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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지구를 살린 위대한 판결(리처드 J 라자루스 지음, 김승진 옮김, 메디치미디어 펴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가 기념비적 기후변화 관련 소송인 2007년 ‘매사추세츠주 대 미국 환경보호청’ 판결의 막전 막후를 공개했다. 영세한 환경 단체 무명 변호사의 헌신적 노력이 온실가스 규제 정책을 이끌어내고 파리기후변화협약으로 이어지는 발판을 마련한 과정을 파헤친다. 372쪽. 1만 8000원.중국과 일본(에즈라 보걸 지음, 김규태 옮김, 까치 펴냄) 동아시아 분야 석학인 고 에즈라 보걸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1500년에 달하는 중국과 일본의 교류사에서 주요한 전환점을 살펴보고, 중일 관계에 미친 영향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했다. 일본이 중국으로부터 문명의 기초를 배운 7~9세기와 중국이 일본으로부터 근대문명을 배운 20세기 등을 각각 조명해 양국 협력방안을 제시한다. 592쪽. 2만 7000원.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유대인 출신 미국 심리학자 에디트 에바 에거 박사가 어린 시절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 극한의 역경을 헤치며 살아남고 심리치료 전문가가 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자신의 이야기뿐 아니라 저자가 상담한 다른 사람들의 사연도 함께 실었다. 484쪽. 1만 7500원.사이언스 고즈 온(문성실 지음, 알마 펴냄) 순수 국내파 과학자로 미국에서 백신을 연구하고 있는 문성실 박사가 펼치는 과학 에세이. 낯선 땅에서 외국인, 여성, 엄마라는 세 가지 정체성으로 코로나19 최전선인 연구실에서 사투하는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276쪽. 1만 6500원.역사 전쟁(박석흥 지음, 기파랑 펴냄) 언론인 출신인 저자가 3·1운동 이후 100년간 한국의 역사학과 역사의식에 대한 논쟁을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했다. 일제하 국권회복운동,민중사관, 분단사관과 반일종족주의 논쟁까지 대한민국을 둘러싼 역사논쟁을 분석하고 한국사 연구방법론의 문제를 짚었다. 436쪽. 2만 3000원.지금 너를 마중 나간다(이서인 지음, 도서출판 품 펴냄) 여군 장교 출신 이서인 시인이 2012년 등단 이후 출간한 첫 시집. 100편으로 이뤄진 이 책은 ‘마중’이라는 단어를 주축으로 전개된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자연, 인연, 고향, 나라를 마중 나가는 듯한 시인의 심정이 곳곳에 녹아 있다. 192쪽. 1만 5000원.
  • “‘외인구단’의 엄지처럼 씩씩한 딸”… “이젠 ‘엄지 아빠’ 만들어 줄게요”

    “‘외인구단’의 엄지처럼 씩씩한 딸”… “이젠 ‘엄지 아빠’ 만들어 줄게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아버지와 딸들의 이야기로 많은 공감을 얻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이다. 가난하지만 진심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자상한 아버지가 자신의 신념을 흔드는 딸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뭉클하게 그렸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선보인 이번 공연에 좀더 특별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무대에 담겼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엄지(39)씨가 아버지와의 시간을 곳곳에 녹였는데, 그 아버지가 만화가 이현세(65) 작가다. 대표작 ‘공포의 외인구단’ 속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을 딸에게 지어준 아버지와 늘 그림 그리던 아버지 등을 바라보며 자란 뒤 무대에서 세상을 그리고 있는 딸. 종이와 무대에, 방법은 다르지만 그림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꾸며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부녀의 이야기를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이현세씨의 작업실에서 들었다.‘우리 아빠네….’ 엄지씨가 ‘지붕 위의 바이올린’ 대본을 읽고 떠올린 생각이다. “그동안 고전 작품은 잘 안 들어왔는데 신기하게 이 작품이 저를 찾아왔어요. 아빠와 제 이야기 같아 금방 감정이입도 됐죠.” 러시아의 작은 유대인 마을을 배경으로 한 극에서 아버지 테비예는 땅도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다. 가난하지만 억척스럽게 일하며 아내, 다섯 딸들과 행복한 삶을 일군다. 삶은 지붕 위 바이올린처럼 위태롭지만 전통의 힘으로 굳게 지탱한다. 그러나 딸들은 줄줄이 중매결혼이라는 전통에 어긋나는 사랑을 택한다. 그것도 매우 험난해 보이는 길을 나서겠다는 딸들에게 번번이 화를 내고 배신감을 토로하지만 테비예는 결국 “전통도 바뀔 수 있다”며 평생 지킨 신념마저 뒤집고 진정한 사랑과 포용으로 딸들을 감싼다. 이 작가와 엄지씨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몇 차례나 있었다. “엄지가 진로를 정할 때와 결혼을 할 때 특히 많이 부딪쳤다”고 이 작가가 먼저 기억을 꺼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미국으로 유학 간 엄지씨가 전공을 조소로 바꾸겠다고 한 일이다. “힘이 많이 필요하고 외로운 작업”이라는 게 진로 변경을 말린 이유였다. 그는 “평생 혼자 만화를 그려 온 외로움을 권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후에 무대 디자인을 하겠다는 데 마음이 놓였다. “무엇보다 무대 디자인은 여럿이 함께하는 작업이니 걱정이 덜 됐죠.”엄지씨가 비슷한 일을 하는 짝과 가정을 꾸리겠다고 했을 때도 이 작가는 몇 번이고 만류했다. 그러나 결국 등산길을 조용히 따라와 응원을 구하는 딸의 손을 잡았다. “딸을 믿는 마음이 더 크기도 하고, 딸을 잃기 싫으니까 져 주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담담하지만 깊었다. “아버지들은 험한 세상을 살아왔으니 가능하면 딸이 편하게 출발하길 바라요. 내가 10리를 뛰어야 했다면 딸은 자동차를 태워서 보내고 싶죠. 그런데 딸들은 비바람 맞으며 달려가 보겠대요. 그 길이 훤히 보이지만 눈에 불을 켜고 자신 있다는 씩씩한 딸을 믿고 지켜볼 수밖에 없죠.” 사랑을 찾아 떠나는 딸들의 뒷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는 테비예를 두고 엄지씨는 ‘내가 아빠에게 이런 무게감을 드렸구나. 이럴 때 상처받으셨겠구나’라며 그 마음을 더욱 헤아리게 됐다고 했다. 늘 자신을 믿어 준 아버지의 감정을 비로소 제대로 읽게 된 것이다. 엄지씨가 ‘엄지’였기에 부녀의 애달픈 감정이 훨씬 촘촘하게 짜이기도 했다. “만화를 시작한 때부터 딸 이름을 엄지로 짓겠다고 결심했다”는 이 작가는 “가장으로서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과 작가로서의 신념이 부딪친 결과”라고 부연했다. 그는 ‘공포의 외인구단’ 등장인물 작명 이야기를 꺼냈다. “청소년 성장 만화의 기본 덕목을 캐릭터에 담았어요. 까치는 도전, 엄지는 사랑, 백두산은 우정, 승리는 꿈인 거죠.” 특히 엄지에겐 엄지공주처럼 작은 소녀가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기며 모험을 떠난다는 의미를 주었다. “딸이 태어나서 부딪힐 세상이 결국 모험의 여정이니 잘 이겨내고 성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같은 이름을 지으려 했죠.” 그러나 4대가 함께 살던 대가족 안에서 첫 손주 이름을 직접 짓겠다는 큰할머니 뜻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래서 첫째는 주명, 둘째는 엄지가 됐다. 찬찬히 설명하는 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엄지씨는 “할머니 때문인 건 알았지만 제 이름에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실 엄지씨에겐 달갑기만 한 이름이 아니었다. 특히 학창 시절에 많이 버거웠다. “선생님들의 관심은 차라리 감사했어요. 학기 초마다 모르는 친구들에게 ‘이현세 딸이래’, ‘이현세 딸이 저것도 못해?’ 등 눈길을 많이 받았죠. 한 학기가 지나서야 저도 ‘보통 친구’가 될 수 있었고요.” 그 곤혹스러움을 아버지가 모를 리 없었다. 유난히 ‘잘해야지, 욕먹지 말아야지’ 애쓰는 모습이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어딜 가나 ‘네가 엄지냐?’라는 관심을 받으니 늘 실수하지 않으려고 고생을 많이 했을 거예요. 다 알고 있었지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무대 디자이너가 된 뒤에도 한동안 따라붙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엄지씨에겐 당연히 부담이 됐다. 다만 어린 시절과 달리 아버지와의 시간이 한참 쌓인 뒤부턴 생각을 서서히 바꿨다. “그늘을 오히려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좀더 잘해서 아빠가 ‘이엄지 아빠’라는 말을 들으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어릴 때 본 ‘외인구단’ 속 인물들이 성인이 된 뒤 다르게 와닿듯, 엄지씨는 성장할수록 그동안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준 아버지 그늘이 얼마나 크고 넉넉했는지 새삼 알아갔다. “돌아보니 아빠는 굉장히 개방된 분이고 항상 제 이야기를 들어 주려고 노력하셨다”면서 “특히 어떤 고민을 할 때 ‘아빠로선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인생 멘토로서의 의견은 이렇다’며 구분을 해서 조언을 해 주셨다”고 엄지씨는 말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니 내 뒤엔 아빠가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시고, 앞에선 인생 멘토가 끌어주는 것 같아 많은 힘을 얻었어요.” 엄지씨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 이 무대에 아버지를 듬뿍 담았다. 우선 검은색 선들로 배경을 그렸다. “예전 아빠 그림이 오로지 선으로 모든 감정이 표현됐 던 것처럼 무대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흑과 백, 선의 굵기와 질감 차이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검은 선 위에는 빛과 영상으로 쨍한 원색을 비췄다. 아버지와 함께 떠올린 샤갈 그림 때문이었다. “샤갈은 무거운 색을 썼지만 꿈같이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아버지도 무겁지만 큰 그늘이 되어 저를 포근하게 감싸 주셨어요.” 속마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서로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는 부녀의 얼굴이 그간 두 사람의 대화 시간을 가늠케 했다. 엄지씨는 대화 도중 이 작가의 휴대전화 알람이 울리자 “아빠 쉬는 시간”이라고 살뜰하게 챙겼다. 종일 책상에 앉아서 만화를 그리는 이 작가가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몸을 움직이도록 알람을 설정해 둔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울림을 준 그림을 그린 부녀가 다시 서로를 다독이며 건넨 말들은 아마도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많은 아버지와 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로도 들린다. “가족도 결국은 흔들리는 나무 꼭대기에 지은 까치둥지 같습니다. 그 안에서 만사 해결되는 것 같지만 밑에서 보기엔 위태롭기 그지없죠. 딸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볼 때마다 짠한 게 있어요. 부모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만들겠다는데 독수리처럼 튼튼하게 시작하는 딸들이 얼마나 될까요. 다 외풍 심한 까치집이죠. 그래도 굳세게 버티고 있는 게 대견해요.” 이 작가는 유독 애틋한 눈길로 엄지씨를 바라봤다. “큰 둥지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 자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신념과 가치, 예술로 든든히 둥지를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잘 지내겠지.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 거야’란 테비예 대사에 많이 뭉클했다는 엄지씨는 “매일 바쁘고 치열한 내가 얼마나 궁금하셨을지 그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면서 “많이 어렵겠지만 더도 덜도 말고 아빠처럼 늘 옆에서 기다리고 지켜주는 부모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아빠가 큰 나무로 만들어 주신 그늘 덕분에 시원하고 편하게 잘 자랐어요. 이제 제가 힘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이엄지 아빠’가 되실 수 있게 열심히 달릴 테니 지금처럼 옆에서 든든히 계셔 주세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만화로, 무대에서, 그림으로 세상 만나는 아빠와 딸

