위에서 데워 먹는다.먹기 전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도시락을 들어 사정없이 흔드는 게 ‘요리’의 포인트.4000원. 섬 중앙 다운타운의 ‘섬향기’에선 야외 데크에서 먹는 닭숯불갈비 맛이 그만이다.황토 화로에 참숯을 넣은 후 그 위에 얹은 그릴에 두툼하게 토막낸 양념 닭갈비를 구워먹는다.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는 닭갈비가 주위 연못 풍경과 어우러져 한층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2인분 기준 1만 6000원. 미리 도시락이나 먹거리 등을 준비해도 좋다.숲 군데군데 놓인 테이블이나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먹으면 된다.단 취사는 안된다.˝
  • 제주도, 이젠 ATV로 달려볼까

    제주의 레포츠 하면 가장 먼저 승마가 떠오른다.그런데 요즘 승마 못지않은 인기 레포츠로 떠오르는 게 있다.바로 사륜 오토바이크인 ATV다.울퉁불퉁한 제주의 들판을 오르락내리락,지그재그로 질주하는 스릴과 재미가 요즘 젊은이들의 구미에 딱 들어맞아서일까? 주말이나 휴일엔 제주의 ATV 코스마다 젊은이들로 북적댄다.남제주군 성읍민속마을 인근의 ‘ATV 제주조이’를 찾았다. ‘부릉부릉,다다다다’.20여명의 관광객들이 ATV에 올라 일제히 들판을 향해 달려나간다.처음엔 조작에 익숙지 않아 멈칫멈칫하는 것 같더니 몇 분 지나지 않아 익숙하게 좁은 언덕길을 쏜살같이 올라간다. ATV는 타기 쉽다.꼭 유격장 조교 같은 복장을 한 직원으로부터 5분여에 걸쳐 간단한 조작술을 배우고 ATV에 올랐다.엄지손가락으로 손잡이 바로 아래 달려 있는 액셀러레이터를 조금씩 당겨보니,ATV가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 움찔움찔한다.조심스럽게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반복 조작하며 앞으로 나갔다.5분 정도 천천히 나가다 보니 금방 조작에 익숙해지고 자신감이 붙는다. 이후부터는 제법 속도를 내고,울퉁불퉁한 코스를 달려보았다.넘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생각보다 안정성이 있다.속도는 시속 30∼40㎞ 정도.하지만 체감속도는 60㎞ 이상이다.액셀러레이터를 당기는 엄지손가락에 힘을 주면 주는 대로 속도는 나지만,그 이상은 위험하다.코스 출발점 인근엔 유채꽃이 만발해 운치도 만점이다.유채꽃 물결 사이를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줄지어 질주하는 모습이 볼 만하다. 제주조이의 ATV 코스는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주인공 장금이 어머니처럼 따르던 한상궁과 함께 유배가던 장면을 찍은 곳이다.억새가 휘날리는 가운데 오라에 묶여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유배를 가는 장면이 어른거린다.유배 도중 끝내 죽음을 맞은 한상궁의 무덤도 그대로 있다. 코스 주변은 고사리밭이다.들판에서 손에 잡히는 게 고사리지만 꺾어 가는 이가 별로 없어 대부분 그냥 피어버렸다.갖가지 야생화도 알록달록 피어 있어 풍치가 그만이다. 제주조이는 25분 정도 걸리는 기본코스(2만원) 및 대장금 촬영지까지 돌아오는 대장금코스(40분,3만원),아예 들판 투어에 나서는 투어코스(80분,7만원) 등 3가지 코스를 운영한다.서바이벌 사격장도 마련해놓아 드럼통 위에 빈 깡통이나 병을 올려놓고 맞히는 사격도 즐길 수 있다.페인트볼 45발 기준 6000원.(064)711-8555. ●체험장 이용 주의점 굴곡이 심한 곳이 많으므로 혹시 넘어질 때에 대비해 헬멧과 장갑,가슴보호대,무릎보호대 등을 꼭 갖춰야 한다.업체에서 대부분 비치하고 있다.비교적 안전하기는 하지만 50㏄ 이상 엔진이 달린 차량이므로 어린이이가 타기엔 위험하다.중학생 이상 돼야 핸들을 조작하기에 무리가 없다. 또 타기 전 10분정도 실시하는 조작 기술 및 안전수칙 교육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드물게 ATV가 전복되기도 하는데,이는 대부분 지나친 자신감으로 안전수칙을 무시하다가 일어난다. ●인근 명소 제주조이에서 성읍민속마을,성산일출봉을 지나면 세화를 거쳐 김녕으로 해안도로가 이어진다.지금 이곳엔 보리이삭과 유채 물결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밭과 밭 사이에 쌓은 현무암 돌담의 검은 빛과 보리이삭의 초록,유채의 노랑,길 건너 바다의 푸름이 어우러져 가슴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다.이맘 때 제주에서 하이킹이나 드라이브 코스로 가장 풍광이 좋은 곳이다. 글 제주 임창용기자 sdragon@ ■ ATV란 All Terrain Vehicle의 약자다.