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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 현재의 우리가 빚진 고대의 유산

    시간, 현재의 우리가 빚진 고대의 유산

    시간의 탄생/알렉산더 데만트 지음/이덕임 옮김/북라이프/728쪽/3만 2000원‘시간’은 고대의 유산이다. 우리가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고 주와 요일, 한 달로 셈하는 방식부터 각 절기와 영원이라는 개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그리스 로마 시대라는 고대에 결정된 것이다. 신간 ‘시간의 탄생’의 저자인 독일 역사학자 알렉산더 데만트가 고대 문화에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현재의 우리’가 얼마나 고대에 큰 빚을 지고 있는지 환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BC 3000년부터 16세기 후반까지 시간을 통제한 건 종교였다. 1517년 종교 개혁의 깃발을 든 마틴 루터가 “달력이 전 세계를 지배한다”고 한 말은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등 주요 종교 행사를 한 날짜로 정하는 공통된 달력이 필요했던 종교 권력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고대인들에게 시간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문제는 언제부터 하루가 시작된다고 할 것인가인데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일출을 하루의 시작으로 여기는 것과 해가 완전히 떠오른 시간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 첫 여명이 비칠 때로 하자는 의견 등이 혼재됐다. 이렇게 하루를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이른’, ‘늦은’과 같은 시간을 구분하는 부사가 출현했고,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하루를 열두 조각으로 절개해 구획 짓는 방식으로 진화됐다. 문화권마다 제각각이었던 ‘새해 첫날’은 1700년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가 1월 1일로 공표하고, 영국이 1752년 현재의 역법인 그레고리력을 수용하면서 새해는 1월 1일 시작된다는 관념이 자리 잡았다. 지금처럼 고대와 중세, 근대로 구분하는 방식은 1680년대 독일 학자 크리스토프 켈라리우스가 규정하면서 표준이 됐다. 근대는 콜럼버스와 루터에서 시작된 당시에는 ‘우리 시대’였지만 점점 그 시기가 길어지면서 1945년 이후를 ‘현대’로 규정하게 된다. 비평가들은 당대를 ‘탐욕의 시대’, ‘불의의 시대’, ‘절망의 시대’, ‘어둠의 시대’ 등 문학적 수사를 동원해 정의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자신이 책임져야 할 잘못을 시대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비난이 고대에서도 존재했다는 저자의 설명에 웃음이 터진다. 유럽 역사학계의 석학인 저자가 광대하고 파란만장한 ‘시간’의 문화사를 역사 밑바닥에서부터 길어 올린 솜씨는 탁월하다. 저자가 서구의 종교, 문학,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시간과 인류의 상관관계를 깊이 있게 통찰하며 미래와 시간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선사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고성·몸싸움 끝에…국민의당 ‘새달 4일 전대’ 통합 결론낸다

    고성·몸싸움 끝에…국민의당 ‘새달 4일 전대’ 통합 결론낸다

    反安 “불법 전대 일방 의결” 험로 예고 안철수·유승민 다음주초 ‘통합 공식화’ 원희룡 제주지사, 바른정당 탈당 시사 국민의당이 다음달 4일 바른정당과의 합당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합당을 위한 공식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동시에 분당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국민의당은 12일 국회에서 당무위를 열고 ‘전당대회 소집의 건’을 의결했다. 회의 초반에는 당무위원 75명 중 44명이 참석했지만, 통합 반대파가 표결을 거부해 의결 정족수보다 겨우 1명 많은 39명이 참여한 가운데 안건이 통과됐다. 전대 소집 공고는 오는 16일부터 17일 사이에 하기로 했다. 김중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안도 의결됐다. 부위원장으로 이태규, 김삼화 의원이 임명됐다. 당무위는 전대에 참여할 대표당원 중 500명을 새로 추천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선출직 대표당원을 배정받지 못한 지역위원회 36곳에서 모두 468명을 추천하고, 안 대표와 최고위원 5명도 대표당원을 추천할 예정이다. 전체 대표당원의 수는 1만명가량으로 추정된다.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는 회의 시작부터 충돌했다. 당무위원이 아닌 반대파 의원들이 회의장에 입장하려 하자 당 지도부가 이를 막았고 이에 당직자와 지지자들이 “문 열어! 회의 공개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로 밀치는 몸싸움도 벌였다. 결국 안 대표 측에서 국회의원의 입장을 허용했다. 반대파인 장정숙 의원은 안 대표가 발언하는 중에도 “왜 회의장에 못 들어오게 하느냐”고 거칠게 항의했다. “국회의원 배지만 달았으면 다인가”라는 자조 섞인 말도 나왔다. 반대파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회의는 예상보다 긴 3시간가량 이어졌다. 안 대표는 당무위가 끝난 뒤 “대한민국 정당사에 이렇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합당 절차가) 진행된 사례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자평했다. 반면 반대파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최경환 대변인은 “안 대표는 밀실 최고위, 밀실 당무위를 긴급 소집해 보수 대야합 추진 불법 전당대회를 일방적으로 의결했다”며 “당원의 분노는 결국 개혁신당 창당의 열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김세연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의 탈당 이후 안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이어 가며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르면 다음주 초 ‘정치개혁 선언문’을 발표하고 통합을 사실상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양당의 통합 깃발이 아주 선명해서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너무 분산적”이라며 “그런 점에서 (통합이) 어렵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가 사실상 바른정당 탈당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내 ‘간판급’ 인사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통합신당의 규모와 파괴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바른정당 탈당 잔혹사...원희룡 탈당시사에 쪼그라드는 바른정당

