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깃발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평론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환상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의전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득점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61
  • [열린세상] 일본의 ‘북방정책’ 표류

    전격적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으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그간 일본 사회의 반응을 보면서 일본이 과연 어느 정도 전략적 견지에 선 큰 틀의 외교가 가능한지 회의를 느끼게 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고이즈미 방북과 평양선언은 일본의 좁은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보아도 외교교섭의 역사에도 좀처럼 보기 힘든 ‘승리’이자 업적이다.상황을 이용한 기민한 움직임으로 그동안 10여년에 걸친 북·일 교섭의 많은 과제를 일거에 해소하고,일본 요구대로 북한의 전면적 양보를 획득한 ‘작품’이다. 이번 방북을 무대 뒤에서 지휘한 외무성의 다나카 아시아 대양주국장이 “지금처럼 외교의 진수를 맛본 적이 없다.”고 술회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이즈미 방북,북·일 수교교섭 재개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날로 식어가고 있다.초기에 70%를 상회했던 수교 지지도는 40%대로 곤두박질했다.납치의 잔혹한 진상이 드러난 직후에도 일반적 여론이 그렇게 감정적인 것은 아니었다.이성적 반응이 예상보다는 많았다. 그러나 연일계속되는 매스컴 보도가 보디블로처럼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5일부터 보름 정도 납치 생존자 5명의 일본 일시 귀국이 허용됐다.당초 북한의 태도에 비하면 이 또한 엄청난 양보이며,예상을 넘는 신속한 결단이다.가족들을 북한으로 불러서 제한된 상황에서 짧은 면회를 허락하는 안을 고집하던 입장에서 갑자기 후퇴했다. 북한으로서도 29일부터 재개되는 북·일 수교교섭 재개를 앞두고,강경화되는 일본 국내 여론을 어느 정도 무마할 필요를 통감했을 것이다. 보다 크게는 납치사건 전면 인정이 어떠한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건 간에 대내적인 개혁 개방정책, 대외적인 관계정상화라는 정책전환의 기조에는 변경이 없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제는 이 되돌아온 공을 일본이 어떻게 받아치는가 하는 점에 있다.전략적 국익과 감정적 여론 사이에 낀 고이즈미 총리와 외교당국의 고민은 매우 깊다. 돌이켜보면 올해 들어 일본 외교당국은 ‘북방정책’의 부재라는 오랫동안의 과제에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중국,한반도,그리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안정적 기반에 올려놓기 위한 작업이다. 이것이 또한 유동화하는 국제정세 하에서 일본의 자주외교의 발판을 마련하는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된다는 인식이 배경에 있다.9·11 이후 미국의 대외전략이 반테러 전쟁이라는 깃발 아래 미·중간의 재접근,미·러 군사협력 등 새로운 양상을 보인 것이 더욱 박차를 가했다.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준가맹,선진국(G8) 수뇌회담에의 정식가입 등의 조치가 일본과 밀접한 협의없이 진행된 것도 일정한 자극제가 됐다.일본도 에너지 자원 확보 측면에서 큰 관심을 가져 온 중앙아시아,동북아시아 구도에 있어 미·러 관계가 커다란 요소로 등장한 반면,일본의 전략적 존재감은 더욱 축소됐다. 중·일 국교 30주년을 계기로 한 중·일 관계 강화,내년 1월로 예정된 고이즈미 총리의 러시아 방문을 통한 러·일간의 다각적인 전략협의 틀 형성 등의 과제가 정부 내에서 검토,추진돼 온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북·일 관계에의 전격적인 외교 이니시어티브도 이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할것이다. 그러나 대중관계도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이유로 중국이 고이즈미 총리의 방중을 사실상 거부함으로써 난관에 부딪혔다.러·일 관계도 북방영토라는 가시가 걸려 일진일퇴를 거듭해 오고 있다. 모처럼의 외교적 성과인 북·일 평양선언도 일본 국내의 뿌리 깊은 편견과 반감에 휩쓸려갈 기세다. 직접적으로는 현재 일본의 정치적 리더십 부재가 외교적 표류의 큰 원인이다. 고이즈미 총리도 취임 당시에는 변화를 바라는 대중의 압도적 지지를 누렸지만 원래 정치적 기반은 취약한 정치가다.희망이 있다면 구조개혁을 단행함으로써 지지를 회복하고 그 여세로 총선거를 실시해 정계개편을 포함한 정치적 기반 구축의 가능성이다. 이 경우 외교는 한층 적극적으로 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일본내의 역사인식, 대아시아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과제이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교수 국제정치학
  • 깃발 휘말리지 않는 깃대 개발

    “각종 행사와 국경일 때 길거리에 내걸린 태극기가 새끼줄처럼 둘둘 말려있는 모습을 보고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쓰럽기 그지 없었지요.” 태극기에 ‘미친(?)’ 공무원이 있어 화제다.주인공은 ‘휘감기지 않는 태극기’를 개발,최근 특허청에 실용신안 등록을 출원한 서울 서초구 총무과 기능직 강준식(姜俊植·53·8급·행정차량 운전원)씨. 원리는 간단하다.45도 정도로 기울게 설치된 기존 가로 게양대가 깃발과 고정돼 있어 한번 감기면 쉽사리 풀리지 않기 때문에 깃발을 묶는 깃대를 360도 회전하도록 고안한 것. 이를 위해서는 알루미늄 깃대의 무게가 태극기 무게와 비슷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가볍고 얇으면서도 꺾이지 않는 실험 재질을 찾아 시내 기계상들을 돌아다니는 열성을 보였다.강씨는 요즘 생산되는 알루미늄 제품 가운데는 요건을 갖춘 게 없어 사비로 600여만원을 들여 특별제작을 주문하는 수밖에 없었다.관청용인 무게 90g짜리 태극기 7호(90㎝×135㎝)를 기준으로 해 기존알루미늄 깃대는 태극기 무게의 4배인 380g 정도.두께가 2㎜인 알루미늄 봉(棒)을 두차례의 열처리를 거쳐 0.5㎜짜리로 압축하는 데 성공했다. 상고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그가 태극기와 관련된 업무를 맡은 건 지난 89∼92년 방배2동 근무 시절.가로에 태극기를 내걸고 거둬오는 과정에서 고민이 생겼다.줄지어 나부껴야 할 태극기가 지나가는 차량이 일으키는 바람에도 금방 꼬였고,당시 내무부 등으로부터 긴급지시가 ‘전통’으로 내려와 이를 풀기 위해 공휴일에도 출근해야 했다. 강씨는 “특히 월드컵축구대회 때 태극기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귀중한 물건인가를 새삼 깨닫고 아이디어 짜내기에 더욱 매달리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또 “가정에서도 게양률이 낮은데다가 툭하면 휘말리기까지 해 보기에 민망스럽다.”면서 가정용 보급에 힘쓰고 싶다고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오늘의 눈] 중국에 다시 부는 中華바람

    중국 전역은 요즘 폐회를 눈앞에 둔 부산 아시안게임에 도취돼 있다.아시아 무적을 과시하며 한국과 일본을 어린애 다루듯 질주하는 메달 경쟁은 TV 앞에 모여든 중국인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다. CCTV와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들도 연일 부산 하늘에 휘날리는 오성홍기(五星紅旗)의 물결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지난 월드컵 축구대회 때 구겨진 자존심을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때문에 중국 선수들의 선전을 지켜보는 중국인들은 어느 때보다도 ‘중국 민족주의’에 흠뻑 젖어 있는 듯하다.건국기념일(10월1일) 전후로 중국 경제의 발전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최근 고양되고 있는 중국 내 민족주의에서는 중국 정부의 작위적 냄새가 짙게 풍긴다.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2008년 올림픽 유치가 계기가 됐다.하지만 이런 중국 정부의 눈물겨운 노력 뒤엔 중국의 보이지 않는 ‘딜레마’가 읽혀진다. 무엇보다 개혁·개방으로 인한 사회주의 이념의 희석은 ‘톈안먼 사태’가 증명하듯중국 정부엔 심각한 위기 의식으로 다가왔다.이때문에 사회주의 이념 희석을 상쇄할 깃발이 절실한 중국 공산당으로선 새로운 통합 이념으로 민족주의를 선택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물론 민족주의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없다.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세계화의 논리가 아무리 활개를 쳐도 고유한 역사와 민족의식은 변할 수 없는 무게를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민족주의가 이웃나라,나아가 국제사회와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는 중대한 문제다.9·11테러 이후 애국심으로 무장한 미국은 새로운 팍스 아메리카나를 꿈꾸며 패권주의로 향하고 있다.일본 역시 우경화의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들리고 있다. 이런 국제정세에서는 강대국끼리 마찰과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중화(中華)의 부활을 부르짖는 중국이 자칫 ‘닫힌 민족주의’,배타적 민족주의로 치달을 개연성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닫힌 민족주의가 충돌하는 한반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오일만/ 베이징 특파원
  • 노벨문학상/ 케르테스의 작품세계

