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깃털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안산시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유정복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고속철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의료원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54
  • 호남농악 ‘풍물춤’ 향연

    호남농악 ‘풍물춤’ 향연

    풍물 하면 으레 사물놀이의 흥겨운 가락을 떠올리지만 원래 풍물은 춤과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진 신명나는 놀이였다. 판소리의 ‘발림’처럼 풍물에서는 연주를 위한 몸짓을 ‘버슴새’라고 부르는데 이 버슴새를 발전시킨 것이 풍물춤이다. 새달 1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하는 ‘풍물명무전(風物名舞展)’은 상쇠의 부포춤, 장구재비의 설장구춤, 소고재비의 소고춤 등 풍물춤의 고수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드문 기회다. 호남농악의 명인 7명이 무대에 선다. 김형순(73)과 김동언(66)은 설장구춤을, 유지화(63)와 유순자(51)는 부포춤을 선보이고, 류명철(64)은 부들상모춤을, 정인삼(64)과 김운태(43)는 고깔소고춤과 채상소고춤을 춘다. 설장구춤은 북을 빼고 장구로만 풍물을 편성할 정도로 장구가 발달한 호남농악, 그중에서도 (전라)우도농악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춤이다. 벼락치는 가락과 현란한 디딤새로 연주와 춤, 호흡의 절묘한 일치가 백미로 꼽힌다. 같은 우도라도 김형순은 전북 부안·정읍의 가락을, 김동언은 전남 영광·광주의 가락을 보유하고 있다. 호남농악의 상쇠들은 상모라는 모자를 쓰는데, 그 위에 다는 날짐승의 깃털장식을 ‘부포’라고 부른다. 우도의 상쇠는 뻣뻣한 대공 위에 정연하게 깃털을 꽂은 ‘뻣상모’를,(전라)좌도의 상쇠는 삽살개의 꼬리처럼 부들부들한 ‘부들상모’를 쓴다. 여성농악단 출신의 유지화와 유순자는 우도 부포춤의 명인이고, 류명철은 좌도 부들부포춤의 마지막 기능자다. 손잡이가 달린 작은 북을 들고 추는 소고춤은 모자에 따라 춤이 다르다. 우도의 고깔소고춤은 상모에 꽃을 달고 추며, 좌도의 채상소고춤은 긴 종이띠를 단 상모를 돌리면서 추는 기예적인 춤이다. 정인삼은 우도농악의 소고춤을, 김운태는 여성농악단에서 추던 채상소고춤을 춘다. 공연은 오후 7시30분 단 한차례 열린다.1만∼3만원.(02)3216-118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공작도 발밑 볼땐 깃털을 접는다”

    “공작도 발밑 볼땐 깃털을 접는다”

