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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병원, 의료사고 피해 환자에게 강제퇴원 요구했다 패소

    대학병원, 의료사고 피해 환자에게 강제퇴원 요구했다 패소

    대학병원이 자신들의 과실로 식물인간이 된 환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뒤 강제퇴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A(당시 31세)씨는 2010년 2월 출산을 위해 충북대병원 산부인과에 입원한 뒤 다음날 유도분만을 통해 아기를 낳았다. 그러나 출산의 기쁨은 잠시였다. 출산 후 지혈이 되지 않아 치료를 받던 도중 심정지가 발생해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 계속된 치료로 출혈은 멈췄으나 심정지로 인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된 A씨는 충북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연명 치료를 받게 됐다. 이에 A씨 가족은 충북대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실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억 8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A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충북대병원은 법원의 판결대로 A씨 측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다. 그런데 얼마 뒤 충북대병원은 A씨 측에 의료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사실상 강제퇴원 요구였다. 소생가능성이 없는 환자로 영양식과 재활치료에 필요한 근이완제 투여 등 보전적 치료에 그치고 있어 굳이 상급종합병원에 있을 필요가 없고, 요양병원으로 옮기는 게 적합하다는 게 이유였다. A씨 측이 반발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자 충북대병원은 지난해 3월 A씨의 퇴거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의료계약 해지 통보 이후 발생한 진료비 1900여만원의 지급도 요구했다.1년 반에 가까운 법정 다툼이 이어졌지만 이번에도 법원은 A씨측 편이었다. 청주지법 민사6단독 김병식 부장판사는 원고인 충북대병원의 패소 판결과 함께 소송비용 전액 부담을 명령했다고 9일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의료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으로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는 게 원칙이지만,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충북대병원의 표준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일반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하다는 이유는 정당한 의료계약의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병원 측의 진료비 청구에 대해서도 “의사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탓에 환자가 회복 불가능한 신체의 손상을 입었고, 그로 인한 후유증 치유나 악화 방지 치료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병원은 환자에게 어떠한 수술비와 치료비 지급도 청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충북대병원은 이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책방 들어서자… 온갖 얘기가 펼쳐졌다

    책방 들어서자… 온갖 얘기가 펼쳐졌다

    북숍스토리/젠 캠벨 지음/조동섭 옮김/아날로그/344쪽/1만5000원‘Keep Calm and Carry On’(묵묵히 네 길을 가라). 머그잔이며 티셔츠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이 문구가 서점에서 비롯됐음을 아는 이는 흔치 않다. 사연은 이렇다. 영국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부부가 2000년 서점에서 팔 책을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고 한다. 책이 담긴 상자 안에서 이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발견했다. 포스터를 서점 안에 걸어 놓자 손님들이 큰 관심을 보여 복사본을 만들어 팔면서 생활용품에 프린트되어 널리 퍼져 나갔고 21세기의 첫 번째 유행이 됐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영국 독립서점 ‘리핑 얀스’에서 일하는 젠 캠벨이 펴낸 책은 이 사연 말고도 서점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 세계 독립서점 300곳을 일일이 찾아 서점 주인이며 독자, 작가, 손님들을 만나 묻고 들은 답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가 제법 신선하다.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리브레리아 아쿠아 알타’는 아주 독특한 서점이다. 책으로 된 계단이 있는가 하면 역시 책으로 가득한 욕조가 놓여 있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른 독자는 운하가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앉아 책을 읽으며 편히 쉴 수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의 고서점 ‘몽키스 포’에는 ‘비블리오 맷’이라는 기계가 놓여 있다. 기계에 2달러를 넣으면 무작위로 책 한 권을 받아 볼 수 있다. 그 기계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경이롭지 않은 책은 없습니다.’ 흥미롭지만 잘 팔리지 않을 만한 책들을 재미있게 팔 방법을 고민하던 책방 주인이 우연하게 발견한 책을 통해 신기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고안한 방편이다. 포르투갈 포르투에 있는 ‘렐루 서점’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꼽힌다. 애초부터 네오고딕 양식의 서점으로 지어진 이곳의 중앙에는 이중계단이 있고 벽은 차분한 색의 나무로 둘러싸여 있으며 천장은 스테인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다.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 마을인 ‘헤이 온 와이’, 강물 위를 떠다니는 작은 배 위 서점 ‘북 바지’, 빅토리아 시대의 오래된 기차역사를 개조한 ‘바터 북스’, 작가 서명이 들어 있는 중고서적만 파는 ‘앨라배마 북스미스’…. 이처럼 특이한 서점들이 아기자기한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되는 흐름. 하지만 책의 특장은 서점들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는지 공간 소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책을 팔고 사는 매매의 장소가 아니라 ‘소통과 문화가 이뤄지는 만남의 공간’에 방점을 찍는다. 그 공간에서 누군가는 첫사랑을 만나고 어떤 독자는 평생 잊지 못할 양서를 발견해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서점 주인이 책과 사랑에 빠지고, 작가가 자신의 처녀작을 서점에서 발견하는 감동의 장면도 들어 있다.가디언지가 뽑은 ‘영국 출판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5’에 든 ‘던트 북스’ 주인 제임스 던트는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책과 서점의 세계는 아주 흥미로워요. 좋은 서점은 지역사회의 중심점이 될 때가 많아요.” 묵직한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더 선호하고 원하는 책을 책방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 서점에서 손쉽게 사 볼 수 있는 세상. 그런 편리함의 한쪽에서 ‘서점 부활’의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실제로 영국 출판잡지 ‘북 셀러’의 편집자 필립 존스는 “선두적인 독립서점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잠재력과 시장을 갖추고 있다”고 장담한다. ‘서점이 여전히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서문에서 “분명히 그렇다”고 밝히고 있다. 그 확실한 메시지는 미국 태생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말과 맞닿아 있다. “서점은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된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북한에선 어떨까?

    한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북한에선 어떨까?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한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을 맞아 한국은 열흘에 가까운 황금 연휴를 즐기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추석 연휴는 며칠일까. 정답은 단 하루다.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북한의 명절은 크게 국가적 명절, 경축기념일, 국제기념일, 민속명절로 구분된다. 북한의 4대 명절은 국가적 명절인 김일성 생일(태양절, 4.15), 김정일 생일(광명성절, 2.16), 정권수립일(구구절, 9.9), 조선노동당 창건일(쌍십절, 10.10)이다. 이를 포함한 북한의 7대 명절은 국제노동자절(5·1절, 5.1), 광복절(조국해방의 날, 8.15), 헌법절(12.27) 등이다. 그중 북한 최대 명절은 국가적 명절인 김일성 생일(2일 휴무)·김정일 생일(2일 휴무)이고 추석은 북한의 4대 명절에 포함되지 않는 평범한 민속명절로 구분된다. 북한은 과거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민속명절을 배격하였으나 1972년 추석부터 집 인근 조상 묘에 대한 성묘를 허용했다. 이후 북한은 민속명절로 추석(1988년, 1일 휴무), 음력설(1989년, 3일 휴무), 정원대보름(2003년, 1일 휴무), 청명절(2012년, 1일 휴무)을 지정했다. 북한의 추석에는 농악무·그네뛰기·민족음식 품평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차례 상에 여러 음식과 함께 반드시 송편을 올리는 것은 우리와 유사하다. 그러나 북한에선 추석을 포함한 민속명절에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동상이나 혁명열사릉을 찾아 화환을 증정하고 참배하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 일반 주민들은 김 부자 초상화에 먼저 인사한 뒤 차례를 진행한다. 또 짧은 연휴기간(1일 휴무)과 지역간 이동이 거의 없는 점 등도 우리의 추석과 차이점이다. 탈북민들의 진술 중에는 “민속명절을 진정한 명절로 생각한 적이 없고 특별한 놀이를 한 기억이 없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보행자 천국 ‘생태교통마을’ 아시나요