    ■아우슈비츠의 충격 문화해석 평생 고뇌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케르테스 임레는 나치의 동유럽 침공 때 악명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돼 이때의 처절한 체험을 문학적으로 꽃피워낸 작가로,동유럽 문학계에서 ‘반나치즘의 기수’지위를 구축한 소설가이다. 1975년 발표한 그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이 된 ‘소르슈탈란사그(Sorstalensag·비운)’는 악명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작품화한 것. ‘반나치즘’이라는 그의 정신이 가장 깊고 치밀하게 배어 있는 이 작품은 열다섯살 난 소년의 천진난만한 의식에 투영된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의 홀로코스트(집단 학살)가 준 충격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주인공이 바로 15세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용된 케르테스 자신이라고 여긴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 헝가리에서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나,1985년 재출간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해 서유럽 각국에서 번역됐으며 독일어로는 1996년에 출간돼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특히 나치의 폭정을 체험한 사람들은 어린 케르테스가 겪은 아우슈비츠의 체험을 너무나 충격적인,그러면서도 결코 예외적일 수 없는 일로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새로운 소설을 구상할 때마다 왜 나는 항상 아우슈비츠를 떠올리게 될까.”라고 술회하는 그는 유대인 집단학살 문제를 문화적으로 어떻게 풀 것인가를 화두삼아 평생을 고뇌하며 사는 ‘나치즘의 역사이자 증인’이기도 한 인물이다. 이후에도 그는 수용소 체험을 바탕으로 ‘소르슈탈란사그’시리즈 3부작인‘실패(A Kudrac)’(1988)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Kaddish for a Child Not Born)’(1990)등을 잇따라 내놓았다.이후 ‘길을 발견한 사람’을 비롯,‘문화로서의 홀로코스트’‘영국의 깃발’‘누군가 다른 사람’등을 펴내는 등 지난 90년대 말까지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며 유대인 학살문제와 유럽사회에서 일어났던 반인륜적 집단학살의 문제를 작품화해 동구는 물론 세계의 눈길을 끌어왔다. 케르테스는 전쟁이 끝난 뒤인 48년부터 부다페스트의는 빌라고샤그 신문사에서 기자로 약 3년동안 일했으며,2년간 군복무를 한 뒤 전업작가 겸 번역가로 활동했다. 이 시기에 그는 주로 니체·프로이트·비트겐슈타인 등 독일 문인과 철학자들의 작품을 번역했다. 그를 아는 사람들 가운데는 그를 ‘타협을 거부하는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한다.스웨덴 한림원도 “그는 낯선 방문자에게 빡빡하고 가시돋친 산사나무 생울타리를 연상케 한다.”고 설명할 정도.그러나 그런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그는 독자들을 강요된 감정의 부담에서 해방시키고,생각을 자유롭게 하는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헝가리를 비롯한 동구권에서는 케르테스가 올해 노벨상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무성했다.그만큼 그의 문학이 동구권에 미친 영향은 큰 것이었다. 최문규 연세대 독문과 교수는 “4∼5년전부터 유럽 문학의 주요 이슈가 ‘기억이냐 망각이냐.’였다.나치 독일의 전쟁범죄를 다음 세대까지 가져갈 수는 없다는 의견과,과거를 잊을 수는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올해 노벨문학상은 결국후자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며 “팔레스타인 문제 등에서 보듯 지금도 전쟁범죄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이며,이는 일제 잔재 청산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이번의 수상작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경민 한국외국어대 헝가리어과 교수는 “케르테스는 아리안족이 유대인에게 반감을 가진 이유와,집단학살에 침묵했던 유럽인의 의식구조를 파헤치기 위해 헝가리내 유태인 모임을 통해 끊임없이 전통문화를 탐구하는 열정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아직 국내에 번역,소개되지 않았다. 심재억기자 jeshim@ ■연 보 ▲1929년 부다페스트에서 유태계로 출생. ▲19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이듬해 부첸발트 수용소에서 석방. ▲1948년 부다페스트 신문 ‘빌라고샤그’에 취직했으나 1951년 해고. ▲2년간 군복무 후 생계를 위해 작가와 번역가로 활동. ▲1975년 아우슈비츠 체험을 담은 첫 소설 ‘비운’집필. ▲1977년 ‘길을 발견한 사람’발표. ▲1988년 ‘실패’집필. ▲1990년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발표. ▲1993년 ‘문화로서의 홀로코스트’집필. ▲1995년 브란덴부르크 문학상 수상. ▲1997년 라이프치히 도서상 수상.
  • 축제속으로/ 펄떡이는 활어들 “오이소 보이소”

    태풍 ‘루사’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지만 풍요의 계절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막바지 피해 복구가 한창인 요즘 관광객의 발길마저 크게 줄어 지역민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때마침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부산에서 ‘자갈치 축제’가 열리는 등 지역 축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풍성한 가을을 즐기고 지역 주민도 돕는 일석이조의 지역 축제에 참여해 보자. ■부산 ‘자갈치 축제' “오이소,보이소,사이소∼.” 비릿한 갯내음과 살아 퍼덕이는 활어,목청껏 내지르는 ‘자갈치 아지매’의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가 어우러져 생동감이 넘치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한마당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정부가 지정한 전국 4대 지역축제 가운데 하나인 ‘2002자갈치 축제’가 부산 아시안게임 기간중 열리게 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국내외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 행사 등의 이벤트가 특별히 선보인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자갈치 축제는 오는 9일 전야제인 ‘출어제’를 시작으로 길놀이 만선제 개막 축하공연,생선회 정량달기 등 30여개의 이벤트가 13일까지 4일간 부산시 중구 충무동 자갈치시장 일대에서 줄지어 이어진다. 맨손으로 장어잡기,낙지속의 진주찾기,오징어 먹물사격,어린이 낚시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체험 기회를 늘리는 한편 축제기간동안 ‘이벤트 존’을 상설 설치,운영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체험프로그램 외에도 장어 이어달리기,생선회 정량달기,수산물 깜짝 경매,회이름 맞히기,얼음속의 어류찾기 등 자갈치축제의 대표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관광객의 흥미를 한껏 돋울 것으로 보인다.회 이름 맞히기는 해양수산에 관한 퀴즈의 예선을 통과한 참가자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생선회를 맛보면서 생선의 이름을 맞히는 프로그램. 또 ‘얼음에 들어있는 어류를 찾아라.’는 커다란 얼음덩어리 안의 어류를 참가자가 주어진 도구를 이용해 꺼내면 즉석에서 그 생선회를 증정하는 행사이다. 전시행사로는 자갈치시장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갈치 발자취 사진전’과 해양생물과 해양박제 등 갖가지 해양자료를 전시하는 ‘해양전시관’을비롯해 올해 새로 추가된 ‘범선모형전시관’‘수산과학전시관’‘어탁전시관’ 등이 마련됐다. 수산물 축제에 걸맞은 이번 수산관련 전시행사는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교육적 효과를 가미한 유익한 볼거리가 될 것이 틀립없다.이밖에 우리가락 한마당,아시아 전통무용공연,시민노래자랑,부산시장배 생선회요리 경연대회,자갈치아지매 선발대회,외국인요리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공연과 경연이 펼쳐지며 행사기간동안 남항∼송도를 왕복하는 해상관광유람선도 무료로 운항될 예정이다. 먹거리도 풍성해 축제기간 내내 펼쳐지는 수산물 난전 거리에서 싱싱한 수산물과 질좋은 건어물을 마음껏 먹고 싸게 살 수 있어 국내 유일의 ‘Sea Food 먹거리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특히 상인들이 ‘미니 회센터’를 운영해 실비로 생선회,장어구이,곰장어구이,전복죽,조개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홍완식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은 “자갈치 문화관광축제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수산물 축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기간에 열리는 만큼 외국인관광객과선수들에게 부산의 수산먹거리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포천 ‘명성산 억새꽃 축제' - 은빛 억새물결속 ‘추억만들기' “은빛 억새꽃 물결을 보며….” 제6회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12∼13일 이틀간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 산정호수 일원에서 열린다. 잔잔한 호수와 만개한 억새꽃이 흐드러지게 핀 명성산의 빼어난 경관은 매년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가을여행의 추억을 선사한다. 포천의 명물인 이동 갈비와 막걸리,도토리묵·산채·오리구이·순두부 등 먹거리와 버섯·인삼 등 농특산물도 관광객의 발길을 끈다. 축제 첫날인 12일엔 경기도립 오케스트라의 리듬 앙상블 연주와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댄싱 경연,포도알 멀리 뱉기,막걸리 빨리 마시기 대회가 열린다.국악공연과 포천지역 외국인의 노래 및 장기자랑도 펼쳐지고 각설이 품바 공연에 이은 불꽃놀이가 가을밤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둘째날엔 사과 빨리 먹기,노래자랑,장작 패기 등과 함께 이동갈비 시식·판매,명성산 사진전시회가 열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명성산 등반.억새꽃 군락지를 지나며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산행코스는 비선폭포에서 시작해 다시 비선폭포로 돌어오거나 산안고개나 자인사에 이르는 4가지다.모두 억새꽃 군락지를 지나고 시간은 3시간 30분∼6시간 걸린다.등반자에게는 기념품과 경품 추첨권이 주어진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서울 상봉동에서 철원행 직행버스를 타고 운천에서 하차,신정호수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승용차는 수유리에서 국도 43번을 타고 포천읍∼만세교검문소∼문암삼거리∼산정호수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 ■인천 ‘소래포구 축제' - 김장용 새우·젓갈 없는게 없네 갓 잡아올려 배에서 내린 새우가 부두 물양장에서 펄떡펄떨 뛴다.즉석에서 새우에 소금을 뿌려 간을 맞추는 어부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새우시장인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는 김장철이 되면 마치 사라진 파시(波市·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시장)가 부활한 듯 생기가 넘친다. 이곳에서는 선주만이잡은 새우를 팔수 있기 때문에 새우용기에 배와 선주이름을 명시하는 ‘새우젓 실명제’를 실시할 만큼 품질을 자신한다.변질된 제품은 즉시 바꿔준다. 값도 ㎏당 2000∼3000원 선으로 시중의 절반 수준이어서 주부들이 먼 길을 달려온 보람을 느끼게 한다. 김장용 생새우는 소래포구가 자랑하는 특색상품이다.소비자들이 원하면 당일 조업으로 잡아올린 생새우에 소금을 뿌리는 염장을 한 뒤 판다.염장새우는 맛이 조금 떨어지지만 신선도는 그만이다.염장새우는 집에서 한달간만 숙성시키면 김장용으로 안성맞춤이다. 김장이 시작되는 철에는 염장도 필요없이 직접 생새우를 김장용으로 사용해도 지장이 없다고 한다. 소래포구 어촌계는 소래 새우젓을 전국적인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소래포구축제’를 열고 있다.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이 축제는 8∼11일 소래포구 물양장 일대에서 열린다. 8일 오후 1시 개막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이번 축제에서는 10여척의 어선이 오색의 만선 깃발을 펄럭이며 입항하는 풍어제를 비롯해 소래포구 아줌마 선발대회,해변콘서트,국악한마당,불꽃놀이 등이 펼쳐진다.장어 이어 달리기,생선회 빨리 뜨기,수산물 깜짝 경매,김장철 요리 시연,3대 가족요리 경연대회 등 다양한 관광객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행사기간 중 젓갈류는 20%,수산물 및 식당 음식은 10% 할인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아시안게임/ 믿었던 계순희가…