어떤 지형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탈 것이라는 뜻.흔히 산악오토바이로도 부르지만,네 바퀴가 달렸다는 점에서 오토바이로 부르는 것은 왠지 부적절한 생각이 든다. 원산지는 미국인데,원래 목장에서 주로 사용하다가 15년 전부터 레저용으로 변환돼 세계적으로 퍼졌다고 한다.국내엔 2년 전쯤 처음 들어왔다.소규모 체험장까지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이미 30여곳이 운영되고 있다. ATV는 엔진출력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50∼700㏄가 있다.제주조이를 비롯한 제주의 ATV 경우 90,150㏄ 두 가지가 있다. ■ 이것도 맛보세요 ATV제주조이 맞은편에 자리한 ‘황통지’의 돼지고기 두루치기가 싸고 맛있다.제주 토종돼지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약간 맵게 양념한 소스에 버무려 불판 위에 은박지를 깔고 익혀 먹는다. 약간 달착지근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나는 게 몇 점 집어먹으니 반복되는 여독에 잃었던 입맛이 살아난다. 주인 김성래씨는 “흑돼지가 아닌 제주 토종 백도새기를 쓴다.”며 “흑돼지보다 값은 싸지만 맛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도새기는 돼지의 제주 사투리란다.1인분 5000원.(064)787-2218. 시원한 국물이 생각나면 성게국을 한번 먹어보자.성게는 5∼6월에 많이 잡히는데,바위틈에서 살이 오른 성게를 해녀들이 직접 따낸다.성게 껍질을 까보면 노란 알이 들어 있다.이를 미역과 함께 참기름으로 살짝 볶은 후 오분자기와 파를 넣고 국을 끓인다.. 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해 먹으면 쌉쌀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성산일출봉 아래 ‘해뜨는 식당’(782-3380)이 잘하는 편이다.7000원.제주시권에선 제주 향토음식 전문점인 ‘덤장’(713-0550)이 가볼 만하다.성게국 뿐만 아니라 보말국,각종 물회,갈치조림,고등어 구이를 잘해 제주의 토속음식을 골고루 맛보고 싶은 경우 찾으면 좋다. 특히 갈치조림이 맛있다.갈치조림과 고등어 구이,돈배(흑돼지 삶은 것),보말국과 10여가지의 밑반찬을 내는 ‘덤장 상차림’이 인기 메뉴.4인상 기준 6만원.제주공항 입구에서 300m 거리에 있다. ●가는 길 ATV제주조이는 남제주군 성읍민속마을 옆에 있다.제주시에서 97번 동부산업도로를 타고 30분 정도 계속 직진하면 성읍민속마을 500m쯤 못미쳐 나온다.바로 옆에 성읍승마장이 있어 승마도 즐길 수 있다. 성읍민속마을에서 1119번 관광도로를 타고 성산 방향을 향해 달리다 보면 일출봉 입구를 지나 성산∼세화 해안도로에 접어든다.해안도로는 오른쪽으로 우도를 끼고 이어진다.보리밭과 유채밭이 어우러진 풍광은 세화를 지나 김녕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끼고 펼쳐진다. ●숙박 및 렌터카,면세점 성산일출봉 인근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펜션이 많다.‘라까사인펜션’(064-782-0399),‘보물섬 펜션’(784-0399),‘행복한집’(784-8258) 등이 묵을 만하다.평형에 따라 5만∼12만원대. 숙박이나 렌터카,항공편을 따로 예약하는 것보다 여행사나 렌터카업체 등이 내놓는 숙박+렌터카,항공료+숙박+렌터카 상품을 이용하면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대장정투어(1577-4241)의 경우 4인 가족 기준 17만원대(1인 요금)면 김포∼제주 항공료와 펜션 2박,뉴EF소나타 이용이 가능하다. 한편 제주 내국인면세점은 제주 여행객들을 위한 사은품 행사를 5월1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다. 15만원 이상 구입 고객에겐 한라봉 1.5㎏ 1박스,30만원 이상 구입하면 3㎏ 1박스를 준다.고급 위스키인 로열살루트 시음행사도 연다. 글 제주 임창용기자 sdragon@ ■ 여기서도 타세요 제주에선 제주조이 이외에 한라산 기슭의 ‘한라ATV’(064-794-5577),산방산 인근의 ‘산바다ATV’(794-0117),중문의 ‘X-존 스포츠’(738-4500) 등이 있다.한라ATV는 한라산 기슭의 목장지대에 있어 산악 특유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산바다ATV는 산방산이 보이는 해변의 백사장에 있다.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백사장을 질주하는 맛이 짜릿하다. 육지에선 원주 소초면 교항리의 ‘베이스캠프’(033-732-0210),강촌유원지(016-353-0096),대관령 삼양목장(033-336-0885),홍천 대명비발디파크(033-434-8311) 등에서 ATV를 탈 수 있다. ˝