    보행자 천국 ‘생태교통마을’ 아시나요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생태교통마을’이 수원의 새로운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생태교통마을은 2013년 9월 세계 최초로 ‘생태교통페스티벌’을 치르면서 생긴 명칭이다.세계문화유산인 화성행궁에서 화서문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마을이 나온다 2200가구 주민 4300명이 한 달간 석유 연료가 고갈된 상황을 전제로 자동차를 포기하는 ‘불편 체험’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목받았다. 수원시는 주요 도로를 자동차보다 보행자가 우선 되는 생태교통 특화거리로 리모델링했고 거리 상가 간판과 벽면도 깔끔하게 단장했다.생태교통마을은 골목골목마다 볼거리가 있어서 혼자보다는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골목해설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골목 해설사와 함께 성 안 옛길에 들어서면 ‘이야기가 있는 옛길’과 ‘나혜석 옛길’과 ‘나혜석 생가터가 나온다. 생태교통마을 커뮤니티센터에 들러 마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자전거 발전기로 전구 밝히기’ 같은 기구를 체험하는 것도 재미있다. 마을 주변으로 공방과 음식점, 카페가 많이 있다. 지난 16일에는 4년전 생태교통 축제 당시의 열정부터 생태교통의 미래까지 한눈에 볼수 있는 ‘생태교통마을 골목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행궁동 생태교통마을 커뮤니티센터 2층에 자리한 53.25㎡ 면적의 아담한 박물관은 생태교통 관련 자료 30여점을 전시하는 생태교통 홍보관과 이색 자전거 체험관으로 이뤄져 있다. 박물관은 연중 쉬는 날 없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마을해설사가 박물관에 상주하며 전시물에 대해 설명해 주고 사전 신청을 받아 ‘생태교통마을 투어’도 진행한다.전통 한옥의 변천사부터 최신 한옥 건축기술에 이르기까지 한옥의 모든 것을 만나 볼 수 있는 ‘한옥기술전시관’도 27일 생겼다. 장안문 인근에 마련된 한옥기술전시관은 2661㎡ 부지에 지상 2층·지하 1층 규모(연면적 946.16㎡)의 전통 한옥 양식으로 건립됐다.전시관 내부는 한옥의 종류와 양식을 모형과 그림으로 설명하는 전시실, 한옥모형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체험실, 전통 건축물 특별전시와 한옥 관련 강의를 진행하는 교육실로 꾸몄다. 행궁동 주변에는 이밖에 벽화골목, 통닭거리, 팔부자 문구거리 등 특색 있는 거리가 조성돼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고 있다.특히 화성행궁 앞을 통과하는 행궁길은 공방거리로 변신했다. 규방공예와 한지, 서각, 칠보, 가죽 등의 공예공방과 갤러리 30여곳이 둥지를 틀었다.주말 행궁길에는 거리 판매대가 설치되고 공예 체험 행사와 벼룩시장, 다양한 먹거리 판매 행사 등이 마련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김동승 서울시의원, 한민족통일여성協 10대 총재 취임식서 축사

    김동승 서울시의원, 한민족통일여성協 10대 총재 취임식서 축사

    서울시의회 김동승 의원(국민의당, 중랑3)이 15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민족통일여성중앙협의회, 제9대 10대 총재 이·취임식’에 참석했다. 창립 28주년을 맞은 사단법인 한민족통일여성중앙협의회(이사장 김양식)는 여성의 능력과 열정으로 통일에 기여하여 남북한 교류확대 및 동질성 회복, 민족의 공동체 형성을 위해 해외동포의 화합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단체로 현재 회원이 4,500여명이다. 초대~제3대 총재는 김신삼 전 총재가, 제4대~9대는 고정명 전 총재가 역임했다. 한민족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제2도약을 꿈꾸며 진행한 이 날 이이·취임식 행사에 제10대 총재로 취임한 안준희 총재(전 통일여성교육원장)는 한민족통일여성중앙협의회의 재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임사를 가졌고, 고정명 9대 총재는 지난 18년 동안 단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소감 등을 전했다. 김 의원은 이 날 축사를 통해 “오늘 취임한 안준희 총재는 서울시의회에서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며 서울시민의 편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해 온 모범적인 인재”라고 말하며 “한민족통일여성중앙협의회 10대 총재로 안준희 총재가 취임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남북교류협력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시의회 차원에서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수개신교 만나 김동연 부총리 하는 말이..

    보수개신교 만나 김동연 부총리 하는 말이..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종교계 지도자 방문을 이어 가고 있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엔 보수 개신교를 찾았다. 김 부총리는 내년 1월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는 것은 종교계 세무사찰을 위한 의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 한국교회연합 정서영 대표회장과 만나 “기독교계뿐 아니라 불교계에서도 세무사찰을 우려하시는데 그런 우려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신교에서 요구하는 ‘과세 2년 유예’에 대해서는 “그건 국회에서 법에 손을 대야 하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엄 회장은 “과도한 세무조사 때문에 순수한 종교활동이 저해될 수 있다”면서 “탈세 제보가 있으면 각 교단에 이첩해 자진 납부하게 하고, 세무공무원이 개별교회와 종교단체를 조사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김 부총리에게 요청했다. 정 회장 역시 언론에 공개한 모두발언에서 “목사들이 세금을 안 내려고 한다는 식으로 보도가 나가는데 잘못됐다”며 “교회가 정부 주도로 끌려가고 신앙에 침해를 받을까 봐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준비 과정의 절차와 양식 등을 백지 상태에서 겸허히 경청하고 상의하겠다”면서 “종교인 과세로 인해 종교활동과 사회봉사활동을 제약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한국교회가 사회의 화합과 갈등 해소를 위해 그동안 큰 역할을 해 주셨다. 앞으로도 사회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 주실 것으로 알고 감사드린다”는 ‘뼈 있는’ 말도 했다. 김 부총리는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 등도 차례로 예방할 계획이다. 15일에는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는 진보 개신교 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와 만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동연 “종교인 과세, 내년 시행 차질없이 준비”

    김동연 “종교인 과세, 내년 시행 차질없이 준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종교계 과세와 관련해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14일 밝혔다.보수 개신교가 주장한 ‘세무사찰 의도’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종교인 소득 과세 외에 교회 재정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다. 관심을 가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세무사찰 우려가 없게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엄기호 목사,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인 정서영 목사를 연달아 예방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수 개신교계가 ‘종교인 과세 2년 유예’ 입장을 고수하는 데 대해 “기독교계뿐 아니라 불교계에서도 세무사찰 우려를 말씀하셨다”며 “그런 우려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개신교의 과세 2년 유예 요구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건 국회에서 법에 손을 대야하는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종교인 과세 유예가 올해 연말 끝나기 때문에 내년 시행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준비과정의 절차와 양식 등을 백지상태에서 겸허히 경청하고 상의하겠다”며 “종교인 과세로 인해 종교활동과 사회봉사활동을 제약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현을 이렇게 해서 죄송하지만, 제한적인 종교인 소득 과세 외에 교회 재정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다. 관심을 가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세무사찰 우려가 없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부총리는 또 “한국교회가 사회의 화합과 갈등 해소를 위해 그동안 큰 역할을 해주셨다”며 “앞으로도 사회발전을 위해 역할 해주실 것으로 알고 감사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동에는 기재부 최영록 세제실장, 정무경 대변인, 김정관 경제부총리 정책보좌실장, 김종옥 소득세제과장, 국세청 유재철 법인납세국장이 배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회 책무 저버린 헌재소장 인준안 부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1988년 헌법재판소가 출범한 이후 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헌재는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소장이 퇴임한 이후 수장의 공백이 이어져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 이후 헌재 기능의 중요성은 극대화돼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지난 6월 7~8일 열렸다. 그럼에도 가부(可否)는 둘째치고 국회는 그동안 뚜렷한 이유도 없이 임명동의안 처리를 석 달 넘게 질질 끌어 왔다. 이번 사태는 한마디로 국회가 우리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제1의 적폐 세력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여야는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놀랍게도 빨리 논평을 내놓았다. 한없이 주판알을 튕기며 세월을 보내다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두려울 때는 전광석화 같은 모습을 보여 주던 그동안의 행태 그대로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논평은 상대 당을 비난하면서 자신들에게는 책임이 없음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우리는 한 표의 이탈도 없이 120명 의원이 모두 표결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오늘 결정과 관련해 무조건 찬성 입장만 밝혀 온 민주당과 절대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자유한국당은 남 탓하기에 앞서 자기 당 내부를 먼저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는 정부 인선안에 찬성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 그야말로 당리당략에 따라 인사청문회가 이루어지고, 임명동의안 표결에서도 같은 기조가 유지됐으니 유감스럽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보다는 흠집 내기와 발목 잡기로 일관한 한국당과 바른정당도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국정 운영의 모든 책임은 최종적으로 정부·여당에 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임기가 1년 남짓밖에 남아 있지 않은 김 후보자를 청와대가 내세운 것도 사태의 원인(遠因)이 됐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헌재 소장 공백 사태의 장기화를 부른 정치권의 책임은 국민의 이름으로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최소한의 양식이 남아 있다면 남 탓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헌재의 정상화가 늦어진 데 대한 사과를 먼저 하는 게 도리라고 본다. 무엇보다 늦어진 헌재 소장 임명 절차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로 새 정부 출범 이후 낙마한 인사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청와대도 이번 사태가 야당의 발목 잡기라는 인식에 매몰되지 말고 협치(協治) 정신을 다시 살리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우리 정치권에 전화위복은 기대하지도 않는다. 국민은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 나가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 [자치단체장 25시] 지상엔 전통美, 지하엔 현대美… 땅속 신세계 연 ‘명품종로’