    남북을 초월한 기대감에 짓눌린 탓일까. 북한의 유도 영웅 계순희가 2일 구덕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58㎏급 8강전에서 시안동메이(중국)에게 1-2 판정패를 당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대회 2연패의 꿈을 접었다.그러나 계순희는 패자부활전을 두차례 치른 끝에 동메달결정전에서 유키 요코사와(일본)를 누르고 아픔을 달랬다. 계순희가 시안동메이와 접전 끝에 무릎을 꿇는 순간,관중석의 북한 응원단과 우리 관중은 “이럴 수가.” 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계순희는 고개를 떨군 채 경기장을 빠져 나갔고 관중의 탄식은 한동안 이어졌다.북측 관계자가 심판위원을 두차례 찾아가 점수 내역을 공개하라고 20여분간 끈질기게 항의했지만 소용은 없었다. 경기 내용은 그야말로 박진감 넘치는 한판.초반 계순희의 맹공에 쫓긴 시안동메이는 2분여를 남겨두고 계순희의 허점을 파고들어 업어치기 공격으로 효과를 얻어냈다.하지만 두 부심이 효과에 못미치는 기술이라며 깃발을 흔들어 반대하는 바람에 효과는 취소됐고,계순희는 위기를 모면했다.이후 계순희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포인트를 얻지 못해 판정패하고 말았다. 계순희는 96애틀랜타올림픽 우승 이후 매트를 호령해온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 보였다.자신에게 쏠린 과다한 기대와 이를 소화할 수 없는 체급 상향조정의 후유증, 그리고 세월의 무게가 가져다 준 체력 저하 등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부산 곽영완기자 kwyoung@
  • [대한포럼] 추석 민심과 정몽준

    국민들은 정치에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이번 대선이 끝까지 다자(多者)구도로 갈 것인지,또 승패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해한다.그러면서 나름대로 자기 분석을 내놓고 좀처럼 굽히려 들지 않는다.추석민심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대선에 관한 갖가지 추론과 예측을 한데 모아 가닥을 잡아가는 과정으로 이해된다.그만큼 후보들의 고정 지지층이 얇아 불가측성이 크다는 얘기다.아직까지 누구도 대세를 장악하지 못하고 지지도의 등락에 몸을 의탁한 채 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재 가장 큰 변수는 누가 뭐라 해도 최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몽준 후보이다.정 후보의 지지도 추이와 다음 달 있을 신당 창당 행보는 대선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기에 충분하다고 본다.그가 계속 달리건,아니면 ‘거품이 빠져’중도에 깃발을 내리건 이미 확보한 정치적 공간과 지지계층의 향배는 독자적인 위상과 위력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22일 실시한 갤럽 여론조사 등이 이를 방증한다.보름 전 조사결과와비교할 때 선두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1%포인트 오른데 반해 정 후보는 3.5%포인트 상승해 두 사람의 격차가 2.9%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줄었다는 것이다.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3.6%포인트가 떨어졌다고한다.앞서 지난주 중앙일보가 보도한 창간특집 여론조사에서도 정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이러한 추세라면 국민경선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노 후보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게 분명하다.당내에서 좌우로 압력을 받아 최종 선택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지도 모른다.굳이 노 후보와 정 후보의 차이점을 적시한다면 ‘진보’와 ‘실용’으로 들 수 있지만,지지층을 분석하면 정치적 토양이 엇비슷한 탓이다.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20∼30대의 젊은층과 김대중 대통령의 퇴임으로 무주공산이 될 호남 유권자들의 기대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두 후보가 그걸 모를 리 없다.올 추석 민심이라는 것도 사실상 노 후보와정 후보의 장래 선택에 관한 궁금증이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이회창 후보는이미 출마가 굳어져 흥미의 대상이 아닌 까닭이다.지지도의 하향곡선이 이어질 경우,후보 중간평가·재경선 용의 등을 거리낌없이 약속하는 ‘정치적 로맨티스트’인 노 후보의 성향으로 볼 때 훌훌 털고 다음을 기약하는 결단을 내릴 개연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정 의원은 현재의 변수일 뿐이다.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정풍(鄭風)도 노풍(盧風)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가깝게 지난 1997년 대선 때 당락에 영향을 미친 막판 변수를 보자.‘병풍(兵風)’으로 당시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후보교체론이 불거졌고,급기야 이인제 의원이 뛰쳐나왔다.그리곤 국민신당을 창당한 게 선거를 한달 앞둔 11월 초였다.당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자민련 김종필 후보간 이른바 내각제를 매개로 한 ‘DJP 연합’이 예상을 깨고 성사된 것도 10월 말이니까,대선을 한달 반가량 남겨둔 시점이었다.DJP 연대는 DJ에 대한 보수층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렸고,국민신당 이인제 후보의 출마는 퇴임을 앞둔 YS의 텃밭을 뒤흔들어 DJ 당선에 기여했다.그런 점에서 대선까지는 아직 변수가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올 추석 민심을 보면서 한가지 아쉬운 것은 유권자나 후보 진영이 과거와 똑같은 시각에서 대선전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지역주의를 기초로 합종연횡을 구사해온 3김 정치에 진저리를 내면서도 여전히 3김 정치의 패턴으로 판을 읽고 후보들의 선택을 추론하는 현장이었다.모순의 연장이 아닐 수 없다.민심에는 ‘고정 불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아직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할 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 부산아시안게임/전열 가다듬는 축구대표팀/박항서호 “금메달은 우리것”