    바른정당 탈당 잔혹사...원희룡 탈당시사에 쪼그라드는 바른정당

    바른정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가 12일 ‘탈당’을 시사했다. 당내 ‘간판급’ 인사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추진 중인 통합신당의 규모와 파괴력에도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원 지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양당의 통합 깃발이 아주 선명해서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너무 분산적”이라며 “그런 점에서 (양당의 통합이) 어렵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어려워서 그냥 합치고 보자는 무조건 통합주의라면 또 하나의 정치공학적 움직임이 될 것”이라며 “그런 움직임으로는 정치일정의 폭풍우를 헤쳐 나갈 지속성과 확장성 확보가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자유한국당 복당에 대해서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홍준표 대표는 11일 “(남경필 경기지사 외에도 바른정당에서) 또 한 분의 광역단체장이 올 준비를 하고 있다”며 원 지사의 복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대표는 19일 전국 시도당 신년인사회 마지막 일정으로 제주도를 찾는다. 면담 일정은 따로 없지만 원 지사가 관례대로 제주도당 행사에 참석하면 홍 대표와 자연스럽게 만날 것이란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바른정당도 같은 날 제주도에서 의원 워크숍 개최를 추진했으나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 일정을 취소했다. 당 관계자는 “사실상 원 지사의 잔류를 설득하기 위한 일정이었다”면서 “한국당과 원 지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될 것 같아 없던 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학재 의원의 잔류 선언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바른정당 내 탈당 기류가 원 지사의 탈당 시사로 다시 한번 고개를 들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이 애초 국민의당 의석수인 39석보다 작은 ‘미니정당’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바른정당의 의석수가 10석으로 줄어든 반면 통합 반대파에 이름을 올린 의원이 18명에 달하는 만큼 양당 합당이 ‘뺄셈 통합’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한때 33석에 달했던 바른정당 의석수는 지난해 4~5월, 11월 각각 13명, 9명의 의원이 이탈하며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원내교섭단체(20석) 지위를 잃으면서 국회 내 위상 역시 급격히 축소된 데다 경상 보조금도 14억원대에서 6억원대로 대폭 깎였다. 한편 유승민 대표는 김세연 의원과 남 지사의 탈당 이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이어 가며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대표는 이르면 다음주 초 ‘정치개혁 선언문’을 발표하고 사실상 통합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청년에게 일자리는 희망입니다. 그 희망을 잘 가꿔 나가도록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는 게 고용정책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누군가 한 말이 아니다. 정책이념에서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브레인 박재완이 2010년 9월 고용노동부 장관에 취임하며 한 말이다. 청년 일자리를 비롯해 국리민복이라는 지향점은 같지만 지난 9년여 보수 정권이 걸어온 오른쪽 루트를 버리고 왼쪽 루트를 택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전·현 정권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이념과 가치에 따라 다르겠으나 국정이 나아갈 길은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작될 것이다. 지난 4일 오후 그가 국정전문대학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성균관대를 찾았다.-탄핵 이후의 정국 상황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촛불 정국은 우리 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거듭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개인의 존엄과 자유를 존중하고 창의와 다양성을 창달하는 실체적 민주주의로까지 나아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집단최면에 걸린 듯한 편향과 쏠림이 걱정스럽다. 정론(正論)이 힘을 잃고, 중론(衆論)이 활개를 치면 편 가르기가 심화되고 국민 통합은 요원하다.” -탄핵 정국 이전에도 분열상은 극심했다. “그렇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격랑을 거친 상황에서 국민 갈등을 보듬는 통합 노력이 더욱 중요한데 현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아 걱정이라는 얘기다. 적폐 청산만 해도 국민 통합과는 다른 방향으로 치달아 왔다. 적폐는 사실 안전 불감증과 허례허식, 교통질서 위반 등 일상 속에도 뿌리 깊게 존재한다. 이런 문제들을 제쳐 놓고 과거 정부에 대한 전면 부정에만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여민(與民)정치’에만 치중할 뿐 ‘위민(爲民)정치’는 소홀히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참여와 대표성을 중시하고 중론을 좇는 여민정치는 절차적 민주주의에 그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리민복의 실체적 관점에서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위민정치다. 소통에 치중하는 여민과 책임을 강조하는 위민이 조화를 이뤄야 성숙한 민주주의에 이를 수 있다. 민의를 받드는 것과 의존하는 것은 다르다. 민의에 매달리는 국정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각 정부 부처가 시민단체 인사 등을 중심으로 적폐청산 기구들을 만들고, 이들 기구가 사실상 부처를 지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과연 어떤 법적 근거와 정당성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검토한 외교부 태스크포스(TF)만 해도 어떤 법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지, 그들의 권한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관계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 일제강점기에 저질러진 일본의 만행과 한반도 분단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망각하자는 말이 아니다.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양국의 지난번 합의가 성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참된 반성과 역사적 책임은 백마디 말보다 앞으로 북한을 정상국가로 바꾸고 한반도를 통일하는 데 일본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구현돼야 한다.” -위민정치를 보완할 대안은 뭔가. “교육이나 에너지 문제처럼 나라의 내일과 직결된 정책들이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부터 중요하다.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 정책을 주관하듯 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에너지위원회 같은 독립된 기구를 구성하고 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켜 정책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위원회 위원들의 임기를 10년 이상이나 아예 종신직으로 해 정권 눈치를 보지 않고 나라의 내일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는 그래도 소통하는 정부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의 장점인 건 분명하다. 소통을 바탕으로 한 여민이 없으면 국정은 아예 되질 않는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모두 잇따른 선거 승리로 자만했던 것이 결국 불통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 점은 현 정부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70% 안팎의 높은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일방통행식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이럴수록 더 겸손하고 반대 진영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보장할 것이다.” -젊은층에서 보수는 배척당하는 상황이다. 보수 정파의 쇠락을 넘어 보수우파의 이념 자체가 지지를 잃어 가는 것 아닌가. “젊은층이 보수를 배격하는 경향은 취업과 결혼, 보육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그 책임을 보수우파 기득권 세력에게서 찾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기득권층은 보수우파의 이웃 말이 아니다. 대기업이나 의사, 변호사 등을 기득권층이라고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 노조나 우버택시 도입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등도 사실 기득권층이다. 어쨌든 우파의 분발이 요구되는 게 사실이다. 우파의 본질적 가치, 즉 자율과 창의, 다양성, 가족,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국민 행복을 증진할 정책들을 개발해 내는 게 첫번째 소명이다. 나아가 개인보다 집단, 자율보다 규제, 다양성보다 획일성, 인간 존엄보다 이념을 중시하는 시대 역행의 흐름을 제어하고 막아 내는 일도 중요하다. 당장은 좌파가 내세우는 여러 정책들이 솔깃해 보일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체계 개혁 등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정책들이 바탕이 됐다. 우파는 그런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홍준표 대표의 자유한국당, 잘하고 있다고 보나.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여 주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했지만 대통령이 저 지경이 됐다면 정계은퇴든, 총선 불출마든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몇 명은 나왔어야 했다. 그런 게 없으니 국민들 마음이 떠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보수우파 진영도 이제 40~50대가 전면에 서서 혁신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용기가 없거나 허물이 많거나 자신이 없거나 소시민으로 자족하려는 생각들, 쥐꼬리만 한 걸 지키려는 마음이 복합돼 ‘비겁한 보수’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우파 진영 모두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하고 우파의 새로운 세대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한국당은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소득주도 성장을 기치로 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어떻게 보나. “시장이 다양화, 전문화, 글로벌화하면서 정부의 정책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인 시대가 됐다. 지금은 민간이 정부보다 더 많이 알고 훨씬 책임 있게 행동한다. 그런 만큼 경제 패러다임도 민간 부문에 더 힘을 싣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여전히 정부 주도로 경제를 끌고 가려 한다. 그게 문제다. 이제라도 정부는 시장을 향해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고 민간이 새 질서를 만들어 내도록 도와야 한다. -현 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 “노동 문제다. 지금의 노동제도는 제조업, 공장, 남성, 전일제 정규직을 중심에 둔 초기산업화시대의 틀에 머물러 있다. 실리콘밸리엔 근로시간도, 정규직도 없다. 업무공간과 업무시간이 다양화됐다. 고부가가치 경제시스템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역주행을 하고 있다. 노조 쪽에 치우쳐 있는 점도 문제다. 노동이사제를 비롯해 노조가 요구해 온 것들을 국정 5개년 기본계획에 거의 다 담았다. 노조와의 이런 약속들을 다 이행하면 총고용이 위축되고 기업활동도 크게 활력을 잃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비단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영세기업들도 다 걱정하는 일들이다.” jade@seoul.co.kr ■박재완 前 장관은 2008년 6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역풍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출범 4개월 만에 비서실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참모가 교체됐다. 그러나 박재완 정무수석은 오히려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이명박 정부 국정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이후 노동부 장관을 거쳐 2011년 6월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은 뒤로 이명박 정부와 임기를 같이했다. 민간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반대하는 그의 경제정책 기조는 이른바 MB노믹스의 골간을 이뤘다. 실용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대표적 인사로, 멘토라 할 박세일 전 서울대 교수(지난해 1월 작고)에 이어 2014년부터 우파 진영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63세, 경남 마산 ▲서울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정책학 박사 ▲성균관대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17대 국회의원(한나라당) ▲청와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 스포츠중재재판소 “러 선수 42명 평창행 여부 이달말까지 결정”