    [자치단체장 25시] 지상엔 전통美, 지하엔 현대美… 땅속 신세계 연 ‘명품종로’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면서도 안전과 편리성을 가진 아름다운 도시, 바로 명품종로의 모습입니다.”김영종(64) 서울 종로구청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끌어 온 구정의 핵심 방향을 ‘명품도시’라는 한마디로 압축해 소개했다. 조선왕조의 수도인 종로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란 점에서 역사와 문화는 곧 종로의 정체성이자 계승해야 할 가치라는 것이다. 다만 동시에 이로 인해 주민 생활이 불편해지지 않도록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명품종로’를 만드는 데 매진하고 있다. 민선 5기(2010년 7월~2014년 6월)를 넘어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 4년차를 맞아 그가 추구하는 명품종로의 성과를 짚어 봤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가 구상하는 일명 ‘땅속 마천루’인 지하도시 개발 사업을 일찌감치 시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청진동 일대 대형 빌딩과 지하철역 등을 지하보도로 잇는 ‘청진구역 지하보도 조성사업’을 지난해 5월 완료한 게 대표적이다. 이 사업으로 1호선 종각역~그랑서울~타워8~청진공원까지 350m 구간, D타워~KT~광화문역까지 240m 구간이 지하로 연결되는 지하도시로 새롭게 태어났다. 서울시가 지난해 종각역에서 광화문역과 시청역을 거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이어지는 4.5㎞ 길이의 ‘도심권 지하도시’ 개발 계획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종로구의 이 같은 성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김 구청장은 “지하도시로 유명한 캐나다 몬트리올 언더그라운드시티가 주요 빌딩들을 지하로 연결시켜 땅속에 또 하나의 도시를 만들어 낸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아 청진구역 지하보도 조성 아이디어를 냈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이 취임한 2010년 7월 당시 이 구역 내 그랑서울, 타워8, D타워 등 사업들은 건립이 허가됐거나 공사 중이었다. 건물 지하를 연결하겠다며 선뜻 추가분담금을 낼 사업자는 없었다. 그는 건축사 출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사업가의 뚝심을 발휘했다. 청진구역도 전체를 하나의 사업장으로 연계해 지하공간을 개발한다면 각 건물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편리성 증대로 유동인구가 늘어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업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했다. 협의체를 만들고 1년간 87회의 회의를 거친 끝에 사업비 596억원 전액을 세금이 아닌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지하 연결 프로젝트를 이끌어 냈다. 상생 정신을 바탕으로 관이 구상하고 민이 출자해 도시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 발판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포인트는 지상 위에 건립한 청진공원이다. 도시개발 속에 사라지는 옛 청진동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지상에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그는 “땅속에 묻혀 있던 주춧돌과 철거된 한옥의 기와를 재활용해 1900년대 지적도를 따라 옛 건물터와 담장을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1930년대 지어진 도시 한옥은 종로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종로홍보관으로 복원했다.특히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하면서 빌딩 숲 사이사이로 발굴된 전통 문화재들을 보존한 점도 눈길을 끈다. 2015년 D타워 부지 옆에는 조선시대 시전행랑 터 위를 투명 강화유리로 덮어 행인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KT건물 부지에서는 16세기 전통 구들 시설을, 그랑서울 부지에서는 조선시대 화약무기인 총통 등을 투명한 유리 위를 걸으며 볼 수 있게 했다. 김 구청장의 도시 설계 혜안은 그의 이력과 관련이 있다. 조선대 병설공업고등전문학교 건축과(5년제),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 등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는 서울시 건축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1983년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20여년간 건축가로 일한 도시 전문가다. 쉽게 곁을 주지 않는 스타일로 언뜻 냉정해 보이기도 하지만 공무원 시절부터 명쾌하고 친절한 설명으로 민원인들에게도 인기였다는 평이다. 김 구청장은 “조선 한양 천도 이후 6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종로구에는 고궁과 각종 문화재 등 문화유산이 많고, 곳곳마다 옛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며 “한복, 한옥, 한식, 한글과 같은 한국적 요소를 곳곳에 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구청장은 전통 한옥 양식을 공공시설물에 적용하고 있다. 개발로 철거 위기에 처한 낙원동 소재 서울시 등록음식점 1호 ‘오진암’을 부암동으로 옮겨 복원한 ‘무계원’, 세종마을에 장기간 방치된 한옥 폐가를 매입해 지난 6월 개관한 한옥전시관인 ‘상촌재’, 인왕산 자락에 2014년 지은 한옥 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철거 한옥에서 보존가치가 있는 자재를 매입, 전문가 손으로 다듬어 지역 주민 등에게 싼값에 제공하는 ‘한옥 재활용은행’도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우리의 옷인 한복은 종로의 역사와 문화를 빛낼 소트프웨어로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9월이면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인사동, 무계원, 북촌 등에서 한복과 전통문화를 즐기는 ‘종로한복축제-한복자락 날리는 날’을 개최하는 게 대표적이다. 외국인 유학생, 시민, 강강술래 이수자 등 1000여명이 한복을 입고 강강술래를 하는 신명대강강술래는 도심 속 장관을 이룬다. 이 밖에 공무원들의 한복 입는 날, 한복 입은 관광객이 음식점을 방문하면 가격을 할인해 주는 한복음식점, 장롱 속 안 입는 한복을 수선해 주는 한복체험관 등 한복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곳곳에 새로운 명소가 나오고 있다. 인왕산 옥인아파트 9동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수성동 계곡을 겸재 정선의 그림처럼 복원해 문화재로 지정했고, 버려진 물탱크를 윤동주문학관으로 재탄생시켜 관광 코스로 만들기도 했다. 박노수 화백이 2011년 구에 기증한 가옥을 꾸며 개관한 종로구 최초의 구립 미술관인 박노수미술관도 명소로 자리잡았다. 창신·숭인 지역 도시재생도 같은 맥락이다. 인근 미디어아트 선구자 백남준 선생의 창신동 집터를 기념관으로 조성했고, 창신동 봉제공장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주역들을 조형물로 만들어 골목에 배치했다. 김 구청장은 전통과 역사를 정체성으로 하되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가 돼야 한다며 관련 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걷기 편하고 건강한 거리 조성사업을 펴 왔다. 통일성 없이 마구잡이로 설치된 시설물을 철거하고, 비슷한 기능을 가진 인접 시설물을 통폐합하는 내용의 ‘도시 비우기 사업’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소방서,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함께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총 1만 4000여건을 정비했다. 기존과 달리 기초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고 흙과 화강석, 모래만을 사용해 빗물을 지면으로 흡수, 장마 시 침수 발생률을 줄이는 식으로 보도도 정비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소담스럽지만 깨끗하고 좋은 환경에서 살면 생각도 생활도 아름다워진다”며 “무명옷에 풀을 입혀 잘 다려 입은 꼿꼿한 선비의 모습 같은 명품종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이전을 재고해주세요”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이전을 재고해주세요”