    만화로, 무대에서, 그림으로 세상 만나는 아빠와 딸

    만화 거장 이현세 작가와 무대 디자이너 엄지씨“아빠 떠올리며 ‘지붕 위의 바이올린’ 무대 그려”아버지와 극 중 테비예 연결지은 특별한 무대“험한 세상에서 굳세게 버티고 선 딸 대견해”‘기다리고 지켜주는 부모 되고파…아빠처럼“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아버지와 딸들의 이야기로 많은 공감을 얻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이다. 가난하지만 진심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자상한 아버지가 자신의 신념을 흔드는 딸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뭉클하게 그렸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선보인 이번 공연에 좀더 특별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무대에 담겼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엄지(39)씨가 아버지와의 시간을 곳곳에 녹였는데, 그 아버지가 만화가 이현세(65) 작가다. 대표작 ‘공포의 외인구단’ 속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을 딸에게 지어준 아버지와 늘 그림 그리던 아버지 등을 바라보며 자란 뒤 무대에서 세상을 그리고 있는 딸. 종이와 무대에, 방법은 다르지만 그림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꾸며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부녀의 이야기를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이현세씨의 작업실에서 들었다. “이거 우리 아빠인데….” 엄지씨는 ‘지붕 위의 바이올린’ 대본을 읽자마자 이 작가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동안 고전 작품은 잘 안 들어왔는데 신기하게 이 작품이 저를 찾아왔어요. 아빠와 제 이야기 같아 금방 감정이입도 됐죠.”러시아의 작은 유대인 마을을 배경으로 한 극에서 아버지 테비예는 땅도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다. 가난하고 소박하지만 억척스럽게 일하며 아내, 다섯 딸들과 행복한 삶을 일군다. 그에게 지붕 위 바이올린처럼 위태로운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힘은 바로 전통이었다. 대대로 내려온 길을 따라야만 삶의 균형이 맞춰진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딸들은 줄줄이 중매결혼이라는 전통에 어긋나는 사랑을 택한다. 그것도 매우 험난해 보이는 길을 나서겠다는 딸들에게 번번이 화를 내고 배신감을 토로하지만 테비예는 결국 그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 “전통도 바뀔 수 있다”며 평생 지킨 신념마저 뒤집고 진정한 사랑과 포용으로 딸들을 감싼다. 이 작가와 엄지씨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몇 차례나 있었다. “엄지가 진로를 정할 때와 결혼을 할 때 특히 많이 부딪쳤다”고 이 작가가 먼저 기억을 꺼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미국으로 유학 간 엄지씨가 전공을 조소로 바꾸겠다고 한 일이다. “조각은 힘이 많이 필요하고 외로운 작업이라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한참 말렸다”는 그는 “평생 혼자 만화를 그려 온 외로움을 권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후에 무대 디자인을 하겠다는 데 마음이 놓였다. “무엇보다 무대 디자인은 여럿이 함께하는 작업이니 걱정이 덜 됐죠.”엄지씨가 비슷한 일을 하는 짝과 가정을 꾸리겠다고 했을 때도 이 작가는 몇 번이고 딸을 만류했다. 그러나 결국 등산길을 조용히 따라와 응원을 구하는 딸의 손을 잡았다. “딸을 믿는 마음이 더 크기도 하고, 딸을 잃기 싫으니까 져 주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담담하지만 깊었다. “아버지들은 험한 세상을 살아왔으니 가능하면 딸이 편하게 출발하길 바랍니다. 내가 10리를 뛰어야 했다면 딸은 자동차를 태워서 보내고 싶죠. 그런데 딸들은 비바람 맞으며 달려가 보겠대요. 내 눈에는 그 길이 어떨지 훤히 보이지만, 눈에 불을 켜고 자신 있다는 씩씩한 딸을 믿고 지켜볼 수밖에 없죠.” 사랑을 찾아 떠나는 딸들의 뒷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는 테비예를 두고 엄지씨는 ‘내가 아빠에게 이런 무게감을 드렸구나. 이럴 때 상처받으셨겠구나’라며 그 마음을 더욱 헤아리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딸을 낳은 뒤 하루하루 부모 마음에 가까워지기도 했지만 늘 자신을 믿어 준 아버지의 감정을 비로소 제대로 읽게 된 것이다.엄지씨가 ‘엄지’였기에 부녀의 애달픈 감정이 훨씬 촘촘하게 짜이기도 했다. 위로 언니, 아래로는 남동생이 있는 엄지씨에게 이토록 특별한 이름이 붙은 데 대해 이 작가는 “가장으로서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과 작가로서의 신념이 부딪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만화를 시작한 때부터 딸에게 엄지라는 이름을 지어 주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공포의 외인구단’ 등장인물 작명 이야기를 꺼냈다. “청소년 성장 만화의 기본 덕목을 캐릭터에 담았어요. 까치는 도전, 엄지는 사랑, 백두산은 우정, 승리는 꿈인 거죠.” 특히 엄지에겐 엄지공주처럼 작은 소녀가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기며 모험을 떠난다는 의미를 주었다. “딸이 태어나서 부딪힐 세상이 결국 모험의 여정이니 잘 이겨내고 성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같은 이름을 지으려 했죠.” 그러나 4대가 함께 살던 대가족 안에서 첫 손주 이름을 직접 짓겠다는 큰할머니 뜻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래서 첫째는 주명, 둘째는 엄지가 됐다. “당시 꼬맹이들에게 사랑보다 우정이 앞섰다면 우리 세대는 가족이 사랑을 앞섰던 것”이라고 말한 이 작가를 보며 엄지씨는 “할머니 때문인 건 알았지만 제 이름에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사실 엄지씨에겐 달갑기만 한 이름이 아니었다. 특히 학창 시절에 많이 버거웠다. “선생님들의 관심은 차라리 감사했어요. 학기 초마다 모르는 친구들에게 ‘이현세 딸이래‘, ‘이현세 딸이 저것도 못해?’ 등 눈길을 많이 받았죠. 한 학기가 지나서야 저도 ‘보통 친구’가 될 수 있었고요.” 그 곤혹스러움을 아버지가 모를 리 없었다. 유난히 ‘잘해야지, 욕먹지 말아야지’ 애쓰는 모습이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어딜 가나 ‘네가 엄지냐?’라는 관심을 받으니 늘 실수하지 않으려고 고생을 많이 했을 거예요. 다 알고 있었지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대 디자이너가 된 뒤에도 한동안 따라붙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엄지씨에겐 당연히 부담이 됐다. 다만 어린 시절과 달리 아버지와의 시간이 한참 쌓인 뒤부턴 생각을 서서히 바꿨다. “그늘을 오히려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좀더 잘해서 아빠가 ‘이엄지 아빠’라는 말을 들으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죠.”어릴 때 본 ‘외인구단’ 속 인물들이 성인이 된 뒤 다르게 와닿듯, 엄지씨는 성장할수록 그동안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준 아버지 그늘이 얼마나 크고 넉넉했는지 새삼 알아갔다. “돌아보니 아빠는 굉장히 개방된 분이고 항상 제 이야기를 들어 주려고 노력하셨다”면서 “특히 어떤 고민을 할 때 ‘아빠로선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인생 멘토로서의 의견은 이렇다’며 구분을 해서 조언을 해 주셨다”고 엄지씨는 말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니 내 뒤엔 아빠가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시고, 앞에선 인생 멘토가 끌어주는 것 같아 많은 힘을 얻었어요.” 엄지씨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 이 무대에 아버지를 듬뿍 담았다. 우선 검은색 선들로 배경을 그렸다. “예전 아빠 그림이 오로지 선으로 모든 감정이 표현됐던 것처럼 무대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흑과 백, 선의 굵기와 질감 차이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검은 선 위에는 빛과 영상으로 쨍한 원색을 비췄다. 아버지와 함께 떠올린 샤갈 그림 때문이었다. “샤갈은 무거운 색을 썼지만 꿈같이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아버지도 무겁지만 큰 그늘이 되어 저를 포근하게 감싸 주셨어요.”속마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서로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는 부녀의 얼굴이 그간 두 사람의 대화 시간을 가늠케 했다. 엄지씨는 대화 도중 이 작가의 휴대전화 알람이 울리자 “아빠 쉬는 시간”이라고 살뜰하게 챙겼다. 종일 책상에 앉아서 만화를 그리는 이 작가가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몸을 움직이도록 알람을 설정해 둔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울림을 준 그림을 그린 부녀가 다시 서로를 다독이며 건넨 말들은 아마도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많은 아버지와 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로도 들린다. “가족도 결국은 흔들리는 나무 꼭대기에 지은 까치둥지 같습니다. 그 안에서 만사 해결되는 것 같지만 밑에서 보기엔 위태롭기 그지없죠. 딸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볼 때마다 짠한 게 있어요. 부모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만들겠다는데 독수리처럼 튼튼하게 시작하는 딸들이 얼마나 될까요. 다 외풍 심한 까치집이죠. 그래도 굳세게 버티고 있는 게 대견해요.” 이 작가는 유독 애틋한 눈길로 엄지씨를 바라봤다. “큰 둥지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 자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신념과 가치, 예술로 든든히 둥지를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잘 지내겠지.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 거야’란 테비예 대사에 많이 뭉클했다는 엄지씨는 “매일 바쁘고 치열한 내가 얼마나 궁금하셨을지 그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면서 “많이 어렵겠지만 더도 덜도 말고 아빠처럼 늘 옆에서 기다리고 지켜주는 부모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아빠가 큰 나무로 만들어 주신 그늘 덕분에 시원하고 편하게 잘 자랐어요. 이제 제가 힘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이엄지 아빠’가 되실 수 있게 열심히 달릴 테니 지금처럼 옆에서 든든히 계셔 주세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새끼 까치에게 젖 물리는 반려견…종(種) 뛰어넘은 모성애