    정상명 검찰총장이 전국 일선 검사들에게 법조비리 파문 등과 관련, 겸허한 자세로 자성할 것을 당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정 총장은 검찰이 법조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하던 지난 24일 일선 검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공작새도 자기 발 밑을 돌아볼 때는 깃털을 접는 법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매사에 겸허한 자세를 견지할 것을 재삼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법조브로커 김홍수씨 사건과 관련,“최근 발생한 법조브로커 사건은 청렴하고 강직한 검찰을 염원하는 국민에게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아껴주시는 국민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이어 법조브로커는 그릇된 접대문화의 토양 위에서 자라나고 법조인들의 허술한 마음의 구석을 파고든다며 “무절제한 대인관계는 개인과 조직을 곤경에 빠뜨리고, 종국에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또 전국의 특수부에서 상시적으로 법조비리 단속을 벌이도록 한 것과 관련해 “법조 브로커 단속은 법조계에 종사하는 누군가가 관련될 수 있어 어렵고도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수 있지만, 이들을 발본색원하지 않고는 ‘사법의 대국민 신뢰 회복’은 요원한 일”이라며 제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단속하도록 당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북적거리는 도시, 스트레스를 한아름 안겨주던 일에서 뛰쳐나와 “나 이번 휴가에는 정말 푹 쉬고 싶어∼.”라며 울부짖고 있다면. 조금은 독특한 추억과 경험이 담긴 여행을 하고 싶다면. 갈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태국, 그 중에서도 깐짜나부리의 자연에 나를 맡기자. 깊은 산 속, 콰이강가에 걸린 해먹에 누워 좋아하는 음악을 귀에 꽂고 책 한 권 펼치는 순간. 세상만사 모든 시름을 다 벗어버린 ‘나’만이 존재한다. 글 사진 태국 깐짜나부리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태국 콰이강의 깐짜나부리 정글 래프트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수풀이 무성한 밀림 사이를 흐르는 연한 갈색의 강물, 그 위에 둥실둥실 방갈로가 떠있는 그림을 상상해보라. 어둠이 내려앉으면 전등 대신 호롱불에 의지해 길을 밝힌다.TV도, 에어컨도, 컴퓨터도 쓸 수 없다. 완벽하게 세상에서 벗어나 있다. 혹, 그래서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은 당신이 들어갈 만한 그림이 아니다. 강가에 쳐놓은 흔들거리는 해먹(그물침대)에 누워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극도의 한가로움’이 그려지고, 어느 순간 그런 여유를 동경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이곳에 당신을 던져보라. # 자연 속에 그려넣은 한가로운 나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5시간 남짓 떨어진, 멀지 않은 태국에는 방콕, 푸껫, 파타야, 치앙마이 등 유명한 여행지가 많다. 방콕에서 서북쪽으로 120여㎞ 떨어진 깐짜나부리도 어떤 면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곳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지명이지만, 면적상으로는 태국에서 3번째로 큰 지역인데다,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가 있으니. 이런 곳에서 어떻게 ‘휴(休)’를 즐길 수 있겠냐고? 성급한 판단은 잠시 접고, 깐짜나부리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차를 몰고가자. 태국에서도 손꼽히는 천혜의 밀림, 사이욕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연갈색 물이 흐르는 콰이강을 만난다. 이 강변에 있는 작은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바로 그 ‘그림’이 나온다.‘리버콰이 정글 래프트(River Kwai Jungle Raft)’다. # 머리를 비우고, 그냥 자연에 맡기자 콰이강의 연갈색 물은 울창한 밀림, 정글 래프트의 나무 방갈로와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고 안정된 그림을 만들어내는 가장 적합하다. 들뜨고 지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연한 베이지톤의 그림이다. 이런 곳에서 누군가 내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연락을 해야 한다는 걱정은 필요하지 않다. 당장 컴퓨터를 켜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버렸다. 방갈로 기둥 사이에 매달아 놓은 해먹에 누워 MP3플레이어에 가득 채운 음악을 듣는다. 일에 치여 읽지 못했던 책을 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가끔씩 지나는 롱테일 보트가 만들어내는 파도에 해먹이 움직인다. 그네처럼 흔들흔들, 재미있다. 책을 읽다가 눈이 피로해지면 눈 앞에 펼쳐진 울창한 밀림을 바라보며 달래준다. 시력까지 좋아지는 듯하다. 테라스에 누워 선탠을 즐기는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어둠이 내려앉고, 호롱불이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를 은은하게 밝힌다. 저녁식사는 양꿍, 쁘리오 완 등 태국음식으로 차려져 있다. 작은 불빛에 의지해야 하는 어둠이 약간 불편하고, 어색하더니 어느새 적응이 됐다.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다. 강가에 있어 푹푹 찌던 도심의 더위는 이곳에 없다. 바람이 살랑이며 불어와 에어컨이나 선풍기 따위는 필요 없다. 눈을 뜨는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밤까지, 스트레스를 벗어버린 편안함과 시간에 쫓기지 않는 넉넉함, 자연에 동화되는 여유를 그저 만끽하면 된다. # 정글 탐험, 몬족 마을 여행도 좋아 이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활동적인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면-그럴 일은 없어보이지만 혹 지루해졌다면- 콰이강으로 뛰어들어 보자. 카누를 타거나,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조금 더 멀리 나가서 수영을 즐기는 대나무 래프팅을 해도 좋다. 구명조끼를 입고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겨 흘러흘러 가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물살이 세지 않아 조금만 발장구를 치면 원하는 방향으로 쭉쭉 전진한다. 방갈로 뒤편 밀림 속에 태국의 소수민족 ‘몬족 마을’을 돌아보는 코끼리 트레킹을 해도 되겠다. 전통 생활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의 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이국적인 문화를 만끽하는 방법. 단, 모기약은 필수다. ■ 이곳에서 休~ 리버콰이 리조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속의 산책, 세상에서 벗어난 여유, 여기에 약간의 ‘문명 생활’을 추가하고 싶다면 ‘리버콰이 리조텔(River Kwai Resortel)’이 딱이다. 사이욕 국립공원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밀림을 배경으로 한 목조 건물이 나타난다. 이곳이 리버콰이 리조트다. #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하는 맛 선착장에서 보면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 2층 건물이 이 리조트의 본관이다. 롱테일 보트에서 내려 로비로 올라가는 곳곳에 태국 전통 장식품들이 놓여있어 작은 박물관 같다. 로비 한쪽에 맑고 푸른 물이 가득한 수영장과 콰이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레스토랑이 있고, 방갈로로 가는 길에는 ‘매점’도 있다! 확실히 정글 래프트보다는 현대적이다. 50여채의 방갈로가 숲 속에 난 좁은 길을 따라 띄엄띄엄 놓여있다. 함부로 나무를 자르거나 길을 내는 등 밀림을 훼손하지 않고 방갈로를 짓다 보니 이렇게 방갈로들이 멀찍이 놓여졌단다. 자연을 보호하고자 함이었지만, 결국은 울창한 밀림을 리조트의 정원으로 만들어버린 셈이 됐다. 다양한 허브를 재배하는 허브공원이 가까이 있어, 은은한 허브향이 풍겨온다.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도 하고, 자연 아로마 요법으로 마음까지 다스린다. 조금 더 걸어가면 태국에서 손꼽히는 규모(길이 280m)의 ‘라와동굴’ 표시가 나온다.107개의 계단을 올라 동굴로 들어갔다. 온갖 기이한 형상으로 만들어진 자연 인테리어로 동굴 안이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동굴 안 햇빛이 들어오는 곳에 불상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도 독특하다. 역시 독실한 신자가 많은 불교국가답다.(어른은 200바트, 아이는 100바트) # 여유 속에서 찾는 알찬 즐거움 평상시에 태국식당에서 먹어본 얼큰한 국물 ‘양꿍’과 볶음국수 ‘팟타이’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은 이곳에서 준비한 독특한 코스다. 주방장이 직접 나와 태국의 채소, 양념 등을 소개하며 만드는 법을 설명한다. 커다란 팬을 들고 온갖 재료를 넣으며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고, 한끼를 즐기는 재미있는 시간이다. 통돼지 바비큐 뷔페와 캠프파이어가 이어지며 리조트의 밤이 저문다. 연갈색의 콰이강물과 대조되는 깨끗한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거나, 햇살을 즐기는 선탠을 해도 좋다. 콰이강에서 카누, 수영, 대나무 트레킹을 즐기고 온 뒤 피곤함이 밀려온다면 산들바람을 느끼며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아보자. 호사가 별건가. 몸이 노곤해지며 피로가 풀리고 정신이 맑아지는, 여기서 누리는 이것이 바로 호사다. # 여행 정보 ■ 가는 길:태국 방콕의 북부터미널에서 깐짜나부리로 가는 에어컨버스(120바트·100바트는 약 2600원)가 매일 오전 2차례 출발한다.3시간 정도 소요. ■ 여행상품:㈜황금깃털여행(마타하리)는 태국전통안마, 바비큐 파티, 코끼리 트레킹, 뗏목 트레킹(또는 카누), 태국 전통음식을 만드는 쿠킹 클래스 등이 포함된 ‘리버콰이 리조텔’상품을 89만원에 준비했다.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 는 79만원. 두 상품 모두 콰이강의 다리,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 사이욕 너이 폭포, 전쟁박물관 등의 일정이 포함돼 있다.3박5일. 1577-2585,www.goldtravel.co.kr ■ 이곳 뺀다면 아니온만 못하리 # 휘파람이 들려오는 듯, 콰이강의 다리 제2차 세계대전에 지어진 미얀마로 넘어가는 철도용 다리.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년)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흐르는 연갈색의 콰이강은 전시 상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하다. 다리 위를 걸으면 멀리서 경쾌하면서도 비장한 콰이강의 휘파람 행진곡이 들려오는 듯하다. 다소 허술하게 관리되는 곳도 있어, 발 아래 흐르는 황토빛 강물이 그대로 보이기도 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경우라면 다리 전경만 보는 것이 좋을 듯. 난간의 모양이 아치형이 아닌, 사다리꼴로 된 곳이 폭파 이후 복구된 부분이다. 콰이강의 다리 위를 달리는 기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행한다.20바트. 기차가 지날 때에 대비해 곳곳에 대피공간이 있다. 주로 일본인이 많이 오는 편. 적어도 다리를 만들 당시는 일본이 ‘패전국’이 되기 전 ‘점령국’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근처 수상 레스토랑(Floating Restaurant)에서 콰이강을 보며 맛있는 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 유명 관광지의 식당인 만큼 다른 곳에 비해, 또 보통 태국의 물가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대다수의 메뉴가 100바트 이상. # 전쟁 관련 갤러리, 전쟁박물관 콰이강의 다리 근처에 ‘제쓰 전쟁박물관(JEATH War Museum)’이 있다. 세계대전 당시 태국에서 일어난 전쟁에 참가했던 일본(Japan), 영국(England), 미국(America), 태국(Thailand), 네덜란드(Holland)의 앞글자를 딴 이름이다. 당시 일본군의 무기와 사진들을 전시해 놓았다. 또 콰이강의 다리 건설 당시의 열악하고 잔혹한 환경을 밀랍인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조악해보이는 인형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잔인하고 사실적으로 보인다. 입장료 20바트,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 ‘태국스러운’ 시장, 담넘 사두악 서민의 생활을 보고 싶다면 시장을 가라고 했다. 태국인의 순수함이 남아있는, 방콕 근처에서 가장 크고 활발히 움직이는 수산 시장이 바로 이곳. 황토빛 짜오프라야강 곳곳에 나무로 지어진 주택들과 배를 타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모인다. 비좁은 수로를 황야우라는 배들이 부대끼며 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1시간 정도 구경을 하면서 싱싱한 과일, 먹을거리, 수공예품들을 즉석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황야우 빌리는 데 500∼1000바트 정도. # 사이욕 너이 폭포 깐짜나부리 외곽 열대밀림 지대인 ‘사이욕 국립공원’ 안에 있는 폭포. 큰 규모의 폭포가 ‘사이욕 야이’, 그보다 작은 것이 ‘사이욕 너이’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사이욕 너이가 폭포의 웅장함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경관을 연출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 축제의 천국 말레이시아 말라카 ‘치트라와르나 말레이시아(citrawarna malaysia)’.‘말레이시아의 색깔’이란 뜻의 말레이어로 다인종·다문화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색깔을 한껏 뽐내는 축제다. 지난 8일 개막돼 말레이시아 전역을 뜨겁게 달궈가고 있다. 독립기념일 축제나 메가세일 축제 등 연이은 축제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 축제의 개막식에서 사이드 시라주딘 말레이시아 국왕은 2007년을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로 공식선포하기도 했다. 내년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 그동안 이룩한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 등의 바탕위에 관광지로서의 명성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것이다. 엄격한 회교율법이 지배하는 말레이시아 여행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용하고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속에 다양한 색깔을 숨겨둔 말레이시아의 관광지들에 주목하는 사람들 또한 점차 늘고 있는 추세. 그중의 한 곳이 말라카다. 스펙트럼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빛처럼 동서와 고금을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 세계적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빌딩 등의 현대적 건물이 눈을 부시게 하는가 하면, 도심에서 1시간거리인 부키팅기 같은 고산지역의 원시림이 폐부를 씻어주기도 한다. 그곳에 야자수 늘어진 해변은 없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그네들만의 다양한 전통과 생활상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 곳이다. 팔색조의 현란한 날갯깃과 같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나라 말레이시아. 물이랑 열대과일 몇개 싸들고 팔색조의 중심부를 관통해 보자. 글 사진 말레이시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역사의 향기 가득한 말라카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의 도시.‘말라카의 역사는 말레이시아의 역사’라는 말처럼 옛것과 새것,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융화되어 있는 곳이다.14세기말 수마트라섬에서 쫓겨온 한 왕자에 의해 세워진 말라카 왕조는 해상 실크로드의 동방거점으로 성장하며 풍요로운 시절을 구가했지만,1511년 포르투갈의 침공으로 멸망한 이후, 수백년에 걸쳐 네덜란드와 영국 등 유럽열강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이같은 외세 통치기간의 역사가 토착화되면서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된 것. 말라카 관광은 현지인들이 에이 파모사(A´ Famosa)요새라고 부르는 산티아고 요새(porta de santiago)에서 시작된다. 포르투갈의 점령 직후 세워진 난공불락의 요새.1641년 네덜란드의 침공으로 파괴됐다가 정복자들의 손에 의해 복원된 다음, 다시 영국과 일본 등의 공격을 받아 정문외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질곡으로 점철된 말레이시아 역사를 웅변하고 있는 곳이다. 하모니카를 불며 관광객들의 동정을 자극하는 악사를 뒤로하고 산티아고 요새 뒤쪽 언덕을 오르면 세인트 폴 처치(St.Paul´s church). 포르투갈의 그리스도교 포교 거점지였지만, 이곳 역시 가톨릭을 박해하던 네덜란드와 영국의 공격으로 파괴되어 벽만 남아있다. 요즘엔 ‘밤이면 밤마다’ 말라카 해협을 배경삼아 내레이션 쇼가 진행되고 있다. 세인트 폴 교회앞에 서 있는 프랑스 신부 성 사비에르(St.Xavier) 동상의 왼쪽손이 가리키는 대로 언덕을 내려오면 스태더이스 광장이다. 말라카 왕국부터 외세 통치시절과 현재까지의 유물들이 보관된 스태더이스기념관, 네덜란드 건축 양식의 크라이스트 처치 등이 있는 곳이다. 얼핏 보기에도 유럽의 시골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스태더이스 광장 왼쪽의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동품 골목이다. 수백년된 골동품을 파는 가게들과 불교·이슬람교·힌두교 사원이 모여있는 평화의 거리, 그리고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 등이 뒤섞여 있다. 이곳 상권을 주름잡는 사람들은 화교. 그래서인지 중세유럽식 건물에 중국식 홍등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조그마한 기념품은 이곳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공항 면세점보다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유적지외에 특별한 관광코스가 없는 이곳에서 말라카 강(강이라기보다는 수로에 가깝다)을 따라 뱃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강변에 빼곡히 들어선 전통가옥들과 허름한 현대식 건물에 매달린 빨래들, 그리고 개흙을 뒤져 조개를 잡는 사람 등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거리가 다소 짧은 것이 흠. 날은 무더운 데다 이곳저곳 구경 하며 돌아다니느라 다리는 아프고…. 숙소까지 편하게 가는 방법을 찾는다면 트라이쇼(trishaw)가 제격이다. 트라이쇼는 세발 자전거 모양을 한 일종의 인력거. 스태더이스 광장이나 존커 스트리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꽃으로 장식된 트라이쇼에 앉아 야자수 나뭇가지에 걸린 석양을 바라보자면 남국의 정취가 여실히 느껴진다. #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자동차 기름값보다 사먹는 식수값이 비싼 나라”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귀를 의심케했다. 휘발유는 1ℓ에 600원-그것도 최근에 올랐기 때문이란다- 정도. 식수는 300㎖가 채 못 되는 페트병에 800원 가까이 된다. 혹시 이 나라 부자들은 물을 낭비하는 자식들에게 “물을 돈쓰듯 한다.”고 야단칠는지도 모를 일이다. 서울 뺨치는 차량숲을 지나 세계적인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앞에 섰다. 높이가 452m에 달하는 세계 2위의 마천루다. 쌍둥이 건물로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다. 이슬람 모스크 형태를 하고 있는 둥그런 지붕을 밑에서 올려다 보자니 뒷목이 뻐근할 지경. 하지만 이 건물 한쪽을 국내의 한 건설업체가 지었다는 설명에 뻐근함은 곧 으쓱거림으로 바뀌어 졌다. 쿠알라룸푸르 전경을 감상하기에는 KL타워만한 곳이 없다.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 ‘다이아몬드 인 블랙(diamond in black)’으로 불리기도 한다. 선웨이 라군(sunway lagoon)리조트도 그냥 지나치면 서운한 곳.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와 경기도 용인의 캐리비안 베이를 합쳐놓은 듯한 대형 테마파크다.2m에 달하는 파도풀장과 170m짜리 인공해변, 그리고 공원 전체를 가르는 길이 400m의 초대형 현수교가 이곳의 자랑거리. # 서늘한 고원(高原) 부키팅기 푹푹 삶는 듯한 도심의 열기를 피하고 싶다면 쿠알라룸푸르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부키팅기를 찾아가 보자. 말레이어로 ‘높은 언덕’이란 뜻을 가진 곳. 해발 1400m 고원에 위치해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를 연상케 할 만큼 선선하다. 연평균 기온은 18∼20℃정도. 현지인들이 ‘여름에는 가죽점퍼, 겨울에는 밍크코트’를 입고 찾는단다. 그래서인지 ‘밍크코트’는 몰라도 긴팔옷을 입은 사람들은 간간이 눈에 띈다. 말을 빌려타고 울울창창한 밀림지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권할 만하다. 유의할 점은 음료수나 과자 등의 가격이 쿠알라룸푸르 시내보다 무려 6∼7배에 달할 만큼 비싸다는 것. 또 다른 자랑거리는 골프코스다. 동남아 골프 여행객들 사이에 간간이 회자되는 곳.18홀 규모에 총길이는 6312m다. 페어웨이의 기복이 심해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워낙 시원한 곳이니 잘 안 맞는다고 ‘열받을’ 일은 없을 듯하다. # 싱마타이 여행 떠나볼까 10일이상의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태국 등 3개국을 돌아보는 ‘싱마타이 여행’을 고려해 볼 만하다.3국을 연결하는 철도와 선박, 버스 등의 교통편이나 게스트 하우스 등 숙박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별다른 불편함없이 여행할 수 있다.3개국 모두 우리나라와 비자면제 협정이 맺어져 있는 것도 장점. 체류기간이 30일 이내라면 별도의 비자가 필요없다. 싱가포르(visitsingapore.com), 말레이시아(mtpb.co.kr), 태국(tatsel.or.kr)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여행사인 FM투어(myfmtour.com)의 윤지환씨, 싱가포르 룩 싱가포르여행사(65-6270-8812)의 정 실장(looksingapore@yahoo.co.kr), 그리고 태국 필그림 여행사(66-1-510-0101)의 임 실장(pilgrimthai@hotmail.com ) 등을 통해서도 현지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엔투어(www.ntour.co.kr) 등의 여행사에서는 ‘싱마타이 기차 배낭여행’ 상품을 팔기도 한다.90만∼120만원선. # 여행정보 ●말레이시아는 차량통행 방향이 우리와 반대. 횡단보도 또한 없는 곳이 많다. 도로를 건널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지만, 호텔 등에 냉방시설이 잘돼 있어 긴팔 옷 하나쯤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인심이 짠 편이다.4성급 호텔인 데도 음료수가 비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심지어 미니바가 텅 비어 있기도 하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음료수 등은 미리 사둘 것. ●사먹는 식수는 ‘drinking→air mineral→mineral water’ 등 3등급. 물갈이 등에 민감한 사람이면 ‘air mineral’이상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욕실에 드라이어나 면도기 등 생활용품이 비치되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전기용품을 사용하려면 국내에서 3핀 어댑터를 준비해 가야 한다. 전압은 220v. ●호텔 등에서 지급하는 영수증은 반드시 확인하고 꼼꼼하게 챙겨둘 것. ●국제전화 요금이 엄청 비싼 편. 출국전에 국제전화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싸고 재미난 해외여행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된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올여름 가볼 만한 해외 여행지를 소개한다. 유럽, 남태평양 등 좋은 곳도 많지만 시간과 경제적인 여건을 생각하면 동남아나 중국쪽을 권해본다. 동남아를 제집 드나들듯 돌아다녔다는 엔투어(02-775-0900,www.ntour.co.kr)의 김신철 동남아 팀장이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저렴하고 새로운 여행 방법과 여행지를 소개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태국, 가이드없이 떠나보자 가족이 함께 해외를 간다면 ‘돈’이 만만치 않게 드는 것이 사실이다. 태국 전지역을 싸게 여행할 수 있는 타이항공의 에어텔 프로그램인 로열오키드 할러데이스(ROH)를 이용해보자. 어른 두명이 ROH를 이용하면 12세미만의 아이 한명은 ‘공짜’로 경제적인 부담이 확 줄어든다. ROH는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전 일정에 가이드나 인솔자가 없이 오붓하게 가족들만이 즐기는 자유여행이다. 옵션이나 쇼핑의 강요도 없고 팁을 요구하는 것도 없다. 미리 가고 싶은 곳과 일정을 정해서 움직이면 된다. 공항과 호텔이나 여행지로 픽업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어 자유여행을 처음 떠나는 가족이라도 전혀 어려움이 없는 새로운 상품이다. 가능한 도시는 방콕, 푸껫, 파타야, 크라비, 코사무이, 치앙마이 등 태국의 주요 관광지이며 상품가격은 왕복항공료와 조식이 포함된 숙박 2박, 그리고 픽업서비스를 포함하여 1인 45만원부터다.(02)775-0900. # 열차를 타고 떠나는 동남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을 잇는 철로를 이용해 이들 나라를 돌아보는 ‘싱마타이.’ 전세계 배낭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동남아 3개국의 관광청이 오랜기간 준비해 온 야심찬 프로젝트다. 유럽여행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야간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 기차여행의 낭만을 동남아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또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나 홍콩 등 동남아 전 도시로의 연결이 가능해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여행이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싱마타이 simple 푸껫 10일’. 싱가포르나 쿠알라룸푸르 같은 대도시 여행과 야간열차 이동으로 피곤해진 심신을 태국 푸껫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상품이다. # 아름다운 자연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 깨끗한 산과 바다, 문화 유적지가 어우러진 맥주의 도시 중국 칭다오(청도)는 요즘 인기 상한가. 칭다오가 관광지로 주목 받는 이유는 아름다운 산과 해변·섬뿐 아니라 시내에는 여러 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담은 건물들, 다양한 쇼핑거리와 저렴한 해산물 그리고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칭다오 맥주까지 세계적인 여행지로서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맥주 칭다오 맥주의 고장인 칭다오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인 제1해수욕장에서 물놀이뿐 아니라 칭다오의 상징인 잔교를 걸으며 산책도 하고 저녁엔 시원한 칭다오 맥주 한 잔으로 일상을 잊고 쉬기에 그만이다. 특히 매년 8월에 열리는 ‘칭다오 맥주 페스티벌’은 전 세계 20개 유명 맥주 회사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맥주축제.10일이 넘는 축제 기간동안 온 도시에 맥주 파티가 열려 우리를 더욱 즐겁게 한다. 올해는 8월13일에 축제가 시작된다. # 세계 7대 불가사의 앙코르와트로 떠나는 사원여행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진 앙코르와트는 동남아 전체를 호령했던 크메르 제국의 수도인 시엠리아프, 그리고 그 속에 남아있는 수천 개의 사원들을 가리킨다. 신을 위해 지어진 신전인 이곳은 분명 인간의 세상이 아닌, 신의 세상이다. 유럽과 동남아 여행을 한 사람이라면 이번 여름 꼭 앙코르와트에서 ‘신’들을 느끼며 세속의 때를 벗기를 권한다. 앙코르와트 유적군 외에도 시엠리아프 시내에 있는 올드(old)마켓에서는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엿보고 저렴한 기념품도 살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 유토피아 ‘샹그릴라’를 찾아서 영국의 작가 젬스 힐턴의 베스트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배경이 되었던 중국 윈난성. 태곳적 웅장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실존하는 유토피아’라고 불린다.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윈난성에는 티베트, 리수족, 라오족 등 약 26개 소수 민족이 살고 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독특한 전통과 풍습도 전세계 여행객들이 운남성을 찾게 하고 있다. 윈난성의 대표 도시인 다리와 리장에는 마치 수천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고성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고, 특히 윈난성의 쿤밍은 세계 배낭 여행자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 27일 개봉 ‘괴물’ 주연 변희봉