    국립민속박물관을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박물관 지킴이’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종철 전 한국전통문화대 2·3대 총장 등 한국박물관을 사랑하는 박물관 관계자·문화유산전문가 등 11명은 지난 21일 3시간에 걸친 회의를 가졌다. 국립민속박물관 이전문제가 핵심 논의대상이었다. 정부에서 국립민속박물관을 당초 이전 대상지인 용산 미군기지 이전지가 아니라 세종으로 이전하려는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다음은 이 총장이 이 회의를 토대로 도종환 문체부 장관에게 보낸 건의문이다. 안녕하십니까? 국민의 사랑 받는 시인이시며, 도종환 국회의원님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취임을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평소 남다른 국정을 펴시는 분이라 여겼으니, 기대 역시 큽니다. 저는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국립광주박물관 연구실장, 국립전주박물관장, 국립민속박물관장을 역임하고,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2ㆍ3대 총장으로 임명되어 41년 간 공직에 봉사했던 이종철입니다. 7월 중순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 계획이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보고되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제 눈과 귀를 의심하였습니다. 풍문에 의하면, 세종시로의 이전 이유가 문화부 소유 용산부지가 너무 좁다는 데 있고, 대안으로 세종시 박물관 단지로 이전하는 한편 용산의 이전 예정부지는 국립문학박물관을 건립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뜬금없는 내용인데, 만일 이러한 성급한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수도권 시민의 문화 향유권이 약해지고 서울을 찾는 외국인의 한국문화 체험 명소가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국립(중앙)민속박물관은 한국인의 5천 년 생활사를 집약 전시한 문화 현장이고 서울·경기의 중심에 자리 잡은 이점이 더해져 외국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대표적 문화체험 공간으로서 명성을 떨쳐 왔습니다. 박물관미술관 진흥법 10조와 65조에는 국립민속박물관은 민속문화를 대표하는 국가 대표박물관으로서, 국립중앙박물관ㆍ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서울에 두고(진흥법상의 묵시적 함의라 생각합니다) 세계 각국의 생황양식의 전시와 교육을 위한 지방박물관을 둘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세종시의 국립민속박물관 이전보다 국제적 경쟁력이 있고 세계문화유산을 소통시킬 수 있는 국립어린이인류학 박물관(6ㆍ25참전국, 아세안 중심의 다문화이해)을 문재인 정부의 이니셔티브로 다시 추진하여 문대통령님 임기내 개관 할 것을 간곡히 건의합니다. 저는 국립전통문화대학교 총장 시절인 2006년 2월부터 세종시 어린이인류학(민족학)박물관 건립 추진위원장을 맡아 문화대국의 기틀을 다지는 데 봉사한 바 있습니다. 이 계획은 연구용역과 건물 설계까지 마무리되어 순조롭게 추진되다가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진행된 대운하 건설과 관련하여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어린이박물관 건립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경애하는 도종환 장관님 문화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어서는 아니 됩니다. 더욱이 ‘국민의 나라, 문화가 숨 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정책은 연속성을 지녀야 합니다. 이전부터 준비하고 계획했던 국립민속박물관의 용산 이전을 실행해야 합니다. 국립민속박물관 용산 이전은 김대중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기획되었고, 1999년부터 2011년 12년 동안 문화관광부 문화정책국ㆍ한국문화정책개발원ㆍ국립민속박물관ㆍ민속학회와 인류학회 등이 추진하여 한국개발원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현재 진행형의 사업입니다. 2009년 3월 30일,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서는 국가 상징거리 조성계획에 삼각지의 전쟁기념박물관 근처에 입지 계획을 발표하고, 당년 10월 20일에는 문화관광부 기획재정부 용역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ㆍ건교부 등 관련 기관과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아울러 국립민속박물관은 수장고의 부족을 메꾸기 위해 파주출판문화단지 내 개방형수장고와 경기북부의 문화향유권을 제공하기 위해 야외전시 공간시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종시 이전 발표로 원대한 계획은 하루아침에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리 문화인은 세계인의 문화수도인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이나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스미소니안몰과 같은 문화명소를 꿈꿉니다. 문재인 정부의 하이라이트는 국민문화시설 창조이고 문화복지입니다. 숲이 있는 용산공원 내의 박물관 건립은 문화명소를 갖는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문화적 위용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모스크바의 푸쉬킨 시비에 헌화된 공산치하 무명국민의 참배를 기억하시겠지요? 문화는 생명의 길이고 삶의 가치를 지향하는 디자인입니다. 용산이 지닌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우리의 몫입니다. 문화가 집약된 박물관 건립으로 말입니다. 친애하는 도 장관님 문화부의 문화기반 정책국과 국립민속박물관 측에서는 도 장관님께 보고한 내용이나 국정위 결정지시 공문 일체를 소직에게 함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7월 26일부터 오늘까지 한 달 여를 고민하면서 문화유산 발굴과 창달에 평생을 바친 공직자의 신념과 양식으로서, 국정위 결정은 미래지향적인 발전 계획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장관님께 건의를 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여 어설픈 글로 청원을 올립니다. 최대다수의 국민을 위한 의미 있는 문화정책을 기대합니다. 그럴 때 문화가 숨 쉬는 대한민국이 가능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세종시의 이전 계획을 재고하시고 용산공원 내의 이전 건립을 재확정해 주십시오. 지난 주 입추가 지나고 문화의 계절인 가을이 시작되었습니다. 부디 장관님의 용단으로 아름다운 가을, 문화가 결실을 맺는 문재인 정부의 첫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바쁘신 가운데 저의 청원서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장관님의 강건과 광영, 문화체육관광부의 무한 발전을 빕니다. 2017년 8월 28일 이종철 올림 *추기 아울러 저의 건의는 한국박물관을 사랑하는 박물관 관계자ㆍ문화유산전문가 등 11명이 모여 3시간에 걸쳐 논의한 끝에 합의한 내용을 간추려 만든 청원서임을 해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강신표 인재대 문화인류학 명예교수 김영종 건축가, 종로구청장 김의정 (사)국립민속박물관회 이사장, 명원문화재단 이사장, 전 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장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김홍남 한국내셔날트러스트 공동대표,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문미옥 서울여대 아동학 교수, 한국 아해어린이박물관장 이선종 원불교 중앙본부 교무, 은덕문화원장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문화재위원 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아세아문화중심도시 추진위원장 이종철 전 한국전통문화대 2·3대 총장
  • 허위 출생신고로 지원금 받은 승무원, 6개월 만에 검거

    “정말 아이를 갖고 싶었습니다.” 아이 2명을 낳았다고 허위 신고해 정부와 회사에서 지원금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28일 경찰에 붙잡힌 승무원 출신인 류모(41·여)씨는 이같이 털어놨다.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아 인공수정을 시도해 봤지만 실패했다. 결국 입양을 하기로 마음먹고, 먼저 출생신고부터 했다. 그런데 입양을 하려니 절차가 너무 까다로웠다. 입양마저 수포로 돌아가면서 류씨는 절망감에 빠졌다. 그때 동사무소 직원이 류씨에게 “출생신고를 했으면 수당을 신청하라”고 권유했다. 그는 허위 출생신고로 의심을 받을까 봐 허위 수당을 신청했다. 이때부터 그의 운명은 꼬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출생증명서 양식을 찾아 똑같이 만들었다. 이렇게 그는 2010년 3월과 2012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위조한 출생증명서를 제출해 각종 지원금 4840만원을 챙겼다. 강남구청에서 양육수당으로 1000만원을 받았다. 이어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기간 동안 회사에서 급여 1800만원, 고용보험에서 2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그렇게 7년이 흘렀다. 2010년 3월에 태어난 것으로 신고된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입학해야 할 아이가 입학하지 않자 수사를 의뢰했다. 이때 그의 허위 신고가 탄로났다. 이 시점에 남편과 이혼했다. 그는 집을 나와 1주일 정도 모텔을 전전했다. 이어 강서구 공항시장 근처에 빌라를 얻어 월세로 살았다. 이때 그는 임신을 한 상태였다. 지난 6월 말쯤 그는 경남에 있는 외삼촌 집으로 가 출산을 했고, 일주일 정도 휴식을 가진 뒤 다시 방화동 빌라로 왔다. 체포가 두려워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고 병원도 가지 않았다. 비상금 500만원을 다 써버린 그는 친어머니가 월세로 살고 있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아파트로 거처를 옮겼다. 지난달쯤엔 다니던 회사에서도 해고됐다.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청라의 한 아파트에서 은신하고 있던 류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그는 지난 6월 말에 낳은 아들, 친어머니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 혐의가 적용됐다. 그가 위조한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산부인과 의사는 2007년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장기간 도피 생활을 해 도망의 염려가 있고 편취금액이 크고 죄질이 중대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경기 “중첩규제로 2조 투자 막혔다”