    ‘박항서호’가 금 자맥질을 위한 마지막 리허설을 펼친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6년만의 아시안게임 우승 가능성을 가늠해볼 무대는 23일 오후 7시 부산에서 열릴 쿠웨이트와의 평가전.북한 및 청소년대표팀(19세 이하)과의 두차례 경기에서 1무1패에 그친 한국은 지난 2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평가전에서 모처럼 활기찬 플레이를 펼치며 1-0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이로써 박항서 감독에게 데뷔 후 첫승의 기쁨을 안겼다.그러나 통산 3경기에서 고작 1골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우승 전선에 심상찮은 기류가 흐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점은 수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팀 공격이 UAE전을 통해 개선될 기미를 보였다는 것.박 감독은 그 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쿠웨이트전에서 3각 공격대형의 성능을 다시 한번 시험한다.세차례 평가전에서 가장 큰 위력을 보인 3각대형을 채택하면서 다득점을 위한 부분전술을 가다듬는다는 것이 박 감독의 생각이다. 최전방 해결사는 다시 한번 이동국에게 맡겨질 전망이다.비록 페널티킥에 의한 득점이었지만 UAE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성공시켜 사기가 올라 있다.박감독은 앞서 자신을 풀타임 출장시키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이동국에게 UAE전 주장 임무를 맡기며 신뢰를 표시했다. 이번에도 이동국을 선발로 정점에 세우고 이천수·최태욱을 사이드어태커로 기용해 호흡을 완성시킬 것으로 보인다.지금으로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좌우 공격수들의 마무리 패스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사이드어태커의 위치이동에 따른 변화를 좀더 과감히 시도해 공격의 활로를 트고 이를 통해 공격의 날카로움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실험 포인트다. 미드필드 플레이의 집중력 부재로 활약이 부진한 게임메이커를 발굴하는 것 역시 이번 평가전의 목표다.한국은 그 동안 이천수·김두현을 번갈아 조율사로 투입했으나 모두 미흡했다. 특히 UAE전에서 게임메이커로 나선 김두현이 제 역할을 소화하지 못해 그나마 움직임이 좋은 이천수를 다시 게임메이커로 내세우는 것을 고려 중이다.이 경우 최성국이 이천수 대신 사이드어태커로 나서측면과 전방을 마음껏 휘저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해옥기자 ■이모저모 ◆추석연휴 마지막 날이자 대회 개막 1주일을 앞둔 22일 부산시내 곳곳에 아시안게임을 알리는 깃발이 게양되고 각국 선수단이 속속 입국하면서 대회 열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브루나이와 아랍에미리트연합·태국·오만 등의 선수단은 이날 김해공항 등을 통해 입국,선수촌에 입촌했다.아파트 20개동 2240가구로 구성된 선수촌에는 현재 11개국 150명이 머물고 있다. 한편 23일 낮 12시 북한선수단 1진이 도착하면 국내외 7000여명의 보도진들이 본격적인 취재전쟁을 벌일 전망이다.특히 북한선수단은 국내외 언론의 집중 취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간판 농구스타 이명훈(33·235㎝)의 전용 차량과 침대를 조직위에 특별 요청했다. 조직위는 북한이 이명훈을 위한 전용 차량과 침대를 특수 제작해줄 것을 공식 요청해 왔다고 22일 밝혔다. 이명훈은 앉은 키가 130㎝로 일반 침대와 차량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 때문에 지난 99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통일농구대회 때도초청자인 현대아산측은 25인승 버스를 개조한 ‘이명훈 버스(사진)'를 제공했다. 조직위는 침대를 특수 제작할 방침이지만,차량의 경우 ‘이명훈 버스’를 통일농구가 끝난 뒤 북한으로 보내 현재 국내에는 마땅한 차량이 없다는 것.이에 따라 조직위는 승용차 대신 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타르가 이번 대회에 아랍권으로서는 처음으로 사격에 여자선수를 출전시킨다.바노 헤자지 등 7명은 올해초 핀란드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참가했다. ◆싱가포르의 TV방송사 미디어코프와 미디어워크스가 비싼 중계로 때문에 중계방송을 포기한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이들 방송사는 “지난 6개월 동안 협상했지만 98방콕대회의 50배 가까이 는 중계료를 감당할 수 없어 부산아시안게임을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제시한 TV 중계료는 50만달러 수준이다. 부산 곽영완 이기철기자 kwyoung@
  • 北 신의주특구 기본법/ 의미와 전문가 분석

    ■‘1국가 2체제' 통큰 모험 자본주의 도입을 통한 ‘하나의 국가,두 개의 체제’의 신호탄인가. 북한이 변화의 숨가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지난 ‘7·1 경제관리개선방안’시행으로 본격화된 경제 개혁·개방 행보는 급기야 신의주 특별행정구역지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의미와 과제-북한은 특구에 독립적 입법·행정·사법권을 부여하는 등 파격적 내용을 담은 ‘신의주 특별행정구역 기본법’까지 제정하며 신의주 일대를 자본주의 실험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뚜렷이 했다.‘홍콩식 행정’형태로 특구에 자본주의적 요소를 최대한 도입, 화교자본을 우선 유치하려는 조치로 이해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독자적 여권 발급 등 더 나아간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중앙집권형인 북한의 복잡하고 느슨한 행정 및 각종 규제 조치를 간소화해 기업 활동의 자율성·편의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하지만 모든 것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남한,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북·미관계의 개선이 아직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커다란 걸림돌이다.또한 ▲특구의 행정·금융제도 등을 국제 규범에 맞추는 것 ▲계약 자유,소유권 보장 ▲SOC 확충 ▲환전·송금 안전성 보장 등의 조치가 적기에 이뤄지는 것이 특구 성패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대한매일 명예논설위원 분석-동용승(董龍昇)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은 “북쪽은 신의주 특구를 외부로부터 자본유치 및 금융,과학기술,무역,외국기업 합작,서비스 업종 등 다양한 분야의 실험장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외국 기업 역시 투자환경을 따지면서 실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북한은 경제운영 자체를 이원화시키게 될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는 ‘7·1경제개혁 체제’로 끊임없는 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신의주를 통해 자본주의의 연착륙에 대한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高有煥)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중국내 특구를 비롯,홍콩,마카오등과 비슷한 중국식 개혁·개방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그는 신의주특구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관건으로 동북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외교적 노력을 병행하는 것을 꼽았다.개혁·개방과 관련한 제도를 개선,외국 기업에 안정감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는 “신의주특구 기본법에 입법회의와 장관직을 두도록 한 것은 중국과 홍콩의 관계와 같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자본주의 실험을 본격 시도하겠다는 모험적이고 독특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기본법 주요내용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최근 채택한 신의주특별행정구(신의주특구) 기본법은 정치,경제,문화,기구 구성 등 총 6장 101개조로 구성됐다. 기본법은 특구의 토지 등은 공화국(북한)의 소유임을 명확히 하면서도 국제적인 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지구로 꾸릴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다음은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이 법의 분야별 내용을 원문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제1장 정치 신의주특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후 공화국) 주권이 행사되는 특수행정단위이며 특구를 중앙에 직할시킨다.공화국은 특구에 입법·행정·사법권을 부여하며 특구의 법률 제도를 50년간 변화시키지 않는다. 공화국의 내각,위원회,성,중앙기관은 특구 사업에 관여하지 않으며 특구와 관련한 외교사업은 국가가 한다.특구는 국가가 위임한 범위에서 자기의 명의로 대외사업을 하며 여권을 따로 발급할 수 있다. ◇제2장 경제 신의주특구의 토지와 자연부원은 공화국의 소유이며 국가는 행정구를 국제적인 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지구로 꾸리도록 한다.국가는 특구에 토지의 개발·이용·관리 권한을 부여하고 특구에 창설된 기업이 공화국의 노동력을 채용하도록 한다.특구의 토지 임대기간은 2052년 12월31일까지로 국가는 특구에서 투자가들의 투자를 장려하며 기업에 유리한 투자환경과 경제활동조건을 보장하도록 한다. ◇제3장 문화 공화국은 특구에서 문화 분야의 시책을 바로 실시해 주민들의 창조적 능력을 높이고 문화정서적 요구를 충족시키도록 하며 첨단과학기술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과학기술 분야를 적극 개척하도록 한다. ◇제4장 주민의 기본권리와 의무 성·국적·민족·인종·재산·지식·정견·신앙에 따라 주민은 차별당하지 않으며 주민권을 가지지 못한 다른 나라 사람은 주민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공화국의 다른 지역,다른 나라로 이주하거나 여행하는 질서는 특구가 정한다. ◇제5장 기구 입법회의는 신의주특구의 입법기관이며 입법권은 입법회의가 행사한다.입법회의 의원으로는 특구의 공화국 공민이 될 수 있으며 특구의 주민권을 가진 다른 나라 사람도 입법회의 의원이 될 수 있다.입법회의는 의장·부의장을 두고 입법회의에서 선거한다. 장관은 신의주특구를 대표하며 장관으로는 특구 주민으로서 사업능력이 있고 주민들의 신망이 높은 자가 될 수 있다.장관은 입법회의 결정,행정부 지시를 공포하고 명령을 내며 행정부 성원을 임명·해임하고 구검찰소 소장을 임명·해임한다. 행정부는 특구의 행정적 집행기관이고 전반적 관리기관이다.행정부의 책임자는 장관이며,행정부의 부서책임자와 경찰국 국장은 특구의 구민이 된다. 신의주특구의 검찰사업은 구검찰소와 지구 검찰소가 하며 구검찰소는 자기사업에 대해 장관앞에 책임진다.특구에서 재판은 구재판소와 지구재판소가 한다.구재판소는 최종 재판기관이다. ◇제6장 구장·구기 신의주특구는 공화국 국장·국기를 사용하는 밖에 자기의 구장·구기를 사용하며 사용질서는 행정구가 정한다.특구에는 공화국 국적,국장,국기,국가,수도,영해,영공,국가안전에 관한 법규 밖의 다른 법규를 적용하지 않는다. 박록삼기자 ■궁금증 문답풀이 - 초대장관에 장성택 물망 북한의 신의주특구 지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특구 지정에 따른 궁금증을 질의·응답(Q&A) 방식으로 풀어본다. ◇나진·선봉 지역과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신의주특구와 나진·선봉 지역은 각각 서해와 동해 및 중국·러시아와 맞닿은 국경지역이라는 점에서 물류와 대외 교역에 유리한 조건이 비슷하다. 하지만 차이점은 더욱 본질적이다. 북한은중앙정부의 직접적 통제를 받았던 나진·선봉과 달리 이번에는 신의주특구에 독자적인 입법·사법·행정권을 보장했다.또한 신의주특구 지정 배경에는 최근 일련의 경제개혁 조치가 뒷받침하고 있어 개혁·개방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점은 북한을 둘러싼 국제환경의 변화다.나진·선봉 무역지대 지정 직후 북한의 핵문제가 불거지며 투자 유치가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남한,중국,러시아는 물론이고 일본과도 적극적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다.이들이 경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는 상황인 만큼 나진·선봉과 같은 시행착오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경제특구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지난 80년 지정된 선전·시아먼 등 4개 특구와 닮은 꼴이다.특구에 입법권을 줘 외국 투자기업들에 신뢰감을 준 점,토지 임대기간을 장기간으로 한 점,자국 노동력 사용을 명시한 점 등이 흡사하다. 하지만 신의주특구는 중국 내부 특구에 비해 진전된 것으로 오히려 홍콩·마카오에 가깝다는 지적이다.홍콩은 별도의 깃발,별도의 의회를 두고 중국과 별개로 영사업무를 한다.경찰권과 국방권만 중국의 본국 정부가 가지고 있다.신의주특구 역시 마찬가지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신의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교자본을 감안한 북의 조치”라면서 “중국 초기 개방 과정에 비해 훨씬 급진적인 조치”라고 말했다.다만 중국은 개방초기 시장지향적 개혁이 빠르게 펼쳐져 외국자본이 흘러들 여지가 많았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폐쇄적이라는 이미지가 남아 중국과 같은 성과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특구는 ‘국가속의 국가(?)’ 특구 기본법은 신의주특구를 영토와 국민,독립적인 주권을 갖추게 해 ‘북한속의 또 다른 국가,신의주’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신의주특구에 입법회의를 설치해 독자적인 법 제정을 가능하게 한 점이 두드러진다.또한 특구는 국가가 위임한 범위에서 특구 명의로 대외사업을 하고,여권을 따로 발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앙정부가 행사해온 외교권의 일부까지 넘겨받았다. 특히 구장·구기를 정해 국가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중앙정부와의 연계는 장관 임명 정도며 행정부의 부서책임자,경찰국 국장은 특구 주민이 맡게 했다. ◇초대 장관은 누구. 장관은 북한의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독자적 입법·행정·사법권과 함께 토지개발 및 이용권 등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는다.따라서 이곳의 책임자로는 경제적 식견과 함께 정치적으로도 매우 비중이 큰 인물의 기용이 예상된다. 이같은 조건을 전제로 볼 때 신의주특구의 초대 장관으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우선 물망에 오른다.그는 지난 8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했고 다음달 남한을 방문할 북한 경제시찰단을 이끌 예정이다. 장성택 다음으로는 연형묵 국방위원회 위원 겸 자강도당 책임비서 또는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이광근 무역상 및 홍석형 함북도당 책임비서도 신의주특구의 장관 후보로 거명된다.모두 손꼽히는 경제통들로 평가된다. 박록삼기자
  • 공연 리뷰/ 뮤지컬 ‘유린 타운’ - 웃음뒤 숨겨진 날카로운 비판