  • 성남시 ‘깡통병원’ 개원 부채질

    경기도 성남시가 구시가지의 의료공백 사태와 관련,시민단체의 연이은 시립병원 건립 요구를 잠재우기 위해 병원허가도 안나고 의료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종합병원을 개원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시는 수정구 태평동 옛 인하병원을 인수한 의료법인 예일병원이 내부수리를 마치고 31일 개원한다고 30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예일병원은 9개 진료과목에 응급의료센터를 갖추고 100병상 규모로 운영을 시작,2005년까지 300병상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그러나 예일병원은 개원을 앞두고 관할 보건소로부터 얻어야 할 개원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게다가 병원측이 현 상태로는 개원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성남시가 이달말 개원하도록 종용하면서 치료 대신 진료만이라도 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병원 응급실은 페인트칠조차 돼있지 않아 개원 하루 전인 30일 인부들을 동원해 부랴부랴 페인트칠 작업을 벌이고 있다.진료시설이라고는 전무한 상태로 중고 의료침대들만 덩그러니 놓여있다.1층 로비에는 대기용 의자조차 갖추지 않았고,약국과 X선촬영실도 아무런 시설없이 방치돼 있다.수정구 보건소 관계자는 “허가 없이 병원을 개원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며 “이번 개원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고만 말했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시가 시립병원설립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발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소규모 종합병원을 급조했다고 비난하고 있다.성남시민모임 등 30여개 시민단체들은 주민발의로 시립병원을 세우기로 하고,구시가지인 수정·중원구 등 24개 동별 추진단을 구성해 시립병원 조례제정운동에 들어가는 등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이 과정에서 공무원과 주민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30일에는 성남시가 주민과 시민단체회원 51명을 공무집행방해와 기물파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특히 재단법인인 예일병원은 지난 1월 시로부터 200억원대 이르는 기채승인을 받아내 결탁의혹도 받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씨줄날줄] 쥐불놀이

    농촌의 피폐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봉건주의시대엔 지주들이,일제시대엔 식민지 자본주의에 편승한 친일 지배세력이 각각 영세농들을 착취했다면,오늘날엔 물밀듯 밀려드는 수입자유화의 물결이 농촌의 활기를 앗아가고 있다.이 와중에 우리 농촌의 공동체 문화유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반개울 마을 앞에서는 도깨비불 같은 불이 솟아나고 있다.새빨간 불이 어둠 속에서 총총히 번지고 있다.정초에 벌어지는 쥐불놀이다.돌쇠는 쥐불 싸움에 신나게 뛰어들었으나,쥐불 싸움은 시시하게 끝나고 만다.먹고사는 일이 힘들어 그것도 해마다 시들해진 것이다.” 민촌 이기영은 1933년 조선일보에 연재한 소설 ‘서화(鼠火)’에서 친일 자본가들에게 땅을 빼앗기고 가난의 수렁에 빠져드는 농촌의 피폐화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쥐불놀이의 쇠퇴를 들었다. 쥐불은 원래 정월 첫째 쥐날(上子日)에 쥐를 잡던 일종의 농사일이었다.하지만 언젠가부터 정월 대보름날을 전후해 행해지는 세시풍속으로 전승되고 있다.쥐불은 논두렁이나 밭두렁의 마른 풀을 태워 쥐나 해충을 잡는 ‘쥐불놓이’와 이웃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불싸움을 하는 ‘쥐불싸움’으로 구분된다.쥐불놀이에는 무병 장수하고 액을 멀리 한다는 믿음과 함께 잡초를 태워 풍작을 기원하고,그 재는 거름으로 쓴다는 뜻이 담겨 있다.쥐불은 또 겨우내 언 땅을 녹여,씨앗이 대지를 뚫고 나오게 하는 일종의 농경기술이었다.쥐불싸움은 마을 축제로서 주민들은 싸움이 끝나면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밤새워 놀곤 했다. 