    경기도에서 가장 심한 규제를 받는 곳은 광주, 양평, 가평, 여주, 이천, 남양주, 용인 등 경기동부 7개 시·군이다. 1990년 팔당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된 7개 시·군의 면적은 2097㎢로 도 전체 면적의 21%를 차지하며 서울시 면적의 약 3.5배다. 이 지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장, 양식장, 숙박업, 음식점, 축사, 폐수배출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다. 경기도가 이처럼 도내 지역별 규제 상황과 내용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규제지도를 발간했다. 도 규제개혁추진단은 24일 규제의 불합리성을 알리기 위해 경기도 규제지도를 공개하고 오는 28일부터 정부와 국회, 도내 31개 시·군 및 연구기관, 경제단체 등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규제지도를 보면 경기동부지역은 팔당특별대책지역 외에도 자연보전권역(3830.5㎢), 개발제한구역(1175.3㎢), 상수원보호구역(190.2㎢), 수변구역(145.3㎢), 군사시설보호구역(2363㎢)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광주시는 시 전체가 특별대책지역 Ⅰ권역과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돼 있으면서 별도로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에도 해당되는 지역이 있어 6개의 가장 많은 규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전역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규제를 받으면서 공업입지 규제, 대학 신·증설 금지, 연수시설 조성 등이 제한되고 있으며 2363㎢(도 전체 면적의 23%)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 전체 면적의 2배에 달하고 도 전체 면적의 12%에 해당하는 21개 시·군 1175㎢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설정돼 각종 행위에 제한을 받는다. 도는 이 같은 중첩 규제로 도내에서 70여개 공장에 대한 2조원 규모의 투자와 36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연천과 가평 등 낙후지역조차 ‘수도권’이라는 규제에 묶여 발전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용군 규제개혁추진단장은 “도는 자연보전권역이나 경기북부 접경지역 같은 낙후지역 내 불합리한 규제가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면서 “이번 규제지도가 도에 적용된 각종 규제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귀뚜라미 사기극

    귀뚜라미 양식 사업에 투자하면 높은 배당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650명으로부터 201억원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주범 최모(51)씨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개발사업에 투자하면 높은 이율의 배당금을 주겠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가로챘던 김모(57)씨 등 피해자들까지 끌어모아 사기 행각을 벌였다. 22일 경기 부천소사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8월 기획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개발사업’이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수사를 벌이자 재미를 못 보고 손을 털었다. 김씨 등 피해자들은 투자금 반환을 요구했다. 인천 부평 일대에서 소문이 나자 최씨는 같은 해 9월 인접한 부천시로 옮겨 ‘귀뚜라미를 이용한 사기’를 기획했다. 그는 “식용 귀뚜라미는 40~45일이면 성충으로 자라 사육기간이 짧아 고소득을 거둘 수 있고, 육류보다 단백질이 2배 이상 많고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아 미래식량”이라며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이들은 “1구좌당 240만원을 투자하면 매주 20만원을 배당받아 3개월이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연간 212%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노인이나 부녀자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들의 범행은 9개월 계속됐다. 투자자들을 전세버스에 태워 강원 홍성과 경기 시흥 등 2곳에 마련한 귀뚜라미 비닐하우스 양식장에 데려가 배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받은 금액의 10%를 수당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결과 이들은 귀뚜라미 양식업은 하지 않고, 후순위로 받은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업체를 운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냉장고를 부탁해’ 김민석 “송중기·송혜교, 냉장고와 세탁기 선물”

    ‘냉장고를 부탁해’ 김민석 “송중기·송혜교, 냉장고와 세탁기 선물”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배우 김민석이 송중기에게 선물 받은 냉장고를 최초로 공개했다. 21일 방송되는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대세 배우 김민석이 출연해 냉장고를 공개한다. 김민석의 냉장고는 송중기가 선물한 것으로 밝혀져 시작부터 관심을 모았다. “어떤 이유로 선물받게 된거냐”는 MC들의 질문에 김민석은 “드라마 촬영 이후 이사선물로 받았다”고 말해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이어 “집에 있는 세탁기는 송혜교가 사준 것”이라고 밝히며 “후손들에게 대대로 물려주겠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김민석은 배우가 되기 전 요리사로 활동했던 과거가 밝혀지기도 했다. 그는 “용돈벌이로 회 배달을 시작하다가 얼떨결에 주방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대학 전공까지 요리를 선택하며 한식과 양식,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털어놔 셰프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요섹남’ 김민석의 냉장고 속 재료도 공개됐다. 도중에는 셰프들이 모두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로 귀한 재료가 등장하기도 했다는 후문. 한편,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이날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JTB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돈스파이크, 2017 청소년 통일노래 경연대회 심사위원 참여

    돈스파이크, 2017 청소년 통일노래 경연대회 심사위원 참여

    [서울신문 김채현 기자] 작곡가 겸 프로듀서 돈스파이크가 통일부 주최 ‘2017 청소년 통일노래경연대회’ 심사위원을 맡았다. 통일노래경연대회 운영사무국은 “통일 미래 세대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노래를 통해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통일을 받아들일 수 있는「제4회 청소년 통일노래 경연대회(이하 ’경연대회‘)」최종결선에 돈스파이크가 3년 연속 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고 11일 밝혔다. 4회째를 맞는 경연대회는 청소년들이 ‘음악’을 매개로 통일 문제를 접근하여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 및 동 연령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통일 노래’ 부르기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기존 홈페이지 접수 외에 SBS ‘판타스틱듀오’ 앱으로 유명한 노래방 반주 애플리케이션 ‘에브리싱’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주 연령층인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참가자들의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한편, 운영사무국은 초·중·고등학교의 여름방학에 따른 참가팀의 연습 기간 등을 고려하여 당초 31일 마감이던 예선 접수기간을 오는 20일까지 연장했다. 참가자는 경연대회 홈페이지(http://www.uni-contest.kr)를 통해 신청서와 작품 동영상 또는 음원을 등록하면 된다. 에브리싱 앱으로 접수할 경우, 이벤트 페이지에서 대표 통일송인 ‘통일공식’을 녹음하여 소정의 양식과 함께 제출하면 된다. 온라인(on-line) 예선심사 및 전국 6개 권역 시·도교육청과 협업하는 지역본선을 거쳐 선발된 권역별 우승팀 12개 팀은 10월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신세계스퀘어에서 결선을 치르게 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청소년 통일노래 경연대회를 통해 청소년들이 통일과 관련된 문화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통일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역사를 바꾼 요리 가루] 입맛·영양 모두 잡는 한끼 ‘마법의 황금 가루’ 카레