    27일 개봉 ‘괴물’ 주연 변희봉

    영화 ‘괴물’(제작 청어람)의 포인트는 괴물이 아니다. 괴물 때문에 들통난 요지경 세상사에 대한 재기 넘치는 크로키여서다. 그렇기에 육감적인 괴물은 코스요리로 치자면 에피타이저다. 메인요리로는 봉준호 감독이 빚어낸 다채로운 인간군상을 꼽을 만하다. 주·조연은 물론 단역들까지 제각각의 생김새를 고스란히 내미는 통에 풍성한 야생화 한다발 같다. 그래도 중심은 있다. 바로 한강변 매점 주인 ‘희봉’역을 맡은 배우 변희봉이다. “이제 방학이고 12세 관람가까지 받아놨으니 가족끼리 이 영화를 많이 봐줬으면 해요. 그냥 한번 보고 말 영화는 절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거 너무 자화자찬인가요? 으허허허….”(드라마 웃음소리하고 정말 똑같다) “배우에게 만족이란 없다.”더니 결국 본색(?)을 드러낸다. 그만큼 흡족한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부터 제대로 된 ‘아버지’ 역할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영화를 해보고 싶던 터였다. 가족끼리 보라는 말도 적당히 오락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함께 보면 가족에 대해 얘기할 거리가 많을 것이라는 의미다.“무심히 넘어가다가 어느 순간 희봉의 대사 가운데 하나가 귀에 걸리거들랑 그 뜻을 찬찬히 살펴보세요.” 그래서 의욕적으로 설정도 했다.‘젊은 시절 껌 좀 씹었던’ 이미지를 넣기 위해 이에다 보철을 꼈고, 늙고 쪼그라든 뒤에는 곰살맞은 아줌마처럼 변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배에다 깃털뭉치를 한가득 넣었다. 희봉은 둘째 남일(박해일)에게까지 무시당하는, 얼빠진 첫째 아들 강두(송강호)를 끝까지 감싸는 캐릭터다. 졸지에 딸 현서(고아성)를 잃은 아비 심정을 헤아리라면서. 강두가 그리된 것도 젊은 시절 넋 놓고 살았던 자신 때문이라면서.‘컵라면 팔아 대학 보낸´ 남일에게 형을 이해하라고 한다. 그런 넋두리 속에 슬쩍슬쩍 끼어드는 대사가 보통이 아니긴 하다. 거기다 마지막으로 괴물과 맞섰을 때, 그렇게 감싸안았던 강두의 바보짓 때문에 죽으면서도 맥풀린 손짓으로 ‘어여 가.’,‘너라도 살아.’라고 말하는 듯한 그 표정은 참 잊기 힘들다. 그런데 촬영 때는 꽤나 애먹었던 장면이란다.“‘아버지’라는 것 때문에 출연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정말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감독이 많이 자제시켰어요. 몇번이나 다시 찍었죠. 그런데 시사 때 보니까 그렇게 자제시킨 게 맞는 거 같아요. 배우가 폭발해버리면 관객들이 스며들지를 못하거든요.” 그러고보니 봉 감독과는 인연이 깊다. 그가 찍은 영화(‘플란다스의 개’·‘살인의 추억’) 모두에 출연했다. 둘의 인연은 80년대 찍었던 단막드라마까지 줄줄 꿰면서 ‘당신 연기를 정말 눈여겨 봤다.’고 봉 감독이 청하면서 시작됐다. 변희봉이라고 영화를 생각 안 했던 건 아니다.80년대 이런저런 연기상을 받을 적에 시나리오도 꽤 받았다. 그러나 그 시절 영화계에는 ‘변강쇠·애마부인·어우동’이 노닐고 있었기에 “방송 나가는 사람이 어떻게….”하며 모두 접었다. 봉 감독이 접근했을 때도 “뭐 별거 있겠냐. 늘그막에 무슨….”하는 생각에 거절하다 ‘초짜’감독이 저리 애쓰는데 싶어 마지못해 승낙했다. 워낙 기대가 없었기에 신경도 안 쓰다 봉 감독 손에 이끌려서야 극장으로 갔다. 물론 맨정신으로는 힘들 거 같아서 소주 2병도 비웠다.“그렇게 ‘플란다스의 개’를 보고서야 아∼ 정말 한국영화가 달라졌구나, 봉 감독 참 대단하구나 하고 무릎을 쳤지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인연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영화 전반에 흐르는 정치적 코드에 대해 물었다.‘괴물’ 도입부는 미군의 한강 포르말린 방류사건이다. 결말부에 ‘에이전트 오렌지’(베트남전 때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가 등장한다. 그것도 높은 곳에 대롱대롱 매달린 것이 괴물이 처음 등장할 때의 모습과 똑같다.“안 그래도 ‘반미’냐는 질문이 있던데 전혀 상관없습니다. 처음으로 괴물을 등장시키는 영화다 보니 어떤 사실적인 기반이 있지 않으면 어필하기 힘들겠다는 판단에 따라 넣은 ‘설정’입니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김봉석 영화평론가 1. 괴물을 인정하자. 현실에는 없는 괴물. 하지만 있다면 세상 모든 질서와 규범을 바꿀 수 있는 괴물은, 단순히 공상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어둠이기도 하다. 미군기지에서 버린 독극물로 태어난 괴물은 공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악과 부조리를 상징한다. 2. 낙오자가 괴물을 물리친다. 강두의 가족은 그 누구도 정상에 올라보지 못했던, 초라한 소시민이다. 하지만 괴물에게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기 위해 최고의 전사가 된다. 그들의 싸움은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3. 봉준호의 유머를 즐겨라.‘괴물’은 썰렁한 듯하면서도 기묘하게 가슴을 울리는 유머들이 인상적이다. 봉준호 특유의 캐릭터와 유머가 ‘괴물’을 이끌어가는 주요 활력이다. 변희봉·송강호·박해일·배두나의 불협화음 같지만 너무나 절묘하게 맞물리는 개그 앙상블과 탁월한 연기가 두드러진다.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처장 ‘괴물’은 환경재단에서 개최하는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로 메시지가 분명한 환경영화다. 게다가 환경영화가 이렇게 재밌고 감동적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해 준 걸작이다. 누군가 무심코 내버린 독극물·오염물질, 그로 인해 훼손한 자연 때문에 나와 내 아이와 이웃이 돌연변이 괴물의 발톱에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환기했으면 한다. 봉준호 감독이 시사회장에서 말은 안 했지만, 그가 평소부터 생명과 환경에 투철한 철학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쑥스럽지만 부탁드린다. 환경재단 홍보대사 해주실래요. ●정혁현 목사·영상문화연구소 케노시스 대표 ‘괴물’이란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괴물이 두려운 것은 그 통제불가능한 힘의 연원이 감추어진 존재, 그러면서 동시에 가공할 파괴력을 행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괴수영화의 전개 과정은 괴물이 정체를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영화 ‘괴물’이 색다른 것은 이 지점이다. 괴물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방류된 독극물로 인한 유전자 변이체이다. 미국은 괴물의 배후이자 그 괴물에 대처하는 과정에도 개입하여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흉으로 설정된다. 그렇다면 괴물의 정체는 우리나라의 대미 종속이 낳는 치명적인 문제의 징후일까.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영화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 가족의 사투를 중심에 놓는데, 그 싸움은 두 겹으로 진행된다. 괴물과 싸우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안전관리 시스템 그 자체와도 더더욱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해결책은 피해자에게 다가가는 길을 찾는 것임에도 시스템은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 괴물이 사라진 뒤에도 영화의 풍경은 평화롭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욱 불길하다. 이들의 사회적 위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씨줄날줄] 민들레/임태순 논설위원