서화에서 주인공 돌쇠는 쥐불놀이가 시들해지자 ‘할 것이라곤 노름밖에 없다.’며 반쯤 바보인 친구 응삼이의 소 판 돈을 가로채는 등 노름판에 빠져든다.이기영은 쥐불놀이의 쇠퇴에서 농촌공동체의 파괴,개인주의·물신주의의 횡행 조짐을 읽어낸 것이다. 5일 대보름을 하루 앞두고 빈 깡통에 장작개비 등을 채우고 불을 붙여 빙빙 돌리는 사진이 신문지상을 장식한다.장소를 살펴보니 놀이공원이나 유원지 등이다.농경활동이란 당초의 취지는 사라진 채 놀이만이 남은 박제된 쥐불놀이다.하기야 수입자유화니 자유무역협정(FTA)이니 해서 가뜩이나 피폐해진 농촌에 쥐불놀이할 신명이 남아 있겠는가.그뿐인가.어린아이 울음소리 들어본 지 오래라니 어른들 눈치보며 쥐불놀이할 아이들도 없을 테고.보름달은 이제 저홀로 뜨고 지겠지. 김인철 논설위원
  • ‘정월대보름’ 제주서 불놀이 어때요

    2004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지구촌 가족의 무사안녕과 풍년기원,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주제로 오는 30∼31일 북제주군 서부관광도로변 새별오름에서 펼쳐진다. 제주에는 예로부터 가축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과 해충을 없앨 목적으로 마을별로 매년 겨울들판에 불을 놓았던 ‘들불놓기’란 풍습이 전해내려왔다.들불축제는 이런 옛 목축문화와 제주 고유의 전통민속을 접목시킨 것이다.올해로 8회째를 맞는 축제에서는 10만여평의 오름(기생화산) 하나를 다 태운다. 축제 첫날엔 오전 10시부터 풍물놀이,전통민요·민속공연,부싯돌 불씨 만들기,개막선언,성화탑 점화,풍년기원제 등이 다양하게 진행된다.둘째날에는 합동전통혼례,듬돌들기,윷놀이,밭갈이 농경문화 시연,오름 오르기,줄다리기,불깡통 돌리기,달집점화,오름 불놓기 등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북제주군 자매도시인 중국 라이저우(來州)시 중화무교학교의 전통무술극과 미국 샌타로자시 소노마카운티 댄스센터 공연단의 치어리더 댄스,일본 센다이(仙臺)시 요사코이 민속무용단의 전통무용도 두 차례씩 선보인다.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민속노래자랑과 자매도시 참가단 전원이 참여하는 횃불 및 달집점화 등도 있다.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관광객 참여행사가 많은 게 특징이다.부대행사로는 청소년 댄스경연,한·중 서예·그림전시회,사진콘테스트,구워먹기 마당,어린이 그림그리기대회 등이 마련된다. 향토음식점과 민속시장 등도 열려 메밀국수와 몸국 등 제주의 토속음식을 제공한다. 북제주군은 축제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오는 28일까지 ‘사이버 소원기원띠 태우기’ 신청을 받아 31일 오후 6시50분부터 소각장면을 군 홈페이지를 통해 동영상으로 서비스 할 계획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씨줄날줄] 불똥

    얼마전까지만 해도 정월 열나흗날이나 대보름날 저녁 농촌의 아이들은 깡통에 불을 담아 돌리거나,논둑과 밭둑을 태우는 쥐불놀이를 했다.하지만 이런 불놀이의 와중에 으레 불똥이 인근 야산 등으로 튀어 큰불이 나기 일쑤였다. 영화 ‘실미도’의 세트 등 불법 건축물을 지난해 6월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던 고위 공무원이 뒤늦게 문책을 당했다.인천시가 중구청의 부구청장에 대해 지난 2일자로 총무과 대기발령을 낸 것이다.33년여전 국가권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유린당한 한 집단의 불행을 그린 ‘실미도’의 불똥이 법과 원칙에 충실했던 한 공직자에게 튀어 또 다른 불행을 낳은 셈이다. 이 사건은 이 시대 바람직한 공직자상이 무엇인가를 생각케 한다.인천시 인터넷홈페이지 게시판에 이와 관련한 논쟁이 한창이다.“영화 촬영장소를 유치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게 하는 다른 시·도와 달리 이미 지어진 세트장마저 철거토록 한 것은 고위 공무원으로서 경영마인드가 부족했다.” “실미도는 무인도로 민원의 소지가 없는 곳이다.토지주와 협의를 벌이는 등 행정력을 발휘했더라면 세트를 보존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법은 지키기가 까다롭고 귀찮을 수 있다.하지만 법 준수는 다수의 국민이 조화롭게 살도록 정해놓은 강제규칙이다.자치와 공무는 전체의 공익을 위해 깊이 고려돼야 한다.돈이 법 위에 서서는 안 된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다 보면 권위주의나 규제일변도의 행정이란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그렇다고 융통성과 경영마인드를 내세우다가는 비리의 늪에 빠지기 쉽다.