    [반려독 반려캣] 새끼 까치에게 젖 물리는 반려견…종(種) 뛰어넘은 모성애

    모녀지간이 된 개와 까치의 사연이 전해졌다. 3일 데일리메일은 자신을 구해준 개를 어미처럼 따르는 까치와, 그런 까치를 제 새끼처럼 기르는 개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호주 퀸즐랜드 쿠메라에 사는 줄리엣(45)은 지난해 9월 작은 까치 한 마리를 구했다. 쓰러진 까치를 발견한 건 그녀의 반려견 페기. 줄리엣은 “산책 도중 페기가 짖어 다가가 보니, 까치 한 마리가 널브러져 있더라.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까치를 집으로 데리고 온 줄리엣은 지역 야생동물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 까치를 살리는 데 전념했다. 물심양면으로 보살핀 덕일까. 까치는 일주일 만에 완전히 기력을 회복했다. 줄리엣은 살아난 까치가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가길 바랐다. 하지만 웬일인지 까치는 영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줄리엣은 “까치가 자연으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문이란 문은 다 열어놓았다. 하지만 까치는 돌아가는데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밝혔다. 숲으로 돌아가는 대신 집에 눌러앉은 까치는 자신을 구한 반려견 뒤를 졸졸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반려견 역시 그런 까치를 내치지 않고 품어주었다. 줄리엣은 “까치를 무서워하는 반려견을 걱정한 게 멋쩍었을 정도”라고 웃어 보였다.그리고 얼마 후, 반려견이 모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임신도 하지 않은 반려견 젖에서 우유가 나오는 걸 보고 병원에 데려간 줄리엣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수의사는 “까치를 제 새끼로 여겨 강아지를 키우듯 모유를 만드는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까치 역시 본인이 강아지라도 된 마냥 반려견 젖을 문다는 점이다. 반려견은 어미, 까치는 새끼 노릇을 하는 셈이다. 종(種)을 뛰어넘어 모녀지간이 된 반려견과 까치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24시간 내내 붙어 다니며 나란히 앉아 창밖을 내다보는가 하면, 손을 꼭 붙잡고 잠을 청하기도 한다. 줄리엣은 “그들만의 언어가 있는 것 같다. 분명 모녀간의 유대감”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까치는 떠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돈독한 둘 사이가 앞으로도 꾸준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 인싸] 디지털 대전환 시대, 포용적 스마트시티/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

    [서울 인싸] 디지털 대전환 시대, 포용적 스마트시티/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

    4차 산업혁명의 진행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온택트 사회, 디지털 사회로의 대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역사상 모든 큰 변화에는 긍정적 성과와 함께 일정한 부작용이 동반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활용 역량 차이가 일상생활의 불편을 감수하는 차원을 넘어 경제·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을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달에는 엄마가 햄버거를 먹고 싶었지만 키오스크를 다루지 못해 20분 동안 헤매다가 집에 들어와 눈물을 보였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SNS와 언론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 디지털 약자는 온라인을 넘어 현실사회 전반에서 고립·배제되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의 디지털 접근·활용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공공의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서울시는 디지털 전환의 과정에서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취약계층을 보듬는 ‘포용적 스마트시티’를 한발 앞서 준비해 왔다. 디지털 시대의 필수 인프라인 자가통신망을 강화하는 S-Net, 공공필수재가 된 통신을 시민 기본권으로 보장하기 위한 무료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 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작년 말부터 서비스 중인 까치온은 고품질의 와이파이를 제공하며, 2022년까지 서울 모든 공공생활권에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포용적 스마트시티는 다양한 인프라 확충과 이를 이용하는 시민역량 제고, 관련 제도와 문화 확립 3박자가 선순환돼야 한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부터 중앙정부, 자치구, 민간기업 등과 상호 협력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디지털 격차 해소 종합정책을 수립하고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해 왔다. 대표적으로 민관 협력 방식의 스마트폰 보급사업, 디지털 활용 능력을 갖춘 55세 이상 어르신으로 구성된 디지털 노노(老老)케어 어디나지원단, 키오스크 체험존,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폰 교육 등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교육 모델을 선보였다. 중앙정부와 함께 140여곳에서 디지털배움터도 5월부터 운영한다. 이 중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폰 교육 사업을 통해 서울시는 유네스코 넷엑스플로 연결도시 시상식에서 교육 분야 수상도시로 선정됐다. 유네스코는 “휴머노이드형 로봇 리쿠를 활용한 스마트기기 활용법 교육이 코로나 시대에 노년층 소외·고립에 효과적 대응책”이라는 점을 수상 이유로 꼽았다. 시민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는 디지털 취약 계층의 권익 확대 및 삶의 질 제고는 물론이고 비대면 사회의 유지관리와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인적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서울시는 다양한 기관과 함께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 및 서비스가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지원해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포용적 스마트시티를 조성해 나갈 것이다.
  • “도시개발로 사라질 근대문화유산 부천 ‘죽산박씨 고택’ 보존해야”