    스포츠중재재판소 “러 선수 42명 평창행 여부 이달말까지 결정”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도핑 잘못을 저질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영구 제명된 42명의 러시아 선수들이 제기한 항소에 대해 이달말까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금까지 IOC의 영구 제명 징계를 당해 앞으로 어떤 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43명의 러시아 선수 가운데 막심 벨루긴(봅슬레이)을 제외하고는 모두 CAS에 항소했다. 이에 따라 CAS는 42명의 항소 내용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며 다음달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여유있게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소치 금메달리스트였던 알렉산데르 레그코프(크로스컨트리 스키), 알렉세이 네고달리오(봅슬레이), 알렉산드르 트레티아코프(스켈레톤), 드미트리 트루넨코프, 알렉산드르 주코프(이상 봅슬레이) 등이 모두 항소했다. 주코프는 당시 러시아 선수단 기수였으며 현재 러시아봅슬레이연맹 회장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영국 BBC는 소치 대회 당시 1위와 4위를 차지했던 러시아의 두 팀이 잇따라 메달을 박탈당해 5위를 차지한 뒤 동메달리스트로 승격이 예상되는 영국의 봅슬레이 남자 4인승 팀이 CAS 결정이 내려진 뒤 승격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IOC는 국가적 도핑 음모를 획책하고 이를 은폐하려 한 혐의로 러시아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제명함으로써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 대회 출전을 금지하고 깨끗한 선수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선수만 중립국 깃발 아래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올림픽 출전 막힌 러 선수들 시상대에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올림픽 출전 막힌 러 선수들 시상대에

    지난달 중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스켈레톤 여자에서 우승한 엘레나 니키티나. 지난주 독일 알텐베르크에서 열린 스켈레톤 남자에서 윤성빈(24·강원도청)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건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 둘의 공통점은? 모두 러시아 선수이며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도핑 잘못을 저질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영구 제명돼 앞으로 어떤 올림픽에도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이다. 그런데도 올림픽 출전권이 부여되는 IBSF 월드컵에 버젓이 출전해 시상대에도 올라 카메라 앞에서 당당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국의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로 러시아 대표 두 팀이 잇따라 메달을 박탈당하는 바람에 소치 동메달리스트로 승격된 존 잭슨은 올림픽에 나서지 못할 러시아 선수들이 여전히 월드컵에 나서 활보하는 작금의 상황이 “서커스 같으며 완벽한 농담”이라고 쓴소리를 했다고 영국 BBC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잭슨은 “IOC 결정을 좇는다면 도덕적으로 러시아 선수는 단 한 명도 썰매를 타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동계스포츠는 깨끗한 선수들을 위해 싸울 만큼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다. 그들은 정치가 스포츠를 접수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래서 완벽한 혼돈”이라고 짚었다.IBSF는 잠정적으로 이들 선수의 출전을 막았다가 선수들이 항소하자 자체 패널을 구성해 선수들의 항소 이유를 들은 뒤 제재를 풀어버렸다. 그래놓고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패널 결정에 대해 다시 제소했는데 CAS는 지난주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따라서 선수들은 계속 자유롭게 출전하게 됐다. 잭슨은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뒤엎으려 해 IBSF를 아주 유약하고 허점 많은 기구로 전락시켰다. 상충하는 의견을 다투다 서로를 고발하는 법정으로 끌고 간다면 내부에서 경고음이 울려야 마땅한데” 그러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IBSF만 그런 건 아니다. 러시아 루지 혼성 릴레이 은메달리스트 타티아나 이바노바와 알베르트 뎀첸코는 지난달 22일 IOC로부터 올림픽 출전이 금지됐는데 국제루지연맹(FIL) 징계위원회는 8일까지도 이들의 출전 징계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국제스키연맹(FIS) 역시 어떤 러시아 선수에 대한 출전 정지도 확정하지 못했다. IOC는 여전히 깨끗한 선수란 점을 증명할 수 있는 러시아 선수만 중립국 깃발 아래 평창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반면 CAS 결정에 고무된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봅슬레이연맹 회장은 이제 평창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IOC는 “IBSF의 도핑 패널과 FIL 징계위원회의 결론을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 IBSF 집행위원회가 CAS에 재차 항소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법적으로 선택할 옵션이 더 있는지 연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깎아지른 듯한 두 봉우리가 먼저 중국의 사신을 맞았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깎아지른 듯한 두 봉우리가 먼저 중국의 사신을 맞았네