    생물의 본능은 종족보존이다. 화려한 꽃이나 수목들도 생존경쟁에서 예외일 수 없다. 벚나무 아래에는 클로버 등 쌍잎 풀을 발견하기 어렵다. 벚나무 향기의 주성분인 크마린이 클로버에 치명적인 독이 되기 때문이다. 또 호두나무 근처에는 잡초가 자라지 못한다. 호두나무 잎에서 분비되는 유글론이 빗물을 타고 땅속으로 스며들어 뿌리 근처의 잡초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움직일 수 없지만 나름대로 생존을 위한 무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민들레는 4∼5월이면 우리나라 산과 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야생화다. 노란꽃은 화려하지 않고 수더분해 친근감이 간다. 민들레 꽃은 200여개의 낱꽃이 모여 이루어져 두상화(頭狀花)라고 한다. 민들레하면 홀씨가 떠오른다. 많은 씨가 모여 공 모양을 이루고 씨에는 깃털이 있어 멀리 날려 흩어진다. 번식력이 강해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한다. 그래서 민들레를 두고 ‘무수한 발길에 짓밟힌대도 민들레꽃처럼 살아야 하고,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거침없이 피어나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민들레는 자생민들레와 서양민들레가 있다. 꽃주머니로 구분되는데 뒤로 젖혀지는 것이 서양민들레, 그렇지 않은 것이 자생민들레다. 서양민들레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유입경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전래 서양식물의 상당수가 서양과 교류를 일찍 시작한 일본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미루어 개화기때 일본을 경유해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양민들레는 생식력이 강하다. 종자생성률이 높고 꽃피는 시기가 길고 꽃가루 없이도 생식이 가능하다. 또 자생민들레에 자신의 유전자를 침투시켜 잡종으로 만들기도 한다. 반면 자생민들레는 꽃가루가 있어야지만 생식할 수 있을 정도로 번식력이 약하다. 이 때문에 서양민들레가 전체 민들레의 90% 이상을 차지할 지경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서양민들레가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오는 등 별다른 피해는 일으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환경부는 고유 유전자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서양민들레를 제거하는 등 관리를 해 나가기로 했다. 자생민들레에 서양민들레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세계적 그림책 작가 버닝햄 한국서 40주년 특별전

    세계적 그림책 작가 버닝햄 한국서 40주년 특별전

    영국 출신의 세계적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69)이 자신의 40년 이력을 정리하는 기념전시회를 앞두고 내한,5일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7일부터 9월3일까지 성곡미술관에서 열릴 ‘나의 그림책 이야기’는 작가적 영감을 얻은 유년시절 에피소드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작품세계 전반을 펼쳐보이는 회고전. 전시회에 맞춰 지난 이력을 사진과 그림, 작품 뒷이야기, 짧은 회고담 등으로 요약한 책 ‘존 버닝행-나의 그림책 이야기’(엄혜숙 옮김, 비룡소 펴냄)도 함께 출간했다. 세계적 일러스트레이터로 꼽히는 부인 헬렌 옥슨버리와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한 버닝햄은 “40년 동안 해온 일인데다 새로 그림을 안 그려도 되니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무척 힘든 작업이었다.”며 새 자서전 이야기를 꺼냈다.“그림작가이지만 글과 그림의 중요성은 똑같다고 늘 생각해왔다.”는 그는 “다섯살에 정신연령이 멈춰버린 덕분에 오랫동안 아이들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이를 잊고 꾸준히 창작물을 내놓은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생활 속의 다양한 관계들에서 소재를 착상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대표작 ‘우리 할아버지’는 자신의 막내딸과 아버지의 관계를, 최근작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는 열달 동안 꼬마아이를 관찰해 얻은 결과물이었다고 귀띔했다. “컴퓨터, 비디오 게임과 동화책이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하고 “내 그림책은 만국공통어이지만, 한국 아이들의 감수성에 아주 잘 맞을 새 책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처녀작 ‘깃털없는 기러기 보르카’에서부터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까지 국내에 번역·소개된 작품은 무려 34권. 작가는 7일(성곡미술관),8일(교보문고) 오후 2시부터 팬사인회를 갖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가족과 떠나는 템플스테이

    가족과 떠나는 템플스테이

    산사(山寺)에 가면 특별함이 있다. 정갈하게 빗질된 산사의 앞마당을 보노라면 아등바등 살아가는 속세의 때가 문득 느껴진다. 여유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 일상에 쫓겨 사는 중생의 한계라고나 할까. 그래서 한번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숲이 우거진 산사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마음을 찾아가는 여행, 속세와 잠시 인연을 끊고 마음의 휴식과 사색·명상 등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시간, 즉 ‘산사 체험’이 우리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혼자도 좋고, 가족과 함께라도 좋다. 근처 산사를 찾아 하룻밤을 지내며 몸과 마음에 진정한 휴식을 맛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올 한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앞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숨가쁘게 달려 왔다면 이제는 ‘중간점검’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주는 충남 서산 도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부석사를 찾았다. 녹음이 우거진 6월의 산사에는 짙푸른 나무들이 주는 편안함뿐 아니라 고즈넉한 절집, 깨끗한 물과 공기, 바람따라 춤을 추며 맑은 소리를 내는 풍경, 듣고만 있어도 마음을 씻어주는 불경 소리에 세상 시름을 잠시 놓게 하기에 충분하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름 모를 야생화와 나무들도 돌아보고 천수만의 철새를 보며 생명의 존귀함까지 느끼게 하는 알찬 체험이 가득하다. #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충남 서산에서 어렵게 부석사를 찾아 차를 세웠다. 눈을 들어 쳐다봐도 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만든 터널 아래 잘 정돈된 돌계단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부석사의 일주문인 사자문. 양쪽에 사자가 버티고 서 있다.‘입차문래 막존지혜.’(이 문안에 들어오는 사람은 지혜를 갖지 마라.)라는 글귀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래 이제 일주문을 지났으니 세속의 모든 인연과 지식을 벗어버리고 나를 한번 찾아보리라는 ‘결의’를 다지며 계단을 걸었다. # 새소리가 그리우면 부석사로 가라 “휘리∼릭” 휘파람을 불자 새 한 마리가 스님 손에 앉아 무엇인가를 물고 다시 날아간다.“신기하지요.”라며 저두(합장하며 목례를 건네는 것)를 한다. 이어 스님은 “제가 여기 주지인 주경이라 합니다. 우리 부석사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임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고 하더니 “우리가 살면서 항상 자신에게만 집중했다면 여기서는 다른 생명들도 생각하고. 또 늘 보기는 했지만 보지 못했던 세계를 느끼고 가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라고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햇살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자 갖가지 새들이 끊이지 않고 날아들고 또다시 산으로 날아간다. 아니 무슨 새들이 절 주변에 이렇게 많다니 정말 신기하네…. 새들이 모여드는 것은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석사의 정신 때문이다. 겨울철에 새들의 먹이통을 매달아주고, 툇마루에도 새들의 먹이를 항상 놓아둔다. 그것도 모자라 스님과 보살들 주머니에는 항상 새 먹이를 가지고 다닌다. 보은에 화답하듯 새들도 아름다운 노래로 스님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준다.‘삐리릭’,‘지찌릿 찍’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새들만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 나무 향이 가득한 산사 산사에 가면 항상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좋은 공기와 나무에서 뿜어내는 각종 발산물질인 피톤치드가 있기 때문. 도비산 중턱에 자리잡은 부석사 주변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아침 안개가 걷힐 무렵 스님과 함께 떠나는 산책은 말 그대로 ‘보약 세첩’이다. 도비산 정상까지 빠른 걸음으로 30분. 우거진 나무들을 친구 삼아, 그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지저귀는 새소리에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이렇게 자연으로 둘러싸인 부석사에서의 아침은 도심에서 맛볼 수 없는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 108배, 그리고 철새야 놀자 때마침 주말을 이용해 30여명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다. 주경 스님은 저녁 공양 후 이들과 녹차를 마시며 차담을 나누고 기본적인 참선 수행 방법을 가르쳐준다. 가부좌를 튼 상태에서 눈을 반쯤 뜨고 숨을 내쉬었다 들이쉬며 1에서 20, 다시 20에서 1로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호흡을 한다. 호흡하며 수를 세는 동안 잡념과 망상에 빠지지 않도록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탁 탁 탁’하고 경쾌한 죽비소리에 따라 호흡을 가다듬다보면 상사와 불화, 집안 걱정,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덧 가슴속에서 사라진다. 다음날 새벽 4시 맑은 목탁 소리에 산사는 잠에서 깨어난다. 아침예불(참가는 자유)을 마치고 올리는 108배.‘어떻게 절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 108번째 절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새벽 미명이 세상을 밝힐 때쯤 모두 모여 아침 참선을 했다. 이어지는 ‘울력’은 커다란 빗자루를 들고 절 마당을 쓸기도 하고 호미로 주변의 잡초를 캐는 시간. 처음 빗질을 하는 아이들에겐 마냥 신나는 시간. 문득 자신의 마음을 닦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침 공양 후 천수만 간월호와 그곳으로 흐르는 해미천 철새 탐조 시간. 이는 부석사만이 간직한 특별종목이다. 출발 전에 절 마당에서 스코프(망원경) 사용법과 철새 보는 법 등의 교육을 받고 떠난다. 천수만 습지 연구센터 생태학교장 한종현(서산 서일고 교사)씨가 강사로 나선다. 천수만 일대 서산 간척지는 각종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길다란 빨간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다니는 장다리물떼새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모내기를 막 끝낸 논에서 하얀 날갯짓을 하는 새백로와 중백로. 회색의 깃털이 아름다운 왜가리의 움직임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 탄성을 자아낸다. “여러 가지 곤충과 새 등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는 김진선(21·한서대)씨,“도심에서 전혀 느껴보지 못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공영실(30·부산)씨. 다들 푸른 숲속에서 몸과 마음을 잠시 놓아두고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새로운 생명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한다. ■ 산사체험 여기가 좋아요 충남 서산 부석사(041-662-3824,www.busoksa.com)의 산사 체험은 말 그대로 자연과 함께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참선과 발우공양, 그리고 각종 철새에 대한 공부, 탐조 등을 할 수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곳이다. 부석사는 단체뿐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머물 수 있는 조그만 황토방 10개를 갖추고 있다.충남 공주 마곡사(041-841-6221)는 마음 바로보기, 감사명상, 편지쓰기 등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욕심을 버리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며 마음을 비우는 자비명상 체험을 진행하고, 전남 보성 대원사(061-852-1755)는 직접 관에 누워보는 저승체험 등을 통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경북 경주 골굴사(054-744-1689)는 전통 무예와 불교의 참선을 결합한 선무도 수련체험으로 외국인에게 인기.충남 공주 갑사(041-857-8981)는 선체조와 호신술인 불무도를 체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사업팀(02-732-9925),www.templestay.com을 참조하면 된다.www.pusoksa.org
  • 춤으로 보는 고구려인의 기상