    ‘유린 타운’은 뮤지컬 마니아들만을 위한 뮤지컬이 아니다.패러디를 가미한 황당한 코미디에 익숙한 영화팬이라면 더욱 박장대소할 매력을 지녔다.그렇다고 가볍지만도 않다.웃음 뒤에는 현실비판이 예리하게 빛난다. 소재부터 기발하다.유린 타운은 오줌 마을이란 뜻.도시는 물 부족에 시달리고,대변주식회사는 화장실을 유료화한다.용변을 몰래 보다 발각되면 유린 타운으로 보내지는데,돌아온 사람은 없다.회사는 정치권과 담합해 요금을 올리고,참다 못한 민중은 일어난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까지도 자본에 포섭된 현대사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더 나아가 환상을 심어주는 뮤지컬 장르까지 자근자근 씹는다.종종 등장하는 해설자는 “꿈은 해피엔딩 뮤지컬이나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이 작품은 다르다고 말한다.“그래도 뮤지컬인데…”라고 기대하는 관객은 “설마”하며 지켜보지만 투쟁의 성공 끝에는 다시 엉망진창이된 도시만 남는다.한번 뒤집어 엎는다고 바뀔 만큼 간단치 않은 현실에 대한 은유다. 심각한 이야기지만 이를 이끌어가는 것은 웃음이다.공중화장실 앞에 늘어선 사람들의 ‘마려운’연기는 웃음보를 터뜨리게 한다.민중봉기 장면은 ‘레미제라블’의 장면을 패러디했다.바뀐 것이 있다면 붉은 깃발 대신 ‘뚫어’를 들고 있다는 점.웃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장면의 연속이다. 영화기법도 활용했다.가난한 노인 올맨 스트롱이 기어이 큰 일을 치르기 직전,슬로 모션을 보듯 모두들 “안돼.”를 외치며 천천히 움직인다.바비가 아버지 올맨 스트롱에 대한 기억으로 괴로워할 때마다 마치 플래시 백처럼 올맨 스트롱이 ‘날 기억해다오.’를 외치며 등장한다.바비가 추락사하는 장면은,벽에 그림자로 회오리바람을 만들고 빨려 들어가듯 천천히 뒤로 가다가벽에 딱 달라붙는 이미지로 표현했다.영상적 표현방식을 무대언어로 풀어낸 감각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음악도 뛰어나다.재즈의 악기편성을 기본으로 흥겨우면서 무거운 느낌을 잘 살렸다.테마곡은 비장해 오랜 여운을 남긴다.랩·가스펠 등이 중간중간 분위기를 띄운다.황후에서 화장실 관리인으로 변신해 능글맞은 연기를 선사하는 이태원과,바비 역의 이건명의 성숙도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시작한 최신작.엄청난 흥행 성공으로 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올해 토니상에서 작품상 극본상 작곡상을 수상했다.제작사 신시뮤지컬컴퍼니는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시절 1만 5000달러로 로열티를 체결했다.그 때문에 현재 미국에서 화제가 되는 작품을 비교적 싼 가격에 이처럼 빨리 만날 수 있는 것.22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3시30분·7시30분(월 쉼).예술의전당 토월극장.1588-7890. 김소연기자 purple@
  • 日 “北, 괴선박 다시 보내지 말라”, 北·日정상회담때 요청키로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정부는 5일 평양 북·일 정상회담 때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의 일본 근해 활동중지와 재발 방지를 요청할 방침이다.이같은 방침은 4일 일본 공해상에서 북한 선적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이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전전,전후의 현안 가운데 괴선박도 포함된다.”며 “일본으로서는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은 4일 노토(能登)반도 400㎞ 동해 공해상에서 발견된 괴선박이 지금까지 출몰한 북한 공작선과 유사하며,미군으로부터 북한 청진항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 괴선박 정보를 일본 정부가 넘겨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금까지 일본 근해에 나타난 괴선박은 일본이나 중국 선박을 위장했으나 이번은 배 이름이 김책이라는 한글로 적혀 있었으며 북한 선적임을 알리는 깃발을 달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상보안청과 방위청은 괴선박이 일본의 항공식별권역을 벗어남에 따라 이날 낮 12시30분을 기해 추적을 중지했다. 괴선박은 일본 P3C 초계기의 레이더에서 사라졌으나 서쪽으로 진행하면서 한반도 연안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정부가 수집한 정보와 정황으로 미뤄볼 때 괴선박은 북한 청진항에서 출발한 공작선으로 추정된다.먼저 미군은 며칠 전 청진항에서 출발한 공작선과 관련된 정보를 일본측에 넘겨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정보를 토대로 방위청은 괴선박 추적에 들어가 괴선박에서 발신한 전파를 분석한 결과,북공작선이 사용하는 전파와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보안청과 교전 끝에 침몰한 괴선박과 모양도 흡사했다.초계기는 4일 오후 4시5분쯤 괴선박을 찾아냈다.현재로는 북한이 17일의 북·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공작선을 출항시킨 것은 “일본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를 가늠하기 위해 내려보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북한과의 대화에 어느 정도의 성의를 갖고 있는지를 괴선박에 대한 일본당국의 대응 수위를 보고 파악하고 싶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그래서 일본 해역으로 보내지 않고 해역 바깥에서 일본의 대응을 살폈다는 것이다. marry01@
  • [9·11테러 1주년] (상)현장르포: 아물지 않는 상처