    ‘아침 밀물을 타고 항해해 군산도에 정박했다. 열두 봉우리의 산이 잇닿아 성과 같이 둥그렇게 둘러 있다. 배 여섯 척이 맞이하는데, 무장한 병사들을 태운 채 징을 울리고 호각을 불며 호위했다. 따로 작은 배에 탄 초록색 도포 차림의 관리가 홀(笏)을 바로 잡고 배 안에서 읍(揖)했다.’중국 북송(北宋)의 사절단을 태운 배가 군산도에 들어오는 장면을 묘사한 ‘고려도경’의 한 대목이다. 북송의 휘종은 1123년(인종 1) 로윤적(路允迪)과 부묵경(傅墨卿)을 정·부사로 고려에 국신사(國信使)를 파견한다. 이 외교 사절단에는 북송 당대 서화(書畵)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던 서긍이 수행원으로 참여했다. 그가 글과 그림으로 남긴 일종의 사행(使行) 보고서가 ‘고려도경’으로 잘 알려진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이다. 모두 40권으로 바닷길은 34~39권에서 다루었다. 서긍은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 간다. ‘배가 섬으로 들어가자 100명 남짓이 연안에서 깃발을 잡고 늘어서 있었다. 동접반(同接伴)이 편지와 함께 아침상을 보내왔다. 정·부사가 국왕선장(國王先狀)을 보내니 접반이 배를 보내 군산정(群山亭)으로 올라 만나주기를 청했다’‘국왕선장’이란 사신이 국왕과 만나기 전에 자신들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일종의 통고문이라고 한다. 동접반은 외교사절단을 맞이하는 총책임자, 접반은 실무책임자다. 당시 동접반은 우리도 잘 아는 인물이었는데, 바로 ‘삼국사기’를 지은 김부식(金富軾·1075~1151)이다. 서긍은 고려의 인물을 다룬 제8권에서 ‘동접반 통봉대부 상서예부시랑 상호군 사자금어대’라는 직함을 길게 나열하면서 김부식을 별도의 항목으로 다루었다. ‘풍만한 얼굴과 큰 체구에 얼굴이 검고 눈이 튀어나왔다’고 묘사하면서 ‘그러나 널리 배우고 많이 기억하여 글을 잘 짓고 고금의 일을 잘 알아 학사(學士)들의 신망을 누구보다 많이 받았다’고 호평했다.환영행사가 벌어졌을 군산정은 이렇게 설명했다. ‘군산정은 바다에 다가서 있고 뒤에는 봉우리가 둘 있는데, 나란히 우뚝한 봉우리는 절벽을 이루고 수백 길이나 치솟아 있다. 문밖에는 10칸 남짓한 관아 건물이 있고, 서쪽 작은 산에는 오룡묘(五龍墓)와 자복사(資福寺)가 있다.’ 서긍이 말한 군산도는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 한복판의 선유도, ‘두 봉우리’는 선유도의 상징과도 같은 망주봉((望主峰)이다. 당시는 고군산군도를 이루는 섬을 통틀어 군산도라 불렀던 듯싶다. 고군산군도는 야미도·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방축도·관리도를 비롯한 63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려시대에는 수군진영을 두어 군산진(群山鎭)이라 불렀는데, 조선 세종시대 군산진을 육지로 옮기면서 땅이름까지 가져가고 남은 섬들에 옛 ‘古’(고)자를 넣은 새 이름을 주었다는 것이다.선유도는 서해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의 하나다. 마침 지난해 12월 28일 새만금방조제에서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를 잇는 자동차 도로가 개통됐다. 연결 교량 건설로 과거 배를 타고 한 시간이나 걸리던 고군산군도의 주요 섬들이 사실상 육지가 된 것이다. 무녀도에서 새로 지은 선유교를 건너면 선유도의 남섬이다. 조금 더 달려 오른쪽으로 좁은 산길을 따라가면 선유도해수욕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북쪽을 바라보면 활 모양으로 크게 휘어진 해수욕장의 모래사장 너머로 북섬 초입에 인상적인 모습의 벌거벗은 바위 봉우리 두 개가 시야에 들어온다. 망주봉이다. 망주봉에 가까이 가면 길가에 군산정과 관사, 자복사, 오룡묘, 숭산행궁(?山行宮)이 있었음을 알리는 안내판을 볼 수 있다.망주봉 일대에서는 2011년 지표조사 이후 발굴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군산대 박물관은 2014년 군산정 터를 확인하고 외교사절 접대에 썼음직한 최상급 청자와 당시 기와를 여럿 수습했다. 학계는 대체적으로 군산정과 관사가 두 봉우리 사이의 남쪽, 자복사와 숭산행궁은 봉우리 동쪽에 자리잡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망주봉 동쪽 기슭에 오룡묘가 남아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서긍이 ‘뱃사람들은 그것에 퍽 엄숙하게 제사를 올린다’고 했던 그대로 오룡묘는 고군산군도가 삶의 터전인 사람들이 해신(海神)에게 제사 지내는 기능을 지금껏 이어 오고 있다. 오룡묘에 오르면 국신사 일행을 태운 배가 정박했을 선유도의 잔잔한 내해(內海)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오룡묘 뒤편에 있었을 자복사는 불교국가 고려의 관아 부속 사찰이었다.군산정 앞바다는 서북쪽으로는 선유도의 북섬과 남섬, 남동쪽으로는 무녀도가 에워싸고 있다. 동쪽의 일부만 바다가 열려 있는데 그것도 신시도가 호위하듯 멀리서 가로막고 있다. 서긍이 ‘열두 봉우리의 산이 잇닿아 성과 같이 둥그렇게 둘러 있다’고 묘사한 그대로다. 망주봉 일대 유적을 돌아보고 섬을 나서는 길에 여유가 있다면 선유교 바로 건너 주차장에 잠깐 차를 세우기를 권한다. 선유교에 올라 망주봉을 바라보면 일대가 군사기지로서는 물론 먼바다를 건너온 외교 사절에 환영행사를 베푸는 데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숭산행궁이다. 우리가 아는 행궁(行宮)이란 왕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 때 머무는 별궁이다. 지역에서는 글자 그대로 고려시대 행궁이 있었을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하지만 서긍은 ‘큰 수풀 가운데 작은 사당이 있는데, 사람들이 말하기를 숭산신의 별묘라고 한다’고도 했다. 따라서 학계는 숭산행궁이 숭산별묘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숭산은 개성의 진산인 송악을 가리킨다. ‘임금이 계신 곳을 그리워한다’는 뜻을 가진 망주봉의 이름과도 상통한다는 점에서 일리가 없지 않다. 고려와 북송의 외교와 교역은 애초 산둥반도와 대동강 하구를 거쳐 예성강을 잇는 북로(北路)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거란이 중국 북방을 휩쓸자 고려와 북송은 1074년(문종 28) 남쪽의 명주에서 서해를 건너 흑산도~군산도~마도~자연도~예성항을 잇는 남로(南路)를 이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경로에 외교사절 접대에 필요한 시설을 마련하는 작업도 이때부터 본격화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서긍은 흑산도를 지나며 ‘옛날에는 이곳이 사신의 배가 묵는 곳이었다. 관사도 아직 남아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번 길에는 정박하지 않았다’고 했다. 흑산도 관사 유적은 1987년부터 2000년까지 목포대 팀이 벌인 세 차례 지표조사에서 흔적을 찾았다. 이후 전남문화재연구원이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발굴조사를 벌여 건물터를 확인하고 기와와 청자, 희령통보를 비롯한 송나라 화폐도 수습했다. 마도의 환영행사는 안흥정에서 열렸다. 마도라면 최근 앞바다에서 고려시대 침몰선이 다수 발견되어 수중고고학의 보고로 떠오른 태안 앞바다의 섬이다. 안흥정이 세워진 것은 1077년(문종 31)이라고 한다. 자연도는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지금의 영종도다. 자연도에도 사신을 접대하는 경원정이 있었다. 우리에게 ‘외교 유적’이란 흔치가 않다. 선유도 연륙교의 개통으로 높아질 망주봉 유적에 대한 관심이 흑산도·마도·영종도 유적의 실체 확인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10년간 126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간 곧 ‘인구절벽’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6기 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번 위원회는 정부위원을 기존 17명에서 10명으로 줄이고, 민간위원을 10명에서 17명으로 늘려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처음으로 20대 위원이 위촉된 것이다. 1990년생으로 올해 스물여덟 살인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가 주인공이다.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출범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주목받았다. 최연소 위원이 된 사연과 포부가 궁금했다. 요즘의 20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지 생생한 목소리도 듣고 싶었다. 조 대표는 온라인 영상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를 창업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으로 뽑혔다. 그가 대한민국 20대 청춘을 대표하지는 않겠지만 20대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은 될 수 있으리라.→저출산고령사회위가 발족한 게 2005년 9월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저출산 문제 당사자인 20대 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니 아이러니다. -저도 놀랐다. 다른 정부 위원회도 20대는 거의 없다고 하더라. 위원 구성을 다양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들었다. 재작년에 한국, 일본, 대만, 홍콩의 청년 주거 현실을 취재한 책(‘청년, 난민되다’)을 냈을 때 알게 된 분이 저를 위원회에 추천하셨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해 부모와 한집에서 사는 30~40대들을 만나면서 청년 주거 문제가 일자리, 결혼, 출산, 부모 봉양 등 다양한 요소가 얽힌 복합적인 사회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저출산 문제에 평소 관심이 많았나. -위원회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 관심 밖이었다. 아이를 많이 낳아야 애국자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저출산 정책은 20대에게 위협적인 메시지일 뿐이다. 정부가 공개한 출산지도가 줬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2016년 12월 행정자치부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출산통계를 담은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숫자를 공개해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취급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위원으로 참여한 이유는. -방관하기보다 뭐라도 이야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위원회 첫 모임에서 “저는 출산할 권리보다 낙태할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결혼, 출산이 더는 당연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 행복해지기 위해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을 인정하고, 한가지 길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개인의 삶의 질을 고민하는 게 먼저다. 위원회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으나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본다. 위원회가 저를 잘못 데려왔다고 후회하지 않으실지 사실 걱정도 된다.(웃음) →저출산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지금까지는 엄마, 아빠, 자녀로 구성된 ‘정상 가족’의 틀 안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제 주변에는 한국에서 결혼을 할 수 없어 이민 간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다. 같이 살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커플도 적지 않다. 비혼이든, 동성 가정이든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이나 출산·보육료 지원처럼 이미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부모에만 집중돼 있는 정책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20·30대 청년들이 왜 결혼하지 않으려 하고,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하는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청와대 간담회에서 “국가 주도의 정책에서 사람 중심 정책으로,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인권으로 존중하고 청년과 여성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해오던 대로 하면 저출산고령화 해결에 방법이 없다”면서 기존의 틀을 깨는 획기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현재 미혼인데 결혼과 출산에 대한 계획을 물어봐도 되나. -아직 잘 모르겠다. 집도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 갖춰야 할 조건이 많지 않나. 무엇보다 제 삶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다. 유능하고 일 잘하던 여자 선배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저도 그런 ‘사라진 언니’가 될까 봐 겁이 난다. →그래도 성공한 청년 창업가 아닌가. 닷페이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대에서 30대 초반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영상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기성세대의 상식이 아닌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상식에 대해 발언하자는 취지로 2016년 3월 시작했다. 성장기에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은 밀레니얼 세대는 누가 깃발을 대신 들어줄 필요가 없는 세대다.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봤듯 각자가 깃발을 든다. 시위할 때도 운동권 투쟁가 대신 소녀시대의 히트곡을 부른다. 거대담론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불합리, 부조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다. 닷페이스는 개개인의 이런 문제의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변한다. 저는 거창하게 세상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3m 이내의 세상부터 변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닷페이스의 닷(dot)은 그런 의미의 점이다. (※닷페이스는 자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독자는 10만 명이 넘는다.)→어떤 이슈들을 다루나. -인권, 페미니즘, 인종차별 등 20·30대가 관심을 두는 주제를 폭넓게 취재한다. 물론 정치, 사회 이슈도 중요하게 다룬다. 재작년 강남역 살인사건 때 포스트잇 릴레이 추모 현장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하면서 매체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퀴어문화축제에서 프리허그를 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은 조회 수 500만을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엔 10대 여성인권센터와 협업해 성매수 남성들을 고발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10대 여성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취급하는 아동청소년법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피해 여성을 후원하는 크라우드 펀딩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지만 20·30대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우리 목표이자 생존전략이다. →포브스가 아시아 여성 리더로 선정했는데. -제가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기보다 매체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정했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를 신선하게 본 것 같다. 국내에서 몇 분이 저를 추천했고, 이메일 인터뷰와 대면 인터뷰를 거쳐 결정됐다. 같이 일하는 동료 10명 모두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조 대표와 인터뷰를 하면서 막연하게 알았던 밀레니얼 세대의 실체가 어느 정도 손에 잡히는 듯했다. 학생인권침해에 항의해 고교를 자퇴한 그는 연세대 심리학과에 입학한 뒤 인터넷매체 미스핏츠를 만들고, 제보 영상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플랫폼 비트니스를 창립하는 등 다양한 통로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왔다. 녹록지 않은 불확실한 현실에서도 뚜렷한 주관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다른 이름, N포 세대의 희망이 엿보였다. coral@seoul.co.kr
  • 볼거리ㆍ놀거리ㆍ먹거리 ‘풍성’… 겨울축제로 빛나는 강원