    “도시개발로 사라질 근대문화유산 부천 ‘죽산박씨 고택’ 보존해야”

    “역곡동 안동네에 있는 죽산박씨 고택은 수직과 수평선, 휘어진 지붕선이 우리 전통한옥 모습입니다. 이처럼 130여년간 잘 유지·보존된 고택은 역사적 가치가 충분해 반드시 보존해야 합니다.” 경기 부천의 향토사학자 A씨는 역곡일대 공공주택 개발예정으로 선조들이 지켜온 전통 한옥 고택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천시 역곡동 165번지에 자리한 127년 된 죽산박씨 고택은 1894년에 건축된 근대 문화유산이다. 주변에 5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으며 540여 년을 지켜온 유서 깊은 마을이다. 최근 이 역곡동(역곡 안동네~까치울역) 일대 71만 7000㎡ 부지에 공공주택이 건설될 예정이어서 마을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고택이 위치한 벌응절리(역곡 안동네)는 죽산박씨 종손(고택 주인 박희자)이 5대째 살고 있으며, 가옥도 큰 변형 없이 1894년 건립된 후 지금까지 잘 보존돼 왔다. 이 마을은 역곡동의 주산인 원미산 동쪽 날개에 해당하는 산 끝자락에 있다. 고택은 ‘ㄴ’ 자형 안채와 ‘ㄱ’자형 문간채, ‘ㄷ’자형 바깥채, 후원 및 경계 등 배치와 건물 골격은 건립 때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안채의 창호와 바닥, 바깥채의 기와 등 마감 부분은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보수했다. 50년 전부터 살아온 이 마을 한 어르신은 “문화특별시라는 부천시가 획일화된 아파트 건립으로 마지막 남은 유서 깊은 전통 한옥마을이 옛 정취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곳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선조들의 지혜와 풍속이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후세에 물려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선말기의 전통건축양식인 이 고택은 부천뿐만 아니라 경기도내에서도 원형 유지와 보존상태가 양호해 학술적·역사적으로 가치와 희소성이 있다. 이에 시민들은 개발 주체인 부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신도시 조성만 몰입할 게 아니라 유서 깊은 안동네마을을 존치·보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부천역곡 지주협의회와 대책위원회, 부천시자연호보협의회를 중심으로 고택영구보전 범시민서명운동을 펼쳐 이미 4만 여명이 참여했다. 고택주인인 종손 박희자(81)씨는 “여생을 바쳐 전통유산을 복원하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고택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주민들의 기억과 경험을 소중히 기록할 계획”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 향토문화재 지정 등록을 신청하고, 수용시 고택 전체를 부천시에 기부채납하겠다”고 밝혔다. 박명혜 부천시의원은 지난 시정질문을 통해 “부천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적 자산 현황을 철저히 파악해 향토문화와 도시유산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정책을 마련해 역곡고택 보존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시에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부천시 관계자는 “문화재를 발굴·보존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내실 있게 정비하고, 문화 산업화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하며 유관기관과 경쟁력 있는 문화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역곡동 고택은 경기도에 등록문화재 지정을 신청(2011년 11월)한 바 부결 통보돼 도를 상대로 이의신청(행정심판 소송)한 상황이다. 시는 “경기도에서 향토문화제 등록 심의를 보류하고 있다”며 “소송이 마무리되면 ‘부천시 향토문화재보호조례’에 의거 향토문화제로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강서 키움센터 두 곳 더… 간식비 포함 月5만원 돌봄

    강서 키움센터 두 곳 더… 간식비 포함 月5만원 돌봄

    초등학생 돌봄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우리동네키움센터 강서 3·4호점이 새로 문을 열었다. 맞벌이로 인한 돌봄 공백을 채워주고, 부모에게는 양육부담을 줄여 경력단절을 막아주는 촘촘한 마을 중심의 아이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강서구는 지난해 방화3동 1호점과 염창동 2호점에 이어 올해 화곡본동과 방화2동에 3·4호점을 확대 설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초등생이 방과 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돌봄 공간이다. 아동이 안전하게 머무르며 친구와 함께 숙제도 하고 다양한 놀이 활동도 할 수 있다. 이번에 문을 연 우리동네키움센터는 방과 후 아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집과 학교에서 10분 거리의 장소로 선정됐다. 우리동네키움센터 강서3호점은 화곡본동(까치산로6길 49 1층)에 121㎡ 규모로 마련됐고, 정원은 20명이다. 강서4호점은 방화2동(양천로10길 38 1층)에 267㎡ 규모로 들어서고 정원은 25명이다. 센터는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상시 돌봄’과 학교 휴교나 이용자 긴급 상황 발생 시 돌봄을 지원하는 ‘일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미술·체육 등 예체능활동 ▲코딩·외국어 등 학습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해 아이들의 교육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센터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6세부터 12세 맞벌이 가정 아동이면 이용 가능하다. 이용시간은 학기 중에는 낮 12시부터 7시, 방학 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이용료가 상시 돌봄은 간식비 포함 월 5만원, 일시 돌봄은 일 2500원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통해 돌봄 걱정 없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강서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냉동만두에 들러붙은 정체불명 이것은?…“혐오스러워” [이슈픽]

    냉동만두에 들러붙은 정체불명 이것은?…“혐오스러워” [이슈픽]

    냉동만두에 검은 새 깃털 추정 불순물 섞여“까마귀털인지 까치털인지새 것 개봉하자마자 같이 얼어 있어”“어제 다른 봉지 먹었는데 토 나와” “고객센터 전화도 안 받아” 신고 예고네티즌들 “어디 만두냐, 검수자도 없나” 비판냉동만두에서 검은 새의 깃털로 추정되는 불순물이 만두에 엉켜붙어 얼은 채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11일 ‘냉동만두 이제 못 먹겠네요’라는 제목으로 정체불명의 사진이 두 장 올라왔다. 사진에는 평범한 냉동만두에 검은색 깃털로 보이는 물체가 마구 헝클어진 채 만두에 들러붙어 있다. 작성자는 “까마귀털인지 까치털인지 모르겠는데 새 것을 개봉하자마자 저게 같이 얼어 있다”면서 “어제도 이 만두 다른 봉지 까먹었는데 토악질이 나온다”고 불쾌해 했다. 이어 “(해당 제품을 만든) 고객센터에 전화도 해봤는데 받지 않는다”면서 “이거 어디에다 신고해야 하느냐”며 답답해 했다. 이 작성자는 “이거 먹었는데 괜찮겠죠?”라며 제품 위생상 문제는 없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지네인 줄” 네티즌 회사명 언급 추적 “직원 조끼 패딩서 들어간 게 아니냐”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불순물이 포함된 제품 상태를 보며 ‘제보감’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한국소비자원 등에 신고해야 한다며 “만두피에 붙은 검은 털을 제거하는 검수자도 없느냐”며 업체의 제조 공정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맛있다고 해서 사먹어 보려고 했는데”, “어떤 만두냐? 나도 걸러야 겠다”, “제조 과정이 어땠길래 저런 게 나오는 것이냐”, “어느 브랜드냐”, “제조사랑 타협하지 말고 식품위생과에 바로 신고하라”, “나였으면 비위 약해서 바로 헛구역질 했다. 저 브랜드는 절대 안 먹을 것” 등 제품 브랜드와 제조 과정에 대한 불신과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배상으로 만두 한 10㎏은 받으실 듯”이라고도 했다. 네티즌들은 모양을 추정해 특정 유명 만두제조회사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정체불명의 검은 털의 반입 배경에 관심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직원 조끼 패딩에서 들어간 게 아니냐”, “마지막 포장에서 패딩 털이 들어갔나 보다. 대기업 공장 보면 새털이 들어갈 수가 없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지네인 줄 알았는데 까치털이네”, “밥 먹고 있는데 혐오같은 것 좀 붙여라” 등의 불편한 반응도 내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지권 서울시의원, 서울 지하철 안전 운행을 위한 전수 조사 요구