    전대미문의 9·11테러가 일어난 뒤 지난 1년 미국사회는 물론 전세계가 다방면에서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겪었다.충격에서 조금씩 회복해 가는 뉴욕시민들의 모습과 증오와 비탄속에서 상처의 치유를 모색하는 미국사회,그리고 대 테러전의 와중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국제사회의 재편 움직임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참사 폐허에 관광객 물결 [뉴욕 백문일특파원] 비행기 자살 공격으로 순식간에 잿더미가 된 세계무역센터(WTC) 자리는 이제 현대판 ‘성지 순례지’가 됐다.하루 평균 방문객은 2만 5000명,연간 900만명 이상이 다녀간 셈이다.공식 확인된 사망자와 실종자는 2819명.그러나 정확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맨해튼 월가 전철역에서 내려 북서쪽으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곳.앞서가는 행렬만 따르면 될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거리 이름이 여운을 남기는 ‘처치(Church)가’와 ‘리버티(Liberty)가’가 만나는 교차로에 이르자 마천루 사이로 횅하게 뚫린 참사 현장이 드러났다.지반을 다지는 듯한 굉음소리가 요란하다. 얼핏 보면 일반 공사장과 다를 게 없다.둘러쳐진 철조망과 어지럽게 널려있는 철골더미.그러나 그 가운데에 우뚝 솟은 녹슨 철 십자가와 철조망에 걸린 꽃다발,군데군데 세워진 성조기 등은 이곳이 ‘그라운드 제로(피폭의 중심지)’임을 말해준다.남쪽의 도이체방크 건물은 붕괴 위험이 있어 아직도 문을 닫고 있다. 방문객들은 남쪽 철조망 너머의 폐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가족 단위로 온 경우가 많다.시카고에서 온 제임스 킹은 “아이들에게 역사적인 현장을 보여주러 왔다.”고 했다. 다른 한 켠에선 희생자 가족들이 1주년 특집을 준비하는 현지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소방대원인 20대 초반의 아들이 구조작업을 벌이던 도중 숨졌다는 남미 출신의 한 부인은 끝내 오열했다.방문객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구조작업에 나섰다 오른쪽 팔을 못쓰게 된 뉴욕소방국(FDNY) 미드맨해튼의 전 부서장 클레언시 싱글턴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잔해에 깔린 동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WTC 맞은편에 있는 트리니티 성당에 딸린 묘지는 순례의 두번째 코스다.그 울타리에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신문기사가 걸려있다. 이들을 기리는 글을 써놓은 깃발과 모자도 있다.자원봉사자들은 펜을 들고 추모의 글을 남길 사람을 기다린다.방문객들은 인근 상점에 들러 WTC가 새겨진 모자나 티셔츠를 산다.뉴욕소방국(FDNY)과 뉴욕경찰국(PDNY) 이니셜은 기념품의 로고가 됐다. WTC 터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원웨이’선물점을 운영하는 한인 교포는 “아침 일찍 피자나 꽃 등을 배달하거나 청소를 하다가 테러를 당한 불법 체류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첼시 진’이라는 옷 가게는 당시 잿더미로 덮인 옷과 WTC에서 날라온 서류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테러 직후 ‘유령의 도시’같던 맨해튼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50∼60%까지 뚝 떨어졌던 주변 사무실의 입주율은 80∼90%대로 올라섰다.건물 뒤쪽에 사무실을 임대한다는 대형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지만 적어도 ‘고층빌딩 기피증’은 사라지고 있다.주변 26개 아파트 7000가구에도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키로 하자 주민들이 되돌아오고 있다. 관객이 급감,위기에 몰렸던 브로드웨이의 극장가 역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밤 10시40분,뮤지컬과 연극공연이 끝난 46번가 일대에는 갑자기 쏟아진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뮤지컬 ‘미녀와 야수(Beauty and Beast)’가 공연되고 있는 런트 폰테인 극장의 스태프 조제트 소토는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보러 온다.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져 주말 표는 거의 매진된다.”고 말했다. 영화 스파이더 맨의 무대가 된 타임스퀘어 맞은 편 음식점 ‘록시’의 점원은 “9·11을 잊을 수는 없지만 추가 테러 경고에 겁먹지 않는다.”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맨해튼 중심가 호텔에 방을 구하려면 적어도 10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70%까지 요금을 깎아준다던 얘기는 옛말이 됐다. 그러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는 않았다.5월 말 잔해 제거 작업이 끝났음에도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 가족들은 1주기가 되도록 영결식조차 못 치르고 있다.정부가 1인당 평균 150만달러의 보상금을책정했지만 보상을 신청한 가족은 620명,이 가운데 보상금을 받은 경우는 일부다. 유골을 찾기 전까지 보상이나 WTC 재건은 있을 수 없다는 절규의 목소리도 나온다.시 보건당국에는 아직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가 2만점이나 있다. 비행기 여행을 꺼리거나 정신병원을 찾는 환자도 줄지 않고 있다.초등학교에서는 9·11 테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층빌딩마다 보안요원이 배치돼 있고 공공기관과 공항 출입에는 까다로운 보안검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뉴욕뿐 아니라 미국이 겉으로는 충격에서 벗어난 듯 하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충격과 잠재적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mip@ ■WTC 재건축 계획은/ 70층 이상 금융빌딩 세울듯 [뉴욕 백문일특파원] 9·11 테러 1주기가 다가오지만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의 재건계획은 아직도 진행형이다.지난 7월 1단계로 6개안이 제시됐으나 밋밋하다는 부정적인 반응만 얻었다.그러나 공청회와 1차 설계공모 등을 거치면서 기본적인 개념은 정해졌다.무엇보다도 남부맨해튼의 포괄적인 개발과 실추된 ‘미국의 자존심’을 되살리려는 취지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건계획을 전담하기 위해 주정부와 뉴욕시가 설립한 남부맨해튼개발공사(LMDC)는 지난달 19일 전세계 건축가와 도시계획가 및 조경설계사 등을 대상으로 공모조건을 밝혔다.16일까지 신청을 받아 이달 말 5개팀을 선정한다.이가운데 연말까지 1팀을 정해 최종적인 마스터 플랜을 만들 예정이다. 논란을 거듭한 WTC의 재건축 여부는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 역할을 할 수 있는 오피스 빌딩을 짓는 것으로 정리됐다. 꼭 같은 층수의 쌍둥이 빌딩을 세울 필요는 없다.역사의 현장을 되새길 기념비를 세우고 쌍둥이 빌딩이 섰던 터를 하나만이라도 보존하는 것으로 대신키로 했다.다만 맨해튼의 스카이 라인을 복원시킨다는 취지 아래 적어도 70층 이상의 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개발공사와 WTC의 소유주인 뉴욕 및 뉴저지 항만청은 민간투자 촉진의 일환으로 통근자와 관광객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도로,지하철,항만시설,도보 등과 종합 연계된 교통센터의 건립을 필수요건으로 꼽았다. 지금까지 5000건에 이르는 재건 계획안이 접수됐으며 개발공사 웹 사이트에는 각종 단체와 시민 등으로부터 하루에도 수백건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9·11테러 이후 주요일지 2001년 ◆9월12일 부시 미 대통령,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유엔 안전보장이사회,테러 비난 결의문 만장일치로 채택 ◆9월13일 오사마 빈 라덴을 테러 배후로 지목 ◆9월21일 탈레반,미의 빈 라덴 인도 요구 거부 ◆10월2일 나토 역사상 처음으로 집단방위권(제5조) 발동 ◆10월7일 미·영 연합군 아프간 공습 개시 ◆11월3일 북부동맹,카불 입성 ◆12월11일 알 카에다 항복 선언 ◆12월22일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 취임 2002년 ◆1월30일 부시 대통령 이란·이라크·북한 ‘악의 축’으로 규정 ◆1월31일 미군,필리핀서 아부 사야프 공격작전 개시 ◆5월23일 부시 대통령,사담 후세인 축출 천명 ◆5월24일 부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테러 협력’조약 체결 ◆8월1일 미국,아세안과 대테러 협약 체결
  • SOFA개정 자전거 홍보, 의정부 청년실천단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고와 관련, 경기북부대책위원회가 골목 곳곳까지 누비며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과 미군 피의자 처벌을 요구하는 자전거 홍보를 편다. 대책위 청년실천단(대표 홍석규·31)은 28일 100여명의 단원들이 ‘형사재판권 이양’‘SOFA 개정’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을 꽂은 자전거를 타고 오는 30·31일 의정부 시내 곳곳을 돌며 주민과의 대화 등 홍보활동과 함께 서명운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청년실천단 홍 대표는 “기존의 평면적인 홍보에서 벗어나 골목 곳곳까지 찾아가 주민들에게 불평등한 SOFA 개정의 당위성 등을 알리기 위해 실천단을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 中 16차 당대회 11월8일 개최/ “”장쩌민 訪美뒤 은퇴 유력””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제16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최일이 오는 11월 8일로 확정됨으로써 베이징 정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장쩌민(江澤民·76) 국가주석의 거취문제와 사영기업인의 입당문제를 둘러싼 당내 이견 조정을 개최일 이전까지는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 주석 방미 뒤 퇴진- 16차 당대회 기간은 과거의 예로 볼 때 7∼10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당대회는 9월 초순 개최설이 유력했으나,장 주석의 진퇴여부와 사영기업인의 입당 문제를 놓고 당내 조정이 길어지는 바람에 2개월가량 늦춰졌다.특히 개최 일정을 이례적으로 2개월 이상 앞두고 발표한 점은 장 주석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각종 루머들을 차단함으로써 공산당의 안정과 단결을 우선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16차 당대회의 11월 개최는 장 주석의 10월26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2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고려했다는 게 베이징 소식통의 관측이다.장 주석이 당총서기·국가주석·당중앙 군사위원회 주석 등 당·정·군 최고 지도자 자격으로 방미함으로써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타이완(臺灣)문제 등 현안에 대한 논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3개 대표론 채택- 당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장 주석의 3개 대표론의 당장(黨章) 삽입 여부이다.3개 대표론은 공산당이 ▲중국의 선진 생산력의 발전 방향과 ▲선진 문화의 경향과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논리다.3개 대표론의 핵심은 사영 기업인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3개 대표론을 당장에 삽입하면 노동자·농민을 주체로 하는 계급정당인 공산당이 변종 공산당으로 바뀌는 탓에 당내 보수파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신화통신(新華通訊)은 당대회 개최시기를 보도하면서 “16차 당대회는 덩샤오핑(鄧小平)이론의 위대한 깃발을 높이들고,(장 주석의) 3개 대표 중요 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시킬 것”이라고 강조,3개 대표론이 당장에 삽입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본격 세대 교체- 지난해 말 이후 당과 군부 내에서는 장 주석이 통치한 13년 동안 고도성장 유지,세계무역기구(WTO)가입,2008년 올림픽 유치 등을 업적으로 내세우며 장 주석의 유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따라서 장주석은 헌법상 3연임이 금지된 국가주석직만을 후진타오(胡錦濤·60) 국가부주석에게 물려주고,당총서기직과 당중앙 군사위 주석직에는 유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았다. 하지만 당대회 개최시기의 결정으로 장 주석이 은퇴를 결심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베이징의 소식통은 장 주석이 유임하기를 원할 경우 당대회 이후에 미국을 방문하면 된다며 방미 후의 당대회 개최결정은 장 주석의 은퇴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주석은 제15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70세 정년제’를 적용,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이던 차오스(喬石·당시 73세)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밀어냈다.규정에 따르면 7인의 상무위원중 후 부주석과 리루이환(李瑞環·68) 정협 주석을 제외한 장 주석,리펑(李鵬·74) 전인대 상무위원장,주룽지(朱鎔基·74) 총리,웨이젠싱(尉健行·71)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리란칭(李嵐淸·70) 부총리 등 5명은 은퇴해야 한다.◆장 주석 퇴진 변수 남아- 이번 당대회에서 3개 대표론의 삽입여부가 장 주석 거취문제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유력한 분석이다.3개 대표론이 당장에 채택되면 장 주석은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게 됨으로써 자연스레 정치적인 카리스마를 얻게 돼 권력기반이 다져진다.장 주석으로서는 ‘홀가분한’마음으로 후 부주석에게 당총서기직을 넘겨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3개 대표론의 당장 삽입에 실패할 경우 당총서기직에 유임할 가능성도 있다.장 주석이 덩샤오핑과 같은 정치적 카리스마가 없는 상태에서 당총서기직을 물려주면 후 부주석이 자파의 세력을 확대해 장 주석의 권력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대회는-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는 공산당 전당대회격으로 향후 5년간 국가의 정치·경제적 방향을 설정하고 주요 인사개편을 승인하는 정치행사.5800여만명의 대식구를 거느린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의결기구이다.금년 개최되는 당대회는 제16차 대회이다. 이번 당대회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2000여명의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제15대 당대회 때는 2048명의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은 당대회 기간중 ▲당장(黨章)의 개정 ▲중앙위원회의·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보고 청취 및 심사 ▲당의 중대문제에 대한 토론과 결정 ▲당의 집행기구인 200여명의 중앙위 위원과 중앙기율검사위 위원의 선출 등을 하게된다. khkim@
  • [씨줄날줄] ‘잘 가라 지역감정’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랐으나 고등학교는 외지에서 다닌 사람이 있다.또 한사람은 외지에서 왔으나 그 지역에서 고교를 졸업했다.이 두 사람이 싸운다면 그 지역 사람들은 누구 편을 들까? 지난번 지방선거 때 아랫녘 어느 소읍에서 있었던 토박이론의 쟁점이었다.이 싸움에서 지역주민들은 그곳에서 태어난 사람 손을 들어주었다.그땅에 태를 묻은 사람이 ‘박힌돌’이라는 촌로들의 사발통문이 대세를 갈랐다. ‘종파주의’를 철저하게 배격하는 북한 사회에서도 지역주의가 있을까.물론 선거야 있지만 대결 없는 선거이기 때문에 지역감정을 악용하고 말 것도 없다.하지만 지역감정이 근원적으로 없어진 것이 아니다.러시아 벌목장에 가면 원초적인 지역감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다.동향출신의 당 비서나,지배인(행정책임자) 및 행정기술 관료들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 벌목장에 가기 전부터 연줄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벌목공들끼리도 지역으로 나뉘어 편을 가른다는 것이다.특히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별명이 통용되는데,이를테면 함경도 사람들이 평안도 사람들을 가리켜 게으르고 얌체 같대서 ‘노랭이’ 혹은 ‘북데기’(얻을 것이 없다는 뜻)라고 부르는가 하면 평안도 사람들은 함경도 사람들을 영악하고 나서기 좋아한다는 뜻으로 ‘짤락이’라고 부른다는 것. 이처럼 북한사회에 남아 있는 지역주의는 한국사회의 이 고질병이 실은 오랜 문화적 전통과 토양을 갖고 있음을 말한다.고향 까마귀가 반가운 것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구약시대 이스라엘 민족도 지역을 나누어 싸운 흔적이 있다.그런데 우리만 지금도 이 정서가 진리를 덮고 정의를 앞지른다.오랜 세월 이동이 없는 농경사회인 데다 강과 산맥,길과 재를 경계로 도를 가르고 읍·면·동의 경계를 그어 지역 정서가 깊어질 수밖에 없었음인가. 어제가 옛날인 이 눈부신 변화의 시대에 시인,가수들이 지역주의 청산 깃발을 들고 순회공연에 나선다니 한편 가슴 찡하고 한편 서글프다.5t트럭을 가설무대 삼아 제주·목포·부산·대구·강릉·구례·하동을 돌며 벌이는 거리공연은 ‘잘 가라 지역감정’이라는 주제만 아니면 낭만도 있어 보인다.안치환 장사익 김용택 정호승,등장하는 면면도 재미와 감동이 있을 터.정치인들,‘망국병’ 어쩌고 입에 발린 소리 접어두고 이 축제에나 한번 다녀오는 것이 어떨지. 김재성 논설위원
  • [사설] 정몽준씨, 정체성 밝혀라