    볼거리ㆍ놀거리ㆍ먹거리 ‘풍성’… 겨울축제로 빛나는 강원

    꽁꽁 추워서 즐거운 강원도 겨울축제에 초대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강원 산골마을 곳곳에서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겨울축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150만명 안팎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며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은 화천 산천어축제는 한층 업그레이된 모습으로 열린다. 맑은 소양강 빙어를 테마로 한 인제 빙어축제, 홍천강에서 자라는 송어와 지역특산물인 인삼을 주제로 한 홍천 인삼송어축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백두대간 고산지대에서 열리는 평창 송어축제는 이미 지난달 22일부터 두 달간 일정에 들어갔다. 태백산 눈축제와 정선 고드름축제, 춘천 로맨틱 페스티벌도 개막된다. 특색 있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있다. 올해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얼음이 두껍게 얼면서 어느 해보다 안전한 축제가 예상된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의 여행전문 사이트 CNN트래블이 ‘2018년에 방문할 최고의 장소 18곳’ 중 한 곳으로 평창을 선정했다. 이런 평창과 함께 강원도를 세계 속에 알리는 대표 겨울축제를 찾아가 본다.●화천 산천어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제, 캐나다 윈터카니발, 일본 삿포로 눈꽃축제와 함께 세계 4대 겨울축제로 꼽히는 ‘화천 산천어축제’ 시즌이 돌아왔다. 올 축제는 오는 6일부터 28일까지 23일간 화천천 일대에서 열린다. 얼음낚시, 맨손잡기, 선등거리, 썰매타기 등과 어우러져 밤낚시와 좌대 얼음낚시(750~1000석)까지 즐길거리를 추가해 재미와 안전을 업그레이드했다. 어린이들에게 추억을 심어 주기 위해 핀란드 로바니에미와 협의해 리얼 산타클로스 초청 행사(12~14일)도 갖는다. 루어낚시, 봅슬레이 등 축제 기간에 선보이는 프로그램만 70여개에 달한다. 축제 기간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22일 오전 10시)도 펼쳐진다. 매주 금·토요일에는 무도회와 퍼레이드, 황금반지 이벤트 등 길거리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미 지난달 23일 화천읍내를 밝히는 선등거리 점등식을 가져 축제 분위기다.평창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열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축제장 안에 외국인 전용 사후 면세점도 운영한다. 지역 축제장 안에 외국인 전용 사후 면세점이 설치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몽골텐트를 이용해 만든 면세점에는 화천 주민들이 팔지 않는 농특산물과 축제 기념품을 비롯해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품, 화장품과 인삼제품 등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들이 판매된다. 외국인 안내를 위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태국어 웹사이트도 별도 제작했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찾는 외국 관광객들을 먼저 맞이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도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 화천군 인구 2만 7000여명의 50배를 넘길 예정이다.●인제 빙어축제 원조 겨울축제 ‘인제 빙어축제’가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인제 남면 부평리 빙어호 일대에서 열린다. 소양강 상류 맑은 물에서 자라는 빙어가 축제 주인공으로 등장한 지 올해로 벌써 18년째다. 겨울 가뭄과 온난화 등으로 소양강댐 물이 줄면서 지난해 축제의 맥을 이어 오지 못했지만 올해는 수량이 풍부하고 이른 추위로 얼음이 20㎝ 이상 얼면서 안전 축제가 가능해졌다. 축제에서는 빙어낚시 체험, 눈썰매장, 얼음 썰매, 얼음 봅슬레이, 얼음 미로 체험, 아이스 범퍼카, 빙어 뜰채 잡기, 얼음 축구대회, 스노 레이스 등 27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축제장 주변에는 대형 눈조각공원이 들어서고 아이스 난타 및 눈조각 퍼포먼스, 아이스 칵테일 쇼 등이 진행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빙어를 이용한 먹거리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축제에 앞서 인제군 문화재단 주관으로 20일 오후 1시에는 인제 농업기술센터 생활과학관 조리실습장에서 ‘2018 인제 빙어요리 시식평가회’가 열린다. 빙어축제장 먹거리촌 입점 업소는 시식평가회를 통해 선정된다. 일반음식 입점 업소는 빙어를 재료로 한 지정요리와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자유요리 등 두 가지 요리를 평가한다.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맛 칼럼니스트 등 외부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평가 위원은 축제장에서 조리할 음식의 조리 과정, 맛, 위생, 외형, 창의성 등을 꼼꼼히 평가한다. 인제군보건소는 빙어 요리 시연회를 열어 빙어크로켓, 빙어탕 칼국수 등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먹거리 다양화에 나선다.●홍천강 인삼송어축제 청정 홍천강 송어와 특산품 6년근 인삼이 어우러진 홍천강 인삼송어축제가 홍천강변(홍천교~화양교) 일대에서 5일부터 21일까지 이어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얼음낚시를 비롯해 맨손 송어잡기 등 한겨울 얼얼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축제로 인기 높다. 인근 대명비발디파크에서는 눈썰매와 얼음 조각 전시 등 스노월드가 펼쳐지고, 강변에는 시골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초가집, 어린이들에게 생소한 당나귀 타기, 알파카월드, 손난로 만들기, 캐리커처 그리기, 무료 민속놀이터 체험 등 이색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어 재미를 더한다. 향토음식점과 실외 먹거리터 등도 들어선다. 알몸으로 물살이 내려오는 곳에서 송어를 잡으며 뛰는 북금곰 달리기대회도 열린다. 축제장 주변에는 솟대·깃발·바람개비 거리, 송어등(燈) 거리, 얼음나무꽃 등이 설치되고, 홍천 농특산물 판매장도 마련된다.6년근 인삼 최대 생산지라는 지역 특색을 살린 인삼송어를 통해 타 지역 축제와 차별화하며 2015년 관광객 50만명을 끌어들여 강원 문화관광축제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인삼송어는 홍천 인삼을 먹여 무항생제로 키운 햇송어로 지난달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 일반 송어에 비해 항산화 기능이 48.4%가 높게 나왔다. 특히 인삼송어는 면역활성 효과가 우수하고 고소한 맛과 식감이 좋아 인기다. 지난해에는 이상 고온으로 홍천강 인삼송어축제가 반쪽으로 운영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올해는 한파로 얼음 두께가 30㎝ 가까이 얼어 성공 축제가 기대된다.●평창 송어축제 대관령의 겨울 추위를 맞아 꽁꽁 얼어붙은 평창 진부면 오대천에서는 이미 겨울축제가 한창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평창 송어축제는 다음달 25일까지 두 달 넘게 열리는 국내 최장 기간 겨울축제다. 동계올림픽과 함께하며 세계 속에 평창의 겨울을 알린다. ‘눈과 얼음, 송어가 함께하는 겨울 이야기’란 주제로 개막한 이번 축제에는 송어 얼음낚시를 비롯해 송어 맨손잡기, 눈썰매, 스노봅슬레이, 겨울놀이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스노래프팅, 얼음카트, 얼음자전거 등 다양한 레포츠 프로그램도 있다. 스케이트, 전통썰매, 4륜 오토바이, 회전그네, 유로점프, 미니 바이킹 등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대표 프로그램인 송어낚시는 얼음낚시, 텐트낚시, 실내낚시, 맨손잡기, 야간낚시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평창 윈터페스티벌 앱을 다운받아 축제장에서 신선 낚시 이벤트를 즐기며 다양한 선물과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평창송어축제 기간 동안 40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기간 송어 소비량만 74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송어축제와 맞물려 다음달 7일부터 22일까지 평창 대관령면 송천 일대에서는 눈조각 전시, 알몸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대관령 눈꽃축제’가 열려 흥을 더한다. 이 밖에 정선에서는 고드름축제(2월 7~25일)가 열리고, 태백에서는 태백눈축제(19일~2월 11일)가 열려 겨울 관광객을 맞는다. 화천·인제·홍천·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IOC “러 유니폼, 세 가지 국기 색깔 안 돼”