    춤으로 보는 고구려인의 기상

    고구려식 주름치마를 입고 허리에 방울을 달고 추는 ‘요령고무’, 장구를 손에 들고 하늘을 나는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요고’, 높은 목발을 신고 재주를 부리는 ‘목발춤’, 고구려의 상징인 검은색 조복을 입은 선인이 추어보이는 ‘조의선인의 춤’, 아주 작은 북을 끌어안고 추는 ‘손북춤’, 고구려 건국왕 주몽의 아내 소서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서노의 춤’…. 국수호디딤무용단이 9,1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일 고구려 춤들이다.‘고구려’라 이름 붙여진 이번 춤극 무대에서는 고구려 시대의 복식과 춤사위 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 고구려인들의 웅대한 기상을 그대로 전해준다.1998년 신라춤 ‘천마총의 비밀’,1999년 백제춤 ‘그 새벽의 땅’을 선보인 안무가 국수호의 삼국시대 춤 재현 시리즈 완결판.‘몸으로 1500년 전 춤 무덤을 열며’라는 부제가 붙었다. 고구려 벽화속 장구를 재현해 추는 기악천무, 민속춤인 발구름춤, 종교적 의식무 등 다채로운 춤판을 펼친다. 고구려의 깃털 모양 절풍모, 긴 소매의 고색창연한 의상, 흰색 무용신 등이 눈길을 끈다.63명의 국수호디딤무용단원들이 출연한다.1만∼10만원.(02)421-479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숨겨진 복음서 영지주의(일레인 페이절스 지음, 하연희 옮김, 루비박스 펴냄) 1945년 이집트의 한 농부가 발견한 초창기 기독교 분파의 성서인 영지주의 복음서 ‘나그함마디’에 대해 설명. 영지주의는 정통파와 달리 창조주 하느님의 속성에 부권 이외에 모권도 같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또 정통파는 예수가 인간으로서 고난 받고 십자가에서 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수의 육체적 고통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영지주의는 예수는 신성의 모습을 지녔기 때문에 고통과 고난을 받았지만 그 고통은 보통 사람들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간주한다. 이단과 정통파 사이의 갈등을 단순히 교리해석상의 차이에서 생긴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1만 800원.●중국 산서성 고건축 기행(김홍식·조유전 지음, 고즈윈 펴냄) 중국 불교 4대성지인 오대산 주변엔 중국 3대 석굴 가운데 하나인 운강석굴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인 남선사 대전(782년)이 있다. 또 현존하는 목탑 중 가장 오래되고 높은 응현목탑과 화엄사 등 요·금 시기의 절들이 많이 있다. 오대산은 화엄경에 의해 성립된 문수신앙의 중심지로, 우리나라 오대산의 문수신앙도 이를 모방해 시작됐다. 이 때문에 이곳엔 우리나라 고승들도 많이 다녀갔다. 신라의 혜초가 대표적인 인물로, 그는 이곳 건원보리사에서 여생을 마쳤다. 오대산에서 운강석굴까지 낱낱이 답사.1만 2500원.●나를 숲으로 초대한 새들(V N 쉬니트니코흐 지음, 이경아 옮김, 다른세상 펴냄) 러시아의 동물학자인 저자가 60여년 동안 자연 속에서 마음으로 보고, 사랑으로 관찰한 새 이야기. 성대모사의 고수 흰점찌르레기, 사냥의 고수 벌잡이새,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유럽쏙독새(일명 염소젖 짜는 새)와 쇠부리물떼새, 모성으로 충만한 서방갈까마귀·솜깃털오리 등 진귀한 새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사람에 대한 동물의 태도는 사람이 동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1만 2000원.●호랑이(스티븐 밀스 지음, 이상임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200만년전 중국 북부 또는 시베리아 동부에 처음 등장한 후, 눈 덮인 고산지대부터 말레이시아와 인도차이나 반도의 빽빽한 열대우림에 이르기까지 한대·열대 기후에 모두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살아온 호랑이. 지상 최고의 카리스마를 뽐내는 호랑이의 생태와 습성을 밝힌다.2만 3000원. ●이토록 행복한 하루(이종승 지음, 예담 펴냄) 도심속 열린 공간 길상사의 사계를 담은 포토명상집. 길상사에는 여느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문을 지키는 무시무시한 표정의 사천왕이 없다. 경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온화한 자태의 관세음보살상이 반긴다.300점의 사진이 화합과 평화가 공존하는 길상사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전해준다.1만원.
  • 고영훈展, 가나아트센터서 새달 14일까지

    한국 극사실주의 회화의 대표주자인 고영훈이 제2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책 위에 떠 있는 돌 그림으로 명성을 얻은 그에게 책은 곧 문명의 상징이었다. 반면 돌은 자연의 모습이자 작가가 추구하는 이상향이었다. 돌 이후 책 위에 떠 있는 소재를 새의 깃털이나 꽃 등으로 다양화했지만 ‘현실’과 ‘이상’을 대비시키는 양식은 같았다. 한데 최근 그의 작품에서 중대한 변화가 감지된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고영훈’전에 등장한 ‘도자기’ 그림에선 더 이상 책, 즉 현실이 보이지 않는다. 허리 아래가 찌그러져 기우뚱 쓰러질 듯한 달항아리(기우뚱한 달),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청화백자(용이 놀다) 등은 만져질 듯 생생하지만, 그 배경은 책도, 글자도 하나 없이 그저 하얗기만 하다. 물론 아직 화사한 꽃과 나비 등을 책 위에 그리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전시의 포인트는 단연 도자기 그림이다. 그가 문명의 상징으로 표현했던 문자, 즉 책을 그림의 배경에서 없앤 이유는 뭘까? 작가는 이제 현실과 이상의 통합을 바라보는 것 같다. 도자기는 흙(자연)으로 빚어진 그릇(문명)인데, 굳이 책으로 문명을 재차 나타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자연이 녹아 있는 문명, 이상이 구현된 현실을 작가는 도자기 그림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고영훈 작품세계의 진화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도자기 그림과 함께 전시된 은 시절의 작품 ‘코카콜라’(1974)와 ‘군화’(1973),‘This is a Stone’ 등은 작가의 초기 작품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다. 작가는 당시 캔버스 위에 이들 문명(군화)적, 자연(돌)적 오브제를 별도의 작품으로 그렸다. 이후 80년대부터 책 위에 떠 있는 돌을 그림으로써 현실과 이상의 공존을 시도하는 첫번째 진화를 보여준다. 책 표지 위에 새 깃털과 칼을 얹은 그림(승리), 목련(자연법-봄2)이나 호박덩굴(자연법-인생1)을 얹은 그림들은 현실과 이상을 대비시킨 돌 그림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도자기 그림은 공존하는 현실과 이상이 아예 융합되는 분명한 진화의 결과이다. 결국 처음에 작가가 완전히 별개로 다루었던 현실(군화)과 이상(돌)은 공존의 단계(책 위에 돌)를 거쳐 융합(도자기)되는 두 차례의 진화를 거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엔 한 일간지에 연재되었던 우리 역사 속 여인들의 이야기에 작가가 그렸던 삽화 시리즈도 부대행사로 선보인다. 통일신라의 선덕여왕, 진덕여왕에서부터 조선시대의 임윤지당, 허난설헌까지 23명의 여인들을 강렬한 색채와 개성적이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탄생시켰다.5월14일까지.(02)720-1020.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공룡 퍼레이드’ 52일간 펼친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자연사엑스포 ‘고성 공룡엑스포’가 13일 막이 오른다. ‘공룡과 지구 그리고 생명의 신비’라는 주제로 열리는 공룡엑스포는 경남 고성군 회화면 당항포 주행사장내 수변무대에서 개막식을 갖고 오는 6월4일까지 52일간 열린다. 일반인 관람은 14일 오전 9시부터. 공룡엑스포는 전시행사와 주제공연, 국제행사, 특별행사, 부대행사, 참여행사 등 6개분야 47종의 행사가 열려 관람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입장료는 당일 하루사용권이 어른 1만 2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이며, 행사 전기간 통용입장권은 어른 3만 5000원, 청소년 2만 5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왜 고성에서 열리나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상족암은 미국 콜로라도, 아르헨티나 서부해안과 함께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이다. 지난 1982년 처음 공룡 발자국이 발견됐으며, 회화면에서는 최소 9㎝에서 최대 115㎝에 이르는 용각류 발자국이 한꺼번에 발견되기도 했다. 정부는 99년 상족암일대를 천연기념물 제 114호로 지정했으며, 군은 이를 계기로 2000년부터 ‘공룡나라 축제’를 개최해 왔다.●어떤 볼거리가 있나 공룡엑스포는 매일 오전 9시에 개장, 오후 7시에 폐장한다. 단 금·토요일은 오후 10시까지 연장된다. 당항포 주행사장에 입장하면 ‘환영의 문’이 나온다. 공룡알을 형상화한 이 문을 통과하면 공룡나라가 펼쳐진다. 첫 관문은 ‘세계공룡대교류관’. 이곳은 7개의 테마로 나뉘어 공룡의 진화와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세계 3대 공룡박물관인 중국 쓰촨(四川)성 쯔궁(自貢) 공룡박물관과 일본 후쿠이(福井)현 공룡박물관에서 보내온 공룡 및 고생물 화석 181점이 전시돼 있다. 국내 최초로 전시되는 깃털 달린 화석과 아시아에서 발굴된 제일 거대한 공룡 추안지에사우루스의 전신골격(길이 27m) 모형을 체험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면 백악기시대의 환경과 생명체를 접촉하면서 공룡과 교감할 수 있는 ‘세계화석관’과 ‘공룡놀이관’이 있다. 세계 화석딜러들이 소장한 희귀한 화석을 감상할 수 있으며, 어린이가 공룡과 지구의 신비를 체험하는 학습놀이형 전시실이다. 주제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백악기시대 고성에 살았던 공룡들과 만난다. 이구아노돈과 브라키오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등 백악기시대 공룡들을 입체영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매일 2차례 공연되는 ‘디노사우루 줄루’와 공룡들의 행진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오후 1시30분과 3시 수변무대에서 공연되는 디노사우루 줄루는 초식공룡 줄루가 육식공룡의 폭력에 맞서 위험에 처한 초식공룡들을 구하고 초원의 평화를 지켜낸다는 내용이다. 공룡퍼레이드는 공룡의 탄생에서 전성기를 거쳐 화석에 이르는 공룡의 일생을 표현한다. 공연시간은 오전 11시와 오후 5시이다.고성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검찰 ‘악마의 증명’ 딜레마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이른바 ‘악마의 증명’ 딜레마에 빠졌다. 당초 한 달쯤으로 예상됐던 수사가 연구비 등을 제외한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만 두 달 가까이 소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악마의 증명이란 ‘없는 것을 없다.’고 증명하는 부존재 증명을 말한다. 형소법상 검사가 피의자의 혐의를 모두 입증하도록 하게 한 근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흰 까마귀는 없다.’는 명제에 대한 입증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인간의 눈이 미치지 않는 오지에 깃털이 흰 까마귀가 살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악마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증명할 수 없다는 데서 ‘악마의 증명’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악마의 증명은 자체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여론을 납득시키지 못하기도 한다. 이는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없다.’고 밝히고 일부 여론의 역풍을 맞은 데서도 드러난다. 여태까지 줄기세포가 있다고 믿어온 여론을 “몇 가지 정황상 줄기세포가 없다는 게 확인됐다.”는 논리로 납득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이 황 교수팀에서 백선하 교수팀에 분양한 쥐 10마리나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 99개에 대한 DNA 분석을 시도한 것은 새로운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줄기세포의 부존재에 대한 여러가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마저 여론을 이해시키지 못하면, 줄기세포 파문에 따른 혼란을 막을 방법은 없기 때문이라는 판단 아래 제기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나는 줄기세포가 있는 줄 알았다.’는 핵심 관련자들의 주장은 다시 생각하면 ‘줄기세포가 없는 줄 몰랐다.’는 뜻이 된다. 결국 검찰은 부존재 논리에 대해 반박자료를 끊임없이 확보해야 하고, 관련자들은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며 반론을 펴는 입장이 된다. 검찰은 권대기·유영준 연구원 등 소팀장급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10여 차례가 넘게 이어가며 실체파악을 위한 증거자료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방대한 자료조사와 연구원 소환조사를 통해 실체에 접근하고 있다. 핵심 관련자들에게 진실을 추궁할 수 있을 만한 준비가 마쳐진 상태”라며 ‘악마의 증명’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10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서 면역적합성 검사를 책임졌던 안규리 교수를 불러 시료를 건네받은 경위와 지난해 12월 미국에 체류중이던 김선종 연구원에게 3만달러를 건넨 경위 등에 대해 추궁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마지막 처녀림 印尼서 찾았다