    [역사를 바꾼 요리 가루] 입맛·영양 모두 잡는 한끼 ‘마법의 황금 가루’ 카레

    세계를 발밑에 둔 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위용을 떨치던 17세기의 대영제국도 인도의 뜨거운 폭염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당시 인도에 자리잡은 영국인들은 무더위로 인한 만성 식욕부진과 소화기 장애에 늘 시달려야 했다. 반면 인도인들은 아무리 강렬한 더위 앞에서도 기력을 잃지 않았다. 영국인들은 이내 그 비밀을 독특하고 알싸한 향의 황금빛 가루에서 찾았고, 유럽 대륙으로 전격 ‘스카우트’ 했다. 그렇게 국제무대에 데뷔한 카레는 이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음식의 풍미를 돋워 입맛을 사로잡는 주방의 조수이자 1인 가구의 영양 보충을 돕는 든든한 한끼 식사로 자리잡았다.카레는 대표적인 인도 음식이다. 카레의 어원은 인도 타밀어로 ‘소스’라는 뜻의 ‘카리’(Kari)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향기롭고 맛있다’는 의미의 힌두어 ‘투라리’(Turar)로 불리다가 후에 영국에 전해지면서 ‘커리’(Curry)가 됐다는 설도 있다. 일반적으로 카레는 노란색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널리 쓰이는 향신료인 카레나무는 사실 푸른 잎사귀를 갖고 있다. 우리가 아는 카레의 황금빛은 카레의 주 재료인 강황 때문이다. 카레 잎은 월계수 잎보다 작고 연하며, 보통 줄기에 붙어 있는 신선한 상태로 구입해 기름에 살짝 볶아 향을 살려서 요리에 사용한다. 이 카레 잎과 겨자씨, 강황, 고수, 커민, 고추, 후추, 계피, 페누그닉, 코리앤더 등 각종 천연 향신료를 건조해 분말로 가공한 것이 바로 카레 가루다. 여기에 다시 식품첨가물 등을 적절히 배합하면 소스 카레가 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카레 제품의 경우 고형·분말 제품에는 카레 가루가 5% 이상, 액상 제품에는 1% 이상 들어간다. 인도에서 유래했지만 현재 우리에게 친숙한 형태의 카레는 영국을 중심으로 전파됐다. 인도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17세기 인도 현지에 머물게 된 영국인들이 음식의 부패나 맛의 변질을 막아주고 식욕을 돋우는 카레의 매력에 눈뜬 것이다. 인도의 초대 총독이었던 워런 헤이스팅스가 임기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 대량의 커리 향신료를 빅토리아 여왕에게 진상했다는 기록도 있다. 18세기 초 영국 본토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카레는 1810년 옥스퍼드 사전에 ‘커리 파우더’(curry powder)라는 단어가 처음 등재될 정도로 대중화됐다. 영국에 건너온 카레는 유럽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매운맛을 줄이고 밀가루를 넣은 스튜 형태로 변형됐다. 초기에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다가 점차 대중적으로 수요가 늘었다. 18세기 말에는 ‘크로스 앤드 블랙웰’(C&B)이라는 영국 식품회사가 세계 최초로 카레를 즉석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분말 형태로 제조·상업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유럽 전역으로 급속도로 퍼졌다. 네덜란드에서는 인도네시아 요리의 영향을 받아 코코넛 우유를 넣은 카레 요리를 개발했고, 프랑스에서는 ‘루’(밀가루와 버터를 섞은 요리 재료)를 넣어 걸쭉한 카레를 만드는 등 국가별로 다양한 카레 조리법이 발명됐다. 일본으로도 전해진 카레는 ‘커리’의 일본식 발음인 ‘카레’(カレ)로 불렸다. ‘풍월당’이라는 식당에서 처음 판매돼 점차 일반 가정에까지 보급됐다. 일본의 카레는 유럽식에 비해 고기의 양이 적고 채소가 많이 들어간다. 밥 위에 카레를 끼얹어 먹는 카레라이스도 일본에서 탄생했다.국내에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 일본을 통해 카레가 처음 소개됐다. 당시 서울 명동 등지에서 운영하던 양식당의 주 메뉴 중 하나가 일본식 카레라이스였다. 그렇다 보니 당시 카레는 부자들만 맛볼 수 있는 진귀한 음식이었다. 쌀 1㎏의 가격이 25전 정도이던 1935년 무렵, 카레라이스 한 그릇의 가격은 그 5배인 1원 25전(125전)에 달했다. 1969년 5월 5일 식품업체 오뚜기가 국내 최초로 인스턴트 카레를 출시하면서 카레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들어서는 서구화된 생활방식이 널리 퍼진 데다 간편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음식으로 인식되면서 카레가 널리 사랑받았다. 특히 밥에 카레를 끼얹어 조금씩 떠먹는 일본과 달리 비빔밥처럼 소스를 밥에 비벼 먹거나 단무지, 김치를 곁들여 먹는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카레 문화가 발달했다. 카레의 원료인 각종 향신료에는 항암·항산화 작용을 비롯해 기억력 강화, 치매 예방 등 효능이 있어 특히 노인에게 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카레가 주식인 인도는 세계에서 치매 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이기도 하다. 또 카레의 ‘커큐민’ 성분은 위산 분비를 조절해 소화 작용을 돕는 역할도 한다. 카레 가루는 고기의 누린내를 잡아줘 자칫 냄새가 나기 쉬운 닭고기나 양고기 등을 이용한 요리를 할 때 소량을 첨가하면 음식의 풍미를 높일 수 있다.지난해 국내 카레 시장은 판매액 약 1161억원에 판매량 1만 112t 규모였다. 다만 최근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확대로 카레를 대체할 다양한 즉석식품이 등장하면서 카레 시장은 상대적으로 소폭 위축되는 추세다. 업체별로는 오뚜기가 60% 이상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상 청정원이 ‘카레여왕’으로 점유율 20%를 돌파하며 오뚜기의 뒤를 쫓고 있다. 높은 진입장벽을 뚫기 위해 CJ제일제당이 2009년 ‘인델리 커리’ 7종을 내놓으며 오뚜기의 아성에 도전했으나 고전 끝에 4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오뚜기는 국내 최초로 레토르트 카레 시장의 문을 연데 이어 2004년 강황 함량을 늘리고 귀리를 원료로 사용해 건강을 강조한 ‘백세카레’를 출시하면서 ‘웰빙 카레’ 시장을 선도하기도 했다. 또 오뚜기의 독주에 도전장을 내밀며 2010년 출시된 청정원 카레여왕은 ‘퐁드보 육수’(오븐에 구운 소고기 뼈에 야채를 넣고 우려낸 프랑스식 육수)를 사용한 프리미엄 카레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과거에는 분말형, 과립형 등 제형에 따른 제품 출시에 열을 올렸다면 최근 몇년 새 카레시장은 맛의 다양화에 집중하는 추세다. 청정원은 매운 정도에 따른 맛의 분류만 존재했던 카레시장에 해물, 구운 마늘·양파, 토마토·요구르트, 치즈·코코넛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놔 호응을 얻었다. 2014년에는 향신료의 배합을 달리 한 ‘카레여왕 로열 스파이스’ 3종을 출시했다. 오뚜기도 최근 인도와 태국식 카레인 ‘3분 인도카레 마크니’, ‘3분 태국카레소스 그린’, ‘맛있는 허니망고 카레’, ‘맛있는 버터치킨 카레’ 등 국가별 카레 맛의 특성을 살린 제품들을 내놨다. 김영선 청정원 카레여왕 담당 팀장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국내 간편식의 원조격인 카레가 우위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신제품 개발을 하는 것이 업체들에 주어진 숙제”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상상·이상·옥상