    IOC “러 유니폼, 세 가지 국기 색깔 안 돼”

    패럴림픽 러 참가 여부 새달 결정“유니폼에 러시아 국기와 똑같은 색깔을 넣으면 안 됩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국가 주도 도핑을 저질러 자격 정지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대표단과 지난주 면담을 갖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나서는 러시아 선수들의 유니폼과 액세서리, 장비 등에 대한 13가지 규제 조항을 마련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도핑과 무관하다고 밝혀진 경우 중립국 깃발 아래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고 표기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데 IOC의 OAR 실행위원회가 아주 꼼꼼한 규제 리스트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니폼 아이템마다 세 가지 색을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 국기에 들어간 세 가지 색깔보다 “더 진하게” 표현할 것을 권했다. 어떤 우연으로도 러시아 국기를 떠올리게 하지 말라는 얘기다. 유니폼 어깨에 어떤 텍스트도, 원래 재질과 다른 섬유를 덧붙이지 못하게 해 러시아 국기와 ROC 엠블럼을 붙이는 행위도 금지했다. IOC는 러시아 선수들은 흰색 바탕에 붉은 글씨로 ‘Olympic Athlete From Russia’로 표기하거나 ‘OAR’로 줄여 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원들은 반드시 ‘OAR’로만 표기하도록 했다. 영어로만 표기해야 하며 ‘Olympic Athlete from’과 ‘Russia’의 글자 크기는 똑같아야 한다. 다시 말해 ‘Russia’만 크게, 유니폼의 넓은 여백을 차지하게 디자인하면 안 된다. 역시 세 가지 색깔을 쓸 수 없다. 그리고 모든 러시아 선수는 각자 유니폼을 IOC로부터 사용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도록 했다. 한편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집행위원회를 열어 모든 패럴림픽에서 추방된 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RPC)의 복권을 승인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전제조건을 확인하고 내년 3월 평창동계패럴림픽에 러시아의 참가를 허용할지 여부를 내년 1월 26~28일 열리는 회의로 미룬다고 20일 발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영어로만, 세 가지 색은 안돼” 러시아 유니폼 꼼꼼하게 규제

    “영어로만, 세 가지 색은 안돼” 러시아 유니폼 꼼꼼하게 규제

    “유니폼에 러시아 국기와 똑같은 색깔이 들어가면 안됩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국가 주도로 도핑을 저지른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대표단과 지난 주 면담을 갖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의 유니폼과 액세서리, 장비 등에 대한 13가지의 규제 조항을 마련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도핑과 무관한 사실이 증명된 러시아 선수는 중립국 깃발 아래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고 표기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데 IOC OAR 실행위원회가 아주 꼼꼼한 규제 리스트를 발표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니폼의 아이템마다 세 가지 색을 쓰면 안된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 국기에 들어간 세 가지 색깔보다 “더 진하게” 표현할 것을 권했다. 유니폼 어깨에 어떤 텍스트도, 원래 재질과 다른 섬유를 덧붙이지 못하게 해 러시아 국기와 ROC 엠블럼을 붙이는 행위도 금지시켰다. IOC는 러시아 선수들은 흰색 바탕에 붉은 글씨로 ‘Olympic Athlete From Russia’이나 ‘OAR’로 줄여 표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원들은 ‘OAR’로만 표기하도록 했다.영어로만 표기해야 하며 ‘Olympic Athlete from’과 ‘Russia’의 글자 크기는 똑같아야 한다. 다시 말해 ‘Russia’만 크게, 유니폼의 넓은 여백을 차지하게 디자인하면 안된다. 이것 역시 두 가지 색깔은 되지만 세 가지 색깔을 쓸 수 없다.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각자 유니폼을 IOC로부터 사용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도록 했다. 아울러 OAR 초청 점검 패널은 이날 두 번째 모임을 갖고 OAR 선수는 모두 깨끗한 선수로 간주할 수 있고, 조만간 분명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 참가 대상이 되는 모든 러시아 선수들을 심의할 것이며, 오스왈드 위원회에 의해 징계된 어떤 코치나 의료진도 평창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황금개띠 해돋이는 한라산에서 봅서