    지구상의 마지막 원시 처녀림의 출현?수십종의 경이롭고 새로운 동식물이 살고 있는 ‘잃어버린 세계’가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확인됐다. 미국과 인도네시아, 호주 과학자 25명으로 구성된 탐험대는 뉴기니 섬 서쪽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포자 산맥에서 이런 원시지역을 확인했다고 BBC가 7일 전했다. 산맥 면적은 룩셈부르크와 비슷한 3000㎢며 높이는 2200m. 산맥 부근 원주민들조차 산 안으로 진입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탐험대는 헬기를 이용, 원시림 일부 지역을 방문, 얼굴에 오렌지 색깔의 밝은 반점을 갖고 있고 꿀을 먹고 사는 새로운 조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또 19세기에 채집됐으나 그동안 서식지가 알려지지 않았던 새가 발견됐으며 이 새는 머리에 10㎝ 길이의 깃털 6개가 달려 있었다. 개구리 20여종, 나비 4종 및 야자나무 5종을 포함한 새로운 식물들도 발견됐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선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특이한 캥거루 3마리도 발견됐다. 탐험대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이들 동물이 인간을 처음 본 뒤 전혀 두려움을 보이지 않는 등 인간을 알아 보지 못했다.”며 놀라워 했다. 공동 탐험대장인 브루스 벨러는 “에덴 동산이 아마 이 곳과 비슷했을 것”이라며 “이같은 곳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몇몇 지역에서도 발견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벨러는 “이번에 발견한 지역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원시 열대림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연구가 진전되면 더욱 놀랄만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같은 사실을 지난해 11∼12월 두달 동안의 탐험을 통해 확인했으며 올 하반기 다시 이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밤비 오는 소리/이태동 지음

    “룰랭의 턱 아래 자란 삼각형의 흰수염이 나에게 기관차의 연기처럼 보였고, 거칠지만 자연스럽게 그려진 그의 손은 불타는 화차 속으로 석탄을 퍼넣기 위해 삽질하는 화부의 손과도 같았다. 그래서 나는 늦은 밤 혼자서, 어릴 때 본 그 간이역 역무원들과 같은 자세로 그의 초상화에 잠깐이나마 경의를 표했다.” 원로 영문학자 이태동(67) 서강대 명예교수는 어느날 고흐의 그림 ‘우체부 룰랭의 초상’을 보고 이런 글을 남겼다. 고흐의 그림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 보았던 기관차의 정경을 떠올린 것이다. 한갓 우체부의 초상에서 기관차 그리고 간이역 풍경을 읽어내다니…. 최근 출간된 이 교수의 산문집 ‘밤비 오는 소리’(문예출판사 펴냄)에는 이처럼 예술적 감성 충만한 글들이 수필의 이름으로 실려 있다. 책은 ‘서재를 정리하며’‘작은 곱사등이’‘겨울 속의 봄’등 3부로 이뤄져 있다. 저자 스스로 “진실의 빛무리”라고 말할 만큼 자신의 수필 가운데 정수만을 골라 실었다. 표제작 ‘밤비 오는 소리’의 한 대목.“…어떻게 들으면 그것은 비둘기 깃털만큼이나 부드럽고, 산 그림자를 지우며 어디론가 날아가는 학의 날갯짓만큼이나 긴 여운을 지니고 있어서, 대낮에 상처입은 마음을 위로하고 달래준다.” 밤비의 서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밤비 소리를 “조용히 흐르는 미사곡”으로 듣는 지경에까지 나아간다. 실로 감상을 극한 글이다. 하지만 결코 값싼 감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글 갈피마다 세상의 이치를 꿰뚫는 경건한 ‘견인주의자’의 자기다짐 같은 것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내게 글쓰기란 존재의 감옥에 갇힌 인간이 벽을 넘어서려는 간절한 슬픈 욕망을 벽 위에다 처절하게 새겨놓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글이란 요컨대 수인(囚人)의 지문(指紋)과도 같은 것이다. 이야기를 단순히 늘어놓는다고 수필이 되는 게 아니다. 독자와의 교감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육화(肉化)돼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구성의 힘이다. 저자의 수필문은 내용미뿐 아니라 형식미도 아울러 갖추고 있다. 여인의 속살처럼 예민한 감성과 지성의 언어로 빚어내는 저자의 산문은 ‘수필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일반의 미신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무잡한 글줄이 판을 치는 시대이기에, 노(老)교수의 청자연적 같은 결곡한 문장은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등단 28년만에 첫 동시집 ‘산속 어린 새’ 낸 김명수

    등단 28년만에 첫 동시집 ‘산속 어린 새’ 낸 김명수

    해방둥이로 올해 환갑인 시인 김명수(60)가 세밑에 의미있는 두 권의 책을 내놨다. 등단 28년 만에 첫 동시집 ‘산속 어린 새’(창비)를 출간했고, 군(軍)을 주제로 한 장시를 묶은 ‘수자리의 노래’(들꽃)가 곧 나올 예정이다. 197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월식’‘세우’‘무지개’등 3편이 동시 당선되며 등단한 시인은 ‘침엽수 지대’‘가오리의 심해’ 등의 시집을 통해 뛰어난 서정시를 선보여왔다.‘엄마 닭은 엄마가 없어요’‘달님과 다람쥐’등 몇 편의 동화집을 발표하고, 외국 동화를 번역하는 등 아동문학가로도 활동해왔지만 동시집은 처음이다. 일반 시에 비해 동시가 쉬울 거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동시가 더 어렵다”(정호승 시인). 어린 아이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시를 쓰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기왕의 시들이 워낙 맑고 순수해 동시를 쓰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일곱 번째 시집 ‘가오리의 심해’를 발표하고 나서 동시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등단은 시로 했지만 혼자 문학공부를 하던 시절엔 동시, 동화, 시조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썼습니다. 그때 습작했던 한권 분량의 동시를 잃어버린 뒤 한동안 뿌리를 잊고 살았는데 문득 다시 쓰고 싶어지더군요.” ‘산속 어린 새/작고 어린 새//공기조차 얼어 붙은/추운 새벽에//다람쥐도 산토끼도/춥고 추워서//굴 속에 웅크린/겨울 산 속을//포르릉 포르릉/날아다니며//얼어붙은 겨울 숲을/잠 깨워 주는//잿빛 날개 녹색 깃털/작고 어린 새’(‘겨울 새벽 아빠와 약수터 갈 때’전문) 농촌의 자연과 순박한 서민들의 생활을 노래한 시에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오롯이 느껴진다.‘밤이 되면 몽당연필 세 개가/필통 속에 나란히 누워 잠들고//밤이 되면 순이와 철호와 기영이 삼 남매가/슬레이트집 단칸방에 누워 잠들고’(‘몽당연필’중) 동시가 너무 잘 써져 3개월 만에 원고를 탈고했다는 시인은 “아이의 시간은 짧고, 어른의 시간은 길다. 아이의 시간이 어른의 시간으로 이어질 수는 없을까. 동시는 모든 사물과 사물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뭇 존재들이 근원으로 다가가는 것”이라고 머리말에 적었다. ‘산속 어린 새’가 시인의 내면에 깃든 순수에 대한 동경을 꽃피운 시집이라면 ‘수자리의 노래’는 시인에게 탈영의 유혹까지 안겨줬던 고달픈 군대의 기억을 되살린 기록 시집이다.1966년 논산훈련소 입소때부터 메모를 시작했다는 시인은 40년간 꽁꽁 묶어두었던 시들을 풀어 계간 문예지 ‘창작21’가을호와 겨울호에 연재했다. 시인은 “내 세대가 예비군도 첫번째, 민방위도 첫번째 대상자였다. 평생 군대생활을 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그때의 기억이 내 인생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旌閭(정려)