    상상·이상·옥상

    경기 판교에 사는 직장인 서모(36·여)씨는 요즘 주말만 되면 남편과 네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집 근처 백화점으로 ‘출근’을 한다. 목적지는 백화점 꼭대기 층이다. 여기에 있는 동화책 미술관에서 아이와 나란히 앉아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거나 옥상 공원에서 아이가 친구들과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남편과 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이후 백화점 레고 매장 구경으로 주말 백화점 꼭대기 층 나들이를 마무리한다. “아이와 놀러갈 곳을 찾는 게 주말마다 큰 부담이었는데 집에서 가까운 데 이런 공간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결혼 전에는 종종 백화점이나 번화가에서 ‘윈도 쇼핑’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부터는 그럴 겨를이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 백화점 나들이가 잦아지니까 제가 더 신나서 놀러가는 기분이 드네요.”백화점의 옥상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 강자’였던 백화점의 위기론이 몇 년째 대두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의 발길을 끌어당기기 위해 다각도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도 백화점 옥상은 문화시설을 갖춰 집객(集客) 효과를 노리는 전략 공간이었다. 고객들이 건물 꼭대기에서부터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매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샤워 효과’를 유발하기 위해서다. 백화점 옥상공원의 효시는 일본의 미쓰코시백화점이다. 미쓰코시는 1908년 도쿄 니혼바시에 위치한 백화점 본관을 개·보수한 뒤 재개장하면서 옥상에 서양식 ‘공중정원’을 설치해 이목을 끌었다. 우리나라에는 신세계백화점이 1972년 9월 본점 옥상에 폭포, 인공절벽 등을 설치한 것이 최초다.과거에는 카페나 정원 등 단순한 휴식공간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점포별 입점지역의 특성에 따라 여성뿐 아니라 어린이, 가족, 성인 남성까지 다양한 소비자층을 아우를 수 있는 맞춤형 놀이 공간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독특한 옥상공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상 어린 자녀를 둔 30대 중후반의 중산층 부부가 가장 대표적인 백화점의 고객층”이라며 “이들을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자녀와 관련된 콘텐츠를 강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신세계백화점 부산센텀시티점은 2013년 7월 업계 최초로 1200평(약 4000㎡) 규모의 가족형 테마파크 ‘주라지’를 개장했다. ‘공룡의 땅’, ‘아프리카 마을’, ‘빗물 정원’, ‘바오밥 숲’, ‘해적선’ 등 5가지 주제에 맞게 공간을 꾸미고 회전목마와 공룡 슬라이드, 안개분수 등 방문객이 직접 탑승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를 갖췄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난해 12월 문을 연 대구점은 아예 백화점 최상층인 9층과 옥상을 통합한 대규모 테마파크를 선보이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연면적 1600평(약 5300㎡) 규모의 아쿠아리움을 설치하고, 센텀시티점 주라지의 약 2배에 이르는 2200평(약 7300㎡) 규모의 실내외 통합형 주라지를 조성했다. 높이 10m가 넘는 바오바브나무 모형에서 이어지는 옥상전망대에 오르면 전면 통유리를 통해 동대구역과 팔공산, 동대구역사광장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신세계백화점 김해점은 옥상을 ‘뽀로로 빌리지’로 꾸몄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이용한 놀이터와 애니메이션 극장과 공연장, 전기차 운전시설 등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으로 가족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옥상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주제로 한 회전목마와 분수, 카페 등을 갖췄다. 판교점 옥상정원은 ‘현대 어린이책 미술관’과 바로 연결돼 있어 어린이들이 실내외를 오가며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어린이책 미술관은 6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시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미술 전시회나 교육 프로그램이 열려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그런가 하면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 체험 공간으로 옥상을 활용해 백화점 이용 대상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옥상에는 지난 4월 레스토랑 ‘호무랑’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헨리 무어, 호안 미로, 제프 쿤스 등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놓은 조각공원 ‘트리니티 가든’이 조성돼 관광명소로 각광받아 왔다. 롯데백화점 인천점 옥상에는 지난 5월 말 면적 840㎡의 풋살 경기장이 개장됐다. 국제정식규격을 적용해 유소년 연습경기뿐만 아니라 프로경기까지 치를 수 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 관계자는 “풋살 경기장을 운영하면서 직장인, 풋살 동호회 등 성인 남성 방문객의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옥상공원을 야외 결혼식장으로 대여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6월 초 대구점 웨딩센터에 상담을 의뢰한 고객의 요청을 백화점 측이 받아들이면서 옥상 정원에서 이색 결혼식이 열렸다. 이를 시작으로 롯데 대구점은 백화점 옥상을 야외 웨딩장소로 무료로 제공하고, 국내 유명 결혼전문업체와 연계해 고객 맞춤형 웨딩 플래닝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나섰다. 본점 영플라자 옥상공원에서는 문화예술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전자댄스음악(EDM) 축제인 ‘울트라 코리아 2017’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면서 지난 6월 20~30대 고객 500명을 초청해 옥상공원에서 ‘울트라 코리아 2017 사전 파티’를 열었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는 구름다리, 터널 등 반려동물을 훈련시키거나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는 전용 시설을 갖춘 ‘펫 플레이 파크’를 운영했다. 이달에는 영화를 상영하고 평론가의 강연을 듣는 ‘루프탑 영화제’를 연다. 현대백화점도 부산, 울산, 광주를 제외한 전 점포 옥상에 운영하고 있는 하늘정원을 도슨트의 작품 설명을 곁들인 예술작품 전시나 요가 수업, 인디밴드 공연 등 다양한 행사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이 소비자의 생활권에 들어서 있는 데다, 수준 있는 문화 제공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는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오프라인 유통 공간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공원 등을 통해 간접적인 모객 효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매장별로 구체적인 타깃 수요자를 설정하고 여기에 적합한 목적 지향적 공간을 조성하는 맞춤형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백화점 문화가 우리나라보다 먼저 발달한 일본의 경우에도 최근에 매장 내부에 주민복지 관련 공간이 들어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백화점이 단순한 상업시설이었다면, 점차 지역사회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고급스러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백화점의 차별화 요소였지만, 유통채널 간 제품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새로운 공간적 의미 부여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SOS 생계형 알바족] “청년 버리면 미래 없다” “인식 바꾸면 일자리 있다”

    [SOS 생계형 알바족] “청년 버리면 미래 없다” “인식 바꾸면 일자리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생계형 알바를 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은 못 하게 돼 끊임없는 알바의 굴레에 갇히는 것 같다.” “일자리가 없다니. 삼성, SK, 공기업, 공무원 이런 것만 따지고 앉았으니 일이 적어 보일 수밖에.”서울신문이 지난달 26일부터 기획 보도하고 있는 ‘SOS 생계형 알바족’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특히 2일 ‘12년째 알바… 4평 원룸 인생, 뭘 해야 할지 꿈마저 다운됐다’ 기사가 나가자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는 등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알바생들의 현실이 안타깝다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눈높이를 낮추면 일자리는 널렸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네티즌 ‘aug0****’는 “저도 생계형 알바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20대녀예요ㅠ 한 달 사무 쪽 비정규직으로 100만원씩받고 그러다가 아무 이유 없이 나오게 됐어요. 백(배경) 있는 애가 그 자리에 들어갔다고 거기 같이 일했던 사람이 얘기해 주더라고요. 혼자 사는 게 답인 듯요”라고 밝혔다. 네티즌 ‘kkk8****’는 “청년들을 버린 나라에 미래는 없다”면서 “청년들이 본인들 인생이 괴롭다고 느끼는데 애를 낳고 싶어 할까”라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또 “대학이라는 간판을 원하는 사회가 문제… 자격증 따서 취직했으면 차라리 형편은 좀 나아졌을 것 같다”(gnrr****), “이대로 가다간 20년 후 대한민국 기대된다”(jino****), “힘내세요. 그 말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jiyo****)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한 중년 여성 독자는 서울신문에 전화를 걸어와 “한 끼에 3000~4000원 쓰는 것이 아까워 우유로 아침을 때운다는 기사 속 청년의 삶이 너무 안타까워 적은 금액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며 “어떻게 돈을 전달할 수 있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넉넉지 못한 처지라 그런 알바생의 처지에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반면 고된 육체노동을 꺼리는 인식이 만연해 ‘생계형 알바족’이 양산되는 것이란 비판도 거셌다. 경남 통영에서 양식업을 한다는 정재진(43)씨는 서울신문에 전화를 걸어와 “직업엔 귀천이 없는데도 청년들이 양식업과 같은 육체노동을 꺼리기 때문에 지방 농어촌에서는 청년 인력 ‘품귀’ 현상이 지속된 지 오래”라며 “공장이나 양식장 등에서 하는 노동을 소위 힘들고 더러운 ‘3D’ 업종으로 바라보는 인식을 바꾼다면 청년들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넘쳐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아줌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 ‘diam****’는 “제가 다니는 공장에는 일하면서 공부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만, 왜 다들 생산직에는 관심이 없는지요. 기숙사 숙식 월급도 아르바이트보다 많은데”라고 꼬집었다. “평택 기숙공장에 들어가서 연봉 4500만원 받고 숙식 해결하면서 3년을 버텼다. 그 돈으로 창업해서 월 700만원씩 벌 수 있었다. 지금은 작은 집 한 채와 소형 자차가 있고 먹고사는 데 문제없다”(hyuk****)는 주장도 있었다. ‘mklu****’는 “세상은 구멍가게 아저씨, 목욕탕 아저씨, 철물점 아저씨 등 수많은 직업군이 물려서 회전되고 있는데, 성공 아니면 실패로 나눠 버리는 세상의 눈을 강요하는 교육부터가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70~80% 대졸… 눈 낮추기 어려워” 이 같은 시민들의 반응에 대해 이병태 카이스트 IT경영대학 교수는 “미국 20~30대 밀레니엄 세대의 평균 중위권 소득이 2만 달러 수준”이라며 “국가경쟁력에 비해 우리나라 청년들의 눈높이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교육정책의 실패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국민의 70~80%가 대졸 졸업자가 되다 보니 그들이 기대하는 일자리는 적고 눈을 낮추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근로장려금·노무관리 합리화를” 반면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간 경험 차가 크기 때문에 기성세대 중 일부는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다소 일방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무슨 업종이건 계약에 따른 업무만 하도록 노무관리가 합리화되면 청년이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 사업장에서 사주의 개인적 심부름을 시키는 ‘노예 계약’이 사라지는 등 노무 환경이 개선된다면 자연스럽게 청년들이 눈을 돌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고 없는 지방行 쉽지 않아” 김영민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생계형 알바족으로 불리는 청년들은 가정의 경제적 상황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방에 가면 일자리가 많다고 하는데,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장도 없이 연고가 없는 곳으로 거처를 옮기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대안으로 근로장려세제(EITC) 강화 등을 꼽았다. 또 “연소득이 1300만원 이하이면 최대 10%까지 근로장려금이 지급되는데, 현실적으로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연소득 기준을 완화하고 장려금액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학종 고교정보 공통양식 마련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학생부 종합전형 평가에 활용하는 고교 정보 공통 양식을 마련해 전국 고교에 배포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대교협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활용하는 ‘고교 정보 시스템’을 갑작스레 중단하자, 대학이 개별적으로 고교에 정보를 요청하면서 고교의 불만이 이어진 데 따른 조처다. 공통 양식은 7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고교유형, 기숙사, 교원, 학생 수 등 고교 기본정보와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 교육과정 운영 현황, 동아리 활동 개설 및 운영 방식, 교내 시상 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 등이다. 각 고교가 양식에 맞춰 대교협에 정보를 제출하면, 대교협이 이를 취합해 대학에 전달하고, 이를 올해 수시모집 학생부 종합전형 운영 시 활용한다. 대교협이 2011년 만든 고교 정보 시스템은 전국 2500여개 고교 정보를 담은 서비스다. 고교가 대입에 필요한 22개 항목을 기재하면 입학사정관들이 이를 한꺼번에 내려받아 각 고교를 비교하며 전형자료로 활용한다. 그러나 지난해 수시모집 2주를 앞두고 교육부가 ‘학교알리미’ 서비스와 통합한다며 운영비 2억원을 삭감하자 대교협이 시스템을 돌연 중단해 논란이 됐다. 이후 고교 진학 담당 교사들의 모임인 전국진학지도협의회가 성명을 내고 대교협이 고교 정보 공통 양식을 만들라고 촉구해 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의 미친 교육열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의 미친 교육열