중용의 길이 최선이지만 지키기가 어렵다면,공직자의 최우선 덕목인 청렴을 보장해줄 원칙을 택하는 게 차선일 것이다. ‘실미도’의 불똥이 1968년 1·21사태의 유일한 생존자 김신조씨에게도 튀어 그의 아들 결혼이 깨졌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경무과로 대기발령을 받은 여성 경위는 시중유언 불똥의 피해자가 아닌가 싶다.물론 청와대 하명사건을 다루는 경찰청 특수수사과 소속원으로서 분명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여겨진다.하지만 사석의 말 실수에 대해 직위해제나 다름없는 징계조치를내린 것은 지나치다.결국 ‘시대를 거스르는 행위’라는 등 네티즌들의 반발이 역불똥이 되어 청와대로 튀고 있다.이래저래 공직자에 튀는 불똥이 새해 벽두 우리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다. 김인철 논설위원
  • 허재 강동희 나이는 묻지마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반환점을 돈 03∼04프로농구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팀들간의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장 파워’가 변수로 떠올랐다.장기레이스로 인해 선수들의 체력이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각 팀 코칭스태프들은 노장들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특히 현재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팀들은 저마다 든든한 노장 스타를 보유하고 있어 다소 여유가 있다. ‘노장 파워’의 선두주자는 역시 허재(39·TG삼보).지난 시즌까지 ‘주연’으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엔 후배 신기성(29)에게 주전자리를 내주고 식스맨으로 물러났다.1965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론 ‘불혹’(40세)이다.‘농구대통령’ ‘농구황제’ 등으로 불린 허재도 가는 세월을 잡을 수는 없었다.올 시즌 팀이 치른 31경기 가운데 27경기에 출전해 평균 13분여를 뛰었다.물론 평균 득점도 2.3점에 머물렀다. 그러나 허재의 존재 가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높아졌다.강력한 카리스마로 후배들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아준다.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매경기 선수들이 코트에 몸을 내던지는 것도 허재의 ‘쓴소리’ 덕이다.특히 허재는 패했을 땐 질책을 하지 않는다.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모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반대로 이겼을 때는 ‘시어머니’처럼 장단점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새해들어 TG 전창진 감독은 허재의 출장시간을 늘렸다.2일 KTF전에서 12분여를 뛰면서 무려 6개의 어시스트를 올린 데 이어 4일 오리온스전에서는 무려 21분38초를 뛰면서 10득점,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허재는 “후배들과 함께 뛰면 더 젊어지는 것 같다.”면서 “올 시즌에는 시즌 최다연승(11연승)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깡통’ 강동희(38·LG)도 서서히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새해들어 치른 3경기에서 평균 12득점했다.시즌 평균(5.2점)보다 훨씬 웃도는 수치다.지난 1일 강호 TG전에서 무려 25분여를 뛰면서 15득점을 올려 팀에 새해 첫승을 선사했다.4일 KCC전에서도 팀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25분여를 활약하면서 무려 19점을 올렸다. 강동희 역시 지난 시즌까지 주전 포인트가드로서 맹활약했다.그러나 올 시즌부터는 체력부담으로 박규현(30)과 번갈아 선발출장하고 있다.따라서 체력문제를 해결한 만큼 위기상황에서 더욱 힘을 내고 있다.시즌 초반 중하위권에 맴돌았던 LG가 3위까지 수직상승한 것은 강동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저승사자’ 정재근(35·KCC)도 소리 없이 ‘노장 파워’에 합세했다.팀이 치른 31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4.4점을 올렸다.화려하지 않지만 착실한 플레이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찰스 민렌드,이상민,조성원,추승균 등 스타급 선수 뒤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