    황금개띠 해돋이는 한라산에서 봅서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무술년 새해 첫 해돋이를 한라산 정상에서 맞으려는 탐방객들에게 야간산행을 특별 허용한다고 20일 밝혔다.야간산행 허용 코스는 정상 등반이 가능한 성판악, 관음사 탐방로이며 2018년 1월 1일 0시부터 입산할 수 있다. 야간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탐방로에 안전유도 로프와 깃발을 설치하는 한편 2017년 마지막 날(12월 31일)은 진달래밭, 삼각봉대피소, 동능 정상 통제소에 직원을 추가로 파견해 탐방객들의 안전산행을 유도할 계획이다. 해발 1950m 한라산 정상에서는 제주 전역에 분포한 360여개의 오름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이 장관을 연출한다. 공원관리소는 적설로 인해 빙판길이 예상돼 미끄럼 방지를 위한 아이젠, 스틱, 장갑, 손전등, 모자 등 방한장비를 휴대하고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5인 1조로 그룹을 지어 탐방할 것을 당부했다. 성판악, 관음사 탐방로 이외의 탐방로인 경우 기존 입산시간(오전 6시) 이전에 입산하는 탐방객은 단속할 예정이다. 당일 대설경보 발령 시에는 전면통제, 대설주의보 발령 시에는 부분통제로 정상탐방을 할 수 없다. 제주의 대표적인 일출축제인 성산일출제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전격 취소됐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역사로 본 오늘] 독립 위해 목숨 바친 윤봉길 의사 의거 85주년

    [역사로 본 오늘] 독립 위해 목숨 바친 윤봉길 의사 의거 85주년

    “아직은 우리가 힘이 약하여 외세의 지배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세계 대세에 의하여 나라의 독립은 머지않아 꼭 실현되리라 믿어마지 않으며, 대한 남아로서 할 일을 하고 미련 없어 떠나가오.”1908.6.21~1932.12.19. 조국의 독립을 위해 25세의 나이로 자신의 청춘을 바친 윤봉길 의사. 그는 19세의 나이에 1920년대 농민계몽운동에 힘쓰다 계몽운동만으로는 독립을 이룰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1930년 3월 6일 ‘장부출가 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 대장부가 집을 떠나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글을 남기고 중국 망명길에 올랐다. 그 곳에서 백범 김구를 만나 ‘한인애국단’에 가입하고 홍구공원 거사를 계획했다.1932년 4월 29일 스물네살 청년 윤봉길은 일본군이 일왕의 생일을 맞아 상하이 홍커우공원에서 상하이 점령 기념식을 거행하자 폭탄을 던져 일본군 지도부들을 폭살했다. 이 의거로 당시 중국 지도자 장개석은 ‘4억 중국인이 해내지 못하는 위대한 일을 했다’는 찬사와 함께 무관심하던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중국육군중앙군관학교에 한인 특별반을 설치하는 등 한국의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성원하였다. 일제의 압박에 시달리는 우리의 아픔을 세계에 알린 윤 의사는 현장에서 체포돼 같은 해 5월 일본 군사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12월 19일 가나자와 일본 육군 공병작업장에서 순국했다. 1994년에 일본의 시민 운동가인 야마구치 다카시가 펴낸 ‘윤봉길 암장의 땅, 가나자와에서’라는 책에 의하면 일본군은 윤봉길을 현장에서 공개 처형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윤봉길에 대한 여론이 좋아지고 일본군이 침략군이라는 이미지가 심어질 수 있을 것을 염려해, 일본 육군 9사단 주둔지였던 이시카와 현 카나자와 형무소에서 사형을 집행했다고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없는가?”“사형은 이미 각오했으므로, 하등 말할 바 없다.” 그는 두 아들에게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으라.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으니”라는 시를 남겼다. 강보에 싸인 두 병정에게 - 두 아들 모순(模淳)과 담(淡)에게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반드시 조선을 위해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잔 술을 부어 놓으라.그리고 너희들은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사랑하는 어머니가 있으니 어머니의 교양으로 성공자를 동서양 역사상 보건대 동양으로 문학가 맹자가 있고서양으로 불란서 혁명가 나폴레옹이 있고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이 있다.바라건대 너희 어머니는 그의 어머니가 되고너희들은 그 사람이 되어라. 정부는 의사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에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하였다.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5주기 추모식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효창공원에서 거행된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이번 추모식에는 박유철 광복회장과 이경근 서울지방보훈청장을 포함한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평창올림픽 출전 못하는 니키티나 스켈레톤 월드컵 우승

    평창올림픽 출전 못하는 니키티나 스켈레톤 월드컵 우승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모든 올림픽 출전이 금지된 엘레나 니키티나(러시아)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니키티나는 15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스켈레톤 5차 월드컵 여자 부문에 출전해 1, 2차 시기 합계 1분48초80으로 우승했다. 엘리자베스 바스지(캐나다)가 0.58초 뒤진 1분49초38로 은메달, 미렐라 라흐네바(캐나다)가 1분49초44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소피아(용인대)는 1분51초01로 19위에 그쳤다. 니키티나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도핑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달 2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동메달을 박탈당하고 향후 모든 올림픽 출전을 금지당했다.IBSF는 당초 니키티나의 출전을 금지했으나 이를 철회해 이번 월드컵 대회에는 출전할 수 있었다. 재클린 롤링(독일)이 월드컵 랭킹 1위를 지켰고 지난달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을 우승했던 니키트나는 6위에 자리했다. 그녀는 IOC가 소치 대회 도핑 건을 조사한 뒤부터 수십명의 러시아 선수와 함께 영구 제명됐지만 곧바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해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IOC는 러시아 선수단 전체를 평창 대회 출전하지 못한다고 징계했지만 무고한 선수들은 엄격한 자격 심사를 거쳐 중립국 깃발 아래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게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러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회 “압도적 다수가 개인 출전 희망”

    러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회 “압도적 다수가 개인 출전 희망”

    러시아 국기를 휘날리며 선수단 전체가 참가할 수는 없겠지만 당연히 러시아 선수 대다수는 개막이 60일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길 원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12일 평창 대회에 개인적으로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하는 가운데 ROC 선수위원회의 소피아 벨리카야 의장은 올림픽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모든 종목 모든 선수”의 의견을 들은 결과 압도적 다수가 참가하는 쪽에 손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 ROC가 차라리 대회를 보이콧하는 게 낫다고 얘기하는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모든 선수가 훈련하고 있으며 모두 올림픽에 참가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5일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의 국가 주도 도핑 음모에 대한 징계로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평창 참가를 막되 러시아 선수들이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로 올림픽 깃발 아래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ROC는 12일 회의를 열어 개인 출전을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고 지난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부가 개인 출전을 막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콘스탄틴 비보르노프 ROC 대변인은 바이애슬론과 스노보드 선수들이 평창 대회에 참여하고 싶은 열망을 담은 동영상을 촬영하고 남자 아이스하키 팀은 같은 뜻을 담은 연서명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몇몇 강경파들은 국기를 내걸지 못한 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벨리카야 의장은 관전하는 모든 이들이 누가 러시아 선수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옹호했다. 그녀는 “올림픽에 출전할지의 선택은 극히 개인적”이라며 “러시아 사회가 선수들의 결정에 대해 이해와 존중을 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남은 두 달 IOC는 러시아 선수 개인들에 대한 초청장을 보내는데 러시아 체육부 관리들이 리스트를 작성할 권한이 있다며 그렇게 해야 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들을 배제하고 “넘버 5, 6위” 선수들을 초청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도핑 전력이 있는 선수들이 평창에 초대받지 못하는 조건들을 없애달라고 IOC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애슬론 선수 몇몇이 징계를 당했고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챔피언인 데니스 유스코프가 마리화나 양성반응으로 2008년에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소치 때는 문제가 없었다. 나아가 메달 시상식 도중 러시아 국기가 게양되지 않겠지만 러시아 우승자가 경기장을 돌며 인사할 때 관객이 국기를 건네 이를 받아들고 휘날리면 어떻게 되는지, 러시아 선수가 선수촌 창문에 국기를 내걸면 어떻게 되는지, 러시아 피겨 선수가 링크에 던져진 테디베어 인형을 집어들었는데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등 IOC에 물어볼 것이 많다고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울포토]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서울포토]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김동욱 씨등 한국 서예 퍼포먼스 협회 소속 서예가 3인이 평창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응원문구를 적고 응원깃발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p@seoul.co.kr
  • 이희범 위원장 “러 개인자격 참가 환영”