    정지권 서울시의원, 서울 지하철 안전 운행을 위한 전수 조사 요구

    서울시의회 정지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동2)은 제299회 임시회 교통공사 업무 보고 시 2019년 7호선 열차탈선 사고 이후 지속되고 있는 열차탈선 및 추돌사고는 교통공사 임직원들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7호선 탈선사고와 동일한 유형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교통공사는 전동차 레일 전구간(300km)의 마모량과 전동차 1차 스프링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시행해 줄 것을 교통공사(사장 김상범)에 요청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2019년 3월에 있었던 7호선 탈선사고에 대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보고서’가 2020년 11월 공개 됐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고의 주원인은 ‘1차 스프링이 경화된 차량이 궤간 기준을 초과하고 굴곡이 반복되는 곡선 선로구간을 운행 중 레일을 타고 올라 탈선된 것’이며 주원인의 기여요인으로는 ‘차륜 삭정 시 표면 거칠기 관리기준을 정하지 않은 것, 사고열차의 윤중비가 큰 것, 궤간 측정 및 관리 시 편마모량이 차감하는 등 ‘선로정비규정’을 합리적이지 않게 적용한 것, 레일 연적 아래방향 마모․측마로 및 레일 형상변화에 대한 기준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원인에 따른 조사결과를 보면 교통공사는 열차가 탈선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된 점검과 관리를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궤간이 정비기준을 초과했고, 사고구간의 레일이 마모와 훼손 됐음에도 순회점검 검사표에는 “레일상태 A(정상), 특이사항 없음“으로 기록 보고했으며, 1차 스프링 강성 측정결과는 모두 설계치보다 약 2배 이상이었고, 열차 운영시 정지윤중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열차 탈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했다.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열차탈선 사고와 관련하여 교통공사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안일한 사고방식은 업무보고 간에도 드러났다. 정 의원은 7호선 탈선사고 조사결과보고서를 보았는지 사장에게 질의했고 사장은 “한번 읽어 보았으나 자세한건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기술본부장에게는 2주마다 선로 상태를 육안으로 점검한 점검표에 검사결과 ‘“A”(정상), 특이사항 없음’으로 기록돼 있는걸 보았는지 질의하니 보지 못하였다고 답했고 이외에도 철로 전구간의 길이(300km)도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교통공사 주요 임직원들의 안일한 사고방식은 최근 일어난 레일 절단 사고 대처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2월 18일 오전 6시 37분 까치산역과 신정역 간 신호장애가 일어났고 1시간이 지난 7시 48분에서야 레일이 1.5cm가량 절단된 걸 발견 했으나 종합관제단장도 아닌 제2관제센타장의 지시로 승객들이 가득 찬 열차를 계속 운행토록 조치했다. 이후 오전 11시 15분에야 레일이 절단된 곳에 응급이음매를 체결하고 열차 정상운행을 재개하였으나 이는 레일이 절단된 지 4시간 40분이 지난 후였고, 출근 시간대 많은 시민들은 레일이 절단된 줄도 모르고 지하철을 이용한 후였다. 레일 절단으로 열차 탈선의 위험이 있음에도 운행 중단에 따른 민원이 무서워, 출근 시간대 많은 시민들을 태운 열차를 운행케 하는 무사안일 주의는 최근 3년간 발생한 레일 균열 38건과, 레일 절단 10건 등이 사고없이 무사히 지나간 게 교통공사 관계 직원들에게는 좋지 않은 선행학습 되었던 것이었다. 정지권 의원은 7호선 탈선사고 조사 결과와 2020년 5월에 있었던 발산역 열차 탈선사고는 연관 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유사한 사고가 이어지지 않도록 “첫째 전동차의 횡압감소 방안 강구, 둘째 차륜 윤중비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관리, 셋째 레일과 차륜의 마찰 최소화, 넷째 차륜 삭정시 표면의 거칠기 관리할 것” 등 4가지 사항에 대하여 교통공사의 전수조사를 요구 하였으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명 지키기’ 아무리 과해도 부족… 관악의 소신

    ‘생명 지키기’ 아무리 과해도 부족… 관악의 소신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2일 관악구 행운동을 찾았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지반 약화 등으로 사고 위험이 커진 안전취약시설물을 둘러보고 위험 사항을 발견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에 도착한 박 구청장은 우선 봉천동과 행운동 경계에 있는 옹벽부터 살폈다. 30m 길이의 옹벽이 서 있는 곳은 등산로와 연결돼 있어 많은 주민이 오가는 길이다. 박 구청장은 오래된 옹벽에 부식 등으로 철근이 노출된 곳이 있는지, 석재 표면이 들떴는지, 지반 침하가 발생했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이후 헬스장, 실내골프연습장 등이 있는 까치산 체육센터로 이동했다. 박 구청장은 센터의 옥상 방수, 마감 등 안전상태 여부를 점검하고 환기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소화기 등의 약제가 변질됐는지 등을 살폈다. 이후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던 행운동 고지대 경사로로 이동했다. 과거 이곳은 겨울철 눈이 내리면 높은 언덕 때문에 차량은 물론 주민 통행도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관악구는 2019년 11월에 고정식 자동 액상 살포 장치를 설치했다. 박 구청장은 “배관 길이 200m, 용량 5t 규모의 장치를 설치해 눈이 와도 주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며 “아무리 좋은 장비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구청장이 둘러본 곳 외에도 관악구는 안전등급 D·E급 5곳, 급경사지 103곳, 도로시설물 27곳, 건설현장 41곳 등 모두 204곳을 점검대상으로 선정했다. 시설물 관리부서 자체점검과 외부전문가와 합동점검을 한다. 박 구청장은 이중 위험시설 41곳과 동별 주민건의사항 처리현장 21곳을 돌아볼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직접 순찰하고 점검함으로써 해빙기 안전 취약시설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 안전점검에 참여하게 됐다”며 “해빙기 붕괴·낙석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재난취약지역 및 시설에 대한 사전 점검으로 구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재산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악구는 건설현장 해빙기 특별 안전교육을 통해 해빙기 주요 재해사례, 안전관리 대책 등을 알리고 있다. 또 자율방재단, 안전보안관 등 주민의 안전지킴이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길섶에서] 모성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털이 보드랍고 반지르르하다)고 한다.” 자식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동물이 있을까. 거북이나 물고기 중 일부가 알을 낳은 후 새끼들의 생사에 전혀 관심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동물의 자식 사랑은 희생적이다. 까치, 두루미, 기러기 등 대부분의 조류는 모성애가 대단히 강하다. 알을 품고 있을 때 뱀 등 천적이 나타나도 웬만해선 알을 포기하지 않는다. 새끼가 부화하면 암수가 양육에 정성을 다한다. 천적으로부터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새끼의 배설물을 입으로 받아 내기도 한다. ‘엄마’, ‘부모’란 말만 들어도 대부분의 사람은 코끝이 찡해진다. 특별한 사연이나 추억이 떠올라서가 아니다. 머리와 가슴으로 오래도록 느껴 왔던 부모님의 고귀한 희생에 대해 거의 반사적으로 우러나는 숙연함 때문일 것이다. 최근 부모라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어른들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헤어진 남편이 싫다며 젖먹이 아이를 방치해 굶겨 죽인 엄마가 있는가 하면, 칭얼거리는 제 자식을 모진 학대로 죽음에 이르게 한 부모도 있다. 부모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어른으로 보기 어렵다. 모성애조차 약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상이 두려워진다.
  • 말뿐인 저상버스·지하철 승강기…언제까지 ‘희망 고문’ 할 겁니까