  • 67년부터 시나리오 집필 2004년 ‘장길산’ 작업까지 한국 드라마작가계 산증인 방송작가협회 이희우 이사장

    중학교 3학년 떠꺼머리 소년이 집에 오자,손윗형이 책 한권을 던져준다.프란츠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이었다.“야,이거 10대때 썼다더라.천재 아냐?” 읽어 보니 ‘엉터리’였다.“이까짓 것,나도 쓴다.”며 쓴 소설 ‘인생일로’는 경향신문이 공모한 장편소설에서 당당히 예선을 통과했다.당시 응모작 100여편 중 예선을 통과한 소설은 20편.자신감을 얻은 소년은 그 때부터 하루종일 글만 써대기 시작했다. ●“글쓰는 것이 무작정 좋았지” 이희우(李憙雨·64)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그때의 치기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고 했다.“제 인생을 바꾼 사건입니다.그 때까지만 해도 공부 잘하던 범생이었는데….” 그의 표현대로라면 ‘글을 쓴다는 것은 망가지는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이다.공부 등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리 없다.“방황도 많이 했지요.얌전하고 내성적이던 놈이 거칠것이 없는 개방적인 성격으로 변했습니다.허풍도 많이 늘었고.(웃음)” 그래도 글 쓰는 것이 너무 좋았다.좋은 대학 들어가 고시를본다는 애초의 인생설계가 불가능해졌지만 상관없었다.이 작가는 서라벌 예술대 문예창작과를 1961년 졸업하고 본격적인 문학청년의 길을 걷는다.66년에 쓴 소설 ‘홍익자활론’이 대한민국 문학상 신인상을 타는 등 나름대로 인정도 받았다.그러나 ‘창구’는 너무 적었고,줄곧 작품을 발표할 매체 부족에 갈증을 느껴야만 했다.그때 극장에서 이탈리아 영화 ‘철도원’을 본 것이 인생의 또 다른 전기가 됐다. “원래 영상매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당시에는 방송은 아예 없고 영화가 유일한 영상매체였지요.” 영화는 그에게 대중들에게 좀더 큰 영향력을 가진 매력적인 신세계로 비쳐졌다.이른바 ‘순수문학’을 버리기로 결심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이희우는 67년부터 84년까지 영화 ‘만종’,‘왕십리’,‘별들의 고향’,‘봄 여름 가을 겨울’,‘마지막 찻잔’,‘메아리’ 등 수많은 영화 시나리오들을 썼다.상도 많이 탔다.71년 부일영화상,72년 국제영화상,73년 서라벌 예술상,74년과 80년 백상예술상,83년과 87년 대종상…. TV라는 신매체가 부상하던 78년에는,TBC ‘부부’를 시작으로 방송작가 길에 뛰어들었다.“당시 제 나이가 30대 후반이었죠.삶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쳐보고 싶었어요.자연스레 TV 단막극에 손이 갔습니다.” 그 때부터 4반세기 동안 드라마를 집필해왔다.‘노을’,‘축복’,‘봄비’,‘물망초’,‘일월’,‘형제의 강’,‘덕이’,‘오남매’….그를 ‘지나간 역사’쯤으로 취급하면 곤란하다.오랜 콤비인 ‘야인시대’의 장형일 프로듀서와 함께 올 6월 방영예정인 80부작 대하사극 ‘장길산’을 작업중인 쟁쟁한 현역이다.황석영 원작의 ‘장길산’은 SBS가 지난 94년 방송사상 최대액인 3억 3000만원에 판권계약을 하고 10여년째 드라마화를 벼르던 대작.지난 95년 황 작가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제작이 전면보류되었고,출소후인 지난 99년에는 남북합작 이야기까지 나왔으나,북한경비정 영해침범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긴장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모든 역사는 가족사로 회귀한다” 이 작가의 작품들은 30대 후반 드라마 작가 초기 시절에는 주로 문학성 짙은단막극,40대 중반부터는 멜로물,50대 홈드라마,60대에는 시대극으로 정리가 된다.그러나 그 중심에는 항상 변함없이 ‘가족’이 있다.이유가 궁금했다. 그러자 뜬금없이 어린 시절 이야기가 튀어나온다.“6·25때 전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당시 서울 만리재 공덕동 집에는 돌 넣은 깡통을 연결한 ‘설렁줄’이 다른 집들과 연결돼 있었죠.인민군이 강제징집하러 돌아다니면 울리는 ‘비상연락망’입니다.그러면 청년들은 마루 밑에 숨고 ‘담치기’해 도망가죠.우리 꼬마들은 툇마루에 앉아 그걸 구경하고….” 잠시 회상에 잠기던 그는 “내 개인적인 추억만 봐도 그러하듯,개인사가 곧 시대사를 반영한다.”