    儒林(450)에는 ‘旌閭’(깃발 정/이문 려)가 나오는데,‘忠臣(충신),孝子(효자),烈女(열녀) 등을 그 동네에 旌門(정문)을 세워 表彰(표창)하던 일’을 가리킨다. ‘旌’자는 ‘五色(오색)의 깃털을 깃대 끝에 늘어뜨려 장식한 旗(기)’를 나타냈다.用例(용례)에는 ‘銘旌(명정:죽은 사람의 관직과 성씨 따위를 적은 기),旌命(정명:어진 선비를 부르고 인재를 등용함),顯旌(현정: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안정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 등이 있다. ‘閭’자는 ‘두 짝 문’의 象形(상형)인 ‘門’(문)과 ‘사람의 등뼈’ 모양을 본뜬 ‘呂’(려)가 합쳐져 ‘里門(이문)’을 나타냈다.‘閭閻(여염:백성의 살림집이 많이 모여 있는 곳),閭巷(여항:민간),州閭(주려:고을과 마을을 아울러 이르는 말)’ 등에 쓰인다. 周禮(주례)에 의하면, 임금이 宮城(궁성)을 벗어나 臨時(임시) 居所(거소)에 머물며 祭祀(제사)를 지내거나 賓客(빈객)을 만나기도 하였다. 그 때에는 별도의 旗(기)나 門(문)을 세웠다고 한다. 이것이 旌閭(정려)의 기원인데, 후대로 오면서 효자나 열녀, 충신 등의 행적을 기리기 위하여 그들이 살던 집 앞에 門을 세우거나 마을 입구에 작은 旌閣(정각)을 세워 紀念(기념)하는 것으로 의미가 바뀌었다. 우리나라 旌閭의 始原(시원)은 분명하지 않다.三國史記(삼국사기) 新羅(신라) 景德王(경덕왕)조에 態川州(웅천주)사람 向德(향덕)의 이야기를 통해 신라시대에 旌閭가 세워졌음을 推定(추정)할 수 있다. 경덕왕 14년(755) 흉년으로 부모가 굶주림과 병이 들자 자기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내어 아버지에게 먹여 병이 낫게 하였다. 이러한 효행이 알려져 왕은 후한 상을 내리고 有司(유사)에게 명하여 旌表(정표)를 세우도록 하였다고 한다. 김자수(金自粹)는 고려 충정왕 3년(1351)에 안동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효성을 다한 사실이 알려져 조정으로부터 旌閭 표창이 내려졌다. 학문에 대한 열정도 남달라 문과에 장원 급제하여 주요 관직을 역임하였다.朝鮮(조선)의 건국과 함께 辭職(사직)하고 안동으로 歸鄕(귀향)하였다. 신왕조는 그의 도덕과 경륜을 아껴 누차에 걸쳐 초청했으나 不應(불응)하였다.太宗(태종)의 刑曹判書(형조판서) 除授(제수)에 어쩔 수 없이 赴任(부임)하면서 長子(장자)에게 壽衣(수의)와 葬禮器具(장례기구)를 마련해 뒤따르도록 하였다.廣州(광주) 땅에 도착하자 포은(圃隱)의 묘소를 참배한 뒤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는 의지를 表明(표명)하고,秋嶺(추령)에 이르러 ‘묘지에 碑(비)를 세우지 마라.’는 遺訓(유훈)을 남기고 飮毒(음독) 自盡(자진)하였다. 朝鮮王朝實錄(조선왕조실록) 성종조에는 원주사람 조씨부인의 이야기가 전한다. 조씨부인은 남편이 죽은 뒤 屍身(시신)을 끌어안고 1주일을 지냈으며,穀氣(곡기)를 끊고 보름간을 지냈다. 주위에서 조씨의 상태를 염려해서 再婚(재혼)을 시키려 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슬피울며 지냈다. 결국 얼마 뒤에 조씨는 婚書(혼서)와 남편이 읽던 책 두 권을 끌어안고 목을 매어 自決(자결)했다. 이러한 사실이 중앙에 알려지자 朝廷(조정)에서는 조씨의 節槪(절개)를 기리기 위해 烈女門(열녀문)을 下賜(하사)하였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마니아] 새벽을 여는 송파Y 배드민턴클럽

    [마니아] 새벽을 여는 송파Y 배드민턴클럽

    사랑은 셔틀콕 깃털을 타고 꽃이 망울을 틔우는 듯 날아올랐다. 부부 금실을 키웠고, 깨진 건강도 되돌려 줬다. 새벽을 열어가는 기쁨은 하얀 셔틀콕이 내려준 선물로 보였다. 겨울이라 늑장 출근을 하는 해님이 채 얼굴을 내밀기도 한참 전에 하루를 활짝 열어젖힌 이들은 다름아닌 ‘셔틀콕에 미친(?) 사람들’이었다. 대부분 부부끼리 즐긴다고 합창했다. 지난 6일 오전 7시10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 옆 송파YMCA 1층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몰려든 50여명의 배드민턴 클럽 회원들로 가득 차 분위기가 후끈거렸다. 이곳을 연습장으로 삼은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뜻을 한데 뭉쳐 만든 ‘송파YMCA 클럽’ 식구들이다. 회원은 모두 80여명이다. 남녀 비율은 6대4 정도로, 남성이 아무래도 많다. 1979년 첫발을 떼 30주년을 눈앞에 뒀다.21세인 대학생부터 80세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날마다 50∼60명이 찾아와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땀을 뺀다고 입을 모았다. 가입한 지 얼마 안돼 미처 장비를 모두 갖추지 못했을까. 비닐봉지 같은 것을 들고 서둘러 경기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여성도 눈에 띄었다. “나이스∼. 좋∼지. 좋∼았어….” 코트에 나선 여성이 소리를 질렀다. 셔틀콕을 주고받으며 가볍게 통통 뛰는 모습이 무척 날렵해 보였다. ●“나를 수렁에서 건져준 셔틀콕에 반해버렸죠” “옛날엔 친구들이 ‘킹콩’이라고 불렀는데, 이젠 몸에 맞는 옷이 없어 걱정은커녕 나날이 즐겁기만 해요.” 까만색 반바지 차림에 하얀 반팔 셔츠를 입고 나타난 클럽 회원 이종후(43·부동산업)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배드민턴에 맛을 들이기 전만 해도 그는 몸무게가 110㎏을 오르내렸다며 ‘날씬이’가 되기까지 겪은 이야기로 신바람나는 표정이었다. 키 181㎝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몸무게로 어떻게 지냈는지, 돌이켜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라고 또 웃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1년 반 사이에 81㎏으로, 무려 20㎏ 넘게 뺐다. “지나치게 비대해진 몸집 때문에 고지혈증과 지방간, 고혈압 등 성인병으로 3중고를 치렀지 뭡니까. 어머니도 이렇게 돌아가셨는데 말입니다.”더욱이 접대 등으로 잦은 술자리를 피하지 못해 낫기는 고사하고 고민만 쌓여가던 지난해 3월 어느 날이었다. 한 여직원이 “이대로는 안 된다.”며 클럽으로 이끌고 갔단다.. “무턱대고 있었던 것은 아니죠. 골프, 헬스를 포함, 다른 종목을 접하는 등 나름대로 길을 찾았어요. 그러나 골프는 장소를 물색하고 다른 사람들과 약속이 이뤄져야 하는 등 제약이 많았어요. 헬스도 따분하더군요. 그래서 3∼4개월, 길어야 6개월 버텼지만 답답함만 늘어났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혈압도 자꾸만 높아졌다. 의사의 처방대로 그다지 무리가 없는 걷기에 매달렸다. 하지만 지루해 금방 그만둬야 했다. 클럽에 다니던 그 여직원의 안내로 “일단 해보자.”며 라켓을 잡았으나 이번엔 얕잡아본 게 탈이었다. 그는 “3∼4분 동안 있는 힘을 다해 쳤더니 금세 녹초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뒤로 일주일동안 몸져 누웠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아플까.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씨는 덧붙였다. 돈을 일단 내고 난 다음부터는 아까워서라도 이따금씩은 찾아가게 될 것이라는, 조금은 무모한 마음에 월회비 4만원을 내고 클럽에 가입했다.“70대 할머니도 저렇게 잘 치는데….”라고 되뇌면서 말이다. ●느린 듯, 아닌 듯…깃털 속에 신비와 매력 숨었다 “언뜻 보기에는 아주 쉽게 느껴진다고 사람들은 흔히 말합니다. 누구나 동네 한쪽에서 한번씩은 라켓을 들고 네트나 라인이 없이 받아넘기기만 하는 식으로 심심풀이 삼아 해봤음 직한 게 바로 배드민턴이기 때문입니다. 놀거리가 그리 많지 않던 때 일이지요.” 87년 가입한 강성옥(58·자영업)씨에게도 사연은 길다. 심한 당뇨와 관절염을 합병증으로 앓았다. 이씨와는 반대로 몸무게가 갑자기 10여㎏이나 빠지더니 움직이기조차 힘들게 된 때 배드민턴과 인연이 닿았다. 의사는 “운동도 불가능할 뿐더러, 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를 내렸다. 관악구 신림동에 살고 있었는데, 가벼운 산책 정도만 가능하다는 얘기여서 ‘죽을 맛’으로 느껴질 무렵이었다. 산책을 겸해서 집에서 가까운 낙성대 옆 약수터에 물 뜨러 쉬엄쉬엄 가던 길이었다. 인근엔 배드민턴 야외구장이 하나 있었다. 전남 장성군 출신의 고향친구가 회원이어서 심심풀이로 구경도 했다. 어느 날 그의 사연을 들은 70대 시민이 “배드민턴을 하면 나을 수 있다.”고 권장해 귀가 솔깃해진 강씨는 곧장 코트로 뛰어들었다. 송파구로 이사한 뒤다. 의사도 괜찮겠다고 했다. 6개월째 접어들자 혈당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의료진도 “내가 처방을 내렸지만 믿기지 않는다.”며 놀랐단다. 강씨는 “배드민턴 자체가 치료효과를 가져오지는 않았겠지만, 운동하면서 생긴 긍정적 마음가짐에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배드민턴이 날 살렸구나 하는 생각에 날마다 코트로 나온다.”고 덧붙였다. 송양민(64) 회장은 배드민턴의 숨겨진 매력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설명했다. 국세청에서 정년퇴직한 그는 2003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등산하러 떠나던 부인을 자동차로 태워주고 클럽으로 오는 길이었다. 그는 “부부끼리 늘 붙어다니니 화합에는 이 이상 따를 게 없더라.”면서 “아직 상처가 뚜렷하지만 재활하는 차원에서 약간씩 몸을 푼다.”고 라켓을 쥐어주며 등을 떠밀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셔틀콕에 숨은 비밀 “빠른 듯하면서도 느리고, 느린 듯하면서도 빠르다. 힘을 세게 준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또 머리만 쓰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 배드민턴엔 바깥에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신비가 숨겨져 있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그래서 다른 종목과 달리 해본 사람만이 미칠 수 있단다. 종목 자체가 그렇지만 회원들은 클럽코트에 나오면 대개 경기를 치르는 식으로 활동한다. 코트가 5개여서 모두 복식을 한다고 해도 한꺼번에 20명만 뛸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뛸 기회를 줘야 한다. 이에 대해 회원들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정신이 있어야 하고, 호흡을 맞출 짝꿍과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도 싹튼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만 6년째인 오세영(43) 회원은 “최근 전문가들이 공 빠르기를 실험한 결과 골프가 시속 280㎞인 반면, 배드민턴의 경우 345㎞로 나타났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깃털이 달린 셔틀콕은 라켓으로 치면 엄청난 순간속도로 날아가다가 갑자기 느려지면서 땅에 뚝 떨어진다. 셔틀콕은 잡힐 듯한데 앞에서 가라앉는가 하면, 힘이 없는 듯한데 뒤로 휙 지나가버리기도 한다. 얄미울 정도다. 김윤기(44) 총무는 “2003년 8월 처음 클럽에 들어오기 전 최창선(74) 고문과 맞붙었을 때를 잊을 수 없다.”면서 “딴에는 운동, 특히 빠른 종목에 자신이 있었는데 15점 경기에서 한 점도 못건졌다.”고 말했다. 그 뒤 ‘오기’때문에라도 더 파고들게 됐다며 입맛을 다셨다. 나이나 성별, 체구와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 데 묘한 매력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독성이 유달리 강하다고 한다. 김 총무가 배드민턴에 푹 빠진 사연도 특별하다. 작은 몸집에 배만 볼록 나와 ‘ET’라고 불려 창피해하던 터에 뱃살 빼는 데 효험을 봤다는 네티즌의 얘기를 듣고부터다. 따라서 어디로 튈지를 실제 겪어봐야 감각적으로 터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운동량도 엄청 많다. 세로는 7m에 조금 못미치고, 가로는 6m가 약간 넘는 좁은 코트를 쉴 새 없이 뛰어야 한다. 셔틀콕에 숨겨진 작은 비밀도 흥미롭다. 깃털이 중요한데 다른 짐승은 안 되고 거위 털만 쓴다. 어디 부위의 털이냐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타산이 맞지 않아 전량 수입된다. 일정한 타격을 가했을 때 비거리가 균일하게 나와야 하기 때문에 공식 경기에선 계절별로 깃털 부위도 다르다. 한 게임에서 쓴 공을 다시 다른 경기에 쓰는 일은 피한다.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통 3세트 한 경기당 셔틀콕 4개를 쓰는데, 가격으로 따지면 6000원 정도다. 따라서 제대로 갖추고 즐기기에는 요즈음 말로 ‘럭셔리’한 스포츠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신연숙칼럼] 문화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신연숙칼럼] 문화재를 슬프게 하는 것들