    정몽준 의원의 행보가 아리송하다.신당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그 정체성이 여전히 모호하다.박근혜·이한동·이인제 의원 등과 4자 연대를 선호하는 듯 하다가 민주당과 ‘반부패 국민신당’까지 나와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운 형국이다.오죽했으면 민주당내에서 “한 사람(정 의원을 지칭)을 쳐다보고 113명의 의원들이 춤을 추고 있다.”고 비아냥거리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사실 정 의원에게는 여론조사의 높은 지지도만 있지,‘이것이다.’고 할 만한 깃발이 보이지 않는다.독자신당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으나,그 방향과 내용이 불투명하다.솔직히 기존정당과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반사이익이나 챙기려는 속셈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로 이렇다할 노선과 지향점이 없는 것이다.한 나라를 책임지고 경영하겠다는 큰 정치인으로서 진지함과 무게 역시 얼른 눈에 띄지 않는다. 아직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상태라고 강변한다면 할 말은 없다.그러나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정 의원이 대권행보를 하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그렇다면 높은 지지도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옳은 자세일 것이다.최소한 ‘누구와는 이념과 정체성이 달라 같이 당을 할 생각이 없다.’는 정도만이라도 밝혀야 한다고 본다.또 스스로 구상중인 정치개혁과 새 정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게 마땅하다.나아가 무엇을 하기 위해 대선 출마를 마음에 두고있는지를 국민에게 진솔하게 알리는 것이 큰 정치인의 도리일 것이다. 지지도는 늘 변하게 마련이다.파죽지세의 노풍(盧風)이 3개월만에 급전직하할지 누가 알았겠는가.자신만의 깃발이 없이 여론몰이와 반사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듯한 행보로는 정풍(鄭風) 역시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 ‘은근슬쩍’ 간접광고 위험수위

    방송에 상품을 간접적으로 노출시켜 광고효과를 누리는 ‘간접광고’(PPL)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민정:렌즈를 한 10년 꼈는데 눈이 너무 아파요.친구가 라식수술을 한 번 해보라고 해서요. 의사:네. 환자분은 각막이 많이 손상됐습니다.더 이상 렌즈를 끼기에도 무리가 있고요.정밀검사를 해 본 뒤 라식수술을 해보죠. 민정:그거하면 얼마동안 생활못하죠?제가 어린이집 선생님이고 휴가를 써서 결근하긴 그런데…. 의사:걱정마세요.수술시간도 짧고 수술후부터 점차 시력이 회복되어서 바로 일상생활을 하실 수 있습니다. 민정:그래요?(웃음) SBS시트콤 ‘대박가족’(지난 9일 방송분)에서 민정이 동료 미라에게 돈을 빌려 주기전 안과에서 의사와 상담하는 장면이다.극 전개에 중요하지도 않은데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위치한 D안과에서,실제 그 병원 의사가 출연해 라식수술을 하려는 환자에게 상담하듯 상세한 정보를 준다.라식수술은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데다 각종 미용잡지에 광고가 실린다.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병원간판이 나오지 않았다는이유로 간접광고로는 인정되지 않았다. KBS1은 지난 15일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을 중계하면서 운동장에 각팀 소속 10개 구단의 상징 엠블렘을 버추얼그래픽(Virtual graphic)으로 그려넣었다.MBC와 SBS 스포츠채널은 지난해말 이같은 버추얼그래픽을 삽입했다가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허용되지 않은 가상광고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MBC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에는 B사 아이스크림 영업점과 아이스크림 포장지가 9일 방영분 등 지난주까지 최소 3차례 나왔지만 그냥 넘어갔다.골프를 소재로 한 SBS주말드라마 ‘라이벌’에서도 R골프장을 표시하는 깃발과 K사의 골프브랜드가 버젓이 카메라에 담기지만 문제되지 않고 있다. 드라마는 주인공이 입고 마시는 모든 상품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유행시키는 힘이 있다.그러나 방송위원회의 간접광고 심의규정은 프로그램이 특정 상품·기업·영업장소·공연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때만 문제삼을 수 있다.구체적인 가이드 라인도 없이 심의위원 개인들의 판단으로 간접광고를 가려내야 하는 만큼 갈수록 지능화되는 간접광고를 잡아내긴 역부족이다. SBS 수목드라마 ‘순수의 시대’에서는 극중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활고를 해결하는 주인공 지윤(김민희)이 극중 설정과 어울리지 않는 80만원대 시계를 차고 나왔다.이 시계는 곧바로 인터넷 등을 통해 화제가 됐고 9월호 일부 여성잡지에 ‘드라마속 김민희 소품’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MBC는 아예 자사 인터넷홈페이지에서 모든 드라마에서 나오는 소품들을 팔고 있다.수목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에서 이나영의 은목걸이,월화드라마‘고백’에서 원미경의 원피스,심지어 자동차까지 모든 협찬 상품이 그대로 쇼핑 대상으로 직결돼 있다. 경실련 미디어워치 김태현 부장은 “간접광고는 눈으로 잡아내기 어려운 게 많아 방송위 심의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먼저 제작진이 자체 가이드 라인을 마련,간접광고를 내부적으로 제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
  • 그룹새벽 ‘남북의 길 국도1호선’