고 말했다.“역사의 근본은 가족입니다.최초는 개인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가족이죠.사회의 최소단위. 모든 역사는 결국 가족사로 회귀합니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들이 유난히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 않다.“역사 위에서 뚜렷이 갈라지는 선과 악도 원점인 가족사로 돌아가면 구별이 없어집니다.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화해와 용서죠.우리네들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고요.” 이 작가는 “물론 항상 멀리 바라보며 화해와 용서만 외칠 수는 없다.”면서 “그때그때의 현실적인 투쟁,개혁과 혁파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2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장길산’의 테마이기도 합니다.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려고 옛 세상을 깨뜨리는 의적의 이야기죠.” 그는 “장길산은 힘과 조직으로 백성을 선동하는 흔한 의적이 아니라,백성들을 깨우쳐가며 함께 새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변화라는 것을 깨달은 특이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그냥 활극이 아니라 그 깨달음의 과정을 그리는 데 집중해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는 것이다.“철학적인 의미에 욕심을 많이 내다보니 (시청률이) 조금 불안하기도 하네요.” ●“시청률을 건강한 잣대로 만드는 것이 방송작가의 사명” 이쯤되면 시청률 이야기를 안 꺼낼 수가 없다.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시청률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평소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던 양 목소리에 갑자기 열의가 실렸다.“시청률은시청자의 ‘회초리’입니다.유효한 도구죠.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시청자를 거부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작금 지상파 방송사들의 시청률 지상주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좌판’에 ‘스낵’만 잔뜩 늘어놓고 있습니다.시청자에게 순간의 달콤함을 제공해 일시적으로 시청률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요.그러나 그것이 시청자와 작가,방송사 모두를 퇴락시키는 ‘바보짓’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지.방송문화가 퇴락하면 그 사회 전체가 영향 받습니다.국가적인 문제죠.” 이 작가는 그 해결책으로 방송사들의 균형잡힌 방송 편성 정책과 전문 방송 평론 집단의 육성 등을 요구했다.물론 방송작가의 ‘사명의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작가들은 시청자를 건강하게 성장시켜 올바른 안목을 키워줄 책무가 있습니다.시청자들의 취향을 기본으로 그 위에 무엇을 더해서 제공해야 할지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시청률이라는 잣대를 유효하고 건강한 도구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돼요.”능력면에서는 항상 감탄하는 요즘 젊은 작가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갑자기 침묵한다.“오로지 ‘장길산’에만 전념할 생각입니다.정말 부담없이 말해보라면.…가족들이 좀 섭하게 들을지 모르겠네요.그냥 다 떠나서 깊은 산속 산사에 들어가고 싶습니다.자연의 일부가 되어서 인생에 대해 궁구해보는 ‘설렘있는 편안함’을 누려보고 싶어요.” 채수범기자 lokavid@