    말뿐인 저상버스·지하철 승강기…언제까지 ‘희망 고문’ 할 겁니까

    설 연휴 하루 전날인 지난 10일. 중증장애인인 최영은(30)씨는 지하철 4호선 종점인 당고개역에서 서울역까지 지하철을 탔다. ‘가짜 정당’인 탈시설장애인당에서 이동권을 맡은 서울시장 후보로서 장애인 65명과 함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서울시에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휠체어로 승하차를 반복하는 시위에 열차 운행이 지연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시민단체에는 욕설 섞인 항의가 빗발쳤다.이들은 왜 지하철 시위에 나섰을까. 김명학(63)씨는 “4호선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노부부가 사망한 사건이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우리가 이동권을 외쳐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면서 “시위를 하고 이동권을 외치지 않으면 장애인들은 무시받고 방치된다. 돈도 없고 가진 건 몸 뿐이니 시위에 나선다”고 말했다. 최씨도 “정부와 사회가 장애인들이 원하는 정책에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전장연은 “서울시에 지하철 역사마다 1동선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 200억원이 삭감됐다”고 비판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지상에서 지하철역 승강장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2001년 1월 22일 설을 맞아 역귀성한 노부부가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용 리프트를 이용하던 중 철심이 끊어져 7m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애인 단체들이 지하철 선로를 점거하거나 역사에서 시위를 이어 간 끝에 2015년 서울시는 2022년까지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다.●서울 22개 지하철역 승강기 설치 지지부진 그러나 서울 지하철 1~8호선 280개역 가운데 22개역은 교통약자를 위한 1동선이 아니다. 충무로, 교대, 명동, 청량리 등 5개역은 공사 중이지만, 설계 중인 고속터미널, 종로3가 등 13개역에 대한 공사 예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상일동, 신설동, 까치산, 대흥 등 4개역은 승강장 구조 등의 이유로 엘리베이터 설치를 검토하는 단계다. 이 때문에 리프트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역에서는 장애인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최씨는 “리프트를 탔다가 갑자기 멈추거나 작동이 되지 않으면 약속 시간에 늦게 된다. 번거롭더라도 전 역에서 내리거나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린다”면서 “무엇보다 다치거나 죽을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장애인들의 요구로 설치된 지하철역 엘리베이터는 휠체어를 타지 않는 이들에게도 편리한 이동수단이 됐다. 그러나 정작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왜 장애인이 밖에 나왔냐”고 폭언을 듣곤 한다. ‘휠체어 때문에 3~4명이 타지 못한다’고 여기는 시민들은 휠체어가 다가오면 모른 체 발길을 서둘러 먼저 타버리거나 “너는 우리가 타고 난 뒤 타라”고 말하기도 한다. 저상버스 도입이 저조한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이 버스를 이용하기는 더 쉽지 않다. 2019년 말 기준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은 26.5%에 불과하다. 보급률이 가장 높은 서울시도 절반을 겨우 넘는 53.9%에 그친다. 대구는 2018년 34.6%이던 저상버스 보급률이 2019년 34.1%로 하락했다. 반면 영국은 저상버스나 장애인이 이용가능한 버스가 2004년에는 전체의 52%였지만, 2018년에는 99%까지 확대됐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시내버스 75%를 저상버스를 바꾸기로 했지만, 서울시가 저상버스 580대를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 220억원은 책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은 서울에서 저상버스를 타려고 해도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한다. 김명학(63)씨는 “정비를 잘 하지 않는 탓인지 리프트가 고장난 저상버스가 오면 한 시간 훌쩍 넘게 기다려야 한다”면서 “저상버스가 적어 장애인들이 타고 싶어도 쉽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인권위가 발표한 ‘장애인 이동권 강화를 위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응답자의 48.0%가 ‘저상버스 이용거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승차거부 이유는 ‘승객이 많거나 만차’(38.2%)일 때도 있었지만 ‘버스 경사판 작동법을 기사가 모르거나 작동 불량’(69.1%)이거나 ‘다른 승객의 불만’(14.5%), ‘무정차 통과’(34.5%) 때문인 경우도 있었다. 결국 승차거부를 당한 뒤 외출을 포기(13.6%)한 이들도 있었다. 2019년부터 서울시는 전화로 시내 저상버스를 타기 전에 전화로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최씨는 지난해 여름 저상버스를 예약하지 않고 타려다 도리어 ‘승차거부’를 경험했다. 활동지원사가 “휠체어를 이용하려는 장애인이 타려고 한다. 리프트를 내려 달라”고 하니 버스 기사가 “콜센터에 전화해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해 한동안 실랑이를 벌어야 했다.●장애인 이동권 운동 노인·임산부도 혜택 오욱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저상버스 보급이 미진한 상태에서 예약시스템 같은 보완책은 한계가 있다”면서 “지방으로 갈수록 저상버스 보급 확대가 매우 더디다. 저상버스로 교체할 때 지원금을 주는 정책 외에 저상버스 확대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 지자체가 저상버스 확대를 위한 세부적인 이행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장애인도 세상 속에서 살고 싶다. 그러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장애인들은 보이지 않는다. 김씨는 “장애인을 많이 보지 못했다고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고칠 것은 장애가 아니라 장애인을 집 밖으로 나올 수 없게 하는 환경”이라면서 “장애인 이동권 운동 덕분에 노인과 임산부, 아동과 같은 교통약자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있다. 장애인이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17일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1차 면담을 가졌다. 오는 26일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방안과 관련해 추가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전국 모든 지역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로 바뀐다면 이들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최씨는 “남편과 함께 부산 해운대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고향인 전북 부안을 가려면 특수차량을 빌려야 하는데, 대중교통인 고속버스를 타고 가 보고 싶다”면서 “지방으로 여행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박상구 서울시의원, 매니페스토 소통대상 최우수상 수상

    박상구 서울시의원, 매니페스토 소통대상 최우수상 수상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박상구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1)이 지난 8일 매니페스토 소통대상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박 의원은 시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왔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협치에 앞장서는 등 지역사회 발전과 지방 의정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하게 됐다. 박 의원은 지역사회 민원 해소와 서울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정책이 시행되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소규모 주차장 조성 지원을 위한 조례안 발의 ▲서울제물포터널 및 국회대로 상부공원화 추진 ▲까치산역 지하철 출입구 캐노피 예산확보 ▲화곡중앙골목시장 도시재생 희망지사업 추진 ▲강서구 공항동 도시재생 사전단계 희망지사업 추진 등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까치산역은 일일 유동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교통 약자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박상구 의원은 유모차, 휠체어 등 이용자들을 위해 예산을 확보해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앞장서 왔다. 이에 지난해부터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가 시작되어 한창 진행 중이다. 국회대로 상습 정체에 주목하여 오랫동안 애써왔던 국회대로 지하화 공사는 올 4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여 서울 시민에게 녹지 환경을 제공하는 공사는 단계별로 진행 중이다. 박 의원은 “지역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부분을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며 “‘현장에 답이있다’는 마음을 잃지 않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는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화? 웃기시네!

    세계화? 웃기시네!

    빈곤 극복 힘 됐지만 노동 착취 등 부작용트럼프 지지층·근본주의자·전체주의자반세계화 외치며 실리 취하는 움직임도코로나 대전환 시기, 대안 모색 가능성2001년 10월 미국 뉴욕에 ‘뉴욕이여, 반격하라! 쇼핑하자!’라는 구호를 새긴 배지가 시중에서 팔렸다. 미국 금융당국은 9·11 테러 직후 경기 부양책으로 월스트리트 기업에 대한 규제와 감독도 대폭 완화하고 신용한도 제한도 풀었다.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출, 고수익을 약속한 복잡한 금융상품이 불티났다. 7년 후 미국은 경제 위기에 휩쓸렸고, 세계의 생산기지 중국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때의 상황을 두고 “미국은 망해 가는데 중국에는 마천루가 올라간다”고 선동하면서 대통령까지 올랐다. 세계화는 수많은 사람을 끔찍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 줬다. 문맹률을 감소시켰으며, 우리 삶을 개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 유럽과 미국의 기업은 전 세계 여러 지역을 착취 허브로 활용했다. 지구 생태계도 무참히 파괴됐다. 세계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2030년까지 1억 2200만명이 다시 가난해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이스라엘 기자 나다브 이얄은 저서 ‘리볼트’에서 이런 국제현상의 부작용을 살핀다. 20년 동안 전 세계를 다니며 세계화로 피해를 본 이들, 그리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반세계화를 외치며 실리를 취하는 이들을 보여 주면서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각국이 사명감으로 신중하게 행동하면서 비교적 안정된 시대에 진입했다며, 이 시대를 ‘책임의 시대’라 정의한다. 그러나 책임의 시대는 9·11 테러로 끝났고, 세계화에 대한 저항도 동시다발로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질적인 집단에서 여러 모습으로 일어나는 반세계화 운동이다. 세계화의 문제를 학술적으로 분석하기보단, 보여 주기를 통해 독자들이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생의 터전을 넓히고자 코끼리와 사투를 벌이는 스리랑카 북서쪽 갈가무와 지역민들, 지나친 고령화로 마을 중위연령이 70세가 돼버린 일본 군마현의 난모쿠, 그리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 웨인즈버그 폐광촌에서 만난 이들을 통해 세계화의 부작용을 꼬집는다. 이와 함께 포퓰리즘적 인종주의자 정치인, 과학을 거부하는 사기꾼, 바쿠닌을 신봉하는 무정부주의자, 종교의 교리만을 내세우는 근본주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활동하는 가상의 공동체, 전체주의 선동가, 신러다이트주의자, 음모론 숭배자 등도 등장한다.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 신나치주의 정당의 기반이 된 정치인 콘스탄틴 플레브리스 등과 같은, 우파의 극단에 선 자들과 한 인터뷰를 재밌게 읽다가도, 이들이 수혜를 얻는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각종 사례를 모자이크식으로 구성했지만, 모자이크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책의 약점이다. 해결책 역시 부실할 수밖에 없다. 21개의 장 가운데 2개의 장을 활용해 세계화에 맞설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피상적인 주장에만 그쳐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저자의 시각을 따라가는 데는 의미가 있다. 저자는 코로나19로 대전환을 맞은 바로 지금이 세계화의 대안을 살필 수 있는 적기라고 말한다. “우리의 목표는 이전 시대에 지어진 집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집을 더욱 살 만한 공간으로 고치는 것”이라는 저자의 조언을 새겨들을 만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집콕’ 명절 눈이 즐겁다…온라인 뮤지컬에 랜선 공원산책까지