    중국의 교육열이 무섭다. 중국 학부모들이 유치원생의 해외 단기연수에 거리낌 없이 지갑을 여는 등 엄청난 사교육 열풍에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땡땡이’를 칠까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지켜보는 등 교육열이 거의 미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 살고 있는 장페이위(張飛宇)는 겨우 다섯살짜리 어린이다. 그는 이달초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15시간의 비행 끝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도착했다. 오는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는 한 유치원의 여름방학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의 어머니인 제이미 천(陳)은 “아이가 더 넓은 세상을 보면 좋겠다. 영어로 말하는 환경에서 아이가 어떻게 놀지 궁금하지만?”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어차피 나이가 들면 유학을 보낼 계획인데, 미리 외국 생활을 체험해 보게 하고 싶어서 이번 유치원 단기 연수에 참가하게 됐다”고 덧붙인다. 그녀가 오스틴을 택한 것은 동생이 오스틴에 살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들이 유치원 캠프를 소화하는 동안 둘째인 딸과 함께 동생 집에 머물며 현지 관광을 하거나 골프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중국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유치원생(3~6세)들을 위한 1~2개월짜리 단기 해외연수 캠프 비용은 2만~4만 위안(약 330만~660만원)이 보통이다. 하지만 실제로 캠프 비용은 목적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1주일짜리 태국 치앙마이 캠프는 6000위안이고, 인도양에 있는 13일짜리 프랑스령 레이니옹 캠프는 3만 7800위안에 이른다. 해외 단기연수 캠프의 가장 인기가 있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의 순이며 방학 기간 단기 연수를 떠나는 학생 수는 10년간 50%나 증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경제망 등이 지난 19일 보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해외 유학을 위해 10만 달러(약 1억 1200만원)가 넘는 돈을 기꺼이 투자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이 HSBC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도시 근로자 1인당 연평균 소득인 6만 7569 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10배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다. HSBC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학부모 중 55%는 자녀 교육을 위해 저축과 투자, 보험 등을 통해 자녀 교육비를 준비하고 있다. 그중 43%는 자녀 교육비 전용 재테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중국의 뜨거운 교육열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중국 학부모 30% 이상이 자신의 노후 준비보다 자녀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인민망은 “중국 학부모 3분의 1은 자녀 교육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70%의 학부모가 자녀 교육을 위한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해외유학을 떠나는 중국인 유학생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말 현재 54만 명에 이른다.  중국이 교육열은 대입 사교육 열풍에 고스란히 투사된다. 중국에서는 많은 가정에서 대입시험 직전 두 달간 10만∼20만위안의 엄청난 규모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 사교육 형태는 1대 1 과외부터 종일반, 한국의 기숙학원과 비슷한 위탁반, 모의고사반 등 다양하다. 유명 입시학원의 모의고사 특강은 90분 수업 기준으로 강사에 따라 500위안부터 최고 1000위안까지 가격이 매겨진다. 실제 대입시험과 똑같이 진행되는 모의고사 특강은 비싼 가격에도 대입시험 사흘 전에도 개설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위탁반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과외, 복습 과정과 함께 숙식을 제공한다.  교육열에 비례해 ‘세계 최대의 대학 입시’로 불리는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오카오(高考)’의 지원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지원자수는 31개 성과 자치구, 직할시에서 940만 명을 넘어섰다. 가오카오는 1977년 첫 시행 때 570만명이 지원한 이후 2007년에는 1000만명을 돌파한 1010만명이 지원했다. 2008년 1050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여 2013년 912만명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4년에 다시 939만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5년 942만명, 2016년 94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오카오를 앞두고 거액의 사교육비를 쏟아붓는 바람에 중국 경제가 들썩이면서 ‘가오카오 경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중국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가오카오 최종 대비 학원, 합격 기원 부적, 문구세트, 수험생에 좋은 각종 건강보조식품, 시험장 주변 호텔룸 예약 등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1인당 가오카오 소비액이 1970년대 5마오(毛·0.5위안)에 불과했으나 1980년대 10위안, 1990년대 350위안에서 2000년대 5000위안, 2010년대 들어서는 4만위안까지 치솟았다. 가오카오 소비에는 가오카오를 앞둔 1대1일 쪽집게 과외와 심리상담, 영양식품, 시험장 인근 호텔객실, 해외여행 등의 각종 비용이 포함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교육열이 높다 보니 부작용도 많다. 감시카메라로 생중계해 주는 인터넷 방송 열풍이 불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중국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실을 생중계하는 학교가 수천곳이 넘는다. 지난해 인터넷 방송 사용자가 3억 40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부 허난(河南)성 위저우(禹州) 제1고등학교에선 오전 7시 1교시가 되면 교실 안에 설치된 웹캠(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캠코더)이 작동한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웹캠 렌즈가 교실 내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찍어 실시간으로 인터넷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를 통해 교사나 학부모는 물론, 외부인들도 이 학교 학생들을 지켜볼 수 있다. 원밍젠(溫明建) 위저우 제1고등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수업 태도를 좋게 하고 왕따를 없애기 위해 교실을 생중계해달라고 요구해 지난해 말 인터넷 생중계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부모가 다른 지역에 나가 일하거나 자녀가 기숙학교에서 다니는 경우 생중계를 더 많이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NYT는 “중국의 일부 교사와 학부모는 학생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주목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교사나 학부모가 아니라 오락으로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데 있다. 위저우 제1 고등학교 교실 생중계를 지켜본 사람은 지금까지 3만 4000명에 이른다. 이에 학생들은 “지나친 간섭이자 인권 침해”라며 교실 생중계를 반대했다. 위저우 제1고 학생들은 “우리가 다니는 학교는 ‘위저우 제1 감옥’”이라면서 “동물원에 갇힌 동물이 된 것 같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근시 인구도 급증하고 있다. 근시 인구는 전체의 절반에 상당하는 6억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고생과 대학생의 근시율이 70%를 넘었다. 세계 1위인 중국 초등학생의 근시율은 40%에 근접해 미국 초등 학생의 10%에 비해 4배나 높다. 3~6세 아동 가운데 근시는 2.5%에 이르는 등 중국의 근시자 연령이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현상은 전자기기 화면과 조명 불량, 자세 불안정, 오랜 눈 사용시간, 눈과 물체 간 거리 근접 등에 더해 중국 가정의 극심한 교육열로 눈을 혹사하면서 근시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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