  • “대선때 우리는 티코타고 깡통 주유 한나라는 리무진타고 유조차 급유”盧, 장·차관 송년만찬서 한마디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최근의 검찰 수사와 관련,“국민들에게 사죄할 것은 사죄하고 용서를 구할 것은 구하겠다.”면서 “허물이 있지만 허물을 딛고,소명감을 가지고 책임있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장·차관급과 시·도지사 부부 250여명을 초청해 송년 만찬을 갖고,이같이 말했다.노 대통령은 “언제나 고단하게 걸어왔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자금과 관련,“우리는 티코차를 타고 어렵게 깡통으로 기름을 넣으며 대선가도를 갔지만,리무진을 타고 유조차로 기름을 넣으며 달린 쪽이 훨씬 많이 썼을 것”이라고 ‘뼈’있는 농담도 했다.한나라당의 대선자금이 훨씬 많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이 대목에서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노 대통령은 “올해 1년을 돌이켜보면 국회와는 다시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대결의 과정이었다.”고 취임 첫해를 회고했다.윤성식 감사원장 지명자의 인준부결,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 등을 두고 말한 것이다.노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는 팽팽하게 힘든 과정이었지만,정책 측면에서는 정부가 한 일을 대부분 국회가 수용했다.”면서 “정치대결이 있어도 국회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책에는 협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가 나라 걱정해서 잘 해준 것으로 믿지만 장·차관들의 엄청난 노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에서 하는 일에 대해 비판이 많고,TV와 신문도 (잘못했다고)지적만 해서 느낌이 좋지 않겠지만 들여다보면 중요한 일을 훌륭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참석자를 포함한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새해 포부도 밝혔다.노 대통령은 “새해에는 정부혁신 등을 통해 다이내믹 코리아(역동하는 한국),일 잘 하는 정부,신뢰받는 정부를 만들어나가 대통령도 성공하고,모두 성공하는 길로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씨줄날줄] 남산 소나무

    예전엔 학생 동원 행사가 많았다.파월장병 환송은 물론 외국 국가원수 행사에 동원되는 일이 흔했다.이런 동원은 덥거나 추워 고생스러울 때도 많지만,수업을 쉬기 때문에 그다지 나쁘진 않았다.동원행사 가운데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건 아무래도 서울 남산에 송충이 잡으러 가는 일이었다. 남산 소나무를 보호한다고 전교생에게 장갑·나무젓가락·깡통·석유 등을 갖고 오게 하고 한사람당 수십마리씩 잡게 했다.소나무 가지를 타고 꾸물꾸물 기어가는 시커먼 송충이를 젓가락으로 집어 석유 깡통에 넣는다.할당량을 채우면 검사를 받고,송충이 잡이 우수반 표창이 치러진 뒤 귀가했다.쥐꼬리 잘라 오는 숙제도 있던 시절이라 수걱수걱 하긴 했지만,당시를 회상하면 송충이가 눈앞에 굼실대는 것 같다. 어느 해부턴가 송충이 잡이가 없어졌는데 비슷한 시기 남산 소나무도 세가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걸 안 건 한참 뒤였다.공해,온난화,귀화 식물의 번성 등 탓이라는 것이다. 1991년 남산 제모습 찾기 사업을 시작한 서울시가 1일 남산 소나무림 보존대책을내놓았다. 서울 남산은 높이가 262m에 불과하지만 서울의 눈동자다.이곳에 ‘민족의 상징’인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보존된 모습은 상상만 해도 시원하다.솔바람 타고 애국가 2절 ‘남산위에 저 소나무…’가 들릴 듯도 하고.더 듣고 싶은 소나무 노래 레퍼토리도 많다.‘일송정 푸른 솔은 홀로 늙어 갔어도…’로 시작되는 선구자,‘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돌보는 사람 하나 없는데…’(상록수),‘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어머님의 눈물이…’(솔아 푸르른 솔아) 등 한 시절 목이 쉬도록 부르던 노래들이다.그러고 보면 소나무는 재목과 땔감으로서만이 아니라 아프고 괴롭던 시절 인간답게 사는 길을 찾아 나서는데 늘 길동무로서 우리와 함께해온 셈이다. 마지막 사족 한마디.남산의 제모습을 찾기 위해 1500여억원을 들여 외인아파트를 폭파하기도 했으니 남산 송림을 보존하겠다는 서울시의 송정(松政)에 어깃장놓을 이는 별로 없겠지만,이미 활엽수 생태계로 천이돼 있는 남산의 소나무 숲을 보존하기 위해선 생태계 변화를 점검하면서 서서히 추진해야 한다는 환경학자들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인다면 금상첨화일 터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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