    '8.15민족통일대회'의 막이 오른 지난 14일 서울 인사동 공평아트센터에서는 통일을 기원하는 미술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그룹 새벽'의 '남북의 길-국도 1호선 전'이 그것. 국도 1호선은 한반도의 남서단인 목포에서 북서쪽 끝 신의주를 연결하는 '남북의 대동맥'. 국도 2호선이 목포와 부산을 잇는 '남남의 대동맥'인 점을 떠올리면, 국도 1호가 갖는 상징성에는 제법 마음이 찡해진다. 그룹 새벽의 황순칠 회장은 “판문점에서 막혀버린 국도 1호선은 분단의 아픔을 직접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표상”이라며 “예술인도 ‘6·15 남북공동선언’이후 세계 정세 변화에 주목하고,민족적 과제인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설치·회화·조각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새벽은 1991년 광주·전남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주축이 돼 창립한 미술단체로 개인전은 순수미술을 지향하지만,단체전은 사회성과 대중성을 강조해 왔다. 회원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목포에서 판문점까지 3차례나 답사했다.일제 수탈의 현장인 목포 ‘동양척식회사’터에서 출발,북상하면서 광주금남로,정읍 동학혁명지,천안 독립기념관,오산 미군부대,임진각 자유의 다리,문산 통일전망대에서 공동작업도 했다. 때문에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은 고근호 김기범 김성식 김숙빈 박광구 이기원 전범수씨가 공동작업하고,자유의 다리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참여한 임진각 설치작품이다.목포의 ‘국도 1호선’도로 원표와,자유의 다리 표석·상판·교각에서 떠낸 석고를 먹물빛 30m 길이의 한지에 흩뿌려 놓았다. 한지는 지난 겨울 자유의 다리에 깔아놓고 국내외 관광객이 밟고 지나가도록 한 자취다.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에는 민족의 소망이 적힌 오방색 깃발이 빽빽이 꽂혀 있다.“막힌 길은 열려야 한다.”는 외침이다. 작업 현장을 비디오에 생생히 담아 현장사진들과 함께 전시실에서 내내 영상으로 상영한다. 마음 속에 오랫동안 떨림을 유발하는 작품으로는 한희원씨의 ‘아버지의 길’연작을 손꼽을 수 있다.그 가운데 작가가 아버지 영정을 들고 있는 작품.“선친이 평양 출생으로 평양 숭실대 영문과를 졸업했다.”는 작가의 설명을 들으면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낡은 앨범에서 얼음 덮인 압록강 사진을 꺼내 꿈꾸는 눈으로 바라보던,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는 일이 그에겐 곧바로 작품이 됐다. 정용규씨의 ‘길’은 한국의 근·현대사 속 인물을 한폭에 담았다.최병구씨의 ‘꿈-희망’은 지도를 잘게 분할,이리저리 재구성해 남과 북의 분단을 지정학적으로 점검했다. 황순칠씨의 ‘혼불’은 흰색으로 그린 동양척식회사 위로 민족의 붉은 심장같은 획을 쭉 내리그어 민족의 분노를 시원하게 표출했다.서울 전시는 20일까지(02)733-5912,광주 전시는 9월29일부터 10월3일까지 남도예술회관(062)227-1136. 문소영기자 symun@
  • K-리그/ 굿바이! 송종국

    ‘K-리그 파티는 끝났다.이젠 더 넓은 곳에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네덜란드의 페예노르트로 이적하는 ‘히딩크호의 황태자’ 송종국(부산)이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별전만큼은 꼭 출전하겠다.”며 의욕을 보여온 송종국은 약속대로 18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정규리그 포항전에 출전,‘짧지만 굵은’ K-리그 생활을 마무리했다.부산은 포항에 3-1로 낙승,장도에 오르는 송종국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줬다. 전반 37분 김재영과 교체 투입된 송종국은 경기 내내 월드컵에서 보여준 것처럼 성실하고 화려한 플레이를 펼쳤다.후반 22분에는 골에어리어 왼쪽 모서리에서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을 날려 경기장을 가득 메운 3만여명의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송종국이 부산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고향은 서울이지만 지난해 부산 아이콘스에 입단한 뒤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자신의 축구인생을 활짝 꽃피우는 데 발판이 돼 준 곳이 바로 부산이기 때문이다. 전반전이 끝난 뒤 가진 고별행사에서 송종국은 경기장을 돌며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든 뒤 큰 절로 작별인사를 대신했고,팬들은 송종국의 사진과 ‘더 큰 꿈이 이루어지기를’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대형 걸개그림을 내걸어 아쉬움을 달랬다.이날 입고 뛴 유니폼 상의와 축구화까지 팬들에게 선물한 송종국은 “격렬한 경기여서 힘들었지만 승리로 마쳐 너무 기쁘다.”며 “네덜란드에 가서도 늘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송종국에게 공로패와 월드컵 기념주화,월드컵출전국 깃발세트 등을 전달하고 네덜란드에서도 선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마니치와 우르모브 등의 결장으로 전력에 구멍이 뚫린 부산은 예상을 깨고 선제골을 터뜨렸다.경기 시작 불과 3분만에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우성용의 헤딩패스를 받은 하리가 순간적으로 무너진 포항의 수비진을 제치고 오른발슛,골문을 갈랐다.하리의 정규리그 첫 골. 부산은 전반 41분 디디가 포항 김은석으로부터 얻어낸 패널티킥을 우성용이 오른발로 차넣어 한 골을 보탰다.우성용은 후반 28분 벌칙지역 왼쪽에서 1골을 추가,성남의 샤샤와 득점 공동선두(7골)를 이뤘다. 줄기차게 부산의 골문을 엿보던 포항은 레오가 후반 시작 1분만에 벌칙지역 정면에서 메도의 오른발 프리킥을 넘어지며 가슴으로 밀어넣어 한골을 만회했다.레오는 두번째 출장만에 첫 골을 낚았다. 성남은 ‘골잡이’ 샤샤가 페널티킥을 포함,후반에만 2골을 몰아넣어 꼴찌대전을 3-1로 누르고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한편 이날 5개 경기장에는 14만7183명이 입장,하루 최다관중(12만7544명)및 주말 최다관중(14만5956명)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 치웠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사설] ‘反昌 非盧’ 넘는 깃발 있나

    제3신당 논의가 본격화됐다고 한다.대통령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가지려는 선택으로 이해하더라도,최소한 ‘반이회창-비노무현’같은 사익(私益)적 영역을 넘는 그 무엇인가는 깃발로 달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또 그 가치를 추구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시킬 인적구성이 전제돼야 하리라 본다. 그러한 최소한의 장치라도 있어야만 정치퇴보를 가져온다는 빈정거림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는가.그렇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하는 대로,신당이 대선정국에서의 전략전술 실행을 위한 또 하나의 ‘집 짓기’라면 국민들의 정치염증을 심화시키는 것 외에 무슨 역할을 할 것인지 물을 수밖에 없다. 신당은 원내중심정당과 국민화합을 이야기한다고 한다.원내정당이 창당비용 최소화를 위한 것이고,차별화 전략이란 걸 모르지 않는다.그래도 늘 이합집산의 명분으로 삼아 온 개헌 같은 것보다는 낫다는 게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현재의 중앙-지구당 중심의 정당운영이 고비용 정당정치의 큰 원인이고,이를 개선할 수 있는 원내중심정당은 그나마 정치발전의 한가지어젠다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탓이다. 깃발보다 창당이유를 더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은 참여인사들이다.현재 거론되는 신당 인사들의 면모는 명분이야 어떻든 ‘반창-비노’란 퇴행적 존재이유를 웅변할 뿐이다.경선불복을 치장하기 위한 문패바꿔 달기나,가치관이나지향점 없이 오로지 지역과 표의 가치를 극대화해 권력의 분점을 노리거나,권력에의 승차를 정치 참여의 유일한 이유로 삼는 인사들이 모여 국민화합과 정치개혁을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정당의 창당은 헌법에 그 자유가 보장된 권리다.하지만 이 시대의 지도자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창당이 반역사적이어서는 안될 책무는 지고 있는 것으로 믿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