    이희범 위원장 “러 개인자격 참가 환영”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내린 러시아 출전 금지 조치에 대해 “IOC의 결정사항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대회 조직위는 6일 성명을 발표해 “러시아 선수들의 ‘중립국’ 자격 출전을 허용한 IOC의 결정사항을 존중한다”며 “IOC와 관련 기관들, 평창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임원들이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새벽 IOC 집행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에 도착한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흥행시켜야 하는 조직위 입장에서는 러시아 선수단이 러시아 깃발을 들고 참석하는 게 최선이지만 IOC 결정을 반대할 힘은 없다. 그나마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하게 된 것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털어놓았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오는 12일 회의를 통해 개인 자격으로 평창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막을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IOC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조직위로선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평창 보이콧을 선언하면 흥행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1980 모스크바올림픽과 1984 로스앤젤레스올림픽처럼 ‘반쪽 올림픽’이란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 의혹은 지난해 7월 매클라렌 보고서가 발간된 뒤 국제스포츠에서 변함없는 상수였다. 어느 날 도드라진 변수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스포츠 외교의 손발이 없었다. 이건희 전 IOC 위원은 건강을 이유로 물러났고,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국제적 발언권을 인정받기 어려운 연륜이다. 김진선 전 조직위원장은 국정농단의 와중에 물러났다. 뒤를 이은 이 위원장에겐 일종의 대회 관리 책임만 주어진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지금이라도 범정부 차원에서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러시아가 12일 보이콧만은 선언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견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손학규, 국민의당 내홍 속 21일 귀국

    손학규, 국민의당 내홍 속 21일 귀국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이 오는 21일 2개월 보름가량의 미국 체류 일정을 끝내고 귀국한다.손 고문은 지난 10월 초 미국 스탠퍼드대 초청을 받아 방문연구원의 자격으로 출국했다. 27일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조금 앞당겨 2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기로 했다. 손 고문은 연초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안철수 당시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후 안 후보의 대선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대선 이후에는 정치와 거리를 둬왔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된 뒤 손 고문에게 당의 혁신을 담당할 제2창당위원회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지만, 손 고문은 미국 출국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의 귀국이 관심을 받는 것은 현재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놓고 통합 찬성파인 안철수계와 호남 중진 의원으로 대표되는 통합 반대파인 비안철수계로 나뉘어 분열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손 고문이 당내 다양한 그룹의 인사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어 갈등을 조율하고 중재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에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연대를 넘어 선거연대나 통합 등 ‘새판짜기’의 논의가 진전될 경우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온다. 손 고문이 대선 출마의 깃발로 ‘제7공화국’을 내세울 정도로 대표적 개헌론자임을 감안할 때 연말연초 개헌 정국이 무르익으면 적극적으로 정치적 행보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벌써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분열해 바른정당과 통합할 경우 손 고문이 통합 정당의 대표로 적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손 고문이 미국에 머무는 동안 전화로 안부 인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 일부 인사가 손 고문을 접촉했다는 설도 있다. 손 고문은 이에 대해 과잉해석이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손 고문은 6일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 기업을 돌아보며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며 “국내 사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무슨 일을 할지는 한국에 돌아가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OC “러시아 선수단 평창행 불허, 개인 자격만 허용” 평창 반응은

    IOC “러시아 선수단 평창행 불허, 개인 자격만 허용” 평창 반응은

    결국 러시아 선수단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엄격한 도핑 기준을 충족시킨 선수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다. 러시아의 대회 보이콧이 예상되며 평창 흥행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이사회를 열어 국가 주도로 도핑을 저지르고 국제적인 도핑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자격을 정지시키기로 결정했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러시아 국기 게양이나 러시아 국가 연주도 금지했다. 집행위는 다만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기를 달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은 허용했다. 강화된 도핑 검사를 통과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이 저지른 조직적인 도핑 의혹을 파헤쳤던 사무엘 슈미트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러시아 스포츠 당국의 책임 아래 도핑이 이뤄졌다”며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 부총리를 영구 제명했다.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의 자격 정지와 함께 IOC 위원직도 박탈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각 종목 연맹이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결정하도록 한 것보다 한 단계 무거운 조치다. 당시에는 육상, 역도를 뺀 종목들의 러시아 선수 271명이 참가해 금메달 19개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러시아는 이날 여자 피겨 싱글 세계 1위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가 집행위원회에서 선수단 출전 정지 처분을 막기 위해 전방위로 나섰지만 제재를 막지 못했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모두 33개의 메달을 따 종합 1위에 올랐던 러시아는 그 뒤 샘플 재조사 결과 도핑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25명이 기록 삭제, 모든 올림픽 출전 금지 등 징계를 받아 11개의 메달이 박탈돼 4위로 순위가 밀렸다. IOC가 한 국가를 대상으로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 것은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 때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 1964년부터 1988년까지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한 이후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IOC 결정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국기를 달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가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사실상 러시아가 평창 대회를 보이콧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메드베데바가 이끄는 여자부를 비롯해 지난 여섯 차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6개 가운데 14개, 메달리스트 75명 가운데 26명을 러시아 선수들이 차지했던 피겨, 이미 불참을 선언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이어 많은 스타들을 보유한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에 속한 러시아 선수들이 불참하게 된 아이스하키, 시상대를 휩쓸다시피하는 봅슬레이, 빅토르 안(안현수)이 이끄는 쇼트트랙 등에서 흥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이날 새벽 IOC 집행위원회 참석을 위해 스위스에 도착한 뒤 “IOC 깃발을 들고 참석하는 모양새지만 러시아가 아예 불참하게 된 것은 아니다”며 “러시아 깃발을 들고 나오지 못하지만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만큼 IOC가 차선의 대안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흥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선 “선수들이 아예 참가를 못 하는 것은 아닌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IOC가 결정을 내린 사안인 만큼 조직위도 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홍준표 “세계 보수우파로 가는데…좌파 광풍시대 오래 안갈 것”

    홍준표 “세계 보수우파로 가는데…좌파 광풍시대 오래 안갈 것”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좌파 광풍시대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며 내부 혁신에 주력해 좌파 광풍시대가 멎을 때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 세계가 보수우파 쪽으로 가고 있지만, 유독 대한민국만 탄핵사태로 좌파 광풍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인적 청산 및 새 인물 충원, 정책 및 조직 혁신을 당면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한국당이 보수혁신과 대통합, 신(新)보수 재건의 중심이 돼야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신보수 승리의 깃발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특히 한국당과 보수우파의 현실을 “부끄럽다”고 자평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신보수의 새 터전을 세우고 보수우파의 건강한 대통합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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