    ‘집콕’ 명절 눈이 즐겁다…온라인 뮤지컬에 랜선 공원산책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 설 명절을 계획한 시민이 많은 가운데 공공기관, 박물관 등에서 마련한 다양한 온라인, 비대면 콘텐츠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연휴 무료 온라인 공연, 행사 참여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국립나주박물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는 온라인 뮤지컬 공연 ‘디스이즈잇(This is It)’을 무료로 볼 수 있다. 13~14일 오전 9시부터 18시까지 공연이 공개된다. 2015년 초연 이후 매년 동원 관객 수를 갱신하고 있는 해당 공연은 10대들의 꿈과 열정을 표현한 뮤지컬로 지쳐있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관객들에게 위로와 희망, 공감을 선물한다. 대사가 없이 홀로그램 기술, 스트릿댄스, 마술, 비트박스, 발광다이오드(LED) 트론댄스, DJ 쇼 등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구성된 ‘넌버벌 융복합 미디어 아트 공연’이다. 특히 3D애니메이션 레이저, EL와이어슈트를 입고 보여주는 다양한 댄스 무대는 요즘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 및 가상 현실세계를 표현하며, 장르의 경계를 넘어 여러 퍼포먼스들로 조화롭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서울시 역시 같은 기간 시민들이 자연을 배울 수 있도록 온라인 공원 콘텐츠 10종 148개를 무료로 제공한다. 해당 콘텐츠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진행한 비대면 공원프로그램과 공원여가문화 사업 결과물로 시민이 이용하기 편하게 전자책으로 묶거나 찾아보기 쉽게 재구성했다. ‘서울의공원’ 홈페이지(http://parks.seoul.go.kr)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생태, 별자리, 사진강좌, 그림그리기, 운동기구 사용법 등 학습콘텐츠부터 자연물로 만든 공예작품을 모은 공원수작전(전시), 소나무숲을 걷거나 나무를 바라보는 만으로 힐링이 되는 랜선공원산책 등 다양하다. 특히 자연친화적 놀이공간을 만들어가는 ‘꿈의 놀이터 일년의 기록’을 담은 미니다큐, 서서울호수공원의 역사와 항공기 소음으로 작동되는 소리분수를 소재로 한 창작동화 ‘소리분수의 전설 디룡이 이야기’는 온라인으로 처음 공개된다. 또한 공원에서 만나는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포착한 ‘공원탐험 생물의 세계’ 11편에서는 새해를 맞아 목욕재계를 하는 까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영등포 신길종합사회복지관은 오는 14일까지 저소득층 자녀 교육자금 후원 통장인 ‘꿈나래 통장’ 참가 가정 20곳과 함께 ‘설맞이 떡 만들기’ 행사를 진행한다. 먼저 이들 가정에 떡 키트를 나눠 준 뒤, 키트를 이용해 떡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이를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게시하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11∼14일 유튜브 채널 ‘각(GAC) 나오는 TV’를 통해 국악 상설공연을 선보인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같은 기간 ‘설 연휴는 광주 애니메이션과 함께’ 행사를 통해 200여편의 애니메이션을 홈페이지에서 공개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설 풍경의 진화

    [배민아의 일상공감] 설 풍경의 진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말에 오매불망 기다렸던 설날의 설렘은 사실 나이를 더 먹어서가 아닌 순전히 설에 받는 세뱃돈에 있었다. 사용처가 정해진 용돈만 받던 처지에 유일하게 목돈을 챙길 기회였기 때문이다. 4남매의 투쟁과 같은 몇 차례 투정의 결과로 세뱃돈 자율사용권을 쟁취한 후부터는 신정과 구정을 막론하고 세배할 어른들의 수와 대략의 수입을 가늠하며 한껏 기대를 부풀렸다. 세뱃돈 수입이 얼마인가는 때로 친구들 사이에 은근한 경쟁심을 부추기기도 했는데 무녀독남 아버지를 둔 어린 4남매에게는 출발부터 불리한 조건이었다. 집 가까운 어르신들께 세배 순례라도 하고 싶었지만 어린 마음에도 너무 속 보이는 행동인 것 같아 자중하며 괜스레 추운 날씨에도 나가 놀다가 인사차 방문하시는 손님이 멀리서 보이면 후다닥 들어가 엄마가 어디선가 얻어 오신 연극 소품 같은 푸른색 한복을 입고 세배할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곤 했었다. 세뱃돈 받을 나이도 훌쩍 지나고, 설날에 대한 설렘도 줄어들었을 때 여름과 겨울이면 으레 한 달 남짓의 장기 여행을 떠났다. 여름이야 휴가철이고 명절도 겹치지 않지만, 겨울에는 새해의 시작이면서 설도 있으니 여행을 즐기다가도 가족과 고향이 절로 그립곤 했다. 여느 때처럼 낯선 나라에서 설을 맞은 아침 전화로 부모님과 새해 인사를 나눈 후였는데 곧이어 영상통화가 걸려온다. 한복을 차려입은 조카들이 영상을 통해 줄줄이 세배를 하고, 같은 자리에 있지 않은 조카들은 따로 세배 영상을 전송해 왔다. 귀국할 때마다 소정의 선물을 건네곤 했지만 그것으로 세뱃돈을 퉁칠 수 없다는 조카들의 귀여운 반란이었다.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도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명절을 맞아야 한다. ‘불효자는 옵니다’, ‘찾아뵙지 않는 게 효’, ‘까치 설날은 어저께, 우리 설날은 내년’, ‘올해 말고 오래 보자’, ‘올해 설은 안심과 함께, 내년 설은 당신과 함께’ 등 재치 있는 현수막들이 내걸리며 예년과는 사뭇 다른 설 풍경이 예상된다. 모름지기 설에는 흩어졌던 식구들이 함께 떡국도 먹고 세배도 하며 덕담을 나누어야 제맛이지만 주변 지인들의 눈치를 보니 5인 이상 집합 금지된 지금의 설 풍경에 은근히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음식 준비로 고생하는 며느리,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아빠, 결혼과 취업 잔소리에 스트레스받는 청춘들, 시댁과 처가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갈등, 반갑게 만났지만 서로 비교하고 싸우다 결국 생채기만 주고받는 예가 너무도 많지 않았던가. 그걸 피하려고 다음 명절에는 차라리 여행을 가자고 했어도 명절 성수기 여행비용이 어디 그리 호락호락했던가. 그런 측면에서 코로나 같은 복병이 어쩌면 해방군 역할을 할지도 모르고, 이 기회에 설 풍경도 조금은 진화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행히 언택트로도 서로의 마음을 전할 스마트한 방법이 있으니 주소를 몰라도 전화번호로 쇼핑몰을 통해 선물이 배달되고, 계좌번호를 몰라도 온라인 페이로 덕담까지 봉투에 담은 세뱃돈이 전달되며, 영상통화를 통한 안부 인사, 앱을 통한 온라인 성묘도 가능하니 대면이 아니어도 마음과 정성을 전할 길은 참으로 신박하다. 물론 가족끼리 집 안에서 부대끼며 또 다른 부작용도 있을 테지만 서로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최선이 집콕이라면 편안히 즐겨 보자. 장시간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대신 방구석 1열에 앉아 특선 영화를 보거나 온라인 윷놀이도 하고, 스마트한 방법으로 나누는 인사와 덕담으로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하면서 코로나19가 조금은 주춤해지기를 소원한다. 미운 정 듬뿍 든 코로나19가 떠나는 길에 덤으로 명절증후군이라도 챙겨 보내면 좋겠다.
  • 강서의 밤은 낮보다 안전하다