    국립중앙박물관이 이전 개관하면서 문화재에 관한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다. 그중에도 국보1호 교체 건은 국민적 이슈가 된 끝에 일단 현행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사실 남대문이 무슨 죄가 있는가.550여년 동안 한 자리에 서서 수도를 드나든 백성들과 고락을 함께 한 것뿐인데 일제 잔재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뻔했다.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긴 박물관이나 문화유적지에 가보면 낯뜨거워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문화재는 잠잠히 있을 뿐이지만 엉뚱한 의도를 갖고 이런저런 해석을 붙여대는 사람들이 있는 탓이다. 문화재를 슬프게 하는 이런 일들이 없어질 수는 없는 것일까. 지난 주말 경북 영주 소수서원 여행에서도 황당한 순간을 겪었다. 소수서원은 소나무 숲이 유명하다. 수백년된 적송(赤松)들이 서원의 선비와 같은 기품을 자랑한다. 안내원은 이곳 소나무를 설명하면서 일본 국보 목조미륵반가사유상과의 연관성을 들려준다. 일본 최고의 보물이 이곳 적송으로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사실은 7세기초 일본인들이 신라에서 만든 반가상을 빼앗아가 자기네 국보로 지정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목조반가상은 우리 국보 83호 금동반가상과 모양이 흡사하다. 또한 일본에서는 적송이 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신라에서 건너간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다. 하지만 일본 측은 펄쩍 뛰는 얘기다. 그렇기에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개관기념전에서도(비록 이 때문에 관람객들의 항의를 받긴 했지만)국보 83호에 대해 ‘일본 고류지 목조상과 상당히 흡사하다.’란 신중한 설명문을 붙여놨던 것이다. 그러나 안내원은 이런 사정은 아랑곳없이 ‘일본×’이란 말까지 써가며 단정적인 설명에 열을 올렸다. 일본 국보 얘기는 민족주의의 발로로 좋게 봐 줄 수도 있지만 여기에 상업주의가 더하면 파장도 한 차원 달라진다. 중국 고대 실크로드의 중심점에 있는 둔황석굴은 벽화로 유명하다. 벽화를 관람하는 한국 관광객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조우관(鳥羽冠)을 쓴 사람이다. 중국에서 머리에 깃털을 꽂은 사람은 한국인을 뜻한다. 고대 한국인들이 서역의 입구인 둔황까지 진출해 벽화에 자주 등장했다면 멋진 일이긴 하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벽화 속의 조우관 쓴 사람을 찾고 중국인 안내원들은 엄청난 선심이라도 쓰듯이 조우관 그림이 있는 동굴을 하나하나 공개한다. 그러나 지난 8월 현지에서 만난 둔황학자에 따르면 조우관 그림이 곧 삼국인의 왕래를 뜻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한다. 벽화는 중원의 화가가 가서 그렸을 수도 있고, 둔황의 화가가 다른 그림을 보고 베껴 그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조우관 쓴 사람들은 한국인의 얼굴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둔황석굴을 보려는 한국인들은 밀려들어 지금은 일본 관광객 숫자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문화재 당국의 상술이 엉뚱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화재의 의미를 크게 왜곡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다. 일본의 광개토대왕비문의 억지 해석은 고대사의 방향을 틀어놓는 것이었다. 국보1호 논란이 그토록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도 ‘일제 잔재’라는 규정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화재위원회가 국보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며 그간 ‘국보·보물의 지정은 전문가들의 광범위한 논의를 거쳐 지정한 것’임을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 문화재의 가치는 고유의 예술성과 역사성으로 판단해야 함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외 다른 것이 개입돼서는 안된다. 그것들은 문화재를 슬프게 하는 일일 뿐이다. yshin@seoul.co.kr
  • 이와이 슌지 작품 TV로 만난다

    이와이 지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본 감독 가운데 한 명이다.1999년 ‘러브레터’(1995)가 국내에서 개봉했을 때 ‘오겡키데스카∼’ 신드롬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지난 6월 ‘6월의 레브레터’로 명명돼 한묶음으로 뒤늦게 국내를 찾았던 그의 초기 영화 4편이 TV를 통해 처음 방영된다. 앞서 기회를 놓친 팬이라면 꼭 챙겨볼 것. 14일부터 나흘 동안 매일 오후 11시 프리미엄 채널 캐치온을 통해 사랑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모은 ‘이와이 지 특집’이 전파를 탄다. 이번 작품들은 ‘러브레터’,‘4월의 이야기’(1998),‘하나와 앨리스’(2004)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밝은 분위기의 사랑 이야기와는 달리, 어두운 사회현실과 상처받은 젊은 영혼을 다루고 있어 ‘검은색 이와이’로 분류된다. 때문에 대중적인 요소는 거의 담겨 있지 않지만, 틀림없이 색다르다. 첫 번째 순서(14일)는 ‘피크닉’(1996). 베를린 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초청작이다.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아웃사이더들의 몽환적이고 슬픈 데이트를 잔혹하게 담았다.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보내진 코코가 그곳에서 만난 쓰무지, 사토루 등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정신병원 담장을 넘어 어두운 팬터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72분. 이튿날은 이와이 지의 최고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스왈로테일 버터플라이’(1996)가 바통을 잇는다.‘피크닉’에서 까마귀를 잡아 그 깃털로 옷을 만들어 입은 코코를 연기한 일본의 인기가수 차라가 이번에도 주연을 맡았다. 엔화가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가상의 일본을 배경으로 했다. 엔화를 벌기 위해 도쿄 변두리를 가득 채운 각국 불법 이주민의 세계가 그려진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4명의 젊은이에게 일어나는 운명적인 사건을 그리고 있다.4개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다.147분. 16일에는 ‘언두’(UNDO·1994)의 차례. 영어로 ‘풀다.’,‘해방하다.’는 뜻이다. 너무 깊은 사랑 탓에 고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얻게 된 연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94년 베를린영화제 넷펙상(포럼 부문 최고의 아시아영화상) 수상작.47분. 마지막 순서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 이와이 지가 유작 1순위로 꼽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인 작품이다. 집에서는 의붓아버지와 동생 때문에 짜증이 나고, 학교에서는 이지메를 당하는 14세 소년 유이치가 가수 릴리 슈슈에게서 안식처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팬 사이트 ‘릴리필리아’의 대화창을 통해 영화가 전개된다. 일본 10대들의 위태롭고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하나와 앨리스’로 국내 팬들을 확보한 아오이 유우의 데뷔작이기도 하다.146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태국 조류독감 올 첫 사망자…철새 경보

    태국 조류독감 올 첫 사망자…철새 경보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러시아 우랄산맥 서쪽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루마니아에서 확인된 데 이어 20일 태국에서는 1년여만에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다시 발생했다. 대재앙의 공포가 유럽 남부와 아시아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독일은 가금류의 방사를 전면 금지했고, 유럽연합(EU) 25개국 보건장관들은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런던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세계 각국이 유일한 치료제 ‘타미플루’의 ‘제너릭(Generic, 카피약을 순화한 표현)’을 생산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헝가리는 백신 임상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태국 방콕에서 200㎞ 가량 떨어진 칸차나부리주의 병원에서 조류독감 의심 증세로 치료를 받아온 방 언 벤팟(48)이 전날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이로써 태국의 조류독감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어났다. 타이완에서는 2003년 말 이후 처음으로 조류독감 사례가 발견됐다고 타이완 농업위원회가 이날 밝혔다. 타이완 해안경비대가 지난 14일 밀입국을 시도하던 파나마 선박에서 구관조 등 애완용 조류를 적발한 결과,1000여마리에서 H5N1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앞서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농업부는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350㎞ 떨어진 툴라주의 한 마을에서 확인된 조류독감이 분석 결과 H5N1형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시베리아 중부 노보시비르스크, 알타이, 튜멘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적이 있지만 H5N1형은 아니었다. 이에 따라 EU는 시베리아에 국한해온 애완용 조류와 깃털의 수입금지 조치를 러시아 전역으로 확대했다. 루마니아 농무부도 동부 다뉴브 삼각주 마울리치에서 두번째로 발견된 바이러스가 H5N1형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고,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가금류 2600여마리를 폐사시킨 바이러스 역시 같은 유형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에 이어 독일도 19일 가금류 방목 금지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12월15일까지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위반 농가는 최고 2만 5000유로(31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철새의 이동경로를 따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아프리카와 중동에 확산될 소지가 있으며 특히 동아프리카에 H5N1 바이러스가 번질 경우 대재앙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철새의 이동이 여기서 끝나고, 농사법도 아시아와 유사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편 그리스 에게해 섬에서 죽은 조류는 1차 조직 샘플 조사에서 음성반응이 나타나 추가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네팔에서 발생한 비둘기 수백마리의 떼죽음은 조류독감 증거가 없다고 당국이 밝혔다. 한국을 비롯, 인도와 태국 등이 타미플루의 제너릭 약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인도 2위의 제약사 치플라는 스위스 로슈로부터 특허권을 이양받아 치료제를 연말까지 개발, 내년 초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예노에 라스츠 헝가리 보건장관은 3주 전 자신이 직접 수십명의 다른 자원자와 함께 예방 백신을 접종한 결과 자신의 혈액에 바이러스 항체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관련 정보가 없어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보다 기술적으로 복잡한 백신 실험을 실시해온 프랑스도 2주 안에 결과를 WHO에 보고할 예정이다. lot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