    강서의 밤은 낮보다 안전하다

    ‘늦은 밤 어두워 도로명판도 보이지 않는 낯선 골목길에서 헤매던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다. 서울 강서구가 이런 지역 주민의 불편 해소를 위해 ‘LED도로명판’을 해결책으로 꺼내 들었다. 어두운 골목길의 범죄 예방 효과는 덤이다. 강서구는 방화동 개화마을 일대에 보행자용 ‘태양광 LED도로명판’ 100개를 설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야간 골목길과 이면도로에서도 주민들이 도로명주소를 보고 목적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게 하려고 진행됐다. 개화마을 일대는 아파트나 큰 건물이 많지 않은 지역이다. 그래서 저녁에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길을 좀 더 쉽게 찾고, 안전한 보행환경도 조성하고자 개화마을 일대에 도로명판이 설치되지 않은 교차로와 일조량이 4시간 이상 확보되는 곳을 선정해 현수식 태양광 LED도로명판을 설치했다”면서 “이번에 설치된 태양광 LED도로명판은 낮 시간대에 태양광을 이용해 전력을 충전한 뒤 야간에 점등하여 전력소비를 최소화하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밤에 LED 불빛이 밝아 눈에 잘 띄고 조명 효과가 뛰어나 여성과 노약자의 귀갓길 불안감을 없애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밖에 강서구는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으로 선정된 화곡본동 까치산로4길 일대에 ▲보도 신설, 과속단속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안전한 통학로 조성 ▲전기 따릉이, 스마트 도서관 등 주민편의시설 설치 ▲안심 통학로 지킴이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설 연휴에 국립공원 탐방 ‘비대면’으로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9일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설 연휴(2월 11~14일) 국립공원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 대신 국립공원의 다양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영상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영상 자료는 전국 국립공원 대표 명소를 담은(탐방 가이드) 29편과 국립공원의 겨울 풍경을 소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치유 소리영상(ASMR) 6편으로 구성됐다. ‘명소 영상’은 지리산 천왕봉과 속리산 문장대, 설악산 만경대 등 절경을 비롯해 한려해상 낙조, 다도해 해상 정도리 바닷가 등 국립공원의 겨울 비경을 담았다. ‘자연치유 소리영상’은 국립공원 설경과 바람소리, 얼음계곡 물소리, 겨울바다 파도 소리, 모닥불 소리 등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국립공원 영상은 국립공원공단 누리집(www.knps.or.kr)과 유튜브 ‘국립공원 TV’에서 볼 수 있다. 또 11일부터 겨울방학을 맞은 청소년 대상 온라인 환경교육 프로그램 ‘까치까치 설날은 국립공원과 함께’를 제공한다. 전국을 강원·수도권, 경상권, 충청권, 호남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카카오 라이브톡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진행한다. 설 명절에 맞춰 솟대와 복주머니 만들기, 겨울 철새, 곤충의 고치 등 겨울을 주제로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교육신청은 북한산·계룡산·경주·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등 4곳에서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접수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아동 학대 아니에요” 사자갈기 머리 5세 딸 둔 엄마의 호소

    “아동 학대 아니에요” 사자갈기 머리 5세 딸 둔 엄마의 호소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사는 5세 여자아이 조이 프리다는 가족 중 혼자 금발인데 아무리 빗질을 해줘도 정리되지 않아 사자 갈기처럼 부스스해 보인다. 이 아이의 어머니가 최근 영국 메트로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딸에게는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같은 보기 드문 증후군이 있어 머리 정리가 안 되는 것뿐이니 아동 학대로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아이 어머니 티파니 러키유(35)에 따르면, 딸 조이는 태어났을 때 머리카락 한 가닥도 나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보송보송한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했지만 한 살 때 모두 빠지고 다시 자란 것은 뻣뻣한 머리카락으로 늘 하늘로 솟아있는 모습 같았다. 어머니는 또 “가족들의 머리카락은 모두 갈색이나 검은색이지만, 조이만이 왜인지 금발이다. 머리카락 한올한올 곱슬곱슬하고 자라는 속도도 느려 ‘왜 얘 머리만 이렇지?’라는 생각이 들다가 두 살 때 엉킴털증후군(UHS·Uncombable Hair Syndrome)이 있는 아이의 사연을 접하고 이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그후 엉킴털증후군 모임 페이스북에 참가한 이 어머니는 “엉킴털증후군이 있는 아이는 뼈나 치아 또는 손톱 등 형성 부전을 수반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알고 2세반이었던 딸을 피부과 전문의에게 데려갔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유전자 검사 등의 결과에서 엉킴털증후군을 진단받긴 했지만 머리카락이 정리되지 않는 것 이외의 건강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어머니에 따르면, 처음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이의 머리를 억지로 빗으려다 빗이 엉켜 머리카락이 한움큼씩 빠지거나 예쁜 리본을 달아주고 외출해도 스르르 떨어지는 일이 태반이었다. 하지만 이제 모자를 쓰거나 헤드밴드 등을 하는 것 말고는 특별히 하는 게 없어 볼륨감 있게 지내게 하고 있다. 사실 아이는 땀을 잘 흘리지 않아 머리가 심하게 지저분해지지 않는 한 2~3주에 한 번밖에 머리를 감지 않는다. 그렇게해서 머리카락은 이전보다 부드러워져 한결 정리하고 손질하기 쉬워졌다. 게다가 머리가 자라는 속도도 느려 지금까지 머리카락을 자른 횟수는 3번에 불과하다.다만 아이와 함께 외출하면 “저 침대머리(일종의 까치집 머리) 좀 봐”, “왜 딸을 제대로 돌보지 않느냐” 등 아동 학대 의혹을 노골적으로 지적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 어머니는 엉킴털증후군에 대해 널리 알리기 위해 2년 전부터 ‘조이의 일대기’(The Chronicles Of Zoey)라는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딸아이의 웃는 얼굴이 가득한 사진이 대거 게시돼 있어 “이것도 개성이다. 귀엽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도 엉킴털증후군이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어 위안이 된다”, “요즘은 엉킴털증후군 사연을 자주 접한다.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 등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어머니는 “딸은 자신의 머리를 미친 머리카락이라고 부른다. 다만 딸이 자기 머리카락을 좋아할 수 있도록 우리 가족은 어릴 때부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도록 가르치고 있다”면서 “엉킴털증후군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엉킴털증후군 증례는 전 세계적으로 100건 정도밖에 보고되고 있지 않지만 사춘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사례가 있다. 엉킴털증후군이 있는 한 9세 소녀는 지난해 초부터 머리카락이 안정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조이의 일대기/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봄철 산불 꼼짝마!… 강서, 24시간 비상근무

    봄철 산불 꼼짝마!… 강서, 24시간 비상근무

    전국에 건조주의보가 확대되는 가운데 서울 강서구가 선제적으로 산불 경계에 돌입했다. 산불은 나무 등 산림훼손뿐 아니라 자칫 지역주민이 생명과 재산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최선이다. 강서구는 오는 5월 15일까지를 ‘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산불방지체제에 돌입한다고 7일 밝혔다. 강서구의 산림면적은 420ha에 달하며, 개화산과 봉제산, 수명산, 염창산, 까치산, 우장산, 궁산 등 크고 작은 산이 위치해 있다. 봄철은 날씨가 건조한 것은 물론 등산객들이 늘어나는 시기라 산불 우려가 매우 높다. 이를 위해 구는 산불방지대책본부를 꾸리고 봄철 산불조심기간 동안 본격적인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간다. 31명으로 구성된 비상근무반은 7개조로 나누어 운영된다. 근무시간 이후에도 당직실에서 상황을 유지하며 24시간 감시체제를 구축한다. 비상근무반의 주요 임무는 ▲산불진압훈련 및 산불캠페인 등 산불예방활동 ▲산불감시 활동 및 진화장비 점검 ▲산불 예방·진화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 유지 ▲산불발생시 초동진화 및 뒷불감시 등 진화체계 확립 ▲신속한 진화 상황 보고 등이다. 특히 산불이 발생할 경우 초동진화를 위해 지상진화대 36명이 긴급 투입된다. 구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보조진화대 120명도 편성했다”면서 “평소 등산객이 많은 개화산과 우장산 등 근교산을 중심으로 강서소방서, 강서경찰서, 의용소방대 등 유관기관과 함께 대대적인 산불진압훈련도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산불 발생 초기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등산로 주요 입구와 능선부 25개곳에 산불진화장비 보관함을 설치했다. 물 공급이 어려운 산림 내에서 소방호스를 신속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고압수관장비보관함 2대도 운영 중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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